[포착] 후티 미사일이 F-15 전투기에 ‘쾅’…사우디 굴욕의 현장 공개 [영상]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북동부 마리브주 상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F-15 전투기를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후티 측 매체인 알 마시라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사우디 전투기가 예멘 정부군을 도우려 적대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우리가 제작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어 “추락한 전투기 잔해를 수색하기 위해 마리브 영공에 진입한 또 다른 사우디 F-15 전투기 및 타이푼 전투기 2개 편대도 후티의 방공 미사일에 결국 퇴각했다”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자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전투기 격추 장면과 잔해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밤하늘을 향해 발사된 발사체가 공중에서 비행체와 충돌한다. 영상 속 피격된 비행체가 F-15 전투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함께 공개된 사진은 추락한 전투기 잔해 앞에서 소총을 치켜든 채 기념 촬영을 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추락한 전투기 꼬리 부분 잔해에는 사우디의 표식이 선명하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가 F-15 전투기를 동원해 수백 회 이상 공습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리 대변인은 “사우디의 F-15 및 타이푼 전투기들이 지난 일주일 동안 예멘 7개주 전역에 걸쳐 450회 이상의 공습을 가해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쳤다”며 “예멘의 영공 및 주권 침해 행위에 맞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계속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사우디 측은 후티 반군의 주장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후티 반군의 이번 주장과 관련해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후티가 격추한 항공기는 사우디 왕립 공군이 운용하는 F-15 이글의 최신형인 F-15SA로 추정된다”며 “이번 격추 소식은 후티 반군의 방공망이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후티 반군의 방공망은 겉보기에 허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강력하고 제압하기 어려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후티 방공망에 연이은 ‘굴욕’더워존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방공망에는 동식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용도를 변경한 적외선 유도 R-73 및 R-27 공대공 미사일, 그리고 사크르/358 등의 이란제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다.
더워존은 후티 반군이 탐지, 추적 및 미사일 유도를 위해 수동 적외선 센서를 사용한다는 점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았다.
수동형 적외선 센서는 레이더와 달리 전파를 방사하지 않고 항공기에서 나오는 열 신호를 수동적으로 포착하기 때문에, 항공기의 전자전 체계가 이를 탐지해 ‘적에게 탐지되고 있다’는 사전 경보를 제공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항공기는 후티 측에 탐지·추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채 미사일 공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더워존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예멘 내전 기간 동안 사우디가 후티 반군의 방공망에 잃은 항공기에는 헬리콥터, 전투기, 드론 등 다양하다. 구체적으로 헬리콥터 12대, 전투기 5대, 드론 최대 30대에 달한다.
2015년 내전 초기 사우디의 F-15 전투기가 홍해에 추락하기도 했으며, 2018년에는 F-16 전투기가 후티 반군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아 손상을 입었지만 무사히 귀환했다.
더불어 후티 반군은 지난해 4월 미국의 예멘 후티 공습 작전에 투입된 F-35 전투기와 근접전을 벌인 바 있다. 앞서 2024년 5월에는 후티 반군이 마리브주에서 미 공군 MQ-9 리퍼 무인기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더워존은 “사우디의 F-15 전투기 손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해당 항공기가 어떻게 후티의 탐지·추적·공격을 받아 격추되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이는 사우디를 비롯한 다른 국가의 전투기에 대해 후티의 특이한 방공체계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려주는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후티 방공망에 연이은 ‘굴욕’한편 사우디는 한국 국방비의 약 2배를 쓰고도 후티 반군의 위협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가 지난해 지출한 군사비는 823억 달러(약 112조 3600억원)로 한국 국방비 478억달러의 1.7배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비율도 사우디가 6.5%로 한국(2.6%)의 2.5배 수준이다.
더불어 사우디는 F-15SA 전투기와 사드·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체계, M1A2S 에이브럼스 전차, MH-60R 시호크 해상 작전 헬기 등의 미국산 무기가 무기고를 채우고 있으며, 이도 모자라 지난해에는 미국과 1420억 달러(한화 약 194조원) 규모의 방산 협력 패키지에도 합의했다.
후티 반군이 아무리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군사 규모로는 사우디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우디는 10년이 넘게 후티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후티 반군은 정규 공군·해군도 갖추지 못한 채 사우디를 상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사이먼 헨더슨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우디는 이론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췄지만 실제로는 종이호랑이”라며 “공군의 전과는 저조하고 지상군의 방어 수준은 참담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평가의 배경에는 무기의 양적·질적 수준이 해당 국가의 군사력과는 별개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비싼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훈련이 부족하거나 사기가 저조할 경우 재래식 무기를 앞세운 비정규군에게도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전 의장을 지낸 야코프 나겔은 지난달 예루살렘포스트에 “사우디는 막대한 무기와 돈을 가지고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하루를 버텨내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사우디의 문제는 가장 정교한 장비와 항공기, 정보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힘을 지상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