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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터 어린이들 눈에 비친 실태

    놀이터 어린이들 눈에 비친 실태

    어린이들이 보는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어린이 놀이터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초등학생들이 직접 놀이터 실태를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또 한국생활안전연합의 어린이 놀이터 안전실태 조사결과도 함께 발표돼 부모와 어린이가 각자의 시각에서 놀이터의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절반이 한달에 한번 이용 우선 어린이들에게 놀이터는 재미없는 공간이었다. 서울 광진구 동자초등학교 6학년 학생 30여명이 학교 주변의 놀이터 10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어린이 100여명을 상대로 일대일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어린이 2명 중 1명은 놀이터를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이용한다고 답했다. 놀이터를 매일 찾는다는 어린이는 단 1%에 불과했고, 한 달에 한 번만 찾는다는 어린이가 56%나 됐다. 그 외 2주에 한 번 14%,1주에 한 번 10%,4∼5일마다 10%,2∼3일마다 9% 등으로 나타났다. 놀이터에서 놀 때 재미를 묻는 질문에는 53%가 ‘재미없다.’고 답했다. 재미없는 이유로는 44%가 ‘놀이시설의 종류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위험한 시설이 많아서’라는 답변도 23%나 됐다. 또 ‘놀이공간이 부족해서(15%)’,‘놀이터가 지저분해서(8%)’라는 답변도 나왔다. 또 80%가 넘는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다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미끄럼틀(20%), 그네(19%), 철봉(16%) 등에서 놀다 다쳤으며,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갈 정도로 심하게 다친 경우도 10%가 넘었다. 이 어린이들은 자신이 다친 이유에 대해 자신의 부주의(21%) 탓도 있지만, 시설물(38%)이 위험해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자초교 학생회장인 김한솔 군은 “놀이터를 찾아다니며 조사해봤더니 미끄럼틀의 경우 높이는 너무 높고 손잡이는 너무 얇아 위험해보였다.”며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래·고무매트 딱딱해져 충격흡수 못해 어른들이 보기에도 놀이터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공간이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이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151곳의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83%에 이르는 놀이터가 어린이들이 뛰어놀기에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놀이터 바닥은 어린이가 넘어지거나 기구에서 떨어졌을 경우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래나 고무매트 등 부드러운 재질로 채워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충격흡수 기능을 위해 바닥면 두께는 적어도 30㎝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조사 대상 놀이터 가운데 바닥두께가 적정한 곳은 단 17%에 불과했다. 모든 놀이터가 바닥재질로 모래나 고무매트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관리를 안해 딱딱하게 굳어져 있거나 얇게 깔아놓은 정도여서 충격흡수재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위생문제도 걱정거리였다. 놀이터의 61%가 바닥이 비위생적이었고 이 중 2곳에서는 기생충까지 발견됐다. 놀이기구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기구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전체 62.7%가 녹슬거나 부서진 상태였으며,72.7%는 표면이 거칠어 피부가 긁히는 등 상처를 입기 쉬웠다. 또 어린이가 이용하는 놀이기구는 높이가 2.5m 이하로 제한되지만 19%가 기준보다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놀이기구에 끼이는 사고를 막기 위해 틈이 넓은 곳은 몸이 쉽게 빠지도록 공간이 23㎝ 이상이어야 하고, 틈이 좁은 곳은 몸이 빠지지 않도록 9㎝ 이하로 제작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놀이기구들이 39%나 됐다. 윤선화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는 “어린이들의 놀이터 안전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놀이기구의 안전성을 알 수 있는데 긁히는 사고가 18%나 된다는 것은 놀이기구의 표면이 그만큼 거칠다는 얘기고, 부딪히는 사고가 17%라는 것은 놀이공간이 좁다는 의미”라며 “추락사고가 전체 45%나 되고, 입원할 정도로 다치는 경우가 37%나 된다는 것은 놀이터 안전성 확보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어린이 안전사고 한해 300여건 감독권 나눠져… 책임관리 불가능 놀이터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안전사고가 지난 한 해 300여건에 이르지만, 관리·감독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감독권이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어 책임있는 관리가 불가능한 시스템을 원인으로 꼽았다. 윤선화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는 “전국에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가 몇 개나 되는지 그 숫자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시설이 얼마나 낙후됐는지, 안전하기는 한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놀이터 설립주체가 다르고 관리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놀이터에 대한 관리·감독은 건설교통부, 교육인적자원부와 지역 교육청,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아파트와 동네 놀이터는 건교부 소관이고, 학교와 유치원 내 놀이터는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관리한다. 또 어린이집의 놀이터는 여성부, 복지시설 내 놀이터는 복지부 소관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근거 법령에 따른 구분일 뿐 일관된 법규정도 없고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음식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설치된 놀이터는 그나마 근거법령조차 없다. 복지부 아동안전권리팀 관계자도 “지난해 복지부 내에 아동안전권리팀이 신설돼 어린이 안전사고 등을 관리하고는 있지만, 놀이터의 경우는 전국 현황과 안전상태 등에 대한 기초조사자료가 없어 안전 대책 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연재 기술표준원 생활용품안전팀장 역시 “소관 부처가 다원화돼 있다 보니 설치나 유지 관리가 안 돼 항상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04년에 놀이터 기구도 안전검사품목으로 지정돼 새로 설치되는 놀이시설은 안전검사를 받고 있지만, 그 이전에 설치된 대부분의 놀이터는 안전성 검증도 받지 않고 설치됐다.”며 “놀이시설 설치와 운영에 관한 개별 법령을 개정하고 한 부처에서 관리를 일원화해 철저하게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서해교전 유가족들 총리 초청 끝내 거부

    서해교전 유가족들은 결국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6일 순직 군인의 유가족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나누었다. 초청 대상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임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은 육·해·공군의 유가족이다.2003년 3월 동티모르에서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다 급류에 휩쓸린 상록수부대원,2004년 10월 울산 앞바다에서 훈련 선박의 침몰사고를 당한 육군 장병,2003년 5월과 9월 비행훈련 도중 추락사고를 당한 공군 조종사 등의 부인 8명이 이날 총리공관을 찾았다. 그러나 초청받은 서해교전 전사자의 가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해교전은 2002년 6월29일 북한의 기습 공격으로 해군 장병 6명이 숨진 사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4년째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어 유가족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총리실은 이번 행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5월29일 한 총리와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슈퍼볼 최우수선수 하인스 워드가 만나는 모습을 언론에 모두 공개한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 총리 개인적 차원에서 마련한 행사”라면서 “언론에 공개하면 유가족에 대한 위로가 아닌 총리 동정 행사가 될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초청 대상 25명 가운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유가족에게는 총리가 편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기의 미스터리’ 실체 분석

    ‘세기의 미스터리’ 실체 분석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하지만 전세계 곳곳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상당수 존재한다. 과연 미스터리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인가. 케이블·위성 다큐멘터리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이 19일에 이어 23일까지 매일 밤 10시에 방영하는 ‘세기의 미스터리 2006’은 의문의 미스터리 실체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시리즈물이다. 두려움과 논란의 중심에 선 전설의 사건들, 현대 건축학으로도 설명이 안되는 고대 유적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또 믿기 힘든 초자연적인 힘, 불가사의한 공포의 대상인 미지 존재들의 실체를 분석한다. 19일 방송된 ‘버뮤다 삼각지대의 비밀’은 끊임 없는 논란의 대상인 버뮤다 삼각해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실종사건들을 재현, 원인을 파헤쳤다. 당시의 기상상황과 목격자들의 증언, 전문가들의 의견 등이 생생히 담겼다.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분석을 담은 ‘외계인의 비밀’(20일)은 수십년간 우주에서 외계인의 흔적을 찾고 있는 과학자들이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분석한다. 뉴멕시코 UFO 추락사건 등 외계인의 흔적으로 여겨지는 사건들의 진실도 볼 수 있다.21일에는 텔레파시를 겪었다고 주장하는 경험자들을 만나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텔레파시의 실체를 파헤치는 ‘텔레파시의 비밀’이 방송된다. 특히 텔레파시를 통해 고통과 기쁨을 함께 느낀다는 쌍둥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과학적인 실험이 이뤄져 흥미롭다. 22일 방송되는 ‘스톤헨지의 비밀’에서는 현대 건축학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영국 솔즈베리 평원의 85개 거석들로 이뤄진 스톤헨지의 구조를 분석하고 근처에서 발견된 뿔·유골 등에 대한 대한 탄소 연대기 측정법 등을 통해 그 거대한 구조물을 누가 만들었는지 밝혀낸다. 마지막으로 23일에 방송되는 ‘빅 풋’은 시커먼 털로 덮여 있는 거대한 털보 괴물인 빅 풋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의 증언과 사진들, 또 그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실체를 분석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F15K기 추락사고 엔진결함땐 국내 S사가 보상책임

    지난 7일 동해상에서 훈련비행 중 추락한 F-15K 전투기 사고 원인이 기체결함이라면 정부는 전투기 제작사인 보잉사로부터 최대 1억달러(약 950억여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보상은 도입된 지 2년 내 첫번째 사고에 국한된 것으로, 그 이후 사고부터는 별도의 협상을 거쳐 보상가격을 정해야 한다. 사고원인이 엔진 결함으로 판명되면 보상책임의 주체는 주체계 계약사인 보잉사가 아니라 GE사의 엔진을 도입해 공급한 국내 S사가 된다. 군 관계자는 11일 “우리나라에 2008년까지 들여올 40대의 F-15K 엔진은 GE사에서 제작한 것이지만 이를 국내 S방산업체가 도입해 보잉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엔진결함에 의한 책임 주체는 당연히 도입사가 된다.”면서 “그 이후 S사가 GE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F-15K 엔진은 S사가 국내 기술 도입을 위해 ▲완제품을 GE로부터 넘겨받아 보잉에 넘기는 방식 ▲GE로부터 어느 정도 조립된 부품을 넘겨받아 완전조립해 보잉에 넘기는 방식 ▲기술을 이전받아 부품을 자체 조립하는 방식 등 3단계에 의해 엔진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정부와 보잉이 체결한 계약서에는 인도 시점으로부터 2년 내에 명백한 기체결함으로 항공기 80% 이상이 손실됐을 때 최대 1억달러를 보상하고 엔진의 경우에는 최대 4800만달러를 보상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엔진결함에 의해 기체 자체가 완파됐을 경우 기체 전체에 대해 보상을 할지 여부에 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엔진 이상에 의한 추락이라 하더라도 엔진 이외의 보상을 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사고가 엔진결함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기체 전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한 엔진 도입사, 즉 국내업체와의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두 번째 추락하는 사고부터는 별도의 협상을 거쳐 보상가격을 재책정해야 하는 등의 이같은 계약 내용과 관련, 정부가 계약을 너무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2년 내 보상’과 같은 구체적인 보상 규정조차 없었다.”면서 “비록 미흡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영원한 ‘호국의 별’ 되소서”

    지난 7일 동해상에서 F-15K 전투기 야간 비행 훈련 도중 추락사고로 산화한 고 김성대(36·공사 41기) 중령과 이재욱(32·공사 44기)소령의 합동 영결식이 9일 오후 대구시 동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 강당에서 1시간 30분 동안 거행됐다. 부대장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김성일 공군참모총장, 동료 조종사 등 800여명이 참석해 두 사람의 죽음을 애도했다. 영결식에서 비행단장 이상길 준장은 조사를 통해 “빨간마후라의 정열을 가슴에 품고 조국의 창공에서 산화한 살신보국의 정신은 ‘호국의 별’로 우리 기억속에 영원히 함께 살아 숨쉴 것” 이라고 말했다. 고 김 중령의 공사 41기 동기생 대표인 이형헌 소령은 추모사에서 “유능한 전투 조종사로 조국의 하늘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혼신의 힘을 다했던 너는 그토록 좋아하던 창공에서 애기(愛機)와 함께 산화했다.”고 고인을 위로했다. 공사 44기 동기생 대표인 고준기 대위는 “지난 김도현 소령 영결식때 ‘이번으로 (비행기 추락 사고가)마지막이 돼야 한다.’며 우리 곁을 지켰던 너마저 떠났다.”면서 “여기에 있는 모두가 너를 붙잡고 싶지만 이제 우리의 영웅이 된 너를 놓아 주려 한다.”며 영면을 기원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유족과 동료들은 내내 울음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김 중령의 4살난 딸, 이 소령의 3살짜리 아들과 2살짜리 딸은 아버지의 죽음을 알지 못한 채 재롱을 부려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중령의 어머니는 일시 퇴원해 아들의 마지막 길을 보기 위해 부대를 찾았으나, 끝내 영결식을 보지 않아 주위를 숙연케 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군무원과 장병 등 5000여명이 부대 입구까지 3.5㎞를 도열해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고, 유해는 오후 6시 국립 대전현충원 장교묘역에 안장됐다.이날 영결식장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유재건 국회국방위원장, 윤광식 국방부 장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이 보낸 조화가 나란히 놓여졌고 김용대 경북도 행정부지사 등 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F-15K 추락이 던져준 불안

    우리 공군의 차기 주력 전투기인 F-15K 1대가 추락한 것은 심각한 사건이다. 이전에도 전투기 추락사고가 있었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F-15K는 공군이 5조 6000여억원을 들여 도입중인 차세대 첨단 전투기다. 대당 가격이 1000억원대에 이른다. 엄청난 혈세가 부실한 전투기 도입에 쓰여진다면 큰일이다. 영공 수호에도 구멍이 뚫린다. 우선 추락원인 규명이 시급하다.F-15K는 차세대 전투기 선정과정부터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제작사인 미 보잉사가 한국 공급을 끝으로 단종시킬 기종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또 공대지 미사일 주파수 미제공, 정밀폭격 소프트웨어 미장착 등의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에 인도될 전투기가 미국에서 최종 시험비행을 하는 도중 브레이크 지시등이 잘못 작동되는 일이 빚어졌다. 최근에는 날개 이상으로 2주 정도 훈련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공군은 “정비사가 실수로 날개에 흠집을 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F-15K의 원천 결함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공군은 사고조사위를 구성했으며 보잉사측을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도입한 지 8개월만에 F-15K가 추락한 원인을 한점 의혹없이 밝혀냄으로써 재발을 막아야 한다. 특히 기체결함이 드러나면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순직 조종사들은 정예 요원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조종과실이 있었다면 정비불량 가능성을 포함, 그 이유와 책임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공군은 사고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F-15K 전투기 훈련비행을 중지키로 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추가 도입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체결함에 의한 사고로 판명나면 당장 도입계획을 중단하고 보잉사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기체 손실은 물론 조종사 순직 보상을 청구해야 할 것이다. 사고가 난 F-15K 기종뿐 아니라 차제에 공군이 보유한 모든 전투기를 총점검, 사고를 미리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 ‘공군기 추락’ 순간 엔진 정지탓

    지난 5월5일 어린이날 경기도 수원 공군기지에서 에어쇼 도중 발생한 공군 블랙이글팀 소속 항공기의 추락사고는 외부 공기압에 따른 순간적인 엔진 정지현상이 원인이었다고 공군이 5일 밝혔다. 공군 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사고기는 왼쪽으로 기체를 비트는 묘기를 수행하던 도중 엔진이 ‘압축기 실속(Compressor Stall)’에 돌입, 정지됐으며, 이에 따른 조종 상실 상태에 빠져 추락했다는 것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외면받는 학생운동] “취직 도움안되는 이념투쟁은 왜하나”

    “분단현실, 노동해방, 반미투쟁 같은 문제보다는 취직, 학점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는 게 현실입니다.” 서울대와 건국대, 동국대 등 최근 총학생회의 잇따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탈퇴 선언에 학생들은 담담하다. 오히려 언론 등 외부에서 더 호들갑을 떤다고 생각한다. 성균관대 의상학과 김주현(21·여)씨는 이른바 ‘운동권’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시각을 ‘관·심·없·음’이란 네 글자로 정리했다. 대학생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한총련으로 대표되는 학생운동과는 괴리감이 크다. 입학 이후 토익과 토플 등 영어공부에 열을 올려야 하고 과거와 다르게 친구들과 학점경쟁도 치열하게 해야 한다. 이는 대학사회가 취업준비 현장으로 변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이재원(23)씨도 “과거 운동권에서 외친 구호들은 사회 구성원의 상당수가 공감하는 주제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과거의 주제를 요즘 세대에게 그대로 대입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학생운동은 끝없는 추락사 학생운동의 위기론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위기론이 처음 고개를 든 것은 1990년대 초반쯤이다. 당시 잇따른 동구권 사회주의의 몰락은 운동권 스스로에게 ‘아직도 혁명을 꿈꾸고 있는가.’란 화두를 던졌다. 93년 당시 비교적 민주세력으로 평가됐던 김영삼 정권의 등장도 운동권에겐 위기의식으로 다가왔다. 과도기적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 이 과정에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이어 93년 한총련이 태어났다.‘생활·학문 투쟁의 공동체’라는 구호로 한총련은 출범했지만 여전히 생활과 학문보다는 ‘투쟁의 공동체’라는 성격이 강했다. 95년 전두환·노태우 처벌 투쟁은 한총련의 마지막 전성기로 평가된다. 이듬해인 96년 8월 ‘연세대 사태’ 이후 한총련은 ‘이적단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됐다. 한총련 활동은 곧 수배를 의미했고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97년까지만 해도 한총련 소속 가입학교는 200여개에 다다랐지만 이후 이탈은 계속 이어졌다. 이른바 ‘비운동권 학생회’가 잇따르는가 하면 무관심한 총학 선거판에는 ‘한총련 탈퇴’가 핵심공약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98년 서울대는 이미 한총련 산하조직인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을 탈퇴했고 2003년에는 전대협와 한총련의 메카라 불렸던 한양대가 한총련을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 건국대, 경희대. 홍익대, 동국대 등 전통적으로 한총련이 강세를 보이던 학교에서도 비운동권 총학생회장의 선출이 이어졌다. ●탈정치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아쉬움도 사회학자들 사이에 대학생들의 탈정치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유럽이나 일본의 경우도 학생운동이 굉장히 정치화됐다가 사회가 변화하면서 탈정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거시적인 쟁점보다는 미시적인 쟁점, 즉 취업·학생복지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우리나라도 과도기적 과정에 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이라는 공간이 사회진출의 예비단계이기도 하지만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충족시켜나가는 자리인데 개인적인 문제로만 매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과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학생운동이 침체기라고 말하는 것은 현상만 보고 본질은 간과하는 것”이라면서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순환 사이클을 그리게 마련인 만큼 지금은 약간의 조정이 필요한 기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등록금 투쟁과 같은 학내문제에서 시작해 점차 더 큰 틀의 사회문제로 옮겨가는 것이 운동권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유영규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추락전투기 도입 30년된 노후기종

    “나도 언젠가 블랙이글팀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많다. 막상 제안이 왔을 때는 축구를 하다 다리가 부러진 상태라 절망했다.” 5일 수원 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에어쇼 전문 블랙이글팀의 A-37기 추락사고로 숨진 고 김도현(33·공사44기) 대위가 생전에 남긴 말이다. 김 대위는 당시 “5∼6개월 동안 비행도 못했지만 블랙이글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하지만 블랙이글은 나를 기다려 줬고 그동안의 정신적 방랑을 끝내고 인생의 전화위복을 맞게 됐다.”고 블랙이글팀에 참여한 기쁨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블랙이글에 배속된 김 대위는 블랙이글에서 누구보다도 훈련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김 대위의 빈소가 차려진 제8전투비행단은 슬픔이 가득했다. 김 대위의 부인은 이날 사고소식을 들은 뒤 울부짖다 실신해 의무대에서 안정을 취해야 했다. 김 대위는 어린이날 에어쇼를 앞두고 네살과 세살짜리 두 아들을 위해 부인과 경남 고성의 공룡박물관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위의 영결식은 8일 오후 3시 제8전투비행단에서 거행된다. 김 대위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한편 공군 ‘블랙이글’은 에어쇼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비행팀이다. 지난 1953년 10월1일 F-51 무스탕 4대로 특수비행 시범에 나선 이후 1962년부터 ‘블랙세이버’,1967년부터 블랙이글로 명칭이 바뀌었고,1994년 12월12일 상설팀으로 재창설됐다. 조종사는 비행시간 1000시간 이상의 베테랑들이다. 사고기종인 A-37은 세스나사(社)가 중등 훈련기로 제작한 T-37의 공격형 기종이다. 저공 저속 기동성이 뛰어나 운용이 편리하다. 길이 8.9m, 높이 2.9m에 비해 폭이 11.7m로 큰 날개를 갖고 있으며 최대 속도는 시속 747㎞.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물과 뭍에서 한강을 달린다

    물과 뭍에서 한강을 달린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연인과 함께 간단한 도시락을 챙겨들고 한강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볼까요. 봄꽃 향기가 싱그러운 강바람을 타고 코끝을 간지릅니다. 형형색색의 꽃동산으로 바뀐 공원에는 노란 개나리와 은백색 벚꽃 등 다양한 꽃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여졌고, 쪽빛 강물은 파란 하늘을 담아 가슴을 활짝 열어 준답니다. 볼거리도 풍성합니다. 가족끼리 오순도순 한강변을 걸으며 봄꽃을 만끽해도 좋고, 자전거를 빌려 하이킹에 나서기에도 제격이랍니다. 아니면 최근 등장한 ‘해적 유람선’ 등 한강 유람선을 타고 한강 나들이에 나서도 좋고, 제트스키나 보트를 빌려타고 수상레포츠를 즐겨도 좋습니다. 낚시꾼들을 위한 낚시터와 국궁장, 파크 골프장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자연관찰학습장이나 수생식물원, 놀이시설, 전시관, 역사유물 등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한강은 최근 개봉한 영화 ‘청춘만화’와 ‘괴물’ 등 영화촬영의 명소이기도 하지요. 멀리갈 필요 있나요. 가까운 한강시민공원을 찾아 ‘한강의 봄’을 즐겨보세요. 최고의 레저·휴식 공간이랍니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강바람 꽃향기 강변길 200리 몸으로 눈으로 즐기며 ‘씽씽’ 싱그러운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상쾌하다. 자전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건강에도 좋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강변도로는 한강 남쪽은 강서구 개화동 강서지구에서 강동구 암사동 광나루지구까지 41.4㎞, 한강 북쪽은 광진구 광장동 광진교 북단에서 마포구 망원동 난지지구까지 39.3㎞에 이른다. ●싱그러운 강바람을 가르며 지난 9일 낮 12시 한강 여의도 시민공원. 전날 한반도를 휘감았던 황사가 걷히고 맑게 갠 한강은 어느 때보다 푸르름이 더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나오자 은백색 벚꽃이 반겼다.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강 나들이가 즐겁다. 널찍한 잔디광장에 내려서자 가족단위 나들이객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강변을 따라 난 도로를 산책하거나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원효대교 아래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 들러 자전거를 빌려타고 자전거 하이킹 대열에 합류했다. 대여료는 1인용의 경우 1시간당 3000원이며,15분 초과시마다 500원이 추가된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 ‘페달’의 짜릿함이 몸으로 전해졌다. 강에서 불어오는 꽃바람이 머릿속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한강 위로는 수십개의 가오리 연들이 꼬리를 물고 날아오르는 등 강바람을 맞으며 연을 날리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많다. 한강에는 제트스키와 보트가 물길을 가르며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선착장에는 유람선을 타려는 사람들로 길게 늘어섰다. 북적이는 공원을 벗어나 63빌딩 앞에 이르자 한적한 봄의 풍경이다. 잔디밭 위에는 옹기종기 모여 도시락을 먹거나 산책을 즐겼다. 광장에 설치된 그네를 타는 사람들과 아이들은 흙을 밟으며 즐겁게 뛰어놀았다. 눈길을 끄는 파크 골프장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잔디 위를 오가며 즐겁게 골프를 즐겼다. 파크골프는 경기 방식은 골프와 비슷하나 골프공보다 큰 지름 6㎝ 크기의 플라스틱 공을 이용한다. 장비 대여료는 5000원이며, 문의는 한국파크골프협회(412-4397). 자전거의 종류도 다양하다. 혼자 타는 ‘1인용’과 연인들이 애용하는 ‘2인용’은 평범한 것. 가족들이 함께 타는 ‘3인용’은 물론 누워서 타는 이색 자전거들이 눈길을 끌었다. 복장도 알록달록한 복장에서부터 구두를 신고 타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자전거 전용도로로 차가 다니지는 않지만 인라인스케이트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오고가 한눈을 팔면 다소 위험할 수 있다. 꽃구경 등은 도로 한편에 자전거를 잠시 세워놓은 뒤 구경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나왔다는 주부 김현주(43·영등포구 신길동)씨는 “가족들과 함께 자주 한강을 찾는데 이맘 때가 가장 아름답고 자전거를 타기 좋다.”면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 한 바퀴 한강 공원 곳곳에는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한 바퀴 돌 수도 있다. 가장 동쪽에 있는 광나루지구를 출발한다면 잠실∼잠원∼반포∼여의도∼양화∼강서지구까지 간 뒤 강을 건너 난지∼망원∼이촌∼뚝섬을 거슬러 와야 한다.80㎞가 넘는 거리로 최소 4∼5시간은 잡아야 한다. 한강 동쪽 끝에 있는 광나루지구는 최적의 하이킹 코스다. 자전거도로가 6.4㎞에 이르며, 서울시 유일의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각종 수상레저 활동이 금지돼 있어 물이 맑고 깨끗하다. 한강상류로부터 유입된 토사가 퇴적돼 형성된 호안과 대규모 갈대군락지가 있으며, 북쪽 아차산 수목의 푸름과 잘조화돼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인근에 암사 선사유적지와 풍납토성, 몽촌토성 등이 있다. 잠실지구는 성내천에서 잠실 수중보를 지나 영동대교와 잠실철교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자전거도로가 6.3㎞에 이른다. 각종 꽃과 나무들이 잘 조성된 자연학습장이 있다.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있는 반포지구는 자전거도로가 7.2㎞에 이르러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다. 둔치 중간에 있는 인공섬은 물길을 따라 자연석 호안가에 의자와 수양버들이 드리워져 있다. 이곳은 붕어와 잉어가 잘 낚이는 지점으로 낚시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서쪽 끝 강서지구는 습지생태공원과 체육공원의 테마형 공원으로 숲길을 따라 3.1㎞의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다. 호젓한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좋다. 가양대교 북단(난지천)과 성산대교 북단(홍제천) 사이에 있는 난지지구는 여가·레저 및 습지생태공원 기능을 고루 갖춘 공원으로 13.2㎞의 자전거도로를 갖췄다. 한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북단에 있는 이촌지구는 12.6㎞의 자전거 도로가 있으며, 잠실대교와 한남대교 사이에 위치한 뚝섬지구는 자전거 도로만 14.2㎞에 달해 가장 긴 자전거 도로를 갖췄다. 한강공원이 조성되기 전부터 강변유원지로 유명한 곳으로 선상레스토랑과 수영장 등 각종 레저시설을 고루 갖췄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복장은 밝은색 계통으로 안전장비 반드시 착용을 한강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자전거를 타기에 앞서 헬멧 등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또 한강변을 달리는 만큼 추락사고 등에 주의해야 하며, 인라인스케이트와 보행자 등은 물론 일부 구간에서 자동차와 함께 달려야 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햇볕이 따가운 여름철에는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복장은 통풍이 잘되고 눈에 잘 띄는 밝은색 계통이 좋으며, 되도록 팔과 다리가 노출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전거는 선유도공원을 제외한 전 지구에서 대여할 수 있으며,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일몰 전까지이다. 대여료는 1인용은 1시간당 3000원이며,15분 초과시마다 500원이 추가되며,2인용은 6000원이며,15분마다 1000원 추가된다. 대여시 신분증을 맡겨야 한다. 일회성으로 타려면 빌리는 것이 좋지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려면 구입을 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는 알루미늄이나 카본, 티타늄 등 가벼운 소재의 자전거가 많으며, 보통 15∼21단의 기어를 갖춘 것이 많다. 한강시민공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공원들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승용차는 요일제 차량만 주차할 수 있으며,1일 3000원의 주차비를 내야 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한강에 해적선? 동심의 세계로 9일 벚꽃이 만발한 여의도 선착장. 매표소 앞에는 테마유람선 ‘해적선’을 탑승하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오색기가 나부끼는 선착장에선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해적선에 올라서자 얼굴에 흉터 자국을 새긴 선원들이 승객을 맞는다. 다정한 말투에도 아이들은 겁먹은 표정이다. 해적선은 전시회장을 연상시켰다. 앞쪽에는 칼과 해골이 그려진 깃발을 매단 5m 길이 돛대가 놓여 있었다. 위아래로 끌어 올리도록 제작됐다. 1층 외부 난간에는 형형색색의 방패 36개가 붙어 있고, 배 뒤쪽에는 보물섬이라 쓰인 해골 등 조형물이 보였다. 해적선 내부에는 벽화가 가득했다. 감옥에 갇힌 노예가 배를 젓는 모습과 수많은 금이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술저장고, 대포조형물, 칼 등 소품도 보였다. 천장에는 밧줄을 주렁주렁 매달아 선박의 느낌을 살렸고, 한강 전경을 바라보며 음료를 즐기도록 앉을 자리를 마련했다. “해적선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꼬마 친구들, 안녕” 보라색 치마를 입고 검은색 부츠를 신은 집시 여성인 ‘웬지’가 명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선장 인형을 뒤집어쓴 ‘루크 선장’은 갈고리를 흔들며 인사했다. 신난 표정으로 선장과 다정히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린 아이도 있었다. 남성 해적인 ‘터리숭숭’‘누니부리’ 주방장 ‘까비’도 무대 중앙에서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췄다. 이들은 칼이나 채찍을 휘둘러 해적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저작권 문제로 이들의 이름은 피터팬 등장인물을 조금씩 바꿔 지었다. 배가 선착장을 떠나자 음악이 동요로 바뀌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주전부리를 판매하는 매장을 맴돌며 한강 유람을 즐겼다. 20분 후 웬지가 “피터팬이 공격해올 것 같다.”고 소리쳤다. 루크 선장도 “알람소리가 들린다.”며 뒷걸음쳤다. 뿌연 안개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배가 흔들리더니 대포 발포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들은 놀란 표정으로 해적 선원의 움직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어른들은 아이들 반응에 웃음을 터뜨렸다.“꽉 잡으라.”는 경고와 함께 배가 회전하며 좌우로 마구 흔들렸다.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어지럽다고 불평했지만,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다녔다. 웬지가 “피터팬을 봤느냐. 착한 사람에겐 보였을 것”이라고 말하자 몇몇 아이들이 “보지 못했다.”며 울쌍을 지었다. 선원들이 피터팬이 자꾸 와서 걱정이라고 푸념하자 한 아이가 “힘센 우리 아빠가 혼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뒤 유람선 직원들은 한강의 역사를 영어로 설명했다. 1시간쯤 흘러 레크리에션 댄스가 시작됐다. 선원들이 2층 중앙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탑승객이 율동을 함께 따라하는 것. 아이들이 주변에 둘러서서 열심히 춤을 배웠다. 작은 아이들은 목을 한껏 빼내 선원의 율동을 유심히 쳐다봤다. 유람선에선 흥겨운 댄스파티가 펼쳐졌다. 아들(8), 딸(5)과 승선한 홍정미(36)씨는 유쾌한 시간이었다고 만족해했다.“동화책에서 읽은 해적선처럼 실감나게 장식해 아이들이 흥미로워한다.”고 했다. 딸 승희양도 “무섭지 않았어요. 춤추는 게 재미있어 또 올거예요.”라고 말했다. 웬지역을 맡은 김설희(24)씨는 “어른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 아이들은 꿈을 펼칠 퍼포먼스라 가족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어른들이 술에 취해 해적 선원의 퍼포먼스를 방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낮엔 해적·밤엔 쿰비아 공연 테마유람선 ‘해적선’(Pirates of the Caribbean)이 한강에 떴다. 한강유람선 7척 중 21세기호(정원 216명)를 동화에 나오는 해적선 분위기로 리모델링했다. 배 앞쪽에 칼과 해골을 그린 깃발을 매달고 노예들이 배 젓는 모습을 벽화로 담았다. 해적선 1·2층 중앙홀에선 낮에는 해적들의 공연이, 밤에는 흥겨운 쿰비아(Cumbia) 공연이 펼쳐진다. 쿰비아는 카리브해 인근 콜롬비아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3인조 외국인 밴드다. 민속관악기로 카페 분위기를 연출한다. 해적선은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3시30분 등 하루 3차례, 쿰비아 해적선은 9시30분에 운항한다. 여의도 선착장을 출항해 동작대교 앞에서 돌아오는 유람선 운항료는 어른 1만 4600원, 어린이 7300원.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맞은 승객에겐 쿰비아 밴드가 에콰도르 민속품을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문의 02)3271-6900, 홈페이지 www.hanriverland.co.kr ■ 선유도에 가면 나도 ‘영화 주인공’ “낡은 것이 아름답다.” 서울시내 한강시민공원의 12개 지구 가운데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곳으로 단연 선유도(仙遊島)가 꼽힌다. 한때 서울의 서남부 지역에 물을 공급했던 선유정수사업장을 그대로 놔둔 ‘재활용 생태공원’이다. 부서진 콘크리트 기둥과 녹슨 철근더미에서 시간의 향기가 배어 나온다. 바야흐로 ‘도심 재생’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이다. 헌것을 부수고 새것을 짓는 게 미덕인 시대는 이제 지났다.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물공장 선유도는 겸재 정선의 진경 산수화에도 나올 만큼 빼어난 비경을 자랑했다. 하지만 1920년대 대홍수로 제방을 쌓고 1960년대 여의도 비행장 건설에 필요한 암석들이 채취되면서 비경은 온 데 간 데 없어졌다.1978년부터는 서울시 서남부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이 들어섰다. 그 뒤 2002년 선유도공원으로 다시 만들어지기까지 선유도는 ‘닫힌 공간’으로 남아있었다. 건축가 황두진씨는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라는 책에서 “건축가 조성룡에 의해 다시 태어난 선유도를 통해 물의 도시로서의 흔적을 발견했다.”면서 “한강 지류가 흘러드는 곳에 교하를 발달시켜 항구로서의 기능을 보완한다면 서울의 항구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유도는 세계조경협회 동부지역회의 조경작품상, 미국조경가협회 디자인상, 한국건축가협회상 등을 받기도 했다. ●낡은 콘크리트와 자연의 조화 선유도 공원은 테마별로 나뉜다. 우선 공원 한가운데 1000평 크기의 ‘녹색 기둥의 정원’은 정수지 지붕을 걷어내고 30개의 기둥만을 남겨놓은 곳이다. 기둥 윗부분 튀어나온 철근과 부서진 부분은 건드리지 않았다. 담쟁이덩굴이 기둥을 감싸면서 올라와 낡은 구조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약품 침전지를 재활용해서 다양한 식물의 세계로 만든 ‘시간의 정원’도 볼거리다. 낡은 구조물과 대비되어 시간의 흔적을 보여준다고 해서 시간의 정원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방향원, 덩굴원, 색채원, 소리의 정원, 이끼원, 고사리원, 푸른 숲의 정원, 초록벽의 정원 등 주제별로 꾸며진 작은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선유도에서는 화장실조차 범상치 않다. 둥그스름한 건물 외관은 정수장 구조물을 그대로 놔두었기 때문에 정수장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물론 화장실 내부는 최신식이다. 이처럼 화장실뿐만 아니라 환경놀이마당, 원형극장, 환경교실 등 ‘4개의 원형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밤이면 동화나라로 변신 선유교는 양화지구와 선유도를 잇는 보행전용다리다. 아치형으로 만들어져 ‘무지개 다리’로도 불린다. 다리 초입부의 너비는 14m지만 다리 중앙으로 갈수록 너비가 4m까지 좁아진다. 바로 아래는 한강이어서 아찔한 느낌을 준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기까지 하지만 안전하다. 특히 밤이면 환상적인 무지갯빛 조명이 반짝거리는 강물과 어우러진다. 선유교 하류에서는 202m 높이의 물줄기가 하늘의 문을 두드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지난 8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월드컵분수대. 평일에는 오후 1시·오후 6시부터 30분 동안 두 차례씩 가동하며, 주말(토·일·공휴일)에는 오후 1시·6시·8시 3차례 가동된다.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뜬다 최근 개봉한 권상우, 김하늘 주연의 ‘청춘만화’에서 주인공들이 풋풋한 사랑을 빚어낸 공간도 선유도였다.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 김기덕 감동의 ‘사마리아’ 등에서도 선유도가 등장했다. 선유도 어디에서 사진을 찍건 풍경화에서나 나올 법한 분위기여서 ‘디카족’들의 인기를 독차지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웨딩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간간이 보인다. 차량(장애인용 차량 제외)은 진입할 수 없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에서 1.3㎞, 지하철 2·6호선 2·8번 출구에서 1.3㎞. 양화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가다 보면 선유도 정문이 나온다. 주말·공휴일에는 1차 입장객이 1000명이 넘을 경우 입장 인원을 통제하기 때문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02)3780-0590.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軍의문사 11건 재조사

    ●사례1 병사 1명이 총기 난사로 동료 15명을 사망케 하고,11명을 부상케 하는 일이 가능할까?●사례2 자동차기능사 자격증 등을 다수 취득하는 등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던 사병이 아버지의 빚과 누나의 이혼 등 일부 가정문제만으로 과연 비관 자살했을까? 지난 2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해동)는 올 1월 1∼15일 접수된 12건의 진정사건을 심의한 결과,11건에 대해 재조사를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11건 가운데 9건은 1993년 2월25일부터 2005년 12월31일까지,2건은 1993년 2월24일 이전에 각각 발생한 사건이다. 특히 1984년 6월26일 새벽 강원도 동부전선 건봉산에 있는 모 부대 전방 전초(GP)에서 당시 조모 일병이 내무반에 수류탄을 투척하고 총기를 난사한 뒤 휴전선을 넘어 월북한 것으로 발표돼 세간에 충격을 줬던 사건이 재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사건으로 내무반에서 잠자던 한모(당시 23세) 병장 등 사병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으며 북한은 사건 발생 3일 뒤 대남방송을 통해 조 일병의 월북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한 사람에 의해 26명의 사상자가 나올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연천에서 발생한 GP 총기난사 사건에서는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었다. 재조사 사건은 이밖에도 ▲73년 1월20일 3사단 사병 사망 ▲93년 6월30일 37사단 사병 추락사 ▲94년 5월20일 6군단 특공연대 사병 사망 ▲98년 9월28일 해군 1함대 수병 사망 ▲99년 12월23일 50사단 사병 자살 사건 등이다. 또 ▲2002년 7월23일 27사단 사병 사망 ▲2004년 10월17일 2군수지원사령부 사병 사망 ▲2005년 8월9일 1기계화보병사단 사병 사망 ▲2005년 10월26일 30사단 하사 사망 ▲2005년 12월25일 31사단 사병 자살 사건이 재조사 대상에 들어갔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회플러스] 롯데월드 관리책임자 입건키로

    롯데월드 직원 추락사망 사고를 조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7일 롯데월드측이 숨진 성모(28)씨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놀이용 고속열차를 출발시킨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이에 따라 놀이기구 안전관리 책임자 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입건하기로 했다. 경찰은 “성씨가 이날 휴무를 이용해 동료 직원과 낮에 술을 마시고 음주 상태에서 고속열차를 탔지만 안전요원은 평소 알고 지내는 직원이라는 이유로 제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사설] 추락사 낳은 롯데월드 놀이기구

    엊그제 발생한 롯데월드 직원 추락사는 우리 주위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어처구니없는 사고다. 이 회사 안전과 직원 성모씨는 고속열차 놀이기구인 아틀란티스에 올라 360도 회전하던 중 튕겨져 나와 석촌호수에 빠져 변을 당했다.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중이지만 이번 사고는 일단 본인 부주의 탓이 큰 것 같다. 성씨와 함께 아틀란티스에 올랐던 승객 8명중 성씨만 튕겨져 나와 성씨가 안전벨트를 제대로 매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아틀란티스는 600여m의 레일을 돌며 20여m 높이에서 720도 회전하는 열차로, 짜릿한 스릴로 승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쾌감을 맛보기 위해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성씨는 이날 점심을 먹으면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셔 취기가 남은 상태에서 열차에 올랐다. 술에 취해 안전의식이 둔감해진 만큼 당연히 탑승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어야 했다. 놀이기구에 배치된 직원도 승객의 안전사항 이행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아틀란티스는 머리에서 무릎까지 지지해주는 안전 바와 안전벨트 등 2중의 잠금장치로 돼 있다. 안전요원은 승객들이 잠금장치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고는 본인 부주의와 안전관리 부실로 빚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놀이기구는 고감도 쾌감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점점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승객들은 안전벨트 착용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봄을 맞아 야외 놀이시설 이용이 많을 때이다. 볼트 조임상태, 연결부위 마모 등 놀이기구 안전점검도 게을리 해선 안된다.
  • 롯데월드 놀이기구 타다 추락사

    6일 오후 5시4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에서 직원 성모(29)씨가 고속열차 놀이기구를 타다 10여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롯데월드 안전과 직원인 성씨는 이날 쉬는 날을 이용해 동료 직원과 놀이공원을 찾아 최고 시속 75㎞인 고속열차 ‘아틀란티스’ 놀이기구를 타고 출발한 지 30여초 만에 열차가 360도 회전하던 중 튕겨나와 지상으로 떨어진 뒤 석촌호수에 빠졌다. 성씨는 출동한 구조대가 30분 만에 건져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아틀란티스는 롯데월드가 지난 2003년 10월부터 운영해온 놀이기구로 레일 길이 670m에 최대 높이 22m, 최대 수직각도 72도에 이르는 고속열차다. 경찰은 성씨가 기구에서 떨어졌을 당시 무릎쪽 바와 허리쪽 안전벨트 등 안전장치가 풀어져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CCTV를 통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머리 위에서 무릎쪽으로 내려와 탑승자를 고정하는 안전바의 경우 한번 내려오면 사람의 힘으로 들어올리기 힘들어 출발 시점부터 안전점검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파악하고 있다. 성씨는 점심식사때 친구 1명과 함께 동동주 3병을 나눠 마셨던 것으로 알려져 안전요원들이 음주 사실을 알고도 제지하지 않았거나 방치한 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수원 청소년 자살예방센터를 찾아

    수원 청소년 자살예방센터를 찾아

    매년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 청소년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는 245명,20대는 1088명이라고 한다.20대의 사인(死因) 1위가 자살이고,10대의 사인 2위가 자살이라는 통계치에서 청소년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자살, 그런 거 하지마. 힘내! 내가 도와줄게.”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을 자원봉사자와 또래 청소년들이 보듬는 곳이 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수원시자살예방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전문상담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 10여명이 인터넷상으로 상담을 해주고, 학생·시민 등 일반 자원봉사자가 지역 주민의 수호천사로 활동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자살 고민을 무료로 상담해주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가족이 문제해결의 열쇠 ‘엄마, 아빠가 이혼을 했어요. 다 내 탓인 것만 같고, 날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수원시자살예방센터에는 이같은 청소년들의 고민이 매월 60∼70건씩 접수된다. 부모와의 갈등 등 가족문제를 상담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학교에서의 대인관계를 걱정하는 고민이 그 다음으로 많다. 센터의 김연숙 간사는 “청소년들의 고민이라고 하면 성적 걱정이 가장 많을 것 같지만 이곳에 올라오는 고민들을 보면 가족문제가 가장 많다. 성적 비관으로 자살했다고 전해지는 소식도 알고 보면 가족문제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의 고민이 단순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 중학생은 “지금 중 3인데 갑자기 전학을 가야 한대요. 전 정말 내성적이라 친구를 사귀는 데 오래 걸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딱 죽고만 싶어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대인관계를 걱정하는 듯 보이지만 더 깊이 알고 보면 부모의 이혼과 갑작스러운 이사 등의 문제가 한데 얽혀 있다. 때문에 센터의 상담사들은 잘 될 거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 간사는 “학생들이 고민을 얘기하면 우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또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자살예방 교육이 중요 청소년들이 이처럼 복잡한 문제로 고민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데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유할 수 있는 상처를 방치해 악화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친구사이’라는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센터에서는 수원시내의 중·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 자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청소년들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강의가 아닌,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효과가 높다. 빙고게임을 통해 자살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풀어보는 시간도 갖는다. 센터측은 “‘자살’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교육에 나서면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의 반응도 적극적으로 바뀐다.”고 전했다. ●청소년이 전하는 생명사랑 센터에서는 또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함께 청소년에 의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아름다운 사람지킴이’ 활동이 그것이다. 중학생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사람지킴이는 거리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하고, 연극이나 동영상물을 만들어 자살예방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또 홍보활동을 위해 직접 스티커를 제작하고, 센터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제작 과정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6개월간 아름다운 사람지킴이로 활동했던 이예진(권선중 2년)양은 “왕따를 당해 괴로워하는 친구의 얘기를 연극으로 꾸며 봤는데, 자살하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불행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활동 중인 정영준(매원중 2년)군도 “누구나 한 번쯤 자살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주위에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또래 지도자’ 키워 청소년고민 해결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또래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9일 “올해 자살예방 계획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중점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청소년의 경우 어른과 달리 주위 도움만 있으면 쉽게 자살을 포기하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관리하면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우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또래 지도자 양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래 지도자에게 자살예방 교육을 시켜 청소년들 스스로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수원자살예방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이 그 모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대상이 같은 또래이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들을 상대로 자살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것보다 또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소년들이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키고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법 ▲갈등조정법 ▲스트레스 자가진단법 등의 내용을 담은 부교재를 제작하고, 청소년이 쉽게 접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자살예방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전환경조성’ 작업도 추진된다. 농약 등 자살도구가 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제도적 관리를 강화하고, 건물 옥상에 유리벽을 설치하는 등 추락사의 환경요인 자체를 안전하게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현재 연구 중인 자살 원인과 예방법에 대한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부처와 협의해 자살예방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노래방 비상구서 또 추락사

    계단이 없는 노래방의 비상구에서 추락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단속규정이 없어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지난 2일 광주 광산구 월곡동 모 노래방 2층에서 손님 박모(32·여)씨가 화장실에 가려다 계단이 없는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가면서 6m 아래로 떨어져 뇌수술을 받았으나 8일 밤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노래방 복도 끝에 있던 이 비상구는 안에서 밖으로 여는 구조였고 문앞 바닥에는 접이식 철제사다리가 있었다.또 문에는 ‘추락주의’라는 스티커만 붙은 채 노끈이 안전고리처럼 걸려 있었다. 지난해 9월 경북 안동의 한 노래방에서도 손님 2명이 계단이 없는 비상구로 나갔다가 추락해 1명이 숨지기도 했다. 뒤늦게 2004년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은 비상구에 발코니와 계단 등을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규정을 어길 경우 영업주에게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이 오는 5월29일까지 경과규정에 따라 유예되면서 단속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광주시소방본부는 지난해 10월 노래방 1312개 가운데 비상계단이나 로프·완강기 등 피난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은 노래방 17개를 확인했다. 도내에는 5753개 가운데 추락위험이 있는 곳은 58개라고 밝혔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영업주가 비상계단을 설치하려고 해도 건물주가 외벽을 허물고 계단을 만드는 일에 반대해 행정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새 광고] 강남역 스크린도어에 ‘X노트’ 홍보

    LG전자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 설치된 스크린 도어를 통해 X노트 광고를 시작했다. 지하철 내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된 스크린 도어는 행인들의 시선 집중도가 높으며 특히 강남역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LG전자는 이번 광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한승헌 LG전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상무는 “X노트는 최근 만능 엔터테이너의 이미지가 강한 비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은 X노트 홍보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대궁(大弓)양행, 남선(南鮮)물산, 조선(朝鮮)선재, 동국(東國)제강…. 고 대원(大圓) 장경호 회장이 1929년 설립한 가마니 회사 대궁양행을 시초로 한 동국제강그룹의 사명 변천사에는 웅대한 포부가 담겨있다. 활을 숭상하는 민족사를 표방한 대궁이나 바다건너 남쪽으로 뻗어나가길 소망한 남선, 조선, 해뜨는 나라의 긍지를 담은 동국 등 장경호 회장이 강조한 민족사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74년 락희(현 LG), 삼성, 현대, 한국화약에 이어 5대 그룹까지 올라섰던 동국제강그룹은 잇단 계열분리로 인해 지난해 4월 현재 자산 5조 8000억원으로 재계 26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가마니와 못을 팔며 시작한 이 전통의 그룹은 3세인 장세주(53) 회장대에 이르러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고 IT사업에 진출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남철로 수집한 철사 토막에서 연산 860만t체제로 장경호 창업주는 1899년 동래군 사중면 초량동에서 부농인 부친 장윤식씨와 모친 문염이씨 사이의 4남 2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났다. 지금의 부산 초량동 중앙시장 주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창업주는 1913년 서울의 보성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보성학교에는 부산출신 유학생이 단 두명 있었는데 나머지 한명이 4·19직후 과도정부 수반이었던 허정씨다. 둘은 광복 이후 각각 정치인, 기업가로 재회했는데 허정씨가 정계 은퇴 후 어렵게 살 때 장 회장이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장 회장은 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 맏형 장경택씨가 운영하던 목재소 일을 돕고 농사를 크게 짓고 있던 두 형에게 가마니를 공급하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30세 되던 해인 1929년 대궁양행을 설립, 본격적인 가마니 장사에 나서면서 사업인생을 시작했다.1935년에는 남선물산을 세워 수산물 도매업, 미곡사업, 창고업 등으로 발을 넓혔다. 장 회장과 철(鐵)과의 인연은 우연찮게 시작됐다. 남선물산 창고에서 신선기(伸線機)를 설치해 철사와 못을 생산하던 재일교포가 창고에 화재가 발행하자 장 회장에게 신선기를 넘긴 것이다. 동국제강의 모태가 된 조선선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당시 장 회장은 검정 고무신을 신고 보퉁이를 맨 채 지남철을 들고 다니며 고철을 수집해 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동국제강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유니온스틸을 합쳐 무려 860만t에 이르지만 그 출발은 길거리에 굴러 다니는 쇠붙이였던 것이다. 한국전쟁 후 재건사업으로 못 수요가 폭발하자 조선선재는 큰 돈을 벌게 됐고 1954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동국제강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민간 제철소 시대를 개막했다. 당산동 공장으로는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장 회장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분개 소금’으로 유명했던 부산시 남구 용호동 일대 갯벌을 매립해 20만평 규모의 부산제강소를 완공한다. 1965년에는 50t 규모의 국내 첫 ‘고로(高爐)’를 준공, 한국 철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당시 동국제강의 위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 부산제강소를 방문, 종합제철소 건설을 맡아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장경호 회장은 “종합제철소는 민간기업이 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완곡히 사양했다. 이후 정부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을 설립, 오늘날 포스코를 탄생시켰으니 장 회장이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한국 철강사가 새로 씌어질 뻔했다. ●아내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하겠다, 강철왕 송원 장상태 장경호 창업회장이 동국제강그룹의 기틀을 닦았지만 장 회장은 워낙 불심(佛心)이 깊어 수시로 절에 들어가 100일간의 수행정진에 들어가는 등 현대적 의미의 경영자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동국제강의 본격적인 역사는 195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당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던 고 장상태 회장이 전무로 입사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큰 형(고 장상준씨)과 공직에 있던 둘째 형(고 장상문씨)과 함께 동국제강을 키워 온 장상태 회장은 1964년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2세경영’을 시작했다. 장 회장은 2000년 4월 지병으로 별세할 때까지 국내 첫 후판공장 설립,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설립, 동일제강 인수, 한국철강·한국강업 인수, 연합철강·국제기계·국제통운 인수, 기업 상장, 직류전기로 도입, 포항 후판공장 준공, 국내 첫 항구적 무파업 선언, 부산제강소의 포항 이전, 일본 가와사키제철(현 JFE스틸)과의 포괄적 협력 체결 등 굵직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64년 취임 당시 4만 8000t에 불과했던 동국제강의 철강 생산량은 2000년 705만t으로 147배 증가했다.5억 6000만원이던 매출은 1조 5442억원으로 불어났다. 장 회장은 약간의 여유만 생겨도 설비투자에 나섰는데 주변에서 자금 걱정을 하자 “내 아내의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금을 마련할 테니 설비만큼은 최고를 써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장 회장의 존재감은 JFE홀딩스 스도 후미오 사장이 동국제강 사보 편찬팀과의 인터뷰에서 “장 회장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 때문에 지금도 동국제강 본사에 있는 장 회장 흉상 앞에 설 때면 자연스럽게 차렷자세로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스도 사장은 2005년 4월 방한했을 때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장 회장 납골탑을 참배하는 등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디지털경영 시도하는 3대 장세주 회장 동국제강은 장상태 회장 별세 직후 포항제철 사장을 역임한 김종진씨를 부회장으로 영입,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취임 1년여만인 2001년 7월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소를 방문하다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졸지에 수장을 잃은 동국제강 계열사 사장단은 ‘회장 주청의 글’을 통해 당시 장세주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키로 하지만 장 사장은 본인의 미흡한 점을 이유로 몇번을 사양했다. 장 사장은 선친과 교분이 두터웠던 박태준(현 포스코 명예회장) 전 국무총리와 해외 철강업계 수장, 모친인 김숙자(74)여사 등에게 차기 회장감을 상의했고 10여일의 고민끝에 “이젠 자네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박태준 회장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장세주 회장은 중앙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학사장교(ROTC)로 포병장교 근무를 마친 뒤 미국 타우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 경리부·일본지사·인천제강소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가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입사 22년만인 2000년이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에 입사해 부장때까지 다른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술도 마시곤 했다. 아버지는 늘 현장에 있으라고 강조하셨는데 현장에서 쇳가루를 마시고 커야 나중에 본사에 오더라도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회고했다. 귀공자풍의 장 회장은 골프, 스키 등 만능 스포츠맨이다. 쉰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노보드도 수준급이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스키를 즐겼던 선친과 많이 닮았다. 골프실력도 남다르다.74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를 만큼 프로급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자웅’을 겨룰 정도다.2오버파 정도를 친다고 한다. 장 회장은 또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방 사장과 허광수 회장이 사돈이고, 장 회장 역시 범 LG가(家)와 사돈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 회장 취임 이후 동국제강은 매출이 2001년 1조 7852억원에서 2004년 3조 2674억원으로, 순이익은 149억원에서 456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장 회장은 2004년 7월 동국제강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CI(기업이미지)를 선포하면서 2008년 그룹 매출 7조원 달성 목표를 내걸었다.2005년 들어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유일전자(현 DK유아이엘)와 시스템통합업체인 탑솔정보통신(현 DK유앤씨)을 인수하는 등 IT영역으로도 발을 뻗고 있다. 중앙기술연구소 설립,MBA급 인재 100명 육성, 경영혁신운동 가동 등 인재육성과 기술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 장 회장이 2005년 7월 ‘그룹경영회의’에서 주문한 내용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동국제강의 ‘체질’을 바꾸고 싶어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경영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철강업, 물류업 등 우리 사업의 개념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선대 회장 시대의 경영패턴과 지금 시대에 해야 할 일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식하자.” ●창업회장 시절의 수수한 혼맥 장경호 창업회장은 보성고보 2학년 때 같은 고향 출신의 추명순씨와 결혼, 슬하에 6남 5녀를 뒀다. 창업회장이 성사시킨 11번의 혼사 가운데 유력가문이라고는 동명목재뿐이다. 장남으로 동국제강 회장을 지낸 고 장상준씨는 부산에서 사업을 하던 박상선씨의 딸 명년씨와 결혼,4남 2녀를 낳았다. 장상준씨의 장녀 옥자씨는 부산세무서장을 지낸 송귀범씨와 결혼했고 장남인 세창씨는 타워호텔 회장이었던 고 남상옥씨의 딸 덕자씨와 결혼했다. 덕자씨는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의 누나로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사촌동생이다. 차녀 옥빈씨는 태광그룹 이임룡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 이영진씨와 결혼했다. 장상준 회장의 자녀들은 동국제강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조선선재 경영을 맡았는데 선친에 이어 아들들도 일찌감치 유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978년 시집 ‘여(旅)’를 펴내는 등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장남 장세창 전 동일제강 사장은 2000년 지병으로 별세했고 차남인 장세명 전 조선선재 사장도 2005년 12월2일 59세로 사망했다. 조선선재는 곧바로 장세명 전 사장의 아들인 장원영씨를 대표이사로 추대해 새출발했다. 보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원영씨는 불과 서른살이다. 3남인 장세승(57)씨는 조선선재 상무로 일하고 있다. ●불사를 이어받은 둘째 창업회장의 둘째 아들인 고 장상문씨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장상문씨의 부인은 부산의 대표기업이었던 동명목재 창업주인 고 강석진 회장의 딸 강정자(76)씨다. 장경호 창업회장과 동향인 강 회장은 같은 불자로 친분이 두터웠다. 외무부 차관보, 스웨덴·멕시코 대사, 유엔대사 등을 역임한 장상문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1989년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전통문화 전문 출판사 ‘대원사’를 세웠다. 대원사는 현재 그의 아들인 장세우(57)대표가 맡고 있다. 장상문씨가 3대 이사장을 지낸 불교진흥원은 선친이 1975년 임종 직전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국불교의 중흥을 염원하는 서한과 함께 헌납한 31억 6000만원(현재가 2000억원)으로 설립됐다. 불교진흥원 초대 이사장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 당시 제2무임소장관이 맡았다. 동국제강과 LG그룹은 이후 사돈지간으로 발전하는 등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2004년 동국제강 창사 50주년 기념식에 구본무 LG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었다. ●두 아들을 장교로 보낸 장상태 장남인 장상준씨가 일찍(1978년) 타계하고 차남은 회사 경영에 뜻이 없던 터라 동국제강은 3남인 고 장상태 회장 체제로 운영돼왔다.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장 회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사를 마치고 귀국, 잠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다 1956년 동국제강 전무로 회사에 발을 내디뎠다. 장 회장은 부산에서 무역업을 하던 김영희씨의 외동딸인 김숙자씨와 결혼해 2남 3녀를 뒀다. 김숙자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온 미모의 재원이었다. 김숙자씨는 시부모, 시동생 등 대가족을 모시고 살았는데 워낙 검박한 시아버지가 생활비(당시돈 500원)를 매일 매일 나눠주는 바람에 살림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남편인 장상태 회장도 농림부 장학금으로 미국유학을 다녀오면서 부친이 용돈을 많이 주지 않아 고생을 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미국 유학시절 부친이 차를 사주지 않아 걸어다녀야 했다고 한다. ROTC 출신인 장남 장세주 회장은 상명여대 교수를 지낸 남희정(44)씨와 결혼했다. 두 아들은 아직 학생이다. 막내인 장세욱(44) 동국제강 전무는 육사 41기생으로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96년에야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이후 남가주대 MBA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소위시절 친구 소개로 경제기획원 차관, 산업은행 총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을 역임한 김흥기씨의 딸 남연(42)씨와 연애 결혼했다. 장 전무의 처남도 육사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원래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선친의 권유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장상태 회장의 장녀인 영빈씨는 지병으로 이미 세상을 떴다. 차녀인 문경(48)씨는 울산대 의대 교수로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윤준오(52)씨와,3녀 윤희(45)씨는 부산지역 실업가이자 8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이학만 화양실업 회장의 아들 철(47)씨와 결혼했다. 이철씨는 현재 철강유통회사인 세광스틸 사장이다. ●강철가문의 철 박물관 장상태 회장의 바로 아랫동생인 장상철씨는 부산제강소 공사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등 동국제강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다 1991년 세상을 떴다. 장상철씨 사후 유족들은 세연문화재단을 설립해 고인의 뜻을 이어갔다. 세연문화재단은 2000년 충북 음성에 세연철박물관을 개관, 전통제철 복원실험, 대장간 조사 등 철강문화 발굴·보급에 힘쓰고 있다. 장녀 인경(47)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장남인 세훈(44)씨는 동국제강 계열사인 국제기계 전무로 일하고 있고, 차남 세한(41)씨는 철강판매사인 ㈜동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 은주(45)씨의 남편인 송봉헌(49)씨는 주 인도 공사다. ●불사와 사업을 동시에 장경호 창업회장의 5남인 장상건(71) 동국산업 회장은 부산지역 사업가인 김대성씨의 큰딸 명자(64)씨와 결혼,1남 3녀를 뒀다. 장 회장은 부산상고와 동국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동국제강 감사로 입사했다. 이후 동국제강 부사장, 동국건설 사장을 지낸 뒤 1977년부터 동국산업 경영을 맡아왔다. 장경호 창업회장이 1967년 설립한 대원사가 전신인 동국산업은 2001년 동국제강에서 계열분리됐고 현재 동국S&C, 대원스틸, 한려에너지개발, 동국내화, 신안풍력발전, 고덕풍력발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장상건 회장의 형인 고 장상준 회장 자손들이 운영하고 있는 조선선재 지분도 16.6% 갖고 있다. 동국산업은 현재 장상건 회장의 외아들인 장세희(38) 전무(경영관리본부장)가 21.52% 지분으로 최대 주주다. 장 전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96년 동국산업에 입사했다. 장 전무의 부인은 동방그룹 창업주인 김용대 회장의 차녀 유경(36)씨다. 장 회장의 차녀 혜경(42)씨는 김장&리 법률사무소 설립자인 고 김흥한 변호사의 아들 유동씨와 결혼했다. 아직 미혼인 막내 혜원(36)씨는 국민대 시각디자인과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화려한 혼맥, 눈부신 성장 장경호 창업회장의 여섯 아들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이는 막내인 장상돈(69) 한국철강 회장이다. 경복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2년 조선선재에 입사, 동국제강 상무·전무를 거쳐 82년 한국철강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85년부터 98년까지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2001년 한국철강을 갖고 독립했다. 한국철강은 계열분리 뒤 환영철강, 영흥철강, 대흥산업을 인수하며 한국특수형강, 세화통운, 마산항5부두운영과 함께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철강 전문그룹으로 도약했다. 한국철강 자체만으로도 지난해 매출 6861억원, 순이익 1120억원을 거둔 알짜기업이다. 환영철강 역시 매출이 4000억원이 넘고 한국특수형강도 지난해 매출이 2500억원에 달한다. 장 회장은 동국대 재학시절 이화여대 미대생이던 신금순(66)씨와 연애결혼했다. 장인인 신종식씨는 한때 동국제강 계열사인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사장으로도 일했었다. 장 회장은 3남 2녀를 뒀는데 혼맥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장남인 장세현(42) 한국특수형강 대표이사 부사장은 뉴욕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한국철강에 입사했고 환영철강 부사장을 거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화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원을 나온 차남 장세홍(40) 한국철강 전무는 고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차녀인 박은경(34)씨와 결혼했다. 박 전 회장은 재계혼맥이 두텁기로 유명한데 맏사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아들인 김선협씨, 셋째 사위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다. 3남 세일(35)씨는 영흥철강 기획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인 인영(38)씨는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은(42) LS전선 상무와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이다.LG가와 동국제강의 남다른 인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ukelvin@seoul.co.kr ■ 장씨일가 불교와 인연 동국제강 장씨 일가를 이야기하면서 불교와의 인연을 빼놓기 어렵다.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의 묘비에는 ‘대원거사(大圓居士)’라고 새겨져 있다. 부인 고 추명순씨도 적선화라는 법명으로 통했다. 장 회장이 불교에 귀의한 계기는 17세 때 목격한 막내동생의 죽음이다.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된 장 회장은 양산 통도사 주지 구하 스님을 통해 처음 불교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1925년 통도사에서 첫 안거를 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잡았고 수시로 금강산 마하연, 통도사, 청도 운문사, 부산 금정사, 금정산 무위암 등에서 안거와 정진을 거듭했다. 장 회장의 불사는 이후 불서보급사 설립, 대중포교당인 대원정사 설립 등으로 발전한다.1973년 대원불교대학까지 설립한 장 회장은 죽음을 예감한 1975년 스웨덴 대사로 있던 차남 장상문씨에게 불사를 부탁하고 사재 30억원을 불교사업에 희사, 대한불교진흥원을 탄생시킨 뒤 스스로 자리에 누워 입적했다. 그가 임종 직전 남긴 열반송은 ‘심즉시불(心卽是佛), 마음이 곧 부처이니 이를 믿고 깨달으라.’는 말로 끝난다. 창업 회장을 이어받은 장상태 회장도 부산제강소를 이전하면서 1996년 100억원을 출연해 대원복지재단(현 송원문화재단)을 설립, 장학사업·아동복지사업 등을 펼치며 선친의 유지를 이어갔다. 장 회장은 또 2000년 임종 직전 화장을 부탁해 장묘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는데 이 역시 그의 불심과 무관치 않다. 부인 김숙자씨, 아들인 장세주 회장, 장세욱 전무도 이미 화장을 약속했다. 창업회장이 생전에 불사를 부탁한 둘째 아들 장상문씨는 1981년 대원정사 이사장과 신행단체인 대원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선친이 못다이룬 사업에 속도를 냈다. 장상문씨는 1989년 불교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한 뒤 불교계의 숙원이었던 불교방송을 개국하는데 성공했다.UN방송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초대 불교방송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도 현재 대원정사 이사장직을 맡아 선친의 뜻을 받들고 있다. 동국산업은 1992년 재단법인 ‘불이원’을 설립,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다. 장 회장은 2004년 12월 부산에 대원정사 지원을 마련, 불교 포교에 힘을 쏟고 있다. 또 2005년에는 사재를 털어 부산 대원불교대학을 개교, 부산·경남지역 불교 인재 양성에 나섰다. 장상건 회장과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이 불교계열인 동국대를 졸업한 것도 이 집안과 불교와의 남다른 연을 짐작케 한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사회플러스] 영흥발전소 노동자 3명 추락사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노동자 3명이 굴뚝에서 작업을 하던 중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6일 오후 1시30분쯤 영흥화력발전소 3,4호기 건설현장에서 한모(54) 김모(47) 서모(44)씨 등 3명이 높이 200m 지점에서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중 승강기 철제줄이 끊어지면서 바닥으로 추락했다. 경찰은 줄이 끊어진 이유와 안전규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영흥화력발전소 3,4호기는 설비용량이 160만㎾(80㎾ 2기)로 2004년 3월 착공해 2009년 3월 완공 예정이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블랙홀/김미정 등장인물 광식 정애 남자 가인 등을 들고 있는 아이 인철 그 밖의 배우들 각 에피소드들의 시간적 배경은 같다. 에피소드 1 전체 무대는 1,2층의 구조로 되어 있다.2층은 오랜 병원생활을 했음을 짐작하게 해 주는 병실의 내부가 있다. 병실에는 환자용 침대와 보호자용 침대가 있고 침대를 바라보며 유리창이 있다. 유리창 밖으로는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양끝으로는 줄을 연결해서 빨래를 걸어 놓았다. 한쪽에는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이 있고 그것은 병원 비상계단의 모습이다. 침대 옆에는 인공호흡기와 심장모니터기가 놓여져 있다.1층은 어느 산동네를 연상케 하는 배경들이 있고 계단의 정반대쪽에는 지하철 입구의 표시가 그려져 있다. 계단의 앞쪽으로는 벤치가 있고 그 벤치 옆에는 어느 노숙자가 놓고 간 듯한 신문지들과 소주병들이 나뒹군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얼핏 들으면 기차소리와도 같은 규칙적인 소리.2층의 무대가 조금 밝아지면서 기차소리는 심장 모니터기의 소리로 바뀐다.2층의 무대가 완전히 밝아지면 모니터의 소리는 잦아들고 보호자용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광식의 모습이 보인다. 유리창 밖에는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리창을 닦는다. 유리창을 닦다가 소주를 꺼내어 마신다. 광식의 앞에는 먹던 중이었던 김치그릇과 밑반찬 그릇들 그리고 밥그릇이 있다. 나머지 두 침대는 비어있다. 광식:(입맛을 다시며)거 참 맛있겠네. 저 양반 저거 세상을 아는 양반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소주 한 병 사오는 건데.(혼잣말로)거 혼자만 잡숫지 말고 나눠 먹읍시다.(먹던 밥을 계속 먹는다.) 남자가 유리창을 두드리더니 소주병을 내민다. 광식:한 잔 주시게요?아이고 그럼 나야 고맙지요. 유리창 남자가 소주를 따르는 시늉을 한다. 광식이 술잔을 받는 시늉을 한다. 광식:(마시는 시늉)원샷! 캬! 안주는? 안주도 줘야지. 남자가 씩 웃는다. 광식:사람 참 싱겁소. 남자도 하!웃는 모양. 그러고는 유리창을 닦는다. 광식:하, 취한다.(침대의 이불을 젖히니 아이가 반듯이 누워 있다. 광식이 아이의 몸을 옆으로 돌려서 등을 문지른다)우리 딸입니다. 예쁘죠?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이 예수님 귀 빠진 날이래요. 뭐 대단한 양반인지는 몰라도 병원 전체가 들썩들썩 합니다. 우리 병실 환자들은 모두 외출을 나갑디다. 세상을 구원하신 독생자 그리스님인지 놈인지 덕분에 오랜만에 조용하고 좋수.(등을 문지르다가 손을 동그랗게 하고 두드린다.)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둘이요, 두부장수 두부를 판다고 달달달, 셋이요, 새 각시가 빨래를 한다고 달달달. 광식이 부르는 노래의 반주와 함께 빨간 등을 든 여자아이가 등장해서 1층의 무대를 돌아다닌다. 아이가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남자가 내려다보고 있다. 아이:(가만히 서서)아빠!일곱은 뭐라고 그랬죠? 남자가 뭔가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유리창을 두드린다. 광식이 쳐다본다. 남자가 손가락 일곱 개를 유리창에다 댄다. 광식:일곱이요. 일본 놈이 순찰을 돈다고 달달달! 아이:아!(아이가 다시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돌아다니다가 퇴장한다.) 광식:(아이의 등에 베개를 대주고 이불을 덮어주면서 남자를 빤히 쳐다본다.)우리가 언제 한 번 본 적이 있죠?(유리창에 입김을 불어서 글씨를 쓴다.‘나 몰라요?’큰 소리로 입 모양이 보이게)초등학교 어디? 난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주에서 살다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서울로 이사 왔는데…. 고향이 공주?아닌가?아무튼 형씨 인상 한 번 좋수다. 어쩌다 이런 일…. 뭐 오해는 마슈. 위험하니까. 이런 일 하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잘 될 거요. 인상 보면 알지.(아이를 쳐다보며)우리 애는 십 년째 이러고 누워 있어요.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거든.(사이)원무과에서는 석 달에 한 번씩 청구서가 나옵니다. 일년 만에 집 날리고 벌써 팔 년 짼데 뭐가 남았겠습니까?지금은 월세 낼 돈도 없어서 병원에서 살아요. 뭐 그런 얘기를 밥 먹으면서 하냐고 그러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현실인걸. 만날 울고 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까. 그냥 하루하루 간신히 넘기는 거죠. 하루의 끝은 웃으면서 보내려고 해요.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죠.(한숨을 쉬며)그래도 하루에도 몇 번씩 울화가 치밀어요.(조금 작은 소리로)이건 형씨한테만 하는 말인데요. 처음에는 살아준 것만으로도 고맙더니 딱 일년이 지나니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길어야 삼년이겠지. 웃기죠?딱 일년 만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우리 마누라가 알면 난리 날 겁니다. 긴병에 효자 없죠?맞습니다. 부모라면 벌써 포기했을 겁니다. 자식이니까 붙들고 있는 겁니다.(큰소리로)진짜 나 몰라요?(한참의 사이 후 고개를 숙인다. 어깨를 들썩인다. 다시 한참의 사이를 두고 고개를 든다.)제길, 소주 한잔에 취했네. 다 잘 될 거요.(사이)그거 하면 하루 얼마나 줍 니까? 남자가 유리창에다 손가락을 대고는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를 세더니 칼을 꺼내어서 줄을 끊는다. 순식간에 남자가 사라진다. 광식:어?(광식은 잠시 아무 움직임이 없다가 주머니에서 전화를 찾는다.)씨!지가 왜 죽어. 죽을 놈이 누군데.(한참 만에 전화를 찾는다. 떨리는 목소리로)저 여기 13층인데요.(사이)네?병원(사이)한영병원요. 사람이 떨어졌어요.(사이)아니 안이 아니고 밖인데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누구냐면…유리창을 닦는 사람인데…. 인상이 좋고…. 어디서 많이 본 것도 같고…. 저 위 동네에 사는…. 헉!(갑자기 입을 막는다. 전화를 놓친다.) 광식이 정신없이 병실을 빠져나가 비상계단으로 내려간다. 머리를 벽에다 반복해서 박는다. 무언가 모를 괴로움에 몸부림을 친다. 그러다가 미친 듯이 웃는다. 한참 만에 다시 병실로 돌아온다. 아이를 바라보고 유리창 밖을 바라본다. 두 손바닥을 유리창에다 댄다. 이제부터는 모든 행동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아이의 호흡기 전원을 끈다. 호흡기 소리가 점점 잦아들다가 멈춘다. 침대 위 아이의 몸이 위로 한 번 뛰었다가 털썩 내려앉는다. 심장모니터의 박동소리가 완전히 멈춘다. 광식의 몸이 털썩 밑으로 내려간다. 무대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광식의 손바닥 자국이 드러난다. 소리:2005년 12월25일 서울의 모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명을 유지하던 15세 김모 양의 아버지가 아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김모 씨는 병원 소각장에서 아이의 신발을 태우다가 붙들렸습니다. 김모 양은 지난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해 그 이후로 계속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살아왔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이의 목숨마저 끊어버리게 된 김모 씨는 현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씨의 다른 가족으로는 아이의 어머니 최모 씨와 8세의 아들이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아내 최모 씨에 의해 경찰에 신고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날 김모 양의 병실 밖에서는 병원의 유리창을 닦는 강모 씨의 추락사가 있었습니다. 강모 씨의 주머니에는 마시다 만 소주병이 있었고 리프트의 한 쪽에는 분골함으로 보이는 상 자에 하얀 재가 반쯤 들어 있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층 들뜬 분 위기의 한 쪽에는 이런 어두운…. 암전 에피소드 2 빗소리와 함께 무대가 밝아진다.2층 무대의 소품들은 여전하다. 정애가 지하철 입구를 통해 밀고 다니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등장하고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그냥 그 자리에 선다.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어서 닦는다.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가 정애가 있는 곳으로 온다. 정애:(남자를 힐끗 보더니)크리스마스에 눈이 안 오고 비가 오네요. 남자가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도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남자를 바라보며)묘한 기분이 들어요. 남자:…. 정애:(천천히 고개를 돌리며)나 좀 봐 주책이야. 남자가 담배를 피운다. 정애:(가방에서 칫솔을 꺼낸다. 혼잣말로 연습한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공부하시느라 살림하시느라 일하시느라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십니까. 오늘 제가 가지고 나온 물건은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시킬 수 있는 건강 칫솔입니다. 이 건강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 인준을 받은 칫솔모를 사용한 칫솔로서 여러분의 이와 잇몸의 구석구석까지 들어가서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줄 것입니다. 몇 달이 지나도 칫솔모가 상하지 않아 칫솔을 자주 바꾸실 필요가 없습니다.(남자를 쳐다보며)한영병원 1002호에 입원해 있는 가인이를 아시죠? 제 딸이에요. 남자:(그제서야 고개를 돌려서 정애를 본다) 정애:그동안 잘 지냈어요? 남자:…. 정애:당신, 많이 늙었네요. 남자:…. 정애:먹고 살만 하시면 칫솔 두 개만 사주세요.5천원이에요. 이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를 인정받았어요. 그게 뭔지 아시죠? 남자가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서 정애에게 준다. 정애가 남자에게 칫솔을 준다. 정애:우리 가인이는 저 혼자 이빨도 못 닦아요. 그래서 칫솔도 필요 없죠.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대 가운데로 간다. 뒤돌아서 정애를 바라본다. 남자:봉천동 산27번지에 사는 소영이는 어제 바다에 뿌려졌습니다. 며칠 전에 돌에 깔려서 죽었거든요. 그 아이도 이제 칫솔은 필요없을 겁니다. 정애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자:가인이는 오래오래 살길 바랍니다. 정애가 남자에게 달려들어 옷을 잡고 흔든다. 남자와 정애의 몸싸움. 슬프고도 정열적인 음악이 흐른다. 얼핏 보면 두 사람이 춤을 추는 것 같다.2층 병실로 검은 옷을 입은 조폭이 등장한다. 쇠방망이를 들었다. 조폭:으메 씨벌, 병실 한 번 좋구마잉, 으메 씨벌, 돈 빌려준 놈은 지 엄니 병원비도 없어서 집구석에서 다 돌아가시게 생겼는디 돈 빌려간 놈은 지 자식을 번듯하니 이런 큰 병원에다 모셔두고 있어 잉?니들이 사람이여?개, 돼지만도 못한 것들 아녀 이것!씨발!(방망이를 한 번 내리친다) 정애:병원비가 없어서 사채를 썼어. 갚은 이자만으로도 원금을 까고도 남는데 이 새끼들이 이자가 한달만 밀려도 병실로 찾아오네. 아이의 아빠가 작업복을 입고 1층으로 등장한다. 같은 복장의 배우들이 방망이를 들었다. 광식:이 집은 재개발 지역 내에 있습니다. 나 난 이, 이렇게까지 하긴 싫어요. 어서 어서들 나가세요. 안, 안 그러면 가만 두지 않겠어. 어, 어서 나가!셋을 셀 거야. 하나!둘!씨발 나가요!셋!(방망이를 치켜든다.) 배우들이 같이 치켜든다. 남자:봉천동 산 27번지 재개발 지역.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 조폭:울 엄니도 몇 년째 똥오줌 받아내고 있다니까. 니 자식만 자식이고 울 엄니는 늙었응께 고만 돌아가시라 이거여 뭐여!잔말 말고 돈 내놔!안 그러면 자식이고 뭐고 없응께. 인철이가 피에로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남자와 정애는 본격적으로 춤을 춘다. 광식:인철아!이 자식 여기 있었구나. 나 좀 살려주라!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난 못 하겠다. 내가 그 돈은 꼭 갚을게. 인철아. 나 좀 놔 주라. 내 이 손으로 우리 엄니같은 노인네 허리를 치고 머리를 잡고 집에다 불을 지르고 그랬다. 야!인철아!나 좀 ! 인철:아직 먹고 살 만한가 보구나, 니가. 알아서 해. 광식:야, 우리가 불알친구 아니냐. 이 자식아. 인철:어렵게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생각해. 자식을 생각하라고. 광식:인철아. 나 이제 이 짓 못하겠다. 나 좀 봐주라. 인철:야 이 자식아. 일할 사람은 많아. 너 당장 돈 갚을 수 있어? 광식:내가 벌어서 갚을게. 인철:오다가 떨어져서 말이야. 니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나도 곤란해져. 이쪽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지는 알지? 광식:그래도 난, 난 못해. 인철:이 자식아. 그럼 돈을 가져와. 광식:으으으으으! 인철:쉽게 생각해. 아이의 호흡기 소리가 거칠어진다. 음악이 고조되면서 2층 병실의 조폭과 1층의 광식과 다른 배우들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정애와 남자가 무대를 빙글빙글 돈다. 배우들의 모습은 마치 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다. 정애:있는데 안 주는 것 아닌데. 조폭:그려? 갚을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워야지. 아줌니 아직 탱탱하구마잉. 남자:일곱 살 난 딸이 집 마당으로 뛰어들다가 돌에 깔려 죽었네. 정애:그럴게요, 그럴게요, 제가 가서 일해 드릴게요. 빚만큼 일해 드릴게요. 제발 가주세요. 조폭:오메, 이렇게 쉬운 길이 있었는데 괜히 힘써 부렀네. 현란한 조명이 무대 전체를 채우고 이어서 공사장의 먼지 같은 희뿌연 연기가 무대를 가득 메운다. 무대에 탬버린 소리가 울린다. 연기가 걷힌다. 화려한 옷을 입은 정애가 탬버린을 치고 있다. 정애는 노래를 부른다.2층의 유리창 밖으로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골함에서 하얀 재를 허공에 뿌린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에피소드 3 웨딩마치 흐르면서 무대가 밝아지면 2층의 무대에는 하얀 천이 내려와져 있다. 무대의 곳곳에는 두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단들이 있고 단위에 사람들이 둘씩 앉아 있다. 그들은 모두 광식과 정애다. 첫번째 단 광식:오늘은 입질이 영 시원찮네. 정애:아이 재미없어. 광식:그러게 왜 따라왔어. 정애:집에 있어도 재미없어. 광식:그러셔?가인이는? 정애:아까부터 곯아 떨어졌어. 텐트 치고 잔다고 좋아하더니. 당신은 낚시가 그렇게 좋아? 광식:그러엄. 정애:우리보다도? 광식:그러엄. 정애:치, 그럼 왜 결혼했냐? 평생 혼자 낚시나 하고 살지. 광식:니가 결혼해 달라고 하도 쫓아 다녀서 할 수 없이 했다. 정애:뭐야?내가 언제? 광식:물고기 머리냐? 정애:하이구 그러셔?그래서, 그래서 후회해? 광식:글쎄에. 정애:이이가 정말.(광식을 꼬집는다.) 광식:아야!조용히해. 물고기들 다 도망간다. 정애:똑바로 말하란 말야.(또 꼬집는다.) 광식:아야. 왜 이래 마누라. 똑바로 말하면 잡아먹으려고? 정애:뭐야? 광식:하하하. 두번째 단 정애:방송국에서 우리 가인이를 찍어간대. 광식:그래?방송국에서 어떻게 알고? 정애:간호사들이 편지를 써 줬대. 광식:정말? 세번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정애: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광식:가끔씩 눈을 맞추고 울기도 합니다. 정애:가인아. 어서 일어나서 엄마랑 밖에 나가 놀아야지. 광식:(얼굴을 찌그러트리고 입을 크게 벌려서 운다.) 정애:그럴 땐 우리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럼 가인이가 곧 일어날 것 같아요. 광식:(정애의 등을 두드린다.)두 시간에 한 번씩 체위를 바꿔주고 등을 이렇게 두드려 줘야 합니다. 정애:가래도 뽑아줘야 하고요. 낮에는 어머니가 와 계시고 밤에는 우리가 교대로 하죠. 낮에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정애와 광식의 역할을 바꾸어 정애가 광식의 등을 두드린다. 광식:가장 필요한 거는 역시…. 정애:(얼른)아이의 병원비를 석 달에 한 번씩 계산해야 해요. 셋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세번째 단 정애:밑 빠진 독에 물붓기지. 벌써 통장이 바닥났어. 광식:인수가 걱정이야. 정애:왜? 광식:장모님이 병원으로 데리고 왔어. 정애:그래서? 광식:데리고 가서 자장면을 사줬는데, 아이가 이상했어. 정애:이상해? 광식:자장면을 먹다가도 눈을 깜빡하고 얘기도 잘 하지 않고 그저 눈만 깜빡거렸어. 정애:하도 오랜만에 보니까 낯설어서 그랬겠지. 광식:그게 아니야. 정애:그럼,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광식:장모님이 그러는데 신경증 증세가 있대. 정애:뭐? 광식:우리가 잘 돌봐주지 못해서 그래. 태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가인이가 그렇게 되고…. 아무리 장모님이 신경 써 줘도. 정애:그래서 엄마가 잘 못 돌봐서 그런단 거야? 광식:이 사람이!누가 그렇대? 정애:그럼 뭐야, 그럼 뭐냐고. 광식:으이구, 왜 억질 부려. 내가 뭐라고 했다고. 정애:몰라. 정말 미치겠다. 다른 배우들이 세번째 단을 쳐다본다. 네번째 단 광식:당신 저녁마다 어디를 나가는 거야. 정애:내가 말했잖아. 친구 식당일 도와준다고. 광식:당신 정말! 정애:어서 밥이나 먹어. 광식:…. 정애:유리창 닦는 아저씨가 죽었어. 광식:뭐? 정애:집이 재개발돼서 다 부숴지고 식구들이 다 뿔뿔이 흩어지고 그랬대. 광식:그래서, 죽었어? 정애:줄을 끊었어. 광식:다, 당신이 봤어? 정애:아니, 들었어. 깡패들이 와서 집을 다 부쉈대. 참 기분이 묘해. 그 아저씬 우리 가인이가 바깥세상을 잘 볼 수 있게 유리창을 깨끗하게 잘 닦아줬는데. 광식:…. 정애:불쌍하다. 그치?그런 거 보면 우리만 힘든 것도 아냐. 가인이는 이렇게 살아 있잖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도……. 광식: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그게 어울리는 말이니? 정애:왜 이래?오늘?짜증이 컨셉트야? 광식:힘들겠다. 자기는. 정애:새삼스럽게 왜 이래. 광식:밤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 정애:뭐? 광식:…. 정애:어, 어떻게 알았어? 광식:더럽다. 정애:누가? 광식:내가. 정애: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당신이 사채만 안 썼어도. 광식:당신이 다른 남자들 앞에서 웃고 있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쏠려. 정애:그럼 가서 일억만 벌어와. 광식:제길! 정애:당신이 신체 포기각서도 썼다며. 콩팥하나 떼어줬는데 이번에는 뭘 주려고?눈?간?심장?그럼 우리 가인이는?당신이 죽으면 가인이도 죽어. 광식:개새끼들한테 돈을 빌리는 게 아니었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정애:허풍 떨지 마. 광식:뭐? 정애:어렵지 않아. 그냥 노래만 불러. 광식:거기가 그런 데냐?노래만 부르는 데냐고. 정애:정 못 믿겠으면 따라와서 보면 되잖아. 광식:꿈에도 생각 못했어. 당신이…. 정애:아까 어머니가 호박죽 끓여 오셨던데 먹을래? 광식:…. 정애:총각김치도 있어. 광식:개새끼. 정애:애 듣는 데서 왜 자꾸 욕을 하고 그래. 광식:듣긴 누가 듣는다고 그래. 병신이! 정애:(광식의 뺨을 친다.) 광식:인생이 억울하다. 정애:…. 광식:…. 정애:가인이가 다 들어. 세 단의 배우들이 일어나서 계단으로 올라가서 하얀 천을 내린다. 침대위의 아이가 호흡기를 단 채 침대에 앉아있다. 빨래가 매달려 있는 줄 사이에는 등이 여러 개 걸려 있다. 등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정애의 얼굴 몽환적이 된다. 무대에는 등의 불빛만이 있다. 정애:이상하지. 유리창 아저씨가 우리 병실 앞에서 하얀 재를 뿌리는 꿈을 꿨어. 그게 우리 가인이가 죽어서 태운 재 같아서 가슴이 저려 죽는 줄 알았어.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당신 얼굴이랑 똑같이 생긴 거야. 광식:그 사람. 자기 아이가, 무너지는 집에 깔려서 죽었어. 정애:어떻게 알아? 광식:나도 꿈을 꿨어. 둘이서 장난삼아 주거니 받거니 소주 한 잔 하는데 그 사람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 거야. 초등학교 동창인가 중학교 동창인가 물어보려는 참에 줄을 끊더라. 그러고 나니까 생각이 나는 거야. 죽은 그 아이를 많이 닮았더라. 내가 그 사람을 닮고 죽은 아이가 가인이를 닮고 ……. 정애:꿈을 꾸는 것 같다가 일어나보면 꿈이랑 별 차이가 없는 현실이 돌아와. 광식:내가 거기 있었어. 아이가 죽을 때 내가 거기 있었어. 죄책감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배우들이 등 앞에 서있다. 하나의 등에 하나의 광식과 정애. 두 사람이 조금 더 몽환적인 상태가 된다. 정애: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아. 광식:꿈에서 보면 우리의 머리맡에 등이 하나씩 걸려 있어. 정애:예쁘다. 광식:등이 하나씩 꺼져. 정애:슬프다. 배우들이 등을 차례로 끈다. 광식:가인이 머리위의 등은 아직 켜져 있어. 정애:다행이다. 광식:(두 팔을 천천히 들어올린다)나는 꺼진 내 등을 부여잡고 울어. 당신 등을 부여잡고 울어.(울음을 터트린다.) 정애:부모란 게 그런 거야. 자식이란 게 그런 거야. 광식:저기 아직 꺼지지 않았지만 많이 희미해진 등들이 있네. 정애:그건 누구의 등일까? 광식:인수. 정애:저게 우리 인수 등이야?어머, 정말 빨갛고 작은 등이네. 광식:그 아이, 그 아이 아빠. 정애:어쩜, 저렇게 예쁜 등을 가진 아이였어. 광식:(손을 원을 그리며 돌린다.)나는 가인이의 등을 꺼. 정애:어?그럼 안돼. 광식:천천히, 조금씩 심지를 줄여. 미안해. 정말 미안해. 배우가 가인이의 등을 끈다. 앉아있던 아이의 눈이 무섭게 커진다. 호흡을 거칠게 쉰다. 그러다 점점 잦아든다. 앉은 채로 숨을 멈춘다. 정애가 광식의 목을 조른다. 남아 있는 등들이 무대를 비춘다. 숨을 멈춘 가인의 눈이 등불처럼 떠져 있다. 암전. 에피소드 4 1층 무대의 한곳에 햇빛처럼 조명이 드리우고 광식이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광식의 그림자가 무대 전체에 비추어지면서 광식의 외로움이 극대화된다. 정애가 계단을 통해 내려와서 무대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간다. 소복을 입고 있다. 광식의 그림자에 정애의 모습이 겹친다. 정애:(허공에 손을 대본다.)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뭐라고 그러지? 광식:메리 크리스마스. 정애:치,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냐? 광식:알면서 왜 물어봐? 정애:어서 일어나서 이리로 와. 집에 가야지. 광식:왜 이래? 당신이 이쪽으로 와야 해. 병원으로 가는 길은 이쪽이야. 정애가 광식의 쪽으로 걸어오다가 멈춘다. 정애가 당황해하며 멈춰 서서 양쪽을 바라본다. 정애:어디로 가지?가인이가 죽었는데. 광식:(놀라며)무슨 소리야?가인이가 죽어? 정애:균에 감염이 돼서 열이 40도까지 올라갔어. 누가 때리지 않았어도 온몸에 멍이 들고 입과 항문으로 피가 줄줄 나왔어. 당신이 없는 동안에 가인이가 죽었어. 지금 가면 볼 수 있어. 광식:(가슴을 쥐어짜며)아! 정애:죽는 건 너무 순간이라 처음엔 나도 믿을 수가 없었어. 집으로 데려와서 씻기고 옷을 입히고 당신을 기다렸어. 오늘쯤 당신이 병원으로 올까봐 이리로 왔어. 광식:우리한테 집이 있었나? 정애:가인이를 보내려고 집을 구했어. 며칠동안만이라도 있을 수 있었어. 오늘 나가야 해. 주인이 죽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걸 보고는 당장 나가라고 그러는데 며칠만 봐달라고 빌었어. 광식:난 꿈을 꾸는 것 같아. 정애:다른 병실 아이도 죽었어. 아이 아빠가 호흡기를 껐어. 뉴스에도 나왔어. 그 아이 아버지는 잡혀 갔어. 나도 꿈을 꾸는 것 같아. 아니 잘 모르겠어. 지난 8년이 꿈인지, 아니면 지금이 꿈인지. 광식이 운다. 그림자가 흐느낀다. 정애의 몸에 겹쳐져서 두 사람의 흐느낌이 된다. 광식:장례비는? 정애:아이 옷하고, 염할 것 하고, 화장터 가서 화장할 것 하고 집세 내고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무대 위를 비추는 조명이 시간이 흘러감을 알게 해준다. 그림자가 점점 작아진다. 광식: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정애:차내에 계시는 승객 여러분, 여기를 잠시 봐 주십시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은 한달만 써도 칫솔모가 쉽게 닳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로는 치석까지 제거되지 않습니다. 광식:둘이요, 두부장수. 정애:여기 새로운 칫솔이 나왔습니다. 몇 달을 써도 칫솔모가 손상되지 않는 칫솔입니다. 이를 닦으면 부드러운 칫솔모가 이의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가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줍니다. 광식:낙원으로 갔니? 정애:이를 닦는 동안 여러분을 낙원으로 데리고 가줄 칫솔이 두개에 오천원입니다. 광식:정말 하루저녁이 꿈같다. 아이들이 죽고 어른들은 자살하고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 같아. 정애:하얀 옷을 입어서 니 모습이 성모 마리아처럼 성스럽고 숨소리는 너무나 고요해서 세상의 모든 소음을 덮어주었어. 엄마는 꿈을 꾼다. 니가 등불을 들고 나타나 아빠를 위로해주고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선하게 해주는 꿈을……. 죽은 이들이 등불을 들고 등장한다. 자신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환하게 웃고 있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 당선소감 “수술후 벅찬 소식… ‘이런게 인생이구나’ 느껴” 갑자기 배에 기형종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 직후 당선 소식을 들었다. 통증과 전신마취 후의 몽롱함 속에서 들은 가슴 벅찬 소식이었다.‘이런 게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부터 나는 ‘대전여민회’라는 여성운동단체의 연극 소모임 ‘돼지꿈’에서 활동을 해 왔다.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여성 문제를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연극’이라는 것이 사람의 다친 마음을 치료해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최고의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호사로서 막연히 연극에 대한 동경만 가지고 있던 나를 연극판으로 이끌어주고 몇 년을 한결같이 믿어준 대전여민회의 언니와 동생들 그리고 진연 언니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와 같이 몇 년을 울고 웃으며 연극을 했던 모든 돼지꿈 단원들과도 술 한 잔 하면서 기쁨을 나누고 싶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다. 단 몇 평의 무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신 김상열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부모님, 대전대의 모든 교수님들과, 같이 스터디했던 동료들, 그밖에 작품을 열심히 읽어주고 평을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아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개인이나 가족의 병이 아닌 사회의 병으로 인식해 같이 치료할 날을 바라며 당선 소감을 마친다. 김미정 ●약력 1971년 대전 출생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대전대 문예창작대학원 수료 대전여민회 문회위원장(연극모임 ‘돼지꿈’ 연출 및 극작 활동) ■ 심사평 “꿈·현실 넘나들며 존재의 불가사의 부각 돋보여” 신춘문예에도 유행은 있는가 보다. 올해 응모작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심사를 하면서 그 작품이 그 작품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다른 말로 하면 개성 있는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의식과 관념이 과잉되어 작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작품들, 고통의 아우성만 보여주고 고통의 근원을 성찰하지 않으려는 엄살과 감상(感傷)덩어리의 작품들, 무뇌아적 형식실험에 진부한 소재를 안이하게 결합한 작품들, 존재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 보이려는 도살의 욕망은 보이나 존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깨달음은 보이지 않는 작품들 등. 개성이나 독창성의 기준을 떠나 극작의 기본기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별하려고도 해보았으나 단편희곡이 지녀야 할 덕목을 지닌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소한 소재를 의미심장하게 구성해내는 능력, 압축적이면서 오랜 울림을 줄 수 있는 내공, 존재의 심연을 깊고 섬세하게 응시하는 통찰력을 지닌 신인을 만날 수 없었다. 정말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 독창성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신인을 기대했다. 그 이유는 대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등단과 함께 사라져가는 경우가 너무나 허다하기 때문이다. 등단은 시작일 뿐이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끝을 내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미정의 작품과 박재원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거론되었다. 박재원의 희곡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서라운드(surround), 다시 말해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형식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삶의 조건에 대한 중심인물의 대응이 자폐적이라는 지적 또한 면할 수 없었다. 김미정의 ‘블랙홀’은 공간, 인물, 사건의 혼재와 병치, 꿈과 현실의 넘나듦을 통해 존재의 불가사의한 면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연극 공간의 활용과 극적 이미지의 연결이 돋보였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와중에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철리 김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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