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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롯데그룹(1)-신격호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롯데그룹(1)-신격호 회장家

    신격호 롯데 회장은 빚을 몸속의 열에 비유하곤 한다. “몸에 열이 오르면 병이 나고 심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과다한 차입금은 만병의 근원이다. 특히 잘하지도 못하는 업종에 빚을 내 사업을 벌이는 것은 사회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과다한 차입경영이 논란이 되고 있는 요즘, 신 회장의 말은 울림이 크다. 일각에서는 “껌 팔아 부자됐다.”며 롯데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얕잡아 보기도 하지만, 기여도가 높다는 삼성·현대·LG 등이 저마다 골칫덩이 자식 한두 개 때문에 국가경제에 고통을 줄 때도 롯데는 어느 계열사 하나 그런 곳이 없었다.“실패하더라도 빚을 돌려줄 수 있는 범위에서만 투자한다.”는 신 회장의 무차입 경영 덕분이다. 롯데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70.3%. 삼성(50.0%) 다음으로 재무구조가 튼실하다.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땅에 건너가 ‘조센징 장사꾼’이라는 멸시를 받아가며 부(富)를 일군 신 회장. 그렇게해서 번 돈으로 고국에서 다시 기업을 일으킨 그는 한·일 양국에 사업체를 갖고 있지만 지금껏 과실송금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 번 돈은 고스란히 한국에 재투자하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가 중후장대 기간산업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경박단소 첨단산업을 일으켰다면, 신 회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산업을 개척한 선구자다. 몇 안되는 생존 창업주인 그는 여든을 훌쩍 넘긴 지금에도 여전히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셔틀경영’을 하고 있다. ●또다른 이름 시게미쓰상 그는 홀수달에는 신격호, 짝수달에는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가 된다. 홀수달에는 한국에서, 짝수달에는 일본에서 일한다. 그의 셔틀경영이 언제쯤 시작됐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주위에서는 모국 투자가 시작된 1960년대 말부터라고 짐작한다. 벌써 30년째다. 월말이 되면 수행원도 없이 혼자 공항에 나가 훌쩍 비행기를 탄다. 생활철학인 거화취실(去華就實·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이 엿보이는 단면이다. 한국에 머무를 때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쓴다. 집무실 겸 숙소다. 외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바로 옆의 롯데백화점 매장을 둘러보는 정도다. 올빼미족에게 반가운 얘기 한가지. 신 회장은 창업주 총수로는 드물게 ‘새벽형 인간’이 아니다. 오전 8시쯤 일어나 9시에 호텔방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임원들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말수가 적다. 칭찬에도 인색하다.“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지론”이라고 스스로 말할 만큼 완벽주의자다. 타고난 내성적 성격에 오랜 일본생활까지 겹쳐 웬만해서는 ‘혼네’(속내)를 내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때로 냉정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둘째아들인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결단코 자상한 분은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다. 언론에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단돈 83엔 들고 일본으로 신 회장은 1922년-원래는 1921년생이지만 호적에 1년 늦게 올랐다-경남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5녀의 맏이로 태어났다. 울산농업보습학교를 나와 경남도립 종축장에 기수보로 취직했지만 “박봉의 삶이 싫어” 1941년 일본행 관부연락선을 탔다. 이 때가 열아홉살. 고향친구 자취방에 얹혀 살며 신문·우유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잡일을 했다. 돈이 모이면 헌책방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작가 지망생의 꿈은 오래 가지 못했다. 문학으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기술을 배워야 했다. 와세다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 이학부) 화학과에 입학했다. 일본 패전의 기색이 짙어가던 1944년 어느날, 조선인 청년의 성실성을 평소 눈여겨보던 한 일본인 노인이 “커팅오일(기계를 갈고 자르는 선반용 기름) 사업을 해보라.”며 선뜻 6만엔을 내놓았다. 그러나 첫 사업체는 공습을 맞아 완전히 불타버렸다.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친구들은 “귀국선을 타자.”고 종용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는 살 수 없는 게 그였다. 빚을 갚으려면 돈을 벌어야 했다.1946년 5월 도쿄 스기나미구(區)의 낡은 창고에 가마솥을 내걸었다. 그럴 듯한 간판(히카리특수화학연구소)도 달았다. 커팅오일을 응용해 만든 비누와 크림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1년반만에 노인에게 진 빚을 모두 갚았다. 내친 김에 비누를 만들던 가마솥과 국수를 뽑아내던 기계로 껌을 만들었다. 또다시 대박. 신주쿠 허허벌판에 종업원 10명의 주식회사 롯데가 탄생했다. 껌회사에 소설 여주인공(‘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샬로테) 이름을 붙인 발상이 생뚱맞아 보이지만, 못다한 문학청년의 꿈은 그렇게 해서 다소 풀렸다.1948년 6월28일의 일이다. 신 회장은 훗날 “롯데라는 이름은 내 일생일대의 최대수확이자 최고의 선택”이라며 흡족해했다. 그가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을 때, 일각에서는 “고국에 대한 첫 투자가 겨우 소비재 사업이냐.”며 비판했다. 신 회장은 이렇게 항변한다.“한·일 수교로 모국 투자길이 열리자 당시 정부는 내게 종합제철소를 지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후지제철소(현 신일본제철)의 도움을 받아 설계도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직접 제철소(포항제철)를 짓겠다고 했다.” 어찌됐든 그렇게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로 고국에 진출한 그는 한국롯데를 국내 재계서열 5위의 ‘유통 명가’로 키워냈다. 지난해 말 현재 자산 29조 7000억원, 계열사수 41개, 종업원수 3만 5000명이다. 일본롯데에 비교도 안됐던 매출액(26조원)은 7대3 규모로 역전됐다. ●일본인 아내와 재혼 신 회장은 조혼 풍습에 따라 1940년 둔기리의 고향처녀(노순화)와 결혼했다. 신혼생활은 신 회장의 일본행 가출로 1년여만에 끝났다. 노 여사는 남편의 금의환향을 끝내 보지 못하고 1951년 29살에 요절했다. 신주쿠 허허벌판에서 일본 1위의 껌업체 하리스와 10년 상전(商戰)을 벌이는 동안, 신 회장에게 큰 힘이 돼준 이는 1952년 재혼한 일본인 아내 다케모리 하쓰코(竹森初子·78)씨였다. 결혼후 남편성을 따 시게미쓰로 바꿨다. 당시 일본 외무성 대신의 여동생이었다.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 시게미쓰 여사는 성품이 온화하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우리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알아듣기는 한다. 신 회장은 노 여사와의 사이에 맏딸 영자씨를, 시게미쓰 여사와의 사이에 동주·동빈 두 아들을 두었다. 롯데가의 한 인사는 “동주와 동빈이는 일본에서 나고 자라 집안에서는 히로유키, 아키오라는 일본이름으로 더 친숙하게 불렸다.”고 전했다. ●백화점 주역 신영자 부사장 모녀 신 회장의 맏딸 영자(63)씨는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 겸 호텔롯데 면세점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부산여고와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나왔다. 유통업계의 라이벌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는 대학 동창이다. 지난해 말 롯데면세점 모델인 ‘욘사마’ 배용준씨의 사진전에 직접 참석했을 만큼 회사일에 적극적이다. 유통 사업가답게 의상과 화장이 화려하다. 다소 깐깐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새어머니인 시게미쓰 여사와는 팔짱을 끼고 다닐 정도로 사이가 좋다.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미늄 회장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으나 지금은 독신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자녀 혼사는 막내딸 정안(31)씨. 지난해 5월 영국계 로펌 클리포드&챈스의 이승환(37) 변호사와 결혼했다. 이 변호사는 한국케이블TV 대구방송 회장과 영남일보 주필을 지낸 이종명씨의 아들.‘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 회원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아들 지만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잡화 바이어(차장)로 일하던 정안씨는 결혼후 휴직, 남편과 함께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친구 소개로 이 변호사를 만나 2년간 연애했다. 주례는 시아버지의 절친한 ‘지기’ 한완상 한성대 총장이 맡았다. 한 총장과 이 전 회장은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이 사업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이는 둘째딸 선윤(34)씨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나와 97년 롯데쇼핑에 입사, 올해 초 이사로 승진했다. 명품관 ‘에비뉴엘’ 개관의 일등공신이다. 외할아버지를 닮아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다. 성격도 소탈해 직원들 사이에 평이 좋다. 인테리어 회사 사장과 결혼했으나 지금은 독신이다. 외아들 재영(38)씨는 롯데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인쇄업체 ‘재영상공’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맏딸 혜선(36)씨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선윤씨처럼 독신이다. ●일본롯데 이끄는 큰아들 동주 동주(51)씨는 일본롯데 부사장이다. 결혼이 다소 늦었다. 서른여덟살이던 92년 3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재미교포 사업가 조덕만씨의 둘째딸 은주(41)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동주씨가 일본롯데의 미국법인 지사장으로 발령나면서. 아버지를 닮아 내성적인 그는 의외로 열살 연하의 거래처 여직원에게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가 주례를 본 두 사람의 결혼식은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아들(정훈·12)만 하나다.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동주씨는 아오야마(靑山)학원과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했다. 롯데와 무관한 미쓰비시 상사에서 10년간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 87년 한국롯데에 입사했다.“순수하고 학자 같다.”는 게 주위의 공통된 평가다. ●한국롯데 이끄는 둘째아들 동빈 동빈(50)씨는 형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역시 형이 다닌 아오야마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88년 일본 롯데상사의 이사로 롯데에 합류하기까지,8년을 다른 회사(노무라증권)에서 일한 것도 형과 같다. 한국무대에 데뷔한 것은 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맡으면서. 증권사에 오래 있어서인지 수치에 매우 밝다.97년 2월 한국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중국적자이던 그는 한국생활을 시작하면서 일본 국적을 정리했다. 처음엔 우리말이 서툴렀으나 지금은 발음이 조금 어색할 뿐, 대화를 주고받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와인을 즐기지만 폭탄주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문학 기질을 이어받아 사석에서 가끔 괴테의 시를 영어로 읊기도 한다. 이승엽 프로야구 선수가 뛰고 있는 일본 롯데 지바 마린스의 구단주 대행도 맡고 있다. 세간에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나 집안 인사의 얘기는 다소 다르다.“형인 동주보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다. 원래 신씨 집안 남자들이 활달한 편은 못된다.” ●한·일 넘나든 현해탄 혼맥 롯데가는 물론 재벌가를 통틀어 화려한 혼맥의 정수로 꼽히는 게 동빈씨의 결혼이다.85년 형보다 먼저 일본에서 다섯시간에 걸친 일본전통 혼례식을 치렀다. 신부는 일본의 대형 건설사 다이세이의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둘째딸 마나미(眞奈美·46)씨. 일본 귀족학교인 가쿠슈잉(학습원)을 졸업한 재원이다. 일본황실의 며느리감 후보로도 거론됐다.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중매를 서고 주례까지 맡았다. 결혼식에 나카소네 당시 총리를 비롯해 전·현직 일본 총리가 세 명이나 참석해 한·일 양국에서 떠들썩한 화제가 됐다. 마나미씨를 만나본 한 인사는 “평범하고 참한 인상”이라고 전했다. 아들 유열(19)군과 규미(17)·승은(13) 두 딸을 두고 있다. 부인과 자녀들은 일본에 살고 있다. 한달에 두세번 신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간다. 신 회장이 ‘셔틀 기업경영’을 하고 있다면, 신 부회장은 ‘셔틀 가족경영’인 셈. 수행원 없이 다니는 것은 부자(父子)가 똑같다. ●남다른 고향사랑과 초고층 건물에의 꿈 해마다 5월이면 신 회장은 울산시 울주군 둔기리 호숫가의 너른 잔디밭에서 사재를 들여 잔치를 벌인다.69년 대암댐 건설로 고향마을이 물에 잠기자 전국에 흩어진 고향사람들을 수소문,1971년 5월 돼지머리에 막걸리를 기울인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지금껏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모임 이름도 고향에서 따 ‘둔기회’라고 지었다. 처음엔 수십명이던 회원수가 아들·며느리·손자의 가세로 지금은 수백명으로 불어났다. 고향 못지 않게 신 회장에게는 애틋한 대상이 있다. 파리 에펠탑 같은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여든살이 되던 해인 2002년,112층 건물 청사진을 내보이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언제까지나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교통영향 평가 등에 걸려 지금껏 삽도 떠보지 못했다. 신 회장은 ‘건설통’ 서울시장에게 기대를 걸며 초고층 건물을 재추진하고 있다. ●유통명가 떠받치는 롯데맨들 롯데에는 사장단 회의가 따로 없다. 지난해 신설된 정책본부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계열사간 조정자 역할을 한다. 호텔롯데 소속의 김병일(62) 사장이 신동빈 부회장(본부장)을 도와 부본부장을 맡고 있다.73년 호텔롯데 경리부장으로 입사해 81년 그룹 기획조정실 이사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신 회장 부자의 심중을 가장 정확히 읽어낸다는 핵심참모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전무가로 말수가 적다.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는 경리분야에서 20년 잔뼈가 굵은 한수길(64) 사장이 맡고 있다. 자일리톨껌 등 ‘연타석 홈런’으로 경영성과를 끌어올렸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삼성 출신의 장경작(62) 사장과 ‘젊은’ 이인원(58) 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 사장을 지낸 장 사장은 올 2월 롯데맨으로 변신했다. 수익사업의 귀재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닌다. 평균 연령이 60대인 롯데 경영진 사이에 드물게 50대인 이 사장은 97년 CEO(최고경영자)로 파격 발탁돼 8년간 장수하고 있다. 관리·영업·매입 등 백화점 3대 요직을 모두 거쳤다.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친다. 할인점 업계 최초로 중소기업 박람회를 연 롯데마트 이철우(62) 사장과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석유화학 인수 주역인 호남석유화학 이영일(64) 사장도 눈에 띈다. 신 회장의 가족 가운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는 친동생인 신준호(64) 롯데햄·우유 부회장과 5촌조카 신동인(59)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지금의 롯데를 일구는데 일조했으나 지금은 한발 물러나 있다. 음료업계 최초로 순 매출액 1조원 돌파의 대기록을 세운 롯데칠성음료 이종원(61) 대표이사 부사장, 스피드 경영으로 유명한 롯데건설 이창배(58) 대표이사 부사장, 워커홀릭(일중독자)으로 불리는 롯데삼강 이광훈(57) 대표이사 전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롯데맨이다. 황각규(51) 롯데쇼핑 상무와 강현구(45) 롯데닷컴 상무 등은 신 부회장의 관심사업을 보좌하고 있다. ●“평창면옥에 해답이 있다” 이철우 사장의 회고다. “잠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의 일이다. 백화점을 짓기는 했는데 신세계의 세 배인 드넓은 매장을 채울 일이 걱정이었다. 회장님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며 타박하시더니 평창면옥에서 해답을 찾으라고 했다.” 당시 서울 평창동에 있던 평창면옥은 5000원짜리 밥맛이 워낙 좋아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사람들이 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곳까지 가겠는가.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상품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훌륭한 상품을 만들면 문제는 절로 해결되기 마련이다.” 신 회장의 이 얘기는 지금도 롯데 임직원들 사이에 자주 회자된다. hyun@seoul.co.kr ■ 절친했던 신격호·정주영 회장 신격호 회장은 생전의 정주영(왕회장) 현대 창업주와 절친했다. 왕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직접 추도사를 쓰기도 했다. 신 회장이 일곱살 아래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의 인생 역정은 매우 닮았다. 우선 대가족의 장남이다. 신 회장은 동생이 9명, 왕회장은 7명이다. 중농·빈농의 아들로 농사규모는 달랐지만 식솔이 워낙 많아 삶이 퍽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성공 신화의 시작이 가출이라는 것도 같다. 두 사람 모두 열아홉살 때 “앞이 안보인다.”며 집을 뛰쳐나왔다. 사업 시작후 최대의 시련도 ‘불’이었다. 신 회장은 처음 차린 커팅오일 공장이 불에 몽땅 타버려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왕회장도 첫 사업인 자동차수리공장이 불에 타는 바람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신 회장은 이 때문에 지금도 임직원들에게 자나깨나 불조심을 외친다. 롯데호텔 준공 때 멀쩡한 새 건물의 복도 천장을 뜯게 한 뒤 손전등으로 직접 방화 장치를 확인한 일화는 유명하다. 공교롭게도 죽을 고비도 한차례씩 넘겼다. 여든이 다 될 때까지 직접 운전을 하고 다녔던 신 회장은 언젠가 밤길에 귀가하다가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왕회장도 새벽에 울산공장을 시찰하러 직접 운전하고 가다가 차가 바닷물에 빠져 죽을뻔 했다. 발상도 기발하다. 신 회장은 풍선껌에 대나무 대롱을 함께 포장해 장난감처럼 불 수 있게 했다. 왕회장은 겨울 골프에 빨간 골프공을 도입한 주인공이다. 이 유명한 빨간공 일화를 남긴 1970년 초봄 라운딩의 동반자가 바로 신 회장이었다. 신 회장은 훗날 “폭설이 내려 (하얀 골프공을 찾을 수 없는 만큼)의당 약속이 취소된 것으로 여겨 하마터면 큰 실수를 할 뻔했다.”고 회고했다. M&A(인수합병)보다는 직접 공장말뚝 박기를 즐겼던 것이나 귀향잔치(둔기회·소떼방북)를 벌인 점도 똑같다. 다만, 신 회장은 언제나 소리가 나지 않았고 왕회장은 늘 요란했다. 대선 출마 등 말년에 한눈을 판 왕회장과 달리 신 회장이 사업에만 전념하는 것도 결정적 차이다. hyun@seoul.co.kr ■ 신동빈 부회장 ‘큰어머니’ 제사 해마다 직접 지내 지난달 21일 저녁 서울 성북동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의 자택. 검정 옷차림의 신씨가문 후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 날은 종손인 신격호 회장의 첫 부인 노순화 여사의 기일이었다. 신동빈 부회장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어머니’의 제사를 주관했다. 누나인 신 부사장은 말없이 ‘생모’의 제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느 재벌가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신 회장이 재혼한 아내와의 사이에서 얻은 동빈씨는 한국에 정착한 이후 노 여사의 제사를 꼬박꼬박 지내고 있다. 집안에서나, 그룹에서나,‘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빠르게 굳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후계구도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언급을 회피하던 그룹측은 이제 공공연하게 “후계구도 작업은 끝났다.”고 단언한다. 신 부회장이 일본인 아내를 맞은 점 등을 들어 일본롯데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장남인 점 등을 들어 한국롯데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한때 유력했지만 현재로서는 뒤집힌 셈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신설된 정책본부의 장(長)을 맡으면서 후계자 논란을 확실하게 잠재웠다. 재계는 “그룹 대권을 둘째아들에게 넘기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했다. 신 부회장은 온라인쇼핑몰·편의점 사업 등에서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했지만,KP케피칼·현대석유화학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아버지의 신임을 굳혔다. 현장을 중시하는 것은 아버지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지난 4월에는 롯데마트 금천점에 불쑥 나타나 한 시간 동안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현장에서 지시한 내용은 나중에 꼭 확인한다. 상장(6개사)에 인색한 기업 문화와 보수적인 토양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주목된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서울광장] 권력구조 개편은 차기 몫/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권력구조 개편은 차기 몫/이목희 논설위원

    우리 헌법은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두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쉽게 바꾸지 말며, 개정하더라도 현 집권자를 위한 개편은 안 된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이 이를 망각한다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고, 국가에너지 낭비가 심각해진다. 헌법 130조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에 이어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헌법개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두 거대정당이 합의해야 개헌 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 사실상 여야 정치권의 만장일치를 요구하고 있다. 헌법은 또 128조에서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못박았다.1987년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뒤 내각제로 포장을 바꿔 128조의 정신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거듭됐지만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전두환은 집권 말기 한때 내각제개헌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2인자 노태우측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랬던 노태우가 대통령이 된 뒤에는 3당합당이라는 극약처방을 써가며 내각제를 도입하려 했다. 역시 2인자였던 김영삼(YS)은 이를 뒤엎고 직선대통령을 쟁취했다.YS에 당한 김종필(JP)은 ‘2년짜리 대통령’을 조건으로 내걸어 김대중(DJ)의 집권을 도왔다. 하지만 DJ도 JP와의 내각제 약속을 저버렸다. 반복되는 개헌 논란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그런데도 비슷한 사태가 또 벌어진다면 역사에 책임질 일이다. 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현행 헌법체계에서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를 시범운용한 뒤 집권 말기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최근에는 온갖 기발한 제안을 내놓으면서도 개헌공론화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개헌을 앞세우면 될 일도 안 된다는 교훈을 과거 사례에서 배웠을 수 있다. 개헌론을 빼고 연정과 국회의원선거구제 개편을 연결시키다 보니 여권의 논리가 어지러워졌다. 선거구제에 정권을 걸겠다는 식의 언급은 선뜻 이해가 안 간다. 특히 노 대통령의 임기는 2008년 2월 끝난다.17대 의원 임기는 같은 해 5월까지다. 여권의 제안대로 선거구제에 여야가 합의하더라도 실행은 차기 정권으로 넘어간다. 다음 정권에서라도 지역구도가 깨질 제도가 마련될 경우 당장 총리직을 야당에 넘겨주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연정과 선거구제 논의의 다음 단계가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이라는 추측을 쉽게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현행 헌법 아래서 연정이나 거국내각을 하겠다면 말리기 힘들다. 여소야대로는 국정운영이 도저히 안 되므로 무리해서라도 남은 임기 잘해보겠다는데 어쩌겠는가. 야당의 선택은 다음 문제다. 그러나 개헌을 염두에 둔 연정, 정치판 뒤엎기라면 참는 게 낫다.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한 개헌문제만큼은 차기 주자군에게 맡겨야 한다. 권력구조 변경은 사생결단식의 싸움이 된다. 여권내에서도 그렇고, 여야간에도 그렇다. 차기주자군을 무시한 집권자의 개헌 추진이 성공한 전례가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 잠재후보군의 선호는 대통령중임제 개헌에 쏠려 있다. 여권은 이제라도 연정, 선거구제, 개헌 문제를 차분히 정리해줬으면 좋겠다. 사안별 공조에서 조금더 나가는 정책 연정은 지속적으로 모색해도 괜찮을 듯싶다. 선거구제는 국회 특별기구를 만들어 인내심을 갖고 논의를 이끌면 된다.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내년말쯤 개헌논의 기구를 만들되 노 대통령은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의 개헌 소신은 소신에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 새 권력구조는 새로 나라를 이끌려는 사람들이 짜도록 해야 한다. 헌법개정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청와대는 경제·영토·통일·지방분권 등 권력구조와 관계없는 부분에서 헌법이 새 모양을 갖추도록 조언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건강칼럼] 감기같은 냉방병

    온몸이 아프고 으슬거리며, 아침마다 피곤하다. 감기약을 먹어도 낫지 않고, 소화불량에 두통, 심지어는 배까지 아프고 설사도 하곤 한다. 감기인가 싶어 약을 먹은 뒤 푹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몸이 찌뿌드드하다. 감기 같지만 사실은 여름에 나타나는 냉방병 증상이다.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차가 5도가 넘도록 냉방한 방에서 생활해 얻는 온도차 냉방병과 냉각수 속의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공기를 마셔서 생기는 레지오넬라 냉방병(일명 재향군인병)으로 나뉜다. 온도차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차에 인체의 자율신경계가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며, 특히 순환장애가 심해지면서 이런저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경우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20∼30분 동안 땀내며 운동하기, 실내·외 온도차 5도 이내로 유지하기, 실내 공기 환기와 긴팔 옷 입기 등으로 예방하거나 증상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특히 찬음식을 피하고 조상의 지혜로운 피서법인 ‘이열치열’을 적용해 땀을 뻘뻘 흘리며 삼계탕이나 육개장을 일주일에 2∼3번 먹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런 음식은 더위와 땀으로 고갈되기 쉬운 단백질 보충에 그만이다. 레지오넬라 냉방병은 당뇨병, 심장병, 만성 폐질환자나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처음에는 감기처럼 기침, 미열, 근육통 등으로 시작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간혹 폐렴으로 번져 사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숨이 찬 느낌이 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흉부X선 촬영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레지오넬라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대형 빌딩의 냉각조와 에어컨 필터를 깨끗이 청소해 레지오넬라균의 번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또 평소 면역 증강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 제철 채소와 과일 즐겨 먹기, 백혈구를 활성화시키는 버섯요리와 바나나, 양배추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름 불청객 냉방병, 따뜻한 음식과 땀나는 운동, 조금 덥게 지내는 ‘이열치열’식 지혜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원장
  • 6·30 지방선거법 개정 전문가 시각

    6·30 지방선거법 개정 전문가 시각

    이번 지방선거법 개정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창원대 송광태교수는 “법개정이 당초 의도와 다르게 도출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정의 근본취지는 지방의회가 감시뿐 아니라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상밖의 결과에 놀랐다. “그 가운데 가장 잘못된 것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도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앙정치권이 정당정치를 위해 정당공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로 인해 서열화되고 지방의 특색이 무시된 정치가 계속되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의원들의 정당공천은 중앙정치에 예속을 의미하고 국회의원들이 또다시 지방의원들에 군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지방분권, 지방자치의 본질이 전도된 것이라는 말이다. 선진국들이 갈수록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을 없애는 추세에 크게 역행하는 것으로 지적했다. 선거구역을 광역화한 것도 농촌지역의 경우 실정에 맞지 않다. 중대선구제는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인물을 잘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농촌사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의원정수를 줄인 것도 크게 잘못된 것으로 분석, 현역 지방의원들과 뜻을 같이 했다. 우리의 지방의원 수는 기초의원 1인당 1만 3000명(의회당 평균 의원 15명, 자치단체별 유권자수 평균 20만명)을 대표하고 있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그런데 이를 더 줄인다면 지방자치의 미세혈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이다. 물론 유급제는 유능한 인재의 유입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현재 정부측이 구상중인 보수 수준은 해당 자치단체의 국장급 수준이지만 자치단체의 사정에 따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그는 “이번 지방선거법 개정은 일방적으로 중앙정치권의 입장에서 정리된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지방분권에 따른 올바른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지방과 자치의 특성을 인정해 주는 차별화된, 자율성 있는 자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보완작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잘먹고 잘살자] 서울 중앙시장 ‘홍어찜’

    [잘먹고 잘살자] 서울 중앙시장 ‘홍어찜’

    팔순 할머니가 혼자 식당을 한다? 손자·소녀의 재롱을 보면서 밥상받을 연배가 훨씬 지났지만, 먹기 살기가 궁핍해 혼자 식당을 꾸려가는 것일까? 서울 중앙시장 문짝골목의 홍어찜 김희임(80) 할머니는 “내 음식 먹자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서 하는 거지.”라고 이유를 댔다. 김 할머니의 얼굴은 젊은 새댁 못지않게 해맑았다. 흰머리칼과 주름살이 연륜을 느끼게 하지만 나이는 예순쯤 돼 보인다. 건강 비결을 묻자 “홍어를 많이 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한 것이지 뭐.”라고 손사래를 친다. 김 할머니가 내놓는 홍어찜은 두 종류. 전남 여수가 고향인 김 할머니가 어릴 때 먹었던 방식대로 만든 톡쏘는 홍어는 눈물을 뽑아낼 정도로 맛이 얼얼하다. 쏘는 맛이 없는 홍어도 내놓는다. 젊은 아가씨들이 찾는다고 한다. 삭히지 않은 홍어찜의 경우 졸깃하고 뒷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홍어찜 소자의 경우 어른 2인분이다. 삭힌것과 삭히지 않은 것을 섞어서 내달라고 해도 된다. 홍어회와 홍어탕도 있다. 메뉴판에 붙어 있지 않은 홍어삼합의 경우 하루전에 예약해야 한다. 돼지고기를 바로 삶아 손님들이 도착하는 시간에 뜨끈뜨끈하게 내놓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에서 농사를 짓는 남편(84)이 보내준 고추와 마늘, 식초로 만든 양념에다 양배추를 덮어 적당히 넣고 쪄낸다. 고추도 절구에 직접 빻아 맛이 더 난다. 김 할머니는 “고추와 식초, 막걸리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독특한 양념맛과 홍어에 양념이 알맞게 배도록 졸이는 시간을 조절하는 게 맛의 비결. 홍어는 흑산도산 참홍어가 좋긴하지만 너무 비싸서 칠레산 홍어를 쓴다고 털어놨다. 홍어를 먹고난 다음 남은 양념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곁들여 내놓는 깍두기는 담은 지 1년 됐다는데, 아삭아삭하면서 청량감이 들 정도로 맛이 시원하다. 할머니가 직접 담근 찹쌀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다. 농주처럼 약간 걸쭉한 막걸리를 자유당 시대부터 단속을 피해 담아왔다는 것. 그 맛은 온 시장에 소문이 쫙 퍼졌다. 이 막걸리로 홍어를 삭히기도 하고, 식초를 만들어 양념장으로 홍어를 찍어 먹게도 한다. 이 집은 교통이 좀 불편하고 장소가 좁은 게 흠. 지하철 2·6호선 신당역 11번 출구로 나와 중앙시장 문짝골목으로 들어가 아무나 붙잡고 ‘홍어잘하는 집’을 물어 보면 누구나 안다. 맛이 워낙 소문났을 뿐만 아니라 36년째 한 장소에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국제플러스] 미·일·타이완 연말 군사훈련 계획

    미국과 일본은 오는 8월 중국 산둥(山東)반도와 황해에서 실시될 예정인 중·러 합동군사훈련에 맞서 타이완과 합동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타이완 및 홍콩 언론이 6일 보도했다. 타이완 중앙통신과 홍콩 동방일보(東方日報) 등은 연말쯤 실시될 이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3국의 병력이 10만명에 달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위협의 강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우의 2005’라는 이름으로 8월18일부터 25일까지 실시되는 중·러 합동군사훈련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각종 외교·군사수단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훈련 규모를 줄이거나 훈련 등급을 낮추도록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식통들은 타이완까지 참여하는 이번 군사훈련이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클릭 이슈] ‘기초 의원까지 정당공천’ 반발 확산

    [클릭 이슈] ‘기초 의원까지 정당공천’ 반발 확산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등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이후 지방의원,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의원들은 개정된 공직선거법이 지방정치를 중앙에 예속시키는 시대착오적인 악법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기초의회 의장들의 모임인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회장 이재창)는 4일 대책마련을 위해 16개 시·도 대표의장들의 긴급모임을 결정, 통보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틀 바꿔 여·야정치권의 합의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의 기초의원 선거 관련 주요 골자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중선거구제 도입 ▲유급화와 함께 기초의원 정수 20% 감축 ▲비례대표 10% 등이다. 이번 개정안의 통과로 그동안 정치세력화되지 않도록 운영되어 온 기초의회의 틀이 완전히 바뀌어 지방의회, 특히 기초의회가 중앙정치권처럼 정당정치가 가능하게 됐다. 원래 공직선거법의 개정취지는 지방의원의 성격과 인적구성을 바꾸는 데 목적이 있었다. 유급제를 실시해 유능한 정치지망생을 지방의회에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또 중선거구제를 통해 지역 토호에 의한 의회 장악을 막고 비례대표제를 통해 여성과 전문인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개정작업이 진행됐다. 궁극적으로는 지방분권에 맞춰 지방의회가 감시기능뿐 아니라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데 있었다. ●국회의원이 지방정치를 장악 하지만 결과는 ‘기초의원 유급화’라는 당초 기초의회 및 의원들의 요구 하나만 들어주고 전체 골격은 지방정치를 중앙정치권의 하부조직으로 만들어버려 떡하나 얻어먹고 빰맞은 꼴이 돼 버렸다. 일례로 지방의원 수는 기초의원 1인당 평균 1만 3000여명의 주민을 대표하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선거구제로 의원정수를 줄여 지방자치의 본질과 기능을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등 국회의원들조차도 “지금 숫자로도 참여민주주의를 구현하기 부족한 실정”이라고 부적절한 개정임을 인정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회 조덕현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중선거구제로 5∼6개 동에서 1∼2명의 의원을 뽑는다면 국회의원 선거때처럼 지역별 주민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민의를 대표할 수 있는 올바른 의회 구성이 어렵게 될 것이다.”며 기초의회의 반발 분위기를 대변했다. ●정당공천제에 큰 반발 특히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도입은 지방자치를 가장 크게 훼손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작업을 지켜본 창원대 송광태 교수는 “자치 선진국은 정당공천을 없애는 추세에 있다.”며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는 지방분권, 지방자치의 본질이 전도된 것으로 이번 개정법에서 가장 잘못된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 등은 법개정전 “기초의원 정당공천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지방자치를 더욱 중앙정치에 예속시키고 공천잡음 등 지방자치 발전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초의원들의 반발도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 시민·여성운동과 의회활동을 병행하는 유정희 관악구의회 의원은 “이번 개정은 지방정치와 주민자치를 완전히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그 가운데 정당공천제는 기초단위의 생활정치, 풀뿌리 정치를 지나치게 정치화한 것으로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단체도 비난전 가세 지역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지역 시민단체 연대회의는 지난 1일 성명서를 내고 “기초의원 정당공천은 신인의 진출을 근본적으로 막고 선거 공정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당 공천을 전제로 한 중선거구제 도입도 힘센 정당끼리 나눠 먹겠다는 속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주 경실련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기초의회까지 정당공천제를 도입하려는 의도는 국회의원의 지역정치 영향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지방선거법의 기초의원 정당공천제와 유급화의 백지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각 지역 시민단체는 기초의원뿐 아니라 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도도 폐지할 것을 주장하는 등 중앙정치권의 지방정치 장악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창원대 송광태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법 개정은 중앙정치권의 지방장악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며 “지방분권에 따른 올바른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지방과 자치의 특성을 인정해주는 차별화된, 자율성있는 자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보완작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일왕부처 사이판 한국인위령탑도 방문

    |도쿄 이춘규특파원|아키히토 일왕 부처가 28일 위령방문 중인 미국령 사이판섬에서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을 방문, 예를 표시(배례)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왕 부처는 오키나와 출신자들을 위령하는 오키나와탑에도 들렀다. 한국평화기념탑이나 오키나와탑은 당초 예정에는 공표되지 않은 곳이다. 이와 관련, 현지에서는 전날 김승백 사이판 한인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일왕 부처의 한국평화기념탑 방문을 요청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까지 나온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일왕 부처는 한국평화기념탑 방문에 앞서 태평양전쟁 희생자를 추도하기 위해 사이판섬 북부의 중부태평양 전몰자 비에 헌화했고, 수많은 일본군과 민간인들이 뛰어내려 숨진 `반자이(만세) 절벽´을 방문, 추도하는 등 사이판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taein@seoul.co.kr
  • 일왕도 과거사 미화 동참

    |도쿄 이춘규특파원|아키히토 일왕 부처가 27일 2차대전 격전지였던 미국령 사이판을 위령 방문했다. 일왕이 과거 식민지배 지역을 위령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일왕은 이날 정부 전용기로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하기에 앞서 발표한 출국사에서 “지난 대전 중 해외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을 추도하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오늘의 일본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구축된 점을 늘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일왕 부처는 이날 오후 유족회와 전우회 등의 대표를 만난 데 이어 28일에는 일본 정부가 1974년 사이판 북부에 건립한 ‘중부 태평양 전몰자 비’를 방문해 헌화한다. 또 많은 옛 일본군 병사가 미군에 투항을 거부하다가 투신한 것으로 알려진 ‘반자이(만세) 절벽’과 원주민 희생자 933명의 이름을 새긴 마리아나 기념비, 당시 전투에서 사망한 미군 5000명의 추도시설인 제2차 세계대전 위령비 등을 찾아 헌화할 계획이다. 사이판은 2차대전 말기 격전지로 변해 1944년 6·7월 미군이 상륙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징용자를 포함한 현지 거주 민간인의 60% 이상과 주둔 옛 일본군의 90%(4만 3000여명) 등 6만명 이상이 숨졌다. 일본군의 강력 저항으로 미군도 1만 5000여명이 희생됐다. taein@seoul.co.kr
  • “온몸으로 조국 지켜온 모습 영원히…”

    “온몸으로 조국 지켜온 모습 영원히…”

    경기도 연천 중부전선 GP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인 고 김종명(26) 대위 등 육군 장병 8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25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육군 28사단장(葬)으로 거행됐다. 고인들의 유해는 성남시립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옮겨져 안장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 200여명과 군장병 500여명 등 각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위로했다. 영결식은 조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영정ㆍ영구 입장, 고인에 대한 경례,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및 묵념 순으로 1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영결식 내내 유족들의 오열이 그치지 않았다.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조국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전우들을 위해 국가안보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소임을 완수해 왔던 높은 뜻과 발자취를 추모하며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피의자 김동민(22) 일병의 동기이자 사건현장에서 생존한 천원범 일병은 조사에서 “(희생자들은) 젊은 나이에 조국의 부름에 당당한 자세로 응해 온 몸으로 조국을 지켜온 이 시대의 진정한 젊은이들이었다.”며 “누구보다 용감하고 성실했던 선배 전우들의 환한 웃음과 멋진 모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어 희생장병의 유해는 대전 유성 갑동 대전 현충원에 도착, 합동안장식이 엄수됐다. 박흥렬 육군참모차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안장식은 종교의식, 헌화, 분향, 조총, 묵념과 하관순으로 이어졌다. 하관식이 열리자 유족들은 “우리 아들 불쌍해서 어떡해.”“엄마 두고 어디 가느냐.”“하고 싶어하던 것도 다 못해 줬는데 미안해서 어쩌냐.”며 오열, 온통 눈물바다를 이뤘다. 김종명 대위의 영현은 장교묘역에 안치됐고, 김인창(22) 병장 등 7명의 영현은 사병묘역에 나란히 묻혔다. 유족들은 하관식이 끝난 뒤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 문조 8마리와 가족과 친구를 나타내는 잉꼬, 카나리아 등 모두 20마리를 하늘로 날려보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온몸으로 조국 지켜온 모습 영원히…”

    “온몸으로 조국 지켜온 모습 영원히…”

    경기도 연천 중부전선 GP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인 고 김종명(26) 대위 등 육군 장병 8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25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육군 28사단장(葬)으로 거행됐다. 고인들의 유해는 성남시립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옮겨져 안장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 200여명과 군장병 500여명 등 각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위로했다. 영결식은 조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영정ㆍ영구 입장, 고인에 대한 경례,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및 묵념 순으로 1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영결식 내내 유족들의 오열이 그치지 않았다.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조국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전우들을 위해 국가안보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소임을 완수해 왔던 높은 뜻과 발자취를 추모하며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피의자 김동민(22) 일병의 동기이자 사건현장에서 생존한 천원범 일병은 조사에서 “(희생자들은) 젊은 나이에 조국의 부름에 당당한 자세로 응해 온 몸으로 조국을 지켜온 이 시대의 진정한 젊은이들이었다.”며 “누구보다 용감하고 성실했던 선배 전우들의 환한 웃음과 멋진 모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어 희생장병의 유해는 대전 유성 갑동 대전 현충원에 도착, 합동안장식이 엄수됐다. 박흥렬 육군참모차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안장식은 종교의식, 헌화, 분향, 조총, 묵념과 하관순으로 이어졌다. 하관식이 열리자 유족들은 “우리 아들 불쌍해서 어떡해.”“엄마 두고 어디 가느냐.”“하고 싶어하던 것도 다 못해 줬는데 미안해서 어쩌냐.”며 오열, 온통 눈물바다를 이뤘다. 김종명 대위의 영현은 장교묘역에 안치됐고, 김인창(22) 병장 등 7명의 영현은 사병묘역에 나란히 묻혔다. 유족들은 하관식이 끝난 뒤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 문조 8마리와 가족과 친구를 나타내는 잉꼬, 카나리아 등 모두 20마리를 하늘로 날려보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日우익, 도쿄재판 정당성 부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2차대전 패전국으로서의 전후질서를 규정당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의 정당성에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일본 야스쿠니신사는 “A급 전범은 일본 국내에서는 범죄자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도쿄신문을 통해 공식 밝힌 데 이어 25일에는 신사 경내에 도쿄재판 당시 모든 피고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 인도인 펄 판사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도 26일 후지TV에 출연, 도쿄재판의 정당성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A급 전범이 범죄인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28일 발족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하는 자민당 국회의원 모임은 A급 전범에 대한 “유죄 판결의 문제점”을 앞으로 모임의 논의과제로 삼을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주일 인도대사관 무관 등 40여명이 참석한 비문 제막식에서 야스쿠니신사측은 “일본 무죄론을 전개한 아시아의 학자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펄 판사는 도쿄재판에 참여한 11명의 판사 중 유일한 국제법 학자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A급 전범을 포함한 피고 전원의 무죄를 주장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앞서 도쿄신문에 보낸 서신에서 A급 전범은 “일본 국내법으로는 범죄자가 아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도쿄재판에 대해서도 “재판이 절대 옳았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야스쿠니신사의 이런 입장은 A급 전범의 전쟁책임을 부인한 것으로 야스쿠니 참배가 “전쟁을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고이즈미 총리의 설명과도 모순되는 것이다. 일본은 A급 전범의 전쟁책임을 인정한 극동국제군사재판을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1951년 샌프란시스코조약을 통해 독립국의 지위를 회복했다. 도쿄신문은 야스쿠니측의 이런 입장은 고이즈미 총리가 아무리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전몰자 추도를 위해’ 참배한다고 주장해도 참배 자체가 전쟁책임을 모호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야스쿠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taein@seoul.co.kr
  •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English

    ■웃기는 영어(4) Taxi Drivers’ Favorite Jokes A little boy and a little girl are playing.The little boy pulls down his shorts and says,“I have one of these and you don’t.” The little girl starts crying and crying and runs home to her mother. The next day the boy and girl are playing together again.Once again the boy points to his private parts and says,“I have one of these and you don’t.” But the little girl just keeps on playing.“How come,” says the boy,“you’re not crying today?” “My mother told me,” says the little girl,pulling up her dress,“that with one of these I can get as many of those as I want.” (Words and Phrases) play: 놀다 pull down∼:∼을 끌어내리다 shorts: 반바지 start ∼ing:∼하기 시작하다 the next day:다음날 point to ∼:∼을 가리키다 private parts:음부 keep on ∼ing:∼하기를 계속하다 how come:왜(how come 다음에는 평서문의 어순이 옴) pull up ∼:∼을 끌어올리다 as many ∼ as I want: 내가 원하는 만큼 많은 ∼ (해석) 꼬마 머슴애와 꼬마 계집애가 놀고 있었습니다. 꼬마 머슴애가 반바지를 끌어내리고 말했습니다.“난 이런 게 있는데, 넌 없지.” 꼬마 계집애가 울음보를 터트리면서 집으로 엄마한테 달려갔습니다. 다음날 머슴애와 계집애가 다시 함께 놀았습니다. 다시 한 번 머슴애가 은밀한 곳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난 이런 게 있는데, 넌 없지.” 그러나 꼬마 계집애가 그냥 계속 놀기만 했습니다. 머슴애가 “오늘은 왜 울지 않는 거야?” 치마를 걷어 올리면서, 꼬마 계집애가 말했습니다,“엄마가 그러는데, 난 이걸 갖고 원하는 만큼 거시길 많이 가질 수 있거든.” (해설) 남자라면 어렸을 적 이 유머와 같은 놀이를 한 번쯤은 했을 것입니다. 자기만 고추(one of these)가 있다는 걸 여자애에게 자랑해본 적이 없습니까? 이런 자랑에 분해 울고 있는 여자애한테 현명한 엄마가 해준 한마디 조언이 참 재미있습니다. 고추도 아닌 걸 갖고 고추를 원하는 만큼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조언은 동서양을 떠나, 남성에 대한 여성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But the girl just keeps on playing 오늘은 버터걸이 뜨거운 차에 혀 덴 얘기를 해보는 거죠. But the girl ▶버터걸이죠. just ▶자스(jus)민 티(t)를 마시다가 혀가 데었죠. 왜 하필 혀냐? 그때 그때 달라요. keeps ▶그래서 혀에 깁스(keeps)를 했죠. on ▶놀러온(on) 친구한테 절실하게 말하죠. playing ▶“나 깁스 풀래(play) 잉(ing)~ㅠㅠ” ■영작문 두려워말라(2) 지난 호에서 우리는 영작문을 잘 하려면 영작할 내용을 영미인의 사고방식대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2005년 6월13일자 연합뉴스의 기사 일부인데, 이 내용을 영어로 옮긴다고 가정해 보세요.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매출액 500억원 이상 8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8.6%인 66개사가 ‘직원 기 살리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92.4%가 기 살리기 프로그램 실시 후 생산성 향상, 이직률 감소, 조직 분위기 쇄신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위 내용을 word-for-word 형식으로 영어로 번역하려다 보면, 금방 영어답지 않은 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한 결과,…하다.”와 같은 표현이 영어에 없으며, 또한 “∼가 …등의 효과를 거두다.”라는 표현보다는 “∼이 … 등의 효과를 가져 오다.”라는 표현이 영미인의 사고에 더욱 부합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따라서 위 내용을 영어로 옮기려면, 다음과 같이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84개의 기업을 조사하고, 전체의 78.6%인 66개사가 ‘직원 기 살리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결과를 13일 밝혔다. 이 중 92.4%가 기 살리기 프로그램이 생산성 향상, 직원 이직률 감소, 조직 분위기 쇄신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답했다. 이렇게 한 다음, 위 내용을 영어로 word-for-word 형식으로 옮겨보면 영작이 훨씬 쉽게 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The employment·personnel portal site(www.incruit.com) investigated 84 corporations with more than 50 billion won sales,and disclosed on June 13 that out of them,64 corporations,which was 78.6 percent,are running the program for boosting the morale of their employees.It was also reported that 92.4 percent of these 64 corporations agreed that the spirit-boosting program has brought positive effects such as the increase of production rate,the decrease of unemployment rate,and refreshing the atmosphere of organizations. ■ 절대문법을 알려주마(4) ‘동사’야 너 어디로 가니 언어 사용의 목적은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고, 의사소통의 목적은 의미를 통한 정보 전달에 있다. 따라서 언어를 배우는 일차적인 과정은 의미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아는 것이다. 영어는 동사를 중심으로 한 앞·뒤의 자리에 어떤 단어가 위치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언어이다. 예를 들어 ‘I can can a can in a can.’이라는 문장을 보자.can의 위치에 따라 첫 can은 ‘할 수 있다.’의 의미를, 두번째는 ‘따다.’, 세번째는 ‘깡통’, 네번째를 ‘통’의 뜻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통에 있는 깡통을 딸 수 있다.’로 해석되는 것이다. 영어를 학습할 때 우리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려야 하는 개념은 “영어는 동사가 자리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동사를 중심으로 각 단어의 자리가 결정되었을 때 의미는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알아보자. 언어는 그 언어가 사용되는 심리적·물리적 환경을 반영하여 형성된다. 문화에 따른 생활양식, 사고방식 및 습관까지 담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어는 주어가 행하는 동작의 행위들이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부터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전개된다. 그러나 영어는 구체적인 사실들로부터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확장되는 언어이다. ‘나는 어제 친구들과 식당에서 햄버거를 먹었다.’의 우리말은 상황 설명이 나온 뒤에 비로소 동작이 나온다. 반면 영어는 ‘I ate a hamburger at the restaurant with my friends yesterday.’ 식으로 동작이 앞서고 동작을 설명하는 말이 뒤따라 온다. 또 한국어에서는 사람을 지칭할 때 ‘홍길동’과 같이 성, 이름 순으로 얘기하지만, 영어에서는 ‘길동 홍’처럼 이름, 성 순서로 보다 더 구체적인 사실이 앞에 오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주소를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이 주소를 쓰는 경우의 예)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OO 빌딩 7층 (영미인들이 주소를 쓰는 경우의 예)12345 Main St.Los Angeles.California.USA 영미인들은 우리와 달리 구체적인 장소부터 덜 구체적이고 범위가 큰 장소 순서로 주소를 적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 우리가 영어 문장을 읽고 쓸 때 의미 전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는 분명해진다. 주어를 중심으로 동사의 동작을 행하는 내용들이 구체적인 사실에서부터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전개된다는 개념을 머리에 갖고 영어문장을 대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편에는 이러한 사고의 개념이 언어사용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구체적인 문장을 통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김성수 회장은 -1976년 전남대 건축학과 졸 -1989년 전화 학습 관리법, 오디오 심화학습법 도입 -어머니 교실 1000여회 개최 -㈜무무 잉글리시 회장
  • 한·일합의 하루만에 실종?

    |도쿄 이춘규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0일 정상회담뒤 “새로운 평화추도시설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라고 밝히자마자 21일 일본 각료들이 잇따라 사실상 반대론을 쏟아내 정상회담 발표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런 발언들은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사실상 묵살하는 데다, 노 대통령의 “일본 집권당의 각료와 핵심지도자들은 발언에 각별히 유의하면 좋겠다.”는 주문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내용이어서 한·일관계는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냉각기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예고해주는 것으로 외교소식통이 평했다. 일본의 전몰자 추도시설은 야스쿠니신사와 지도리가부치 전몰자(무명용사) 묘역 등 2곳이다. 내각 각료서열 1위인 아소 다로 총무상은 이날 새로운 추도시설에 대해 “야스쿠니에 모시는 것을 우리의 형편이나 타국의 사정(요구)으로 그만두는 것은 돌아가신 분들의 기분에 안맞는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새 추도시설을 만드는 것은 야스쿠니를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라고까지 주장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도 새로운 추도시설 문제에 대해 야스쿠니신사의 대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국민 이해가 깊어지는 것이 소중하다.”고 여론동향에 따르겠다는 신중론을 폈다.taein@seoul.co.kr
  • [사설] 여전히 미흡한 고이즈미 역사인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어제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만큼 변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현안인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다. 과거사와 관련, 다른 어떤 미사여구보다 신사참배 중단이 갖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이 역사인식 차이를 좁히지 못함으로써 앞으로도 한·일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에서 제2기 역사공동위 산하에 교과서위원회를 신설, 연구결과를 양국의 교과서 편수과정에 참고하기로 합의했다. 야스쿠니신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이즈미 총리가 제3의 추도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국민여론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라는 단서를 달았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중단하라는 노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앞으로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핑계를 댔다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젊은층의 반일 의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제 식민을 경험한 세대보다 20대가 일본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극우 지도층이 인접국을 얼마나 자극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해 일본 안에서도 반대여론이 많다고 한다. 신사참배 중단을 결정하면 오히려 정치적 인기가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추후라도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 정상회담에서 재천명됐듯이 한·일간 북핵 공조와 경제·문화 협력은 강화되어야 한다.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한 6자회담이 새달에는 재개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김포∼하네다 항공편을 하루 8편으로 늘리기로 한 합의를 계기로 인적·물적 교류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양국 관계가 진정한 미래로 나아가려면 고이즈미 총리의 역사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 [일본을 다시본다] (3)이제는 환경기술

    [일본을 다시본다] (3)이제는 환경기술

    |특별취재팀|‘2년 연속 1조엔 순익 기록’,‘세계 자동차 품질조사 단연 1위’,‘세계 자동차메이커들의 도요타 벤치마킹 열풍’…. 최근 도요타자동차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가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할 정도로 난국에 처해 있지만 도요타는 오히려 더 잘 나가고 있다. 일본 전체가 휘청거린 ‘잃어버린 10년’에도 도요타는 딴 세상이었다. 그래선지 일본인들은 도요타에 대한 자긍심과 자랑이 대단하다. 대부분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대졸자나 대졸예정자들이 입사하고 싶은 직장 순위에서 늘 1,2위를 다투는 것도 그때문이다. 각종 서점에서도 도요타 관련 서적은 인기 상종가다. 앞으로의 기상도 역시 ‘맑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개선’과 ‘회사’의 일본어인 ‘가이젠’과 ‘가이샤’를 세계 공통어로 만든 도요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 답을 알고 싶어 도요타시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나고야 신칸센역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도요타시. 차량 생산공장 4곳과 엔진 등 부품공장 8곳, 그리고 150개 협력업체들로 짜여진 도요타시는 그야말로 ‘도요타 왕국’이었다. 시 이름도 고로모에서 도요타로 바뀌었다고 한다. ●‘G21 프로젝트’ 그 중에서도 쓰쓰미 공장을 둘러봤다.114만㎡의 면적(도쿄 돔의 34배)에 6400여명이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캠리를 비롯, 모두 8종이었다. 프레스, 용접, 도장, 조립, 최종 점검 등 각각의 생산공정을 거쳐 20시간만에 자동차가 한대씩 출고됐다. 이 공장에서만 한달 평균 3만 1000대를 생산한다. 공장 천장쪽에 설치된 ‘계획대수, 실적대수, 가동률’ 전자 계기판이 수시로 변하면서 근로자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여러 공정을 살펴보면서 도요타 특유의 작업방식으로 알려진 ‘JIT(Just In Time)’, 즉 3만개의 부품이 정확한 시간에 공급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부품 거치대가 라인을 따라 움직이면서 작업자를 돕거나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라인이 자동 정지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쏙 꽂힌 것은 하이브리드 카의 총아로 불리는 프리우스 차량이었다.21세기 첨단 자동차로 평가받는 하이브리드는 누구나 인정하는 환경기술 작품이다. 자동차 기술혁신의 중심에는 대기오염 감축과 이산화탄소 저감을 통한 연비 향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곧 환경기술과 맥이 닿는다. 공장에서 만난 도요타맨들은 프리우스를 가족처럼 느끼는 듯했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관한 한 도요타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배어 있어서일까. 다이쇼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적어도 5년은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브리드 카는 저속에서는 전기로, 고속에선 가솔린으로 운행한다. 그런 하이브리드의 대표 차량이 프리우스다. 도요타는 ‘잃어버린 10년’ 기간동안 미래형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했다. 이른바 ‘G21 프로젝트’다. 수성에만 급급했던 일본 내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해외시장 개척에도 공격 경영으로 치고 나갔다고 한다. ●“변해야만 한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은 지난 1995년 사장 취임 당시 취임사를 통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고 이런 기조는 조 후지오 현 사장체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도요타가 G21 프로젝트에 주력한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이었다고 마스다 기요시 환경부장(이사)은 전했다.2002년에는 ‘2010 글로벌 비전’까지 발표했다. 연간 생산대수를 900만대로 잡고 연료전지차, 전기차, 천연가스 차량 등 다른 환경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재생·순환형 사회에 발맞춰 자동차 폐기문제도 친환경적으로 다뤄 나가겠다는 게 골자다. 조 후지오 사장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요구들이 점차 강해졌고 하이브리드 기술은 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원의 다양화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의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내놓는 것, 그것이 세계 일류기업을 만드는 동력임을 읽을 수 있다. 1997년부터 시판에 들어간 프리우스는 2010년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환경기술 차량이란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판매 목표치를 초과할 가능성도 크다고 마스다 부장은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전세계 모든 자동차가 하이브리드로 바뀌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 상생 돋보여 무엇보다 좋은 노사관계가 도요타의 오늘을 이끌었다는 게 중론이다. 마스다 부장은 “회사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면서 “노사 모두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도요타 노조는 2년 연속 순익이 1조엔을 초과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좋았음에도 임금 동결을 선언, 다른 기업들을 갸우뚱거리게 만들 정도였다.19년전 입사한 시노하라 마사히코(37) 총무국 주임은 “일본 전체가 어려울 때도 우리는 불경기를 느끼지 못했다.”면서 “근로자들의 회사 사랑과 단체의식이 남다르다.”고 밝혔다. 시노하라는 “노조가 일반 사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를 경영진에게 전달하는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의 다카하시 요시오 부사무국장은 “도요타는 노사관계가 좋은 일본적 기업”이라면서 “임금 동결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긍정 평가한다.”고 밝혔다. 공장 곳곳에 붙여져 있는 ‘좋은 품질, 좋은 생각’ 푯말이 어느때보다 가슴 속에 다가왔다.jthan@seoul.co.kr ■ “교토의정서 배출가스 규제 친환경 자동차 개발은 필수”|특별취재팀|“21세기 시장전략은 사람들의 꿈을 신기술로 창조하는 것이고, 그 중심에는 환경문제와 안전을 실현하는 기술개발이 있습니다.” 도요타자동차의 환경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마스다 기요시환경부장(이사)은 환경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넉넉한 인상의 마스다 부장은 도요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털어놨다. ▶도요타가 환경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데.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대기오염과 이산화탄소 배출문제가 핵심이다. 교토의정서도 2010년 배출가스를 지금보다 6% 낮추도록 규제하고 있다.2002년말 전세계 자동차 보유 대수는 8억 1500만대였다.2050년에는 17억 8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더욱이 석유 매장량도 한계에 다다른데다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도요타차가 환경기술 즉, 하이브리드 개발에 주력한 이유다. 물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업계 특유의 적자생존 원리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요타가 지구환경헌장을 채택하고 ‘배기가스 제로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북미지역에서도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천연가스, 수소, 바이오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환경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교토의정서 발효와 환경기술 개발의 상관관계는.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는 199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고, 도요타는 이미 93년 ‘21세기 미래 자동차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연비가 2배 이상 높고 배기가스를 대폭 줄이는 것이 1차적 목표였다. 교토의정서의 발효와는 관계없이 진행된 것이다. 프리우스는 시판 이후 올 2월말까지 34만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다른 회사에도 제공한다는데. -현재 6종류인 하이브리드 차종을 다양화하고 판매지역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닛산자동차와 제휴를 맺어 2006년부터 북미지역 닛산 브랜드인 ‘알티마’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뒤 향후 5년간 10만대를 판매키로 했다. 포드자동차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GM측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개발 중인 다른 환경기술 분야는. -천연가스 차량, 가솔린과 에탄올을 동시 사용하는 플렉스 차량,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차량이 운행되는 연료전지 차량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석유의 고갈에 대비하고 환경오염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문제는 적정한 가격대에 실용화 할수 있는지 여부이다. 미래형 차량이라 불리는 연료전지차만 하더라도 실용화에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1대당 1억엔 이상으로 추정되는 고비용도 문제지만, 수소 공급의 인프라 정비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폐차도 친환경적으로 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라는데. -자동차의 리사이클 설계를 말한다. 자동차 부품도 친환경적인, 예컨대 사탕수수 등의 식물을 원료로 한 플로어 매트 등을 사용하고 폐기처분시에는 보다 쉽게 해체하고 분진이 가급적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jthan@seoul.co.kr <
  • 盧 “日지도자 말 조심해야”

    盧 “日지도자 말 조심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과거사 문제를 집중 논의했으나 현격한 시각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양국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역사를 보는 기본적인 인식에서부터 교과서문제,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에 이르기까지 숨김없이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은 있었으나 합의에 이른 것은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일본 집권당의 각료와 핵심지도자들이 한국 국민들의 과거 인식과는 다른 말을 함부로 함으로써 감정적인 갈등을 제공하는 일이 많다.”고 지적하고 “일본 집권당의 각료와 핵심지도자들은 발언에 각별히 유의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盧대통령 “신사참배 어떻게 설명해도 과거정당화” 노 대통령은 “총리께서는 신사참배를 어떻게 설명하시더라도 나와 우리 국민에게는 역시 과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면서 “이것이 객관적인 현실”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가 과거의 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게 아니라 전쟁에 참가한 많은 일본인을 추도하고 앞으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신사참배 중단 여부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미래의 안정과 평화를 확실히 보장하려면 외교적·정치적 틀을 만들어야 하고, 양국 사이에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정리해서 화해할 수 있는 조치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일본측의 자세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고이즈미 총리와 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한·중·일을 중심으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획기적인 토대를 마련하지 못하면 역사에서 할 일을 다 못한 지도자가 될 것이고, 역사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2기 역사공동위 발족키로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한다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하네다∼김포간 하루 4편의 항공편을 오는 8월부터 8편으로 증설하고, 제2기 역사공동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산하에 교과서위를 만들어 교과서 편수과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1박2일 동안의 방문일정을 모두 마치고 21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고이즈미 - 한·일정상 ‘역사인식’ 발언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20일 청와대에서 역사인식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한 회담 결과와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내용을 토대로 정상회담 대화를 재구성했다. # 역사교과서 왜곡 노 대통령 2001년에도 교과서 문제가 매우 심각했는데 채택률이 낮아 그냥 넘어갔다. 올해는 여당인 자민당이 후소샤 교과서 채택을 지원하고 있지 않으냐는 언론 보도도 있어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초등·중등 교육에서 역사교육은 국가의 가치체계를 교육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중등교육에서 자유민주주의라든지 인권·평화·평등 등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보편적 가치체계를 교육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본정부는 교과서 검인증 제도에 개입할 수 없고, 저자의 자유라고는 하지만 우리 국민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왜곡된)역사책을 읽고 자라나는 세대들이 어떤 관념과 가치관을 갖게 되는지에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정당한 이유가 있다든지, 큰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고이즈미 총리(기자회견에서)한국민의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그 위에서 미래를 위해 솔직하게 대화하는 게 양국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 야스쿠니 신사참배 고이즈미 총리 나의 야스쿠니 참배가 과거 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게 아니라 본의 아니게 전쟁에 참가한 많은 일본인을 추도하고 앞으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위한 것이다. 과거 전후 60년 동안 일본은 비핵화 원칙과 방위문제에서 주변국가들에서 위협을 준 적이 없다. 군사력을 억제하면서 경제발전을 추구해 왔다. 일본이 얼마나 평화지향적인 정책을 펴왔나. 노 대통령 야스쿠니 신사에 가보면 거기에는 과거의 전쟁을 자랑스러워하고 영광스러운 것처럼 전시해놓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과거의 전쟁과 전쟁영웅을 미화하고 이런 것을 배운 나라가 옆에 있고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고 있을 때, 여러번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이웃 나라 국민들은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노 대통령 진정한 평화를 달성하려면 제도적 평화의 틀을 만들고 평화를 지향하는 공동의 인식을 가져야 하며,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와 내가 자주 만나 사진도 찍고 양국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역사인식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고는 조그만 계기가 있어도 양국관계는 폭발하고 불신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 같은 결단력 있는 지도자가 계실 때 한국·중국·일본관계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의 마음 속에 대결전선이 있는 한 진정한 미래의 평화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결전선을 없애기 위해 역사의 찌꺼기를 없애야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한·일 정상, 얼굴 붉힌 토론 해보라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간 한·일 정상회담이 오늘 서울에서 열린다. 두 사람은 그동안 6차례 회담을 가졌지만 이번만큼 상황이 나빴던 적은 없었다. 고이즈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상징되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과거사 망언, 독도 논란에 한·미동맹을 균열시키려는 일본 지도층의 행태까지 난제가 첩첩이 쌓여 있다. 역사인식에서 일본측이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회담은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도 한가닥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는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공통점 때문이다. 모두 소신이 강한 반면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를 강력히 거론해 그동안 일본 편향적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해를 얻어냈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잘 알아듣겠는데 왜 고이즈미 총리는 못 알아듣느냐.”면서 고이즈미에게도 정열적으로 얘기해보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다시는 전쟁을 않겠다는 맹세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이란 논리로 노 대통령을 설득한다는 구상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한·일 정상 사이의 역사인식차가 메워지지 않으면 북핵 공조와 경제·사회·문화 교류도 영향을 받게 된다. 정상회담에서 허심탄회한 토론이 필요하다. 북핵과 각종 교류 강화에서 기본합의를 이룬 뒤 역사토론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한다면 그 또한 감수해야 할 것이다. 숙명적 이웃으로서 맺힌 곳은 하루빨리 풀어야 다음 협력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 야스쿠니신사를 대신할 추도시설을 건립하고 고이즈미가 신사참배를 중지하는 것이 합당한 결론이라고 보며, 두 정상간 토론 결과가 그런 쪽으로 나길 바란다.
  •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의 반환과 관련,“신사측은 남북간에 반환처에 관한 공식적인 합의를 하고 일본 정부에 외교채널을 통해 요청하면 반환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남북의 정부당국이 조속히 조정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관대첩비는 일제에 의해 100년 전 약탈돼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돼 온 임진왜란 승전비로, 정부가 반환협의를 위해 북측에 문화재회담을 제의해 놓은 상태다. 마치무라 외상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16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서는 “한국측이 현 상황인 채로 관세협상을 개시하는 데 신중한 자세”라면서 한국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한·일관계 ▶한·일 우정의 해인 올해 초 독도문제가 발생했다. 독도문제로 양국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는가. -2005년은 아직 반환점에 오지 않았다. 양국간의 교류를 이어감으로써 우정의 해를 보낸 양국민이 올해를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대단히 의미가 깊은 한해였다.”고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한·일 관계개선에 좋은 복안이라도 있는가. -올해 전반부는 양국관계가 곤란을 겪었다. 양국이 이런 곤란을 뛰어넘어,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공동성명에 있는 것처럼 ‘동북아시대를 향한 한·일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양국간에 더한층 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관계를 한때의 긴장상태에서 평정한 상황으로, 나아가 양국의 우호협력을 한층 확고하게 하는 좋은 기회다. 지난달 도쿄에서 ‘한반도 출신 옛 군인·군속 및 민간징용자 등의 유골문제에 관한 한·일협의’를 여는 등 개별적인 문제에 대해 착실히 대응하는 것도 그러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항구적인 무비자 전환 같은 성과를 기대해도 좋은가. -일본 각지에서 ‘가깝고 가까운 나라’로부터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의 비자면제(아이치 만국박람회 기간 중 시한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항구적 면제에 대해 검토하겠다. ▶한·일 FTA에 대해 일본 정부는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나. -협상 재개에는 서로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두 정상간에 확인된 연내 실질합의를 향해 계속해서 한국과 협력해 갈 생각이다. #역사문제 ▶(주변국 침략과 관련해)일본은 독일보다 사과를 더 했다고 발언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인가. -일본은 전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나 한·일기본조약 등에 따라 국가간 배상 등의 문제를 일괄처리했으나, 독일은 동서로 분단돼 있어 우리같은 국가간 배상문제 등을 일괄처리할 수 없었다. 전혀 다른 상황인 일본과 독일의 대응을 단순히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어떻게 보는가. -총리 본인이 설명한 대로 전장에 나가 목숨을 잃은 사람에 대해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참배 때마다 ‘부전(不戰·전쟁을 하지 않는다)’을 맹세하고 있다. 군국주의의 미화나 A급 전범을 위한 참배는 아니다. #국제관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일은 국제사회, 동북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일본과 여러 가지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는 한국에 있어서도 큰 이익이 될 것이다. 한국 국민들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해주도록 부탁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시아 균형자론’을 밝혔는데, 한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의 실제 외교정책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 같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중요한 과제에 대처해 가기 위해서는 일본, 한국 및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 정부 스스로가 ‘균형자론은 어디까지나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 것’임을 밝힌 점에 유의하고 있다. #북한 문제 ▶북핵문제가 악화될 경우 미국이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은 미국의 무력행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관계국이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중시해 왔다.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해 한·미·일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이 외교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핵문제의 악화를 상정해 관계국의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일 수교협상의 재개 전망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대북 제재의 목소리가 일본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북 협상의 조건은 무엇인가. -납치문제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성실한 대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으로서는 생사가 불분명한 납치피해자와 관련해 생존자의 즉시 귀국 및 진상규명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과의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해 가겠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정부 “우리땅… 거론땐 단호대처” 한·일 양국이 20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선정 작업에서부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시각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독도 문제의 경우 정부는 지리적·역사적·국제법적으로 분명한 우리나라 영토인 만큼 의제로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지난 14일 열린우리당의 인터넷방송에 출연,“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첫째 야스쿠니 문제, 다음에 역사왜곡, 세번째 독도문제”라면서 “특히 독도문제는 명백하게 우리 영토가 분명하기 때문에, 의문의 여지가 없고 일본으로 하여금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해 시비를 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먼저 독도 문제를 얘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본측이 문제를 제기하면 단호하게 받아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과서 역사왜곡과 관련, 정부는 이번에 정식의제로 올려 일본의 무성의를 분명히 따지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본은 가능하면 의제에서 제외했으면 하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도 우리 정부는 중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 장관은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인터넷방송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2001년 검토를 약속한 대로 제3의 추도시설 문제를 검토하도록 정상회담에서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마치무라 외상 ‘왜곡 교과서’ 검정때 문부상 역임 마치무라 노부타카(60) 외상은 중의원 7선의 집권 자민당 내 중진이다.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 통상산업성에 들어가 13년간 공직생활을 했다.1983년 정계에 입문해 중의원에 첫 당선된 뒤 우리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해당되는 문부상을 두 차례 지냈으며, 외무성 정무차관과 자민당 간사장 대리도 역임했다. 2001년 ‘새로운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 때 문부과학상이었다. 지난해 9월 개각의 외교·안보팀 개편 때 외상으로 발탁됐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 과제를 떠안고 있으나 역사왜곡 교과서 파동, 독도,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이 겹쳐 유엔에서의 영향력이 큰 중국, 한국의 반발로 벽에 부딪힌 상태다. 역사왜곡 시정을 요구하는 국회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했던 지난 4월 “한국인에게 대단한 아픔을 드린 데 반성한다.”고 밝히고 5월 뉴욕의 유엔개혁회의에서는 “일본은 역사를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독일보다 훨씬 여러 번, 더 많이 사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4월 일본 NHK에 출연해 “한국과 중국의 역사교과서가 하나밖에 없다니 이런 바보같은 일도 없다.”고 말해, 외교통상부가 “매우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강력 항의하는 공식논평을 낸 바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최근 한일분쟁 일지 ▲2월22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상정. ▲2월25일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 “독도는 일본 영토” 발언. ▲4월5일 일본 문부성, 왜곡 교과서 검정. ▲5월11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한국과 북핵 정보 공유 불가” 발언. ▲6월1일 신풍호 한·일 경비정 대치 사건. ▲6월11일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종군위안부라는 말은 원래 없었다.”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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