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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원폭 62주년… 서러운 한국인 피폭자

    |도쿄 박홍기특파원|6일 ‘원폭의 날’을 맞은 일본은 추모에 바빴다.62년 전인 1945년 8월6일 오전 8시15분 히로시마에 인류 역사상 처음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자리였다. 원폭이 떨어진 시간인 오전 8시15분 ‘원폭 사망자 위령식·평화기원식’이 열린 히로시마의 ‘평화기념 공원’에서는 평화의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동시에 묵념도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도 역시 한국인의 피폭자들을 위한 사죄는커녕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때문에 이날은 강제로 일본에 끌려와 히로시마에서, 나가사키에서 원폭을 맞은 한국인들에게는 서럽기 짝이 없는 날이기도 했다. 7만여명에 달했던 한국의 피폭자들은 세월 탓에 2650명 정도밖에 생존해 있지 않다. 사죄를 요구하는 피폭자와 시민단체들에 1965년 한·일 기본협정에 따라 책임배상이 종료됐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게 일본 정부다. 더구나 일본 후생노동성은 한국인 피폭자들에 대한 특별수당 등의 지원도 지자체의 관할에 있다는 이유로 정확한 통계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언론도 한국인 피폭자들에게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평화기념 공원의 행사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 피폭자와 사망자의 유족 등 4만여명이 참석했다. 위령비에는 지난 한 해 숨진 5221명을 추가한 25만 3800명의 원폭 사망자 명부가 바쳐졌다. 특히 규마 후미오 전 방위상이 지난달 2일 원폭 투하와 관련,“어쩔 수 없었다.”는 발언 탓에 행사는 한층 관심이 높았다. 일본의 언론들은 이날 당시 피폭자나 유족들을 인터뷰하는 등 특집을 싣는가 하면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을 겨냥,“일본으로서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여느 때보다 높였다. 그러나 왜 ‘유일하게’ 피폭을 당했는지에 대해 자성하는 목소리는 묻혀 있었다. 가해자로서의 전쟁이 아닌 원폭에 당한 ‘억울한’ 피해자로서의 전쟁을 바라볼 뿐이다. 전쟁의 책임을 아예 망각한 듯싶을 정도다. 아키바 다다토시 히로시마 시장은 행사에서 평화선언을 통해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 정부는 겸허하게 피폭의 실상과 피폭자의 철학을 배워 세계에 널리 알릴 책임이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핵개발을 계속하는 미국의 정책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추도사에서 “앞으로도 헌법의 규정을 준수해 국제평화를 희구하고 비핵화 3원칙을 견지해 갈 것을 다시 한번 맹세한다.”고 밝혔다. 또 규마 전 방위상의 원폭 정당화 발언과 관련,“피폭자의 마음을 매우 상하게 하는 결과가 됐다.”면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hkpark@seoul.co.kr
  • [아프간 피랍사태] 가족들 “무사귀환 UCC 제작”

    [아프간 피랍사태] 가족들 “무사귀환 UCC 제작”

    아프간 피랍 18일째인 5일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 모임 사무실에 모인 가족들은 며칠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파키스탄행이 외교통상부의 만류로 사실상 어렵게 되자 막막해하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회의를 거듭했지만 뾰족한 수를 마련하지 못한 채 6일 밤(한국시간 오후 11시) 예정된 미-아프간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족들은 양국 정상이 군사작전이 아닌 인도적인 차원의 해결책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 있는 가족들이야 아프면 약 먹고, 배 고프면 밥 먹으면 되죠. 납치된 사람들에 비하면 편한 겁니다. 무력한 제가 초라할 뿐입니다.” 서명화(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더 이상 나올 눈물이 없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가족들은 아프간행에 대해 외교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데 대해 화를 냈다가도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라며 체념하기를 반복했다. 가족모임 차성민 대표는 “정부가 현지 치안상황 악화에 따라 ‘제2의 피랍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방문을 만류하는 만큼 무리해서 갈 순 없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현지 방문이 되지 않는다면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호소하는 UCC(사용자제작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 등 국내외 UCC 사이트에 배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동영상 전문 제작업체가 만드는 UCC에는 피랍자들이 평소 봉사활동하는 모습, 무사귀환을 바라는 가족들의 인터뷰,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문 등이 담겨질 예정이다. 이정훈 부대표는 “다음주 정상회담이 끝난 후쯤 공개할 예정”이라며 “UCC가 인터넷을 타고 큰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밝혔다.UCC 영문판은 다음주 초, 한글판은 목요일쯤 공개될 전망이다. 지난 4일 AFP통신을 통해 공개된 한 여성 인질의 육성에 대해 가족들은 “탈레반의 전략인 만큼 확인을 거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가족들은 “여성 인질이 자신의 이름을 ‘싱 조-힌’이라고 밝혔다는데 비슷한 이름도 없다.”면서 “단지 아프간 방언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지에서 합류한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가족은 “아프간말을 할 줄 아는 박혜영(34)씨가 유력하지만 이름이나 목소리로 봐서는 박씨가 아닐 가능성도 높다.”면서 “아프간어 내용을 적어놓고 읽게 했거나 우리 가족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대비 속에 지난 4일 오전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 심성민씨의 영결식은 ‘눈물 바다’를 이뤘다. 유가족과 샘물교회 관계자 등 300여명의 조문객들은 고인의 봉사활동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아버지 심진표씨는 추도사에서 “하늘도 비통함을 아는지, 비가 내린다. 부디 그곳에서도 생시에 마음 먹은 대로 더 크고 넓게 뜻을 펼쳐라.”고 말했다. 성남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농담 이해하는 로봇? 美서 인공지능 개발

    농담 이해하는 로봇? 美서 인공지능 개발

    영화 ‘바이센테니얼맨’에서 처럼 농담하는 로봇을 볼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 영국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인간과 풍부한 대화가 가능한 혁신적인 인공지능(AI) 개발 소식을 1일 보도했다. 미국 신시내티대학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이 인공지능 기술의 특징은 인간의 간단한 유머나 은유를 이해할수 있도록 짜여진 프로그램. 연구팀은 어린이들이 단어를 배운 후 환경적인 영향에 의해 추가적으로 알게되는 하위 의미들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이같은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했다. 개발에 참여한 줄리아 테일러 연구원은 “감정적인 공감대 형성을 수학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며 “인공지능 로봇의 놀라운 진보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봇이 인간과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테일러 연구원은 “아직은 간단한 수준의 농담과 은유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데이터 입력 방식을 넘어 자체 학습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이번 연구의 한계를 밝혔다. 한편 노스텍사스대학 연구팀도 다른 방식으로 농담을 구별해내는 프로그램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은 “농담에는 부정적인 단어의 뜻을 과장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며 “‘술취한’, ‘멍청이’ 등의 단어와 특정 억양을 인식하는 방법으로 농담을 구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영화 ‘바이센테니얼맨’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초반 합동연설회 통해 본 이명박·박근혜 비교

    초반 합동연설회 통해 본 이명박·박근혜 비교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간 합동연설회가 거듭되면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특징이 드러나고 있다. 지역특화 공약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같았으나 자신의 필승론과 상대 후보의 필패론을 전달하는 스타일은 연설회마다 엇갈렸다.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3차 유세에서 두 후보는 각 지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특화 공약을 내놓고 감성적 호소를 시도했다. 자신과 상대에 대한 필승론·필패론 설명도 잊지 않았다. 앞서 22일 열린 제주 유세에서 이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가 부당하다고 성토하는 데 치중해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반면 박 후보는 테러를 당하고 맨 처음 제주를 찾았다며 감성에 호소했었다. 나흘 뒤 부산·경남 유세에서는 반대였다. 이 후보는 자신의 어려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감성을 자극했고, 박 후보는 이 후보의 본선 필패론의 논거를 강한 톤으로 밀어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몇 번을 말하며 울산에 온 것 자체가 감격스럽다는 인상을 풍겼다.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제가 한 방에 간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찬물에 손넣지 않고 태풍 속에서도 넘어지고 쓰러지며 항구에 도착한 이명박은 강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세계에 나가 물건을 팔 때 남의 물건 흠잡지 않았다. 오늘의 정치는 내가 잘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남을 흠집내 이기겠다고 하는 것인데 그러면 모두 망한다.”고 일갈했다. 전날에 이어 박 후보는 이날도 “의혹을 적당히 덮고 넘어가자는 생각이야말로 대선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이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전체 연설 시간에서 이 후보 공격에 할애하는 시간은 줄었으나, 강도는 세졌다. 박 후보는 “깨끗한 지도자만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서민들은 열심히 땀흘려 집 장만하고 자식 교육시키는데, 한쪽에서는 부동산으로 몇 십배, 몇 백배 돈을 쓸어담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라며 이 후보 일가의 부동산 투기의혹 연상을 유도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아프간사태이후 경선전략은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3주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경선전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피랍된 국민들의 추가 희생 없이 무사귀환을 바라는 여론을 무시한 채 종전처럼 정치공방전에 매달릴 경우, 국민적 질타를 받을 수 있어서다. 4명의 대선 후보들은 전날 부산 연설회에 이어 27일 울산 합동연설회에서도 추도 묵념을 올리며 아프간 사태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전날 참모들에게 의혹공방 자제를 지시한 이·박 두 후보는 이날에도 아프간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한 뒤 연설에 나섰다. 식전 축하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문제는 아프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다.8월19일 경선 투표일까지 TV토론과 합동연설회를 진행해야 하는데 강재섭 대표의 지적처럼 ‘엄숙하고 품위있게’ 자숙 모드를 유지해 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뜨겁고 화끈하게’ 상호비방 모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아프간 변수는 특히 이 후보측보다는 박 후보측이 곤혹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합동유세에서 반전의 기틀을 다져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하려 했으나 아프간 사태로 초반 경선 열기가 식지 않을까 걱정이다. 당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광주연설회 잠정중단 조치에 이어 아프간 변수로 인해 또다시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전날에 이어 27일 울산 합동연설회에서 박 후보가 “불안한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물거품된다.”며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잇따라 쏟아낸 것은 이러한 고민의 한 단락이다. 반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후보측은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아프간 사태로 검증공방 소식들이 언론에서 수그러진 데다 박 후보측의 공세도 자연스레 차단하는 효과가 생겨서다.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가 박 후보측을 상대로 한 고소 취소 배경으로 아프간 사태를 한 요인으로 들기까지 했다. 이 후보측 김덕룡 선대위원장은 “아프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선일정을 연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있어서 되겠느냐. 경선은 그대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현 지지율을 토대로 ‘경선 게임’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한국 발전상 보니 아버지 희생 헛되지 않아”

    “한국 발전상 보니 아버지 희생 헛되지 않아”

    “한국의 평화를 위해 참전하신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27일 부산 남구 대연동 6·25전쟁때 참전한 16개국 용사의 묘지가 있는 유엔묘지내 프랑스군 묘역안. 머리가 희끗한 중년 외국인이 프랑스군 전몰장병 추모명비를 어루만지며 흐느꼈다. 낯선 이방인은 1950년 6·25전쟁때 프랑스군으로 참전, 전사한 가이 프랑수아즈씨의 아들인 가이 엑셀(57)씨. 가이 씨는 한국전쟁 유엔군 전몰장병을 기리는 추모명비에 또렷하게 적혀 있는 아버지 이름을 발견하고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부친인 프랑수아즈씨는 1950년 10월 말 강원 양구 ‘단장의 능선(핫브레이크 리지)’ 전투에서 전사했다. 당시 24세로 지원병으로 참전했기에 계급이 없는 무명 용사였다. 참전 당시 그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베트리스(당시 2세)씨와 6개월된 아들인 가이 씨가 있었다. 그는 세계 평화를 위해 이역만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참전,‘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남매는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성장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아버지를 앗아간 한국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나라였다. 사진에서만 보았던 아버지도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고 성년이 되면서 기억 너머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그런데 올해초 가이 씨에게 한 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유엔평화군 성전추모연합회(회장 이철승 대한민국헌정회장·UPKMF)가 보낸 편지에는 파리 시내에서 열리는 ‘한국전쟁 참전비 헌화식과 참전용사를 위한 오찬’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 3월26일 열린 행사에 참석한 가이 씨는 성전추모연합회가 제작한 비디오를 본 뒤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고 한국 방문을 결심했다. 가이 씨 부부는 연합회의 도움으로 난생 처음 유엔 참전 16개국 용사 및 유가족들과 함께 지난 24일 한국을 찾았고 이날 117명의 유해가 안장된 부산 유엔묘지를 방문, 프랑스군 묘역에서 헌화·참배했다. 가이 씨는 “한국의 발전상을 보니 아버지의 희생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그리움이 더욱 깊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엔묘지에서 거행된 ‘유엔군 전몰장병 추도 및 헌화식’ 행사에는 참전용사와 유족 204명, 부산지역 6·25 참전용사회원, 육군 53사단 장병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해 거행됐다. 방문단은 29일 출국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삶의 찌꺼기 씻는 변방의 파도소리

    ‘언덕을 내려가면 서귀포 부두였다. 그 건너편에 폭낭(팽나무)이 우거져 있었고 거기에 당집이 있었다. 더 가면 백회가루를 만들기 위해 소라 껍데기를 태우는 곳도 있었다. 천지연 입구로 가다가 방향을 틀어 새섬 앞까지 가는 길에는 일제 강점기의 잔재인 고래공장 건물과 작업장들이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우리 어멍 또돗한 품, 서귀포 바다’(강영삼 지음, 지성사 펴냄)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지금도 서귀포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 서술한 고향에 대한 기록이다.‘육지말’로 ‘번역’하면 ‘우리 어머니 따뜻한 품, 서귀포 바다’가 되겠다. 서귀포 바닷가에 이런 저런 장소가 있었다는 사실은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19세기의 생활상과 생활용품이 민속학의 연구 대상과 문화재로 각광받는 동안 20세기는 너무나도 흔하고,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심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 요즘과 같은 추세라면 100년쯤 뒤에는 조선시대 것보다 오히려 20세기 후반기 생활상이나 유물이 희귀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민속학자들이 우려한다. ‘…서귀포 바다’는 전문학자가 아닌, 그저 고향바다를 사랑하는 이의 담담한 기록이지만, 언젠가는 서귀포 역사에서 공백이 될 수도 있었던 한 시기를 담은 민속지(民俗誌)로 높은 평가를 받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지은이는 고래잡이라면 장생포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뭍사람들에게 서귀포 사람들이 기억하는 고래공장의 모습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고래공장은 일제 강점기에 세워졌는데, 이곳에서 1차 가공된 고래는 일본으로 보내졌다. 최근에는 일제의 포경선 침몰 추도 비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본인들은 서북쪽의 한림과 동쪽의 성산포를 서귀포와 함께 수산기지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제주에서 호텔과 골프장을 운영하는 기업에 재직하며 요즘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서귀포 바다에 뛰어드는 스킨스쿠버 애호가.‘…서귀포 바다’가 물 바깥 풍경은 때로는 풍경화처럼, 때로는 소설처럼 담백하게 묘사하고 있다면 물 속 풍경은 훨씬 자세하고 사실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모자라는 정보를 보충하고자 옛날 기억이 또렷한 서귀포 사람들을 적지 않게 만났다고 한다. 특히 어부와 해녀 등 평범한 사람들이 실제 겪었던 이야기를 많이 반영했는데, 민속지로서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예를 들어, 지은이의 셋가시어멍(처의 숙모)은 78세로 여전히 해녀 일을 한다. 열살이 되기 전에 물질을 시작했으니 이력은 70년에 이른다. 할머니는 젊은 시절 팔장도까지 갔다가 광복이 되면서 돌아왔다. 팔장도(八丈島)는 도쿄에서 남쪽 태평양 방향으로 300㎞ 떨어진 곳이다. 이처럼 제주 해녀들을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물론 러시아까지 진출해 물질을 했다고 한다. 지은이는 “제주는 우리나라의 변방이고, 서귀포는 또 제주의 변방이라지만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은 세상 어느 곳보다도 뛰어나고 만족스럽다.”면서 “이런 곳에 살면서도 입시공부와 PC방에만 매달려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서귀포 앞바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은이가 생각하는 바다는 ‘어머니가 우는 자식을 품고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것처럼 육지와 사람을 정화시키는 장소’이다. 하지만 “전에는 바다 굴 아래 보면 우럭이 앉아서 작살로 쏘기라도 할까봐 의뭉하게 히뜩히뜩 쳐다보았지만 이젠 안 보인다.”는 셋가시어멍의 아쉬움처럼 그 바다가 ‘인간들의 삶의 찌꺼기’로 지쳐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1만 7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故 유상근 박사 15주기 추도식

    학교법인 명지학원(이사장 유영구)은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남가좌동 명지대 교회에서 명지학원 설립자 겸 명지대 총장을 지낸 고 유상근 박사의 15주기 추도식을 갖는다.
  •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李 비방’ 현수막 싸고 마찰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李 비방’ 현수막 싸고 마찰

    장맛비가 내린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검증청문회는 후보들의 긴장된 모습을 반영하듯 차분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그러나 조용한 장내 분위기와 달리 장외에서는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오전에 청문회 일정이 잡혀 있는 박 후보는 오전 8시5분 기념관에 도착해 백범 김구 영정에 헌화했다. 캠프의 홍사덕·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과 김기춘·김무성·김재원·유승민·유정복·이혜훈·한선교 의원 등이 수행했다. 이후 청문위원과 만난 박 후보는 가벼운 농담을 나누며 긴장을 풀었다. 박 후보가 행사장에 들어갈 때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회원 50여명은 “박근혜”를 연호하며 응원했다. 지난 4번의 정책비전 토론회와 같은 세몰이는 없었지만 어버이연합회 회원들은 박 후보 청문회 내내 이 후보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걸고 ‘이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주장했다. 박 후보의 청문회가 끝난 후에도 해산하지 않고 있던 어버이연합회 회원들은 민주연대21을 비롯한 이 후보 지지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자리 시비는 본격적인 충돌로 번졌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권력 남용, 부동산투기, 부정부패 철저 수사하라.”는 박 후보 지지자들의 현수막을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오후 1시40분쯤 지하주차장을 통해 기념관에 도착했다. 그는 헌화를 한 뒤 청문위원들과 만나 농담을 나누며 큰소리로 웃는 여유를 보였다. 이재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방호·주호영·정종복·박찬숙·전재희·이윤성 의원 등이 동반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기념관으로 ‘이명박 추도’라고 적힌 조화가 배달돼 당 관계자들과 캠프를 당혹하게 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감동? 애석? 동반자살 연인 ‘영혼’ 웨딩마치

    “얼마나 사랑했으면….젊은 연인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을까요?” 중국 대륙에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잇따라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20대 젊은 연인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영혼 결혼식’의 주인공은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살았던 양양(陽陽·가명·24)씨와 롄롄(戀戀·가명·23)씨.이들 남녀는 지난 10일 롄롄씨가 먼저 강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뒤 뒤따라 양양씨도 강물로 뛰어들어 숨지자,이들 부모님이 저승에서라도 부부의 연을 맺어 잘살라고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고 무한만보(武漢晩報)가 13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낮 양양씨의 집에 전화벨 소리가 급박하게 울렸다.가족중 한 사람이 전화를 받으니 양양씨가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는 급보였다. 신발을 신는둥 마는둥 달려간 양양의 가족들은 강 제방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그와 그의 여자친구 신발을 보고는 망연자실한 채 한동안 우두망찰했다.시간이 조금 지나 정신을 차린 양양의 가족들은 그제서야 울음보를 터뜨렸다.이날 오후 4시쯤 공안(경찰)당국은 양양씨와 그의 여자친구 롄롄씨의 시신을 건져 올렸다. 이어 11일 아침 셴타오황허(仙桃皇河) 장례식장에서 목숨을 끊은 양양씨와 롄롄씨는 일가 친척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다하도록 ‘영혼’ 결혼식을 치렀다.이날 양양씨와 롄롄씨 두 사람의 ‘영혼 결혼식’이 진행된 셴타오황허 장례식장.장례식장의 중앙에는 양양씨와 롄롄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고 ‘침통하게 추도한다.’는 글이 쓰여진 흰 천이 힘없이 축 처져 있어 조금은 살풍경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 ‘영혼’결혼식에는 이들 남녀의 일가친척 외에도 ‘좀처럼 보기 힘든’ 결혼식을 보기 위해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9시 정각,장례식장에서 ‘영혼’ 결혼식이 시작되면서 ‘결혼 행진곡’이 흘러 나왔으나 ‘하객’들은 즐거워하기는 커녕 모두 울부짖거나 침통한 표정을 지어,‘영혼’ 결혼식임을 알려주는 듯했다.곧이어 사회자가 애잔한 추도사를 하고 두 남녀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장중한 음악이 흐르자 ‘하객’들은 이들 부부와 마지막 이별식을 가졌다. 이들 ’하객’들과는 달리 구경꾼의 표정은 어쩌면 ‘감동’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애석’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해 하는 모습이어서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이들 두 남녀가 무엇 때문에 이승을 버리고 저승으로 동반했는 지에 대해서는 공안 당국도 이들의 부모도 끝내 밝히기를 꺼려해 알 수 없는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다만 양양씨의 부모가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1000만위안(약 12억원) 이상의 재산가인 것으로 밝혀졌을 뿐이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교과담임 교실제로 공부방처럼”

    “교과담임 교실제로 공부방 같은 교실을 만들겠습니다.” 내년 3월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문을 여는 서울 국제고등학교 초대 교장으로 내정된 이병호(55)씨는 “교사와 학생들이 자주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 사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육부 영어편수관과 여의도중 교장,LA총영사관 한국교육원장, 서울시교육원장 등을 지냈다. 그에게 국제고 운영 구상을 들어봤다. ▶교원 구성·운영의 계획은. -전문 지식은 물론,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선발할 것이다. 외국인 교사를 10여명 확보하고, 외국에서 각 분야를 전공한 전문가들을 초빙할 계획이다. 일부 교과는 교사들에게 연구실을 줘 ‘교과담임 교실제’를 운영할 생각이다. 학생들이 공부방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교사와 학생이 접촉할 기회를 늘리겠다. ▶학부모들은 진로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다. -국내 대학 국제학부나 해외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대학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대학이 선호하는 AP(Advenced Placement·대학과목선이수제)과목과 유럽 대학에서 채택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학위)과정을 개설한다. 그러나 IB과정은 장기적 추진 과제로 3년 정도가 걸릴 것이다. 국내 대학에 진학할 때도 국제 계열 특수교육을 받은 학생들인 만큼 면접 등에서 다양하게 선발되도록 (대학측과)협의하겠다. 동일계열로 진학한다면 혜택을 주는 게 당연하다. ▶교외 활동에도 초점을 맞춘다는데. -서울에는 국제 기구가 많이 있다. 유니세프나 대사관 교육원과 네트워크를 만들겠다. 국제대학원이나 국제학부와도 연계, 방학을 이용해 국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일회성이 아니라 뚜렷한 목적을 갖고 운영하겠다. 예를 들어 반기문 사무총장이 있는 유엔을 방문할 수도 있다. ▶전원 기숙사생활의 장점을 살릴 방안이 있다면. -절약되는 등·하교 시간을 이용해 국제인으로서 소양을 가르치겠다. 동양화와 태권도 등 1인(人)1기(技)를 갖추도록 특기교육을 시킬 것이다. 동아리 활동도 활성화시키겠다. 예를 들어 아시아 환경문제를 논하는 프로젝트 연구팀을 만들어 발표하는 시간도 갖는다. 기억에도 남고 연구 의욕도 북돋울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하나의 입시 특목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 된다. 국제고는 국제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곳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외고와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 입시 위주로 변질되지 않도록 일반교과에 국제학 관련 전문교과 과정을 개설한다.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학부모들에겐 학비도 걱정이다. -아주 비싸지는 않을 것이다. 기숙사비와 식비 등은 물가를 감안해 책정할 예정이다. 특별활동비 등 방과후 활동에 드는 비용은 수익자 부담 원칙을 기준으로 공정하게 하겠다. ▶민족사관고와 비교한다면. -민사고는 각종 분야에서 국제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학생들을 키우기 때문에 학생들이 과학 계열로 진학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는 그야말로 국제 계열 전문가를 키우기 때문에 국제 분야에 관심이 있고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을 뽑는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취임1주년…단체장 인터뷰] 박맹우 울산시장 “광역시 10돌 도약 원년 삼아 세계적 생태·산업도시 건설”

    [취임1주년…단체장 인터뷰] 박맹우 울산시장 “광역시 10돌 도약 원년 삼아 세계적 생태·산업도시 건설”

    “광역시 승격 10년이 되는 올해를 제2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울산을 세계 경제의 중심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재선으로 6년째 시정을 이끌고 있는 박맹우 울산시장은 “글로벌 기업환경과 푸른 생태도시 조성에 역점을 두어 울산을 세계가 주목하는 생태·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시정 각오를 밝혔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 산업 중추도시인 울산이 세계와 겨루기 위해서는 행정이 적극 나서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같은 넓은 땅을 가진 나라와 기업 환경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행정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면서 “시민·노사·사회단체도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사랑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 고도화와 전기·전자 등 첨단산업 유치에 전력을 쏟는 한편 2011년까지 1000여만㎡(300여만평)의 공장 용지를 조성해 공급하고 장기적으로 1000여만㎡ 더 조성해 산업용지 부족난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5년 전 시정을 맡은 직후 태화강 복원사업을 열정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오염 때문에 시민들이 찾지 않던 강이 수영대회를 하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원으로 바뀌었다. 박 시장은 “태화강 대숲공원 주변 35만여㎡의 태화들도 공원으로 조성해 태화강변 일대가 세계적인 강변 공원이 되도록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몇년 전부터는 울산 도심 곳곳이 푸른 덩굴식물로 덮이고 있다.“삭막한 도심의 콘크리트 건물벽과 담벽을 덩굴을 심어 푸르게 꾸며 보자.”며 박 시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울산시는 2010년까지 100만 그루의 덩굴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박 시장은 올해 초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인사 쇄신제도인 ‘시정지원단’을 도입한 것과 관련해 “신분보장과 관행적 온정주의 때문에 능력과 실적 중심의 인사운영제도가 정착되지 못하는 공직사회 인사 관행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년보장을 믿고 일 안 하는 공무원들의 정신 자세를 바꾸어 열심히 일하게 하고 조직에 적절한 긴장감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퇴출이 목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광역시 승격 10년 울산 어떻게 달라졌나 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울산이 15일 광역시로 승격된 지 10돌을 맞는다. 경남도의 기초단체로 있던 울산시와 울주군은 1995년 1월 울산시로 도·농 통합돼 2년 후인 1997년 7월15일 광역시(1개 군,4개 구)로 승격됐다. 광역시 승격을 계기로 울산시는 공해도시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씻기 위해 환경개선을 최대 역점 시책으로 추진했다. 환경개선 중기종합계획을 세워 기업체 등과 합심해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대기가스 배출이 대폭 감소하는 등 공해와 악취가 없는 친환경 생태산업도시로 바뀌었다. SK㈜가 1000억원을 들여 도심 야산 등 364만㎡(110만여평)를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시에 기증한 울산대공원(2006년 5월 완공), 죽음의 강이던 태화강이 연어가 돌아오고 2년 전부터 수영대회를 여는 등 되살아난 사례가 생태도시로 변모한 울산의 상징으로 꼽힌다.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 관련 생산·연구 단지인 오토밸리와 정밀화학지원센터 조성을 올해 완료하고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정밀화학 산업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 여건도 매년 향상됐다. 광역시 승격으로 늘어난 교육 예산을 교육환경 개선에 해마다 대폭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광역시 승격 후 지난해까지 62개 초·중·고등학교가 신설됐다. 울산과학고가 설립되고 10여년 숙원사업이었던 국립대학(울산과학기술대학) 설립이 확정돼 2009년 3월 개교한다. 또 축구전용경기장을 건립해 2002년 월드컵 경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종합운동장을 신축해 2005년 제86회 전국체전과 이듬해 제35회 소년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7) 역관 오경석의 외교활동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7) 역관 오경석의 외교활동

    조선시대 외교의 강령은 사대교린(事大交隣), 즉 ‘큰 나라 중국은 섬기고 이웃 나라 일본과는 사귄다.’는 것이다. 외교는 예조(禮曹)에서 관장했지만, 실제적인 사무는 사역원과 승문원(承文院)에서 맡았다. 중국이나 일본에 가서 통역하는 사역원 역관들은 모두 중인이었으며, 승문원에서 외교문서의 글씨를 쓰던 사자관(寫字官)이나 한문에 중국어를 섞어 쓰던 이문학관(吏文學官)들은 전문 지식인이었다. 청나라에 파견된 역관들이 모두 외교활동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20대부터 북경에 여러 차례 드나들며 청나라 문사들과 친했던 오경석(1831∼1879)은 곳곳에 지인들이 있어 몇 차례 외교적인 사건을 잘 처리하였다. ●러시아 외교 전문가 하추도와 사귀다(‘북요휘편’을 읽고 러시아의 위험성을 깨닫다) 복건성 출신의 하추도(河秋濤·1823∼1862)는 20세에 이미 ‘형률통표(刑律統表)’라는 법률 서적을 저술한 학자인데, 오경석을 처음 만났을 때에는 형부 주사로 있었다. 러시아 세력이 중국 북방을 압박해 오자 중국·러시아와 관련된 역사와 지리 자료를 정리해 ‘북요휘편(北彙篇)’ 6권을 1858년 즈음에 편찬했다. 이 책을 다시 증보하여 80권으로 편집하고,1860년 초에 함풍제(咸豊帝)에게 바쳤다. 오경석이 청나라 문사들에게 받은 편지 292통이 남아 있는데,7첩으로 장황(표구)하였다. 양무운동(洋務運動)에 앞장선 사상가들의 편지가 많다. 그 가운데 하추도가 ‘북요휘편’ 증보를 마무리하고 오경석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 보기로 하자. 역매선생 각하, 무오년(1858) 정월 유리창에서 만나 오랜 친구같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평생지기같이 기뻐했지요. 제가 지은 시를 받고 묵매(墨梅)를 그려 주셨으니, 마음속 깊이 간직했습니다. 어느날엔들 잊겠습니까. 아우는 올해 겨울에 황제의 명을 받들고 서적을 편찬하여, 경신년(1860) 정월에 일을 다 끝내고 황제께 바쳤습니다. 이 편지는 신유년(1861) 2월4일에 썼으니, 여기서 말한 서적이 바로 ‘북요휘편’이다. 황제는 이 책에 ‘삭방비승(朔方備乘)’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삭방’은 북쪽을 가리키니,‘북방을 방비하기 위한 역사자료집’이라는 뜻이다. 이홍장(李鴻章)이 이 책을 간행한 해는 1881년이었으니, 오경석이 세상을 떠난 뒤이다. 오경석은 ‘삭방비승’ 간행본을 보지 못하고 ‘북요휘편’ 필사본만 보았는데, 골동 서화를 판매하는 유리창에서 시작된 사귐이 외교적인 자문을 받는 데까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오경석은 이 책을 읽으면서 러시아의 남진정책에 관해 지식을 얻게 되었다. 하추도는 오경석이 지은 ‘삼한금석록(三韓金石錄)’을 정독하고 충고하는 편지와 함께 서문도 써 주었다. 그러나 위의 편지를 쓴 이듬해에 39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 오경석은 북경 외교가의 강력한 후원자 한 명을 잃게 되었다. ●청나라 친구들에게 병인양요에 관한 조언을 구하다 오경석이 하추도에게서 위의 편지를 받은 때는 5차 연행이었는데, 오경석 일행은 정작 청나라 황제를 만나지 못했다.1860년 10월 북경에 도착해 보니 북경은 이미 8월에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점령되었고, 황제는 열하(熱河)로 피난 가 있었다. 9월에 굴욕적인 천진조약을 체결해 연합군은 철수했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오경석 일행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때부터 서양 세력의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원군은 1866년 정초에 천주교 금압령(禁壓令)을 내리고 조선인 천주교 신자 수천 명을 처형하였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선교사 12명 가운데 9명이 잡혀 처형되자, 리델 신부가 중국으로 간신히 탈출해 동양함대 로즈 제독에게 박해소식을 전하면서 보복원정을 촉구했다.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대원군은 청나라에 사태를 해명하고 정세도 탐지할 주청사(奏請使)를 보냈다. 정사(正使)는 유후조(柳厚祚)였고, 오경석은 통역 겸 뇌자관(賚咨官)이었다. ●‘천주교 박해´ 외국정세 탐지하러 淸으로 사절단이 북경에 도착하여 사흘이 지나자, 청나라 각국총리아문에서 숙소에 관리를 보내어 프랑스 선교사를 처형한 일이 있는지 물었다. 당상 역관은 숨기자고 했지만, 오경석은 숨기지 말자고 했다. 그런 사실을 묻는 것 자체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며, 청나라에 숨겼다가 프랑스와 문제가 생기면 청나라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오경석은 이와 별도로 청나라 관원들을 만나 프랑스 동양함대의 동태를 파악하고, 그들이 조선을 침략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자문했다. 오경석이 사귄 친구들 가운데는 남방 출신이 많았는데, 남방에선 아편전쟁을 겪고 여러 항구를 개항한 경험이 있었다. 자문한 내용들은 정사의 수행원 심유경(沈裕慶)을 통해 본국에 보냈는데, 군공(軍功)을 세워 복건성 통판에 임명된 유배분(劉培芬)의 조언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6월8일 등주에서 배를 탈 때 서양의 병선(兵船) 십수 척이 있으므로 서양 배에 있는 광동인을 불러 물은즉, 바야흐로 고려에 향하기 위하여 구병(兵·군대 출동)한다고 운운하였다. 병(兵)의 다소를 물은즉 한 배에 500∼600명이라 하였다.(줄임) 대개 서양의 장기는 화륜선(火輪船)인데, 하루에 1400여리를 간다. 병선(兵船)은 작고 연통은 짧으므로 바라보면 알 수 있으며, 수심이 1장(丈)이면 뜨고 2장이면 간다. 이보다 얕으면 움직이지 못한다.(줄임) 저들의 포에는 비천화포(飛天火砲)가 있는데 포환의 크기는 쟁반만 하며, 그 안에 소환(小丸) 천백개가 들어 있어서, 발사되어 진중(陣中)에 들어와 땅에 떨어진 연후에 대환(大丸)이 갈라지면서 소환이 사방에 발산하여 사람을 부상시키니, 이는 두려워할 만한 것이다.(신용하교수 번역) 유배분은 프랑스의 대포가 조선의 대포와 다른 점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오직 지키기만 하고 싸우지 말라고 권하였다. 동양함대 사령관 로즈와 주북경 프랑스공사 베로네는 청국 정부에 조선에서의 천주교 승인을 요청하고, 청나라의 공문에 의한 동의를 받고 출병하는 것처럼 행세하였다. 이 소문을 들은 오경석은 예부상서 만청려를 만나 이 정보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고, 그 면담 내용을 본국에 보고하였다. 유배분:만상서(萬尙書)의 말에 중국의 운남병(雲南兵)이 프랑스 해군과 함께 이거(移去)한다 하는 설에 대하여 물으니, 가로되 이것은 서양인의 거짓말이라 하였다. 이것은 중국을 겁내서 성세를 과장하려는 계책에 불과하다. 종교의 시행을 청한 공문의 의미를 물은즉, 가로되 다른 나라의 출병은 처음부터 중국에 관계가 없는데 어찌 공문을 청하는 이치가 있을 것인가고 하였다. 그러나 귀국이 대국을 섬김을 아는 고로 그 공문에 한번 빙자하고자 한 것이다. 만청려:서양인의 소위 공첩(公帖)은 그들이 스스로 주관한 것에 불과하고, 처음부터 중국이 아는 바가 아니다. 총리아문은 행문전교(行文傳敎)를 불허하였다. 서양인은 전적으로 재리(財利)를 가장 숭상한다. 영국 오랑캐는 통상을 주로 하고, 법국(프랑스) 오랑캐는 행교(行敎·종교시행)를 주로 한다. 법국인은 집요하고 사나우며, 무릇 거사하면 일을 이룰 때까지 쉬지 않는다. 아라사(러시아)는 더욱 불가측이며, 탐랑(貪狼)하기 한량없고 또 바라는 바는 토지이다.(신용하 교수 번역) ●병인양요 동안 北京 머물며 외교활동 복건성 통판 유배분은 청나라 정부가 동양함대의 조선 침공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예부상서 만청려는 프랑스가 천주교를 앞세워 집요하게 자극할 것이지만, 정작 조선의 영토를 노리는 나라는 러시아라는 사실을 환기시켰다.1860년에 러시아와 북경조약을 맺고 우수리강 동쪽 영토를 양도했던 뼈저린 경험을 알려준 것이다. 그 사이 8월에 프랑스 동양함대가 강화도를 침략해 병인양요(丙寅洋擾)가 일어나자, 사절단 일행은 북경에 계속 머물며 뜻하지 않은 외교활동을 벌이게 되었다. 프랑스 함대를 물리쳤다고 생각한 대원군은 기고만장하여 쇄국정책을 고집했지만, 오경석은 뒤처리를 해야 했던 것이다. 주청(駐淸) 프랑스공사관과 청국총리아문(淸國總理衙門) 사이에 오간 외교문서라든가 청나라가 조선정부에 보낸 자문(咨文)도 다 수집하였다. 음력 10월에 귀국한 오경석은 이런 자료들을 다 묶어서 ‘양요기록(洋擾記錄)’이란 책을 편집했다. 사절단의 활동을 보태고, 병인양요 기간에 조선정부의 대처와 국내의 동향도 일자별로 간추려 기록하였다.254쪽 분량에 음력 10월7일까지 기록이 남아 있으니, 정부 차원에서도 정리하지 못한 ‘병인양요 백서’를 오경석 한 개인이 정리한 것은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의 임무를 대신했다고 할 만하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애끊는 母情 애틋한 父情

    |프놈펜(캄보디아) 이재훈특파원·서울 임일영기자| “내 새끼 불쌍해서 어떡하나…, 얼마나 무서웠을까….” 27일 오후 1시40분(이하 현지시간)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프놈펜의 칼멧병원을 찾은 19명의 유가족들은 가족의 영정사진을 부여잡고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시신 신원 확인이 지연된 데다 크메르-소비에트프렌드십 병원에서 냉동시설이 갖춰진 칼멧병원으로 옮기는 바람에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에야 분향소를 찾았다.●“엄마도 데려가야지…” 영정 앞 통곡 ‘캄보디아 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린 분향소 내부에는 사망자 13명의 영정과 위패가 놓여 있었다. 고 이명옥씨의 어머니 서만숙씨는 “내 새끼 불쌍해서 어떻게 사나. 얼마나 산 속에서 무서웠을까.”라면서 “엄마가 대신 가야지. 네가 왜 가냐. 얼마나 착했는데….”라고 울먹이다 쓰러졌다. 고 조종옥(KBS 기자)씨의 어머니인 박정숙씨도 “아이고∼ 종옥아, 왜 휴가를 여기로 왔어. 어쩌다 여기까지 왔어.”라며 목놓아 울었다. 아들과 며느리, 금쪽 같은 두 손자를 모두 잃은 박씨는 조종옥·윤현숙 부부 등 4개의 영정을 끌어안고 이름을 외쳐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고 황미혜씨의 동생인 황재욱씨도 할 말을 잊은 듯 “누나∼”만을 외치며 오열했다. 오후 2시쯤부터 신현석·오갑렬 대사와 님반다 국가재난관리위원회 수석부위원장, 통콘 관광부장관 등 캄보디아측 관계자들이 잇따라 조문했다. 잠시 뒤 육경건 이사 등 하나투어 직원들이 분향하려 하자 일부 유가족들이 “하지마. 니네가 죽였잖아.”라며 제지하는 소동을 빚었지만 다른 유족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분향을 마쳤다. 유족 대표들은 분향소 뒤편에 마련된 시신 안치소에서 희생자들을 확인했다. 안치소는 화물용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들었으며, 드라이아이스 400㎏을 넣어 시신을 냉동보존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두 팔로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갔지만 그 덕분에 아기 시신이 온전하게 남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락사고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시체 수습 작업에 참여했던 현지 교민 문치현(57·용역회사 직원)씨는 “조종석 바로 뒤를 파보니 아이의 발이 보였고 어른 허벅지가 나왔다.”면서 “조종옥씨가 두 팔로 아들 윤민(1)이를 꼭 안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씨는 “그 팔을 펴고 아기 시신을 꺼내는 데 애를 먹은 걸 보면 조씨가 끝까지 아이를 부둥켜안고 있었던 것 같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문씨는 교민 의료진과 함께 보코르산으로 달려가 마지막까지 시체를 수습한 뒤 이날 칼멧병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시신의 염까지 맡았다. 24년 전 캄보디아에 이민 온 문씨는 1997년 9월3일 프놈펜 포첸통 공항에서 베트남 항공기가 떨어져 한국인 21명이 숨졌을 때에도 현장으로 뛰어갔다.“당시엔 불이 나서 시체 수습 작업이 너무 참혹했다.”면서 “거의 10년 만에 이런 사고가 또 나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이 당한 일이다 보니 어떤 계기랄 것도 없이 바로 뛰어갔다.”고 털어놓았다.●“항로이탈해 육안식별 비행하다 사고” 사고 원인은 추락 여객기의 조종사가 정기항로를 벗어나 육안식별비행을 하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항공당국은 이날 정확한 추락 원인을 찾기 위한 블랙박스 판독작업에 착수했다. 캄보디아 정부 고위관리는 이날 한국대사관 관계자에게 “사고기의 조종사가 비록 관제탑의 사전 승인을 받았지만 정기 항로를 벗어나 육안으로 지형을 식별하면서 우회 비행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리는 “바다에서 보코르산 정상 쪽으로 비스듬히 바람이 자주 불기 때문에 항공기가 산에 충돌할 위험을 느껴 조종사들이 자주 산 정상 북쪽으로 항로를 이동한다.”면서 “사고 당일 악천후로 계기비행을 하지 않고 육안식별 비행을 한 것이 확실해 보이며 사고 원인은 악천후와 조종사 과실을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현석 주 캄보디아대사에 따르면 조종사와 시아누크빌 공항 관제탑 사이에는 25일 오전 10시30분부터 10시50분까지 4차례의 교신이 있었다.‘고도를 2000피트(600m) 정도로 낮추도록 해달라.’는 기장의 거듭된 요청에 관제탑은 ‘산악지방이라 허가할 수 없다. 고도를 내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관제탑 지시 무시한 조종사 이해 못해”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관계자는 “조종사가 임의로 고도를 강하하거나 자신이 잘 안다고 우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항 활주로 앞 50㎞ 지점에 해발 1080m의 보코르산이 있었는데도 관제탑에서 ‘당장 고도를 높여라.’라고 하지 않고 ‘너무 고도가 낮지 않나.’란 식으로 얘기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의문점은 목적지까지 50㎞가 남은 지점에서 조종사가 굳이 2000피트로 고도를 낮추려고 했던 점이다.AN-24기와 같은 소형 민간항공기의 경우 활주로를 20㎞ 남겨 놓고 관제탑의 지시에 따라 ‘파이널 어프로치(최종접근단계)’에 돌입한다.그 이전에는 고도를 낮출 이유가 없고 악천후로 위험이 다분한데도 기장은 4차례나 고도를 강하하도록 요청했고, 결국 관제탑의 제지를 무시한 채 고도를 낮췄다. 지난 27일 추락 현장에서 회수된 블랙박스의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를 판독하는 데 6개월∼1년이 걸린다.그러나 기장과 부기장간의 대화, 기장과 관제탑 간의 교신이 담겨 있어 원인 분석의 실마리를 제공할 CVR의 데이터를 출력하는 데는 1주일이면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nomad@seoul.co.kr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시요강 8월20일까지 발표”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학들이 오는 8월20일까지 2008학년도 정시모집 전형요강을 발표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일부 대학은 8월20일 이전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교육부의 이 같은 요구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맞섰던 대학들이 일단 전형요강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꿈에 따라 수험생들의 혼란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26일 서울신문이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를 취재한 결과 이들 대학은 교육부가 제시한 올 정시 전형요강 발표 마감 시한인 8월20일까지 서류를 제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빠른 시일 안에 정시 전형요강을 제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8월20일 이전에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신 비율 등은 자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며 그것이 교육부의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다. 단체행동은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과 8월20일 시한에 맞춰 제출 항목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교육부에서 하라고 하면 안 할 재간이 있냐.”고 말했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입장이 정리된 것은 없지만 정시 전형요강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한에 맞추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래야지 어쩌겠냐.”고 답했다. 경희대 정완용 입학처장도 “전형위원회의 검토를 거치면 바로 실무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학내 전형개발위원회에서 시한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맞추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는 다음달 2일께 모임을 갖고 대입전형 요강의 조기 발표와 내신실질반영 비율 확대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재희 이경주기자 s123@seoul.co.kr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문제는 예산… 年2조원 어떻게?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문제는 예산… 年2조원 어떻게?

    26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고등교육의 전략적 발전방안’의 배경에는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성과 다양성 확대, 사회적 배려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이를 국가 경쟁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법정비율 11%는 의무 아닌 대학 자율로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관련 보고회에서 “지식이 보편화되고 정보 공유 수준이 높아진 시대에 엘리트 수준으로만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한 부분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고등교육 차원의 기회 균등은 도덕적 가치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발표의 핵심인 기회균등할당 전형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이 주를 이루는 2006학년도 4년제 대학의 정원외 특별전형 현황을 보면 법정 비율은 11%지만 등록률은 75.4%에 불과했다. 소외 계층이 대학 가는 길은 마련돼 있지만 학비 등 여건이 안돼 제대로 공부하기는 어렵다. 입학한 뒤 2년 동안 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받도록 하고, 그동안 국가가 전액 장학금을 주기로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는 진학 단계에서도 적용된다. 이 전형을 통해 지원하는 학생들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해당 학생들끼리만 경쟁하도록 했다. 특히 수능이나 내신 등 시험 성적보다는 개인환경이나 잠재력,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발하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활용하더라도 일반전형에서 활용하는 기준보다 1∼2등급 낮은 수준으로 설정해 뽑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8학년도부터 도입하는 입학사정관제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이 기존 제도와 다른 점은 학생들을 뽑기만 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나랏돈으로 적극적으로 학비를 대 주고,‘보충학습’까지 시켜 경쟁력을 갖추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이다. 이번 정책은 의무 사항이 아니라 대학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 단 이 전형을 도입하는 대학에는 해당 비용을 국가가 지원한다. 특히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 전형이나 연세대의 한마음 장학 전형처럼 현재 대학들이 정원내 특별전형으로 장학금을 줘 가며 뽑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이 전형을 통해 국가가 지원, 대학들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재정이다. 연간 2조원 안팎씩 들어가는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정 문제는 고등교육 정책의 발목을 잡아왔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예전에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방법을 찾았다. 다음달 발표할 국가재정배분계획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은 이와 관련,“고등교육 예산 문제가 해결됐다면 다행”이라면서 “사회적으로 없는 자들에 대해 외국처럼 배려해줄 수만 있다면 상당히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대도시 대학에만 집중 지원 부작용” 그러나 기회균등할당 전형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대는 이미 지역균형선발 등으로 다양한 학생을 뽑고 있지만 성적이 정시모집 합격자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급격히 실시하기보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영산대 부구욱 총장도 “이미 대학 진학률이 82%에 달하는데 기회균등할당제 도입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원외로 뽑으면 학생들은 세칭 일류대로만 지원한다.”면서 “농어촌 특별전형을 만들 때도 학생들이 대도시 대학으로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신중한 검토를 제안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6) 개화파의 비조(鼻祖) 오경석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6) 개화파의 비조(鼻祖) 오경석

    우리나라 개화파의 비조(鼻祖)로 흔히 오경석·유대치·박규수 세 사람을 꼽는다. 역관 오경석(吳慶錫·1831∼1879)은 북경을 열세 차례나 드나들며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에 시달리는 청나라의 모습을 보고 자주적으로 개화해야 한다고 깨달았던 첫 번째 개화파이다. 역관의 아들 유대치(유홍기)는 의학 공부를 해서 의원이 되었지만, 오경석과 교유하며 개화의 필요성을 공감해 20세 되던 김옥균을 개화파로 끌어들였던 인물이다. 좌의정까지 오른 박규수는 대동강을 거슬러 침입해온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를 격침시켜 대원군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중앙 정부로 돌아온 뒤에 북촌의 청년 지식인들에게 개화를 역설했던 정치적 후원자였다. 오경석은 중인이 주도하는 개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에, 북학파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를 통해 북촌의 양반 자제들을 개화파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8대 역관 집안에 태어나 5형제가 역과에 합격 오경석은 1831년 1월21일(음력)에 중인들이 많이 살던 청계천가 장교동에서 한어(漢語) 역관 오응현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해주 오씨의 중시조인 오인유를 거쳐 11세 오인수까지는 문과 합격자를 낸 양반이었지만,12세 오동이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고 참봉(종9품)을 지냈다가,13세 오구가와 14세 오대종이 무과에 합격하여 무반(武班)이 되었으며, 오대종의 맏아들인 15세 오인량이 역과에 합격하여 역관 가문이 되었다. 오제량의 아들인 16세 오정화까지 의과에 합격하여 의관(활인서 별제)이 되면서, 해주 오씨는 중인으로 신분이 굳어졌다.17세 오지항부터 23세 오경석까지 대대로 역과에 합격하여 역관이 되었으며, 혼인도 물론 역관 중심의 중인 집안과 하였다. 22세 오응현(1810∼1877)이 16세 나이로 1825년 역과에 2등으로 합격할 때에 1등은 이상적인데, 오응현은 친구 이상적에게 맏아들 오경석의 교육을 맡겼다. 오경석은 16세에 역과에 합격했으며, 아우들까지 모두 합격해 5형제 역관 집안이 되었다. 사위 이창현도 역관인데, 대표적인 중인 집안들의 족보를 종합하여 ‘성원록(姓源錄)’을 편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 무렵에는 중인들이 커다란 세력을 이뤘으며, 그 한가운데에 오경석이 자리했음을 알 수 있다. 오응현의 손자 가운데도 역관이 4명이나 나왔는데, 이들이 마지막 역관 세대였다. 갑오경장 이후에는 과거가 모두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한학습독관(漢學習讀官)으로 역관 생활을 시작한 오경석은 18세에 사역원 당상역관 이시렴의 중매로 그의 조카딸과 혼인했다. 처가인 금산 이씨는, 김양수 교수의 통계에 의하면 교회역관(敎誨譯官)을 가장 많이 배출한 중인 집안이다. 이씨 부인이 26세에 유행병으로 요절하자,3년 뒤에 역시 중인인 김승원의 딸과 혼인하였다. 아들 오세창도 역관이고, 딸도 역관 이석주의 아들인 이용백에게 시집보냈는데, 사위 이용백은 산학(算學)을 전공한 중인이다. ●무역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골동 서화 구입 오응현은 북경을 드나들며 재산을 많이 늘렸다. 신용하 교수가 오경석의 손자인 오일룡씨와 오일륙씨에게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맏아들 오경석에게 2000석 분의 재산과 집 두 채를 상속해 주었다고 한다. 장교동의 천죽재(天竹齋)와 이화동의 낙산재가 바로 그 집이다. 그는 ‘천죽재차록(天竹齋箚錄)’이라는 글에서 골동 서화를 모은 과정을 이렇게 회상하였다. <계축년(1853)부터 갑인년(1854)에 걸쳐 비로소 북경에 노닐게 되어, 박식하고 단아한 동남의 문사들과 사귀면서 견문이 더욱 넓어졌다. 원(元)·명(明) 이래의 서화 백여 점을 차츰 사들이게 되었고, 삼대(三代)·진(秦)·한(漢)의 금석(金石)과 진(晉)·당(唐)의 비판(碑版)도 수백 종을 넘었다.(줄임) 내가 이들을 구입하는 데 수십년의 오랜 시간이 걸렸고, 천만리 밖의 것이라 심신을 크게 쓰지 않고는 쉽게 얻을 수 없었다.> 넓은 중국 천지 곳곳에 흩어진 골동 서화가 북경으로 모여들어, 유리창에 가면 구입하기가 쉬웠다. 그러나 새로 발견되는 금석 탑본들은 역시 학자를 통해야 구입하기 쉬웠다. 오경석이 1861년 2월에 북경을 떠나기 직전에 청나라 학자 하추도(何秋濤)가 편지를 보내왔다.“보내드리는 석각(石刻) 한 장은 복건성 태녕현에 있는 주자(朱子)의 수서각석(手書刻石) 탑본입니다. 지금까지 금석가들이 모두 몰랐던 것이므로, 기실(記室)께 드려서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오경석이 이 편지와 탑본을 받고 얼마를 사례했는지 알 수 없지만, 청나라 학자 정조경(程祖慶)이 책과 인삼에 관해 보낸 편지를 보면 오경석이 인삼을 가지고 가서 팔아 골동 서화를 구입했음이 확인된다. <역매인형대인각하(亦梅仁兄大人閣下) 며칠 전에 나에게 인삼 값을 묻는 친구도 있고, 지화(紙貨)를 묻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귀국의 서적과 비판(碑版)을 서로 교환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혹 그런 일이 있게 되면 너무 번거로우시겠습니까? 전에 보내온 서목(書目)을 돌려드린 뒤에, 또 어떤 친구가 청구하고 싶어합니다. 아직 구입하지 않은 것도 있으니, 서목 한 벌을 다시 부쳐주시면 시기에 따라 모두 구입할 수 있고, 또 포장비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잠연당전서’는 종경이라는 친구가 가져 왔는데, 어제 또 찾아와 “서점에서 파는 값보다 헐하다.”고 하면서 이 서목을 읽어보아야 한다기에 하는 수 없이 빌려 주었습니다. 옛날 비판(碑版)은 장황(표구)되지 않은 것을 사야 값이 헐하리라고 생각됩니다.> 범유경(范維卿) 같은 골동품상과도 편지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교류했는데, 오경석이 북경을 왕래하며 기록한 ‘천죽재차록(天竹齋箚錄)’에 골동 서화 구입에 관련된 기록이 많았지만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아들 오세창이 지은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에 일부 인용되어 남았을 뿐이다. 그는 골동서화를 구입해 감상만 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글씨나 그림을 보고 연습하여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아들 오세창이 ‘근역서화징’이라는 불후의 저술을 남기게 된 것도 오경석이 수집한 골동 서화 덕분이었다. ●청나라가 망해가는 모습 보며 개화에 눈떠 오경석은 23세 때인 1853년에 처음 북경에 가서 같은 20대의 청나라 지식인들과 사귀기 시작했다. 스승 이상적의 소개로 빠른 시일에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북경에 갈 때마다 선물을 주고받았으며, 그들로부터 골동 서화만이 아니라 서양 문물을 소개하는 책들도 소개받아 구입해 왔다. 청나라 문사 61명과 주고받은 편지 292통이 현재 7첩으로 장황되어 후손 오천득씨가 소장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공자의 73대손 공헌이(孔憲彛)는 뒷날 내각 중서를 지내고, 만청려(萬靑藜)는 예부상서를 지냈으며, 반조음(潘祖蔭)과 서수명(徐樹銘), 장상하(張祥河) 등은 공부상서를 역임했다. 오대징은 갑신정변 때에 흠차대신(欽差大臣)으로 조선에 왔으며, 장지동(張之洞)은 호광총독(湖廣總督)과 군기대신(軍機大臣)을 역임했다. 조선과 중국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오경석이 이들의 도움으로 풀어나갔다. 오경석이 북경의 청년들 가운데 동방과 남방 출신의 양무파(洋務派) 개혁사상가들을 주로 사귄 것은 박제가의 영향 때문이다. 오경석이 역과 시험에 합격하도록 지도해준 스승은 역관 이상적이지만, 아버지 오응현은 박제가의 학문을 매우 높이 평가하여 후손들에게 박제가의 저술을 읽도록 했다. 오경석 또한 국내 학자 가운데 박제가를 가장 존경하여, 서재에는 그의 글씨와 그림을 한 폭씩 걸어놓고 그의 책을 읽었다. 추사에서 이상적으로 내려오는 중인 문화를 거슬러 올라가면 추사의 스승이 바로 박제가였으니, 이 집안에서 박제가의 ‘북학의(北學議)’를 교과서로 받드는 것도 일리가 있다. 오경석은 다른 역관들같이 청나라에 드나들며 통역이나 하고 무역으로 재미만 본 것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청나라와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신용하 교수는 오경석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1853∼1859년 사이에 개화사상을 형성한 선각자”라고 평가했는데, 오경석은 1840년부터 시작된 아편전쟁과 1851년에 수립된 태평천국 때문에 청나라가 망해가는 모습을 북경 현장에서 보고 자기만 개화사상을 지닐 것이 아니라 국내 지도층이 함께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청나라에서 간행된 ‘해국도지(海國圖志)’‘영환지략(瀛環志略)’‘박물신편(博物新編)’‘양수기제조법(揚水機製造法)’‘중서견문록(中西見聞錄)’ 등의 서적을 구입해 왔다. 아들 오세창의 증언에 의하면, 유대치가 오경석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개혁을 성취할 수 있을까?” 묻자, 오경석이 “북촌의 양반 자제 가운데 동지를 구하여 혁신의 기운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다. 오경석이 북경에서 구입해 온 세계 각국의 지리와 역사, 과학과 정치 서적들이 유대치와 박규수를 통해 김옥균과 박영효를 비롯한 북촌 청년들에게 전해지며 개화파라는 정치 세력이 생기게 되었다. 다음 호에는 오경석의 외교활동을 소개하기로 한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아마복싱 헤드기어 벗는다

    아마추어복싱의 상징인 헤드기어가 20여년 만에 퇴출될 전망이다. 국제아마복싱연맹(AIBA)은 현재 2분 4라운드로 열리는 경기시간을 3분 3라운드로 늘리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의무적으로 쓰도록 한 헤드기어를 벗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1일 AP통신이 전했다. 링에서 사라진 화끈한 KO를 부활시키겠다는 취지. 1980년대 초반까지 올림픽에서는 KO 승부가 프로복싱 못지않게 흔했지만,1982년 프로복서 김득구의 사망 사고 이후 아마복싱은 LA올림픽부터 보호장구를 갖추도록 규정을 바꿨다.AIBA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개혁안을 확정했고, 의무분과위원회 검토가 끝나면 10월 세계선수권대회(미국 시카고)와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한 8월 이후 모든 국제대회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100년 이상 1라운드 3분씩 치르다 1997년 2분 5라운드제를 거쳐 현재의 2분 4라운드제로 바뀐 경기시간도 10년 만에 3분 3라운드제로 돌아가게 됐다. 코너별로 빨강-파랑색으로 정한 트렁크 색깔도 자유로워진다. 정재규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사무국장은 “헤드기어를 도입하는 바람에 재미만 반감시켰다는 게 아마복싱계의 중론”이라며 “베이징올림픽 이후 모든 대회에서 헤드기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민간기업에 첫 원직복귀 권고

    국가청렴위가 내부공익신고자를 파면한 KT에 이를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청렴위가 민간기업에 내부신고자에 대한 원상회복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청렴위 권고는 KT가 이행하지 않아도 강제할 권한이 없어 원상회복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14일 청렴위에 따르면 2004년 10월 KT에 근무하고 있던 여모(52)씨는 KT가 서울∼대구간 고속철도 주변 전력유도대책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사비를 과도하게 책정했다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전력유도전압의 크기를 과잉 산정해 600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청렴위에 신고했다. 여씨는 청렴위 신고에 앞서 문제점을 회사 내부에 제기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청렴위에서 이 사건을 이첩받은 감사원은 2006년 6월 여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대구∼부산간, 호남선 구간은 전력유도전압의 크기를 낮추도록 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그러나 여씨는 감사원의 이같은 결과가 나온 지 6일 만에 KT에서 쫓겨났다. 여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회사 경영진을 비방해 명예와 공신력을 실추시켰다는 것이 파면 이유였다. 청렴위 관계자는 이날 권고에 대해 “부패방지법에 신고로 인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경우 청렴위 차원에서 해당기관이나 기업에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권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청렴위의 권고가 법적인 구속력은 갖지 않기 때문에 KT가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경우 청렴위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KT와 같은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다. 청렴위 관계자는 “KT가 청렴위 결정을 신중히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는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감사원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여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등 지방노동위원회나 중앙노동위원회도 적정하다고 판단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청렴위에 KT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가 없었던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렴위는 그동안 여씨처럼 부패행위를 신고했다가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아 청렴위에 보호를 요청한 신고자는 5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청렴위는 이 가운데 여씨를 포함해 13명의 신고자에 대해 신분보장 조치를 취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비장증후군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비장증후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슴을 열어 심장의 병을 의학적으로 해결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만큼 ‘심장병’이 주는 중압감은 크다. 이처럼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선천성 심장병을 동반하는 질병이 바로 비장증후군이다. 비장증후군에 대해 심장질환 전문병원인 세종병원 소아과 김수진 과장은 ‘치료 받지 않으면 환자가 조기에 사망할 수밖에 없는 병’이라고 설명한다.“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저산소증이나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치료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수술이 치료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치료의 시작이며, 그 만큼 환자가 느끼는 부담도 크지요.” 정상인의 신체는 외형상 좌우가 대칭이다. 그러나 흉부와 복부 내부의 장기를 보면 구조와 배열 모두 좌우가 다른 비대칭이다.“이처럼 좌우가 다른 흉부와 복부 장기 중에서 비장의 이상이 심장 기형과 함께 나타나는 질환을 ‘비장증후군’이라고 한다. 아예 비장이 없으면 ‘무비증후군’, 비장이 여러 조각으로 갈라진 상태이면 ‘다비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비장(脾臟)이란 횡경막과 왼쪽 콩팥 사이에 있는 장기로, 흔히 지라라고 한다. 림프구를 만들고, 혈액 속의 세균을 죽이며, 노쇠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곳이다. 크기는 길이 10∼12㎝, 너비 6∼8㎝에 무게도 80∼150g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비장의 이상은 바로 심장의 문제로 이어진다. “무비증후군인 경우 흉부의 모든 장기와 일부 복부 장기가 비정상적인 대칭을 이루며, 양쪽의 장기가 비정상적인 오른쪽 장기의 특성을 보입니다. 이에 비해 다비증후군은 흉부 장기와 일부 복부 장기가 모두 왼쪽 장기의 특성을 보입니다.” 정상적인 장기는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이 명확한데 비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이 패턴이 흐트러져 형태와 위치가 서로 뒤섞인다는 뜻이다. “이런 비장증후군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의 발병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점 때문이다.“선천성 심장병은 통상 인구 1000명당 5.5∼8명 정도의 발생률을 보이며, 이는 세계 각국이 거의 비슷합니다. 이런 선천성 심장병 중에서도 희귀난치 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비장증후군은 특히 임상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발병률이 높지만 아직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태아기에 심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고 추정할 뿐 밝혀진 단일 원인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유전자 연구를 통해 뭔가 발병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분자생물학을 이용한 염색체 변형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를 하고는 있습니다.” 비장증후군을 가진 환자는 대부분 ‘복잡 심기형’을 동반한다. 즉, 심실이 하나뿐인 단심실, 심방과 심실이 확실히 나뉘지 않는 완전 방실중격 결손, 폐동맥 협착이나 폐쇄, 폐정맥의 환류 이상, 심실과 대혈관의 연결 이상 등 여러가지 기형이 동반되는 것. 그런가 하면 부정맥의 발생 가능성도 높다. “이뿐이 아닙니다. 복부에서 무비증이나 다비증, 대·소장이 꺾이거나 꼬이는 회전 이상, 신장이나 비뇨기 계통의 기형 등 다양한 장기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무비증의 경우 환자의 면역체계 이상을 동반해 발병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들이 드러내 보이는 임상적인 증상도 다양한 편이다.“심장 기형의 유형과 심한 정도에 따라 청색증이나 호흡곤란, 젖을 빨지 못하는 수유장애 등 다양한 심부전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건강해 보이는 아이에게서 심잡음이 확인돼 비장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지요.” 진단은 크게 어렵지 않다. 흉부 X-레이 검사, 심전도 검사와 함께 심초음파 검사를 거치면 대부분 확진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치료 단계에서는 심도자술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검사를 통해 더 자세한 개인별 질병 정보를 얻기도 한다. “비장증후군은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대부분 저산소증이나 폐동맥 고혈압 등의 심장질환으로 환자가 조기 사망하기 때문에 적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이 질환에 적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라는 폰탄수술법의 치료 조건에 맞추려면 늦어도 생후 6개월 이전에는 병증을 찾아내야 하지요.” 폰탄수술법은 정상인과 같은 양(兩)심실형으로의 교정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적용하는데, 환자의 기존 심실은 좌심실 역할을 하게 하고, 혈액의 폐 순환을 담당하는 우심실은 심장을 거치지 않고 우회해 폐로 바로 가도록 만들어 주는 수술 방식이다.“초기 영아기 환자라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면서 수술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도록 한 뒤 생후 6개월과 2∼3세 때에 2회에 걸쳐 폰탄 수술을 시도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환자에 따라 적절하게 약물을 투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수술이 곧 완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폰탄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증세를 보이는 환자는 예후가 더욱 좋지 않다. 특히 비장이 없는 무비증후군 환자는 림프구 수치가 낮은 탓에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것이 문제가 된다.“세균이 혈류 안으로 들어오면 균혈증, 패혈증이 잘 생기며, 세균 증식도 정상인보다 훨씬 빨라 발병 후 몇 시간내에 사망하기도 할 만큼 치명적입니다.” 비장증후군 자체는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 아니지만 대부분 희귀난치성 질환인 심장병을 동반하기 때문에 치료비의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김 과장은 “그건 그렇다 쳐도 대부분 유아기에 사망하는 이 질환자의 장애평가에 성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질환자들의 심장은 양서류인 개구리의 심장과 흡사합니다. 따라서 장애 진단이 당연한데도 우리나라는 이런 기준조차 없어 성인 기준을 적용합니다. 아무리 희귀병이라지만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는 게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동탄2신도시 확정] “시세 70%에 공급…수도권 집값안정엔 효과”

    [동탄2신도시 확정] “시세 70%에 공급…수도권 집값안정엔 효과”

    많은 전문가들은 1일 화성 동탄2 신도시는 정부가 당초 공언했던 강남 대체 효과는 없지만 수도권에 부족한 주택을 대량 공급한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금은 집값이 안정세이고 신도시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전망이어서 이번 신도시 발표로 부동산 시장 전반이 불안해지는 일은 없겠지만 신도시 후보지 인근은 개발 호재로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통 해결 안되면 명품신도시도 무효” 전문가들은 강남에서 멀리 떨어진 편이어서 강남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수요를 흡수하려면 명품 신도시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마스터플랜을 잘 짜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앞으로 행정도시와의 접근성을 감안하면 화성동탄2 신도시는 차선책으로 보이지만 화성에 강남 대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기존의 화성 동탄1 신도시도 강남권까지는 몰라도 서울 도심권까지 출퇴근하기엔 너무 먼 거리여서 광역교통망 확보가 우선과제”라고 말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도 “최고급 중대형 아파트, 최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오피스빌딩 등 명품 도시로 지어도 교통여건이 좋지 않다면 강남 수요를 흡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족성 확보라는 지적이 많다. 고종완 RE맴버스 사장은 “강남을 대체할 수 있으려면 자족기능이 충분해야 한다.”면서 “마스터플랜이 어떻게 짜여지는지에 따라 수도권 수요를 흡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질의 교육 서비스, 문화 인프라 및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한편 충분한 경제기반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둬 도시의 주거 수준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잘 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값 단기적 오름세 거친후 안정될 것” 지난해 10월 인천 검단 신도시가 발표됐을 때와 같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오히려 주변시세보다 30%가량 싼 수준으로 10만여가구를 공급하게 되는 만큼 입주 시점에선 집값 안정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신도시가 들어서면 교통망 개선 등 호재로 당분간 화성동탄 주변지역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 “약속대로 평당 800만∼900만원대에 분양된다면 입주 시점에선 집값이 크게 안정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탄2 신도시가 실제 공급될 때는 800만원대를 웃돌 가능성도 높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차장은 “건교부가 판교신도시의 경우 800만원선에서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분양할 때 1200만원선이었다.”고 지적했다. ●“판교 실제분양가 50%↑… 두고봐야” 김희선 부동산114전무는 “당분간 화성동탄 지역 집값은 오를 수도 있겠지만 분당이나 서울까지 밀어올리기에는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가 많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장은 “단기적으로 화성동탄 주변 집값은 좀 오르겠지만 장기적인 주택 수급 차원에서 접근할 때 입주 시점에선 크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종완 RE맴버스 사장도 “10만가구 공급은 시장에 주는 영향이 큰 만큼 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PB팀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신도시가 강남을 대체하는 효과가 부족한 만큼 강남 아파트가격을 오히려 올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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