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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 청소년 더불어 사는 능력 키워라

    중등교육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가르치는 데 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동시에 나만이 아닌 다른 이들을 되돌아보는 삶의 태도를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 진학에만 몰입하는 사교육과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고교 청소년생들에게 배려, 양보, 협동, 타협 등과 같은 공동체 의식은 결여된 측면이 적지 않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의 사회역량지표는 세계 36개국 중 35위에 그쳤다. 세부 항목인 사회적 협력과 관계지향성에서는 꼴찌를 차지했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연구 결과는 2009년 국제교육협의회(IEA)가 세계 36개국의 중학교 2학년 14만 600여명에게 설문한 국제 시민의식 교육연구를 근거로 삼았다. 문화·사회·경제적으로 이질적인 상대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능력인 사회역량지표의 상위권에는 태국,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영국 등이 포함됐다. 우리 청소년들은 갈등의 해결을 위한 지식을 중시하는 갈등관리에서는 덴마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식 개발에 함몰된 바람에 다양한 이웃들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나아가 모든 게 ‘나’에게 맞춰진 탓에 정부와 학교에 대한 불신도 컸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전체 평균 62%의 3분의1인 20%, 학교는 평균의 절반을 약간 웃돈 45%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의 부족한 공동체 의식을 더 이상 묵인하거나 방치할 수 없다. 그렇다고 청소년만을 탓할 수 없다. 오히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시스템과 교육 풍토의 피해자다. 뛰어난 친구들을 칭찬하고 인정하기보다 경쟁 상대로 여기는 상황에서 더불어 사는 의식을 기대하기란 무리다. 결국 공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정부는 학벌의 병폐를 깨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능력에 따른 차이는 인정하되 학력에 의한 차별은 금지해야 한다. 학교는 성적 줄세우기보다는 전인교육에 비중을 두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외향적 출세보다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구축은 사회적 비용과 맞물려 있는 만큼 우리 모두 깊이 고민해야 한다.
  • 日식품 불안감에 국내물가 상승

    日식품 불안감에 국내물가 상승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물질에 오염된 지역 식품 수입이 중단되고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신선식품 물가는 안정세를 찾는 듯하다가 일본 지진 사태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25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돼지 삼겹살(500g)의 소매가격은 9603원으로 평년가격인 7222원보다(직전 3년 평균 가격) 33% 올랐다. 닭고기와 계란은 평년보다 각각 57.2%, 36.8% 높았다. 냉동 고등어와 건오징어가 각각 68.5%, 65.3%, 배추는 78.7% 올랐다. 500g 당 1만원을 넘던 돼지 삼겹살 가격은 지난 10일 9240원까지 내렸지만 24일에는 9603원으로 올랐다. 생물 고등어는 10일 3152원에서 24일 4267원으로 치솟았고, 배추도 4596원에서 4776원으로 올랐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배추나 오징어 등은 원체 공급물량이 달리는 데다가 일본 원전 사태 이후 수입상품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심지어 일본 외 다른 나라 수입산도 꺼리는 소비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을 위한 할당 관세물품이 들어오는 데도 가격은 내리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수입상인들이 시중에 물건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수입상품 기피현상까지 겹치면 국내 물량만으로는 신선식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국내 시장으로서는 물가 급등을 막기 힘든 상황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로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이 물가로 전이되지 않도록 각 부처가 철저한 검역 등 대응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임 차관은 4월 봄배추가 출하를 앞두고 있고 오징어도 미국 포클랜드의 어획량이 200% 증가했기 때문에 신선식품 물가는 대부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일조량의 증가로 시설 채소류 가격은 하락세다. 파프리카는 일본 수출길이 막히면서 100g당 962원으로 평년가격인 1102원보다 낮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20세기를 지배했던 한 명의 엘리자베스가 스러졌다”

    “20세기를 지배했던 한 명의 엘리자베스가 스러졌다”

    “20세기를 지배했던 두명의 엘리자베스 중 한명(다른 한명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스러졌다.” 미국 언론들은 24일 ‘세기의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사망소식을 이렇게 타전했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세계 전역은 이날 ‘리즈’(테일러 애칭)와의 영원한 이별을 슬퍼하는 애도의 물결로 넘실댔다. 그녀는 20세기를 장식했던 마지막 배우이자 다시는 등장하지 못할 거인, 전설이었다. ☞[포토] ‘세기의 여신’ 엘리자베스 테일러 잠들다 그녀의 오랜 친구였던 영국 팝 뮤지션 엘튼 존은 “할리우드의 거인을 잃어버렸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너무나 훌륭한 한 인간을 떠나 보냈다는 것”이라고 슬퍼했다. 팝스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눈물을 흘리며 리즈의 죽음을 “한 시대의 끝”으로, 머라이어 캐리는 그녀를 “영원히 함께할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전설”로 추모했다. 미국영화협회(MPAA) 크리스 도드 회장은 성명에서 “그의 연기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영화팬들에게 남았다.”면서 “단순히 뛰어난 연기에서뿐 아니라 에이즈와의 싸움에 기울인 노력에서도 큰 발자취를 남긴 진정한 미국의 아이콘이었다.”고 추도했다. 애도는 각계각층에서 이어졌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리즈의 업적과 그에게 영감을 받아 행해진 노력 덕분에 그의 유산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세계인들 사이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에이즈 연구재단도 “그는 수백만명의 삶을 연장시킨 기념비적 유산을 남겼다.”며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에이즈 투병 중인 미 프로농구(NBA) 스타 매직 존슨은 “엘리자베스, 에이즈와의 싸움에 헌신한 당신에게 감사하며 세계가 당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유명 인사들의 추모글도 잇따랐다. 7명의 남자와 8번의 결혼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던 그녀는 두번의 결혼 및 이혼으로 인연을 끝낸 영화배우 리처드 버튼을 가장 사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에 “내가 죽으면 전 남편인 리처드 버튼의 고향에 뿌려지길 원한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에게서 받은 33.19 캐럿의 크루프 다이아몬드, 물방울 모양의 라 페레그리난 진주는 뭇 여성들의 로망으로 남기도 했다. 리즈의 발언과 행적은 수시로 타블로이드판 신문 1면을 장식했다. 특히 “내가 인생에서 유명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고 한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인터뷰에서 “평생 화려한 보석에 둘러싸여 살아왔지만 내가 정말로 필요로 했던건 그런 게 아니었다. 누군가의 진실한 마음과 사랑뿐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순정파였다. CNN의 전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은 그녀를 이렇게 회상했다. “리즈를 처음 봤을 때 그녀가 너무 작다는 사실에 놀랐다. 스크린 속 그녀는 너무나도 다이나믹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보랏빛 눈을 갖고 있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너무 예뻤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 알지 못한다.” 24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있는 테일러의 ‘스타 동판’에는 수많은 꽃이 놓였고 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페이스북에도 팬들이 그녀를 추모할 수 있도록 헌정 페이지가 따로 마련됐다. 그녀의 장례식은 가족끼리 치러지며 세부적인 장례절차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라고 샐리 모리슨 대변인은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경기, 민간 우수보육시설 200곳 지원

    경기도는 우수 민간·가정보육시설 중 200개를 골라 시설 운영비와 교사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공공형 보육시설 시범사업’을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200곳은 전문가와 교사 등으로 구성된 선정심사단 평가를 거쳐 정해지며 국·도·시비 등 총 33억 2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산술적으로 시설 한곳당 월평균 277만원을 받을 수 있다. 도는 국·공립 보육시설보다 월 5만~6만원 많은 보육료를 받는 민간·가정 보육시설 중 평가인증 등 일정한 자격과 기준을 갖춘 곳을 선정해 보육료 수납 단가를 국·공립 수준으로 낮추도록 시설 운영비와 보육교사 인건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공공형 보육시설은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에 종일제(12시간)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표준보육과정’을 의무적으로 적용, 보육의 품질을 높여야 하는 등 엄격한 품질관리를 받는다. 또 안전사고에 대비해 ‘보육시설 안전공제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시설 상세 정보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며 투명한 회계관리를 위해 보육료 수입·지출을 하나의 카드(클린카드)로 집행해야 한다. 이런 운영 요건을 계약 조건으로 체결해 위반 수준에 따라 시정명령, 보조금 환수 등의 조치가 취해지며 아동학대와 급식 사고 등 중대 사고가 한번이라도 발생하면 공공형 보육시설 선정이 취소된다. 모든 공공형 보육시설은 지역사회의 보육 전문가와 부모 등으로 구성되는 ‘우리 동네 보육시설 품질 지킴이단’으로부터 최소한 매년 한 차례 이상 정기적인 평가도 받아야 한다. 시·군별 사업 배정량은 고양시 16개, 남양주시 14개, 부천·시흥·안산시 각 13개, 안양시 11개, 수원시 12개, 성남·화성·의정부시 각 10개이고 나머지 시·군은 1~7개씩이다. 시설 운영과 관련해 행정처분 중이거나 최근 1년 이내 아동학대와 급식사고가 난 시설은 선정에서 제외된다. 도 관계자는 “민간 보육시설의 서비스 품질을 국·공립보육시설 수준으로 높여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도의 보육시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공립 464개, 민간 3771개, 가정 6837개, 직장내 95개, 법인 73개, 부모협동 33개 등 총 1만 1273개가 운영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한국은 안전한가…국내 지진대책 2題

    ◆아직도… 철도 지진대책 수년째 ‘헛바퀴’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등이 운행하는 일반철도의 지진 대책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고속철도와 달리 내진설계가 안 된 교량과 터널 등 시설물에 대한 성능보강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에 따르면 일반철도는 1999년 터널과 교량 등에 대해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기준을 마련했다. 2002년 철도청이 일반철도 시설물에 대한 내진성능 평가 결과 교량 327개와 터널 61개 등 총 388곳의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철도공단이 2006년 7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콘크리트 시설물(328개)에 대해 실시한 내진성능 상세평가에서도 교량 262개와 터널 25개 등 287곳의 성능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10년 현재 보강 작업이 이뤄진 시설물은 110개로 전체의 28.3%에 불과하다. 콘크리트 시설물은 287개 중 28개만 마무리됐다. 올해 철도공단의 철도 개량사업비 1330억원 중 내진성능 보강사업은 3곳, 4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46억원을 들여 6곳에 대한 사업만 실시했다. 나머지 275개에 대한 보강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교량의 성능보강은 교각 위 구조물을 받치는 ‘교자장치’를 내진설계된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교각을 강화한다. 터널은 입구를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작업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2007년 500억원이던 철도 개량사업비가 2009년 3월 ‘지진재해대책법’이 제정되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개량사업이 수해와 지하철 세이프도어 설치 등 36개나 돼 지진 대책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속철도는 1991년 설계 당시 경부고속철도 1단계(광명~대구) 구간 교량(107개)과 터널(50개)은 일본 신칸센 기준을 적용, 리히터 규모 6.0으로 설계됐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대구~부산)와 호남선은 1995년 고베지진 후 리히터 규모 6.5로 설계됐는데 터널과 교량은 각각 67개와 44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이제는… 2층 이하도 내진설계 의무화 앞으로 고층 건물뿐 아니라 2층 이하 소규모 신축 건축물에도 내진성능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토해양부는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내진설계 및 성능 보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2층 이하 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내진성능을 강화하기로 하고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현행 건축법에서는 3층 이상 건축물과 연면적 1000㎡ 이상, 높이 13m 이상 등 지진에 취약한 건축물에 대해서만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있고, 전체 건축물의 84%를 차지하는 2층 이하 건물에는 별도 기준이 없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1~2층의 저층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하지는 않는 대신 별도의 표준 설계도면을 만들고 앞으로는 이 기준에 따라 신축을 의무화하는 일본식 내진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2층 이하 건축물을 내진설계 의무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건축비가 종전보다 3~5% 상승할 뿐 아니라 건축기간 지연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2층 이상이거나 200㎡ 이상 건축물의 경우 건축구조 기술사가 참여하는 내진설계가 의무화돼 있다. 내진설계 의무 대상이 아닌 1층, 200㎡ 미만 건축물은 별도로 정한 구조기준에 따라 건물을 시공하도록 하고 건축기준적합판정 자격자의 검정을 받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는 표준 설계도면을 활용하면 구조 전문가의 도움 없이 내진성능을 보강할 수 있고 건축비도 종전보다 1% 정도 증가하는 선에서 신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2층 이하 소규모 건축물에 대해서도 내진보강 매뉴얼 등을 마련, 자발적인 내진 보강을 유도해왔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많지 않았다.”면서 “표준설계 시공을 의무화하면 건축비 증액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내진성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오는 2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한 뒤 건축법 등 관련 법 및 지침 개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범현대家 화합의 멜로디로 다시 뭉쳤다

    범현대家 화합의 멜로디로 다시 뭉쳤다

    “(정 명예회장은) 참으로 위대한 분이셨다. 그분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은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준 명언이다.”(박희태 국회의장)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 추모식과 추모음악회가 14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오는 21일 고인의 기일을 앞두고 열린 행사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정몽준 국회의원 등 고인의 가족들과 추모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황식 국무총리, 박희태 국회의장, 현인택 통일부장관,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환희의 송가’등 1시간 연주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이희범 경총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회장 등 재계 인사와 언론·체육·연예계 인사 등 참석 인원만 3000명을 넘었다. 정 명예회장의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지난 10일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 이어 모습을 나타냈다. 추모식은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이홍구 위원장의 추도사와 박희태 의장, 김황식 총리, 정몽구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정 명예회장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제일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눈높이를 맞췄다.”면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꾼 이상주의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도 “선친의 창의적 도전정신과 근면 성실한 마음가짐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며 “선친의 열정이 오늘 다시 우리에게 전해져 오는 것 같아 무한한 존경과 깊은 감회를 금할 길이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 회장 “화해 제의오면 고려할것” 20여분간의 공식 추모식 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지휘로 추모음악회가 진행됐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와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 등이 1시간 동안 연주됐다. 이번 10주기 추모행사는 사진전에서 음악회에 이르기까지 범현대가 기업들이 공동 참여하는 통합행사로 치러졌다. 범현대가의 임원이 참여하는 추모위원회가 구성됐고, 장자 격인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이 행사 실무를 주도했다. 한편 이날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정 회장은 오후 6시 30분쯤 먼저 도착했고, 현 회장이 도착한 오후 7시 15분쯤에는 지하 사진 전시장에 머물러 있었다. 현 회장은 “오늘은 범현대가가 공존하고 화합하는 자리”라면서도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이 우리에게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 회장으로부터 화해 제의를 받은 적은 없지만 제안이 오면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순녀·오상도기자 coral@seoul.co.kr
  • 거인 정주영 삶과 업적 한눈에

    거인 정주영 삶과 업적 한눈에

    오는 21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0주기를 앞두고 1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추모 사진전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준 국회의원,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등 고인의 가족을 비롯해 추모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각계 인사 12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정몽구 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모습을 나타내 양 그룹의 화해 무드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정 회장보다 20분쯤 늦게 도착한 현 회장은 개막식 내내 시숙인 정 회장과 인사를 나누지 못하면서 다소 냉랭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행사가 끝날 무렵 현 회장이 정 회장에게 다가갔고, 정 회장은 “제수랑은 원래 악수하는 거 아니지만 한번 하지.”라며 악수를 청했다. 이에 현 회장도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추모 사진전은 범현대가의 기업이 처음으로 함께 주최하는 공식 추모행사의 하나로 마련됐다. 각 사가 따로 추모 행사를 열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범현대가 임원이 참여하는 ‘10주기 추모위원회’가 구성돼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느 해보다 고인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한 정몽구 회장은 “창조적 예지와 도전 정신으로 선친이 이룩한 필생의 업적 앞에 무한한 존경심을 느낀다.”며 “이번 전시회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 사진전은 11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일반인에게 공개되며, 범현대가의 주요 사업장에서도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사진전에는 고인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현대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내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기까지의 생애와 업적을 ‘아산의 젊은 시절’ ‘사업보국’ 등 6개의 테마로 총 130여점의 사진이 전시됐다. 공식 추모식과 추모음악회는 오는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추모식에선 정몽구 회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정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된다. 음악회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지휘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와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연주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바란다/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교수

    [열린세상]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바란다/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교수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가 대통령 직속 상설행정위원회로 격상돼 출범한다. 국과위가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연구개발(R&D)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모양이다. 현재 우리나라 R&D 투자 규모의 연평균 증가율은 지난 3년간 1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3.6%로 세계 4위를 차지하니 괄목할 성적이다. 현 정부의 업적 중 가장 높이 평가받을 분야는 연구개발의 투자 확대와 지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에서 조사한 5년 주기별 논문 1편당 피인용 횟수를 살펴보면, 3.5회로 세계 평균 4.8회보다 훨씬 낮다. 논문은 많이 썼지만 다른 연구자들이 참고할 훌륭한 논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의미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아무도 읽지 않는 논문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연구의 질을 높이고 과학기술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R&D 투자 패러다임을 바꿀 시기가 됐다. 그런 면에서 국과위에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생명과학 R&D에 대한 투자 확대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 R&D 예산은 거의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맞먹는다. 국방예산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액수의 국가예산이 보건의료분야에 투자되고 있다. 2009년 3월 오바마 대통령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미래재생의학 연구의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보건의료 R&D를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NIH)에서 통합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부처 간 투자 중복을 막으면서 효율적인 관리를 하기 위함이다. 일본에서도 작년에 국가 R&D 로드맵을 새로 작성하면서 2대 주력분야로 생명과학과 친환경 에너지산업을 꼽았다. 여기에 투자를 집중한 후 그 열매가 산업 전반에 퍼져 나가게 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생명과학 R&D 투자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에 분산되어 있다. 그나마 올해 정부 R&D 예산의 2% 정도만이 보건복지부 주관 보건의료 분야에 배분됐다. 이래서는 선택과 집중의 효율을 기대할 수 없다. 맞춤 의료와 맞춤 예방사업,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같은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포함한 생명보건의료 분야 R&D 예산의 확대가 가장 절실하다. 또한 생명보건의료 분야 사업에 대한 중복투자를 개선하는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바이오신약 개발 사업만 해도 현재 보건복지부는 물론 국토해양부, 농수산식품부를 포함해 최소 8개 부처가 관여하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이 향후 10년간 약 2조 1000억원을 바이오신약 R&D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매출 400조원을 낸다는 목표인데, 건강과 의료 분야에서만 8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관리산업과 의료기기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고 한다. 미래 시장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기업들이 생명과학 분야의 산업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와 기업의 역동성이 맞물린다면 우리는 엄청난 상승 효과를 얻을 것이다. 국과위가 해야 할 것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융합형 인재 양성이다. 우리나라 R&D는 1960~1970년대 산업화 초기 민간 주도의 경공업 산업에서 정부 주도의 중화학공업 육성 시대로 발전했다. 이후 2000년대 기초 원천기술 개발을 지향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현재는 선진국 추격형에서 창조적 혁신체계로 갈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산업분야에서 필요한 과학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하고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인재 양성이 필수다. 인재는 갑자기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학에서 융합형 교육을 받고, 글로벌 감각을 익힌 후, 이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를 뛰어야 한다. 대학-연구소-산업체로 이어지는 연계사업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미래형 인재 양성을 대학들이 갖추도록 국과위는 지원해야 하며, 이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있어야 한다. 국가 R&D 예산의 20% 정도만이 대학으로 지원되고 있지만 국제수준 논문의 80%가 대학에서 생산되고 있다. 열매가 얼마나 풍성하게 열릴지는 지금 씨를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잘 뿌리느냐에 달렸다. 국과위의 역할이 막중하다.
  • 3월 3일 삼겹살 데이… 고기 전문가에게 들어본 가장 맛있는 조리법

    3월 3일 삼겹살 데이… 고기 전문가에게 들어본 가장 맛있는 조리법

    구제역 여파로 공급이 급감하면서 삼겹살이 요즘 ‘금(金)겹살’이라 불릴 정도로 값이 올랐다. 삼겹살이란 단어가 국어사전에 처음 등재된 때는 1994년으로 우리 국민이 삼겹살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채 30년이 안 된다. ‘삼겹살에 소주’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해 1인당 평균 삼겹살 소비량은 9㎏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500g에 1만원을 넘어서면서 서민 음식이란 칭호가 무색할 지경이다. 새달 3일은 축협이 양돈 농가의 소득을 늘리고자 만든 삼겹살 데이. 국내 1위 브랜드 돼지고기 선진포크를 만드는 선진의 문성실 식육연구센터 소장에게서 삼겹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들어봤다. ●두께는 6㎜, 온도는 350도가 최선 문 소장은 “1980년 시작해 30여년 동안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씨돼지(종돈)를 육성한 결과 북미, 유럽, 칠레 등에서 수입된 삼겹살과는 다른 맛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식육학 박사인 그는 국내 최고의 돼지고기 맛 전문가로 불린다. 삼겹살은 흔히 비계라 불리는 지방과 단백질이 혼합된 것인데 특히 지방산에 함유된 올레인산이 많을수록 고기맛이 좋다는 게 문 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비계가 지나치게 두꺼우면 고기가 속까지 익지 않는 단점이 있다. 다섯달 동안 식육센터 연구원과 전문 평가요원을 동원한 관능검사(인간의 오감으로 평가하는 제품의 품질검사) 결과, 가장 삼겹살이 맛있게 구워지는 고기의 두께는 6㎜, 온도는 350도로 평가됐다. 문 소장은 “고기가 얇고 가열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맛있어지지만 고기 두께가 지나치게 얇으면 육즙 보유량이 떨어지고, 가열 온도가 너무 높으면 금방 타버린다.”며 “6㎜ 두께의 삼겹살을 350도에서 2~3번 뒤집어 가며 두꺼운 불판을 이용해 구우면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원한 음료수병과 고기 장바구니에 함께 담아라 문 소장은 고기에 불이 직접 닿는 직열구이는 피하라고 강조했다. 삼겹살의 맛을 좌우하는 지방산이 떨어져 나가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두꺼운 불판을 이용해 일정한 열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좋은데 문 소장은 불판은 솥뚜껑, 열원은 숯을 추천했다. 숯은 최고 500도까지 온도가 올라 쉽게 고기 맛을 낼 수 있다. 삼겹살도 한우처럼 마블링(지방의 분포)이 좋은 것이 맛있다. 단백질은 붉고 지방은 백색으로 잘 굳어 단단한 느낌을 주는 것이 최고다. 돼지고기를 사서 신선하게 집으로 가져가려면 시원한 음료나 주류를 함께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요리할 때 커피 첨가하면 삼겹살 비린내 싹~ 신선함을 즐기려면 3일 안에 조리해서 먹고, 3일이 넘은 고기는 냉동실에 보관하라는 게 문 소장의 조언이다. 얼린 고기는 랩이나 밀폐용기에 보관한 상태 그대로 냉장고에서 12~15시간 해동해서 먹는 게 좋다. 요리할 때 커피를 첨가하는 것도 고기의 비린내를 없애는 방법이다. 선진포크의 요리 카페 ‘해뜨는 마을’(cafe.naver.com/sjpork)에 오른 요리 가운데 삼겹살로 집에서도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삼겹살 부추전 ●재료: 삼겹살 500g, 부추 200g, 밀가루 또는 부침가루 400g, 계란 4개, 물 400g, 바질 약간 ①삼겹살과 부추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서 밀가루에 계란과 물을 넣어 반죽한다. ②달궈진 프라이팬에 밀가루 반죽과 삼겹살을 올리고 삼겹살은 잘 달라붙도록 부침개로 꾹꾹 눌러준다. ③반죽에 올린 삼겹살 위에 바질 가루 또는 후추를 약간 뿌린다. ④그냥 먹기 심심할 때 새콤달콤한 발사믹 식초에 찍어 먹으면 훨씬 고기 맛이 살아난다. ■ 삼겹살 채소말이 ●재료: 삼겹살 500g, 파프리카 빨강·노랑 각 1개, 무순, 미나리 ●고기 육수 재료: 물, 통마늘 5개, 통후추 20알, 대파 흰대 1개, 파뿌리 1개, 양파 ¼개, 월계수입 4장, 인스턴트 커피 1작은술 ●소스 재료: 고추냉이 적당히, 마요네즈 3큰술, 레몬즙 1큰술, 소금, 후추 약간 ①소스 만들기: 양파는 곱게 다지고 미나리 줄기는 송송 썰어준다. 고추냉이로 조금씩 맛을 보며 간을 맞춘다.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키면 그 맛이 더 깊어진다. ②통삼겹을 조금 얼려 썰기 쉽게 한 다음 채소를 말 수 있도록 세로로 썰어준다. ③물에 육수 재료를 넣고 향이 우러나도록 팔팔 끓인다. ④끓는 육수에 고기를 넣어 3~4분 더 끓인다. 건져낸 고기는 차가운 물에 한번 헹구어 기름기를 없앤다. ⑤미리 데쳐 놓은 미나리줄기-삼겹살-적당히 썬 파프리카와 무순을 순서대로 올리고 돌돌 말아 미나리로 묶어 마무리한다. ■ 오리엔탈 드레싱 양배추 삼겹살 샐러드 ●재료: 삼겹살 500g, 치커리 2줌, 양배추 5잎 ●오리엔탈 소스 재료: 간장 2큰술, 올리브유 3큰술, 식초 1큰술, 꿀 1큰술, 땅콩버터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생강가루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①삼겹살을 3㎝ 크기로 자른다. 끓는 물에 삼겹살과 양파, 대파잎, 통후추, 백포도주 또는 김빠진 맥주나 청주를 넣어 20분 정도 익힌다. ②잘 삶아진 삼겹살은 찬물에 살짝 헹구어 거품과 고기 찌꺼기를 없애 냉장고에 넣어둔다. ③분량의 재료를 넣어 오리엔탈 샐러드 소스를 만든다. 치커리와 양배추도 손질한다. ④접시에 채소를 깔고 차갑게 식은 삼겹살을 올린 다음 소스를 살짝 뿌린다.
  • [기고] 정보격차 해소로 행복지수 높일터/장광수 행안부 정보화전략실장

    [기고] 정보격차 해소로 행복지수 높일터/장광수 행안부 정보화전략실장

    영국의 ‘뉴이코노믹스파운데이션’(NEF)이 발표한 2009년 행복지구지수에서는 중남미 국가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자메이카가 1~3위이고 OECD 국가나 선진국은 40위까지 보이지 않는다. 반면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갤럽과 실시한 행복지수에서는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를 독차지했다. 이렇듯 행복의 개념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애매하기 때문에 ‘행복한 국민’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국가의 정책 방향에도 혼선이 생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연구 결과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인간의 행복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불확실성으로, 정부 정책 역시 단순히 부를 증진시키는 것 외에 국민이 겪을 수 있는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나라는 국민의 행복도를 높일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서비스며 정보기술(IT) 인프라 등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없앨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T는 개인의 삶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미래를 한층 뚜렷하고 밝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어 주기도 한다.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한 ‘장애인 정보통신보조기기 이용 공모전’ 결과만 보더라도 그렇다. 정보통신보조기기를 활용하여 사회 각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장애인들의 자립과 재활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행사였다. 장애인 99명이 응모했는데 하나같이 IT의 힘을 이용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감동적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대상을 받은 김우철씨는 26세 때 교통사고로 시각 1급, 지체 3급의 중복장애인이 되었지만 보조기기 사용으로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원 입학과 복지시설 운영의 삶을 개척했다. 최우수상을 탄 고성식씨 역시 고교 수학여행에서 사고를 당하고 나서 전신마비로 한때 사회와 단절됐지만 보조기기와 컴퓨터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구족화가의 꿈을 일구어 내고 있었다. 그동안 행정안전부는 장애인, 결혼이민 여성 등 정보 소외계층 대상 정보화 교육, 웹 접근성 제고 및 통신중계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정보격차 해소 정책을 펼침으로써 개개인의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장애인의 인터넷 이용률은 국민 전체 평균보다 약 25% 낮고 많은 사이트가 웹 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아 장애인의 인터넷 쇼핑 및 금융거래에 많은 제한이 있다. 또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경우에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모바일 인터넷 도래에 따른 새로운 정보 소외계층 해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클린 인터넷 운동 전개 등 건전정보문화와 기부포털을 통한 상생과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IT 기반의 나눔과 신뢰가 구축되고 모든 국민의 삶이 행복해지는 스마트 세상이 곧 올 것을 확신한다.
  • 기업들 “취업 3종세트보다 인성이 중요”

    기업들 “취업 3종세트보다 인성이 중요”

    대부분의 예비 취업자들은 기업에서 서류전형 시 요구하는 토익·토플 등 영어점수 외에도 자격증과 인턴 경력 등 ‘스펙’으로 불리는 경력쌓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이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학교와 기업 간의 괴리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취업 강화 드라이브’에 나섰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2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신입사원의 덕목은 인성(성격 및 성향)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청년고용과 고용정책 효과 실태분석’ 용역보고서의 결과다. 신입사원 채용 시 고려 사항 1위는 인성이 43.4%로 가장 높았고, 전공학과와 해당직무와의 연관성이 35.5%로 뒤를 이었다. 반면 스펙이라 불리는 인턴 등 경험은 8%, 출신학교의 수준은 2.1%, 학교성적은 0.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졸 구직자의 희망연봉은 2706만원이고, 일자리를 얻기까지는 총 13.92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졸 스펙과 현장실무 능력 사이에 관계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무려 61.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스펙이 좋을수록 실무능력도 뛰어나다고 응답한 비율은 36.2%에 불과했다. 오히려 스펙이 좋을수록 실무능력은 떨어진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예비 취업자들이 여전히 스펙쌓기에 매달리는 현실과 산업 현장과의 괴리가 크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학교와 산업현장 간의 시각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고용부는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예산 285억원을 들여 올해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청년취업아카데미는 기업이나 사업주가 대학과 협력해 산업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해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최소 2개월에서 1년까지 가능하다. 고용부는 또 ‘대학취업지원역량 인증제’를 실시, 올해 말까지 50개 대학을 선정해 서열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학취업지원역량 인증제란 학생의 취업지원서비스 만족도, 건강보험 가입 직장 취업률 등 취업 성과, 취업지원 이용 편의성, 전문인력 구축 등을 심사해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대학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인증 점수가 높은 경우 고용부 청년지원사업에서 가산점을 부여한다. 이는 올해 강화되는 교육과학부의 취업률 평가와 산업계 관점에서의 대학평가(자동차, 금융 등 5개 분야별 서열 발표) 등에 대학 취업 관련 서열을 제공해 대학 스스로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취지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학취업지원역량 인증제와 관련해 “대학이 취업 지원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학생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대학 스스로 취업 지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고시 Q&A] 내년부터 행시도 한국사 2급 획득 의무화

    Q:최근 정부가 한국사 교육을 강조하며 각종 공무원 시험에 한국사를 포함할 예정이라는데 행정고시에서는 왜 폐지됐나요? A:한국사와 헌법은 5급 공채(기존 행정·외무고시) 1차 시험 과목이었지만, 암기 중심의 지식보다는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해 2006년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도입하면서 폐지됐습니다. 그러나 PSAT가 공무원으로서 역사 및 헌법에 대한 소양을 검정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수험생의 공부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한국사 소양을 효과적으로 검정하기 위해 2012년부터 5급 공채 응시생들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을 획득해야 합니다. 헌법은 지난해부터 수습사무관 교육에서 헌법교육 통과(Pass)제를 도입해 수습사무관이라면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헌법 소양을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정부의 한국사 교육 강화 방침에 따라 국회사무처도 2012년 입법고시 응시 자격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으로 제한합니다. 또 올해 시행되는 입법고시 최종합격자를 대상으로 한국사 교육을 진행하고, 일정 기간 내에 한국사 검정 2급 이상 취득을 의무화할 방침입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증 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psk@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돈 공장’ 조폐公 화폐본부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돈 공장’ 조폐公 화폐본부

    설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주부들의 고민이 크다. 명절 선물과 아이들 세뱃돈까지 만만치 않은 설 비용도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는 마음은 늘 설렌다. 명절에 부모님께 드리는 가장 유용한 선물로 변함없이 현금이 꼽힌다. 해마다 명절 때면 새 돈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시중은행은 바쁘다. 돈이 필요하고 돈에 관심이 쏠리는 게 바로 이맘때다. ●국내 유일의 화폐 제작소 찾아간 곳은 경북 경산의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가’급 보안 국가기간시설이자 대한민국의 은행권 화폐를 제조하는 국내 유일의 ‘돈 공장’이다. 그 흔한 교통표지판이나 푯말조차 없는 삭막한 회색 건물의 공장은 출입 절차부터 까다로웠다. “신고하신 카메라 말고 다른 걸 갖고 들어가시면 큰일 납니다.” 정식으로 취재협조 공문을 보냈는데도 김승옥 보안담당이 ‘국가보안법과 군형법’을 들먹이며 ‘보안서약서’를 내민다. 풀샷(full-shot) 촬영 금지, 기기명칭 촬영 금지, 모든 촬영 기록물 사전 검열. 온통 찍지 말고 안 되는 것투성이다. 어쩔 수 없이 ‘불평등 조약’에 서명을 하고 카메라 렌즈에는 스티커를 붙였다. 긴장감을 뒤로한 뒤 육중한 철문을 열고 들어선 공장에선 1000원권 생산이 한창이다. ●1% 실수 땐 100% 실패 너무도 익숙한 잉크 냄새가 와락 밀려왔다. 일명 ‘빠따라시’라고 불렸던 빠닥빠닥한 신권 지폐. “바로 이 맛이야.” 어린 시절 설날이면 친척 어른들이 손에 쥐여 주던 그립고 그리운, 바로 그 냄새였다. 작업은 우선 면 100%의 잘 찢어지지 않는 화폐 원지에다 돈의 윤곽 문양을 찍는 ‘지문인쇄’를 한다. 이후 스크린 인쇄, 홀로그램 부착, 요판 인쇄와 전지 검사, 활판 인쇄 등 공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1000원권으로 변신한다. 바탕 인쇄에서 일련번호가 찍혀 낱장으로 잘려 돈 꼴을 갖추기까지 최소 40~50일이 걸린다. 안내를 맡은 생산관리부 정청숙(31) 대리는 “위조 방지를 위한 홀로그램 부착과 불량품 방지 절차를 강화했기 때문에 조폐 기간이 길다.”고 말했다. 공장 벽면에 새겨진 ‘100-1=0’이라는 이상한 공식. 내용을 묻는 기자의 말에 정 대리는“일반 수학과 달리 여기선 1%만 실수를 해도 공치는, 즉 100% 실패라고 본다.”고 대답했다. 50억원을 호가하는 낱장 검사기가 쉴 새 없이 돌며 초당 40장을 검사하고 있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포장된다. 배추도 사고, 택시도 타고, 밥도 사 먹을 수 있는 귀하신 몸 ‘진짜 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일련번호가 없는 주화(鑄貨·동전) 공정은 비교적 간단했다. 무늬가 없는 원료인 ‘소전’을 넣고 수를 체크한 뒤 앞뒤로 무늬를 찍는 압인 과정을 거치면 그만이다. 주화관리생산담당 박주익 차장은 “1분에 1000개 정도 찍을 수 있는 기계의 불량률이 불과 0.4% 정도”라며 특수기기의 성능을 자랑했다. 동전은 생산 즉시 유통이 가능하므로 보안은 한결 철통같다. 박 차장은 “건물 안 커피 자판기를 이용할 때도 별도 제작한 황동 코인을 사용할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돈은 그저 ‘제품’일 뿐” 완공부에서 전지 상태의 1000원권을 낱개로 자르는 작업을 하는 황성하씨. 비닐에 포장된 돈이 얼마냐고 묻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1억원’이란다. 1억원씩 쌓인 돈 묶음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말 그대로 ‘돈 천지’다.화폐본부 직원들은 돈을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제품’일 뿐이다. 오히려 직원들에게는 ‘힘든 작업’의 산물일 뿐이다. 김근아 총무과장은 “과거와 달리 요즘 생산되는 새 지폐는 고도의 품질 실현이 요구된다.”며 “어렵게 만드는 돈인 만큼 ‘돈의 소중함’을 알려 달라.”고 말했다. 누구나 한번쯤 돈에 파묻혀 살아 보는 꿈을 꾼다. 신묘년 새해는 국민 모두가 ‘소중한 돈’을 ‘돈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한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아, 선생님’ 각계각층 박완서 추모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씨가 22일 새벽 지병인 담낭암으로 별세한 가운데, 그를 기리는 추모열기가 온·오프라인을 가득 채우고 있다.  후배 문인들은 물론 여야 정치권, 네티즌에 이르기까지 한 목소리로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깊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퀴즈쇼’의 소설가 김영하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박완서 선생님이 딱 10년 전에 쓰신 ‘그리움을 위하여’라는 서두, 다시 보니 예사롭지 않구나. 먼 길 편히 가소서”라고 밝혔다. 작가 은희경씨 역시 “한 번만, 딱 한번만 더 뵈올 수 있었으면”이라며 탄식을 나타냈다. 이외수씨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인용, “오늘 새벽, 박완서 선생님께서 이 세상 소풍을 끝내시고, 저 세상으로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치권은 앞다퉈 추도 성명을 발표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고인은 유려한 문체로 일상과 인간관계를 생생히 그려낸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긴 문학계의 거목”이라며 “특히 물질 중심주의와 여성억압에 대한 현실 묘사로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그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고인은 우리 삶의 애환을 함께 나눴던 우리 시대의 대표적 소설가였으며, 여러 사회갈등을 겪고 있는 현 시대의 우리들은 고인이 추구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어머니처럼 강인한 생명력이 녹아난 작품을 통해 서민을 어루만지고 위로해줬던 고인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도 고인의 작품을 추억하며 명복을 비는 추도의 글로 가득찼다. 회사원 최윤정(27·여)씨는 “오래 전 읽었던 선생님의 작품들이 간혹 생각났는데, 꺼내봐야겠다.”면서 “참 아까운 분이 가셨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G2 ‘소리없는 침투전’

    미국과 중국 간 ‘소리 없는 문화 침투전’이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외교 무대에서는 양국 정상이 손을 잡을 듯 말 듯한 자세로 힘겨루기 중이지만 양국 대중들은 이미 서로의 문화를 폭넓게 받아들이며 친근감을 키워 간다. 특히 중국이 언어를 앞세워 미국인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사이 미국은 대중문화를 무기 삼아 중국의 미래 세대를 유혹 중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어가 미국 사회에 자연스레 파고들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20일 CNN이 보도했다. 원어민 교사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중국 문화성이 미국 일선학교에 중국어 교육 예산을 지원해주는 일도 흔해졌다. 노력 덕에 1997년부터 11년 새 중국어를 가르치는 미국 중학교 수는 4배, 초등학교 수는 10배 늘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중국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되는 시카고의 공자학원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배우려는 열정은 더욱 뜨겁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국으로 떠올랐고 16년 안에 미국마저 따라잡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아이에게 중국어 책을 쥐어주는 미국 부모가 늘고 있는 것. 심지어 양질의 중국어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학구(學區)를 찾아 집을 옮기는 ‘미국판 맹모삼천지교’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중국어 교육을 위해 최근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시로 이사 온 맨디 알디스는 “중국어는 이미 수학이나 영어만큼 중요한 과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본토 젊은이들은 미국 팝 문화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면서 양국 간 이질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록음악과 ‘미드’(미국 드라마)의 인기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유학생 등이 ‘문화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해 미국 대학에 등록한 중국 학생은 모두 12만 7000명으로 전년보다 30% 가까이 느는 등 서양문화를 접하는 중국 젊은이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뒤 2003년 중국에 다시 건너와 록밴드 ‘지요’를 결성한 헬렌 펑은 “자유를 경험하며 자란 중국 젊은 세대들은 반항심을 해소하려고 음악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역시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베이징에 정착한 캐럴 추도 미국 직장 여성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샤넬 핸드백 모양의 컵케이크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펑은 “정치는 양국 간 경계선을 긋지만 문화는 그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우편번호 5자리로… 기초구역제 2014년 도입

    우편번호 5자리로… 기초구역제 2014년 도입

    2014년부터 현행 6자리인 우편번호가 미국 집코드(ZIP-code) 개념의 5자리 기초구역 번호로 바뀐다. 내년부터는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취업계약 입학제가 도입된다.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법제처는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4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초행정 인프라 선진화 방안’ 등을 보고했다. 행안부 행안부는 그동안 공공기관마다 관할구역 등을 정할 때 제각각 적용해 온 기준을 단일화해 행정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국가 기초구역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경찰서나 소방서 등이 관할 구역을 정하거나 국가기관이 행정 통계를 낼 때 지역을 최소 단위로 나누는 기준은 법정동, 행정동, 지번 등으로 모두 달랐다. 행안부는 현재 전국 3474개인 읍·면·동을 지형, 인구, 생활권 등을 기준으로 8~9개로 나눠 3만여개의 기초구역으로 쪼갠 뒤 이들에 현행 6자리 우편번호 대신 5자리의 고유번호를 부여한다. 행안부는 이 계획을 2012년부터 2년간 시범실시한 뒤 2014년부터 공공기관과 민간에 일제히 적용키로 했다. 5자리 고유번호로 새로 조정될 기초구역은 우편·통계·경찰·소방 등 기관들이 관할 지역을 설정할 때 공통적으로 사용하며, 물류 및 상권 분석 등 민간부문에도 적극 반영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또 전 국토에 번호를 붙여 산, 들, 바다 등 건물이 없는 지역의 위치도 쉽게 표시할 수 있는 좌표 개념의 ‘지점 번호제’도 도입한다. 전국을 가로·세로 100㎞ 규모의 바둑판 눈금 방식으로 나눈 뒤 이를 다시 10m 단위로 쪼개 위치표시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소방·해양경찰·국립공원·한전 등 각 기관마다 제각각이던 위치표시 방식이 일원화돼 비상시 신속한 연계 대응이 가능해진다. 지점 번호는 2013년부터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우선 적용될 계획이다. 지점이나 시설물 중심으로 복잡하게 표기된 현행 도로표지판도 단순한 양식으로 개선된다. 국토해양부는 현행 도로표지판을 선진국처럼 도로이름 중심으로 간결하게 바꿔 2014년부터 이를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법제처 법제처는 운전면허 기능시험 간소화 등 486건의 하위법령을 개정하는 ‘5% 경제성장을 이끄는 하위법령 특별 정비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가 이미 확정한 개선과제 가운데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정비만으로 시행 가능한 것으로 인허가 등 규제개선 144건, 경제 활성화 165건, 친서민·국민불편 해소 152건, 사회적 약자 보호 등 기타 25건이다. 법제처는 이번 하위법령 정비를 통해 최소 1%의 경제성장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월 중 각 부처가 소관 하위법령을 정비토록 하고 부처에서 정비되지 않은 하위법령은 4월까지 일괄 정비하기로 했다. 운전면허 기능시험 항목 축소와 함께 교육시간도 25시간에서 8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이를 통해 국민의 기회비용을 연간 6000억원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3층으로 설치가 제한됐던 영유아 보육시설은 5층에도 설치가 가능해진다. 돼지고기의 육질 등급 표시는 11개에서 7개로 단순화하고, 휴양 콘도미니엄의 등록 기준 객실은 50실 이상에서 30실 이상으로 줄어든다. 또 경비업은 허가요건이 과도해 신규진입과 활성화에 제약이 있다는 업계의 불만에 따라 허가 자본요건 1억원을 5000만원으로 축소한다. 반드시 교육장을 갖추도록 한 요건은 삭제된다. 이처럼 상당수의 규제가 완화되는 것과는 달리 축산법 시행령은 가축전염병 관리를 위해 강화된다. 현재 소, 돼지, 닭, 오리 등 4개 종으로 규정한 축산업 등록대상은 산양, 사슴, 거위, 타조 등 8개 종이 추가로 지정된다. 교과부 마이스터고에 취업계약 입학제를 도입한다.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교육을 강화하고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서다. 교과부는 취업계약 입학제와 별도로 인턴으로 일하고 수당을 받는 ‘취업인턴제’도 도입한다. 이렇게 되면 마이스터고와 기업이 협약을 맺어 재학생은 산업현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교육을 받고 졸업 뒤에는 취직이 보장된다. 내년까지 2~3개교를 선정해 시범 운영한 뒤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마이스터고 재학생을 사전 채용하기로 협약한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기업 참여를 높이기 위해 취업계약 입학제와 취업인턴제를 도입하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준다. 소요 경비를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중소기업 25%, 대기업 3~6%)에 포함해 공제 규모를 늘려주기로 했다. 공기업 등에는 신입 사원 중 일정 비율 이상을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생으로 채용하는 채용목표제도 도입한다. 정부는 공공기관경영평가 시 평가항목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병역미필자 채용을 기피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기능요원제도 폐지 시기를 당초 2012년에서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산업기능요원 편입 자격을 개선한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과정형 공인 민간자격제도를 도입해 특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자동으로 공인 민간자격을 주는 방향으로 자격 기본법령도 개정한다. 황수정·김효섭·박성국기자 sjh@seoul.co.kr
  •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교행사에 대한 불만, TV시청과 컴퓨터게임, A 학점이 아닌 다른 성적, 체육과 학예회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연습… 이런 일들은 우리 집에서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중국 엄마들이 성공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다.”  때아닌 ‘중국식 교육법’ 논란이 미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발단은 ‘제국의 미래’의 저자이자 성공한 중국계 미국 여성의 전형으로 꼽히는 에이미 추아(사진) 예일대 법대교수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다. 이 책은 발매 당일 아마존 판매 순위 6위에 올랐고,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추아 교수는 이 책에서 18세인 소피아와 15세인 루이사 등 실제 두 딸의 교육을 본인이 어떤 식으로 관리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주입식 교육과 성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중국 전통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중국 뿐 아니라 한국, 인도, 자메이카, 가나 등에서도 이같은 교육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양 어머니들은 중국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이 이뤄낸 결과에 대해서는 부러워하지만, 교육 방법을 따라하지는 않으려 한다.”면서 “30분~1시간의 피아노 연습에 만족하는 미국 어머니들과 2~3시간은 해야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중국 어머니간의 차이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추아 교수의 책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과 교육학자, 작가들이 연일 강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게으름뱅이’‘쓰레기’ 같은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피아노 연주가 충분히 않다고 생각하면 화장실에도 못 가게 한 추아 교수의 교육 방식은 사실상 ‘인권 유린’이자 ‘아동 학대’라는 것이다.  NYT는 18일 “학업이나 음악에 대한 기술은 늘겠지만, 강요된 교육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을 파괴한다.”면서 “이같은 교육법 때문에 15~24세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다른 인종에 비해 자살률이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아 교수의 책을 요약해 지난 8일 처음 게재한 월스트리트저널의 홈페이지에는 추아 교수에 대한 옹호와 비판의 글이 수천개 이상 달렸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도 네티즌들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대인인 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교수와 결혼한 추아 교수가 방향제시를 중시하는 이스라엘식과 주입 위주인 중국식 등 두 가지 교육법을 혼용해 딸들을 키우고도, 지나치게 중국식 교육법만 책에서 서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USA투데이는 “자녀 교육에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으며, 옳은 방법을 지목할 수는 없다.”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추아 교수의 큰 딸은 카네기홀에서 연주했고, 둘째딸은 테니스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추아 교수 역시 해명에 나섰다. 자신의 육아 경험이 아시아나 중국을 대표하는 방식이 아닐뿐더러 책에서 교육법을 제시하려고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책은 두 딸을 키운 경험담일 뿐 결코 육아전문서적이나 교육책이 아니다.”면서 “중국식과 서양식에서 장점을 모은 교육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완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음은 2001년 1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에이미 추아가 직접 게재한 기고문-왜 중국 엄마들은 우수한가?에이미 추아(예일대 법학 교수) “가벼운 데이트, TV 금지, 컴퓨터 게임 금지, 오랜 시간의 음악 교습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반항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많은 사람들이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 그 비결에 대해 궁금해한다. 수많은 중국계 수학 천재와 음악 신동의 가정 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고 싶어한다. 이제 실제로 성공적인 육아를 했다고 자부하는 내가 그들에게 그 답을 알려주고 싶다. 내 두 딸 소피아와 루이사(룰루)에게는 금지된 일들이 몇가지 있다. ‣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예회 연극‣ 학예회 연극에 참가하지 못하는 데에 대한 불만‣ TV 시청과 컴퓨터 게임‣ 스스로 선택한 과외 활동‣ A 이외의 성적‣ 체육과 연기 이외의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을 하지 않는 것 ‘중국 엄마’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사용해 보자. 한국이나 인도, 자메이카, 아일랜드, 가나 등에서도 육아법이 비슷한 이같은 ‘중국 엄마’들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엄마들 중에서도 아예 서양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있고, 중국 전통 방식의 육아법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실제 서양 엄마들을 포함해 ‘서양 엄마’라고 지칭해보자.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서양 엄마들은 아무리 본인이 엄격하다고 생각해도 중국 엄마와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내 미국 친구들은 고작 30분, 많아야 1시간의 피아노 연습을 매일 시키는 것만으로 “자녀에게 엄격하다.”고 말하곤 한다. 중국 엄마들은 ‘한시간은 기본이고, 2~3시간은 연습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문화적 배경이나 전통을 언급하는 것은 언제나 신중해야 하지만, 중국과 서양의 각기 다른 육아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50명의 미국(서양) 엄마와 48명의 중국계 이민자 엄마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를 살펴보자. 70%의 서양 엄마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거나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 반면 중국 엄마들 중에서는 위와 같이 생각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중국 엄마들은 자녀들이 항상 최고의 학생이 되는 것과 학업적 성취가 성공한 육아의 척도라는 명확한 의식이 있었다. 심지어 자녀가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나지 않은 것은 ‘문제’로 받아들였고, 이는 부모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중국 엄마가 서양 엄마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의 시간을 자녀와 공부하는 데 쓴다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그 시간을 서양 아이들은 대부분 스포츠팀에서 즐기면서 보낸다. 중국 부모들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하든 잘하게 되기까지는 결코 즐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좋은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는 이같은 노력을 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같은 중국 부모들은 육아 철학은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반항을 하는 등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아이들의 저항을 초기에 제압하지 못하는 것은 서양 부모들이 이같은 교육법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중국식 육아 전략은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연습, 연습, 연습을 계속 강조하면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미국에서 ‘주입식 교육’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 수학, 피아노, 야구, 발레 등 어떤 과목에서건 아이들은 두각을 나타내면 부모의 칭찬과 감탄, 만족을 듣게 된다. 이같은 관계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신뢰감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은 재미없던 일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는 좀 더 쉽게 자녀가 더욱 열심히 노력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서 서양 부모들을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어린 시절, 난 최소한 한 번 이상 어머니에게 격하게 대들었던 적이 있다. 우리 아버지는 날 중국어로 ‘쓰레기’라고 불렀다. 이런 꾸짖음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난 비참함과 절망감을 느꼈고, 이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쓰레기’라는 표현이 내 자존심에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 내 부모가 얼마나 나를 높게 평가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 한번도 실제로 내가 쓰레기라고 생각한 경우는 없었다. 어른이 된 후 난 내 부모가 나한테 했던 행동을 그대로 소피아(큰 딸)에게 한 적이 있다. 소피아가 나에 대해 심하게 반항하자, 영어로 ‘쓰레기’라고 욕을 했다. 저녁 파티 자리였고, 난 자리를 뜨려고 했다. 메시라는 파티 참석자는 눈물을 보이며 파티장을 나가버렸다. 파티를 열었던 내 친구 수잔은 나를 달래고, 손님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는 중국 부모들이 ‘상상할 수 없는 행동’까지도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행동이라도 말이다. 중국 엄마들은 딸에게 “이봐 돼지, 살 좀 빼”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양 엄마들은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면서 “건강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친다. 자녀에게 욕을 한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 결과 그들의 자녀는 여전히 폭식하고, 또다시 절망에 빠진다.(난 서양 아버지가 자신의 다 큰 딸에게 “아름답고 완벽하고 유능하다.”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나중에 그 딸은 나에게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정말 쓰레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명확하게 지시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고작해야 “최선을 다해라.”고 말할 뿐이지만, 중국 부모들은 “너는 게을러 빠졌다. 너의 반 친구들이 전부 너를 짓밟고 있다.”고 말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자녀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신경쓰느라 발버둥치고 있다. 난 아주 오랫동안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자녀를 키우는지 지켜보고 고민해왔다. 그 결과 중국과 서양의 육아법에는 크게 세가지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서양 부모들은 자녀의 자존심에 대해 극단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이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느낄지를 걱정하고, 끊임없이 안심시키기 위해 애쓴다. 평범하거나 낙제했을 때도 자녀를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급급하다. 다시 말해 영혼의 안식을 찾아주려고만 한다. 중국 부모는 같은 경우에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A-’의 성적을 받아들고 집에 오면, 서양 부모들은 대부분 칭찬을 한다. 반대로 중국 엄마는 무서운 표정으로 무엇을 잘못해 ‘A’가 되지 않았는지 묻는다. 자녀가 B를 받아와도 서양 부모들은 여전히 칭찬을 한다. 어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앉히고 꾸짖지만, 그마저도 조심스럽고 자녀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 이뤄진다. ‘멍청하다’‘보잘 것 없다’‘불명예스럽다’는 식의 표현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이는 서양 부모들이 자녀들이 잘못본 시험으로 인해 그 과목을 외면하게 되거나, 나아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의 성적이 계속 오르지 않는다면 서양 부모들은 학교장이랑 약속을 잡아서 학교의 교육법 문제를 지적하거나, 교사의 자질을 걸고 넘어진다. 실제로는 드문 일이지만, 중국 학생이 B를 받는 경우 학생은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쥐어뜯으면 폭발하게 돼 있다. 엄마가 곧 수십~수백개의 시험지를 풀게 하도록 할 것이고, A를 받을 때까지 이같은 일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완벽한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자녀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완벽한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곧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적부진이 자녀에 대한 비난이나 체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같은 비난과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성장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들에게 모든 부분에서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이같은 생각의 근저에는 아마 유교적인 전통과 자녀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과 연결시키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중국 엄마들이 엄청난 시간을 자녀를 가르치고, 연습시키고, 살피고, 사생활을 알아내는데 보내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중국 자녀들은 이같은 부모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복종해야 하며,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서양 사람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인식이 없다. 내 남편 제드(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법학교수)만 해도 나와는 생각이 전혀 다르다. 한번은 그가 “자녀는 부모를 고를 수 없다.”면서 “애들은 실제로 태어나는 것조차 선택할 수 없는데, 부모가 알아서 태어나게 한 것인 만큼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녀가 부모에게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부모는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니라 책임만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때론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인) 나에게 서양 학부모와 심각한 의견차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셋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녀의 희망과 선택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중국인 가정의 딸들은 고등학교에서도 남자친구를 사귈 수 없고, 중국 어린이들은 야영캠프에 갈 수 없다. 또 중국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학교 연극에 참여하고 싶어요. 난 주민6을 맡았단 말이에요. 매일 학교 방과후 4시간 동안 연습을 해야 하고, 주말에도 나가야 해요.”라고 요구하는 것 따위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중국 부모들의 이런 행동이 자녀를 돌보지 않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반대의 경우에,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어떤 것이든 포기할 수 있다. 단지 서양과는 육아 방식이 다를 뿐이다. ‘강압적인 중국식 육아법’의 사례를 들어보자. 7살인 룰루(둘째딸)는 프랑스 작곡가 자크 이버트의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고 있었다. ‘작고 하얀 당나귀’는 듣는 것만으로 시골길을 뛰노는 당나귀를 저절로 연상케하는 사랑스런 곡이다. 그러나 이 곡은 양손이 따로 노는 불규칙적인 리듬으로 이뤄져 있어 어린이들이 연주하기에는 정말 어렵다. 결국 룰루는 연주해내지 못했고, 주말 내내 룰루와 나는 한 손씩 따로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두 손으로 함께 연주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계속 연주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강습 전날 룰루는 포기를 선언했다. 난 “피아노로 돌아가라.”고 명령한 뒤 “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아노로 돌아가자 룰루는 갑자기 악보를 구긴 후 찢어버리고, 발로 차고, 주먹질을 하며 반항하기 시작했다. 난 테이프로 다시 악보를 붙였고 코팅을 해서 다시는 찢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는 룰루의 인형집을 차에다 실은 후 “니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내일까지 완벽하게 연주하지 못한다면 인형집을 구세군에다 기부해 버리겠다.”고 말했다. 룰루는 “엄마가 인형집을 기부하면 내가 피아노를 칠 필요가 없겠네요.”라고 말했다. 난 “점심, 저녁, 크리스마스와 하누카 선물, 생일선물과 파티가 없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래도 룰루는 굽히지 않았다. 난 룰루에게 “넌 할 수 없을까봐 두려운 나머지 아예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비겁하고, 게으르며, 멋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남편이 나서 나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 그는 룰루를 비난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협박이 실제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내 생각에 난 실제로 룰루를 비난하지 않았으며 단지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그는 내가 룰루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룰루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로 연주를 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난 남편에게 “당신은 단지 룰루를 믿지 못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반박했고, 난 “소피아는 룰루의 나이에 저 곡을 훌륭히 연주해 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남편은 “룰루와 소피아는 다른 사람”이라는 논리를 폈다. 나는 비꼬는 투로 강하게 부정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 뛰어날 수 있는 분야를 갖고 있다. 패배자조차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특별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난 기꺼이 룰루가 저 곡을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난 다시 룰루에게 돌아갔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저녁부터 밤까지 연습을 계속했고, 조는 아이를 계속 깨웠다. 물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집은 마치 전쟁처 같았고, 결국 난 목이 쉬어버렸다. 어느 순간, 결국 룰루는 해냈다. 두 손을 조화롭게 연주하고 있었다. 룰루는 내가 한 말을 이해하게 됐다. 연습을 계속했고, 점점 빨리 완벽하게 칠 수 있게 됐다. 그 아이에게서는 광채가 났다. “엄마. 보세요. 정말 쉬웠요.” 이 말을 하고 난 후 룰루는 피아노를 계속 쳤다. 그날 밤, 룰루는 내 침대에서 함께 끌어안은 채 잠들었다. 몇주 후 열린 리사이틀에서 룰루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자 다른 부모들이 나를 찾아와 “룰루는 정말 완벽한 연주를 해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일로 인해 남편은 내 육아법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의 자존심을 걱정한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말하자면 자녀들의 자존심을 가장 크게 상처 입히는 것은 하던 일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자녀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고 믿게 도와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서양에서 출간된 책들은 아시아계 엄마들을 ‘냉혹함’‘혹사’‘계획적’인 존재로 묘사하고, 자녀들의 실제 흥미를 무시한 채 강요한 일삼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중국 엄마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그들은 자식을 위해 서양 엄마들보다 더 많은 희생을 한다고 믿으며, 자녀들을 잘못된 길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양측의 오해 모두에 근거는 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중국 사람들이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한 개인으로 존중하고 그들의 열정을 일깨우기 위해 용기를 심어준다. 또 자녀의 선택을 중시하고, 자연적인 환경에서 그들이 스스로 긍정적이 될 수 있도록 돌본다. 그러나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충분한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며 구체적인 기술과 일하는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차이가 있다.
  • 애리조나 총격 이후… 안정 되찾아가는 美

    애리조나 총격 이후… 안정 되찾아가는 美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 총기 난사로 중상을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이 눈을 뜨고 두 다리를 움직일 정도로 호전되고 있다. 또 최연소 희생자인 크리스티나 그린을 다룬 책 ‘희망의 얼굴’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총기 난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진 “하품하고 다리 움직여” 기퍼즈 의원을 치료하고 있는 유니버시티 메디컬 센터 병원 의료진은 13일(현지시간) “그녀가 여전히 위중한 상태이긴 하지만, 회복을 위한 좋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 신경외과 전문의 마이클 르몰은 “하품을 하고 눈을 뜨는 등 깨어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의사들의 지시에 따라 두 다리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총기 난사 당시 총탄이 기퍼즈 의원의 언어와 시각, 오른쪽 몸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 신경을 파고들었기 때문에 다리를 움직인 것은 대단한 변화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들은 “매일 기적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녀의 상태가 영구적인 마비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닷컴 판매 순위 급상승 전국적인 추도 분위기는 ‘희망의 얼굴’ 책자의 폭발적인 판매로 이어졌다. 크리스티나를 비롯해 2001년 9·11테러 당일 각 주에서 태어난 아기 한 명씩 모두 50명으로 선정된 ‘희망의 얼굴’은 그 이듬해 책으로 출판됐다. 크리스티나는 책에서 “사람들이 빗물 웅덩이에서 첨벙첨벙 뛰는 걸 좋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책은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리조나 주 투손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크리스티나의 죽음을 애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아마존닷컴 책 판매 순위 8288위였던 ‘희망의 얼굴’은 오바마 대통령의 추모 연설 뒤 순위가 급상승해 154위로 뛰어올랐고, 이날 오전에는 아예 동이 나 버렸다. ●보수 논객, 오바마 칭찬 평소 오바마 대통령에게 독설을 퍼붓던 보수 논객들은 이례적으로 그의 추모 연설을 치켜세웠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에 따르면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폭스뉴스의 글렌 벡은 “그가 했던 연설 중에 아마도 최고일 것”이라고 평했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을 담당했던 마이클 거슨은 “훌륭한 감정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의 안드레이 시토프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시토프 기자가 “총기 난사범의 비정상적인 행동이 자유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며 이번 사건을 미국의 체제와 연관 짓는 질문을 하자 기브스 대변인은 “당시 기퍼즈 의원의 정치 행사가 표현과 모임의 자유 등 미국의 가장 기초적인 자유를 행사하는 자리였다.”고 조용히 답했다. 하지만 같은 취지의 질문이 이어지자 기브스 대변인은 목소리를 높이며 “전혀 동의할 수 없다. 그것은 미국적인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어른들 독설과 9살 소녀의 죽음/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어른들 독설과 9살 소녀의 죽음/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지난 13일 한 소녀의 장례식이 있었다. 9년 전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날인 9월 11일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한 ‘정신 이상자’가 휘갈긴 총에 맞아 숨진 크리스티나 테일러 그린. 9살이었다. 지난 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한 대형 슈퍼마켓 앞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6명 중 최연소자였다. 장례식장에는 9·11 테러 현장에서 수거된 대형 성조기가 나부꼈다고 한다. 발레와 수영을 잘하고 미국 최초의 여성 프로야구선수를 꿈꿨던 크리스티나는 초등학교 학생회 임원에 처음 선출돼 40세의 떠오르는 스타정치인인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을 보러 친구 엄마와 함께 슈퍼마켓을 찾았다. 롤 모델인 기퍼즈 의원을 직접 만나 얘기할 수 있다는 설렘은 그러나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애리조나주 총격사건의 희생자들 중에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이들이 여럿 있지만 유독 크리스티나가 관심을 끄는 것은 소녀의 짧은 삶이 가진 상징성과 소녀 그 자체일 것이다. 어린 딸·아들을 둔 부모의 심정으로, 손자·손녀를 둔 할머니·할아버지의 심정으로 크리스티나의 죽음을 보면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안타까워하며 많은 미국인들은 눈물을 훔쳤다. 애리조나 사건이 터지자마자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정치·사회 전반에 팽배한 분노와 증오를 부추기는 ‘독설 정치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언론과 평자들은 보수 진영의 막말과 독설에 손가락질하며 책임공방을 벌였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모식 연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3년간 워싱턴에 살면서 대선 후보시절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하는 모습을 수없이 봤지만 12일 추도식에서 행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TV로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대통령이 된 뒤로 가장 훌륭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외국인인 기자가 듣기에도 호소력이 컸다. 32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상당 부분을 9살 소녀에 대한 얘기를 하는 데 할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크리스티나가 생전에 무엇을 좋아했고, 무엇을 잘했는지 이야기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크리스티나 또래의 딸을 둔 아버지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바마 대통령은 크리스티나의 희생을 계기로 당파를 떠나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제 막 친구들을 대표해 학교일을 배우기 시작한 크리스티나가 품었던 미국, 미국의 꿈,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크리스티나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외칠 때에는 숙연함마저 느껴졌다. 딸 아이를 두고 하는 아버지의 맹세와도 같이 들렸다. 9살 소녀의 희생이 이념과 당파로 갈라진 미국 사회를 이어 주고, 희망과 미래로 향하는 문을 열어 주었다는 조금은 거창한 생각마저 들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어디를 막론하고 기성세대, 특히 정치·사회 지도자들은 다음 세대에게 지금보다는 살기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를 원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아마도 가장 그들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후세가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아닐까 싶다. 아들·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성세대가 되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럴싸해 보여도 실천하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애리조나 총격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 불거진 정치인들의 막말·독설 논쟁을 우리네 정치인들이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매번 반복되는 국회의원들의 몸싸움, 삿대질과 막말. TV 화면을 통해 보는 이런 정치·사회 지도자들을 보면서 “너희들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말이 통할까. TV 뉴스를 보지 않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가족사진은 지갑 속에 넣고만 다니지 말고 가슴 속에 새기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닐까. kmkim@seoul.co.kr
  • 노민상 감독 수영대표팀 전격 사퇴

    노민상 감독 수영대표팀 전격 사퇴

    박태환(22·단국대)을 세계적 수영스타로 키운 노민상(55) 경영대표팀 감독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노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방이동에서 대한수영연맹이 주최한 광저우 아시안게임 포상식 직후 이같이 밝혔다. 노 감독은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제2·제3의 박태환이 나오도록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노 감독은 이미 지난 11월 아시안게임 때부터 용퇴 의사를 밝혀 왔다.”면서 “당분간 감독은 안종택 수석코치가 대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감독은 오산중을 거쳐 오산고에 진학했지만 선수로서 빛을 보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했다. 이후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7살의 박태환에게 타고난 지구력과 폐활량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줄곧 박태환을 지도해 왔다. 2006년 8월 경영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박태환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2006·2010년)을 비롯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등을 따며 세계적 스타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었다. 박태환과의 마찰도 적지 않았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한 뒤 노 감독을 떠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노 감독 밑으로 들어왔다. 박태환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세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나서 지난해 마이클 볼(호주) 코치를 전담지도자로 영입했고, 이후 노 감독의 역할도 크게 줄었다. 노 감독은 “태환이가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3개 세운 것, 2008년 올림픽에서 잘해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서 “2009년 대회에서는 실패한 것이 아쉽지만 태환이의 능력을 믿었다.”고 회상했다. 자리를 함께한 박태환도 “노 감독님이 어린 저를 많이 길러주셔서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면서 “좋은 선수를 발굴해서 같이 돌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수영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기본기를 가르쳐야 한다.”면서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기본기를 다지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연맹에도 많이 의지하겠다.”고 밝혔다. 노 감독은 당분간 2007년 초 문을 연 노민상수영연구소 등을 발판삼아 꿈나무 육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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