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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플러스] 음성 꽃동네서 새달 세계성령대회

    유럽에서만 개최됐던 세계지도자 성령대회가 6월1~7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음성 꽃동네에서 열린다. ‘행동하는 사랑’(Love In Action)을 주제로 한국가톨릭 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와 세계성령대회 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아베르바노에 로마 추기경과 텔레스퍼토포 인도 추기경 등 6명의 각국 주교를 비롯, 46개국 320여명의 외국인과 국내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참석한다. 행사는 강의와 워크숍, 각국의 민속공연, 군중대회 등으로 진행된다. 방문단은 행사 이틀째인 2일 임진각에서 ‘민족화해와 남북통일을 위한 미사’를 봉헌한 뒤 서울역에서 열리는 ‘노숙자 위로의 밤’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 봉하마을 빈소 표정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6일에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는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추모 열기가 더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봉하마을 분향소에는 조문객 행렬이 수백m에 이르렀다. 임시주차장인 진영공설운동장~봉하마을 셔틀버스는 조문객을 실어 나르느라 밤늦게까지 계속 운행됐다. 봉하마을로 들어가는 2㎞ 진입로는 국화꽃들이 2m 간격으로 줄지어 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지난 25일 새벽부터 자원봉사자와 조문객들이 하나둘씩 봉하마을 진입로 가드레일에 국화꽃을 1~3송이씩 꽂기 시작해 현재 수백송이로 늘어났다. 조문객들은 연령층과 신분 등이 각계각층이었다. 마을 관광안내센터 관계자는 “평일이어서 주말보다 조문객 수가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퇴근한 회사원과 수업을 마친 중·고생들이 조문객 행렬에 동참해 오히려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봉하마을 입구에서 빈소에서 조문하는 데 4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교통이 불편하고 평일임에도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 수가 26일 자정까지 연인원 60만명을 넘었다. 장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의 조문 열기로 볼 때 봉하마을과 전국의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은 200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당시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40여만명과 1993년 열반한 성철 스님의 영결식과 3주간의 사리친견법회 추모객 40만명을 이미 웃돈 셈이다. 추모 인파는 1949년 6월 서거한 김구 임시정부 주석의 국민장 때 100만여명, 1979년 첫 국장으로 치러진 박정희 대통령 서거 때 200만명에 이르렀다.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 서로 자신을 강하게 자책했으며, 이같은 심경을 가족회의나 주변 인사에게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고, 자신이 죽으면 모두 다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며 “가족회의 때 ‘노 전 대통령이 나만 죽으면 편해 지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권 여사는 ‘그 사람은 돈을 받은 사실을 전혀 몰랐는데 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심하게 자책하며, “그 충격으로 걸음조차 걷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경북 문경에서 온 학생 남매가 편지를 읽었다. 문경여고 3학년 박수경(19)양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자 조문행렬 여기저기서 흐느꼈다. 박양은 “부모님 다음으로 존경하던 분이었는데 비보를 듣고 멍해졌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이해할 수 없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울먹였다. 박양은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했다.”며 “진심으로 편히 쉬시라.”라고 편지를 맺었다. 박양의 남동생 박민용(11·모전초 3)군도 편지를 낭독했다. 박양은 2003년 ‘대통령이 된 바보’란 책을 읽고 감동했다고 했다. 봉하마을에 머물며 폭력으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을 막는 등 장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일부 과격 노사모 때문에 유족들의 근심이 가중되고 있다. 유족들은 “모든 인사들이 조문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하지만 조문을 방해하는 일부 노사모 회원들을 통제할 수 없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김해 김정한 박성국기자 jhk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진보도 보수도 “가슴 아프다”

    23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소식에 국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침통해했다. 서울광장 등 서울 시내에서는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검은 옷 차림의 시민들이 모여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 했다. 검찰의 과잉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후진적 정치문화를 꼬집으며 다시는 이 같은 역사의 비극이 재연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반 시민 김수현(34·여·약사)씨는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만들고 감옥에 수감됐던 전 대통령들도 버젓이 잘사는데 너무 꼿꼿하신 분이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면서 “마음 고생 많이 하셨으니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김인숙(40·여·주부)씨는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존경할 만한 사람이었다. 비록 측근 비리에 연루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권력에 저항해 왔던 본인의 발자취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이렇게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김해 봉하마을에 다녀왔다는 권시영(48·회사원)씨는 “호탕하고 너그럽던 그 웃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우리 시대에서 바른 말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어른이었다.”고 기억했다. 강희철(29·회사원)씨는 “사회의 일원으로 엄청난 충격이고 슬픔을 감출 수 없다.”면서 “검찰의 수사가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지 않고 너무 강경하게, 표적형으로 진행된 게 가장 큰 원인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인터넷 주요 포털과 커뮤니티에는 애도하는 국민들의 글이 이어졌다. 다음 아고라에는 이날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서명란이 개설돼 오후 6시 현재 모두 8만여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헌화했다. 네티즌 ‘이성재’씨는 “추하고 악한 인간들과 비추어 보니 님은 비록 먼저 갔지만 더욱 빛이 납니다.”라고 적었다. 네티즌 ‘승경(seung-kyung)’은 “(노 전 대통령이) 시대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해다미’는 “아귀다툼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큰 별이 졌다.”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들’에 개설된 추모게시판에도 2만여명의 네티즌들이 찾았다. 아이디 ‘산유화’는 “이렇게 아프게 님을 보낼 수는 없다.”면서 “햇살 고운 날에 맑은 차 한잔 하고 싶었는데….”라며 글을 맺지 못했다. ●학계 진보 성향의 학자인 서울대의 임현진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대통령이 받은 액수에 비하면 적은 것은 분명한데, 자신이 평소 이야기했던 도덕성에 비춰 아마 검찰의 압박을 참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검찰이 너무 압박을 가한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도 성향의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한국 정치 풍토의 구조적 책임”이라며 “검찰 수사는 전직 대통령을 망신주는 방향으로 기획 수사됐고, 살아있는 권력은 120%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 이는 역사의 후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살아있는 권력이 죽은 권력을 망신주는 정치적 보복의 악순환은 단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학계를 대변하는 서울대의 박효종 국민윤리교육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한국 정치에 이바지한 부분이 있는데, 그러한 사실을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그와 같은 비극적인 결정을 했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이번 비극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퇴임 후 전직 대통령이 직면하는 ‘비극’은 다른 대통령에게도 공통적인 일이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 시민사회단체는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국 진보연대 장대현 대변인은 “검찰이 수사할 때 친정권 성향 인사보다 노 전 대통령 측에 훨씬 가혹했던 측면이 있다.”며 “정부와 검찰을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청년연대 최용호 대표는 “일부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죽음을 택했다고 하는데 확실한 사실을 갖고 수사를 한 검찰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계 참여정부 시절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에 임명됐다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로 사퇴한 황지우 시인은 “자초지종이 어찌됐든 세상을 의롭게 살려던 사람이 자신으로 인한 오류가 압박으로 다가왔을 때 죽음 이외에는 선택의 길을 열어주지 않는 우리 사회의 강퍅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라고 안타까워했다. ‘노사모’ 회장을 맡기도 했던 배우 명계남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소식이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영화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은 “뉴스를 보고 너무나 놀랐다.”면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충격을 드러냈다. 평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연기자 권해효는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지 개인 문제인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애도했다. ●종교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권오성 총무 이름으로 낸 애도문에서 “노 전 대통령은 80년대 인권 변호사로 앞장섰으며 결국에 참여 정부를 세워 민주주의와 정치개혁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노 전 대통령이 이뤄낸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향후 상황에 제대로 반영되기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천주교 신자였던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의의 서거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으로 큰 슬픔과 충격에 빠져있는 유족과 국민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불교 조계종은 “국민과 애도의 마음을 함께하며, 큰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애도문을 내놓았다. 이순녀 홍지민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법원 존엄사 인정] 환자 연명치료 거부 서면화 등 법제화 급물살 탈 듯

    [대법원 존엄사 인정] 환자 연명치료 거부 서면화 등 법제화 급물살 탈 듯

    대법원이 21일 처음으로 ‘존엄사’를 인정함에 따라 관련 법률이나 병원의 지침 마련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급심 법원이 존엄사 인정 판결을 내놓고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연명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변화의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 서울대병원은 말기 암 환자가 의식을 잃었을 때 연명치료를 받지 않기로 사전의료지시서에 서명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죽음의 방식을 본인이 결정하는 ‘사전 의사결정’ 제도를 공식 도입한 것이다. 환자가 의식을 잃기 전에 심폐소생술 등을 거부한다고 서면으로 밝혀 두면 의사가 이 결정에 따라 임종 때 연명치료를 실시하지 않는다. 세브란스병원도 18일 존엄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뇌사 환자는 가족 동의를 받아서, 식물인간 상태의 인공호흡기 의존 환자는 본인이나 대리인이 작성한 사전의사결정서를 근거로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기로 했다. 1990년 후반부터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심폐소생술 등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암암리에 받아 왔다. 그러나 환자가 아니라 가족이 충분한 논의 없이 임종에 임박해 결정한다는 점에서 논란거리였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이 암 사망환자 가족 1592명을 조사했더니 93.7%가 연명 치료에 대해 환자와 얘기하지 않았지만, 89.5%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은 환자 본인 스스로가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하는 존엄사 본래 취지와 거리가 있는 것이다. 존엄사가 자칫 ‘현대판 고려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족들이 치료비 부담이나 재산 상속 등을 이유로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 추기경처럼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서면으로 남기는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요구한 경우 연명치료를 보류 또는 중단하는 존엄사 허용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한나라당 김세연,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관련 발의를 준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연구용역이 나오는 대로 입법 참고자료로 제출할 계획이다. 곽숙영 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장은 “존엄사의 요건, 기준 같은 것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호스피스 서비스 등 완화 의료 활성화도 대안으로 꼽힌다.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연명 치료 대신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의료를 정부가 지원하면 환자는 준비된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은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호스피스 이용률은 형편없다. 2006년 6만 6000여명의 암 사망자 가운데 5000명(7.5%)만이 호스피스 기관에서 숨졌다. 병상 수가 524개로 필요 분량(2500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서다. 김창보 건강세상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호스피스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실질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 정현용기자 ejung@seoul.co.kr
  • “사랑이 끝도 없이 물결칩니다”

    ‘사랑이 끝도 없이 물결칩니다. / 한평생 이웃 사랑 실천하며/ 약자 편에 늘 함께 서 계시면서/ 지혜로움으로 희망주셨네. / 사랑합시다. 용서합시다. 감사합시다.’ 고귀한 나눔의 정신을 남기고 떠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마음을 담은 노래가 제작됐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의 음성동요학교는 23일 김수환 추기경 노래를 발표한다. ‘김수환 추기경의 노래’로 제목이 붙여진 이 노래는 유정 음성동요학교장이 글을 쓰고 노영준 작곡가가 곡을 만들었다. 4분의 4박자로 가사는 1절만 있다. 음성동요학교는 이날 김 추기경의 생애를 담은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란 노래도 발표한다. 동요학교 전민현씨는 “추기경이 세상에 남긴 뜻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노래를 만들게 됐다.”며 “추기경과 관련된 노래를 추가로 만들어 CD로 제작한 뒤 시중에 판매하거나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교된 오생초등학교에 2005년 설립된 음성동요학교는 전국에서 동요 작가와 작곡가들이 모여 동요 창작활동을 하는 곳이다. 2007년 3월에는 ‘반기문 총장 노래’를 만들었고, 지난해에는 ‘우리의 직지’와 ‘청주찬가’를 보급했다. 유정 교장은 ‘아빠 힘내세요’ 등 동요 2000여곡의 글을 썼다. 음성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기고] 장기기증 뿌리내리게 지자체서 앞장을/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

    [기고] 장기기증 뿌리내리게 지자체서 앞장을/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

    인권과 민주화의 등불을 밝힌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려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퍼지고 있다. 김 추기경이 두 눈의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기증단체에 신청과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실제 신청자도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1991년부터 시작된 장기기증운동은 살아서 건강한 나의 장기를 나누거나 죽으면 더 이상 필요 없는 장기를 기증해 소중한 생명을 나누는 생명나눔운동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70~80% 이상이 장기기증 희망자이며, 뇌사 판정을 받은 사람의 장기 기증률도 인구 100명당 30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국민의 0.8%만이 장기기증 등록자이며, 뇌사 때 장기 기증률도 인구 100명당 3명에 불과하다. 2009년 3월 현재 45만 8205명이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만 1000여명의 사람들이 장기기증등록을 했고, 하루 평균 360여명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등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841명이 등록한 것에 비해 약 13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뿐 아니라 실제 기증자 역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실제 사후각막기증자는 88명에 불과했다. 한 달 평균 7명 정도만이 사후 각막을 기증한 것이다. 하지만 2009년 3월까지 각막기증자는 57명으로 벌써 작년 기증자의 65%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또 57명 중 3월 한 달 간의 각막기증자가 37명이라는 점은 김 추기경의 각막기증 이후 많은 사람들이 희망등록뿐 아니라 실제로 기증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 장기기증은 낯설다. 장기기증에 참여하려는 국민들이 많지 않고 막상 장기기증을 하려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주민들과 가장 가깝게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천구는 지난해 10월14일 구청장인 필자부터 장기기증 희망 서약서를 직접 제출했고, 홍보대사로 나선 것을 계기로 장기기증본부와 자매결연을 하고 생명나눔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구청과 보건소, 18개 동 주민센터, 자원봉사센터에 장기기증 접수창구를 설치했고, 장기기증 운동의 참여분위기 확산을 위해 전 직원과 시설관리공단 직원교육을 하고 있다. 또 유관단체에 협조서한 발송, 통반장 및 자원봉사자·자생단체에 참여를 유도했다. 장기기증운동의 역점적 추진을 위해 홈페이지 팝업창 및 배너를 설치했고 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합동캠페인 전개, 반상회보 게재 및 각종 유관직능단체 참여 안내 등 홍보를 강화했다. 또 초·중·고교생에게 장기기증 관련 홍보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강서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 7곳의 지역 사회복지관과 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시설에도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자체적으로 장기기증등록자에 대해 구립시설 이용요금 할인, 각종교육 우선 참여기회 제공, 장기기증 등록자를 위한 사랑의 음악회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런 노력 결과 양천구는 장기기증이 전무한 상태에서 3월31일 현재 직원 345명, 주민 5425명이 장기기증을 등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라도 장기기증 운동이 사랑실천운동으로 국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 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
  • [씨줄날줄] 시복시성/김성호 논설위원

    한국천주교는 외부 선교사 없이 자발적으로 시작된 자생종교의 특성을 갖는다. 세계천주교 역사를 들춰도 한국천주교처럼 독특한 자생신앙의 태동은 드물다. 한국 최초의 세례자인 이승훈이 중국에서 세례 받고 귀국해 지금의 명동성당 인근 명례방에서 평신도들을 모아 모임을 시작한 게 공동체의 시초. 당시 집회를 공식적인 전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한국천주교는 분명 이 명례방 집회에 뿌리를 둔다. 독특한 출발 못지않게 한국 천주교사는 세계 천주교에서도 주목하는 박해의 점철이다. 조정의 척외정책과 맞물린 민간의 뿌리 깊은 전통은 신자들을 ‘천주학쟁이’로 몰아 순교행렬을 낳았다. 한국천주교가 집계한 순교자만도 대략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 서울의 절두산이며 서소문네거리, 전주의 풍남문…. 전국 어디서든 천주교 신자의 목을 친 망나니 칼날의 핏빛 흔적을 보기란 어렵지 않다. 순교자의 무덤이 이토록 태산같지만 이땅의 순교자는 오래도록 역적이며 소수 이단아로 머물러야만 했다. 천주교계가 명예 찾기와 현양 노력을 이어갔지만 여전히 많은 순교자와 희생자는 눈길도 제대로 못 받는 들꽃신세다. 그런 점에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한국순교자 103명을 성인의 반열에 올린 시성식(諡聖式)은 커다란 획을 그은 사건이다. 기해·병오·병인박해 때 망나니의 칼날을 받은 순교자들이 두 차례에 걸쳐 복자(福者)품에 오른 뒤 마침내 천주교 최고의 영예를 얻게 된 것이다. 복자품에 이어 성인품에 오르면 세계 천주교계의 존경을 받게 되며 성인은 신자들의 세례명으로도 쓰인다. 한국천주교가 순교자 124명의 시복·시성을 위한 최종자료를 로마 교황청에 보냈다. 대상들은 이미 성인품에 오른 103위와는 달리 대부분 초기의 평범한 일반 신자들. 한국 두 번째 사제로 몸바쳐 희생한 최양업 신부도 보인다. 무려 12년에 걸친 힘겨운 사전조사 끝에 이뤄낸 심사요청. 김수환 추기경 장례를 교황청장으로 치를 만큼 주목받는 한국천주교를 떠받치는 초석은 분명 초기의 평범한 순교자들이다. 험한 시절 목숨 바쳐 신앙을 이어간 무명 순교자들이 하루빨리 세상의 빛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성라자로마을돕기 자선음악회

    이종덕(성남아트센터 사장) 성라자로마을돕기회장은 한센병으로 고통받는 환우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았던 고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자선음악회 ‘그대있음에’를 23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갖는다.
  • [학술ㆍ종교플러스]

    17회 ‘장서각콜로키움’ 개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조선 영조의 어머니인 숙빈 최씨 자료집 발간에 맞춰 6일 오후 3시 ‘영조와 숙빈 최씨’를 주제로 제17회 장서각콜로키움을 개최한다. 전 4권 중 3권이 먼저 출간된 이번 자료집에는 무수리 출신 어머니를 향한 영조의 절절한 효심이 깃든 비문 등이 수록돼 있다. 인문학적 매체 이해 학술대회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은 8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인문학적 시각으로 본 인터페이스-접속, 창조, 소통’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다매체 시대 급격한 문화변동 속에서 매체와 매체문화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시각의 확립을 위한 다양한 논점들이 제시될 전망이다. ‘임원경제지’ 주제 심포지엄 진단학회는 8일 오전 10시 서울대 신양인문학술관에서 조선 실학자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를 주제로 제 37회 한국고전연구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김문식 단국대 교수, 조창록 성균관대 교수 등이 나서 서유구의 학문과 임원경제지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가치 등을 재조명한다. 올해 두계학술상 수상자인 손승회 영남대 사학과 교수에 대한 시상식도 마련된다. ‘선교와 미디어’ 복음화 토론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는 오는 15일과 새달 19일 양일에 걸쳐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2009 상반기 문화복음화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선교와 미디어’를 주제로 미디어를 활용한 효과적인 선교에 대해 토론한다. 박영대 우리신학연구소장이 ‘교회 안에서 본 김수환 추기경과 미디어’, 정재철 단국대 교수가 ‘교회 밖에서 본 김수환 추기경과 미디어’ 등의 논문을 발표한다. 1980년대 교회 통일운동 포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14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한국교회사 포럼을 개최한다. ‘남북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사’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정성한 영남신학대학교 교수, 이삼열 숭실대 교수의 발표로 1980년대 예장통합운동 및 남북통일운동 등의 과정과 성과를 알아 본다.
  • [노무현 소환 이후] ‘퇴임후 심판’ 정치적 각오 가져야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성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그러기엔 아직 시간이 짧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퇴임 이후 본인을 비롯한 주변의 친·인척 비리가 반복되다 보니 평가 자체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전직 대통령 스스로도 여론의 포화를 피해 숨어 살아야 하는 ‘뒷방 늙은이’ 처지가 되기 십상이다. ●퇴임후 ‘뒷방 늙은이’ 처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큰어른’ 열풍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이 사후에도 김 추기경과 같은 추모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국가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이 존경받는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선 대통령과 주변 친·인척의 의식 변화를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권력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연구소장은 “대통령이 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과거의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것”이라면서 “본인이 퇴임 이후에 어떻게 평가를 받을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이에 걸맞은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대통령학을 가르치는 최평길 명예교수는 대통령이 가져야 할 원칙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당면한 국정 목표를 재임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후에 역사적 심판을 받겠다는 정치적 각오다. 역사적 유산을 남기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부패와 비리에 정신이 팔릴 틈도 없다는 지적이다. ●참모 정직·투명 의지 굳어야다음으로 참모들과 대통령이 함께 공유해야 할 ‘철학적 관점’을 예로 들었다. 최 교수는 “권력 핵심부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직과 투명성”이라면서 “대통령이든 참모든 청와대에 들어가는 순간에는 그 전에 하던 (나쁜) 짓거리를 그만두겠다는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식 개선 못지않게 대통령 선출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는 점도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후보 선출과정에서 검증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후보가 ‘개천에서 용 나듯’ 탄생하다 보니 실제 권력을 갖게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기 힘들고 벌어진 일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자녀·친인척 검증도 필요 수십년간 대선 후보 생활을 했던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조차 정치적 활동 이외의 사생활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점은 우리나라의 검증 시스템이 그만큼 허술하고 치밀하지 못하다는 걸 짐작케 하는 단면이다. 차재훈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선은 물론, 그 이전의 정치활동 시절부터 성장과정과 청·장년기 행적까지 철저히 검증해 공개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후보자의 청소년 시절 대마초 흡연 전력까지 파헤치고, 자녀와 친·인척까지 검증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사회적 감시 시스템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고 한다. 박건형 이재연기자 kitsch@seoul.co.kr
  • 3색 오페라 ‘피델리오·토스카·모세’

    3색 오페라 ‘피델리오·토스카·모세’

    쉽게 접할 수 없던 오페라가 잇달아 막을 올린다. 2005년 연세대 창립 120주년을 계기로 창단한 무악오페라는 7~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를 선보인다. 베토벤은 자신의 유일한 오페라인 이 작품을 위해 10여년에 걸쳐 세 번 고치고, 서곡은 네 번이나 다시 작곡했다. 오페라 장르에서는 블록버스터로, 국내 초연은 1970년이지만 1992년에야 다시 공연될 정도로 보기 힘들었던 작품이다. 불법구금된 남편을 구하기 위해 ‘피델리오’라는 이름으로 남장을 하고 형무소에 뛰어든 여주인공 레오노레가 결국 사랑의 승리를 쟁취한다는 내용이다. 김관동 연세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최승한 연세대 교수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의 연주로, 120여명에 이르는 무악오페라 합창단이 출연해 대형 오페라의 면모를 갖췄다. 7·9일은 한국어 공연, 8 ·10일은 독일어 공연이다. (02)7 20-3933. 앞서 한국오페라단은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새달 4~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린다. 이탈리아의 마체라타 페스티벌의 예술총감독인 피에르 루이지 피치가 제작한 작품으로, 무대와 의상 등을 현지에서 공수한다. 피치는 건축가 출신답게 의상과 조명 등 시각적인 면에 역점을 두고 연출했다. 오페라 의상도 교황의 사제복을 제작한 곳에서 만들고, 극중 미사 장면은 2월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에서 보여준 천주교 정통미사 형식으로 꾸미며 곳곳에 볼거리를 담았다. (02)587-1950. 서울오페라앙상블은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모세’를 공연한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한 선지자 모세의 이야기.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와 대합창단이 등장하며 로시니 음악을 더욱 부각시킨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꾸몄다. 2000년 한국 초연 때 연출을 맡은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이 다시 연출하고, 지휘자 김홍식이 이끄는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베이스 김요한(모세), 소프라노 오미선(아나이데), 테너 이찬구(아메노피) 등이 출연한다. (02)741-7389.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울성모병원 개원… 교황 축하 메시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서울성모병원 개원에 즈음한 축하 메시지를 전해 왔다. 서울성모병원(원장 황태곤)은 30일 정진석 추기경과 한승수 국무총리, 오스빌라 파딜랴 주한 교황청대사, 교황청 생명학술원장 리노 피지켈라 대주교, 박영식 가톨릭대학교 총장, 최영식 가톨릭중앙의료원장, 남궁성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의무원장, 황태곤 서울성모병원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 및 개원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특히 이날 개원식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축하 메시지를 파딜랴 교황청대사가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병원에 동판으로 새겨진 축하 메시지에서 “서울성모병원에서 치유와 희망을 찾고자 하는 모든 환우들이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가톨릭학교법인 이사장 정진석 추기경은 격려사를 통해 “서울성모병원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북아시아를 선도하는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나눔과 자비의 기쁨을” 정 추기경 부처님오신날 메시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21일 부처님오신날(새달 2일)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내고 “올해 봉축 행사의 주제인 ‘나누는 기쁨 함께하는 세상’이 우리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 내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 ‘시의 강국’ /최창일 시인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 ‘시의 강국’ /최창일 시인

    “한국은 ‘시의 강국’이다.” 한국에 체류했던 한 독일 시인이 한국의 시 문학에서 느낀 점을 말한 것이다. 꽃망울 터트리는 라일락나무 아래 배달된 조간을 펼쳐들면 신문에는 어김없이 ‘시가 있는 아침’을 열어 준다. 우리나라 신문은 매일 아침, 또는 주간으로 ‘시가 있는 아침’을 열지 않는 신문이 없다. 이런 시 문화를 체험한 독일 시인이 시의 강국이라 말한 것에 수긍이 가고 남는다. 2009년에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시인은 5000명이고 등록하지 않은 시인은 3000여명으로 추산되니 8000여명의 시인이 활동하는 셈이다. 활동이라 함은 등단하여 시집을 내거나 계간·월간·기타 간행물에 발표하는 시인을 말한다. 물론 등단하지 않고 지방이나 여러 경로를 통하여 활동하는 시인은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2008년 시집은 753종 나왔다. 정식 집계가 어려워 출판정보관리센터에서 잠정 집계한 숫자다. 아마 집계되지 않은 시집은 이보다 훨씬 많이 출간되었을 것이다. 한국문인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유관단체가 공동으로 2009년을 ‘책, 함께 읽자’ 캠페인의 해로 정하고 낭독회를 열고 있다. 1회에 김남조 시인의 낭독이, 2회는 황금찬 시인의 낭송이 3월에 있었다. 3회인 4월에는 종로에서 활동하는 시인의 낭송이 23일로 예정되어 있다. 5월은 문협이 주관하는 마로니에 전국청소년 백일장이 있다. 1985년에 시작하여 24회를 맞는 백일장은 ‘시의 강국’이라는 한국 시문학에 초석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필자는 지난주에 문인협회가 주관하는 해외문학 심포지엄 참석차 캄보디아에 갔다 왔다. 핑계 삼아, 해외여행에 원로 문인들과 교제도 할 겸 가벼이 나섰다. 캄보디아의 문화유적지를 돌아본 후 밤에는 문협이 준비한 주제 발표를 한 다음 시인들의 시 낭송이 있었다. 어떤 시인은 사전에 시집을 준비하였는가 하면 현장에서 느낀 점을 즉석 시로 낭송한 시인도 있었다. 30여명의 시인들은 무려 세 시간에 걸친 여독을 아랑곳하지 않고 깐깐하게 준비했다. 한국 시인들은 캄보디아에도 있는 한국 노래방이 아닌 집회장에서 시의 열정을 노래했다. 고은 시인은 시는 심장의 뉴스라 말했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느 시인은 바다에서 시를 보고 어머니를 보았다. 그는 해수를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로 비유했다. 기묘하게도 과학적으로 해저에서 나오는 심층수는 어머니의 양수와 가장 가깝다는 것이다. 시는 양수요 우주의 언어이자 자연의 언어이고 삶의 비의가 담긴 신 같은 언어다. 이런 언어를 간직한 시인들이 주변에 많을수록 삭막한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구상 시인과 절친하게 마음을 열고 살았다. 성직 생활에 난관이 있을 때마다 시인 구상을 찾아 조언을 받고 속마음도 곧잘 열었다. 워낙 젊은 나이에 추기경이 된지라 신부들과 협조가 되지 않아 생기는 마음고생도 곧잘 털어놓았다. 구상이 시인이었기에 김 추기경의 성직의 마음과 통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전쟁의 폐허에서도 ‘굳세어라 금순아’ 같은 노랫말을 만들었고 ‘목포의 눈물’ 같은 시가 노래되어 불리기도 하였다.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도 전쟁이 채 끝나기 전 명동의 다방에서 만들어진 시가 노래되어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다. 시는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위로의 밥상’이었다. 학자들은 1970~80년대를 시의 황금기였다고 말한다. 황금기를 거친 시적 국민성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력이다. 시는 어떤 경우에도 마음에 평화를 주고 스스로 치유의 능력을 가진다. 70~80년대 낭만의 시대에 길러진 국민 심성은 환란 위기에 장롱 속 금을 내놓는 여유를 보였다. 지금 닥친 세계적 경제 위기도 어느 나라에 비해 빠르게 회복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우리 국민은 시로 대항도 하고 시가 건강한 힘줄이 되어 국난을 극복하기도 했다. ‘시의 강국’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이다. 최창일 시인
  • [새음반]

    ●디스 이즈 디 원(우타다 히카루) 일본에서만 5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J-Pop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는 싱어송라이터 우타다 히카루가 ‘엑소더스’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영어 앨범. 머라이어 캐리, 비욘세 등과 작업했던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첫 싱글 ‘컴 백 투 미’는 특유의 R&B 창법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진 미드 템포. 유니버설 뮤직. ●라이브 인 런던(레너드 코언) 가슴을 지긋이 누르는 중저음의 목소리, 읊조리는 듯한 창법으로 유명한 캐나다 출신 음유 시인 레너드 코언의 역대 네 번째 라이브 앨범. 지난해 7월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실황에서 불린 , 40년이 넘는 활동기간 히트곡 대부분을 CD 두 장에 담았다. ‘버드 온 더 와이어’, ‘수잔’, ‘할렐루야’, ‘아임 유어 맨’ 등 26곡이 담겨 있다. 소니뮤직. ●인 콘서트 앳 아마 캐시드럴(프리스츠) 세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을 위해 ‘베네딕투스’라는 곡을 부르고 싶다고 밝혔던 프리스츠의 공연 실황. 아일랜드 출신 현직 신부 3명으로 이뤄진 보컬 그룹이다. 대성당을 가득 메운 청중 앞에서 온화한 미소와 유쾌한 유머를 섞어가며 사랑의 노래를 들려주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미사곡 ‘생명의 양식’,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에 가사를 붙인 ‘비 스틸 마이 솔’ 등을 불렀다. ‘베네딕투스’는 17번째 곡. DVD에는 50분짜리 추가 보너스 공연 실황도 곁들여졌다. 소니뮤직.
  • “이웃 살피는 자기혁신 기회돼야”

    “이웃 살피는 자기혁신 기회돼야”

    부활절(12일)을 닷새 앞둔 7일 기독교계 수장들이 일제히 부활 메시지를 발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해 부활절 당일 새벽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개신교 연합예배를 공동주관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엄신형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권오성 총무는 부활 메시지를 통해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국민들과 사회를 향해 시선을 돌려 교회와 믿음의 개혁을 이룰 것을 한결같이 권고했다. ●정진석 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세상 모든 이들과, 특히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가득하기를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진리와 사랑과 생명이 죄와 불의와 죽음에 굴복하지 않고 결국에는 승리한다는 것을 증거한다. 부활의 삶이란 무엇보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으로 변화된 삶이다. 감사와 사랑의 운동이 종교를 넘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사회 전반에 영양과 활력을 제공하는 범국민적인 정신 운동으로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원한다. 우리 신앙인들부터 구체적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비록 작은 감사와 사랑의 실천이라도 많은 이들이 함께한다면 우리 사회에 좋은 열매들을 맺고 결국에는 큰 기적을 이루게 될 것이다.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국교회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께서 권력자와 부유한 사람들이 아닌 소외된 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친구가 되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세상 안에 있는 교회’가 새로운 가치관을 신념으로 삼아 ‘세상에 속하지 않은 교회’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사회는 심각한 가정 해체와 공동체 붕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것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전적으로 새로운 가치와 삶으로의 방향전환을 요구하는 경종이다. 올해 부활절은 이 경고를 가슴에 새겨 절망과 소외에 신음하는 모든 이웃의 고통과 필요에 시선을 돌리는 자기 혁신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지금의 위기 극복은 현 금융체제의 일부 결함을 수정, 보완하는 단기적 처방으로 가능하지 않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고통받는 이웃들의 한 영혼, 한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로 나눔을 생활 속에 실천해야 한다.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의 회복과 생태적인 회심을 통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때이다. 부활 생명으로 주님의 증인으로 살기 위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가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특히 남북 관계에서 화해와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지속하는 일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중요한 일이다. 정리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지방시대] 옛 전남도청별관 문제 광주시민이 결정해야/김준태 시인

    [지방시대] 옛 전남도청별관 문제 광주시민이 결정해야/김준태 시인

    “도대체 ‘전남도청 별관’ 문제는 언제쯤이나 풀리는 겁니까? 사업추진단이 5월단체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지요.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해결사로 나서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던데….” 옛 전남도청 앞에서, 50년 가까이 내과병원을 하는 K박사가 나를 보자마자 대뜸 몇 마디 질문을 던진다. 오늘은 꽤 정색을 하면서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나의 의중을 타진해 온다. K박사는 내가 몇 년 전에 ‘5·18구속자동지회장’을 지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렇게 살짝 의견을 물어본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순간 머뭇거린다. 5·18 현장 옛 전남도청 별관의 철거문제는 2009년 현재 광주에서는 가장 ‘뜨거운 감자’다. 솔직히 광주광역시장도, 8명의 광주권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가 워낙 예민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월에는 이 문제로 모 시민단체의 대표가 5월단체와 말싸움을 한 끝에, 다행히 심한 부상은 아니었으되 병원에 입원을 한 일도 있다. 다시 K박사의 이야기로 가 본다. 그는 의학박사이기도 하지만 1960년대 중반에 ‘현대문학’을 통해 김현승 시인의 추천을 받고 문단에 나온 원로시인이요, 무등산 토박이다. C대학 의과대학을 나와 이 대학 교수를 거쳐 무려 50년 가까이 광주광역시 금남로 1가에서 병원문을 열고 있다. 옛 전남도청 별관과 직선거리로 100여m밖에 안 되는 자신의 병원에서 5·18항쟁 기간 중 단 하루도 어디로 도망가지를 않고 시민항쟁의 모든 것, ‘1980년 5월광주’의 심장부를 지켜보며 살았다. 언젠가 그가 말한 것을 기억한다. “김준태 선생, 아니 김준태 시인! 세월이 흘러도 나는 남겨둘 것이에요. 저 총구멍들을!” K박사는 M16 자동소총인가, LMG 기관단총인가에 의해 숭숭 총구멍이 나버린 자기집 대문과 병원 현관문, 담벼락에 뚫린 총구멍을 그대로 놔두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 그렇군요.” 안집(살림채)에 연결시켜 지은 자신의 병원을 보여주던 K박사의 두 눈에도 1980년 오월의 무등산이 말없이 솟아 있었던 것 같다. 5·18항쟁(외신은 ‘광주시민봉기Gwangju Uprising’라고 표기한다) 29주년이 가까워오는 이 시점에서, 올해 희수(喜壽·77세)를 맞은 K박사와 환갑(60세)을 2년 넘긴 나는, 모처럼 옛 전남도청 앞으로 다가가서 나란히 서 본다. 9개월 가까이 “5·18항쟁의 마지막 유적지, 제대로 보존하라!”고 외치는 유족회원들을 본다. 그리고 한 시대를 무등산과 함께, 금남로와 함께 살아온 내과의사 K박사! 결국 나는 그에게 다음처럼 말할 수밖에 없었다. “공사가 지연된다고, 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5월단체를 상대로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모양이 안 좋습니다. 이 문제를 ‘법적’으로만 풀어가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또 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장이 이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도청별관 철거와 관련해 입장을 밝혀주라는 편지를 냈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좁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먼저 전 광주시민 차원에서 의견을 물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5·18은 어떤 특수계층이 아니라 광주시민 모두의 참여로 일어난 민주항쟁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 붙이고 싶습니다. 30년전쟁(1618~1648년)을 베스트팔렌조약으로 종결지은 역사의 현장 독일의 ‘뮌스터시청’은 361년이 지난 오늘날도 벽돌 한 장 허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더군요. 뮌스터 시는 우리에게 고 김수환 추기경이 공부한 800년 역사의 뮌스터대학으로도 유명합니다. 네, 이제 우리들도 그것을 배워야 합니다. 옛 역사를 빼앗기지 않아야 새로운 시대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김준태 시인
  • “김 추기경 사랑의 가르침 생활속 실천을”

    지난 2월16일 선종한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추모 미사가 5일 오전 10시30분 김 추기경의 묘소인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 묘지내 성직자 묘역에서 열렸다. ●사제단·신자 1000여명 참례한식과 천주교 ‘수난성지주일(受難聖枝週日)’이 겹친 이날 미사는 주교단과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됐고 신자 1000여명이 참례해 김 추기경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종려나무 가지인 ‘성지(聖枝)’를 들고 행렬을 지어 김 추기경 묘역으로 입장하는 예수 예루살렘 입성 기념식으로 시작된 미사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나뉘어 김 추기경의 묘와 묘비에 대한 분향과 복음, 강론 순으로 진행됐다. 미사를 집례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신자들에게 “김수환 추기경님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감사와 용서, 사랑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생활 안에서 실천할 것을 다짐하자.”고 권고했다. ●공식 추모행사 모두 마무리추모 미사는 참석자들이 예수의 몸으로 여기는 빵을 받아먹는 영성체 의식을 거행하고 정 추기경이 강복(降福)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1시간여 만에 끝났다. 이날 추모 미사를 끝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정한 김 추기경의 공식 추모행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김 추기경의 묘소에는 김 추기경의 사목 표어인 ‘너희와 모든 일을 위하여’와 김 추기경이 가장 좋아했던 성경 구절인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가 새겨진 묘비가 설치됐다. 한편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은 6일 오후 8시 명동대성당에서 장례자원봉사자와 명동지역 상인, 전·의경 등을 초대해 기도와 추모시 낭독, 공연 등으로 꾸미는 ‘김수환 추기경 추모의 밤’ 행사를 갖는다.김성호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왕실 예법/함혜리 논설위원

    예의범절을 뜻하는 에티켓(etiquette)은 고대 프랑스어의 동사 에스티케(estiquer)에서 유래했다. 나무 말뚝에 표지나 표찰을 붙인다는 뜻인데 상대방의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편지형식을 가리키는 명사로 사용되다 절대왕정 시대 궁중의 각종 예법을 가리키는 말로 용도가 변했다. 프랑스에서 궁중의 에티켓을 확립한 사람은 루이 13세의 비(妃)였던 안 도트리시였다. 안 도트리시는 루이 13세가 1643년 사망하고 다섯살에 루이 14세가 즉위하자 추기경 마자랭과 함께 섭정을 시작했는데 어린 왕의 권위를 세우고 국가의 기강을 잡는 틀로서 ‘에티켓’을 확립했다. 1661년 프랑스를 직접 통치하기 시작한 루이 14세는 베르사유로 천도하는 한편 에티켓을 정비해 귀족들이나 각국 대사들이 엄격한 왕실 예법에 따르도록 했다. 절대적인 권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충성과 복종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왕실예법은 루이 16세에 이르러 그 엄격성을 상실한 데 이어 시민혁명과 민주화의 영향으로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외교 의례에서는 프로토콜로 남아 여전히 존중되고 있다. 왕실 예법이 강하게 남아 있는 대표적인 나라는 입헌군주국인 영국이다. 언어나 단어뿐 아니라 자세, 표정 등 비언어적인 부분까지도 까다롭고 엄격한 프로토콜을 따진다. 왕실 예법은 외부 인사들이 여왕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992년 당시 호주 총리이던 폴 키팅은 두 팔로 여왕을 안았다가 ‘도마뱀’ 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여왕을 접견하던 도중 머리카락을 스칠 뻔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지난 2일 버킹엄궁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리셉션 도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어깨에 왼손을 얹었다가 왕실 예법을 어겼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하지만 여왕은 미셸 여사의 허리를 가볍게 감는 것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피했고 버킹엄 궁도 성명을 통해 사전 지침을 주지 않았기 때문일 뿐 왕실 예법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무마했다. 상대방의 실수까지도 너그럽게 포용하는 것이 진정한 왕실 예법이라는 것을 여왕 스스로 보여 준 셈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슈퍼 결핵/조명환 논설위원

    결핵의 희생양이 된 천재나 문인들이 적지 않다. 서양 철학사에 빛나는 지성인 데카르트나 칸트, 스피노자가 결핵으로 숨졌다.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와 발자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재 시인 이상이 먼저 떠오른다. 일찍이 결핵치료기관인 국립 마산병원이 설립된 데다 기후가 온화한 마산은 치료와 요양차 들른 문단의 별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는다. ‘벙어리 삼룡이’의 작가 나도향이 1920년대 가장 먼저 마산을 찾아들었다. 월북한 사회주의 작가 임화가 1930년대에 요양소에서 지역 출신의 페미니스트 지하련을 만나 결혼에 이른 로맨스는 유명하다. 청마 유치환과의 정신적인 사랑으로 유명한 시인 이영도와 구상도 마산에 머물렀다. 시조시인 김상옥과 통영이 고향인 시인 김남조도 마산을 거쳤다. 담시 오적(五敵) 필화 사건으로 유명한 김지하도 마산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과 만났다. 마산을 중심으로 ‘결핵문학’이란 독특한 흐름이 형성되기도 했다. 결핵은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데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빼앗아가 ‘질병의 왕’으로 불렸다. 독일 세균학자 코흐가 1882년 결핵균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후진국 질병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결핵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년 4만 5000명 이상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신고되지 않은 환자를 감안하면 한해 6만∼7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발병률과 사망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모두 1위인 부끄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 결핵은 3∼4가지 약을 6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매일 먹어야 할 약을 먹다 말다 하다 보니 결핵균이 기본 치료약인 아이나와 리팜핀에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환자가 지난해 2262명이었다. 최근에 나온 퀴놀론계 항생제마저 안 듣는 신종 ‘슈퍼결핵’(광범위 내성결핵)환자도 238명이나 처음으로 보고됐다. 사회활동이 왕성한 30대와 20대 환자가 가장 많다. 이런데도 전염 우려가 큰 슈퍼결핵 환자의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슈퍼결핵이란 새로운 재앙이 우리를 덮치지 않도록 국가가 결핵 치료와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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