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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佛→英→獨 정원 산책길 유럽의 삶·역사와 동행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름난 정원을 다니다 보면 나름의 특색을 발견하곤 한다. 자연의 풍광을 멋지게 살려낸 정원이 있는가 하면, 다른 조형물과의 어울림이 일품인 곳도 숱하다. 그곳에 살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취향과 지형의 다름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정원은 건축과 함께 삶의 양식과 문화를 볼 수 있는 거울이라고도 한다. ‘유럽, 정원을 거닐다’는 유럽의 정원을 삶과 역사라는 인문학적 측면에서 다룬 흔치 않은 책이다. 정기호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가 유럽 각국의 정원 전문가들을 찾아 나눈 아기자기한 대담 형식의 담론. ‘유럽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정원’이라는 주제대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의 정원 여행을 통해 만나는 이런저런 이야기와 역사적 사실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흔히 알려진 대로 유럽의 정원은 크게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양대 축으로 삼아 만들어지고 변형돼 왔다. 이탈리아 정원이 상당히 은유적인 형태를 띤다면, 프랑스 정원은 정제의 미를 자랑한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정원들은 화려하고 잘 꾸며지기보다는 생활에 스민 풍경이 특징이고, 독일의 정원들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녹지와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독특한 멋을 뿜는다. 책을 읽다 보면 이렇듯 조금씩 다른 유럽의 정원들이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이유와 과정을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된다. 지금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정원의 형태는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에서 시작된 빌라 정원이 시초다. 로마 추기경들의 빌라 정원에서 꽃피운 르네상스 정원이 알프스 이북 유럽 정원의 바탕 양식이 된 셈이다. 이후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의 화려한 17세기 바로크 정원에 이어 영국 의회정치 이념과 어우러진 18세기 자연풍경식 정원으로, 그리고 19세기 귀족중심 사회에서 시민사회로 전환되면서 공공을 위한 정원이 시작된 궤적을 책은 꼼꼼히 펼쳐보인다. 각국 수도를 중심으로 도심 가까이에 있거나 외곽 지역에 있는 정원들을 주로 다뤘다. 하지만 대체적인 정원의 발달사와 변형을 읽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정원의 형태와 특징 자체를 감상하는 즐거움은 기본이고, 정원을 바꿔놓은 시대 상황과 권력구조의 양상을 더듬을 수 있는 재미도 ‘덤’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 천주교회 창립 주역들 ‘성인’ 된다

    한국 천주교회 창립 주역들 ‘성인’ 된다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에 대한 시복이 거의 확정된 가운데 한국 교회 창립 주역 214위에 대한 교황청의 시복시성 추진 승인이 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교황청이 한국 평신도 순교자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천주교계가 한껏 고무돼 있다. 10일 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교황청 시성성이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에 대한 시복 안건 등 2개 안건에 대해 지난 4월 26일 추진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천주교회에서 현재 추진 중인 시복 안건은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를 포함해 모두 3건이며, 시복 추진 대상자는 총 339위로 늘었다. 이번 교황청 시성성이 승인한 시복시성 대상자는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 133위와 근·현대 신앙의 증인 81위. 한국천주교회사에서 이른바 ‘믿음의 초석’이 된 한국 천주교회 창설 주역들이 시복 대상에 포함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벽과 이승훈, 김범우, 권철신·일신 형제, 이존창 등이 명단에 들어 있다. ‘백서’ 사건으로 유명한 황사영과 그 ‘백서’ 발신자로 서명한 황심도 눈에 띈다. 대상자들은 한국교회 초기부터 병인박해에 이르기까지 100여년에 걸친 박해로 순교했지만 지난 1차 시복에서 빠진 이들이다. 여기에 해방 이후 공산 치하와 6·25전쟁 중 피랍과 행방불명 등의 이유로 순교 입증이 어려웠던 성직자와 수도자, 신학생, 평신도들도 시복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공산 치하에서 순교한 이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죽음을 은폐하고 유해도 유기한 정황이 인정됨에 따라 죽음이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순교했다는 ‘윤리적 확신’이 있을 경우 시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교황청 시성성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이 같은 시복 추진 대상자 명단을 지난 5월 23일자 시성성 공문으로 통지받았으며 현재 이들에 대한 약전(짧은 전기) 작성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약전 작성을 마친 뒤 교황청에 보낼 계획이다. 교황청에서 이들 약전에 대해 ‘장애 없음’ 판결을 내리면 한국 천주교회 차원의 예비심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지난 3월 교황청 시성성 역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시복은 10월 신학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신학위원회를 통과하면 시성성 추기경들과 주교들로 구성된 전체회의를 거쳐 교황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이르면 내년 가을 시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국내에서 시복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순교자 124위와 함께 시복 청원한 증거자 최양업 신부의 경우 포지시오(심문장) 작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시복까지 최소한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교회의는 이와 관련, “교황청이 이례적으로 한국 순교자들을 배려해 기쁘다”면서도 “시복 추진의 진정한 의미는 복음을 더 잘 전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무의미한 연명 멈출 권리… 현대판 고려장 변질 우려도

    ‘존엄사’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사망 단계가 임박했을 때 기계 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을 거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존엄사 논의가 본격화된 계기는 2009년 연명치료 중단 사건이다. 그해 5월 식물인간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던 김모 할머니 가족들은 병원에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사전의료의향서’를 만들어 2010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는 작업이 시작됐다. 사전의료의향서는 회복불능 상태에 놓일 경우 본인이 받을 치료의 범위를 미리 정해놓는 문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할 것을 서약하는 일종의 선언이다.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도 존엄사를 택했다. 김 추기경은 사망 5개월 전부터 “호흡이 곤란해질 경우 자연적으로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최근에는 존엄사와 관련된 의미 있는 결정이 나왔다.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산하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무의미한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초안)’을 내놨다. 권고안의 뼈대는 임종기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중시, 진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논란은 남는다. 가족들이 치료비 부담이나 상속 등을 이유로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존엄사가 ‘현대판 고려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추기경처럼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서면으로 남기는 제도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천주교 순교·증거자 125위 ‘성인’ 된다

    한국천주교 순교·증거자 125위 ‘성인’ 된다

    한국천주교의 숙원사업인 순교자 124위와 최양업 신부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이 로마 교황청 심사를 통과해 이르면 내년 한국에서 시복식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와 관련해 한국천주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교황청 시성성은 지난 3월 역사위원회를 열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청원한 순교자 124위와 최양업 신부에 대한 시복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교황청 시성성은 추기경 회의와 교황의 승인을 거쳐 올해 안에 이들 순교자와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주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교회의를 비롯한 한국천주교회가 이들 순교자의 시복이 결정되는 대로 한국에서 시복식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 참여를 겸한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복시성은 천주교에서 최고의 영예인 성인 품위를 교황청이 공인하는 절차. 성인으로 인정하기에 앞서 복자 품에 올리는 시복이 먼저 추진되며 시복이 결정되면 곧바로 시성 작업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성인 품에 오른 한국 천주교 인사는 103위. 이들은 모두 박해를 받아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로 지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직접 방한해 시성식을 주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한국 천주교 평신도들은 초기 박해시절 순교한 평신자들에 대한 시복시성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주교회의가 이를 받아들여 2009년 교황청 시성성에 청원했다. 이번 교황청 시성성 역사위의 심사통과에 따라 그동안 답보상태에 빠졌던 시복절차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황청 시성성이 재차 요구, 지난 연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제출한 영문 포지쇼를 검토해 내린 결과라는 점에서 한국 천주교는 고무돼 있다. 포지쇼란 순교자 124위와 최양업 신부의 업적과 순교 사실을 상세하게 기술한 일종의 심문장이다. 오는 7월 1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및 증거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한 묵주기도의 밤’ 도 교황청 시복 심사 통과와 관련된 행사로 보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최창화 몬시뇰)와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서울평협·회장 최홍준) 주최로 열리는 이날 행사는 순교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기원하며 신도 1위당 묵주기도 1억 단씩 총 125억 단을 바치는 운동에 돌입하는 자리. 그동안 개별적인 묵주기도 운동이 있어 왔지만 한국천주교회가 공식적으로 시복시성을 위한 행사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직접 참석하는 만큼 천주교계의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교황청의 시복 발표에 대비한 시복식 예비행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홍준 서울평협 회장은 이와 관련, “이번 순교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에 대한 심사 통과는 교황청이 한국 평신도들의 희생과 공업을 인정한 결과”라며 “최종 시복시성을 위한 묵주기도 운동이 서울대교구를 필두로 전국 각 교구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파주 통일동산에 남북 합작 성당

    파주 통일동산에 남북 합작 성당

    옛 북녘 교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한 남북 합작의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에 세워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20 04년부터 건립을 추진해 첫 삽을 뜬지 7년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계는 오는 25일 오후 2시 통일동산에서 이 성당 봉헌식을 성대하게 갖는다. 1996년 천주교 신자들 모임인 천주교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가 성당 부지를 매입한 게 이 성당의 시초. 천주교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로부터 성당 건립을 지정 위탁받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침묵의 교회’로 남게 된 북한 교회를 기억하겠다는 뜻을 세워 2006년 착공했다. 남북화해와 일치에 대한 국민적 합의 기반을 확대하고 분단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기도운동을 독려하는 터전으로 삼자며 첫 삽을 떴지만 관할 교구 이전과 자금난 등의 어려움으로 공사가 수차례 지연되는 곡절 끝에 마침내 완공을 보게 됐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남북 화해의 의미를 곳곳에 담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 1926년 지어진 평안북도 신의주 진사동성당의 외형과 함경남도 덕원에 있던 성 베네딕도 수도원 대성당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성당 제대 위 모자이크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및 남북 대표성인 8위’는 북한 최고의 기량을 갖춘 평양 만수대창작사의 벽화창작단 공훈작가 7명이 2007년 중국 단둥에서 40일간 밤잠을 설쳐가며 제작한 것. 예수를 중심으로 유정률 정하상 김대건 우세영 고순이 김효임 김효주 성인을 좌우에 배치했다. 유정률은 평양, 우세영과 고순이는 황해도 출신 순교 성인이다. 모자이크 밑그림은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가 러시아 성당 모자이크를 참조해 그려 보냈고, 인터넷으로 매일 작업상황을 확인하며 수정·보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당 옆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민족화해센터’가 건립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기적인 차원의 통일사목을 위한 공간으로, 평양 외곽에 있던 메리놀외방선교회 본부 건물 모습을 본떴다. 한편 25일 열릴 봉헌미사는 전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하고,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 등이 공동 집전한다. 사제단 150여명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해 1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파딜랴 주한교황청대사 부적절 처신”

    “파딜랴 주한교황청대사 부적절 처신”

    한국 천주교가 혼란에 빠졌다. 최근 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함세웅(왼쪽) 신부가 오스발도 파딜랴(오른쪽) 주한교황청대사를 정색하고 비판한 글 때문이다. 주교회의와 서울대교구는 공식적인 대응은 하고 있지 않지만 파문이 확산될까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함 신부가 사목자 소식지 ‘함께하는 사목’에 사제들로부터 전달받았다며 기고 형식으로 공개한 편지는 충격적이다. 현 교황대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게 핵심이다. “교황대사가 총독 같은 모습으로 한국 가톨릭교회를 쥐락펴락하고 한국 주교들을 하인대하듯 해 왔다고 한다”/“한국에 부임한 후 (모국인)필리핀에 너무 자주 오가고, 한국의 주교들과 실업인, 신자들을 불러 식사 대접하는 것을 기회로 돈푼깨나 받았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주교 임명제청권을 앞세워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면서 교황님의 뜻을 왜곡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을 범하고 있다”/“대사라는 직분을 이용해 서울성모병원을 안방 드나들듯 한다”…. 주교회의와 서울대교구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후폭풍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문제를 공론화한 주인공인 함 신부와, 도마에 오른 교황대사의 위상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함 신부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사회와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사제로 유명하다. 그런 사제가 교황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으니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교황대사라면 주재국 교회의 상황을 교황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맡은 가톨릭 사제이자 외교관으로, 주재국에서는 추기경을 제외한 주교들 중 서열이 가장 높다. 함 신부는 기고 글에서 “중견 사제들의 순수한 뜻과 고뇌가 가득 담긴 글을 받고 안타까움과 답답함에 짓눌린다”며 “그들의 신앙과 교회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찬 지혜로운 지적과 호소가 교회 요로에 나누어지기를 바라는 뜻에 동참해 사제들 모두에게, 지금의 어두움을 함께 보고, 성령의 빛이 내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고 개선할 것을 다짐하며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파딜랴 교황대사는 1966년 필리핀 세부 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으며 외교관 양성센터인 교황청 교회 학술원을 나와 1972년부터 교황청 외교관으로 일했다. 파나마,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 주재 대사를 거쳐 2008년 4월 주한 대사에 임명됐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 8인회 구성… 개혁 착수

    교황 프란치스코가 즉위 한 달 만에 추기경 8인으로 구성된 조언단을 구성해 가톨릭 교회 개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조언단에 뽑힌 추기경들은 대부분 개혁적 성향의 인사들이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13일(현지시간) 교황에게 교회 운영과 바티칸의 관료주의 개혁에 대해 조언할 세계 각지 추기경 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교황이 직접 임명한 조언단은 임기 제한이 없으며 바티칸 내부 인물은 1명만 포함됐다. 다른 추기경들은 북·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호주에서 1명씩 뽑혔다. 교황청은 “조언단 공식 첫 회의는 오는 10월 1~3일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종교 플러스]

    ‘함께’ 주제로 5월 문화축제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본당은 다음 달 13∼26일 ‘함께’라는 주제로 5월 문화축제를 펼친다. 5월 문화축제는 2005년 시작된 후 올해로 9회째. 올해는 가정·학교·직장·사회 안의 소외·단절 현상을 함께 고민하며 소통의 장을 열어보자는 취지로 열린다. 5월 13일 ‘제14회 요셉의원 자선음악회’로 막을 올려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 독주회’ 등 음악회와 고 김수환 추기경의 ‘바보야’ ‘사랑의 침묵’ 영화 상영이 이어진다. 마지막 날인 5월 26일에는 ‘전례복과 전례 용구 전시회’가 꼬스트홀에서 열린다. 독거노인 생계비 모금 운동 법정 스님 유지를 받드는 ‘맑고향기롭게’가 독거노인 생계비 지원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섰다. 13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서울 도심과 성북동 길상사에서 ‘아름다운 마무리’ 캠페인을 벌인다. 이번 캠페인은 법정 스님의 저서 제목에서 이름을 따 세계 1위인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획됐다. 매달 발간하는 맑고향기롭게 소식지에 독거노인 1명의 사연을 소개하는 한편 월 2회 거리 홍보를 한다. 조성된 기금 전액은 차상위계층 독거노인의 생계비 지원을 위한 결연후원, 의료비·난방비 지원 등 공익사업비로 사용한다. 목회자와 교회정치 심포지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는 다음 달 9일 오후 2시 청어람 소강당에서 ‘목회자와 교회정치 심포지엄’을 연다. 이장형 백석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심포지엄에서는 장신대 임성빈 교수가 ‘한국교회의 위기와 교회(교단)정치-장로교회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한국교회의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 ‘교회법과 사회법의 관계 어떻게 볼 것인가’(이상민 변호사), ‘한국교회의 정치문화,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배종석 고려대 교수) 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02)794-6200.
  • [세종로의 아침] 성균관 스캔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성균관 스캔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한국 유림의 수장’인 최근덕 성균관장이 결국 구속 수감됐다. 오랫동안 종교를 담당해 왔던 기자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른바 ‘7대 종단’의 현직 수장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국고보조금 유용 지시와 공금 유용 혐의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지난 2010년 화제의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타이틀을 놓고 당시 최 관장이 했던 말을 떠올리자니 실소마저 나온다. ‘우리 전통사회 유일한 국립대학이며 국가를 경영한 인재를 양성한 성균관에 왜 스캔들이란 이름을 붙이느냐’고 항의했던 최 관장이다. 최 관장의 구속 사태를 살펴보면 일단 내부 갈등의 소산으로 보인다. 최 관장은 잘 알려졌듯이 최장수 성균관장이다. 지난 1994∼98년 관장직을 맡은 데 이어 2003년 이후 지금까지 관장직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잇따른 연임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인사들이 문제 제기를 해왔던 터다. 실제로 지난해 부관장이 자금 유용 사실을 들어 최 관장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이번 사태도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혐의는 법정에서 가리겠지만 최 관장은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관장의 구속으로 사회 일반이 종교계를 보는 시선은 한층 더 삐딱해질 전망이다. 항간에 떠도는 말이 괜한 게 아닐 듯싶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는 비아냥조의 쑤군거림 말이다.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내분과 분열만 해도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서 이어졌던 금권타락 선거가 원인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백양사 승려 도박’사태 이후 이어졌던 불교계의 은처승이며 룸살롱 출입 승려들에 대한 의혹 제기가 여전히 무성하다. 세상에 흠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김수환 추기경만 해도 독재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도마에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여 배신자라는 눈총을 받았고, 서울대교구장 은퇴 후 구설수에 올랐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천명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예외는 아니다. 1970∼80년대 군사정권이 정권 반대자들을 탄압해 3만여명이 실종·살해된 이른바 ‘더러운 전쟁’에서 당시 아르헨티나 예수회 총장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에 끌려가 고문당한 사제들을 방조해 인권단체들로부터 고발당했다. 지금 전국 선방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기치를 걸고 뼈를 깎는 수행에 매진하는 부처님 제자들이 넘쳐난다.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 나를 따르라’고 외쳤던 예수님의 뜻을 따라 청빈한 사목과 나눔의 봉사에 목숨을 거는 목회자와 사제들이 부지기수다. ‘종교는 인류가 가진 최고의 도덕률’이라는 믿음 아래 ‘빛과 소금’이 되려는 일반의 신도도 태반이다. 그래서 종교 지도자들은 더욱 떳떳해야 한다. ‘조고각하’(照顧脚下·머리 숙여 자신의 발밑을 살핀다)라는 좋은 경계도 있지 않은가. 이제 ‘성균관 스캔들’같은 참사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 곁에 ‘노 특보’를 둬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 곁에 ‘노 특보’를 둬라/최광숙 논설위원

    1961년 4월 쿠바 카스트로 정권이 사회주의국가를 선언하자 미 정부는 쿠바의 피그만 침공을 결정했다. 하지만 고위 관료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그 정책 판단의 결과는 미국의 참패였다. 이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동생이자 법무장관인 로버트 케네디는 형에게 “어떤 사안에 이견이 없는 경우 반대 의견을 말하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둘 것”을 제안했다. ‘악마의 대변인’이란 중세 로마 가톨릭에서 추기경을 뽑을 때 실질적 검증을 위해 의도적으로 후보자의 약점을 말했던 이다. 동생의 직언 덕분인지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사태 때 케네디 대통령의 위기 대응방식은 180도 달라졌다. 소련의 쿠바 미사일 기지 건설을 알고 난 뒤 미사일 철수 선언을 이끌어 내기까지 13일 동안 케네디는 주요 부처의 보고만 받은 것이 아니라 직급이나 직책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전문가들이 회의에서 배제되는 것을 보고는 다음 회의에는 꼭 그들을 참석시켰다. 자신은 물론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장관 후보자 여럿이 낙마하는 등 ‘인사 참사’를 겪으면서 직언하는 참모들이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틀렸다”, “안 된다”고 하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가부장적 집안의 아이들은 부모의 기에 눌려 위축되기 마련이다. 대통령과 참모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쓴소리를 들으려는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참모들은 ‘진실’을 말하기 어렵다. 로버트 케네디가 대통령에게 ‘악마의 대변인’을 두라고 한 이유 역시 백악관 참모들이 진실이 아니라 대통령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로버트는 사전에 한 장관과 대통령에게 건의할 사안을 합의했지만 정작 회의에서 그 장관이 당초 사전 협의와는 정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 장관은 회의 진행과정에서 대통령의 생각에 맞춰 자신의 의견을 그 자리에서 바꾼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토론과 대화를 즐긴다던 노무현 대통령 시절 한 전직 장관도 “회의 전 미리 의견을 조율하지만 대통령 앞에서 엉뚱한 얘기를 하는 장관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어느 나라든 대통령 앞에 서면 참모들은 ‘작아지고’, 대통령 생각에 ‘주파수’를 맞추려는 경향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기에 박근혜 대통령도 조선시대 간언(諫言)을 업으로 했던 사간원 간관(諫官)처럼 청와대에 간언만 담당하는 특보를 둘 것을 제안한다. 그 직책은 ‘노(No)특보’로 칭하면 어떨까. 어떤 경우든 그는 대통령 앞에서 ‘아니되옵니다’라는 말만 해야 한다. 그의 입에서 ‘예스’(Yes)라는 말이 나와선 절대 안 된다. 국정 전반에 관해 무조건 ‘쓴소리’, ‘No’만 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물론 그는 반대 논리를 정연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를테면 정부가 어떤 정책 추진을 검토한다면, 그 정책에 무슨 문제가 있고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추진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일부러 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중책을 맡길 생각이라면 그 특보로 하여금 후보자의 단점을 찾아내 적임자가 아니라는 명확한 이유와 근거를 대도록 한다. 그런 ‘악마의 대변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수 있다면, 대통령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자기 검증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독선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나아가 어떤 사안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모두 검토할 수 있기에 종합적이고도 균형 잡힌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역사에서 간언을 전문적으로 하는 간관의 역할을 강화했던 당 태종은 정치의 황금시기 ‘정관(貞觀)의 치(治)’를 이룬 성군으로 기록되고, 반면 간관을 없애 버린 수양제 곁에는 간신들만 득실거려 희대의 폭군으로 남은 사실을 오늘 다시금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bori@seoul.co.kr
  • 소녀·무슬림 발 씻기고 입맞춤… 교황, 세족례서 또 파격 행보

    연일 파격적 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신임 교황 프란치스코가 28일(현지시간) 로마 교외의 한 청소년 교도소를 방문해 소녀 2명 등 젊은 수감자 12명의 발을 씻겨주고 입맞춤을 했다. 교황이 여성에게 세족례를 한 것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날 성(聖) 주간을 맞아 로마 교외 카살 델 마르모에 있는 청소년 교도소를 찾아 14~21세 수감자 12명을 대상으로 세족식을 열었다. 이들 수감자 중에는 소녀 2명과 무슬림 2명이 포함됐으며, 소녀 2명은 교황으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세족례를 받은 여성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가톨릭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12제자가 모두 남자인 점을 들어 성(聖) 목요일에 남자에게만 세족례를 행해 왔다. 교황은 이들에게 “발을 씻어주는 것은 내가 당신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며 “서로를 도와야 한다. 이것이 예수가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이며, 내가 마음을 다해 실천하려는 의무”라고 말했다. 교황은 2001년 아르헨티나에서 추기경에 오른 뒤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해 에이즈 환자 12명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춘 일로 유명하다. 낮은 곳을 향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신념이 반영된 것이다. 교황은 또 아기를 안고 있는 미혼모의 발을 씻어주는 등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톨릭 내부에서는 교황의 첫 여성 세족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보수적 성향의 순수 예식론자들은 “교황이 의문스러운 예시를 만들려고 한다”고 우려하는 반면, 개혁론자들은 “환영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교황, 관저 대신 방 2개 공동숙소로

    교황, 관저 대신 방 2개 공동숙소로

    단장을 마친 교황 관저가 새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관저를 사양하고, 임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에 계속 머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110년간의 바티칸 관행을 깨는 것으로,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 검소하고 소탈한 면모로 화제를 모았던 그가 바티칸에서도 청빈한 삶을 이어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BC 등에 따르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26일(현지시간) “교황이 추후 언급이 있을 때까지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황은 다른 사제들과 검소한 생활을 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베드로광장이 내려다보이는 교황 관저는 1903년 비오 10세가 처음 머물기 시작한 이후 1964년 바오로 6세 때 전면 개조됐고, 이후 새 교황이 즉위할 때마다 조금씩 수리를 해 왔다. 10여개의 호화로운 방과 직원용 숙소, 테라스 등을 갖추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관저가 너무 넓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교황이 묵고 있는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는 콘클라베 기간에 추기경들이 지낼 수 있도록 1996년 바티칸 경내에 특별히 건축됐으며 평상시에는 바티칸 근무 사제와 주교들이 거주한다. 교황은 싱글룸에서 지내다 며칠 전 손님을 맞기 위해 방 2개짜리 객실로 옮겼다고 롬바르디 신부는 전했다. BBC는 교황이 이곳에서 때때로 손수 요리를 한다고 보도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이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공동 생활을 실험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생활이 익숙해지면 어디서 머물지 교황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에도 관저 대신 단칸방 아파트에 살면서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로마시는 대중교통을 애용한 교황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교황이 그려진 버스표와 지하철 승차권 100만장을 한정 발매해 27일부터 판매하기로 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교황 즉위명 ‘프란치스코’ 선택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니 성 프란치스코가 떠올랐습니다.” 새 교황이 자신의 즉위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직접 밝혔다. 프란치스코라는 즉위명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선택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기자들과 만난 교황은 지난 13일 열린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자신의 옆에 있던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의 한마디가 즉위명을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교황의 선출이 확정된 순간 우메스 추기경이 자신에게 입맞춤과 포옹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세요”라고 말했다는 것.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을 떠올린 순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떠올랐다.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분이자 평화로운 분이었으며 하느님의 창조물을 사랑하고 보호하셨다. 그렇게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이 내 마음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는 로마 가톨릭의 수도사로서, 가난한 자들을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해 지금까지 가톨릭 신자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교황은 자신이 속한 예수회를 세운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 아닌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17일 첫 삼종 기도 집전을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으며 신도 15만여명의 환호를 받았다. 교황은 즉흥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를 선택한 것은 자신과 이탈리아의 “영적 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오는 19일 즉위 미사에 참석한 뒤 23일에는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을 만나 점심 식사를 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하) 함세웅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하) 함세웅

    우리 나이로 일흔둘. 오랜 삶의 길을 걸어온 함세웅 신부지만 지난 일보다 지금의 일에 대해 더 들려주고 싶어 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많다.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숨 고를 틈조차 없이 활동하는 이유다. 함 신부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핍박받는 이들이 널려 있다는 증거다. 그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박종철군 고문 사망 사건(1987년)의 진실을 세상에 알려 정치 민주화를 이끈 지 올해로 26년이 됐지만, 경제민주화, 남북 화해·통일, 역사 바로 세우기 등 그가 나서야 할 일들은 수북이 쌓여 있다. 이 때문에 노(老) 신부의 마음은 바빠 보였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인권의학연구소에서 함 신부를 다시 만나 민주화 이후의 삶에 대해 인터뷰를 이어 갔다. 민주화 이후 함 신부와 사제단에 전국민적 시선이 다시 쏠린 건 2007년 10월 김용철(55)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사건 때였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정치 민주화의 물꼬가 터진 지 꼬박 20년째 되던 해다. 삼성그룹 구조본부 법무팀장 출신인 김 변호사가 “내 이름의 계좌에 삼성 비자금 50억원이 관리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며 시작된 사건은 17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한국 사회에 큰 소용돌이를 몰고 온다. 10월 29일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사제단은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계기로 경제정의민주화 운동을 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사제단의 고문인 함 신부도 회견 자리를 지켰다. 그는 김 변호사를 처음 만난 그해 10월 18일 당시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김 변호사가 가까운 친구 등과 저를 찾아왔어요. 그는 자신이 삼성 탓에 당했던 고통을 쏟아냈어요. 예컨대 삼성에서 나온 뒤 검사 출신 선배와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했는데 삼성이 압력을 가한 까닭에 사건을 못 맡고 있다는 등의 얘기였습니다. 그러면서 비자금 조성 등 삼성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털어놨어요. 얘기를 다 듣고는 저와 동료 사제들이 김 변호사를 나무랐어요. ‘삼성에서 간부를 지낸 당신도 결국 공범자인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왜 왔느냐’고 했죠. 그랬더니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해요. 삼성을 위해 일하면서 잘못한 일은 인정하지만 삼성이라는 기업과 그 책임자가 저지른 범죄가 워낙 크니까 자기고백을 통해 삼성의 범죄도 고발하고 싶다는 거예요. 우리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모두 알아채고 정화시켰으면 좋겠다는 취지였어요. 김 변호사는 당시 삼성이 자신을 해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제가 물었죠. ‘김 변호사, 당신 감옥 갈 각오 돼 있소?’라고요. 그랬더니 ‘돼 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같이 하자’고 했죠.” 이후 사제단은 김 변호사를 보호하며 삼성의 비자금 조성과 사회 전방위로 진행된 불법 로비의 수법, 검찰·언론계·관계와의 유착 의혹 등 파괴력 있는 폭로를 이어 갔다. 함 신부와 사제단은 이 사건이 단순히 거대 재벌의 비리를 폭로하는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경제민주화의 신호탄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우군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검찰과 언론은 물론 믿었던 노무현 정부까지도 사건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삼성 돈의 힘이 컸어요. 부끄럽게도 노무현 정부는 삼성에 이미 예속돼 있었어요. 노 대통령은 물론 그 아래 참모진도 몇 명 빼고는 모두 삼성 편에 서 있었습니다. 어렵게 특검까지 끌고 갔지만 특별검사가 삼성에 종속된 사람이었어요. 특검은 의혹 대부분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일부 조세포탈 및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했어요. 결국 우리가 폭로한 삼성의 불법 행위는 대부분 무죄 판결이 나고 삼성 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에 대해서 이건희 회장의 배임 혐의를 인정해 유죄판결을 내리는 등 법의 심판이 일부 있었지만 이마저도 넉달 만에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해 줬습니다. 삼성이 우리 사회 전반을 다 돈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체감했어요. 그때가 기업민주화와 경제민주화를 할 절호의 시기였는데…. 몇몇 기자들이 비아냥대며 ‘신부님이 이건희 회장 비자금을 오히려 찾아준 셈이에요. 이건희씨에게 감사받아야 해요’라고도 했어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계나 법조계, 언론계와 달리 자본권력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천주교단은 사제단에 큰 힘이 돼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함 신부의 설명은 달랐다. “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자 가운데 삼성에 다니는 간부들이 많고 대기업으로부터 사회복지 후원금을 많이 받으니까 기업의 불법성을 고발하지 못해요. 어찌 보면 교회는 기업이 흘리는 떡 부스러기를 집어먹고 사는 거죠. 정진석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이었을 당시 김 변호사를 도왔던 전종훈(57) 신부에게 안식년을 명분으로 3년이나 성당을 맡기지 않았어요. 권한을 남용한 것이고 부끄러운 일이죠. 신부들이 삼성비리 폭로에 앞장서니까 거북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함 신부와 사제단은 정계 등의 인사들로부터 ‘왜 삼성 같은 기업을 몰아세우느냐’는 원성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함 신부는 “우리도 국제적 기업인 삼성이 잘되길 바랐다. 다만 건강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희망한 것이다. 불의한 오너 일가가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사유화하면 안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 결과는 사제단의 애초 계획과는 엇나갔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자신의 회고록에 “열병같은 진실을 끌어안고 괴로워하는 이들을 만나면 나는 말한다. ‘사제단이 있다’고…”라고 적을 만큼 함 신부와 동료 사제들에 게 깊은 경의와 신뢰를 표했다. 함 신부가 지난해 8월 사제 생활에서 공식 은퇴한 뒤 가장 공을 들이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김근태 기념 치유 센터’ 건립이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인권의학연구소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사업인데 고문 등 잘못된 공권력 탓에 정신적 상흔을 껴안고 사는 이들을 위한 치유 시설을 만들려는 계획이다. 함 신부와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장의 노력 속에 건립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 고문 피해자이자 ‘민주화의 대부’인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이름을 내걸었다. 함 신부가 고문 피해자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가진 것도 김 전 의원 때문이다. “1970~1980년대에는 정부기관으로부터 고문당한 분들 이야기를 듣고 마음 아파 밤잠을 설친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수십년을 들으니까 저도 고문 피해의 무서움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거예요. 김 전 의원한테도 마찬가지였어요. 김 전 의원과는 1980년대 만나 30년을 가깝게 지냈거든요. 우리들은 그에게 ‘민주화 선봉가로 앞장서라, 더 뛰어라’, ‘왜 그렇게 행동에 신중하냐’라고 채근하고 등을 떠밀었어요. 그런데 2011년 12월 30일 김 전 의원이 돌아가신 뒤 그가 서울 남영동의 경찰 대공분실에서 전기 고문 등을 받아 평생 후유증을 앓은 사실이 재조명됐잖아요. 그제서야 ‘아, 우리가 김 전 의원이 고문당한 사실을 잊고 지냈구나. 사선을 넘나든 분께 위로와 치유를 주기보다는 너무 가혹하고 모진 주문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문을 견뎌 냈던 김 전 의원같은 분들 덕에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열매를 맛보고 있잖아요.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이 김 전 의원 같은 분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공권력 피해자와 그 자녀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센터 건립을 위해 힘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는 또 지난 1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등 역사 바로세우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함 신부는 진보정치 진영의 원로다. 지난해 18대 대선 때도 재야원로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측에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결과는 그가 바랐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대통합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대(大)자가 들어가면 항상 거짓이 있어요. 통합은 진실과 정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해요. 신학적으로 예수님의 구원론을 통합원리와 해체원리로 설명하거든요. 통합원리는 사랑, 용서, 자비, 은혜, 상생 같은 것이고 해체원리는 회개, 갈등, 뉘우침, 고발 같은 것이에요. 둘 다 예수님의 가르침이지요. 큰 집을 지으려면 잘못 지어진 집을 허물고 땅을 파야 해요. 이것이 해체 기능이에요. 그런데 아무런 기초작업 없이 큰 집만 짓겠다는 것은 거짓이죠. 다시 말해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된 과거를 뉘우치고 청산해야 화합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거예요. 구호는 구호일 뿐 정치가 될 수는 없어요.” 함 신부는 야권에도 애정 어린, 그러나 따끔한 질책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저에게 이런 얘기를 했어요. ‘열린우리당 의원의 절반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과 똑갚습니다’라고요. 성향과 관계없이 정치꾼인 거예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야권 내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정신 못 차리는 것이 가슴 아프죠. 정치인 본연의 소명대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야당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정권교체는 저절로 이뤄지겠죠. 한 시민으로서 저도 야당 의원들을 달래고 채찍질하며 끌어가야겠죠.” 함 신부에게 “세간의 평가처럼 스스로를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진보, 보수로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진짜 보수주의자는 진보주의자일 수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모순된 답변인 듯 들려 재차 물었다. “보수와 진보를 지금처럼 나누는 언론의 인식이 잘못됐어요. 원래 보수라는 단어는 뜻이 좋아요. 한자로 ‘보전하고 지킨다’는 것이니까요. 즉 그리스도인으로서는 하느님의 진리를 지키고 보전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하느님 가치를 지키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돼 있어요. 결국 참된 진리를 지키고 보전하면 진보주의자가 되는 거죠. 언론이 말하는 보수는 수구라고 생각해요. 역사를 왜곡하고 친일·반민족 행위를 칭송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겠어요.” 사회 약자의 편에 서서 한평생을 산 함 신부에게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행복해질 수 있는 비책이 없느냐”고 물었다. “우선 ‘어려움아, 놀자’라고 생각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해요. 요즘 신학에서는 하느님을 근엄하고 초월적인 존재로만 인식하지 않고 인간과 함께 뛰어 노시는 하느님,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신 신으로 인식하거든요. 두 번째로는 우리보다 어렵고 억울한 사람을 생각해 보는 거예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바라보면 ‘벌거벗겨진 채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 가는 것이 얼마나 수치스러우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분이 사회에 주신 메시지는 아마 ‘그래, 나 억울한 사형수다. 네가 힘들고 억울해도 나보다 억울하냐. 난 죽었잖아. 넌 그래도 살아 있잖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청년들 가운데 피자를 10분 빨리 배달하려다 사고로 숨진 이도 있고 제철소에서 일하다가 용광로에 빠져 세상을 떠난 이도 있잖아요.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찾아나서야 할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친 뒤 젊은 기자는 “종교·사회의 원로에게 살아가면서 힘이 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곧바로 함 신부의 답이 돌아왔다. “원로? 나 원로 아녜요. 아직 청춘이지(웃음).”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가톨릭, 영적 쇄신 없다면 자비로운 NGO에 불과”

    “가톨릭, 영적 쇄신 없다면 자비로운 NGO에 불과”

    “영적인 쇄신이 없다면 (가톨릭 교회는) ‘자비로운 비정부기구(NGO)’에 불과하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14일(현지시간) 시스티나 성당에서 처음 집전한 미사에서 “그리스도에게 신앙 고백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라고 물은 뒤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이어 “십자가 없이 걷고, 십자가 없이 뭔가를 짓고, 십자가 없이 예수의 이름을 부른다면 우리는 예수의 제자가 아닌 세속적인 존재일 뿐”이라면서 “예수와 십자가라는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교황의 취임 일성이 교리에 보수적인 그간의 성향을 보여준 것인 동시에 성추문과 권력 투쟁으로 얼룩진 가톨릭 교회에 ‘엄중한 경고’를 내린 것이라 평가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추기경으로 있었을 때 겸손과 청빈함으로 유명했던 교황은 첫날 공식 업무에서도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자신이 묵었던 숙소를 찾아 짐을 챙기고 숙박비도 직접 계산했다. 기도를 하기 위해 성 마리아 대성당을 찾을 때도 사제들의 불편을 고려해 도착 10분 전에야 연락했다. 이동은 교황 전용 차량 대신 바티칸 경찰의 일반 차량을 이용했다. 교황은 선출 당일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신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도 교황의 권위를 나타내는 붉은 망토를 걸치지 않아 주목받았다. 오는 19일 즉위 미사를 집전하는 교황은 모국인 아르헨티나 신자들에게 즉위 미사에 참석할 여행 경비를 대신 자선단체에 기부하라고 당부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이 오지 말라고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1970년대 군부 독재 시절 광범위한 인권 유린 사태에 침묵했던 교황의 과거 행태가 또다시 논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아르헨티나 독재 시절 교황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라는 기사에서 “교황이 ‘더러운 전쟁’(1976~1983) 시기에 군사정권의 독재에 침묵함으로써 그가 수장으로 있었던 예수회 소속 수도사 2명이 끌려가 가혹한 조사를 받는 것을 묵인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거리가 멀다면서 교황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국내 가톨릭계 반응 …“평화의 사도 돼 줄 것 믿는다” 기대감

    한국 천주교회는 가톨릭 역사상 첫 미주·예수회 출신인 새 교황 프란치스코를 환영하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4일 발표한 축하 메시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해 지상의 교회를 이끌어 나갈 교황이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억압받는 이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평화의 사도가 돼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도 이날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새벽 미사 강론을 통해 “새 교황이 우리 교회가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교황이 교황명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한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인 정성환(프란치스코) 신부는 이에 대해 “이 시대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길은 예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복음적인 삶이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람이 경제에 예속되는 모습 속에 교회도 점점 세속화되는 것이 큰 문제였는데 이런 부분이 개혁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 교황의 탄생을 환영하고 축하하면서도 왠지 서운한 것이 한국 천주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국 천주교의 사정이 그리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천주교의 이 같은 속사정은 ‘아시아 가톨릭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대우 때문이다. 신자 수로만 봐도 531만명 규모는 필리핀(7700만명), 인도(1900만명), 인도네시아(740만명), 베트남(640만명)에 이어 다섯번째다. 천주교 안에선 로마 교황청으로 보내는 이른바 분담금 규모에서도 아시아 최고임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한국 천주교는 거듭된 박해에 희생된 순교자만도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 확장과 세계 가톨릭에서 차지하는 역할 및 위상은 다른 나라 천주교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직후 로마교황청이 교황청 관보 1면에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곧바로 실었던 사례는 한국 천주교의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는 1984년 방한 당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03위를 위한 시성식을 집전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한국 순교자 시성식은 교황청 밖에서 열린 최초의 시성식으로 기록된다. 한국 천주교는 새 추기경 임명 때마다 각별한 관심을 쏟았지만 번번이 추기경 추가 임명이 무산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2월과 11월 각각 22명과 6명을 더 임명했지만 한국은 빠졌었다. 이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단수 추기경인 한국 천주교를 배제한 것에 대한 신자들의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한국 천주교계는 일단 새 교황의 한국 배려에 관심을 쏟을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천주교가 차지하는 위상 제고에 대한 기대다. 새 교황은 한국과는 별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 교황이 기도와 고행 위주의 봉사와 사목활동에 치중했고, 유럽권 성직자들이 핵을 이루었던 종전의 가톨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새벽 미사를 통해 “새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 주시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바티칸과 새 교황을 향해 한국 천주교의 소망과 기대를 감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마 교황청 시성성에서 추진 중인 한국 순교자 125위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은 새 교황의 행보를 볼 수 있는 첫 단초로 보고 있다. 교황청은 그동안 한국 천주교가 제출한 순교자 125위의 조사 자료에 대한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천주교가 전 교계 차원에서 벌여온 시복시성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새 교황 ‘세 이정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 13일(현지시간)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새 교황은 프란치스코를 즉위명으로 선택했다. 새 교황 프란치스코는 731년 시리아 출신의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282년 만의 비(非)유럽권 교황이며, 사상 최초의 미주 대륙 출신 교황이자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소속 첫 교황으로 바티칸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이번 교황 선출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다섯 번째 투표에서 결정됐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가진 첫 연설에서 전임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감사 기도를 한 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향해 “교회를 위한 이 여정이 복음 전파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는 10만여명의 군중이 몰려 새 교황을 환영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전통에 따라 14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함께 축하 미사를 집전한 뒤 직무를 시작한다. 주일인 17일 첫 삼종기도를 집전하고 발코니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즉위미사는 19일 거행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첫 남미 교황 배출 ‘라틴 파워’

    시리아 출신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 만에 유럽이 아닌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이 탄생하면서 가톨릭 내의 ‘라틴 파워’가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의 위상은 지난 100년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1910년에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 2억 9100만명 가운데 유럽인이 70%였지만 2010년에는 전 세계 신자 11억명 가운데 유럽인 비중이 23%로 뚝 떨어졌다. 반면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가톨릭의 위세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라틴아메리카의 신자 수는 1910년 7000만명에서 2010년 4억 2500만명으로 늘어 전 세계 신자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가톨릭 신자 수에서 각각 세계 1위와 2위이고, 아르헨티나는 전체 인구 4000만명 가운데 70%가 가톨릭 신자이다. 이번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석한 115명의 추기경 가운데 라틴아메리카 출신은 19명으로 60명인 유럽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라틴아메리카에 가톨릭이 전파된 것은 1500년대 스페인 식민지배를 통해서다. 정복자들의 통치 도구로 유입된 가톨릭은 원주민들의 토속 종교와 섞이면서 신앙을 넘어서 일상생활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1960년대에는 교회가 빈곤층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회 모순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진보적 ‘해방 신학’이 라틴아메리카에서 탄생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 선출로 라틴아메리카가 명실상부하게 가톨릭 교회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거듭나게 될지 주목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평화·안보·인간 존엄성 증진 노력 바란다”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는 소식에 중남미 국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축하 메시지가 잇따랐다. 새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국민과 정부의 이름으로 축하 인사를 전한다”면서 “교황이 인류의 정의, 평등, 박애, 평화를 위해 헌신하면서 목자로서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국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기를 기대했던 브라질은 아쉬움 속에서도 새 교황과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초의 미주 대륙 출신 교황의 탄생은 이 지역의 힘과 활력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새 교황과 함께 평화와 안보, 인간 존엄성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교황이 현재 세계가 직면한 도전들을 잘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과 교황청이 교황의 현명한 지도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주교 임명권과 타이완과의 관계 등을 둘러싸고 가톨릭 교회와 갈등을 겪어온 중국 정부는 새 교황이 실용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취하기를 바란다며 다소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중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새 교황의 지도하에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성명을 통해 새 교황에게 축하를 보내고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을 즉위명으로 선택한 것을 칭송했다.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은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 “청빈한 삶과 이웃사랑의 상징인 프란치스코 성인과 같이 전 세계의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의 삶을 보살피고 분열과 갈등을 통합하고 화해하는 데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북한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황 즉위식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대표로 한 사절단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청빈과 겸손의 삶… 버스타고 다니고 단칸방 아파트서 생활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청빈과 겸손의 삶… 버스타고 다니고 단칸방 아파트서 생활

    “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알듯이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는 로마에 주교를 앉히는 것입니다. 동료 추기경들이 나를 찾기 위해 세상 끝까지 간 것처럼 보입니다(웃음).” 1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잇는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가벼운 농담이 섞인 첫인사를 건넸다. 그가 즉위명으로 택한 ‘프란치스코’처럼 소박하면서 인간미가 넘친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프란치스코 신임 교황은 ‘청빈과 겸손의 대명사’로 불리며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를 이끈 대표적 인물이다. 2005년 콘클라베에서 유력한 교황 후보로 꼽혔으나 베네딕토 16세에게 자리를 내줬던 그는 8년 만에 소집된 회의에서 추기경단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교황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번 콘클라베에서 고령 등의 이유로 유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예상보다 빨리 끝난 회의에서 교황으로 선출되는 이변을 낳았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1936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 가정의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화학 기술자가 되려고 했으나 1958년 예수회에 입문, 수도사의 길을 걸었으며 신학생들을 가르쳤다. 30대 시절 수도사로서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방을 돌며 사목활동을 했으며 1980년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장으로 발탁됐다. 칠레와 독일에서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8년 대주교에 오른 뒤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대주교가 된 뒤에도 운전기사 없이 항상 버스를 타고 다니고, 대주교 관저가 아닌 단칸방 아파트에 살며 음식을 직접 만드는 등 청빈한 생활로 유명하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박한 성격으로, “나를 추기경이 아니라 신부나 몬시뇰(고위 성직자)로 불러 달라”며 자신을 낮췄다고 한다. 그가 즉위명으로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도 이 같은 소박한 삶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의 의미를 “소박하고 박애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PA통신은 “새 교황이 청빈과 박애의 상징인 프란치스코를 즉위명으로 택함으로써 가톨릭이 가진 부유함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가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바티칸 공식 뉴스 사이트 영문판이 새 교황 즉위명을 프란치스코 1세라고 표기했다가 대변인이 1세를 붙이지 않은 프란치스코라고 발표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2세가 나온 뒤에야 프란치스코 1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일간지 클라린은 새 교황이 과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처럼 “교리에서는 보수적이지만 사회적 이슈에서는 진보적”이라고 평가했다. BBC방송은 새 교황에 대해 신학적으로 보수적이라면서 낙태, 동성결혼, 피임 등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태도에 변화를 바라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그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가톨릭계는 2010년 중남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공식 인정한 아르헨티나 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었으며, 그는 이 때문에 대선과 총선에서 야권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탄생은 또 가톨릭 교회 2000년 역사상 첫 중남미 신대륙 출신 교황이라는 점에서 선출 배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향후 그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 등 전통적 유럽권 출신을 누르고 아르헨티나 출신이 교황으로 처음 선출된 것은 유럽 중심의 가톨릭 교회로는 개혁 요구와 현대화의 흐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의 암묵적 동의로 이어져 회의 이틀 만에 비유럽권 출신인 교황 프란치스코를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톨릭 교회에 청빈과 봉사의 기운을 불어넣어 새 교황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인 교황청 내부의 부패 척결과 관료주의 타파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새 교황이 비교적 고령인 76세라는 점에서 교단의 권위를 강화하기보다는 기존 조직의 관리를 강화하고 소통을 중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가 첫 연설에서 신도들에게 “각자의 성직자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한 점 역시 평신도와 성직자, 그리고 교황청 내부와 외부 간의 소통 강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뉴욕의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새 교황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건배를 제안할 때 “하느님이 당신들을 용서하길”이라고 농담을 해 웃음바다가 됐다며, “우리 보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날 전임 교황의 트위터 계정을 이어받아 라틴어로 “새 교황이 나왔다”는 글을 처음 보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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