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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관 인사청문회/ 후보자별 청문회 쟁점

    ■ 강신욱(姜信旭)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에서 특위 위원들은 ‘강기훈씨유서대필사건’ ‘공업용 우지 라면 사건’ ‘김강용 절도사건’ 등 강후보자가 담당했던 대형 사건의 수사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유서대필사건 수사의 잘못을 집중 추궁한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강용 절도사건과 청구비리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외압이 작용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대조를 이뤘다. 가장 큰 쟁점은 지난 91년 강후보자가 서울지검 강력부장때 수사를 총괄지휘한 유서대필 사건.위원들이 “유서필적을 감정한 당시 국과수 문서실장이허위감정 혐의로 구속되는 등 수사에 문제가 많았고 강압수사 의혹도 제기됐다”고 지적하자 강후보자는 “강압수사가 있었다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내려졌겠느냐”고 반문했다. 강후보자는 “당시 10여건의 분신자살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고,‘순서를 정해놓고 분신자살을 한다’ ‘죽음을 부추기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는 일부얘기도 있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일선 검사들에게 강압수사 시비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추미애(秋美愛)의원 등이 증거은폐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하자 “하나도 숨긴게 없다”고 단언했다.그러나 “문서감정이 지문감식이나 DNA검증과 달리 오류가능성이 크지 않느냐”고 민주당 송영길(宋永吉)의원이 추궁하자 “그렇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89년의 ‘우지라면 사건’도 쟁점이었다.강후보자는 한나라당 황우여(黃祐呂) 의원 등의 ‘여론몰이 수사’ 질타에 “결과적으로는 무죄로 밝혀져 잘못됐으나 당시 판단이 아직도 옳다고 생각하고 이후 식품공전에 공업용 우지 사용이 금지됐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인천지검장 재직시 발생한 ‘김강용 절도사건’에서 절도를 당한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 사택에 대한 현장검증 등이 이뤄지지 않아 축소은폐의혹이 제기됐다는 한나라당 유성근(兪成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즉시 검사 2명을 추가투입해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시했으며 축소은폐한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법관후보자 박재윤(朴在允)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은 재벌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판례 여부를 비롯해 사형폐지,양형제도 등 까다로운 질문공세에 곤욕을 치렀다.여야 특위위원들은 박 후보자에 대해 “소신있다”고 평했다. 민주당 이원성(李源性)의원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이유를 묻자 “절차적 위법은 없고 실체적 위법도 현저히 불공정한 사례로 볼 수 없다”고 답했다.천정배(千正培)의원이 “삼성SDS판결은 재벌의 소유지분을 확대하고 소액주주에 피해를 입혔다”고 말하자 “소액주주의 비율은 미미하나 어느 정도 손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이 독재정권시절 사법부가 정치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자 “앞으로 있어서 안될 불행한 일”이라며 자신은 어떤 외압으로부터도 자유로울 것임을 약속했다.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의원이 “파업기간 중 노동자에게 기본생활급을 주는 판례와 무노동무임금원칙을 확인한 판례 중 어떤 것을 택하겠느냐”고 묻자 “개인적으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한 판례가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끝으로 “저를 성향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평가할지 모르나 심정적으로는개혁과 진보·발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배기원(裵淇源)후보자에 대해서는 전관예우와 재산 증식 및 분산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88년 변호사를 개업한 뒤 수임건수가 많고,보석이나 무죄판결을 받아낸 건수가 많은 것과 관련,“전관예우를 받았은 것 아니냐”는 특위 위원들의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러나 질의가 거듭되자 “전관예우를 받았다는 의심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의원이 “대구에서 살면서 지난 89년 경기도 안성시에 임야를 소유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는 “집사람이 서울에 사는 친구들과 공동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기의혹을 부인했다.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위원이 “안성땅은 투기붐이 한창일 때 샀던 점으로 미뤄 투기의혹이 짙다”고 문제점을 거듭 제기했으나 “노년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법대를 나온 차남이 경원대 대학원을 다니는 이유와 병역과의 연관관계를 묻자 “내년 3월 입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두 아들에대한 상속세를 청문회를 앞둔 지난달 28일 납부한 것과 관련,“상속세의 대상이 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홍환. 주현진. 강동형 기자
  • 대법관 임명동의안 10일 상정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위(위원장 李協)는 7일 이틀째 청문회를 속개,박재윤(朴在允)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강신욱(姜信旭) 서울고검장,배기원(裵淇源)변협부회장 등 대법관 후보자 3인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참여연대 사무처장인 박원순(朴元淳) 변호사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오는 10일 본회의를 열고 6일 검증을 한 이규홍(李揆弘)제주지법원장·이강국(李康國) 대전지법원장·손지열(孫智烈) 법원행정처차장을 포함,대법관 후보자 6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강신욱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강기훈씨 유서대필사건’과 관련,“한 점 숨김없이 수사를 했다”고 은폐의혹을 일축하고 “이 사건은 1·2·3심에서 모두 유죄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근본적으로 당시 사건을 대하는 검찰의 시각이 재야운동권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재야세력이 제출한 모든 증거의 가치를 자의적으로 과소 평가하거나 무시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강 후보자를 추궁했다. 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 의원도 “유서대필사건은 시국을 잘못 판단한 노태우(盧泰愚) 정권의 강경입장을 대변한 사건으로,검찰이 상부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박재윤 후보자는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과 관련해 참여연대가제기한 신주인수권 행사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판결을 내린 것은 형식적 정당성이라는 잣대만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을 외면했다는 비판이있다”고 한나라당 황우려(黃祐呂) 의원이 묻자 “재벌봐주기 결정이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원조교제 변호사 영장

    원조교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7월부터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현직 변호사가 원조교제를 하다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6일 돈을 주고 여고생과 성관계를 가진 변호사 임모씨(42·송파구 오금동)에 대해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임씨는 지난해 5월 중순 술집 접대부이던 이모양(18)으로부터 학교 친구 최모양(18·K여상 3년)을 소개받은 뒤 “도박하러 가는데 구경만 하면 돈을 주겠다”고 꾀어 송파구 방이동 여관으로 데려가 20만원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등 최근까지 1회에 15만∼20만원의 돈을 주고 20차례 이상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지난 1일 발효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이 확정될 경우 이름이 관보에 실명으로 공개된다. 임씨는 최양 부모가 최양의 지갑에 15만원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이 많은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 추궁한 끝에 “원조교제를 했다“는 말을 듣고경찰에 고소하는 바람에 붙잡혔다. 임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처음 만났을 때 최양은 자신을 ‘21살’이라고소개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여성 선언] 아들에 피임교육 시키자

    얼마전 TV에서 ‘영아살해’라는 제목으로 화장실에 버려져 죽은 영아,쓰레기봉지에 담겨 한강에 버려진 영아 등 다양한 형태의 주검들을 보았다.더욱충격적인 점은 이런 사건의 당사자들이 단순한 성인 미혼모가 아니라 주로여중·여고생인 청소년들이라는 것이다.TV를 보는 내내 분노가 일었다.도대체 우리 부모들은,그리고 우리의 성교육은 무엇을 가르쳐 왔는가? 그 여학생들 주변의 어른들은 그동안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이런 사건들의 발생책임은 어느 누가 단독으로 질 수 있는 건 아니다.사회전체로 퍼져가는 성의 개방화·자유화 바람,이와 더불어 지하에서 번져가는음란 포르노물 혹은 원조교제 등의 각종 비정상적인 성관계,이런 현실의 분위기가 중·고등 학생들의 성의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더욱이 성에 대한 자유로운 논의는 성인들의 차원에서는 점차 활성화되어 가고 있지만,중·고교생들에게는 여전히 닫힌 금지구역이며 전통적 성의식이 강요되고있다. 전통적인 남녀관계에서는 사랑과 결혼과 성이 일치될 때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사회의 현실적 분위기나 성문화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청소년들의 성교육이 전통적인 이상 수준에만 머문다면 그 교육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이제 중·고교생의 성교육도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구체적으로다음 두 가지 점을 꼭 넣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피임을 해야 할 주체는 여학생이 아니라 남학생”이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기혼이건 미혼이건 성인들은 임신에 대비하는 의식이형성돼 있다.반면에 청소년들에게는 그런 의식도 미약하거니와 성관계가 대부분 분위기나 충동적인 욕구 등 때와 장소에 따라 우발적으로 이루어지는경우가 많다.이처럼 즉흥적인 성관계에서는 콘돔사용이 가장 효과적인 피임방법이다.따라서 성교육은 초기에서부터 “피임은 남자의 몫”,“피임을 할줄 아는 남자가 괜찮은 남자”라는 의식이 학생들 사이에 뿌리를 내리도록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학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모자간에 그런 대화가 서먹하다면 아버지를 통해서 말할 수도 있을것이다.그러나 여성피임의 어려움이나 미혼모의 문제에 조금은 더 잘 공감할수 있는 어머니의 설명이 더 설득력 있을 수 있다.어머니들이여,우리의 아들들에게 “피임은 남자가 하는 것”이라는 의식을 심어주자. 둘째,우리의 자녀들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만약 원하지 않는 임신이나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은 누군가 반드시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실제로 대부분의 부모는 당황하고 분노하더라도 결국은 자식의 편에서 도움을 주고자 할 것이다.그래서 항상 부모와 상의하기만을 바란다.그러나 자녀들의 처지에서는 오히려 부모가 더 두려울 수도 있다.따라서 “꼭 부모가 아니어도 좋다”고 가르치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제는 미혼모를 위한 단체나 청소년을 위한 각종 상담소들이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이들은 책임추궁이 아니라 진정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기 때문에 당황한 청소년들에게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도움을제공해주고 있다.이런 단체들에 대한 홍보나 구체적인 안내도 평소에 꼭 필요한교육이다. 자식의 일이라고 해서 부모가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부모의 자만일 수도 있다.우리의 자녀들에게 발생한 문제는 부모의 일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일이기도 하다.따라서 청소년들에게 발생한문제는 그것이 무엇이건 이 사회의 어딘가에 “내 편에 서서 진정으로 도와줄 사람은 반드시 있다”는 믿음을 갖게 만들어주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본다. 김 성 옥 장안대교수·철학
  • 대법관 인사청문 여야 간사 출사표

    6·7일 이틀동안 국회에서 대법관 인사청문회가 실시된다. 인사청문회법에따라 처음 이뤄지는 청문회를 앞두고 인사청문특위 여야 간사인 민주당 천정배(千正培)·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으로부터 청문회에 임하는 각당의각오와 자세를 듣는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5일 “이번 청문회는 대법관 후보들의 사법부 독립의지,개혁성,대국민 봉사자세 등을 총괄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국민에게 약속토록하는 장(場)이 되어야 한다”고 원칙을 밝혔다. 천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과거를 파헤치는 비리조사 청문회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대법관 후보자들의 철학 및 자질 검증에 무게를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객관적인 자료 부재가 이같은 원칙을 지켜나는 데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때문에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사법부의 역할 등 큰 줄기의 질문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천 의원은 또 ‘김강용(金江龍)절도사건’‘강기훈(姜基勳) 유서대필사건’등을 지휘해 참여연대가 ‘대법관 자격이 없다’고 지목한 후보들에 대해서는“청문회는 듣는 자리인 만큼 왜 그런 판결을 내렸는지 그 이유를 소상히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이재오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사법부의 독립에 대한 소신과 의지를 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법관 후보자들이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신의 신념을 얼마나지킬수 있는지, 또 용기있는 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기본적으로 인사청문회는 조사청문회가 아닌 만큼 비리를 조사하거나 시비를 따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후보자들이 대법관에 합당한 인사인지를 면밀히 따져야 하는 당위성은 자연히 생긴다는 것이다. 대신 “사법부에 대한 ‘외풍(外風)’을 막을 수 있는 정치적 소신과 사법부의 개혁의지,국가관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판결문 등 자료를 철저히 조사해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최광숙 주현진기자 bori@
  • 金의협회장 폐업 지시·강요 확인

    서울지검 공안2부(부장 朴允煥)는 3일 의료계 집단폐업과 관련,김재정(金在正) 의사협회 회장을 비롯해 소동진 부산시의사회장 등 의료계 지도부 6명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또 집단폐업에 참여한 개별 의사 1,600여명에 대해 전국 경찰서별로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검찰은 김 의협회장 등을 상대로 지역 의사회와일선 병·의원에 집단폐업을 강요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이들은 “의사들이 지회별로 비밀투표를 거쳐 자발적으로 폐업한 것이지 협회 차원에서 폐업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한광수 서울시의사회장과 의쟁투 중앙위원들에 대한 조사에서 김 회장이 집단폐업을 지시하고 강요한 사실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전해졌다.이날 소환통보를 받은 의료계 지도부 9명 중 신상진(申相珍) 의권쟁취투쟁위원장,신현우 울산 의사회장,김대중 전공의협의회장 등 3명은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은 김 의협 회장에 대해 4일중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집단폐업을 강요한 사실 등이 입증되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과 의료법 위반,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검찰은 김 의협 회장을 일단 귀가시키고 소환에 불응한 신 위원장 등 나머지 핵심 지도부를 소환조사한 뒤 주말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 일괄 사법처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검찰은 공정위에 의해 고발된 의료계 지도부 114명 가운데 핵심 지도부로분류된 42명 중 현재까지 소환에 불응한 25명에 대해서도 이번 주말까지 조사를 끝낼 방침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시론] 밀사들의 위험한 공명심

    정치인들로서는 아쉬운 일이겠지만,더 감격할 수도 있었고 더 회자될 수도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의 특수(特需)가 병원 폐업으로 사그라진 것은 안타까운일이다. 온 국민이 되뇌었듯이 분단 이후 최초로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은 국민 모두가 감격하기에 충분한 사건이었고 어쩌면 통일을 위한 진일보로서 의미가 그만큼 큰 역사적 사건이었다.그러나 이제 잠시 냉정을 되찾아 일상으로 돌아와 생각해 보면,남북문제를 공부하는 사람의 눈에는 그간의 일련의추이가 참으로 아슬아슬하게만 느껴졌고 때로는 불안감마저 느끼는 경우도있었다. 우리가 불안을 느낀 첫번째 이유는 협상의 진행과 방법이 정도가 아니었기때문이었다.여기에서 정도가 아니라 함은 밀사들의 경망스러움을 지적하는것이다.현대외교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듣고 있는 니콜슨 경의 지적에 따르면,외교는 공개되어야 하지만 협상은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그런데 그 중요한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진행되기도 전부터 공명심에 젖은 밀사들은 경망하게협상의 이면사를 흘리기 시작했다.이것은 통치권자에 대한도리가 아니다. 밀사의 행적은 영원히 가슴에 묻고 갈 일이 많다.밀사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정말로 역사의 진실을 위해 말하고 싶다면 먼 훗날,이 작업이 잘 끝난 뒤에 회고록을 쓸 일이지 연예가의 추문과 함께 월간지의 목차를 장식할 일이아니었다.그런 점에서 이번의 밀사들은 참으로 경솔했다.흔히 말하는 국민의알 권리는 국익에 우선할 수가 없다. 남북대화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7·4공동성명(1972년)은 비밀협상이 낳은 산물이었다.그러나 이러한 업적은 1년 후에 발표된 6·23선언(1973년)으로 무산되었다.6·23선언은 국제연합의 동시 가입과 할슈타인원칙의 포기라는 점에서 종래의 우익적 시각을 벗어난 매우 획기적인 결단이었다.그러나 그것이 정통성의 위기에 몰린 위정자의 공명심이 빚은 일방적 선언이었고입이 무거웠어야 할 대목에서 할 말과 안할 말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당시 이미 남북조절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던 상황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선언식 제의를 자제하고 비밀협상을 통하여 합의를 도출하고 의견을 개진했어야 옳았다. 두 번째로 우리가 불안하게 생각하는 대목은 남한측에서는 통일문제의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미 미국에서는 협상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잡고 있고 이를 통하여 전문가가 배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에게는 이러한 제도가 없기 때문에 국제교섭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논리의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생각한다면,남북대화에서 북한은일관된 입장을 견지한 반면에 남한은 그렇지 못했는데 이는 전문가가 빈번히교체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민주사회의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남한이 북한에 끌려다니게 만들었다.통일문제는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쌓은 실무자들의 일관된 작업이어야 한다.통일은 정치협상이지 학술세미나가아니다. 셋째로 우리는 이 천재일우의 기회가 정권의 내수용(內需用)으로 쓰여지지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역대 정권의 남북문제는 국내정치의 수세를 만회하기 위한 반역사적 정치 조작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그런 점에서 이제까지의통일논의는 가슴으로 말하지 않았다.예컨대,1997년의 황장엽 망명사건은 남북문제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를 준다.당시 정부는 사태의 심각함과 중국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보비리로 인한 정권의 위기를 희석시키기 위해 사건 7시간만에 이를 공표하는 반국가적 행위를 자행했다.역사가 이점을 추궁할 날이 올 것이다. ◆ 申 福 龍 건국대교수·정치학
  • [사설] 이한동총리의 분발을

    국회는 29일 본회의에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그동안 계속됐던 자격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번 국회의장 표결 때처럼 여야의 세대결 양상이 두드러졌다.부결됐을 경우의 정치적파문을 고려한 여권의 ‘표단속’ 결과로 이해된다.동의안이 통과되지 않았더라면 자민련은 민주당의 비협조를 의심할 수밖에 없고 양당의 공조는 뿌리째 흔들렸을 가능성이 다분했다.이는 심각한 정치적 불안정을 동반,한나라당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그렇다 하더라도 이날의 표결행태는 의정사상 처음이라는 인사청문회의 참뜻과는 거리가 있었다.원칙대로 한다면 정치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의원 개개인의 소신에 따라 투표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본다. 이한동 총리에게는 청문회를 비롯한 일련의 과정이 매우 곤혹스럽고 괴로웠을 것으로 여겨진다.잘 기억나지도 않는 30여년 전의 행적이 문제가 되고 가족과 주변사람들마저 추궁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말바꾸기,재산형성 과정,전력 등 쟁점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껄끄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말바꾸기’에 대해서는 “정치를 하다보니 불가피했다”면서 거듭 사과했지만 일반인들을 납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70년대 초반의 일이고 투기의 목적은 없었다고 하지만 부인의 ‘위장전입’ 문제도 여론의 표적이 됐다.최근 2년 동안 재산세 납부실적이 없다는 사실도 문제가 됐다. 이총리로서는 사안의 전체를 보지 않고 특정부분만 ‘확대재생산’해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불만스러워할 수도 있다.본인의 해명에는 아랑곳하지않고 단순한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경우도 있었다.총리 후보가 아니라 자연인이라면 그냥 넘었갔을 대목들도 적지 않았다.그렇지만 이같은 불만이나문제점들이 인사청문회 개최의 당위성을 퇴색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이총리에 대한 청문회는 과거와 현재를 불문하고 도덕적,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고위공직에 나서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동안 거론된 이총리의 문제점들이 총리직 수행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하지만 총리 임명동의안의 국회 통과 자체를 국민적 동의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의견표명도 있었지만 아직도 상당수 국민들은 이총리가 총리로서 적격자인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지난 일을 교훈으로 삼고 입법·사법·행정부를 두루 거친 경륜을 최대한 살려 국가현안 해결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한다.야당도 더이상의 자격시비를 자제하고 협조할것은 협조해주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검찰, 의협·의쟁투 지도부 폐업강요 혐의 포착

    서울지검 공안2부(부장 朴允煥)는 29일 의료계 집단폐업과 관련,의사협회의권쟁취투쟁위원회 김세곤,박한성,백경열 중앙위원 등 3명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의협과 의쟁투 지도부가 지역 의사회 및 개별의원들에게 폐업에 동참할 것을 강요하거나 지시를 내린 사실이 있는지를 추궁한끝에 일부 혐의를 포착,사법처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락기자 jrlee@
  • 여야, 오늘 ‘李총리 인준’ 표대결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친 이한동(李漢東)총리서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총리서리의 국정수행능력이 입증된 만큼 양당 및 군소정당,무소속 표를 결집해 임명동의안을 가결시킨다는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위장전입 등 이 총리서리의부적격성이 드러났다며 인준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여야간 표대결이 예상된다. 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위원장 金德圭)는 2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회 경과와 진행내용을 골자로 하는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으나 적격여부의견 표기 및 제도개선방안 첨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한편 국회는 이날 운영위 등 8개 상임위를 열어 의약분업 계도기간 설정,약사법 개정,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 등 현안에 관해 소관부처및 산하기관들로부터 보고받고 정책질의를 벌였다. 보건복지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차흥봉(車興奉)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약사법개정 방향,의약분업에 따른 추가재원 마련 방안,1개월간의 의약분업계도중 의약분업 준비대책 등을 집중 추궁했다.이에앞서 보건복지위는 전체회의에서 약사법개정을 위해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의약분업대책 6인 소위’를 구성했다. 건설교통위는 한국고속철도 공단 파업사태에 따른 공사부실 방지 대책을 추궁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대법관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위원장 선출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측이 위원장을 야당에 할애해주지 않을 경우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이틀동안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등진통을 겪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국회 복지위 이모저모/ 의약분업 보완책 집중 추궁

    2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는 ‘의료대란’ 이후 약사법 개정과 정부측 대책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추가재원 확보 방안,1개월간의 의약분업 계도기간 준비대책 등을 따졌다.약사법 개정을 위해 ‘의약분업대책 6인소위’도 구성했다. ■정부대책 여야 의원들은 먼저 정부측 준비소홀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민주당 김태홍(金泰弘)의원과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의원 등은 “1개월의 계도기간 운영은 의약분업에 대한 정부의 준비 소홀을 인정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명섭(金明燮)의원은 “대체조제 허용과 관련된 비교용출시험과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을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추가재원 마련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약분업 의약분업 실시에 따른 문제점도 도마위에 올렸다.민주당 최영희(崔榮熙)의원은 “임의조제를 금지하면서 30알씩 묶어서 약을 파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약국에서 약을 살 때 주민등록 번호를 제시하는 것에 대한 국민 불편을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의원은 “의료계에서 기본 처방전을 제대로 교부하지 않아 약국 의약품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민건강을 위해질이 낮은 약품은 의사 처방전에 포함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은 없느냐”고물었다. ■약사법 개정 약사법 개정 방향과 합의도출을 위한 방안을 놓고 여야간 다른 시각을 보였다. 민주당 김성순(金聖順)의원은 “약사법 개정을 위해 의약분업시민운동본부,의사협회,약사회에서 전권을 위임받은 대표 2명씩을 파견,‘6인 협의회’를통해 합의점을 도출토록 하되 보건복지위의 의약분업 대책소위가 중재역할을맡도록 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은 “의료계,약사계,시민단체 대표와 정부측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약사법 개정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말했다. ■의약분업대책 소위 구성 한나라당 이원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의약분업대책 6인 소위’를 구성했다.위원에는 약사법 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약사 출신을 배제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나라당 김홍신·윤여준(尹汝雋),민주당 김태홍·김성순·이종걸(李鍾杰) 의원 등이 선임됐다. 소위는 오는 7월 임시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의료계와 약계,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개정안 합의 도출을 위한 중재 활동도 벌이게 된다. 최광숙기자 bori@
  • 운영위/ “DJI 평양서 車동승때 우리경호원은 뭘했나”

    국회 운영위의 28일 전체회의에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방문중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차량 동승’과 관련한 경호문제가 야당의원들로부터 집중거론됐다.회의에는 청와대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김영대(金永臺) 경호실차장 등이 나왔다.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김 대통령이 동승한 차량에는 김 위원장과 운전사,북한 경호원만 동승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 경호요원은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윤경식(尹景湜) 의원도 “경호실이 사전에 동승여부를 알고 있었느냐”면서 ▲리무진 차량에 우리측 경호원의 동승 여부 ▲동승했던 55분간 외부와의 연락여부 ▲동승 사전협의 유무를 집중 질의했다. 정병용(鄭炳鏞) 경호실 5처장은 “우리측 인사가 동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즉각 김영대 차장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김 차장은 “우리측의 동승은 없는 것으로 알지만 북측과 우리가 협조해 (승용차내)김 대통령과의 통신망이 확보됐다”고 답했다가 ‘그럼 동승여부를 미리협의했느냐’는 윤 의원의 추궁을 받자 또다시 “민감한 사안이라 여기서 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진경호기자 jade@
  • ‘질책대신 박수’ 이색 監査場

    ‘박수도 과분한데 격려품까지…’ 일선 자치구의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구의원들이 집행부측 공무원들에게 질책이나 추궁 대신 격려의 박수와 함께 손수 마련한 격려품을 전달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도봉구의회(의장 姜正九) 행정위원회는 지난 23일 도봉구청 부과과와 징수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례적으로 공무원들의 답변을 서면으로 대체하고 돌아가면서 ‘격려’와 ‘덕담’을 건넸다. “어려운 재정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부과·징수과 직원들이 열악한 여건을무릅쓰고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스러웠다”는 것이 구의원들이밝힌 ‘박수와 선물의 변’이었다. 실제로 도봉구는 서울의 25개 구청중에서 99년 850억원의 세입실적으로 최우수구,98년에는 26억원으로 우수구의 실적을 거둬 다른 구의 부러움을 샀었다. 성무원(成茂原) 행정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가 꼭 잘못을 따지고 질타하는 일만이 아니라 잘된 점은 격려하고 축하도 할 수 있는 자리”라며 간단한질의에 답변을 서면으로 대체하도록 하고 직접 ‘격려사’의 물꼬도 텄다.의원들이 마련한 음료수 20박스도 선물로 전달했다. 방청석에서 이 낮선 광경을 지켜보던 방청객과 관련 공무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일부에서는 “다른 곳도 아닌 감사장에서 집행부측 공무원들에게 격려도 부족해 선물까지 전달한 것은 좀 과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으나 대다수 구의원들과 공무원들은 “살얼음판 같은 감사장에서도 시비와 상벌을 분명히 한것은 지금까지의 부정적 지방의회상을 불식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인사 청문회/ 소설가 沈相大의 청문회 방청기

    6월 26일 오전 10시.국회 인사청문회 특위 회의실에서는 한 공직 후보자에대한 국민적 면접 시험이 있었다. 면접관은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었지만 배후의 심판관은 마땅히 전국민이었다.임명 제청을 한 대통령의 판단에 대한 검증이기도 한 이 청문회의 피청문인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불리는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다. 이번 청문회는 헌정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공직 임명 후보자에 대한 사전검증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질의자로 나선 의원들이 원형으로 둘러앉은 가운데 이 총리서리가 입장했다.조명이 작열하고 실내에 운집해 있던 수십 대의 카메라 앵글이 한 곳으로 집중했다.카메라 셔터 소리가 일제히 터져나왔다.이것은 심판관인 국민 모두의 눈이자 귀였다. 면접을 받는 후보자(이 총리서리)는 꽁보리밥 두 끼로 하루를 견딘 경험을통해 농촌의 보릿고개를 몸으로 체험한 자신이야말로 일꾼으로서 적임자임을 주장했다.아울러 자주 말을 바꾼 점과 경박한 처신에 대해서는 사죄와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에 대해 면접관인 여야 의원들은 신랄한 질문을 시작했다.총리직 수행자로서의 책임과 적법성,정치 지도자로서의 신뢰성,정의감과 도덕성,그리고 재산 문제까지 첨예한 추궁이 이어졌다. 그만이 아니다.질의 답변 이외에도 이 공직자를 부릴 주인으로서 국민은 이 일꾼이 우리의 재산을 관리하고 살림살이를 챙김에 있어서 자질은 충분한지,도덕성과 청렴성은 확보돼 있는지를 알뜰히 살펴 적임자로서의 여부를 사전 점검하고 있었다. 이제 처음 시작하는 면접 시험이니만치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이번 청문회는 국민의 참정권이 마침내 진정한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사적 순간,과연 지난 역사상 공직을 지냈던 수많은 이들은 과연 공복으로서의 자세를 유지했던가 하는 역사 의식에 대한 질문이 있다.처세와 아부로 그 자리에 연연했던 이는 없었던가? 무능과 부도덕을 숨기고 지냈던 이는 없었던가? 조선조 폭군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中宗反正)으로 형조판서에 오른 뒤기묘사화(己卯士禍)를 주도,우의정·좌의정을 역임한 심정(沈貞)은 가끔 문중 사람들앞에서 이렇게 토로했다고 한다.“후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평가할꼬?” 그도 결국 김안로(金安老)의 탄핵으로 유배,사사(賜死)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한 공직자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국민으로서 집단적 역사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민주주의라는 푸르른 나무는 역사 의식을 가진 국민,그에따라 행동하는 국민이라 불리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있다. 선거 제도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인사청문회는 그 꽃이 열매 맺기 위한 수분(受粉)이라 할 것이다.국민의 관심과 애정이야말로 벌과 나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민주주의가 열매를 맺어 먹음직한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국회만이 아니라 공직자의 주인인 국민의 충정이 요구된다. 국민의 뜻으로 이루어진 이번 청문회는 그리하여 진정 국민에게 건강하고애정어린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참여야말로 면접 시험의 주체인 국민의 책무다. 소설가 沈相大.
  • [사설] 맥빠진 첫 인사청문회

    26일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예상과는 달리 느슨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본질을 파고들지 못한 채 의혹제기 수준에 머물렀고,이총리서리는 특유의 논리와 소신 답변으로 어려운상황을 넘어갔다.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寸鐵殺人)식 질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이총리서리를 감싸려는 듯한 자세가 두드러졌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준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의정사상 첫 인사청문회에 대한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청문회가 반드시 피청문자를 곤궁에 빠뜨리는 것은 아니다.고위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경륜을 돋보이게도 하는 것이다.따라서 긴장의 정도가 기대 이하였다는 것만을 탓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그러나 못마땅하거나 의심스러운 대목은 철저히 짚어야 한다.이런 과정이 생략되면 청문회 자체가 요식행위로끝나고,오히려 ‘사면’의 자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청문회의 쟁점은 국정 수행능력과 더불어 도덕성,말바꾸기,재산형성과정,무리한 공직 수행 의혹 등으로 압축된다.이 중에서도 이총리서리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는 ‘말바꾸기’가 꼽힌다.이총리서리는 4·13 총선 과정에서 “현정부 3대총리가 자민련에서 나오는 일은 절대 없다” 등 현재 상황과는 어긋나는 발언을 잇따라 했다.“정치를 하다보면 말바꾸기가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청문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리적 추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이총리서리는 청문회 서두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고 본다. 이총리서리가 시대정신에 맞는 총리냐는 의문에 대한 검증작업도 미흡했다. 5공정권 출범 무렵 정치에 입문한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권력지향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야당의원들은 이총리서리의 재산형성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바로 전 총리가 부동산 명의신탁 문제로 물러났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에만 집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기대이하라는 평가 속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당초 우려와는 달리 근거 없는 폭로성 발언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은 자제하려는 노력이돋보였다.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총리후보가 곤혹스런 표정으로 답변하는모습은 공직기강을 다잡는 효과도 거두었으리라고 본다.이제부터 시작이다. 보다 내실 있는 인사청문회가 이뤄지도록 각별한 정성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인사 청문회/ 4대 쟁점

    ①재산문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재산문제다.여야 의원들은 이한동(李漢東) 총리서리가 고향인 경기도 포천 일대에 본인 및 배우자 명의로구입한 4만6,000여평의 토지를 놓고 집중추궁했다.김일주(金日柱) 전의원으로부터 사들인 서울 염곡동 자택 매입 경위에 대해서도 따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 총리서리의 부인이 3자 공동명의로 산 포천 일대의 땅에대한 의혹에 초점을 맞췄다.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은 “부인 명의의 땅이많다”고 지적했고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후보자와 부인이 갖고 있는 농지는 평균 농작지 보유면적인 414평의 100배에 이른다”며 투기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재산문제를 통해 이 총리서리의 ‘도덕성’에 타격을 가한다는 전략 아래 투기의혹과 토지 매입 과정의 불법성을 부각시는 데주력했다.이성헌 의원은 “검사 시절인 74년 연천군 일대의 국유림 12만4,000평에 대한 30년간 조림개발권을 획득하고도 93년 재산신고때 등록하지 않았다”고 몰아붙였다.이병석(李秉錫) 의원은 “66년 판사 재직시 명산리 일대땅 1,200평을 산 것은 농민이 아닌 만큼 농지 매입자격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반면 민주당·자민련 의원들은 ‘해명 기회’를 주려는 인상도 엿보였다.설훈 의원은 “83년 매입한 포천군 신읍리 땅 300평을 동생에게 명의 이전한것은 재산공개를 앞두고 넘겨준 것 아니냐”고 물었다.박종우(朴宗雨) 의원은 “포천지역에 갖고 있던 땅 가격을 올리기 위해 관권을 이용한 적은 없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총리서리는 “분수림 계약을 한 산림이 마치 불하받은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지만 나중에 권리를 덕인장학회에 출연했다”면서 “오히려 산림녹화사업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이어 “아내 등 3자 공동 명의로 산 땅은 72년 한 평에 150원 정도로 산 것으로 전부 농지는 아니고 선친에게 상속받은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명산리 땅 구입과 관련,“미국에 있는동생이 지난 65년 아버지에게 1,000달러를 보내 아버지가 나도 모르게 내 이름으로 샀다”며 “고의가 없으니 불법이 아니다”고 답변했다.최광숙기자 bori@. *신고된 李총리서리의 땅. 26일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 인사청문회에서는 경기도 포천군 일대에 그가 소유한 땅이 집중공격을 받았다.그는 과연 얼마의 부동산을 소유하고있을까. 지난 5월 국무총리 지명을 받은 뒤 이 총리서리가 국회에 제출한 재산신고에 따르면 이 총리서리는 포천군 일대에 본인과 부인 조남숙(趙南淑) 여사이름으로 모두 13만5,524㎡를 갖고 있다. 이 총리서리 본인은 포천군 군내면 명산리 일대에 대지 9,700㎡와 밭 3,447㎡,논 1만2,327㎡,그리고 임야 1만4,082㎡ 등을 갖고 있다. 이밖에 군내면 직두리의 밭 4,526㎡와 서울 신림동의 임야 1,998㎡ 등도 그의 소유다.공시지가로는 2억8,361만원에 이른다.대부분 지난 76년 부친으로부터 상속을 받은 것으로 재산신고에는 기록돼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병석(李秉錫) 의원은 “명산리 260-1의 농지 1,200평은상속받은 것이 아니라 지난 66년 매입한 것”이라며 불법의혹을 제기했다. 진경호기자. ②말 바꾸기 논란.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는청문회 서두 발언부터 “경위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말을 바꾼 데 대해 의원님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하고 들어갔다. 이 총리서리는 그러나 “20년 정치역정 동안 많은 정치적 파란속에 소신을지키며 살아왔으나,험난하고 격동의 정치사에 한 개인이 원칙과 소신을 일관되게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첫 질문자인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이 총리서리는 김종필(金鍾泌) 총리 임명 당시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던 적이있다”고 지적했다.이에 이 총리서리는 “당시 한나라당 당론에 근거해 헌법소원을 제출한 것으로 기억하나 헌재는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면서 “총리서리는 52년간의 헌정사를 통해 19명이나 임명됐으며 합헌을전제로 한 관행으로 정착돼 왔다”고 말했다. 이 총리서리는 16대 총선 당시 민주당과의 공조불가를 외치다 총리직을 수락한 것을 지적하는 민주당 박종우(朴宗雨)·설훈(薛勳) 의원의 질문에 “4·13총선 결과 국민이공동정부의 출범책임을 물어 자민련을 야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고민을 거듭하다 국민의 정부를 공동탄생시키고 운영한 역사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보고 총리직을 수락했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독선적인 당으로 변해간 데다 우리의 정당구도를 선진국처럼 보수와 진보 양체제로 발전시켜야겠다는 꿈도 있었고,내각제 실현을 위해 몸을 던져봐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이도운기자. ③국정수행능력.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는 서두 발언을 통해 “40여간 입법·사법·행정 3부에서 귀중한 국정경험을 쌓았다”고 총리로서의 자질과 자격을 내세웠다. 이 총리서리는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이 “총리서리 재직기간 중 의료대란이 일어난 것은 국정 수행과 조정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 아닌가”라고 묻자 “관계부처 장관들과 이 문제를 끊임없이 논의했다”면서 “당정회의에서 나름대로 훌륭한 절충안도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이 총리서리는 경제에 대해서는문외환이라는 일반의 인식을 불식하는 데도 애를 썼다. 민주당 박종우(朴宗雨) 의원이 “경제를 얼마나 아느냐”고 질문하자 이 총리서리는 “행정학과에 다닐 때부터 경제에 관심이 많아 3·4학년 때 선택과목으로 경제관련 과목을 많이 들었다”고 소개하고 “고등고시를 칠 때도 선택과목으로 경제학을 택해 아주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송훈석(宋勳錫) 의원이 금융경색 해소 방안을 묻자 이 총리서리는 은행과 투신사,종금사 등의 현금흐름을 수치를 들어 설명하고 “금감위가시장원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금융기관 대출을 합리적으로 이끌 생각”이라고 준비한 답변을 했다. 이어 이 총리서리는 “청와대와 정부,지방자치단체,여야관계의 중간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통할조정,관리하고 갈등을 사전에 조화시키는 것이 가장중요하다”고 개인적인 ‘총리론’을 피력하면서 “원내총무를 세 번 지내며 갈등해소의 일을 많이 해왔다”고 조정 능력을 내세웠다. 이도운기자 dawn@. ④대북·통일관. 민주당 의원들이 주로 나서 정통보수를 자처하는 이한동(李漢東) 총리서리의 대북관과 통일관을 집중 추궁했다.이들은 햇볕정책에 대한 그의 비판적발언을 지적하며 남북공동선언의 ‘자주적 해결’과 통일방안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이 총리서리는 햇볕정책의 기조를 반대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이같은 우려를 씻는 데 진력했다. 민주당 설훈(薛勳)의원은 “지난 98년 외신회견에서 햇볕정책을 재고할 것을 현 정부에 촉구하는 등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며 햇볕정책을 종종 비판해온 이 후보가 과연 대통령을 보좌할 총리직에 적합한지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총리서리는 “대북포용정책의 기조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다”면서 “채찍도 들고,당근도 주는 강온 양면시책이 보다 햇볕정책의 실효를 거두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비판적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정일(金正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민주당 송훈석(宋勳錫)의원의질문에는 “황장엽(黃長燁)씨 저서에 머리가 영리하고 술수에 능한 사람으로 묘사돼 있는데 TV를통해 보니 상당히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의원이 “6·15 남북공동선언의 ‘자주적 해결 원칙’에 대해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에 빌미를 줬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무지의 결과이거나 정보부족에 따른발언”이라고 평했다. 이 총리서리는 그러나 국가보안법 문제에는 단호한 견해를 피력했다.“북한의 노동당 규약이나 형법이 그대로 있는 한 보안법 폐지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진경호기자 jade@
  • ‘이한동총리’ 자질 검증

    국회는 26일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를 출석시킨 가운데 헌정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열어 이총리서리의 도덕성과 자질 등을 추궁했다.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총리서리의 재산관계와국정수행능력,정치적 변신과 말 바꾸기,풍산금속 공권력 투입 등을 따졌다. 한나라당은 이총리서리의 정치적 변신과 말 바꾸기를 집중 추궁,총리로서의 도덕성과 자질을 문제삼고 재산형성 과정 및 노조탄압 의혹 등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이총리서리의 국정 수행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정책질의로 맞서는 등 공방을 벌였다. 이총리서리는 총리서리제의 위헌여부를 묻는 질의에 “총리서리제는 헌정 52년을 통해 이미 국정운영과 관련된 합헌을 전제로 한 관행”이라고 말했다. 지지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여론은 가변적이어서 총리로서 국정을 올바로 수행하고 대통령을 잘 보필하면 지지도가 오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총리서리는 햇볕정책과 관련,“대북 포용정책 기조에 한번도 반대한 적이 없다”면서 “당근과 채찍의 강온 양면정책을 펴야 햇볕정책이 실효성을 거둘 것이라는 보수 입장이 오히려 대북정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포천 일대 토지 4만6,000여평의 매입 경위 및 자금출처에 대해 “지난 69년 변호사 개업 당시 전관예우가 관행처럼 돼 있어 그때 번 돈 1,000만원 정도로 땅을 산 것”이라고 설명하고 명의신탁 의혹에 대해서도 “동생에게 넘겨준 것이 무슨 명의신탁”이냐고 일축했다. 지난 89년 내무장관 시절 풍산금속 공권력 투입 경위에 대해서는 “국법질서를 잡자는 충정에서 노사분규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이총리서리는 서두 발언을 통해 사상 최악의 의료대란 사태과 관련,“진료의 어려움으로 큰 고통을 드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약분업이 정착돼 화합과 협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혼란의 헌정사와 격동의 정치사에서 한 개인의 원칙과 소신을 일관되게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말을 바꾼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총리로 인준될 경우 국리민복을 위한 민생총리로서 남과 북을 잇는 역사적 과업 등 국정을 올바르게 수행하는 데 최선을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종태기자 jthan@
  • 사상가 8명 ‘현대문명 위기 진단’ 가상 좌담회

    내향적인 영혼의 인도자 부처,보수적인 교육가 공자,국가론자 플라톤,종말론자 아우구스티누스,이성론자 데카르트,혁명 이론가 마르크스,염세적인 사회심리학자 프로이트,현대과학자 아인슈타인.‘그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떤말을 할까’(호르스트에버하르트 리히터 지음,생각의 나무)는 이들 사상가 8명의 가상 좌담 형식을 통해 현대문명의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 책이다. 초청자 겸 사회자 역을 맡은 아인슈타인은 “우리 후손들이 아무 생각 없이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종의 생물까지 위험 속으로 몰고 간다”고 운을 뗀 뒤 “이미 시작된 듯한 세계종말의 정신적 원흉은 우리 자신이 아닐까”라고자아비판마저 유도한다.이들은 환경 파괴 등 현재 지상의 상황이 심각하다는데 공감하고 동양적 가치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논한다.이어 각자 돌아가며 피고인 석에 선다.먼저 플라톤은 전체주의적 독재국가의 모델을 제시하지 않았는지 추궁당한다.아우구스티누스는 원죄론으로 인류에게 과도한 죄의식을 부여해 건전한 자기 반성의 힘을 빼앗지 않았는지 심문받는다.세계종말을 향한 ‘파괴력의 근원지가 서양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부처와 공자는 참고인에 그친다. 이들의 대화는 “인간이 종족의 미래가 안전하길 원한다면 자신의 운명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인간들과 분리될 수 없이 연결되어 있고,자연이 인간에게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연에 속해 있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는 아인슈타인의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예수와 여성이 빠진 점은 아쉽다. 한경희 옮김.값 1만원. 김주혁기자 jhkm@
  • 인사 청문회/ 스타의원

    -설훈 민주당의원. 26일 열린 이한동(李漢東) 총리서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이 여당 간사로서 무조건적인 방어와 감싸기를 자제,비교적 공정한 질의 태도를 보였다는 평이다. 설 의원은 한나라당의 공격 포인트인 이 총리서리의 정치적 변신과 말바꾸기,도덕성과 자질,재산 형성과정 등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그는 이 총리서리가 평소 햇볕정책을 반대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민주당과 공조선언을 파기한 장본인임도 상기시켰다.이 총리서리와 부인 조남숙(趙南淑)씨가 포천에 매입한 땅도 간과하지 않았다.흠집내기를 최소화하려는 민주당으로서는 불리한 쟁점이다. 그는 이 총리서리가 자신의 정치적 변신을 ‘변화를 수용하는 게 사람’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 “정치인은 철칙과 소신을 유지하는 게 제대로 가는길”이라며 쓴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야당 의원의 공세에도 적절히 대응했다.이 총리서리의 도덕성을 추궁하며 7분간 질의를 마친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답변을 듣지 않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 하자 설 의원은 “청문회는 질문을 하는 것만큼 증인의 답변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주현진기자. -심재철 한나라당의원.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이번 청문회에서 ‘주공격수’ 역할로 돋보였다는 평가다.이한동(李漢東) 총리서리에 대한 ‘흠집내기’에 나선 그는 각종 도표 등을 이용,시각을 이용한 ‘설득력’ 제고에 나섰다.특히 몰아붙이기식 엄포보다는 차분하게 조목조목 따져나가며 후보자를 곤경에 처하게했다는 지적이다. 언론인 출신답게 논리의 비약도,어거지도 없이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나갔다.그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결론을 맺지 않으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청문 질의법’을 구사했다.그러면서도 충분하게 ‘창’ 역할을 해냈다.그는 “이 총리서리가 포천일대 땅을 살기 위해서 산 것인가”를 물었다.“아니다”라는 대답을 이 총리서리로부터 듣고 난 뒤 다시 “그럼 직접 농사를 지었나”고 캤다.역시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은 후 “농지개혁법에는 작영하는 사람만이 토지를취득하게 돼있다”며 이 총리서리를 몰아세웠다. 그는 특히 “이 총리서리는 74년 주민등록상 7월23일 포천으로 이전,8월7일 땅을 구입하고, 9월4일 빠져나갔다”며 이 총리서리의 ‘위장전입’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최광숙기자 bori@
  • 李총리서리 인사청문회 쟁점

    우리 헌정사에 처음인 인사청문회가 26일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를상대로 막을 올린다.27일까지 이틀간 계속될 이 총리서리 인사청문회에서는그의 정치행적과 재산 형성과정이 핵심 쟁점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정치행적 당적 변경과 지난 4·13 총선과정에서의 ‘말 바꾸기’에 대한야당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그동안 인사청문특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의정치행적을 ▲판·검사시절 ▲5·6공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등 기간별로 나눠 집중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가장 논란이 일 부분은 ‘DJP공조’와 관련된 발언이다.한나라당은 그가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DJP공조 파기를 선언했다가 이후 총리 임명을 계기로 말을 뒤집은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그가 ‘철새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주요 당직과 내무부장관,국회부의장 등을 두루 거친 경력을 조명해 ‘경륜있는 정치인’임을 강조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한나라당이 고려대 ‘검은 10월단’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된 박원복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도 논란이 될 듯 하다.한나라당은 이 사건이고문을 통해 조작됐고,이 과정에 이 총리서리가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복안이다.내무장관 시절 풍산금속 노조의 파업사태에 대한 강경대응 과정도 야당의 공격대상이다. ◆재산 논란 이 총리서리가 지역구인 경기도 포천 일대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최대 논란거리다.한나라당은 이 일대의 토지 수만평을 명의신탁을 통해 이 총리서리가 소유하고 있고,이를 매입하는 과정에 의혹이 적지 않다고보고 있다.자금 출처 역시 불분명하다는 판단이다.또 서울 염곡동의 자택 역시 매입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자민련은 포천의 부동산 대부분이 30여년전 변호사를 개업하면서 번돈으로 구입한 것으로,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정치이념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근 한반도 정세도 한나라당으로서는 좋은공격소재다.보수론자로서 최근 남북의 해빙무드를 어떻게 보는지 등 다각도의 까다로운 질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으로는국가보안법 개정과 주한미군 철수문제,통일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물어 개혁성향인 현 정부와의 ‘이념적 거리’를 드러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최근의 금융구조조정 문제를 비롯한 경제현안도 이 총리서리의 ‘경제적 식견’을 파악할 주요 소재로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진경호기자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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