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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치유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부처가 내놓은 처벌과 단속 위주의 접근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가해자 치유를 위한 심리상담과 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진회를 비롯, 가해학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탈행위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벌이나 보호관찰, 구금 등으로 이들을 처벌해 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오히려 학교폭력이 더욱 음성화하고 흉포화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가해학생의 심리와 치유사례를 해부하고, 전문가 진단과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학교폭력의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청소년수련관 상담실에 소년과 어머니가 찾아왔다.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대면서 상담을 빨리 끝내달라고 재촉했지만, 소년은 “뭐가 부끄럽냐.”며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고등학교 1학년때 동급생을 폭행하고 1년을 휴학했다는 그는 중학교 시절에는 집단폭행의 피해자였다. ●“내앞에서 기니 기분이 좋았다” 중학시절 왜소한 체격이었던 승일(17·가명)이는 매일처럼 폭행과 갈취에 시달렸지만,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는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승일이가 고교에 진학한 뒤 키와 몸무게가 늘고 힘도 세어지자 상황은 역전됐다. 한두번 주먹을 쓰자 승일이를 대하는 친구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복도를 걸어가면 학생들이 비켜서서 길을 만들어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학교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교육부, 경찰 등 당국은 학교에 더욱 촘촘한 감시망을 펼치는 ‘강수’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가해학생들의 눈에는 당국의 조치들이 폭력의 장소를 학내에서 학외로 옮기는데 불과한 것으로 비쳐질 뿐이다. ●시험 망쳐도 야단 안치던 엄마보다 일진회 친구들이 더 좋아 지난해 일진회 ‘짱’을 맡았던 지희(15·여·가명)는 수수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기자를 만나러 왔다. 지난해 6월 원조교제를 하려다 경찰에 붙잡힌 뒤 학교를 쉬고 집에서 공부하는 지희는 ‘짱’시절 했던 화려한 액세서리와 미니스커트에 눈길이 가곤한다. 그렇지만 “옛날에 놀던 곳을 찾으면 마음이 들뜨긴 해도, 답답하더라도 책상앞에 앉아 공부하는 지금이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지희는 중학교 1학년 때 그저 친구들이 좋아서 일진회에 가입했다. 시험을 망치고 담배를 피워도 야단도 치지 않는 어머니,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폭행사건만 터지면 불러서 추궁하는 교사는 마음에서 멀기만 했다. 지희는 “입학후 선도부에 들어가려고도 했지만 교사가 성적이 모자라 안된다고 했다.”면서 “적어도 일진회에 가면 나를 알아주는 친구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희가 일진회에서 빠져나왔던 것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이랄 수 있다. 담당 경찰관이 심리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복지사를 소개시켜 줬다. 학교에서 잘못을 추궁받을 때면 반항심이 앞섰던 지희에게 신기하게도 이 사회복지사는 몇 개월 지나도 원조교제나 일진회 얘기는 꺼내지 않고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 달라.”고만 했다. 지희는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마음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들을 때리고 금품을 뜯으면서도 “너희들이 약하니까 맞는 것”이라고 떳떳해하던 지희는 지금은 피해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얼마 전 근처에서 지희가 아는 여학생들이 2명을 묶고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집단폭행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가해학생들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따끔하게 야단을 쳤다고 했다. ●내가 힘들어 상대방 기분은 배려 못해 지난해 4월 경찰서에서 포승에 묶인 채 기자와 대면한 적이 있는 경훈(17·가명)이는 훨씬 밝은 모습이 돼있었다. 오토바이로 날치기를 하다 넘어져 심하게 다쳤던 귀도 흉터 없이 아물었다. 춘천의 교정시설에서 생활하다 얼마 전 대안학교에 들어간 그는 “피해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저 노는 것을 좋아하던 경훈이는 2001년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부터 엇나갔다. 술로 시름을 달래던 경훈이아버지는 이듬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경훈이는 길거리에서 발견된 아버지의 시신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고, 외면하는 친척을 등지고, 친구집과 찜질방을 떠돌았다. 또래 아이들과 조직을 만들어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던 경훈이는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경훈이는 마음을 의지할 만한 사람은 아직 찾지 못했다. 교정시설을 나온 뒤 할머니집에 들어갔지만 가출을 되풀이하고 있다.“집을 나오더라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노력했지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 때처럼 나를 옭아맬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 ●사업까지 그만두고 찾으러 다닌 아버지 덕에 수렁 벗어나 중학교때 노래방에서 후배들에게 가혹행위를 했던 희진(21·여·가명)씨는 지금은 대학생이다. 희진씨는 “나를 찾으러 다니느라 고생하신 아버지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는 희진씨는 “그때는 언니들이 하는 대로 그저 휩쓸려서 내가 뭘하는지도 몰랐다.”고 후회했다. 가출, 폭행, 본드흡입…. 엇나가기만 하던 희진씨는 헌신적인 아버지와 마음을 열어준 담임 교사가 다잡아줬다. 가스총까지 갖고 다닌 아버지는 비행이 일어날 만한 후미진 곳을 수시로 둘러보기까지 하며 희진씨에게 매달렸다. 운영하던 공장이 망해 포장마차로 생계를 잇기도 했다. 중3때 담임교사는 모범생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더 관대하고 기대를 가져 주었다.“수업시간에 화장실에 숨어 있는 나에게 처음 매를 들었던 선생님이 엉엉 우시는 것을 보고 따라 울면서 반성했다.”고 뒤돌아보는 희진씨에겐 전문기관에서 가해자 상담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희진씨는 “그때 친구들 가운데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오토바이를 타다 죽은 아이도 있다.”면서 “벗어나고 싶어도 환경이 힘들어 어쩔 수 없는 아이도 있는데, 마음 의지할 곳이 많았던 나는 운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를 때리고, 돈을 빼앗은 기억이 어른이 되면 얼마나 창피하고 후회스럽겠느냐.”면서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도 남겼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문가 진단과 해법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의 감시·단속을 강화하고 처벌수위를 높이는 ‘충격요법’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고, 오히려 폭력을 음성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해자 역시 ‘마음이 아픈 환자’라는 점에서 먼저 이를 치료해야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995년부터 5년간 안산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을 상담했던 보라매 청소년수련관 상담실 목영경 팀장은 “가해학생 대부분은 어린 시절 윤리관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죄의식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면서 “가해학생의 처벌을 강화하거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충격적인 실상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들이 정말 대단한가 보다.’라는 우쭐함만 키울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인정해주는 곳에 있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시설 등이 손을 잡고 어느 한 곳에서라도 ‘지지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일진회 등의 결속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립방배유스센터 이유미 상담팀장은 “가해학생은 대부분 가정·생활환경이 어렵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청소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형사처벌이나 사회봉사 같은 형식적인 조치보다는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장은숙 사무처장은 “가해학생도 우리가 보듬어야할 학생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나 전문 심리상담으로 감성적인 느낌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권대봉 교수는 “병영체험과 같은 삼청교육대식 대책을 내놓는다고 가해학생의 심성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이 연계해 감옥이나 종교·장애복지 시설 등과 같은 곳에서라도 가해학생이 윤리성과 사회성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적으로 가해자 심리상담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위원 이춘화 박사는 “학교폭력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 15조의 가해학생들에 대한 조치에서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9개의 선택 조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심리상담 의무조항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박성규라니까” 좀도둑 전락한 대도 조세형

    ”박성규라니까” 좀도둑 전락한 대도 조세형

    “일본으로 다시 밀항하기 위해 금품을 훔치다 잡혔는데 또다시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습니다.”25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5팀 사무실.1980년대 초 고관대작의 집을 잇달아 털어 ‘대도(大盜)라는 별명을 얻은 조세형(67)씨가 검은 점퍼로 얼굴을 가린 채 혐의를 시인하며 고개를 떨궜다. ●고개 떨군 대도 조씨는 전날 오후 8시15분쯤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정모(63)씨의 3층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165만원어치의 손목시계 6개를 훔치려다 사설경비업체 S사의 전자감식장치에 걸렸다. 공교롭게도 S사는 조씨가 범죄예방연구 자문위원을 지낸 곳이다. 조씨는 옆집 담을 넘나들며 녹슬지 않은 솜씨로 달아났으나 가스총까지 쏜 경찰에 끝내 덜미를 잡혔다. 검거 직후 40대 노숙자 ‘박성규’라고 거짓 진술한 조씨는 경찰의 지문감식과 잇따른 추궁에 결국 진실을 털어놨다. 조씨는 지난 2000년 결혼한 부인 이모(44)씨와 최근 가정불화가 생기며 방황을 시작했고, 결국 일본으로 밀항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고급주택을 털 계획을 짜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3000만원 정도 모아 일본으로 갈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2001년 일본 도쿄에서 주택을 털다 검거될 당시 현지 경찰에 의해 오른쪽 어깨에 총상을 입어 4급장애를 갖게 됐으며, 이에 대한 보상절차를 밟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조씨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의 범죄 유전 16살 때부터 절도 행각을 벌이며 소년원과 감옥을 드나들던 조씨는 1970년대 후반부터 권력가와 재벌 집만 골라 털며 한때 ‘의적’ 소리를 듣기도 했다. 조씨가 고관의 집에서 훔친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공개됐고,TV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조씨를 소재로 삼기도 했다. 1982년 검거된 뒤 이듬해 공판과정에서 탈주한 조씨는 5박6일 동안 서울 전역에서 경찰을 따돌리다 다시 붙잡혔다. 특수절도에 도주 혐의까지 추가되는 바람에 징역 15년과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가 1998년 11월 청송교도소를 출소했다. 조씨는 이어 2000년 5월9일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자동차 액세서리 제작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부인 이씨와 결혼, 아들(5)을 낳고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2001년 11월24일 선교를 위해 일본에 갔던 그는 도쿄 시부야에서 주택 3곳을 털다 경찰에 붙잡힌 뒤 2004년 3월18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무의탁 노인 도우며 참회도…지인 충격에 쓰러져 출소 직후 귀국한 조씨는 세간의 이목이 두려워 혜화동에서 면목동의 35평짜리 빌라로 이사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노래방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지난 1월15일까지 구기동 D복지선교회에서 무의탁 할머니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은 조씨의 범행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조씨가 봉사활동을 했던 D복지선교회 이모(70·여) 목사는 “부인과 함께 여러차례 무의탁 할머니들을 위해 봉사하며 생활도 넉넉한 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다시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목사는 이날 충격에 못이겨 쓰러졌다. 소년범 시절부터 조씨를 알아오며 조씨를 범죄의 수렁에서 건지려 애썼던 최중락(77)전 경찰청 강력과장은 “평생 조씨의 결혼과 취업, 가석방 등을 위해 애쓰며 교화에 힘써 왔지만 이미 도벽이 굳어져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며 탄식했다. 경찰은 조씨의 주머니에서 1만원짜리 41장과 1000원짜리 57장 등 현금 46만 7000원을 발견, 추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추궁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도 조세형 행적 ●1963년 10월 26일 특수절도 혐의로 최초 검거 ●1970년대말∼1980년대초 권력가와 재벌 집 잇따른 절도행각 ●1982년 11월 검거 ●1983년 2차공판중 탈주,6일만에 검거 ●1983년 징역 15년, 보호감호 10년 선고 ●1998년 11월 청송교도소 만기출소 ●1999년 4월 사설경비업체 S사 범죄예방연구소 자문위원 위촉 ●2000년 5월 9일 이모(44)씨와 결혼, 서울 구기동 D복지선교회에서 무의탁 할머니 위해 봉사활동 ●2001년 11월 24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주택 3곳 털다 검거 ●2001년 12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특수절도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4년2개월 선고 ●2004년 3월 18일 가석방으로 출소,5일뒤 귀국 ●2005년 1월 15일까지 부인과 함께 D복지선교회 봉사활동
  • [뉴스플러스] 여야, 독도 접안시설 확장 촉구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독도 관련 현안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의 독도대책 미비점을 집중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독도의 접안 시설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하면서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일어업협정’파기여부는 입장차를 보였다.
  • 부산 항운노조 前위원장 소환

    부산항운노조 비리를 수사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김종로)는 21일 오후 항운노조내 최대 실력자인 오문환(66) 전 위원장을 전격 소환,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오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수사팀을 보내 건강상황을 점검한 뒤 소환의사를 전달했으며, 오씨도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놓은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오씨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했으며, 억대에 이르는 공금횡령과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미 피고소인 자격으로 오씨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기 때문에 “형식적인 소환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소환은 곧바로 사법처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한·일 우정의 시대 끝나는가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은 정신적 침략행위다. 독도를 1905년 일개 현의 고시로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더니 100년만에 또다시 망동을 부리고 있다. 부산시가 대마도를 한국 영토라고 고시한 뒤 ‘대마도의 날’을 제정하면 일본 국민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우리는 시마네현의 도발이 극우파 책동을 넘어, 일본 중앙정부 및 정치권과의 합작품이라고 본다. 이는 인접국과 관계를 뒤흔드는 외교 사건이다.“지방정부가 하는 일이니 간여하기 어렵다.”는 변명은 말이 안 된다. 시마네현이 독립국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지난달 23일 조례안 상정 뒤 일사천리 통과 과정은 한국과의 우호·선린을 완전히 무시하는 모양새였다. 현 시점에서 최선은 시마네현 의회가 스스로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폐기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을 때 발생하는 모든 불행한 사태는 일본측이 책임져야 한다. 일본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한·일 우정의 해’로 선포된 올해가 ‘수교 후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 틀림없다. 당장의 실익이 없는 독도 논란 가열과 그로 인해 일본이 입게 될 정치·외교적 타격을 잘 따져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 한국 정부는 뜨거운 가슴과 냉정한 머리로 대처해야 한다. 먼저 일본의 의도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엄청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부각시키려는 이면에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ICJ회부는 당사국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무력충돌까지 우려되는 극한상황에 이르면 유엔 안보리가 개입해 ICJ중재를 권고한다. 일본을 추궁하되 유엔이 나설 정도의 긴장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핵·국가경제를 고려할 때도 그렇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이 아파하는 구체적 대응책이 나와야 하고, 중·장기 국제선전전에 대비해야 한다. 독도여행 제한철폐 등 영유권 강화 조치는 옳다. 주변 영해와 접속수역 단속을 강화해 독도조례안을 제정하니까 어로에 더 불편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일본이 항의하면 자업자득이라고 일축하면 된다. 곧 발표될 ‘대일(對日) 독트린’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넘보고, 과거사를 왜곡하면 할수록 손해를 볼 것이란 메시지를 분명히 담아야 한다.
  • [열린세상] 克日의 元年 삼아야/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사실 일본의 한낱 지방자치단체인 시마네현이 엉뚱하게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채택했다 해서 독도의 위상에는 티끌만한 변화도 오지 않는다. 한국의 ‘독도의 실효적 점유’라는 현실이나 국제법적 지위에도 아무런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이번 시마네현 사태를 전에 없이 끈질기고 음험한 일본 위정자들의 ‘독도 침탈’ 속셈 바로 뒤에 도사린 군국주의 망령의 부활 조짐에 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만 한다. 아울러 독도문제다, 일본 교과서 왜곡이다, 하면 그때마다 요란스레 들끓다 마는 냄비처럼 철저하지 못한 우리의 ‘일본을 다루는’ 자세를 반성, 시정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는 과거처럼 감정에 호소하는 일과성 반일, 항일 시위의 되풀이로 끝내서는 안 된다.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는 수없이 되풀이되어온 것이지만 이처럼 일본의 보수화 경향 등 시대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에서 근본적으로 새 한·일 관계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을 속속들이 연구하고 장기적 시각에서 양국관계의 청사진을 마련하는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아직까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양국간의 과거사를 바로잡는, 우리로서는 진정한 극일(克日)의 원년을 삼아야 한다. 이토록 한·일 국가간 공식 관계가 근래 들어 가장 심각한 올해가 한·일 우정의 해라는 것은 아이러니다. 일본에 확산되고 있는 무슨 사마, 무슨 히메의 소위 한류 열풍에 취해 사실 우리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왔다. 삼성이 소니를 눌렀다느니, 현대가 도요타를 따라잡고 있다느니 하여 일본에 대해 은근히 자부심을 키워오고 있었다. 그러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우리 수출품인 첨단 전자제품을 만드는 기계들의 상당부분이 일제이며 원천기술 보유를 비교한다면 한·일간에는 아직도 엄청난 수준 차이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듣는다. 드라마, 연예의 한류바람도 어찌 보면 왜색의 재가공 수출인 측면이 없지 않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우리는 아직 우쭐할 때가 아니다. 또한 한·일 우호를 운운할 자격도 없다. 올해로 광복 6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60년이 지나도록 식민지 청산작업조차 말끔하게 하지 못해 우리는 오늘날까지 식민지 역사관 바로잡기, 친일파 척결, 과거청산 문제를 현안으로 안고 살고 있다. 수교 40주년을 맞았다고 하지만 과거 정부가 식민지 시절 피해 국민의 배상문제를 멋대로 포기하는 수교협상을 벌인 것이 확인돼 생생한 쟁점으로 살아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일본을 제대로 철저하게 연구해 본 일이 없다. 일본은 과거 조선을, 지금의 한국을 철저하게 연구했다. 우리가 과거사 속의 일본을 극복하고 오늘의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일본을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당연히 인간 생체 실험 등 과거 일본의 잔혹한 전쟁 죄악상에 대한 연구 실적이 미미하다. 우리 후세에 대한 과거사 교육이 형식에 그치고 있음도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한·일 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와 함께 일본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구체적 조치로 국내의 민간외교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민간단체들의 자발적 일본 과거사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이들이 일본의 피해를 입었던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과 유대해 일본의 과거를 추궁하는 조직적 민간외교를 전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어떤 통쾌한 조치로 매듭지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더라도 일본이 진심으로 과거사를 반성치 않을 수 없게 하는 효과적 조치, 한국의 극일의 방도를 찾아내는 깊이 있는 일본 연구, 처절한 우리의 과거사 반성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언론인
  • ‘슬슬’ 피하던 진술이 ‘술술’…전자조사 성과

    ‘슬슬’ 피하던 진술이 ‘술술’…전자조사 성과

    검찰이 서울남부지검 등에서 시범 실시 중인 ‘전자조사’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자조사는 카메라로 조사의 전 과정을 녹화해 CD에 저장,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수백 쪽에서 수천 쪽에 이르는 피의자신문조서 등 수사기록은 사라지고 피의자 진술의 증명력은 높아지게 된다. 피해자의 인권보장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조사시간 크게 단축 서울남부지검이 80여일 동안 전자조사실과 검사신문실, 여성·아동 전용조사실을 운용한 결과 조사시간은 5∼7배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2∼3시간 걸리던 것이 20분 안팎으로 줄어든 것은 문답 형식의 조서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대검 과학수사과 김종률 과장은 “두 사람의 대화를 한 명이 글로 옮기면 대화시간의 5배, 제3자가 기록하면 7배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A(24)씨는 술을 마시고 일부러 오락실 유리창을 깨뜨려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의 진술조서에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고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전자조사실에서 A씨는 “유리창이 깨졌지만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진술은 9분 만에 끝났다. ●피의자 조사 충분하고 효과 높아 탈북자 B(42)씨는 생활고를 비관해 휘발유를 담은 자동차로 국회 본관을 돌진, 자살을 시도했다. 검사신문실에서 그는 남한에서 받은 차별과 건강악화 등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았다. 검사는 말을 끊지 않고 B씨의 하소연을 들어줬다. 문답조서를 작성하지 않아 가능했다.22분 후 그는 속시원하다며 고맙다고 했다. 검찰은 B씨가 곧 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을 홀로 키우는 사실도 감안해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D(61)씨는 사우나 여성수면실에서 잠을 자던 C(30·여)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붙잡혔다.D씨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자 C씨가 대질을 요구했다. 전자조사실에서 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C씨는 당시 상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추궁했다. 피의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당황했다.D씨는 녹화됐음을 깨닫자 35분 만에 범행을 자백했다. 남부지검 이종대 부부장검사는 “조서작성의 부담이 없어져 피의자 진술을 충분히 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묻는 말에만 답하세요.’라는 강압적 신문 방식이 사라진 것이다. 피의자나 피해자도 수사과정에서 할 말을 다하자 불만이 줄었다. ●욕설·비방도 사라졌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욕설과 비방도 크게 줄었다. 종업원 E(32)씨는 임금과 퇴직금 8800여만원을 주지 않았다며 사장 F(55)씨를 고소했다. 일반 검사실에서 사장은 “중고차 6대와 외상대금 5000만원을 대신 받기로 합의했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검사는 양측 동의를 얻어 전자신문실로 자리를 옮겼다.F씨는 태도를 바꿔 점잖게 말했다. ●법정 진술 부인 한 건도 없어 전자조사실 4실을 갖춘 서울남부지검은 2월 말까지 모두 234건을 이곳에서 처리했다. 이 가운데 피의자가 재판에서 말을 바꾼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신속한 처리가 요구되는 구속사건의 경우 40%를 전자조사실에서 처리하고 있다. 피의자가 녹음·녹화에 동의하면 수사관은 전자조사실로 들어간다. 피의자의 진술은 녹화되고 수사관은 의문점이 있을 때만 질문한다. 조사가 끝나면 곧바로 녹음·녹화내용을 CD 2장에 저장한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서울남부지검 말고도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수원지검에 녹화·녹음 시스템을 갖춘 전자조사실 등을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대검은 올 상반기에 지방검찰청에 조사실 30∼40개를 설치하고, 녹음·녹화장비 120세트를 보급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나라 원내 사령탑 강재섭 “두나라 막자” 안정 선택

    한나라 원내 사령탑 강재섭 “두나라 막자” 안정 선택

    ‘이미지보다 안정을….’ 한나라당 의원 과반이 11일 새 원내대표로 강재섭 의원을 선택했다.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없어 결선투표를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강 의원에게 표가 몰린 것은 대부분 의원들이 내부 갈등을 추스르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친박(親朴)’에 가까운 강 원내대표를 선택해 박 대표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 투영된 셈이다. ‘한나라당=영남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의원들의 표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그보단 당의 조기 안정이 더 급선무라는 판단이 대세를 장악한 것으로 여겨진다. 강 신임 원내대표는 박 대표와 같이 대구·경북 출신이고 김무성 사무총장은 부산 출신으로 당 지도부가 모두 영남출신이다. ●당 안정화 수순 박차 속 내분 수습 등 과제 산적 강 원내대표가 선출됨으로써 당 지도부는 당 안정화 작업에 속도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15일 박근혜 대표의 미국 방문 이전에 공석 중인 정책위의장을 임명하고 6명의 정조위원장들과 원내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또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 등 임명직 당직자들은 이날 박 대표에게 일괄사퇴서를 제출했다. 박대표와 강 원내대표로 구성된 ‘투톱체제’는 이들의 재신임을 묻는 수순을 거쳐 당 내분을 수습하고 정상화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강 원내대표가 떠안을 짐도 만만치 않다. 먼저 행정도시특별법 무효화 투쟁을 벌이면서 장외로 나설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수투위) 의원들과 지도부간의 갈등을 푸는 게 ‘발등의 불’이다. 수투위 주축인 이재오·김문수·박계동·배일도 의원은 이날 투표에 불참한 것은 내부 불화를 방증한다. 강 원내대표는 “수투위 의원들의 입장도 애당심의 발로라고 보고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도시법 무효화를 주장하면 정책위의장직과 의원직을 사퇴한 박세일 의원과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전재희 의원 등 ‘뜨거운 감자’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3대 쟁점법안부터 대여 협상력 시험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등 3대 쟁점법안도 강 원내대표에겐 난제다. 강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정견발표회에서 “국민을 먹여살리는 것과 맞지 않는다.”면서 “해당 상임위와 논의해 고수할 것과 양보할 수 있는 것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이 굳이 처리하자면 못할 것도 없다.”면서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협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일단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5선의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연륜을 가진 분으로서 여야의 협력적 관계에 많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치열한 정견 발표회 이날 오전 소속 의원 101명이 참가한 의원총회에서 강 의원과 권철현·맹형규 의원 등 세 후보는 저마다 ‘적격’임을 내세우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상대 후보에 대한 질문에선 ‘과거 인물’ 등 은근히 상대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부각시키기도 하고 ‘결선투표 연대설’ 등을 추궁하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김충환·김희선의원 영장방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10일 불법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과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법리검토 등을 거쳐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2년 민주당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과정에서 기업인 송모씨로부터 2억여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 의원을 이날 오후 두번째 소환,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김 의원은 귀가하면서 “대질조사를 통해 송씨에게 따져보려고 했지만 조사가 원하는 대로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9일 출두해 이날 새벽까지 조사받다 귀가한 뒤 오전 10시에 다시 검찰청사에 나온 한나라당 김 의원은 “검찰이 신빙성 없는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2003∼2004년 강동시영아파트 재개발사업과 관련, 철거업체인 S산업 대표 상모씨로부터 공사수주 등 청탁 명목으로 1억여원을 받았는지 캐물었다. 특히 김 의원이 구청장 퇴직 이후 17대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씨한테서 불법 자금을 받았는지 집중 추궁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딸을 납치하다니

    |상파울루 연합|도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친딸을 대상으로 납치극을 벌인 아버지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페르남부코 주 헤시피 시에 사는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데 카스트로 두아르테 필료(34)는 지난달 15일 무장강도들에게 자동차를 빼앗기고 3살난 딸을 납치당한 것처럼 꾸민 뒤 딸을 풀어주는 대가로 범인들에게 주어야 한다며 자신의 가족들로부터 6만달러를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두아르테 필료의 딸은 7시간 동안 인근 지역의 한 가정집에 갇혀 있었다. 가족들은 즉시 두아르테 필료를 통해 범인들에게 돈을 건네주고 딸을 찾았으며, 사건 발생 10일 후인 지난달 25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두아르테 필료로부터 자신이 직접 범인들과 만나 딸의 석방을 위해 협상을 벌였으며 돈을 전달했다는 말을 듣고 그의 행적을 조사한 끝에 도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납치극을 꾸몄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 1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두아르테 필료의 진술과 행적을 수상하게 여겨 계속 추궁한 결과 자신이 납치극을 꾸몄으며, 가족들에게 받아낸 돈 가운데 2만달러를 납치극에 가담한 범인들에게 주고 나머지는 도박장과 술집 등에서 써버렸다고 자백했다.”고 발표했다.
  • [세상에 이런일이]딸이 납치되다니

    남자친구와 늦은 밤까지 놀다 귀가한 여고생이 부모의 꾸중이 무서워 납치당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3일 오전 2시쯤 전남 여수경찰서에는 최모(48·여수시 중앙동)씨로부터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15)이 6시간 동안 50대 초반의 남자에게 납치됐다가 도망쳐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직근무를 하던 경찰관 5명이 곧바로 최씨의 집과 납치사건이 있었다는 돌산읍으로 긴급 출동했다. 납치를 당했다던 최씨의 딸은 “2일 오후 8시쯤부터 50대 초반의 남자에게 승용차로 납치됐다.”면서 “여기저기 끌려 다니다 빈 집에 들어갔고 남자가 잠자는 틈을 이용해 도망쳐 나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최양의 진술이 자꾸 바뀌고 앞뒤가 맞지 않자 경찰은 최양을 추궁했고, 결국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서울에 사는 30대 주부가 남편과 다툰 뒤 승용차로 혼자 여수에 내려왔다가 집에 할 말이 없자 ‘슈퍼마켓 점원에게 납치당했다.’는 쪽지를 남겨 골탕을 먹었다.”면서 “허위신고는 경범죄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열린세상] 한승조,지만원,조갑제씨/정해구 성공회대 한국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한승조,지만원,조갑제씨/정해구 성공회대 한국정치학 교수

    일본 산케이신문의 자매지인 월간지 ‘정론’4월호에 게재된 한승조 고려대 전 명예교수의 글이 우리 사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공산주의 좌파 사상에 기인한 친일파 단죄의 어리석음: 한일합병을 재평가하자’라는 글이 그것이다. 군사평론가 지만원씨는 ‘한승조 교수에 돌 던지지 마라’라는 글로, 월간조선 대표 조갑제씨는 ‘친북이 친일보다 더 악질적인 이유는 이렇다’라는 글로 한승조씨의 주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친일 옹호 논리는 일련의 공통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논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한승조씨는 당시의 국제정세로 보았을 때 조선이 러시아에 합병된 것보다 일본에 합병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조선이 러시아에 합병되었을 경우, 수많은 사람들(1000만명 이상?)이 시베리아 강제 이주 등으로 학살되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역사의 가정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전제로 추론하고 있는 결과는 거의 어거지에 가깝다는 점에서 상식의 도를 넘고 있다. 둘째, 한승조씨와 지만원씨는 일제의 식민지배 때문에 한국이 발전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승조씨는 그 근거로 한국의 민족문화가 일제 통치기간을 거치면서 더욱 발전했으며, 일본에 대한 경쟁의식 때문에 한국이 빨리 발전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만원씨는 일본의 선진화된 과학기술과 지식과 절제로 훈련된 정신은 잠자던 조선인들에게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제의 식민지배 때문에 우리의 민족문화가 발전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한 일제의 식민지배 때문에 우리에게는 일본에 대한 경쟁의식이 생겼고, 일본의 선진적인 기술과 정신이 우리에게 자극을 주었다는 주장은 부분적으로는 맞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한국이 발전했고 따라서 일제의 식민지배는 바람직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극히 부분적인 이유를 들어 전체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일제 식민지배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셋째, 한승조씨는 ‘덜 돼먹은’ 사람이나 국민은 자기 자신의 책임은 숨기고 남의 책임을 추궁하며 과거에 집착하는 반면 ‘훌륭한’ 사람은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만원씨 역시 ‘못난 민족’의 모함-모략행위부터 반성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덜 돼먹은’ 사람과 국민, 그리고 ‘못난 민족’은 바로 한국 사람과 한국민, 그리고 특히 한국의 좌파를 지칭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우리 또는 우리 민족에 대한 일종의 ‘극단적인 비관주의’다. 즉 우리 민족과 우리는 못났고 따라서 식민지배는 당연한 것이고 식민지배를 받더라도 잘난 민족, 잘난 사람들을 따라 배워야 하는 것이 현실이 아니었느냐는 사고다. 그러나 역사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역경에 처할 때도 있다. 그것을 자기 비하의 민족성 탓으로 돌리는 것은 사태를 호도할 뿐만 아니라 극히 왜곡시킨다. 넷째, 한승조씨는 친일파 단죄는 좌파 논리이며, 현재 좌파정부인 노무현정부는 정략적인 의도에서 친일파 청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종군위안부문제를 과장되게 내세우는 것은 수준 이하의 좌파적 심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한편 조갑제씨는 친북이 친일보다 더 악질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논리도 말이 되지 않는다. 친일파 진상규명 등 과거사 청산 작업은 과거의 잘못을 규명함으로써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과거에 대한 성찰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부가 좌파정부라는 주장의 맹점은 좌파와 민주주의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종군위안부문제는 그 문제제기의 유치함 때문에 거론할 필요도 없겠다. 이상의 논의와 관련하여, 왜 우리 사회의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들은 문제점 투성이의 논리로 친일 옹호의 커밍아웃에 나섰을까? 거기에는 민주화의 진전을 좌파 지배로 보는 강박관념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좌파’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그들의 ‘상상’ 속에 있다. 정해구 성공회대 한국정치학 교수
  • 체첸반군 “러 전역서 저항 개시”

    샤밀 바사예프와 함께 대표적인 체첸반군 지도자로 손꼽혀온 아슬란 마스하도프(53)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도 그로즈니 북쪽 톨스토이 유르트 지역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협상을 통한 자치권 확대를 주장해온 마스하도프가 사망함에 따라 반군내 강경파가 득세, 수천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10년간의 체첸 전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런던에 머물고 있는 마스하도프의 대리인 아흐메드 자카예프도 “러 전역에서 체첸인의 저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일랴 샤발킨 북카프카스 러시아군 대변인은 이날 “연방보안국(FSB) 부대의 특별작전을 통해 마스하도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NTV는 유혈이 낭자한 시멘트 바닥에 웃옷이 벗겨진 채 널브러져 있는 마스하도프 시신을 그대로 방영했다.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FSB와 러 내무부는 최근 체포한 반군 포로들로부터 마스하도프가 친척 집에 은신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집을 기습, 주인을 추궁한 결과 지하벙커에 그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투항 여부를 놓고 1시간 동안 언쟁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이 총기를 오발하는 바람에 마스하도프가 숨졌다는 것이다. 친러 성향의 람잔 카디로프 체첸 부총리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FSB는 생포하려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해 이같은 보도를 뒷받침했다.NTV는 공격 직전 이들이 바사예프 등의 지시로 체첸정부 건물을 테러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마스하도프의 비극적인 최후는 체첸의 한 많은 역사를 압축한다. 그를 포함, 지난 1991년 독립 선언 이후 지금까지 체첸에서 대통령을 역임한 5명 중 4명이 타살됐다. 91년 일방적으로 잉구셰티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체첸은 94년부터 3년간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대가를 치렀다.96년 러시아군이 철수하자 반군을 이끌었던 마스하도프는 이듬해 1월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완전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으로부터 ‘러시아 앞잡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고 결국 2년 뒤 권좌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반군 지도자로 돌아온 그는 러시아군이 재침공하자 99년 바사예프와 손잡고 다게스탄공화국을 침공, 이슬람 공화국 건설을 시도한다는 비난을 샀다. 체첸 주민의 다수는 수니파 무슬림이다. 그러나 바사예프가 그해 200명 이상을 희생시킨 러시아 아파트 폭파테러 등을 주도하자 또다시 갈라섰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330명이 희생된 북오세티야 베슬란 학교 인질극을 마스하도프가 주도했다고 보고 10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마스하도프는 지난 한달 동안 러시아에 대한 공격 중단을 선언하고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현안 대화를 요구했으나 푸틴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하튼 무장세력의 군사위원회를 책임지며 반군내 유일한 평화 주창자였던 그의 공백으로 ‘폭력의 악순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국세청장 후보 인사청문회

    국세청장 후보 인사청문회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9일 정부 사정기관의 ‘빅 4’ 중 하나로 꼽히는 이주성 국세청장 후보자를 상대로 인사청문회를 열어 직계 존·비속의 재산상황과 병역문제에 대해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그러나 청문회는 이 후보자의 해명에 의원들이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 등 큰 쟁점을 만들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평가다. 재경위는 10일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의견을 국회의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내년부터 언론사별로 신고가 들어오면 전산분석을 거쳐서 성실도를 분석한 뒤 시차를 두고 하겠다.”고 밝혀, 빠르면 내년부터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원들 반론 제기 소극적 그는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후보가 언론사도 일반기업처럼 5∼7년마다 세무조사하면 성실과세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지 않느냐. 지난 2001년에 이어 언론사의 세무조사 실시할 것이냐.”고 따지자,“언론사도 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의 객관성과 공정성 차원에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치적 외압을 버텨나갈 수 있겠느냐며 거듭 소신을 묻자 “저는 개인적 영달을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고, 국세청장이 제 마지막 자리”라는 답변을 여러차례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자의 장남이 만 14세로 미성년자였던 지난 96년 외조모로부터 서울 개포동의 아파트를 넘겨받은 이유와 증여 이후 편법행위가 주요 관심사였다. 이 아파트는 지난 99년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현재 기준시가는 5억 여원에 달하고, 시가는 6억 8000여만원에 이른다. 그는 “결혼 후 장모를 상당기간 모셨기 때문에 외손자에게 배려를 한 것 같다.”고 말했고,“증여세 388만원은 집사람이 대납했지만, 기초공제 미달액이기 때문에 증여세 대납에 대한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장남 아파트 증여·병역 논란 이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압구정동의 57평 아파트를 국세청 기준시가보다 1억원 가까이 낮은 가격에 판매한 경위를 추궁하자,“그때는 시세가 10억∼11억원 정도 했고, 집이 저층이라서 6개월 동안 집보러 오는 사람도 없었다.”며 “집사람이 팔아야 한다고 해서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이 후보자는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장남이 전공인 경영학과 다른 분야인 병역특례업체에서 대체복무 중인 이유에 대해서도 “정보처리능력이 뛰어나고 컴퓨터 언어인 자바(취급실력)도 월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로그램 개발에 필수적인 영어도 잘하기 때문에 여러 군데에서 제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아들이 아버지를… 아버지가 가족을… 무너지는 가정

    ■ 명문대 출신 20대, 아버지 살해청부 어머니와 짜고 인터넷 청부용역카페에 아버지의 살해를 의뢰한 유명 사립대 출신의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범행을 공모한 어머니가 이미 숨져 살해 동기 등 사건의 전모는 의문을 남긴 채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교통사고보다 폭탄이 확실” 가족이 더 적극적 서울 수서경찰서는 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청부용역카페에 사제폭탄으로 유명대학 교수인 아버지(52)를 살해해달라고 부탁한 김모(25)씨를 존속살해 예비·음모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이미 구속된 ‘제거전문킬러’라는 카페 운영자 김모(29)씨에게 “계획이 성공하면 장례식이 끝난 뒤 3일 안에 1억원을 주겠다.”며 아버지 살해를 제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은 지방에서 따로 생활하는 남편 모르게 신용카드 과다사용 등으로 진 빚 8000만원으로 고민하던 어머니 박모(50)씨가 아들에게 먼저 제의했다. 이들은 강의가 있는 주중에 김 교수가 머무르는 대학 숙소의 주소와 출퇴근 경로, 주차위치 등을 카페 운영자에게 넘겨준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어머니가 ‘아버지가 죽으면 나오는 보험금 등 2억원 가운데 1억원은 빚을 갚고,1억원은 사례비로 주자. 아버지가 없으면 우리 둘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했다.”면서 “평소 자식이 아니라 제자를 대하는 듯한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고, 어머니가 불쌍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이전에도 다단계로 1억 3000여만원의 빚을 져 변제과정에서 남편과 불화를 겪었다.”고 전했다. ●‘킬러’검거로 덜미…어머니는 스스로 목숨 끊어 이들의 범행은 지난달 24일 카페운영자 김씨가 다른 범행으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들통났다. 경찰은 김씨의 은행 계좌 입금내역을 확인한 뒤 곧바로 이들 모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어머니가 빚 독촉을 받고 있었고, 나 역시 지난해 12월 대전 유성 터미널에서 머리에 둔기를 맞고 납치됐다.”고 거짓 진술했다. 경찰은 “납치 시점 등에 대해 모자의 진술이 엇갈렸고, 김씨의 머리에도 둔기에 얻어맞은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카페운영자와 아들이 통화한 내역이 확인되자 아들을 추궁했다. 카페운영자의 소지품에서는 아들과 아버지의 주소, 휴대전화번호 등이 나왔다. 어머니 박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8일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반항하거나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내 아들과 아내가 그랬을리 없으며, 강압수사로 허위 자백했다.”고 서울 동부지법에 탄원서를 냈다. ●“나도 죽여달라?”의문점 남아 사건은 모자가 짜고 아버지를 죽이려 한 ‘인면수심 살인극’으로 일단 결론이 났지만, 핵심 열쇠를 쥔 박씨가 숨지는 바람에 수사는 김씨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 먼저 박씨가 처음 범행을 의뢰할 때 제3자를 가장,“김씨 부부를 죽여달라.”고 자신의 살해까지 청부한 것으로 드러나 궁금증을 낳고 있다. 아들의 진술대로 돈을 노린 범행이라면 박씨가 자신도 죽여달라고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김 교수가 평소 “내가 죽으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해왔으며, 김 교수가 사망했을 때 보험금도 1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등도 단순히 돈만을 염두에 둔 범행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추론을 뒷받침한다. 이메일 내역을 모두 삭제할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하려 한 이들 모자가 경찰에서 허술하게 둘러대다 덜미가 잡힌 부분도 석연치 않다. 엄격한 아버지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살인계획에 동참했다는 아들의 행동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목적으로 단독범행을 저지른 아들이 숨진 어머니에게 혐의를 미뤘거나 제3자가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목숨을 끊기 직전 남편에게 ‘미안하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지만, 어머니의 이메일 아이디를 알고 있는 아들이 위장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단독범행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실직가장, 아내·아들 죽이고 딸은 중태 사업에 실패한 뒤 실직자로 지내던 30대 가장이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와 11살짜리 아들을 살해하고,9살짜리 딸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태에 빠뜨렸다.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후 10시쯤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모 아파트에서 최모(39·무직)씨는 아내 김모(33)씨가 “취직은 않고 술만 마신다.”며 이혼을 요구하자 말다툼을 벌이던 중 흉기로 김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잠자고 있던 아들을 목졸라 숨지게 했다. 최씨는 이어 딸에게도 목을 조르고 흉기로 수차례 찔러 중상을 입혔다. 딸은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찰조사 결과 최씨는 지난 93년 모 자동차회사에서 퇴직한 뒤 식당과 비디오가게 등을 운영하다 장사가 안돼 그만두고,3년여 전부터 일정한 직업 없이 지내오다 미장원을 하며 생계를 꾸려오던 아내와 부부싸움이 잦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내가 먹고 살기 힘들다며 자주 이혼을 해 달라고 하기에 술김에 순간적으로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7일 최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日식민지배는 축복” 한국지식인의 망언

    “日식민지배는 축복” 한국지식인의 망언

    |도쿄 이춘규특파원|한승조(75) 고려대 명예교수가 일본의 극우 성향 잡지 기고문을 통해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는 오히려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원망하기보다는 축복해야 하며 일본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물의를 빚고 있다. 한 교수는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 자매지인 월간 ‘정론(正論)’ 4월호에 기고한 ‘공산주의ㆍ좌파 사상에 기인한 친일파 단죄의 어리석음, 한일병합을 재평가하자’는 글에서 “당시 국제정세와 열강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면 한국이 러시아에 점거ㆍ병탄(倂呑)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음을 알 수 있다.”며 일제가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식민 통치를 받은 것을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하는 이유의 하나는 양국의 인종적 또는 문화적인 뿌리가 같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한국의 민족문화가 일제 통치를 거쳐 더욱 성장하고 발전, 강화됐다.”며 “역사나 어학, 문학 등 한국학 연구의 기초를 세워준 것도 일본인 학자와 그들의 제자 한국인이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의견에 대해 흥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여 객관성을 중시하는 것이 정당한 학문의 자세”라며 “일제가 한글 교육을 폐지하고 국어 사용과 연구를 금지했다고 하지만 2차대전이 끝난 후 한국어 문학이 큰 손실을 입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견줘 “러시아나 미국, 영국 등의 지배를 받았더라면 문화적 뿌리가 너무 달라 민족문화 성장과 심화에 별로 기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한국의 좌파 세력이 적대시하는 대상은 기득권층인 보수세력이다. 그들 대부분은 일제 치하에서 항일 독립운동보다는 크든 작든 일본에 협력한 자들이었다.”며 “이들을 모두 친일파로 추궁해 정치적으로 무능화시키고 좌파 세력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려는 것이 ‘일제 강점하 반민족 행위 진상 규명에 관한 특별법’의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성(性)도 혁명의 무기로 활용하자는 말이 있다.”면서 “전쟁 중 여성을 군인의 성적 위안물로 삼는 것은 일본만이 아니며, 그것도 일시적이고 예외적 현상이었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기고문이 보도된 후 “일본의 식민지배로 오히려 민족의식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며 소신에 따라 쓴 것임을 거듭 밝혔다.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은퇴했으며 현재 ‘자유시민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taein@seoul.co.kr
  • 김희선의원 채무탕감 경위 추궁

    김희선의원 채무탕감 경위 추궁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3일 김 의원을 소환,2002년 지방선거 당시 동대문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던 인사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날 오후 검찰청사에 출두한 김 의원은 “지구당 사정이 어려워 차용한 것을 검찰이 오해한 것 같다. 검찰에서 과학적·객관적·사실적으로 결백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11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온 사업가 송모(60)씨한테서 1억 9000만원을 어떤 명목으로 받았는지 캐물었다. 특히 이중 1억원을 처음에는 차용증을 써주고 빌린 뒤 구청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 차용증을 돌려받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채무를 탕감받은 이유를 추궁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송씨 외에 당시 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유모씨, 김 의원의 전 보좌관 서모(현 청와대 4급 행정관)씨 등에 대한 조사에서 김 의원의 혐의 입증에 필요한 정황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의원이 동대문갑 지구당위원장으로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배임수재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자정을 넘긴 뒤 김 의원을 일단 귀가시켰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에 소환할 예정이던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에게는 오는 9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2일 김 의원 부인에 대한 조사에서 일부 해명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김 의원 쪽에서 소환 연기를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나오면 지난해 8월 재건축아파트 철거업체 대표인 상모(구속)씨로부터 김 의원 부인이 1200만원을 받았다가 20여일이 지나 돌려준 경위와 상씨한테서 강동구청장 재직때 수천만원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수능부정 방지, 감독교사에 달렸다

    교육부가 그제 발표한 ‘수능 부정행위 방지 종합대책’ 시안을 보면 갖가지 부정행위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된다. 부정을 저지른 수험생의 응시 기회를 1∼2년 박탈하고, 몸 수색·본인 확인을 거부하면 부정행위로 간주하며, 휴대용 금속·전파탐지기를 활용하는 등의 대책은 나름대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종합대책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빠져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시험장 감독교사의 책임에 관한 부분이다. 부정행위를 막고자 첨단기기를 동원하고 처벌을 강화하더라도, 현장에서 감독·관리 책임을 맡은 교사가 제몫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지난번 휴대전화를 이용한 조직적인 부정행위로 모두 365명이 수능 무효 처분을 받았지만 현장에서 감독교사에게 적발된 사례는 2건밖에 없었다. 당시에도 시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규정·절차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결국 시험 부정 방지는 규정과 기기의 보완에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현장에서 감독을 맡을 교사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지난번 대규모 수능 부정이 밝혀진 뒤 교사들은 다양한 변명과 참회의 말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시험 부정을 묵인·방관한 것은 교육자로서 도리가 아니다. 많은 정직한 학생들이 도리어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할 텐가. 아울러 대규모 수능 부정이 적발된 뒤에도 감독교사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전혀 없었다. 시험 감독 결과에 대해 교사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는 제도를 마련해야만 ‘수능부정 방지 대책’은 완결될 수 있을 것이다.
  • 김희선의원 ‘배임수재’ 적용 검토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김 의원에게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건네받은 금품을 사적 경비로 사용했을 경우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임수재죄는 법정형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치자금법보다 높다. 검찰은 김 의원을 이번 주중 소환해 김 의원이 2002년 민주당 동대문 갑구 지구당위원장으로서 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선 송모씨로부터 후보 추천과 관련해 청탁과 금품을 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당시 경선에서 김 의원이 지지했던 송씨에게 유리하도록 선거인단이 구성됐다는 불공정 시비가 일었던 점 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김 의원 외에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 민주당 전 의원 김모씨 등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계와 체육계 고위 인사들을 이번주 중 모두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법원이 변화한다-공판중심주의 2년] ‘후다닥 판결’ 사라져…무죄율 2년새 2배

    [법원이 변화한다-공판중심주의 2년] ‘후다닥 판결’ 사라져…무죄율 2년새 2배

    재판이 달라졌다.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 증인이 피고인과 사건을 놓고 유·무죄 공방을 벌이는 공판중심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03년 수사기록에 의존하지 않고 법정 진술과 심리를 중시하는 이 제도를 천명, 재판의 개선을 유도해 왔다. 판사가 수사기록을 집무실에서 읽고 유·무죄를 판단하던 관행은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그 결과 무죄율이 높아지고 구속률은 감소하고 있다. 공판중심주의의 도입에 따라 변화한 법정의 모습을 살펴본다. ■ 달라진 법정 르포 대학병원 의사 A(63)씨는 1999년 2000만원을 받고 허위 진단서를 끊어준 혐의로 기소됐다. 진단서를 받은 사람은 수감 중인 한보그룹 정태수 전회장이다.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정씨의 아들 보근씨가 비서를 통해 돈을 건넸다고 판단했다. 보근씨와 비서는 그랬다고 자백했다. 지난해 3월2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재판장:피고인,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피고인:정 회장과 친분을 나눴지만 맹세코 뇌물을 받지 않았습니다. 변호인:비서와 보근씨의 검찰조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증인으로 세워주십시오. 재판장:그렇게 하겠습니다. 같은 해 4월28일 오후 2시40분 같은 법정. 비서가 증인석에 앉았다. 검사:증인은 검찰에서 A씨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말했지요. 증인:네, 그렇습니다. 변호인:A씨에게 어떻게 돈을 전달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증인:사실, 기억나지 않습니다. 검찰에서도 그렇게 말했는데 수사관이 수첩에 적은 메모 ‘병원비 2000만원(A의사)’을 들이대며 추궁하는 바람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변호인:그럼, 허위진술을 했다는 건가요. 증인:그렇습니다. 정보근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변호인:증인은 비서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시켰나요. 증인:사실, 시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돈을 주지 않았다고 사실대로 말했는데, 수사관이 자꾸 부인하면 병중인 아버지를 긴급체포할 것 같아서, 인정했습니다. 수사관이 비서가 시인했다고 다그쳤습니다. 이렇게 재판은 6차례나 계속됐다. 같은 해 7월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최완주)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서보다 법정 진술이 더 신뢰할 만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판중심주의가 아닐 때는 어떠했을까. 검사는 피고인에게 ‘예’,‘아니오’라고 짧게 답하라고 다그친다. 변호인이 “검찰조서가 피고인이 말한 것과 다르다.”고 반박해도 판사는 “조서에 서명·날인했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한다.”고 한다. 정신이 없어 조서를 제대로 못 읽었다고 해도 무시된다. 증인에게도 조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만 짧게 묻고 돌려보낸다. 판사는 그래놓고는 집무실에서 수사기록을 읽어보고 유·무죄를 판단한다. 필요하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한다. 따라서 재판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공판중심주의 시행 전후의 모습은 이렇게 다르다. 외국 영화처럼 검사와 변호인이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을 이제 우리 법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경우 1심에서만 법정심리가 14차례 열렸다. 증인만 15명이 나왔다. 오후 2시에 시작된 공판은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으로 밤 10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공판중심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형사재판부가 많아야 한다. 대법원은 2002년 157개에서 지난해 220개로 40% 늘렸다. 주 1회 열던 공판도 2회로 바뀌었다. 다툼이 심한 사건을 따로 심리하는 특별기일도 생겨 재판부마다 일주일에 세차례 재판을 열고 있다. 피고인이 충분히 변론하도록 재판시간도 여유있게 잡는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심리받을 시간이 3∼4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인신문도 충실해졌다. 조서가 제대로 쓰였는지만 묻지 않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증인 3∼4명을 한꺼번에 불러 대질신문도 한다. 다툼이 없는 사건에서도 형량을 정하는데 참고하려고 증인을 부른다. 공판이 강화되자 무죄율이 높아졌다.1심의 경우 2002년까지 1100∼1300건(0.6∼0.7%)에 머물던 전국 법원의 무죄건수가 지난해는 2469건(1.03%)으로 늘었다. 특히 다툼이 심한 사건에서 무죄가 잇따랐다. 월드컵 휘장 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김용집 전 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국장, 김재기 전 관광협회장 등이 무죄로 풀려났다. 박광태 광주시장, 한나라당 강삼재 전 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판사들은 “피고인에게 방어권을 보장하니까 수사기관에서 드러나지 않던 반대사실이 나타나 무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불구속 재판원칙도 강조해 구속영장 발부율도 낮아졌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2002년 82.6%이던 발부율이 지난해는 73.8%로 크게 줄었다. 정은주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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