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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진, 국립발레단 이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이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46)씨가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31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후임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인 강씨를 내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문체부는 “강씨의 세계적인 무대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국립발레단의 변화와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한편 대한민국 발레 수준이 크게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씨도 “고국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기쁘다”며 “대한민국 발레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강씨는 자신이 수석무용수로 있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의 활동 등을 마무리한 뒤 조만간 귀국해 임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986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만 18세의 나이로 최연소 입단한 강씨는 지금까지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9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에 선정됐고 2007년 최고 장인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독일 ‘캄머탠저린’(궁정무용가) 칭호를 받았다. 그는 국립발레단장직을 수행하며 무용수로서의 모습도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조건과 스케줄 조정 등을 통해 이미 예정된 내년, 내후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과의 내한 공연 일정 등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용계에서는 강씨의 고국행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그가 세계무대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 인적 네트워크 등을 한국 발레계가 흡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그가 10대 이후 해외에서 주로 활동한 만큼 국내 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변방의 한국 발레에 르네상스 안긴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떠난다

    변방의 한국 발레에 르네상스 안긴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떠난다

    “늘 사표를 지니고 있었어요.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매일 품었으니 더 과감하게 몰아붙일 수 있었던 거죠.” 국립발레단에서의 시간을 돌아보는 최태지(54) 단장의 시선이 깊어졌다. 수많은 결단의 순간에 용기를 내기 위해 늘 사표를 품고 있었다는 최 단장. 그가 12년간 이끌어온 발레단을 이달 말 떠난다. 그의 단장 시절은 1996~2001년의 1기, 2008년부터 올해 말의 2기로 나뉜다. 최 단장은 문화의 변방에 밀쳐져 있던 한국 발레를 무대중심으로 옮겨놓으며 국립발레단의 51년 역사를 바꿔놓았다. 스타 마케팅, 해설이 있는 발레 등으로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연봉제, 수당제 등으로 무용수들의 처우를 개선했고 기량까지 끌어올렸다. 콧대 세기로 유명한 러시아 볼쇼이 예술감독 유리 그리가로비치와 프랑스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등 세계적 안무가들의 작품을 가져와 레퍼토리로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이런 노력으로 그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던 2008년 67%였던 유료 관객 점유율은 지난해 91%를 찍었다. 같은 기간 공연 횟수는 72회에서 116회, 관객 수는 8만 8240명에서 11만 1814명으로 늘어났다. 퇴임을 앞두고 최 단장은 서른 일곱의 나이에 덜컥 수장 자리에 올랐던 17년 전을 떠올렸다. “무용수들은 몸으로 말하는 사람인 데다 한국말을 잘 못한다는 핸디캡까지 있어 입술을 꽉 깨물고 악으로 버티던 시절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만 몰두했던 6년이었어요.” 그렇게 버텼지만 2001년 중국 상하이 공연을 어렵게 성사시키고 돌아온 직후 그는 물러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의지와 상관없이 자리에서 밀려났을 때 최 단장은 “마음 속에 품고 있던 풍선이 날아가버린 느낌이었다”고 했다. 상실감이 밀려들었다. “그제서야 발레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2008년. 다시 돌아온 최태지 단장은 독해졌다. 2000년 발레단이 재단법인으로 독립하며 예산, 대관 등 책임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커튼콜 때도 무대 인사를 나가지 않았다. 관객들이 공연에 대해 뭐라고 평가하는지 객석에서 마지막까지 엿듣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는 제가 손들어서 왔어요. 단장이 되자마자 제가 무용수였다는 걸 다 던졌습니다. 자존심을 내세울 여유조차 없었죠. ‘어떻게 하면 한 명의 관객이라도 더 끌어올까’ 하고 무용계 인사들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더 많이 만났어요. 어떻게 마케팅을 할지 경영 마인드에 더 골몰한 거죠.” 그의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행정가로서의 수완으로 국립발레단은 르네상스를 맞았다. 하지만 주변의 시샘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때문에 그는 “숙원사업이던 발레학교를 세우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은 있지만, 숙제로 남겨둘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발레단이 규모도 커지고 수준도 높아지고 관객들의 사랑까지 받게 되니 ‘최태지가 하는 일만 잘되느냐’는 시샘을 받게 됐어요. 그래서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건 아닌가’ ‘발레 학교도 오히려 내가 손을 떼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르렀죠. 제가 테이프를 끊었지만 이젠 무용계 전체가 힘써주실 일입니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981년 일본 발레협회에서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문화청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신청했을 때 그는 일본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탈락되면서 정체성의 위기를 맞았다. 2004~2007년 전통공연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정동극장장 시절 ‘물 속 기름’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을 때도 휘청거렸다. 7개월 전에는 남편을 먼저 앞세우며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다. “사고 뒤 한달 반이 지나 다시 일터로 돌아왔는데 단원들의 얼굴을 마주하기도 힘들었고 제 자신이 불쌍하게 여겨져 마냥 울고만 싶었어요. 하지만 우연히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그 집 마당에서 큰 거북이 등 위로 작은 거북이가 기어올라가는 장면을 봤습니다. 완전히 ‘블랙아웃’되어 있던 상태였는데 그걸 보는 순간 정신이 들었죠. ‘내게 아이 둘이 있구나, 자식 같은 단원들이 있구나, 앞으로 나아가야 되는구나’ 깨달았어요.” 결혼하면서, 딸 둘을 낳으면서 끊임없이 발레로부터 도망가려 했다는 최 단장은 “초등학교 때 발레 선생님이 제게 ‘발레의 신이 너를 사랑하게 되면, 네가 암만 도망가려 해도 그 자리로 돌아오게 될 거야’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실현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그는 2일 전국 투어에 들어가는 ‘호두까기 인형’을 마지막으로 발레단을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다음 미션은 무엇일까. “확실하진 않지만 이제 무슨무슨 기관장은 정말 안 하고 싶어요. 슈트 빼입고 프레젠테이션 하는 일도 그만하고 싶고요. 발레를 배우고 싶은 아이가 있다면 가르쳐주고 누군가의 손을 진심으로 잡아줄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 350년 저력에 감동”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 350년 저력에 감동”

    루이 14세의 유산인 350년 전통의 프랑스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 150여명의 단원과 1500여명의 스태프를 거느린 이 거대한 ‘예술의 성채’가 영화로 기록됐다. 다큐멘터리의 거장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의 ‘라 당스’(22일 개봉)다. 2008년 9개월에 걸친 영화 촬영 당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 발레단에서 동양인 최초의 솔리스트로 활약 중이었다. 김 교수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정영재씨 등 영화를 미리 본 무용수 3인의 감상을 대화로 엮었다. →김 교수님은 발레단에서의 추억이 새삼 새록새록 떠오르셨겠다. -김용걸(이하 김):2008년 웬 할아버지(알고 보니 와이즈먼 감독)가 자꾸 카메라를 들고 왔다 갔다 하시는데 일부러 피해 다녔어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당장 연습이 더 중요했거든요. 그 덕(?)에 영화에 제가 안 나와서 마음이 아팠죠(웃음). 찍었으면 좋은 추억이 됐을 텐데 바보 같았죠? →영화에서 발레단의 연습실, 의상 제작실, 식당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본 소감은. -김지영(이하 영):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은 단원의 90%가 소속 발레학교 출신이다 보니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폐쇄적이에요. 그러니 저희에겐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죠. 350년 전통으로 쌓인 저력을 엿봤다고나 할까요. -김:발레단의 저력이라기보다 ‘프랑스 문화의 저력’을 본 느낌이에요. 의상이면 의상, 소품이면 소품, 모든 스태프들이 각자 자기 일에 치열하게 집중하는 모습, 그 자체가 참 아름다운 영상이더군요. -정영재(이하 정):저희의 평소 생활과 너무 똑같으니까 지루하기도 했어요(웃음). ‘여기나 저기나 하는 건 똑같구나’ 싶었죠. 이건 직업병인가요? 하하. -영:영화가 지루했다면 무용수들의 지난한 작업을 영화가 잘 표현했기 때문일 거예요.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은 화려하지만 동작 하나하나를 무수히 반복 연습하는 과정은 힘겹고 지루하죠.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무용수의 작업 방식이 어떤지 대리 체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김:영화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무용수들의 일상을 봤다면 또 달랐을 거예요. 그들의 평소 마음가짐과 공연 전후의 태도 등은 정말 본받을 점이 많아요. 작품과 음악에 대해 늘 진지하게 탐구하고 의논하죠. 어렸을 때부터 발레학교에서 익혀온 습관인데, 우리는 시스템 때문인지 아직 그런 진지함이 부족해 보여요. →브리짓 르페브르 단장은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라고 하던데 공감하시나. -김:공감하는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핵심을 짚은 거죠. 그만큼 인내하고 강해져야 한다는 소리죠. 위대한 예술가들은 말 한마디를 해도 심금을 울리는구나 싶었어요. -정:저는 그분을 보니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님이 겹치더라고요(웃음). 경영·행정 등에서는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단원들 하나하나 다 간파하고 있는 섬세함도 보여서요. →감독은 소멸을 전제로 하는 무용이 ‘죽음과의 싸움’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는데. -영:미술, 음악은 작품과 녹음으로 남지만 무용은 동영상을 아무리 잘 찍어도 관객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그 찰나, 그 느낌을 절대 담아낼 수 없어요. 그 순간이 끝나면 죽은 거죠. -김:무용수의 생은 참으로 짧아요. 10대 전후에 시작해 길게 쳐봐야 마흔이면 끝나죠. 다른 장르는 나이가 들면서 만개하는데 무용은 하루살이처럼 불탔다가 사라지는 예술이니, 동감이네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부고]

    ●한주섭(중앙대 명예교수·한국무역학회 고문)씨 부인상 재필(숭실대 교수)은영(백석대 강사)은실(고은사랑피부과 원장)씨 모친상 김완희(가천대 교수)강성인(서울병원 원장)씨 장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010-2000 ●박외희(전 종로세무서장)씨 모친상 24일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 (02)2072-2011 ●박재종(전 육군포병학교장)씨 별세 2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10시 30분 (02)3410-6919 ●임일성(비뇨기과개원협의회 회장)씨 장인상 24일 전주 모악장례문화원, 발인 26일 오전 9시 30분 (063)286-4444 ●이창호(사업)길호(사업)종철(창원지검 형사1부장 검사)씨 모친상 24일 창원 파티마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55)270-1957 ●이수영(전 가톨릭의대 교수)씨 별세 정훈(미국 아이다호주립대 교수)동훈(한국IBM 실장)씨 부친상 안은주(삼정KPMG 차장)씨 시부상 2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30분 (02)2258-5940 ●이석대(밝은사람들 대표·전 우방그룹 홍보부장)씨 모친상 23일 대구보훈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53)625-4466 ●이한중(경인일보 남부권취재본부 이사)씨 장모상 24일 천안 하늘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8시 (041)621-8011 ●임준호(인하대 로스쿨 교수)씨 별세 최태지(국립발레단 예술감독)씨 남편상 24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 발인 27일 오전 8시 (02)3010-2230
  • 국립발레단이 18년 만에 무대 올리는 ‘라 바야데르’

    국립발레단이 18년 만에 무대 올리는 ‘라 바야데르’

    “왼쪽 두 번째, 플리에(두 무릎을 양옆으로 굽히는 동작)할 때 고개가 항상 올라가!” “두 다리가 너무 벌어지지 않게! 포엥트(발끝) 모양이 예쁘지 않아!”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러시아 안무의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86)도 연습을 중단시키면서 대열을 정비하고, 등불을 켜고 끄는 순서와 물담배를 피우는 동작 하나하나 세세하게 다듬는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연습실은 장중한 음악과 무용수들이 내뿜는 열기, 거친 숨소리가 가득하다. 18년 만에 올리는 ‘라 바야데르’ 공연을 앞두고 발레단에는 긴장감이 짙게 깔려 있다. ‘라 바야데르’는 인도 회교 사원의 무희를 의미한다. 괴테의 시 ‘신과 인도의 무희’에서 영감을 얻어 태어난 오페라 발레(1830)를 1877년 러시아 황실발레단의 발레마스터로 있던 마리우스 프티파가 3막 5장의 발레로 완성했다. 프티파는 5세기 인도의 문호 칼리다사의 ‘샤쿤탈라’를 기초로 대본을 작성했다. 인도의 사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매혹적인 공주 감자티, 젊은 전사 솔로르의 삼각관계가 이야기의 큰 틀이다. 사랑을 상징하는 니키아와 권력을 뜻하는 감자티, 솔로르가 벌이는 사랑과 배신, 용서와 화해를 그렸다. 루트비히 밍쿠스의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인도 왕족의 결혼식, 몽환적인 군무 등이 어우러진 작품은 초연부터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금까지 전 세계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에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는 버전은 발레 작품을 다양하게 재해석해 내놓은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버전이다. 주역 이외에 성직자 브라만, 감자티 아버지 라자, 황금신상 등 조연에게도 존재감을 불어넣었다. 다른 버전에서는 감자티와 솔로르의 결혼식 날 사원이 붕괴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그리고로비치 버전은 솔로르의 깊은 후회가 담긴 독백으로 마무리된다. 최 예술감독은 이번 ‘라 바야데르’ 공연이 국립발레단의 수준이 한 단계 더 도약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연진의 규모와 능력이 그렇다. 1995년 국립극장에 작품을 올렸을 때는 외부 무용수들을 상당수 투입해야 했다. 그는 “출연진이 120여명에 이르고 인도의 왕족과 성직자, 무사, 무희 등이 입는 의상이 200여벌에 달하는 대작이라 충분한 역량이 없으면 불가능한 작품”이라면서 “발레단만으로도 작품을 소화할 수준이 됐다고 판단해 드디어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이 ‘블록버스터 발레’라고 불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작품의 백미는 ‘백조의 호수’ 호숫가 군무, ‘지젤’의 윌리 군무 못지않게 신비로운 ‘망령들의 왕국’(3막 셰이드)의 군무이다. 하얀색 튀튀를 입은 여성 무용수 32명이 아라베스크(한쪽 다리를 뒤로 올리는 자세)를 하면서 무대로 내려오는 장면이다. 제일 처음 무대에 나온 무용수는 아라베스크를 46번이나 해야 하는 고된 장면이지만,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우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멋지고 아름답다. 이것을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는 유리 그리고로비치도 연습 때마다 열렬히 박수를 치며 만족감을 표시한다. 모두 새로 만든 무대와 의상도 ‘라 바야데르’의 볼거리로 꼽을 만하다. 고대 인도가 배경인 무대는 장대하고 화려하다. 특히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으면 더욱 환상적인 색감을 내는 의상이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작품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72)에게 의상과 무대 연출을 의뢰했다. 2011년 ‘지젤’ 의상을 디자인해 한국 관객을 황홀경에 빠뜨린 장본인이다. 이번 의상은 니키아의 빨강과 감자티의 파랑, 순수한 사랑을 의미하는 하양, 고풍스러운 금색 등이 어우러졌다. 섬세한 자수와 보석을 더해 화려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지영·이동훈, 김리회·정영재, 이은원·김기완, 박슬기·이영철 등 4개 조가 니키아와 솔로르를 맡았다. 1995년 국립극장 공연 당시 솔로르 역할을 했던 김용걸은 13, 14일 공연에서 브라만으로 특별출연한다. 9~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10만원. (02)587-6181.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당선자에게 바란다] “좋은 일자리 늘리고 갈라진 민심 하나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은 다양했다. 선거 기간 중 내걸었던 공약들을 성실하게 이행해 약속을 지키는 최고지도자가 되주길 바랐다. 양분된 민심을 통합하고 법과 상식이 통하는, 좋은 일자리가 많은 나라를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에게 ‘저녁이 있는 삶’ 제공을” 박재연(36·서울·행정안전부 사무관) 낮에는 좋은 일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는 온가족이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주말에는 여행과 취미생활을 즐기는, 다른 여느 나라와 같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 정치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구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새 대통령이 구현해주기 바란다. 공무원도 저녁이 있는 삶을 바란다. “4대강처럼 환경에 소홀하지 말아야” 염형철(44·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지금껏 환경과 관련한 정책을 밝히지 않아 유감이 크다. 국정 출발 때부터 환경 문제를 주요 정책으로 삼아주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 중 하나가 4대강 사업이었다. 이로 인해 민심과 정국 주도권을 모두 잃었다. 이 대통령의 예에서 보듯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정국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中정부와 우호적 관계 조성했으면” 황의준(28·중국 후난성 챵사·취업준비생)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영사관이 있는 우한(武漢)까지 6시간 걸려 가서 부재자 투표를 했다. 무엇보다 경제 회복에 힘써서 일자리 늘려줬으면 좋겠다. 어학 공부를 위해 중국 연수까지 왔지만 앞날이 너무 불투명하다. 또 중국에서 보니 양국 외교 관계 악화가 눈에 보인다.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더 관심을” 오영철(41·서울·장애우권익문제硏서울지소장) 과거 정권을 되돌아보면 선거 때 내세운 장애인 정책 공약 중 상당수를 이행하지 않았다. 통합을 화두로 앞세운 만큼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에 더 관심을 두길 바란다. 장애인의 삶과 관련해서는 특히 활동보조와 연금, 주거, 의료, 일자리 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소수자를 위한 특별위원회 등을 꾸려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 위한 교육혜택 제공” 허영란(32·서울·中출신 다문화센터 통역지원사) 한국에 온 지 12년째다. 결혼 이주여성 대부분은 모국에서 충분히 공부하지 못한 채 한국에 온다. 공부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대학 등록금 혜택 등을 주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 그러면 이민자들의 경쟁력이 올라갈 테고 비정규직 상태에서 벗어나 당당히 취업하면서 한국 사회에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학 반값등록금 빨리 현실화 되길” 임수연(22·서울·성신여대 4학년 휴학중) 서민 곁에서 함께 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대학생이다 보니 하루 빨리 반값등록금 정책을 현실화하길 바란다. 학자금 대출 탓에 고통받는 친구들이 많은데 ‘학자금 대출이자 0%’, ‘학자금 대출 1금융권 전환’과 같은 공약을 성실히 이행했으면 한다. 국민들도 대통령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하게 믿고 바라봐줬으면 한다. “철학있는 실용적 교육정책 세워야” 임현양(52·경기 성남시·숭신여고 교사) 교육제도가 너무 자주 바뀐다. 핀란드, 독일 등 교육 선진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교육정책은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육 내용도 협동과 실용교육 위주다. 공부 잘하는 아이만 키우는 게 아니라 단 한 명도 버리지 않겠다는 철학 있는 교육 정책을 세워줬으면 한다. 교사 잔무를 줄이고 교재연구와 학생 상담 시간을 늘려 아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바란다. “재정 조기집행으로 공무원 사기 진작” 현정택(63·서울·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예산을 확정해 내년 집행을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 내년 1분기까지 경제가 어려울 것이다. 세종시 이전 등으로 공무원들 사기가 떨어져 있다. 부처 개편 논의로 공무원 조직을 흔들 게 아니라 재정 조기 집행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 취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정 등 세계 경제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순수예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절실” 최태지(53·서울·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순수예술단체는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 K팝과 드라마가 한류를 이끌면서 순수예술이 외면당하는 게 현실이다. 한류 정책을 추진할 때 순수예술의 비중을 더 높여 주길 바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순수예술을 즐기기 위해 티켓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그러려면 극장, 오케스트라, 스태프들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순수예술을 향한 다양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이희범(63·서울·STX중공업건설 회장) 유럽발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도 감소하고 있어 대부분 기업의 내년 경영화두가 비상경영이라고 한다.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함께 성장 잠재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새 정부는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유지하고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해양수산부 부활 공약 꼭 실천해달라” 신갑년(77·전남 여수시·여수수산인협회장) 어민들은 항상 정부에게서 소외받아 왔다. 반농반어의 숫자를 전부 농민으로 집계하는 실정이다. 농민 수와 어민의 수를 반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만큼 어민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현 정부가 폐지한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킨다는 공약을 꼭 실천해주길 바란다. “맞벌이 위한 자녀돌보미 시설 확충” 조윤희(36·서울·맞벌이주부) 지난해 둘째를 낳은 지 두 달 만에 복직했는데 올해부터 만 5세 미만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어린이집 경쟁률이 높아져 아이를 맡기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다행히 시부모님이 돌봐주시지만 걱정이다. 맞벌이 부부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확충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만들어야” 최용배(49·서울·영화사 청어람 대표) 과거사에 대한 어설픈 용서와 화해는 절대로 안 된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진정한 사죄를 하고, 법적 책임을 짊어진 뒤에야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다. 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초법적 상황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을 원한다. 영화인으로서 한국 영화에 그늘을 드리운 대기업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불공정 거래를 뿌리뽑아주기를 기대한다. “시설 현대화 등 전통시장 살리기 시급” 황성호(42·충북 청주시·재래시장 상인)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경쟁할수 있도록 시설 현대화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 높은 카드수수료 때문에 상인들이 카드를 받지 못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꺼리는 이유다. 카드수수료를 내지 않는 제도를 하루 빨리 마련했으면 좋겠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 전통시장 상인 저금리대출도 확대했으면 한다. 전통시장을 위한 정책이 바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다. “현대차 비정규직모두정규직 전환을” 최병승(38·울산 중구·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법과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법을 어기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떠나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 모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정책을 추진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농민이 안심할수있는제도적장치를” 임용현(44·전북 완주군·농민) 농업은 국민의 생명 주권이다. 농업과 농민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농민들이 안심하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시장경제 논리에 치우쳐 농산물 수입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자국 농민을 보호하고 나라도 살리려면 농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으로 농업 생산의 안정기반을 구축, 식량주권을 바로 세워주길 소망한다.
  • “국립발레단에 독자적 레퍼토리 되길”

    “국립발레단에 독자적 레퍼토리 되길”

    “춤을 추기 위해 작곡한 곡은 없지만, (작품이)많은 무용공연의 음악으로 활용됐습니다. 발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라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죠.”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명인은 1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국립발레단의 ‘아름다운 조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아름다운 조우’는 국립발레단이 창단 5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창작발레로, 황 명인의 작품 6곡을 활용해 3개 단품을 선보인다. “작곡을 시작한 것이 1962년이니 올해로 작곡 인생 50년을 맞았다.”고 운을 뗀 황 명인은 “첫 작품 ‘숲’으로 무용작품을 만든 사람은 미국 안무가 캄 어스였다. 일본 무용가 4명이 등장해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공연했는데 어찌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발레 수준은 1990년대에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그 발전을 이끈 국립발레단이 내 음악을 택해 실험적이고 독자적인 레퍼토리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한 최태지 단장은 “해외에서 한국 창작발레는 왜 많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을 때 부끄럽기도 했다.”면서 “2년 전부터 국악과 함께하는 작품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드디어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 선보이는 작품은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박일의 ‘미친 나비 날다’, 중요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 이수자인 정혜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의 ‘달’,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의 안무가로 활동하는 니콜라 폴의 ‘노보디 온 더 로드’(Nobody on the Road)다. 김삿갓의 이야기를 큰 줄기로 한 ‘미친 나비 날다’는 황 명인의 ‘아이보개’, ‘전설’, ‘차향이제’를 배경음악으로 풍류를 즐기는 양반과 기생의 놀이를 우아하게 뒤섞었다. ‘달’은 옛 여인들이 그리움과 사랑을 기원한 달이 소재다. 황 명인의 ‘밤의 소리’와 ‘침향’을 활용해 한국무용과 발레의 만남을 시도했다. “이번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한국전통음악을 처음 접했다.”는 폴은 “황 명인의 작품(‘비단길’)을 들으면서 절도 있고 절제된 음악 안에 수많은 감정과 긴장감이 녹아 있는 것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는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배경을 가진 안무가로서 한국음악을 들었을 때 뒤흔들렸던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달항아리 같은 오브제를 이용해 발레와 현대무용이 조화를 이룬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27~2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2만~6만원. (02)587-6181.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가을 문턱서 누구나 즐기는 발레·오페라 페스티벌 풍성

    가을 문턱서 누구나 즐기는 발레·오페라 페스티벌 풍성

    8월 말부터 오페라와 발레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줄줄이 열린다. 비교적 쉬운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관람료를 저렴하게 책정해 ‘어려운 오페라’와 ‘값비싼 발레’라는 벽을 해체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쉽고 감성미 넘치는 발레 국내외 유명 발레단체가 참여하는 ‘2012 서울국제발레페스티벌’이 오는 23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과 예술가의집 등에서 열린다. 23일 개막공연부터 국제발레페스티벌 성격을 제대로 보여준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어떤 죽음’(Petite Mort),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발레단의 ‘칙 투 칙’,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박세은·피에르 아르튀르),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차이콥스키’ 2인무(최영규·권세현), 베네수엘라 CPBC의 ‘파사칼리아’(파비오 핀에이로·파트리시아 엔리케스) 등 다국적으로 준비했다. 세계 발레계의 젊은 무용수들은 24~25일 영스타 클래식에서 만날 수 있다. 박세은과 아르튀르의 ‘아다지오토’, 최영규 권세현의 ‘돈키호테’, 김리회·정영재(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 원진호·나대한(한국예술종합학교)의 ‘라 실피드’를 공연한다. 20~50대 무용수들이 꾸미는 ‘발레 2050 프로젝트’는 30일부터 열린다. 현대무용 안무가 정연수는 20~30대 무용수들과 작업한 신작을 내놓고, 독일에서 활약하는 안무가 허용순은 40~50대 무용계 인사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을 선보인다. 젊은 감성과 노련한 완숙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이 밖에 창작 발레 신인안무가전, 국내 3대 발레단의 최태지·문훈숙·김인희 단장이 들려주는 명작해설발레,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강수진의 마스터 클래스도 마련했다. 공연별로 2만~10만원. (02)538-0505. ■젊고 관록 넘치는 오페라 젊고 창의적인 오페라를 올리는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과 64년의 역사를 가진 조선오페라단의 ‘오페라 페스티벌’이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이 오페라계를 이끌 신진 음악가를 발굴하고 오페라 관객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3년 프로젝트로 추진한 행사다. 25일부터 새달 12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는 한양대·국민대·상명대가 관객을 만난다. 한양대는 베르디의 관현악법이 두드러지는 오페라 ‘리골레토’(지휘 최희준·연출 이범로)를, 국민대는 푸치니의 유일한 희극인 ‘잔니 스키키’와 ‘수녀 안젤리카’(지휘 김훈태·연출 정갑균)를 준비했다. 상명대는 많은 오페라팬에게 친숙한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지휘 마이클 쾰러-호프만·연출 최지형)을 공연한다. 1만∼4만원. (02)580-1300. 올해로 창단 64주년을 맞는 조선오페라단은 NH아트홀과 손잡고 23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충정로1가 NH아트홀에서 ‘제1회 오페라페스티벌’을 연다. “수준 높은 오페라를 쉽고 가깝게, 또 비싸지 않게 감상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는 오페라단의 설명대로 프로그램은 많은 사랑을 받는 비제의 ‘카르멘’(연출 최이순)과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연출 김숙영)로 채웠다. 테너 이정원·이동명·김도형·신재호, 소프라노 김희정·정꽃님, 메조소프라노 최승현·박수연, 바리톤 박경준·조영두 등 막강 출연진이 눈에 띈다. 3만~7만원. 1599-2299.
  • 지적공사·국립발레단 충주서 무료공연

    대한지적공사(사장 김영호)와 국립발레단(예술감독 최태지)은 20일 오후 4시 충북 충주시 호암동 충주학생회관에서 이 지역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발레 공연 ‘찾아가는 발레이야기-백조의 호수’ 를 펼친다.
  • 발레 화려해도 잼 수준, 미술은 두부시장 비슷

    발레 화려해도 잼 수준, 미술은 두부시장 비슷

    “1년 동안 화랑의 미술품 매출액이 고작 두부시장 정도에 불과한데도 세금을 매긴다는 것은 미술 시장을 고사시키려는 것이다.” 6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할 때 그 차액에 대해 세금을 매기겠다고 2009년 정부가 나서자 화랑협회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화랑업계를 통틀어 당시 한 해 매출은 4300억원 수준이고, 두부시장 매출이 4200억원 정도였다. 2006~2007년 미술시장 활황에 100호짜리 작품이 1억원이 넘는 생존 작가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는 상황이었는데도 중소기업 수준의 매출이라며, 화랑 업계에서는 우울해했다. 2008년 팝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작품 ‘행복한 눈물’이 수십억원대의 대기업 비자금을 마련하는 도구로 활용됐다는 보도에 따른 세무조사 등으로, 미술시장이 얼어붙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미술계의 매출을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이라는 상황은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 지난 3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행한 ‘2010년 미술시장 현황’에 따르면 아트페어 34개와 324개의 화랑 등 전체 370여개의 업체의 2010년 미술작품 매출은 4516억원으로 2009년 화랑업계가 밝혔던 매출 규모보다는 살짝 늘었다. 캔커피 시장 8802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1조 60억원 잡지는 건강식품과 흡사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매출액을 보면 ‘헐!’이란 감탄사가 튀어나오는 문화계의 매출액을 식품업계 등 산업부문의 매출과 비교해서 본다. 문화계 매출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발표한 2011년 자료를 중심으로, 식품업계 등 산업부문의 매출액을 우리투자증권과 업계를 통해 알아봤다. 세밑만 되면 ‘호두깍기 인형’으로 화려한 주목을 받는 발레 등 무용계의 매출 규모는 어떻게 될까?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1970~80년대에는 아무리 초대권을 뿌려도 공연장이 텅텅 비었는데 10년 전부터는 객석이 빈틈 없이 꽉 찬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호두깍기 인형’이나 ‘백조의 호수’ 같은 작품은 인기가 많아 초대권과 같은 공짜 표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공짜 표에 대한 감사원 감사도 심해져서 그렇다. 그러나 발레나 한국무용·현대무용 등을 포함한 무용시장은 한 해 매출 42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딸기잼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잼 시장(400억원)이나 두유 등 콩 가공식품 시장(419억원)과 비슷하다. ‘명성황후’ 등 뮤지컬 시장도 매출만을 따지면 구멍가게 수준이다. 순수 연극을 포함한 뮤지컬 시장의 매출액도 무용계와 비슷한 477억원 규모다. 이것은 당면 시장의 472억원과 비슷하다. 뜻밖에 국악 시장은 뮤지컬보다 사정이 낫다. 한 해 92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악과 비슷한 식품업계를 들라면 된장을 꼽을 수 있는데 한 해 매출이 934억원이다. 하지만 국악시장은 클래식 음악에는 살짝 밀린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나 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시향 등이 공연하면 관객들이 꽉 들어 차지만 클래식 음악의 시장 규모는 1117억원으로 1200억원대의 나물 시장과 규모가 엇비슷하다. 전 세계 주요 오페라공연단의 주역으로 임선혜 등 한국인 성악가들이 활약하고,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 등 차세대 음악가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 매출 규모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돈이 안 되는’ 미술·발레·클래식음악·국악·연극 등 순수예술이 발전해야 하는 이유를 “물리와 수학·화학 등을 기초과학으로 응용과학과 공학들이 발달해 나가듯이 예술에서도 순수예술이 발달해야 뮤지컬이나 영화 등 산업으로서의 문화예술이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서와 참고서를 제외한 순수 단행본 등 출판물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교과서 등을 제외한 단행본의 매출 규모는 1조 3000억원 수준으로, 탄산음료 시장과 비슷한 규모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출판시장 규모는 1조 4200억원으로, 커피믹스 등 봉지커피 시장 1조 428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종이책들이 팔리지 않는 등 출판 시장이 최근 축소되고 있는 만큼 1조 2000억원 수준인 달걀 시장과 비슷해질 날도 머지 않았다. 잡지는 1조 60억원으로 건강식품 생산액 1조 670억원과 흡사하다. ●신문 2조 5800억, 화장품 방문판매 비슷 미디어 시장의 규모도 한국에서는 조악하다. 신문 2조 5800억원으로 화장품 방문판매 시장(2조 5000억원)과 비슷하고, 그나마 방송 시장이 11조 1700억원으로 상당한 규모 같아 보이지만, 보험개발원이 밝힌 손해보험사의 단일 상품인 자동차 보험시장(11조 8228억원)보다 작다. 광고시장도 10조 3000억원으로 연간 화장품 판매액 10조 8200억원에 불과하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만화의 연간매출액은 7560억원으로 흰 설탕 시장의 연간 생산액(7716억원)과 비슷하다. ‘뽀로로’나 ‘아기공룡 둘리’ 등 애니메이션 시장의 매출이 4200억원으로, 역시 두부 시장과 비슷하다. 만화와 영화, 애니메이션의 파생 상품인 캐릭터 사업의 규모는 5조 9000억원으로 신발시장 6조원과 비슷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묵묵히 제 갈 길 가라” 멘토들의 담담한 조언

    삶은 연극과 닮았다고 한다. 연극처럼, 삶에도 오르막 내리막과 길고 짧음의 플롯이 있다. 굴곡 없는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겠느냐며 호방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한번 되돌아 보라. 하루하루의 끝에 ‘범사에 감사’하고 있는 자신이 서 있지는 않은가를. ‘청년 인생 공부’(강신주 등 13인 지음, 열림원 펴냄)는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획한 강연 시리즈 ‘명동연극교실-삶, 무대에서 바라보기’를 풀어 쓴 책이다. 삶이 연극 같은데, 인생 공부를 공연장에서 하면 얼마나 드라마틱하겠나. 강연도 그런 뜻에서 기획됐다. 책은 강연에 나섰던 13인 멘토들의 강연 내용을 묶었다. 강신주·구본형·김석철·김혜남·박웅현·박홍규·신선희·이순재·이인식·주철환·최태지·홍승엽·황병기(이상 게재 순).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주억거릴 만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멘토들이다. 저자들은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을 예로 들며 스스로의 삶과 일에 대해 털어놓고 있다. 예컨대 철학자 강신주는 시인 김수영과 부인 김현경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기다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역설한다. 설령 목 빼고 기다렸던 ‘고도’(Godot)가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배우 이순재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결국은 성공을 이끈다는 자명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멘토들이 전하는 성공의 길은 여러 갈래다. 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있다. 바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되 가끔은 주변을 둘러보라는 것’. 쉽고 자명하되 실행하기 녹록지 않은 주문이다. 제목은 ‘청년~’이지만, 꼭 젊은이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떠나 보낸 뒤, 여전히 질곡의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위로가 될 내용들이 담겨 있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러 이르쿠츠크국립대 名博학위

    국립발레단 최태지(53) 예술감독이 러시아 이르쿠츠크국립대학에서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교 측은 “발레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의 공연예술교육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수여식은 지난 18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서울사이버대 신일캠퍼스에서 알렉산데르 시미르노프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세상에 없던 우리만의 춤 …쉰 살 국립발레단 새 목표랍니다”

    “세상에 없던 우리만의 춤 …쉰 살 국립발레단 새 목표랍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관 4층. 국립발레단 단장실에 들어서니 올해 공연 일정을 적은 커다란 칠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1년치 캘린더인데 350여개 칸에서 빈 공간을 찾기가 힘들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창작발레 연습을 시작했고, 3월에는 발레열풍을 일으킨 ‘지젤’ 공연이 있다. 4월에는 ‘스파르타쿠스’를 올리고, 5월엔 ‘백조의 호수’로 소극장을 찾는다. 6월 ‘대한민국발레축제’, 7월 지역별 공익투어, 8월 해외공연…. “아마 140회 정도 될 겁니다. 서울에서 30여회 있고, 나머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할 계획이죠.” 빠듯한 계획에 멀미가 날 지경일 듯한데, 최태지(53) 단장은 오히려 생기가 넘친다. 지난해 국립발레단의 활약은 대단했다. ‘지젤’은 국립발레단 사상 첫 전회 매진을 기록했고,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지방 공연장을 찾아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창작발레 ‘왕자 호동’은 이탈리아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갔고, 그해 10월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협연하며 찬사를 받았다. # 클래식 기초 다졌으니 레퍼토리 축적할 겁니다 창단 50주년을 맞는 올해는 더욱 놀라운 일들을 준비 중이다. 우선 ‘지젤’은 공연 첫날인 3월 1일의 표값을 반값으로 내리고 예매에 들어갔다. 고급예술도 관객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4월에는 역동적인 발레의 정수 ‘스파르타쿠스’를 올린다. 러시아 발레의 전설 유리 그리가로비치(85)가 안무한 이 작품은 2001년 최 단장이 국내에 직접 들여와 아시아 최초로 공연한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 40여명이 무대에 오르는 남성발레의 대표작으로, 남성 무용수가 부족한 현실에서 국립발레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그의 설명에서 자신감이 묻어난다. 공연에 앞서 국립발레단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국립발레단은 50년 역사의 내공을 두 가지 창작공연으로 선사할 계획이다. “독창적인 레퍼토리를 갖는 것은 발레단의 재산입니다. 여러 가지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다른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려야죠. 클래식 발레의 기초가 단단히 다져졌으니 이제 레퍼토리를 축적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상’ 후보에 오른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안무하고, 패션디자이너 정구호씨가 의상과 무대를 만드는 ‘포이즈’가 먼저 관객을 만난다. 쇼스타코비치와 스트라빈스키 등 날카롭고, 다소 난해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 몸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을 보여준다. 9월에는 국악인 황병기와 협연하는 ‘아름다운 조우’(가제)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최 단장은 “외국에서도 인정받는 우리 음악이 발레와 만나 어떤 조화를 이루게 될지 기대가 크다.”면서 “발레 안무가와 외국인 안무가, 한국무용 안무가 등이 참여해 세 가지 다른 해석으로 표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에는 발레단 역사를 보여주는 50주년 기념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 온 국민이 발레 볼 때까지… 발레학교도 짓겠어요 국립발레단의 이런 폭넓은 변화는 최 단장이 누구보다 국립발레단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그가 국립발레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객원무용수로 참가한 뒤 정식단원을 거쳐 1996년 단장직을 맡았다. 그 후 두 번을 연임하고 2001년에 발레단을 떠났다가 2008년부터 다시 발레단의 수장이 됐다. 발레단 역사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최 단장의 목표는 한결같다. ‘발레의 대중화, 세계화, 명품화’이다. 2009년부터 공연장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을 다니고, 장애우와 저소득층 등 관객을 찾으며 발레의 감동을 전했다. 올해는 대한지적공사가 지역 지사와 연계해 공연 지원을 약속했고, 현대카드는 이동이 수월하도록 전용 버스를 제공하는 등 지원도 잇따라 더욱 고무돼 있다. 가장 큰 목표도 여전하다. 국립발레학교를 임기 안에 만드는 것. “우리나라는 무용수들에게 대학은 필수예요. 남성 무용수는 군복무도 마쳐야 하고요. 발레단에 입단하면 이미 20대 중반이 됩니다. 세계적인 발레단에 가기에 너무 나이가 많아요.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기도 짧아지고요.” 국립발레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교육하고 18살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발레단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발레단의 가장 큰 재산’이라고 말하는 무용수에 대한 애착도 국립발레학교 설립과 맥을 같이한다. “뛰어난 무용수들이 잠깐 활동하고, 은퇴 후에는 석박사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지도자가 될 길도 좁아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후학을 양성하거나, 안무가나 무대감독 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앞으로 50년을 바라보고 뻗어나가야죠. 차근차근 한국 발레의 역사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튀튀(여성 무용수의 치마)를 형상화해 화려하게 펼쳐가는 미래를 담은 브랜드 마크를 새롭게 만들고, ‘50년의 꿈, 100년의 감동’을 모토로 삼은 발레단의 또 다른 비상이 기대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 3] (4) 무용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 3] (4) 무용

    올해 무용계는 객석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분위기는 미리 달구어져 있었다. 국민요정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지젤’을 선택했고, KBS 개그콘서트는 남자 무용수들을 다룬 ‘발레리NO’ 코너를 선보였고, 발레를 주제로 한 영화 ‘블랙 스완’이 나탈리 포트먼의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무용 자체도 화젯거리가 풍성했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이 손잡고 야심차게 선보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핵심이었다. 국립발레단의 ‘왕자 호동’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처럼 대표적인 창작발레가 해외무대에서 극찬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무용 공연에도 ‘전회 매진’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게 됐다. 그럼에도 빈구석은 있다. 고전발레에 비해 창작 현대 작품들은 높은 완성도에도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우선 모리스 베자르 발레단의 10월 내한 공연 ‘볼레로’가 아쉬운 공연으로 꼽힌다. 현대 발레의 전설로 불리는 프랑스 출신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가 만든 발레단이다. 발레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보고 싶어 하는 단체다. 그런데 내한공연이 대전에서만 이뤄졌다. 최태지 단장은 “서울 공연을 기대했는데 대전에서만 공연하고 돌아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선보인 프랑스 안무가 피에르 리갈의 작품 ‘프레스’도 아쉬움을 남겼다. 국가대표 육상선수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리갈은 요즘 가장 주목받는 안무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프레스’는 점차 좁아지는 공간에 처한 한 사내의 모습을 통해 부조리한 현대인의 삶을 그려냈다.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실험적인 작품이면서도 신체표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스토리와 메시지가 분명하다.”면서 “어렵다는 현대무용이 너무도 쉽고 재치있게 와닿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리갈의 신작은 내년에도 볼 수 있다. 한국 무용수 10여명을 이끌고 내년 9월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지난 6월 열린 ‘제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에는 각 발레단의 대표작과 함께 김경영 등 8명의 안무가가 창작 작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정작 관객들은 대표작에 더 많이 쏠렸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창작 작품에 힘을 더 불어넣어 줬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8월에 공연된 국립현대무용단의 신작 ‘수상한 파라다이스’, 9월 말 서울세계무용축제 때 선보인 왕현정의 ‘투 마이 시스터’(To My Sister)도 아쉬움이 남는다. ‘수상한 파라다이스’는 분단 문제와 같은 한국의 현실에 대해 무용가들이 발언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투 마이 시스터’는 발레와 각종 길거리춤을 융합했다는 점에서 산뜻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눈뿐 아니라 귀도 기절시켜 주마”

    “눈뿐 아니라 귀도 기절시켜 주마”

    “사실 발레 음악은 잘하질 않았습니다. 오페라와 달리 발레는 춤에 템포가 묶이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놀랍게 발전하는 한국 발레를 보고 저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쭉 해왔던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였지만 늘 아쉬웠습니다. 음악까지 완벽해서 눈뿐 아니라 귀까지 즐겁게 해드릴 수 있다면 어떨까 했죠. 그래서 4년 전에 정 선생님을 찾아뵈었고, 그때부터 이 작품을 꿈꿔 왔습니다.”(최태지 국립발레단장) 국립발레단이 서울시향과 손잡고 10월 27~30일 나흘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린다. 드라마틱한 구성 덕분에 연주곡만으로도 인기가 높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이 배경에 깔린다는 점에서 발레 팬뿐 아니라 클래식 팬들도 귀가 쫑긋해질 만한 소식이다. 방북에 앞서 열린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감독은 “어릴 적부터 누나들(정경화·명화) 반주 지겹도록 했기 때문에 난 태생적으로 반주자”라고 농담한 뒤 “프로코피에프 음악은 그 자체가 박진감이 넘치기 때문에 단순히 춤에 대한 반주가 아니라 무용수들과 뭔가 주고받으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 단장도 “2000년 초연 때만 해도 무대장치나 의상을 모두 빌려서 했는데 이번엔 완전한 자체 제작”이라면서 “여기다 음악까지 받쳐 주니 관객들에게 완전한 만족을 안겨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작의 힘 덕분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발레로도 수많은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그 가운데 국립발레단이 선택한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과 더불어 볼쇼이발레단 버전, 존 크랑코 버전 등 5개가 가장 인기다. 김혜원 국립발레단 홍보 담당자는 “음악에 비유하자면 볼쇼이 버전은 정통 클래식, 마이요 버전은 현대적인 감각의 뉴에이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원작과 많이 다르다. 마이요 스스로가 ‘줄리엣과 로미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줄리엣의 비중이 강화됐다. 16살 철없는 소녀가 아닌,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고 지켜내기 위해 투쟁하는 인물로 나온다. 줄리엣 역을 맡은 김주원(34)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는 “10여년 전 공연 때에 비해 (저 자신) 더 성숙하고 강인해진 데다 상대 로미오가 어려서 더 잘할 수 있다.”며 웃었다. 로미오 역은 발레단 후배 이동훈(25)이 맡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키스신도 있다. 5000~15만원. (02)580-13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장애아이 We Can’ 회장 나경원, 15일 전국 장애인댄스대회 열어

    ‘장애아이 We Can’ 회장 나경원, 15일 전국 장애인댄스대회 열어

     국회연구단체 ‘장애아이 We Can’ 회장인 나경원(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5일 오후 2시 다운복지관과 본사랑재단, (사)사랑나눔 위캔과 함께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 장애인 댄스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축제 한마당으로, 올해 6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전국에서 40여개 팀이 참가해 예선을 거쳤고, 본선진출팀은 부산혜송학교 댄스스포츠팀, 천안인애학교 여우별팀, 전북혜화학교 무용단 등 총 10개 팀이다. 참가팀들은 저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감동과 재미가 있는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참가팀들이 이 자리에 서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흘린 땀방울의 보람을 느끼기를 바란다.”면서 “장애인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과 열정을, 비장애인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인식 개선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을 가린다.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과 대회 주최 관계자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축하공연에는 인기 댄스가수인 ‘장우혁(전 HOT 맴버)’과 아이돌 그룹 ‘시스타’ 등이 출연한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국립발레단이 찾아갑니다…4일부터 농어촌 무료공연

    최태지 단장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은 4일부터 문화소외지역을 위한 ‘찾아가는 발레 이야기’를 시작한다. 100여명의 단원을 두 팀으로 나눠 팀별로 ‘전막해설 발레 돈키호테’와 ‘지젤 갈라’를 공연한다. 공연에는 농어촌민뿐 아니라 외국인노동자, 독거노인 등 평소 발레공연을 접하기 어려웠던 이들을 초청한다. ‘돈키호테’팀은 4일 충남 당진군 문예의 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논산시, 아산시, 충북 보은군, 경북 문경시, 군위군에서 공연한다. ‘지젤’팀은 6일 경남 함안군 문화예술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경기 여주군, 전북 전주시에서 공연한다. 무료. (02)587-618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법인화 이끌고 ‘지젤 신드롬’ 터뜨린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법인화 이끌고 ‘지젤 신드롬’ 터뜨린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서울대 법인화로 사회가 시끄럽다. 지난해에는 국립 공연단체 법인화로 문화계가 시끌시끌했다. 이를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른 사람이 있다. 최태지(52) 국립발레단장이다. 2000년 법인 전환 결정으로 국립발레단이 진통을 겪을 당시, 그는 단장이었다. 그 후로 11년. 그는 ‘국립 철밥통’을 깬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2월 정기공연 ‘지젤’로 국립발레단 창단 이래 사상 처음 전회·전석 매진 기록을 세워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한 이도 그다. 변화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최 단장을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세상, 한국말에 서툰 그녀를 비웃다 오타니 야스에.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인 최 단장의 일본 이름이다. 그녀의 말투에는 아직도 일본어 억양이 강하게 배어 있다. “지금도 제 말이 서툰데 10년 전에는 오죽했겠어요. 발레단이 법인으로 바뀌고 예산을 따내기 위해 당시 서초동에 있던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를 열심히 찾아다니며 브리핑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말이 서툴다 보니 비웃음도 많이 샀어요. 자존심을 버렸죠. 제가 주저앉으면 우리 단원들이 무대에서 맘껏 공연할 수 없었으니까요.” ‘열번 찾아가면 (요구 예산) 한개는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공무원들을 붙잡고 늘어졌다. 국립발레단 활동 계획과 자구 노력을 설명하고 또 설명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많았지만 이를 꽉 깨물었다. 혼자 힘에 부치면 국립발레단 무용수들도 데리고 갔다. 법인 전환 이후 단원들도 다잡았다. “여러분이 무대를 찾은 관객을 감동시키지 못하면 월급이 제대로 안 나오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최고의 자질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그에 따른 합당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몰아세운 것 같기도 하다며 웃는 최 단장은 “어려운 현실이었지만 도망갈 순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정말 무서웠단다. “1996년에 단장으로 취임해 법인화 이전과 이후, 그리고 법인화 추진 당시 과정을 모두 겪은 사람이잖아요. 법인화 순간에는 솔직히 많이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살아남으려면 경쟁력을 갖춰야 했고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젤’ 성공 신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관객을 감동시키니 월급 걱정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발레 대중화 노력에 “슈퍼 상품이냐” 항의도 그래도 허전한 구석이 있었다. 듬성듬성 비어 있는 객석 때문이었다. “공무원들 쫓아다니며 열심히 예산 따내 죽어라 연습해서 작품을 무대에 올려도 채워지지 않는 객석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다.”는 최 단장. 그래서 그는 단장이 되자마자 맨 먼저 공연 횟수를 늘렸다. 한달에 한번씩 소극장 발레도 무료로 선보였다. 객석이 미어터지기 시작했다. 소극장 발레는 1997년부터 3년간 계속됐다. “당시만 해도 발레는 우아한 예술, 고급스러운 예술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한 극장장은 제게 ‘발레가 무슨 슈퍼마켓 상품인 줄 아느냐’며 큰소리로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예술은 더 이상 예술이 아니라는 게 변치 않는 제 생각이에요.” TV 개그 프로그램 ‘발레리NO(노)’ 등 최근 우리 사회에 부는 ‘발레 신드롬’에 격세지감과 행복감을 동시에 느낀다는 최 단장은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도 그 열풍에 한몫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웃었다. ‘발레 대중화의 주역’이라는 주위의 찬사에는 한사코 손을 내저었다. ●한국발레 간판 김지영·김주원 키워내 1990년대 중반만 해도 국내에서 발레리나 하면 강수진(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외에 그다지 알려진 이가 없었다. 법인화 시험대를 성공적으로 넘긴 최 단장이 “다이아몬드가 될 만한 재목 발굴”에 열중하는 이유다. 한국 발레의 간판 김지영·김주원(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은 그 ‘산물’이다. “가능성이 엿보이는 재목들을 여러 공연에 데뷔시키는 등 기회를 줬습니다. 외국에서 공연을 가져올 때도 무조건 유명한 작품이 아닌, 단원들이 성장할 여지가 있는 작품 위주로 골랐죠. 힘든 경쟁 속에 강한 정신력으로 살아남은 친구들이 지영이와 주원이에요.” 최 단장은 ‘지젤’ 때도 이은원이라는 20살의 다이아몬드를 발굴해 냈다. 프랑스 연출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예에게 주인공 지젤 역을 맡긴 것. 이은원은 최 단장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무대에서 증명해 냈다. 프랑스 연출가도 “최태지는 도사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비싼 레슨 이해 못해… 발레학교 설립 시급” “발레에 영재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라면서 무용수에 적합하지 않은 체형으로 몸매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국립 발레학교를 서둘러 설립해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놀란 게 값비싼 개인 레슨이었어요. 콩쿠르와 입시 위주의 한국 발레 교육은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러자면 국립 발레학교를 서둘러 설립해야한다는 게 최 단장의 지론이다. 오는 10월 창작 발레 ‘왕자 호동’을 들고 이탈리아 무대에 도전하는 최 단장은 “세계와 당당하게 맞서려면 어려서부터 전문 무용수를 훈련시키는 체계적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왕자 호동’은 오는 22일 국내 무대(예술의전당)에서도 만날 수 있다.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철밥통 ‘국립’이 변했다! 도대체 무슨 일 있었기에

    철밥통 ‘국립’이 변했다! 도대체 무슨 일 있었기에

    공연계가 수군댄다. “철밥통 국립이 변했다.”고. 쑥덕공론 뒤에는 긴장감이 묻어난다. 도대체 국립 공연단체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도 그럴 것이 연초부터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극단, 국립발레단의 정기공연이 잇따라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전례 없는 일이다. “간판(국립)만 그럴듯할 뿐 공연은 재미없다.”며 냉소하던 민간 단체들이 ‘국립’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힘은 무엇일까. 1 캐스팅 개혁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극단은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일부 단원들의 반발 등 진통도 따랐지만 법인 전환 이후 두 단체는 맨 먼저 ‘철밥통 단원제’를 수술했다. 재창단한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디션을 거쳐 단원(비상근)을 새로 뽑았다. 국립극단도 백성희·장민호 두 원로배우만 빼고 기존 단원을 모두 내보냈다. 종전에는 전속 형태이다 보니 공연에 관계없이 꼬박꼬박 월급이 나왔고, 쫓겨날 염려도 없었다. 일부 배역도 ‘짬밥’에 따라 주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공연 때마다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실력이 없으면 배역도, 수입도 기대할 수 없다. 2 재밌는 공연 그렇게 해서 뽑힌 짱짱한 출연진은 극의 재미로 이어졌다. 이변의 신호탄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쐈다. 지난달 29~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 창단공연 ‘블랙 박스’가 무용, 그것도 현대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추가 공연까지 완전 매진된 것.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고 이미 검증된 8개의 작품을 갈라쇼처럼 재미있게 엮은 것이 주효했다. 국립극단의 법인 전환 뒤 첫 작품 ‘오이디스푸스’(1월 20일~2월 13일) 역시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묵직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표가 동났다. 국립극단 공연이 매진되기는 2001년 인기스타 김석훈 주연의 ‘햄릿’ 이후 10년 만이다. 3 착한 가격 법인 후발 주자인 ‘연극’과 ‘현대무용’의 선전에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발레’였다. 10년 전 일찌감치 재단법인으로 전환한 국립발레단은 발상의 전환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고전발레의 정수 ‘지젤’을 준비하면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을 선택한 것이다. 파리 버전이 국내 무대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그 결과 공연(2월 24~27일)도 전에 전회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 1962년 창단 이래 약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가격도 거품을 뺐다. 추가 판매에 들어간 좌석은 시야 확보가 덜 되는 단점을 감안해 5000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국립현대무용단은 좌석 구분 없이 모든 자리를 1만원에 판매하는 파격 시도를 감행했다. 국립극단도 전 좌석 1만원 균일가의 사전 공연(프리뷰)을 가졌다. 4 단체간 경쟁 국립극장 관계자는 “국립극장 산하에 있다가 법인 등으로 독립하다 보니 단체 간 경쟁 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실제 국립극단은 홍보 예산을 대폭 늘렸다. 국립극장 시절 편당 1000만원 쓰던 홍보비를 ‘오이디푸스’ 때는 3~4배 더 썼다는 후문이다. 공연 시작 전부터 서울 대학로·명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빨간색 ‘오이디푸스’ 홍보 깃발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5 실력파 감독 국립 단체들은 단원뿐 아니라 ‘머리’도 바꿨다.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극단은 초대 예술감독으로 홍승엽과 손진책을 각각 영입했다. 모두 공연판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들이다. 30년 이끌어온 극단 ‘미추’를 아내(김성녀)에게 맡기고 국립극단에 합류한 손 감독은 신고작에 한태숙(연출가), 박정자·서이숙·이상직(주연배우) 등 이름값 하는 스타들을 끌어들였다. 연임에 성공한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젤’ 남녀 주역에 특별 출연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6 그러나… ‘매진 거품’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단체는 자체 예산으로 일정 분량 표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5일 “국립단체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지나친 경쟁 구도 유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너무 상업적으로 흐를 경우 예술노동자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고 (작품의) 예술적 품격도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9세기 프랑스 발레에 빠져봐

    19세기 프랑스 발레에 빠져봐

    국립발레단이 새해 첫 무대로 선택한 작품은 정통 발레극 ‘지젤’(Giselle)이다. 순박한 시골 처녀 지젤이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졌다가 배신당한 충격으로 죽은 뒤 유령이 돼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2002년 정기공연 이후 국립발레단이 9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지젤은 1841년 장 코랄리와 쥘 페로의 안무로 프랑스 파리 가르니에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낭만 발레’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오늘날까지 200여개의 다양한 버전으로 공연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음달 24~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지젤’은 기존 러시아 판이 아닌 프랑스 판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인 파트리스 바르가 안무했다. 국립발레단은 바르의 오리지널 안무를 그대로 재현할 계획이다. 바르는 지난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젤’ 기자간담회에 직접 참석했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과 공연 주역들도 함께 만나 ‘지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왜 ‘지젤’인가. 최태지 단장 작년에 일본에서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지젤’을 보면서 낭만주의 최고 역사를 지닌 프랑스 작품을 해보자고 결심하게 됐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350년 역사를 지닌 세계 최초의 발레단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많이 배울 작정이다. 파트리스 바르 ‘지젤’은 낭만 발레의 걸작이자 프랑스 발레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번 공연에서 19세기 낭만주의를 반영한 프랑스적 발레를 완벽하게 구현해낼 것이다. (한국의) 최태지 단장이 프랑스 판의 ‘지젤’을 하고 싶다고 해서 안무가로 참여하게 됐는데 너무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다. →한국 무용수들과의 작업에서 느낀 점은. 바르 작품을 이해하려는 열의와 노력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올해 국립발레단에 입단하자마자 주인공 역을 따낸 이은원씨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이은원 작년에 인턴으로 입단해 올해 정식 단원이 됐다. 지젤 역을 맡게 돼 영광이다. 큰 전막 발레라 쉽지 않고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도 많지만 하나하나 고쳐 열심히 할 생각이다. →고혜주씨는 이전 러시아 판 공연에서 지젤 역을 맡았다. 직접 느껴본 러시아 판과 파리 오페라 판의 차이점은. 고혜주 이번 공연에서는 처녀귀신들의 여왕인 미르타 역을 맡았지만 원래 지젤로 데뷔했다. 러시아 판은 폴드브라(팔 동작)를 크게 하는 등 동작이 강한 반면, 프랑스 판은 좀 더 작고 섬세한 동작을 요구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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