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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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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지배구도 어떻게 다른가

    지난 21일 팬택 계열이 지배구조의 중심축을 박병엽 부회장에서 팬택 씨앤아이(C&I)로 전환한 것을 계기로 주요 그룹의 지배구도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박 부회장의 개인 지분으로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을 지배했던 팬택계열은 박 부회장이 팬택앤큐리텔 주식 1835만주(12.2%)를 팬택씨앤아이에 매각함으로써 대기업형 지배구도로 전환했다. 팬택씨앤아이는 향후 박 부회장이 최대주주(19.52%)인 팬택의 지분도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물론 팬택 계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유효한 ‘삼성식’ 지배구도 비상장회사를 ‘준 지주회사’로 만들어 수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도는 삼성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은 이재용 상무가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고, 삼성생명은 다시 삼성전자 지분 7.23%를 보유하는 형식으로 수십개의 계열사간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건희 회장과 이 상무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각각 1.91%,0.65%만 보유하고도 강한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SK도 이와 유사한 구도다. 형식적으로는 SK㈜가 SK텔레콤 주식 21.47%를 보유하고 SKT가 나머지 통신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도지만 그 정점에는 비상장사인 SKC&C가 버티고 있다.SK㈜ 지분 8.55%를 보유중인 SKC&C는 최태원 회장 일가가 5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차가 기아차의 지분 38.67%를 보유하고,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18.19%를 갖고 있고 현대모비스는 다시 현대차의 최대주주(14.59%)가 되는 식으로 그룹 지배구도를 유지중인 현대기아차그룹의 최근 행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글로비스와 건설사 엠코가 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고속 성장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글로비스는 정몽구 회장이 40%, 정의선 부사장이 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비스가 갖고 있던 엠코의 지분 59.72% 가운데 35%도 최근 정 회장이 10%, 정 부사장이 20%를 매입했다. 비상장사를 매개로 한 지배구도는 ‘의결권 승수(대주주의 실제 지분 대비 의결권)’가 높아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직간접적 비용이 만만찮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시민단체와 여론의 공격에 시달린 데다 최근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보유중인 삼성생명 주식을 제일은행에 신탁키로 하는 등 점점 옥죄어 오는 규제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개정 공정거래법이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키로 한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최 회장의 지분이 0.6%에 불과한 SK㈜는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편이다. ●각광받는 ‘LG식’ LG와 GS, 농심, 세아,STX, 대웅, 동화, 풀무원 등은 순환출자나 비상장 지주회사를 통한 복잡한 지배구도 대신 단순하고 확실한 지주회사 체제를 택했다. LG는 지주회사인 ㈜LG가 LG전자·LG화학 등 상장·등록사 주식의 30% 이상을, 비상장·등록사 주식은 50% 이상을 갖고 있어 ‘경영권 비상’에서 비껴나 있다.10년간의 준비 끝에 탄생한 LG의 지주회사 체제는 LG카드 사태에서 나타나듯 계열사의 동반 부실을 막는 ‘일등공신’이 됐다. 다만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업을 영위하지 못하기 때문에 삼성처럼 금융업 비중이 큰 그룹으로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다. 지주회사의 자회사끼리는 출자가 금지돼 있는 것도 순환출자로 얽혀 있는 그룹들에는 부담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소버린 신청 SK주총 기각

    소버린자산운용의 임시주총 요구가 법원에 의해 기각됨에 따라 SK그룹이 한시름 놓게 됐다. 소버린은 “법원의 결정이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에 우려할 만한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이태운 수석부장판사)는 15일 소버린 자산운용이 제출한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기각하면서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소버린의 권리 남용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주총을 소집할 정도의 긴급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 문제는 올초 정기 총회에서 어느 정도 공론화됐고 SK㈜에 우호적인 외국인 투자자도 상당수 있는 점 등을 볼 때 정관 변경이 임시 주총을 요구할 정도의 긴급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경영진 퇴임이 소버린의 목표라면 임시주총이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해임청구소송 또는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SK㈜는 “법원의 기각 결정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당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소버린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SK㈜의 주주들은 오늘 법원으로부터 그들이 주인인 회사와 관련해 발언할 권리가 없다는 말을 들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SK 이웃돕기 70억 성금

    SK그룹은 이웃돕기성금 7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SK는 또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소년·소녀가장과 장애청소년, 무의탁노인 등에게 20억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키로 했다. SK는 이를 위해 지난 10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랑의 바자회’를 개최하는 한편 계열사내 222개팀 6600여명의 자원봉사단 주도로 100여개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 난방유를 제공하는 등 자원봉사 활동을 이달 말까지 벌일 예정이다.SK는 또 지난 2일 서울 종로 본사 1층과 계열사 주요 사업장에 설치한 구세군 자선냄비를 통해 24일까지 임직원과 방문객들의 성금을 모아 구세군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최태원 SK회장·日교세라 명예회장 회동

    최태원 SK회장·日교세라 명예회장 회동

    최태원 SK㈜ 회장은 22일 “한국의 대기업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진행된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와 수익성의 획기적인 개선 성과를 거두면서 급속히 경쟁력을 회복해 왔다.”고 말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방한 중인 이나모리 카즈오 일본 교세라 명예회장과 만나 내수침체와 고유가,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최 회장은 현재 대기업의 투자부진에 대해서는 “주주 중심주의 패러다임의 대두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여건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의 중소기업, 특히 부품소재산업 분야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양국의 재계가 한국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방안에 대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최 회장과 이나모리 회장은 “외국인 지분율 증가 등 주주 구성의 변화와 이들의 단기수익 중심경영 요구 및 잠재적 경영권 위협이 대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SK는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살아 있는 전설’이자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로 평가받는 인물로 지난 59년 벤처기업으로 창업한 교세라는 현재 정보통신과 광학정밀기기 등의 분야에서 5만 8000여명의 종업원에 1조 1400억엔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SK와 고(故) 최종현 회장 때부터 상호교류를 갖는 등 인연을 맺게 돼 SK텔레텍이 생산하는 이동전화단말기의 기술을 제휴하기도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보이지 않는 실세’ 비서팀장들

    [재계 인사이드] ‘보이지 않는 실세’ 비서팀장들

    ‘그림자’ 각 그룹 회장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기고 있는 비서팀장들을 이만큼 잘 표현해주는 단어는 없다. 세간에 얼굴이 잘 알려지지도 않고 직급도 높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실세’로 통한다. 그룹 회장들의 심중을 속 시원히 알고 싶으면 이들을 찾으면 되겠지만 있는 듯 없는 듯한 행동만큼이나 입도 무겁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비서팀장인 김준(46) 상무는 이건희 회장이 나타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계속된 이 회장의 장기 해외 체류도 대부분을 함께 했다. 공식 직함은 회장실 1팀장. 삼성본관 28층 회장실 바로 옆에서 근무하는 김 상무는 이 회장 가족의 대소사는 물론, 구조본부 내 재무·인사·경영진단·홍보 등 주요 팀의 업무를 취합해 이 회장에게 보고하는 등 태평로 삼성본관과 한남동 이 회장 자택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사한 김 상무는 지난 94년 비서실 부장으로 들어오면서 비서 업무를 맡았다. 비서팀장을 맡은 것은 지난 2001년. 비서팀의 ‘위상’과 달리 부사장급 이상인 구조본 내 각 팀장에 비해 나이도, 직급도 아래인 점이 이채롭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비서팀장인 인유성(48) 상무도 ‘수족’ 같은 존재다.LG전자로 입사해 LG필립스LCD의 ‘시장전략담당’으로 일하던 인 상무는 지난 2002년 당시 LG 구조조정본부 비서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상무 승진과 동시에 지주회사로 출범한 LG의 비서팀장으로 발령이 났다. 총무, 시장전략, 기획 등 주요 업무를 두루 거친 이력에다 4년간의 해외법인 근무로 쌓은 글로벌 감각 등이 발탁 사유였다. 지주회사 출범으로 단촐해진 비서실 살림이지만 올들어서만 해외 출장 5차례, 국내 출장 7차례에 각종 전략회의 주재를 소화한 구 회장의 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야 하는 자리인 만큼 위상은 만만치 않다. 특히 구 회장이 세브론 텍사코, 필립스, 허치슨 왐포아 등 주요 파트너들을 만날 때 비서팀은 더욱 바빠진다. 대신 인 상무는 다른 그룹 비서팀장과 달리 구 회장을 수행하지는 않는다. 차장급 수행비서 한 명만 대동하고 조용히 다니는 구 회장의 ‘소박한’ 스타일 탓이다. 현대차 정몽구(MK) 회장의 비서실장인 김승년(48) 전무는 일선과장 시절부터 10년 넘게 MK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서 자재를 담당하다 비서로 발탁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쌓인 세월만큼이나 누구보다 MK의 의중을 잘 헤아린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건국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도 일처리가 매우 치밀해 MK의 신뢰를 굳혔다.2001년 이사로 승진한 뒤 1년만에 상무로 올라간 데 이어 올초 전무로 승진했을 정도다. 다소 날카로운 인상과 달리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회사 안팎의 평이 좋다. 그러나 여느 그룹의 비서실장이나 마찬가지로 세간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부담스러워한다.MK의 중요한 공·사석 행사는 거의 다 쫓아다니지만, 빠질 때는 과감히 빠진다. 이번 미국 앨라배마 공장 방문 때도 수행하지 않았다. 2001년부터 최태원 SK㈜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정호(41) 상무는 SK 내에서 최 회장의 ‘아바타’로 통한다. 일정을 함께하며 수행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을 넘어 ‘전략 참모형’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최 회장과 비슷한 연배인데다 고대 동문으로 때로는 친구처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식을 따지기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최 회장의 코드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박 상무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조지워싱턴대 MBA 출신으로,SK텔레콤 뉴욕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SK텔레콤 ADR(미 예탁증권) 발행 등 글로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국제금융 전문가이기도 하다. 안미현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油田 11개국 17개 광구서 탐사

    油田 11개국 17개 광구서 탐사

    SK㈜가 해외 유전개발에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SK가 석유개발사업에 첫 진출한 것은 지난 83년이었다. 지금은 예멘, 이집트, 베트남, 페루 등지에 7개의 생산 광구를 비롯한 11개국 17개 광구를 갖고 있다. 연간 국내 원유 소비량의 49%에 해당하는 3억 배럴에 해당한다. 미국내 약 200개의 석유개발 전문회사 중 30위권 수준이다. 이는 선대 최종현 회장 때부터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진행, 적극적인 해외 에너지원 개발을 추진한 결과다. 지금은 최태원 회장이 부친의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올초 해외 자원개발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R&I(Resources & International)부문을 신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해외 에너지원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의 ‘무자원 산유국’ 꿈은 석유개발사업 진출 1년 만인 84년 예멘 마리브 유전에서 처음 실현됐다. 마리브 유전은 87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원유 생산이 지속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자원 개발 성공사례이다. 또 98년부터 9%의 지분으로 참가한 베트남 유전은 매장량이 4억 2000만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본격적으로 상업 생산이 시작돼 생산초기 1일 6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현지에 판매했으며,11월 현재는 1일 8.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SK와 한국석유공사는 유사시 이곳에서 연 500만 배럴의 원유를 국내에 곧바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해 에너지 안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는 유전 외에 천연가스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올 미국 헌트(hunt) 등과 공동참여한 페루의 초대형 가스전인 카미시아 광구 및 리비아 광구 개발도 성공, 향후 매장 천연가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루 카미시아 가스전의 경우, 천연가스 매장량만 8.7조 입방피트(cf)로 원유로 환산하면 20억 5000만 배럴 정도로 대형 가스전이다. SK는 앞으로 캐나다 유전 탐사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유망 탐사사업에 계속 참여하고 매장량 매입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북아프리카, 남미지역 등에 대한 탐사 확대 및 매장량 매입을 추진하고, 카스피해 지역·사할린 등 신규 유망 지역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회장님도 이젠 PR시대

    [재계 인사이드] 회장님도 이젠 PR시대

    “이번 행사는 저희 회장님이 직접 참석하셔서 그룹 경영에 관한 좌표를 제시하는 자리이니 적극 검토해 주십시오.”(모 그룹 홍보담당) ‘숨어 있던’ 대기업 회장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은 경영권 분쟁이나 검찰 수사 등이 회장들의 ‘단골 뉴스’였지만 최근에는 그룹 책임자로서의 일거수 일투족이 비중있게 다뤄진다. 각 그룹 홍보담당들도 자사 회장을 좀더 부각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알리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손길승 전 회장과 최 회장이 검찰에 불려가 고초를 겪은 데다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대혼란에 빠진 터라 최 회장이 하루빨리 자리를 잡아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SK그룹이 9월 이후 배포한 최 회장 관련 보도자료만 15건에 달한다.SK㈜는 지난달 25일 ‘해외유전개발 박차’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카자흐스탄·러시아·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최 회장의 발길도 바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10월19일에는 제주도 CEO 세미나 개최로 주목을 받았고 13일에는 ‘최태원 회장, 베트남 민간경제외교 25시’라는 이색적인 제목의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추석을 앞둔 9월7일에는 최 회장이 중소기업 자금결제를 추석 이전에 마무리 지으라고 각 계열사에 지시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최 회장이 같은 날 예멘 석유장관과 만난 것도 홍보자료로 만들어졌다. 지난 8월3일 최 회장이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해 구슬땀을 흘리는 사진은 ‘회장님 알리기’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과묵’한 이미지였던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요즘 하루 걸러 한번꼴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3일 미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한 정 회장이 “최고의 생산성으로 만든 최고 품질의 차를 미국 고객에게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며 홍보했다.‘정 회장, 현장경영을 통한 미국시장 공략’이라는 자료를 낸 지 불과 이틀 만이었다. 지난달 21일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방문한 정 회장이 세계 8위 철강그룹 도약을 선언한 것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이밖에 하이브리드카 개발 기념식, 파리 모터쇼, 중국 제2공장 준공, 양궁인 축제의 밤 등 최근 열린 주요 행사들도 정 회장 ‘PI(President Identity)’에 큰 도움이 됐다. LG그룹도 구본무 회장의 활약상을 알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LG는 지난달 21일 ‘구본무 회장, 승부사업 현장은 세계 어디든 간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 회장이 올들어 해외 5번, 국내 7번의 출장을 소화하며 승부사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같은 달 4일에는 구 회장이 노 대통령 순방에 맞춰 인도 출장길에 올랐다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이밖에 승부근성 강조, 연구개발(R&D) 인력 확보 독려, 다이내믹 LG 선언 등 구 회장이 ‘1등 LG’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자료들이 심심찮게 제공된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주목받고 있다.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한화측은 김 회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되자 미국내 활동자료를 쏟아냈다. 김 회장은 최근에도 파격적인 그룹인사와 함께 “계열사 가운데 세계 일류가 하나도 없다.”는 질책성 발언으로 화제에 올랐다. 좀처럼 부각되지 않았던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도 지난 9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취임으로 보폭을 넓힌 뒤 최근에는 타이거 우즈와 동반 라운딩을 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이처럼 많은 그룹들이 ‘회장님 PR’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반면 롯데 신격호 회장,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등은 여전히 언론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최 회장의 이미지를 전문경영인의 자질을 갖춘 총수로 가꾸고 있고 현대차는 정 회장의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소버린 ‘정부비판’ 파문 확산

    SK㈜ 경영권을 놓고 SK그룹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소버린자산운용이 사태를 전면전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을 퇴진시키기 위한 법적대응에 나서는 한편 우리나라 정부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소버린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8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우리는 (분식회계 등)혐의가 드러난 사람(최태원 회장)이 곧바로 최고경영자직에 복귀하는 것을 묵인하는 (한국 같은)나라를 이 세상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가 왜 다른 나라에서 ‘부랑아’로 간주되는 인물의 그런 움직임을 허용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소버린측이 최 회장의 이사자격 정지를 노린 자신들의 정관변경안이 지난 5일 이사회에서 부결되자 회사와 SK그룹에 대한 직접 압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한국 정부로까지 타깃을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피터 대표의 주장에 대해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SK글로벌 사태 때 최태원 회장은 SK글로벌의 공식 대표이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금융감독 당국의 제재범위 안에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설사 제재를 한다 해도 감독당국은 특정 경영인에 대해 최고 ‘해임 권고’까지는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강제적인 조치는 불가능하다.”면서 “소버린 대표가 뭘 잘 모르고 얘기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일부에서는 1700억원을 투자해 이미 1조원에 육박하는 평가차익을 낸 소버린이 한국 정부를 공격함으로써 차익을 실현하고 국내에서 빠져나갈 명분을 쌓으려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소버린은 SK㈜ 정관변경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서를 9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소버린 ‘SK 대공세’ 타이거펀드 再版되나

    소버린 ‘SK 대공세’ 타이거펀드 再版되나

    “소버린의 차익 실현 욕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행보는 ‘빅딜’ 시도를 위해 SK㈜에 다시 한번 압박을 가하는 겁니다.”(메리츠증권 유영국 과장) “‘소씨(소버린)’ 때문에 죽을 맛입니다. 제3자가 보면 이만큼 흥미진진한 ‘머니 게임’이 없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죠.”(SK㈜ 관계자) 소버린자산운용이 1999년 SK텔레콤으로부터 1조원을 ‘먹고 튄’ 타이거펀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까. 소버린이 주가 차익 실현을 위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최근의 ‘SK대공세’는 그린메일(매집 지분을 대주주에게 고가에 되파는 수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내년 3월(정기주총)에 있을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신임’에 대한 부결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원하는 ‘딜’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소버린의 장부상 대차대조표 8일 소버린이 보유한 SK㈜의 주식(1902만 8000주) 가치는 1조 1169억원(8일 주당 종가 5만 8700원 기준)이다.19개월 전 총 주식매입 대금이 176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장부상으로는 9401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일수로 따지면 하루에 무려 16억원가량 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배당이익(142억 7100만원)과 내년 3월 배당분까지 감안하면 차익은 천문학적 액수다. 특히 올해 SK㈜의 영업이익은 1조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당금도 예년의 주당 700∼800원 수준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증권가에서는 SK㈜의 연말 주가 전망치를 6만 3000원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차익은 소버린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 만한 수준이다.SK㈜에서 빠져나갈 타이밍을 포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김재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버린도 이 정도의 수익을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차익 실현을 위한 확실한 대안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버린의 속뜻 뭔가 소버린의 최근 행보는 이런 차익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주가 띄우기에 성공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수단을 활용해 안전하게 차익을 실현한 뒤 몸을 빼는지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소버린은 이를 위해 SK㈜의 ‘아킬레스’인 최 회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장부상 금액을 ‘주머니돈’으로 만들기 위해 SK㈜를 벼랑 끝으로 몰고간 뒤 ‘빅딜’을 받아들이도록 해보자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빅딜’을 위한 수순이자, 내년 3월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최 회장에게 세(勢) 과시를 통해 재선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도 “소버린의 압박이 최 회장 끌어내리기가 아닌 ‘빅딜’ 분위기 조성용인 만큼 소버린은 주가 폭락이 뻔한 장내 주식 매각은 고려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소버린, SK주총 소집 불발

    소버린자산운용의 ‘SK 딴죽걸기’가 실패했다. SK㈜ 이사진은 5일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소버린측이 요구한 임시주총 소집 안건을 논의한 결과,“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참석 이사 8명 만장일치로 안건을 부결시켰다.”고 밝혔다. 황규호 CR전략실장(전무)은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안건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부결된 안건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면서 “3년 동안 동일 제안 반복 금지라는 증권거래법의 취지에 반한다.”며 부결 배경을 설명했다. 소버린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제임스 피터 대표는 “SK㈜ 이사회는 이번이 독립성을 천명하고,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대응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혀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최태원 SK㈜ 회장 ‘흔들기’에 칼을 빼든 소버린이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황 전무는 “SK㈜ 이사회는 국내 대형 법률법인 3곳에 이미 자문을 구했다.”면서 향후 법정 공방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소버린측은 지난달 25일 기소 중인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자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형사범죄로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은 이사의 자격을 박탈하고, 기소된 이사는 형의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직무수행을 정지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정관 변경을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십시일반·백기사 찾기…적대적 M&A 방어 백태

    십시일반·백기사 찾기…적대적 M&A 방어 백태

    ‘기업 사냥꾼에 맞설 방어 카드는 뭘까.’ 외국계 투기자본의 날카로운 ‘창’에 시달리는 국내 기업들이 ‘방패’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상장사 10곳 가운데 1개사가 이미 ‘먹잇감’으로 전락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백기사(우호세력)’ 요청부터 계열사의 십시일반, 주주배당 확대, 대주주 지분 늘리기, 공동 경영에 이르기까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온갖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계열사들 측면지원 헤르메스 등 외국계 펀드의 먹잇감으로 노출된 삼성물산은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삼성이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 구하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형국이다. 삼성SDI는 최근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주식 431만주(700억원)를 사들이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4.5%에서 7.4%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삼성물산으로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예정지 토지 1726평을 1038억원에 매입키로 결의, 사실상 ‘실탄’을 지원했다. ●“경영 같이 합시다” 삼영 최평규 회장의 인수 선언으로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던 효성기계공업은 최근 공동 경영으로 적대적 M&A를 돌파했다. 최 회장과 효성기계 이경택 사장, 오토바이 헬멧 제조업체인 HJC 홍완기 회장은 공동 경영을 전제로 지분 경쟁을 중단했다. 이번 합의로 최 회장은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두는 대신 대주주로 남아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게 됐다. ●해외 우호지분 확보 소버린자산운용이 최태원 회장 ‘흔들기’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연된 SK㈜는 투명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에 힘입어 백기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SK㈜는 중국 등 해외의 전략적 파트너와 지분 교류 등을 통해 소버린의 공격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우호세력 확보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SK㈜가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배경에는 이런 자신감이 내재되어 있다.SK이사회는 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소버린 임시주총 소집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골라LNG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해운도 그동안 우호적인 거래 관계를 맺어온 대우조선해양에 백기사를 요청했으며, 대우조선은 대한해운 자사주 75만 5870주를 매입했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현대상선도 자사주 12%를 홍콩계 펀드에 넘겨 우호세력의 폭을 넓혔다. ●대주주 ‘나홀로’ 대기업 오너가의 나홀로 지분 늘리기도 확산되고 있다. ㈜한화는 최근 자사주 262만주(3.4%)를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게 매각하며 대주주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김 회장도 2002년 12.95%에 불과했던 ㈜한화에 대한 지분을 시장에서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을 22.84%까지 끌어올렸다. 효성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 부사장과 조현문 전무, 조현상 상무도 ㈜효성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들의 효성 지분은 현재 조 부사장이 7.07%, 조 전무 6.71%, 조 상무가 6.82%를 보유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SK “2010년 중국 매출 5조원 목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중국이야말로 ‘제2의 기지’입니다. 현지화를 통한 ‘사업 패러다임’의 변화 없이는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을 따라잡을 수 없으며, 중국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진정한 글로벌 메이저사로 도약할 것입니다.”(최태원 SK㈜ 회장) SK㈜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지주회사인 ‘SK 중국투자유한공사’를 출범시키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에너지·화학 메이저사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2010년까지 중국 매출 5조원을 목표로 20여개 현지법인을 보유한 대기업으로 육성시킬 방침이다.SK측은 “중국 매출 5조원은 2003년 전체 매출(13조 7889억원)의 37%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특히 중국 현지법인 매출 비중을 지난해 2%에서 2010년에는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또 사내·외 이사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사 이후 첫 해외 이사회를 갖고 소버린자산운용의 임시주총 요구건에 대해 다음달 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수용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소버린측은 지난 25일 기소중인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자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정관 변경을 요구했다. 한편 SK㈜는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3·4분기 매출은 4조 4728억원, 영업이익 4156억원, 순이익 30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9%, 영업이익 76%, 순이익은 1436% 각각 늘어난 것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또다시 비상걸린 SK 경영권

    SK㈜의 제2대 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SK와 소버린간 경영권 분쟁이 다시 점화됐다. 소버린은 ‘금고 이상의 형(刑)을 선고받을 수 있는 형사 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사는 직무수행을 정지하고, 형의 선고가 확정되면 이사직을 상실케 한다.’는 조항의 정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총 때 표 대결에서 패배한 데 이어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자격을 다시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소버린이 최 회장을 직접 겨냥하는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예단하기는 힘들다.SK그룹은 ‘소버린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이슈로 고배당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다. 소버린의 주주권 행사를 막을 수는 없다.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주식소유 제한이 없어지면서 국내 알짜 기업들이 경영권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자사주 매입이나 우호지분 확보가 대응 방법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사주 매입후 소각 등 보수적 경영으로 흐르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해외자본의 적대적 M&A에 따른 부작용은 많다. 과도한 배당 압력은 국내기업의 투자 재원 부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이나 경영투명성 확보 등으로 기업가치를 부단히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국내인들도 우리나라 기업 주식 투자를 많이 해 경영권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부도 경영권 위협에 노출된 기업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 외국인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는 각종 규제는 재벌정책과 조화를 이루면서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대기업 ‘숨은 실세’ 재무통 뜬다

    대기업 ‘숨은 실세’ 재무통 뜬다

    ‘숨어있는 이들을 주목하라.’ 삼성,LG, 현대차,SK 등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은 누가 움직일까. 총수인 이건희·구본무·정몽구·최태원 회장에 이어 이학수·강유식·김동진 부회장 등 공식 실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물밑에서 이들을 보좌하는 ‘숨은 일꾼’들의 비중도 만만찮다. 이들은 외부에 노출되기를 꺼리는 이른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과거 비서실, 기획조정실 시절만 해도 기획파트가 실세였다면 요즘은 재무파트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현대차 이정대 재경본부장(부사장)과 기아차 구태환 재경본부장(부사장)의 ‘행보’는 조용하기만 하다. 현대차 그룹의 큰 외부행사에 얼굴을 비추기는 하지만 늘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낮춘다. 현대차그룹의 ‘돈’을 만지는 재경본부장 자리는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래저래 힘이 실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어떤 자리보다 정몽구 회장의 ‘신뢰’가 없으면 도저히 맡을 수 없는 자리다.“아무리 두뇌회전이 빨라도 성실하고 믿음이 없으면 절대로 갈 수 없는 자리가 재경본부장”이라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분위기다. 이들 두 사람은 모두 과거 정 회장이 이끌던 현대정공 출신에다 48세로 동갑내기다. 또 재경 관련 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재경통’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재경본부장 산하 경영관리실장을 지낸 현대차 이 부사장은 지난해 4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그해 10월 재경본부장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기아차 구 부사장은 지난 2002년 8월부터 재경본부장(전무)으로 있다가 지난해 4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유정준 SK㈜ R&I 부문장(전무)은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 실세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행보에 따라 ‘SK호’의 향후 사업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유 전무가 올 초 재무담당 임원(CFO)에서 R&I 부문장으로 옮겨가자 재계 안팎에서는 SK가 해외 자원사업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최 회장의 글로벌경영 강화 차원에서 진행된 중국사업 확대에도 유 전무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그는 28일 출범하는 SK㈜의 중국지주회사 법인장을 겸직,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유 전무에 대한 최 회장의 신임은 ‘미국 인연’뿐 아니라 지난해 ‘소버린 사태’를 거치면서 더욱 두터워졌다는 후문이다. 워낙 유명한 사장들이 많은 삼성그룹의 살림은 최광해 재무팀장(부사장)이 맡고 있다. 4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구조조정본부’를 운영중인 삼성 구조본은 이건희 회장-이학수 부회장(본부장)-김인주 사장(차장)에 이어 재무팀, 홍보팀, 인사팀, 기획팀, 경영진단팀, 법무실, 비서팀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팀이 중요하지만 팀원 50여명으로 구조본 전체인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재무팀은 올해 120조원에 달하는 그룹 매출과 19조 3000억원으로 늘어난 투자계획 등을 총괄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운용도 재무팀장 소관으로 알려졌다. 최 부사장은 줄곧 그룹 재무팀에서 일한 ‘재무통’으로 올초 재무팀장을 맡고 있던 김인주 사장이 구조본 차장으로 영전하면서 자리를 물려받았다. 지난해까지 삼성그룹 지배구도의 핵심고리인 삼성에버랜드 감사를 역임한 사실도 눈길을 끈다. LG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그룹의 ‘통제’기능이 많이 약해졌지만 지난 3월 ㈜LG 재경팀장으로 발탁된 정도현 상무가 주목 대상이다. 재무담당이었던 조석제 부사장이 LG화학 CFO로 자리를 옮기면서 ‘곳간열쇠’를 이어받았다.LG는 삼성과 달리 그룹 재경팀이 계열사 경영·투자계획 등을 직접 관장하지는 않지만 2∼3개 계열사가 얽혀 있는 투자계획 등은 ㈜LG 재경팀과 조율을 거친다. 현안 과제인 그룹 계열분리를 위한 대주주간 지분정리에도 재경팀이 빠지지 않는다. 정 상무는 83년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뒤 LG상사 LA지사 부장, 비서실 재무팀 부장, 구조조정본부 사업조정팀 등을 거쳤다. 최광숙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소버린, 최태원 흔들기?

    경영권 확보 위한 몸풀기에 나섰나. 올해 SK㈜와 경영권 분쟁을 치른 소버린자산운용이 내년 정기주총을 앞두고 ‘최태원 흔들기’에 나섰다. 소버린은 25일 자회사인 크레스트증권을 통해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자격에 이의를 제기하며 임시주총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 최 회장의 활발한 대외 행보와 맞물려 투명 경영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과가 나타나면서 국내외 주주들이 ‘친(親)SK’로 돌아서자 이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로 분석된다. 소버린은 최 회장의 발걸음을 묶어두고, 소액주주의 표심 잡기와 주가 띄우기 등을 노려 SK㈜의 최대 약점인 최 회장의 도덕성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의 이사 자격을 둘러싼 기업지배구조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소버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임시주총의 목적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이사는 형의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이사로서의 직무 수행을 정지하고, 금고 이상의 선고가 확정된 이사는 그 직을 상실케 해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3월 최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것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소버린자산운용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SK㈜의 기업지배구조 변화는 순전히 일반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양만의 변화일 뿐”이라며 “SK㈜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본 배분을 최적화하는 등의 핵심 이슈에 집중하기보다 경영진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SK㈜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판단되는 경영진의 윤리성과 능력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자 한다.”면서 “중대한 범죄행위로 유죄를 선고받은 인물이 상장기업을 경영하고 공공의 자금을 관리토록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에 대해 주주들은 곰곰이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측은 이에 대해 “실적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과가 뚜렷이 나타나자 이에 따른 소버린측의 위기감이 표출된 것”이라며 “SK㈜ 이사회는 특정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 아니라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임시 주총 개최는 이사진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려는 소버린의 노림수”라며 “하지만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실패한 안건이 이번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17년만에 문패 되찾고 가업잇는 큰딸 문수정씨

    “어머님이 운영했던 ‘장원’의 문패를 다시 찾아 계약을 하던 순간 어머님과 함께 많이 울었어요. 잃어버린 자식을 되찾은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원조 한정식집 ‘장원’에서 ‘향원’으로 반세기 가까이 한정식집의 전통을 이어온 ‘대모’ 주정순(84)씨의 큰딸 문수정(50)씨가 새달 8일 ‘장원’을 재개업한다. 문씨는 그동안 어머니 주씨 밑에서 음식솜씨와 한정식집 운영 노하우를 배우다가 지난 3월 주씨가 은퇴하자 ‘향원’을 물려 받았다. 최근 종로구 신문로 ‘향원’ 인근 일대가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우연히 종로구 필운동 ‘장원’을 다시 인수하게 됐다.‘장원’을 남의 손에 넘긴 지 17년 만이다. “장원에서 ‘인수하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왔어요. 고민할 것도 없이 ‘OK’했어요. 어머니의 손때 묻은 병풍과 그릇, 도자기 등이 일부 남아 있었는데 어머니가 보시고 많이 우셨어요.” ‘장원’은 과거 자유당시절이던 지난 58년 어머니 주씨가 종로구 청진동에 차린 한정식집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고 정주영, 이병철, 최종현씨 등 거물급 인사들이 이집 문턱을 드나들었다. 정몽준 의원, 최태원 SK㈜ 회장 등이 대를 이어 방문하고 있고,YS는 청와대에 들어간 뒤 전화로 안부를 물을 정도로 주씨는 이들의 ‘사랑방 마님’으로 대접 받았다. 한때 종업원만 100여명을 둘 정도로 잘 나갔던 ‘장원’은 국회가 여의도로 옮겨가는 등 손님이 줄어들자 사채 부담으로 지난 87년 문을 닫았다. 문씨는 “‘장원’ 뒤편 안채에서 살았는데 거기서 초·중·고교를 다녔으니 음식속에서 산 셈이죠. 그래서 그런지 요즘 어머니한테도 음식솜씨가 좋다는 얘기를 들어요.”라고 말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문씨는 하루 일과를 모두 어머니에게 ‘보고’하는 알뜰살뜰한 효녀다. 새벽장과 음식점 경영도 이제 문씨의 몫이지만 “가격이 비싸도 최고의 품질을 써라. 조미료를 절대로 쓰지 말아라.”는 어머님의 가르침은 계속되고 있다. “어머니 별명이 MP(헌병)거든요. 술자리에서 보고 들은 얘기는 절대로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가르쳤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던 주씨는 인터뷰가 끝나고 한참 뒤에 모습을 드러냈다.“우리 딸이 뭐라고 말했는지,(메모한 것)한번 읽어봐요.”라며 ‘데스크’ 역할을 자청하고 나서 기자를 ‘황당’하게 했다. 기자의 설명을 듣고 난 뒤 그는 ‘딸이 쓸데없는 소릴’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했다. 기자가 “과거 거물급 손님들의 재밌는 얘기 좀 들려달라.”고 졸랐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이제 죽음도 살짝 가만히 오길 바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SK그룹 경영구조 개선

    SK그룹은 향후 경영 체제를 주식 지분에서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네트워크 형태로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SK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그룹 CEO세미나에서 지난 1년간 논의해 온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시스템 개선 방향을 이같이 확정하고 계열사 스스로가 생존 조건을 갖추고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할 것을 선언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제 더 이상 주식 지분만으로 얽힌 경영 체제는 의미가 없으며 유능한 경영자 한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관계사의 독립경영 체제를 ‘자식의 독립’에 비유하며 SK 관계사가 독자적으로 경영을 한다고 해도 SK의 기업문화와 브랜드를 공유하면 여전히 SK가족이라고 덧붙였다. SK는 새로운 50년을 향한 회사의 추구 가치로 ▲강한 기업 ▲신뢰받는 기업 ▲행복한 사회 등으로 설정한 뒤 SK의 모든 계열사가 ‘월드 베스트’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전경련 “경제회생 이끌겠다”

    재계가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과 원로자문단은 14일 삼성 이건희 회장 초청으로 삼성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이 중심을 잡고 경제 회생을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술개발과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 시장경제 교육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특히 실업률 증가와 내수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부품소재산업의 취약성을 꼽았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전경련 내에 부품소재 위원회를 구성해 전자·전기, 자동차, 기계 등 3개 분야에 10개 프로젝트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 총수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 성과와 관련,“노 대통령의 자원 외교 덕분에 에너지 개발에 대한 인프라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현 부회장은 “재계가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만스런 입장을 자주 내비쳤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재계 스스로 해야할 일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과 현명관 부회장을 포함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남덕우 산학협동재단 이사장,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등 총 21명이 참석했다. 특히 ㈜SK 최태원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최신원 SKC회장 보폭 넓힌다

    [재계 인사이드] 최신원 SKC회장 보폭 넓힌다

    SKC 최신원 회장의 보폭이 커졌다.올 들어 꾸준히 SKC,SK케미칼 주식을 사들이며 재계의 이목을 끌었던 최 회장이 30여년 만에 선대의 유지를 받드는 등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수원시 정자동 SK케미칼 공장에서 올해 설립한 재단법인 선경최종건재단(이사장 노순애)의 첫 장학금 수여식을 가졌다.학업성적이 뛰어나지만 가정형편상 등록금을 내기 어려운 수원지역 고등학생 20명이 대상이다. 최종건재단은 최 회장(재단 부이사장),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정원·혜원·지원·예정씨 등 자제들이 사재를 모아 지난 2월 설립한 장학재단으로 설립기금은 5억원이었지만 현재 10억원으로 불어났다. SK는 이미 2대 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이 최종건 회장 사후인 74년에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사장 최태원 회장)을 통해 매년 60억원 규모의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최종건재단의 설립은 그동안 한발 물러서 있던 창업주 집안이 모처럼 ‘위상’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평소 인재육성을 강조한 선친께서 수원지역에 기술학교를 세우고자 하는 꿈을 갖고 계셨지만 너무 일찍 돌아가셔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서 “작고하신 지 31년이 되는 이제서야 자식된 도리를 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회장 주변에 따르면 최종건재단은 점점 규모를 확대,기술고등학교나 전문대 또는 4년제 공대 설립을 적극 검토중이다. 한편 최 회장은 올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쇼인 CES,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정보통신 전시회 CeBIT 등에 빠짐없이 참석했다.이미 차세대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다.지난달 천안공장 방문에 이어 장학금을 수여한 5일에도 수원공장과 연구소를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집안살림’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분가에 대해 SKC 관계자는 “SK㈜의 내년 주총이 무사히 끝나 그룹의 경영권이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분가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이건희회장 父子 국내 富者 나란히 1·2위

    이건희회장 父子 국내 富者 나란히 1·2위

    국내 주식자산 보유규모 평가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 부자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9위) 호암미술관장을 포함하면 10위 안에 삼성 총수가족이 3명이나 끼였다. 특히 이들의 자산은 1∼10위 전체 자산(9조 8790억원)의 40%(3조 9560억원)에 이른다. 인터넷 경제매거진 ‘에퀴터블’(www.equitable.co.kr)이 4일 발표한 ‘한국의 100대 부호’(추정치)에 따르면 이 회장은 총 2조 2200억원어치의 상장·등록기업 주식(올 5월 말 기준)과 비공개기업 주식(지난해 말 기준)을 보유,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1조 1610억원으로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현대·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1조 1490억원으로 5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고 4,5위는 각각 롯데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롯데 부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롯데알미늄 이사가 차지했다. 대부분 재벌들이 제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지난해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 분식사태로 명단에서 사라졌던 최태원 SK㈜ 회장이 48위로 돌아와 눈길을 끌었다. 벤처기업 중에서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가 지난해 22위에서 11위로 껑충 뛰어 올랐고,팬택 박병엽 부회장은 97위에서 38위로 상승했다. MP3플레이어로 유명한 양덕준(48위) 레인콤 사장과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KH바텍 남광희(92위) 대표도 새롭게 100위 안에 진입했다. 그러나 IT 거품이 빠지면서 이준욱 대양이앤씨 회장은 추정 자산이 2002년 123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으로 급감하면서 밀려났고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등도 명단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불어닥친 부동산 개발 바람으로 고재일 동일토건 대표,정몽열 금강종합건설 부사장,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박석훈 세안개발 대표 등 건설사 대주주들이 대거 100위 안에 신규 진입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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