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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곡진 佛道 끝에 만나는 자비

    굴곡진 佛道 끝에 만나는 자비

    그리 너른 숲은 아닙니다. 작정하고 찾을 만큼 빼어나지도 않습니다. 외려 볼품없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겁니다. 경북 의성의 법계도림 이야기입니다. 신라시대의 고승 의상이 남긴 법계도를 토대로 만든 미로 숲입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좁은 미로가 말하려는 건 세상을 사는 이치입니다. 늘 되뇌면서도 번번이 실천하지 못했던 그런 이치들 말입니다. 미로 숲 위는 고운사입니다. 시대와 반목했던 ‘비운의 천재’ 최치원의 흔적이 여태 남아 있는 절집입니다. 와가들이 밀집한 사촌마을도 예서 멀지 않지요. 의성엔 이처럼 느릿느릿 걸으며 기웃댈 만한 풍경들이 꽤 많습니다. 법계도림은 의상(625~702)이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화엄일승법계도(華巖一乘法界圖, 이하 법계도)를 토대로 만든 숲이다. 화엄사상의 요체를 210개의 글자를 이용해 간결한 시로 축약한 뒤 이를 54개 굽이(角)의 사각형 미로로 만들었다. 쉽게 말해 국내 화엄종의 개조(開祖)로 추앙받는 의상의 화엄세계를 현실 속에 구현한 숲이 바로 법계도림이다. ●의상이 설계한 법계도… 여래의 一音 나타내 법계도는 ‘법’(法) 자에서 시작해 ‘불’(佛) 자에서 끝난다. 한데 의상은 왜 이 같은 미로 형태의 그림시를 그렸을까. 그는 자신이 남긴 몇 가지 책을 통해 자문자답했는데, 이를 요약하면 이렇다. 글이 하나의 길을 이룬 건 여래의 일음(一音)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굴곡진 까닭은 가르침을 받을 중생의 능력과 욕망이 같지 않기 때문이고, 시작과 끝이 있는 건 수행에 원인과 결과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사면사각의 형태를 띤 것은 자비를 발현하고 불도(佛道)에 드는 방법을 사섭사무량(四攝四無量)으로 표현한 것이다. 법계도림을 설계한 이는 고운사 주지인 호성 스님이다. 그는 법계도림을 활용해 살아 있는 목탑을 만들려 했다. 법계도림의 중심부에 큰 은행나무를 하나 세우고 주변에 키 작은 단풍나무들을 심어 놓으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자연스레 탑 형태의 숲이 될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법계도림에 들어서면 머리를 숙여야 하는 일이 잦다. 단풍나무가 옆으로 가지를 펼쳐 놓았기 때문이다. 찾는 이 드문 탓에 거미줄이 얼굴에 달라붙는 일도 흔하다. 이처럼 걷기에 불편하다 보니 개선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재의 나무는 죄다 뽑고 내년쯤 다른 나무를 심을 예정이란다. 향나무처럼 위로 곧추 자라 길을 쉽게 낼 수 있는 수종이 대체재로 꼽힌다. 한데 불현듯 딴생각이 든다. 이처럼 좁고 불편한 길은 절집에서만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잘 정돈된 미로는 놀이공원에서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길이 다소 불편한들 무엇이 문제일까. 이를 하심(下心)을 종용하는 심모원려라 볼 수는 없을까. 작은 티끌 안에도 우주가 들어 있다고 했다. 좁고 불편한 길을 성찰의 자세로 돌아보는 게 외려 법계도의 본질에 더 가까운 것 아닐까 싶다. 어쨌든 계획대로라면 붉고 푸른 단풍나무가 노란 민들레꽃과 어우러진 소박한 길은 내년 이후엔 볼 수 없다. ●신라 문장가 최치원의 흔적 남은 ‘고운사’ 법계도림 위는 고운사다. 신라의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의 호를 딴 절집이다. 60여 말사를 거느린 큰 절집이지만 여느 곳과 달리 주차료나 입장료 한 푼 받지 않는다. 무엇보다 진입로가 인상적이다. 금강송과 굴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숲길이 1㎞쯤 이어진다. 이를 ‘천년숲길’이라 부른다.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족할 길은 그러나 심연으로 들어가는 소로처럼 깊다. 늙은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엔 천년간 봉인된 고운의 체취가 서린 듯하다. 천년숲길을 나와 일주문, 사천왕문 등을 거푸 지나면 가운루(駕雲樓)에 닿는다. 최치원이 건축에 힘을 보탰다는 건축물로, 고운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문화재 중 하나다. 최치원이 원래 지었던 이름은 가허루(駕虛樓)다. 멍에를 쓰듯, 평생 불성(虛)을 짊어지고(駕) 가라는 뜻이란다. 이를 현재의 현판으로 바꿔 쓴 이는 고려 공민왕이다. 사랑하던 노국공주가 죽자 실의에 빠진 공민왕이 전국을 유람하다 고운사에 들러 어필을 남겼다고 한다. 고운사에는 유교와 도교의 색채가 많이 남아 있다. 우화루 뒤편의 ‘만세문’은 솟을대문 모양이다. 절집 건물치고는 독특한 형태다. 만세문 뒤는 연수전이다. 조선 왕실 계보를 적은 어첩을 봉안하던 건물이다. 안내판은 ‘불교를 억누르고 유교를 떠받들던 시대에 사찰 안에 이렇듯 왕실과 관련되는 건물이 지어졌다는 사실이 이채롭다’고 적고 있다. 식당 건물엔 호랑이 벽화가 보관돼 있다. 어느 방향에서 보든 호랑이 눈과 마주하게 된다는 벽화다. 제아무리 날고 긴다 한들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가르침을 담지 않았을까 싶다. ●‘경북팔승일경’… 빙계계곡의 웅숭깊은 풍경 고운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사촌가로숲(천연기념물 제405호)이 있다. 1390년께 기와집들이 숲을 이루던 사촌마을 주변에 조성된 비보림(풍수지리설에 따라 마을의 기가 약한 곳에 조성한 숲)이다. 현지 주민들은 흔히 ‘가리쑤’라 부른다. 바람을 가리는 ‘쑤’(숲)란 뜻이다. 한실천 제방을 따라 800m 정도 이어져 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밀집돼 있어 찬찬히 둘러보기 좋다. 가로숲 안쪽의 사촌마을에선 1582년 지은 만취당(보물 1825호) 등의 고택과 만날 수 있다. 의성 남쪽의 빙계계곡은 오래전부터 의성에서 가장 빼어난 경승지로 꼽혔던 곳이다. 계곡에 들면 ‘경북팔승일경’(慶北八勝一景)이라는 표지판을 흔히 본다. 경북의 여덟 가지 빼어난 경치 가운데 첫째가는 곳이란 뜻이다. 자신감과 도도함이 글자 곳곳에서 느껴진다. 누가 언제 어떤 근거로 이런 도저한 표현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거무튀튀한 절벽이 2㎞가량 돌아가며 만든 풍경만큼은 제법 웅숭깊다. 빙계계곡의 자랑거리는 대략 세 가지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나온다는 얼음 구멍 빙혈(氷穴, 천연기념물 제527호)과 풍혈(風穴), 그리고 빙산사지 오층석탑(보물 제327호)이다. 셋 모두 계곡 왼쪽 마을에 몰려 있다. 얼음동굴에 들면 서늘한 기운이 뒷목을 스친다. 실제로 한여름에도 고드름이 열린다고 한다. 빙혈 바로 위의 풍혈에서도 에어컨 같은 바람이 나온다. ‘삼복더위에 얼음이 얼고, 엄동설한에 따뜻한 김이 솟는다’더니, 그리 과장 섞인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빙산사지 오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말기에서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석탑이다.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국보 제77호)을 본뜬 것으로 알려졌는데, 빙계계곡 등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자태가 한결 돋보인다. 인근의 금성산 고분군도 둘러보는 게 좋겠다. 조문국(召文國)의 경덕왕릉 등 고분 몇 기가 남아 있다. 조문국은 신라보다 앞선 기원전 1세기 무렵, 지금의 금성면을 중심으로 융성했던 고대 부족국가다. 왕릉 주변으로 산책로가 나 있다. 고분군 끝자락의 조문국 박물관에서 조문국의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다. 초여름의 명물로 꼽히는 금성산 고분군 앞 작약꽃밭은 5월 말~6월께 만개한다. 글 사진 의성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고운사는 안동과 경계인 의성 동북쪽에 있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가려면 중앙고속도로 남안동 나들목으로 나와 의성 방면 5번 국도로 갈아탄 뒤 망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점곡 방면 79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8㎞쯤 가면 된다. 사촌마을과 사촌가로숲, 의성 소계당 등 볼만한 풍경들이 지척에 널렸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남쪽 방향으로 내려가길 권한다. 빙계계곡은 의성의 동남쪽 끝에 있다. 조문국의 흔적이 남은 금성산 고분군, 조문국 박물관, 산수유 마을 등을 묶어 돌아보는 게 좋다. 여느 여행지와 달리 고운사, 조문국 박물관 등 관광지들이 죄다 무료다. 입장료 걱정 없이 다녀도 좋겠다. →맛집:의성 하면 마늘 먹인 소가 대표 먹거리다. 군청 인근 의성마늘목장(830-6283)과 안계면의 마늘목장한우타운(862-8592) 등이 이름났다. 탑산약수온천이 있는 봉양면에도 의성마늘소먹거리타운이 조성돼 있다. 의성마늘이야기(834-8843)는 마늘로 맛을 낸 백반, 묵은지찜 등을 내는 집이다. 의성읍내에 있다. →잘 곳:군청에서 운영하는 금봉산 자연휴양림(833-0123)이 깨끗하다. 금성면 산운마을의 운초당, 의성소우당, 점곡면 사촌마을의 초해고택, 후산정사, 안동김씨 종택 등에서 한옥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의성군청 문화관광과 830-6549.
  • [길섶에서] 어느 날 점심/서동철 논설위원

    점심 약속이 없을 때는 굳이 같이 밥 먹을 사람을 찾지 않는다. 오히려 신경 쓰지 않고 호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오늘은 점심 메뉴로 세운상가 근처의 칼국수집을 떠올렸다. 주변의 작은 전자부품 가게 주인인 듯 혼자 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몇 년 전 처음 갔을 때는 3500원이었는데, 그사이 4500원으로 오르기는 했다. 그래도 밥을 사겠다고 누굴 데려가기는 좀 민망하다. 다음에는 나름대로 ‘문화생활’을 하는 거다. 조계사 경내에 있는 불교중앙박물관으로 간다. 뜰에서는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김밥을 먹고 있다. 귀여운 것들…. 대웅전의 부처님도 흐뭇하시겠구나 싶다. 박물관에서는 옛 비석의 탑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입구의 보령 성주사터 낭혜화상탑비부터 인상적이다. 최치원이 썼다는 비문의 한 대목은 이렇다. ‘대사는 장년부터 노년까지 스스로 낮추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 … 집을 짓거나 고칠 때도 뭇 사람보다 앞장서서 노역했다. … 식수를 길어 나르거나 섶나무를 지는 일도 더러 몸소 하였다.’ 소박하게 묘사할수록 훌륭한 분이라는 믿음을 깊게 하는 매력 있는 글이다. 회사로 돌아오는데 괜히 웃음이 났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경북도·中 안후이성 이어준 지장 스님

    경북도·中 안후이성 이어준 지장 스님

    경북도는 26일 중국 안후이(安徽)성과 관광교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라 왕자 출신으로 중국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왕보살’로 추앙받는 지장(696~794·김교각) 스님을 관광상품화해 두 도시 간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두 지역에는 지장 스님 관련 유적들이 남아 있다. 안후이성 성도인 허페이(合肥) 한 호텔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전화식 경북도 문화체육국장과 완이쉐(萬以學) 안후이성 관광국장, 이진락 경북도의원, 이상욱 경주부시장, 여행사와 불교학회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협약 내용은 관광홍보사무소 상호 설치 및 김교각 다큐멘터리 공동 제작 등이다. 이어 두 도시는 ‘중국에서의 김교각 발자취’ 소개와 김교각 전용 상품 프레젠테이션(PT) 및 경북관광 홍보 영상 상영, 경북 대표 음식 소개 등 관광홍보 설명회도 가졌다. 안후이성은 인구 6000여만명의 동부내륙도시로, 중국 4대 불교 성지 중 한 곳으로 유명하다. 완 국장은 “안후이성에는 지장보살이 99살에 입적한 것을 기념한 높이 99m짜리 동상과 그의 등신불 등 관련한 많은 문화유적이 있다“면서 “이번 협약으로 두 도시가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 국장은 “안후이성 구화산에서 불법을 설교했던 지장보살의 화신인 지장 스님의 중국 관광상품화로 기존 신라 최치원 역사탐방 상품과 연계돼 내륙지방 중국 관광객 유치 공략이 더욱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허페이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경북도, 중국 안후이성 관광 교류 협약

    경북도는 26일 중국 안후이(安徽)성과 관광교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라 왕자 출신으로 중국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왕보살’로 추앙받는 지장(696~794·김교각) 스님을 관광상품화해 두 도시 간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두 지역에는 지장 스님 관련 유적들이 남아 있다. 안후이성 성도인 허페이(合肥) 한 호텔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전화식 경북도 문화체육국장과 완이쉐(萬以學) 안후이성 관광국장, 이진락 경북도의원, 이상욱 경주부시장, 여행사와 불교학회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협약 내용은 관광홍보사무소 상호 설치 및 김교각 다큐멘터리 공동 제작 등이다. 이어 두 도시는 ‘중국에서의 김교각 발자취’ 소개와 김교각 전용 상품 프레젠테이션(PT) 및 경북관광 홍보 영상 상영, 경북 대표 음식 소개 등 관광홍보 설명회도 가졌다. 이와 함께 두 도시 간 B2B(기업 대 기업) 관광교역전과 한·중기업인 교류회도 열렸다. 안후이성은 인구 6000여만명의 동부내륙도시로, 중국 4대 불교 성지 중 한 곳으로 유명하다. 완 국장은 “안후이성에는 지장보살이 99살에 입적한 것을 기념한 높이 99m짜리 동상과 그의 등신불 등 관련한 많은 문화유적이 있다“면서 “이번 협약으로 두 도시가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 국장은 “안후이성 구화산에서 불법을 설교했던 지장보살의 화신인 지장 스님의 중국 관광상품화로 기존 신라 최치원 역사탐방 상품과 연계돼 내륙지방 중국 관광객(유커) 유치 공략이 더욱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허페이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최치원 문집’ 출간 기념 8일 국제학술대회 개최

    고운 최치원의 ‘계원필경집’과 ‘사산비명’의 역주서가 최치원 문집 상·하권으로 출간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고운국제교류사업회(이사장 최병주)는 오는 8일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 대교당에서 출판기념회 및 제5차 고운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최치원은 12세 때 당나라에 유학 가 외국인 과거시험에 합격했다. 25세에 쓴 ‘격황소서’는 황소가 이 격문을 읽고 너무 놀라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로 명필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각종 연설문에 최치원의 시를 3차례 인용할 정도로 그의 문장력은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출중하다는 평가를 한·중 양국에서 받고 있다. 최치원은 29세에 귀국해 ‘계원필경집’과 ‘중산복궤집’, ‘시부’ 등 3편을 편찬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자료는 ‘계원필경집’과 ‘사산비명’이 대표적인 저작이다. ‘계원필경집’의 번역은 최치원의 후손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최광식 고려대 교수가, ‘사산비명’ 번역은 최영성 전통문화대학 교수가 맡았다. 최광식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도 한다. 심우경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인의 고유 사상을 유, 불, 도가 합쳐진 ‘풍류’라고 강조한 고운의 풍류 생활에 대해 발표하고, 국민대 장일규 교수는 고운 문집의 가치를 조명한다. 중국에서는 난징사범대학의 당인핑 교수, 일본에서는 와세다대의 이성시 교수가 참가해 동아시아에서의 고운 저작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최광식 문화가 있는 삶] 한류와 풍류

    [최광식 문화가 있는 삶] 한류와 풍류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던 한류열풍이 최근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한국 관광 홍보 모델’로 선정되어 ‘한국 관광의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아오란 그룹은 6000여명의 직원을 한국에 보내 포상관광을 하여 우리의 관광수입이 수백억원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외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케이드라마(KDrama)는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에서, ‘겨울소나타’가 일본에서, ‘대장금’이 중동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 지역을 강타하여 이를 한류 1.0 시대라고 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기를 끌던 케이팝이 파리에서 공연이 성공을 거두고 유럽과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한류 2.0 시대를 맞이하였다. 특히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지금까지 유튜브 접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를 변곡점으로 우리나라 개인문화오락 서비스산업의 수출액이 수입액을 추월하여 문화 수출국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8번째 문화 콘텐츠 수출국의 영예를 차지한 것이다. 더구나 우리 앞에 문화 수출국이 된 나라들이 모두 G7 국가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류의 위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패션, 음식, 화장품, 관광, 캐릭터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하여 한국 문화 전반적으로 다양화하고 다변화하는 케이컬처(KCulture)의 한류 3.0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한류를 여러 분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드라마와 케이팝 중에서 성공한 이유를 분석하여 다른 장르에 적용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 퓨전 사극이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은 모티브는 전통 문화에서 가져오고, 드라마의 진행은 아주 현대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케이팝의 경우 서양의 팝과 다른 점은 군무(群舞)와 도무(跳舞)라고 할 수 있다. 케이팝의 아이돌그룹은 노래와 춤을 서로 돌아가며 하는 군무를 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말춤은 도무를 극대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고대의 제천대회에서 중국과 달리 ‘남녀가 무리를 지어 노래하고 춤추고,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손과 발을 맞닿게 하였다’는 중국 측 기록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최치원이 신라시대에 서역에서 중국을 통해 들어온 가무 공연을 보면서 시로 묘사한 ‘향악잡영’(鄕樂雜詠)에도 군무와 도무가 아주 리얼하게 표현이 되어 있다. 최치원은 ‘화랑’의 기원을 논하면서 ‘풍류’에 대해 우리의 토착신앙을 기반으로 유교와 불교 및 도교를 수용하였다는 것을 기록하여 놓았다. 우리의 토착문화를 기반으로 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외래문화를 개방적으로 수용하여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원래 우리가 갖고 있는 신명(神明)과 끼와 흥(興)을 바탕으로 전근대에는 중국의 문화를 받아들여 전통적인 것과 창조적으로 융화하였으며, 근현대에는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 고유의 것을 내면화시켜 세계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한류는 드라마나 케이팝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생성되어 인기를 끌고 있으나 앞으로는 순수예술이나 전통문화 등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풍류를 비롯한 한국 전통문화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한국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지원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런 면에서 이번 주에 ‘풍류’를 제기한 최치원의 저작인 ‘계원필경집’과 ‘사산비명’을 비롯한 금석문의 역주본이 발간되어 출판기념회와 이를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니 ‘한류’의 원조인 ‘풍류’를 축제적 분위기에서 즐겨 보아야 하겠다.
  • 사라지니 살아나는 곳

    사라지니 살아나는 곳

    옛 절터는 따사롭다. 봄으로 가는 길목, 잔설이 있어도 생채기 난 돌탑 위로 어느새 훈풍이 스친다. 그래서 폐사지를 찾아가는 여행은 시간을 거슬러 전혀 다른 세상과 만나는 독특한 경험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3월에 가볼 만한 옛 절터를 추천했다. ●고려 왕의 스승이 머문 자리-강원 원주 흥법·거돈·법천사지 원주엔 폐사지가 많다.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흥법사지, 거돈사지, 법천사지 등 신라 시대 창건해 임진왜란 때 사라진 폐사지가 여럿이다. 특히 이 세 절집은 고려 시대 왕의 스승인 국사가 머물며 이름을 떨친 사찰이다. 비록 건물은 사라졌지만 탑과 탑비 등이 남아 옛 사찰의 규모와 고려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거돈사터는 이른바 ‘폐허의 미’가 가장 빼어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신라 후기인 9세기께 조성된 뒤 고려를 거쳐 조선 전기까지 명맥이 이어졌던 대가람이었으나, 지금은 너른 터와 석탑만 남아 당시 모습을 일러 주고 있다. 흥법사지는 다소 휑한 편. 법천사지는 여태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폐사지를 돌아본 뒤에는 흥원창에서 갈무리한다. 강과 산을 물들이는 일몰이 아름답다. 원주시 관광안내소 (033)733-1330. ●조선 최대 왕실 사찰로의 시간 여행-경기 양주시 회암사지 양주 회암사지는 고려 중기에 지어져 조선 중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측되는 절터다. 관련 기록이나 여느 사찰 건축과 다른 궁궐 건축양식, 출토 유물 등으로 미뤄볼 때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이었으리라 짐작된다. 회암사는 오랫동안 왕실의 후원 아래 위세를 떨쳤다. 특히 태조 이성계는 스승으로 모시던 무학대사를 회암사 주지로 보낸 뒤 자주 찾았으며, 왕위에서 물러난 뒤에도 회암사에 머물며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암사지 뒤 산길을 조금 오르면 중요한 문화재 여러 점을 만난다. 회암사와 인연이 깊은 지공선사, 나옹선사, 무학대사의 부도와 석등이다. 양주관아지와 조명박물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흥아트파크, 청암민속박물관 등을 연계하면 좋다. 양주시 문화관광과 (031)8082-5664. ●고려 마의태자 전설 품은 절집-충북 충주 수안보면 미륵대원지 미륵대원처럼 이름 뒤에 ‘원’자가 붙은 곳은 대개 여행자가 숙식을 해결하던 곳, 즉 역원의 역할을 담당하던 절집이다. 조선시대엔 국가가 역원을 운영했지만 고려 때는 절에서 담당했다. 이런 절집엔 보통 ‘기골이 장대한’ 불상이 서 있기 마련인데, 미륵대원지에도 10.6m에 달하는 미륵불(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이 세워져 있다. 한데 대개의 불상이 남쪽을 바라보는 것에 견줘 충주 미륵불은 북쪽을 보고 있다. 미륵불을 세운 마의태자가 누이 덕주공주가 세웠다는 덕주사를 바라보게 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학계에선 옛 고구려 땅을 회복하려는 고려의 북진사상이 표현된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미륵대원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 아래 자리잡았다. 걷다 보면 백두대간 산봉우리가 물결친다. 충주시 관광과. (043)850-6723. ●황매산 기암절벽 아래 신비의 절터-경남 합천 영암사지 합천 황매산 자락의 모산재 기암절벽 아래 영암사지가 있다. 여느 절터처럼 석탑과 석등 같은 문화유산이 올곧이 남았지만, 절집의 내력은 자세히 밝혀진 것이 없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쌍사자 석등이 꼽힌다. 영암사지에서 황매산이 지척이다. 황매산 정상 언저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합천 읍내로 가는 길에는 합천영상테마파크가 자리잡았다. 근대의 역사를 담은 세트장으로, 실제라 착각할 만큼 사실적인 모양새가 일품이다. 합천은 가야국 연맹체인 다라국의 고장이다. 합천박물관에는 다라국 지배층의 고분군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 뒤쪽에 사적으로 지정된 옥전 고분군이 있다. 가야산이 품은 해인사와 대장경테마파크, 두 곳을 잇는 해인사 소리길도 합천의 명소다. 합천군 관광진흥과 (055)930-4666. ●춘향이도 시기할 사랑 이야기 담은 터-전북 남원 만복사지 남원은 춘향과 판소리로 유명하다. ‘사랑의 도시’라 불릴 만큼 춘향전은 도시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단단히 자리잡았다. 한데 춘향전에 버금가는 러브 스토리가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바로 ‘금오신화’에 나오는 ‘만복사저포기’다. 노총각 양생이 만복사에서 만난 여인의 영혼과 사랑을 나누고 부부의 연을 맺은 이야기다. 고려 문종 때 창건된 만복사는 승려 수백 명이 머물렀을 정도로 번성했으나,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이 함락되면서 절집도 소실됐다. 전각은 모두 불타고 지금은 오층석탑(보물 30호), 석조대좌(보물 31호), 당간지주(보물 32호), 석조여래입상(보물 43호) 등만 남았다. 만복사지에서 시작한 여행은 춘향테마파크, 국악의 성지, 남원추어탕거리를 거치며 차츰 흥겹고 맛깔나게 무르익는다. 남원시 문화관광과 (063)620-6161. ●허물어진 절터에 남은 천년의 온기-충남 보령 성주사지 보령 성주사지는 크고 유서 깊은 절터다. 성주산 자락에 둥지를 튼 폐사지에는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 시대의 흔적이 골고루 묻어난다. 국보 1점과 보물 3점 등 귀한 유물이 허물어진 절터를 의연하게 지키고 있다. 성주사는 통일신라 선종의 대가인 무염대사(낭혜화상)가 크게 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 선종의 큰절인 ‘구산선문’ 중 하나가 성주산문이며, 그 중심지가 성주사다. 낭혜화상탑비(국보 8호)는 무염대사를 기리기 위해 최치원이 비문을 지었으며,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과 삼층석탑 등이 절터에 있다. 성주산의 남쪽 주봉인 옥마봉 전망대에 오르면 보령 시내와 대천해수욕장 등 서해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성주산자연휴양림, 개화예술공원, 보령석탄박물관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보령시 관광과 (041)930-454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병신년의 노래/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열린세상] 병신년의 노래/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지금으로부터 두 갑자, 즉 120여년 전인 1896년도 올해처럼 병신년이었다. 그 두 해 전인 갑오년(1894)에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했다. 이때 “가보세 가보세/을미적 을미적/병신 되면 못 가리”라는 동요가 유행했다. ‘가보’란 갑오년을 뜻하고, ‘을미’는 이듬해인 을미년(1895), ‘병신’은 병신년을 뜻한다. 이 노래에 대해서 당시의 자료인 ‘동학농민란’(甲午東學亂)은 “동학란이 갑오년에 성공을 해야지 만일 갑오년이 지나고 을미년, 병신년에 다다르면 실패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갑오년에 구체제를 뒤엎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지 을미적대다가 병신년까지 가면 실패한다는 뜻의 노래다. 천도교 계통에서 발간하던 ‘별건곤’ 1928년 8월호에는 청오(靑吾)라는 필자가 ‘민중운동으로 일어난 갑오동학란(甲午東學亂) 비록(秘錄)’을 싣고 있다. 청오는 이 노래에 대해 “동학란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물론 누구도 그 뜻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 노래는 동요라기보다는 정치 상황을 풍자하거나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희구하는 참요(讖謠)에 속한다. 영조 말엽에는 어린 아이들이 “망국동(亡國洞)에 망정승(亡政丞)”이란 동요를 불렀다고 전한다(‘영조실록’ 46년 3월 22일). 안국동에 살던 홍봉한·인한 형제 정승이 자신의 사위인 사도세자 살해에 가담하자 이들 때문에 나라가 망하리라는 뜻의 참요가 유행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 ‘최치원 열전’에는 최치원이 고려 태조 왕건에게 “계림은 누런 잎(黃葉)이요, 곡령(鵠嶺)은 푸른 소나무(靑松)”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하고 있다. 계림은 신라를 뜻하고, 곡령은 개경의 옛 이름이니 신라는 지고 왕건이 새 왕조를 개창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최치원이 이런 참요를 실제로 왕건에게 전달했는지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당나라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국제적인 문명을 떨쳤지만 귀국 후에는 골품제라는 카르텔에 막혀 좌절했던 지식인 최치원이 골품제가 무너지는 새로운 세상을 희구했을 것이란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학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동학은 1860년 4월 5일 교주 최제우(崔濟愚)가 고향인 경주 구미산 용담정에서 “마음이 떨리고 몸이 전율”하는 해탈의 경지를 체험하고 나서 창도(創道)했다. 그러나 동학은 단순한 종교가 아니었다. 2대 교주 최시형(崔時亨)은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같이 한다’는 사인여천(事人如天) 사상을 주창했는데, 최시형이 말하는 사람은 양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최시형이 ‘해월설법’(海月說法)에서 “나는 비록 부인이나 어린아이의 말이라도 배울 만하면 배우고 스승으로 모실 만하면 스승으로 모신다”고 말한 것처럼 양반 카르텔에 신음하는 밑바닥의 모든 백성들이 하늘이라는 뜻이었다. 동학이 삽시간에 농민들에게 퍼져 나간 것은 단순한 신앙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리라는 변혁의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라도 고부의 전봉준(全琫準)이 봉기의 깃발을 들자 전국 각지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주요한(朱耀翰)이 발행하던 ‘동광’(東光) 제26호(1931년 10월 4일)는 조용만(趙容萬)이 지은 “가보세”란 희곡을 싣고 있다. 민씨 척족정권 아래서 신음하던 전북 남원 근처의 한 촌가가 배경인데, 어린아이들이 “가보세 가보세…”라는 위의 동요를 부르면서 지나가자 주인공 순돌(順乭)이 “가자 빌어먹을, 병신 되기 전에 어서 가자”라고 동조하고 나서는 것으로 시작한다. 참요가 성행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가득 차 있다는 방증이다. 20~34세의 청년들을 심층 면접했더니 절반에 가까운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붕괴와 새로운 시작’(46.6%)을 원한다고 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사회의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2015년 을미년이 금수저, 흙수저 같은 ‘수저론’과 ‘헬조선’같은 참구(讖句)로 을미적댄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병신년 새해지만 희망의 메시지는 들리지 않는다. “병신 되면 못 가리”라는 참요 대신 “병신년에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가 확 뜯어고쳐질 것”이라는 희망의 노래를 갈구하는 것이 필자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다.
  • [박문각 종로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국어

    [박문각 종로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국어

    서울신문은 많은 수험생이 응시하는 7·9급 공무원시험에 대비해 국어·한국사·영어 등 필수과목에 대한 실전강좌를 마련했다. 박문각 종로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과목별 주요 문제와 해설을 싣는다. 국어 과목은 문법 지식과 어문 규정의 올바른 사용 등이 가장 높은 비중으로 출제된다. 특히 최근 추가된 표준어와 2015년 1월부터 시행한 문장부호 등은 꼭 점검해야 한다. 고유어, 한자어, 한자성어, 속담, 관용어 등의 어휘력은 2008년 이후 공개된 기출문제와 어문 규정에 예시된 단어들을 꼼꼼히 정리해야 한다. 한자 문제는 비중이 현저히 줄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독해는 비문학과 문학이 7대3 정도로 출제되며 실용문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문제)국어 어문 규정에 모두 맞는 것으로만 짝지어진 것은. ①전통은 인습과 구별될 뿐더러 단순한 유물과도 구별된다. ②묵호 Mukho, 극락전 Geungnakjeon ③그이가 말을 아주 잘하대. ④거시기, 사글셋방, 위력성당, 두째 (해설)①인습과 구별될뿐더러(구별되+ㄹ뿐더러 : ㄹ뿐더라는 어말어미로 항상 붙여 써야 한다) ③그이가 말을 아주 잘하데(‘-데’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이는 말로 ‘-더라’와 같은 의미를 전달한다. ‘-대’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인다) ④위력성당→‘울력성당’, 두째→‘둘째’ 가 올바른 표현이다. (정답)② (문제)“나는 길에서 큰 돈을 주웠다.”에 대한 분석으로 틀린 것은. ①안긴 문장이 포함되어 있다. ②11음절로 되어 있다. ③8개의 단어로 되어 있다. ④12개의 형태소로 되어 있다. (해설)품사, 어절, 단어, 음절, 형태소 등 문장의 분석 단위를 구별해 내는 문제다. 어절은 문장을 구성하는 도막도막의 마디로 띄어쓰기 단위와 일치한다. 단어는 자립할 수 있는 말이나 자립 형태소에 붙으면 쉽게 분리되는 말(조사)을 뜻한다. 형태소는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를 의미한다. 이때의 뜻이란 문법적 기능도 포함한다. ‘나는 길에서 큰 돈을 주웠다’는 ‘나는 돈을 주웠다’에 ‘돈이 크다’가 안긴 겹문장이다. 단어를 분석해 보면 나/는/ 길/에서/ 큰/ 돈/을 주웠다/로 모두 8개의 단어로 이루어졌다. 형태소를 분석해 보면 나/는/ 길/에서 크/ㄴ/ 돈/을 줍/었/다/로 모두 11개의 형태로소 이루어졌다. 품사를 살펴보면 ‘나, 길, 돈’은 체언 ‘큰, 주웠다’는 용언 ‘는, 에서, 을’은 관계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정답)④ (문제)다음 문장부호의 쓰임이 바르지 않은 것은. ①그것[한글]은 이처럼 정보화 시대에 알맞은 과학적인 문자이다. ②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로, 까지} 갔어요. ③책의 서문, 곧 머리말에는 책을 지은 목적이 드러나 있다. ④최치원(857~?)은 통일 신라 말기에 이름을 떨쳤던 학자이자 문장가이다. ②학교{에, 로, 까지} : 열거된 항목 중 어느 하나가 자유롭게 선택될 수 있음을 보일 때 중괄호를 쓴다. ①원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이나 논평 등을 덧붙일 때 대괄호를 쓴다. ③한 문장 안에서 앞말을 ‘곧’, ‘다시 말해’ 등과 같은 어구로 다시 설명할 때 앞말 다음에 쉼표를 쓴다. ④물음표는 모르거나 불확실한 내용임을 나타낼 때 쓴다. (정답)② 김철민 박문각 종로고시학원 강사
  • 의병 활동·최치원 유적·미군 기지·지역 이름에 州… 인연 찾아 뭉치는 지자체들

    의병 활동·최치원 유적·미군 기지·지역 이름에 州… 인연 찾아 뭉치는 지자체들

    지자체들의 상생 바람이 거세다. 역사성 등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공통점까지 찾아내 손을 잡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다음달 ‘대한민국 의병도시 협의회’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나라가 위급할 때 외세에 맞서 의병활동이 활발했던 도시들이 의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하나로 뭉치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1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전국 38개 지자체 관계자 7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협의회 회칙 등을 논의했다. 현재까지 경북 문경·영주 등 44개 지자체가 참여 의사를 밝혀 왔다. 시는 의병활동이 있었던 지자체가 80여곳으로 파악됨에 따라 참여 지자체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협의회가 발족되면 의병선양사업 발굴 및 추진, 청소년의병 조직을 통한 범국민운동 전개, 의병관련 국가정책사업 발굴 등을 추진한다. 손영범 제천시 의병담당은 “국가적 위기 때마다 큰 역할을 했던 의병정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이근규 시장이 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며 “협의회는 의병사업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 동참 등 다양한 상생사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초단체가 제안한 협의회에 이처럼 많은 지자체가 참여하는 것은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경남 함양, 경북 경주·문경, 전북 군산, 충남 서산, 부산 해운대구 등 8개 지자체는 오는 23일 ‘고운 최치원 인문관광 도시연합 협의회’를 발족한다. 이들은 지역별로 산재된 최치원 선생 유적을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협의회 구성은 최치원 선생이 태어난 경주시가 제안했다. 이정현 함양군 관광담당은 “중국은 당나라에서 유학하며 문장가로 이름을 떨친 최치원 선생 사료관을 지어 한국 관광객들을 유치하지만 국내에는 최치원 관광상품이 빈약해 공동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함양은 최치원 선생이 군수로 부임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 등이 있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역 명칭과 농산물 등도 협의회 매개체가 된다. 경북 안동 등 16개 지자체는 ‘전국고추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 서울 용산과 강원 원주 등 15개 지자체는 ‘미군기지주둔지역 단체장협의회’, 경기 양주 등 14개 지역은 지역이름에 고을 ‘주(州)’자가 있다는 이유로 ‘전국동주(同州)도시교류협의회’를 구성했다. 지명에 내 ‘천(川)’자가 들어가는 경기 과천 등 10개 지자체는 ‘전국청정도시협의회’를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간 상생이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다른 지자체와 상생사업을 하기에 앞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상생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는데 그런 지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지자체 간 협의회 구성이 정치적 쇼나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해운대 백사장, 회춘했네

    해운대 백사장, 회춘했네

    ‘해운대가 또 다른 몸짓으로 유혹한다.’ 올여름 국내 최대 휴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과 피서객들은 달라진 해운대에 놀랄 것이다. 먼저 크게 넓어진 백사장에 놀라고, 그로 인해 탁 트인 시야로 들어오는 해운대의 진면목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새로 만들어진 스포츠존, 생존 수영장 등과 함께 한결 멋지고 여유로운 추억을 쌓는다면 또다시 해운대를 찾는 자신에게 한 번 더 놀랄 것이다. ●63빌딩 채울 수 있는 모래 62만㎥ 붓고 제방 작업 진행 해운대해수욕장은 그동안 7, 8월 성수기 때는 하루 수십만명의 피서객이 찾아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좁은 백사장 탓에 젊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비치발리볼, 모래찜질 등을 즐기기엔 답답함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단점들이 말끔히 해소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3년여간의 대대적인 복원 사업으로 백사장 폭이 배로 늘어나는 등 명실상부한 옛 모습을 되찾았다. 6월 1일 조기 개장을 앞두고 있지만 이른 더위 때문인지 벌써 많은 사람이 해수욕장을 찾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17일 오후 찾아간 해운대 백사장은 한눈에 봐도 지난해보다 확연히 넓어졌다. 널찍한 모래벌판과 넘실대는 검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탁 트인 상쾌함을 줬다. 조선비치호텔 쪽 백사장에는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모래축제에 사용될 집채만 한 모래더미들이 군데군데 쌓여 있고, 연인들은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해변을 거닐었다. 또 거리의 악사들은 길 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했다. 따가운 햇볕에 아랑곳하지 않고 웃통을 벗어젖힌 청소년들의 공놀이, 시원하게 바다를 질주하는 제트스키는 성하의 계절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친구들과 함께 바닷바람을 쐬러 오랜만에 해운대를 찾았다는 안기향(49)씨는 “2년 전 여름에 왔을 때만 해도 백사장 폭이 많이 좁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보니 몰라보게 넓어져 깜짝 놀랐다”며 반가워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 넓고 깨끗한 백사장과 망망대해가 있고 풍광이 수려해 신라의 석학인 최치원이 동백섬의 넓은 바위 위에 ‘海雲臺’라고 기록해 놓았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난개발로 인해 해운대해수욕장의 백사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7년에는 백사장 폭이 42.5m로 줄어들었고 면적도 6만 2129㎡로 축소됐다. 여름철 이곳을 찾은 피서객들은 좁은 백사장과 파라솔 때문에 해운대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백사장이 옛 모습을 찾게 된 것은 2013년 11월부터 시작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의 ‘해운대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덕택이다. 오는 2017년 2월 완공 예정으로 총사업비 436억원이 투입된다. 올해로 육지와 바다에 모래를 붓는 양빈 작업 등 사실상 주요 사업은 대부분 완료됐다.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한 제방 작업 등 일부 작업만 남아 있다. 모래는 서해 공해상에서 공수해 왔다. 2년여간 백사장 복원에 동원된 모래는 62만㎥. 15t 화물차 5만 9000대 분량이다. 모래로 63빌딩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개장 50주년 맞아 슈퍼 콘서트 등 이벤트도 풍성 복원 사업 전 6만 9368㎡이던 백사장 전체 넓이는 14만 6006㎡로 2배 이상 넓어졌다. 미포 입구 쪽 해변에 모래가 꾸준히 쌓이면서 전체 백사장 길이도 1460m에서 1500m로 40m가량 늘어났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앞으로 수중의 모래경사도를 완만하게 유지하는 과정에서 백사장의 폭이 축소되더라도 해수욕장의 최적 조건인 70m 정도는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로 개장 50주년을 맞는 해운대해수욕장의 풍경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자동차 폐타이어를 이용한 고무 튜브는 산뜻한 오렌지색으로, 피서객들이 직접 가져온 우산 등을 꽂아 만든 그늘막은 이제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대신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올해 해수욕장 공식 개장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편의시설과 알찬 이벤트를 마련했다. ‘다닥다닥’ 붙어 있어 답답함을 줬던 파라솔 숲이 한층 여유로워진다. 파라솔 개수는 지난해와 같은 6000개를 설치하지만 넓어진 백사장 덕에 파라솔의 간격을 1m 정도로 유지한다. 종전에는 20~30㎝에 불과해 바다 조망이 사실상 어려웠다. 피서객이 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운대 모래축제’(5월 29일~6월 1일), 60여명의 훌라 댄서가 공연하는 ‘하와이안 페스티벌’(6월 5~6일), 한류스타를 초청한 기념 ‘슈퍼 콘서트’ 등도 준비돼 있다. 모래축제 기간에는 부산을 찾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 ‘차이나존’을 운영하고 중국 애니메이션 모래조각과 함께 한류뷰티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수심이 얕은 미포 쪽 백사장은 ‘키즈존(어린이 물놀이 공간)’으로 운영한다. 또 키즈존 옆에선 ‘생존수영 교육장’도 운영된다. 백선기 해운대 구청장은 “올해 개장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편의시설과 알찬 이벤트를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된 해운대의 추억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활어회·곰장어·복국 등 여행객 입맛도 유혹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돋우는 먹을거리와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도 널려 있다. 해운대 앞 대로를 따라 5분 정도만 걸어 나오면 왼편의 한 골목을 자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발길을 막는다. 규모는 작지만 ‘부산스러운’ 시장의 느낌이 오롯이 살아 있다. 부산의 대표적 음식 중 하나인 곰장어와 어묵, 칼국수, 돼지국밥집 등 다양한 먹거리가 관광객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는다. 해운대와 함께 영원히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맛들이 피서객들의 추억 속에 스며든다. 미포 방면에는 자연산 횟집과 복국집이 즐비하다. 자연산 횟집은 대부분 작은 어선의 선장들이 이른 새벽 해운대 앞바다에서 잡은 활어와 해산물 등을 내놓는다. 초고추장을 비롯한 양념류는 따로 계산된다. 고급 횟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단골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에서 걸어서 20여분쯤 가면 달맞이길이 나온다. 해운대를 찾는 사람이면 한번쯤 들러 보는 곳이다. 달맞이고개 언덕 위에 있는 해월정은 카페 등이 모여 있는 길목에 위치해 찾아오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많다. 2005년 APEC 개최 기념으로 세운 해마루도 있다. 언덕 꼭대기에 자리해 탁 트인 바다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인근 산 쪽에는 김성종 추리문학관도 있다. 부산의 해안관문인 오륙도는 물론 날이 맑으면 대마도도 보인다. 길을 따라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들어서 있어 다양한 맛의 커피도 즐길 수 있다. 으리으리한 고층빌딩과 잘 짜여진 도시의 면모를 갖춘 해운대는 사시사철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 세계 어느 휴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해운대해수욕장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정부·지자체, 찾아가고픈 지역·명품관광지 만들기] 행락철 관광객 잡기 무한경쟁

    [정부·지자체, 찾아가고픈 지역·명품관광지 만들기] 행락철 관광객 잡기 무한경쟁

    지방자치단체들이 역동하는 중화권과 새로운 KTX 열차 노선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출시하며 관광객 잡기 무한 경쟁을 펼치고 나섰다. 강원 춘천시는 국민 애창곡인 ‘소양강 처녀’의 노랫말 주인공을 활용한 스토리텔링과 의암호변 소양강처녀상 주변 관광 명소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소양강처녀상 주변에 스카이워크와 수상레저시설을 설치해 관광 명소화한다. 또 노랫말 주인공의 사연과 노랫말을 담은 스토리텔링 영상을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고 창작 뮤지컬을 제작하는 등 소양강 처녀 알리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남 하동군은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별천지 화개동을 비롯해 6조 혜능 선사의 정상이 모셔진 천년고찰 쌍계사, 소정방의 설화가 서려 있는 악양 동정호 등 중국과 연관성이 있는 관광지에 대한 스토리텔링 개발에 나섰다. 솔잎한우·재첩·참게·산채 등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해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먹거리도 개발한다. 경기관광공사는 중화권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활용한 특색 있는 체험형 관광상품 개발에 나섰다. 올 상반기 중 대만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호남지역 지자체들은 KTX 호남선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시는 3색 체험 기차여행을 운영하고, 전남 순천시도 연령별·계절별·테마별로 순천만정원, 순천만, 낙안읍성 등을 연계하는 관광코스 개발에 나섰다. 광주시는 아예 호남고속철 1량(56석)을 임대해 다음달 2일부터 ‘아트 투어 남행열차’ 상품을 내놓는다. 경북 포항시는 KTX 포항 개통을 계기로 영일만 앞바다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유람선 운항사업을 추진한다. 울산시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기존의 고래바다여행선(고래 탐사선)에 이어 간절곶에서 대형 요트관광을 시작했다. 부산시는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에 힘입어 명소로 떠오른 국제시장과 중구 광복동, 남포동 일대를 묶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 속 ‘꽃분이네’ 등 국제시장 명소를 지나는 산복도로와 자갈치시장, 용두산공원 등과 연계하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도 백령도 성지순례 상품과 강화도 갑곶 성지순례를 비롯해 백령도 물범, 옹진군 저어새, 강화 갯벌 등 종교와 자연 생태를 주제로 한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지자체 관광개발 담당들은 “행락철을 맞아 지자체마다 변모하는 관광 여건에 맞게 다양한 관광상품을 출시하며 관광객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국내여행 | 합천이어야 했던 이유

    국내여행 | 합천이어야 했던 이유

    이야기는 50여 년 전 한국에 머물렀던 어느 프랑스인에서 시작된다. 합천 해인사를 사랑해 죽어서도 그곳에 묻힌 사람. 무엇이 그를 넋으로 돌아오게 했을까? 그 질문에 밀려 합천으로 갔다. 홍류동에 뿌려지다 합천군은 잘 알고 있었다. ‘합천’ 하면 떠오르는 ‘해인사’의 공식이 이 도시의 이미지를 경직시키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시작한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이나 해인아트프로젝트의 소식이 들려왔을 때 귀가 솔깃했으나 결국 2013년 이 행사를 찾았다는 200만명의 대열에 속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로제 샹바르’의 사연과 프랑스인들과 동행하는 합천 여행은 만사를 제쳐 놓게 할 만큼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단 ‘문제적 그’를 먼저 소개한다. 로제 샹바르Roger Chambard는 1959년 한국에 부임해 10년간 근무한 초대 주한프랑스 대사였다. 그 기간 중에 한국을 널리 여행했던 그는 특히 해인사를 좋아해 ‘죽으면 화장을 해서 해인사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했고, 실제로 1982년에 78세의 나이로 타계하자 유골은 한국으로 옮겨져 합천 해인사 자락에 뿌려졌다. 그의 손자 올리비에 샹바르Olivier Chambard는 프랑스 외교부 아프리카-인도양 담당 부국장이 되어 2011년 9월에 공무차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종종 언론에 소개되곤 했지만 그냥 잊힐 수도 있는 이야기에 마음이 복잡해진 이유는 아마도 ‘죽을 자리’ 때문이리라. 세상을 많이 떠돈 만큼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회귀본능이다. 마지막 자리는 내 나라, 사랑하는 사람의 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결석처럼 단단해진다. 그런 본능을 넘어서 타국, 타향을 선택할 만큼 로제 샹바르의 해인사 사랑이 대단했던 것인지 영혼의 외로움이 컸던 것인지,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은 단편적이기만 하다. 어느 프랑스인의 피안彼岸 5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후 가난했던 한국의 모습은 흑백사진으로 남아있고, 그 사진 속 로제 샹바르도 흑백이다. 시간은 그냥 흐르기만 한 것이 아니어서 그 사이 홍류동紅流洞 계곡 옆으로 포장도로가 깔렸다. 2011년부터 ‘소리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해인사 산책로 6.3km는 3분의 2 이상이 이 도로와 나란히 달린다. 해인사 시외버스 터미널을 오가는, 통행량이 적지 않은 도로이고 커브를 도는 엔진소리는 홍류동 계곡의 물소리도 잠식한다. 그 옛날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의 귀를 먹게 했다 할 정도로 옥계수가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가 우렁찼다는 이야기가 무색하지만 다행히도(?) 소리길의 ‘소리’는 ‘Sound’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의 소리蘇利는 불교에서 ‘이상향’ 혹은 ‘피안’을 뜻한다. 작은 힌트를 주워 본다. 로제 샹바르가 해인사를 드나들던 그 시절에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홍류동 계곡은 어쩌면 그에게 이상향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 우거진 송림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듬직한 바위 사이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청수, 그 물살의 기개를 보여 주는 폭포와 웅덩이들. 그 안에 숨은 19개의 명소. 신라 최고의 천재로 칭송받았지만 말년에 해인사에 머물다 홍류동 계곡에서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혹은 방랑 끝에 죽었다는) 최치원에게 이곳이 피안이었듯, 노년의 프랑스인에게도 해인사와 홍류동 계곡은 그런 곳이 아니었을까. 소나무, 노각나무, 떡갈나무, 떼죽나무, 줄참나무, 굴참나무 가득하고 물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지는 소리길을 두 시간 넘게 걷는 동안 두 노인의 마음을 소리 없이 헤아려 보았다. 최치원이 명명했다는 가야산 19경 중 16경이 그 헤아림에 길라잡이가 되어 주었다. 마음에 담은 해인사의 보물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시작된 소리길은 해인사에서 끝이 난다. 경내로 들어서자 한눈팔지 않고 장경판전으로 직행했다. 해인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장경판전은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소로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팔만대장경8만1,258장은 12년 후에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15세기에 만들어진 이 건물은 통풍, 방습, 온도 유지 등을 고려한 과학적 설계에 있어서 현재의 건축기술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 당시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새로운 건물을 신축했지만 일부 장경에 곰팡이가 피는 등 문제가 발생해 다시 옮겨 왔을 정도다. 통풍을 위해 앞뒤 창문의 크기를 다르게 하고 바닥에 숯과 소금 등을 깔아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지혜는 함부로 베껴지지 않는 모양이다. 들어갈 수도, 사진촬영도 불가능하기에 아쉬운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데 먼 북소리가 들려왔다. 이제야 해인사가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 앞마당엔 법고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경내의 모든 사람들은 부동자세로 젊은 스님들의 손만 바라보고 있었다. 전국 사찰 중 가장 힘차고 아름다운 법고 소리로 유명한 해인사이니 가능한 풍경이다. 무려 23개의 산내 암자를 지닌 해인사이기에 타종 소리, 법고 소리는 그 어느 곳보다 멀리 도달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경외로 나가자 아까 스치듯 지나온 전나무와 작품들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소리길에서부터 드문드문 만났던 조각품과 설치 작품들은 2013년 진행됐던 해인사아트프로젝트의 흔적이다. 30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마음’이라는 주제를 담아 평면, 입체, 미디어, 설치작품을 완성했다. 5,200여 만 자에 이르는 팔만대장경의 글자들을 단 한 자로 요약하면 ‘마음 心’이기 때문이다. 방치되어 파손된 작품 앞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정성을 다한 작품 앞에서는 경탄심이, 위트가 넘치는 작품 앞에서는 ‘아하’ 하는 마음이 둥둥둥 울리고 있었다. 팔만대장경에 한 톨씩을 새겨 넣었던 선조들의 바람은 호국이었든, 무병장수였든, 소원성취였든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신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불운한 말년을 보냈던 최치원의 마음과 타향에서의 안식을 원했던 로제 샹바르의 마음도 홍류동 계곡에서 하나로 합수하여 합천으로 흘러들고 있듯이 말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합천군 www.hc.go.kr ●Bon voyage 해인사 소리길의 도반들 해인사와 소리길 여행에는 유쾌한 도반들이 있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3명의 프랑스인들은 프랑스인의 시선과 감성에서 로제 샹바르와 해인사의 인연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리고 합천 여행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묻기 위해 합천군에서 초대한 손님들이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벵자맹 박사가 두 사람을 위해 통역을 맡아 주었다. 그들의 ‘까칠하지만 솔직한’ 피드백은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주었다. 한없이 모던하고 최첨단인 대장경테마파크의 시설과 기술이 오히려 팔만대장경과 단절되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고, 해인사 사하촌에 많은 식당이 있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이용하기가 불편하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지나치리만큼 자주 눈에 띄었던 해인사의 보시함을 지적할 때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일견 합당하고, 일견 문화적인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던 대화들은 1박2일 내내 진지하게 이어졌다. 해인사에 가려져 있는 합천의 매력이 더 잘 알려지기 바라는 ‘마음’들이 합천군에도 한 자 한 자 기록으로 새겨졌을 것이다. 참고로 세 사람의 프랑스인이 예상외로 황매산의 때늦은 억새풍경을 극찬했다는 사실도 덧붙인다. ▶travel info 합천 합천영상테마파크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세트장으로 탄생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합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1920년대 경성의 거리와 1980년대 서울의 모습이 교차하는 곳이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고 아이들에게는 낯선 근현대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055-931-2467 1,100원 대장경테마파크 초조대장경 간행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2011년 첫회를 시작으로 2013년 행사까지 성황리에 마쳤으며 다음 회를 기약하고 있다. 대장경테마파크 안에는 대장경천년관,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 세계교류관, 세계시민관 등 5개의 전시관이 조성되어 대장경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로 1160 055-930-4801~2 어른 3,000원 황매산 철쭉, 억새 군락지 5월이면 철쭉 원피스를 입고, 10월이면 억새풀 망토를 두르는 산이 황매산이다. 북서쪽 능선의 정상 아래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기에 평소에도 산상화원을 만나고 싶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다. 봄과 가을만 바라는 사람은 초목으로 뒤덮인 황매산의 여름이나 눈꽃이 만발은 황매산의 겨울은 놓치는 것이니 어느 계절이든 황매산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대장경 밥상 받으시오! 합천군에서 지정한 딱 2곳의 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차림이다. 절식을 기본으로 했기에 기본적으로 채소밥상이지만 육류를 추가 주문할 수 있다. 건강한 맛뿐 아니라 식기를 모두 놋그릇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격도 남다르다. 대장경 한정식은 1인분에 3만원으로 반드시 사전에 주문해야 하며 이 밖에 도토리 비빔밥 세트(1인분 1만5,000원), 도토리 비빔밥(7,000원) 등의 메뉴가 있다. 백운식당 055-932-7393 해인식당 055-933-1117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옆…‘무한대’ ‘다름’을 바라보다

    옆…‘무한대’ ‘다름’을 바라보다

    “옆의 빛, 옆의 아름다움, 옆의 의미, 옆의 옆, 옆의 숨소리. 우리는 지금까지 위아래, 귀천만 얘기했지 옆을 무시해 왔잖아요. 근본의 부재입니다. ‘옆’이란 차이, 다름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크게 보면 배려, 사랑이 되겠죠. 무한대의 개념이 바로 옆입니다.” 싸구려, 짬뽕, 뽀글뽀글, 알록달록, 플라스틱…. 가치와 현학을 넘나들며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들어 온 최정화(53)의 생각은 요즘 ‘옆’으로 무한확장 중이다. 그게 뭐라고? 그것도 예술이 될까? 의아해지지만 시장이나 후미진 골목에서 발견한 하찮은 일상의 사물들에서 예술적 가치를 찾아내 세계 유수 미술관과 비엔날레를 섭렵한 그이기에 이번엔 또 어떤 둔갑술을 보일지 은근히 기대가 된다. 지난해 4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은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의 대규모 개인전 ‘최정화-총천연색’을 비롯해 삼성미술관 리움의 개관 10주년 기념 ‘교감’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의 ‘최치원 풍류탄생’전 등 굵직한 전시들에 이어 올 한 해 동안에도 국내외 유명 미술관과 비엔날레, 트리엔날레 등에서 수많은 전시를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청담동 박여숙화랑을 찾았다. ‘타타타:여여(如如)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에서 그는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연금술’(알케미)과 고대 그리스의 코린트·이오니아 스타일의 기둥 머리를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 ‘세기의 선물’, 우레탄을 입힌 거대한 꽃, 둥근 플라스틱 꽃다발 등 누가 봐도 ‘최정화스러운’ 작품들 외에 철, 유리, 나무를 이용한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수십 개의 공예용 장도리에서 머리만 떼어서 길게 쌓아 올린 작품, 기다란 못을 노랗게 물들이고 나무처럼 쌓아 올린 작품, 철 수세미를 이용해 만든 조각 등 일명 ‘철기시대’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1990년대 플라스틱 소쿠리를 쌓아 올려 별것 아닌 물건들에서 미학적 가치를 이끌어 냈던 쌓기의 신공이 상업 갤러리를 겨냥해 만든 것 같은 참한 작품들이다. 안쪽에는 유리 가루를 커다란 구슬처럼 뭉쳐서 나무 위에 올려놓았다. ‘관계항’이라는 작품이다. 하나는 한 병에 1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샴페인 돔페리뇽, 다른 하나는 소주병을 부숴서 우레탄 접착제로 만들었다. 이거나 그거나 부숴 놓고 보니 매한가지다. 빡빡 민 머리에 잠자리 눈처럼 커다란 뿔테 안경, 검은 재킷에 빨간 가죽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최정화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전시를 앞두고, 새로운 개념을 정리하고 발전시켜 나갈 때가 가장 흥분된다”면서 “3월 열리는 온양민속박물관 전시에선 ‘옆’이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표현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발에 밀려 철거되는 박물관 옆 동네에서 반세기 넘게 살았던 교장 선생님 생활의 역사를 보여 주려 합니다. 1952년에 제대로 공들여 지어진 집인데 27일 철거되고 오갈 데 없어진 가구와 문짝, 집기들을 기증받기로 했어요.” 그는 “우리는 박물관에 있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만 전통이라고 하지만 현재 우리가 몸담으며 살고 만들어 가는 게 진정한 전통”이라면서 “생활에 대한 애정, 삶의 흔적들을 최정화의 화법으로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가 선보인 작품들의 주제인 ‘생생활활’, ‘꽃’에서 그랬듯이 ‘옆’에 대한 그의 생각도 끝이 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제 막 시작이니까 작품이 되려면 좀 걸릴 것”이라면서도 그의 생각은 벌써 저만치 앞서 가 있는 것 같았다. 옆의 옆, 옆과 옆, 옆의 깨달음, 옆의 힘, 옆의 원근법, 옆이라는 주인공. 옆의 떨림, 옆의 울림, 빛의 옆, 옆의 탄생, 옆의 자연, 예술 옆의 쓰레기, 쓰레기 옆의 예술. 세상의 모든 옆을 보여 주겠다는 듯 끝없이 이어지는 아이디어들을 손글씨로 적어 놓은 A4 용지가 두툼하다.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작가임에도 자신을 여전히 ‘예술가인 척하는’, ‘작가인 듯’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올해 스케줄을 물어봤다. “3월 27일부터 방콕의 엠포리움 쇼핑몰에서 개인전이 있고 5월에는 밀라노엑스포와 베이징 파크뷰 개인전, 6월엔 프랑스에서 벌룬 페스티벌, 그리고 밴쿠버 비엔날레, 9월에는 프랑스 릴에서 ‘르네상스’라는 제목으로 도시 곳곳에서 전시가 열리고 호주 브리즈번의 아시아퍼시픽트리엔날레에선 어린이박물관을 만들어요. 12월에는 로마에서 건축과 미술을 아우르는 ‘트랜스포머’전이 열립니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인테리어, 건축, 영화 미술감독, 무대 디자인과 연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다. 전방위 예술가로서 그의 다음 작업 무대는 서울 청담동에 새로 문을 여는 복합공간 G라운지다. 서예박물관 이동국 큐레이터, 문화공간 루프의 민병직 디렉터 등과의 협업으로 ‘봄을 봄’이라는 제목으로 전시와 공연을 보여 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추사와 김종학 화백의 작품을 통해 작은 공간에서도 인문 정신을 살려 동서고금, 고전과 현대의 문화와 역사가 어떻게 만나는지를 보여 줄 계획”이라며 앞으로 여름 열음, 가는 가을, 겨우 겨울 등으로 1년에 네 차례씩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국내에서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답한다. “어떻게 보든 저는 다 좋아요. 작품을 만드는 것은 관객이에요. 우리 사회는 언제나 정답을 요구하지만 예술을 보는 방법, 이해하는 방법은 설명서가 필요 없거든요.”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삼국유사 최치원 고장을 소개합니다

    삼국유사 최치원 고장을 소개합니다

    ‘삼국유사의 고장’ 경북 군위군이 삼국유사를 바로 알리기 위한 각종 사업을 활발히 펼쳐 눈길을 끈다. 고려 후기에 일연(1206~1289)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더불어 한국 고대사의 양대 문헌으로 평가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군위군은 오는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국악방송과 함께 ‘천년의 소리, 향가’ 음악회를 마련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찬기파랑가, 헌화가, 안민가 등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져 오는 향가 14수를 국악으로 만들어 소개한다. 류형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 김승근 서울대 교수 등 국악계 중진 작곡가 10명이 참여했으며 최숙희, 황숙경, 한창화 등이 부른다. 앞서 군은 지난 5~6월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국악방송과 함께 ‘삼국유사 특별강좌’를 6주간 운영했다. 10회 강좌와 삼국유사 현장 답사 기행 2회, 삼국유사 문화 콘텐츠 세미나 등으로 구성됐다. 삼국유사를 홍보하고 교육용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다. 군은 또 올해부터 2016년까지 국비 등 총 18억원을 투입해 ‘삼국유사 목판 복각사업’을 추진한다. 군은 이를 위해 지난 10월 31일 군위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대회를 열었다. 군은 우선 국보 306-1호로 지정된 송은본 등 현존하는 인쇄본 중 상태가 가장 좋은 것을 선정해 이를 219판의 목판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국유사의 목판본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군은 이와 함께 2009년부터 매년 전국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삼국유사 골든벨’ 행사를 개최한다. 청소년들에게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삼국유사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 주기 위해서다. 올해까지 모두 6회 행사에 3700여명이 참가하는 등 갈수록 인기다. 이 밖에 군은 매년 일연 선사와 삼국유사를 기념하는 문화축제인 ‘삼국유사 문화의 밤’ 행사를 연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우리 민족의 빛나는 문화유산인 삼국유사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정읍 지역에서는 최근 ‘최치원 관광 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됐던 고운 최치원(857~?) 초상화가 47년 만에 정읍 무성서원에 장기 임대 형식으로 돌아온 게 계기가 됐다. 지역에서는 최치원 관련 설화 등을 관광자원화하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시는 ‘토황소격문’으로 당나라 전역에 이름을 떨친 최치원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유·불·선 통합을 주창한 최치원을 신격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한옥의 모든 것… 7일 은평한옥박물관 개관

    서울 은평구에 우리 전통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들어선다. 은평구는 오는 7일 진관동 은평한옥마을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 등 연면적 2901㎡ 규모의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개관한다고 1일 밝혔다. 2012년 9월 착공, 올 6월까지 국·시·구비 등 모두 125억원을 들였다. 1층에는 뉴타운 발굴 유물 등 은평의 우수한 문화유산이 전시된 은평역사실과 작은 도서관, 은평마당이 마련됐다. 특히 은평역사실엔 은평뉴타운과 삼천사지 발굴 유물 등 592점이 전시된다. 이 중 ‘백자연적’과 ‘분청사기’는 수준급 유물이며 최치원의 화엄십찰 중 마지막으로 확인된 ‘청담사’의 ‘명문 기와’도 포함됐다. 2층은 한옥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한옥전시실로 집의 변천사와 서울의 대표 한옥인 민형기 가옥의 사랑채 재현, 한옥 건축 과정, 한옥에 깃든 과학적 원리, 어린이 한옥 체험장 등이 마련됐다. 또 2층 한옥전시실에 재현된 한옥 내부엔 우리나라 최대 고택인 강릉 선교장에서 실제로 쓰던 가구를 1년 3개월간 무상으로 대여받아 전시해 관람객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글로벌 시대] 베이징에서 시안까지/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그리스 태국 대사

    [글로벌 시대] 베이징에서 시안까지/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그리스 태국 대사

    중국의 1000년은 베이징(北京)에서, 2000년은 시안(西安)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베이징은 개혁·개방의 성과와 2008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자신감에 힘입어 국제도시로 웅비한 자태를 과시하고 있다. 한편 옛 실크로드의 중심 시안은 중국 역사에서 가장 넓은 영토와 풍요를 구가한 다민족 대제국 당(唐)의 수도로서 당시 장안(長安)의 위풍을 되살려 보고자 대규모 투자와 함께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등 영원한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얼마 전 필자가 속한 한·아세안센터와 중·아세안센터 그리고 일·아세안센터, 즉 동북아 3국의 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회의가 베이징과 시안에서 있었다. 아세안 회원국과의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한국·중국·일본에 각각 설립된 3국 센터는 국제기구로서 크게는 동아시아의 협력과 통합에 대한 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을 떠나 시안으로 가는 고속열차 속에서 과거 당나라를 중심으로 교류가 왕성했던 한·중·일이 오늘날 활발한 경제 교류에도 불구하고 왜 ‘아시아 파라독스’라는 덫에 걸려 정치와 안보 분야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며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기던 중 열차는 어느새 1000㎞가 넘는 거리를 4시간 반 만에 달려 시안에 도착했다. 시안은 한(漢)나라에서 당나라에 이르기까지 1000여년 동안 서주와 서한·수·당 등 13개 왕조의 국도였으며 중국 최초로 중원을 천하 통일한 진나라의 수도가 있었던 곳으로 불로장생을 꿈꿨던 시황제의 병마용갱으로도 유명하다. 이슬람식 독특한 문화가 그대로 살아 있는 회족거리 등을 돌아보니 당나라 시절 세계 각 지역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글로벌 관문으로서 태평성대를 누렸던 도읍의 흔적을 어디서나 쉽게 느끼며 만나게 된다. 한반도,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는 물론 멀리 파미르 고원, 중앙아시아 초원, 지중해에 이르는 실크로드의 중심에 있는 시안은 말 그대로 동아시아의 활발한 무역, 문화교류와 외교의 중심이었다. 실크로드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대상들과 승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유학생들이 장안에 들끓었다고 한다. 신라의 혜초·최치원 등을 비롯해 우리의 선각자들 또한 실크로드를 무대로 고대 한반도의 문화를 전 세계로 전파하고 외래 문명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석굴암은 이 비단길을 통해 경주에 유입된 로마·서역·중국의 문화가 신라의 전통 문화와 융합된 찬란한 문화 교류의 단면임을 보여 준다. 동북아 3국 협력이 현재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한·중·일은 1500년 전 지식인·사업가·상인들이 다양한 자국의 문물과 문명을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평화와 공동 번영의 동아시아를 가꾸어 나갔다. 오늘날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방적 지역주의의 원조인 셈이다. 2009년 한·중·일 3국 협력 10주년 공동성명에서 정상들이 밝힌 것처럼 ‘3국이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정신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신뢰를 쌓아갈 때 ‘아시아 파라독스’는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한·중·일은 멀리 볼 것 없이 내년 아세안 공동체로 출범하는 우리 이웃 동남아로부터 더 큰 이익의 공동 비전을 향해 협력하는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베이징에서 시안까지 여행하며 동북아 3국 간 갈등을 담고 있는 현재의 베이징 모습을 넘어 역동적 교류로 지역협력의 시대를 선도한 과거의 시안을 교본으로 삼아 공영의 미래를 설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시아에 21세기 실크로드의 대동맥이 다시 꿈틀대기를 꿈꿔 본다.
  • 10년간 가장 사랑받은 시집… 류시화 ‘사랑하라… ’

    10년간 가장 사랑받은 시집… 류시화 ‘사랑하라… ’

    최근 10년간 국내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시집은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교보문고가 집계한 ‘2004~2014년 시집 판매 순위 톱20’ 자료에 따르면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1위에 올랐다. 2005년에 출간된 이 시집은 치유를 주제로 동서양 시인들의 시 77편을 엮은 잠언시 모음집이다. 2위 역시 류시화 시인의 잠언시 모음집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차지했다. 류시화 시인이 2012년 15년 만에 펴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도 5위에 올라 그의 시집 3권이 20위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2008년 타계한 박경리 작가의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4위는 하상욱 시인의 ‘서울 시’, 5위는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이었다. 신현림 시인의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6위),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7위), 민예원 출판사에서 펴낸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8위)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 시인 중에서는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 마’가 9위로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었다.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시인은 98세에 펴낸 시집이 일본에서 160만부 가량 팔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고(故) 장영희 교수가 영미권 시인들의 시를 소개한 ‘축복’과 ‘생일’은 나란히 10위와 13위에 올랐다. 고전 시가 중에서는 통일신라 말기 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의 선집 ‘새벽에 홀로 깨어’가 19위로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협업의 진수’ 색다른 맛 뿜는 두 전시회

    ‘협업의 진수’ 색다른 맛 뿜는 두 전시회

    ‘컬래버레이션’(협업)은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이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채로운 생각을 보태는 묘미가 있다. 이달 말 개막한 두 전시는 컬래버레이션의 진면모를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현대미술 장르 안에서의 충돌과 과거 및 현재의 만남이 서로 다른 맛을 뿜어낸다.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이어지는 ‘스펙트럼-스펙트럼’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난장’(場)이라 부를 만하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2001년부터 5회의 ‘스펙트럼’ 전시를 통해 배출한 작가 48명 중 7명과 이들이 추천한 신진 작가 7명이 어지러이 뒤엉켜 뒤죽박죽 풀어내는 현대미술의 향연이다. 이번 전시에선 김범, 그룹 미나와 사사, 지니서, 오인환, 이동기, 이형구, 정수진이 각각 그룹 길종상가, 슬기와 민, 홍영인, 이미혜, 이주리, 정지현, 경현수를 추천했다. 40대 후반의 이동기는 19살 차이의 이주리를 추천했는데 둘은 일면식도 없는 관계다. 전시장에 나란히 걸린 이동기의 회화 ‘파워세일’은 세로 3.8m, 가로 8.4m의 화폭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부터 북한 선전화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포괄한다. 반면 온통 흑백톤인 이주리의 회화 ‘검은 잔영’은 잔혹 만화를 연상시킨다. 두 작품 사이에서 이동기가 자신들의 공통점으로 꼽은 ‘감성적 회화’를 찾아내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다. 리움 관계자는 “젊은 작가들이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추천해 만든 이번 전시는 큐레이터적 관점이나 학연, 지연 등의 친분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 자체에 대한 생각, 작품을 대하는 열정만 보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시 현장에서 만나 다양한 현실 인식을 회화, 영상, 설치, 디자인, 퍼포먼스 등으로 풀어내며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제시한다. 30일부터 9월 1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최치원-풍류의 탄생’전은 ‘죽은 최치원(857~?)’과 현대 작가들의 협업이라 할 만하다. 최치원이 남긴 문집, 비문과 현판의 탁본, 영정에 이르는 옛 흔적들과 박대성, 박원규, 정종미 등 미술·서예·무용가들의 작품 100여점이 함께 전시된다. 1000년여 전 최치원의 흔적과 사상을 대변할 수 있는 모티브를 지닌 작품이라면 가리지 않고 한자리에 모았다. 예컨대 최치원의 입신양명과 좌절을 묘사한 서용선 작가의 목조는 신라 왕도였던 경주 삼릉 소나무숲을 담은 배병우 작가의 사진을 배경으로 전시된다. 또 입구에서부터 팝아트 계열 작가인 최정화의 서양식 기둥을 연상시키는 작품이 동서양의 조화를 추구한다. 예술의전당이 하 수상한 시절, ‘최치원’과 ‘풍류’를 앞세운 이유가 궁금했다. 전당 측은 “풍류라는 이름으로 유불선사상을 아우른 역사적 인물이 바로 최치원”이라 답했다. 신분제의 벽에 막혀 꿈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당시 강력한 사회개혁안을 내세워 신라를 바꾸려 했다는 것이다. 뜻을 이루지 못한 그는 52세 때 신발만 남긴 채 가야산으로 들어가 신선이 됐다는 전설을 남겼다. 역사적 위인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기획전이다 보니 일반인의 이해를 끌어낼 만큼 쉬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진핑 방한] 시 주석 “임진왜란 때도 우린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

    [시진핑 방한] 시 주석 “임진왜란 때도 우린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이틀째인 4일 서울대에서 강연을 갖고 “중국과 한국은 일본의 야만침탈(野蠻侵奪) 때 서로 도왔다”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 간 역사적 우호 관계를 강조하면서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작심한 듯 비판한 것이다. 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고노 담화 부정 등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 한·중 양국이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 대강당에서 한·중 학생과 교수진, 정·재계 인사 등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약 30분간 한·중 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중국 국가 주석이 우리나라에서 대중을 상대로 강연한 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함께 강연장에 들어선 시 주석은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어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질곡의 역사적 순간 때 협력했던 한·중 과거사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외 전쟁이 가장 치열했을 시절 우리 양국은 온힘을 다 바쳐 서로 도왔다”면서 “40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도 양국 국민은 적개심을 품고 어깨를 나란히 해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의 핵무기 존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양국 관계가 개선되길 희망하고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최종적으로 실현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김구 선생,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만든 정율성 작곡가 등 인물을 일일이 거론하며 수천년간 쌓아온 한·중 간의 정을 강조했다. 전날 펑리위안에 이어 시 주석도 중국에서 다시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해 청중의 호응을 이끌었다. 시 주석은 한국어로 ‘대한민국,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한편 이날 강연이 시 주석의 첫 한국 내 대중 강연임을 감안한 중국의 신중함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날 오전까지도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서울대와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강연 내용에 대해 함구했고, 시 주석은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강연장을 떠났다. 또 KBS가 시 주석의 강연을 생중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연 시작 전 녹화 방송을 하기로 변경했다. 2012년 3월 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외대 강연이 지상파 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된 것과 상반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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