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엔티파마, 심정지 치료제 ‘임상 2상’ 연구 착수
경기도에 있는 신약 개발업체인 ㈜지엔티파마가 개발 중인 뇌졸중 치료제 ‘Neu2000’이 심정지 환자의 뇌손상을 억제할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임상 2상 연구(AWAKE)가 시작됐다. 국내에서 심정지 환자에 대한 임상은 이번이 처음이며 삼성서울병원 등 6개 대학병원에서 진행된다.2일 경기도와 용인시에 따르면 용인시 기흥구 소재 (주)지엔티파마와 국내 대학병원들이 손잡고 심정지 발생 후 병원에 이송된 환자를 대상으로 Neu2000의 약효와 안전성 검증을 위한 임상 2상 연구에 착수했다.
AWAKE 임상연구에는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전남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병원 등 6개 병원이 참여하며 각 병원의 응급의학과에서 진행한다.
앞서 지엔티파마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Neu2000의 심정지 환자에 대한 임상 2상 연구 승인을 받았다.
Neu2000은 과학기술부와 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받아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급성 뇌졸중 후 발생하는 뇌 세포 손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다중표적약물(Multi-target drug)로, 글루타메이트 신경독성과 활성산소 독성을 동시에 억제하는 특징이 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방출되고 활성산소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서 뇌 세포를 죽이게 된다.
심정지 환자 역시 발생 후 뇌에서 글루타메이트가 과도하게 방출되고 과량의 활성산소가 생성되면서 뇌손상이 일어나는데, Neu2000을 투여하면 뇌손상을 줄여 뇌사 및 뇌기능 장애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의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심정지 환자 치료는 환자의 체온을 32~34도로 낮추는 저체온 치료법이 유일한데 효과가 미약하고 제한적이다.
연구책임자인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순환기내과 최진호 교수는 “병원 밖에서 심장이 멎은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 이번 임상을 계기로 심정지 환자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심정지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전병조 교수는 “글루타메이트와 활성화산소를 적극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Neu2000의 AWAKE 임상 2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기존 저체온 및 대증적 치료가 주를 이루었던 심정지환자의 치료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WAKE 임상 2상은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과 저체온 치료를 받은 1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Neu2000의 약효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연구로, 심정지 후 4시간 이내에 Neu2000를 정맥투여 한 후 뇌손상 바이오마커, 뇌 MRI 영상, 장애정도 등을 분석해 약효를 확인한다.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된 비임상 및 임상 1상 연구에서 Neu2000은 심정지로 인해 발생하는 뇌의 흥분성 독성과 산화적 스트레스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등 탁월한 뇌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곽병주 (주)지엔티파마 대표이사는 “뇌로 가는 혈액순환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재순환이 되면 뇌는 손상을 받게 되는데, Neu2000은 이러한 뇌손상을 가장 잘 막도록 개발한 다중표적 뇌세포보호약물이기 때문에 순환이 재개되는 심정지 환자에서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eu2000은 급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한 임상 2 상 연구가 지난해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아주대병원 등 6개 대학병원에서 91명,중국 30여개 대학병원에서 17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