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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삼진아웃 강정호, 결국 KBO 복귀 의사 철회

    음주운전 삼진아웃 강정호, 결국 KBO 복귀 의사 철회

    음주운전 3번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뒤늦게 사과한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결국 국내 야구 무대 복귀 의사를 철회했다.강정호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자회견 후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히어로즈에 연락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했다”며 “팬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팬들 앞에 다시 서기엔 제가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했다. 이어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 제 욕심이 야구팬 여러분과 KBO리그,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야구선수 동료들에게 짐이 되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오랫동안 팀을 떠나 있었지만 히어로즈는 항상 저에게 집 같은 곳이었다. 다시 히어로즈에서 동료들과 함께 야구하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제 생각이 히어로즈 구단과 선수들을 곤경에 빠뜨리게 하였음을 이제 깨닫게 되었다. 히어로즈 팬들과 구단 관계자분들 그리고 선수 여러분들께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전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어떤 길을 걷게 되던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또한 봉사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정호의 국내 보류권을 가지고 있었던 키움 관계자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강정호 선수에 대해 구단 측의 최종 결정단계가 남아 있었는데 결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본인이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복귀를 철회했으니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호 에이전트 업무를 맡고 있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 관계자도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선수가 결정을 했다”며 “사과문에 올린 내용 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강정호는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을 한 것을 당시 소속팀이던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구단에 숨긴 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진출했다. 이후 2016년 12월 2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사거리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뒤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미국 가는 비자가 나오지 않자 2017시즌을 뛰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8시즌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으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에서 방출됐다. 이후 메이저리그 복귀가 여의치 않자 올해 초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징계를 요청했다. 지난달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선수 자격 1년 정지·봉사활동 300시간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지난 23일 미국 텍사스에서 귀국해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 사고를 저지른지 3년 반 만에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사과를 했으나 여론을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강정호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강정호입니다. 기자회견 후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히어로즈에 연락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하였습니다. 팬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팬들 앞에 다시 서기엔 제가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습니다. 제 욕심이 야구팬 여러분과 KBO리그,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야구선수 동료들에게 짐이 되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오랫동안 팀을 떠나 있었지만 히어로즈는 항상 저에게 집 같은 곳이었습니다. 다시 히어로즈에서 동료들과 함께 야구하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 생각이 히어로즈 구단과 선수들을 곤경에 빠뜨리게 하였음을 이제 깨닫게 되었습니다. 히어로즈 팬들과 구단 관계자분들 그리고 선수 여러분들께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전합니다. 아직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는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길을 걷게 되던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봉사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강정호 올림.
  • ‘한국이 역사문제 제기할라’…日정부 “G7에 한국 참가 반대”

    ‘한국이 역사문제 제기할라’…日정부 “G7에 한국 참가 반대”

    “아베, 韓이 국제무대서 역사문제 제기 경계”日정부 “文정권, 남북화해·친중 성향”美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일본 정부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확대해 한국을 참여시키는 미국의 구상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아베 정부는 ‘한국이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G7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근본적으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역사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 발언을 근거로 일본 정부 고위 관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확대 구상을 밝힌 직후 한국의 참가를 반대한다는 뜻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는 다르다며 우려를 표명하고서 현재의 G7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문재인 정권이 남북 화해를 우선시하며 친 중국 성향을 보인다며 문제 삼았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G7 확대 구상에 관련해 “일본과 미국 사이에 긴밀하게 대화하고 있다”면서 “올해 G7 정상회의 일정과 개최 형태에 대해서는 의장국인 미국이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이 G7서 역사 문제 제기 할라’“아베, 아시아 유일 회원국 유지 원해” 교도통신은 일본이 한국의 참가에 반대한 것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G7 회원국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과 아베 신조 정권의 의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역사 문제를 제기할 것을 경계한 측면도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을 비롯해 일본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문제, 끝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불만을 품고 지난해 7~8월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는 등 경제보복 행위에 나섰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도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배상이 끝난 문제라며 사과나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의장국의 G7 회원국 외 국가를 초대하는 이른바 ‘아웃리치’ 형태로 한국을 일시 참석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트럼프, 文 대통령과 전화 회담서“G7 낡은 체제, 한국 참여 희망”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이번 달 개최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 무렵으로 연기할 생각이며 한국을 참여시키고 싶다는 뜻을 지난달 말 밝혔다. 청와대의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는 G7에 관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의 참여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과 캐나다는 확대 대상국으로 거론된 러시아의 참여에 이미 반대 의사를 밝혔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버닝썬 유착’ 전직 경찰 무죄 확정…‘구글 위치’로 알리바이 인정

    ‘버닝썬 유착’ 전직 경찰 무죄 확정…‘구글 위치’로 알리바이 인정

    클럽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해 준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에 대한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사용자의 위치가 수시로 저장되는 ‘구글 타임라인’에 기록된 위치정보가 그의 알리바이에 상당한 근거가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18년 7월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 명목으로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로부터 총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버닝썬 관련 사건을 무마하는 알선 명목으로 돈을 줬다”는 이성현 대표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를 인정,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000만원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일부 의심 가는 사정이 있지만 객관적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A씨가 청탁을 받고 돈을 건네받았다는 장소에 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A씨가 어느 정도 부탁했을 수 있다고 의심한 1심 판단을 수긍하지만, A씨가 당시 돈을 얼마 받은 것인지, 실제 300만원이 맞는지 전혀 확인이 안 된다“며 ”직접 1700만원을 받았다는 부분도 반증이 많다”고 지적했다. A씨가 문제의 장소에 없었다는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근거 중 하나로 A씨 휴대전화에 연결된 구글 타임라인 기록이다. 2심 재판부는 “A씨 휴대전화에 연결된 구글 타임라인 기록 등에 의하면 (청탁) 시점에 A씨는 청탁을 받았다고 지목된 호텔 근처에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장소에 강씨가 갔는지, 실제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반증이 많다”고 밝혔다. 금품을 받았다고 지목된 시간에 A씨가 사업 행사장에 있었다는 증인 진술과 당시 사업과 관련된 A씨의 통화 내역이 확인된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이러한 2심 판결은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져 무죄가 확정됐다. A씨는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전직 경찰관으로, 퇴직 후 모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일하던 중 ‘버닝썬 사건’이 터졌고, 버닝썬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첫번째로 기소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어려서는 내가 금정굴을 하루이틀 걸러 다니면서 무섭지도 않은지 거길(굴 위를) 건너뛰고 그랬지요. 그런데 아버지 죽고 나서 한 20여년 동안 한 번도 가지를 않았어요. 그쪽은 쳐다도 안 보고 얼씬도 안 하고 싶더라고요.”(이병순 금정굴유족회 고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황룡산 자락에 있는 18m 깊이의 수직 폐광 ‘금정굴’. 한때 ‘금구뎅이’라고 불렸던 영광의 기억도, 동네 꼬마들이 폴짝폴짝 뛰놀던 추억도 온데간데없다. 금정굴은 이제 ‘무덤’이다. 1950년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고양·파주 지역의 민간인 160여명이 ‘빨갱이’로 낙인찍혀 재판 한 번 받지 못하고 학살당한 채 금정굴에 버려졌다. 70년이 지났지만 희생자들은 한 몸 온전히 누일 곳 없이 떠돌이 신세다. 1995년 유족들이 발굴 작업을 벌여 153구 이상의 유해가 세상에 나왔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만 76명이다. 유해를 모실 곳이 마땅치 않아 지금까지 납골당만 세 차례 옮겼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금정굴 민간인 학살 사건을 “경찰에 의한 불법적인 집단학살”로 결론 내렸지만, 희생자들의 넋은 위로받지 못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권고했던 평화공원 설립도, 영구적인 유해 안치소 설치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유족들은 애가 끓는다. 부역 혐의자 가족이라는 낙인이 두려워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금정굴 쪽은 애써 외면했다. 억울한 죽음을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온 세월이 수십 년이다. 서울신문은 24일 채봉화(74) 금정굴유족회장과 이병순(87) 고문을 만났다. 1950년 10월 9일. 당시 열일곱 소년이었던 이 고문의 뇌리에는 70년 전 모습이 스틸사진처럼 남아 있다. 집 앞에서 두 사람씩 삐삐선(군용통신선)에 묶인 채 이동하는 행렬을 목격했다. 맨 뒤에 아버지 이봉린이 있었다.보리밭 갈다 끌려간 아버지… 유해안치소도 없이 ‘떠돌이 신세’ 한국전쟁이 터지고 3일 만에 수도를 빼앗긴 국군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 무렵 이봉린은 능곡국민학교에서 열린 유엔군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치안대에 끌려갔다. 인민군이 마을을 점령한 시기 ‘농촌위원장’을 맡아 공출량을 계산하는 부역을 했다는 이유였다. “우리 아버지가 일산리 구장(區長)을 했었거든. 동네에서 추켜세우는 사람이잖아. 주변에서 ‘형님이 일 봐야지’ 하니까 맡게 된 건데….” 어머니와 7남매는 잡혀간 아비의 끼니 걱정에 매일 번갈아 수십 킬로 걸어 밥을 날랐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경찰서에서 “(부역 혐의자들이) 문산으로 좌익 심사를 받으러 가서 오늘은 밥을 안 받는다”고 했다. 이 고문은 “문산을 가는 줄 알았지 금정굴로 가는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행렬을 몰래 뒤따랐던 다른 희생자 유족을 통해 이 고문 가족은 진실을 알게 됐다. “아이고, 심사가 뭡니까. 그 구뎅이로 가서 다 쏴죽였어요!” 장남이었던 이 고문은 그 길로 작은아버지, 마을 어른들과 함께 사다리와 밧줄을 챙겨 금정굴로 향했다. 시신이라도 수습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시신은 찾지 못했고 피투성이가 된 채 금정굴에 떨어져 “살려 달라”고 외치는 한 사람을 구했다. 총알을 빗맞은 덕에 목숨을 건진 동네 주민 이경선이었다. 금정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는 이후 죽을 때까지 고향 땅을 밟지 않았다. 금정굴에서 학살이 처음 벌어진 이날 이봉린을 포함해 46명이 희생됐다.희생자 가족은 공포에 사로잡혀 침묵해야 했다. 그날 밤 이 고문의 집에 들이닥친 경찰은 “시체 가져왔느냐”, “빨갱이 찾으려고 금정굴에 갔다 왔느냐”고 화를 내며 장작 더미며 아궁이 구멍이며 죄다 창으로 쑤셔 댔다. “그날 금정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누가 고발을 했는지 자전거를 탄 태극단 놈들이 서넛 올라오고 있더라고. 길이 엇갈려서 망정이지 거기서 마주쳤다면 우리도 다 죽는 거야. 일곱 사람이 갔었는데…. 그래서 잠자코 살았던 거지.”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 말이라도 하지, 예전에는 아버지가 ‘빨갱이’로 돌아가셨다고 어디 가서 말도 못해….” 채 회장은 45년의 세월 동안 아버지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 아버지 채기동은 보리밭을 갈다가 총을 멘 치안대 3명에게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 그때 고작 네 살이었던 채 회장은 아버지와의 기억이 없다. 그는 졸지에 과부가 된 어머니와 금쪽같은 외아들을 잃은 할머니의 넋두리로 부친을 기억한다. “우리 엄마가 맨날 그러셨지. 봉화야, 네 아버지 금정구뎅이 가서 죽었다. 남들이 그런다.”채 회장은 금정굴과 가까운 파주에서 평생을 살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죽고 45년이 지난 1995년에서야 처음으로 금정굴을 찾았다. 뉴스로 유해 발굴 소식을 전해 듣고 동생과 함께 갔다. 채기동은 6년 동안 강제징용을 당했다가 해방 이후 돌아왔다. 채 회장은 “9척 장신에 원체 기운이 장사라 인근에서 아버지를 당해 낼 사람이 없었다더라”고 했다. “총을 멘 치안대가 당신을 찾으니 도망가라”는 말에도 채기동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당당했다. ‘부역자 가족’의 삶은 매 순간 고통으로 점철돼 있었다. 채 회장은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봇짐 장사를 하려면 도민증이 필요했는데 우리한테는 도민증 허가를 안 내줘서 어머니가 ‘꼼짝없이 죽겠다’며 우셨다”며 “핍박받으면서 세 딸을 키운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고 했다. 채 회장이 끝까지 파주를 떠나지 않은 건 어머니의 유언 때문이다. 채 회장 가족은 시간이 흘러 아버지에게 부역 혐의자라는 누명을 씌운 마을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다. 어머니는 “내가 죽어도 넌 반드시 이 동네에 살면서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두고 보라”는 말을 남겼다.“신도시 주민들은/발 밑이 저승인 사실은 모른 채/오래전 이 마을을 휩쓸고 간/역병보다도 더 고약한 숙청은 모른 채/두개골 정강뼈 쇄골 잘근잘근 밟으며/황솥밭 샛길을 오갈 뿐이다”(손세실리아, ‘뼈무덤’) 용기를 내 세상에 나온 유족들은 긴 싸움을 했다. 승리도 수차례 맛봤다.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 규명을 결정하면서 “최종 책임은 국가에 있고 희생자 상당수는 도피한 부역 혐의자 가족이거나 이와 무관한 지역 주민이었다”고 했다. 2012년에는 국가 배상 소송에서 승소해 “희생자 2억원, 배우자 1억원, 부모·자식 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수차례 무산됐던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안’도 2018년 고양시의회에서 통과됐다.그럼에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희생자가 제대로 된 위령시설 없이 떠돌고 있고 유족이 겪는 고통도 여전하다. 일부 보훈단체 회원들은 아직도 희생자를 ‘토착 빨갱이’라고 부른다. 보수 정당 시의원은 조례 제정을 반대하며 “(희생자들은) 김일성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금정굴 현장에 조성될 계획인 평화공원은 “납골시설이 들어오면 집값 떨어진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채 회장은 “지금 희생자들을 임시 안치한 세종추모공원은 너무 멀다. 가까운 곳에 희생자들을 모시고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게 유족들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죄도 없이 잡혀가 죽고, 설령 죄가 있다고 해도 재판 한 번 열지 않고 죽은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한 전쟁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 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 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어려서는 내가 금정굴을 하루이틀 걸러 다니면서 무섭지도 않은지 거길(굴 위를) 건너뛰고 그랬지요. 그런데 아버지 죽고 나서 한 20여년 동안 한 번도 가지를 않았어요. 그쪽은 쳐다도 안 보고 얼씬도 안 하고 싶더라고요.”(이병순 금정굴유족회 고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고봉산 자락에 있는 18m 깊이의 수직 폐광 ‘금정굴’. 한때 ‘금구뎅이’라고 불렸던 영광의 기억도, 동네 꼬마들이 폴짝폴짝 뛰놀던 추억도 온데간데없다. 금정굴은 이제 ‘무덤’이다. 1950년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고양·파주 지역의 민간인 160여명이 ‘빨갱이’로 낙인찍혀 재판 한 번 받지 못하고 학살당한 채 금정굴에 버려졌다. 70년이 지났지만 희생자들은 한 몸 온전히 누일 곳 없이 떠돌이 신세다. 1995년 유족들이 발굴 작업을 벌여 153구 이상의 유해가 세상에 나왔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만 76명이다. 유해를 모실 곳이 마땅치 않아 지금까지 납골당만 세 차례 옮겼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금정굴 민간인 학살 사건을 “경찰에 의한 불법적인 집단학살”로 결론 내렸지만, 희생자들의 넋은 위로받지 못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권고했던 평화공원 설립도, 영구적인 유해 안치소 설치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유족들은 애가 끓는다. 부역 혐의자 가족이라는 낙인이 두려워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금정굴 쪽은 애써 외면했다. 억울한 죽음을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온 세월이 수십 년이다. 서울신문은 24일 채봉화(74) 금정굴유족회장과 이병순(87) 고문을 만났다. ●“묶여서 끌려가던 행렬 속 아버지, 금정굴 저승 가는 길이었네” 1950년 10월 9일. 당시 열일곱 소년이었던 이 고문의 뇌리에는 70년 전 모습이 스틸사진처럼 남아 있다. 집 앞에서 두 사람씩 삐삐선(군용통신선)에 묶인 채 이동하는 행렬을 목격했다. 맨 뒤에 아버지 이봉린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3일 만에 수도를 빼앗긴 국군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 무렵 이봉린은 능곡국민학교에서 열린 유엔군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치안대에 끌려갔다. 인민군이 마을을 점령한 시기 ‘농촌위원장’을 맡아 공출량을 계산하는 부역을 했다는 이유였다. “우리 아버지가 일산리 구장(區長)을 했었거든. 동네에서 추켜세우는 사람이잖아. 주변에서 ‘형님이 일 봐야지’ 하니까 맡게 된 건데….” 어머니와 7남매는 잡혀간 아비의 끼니 걱정에 매일 번갈아 수십 킬로 걸어 밥을 날랐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경찰서에서 “(부역 혐의자들이) 문산으로 좌익 심사를 받으러 가서 오늘은 밥을 안 받는다”고 했다. 이 고문은 “문산을 가는 줄 알았지 금정굴로 가는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행렬을 몰래 뒤따랐던 다른 희생자 유족을 통해 이 고문 가족은 진실을 알게 됐다. “아이고, 심사가 뭡니까. 그 구뎅이로 가서 다 쏴죽였어요!” 장남이었던 이 고문은 그 길로 작은아버지, 마을 어른들과 함께 사다리와 밧줄을 챙겨 금정굴로 향했다. 시신이라도 수습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시신은 찾지 못했고 피투성이가 된 채 금정굴에 떨어져 “살려 달라”고 외치는 한 사람을 구했다. 총알을 빗맞은 덕에 목숨을 건진 동네 주민 이경선이었다. 금정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는 이후 죽을 때까지 고향 땅을 밟지 않았다. 금정굴에서 학살이 처음 벌어진 이날 이봉린을 포함해 46명이 희생됐다. 희생자 가족은 공포에 사로잡혀 침묵해야 했다. 그날 밤 이 고문의 집에 들이닥친 경찰은 “시체 가져왔느냐”, “빨갱이 찾으려고 금정굴에 갔다 왔느냐”고 화를 내며 장작 더미며 아궁이 구멍이며 죄다 창으로 쑤셔 댔다. “그날 금정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누가 고발을 했는지 자전거를 탄 태극단 놈들이 서넛 올라오고 있더라고. 길이 엇갈려서 망정이지 거기서 마주쳤다면 우리도 다 죽는 거야. 일곱 사람이 갔었는데…. 그래서 잠자코 살았던 거지.”●“유해 발굴’ 뉴스 보고 45년 만에야 금정굴을 찾았어.”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 말이라도 하지, 예전에는 아버지가 ‘빨갱이’로 돌아가셨다고 어디 가서 말도 못해….” 채 회장은 45년의 세월 동안 아버지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 아버지 채기동은 보리밭을 갈다가 총을 멘 치안대 3명에게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 그때 고작 네 살이었던 채 회장은 아버지와의 기억이 없다. 그는 졸지에 과부가 된 어머니와 금쪽같은 외아들을 잃은 할머니의 넋두리로 부친을 기억한다. “우리 엄마가 맨날 그러셨지. 봉화야, 네 아버지 금정구뎅이 가서 죽었다. 남들이 그런다.” 채 회장은 금정굴과 가까운 파주에서 평생을 살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죽고 45년이 지난 1995년에서야 처음으로 금정굴을 찾았다. 뉴스로 유해 발굴 소식을 전해 듣고 동생과 함께 갔다. 채기동은 6년 동안 강제징용을 당했다가 해방 이후 돌아왔다. 채 회장은 “9척 장신에 원체 기운이 장사라 인근에서 아버지를 당해 낼 사람이 없었다더라”고 했다. “총을 멘 치안대가 당신을 찾으니 도망가라”는 말에도 채기동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당당했다. ‘부역자 가족’의 삶은 매 순간 고통으로 점철돼 있었다. 채 회장은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봇짐 장사를 하려면 도민증이 필요했는데 우리한테는 도민증 허가를 안 내줘서 어머니가 ‘꼼짝없이 죽겠다’며 우셨다”며 “핍박받으면서 세 딸을 키운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고 했다. 채 회장이 끝까지 파주를 떠나지 않은 건 어머니의 유언 때문이다. 채 회장 가족은 시간이 흘러 아버지에게 부역 혐의자라는 누명을 씌운 마을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다. 어머니는 “내가 죽어도 넌 반드시 이 동네에 살면서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두고 보라”는 말을 남겼다.●아직 끝나지 않은 금정굴 사건 “신도시 주민들은/발 밑이 저승인 사실은 모른 채/오래전 이 마을을 휩쓸고 간/역병보다도 더 고약한 숙청은 모른 채/두개골 정강뼈 쇄골 잘근잘근 밟으며/황솥밭 샛길을 오갈 뿐이다”(손세실리아, ‘뼈무덤’) 용기를 내 세상에 나온 유족들은 긴 싸움을 했다. 승리도 수차례 맛봤다.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 규명을 결정하면서 “최종 책임은 국가에 있고 희생자 상당수는 도피한 부역 혐의자 가족이거나 이와 무관한 지역 주민이었다”고 했다. 2012년에는 국가 배상 소송에서 승소해 “희생자 2억원, 배우자 1억원, 부모·자식 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수차례 무산됐던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안’도 2018년 고양시의회에서 통과됐다. 그럼에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희생자가 제대로 된 위령시설 없이 떠돌고 있고 유족이 겪는 고통도 여전하다. 일부 보훈단체 회원들은 아직도 희생자를 ‘토착 빨갱이’라고 부른다. 보수 정당 시의원은 조례 제정을 반대하며 “(희생자들은) 김일성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금정굴 현장에 조성될 계획인 평화공원은 “납골시설이 들어오면 집값 떨어진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채 회장은 “지금 희생자들을 임시 안치한 세종추모공원은 너무 멀다. 가까운 곳에 희생자들을 모시고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게 유족들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죄도 없이 잡혀가 죽고, 설령 죄가 있다고 해도 재판 한 번 열지 않고 죽은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한 전쟁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日언론 “‘韓 반도체’ 급소 찌르기 수출규제, 일본만 타격” 혹평

    日언론 “‘韓 반도체’ 급소 찌르기 수출규제, 일본만 타격” 혹평

    도쿄신문 “되레 일본 기업에 악영향” 비판“규제해도 한국 반도체 생산 지장 없었다” 닛케이 “한일 외교 55년 쌓아온 것 살려라”일본 언론이 아베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해 7월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감행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을 맞아 일본 정부의 조치로 인해 정작 피해를 본 것은 일본 기업이라고 혹평했다. 일본 언론은 북한의 대한국 비방과 무력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북한을 이롭게 할 뿐이라며 55년간 쌓아온 한국과 일본의 외교 협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23일 지면에 실은 ‘타격은 일본 기업에’라는 제목의 서울 특파원 칼럼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관해 “오히려 일본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져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업계 세계 최대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생산에 지장이 생기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진단했다. “삼성전자, 日의존도 줄이고 공급선 바꿔”“日제품 불매 장기화에 닛산 등 퇴출 사태” “상대국 경제 급소 찌르기 올바른 것인가 의문”한국 기업이 수출 규제 강화에 대응해 부품·소재 등의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주요 3품목은 물론 그 밖의 다른 소재까지 일본 외 국가로부터 공급받는 사례가 나오는 등 수출 규제가 역으로 일본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는 한국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터뜨리며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핵심 품목 3종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어 8월에는 수출 절차 등을 간소화 해주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는 2차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 정부는 이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통상 협상팀을 창고 같은 곳에서 회의하도록 하는 등 노골적으로 푸대접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수출 규제 강화를 계기로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장기화하고 닛산 자동차나 유니클로와 같은 계열인 패션 브랜드 지유(GU)가 한국 철수를 결정하는 등 사태도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 정부 대응에서 가장 문제는 수출관리를 강화한 배경에 전 징용공(징용 피해자) 소송이 있다는 점”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려고 한 의도를 이해할 수 있지만, 경제의 ‘급소’를 찌르는 방식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의문이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닛케이 “일·한, 골 깊어지면 北만 이로워”“아베 정권, 일·미·한 협력이 기축돼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과 일본이 수교하기로 한 한·일기본조약에 서명한 지 전날 55주년이 된 것을 계기로 이날 지면에 실은 ‘일·한 55년 쌓아온 것을 살려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닛케이는 “일본·한국 사이에 골이 깊어지면 북한을 이롭게 한다”면서 “55년에 걸친 외교적 결실을 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신문은 “문재인 정권이 가장 우선으로 하는 한반도의 안정에 일본의 힘이 필요하다”면서 “납치·핵·미사일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목표로 하는 아베 정권에도 일본·미국·한국의 협력이 기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닛케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명기한 55년 전의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해결안을 거듭 요구하고 싶다”며 일본 정부 측을 두둔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현대차 손잡고 꽃길 여는 K배터리…LG·SK 소송전이 ‘합종연횡’ 변수

    현대차 손잡고 꽃길 여는 K배터리…LG·SK 소송전이 ‘합종연횡’ 변수

    車·배터리 협력 강화로 ‘흑자 원년’ 야심 배터리 국내 1·3위 소송 합의 나설지 주목 ‘K배터리’(한국 배터리)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그룹인 현대자동차와의 협업 기대감 때문이다. 하반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을지 주목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2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난다.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이미 현대·기아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와 두 회사의 협력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룹 총수끼리 만나는 만큼 앞으로 배터리 기술 관련 협력 수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삼성SDI 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난 바 있다.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회사의 ‘합종연횡’은 이미 세계적 추세다. 9억 유로(약 1조 2200억원)를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한 독일 폭스바겐과 스웨덴의 노스볼트, 미국 네바다주에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공장을 함께 지은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협력은 익히 알려진 사례다. 이는 이르면 2~3년 안에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배터리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기준 LG화학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의 CATL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기준으로 삼성SDI가 5위, SK이노베이션도 7위에 오르면서 국내 3사가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배터리 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1위인 LG화학에 대해서는 “역사적 고점 주가에 도전한다”(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는 평가까지 나온다. 황 연구원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앞으로 3년마다 2배씩 성장해 2030년이면 9배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수율 문제가 없다면 (하반기) LG화학 배터리 평균 영업이익률은 5~6%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폭탄’은 남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예비판결을 통해 LG화학의 손을 들어 줬지만, 이내 SK이노베이션이 이의를 제기하자 판결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메일 삭제 등 주요 쟁점에서 SK이노베이션이 예비판결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만큼 최종판결인 오는 10월까지는 별다른 합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현대차 협업 기대감에…들썩이는 ‘K배터리’

    현대차 협업 기대감에…들썩이는 ‘K배터리’

    ‘K배터리’(한국 배터리)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그룹인 현대자동차와의 협업 기대감 때문이다. 하반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올해를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삼을지 주목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22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난다.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이미 현대·기아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와 두 회사의 협력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룹 총수끼리 만나는 만큼 앞으로 배터리 기술 관련 협력 수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삼성SDI 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난 바 있다.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회사의 ‘합종연횡’은 이미 세계적 추세다. 9억유로(약 1조 2200억원)를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한 독일 폴크스바겐과 스웨덴의 노스볼트, 미국 네바다주에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공장을 함께 지은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협력은 익히 알려진 사례다. 이는 이르면 2~3년 안에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거라는 분석이다. 당장 배터리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기준 LG화학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의 CATL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기준으로 삼성SDI가 5위, SK이노베이션도 7위에 오르면서 국내 3사가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그간 이익을 내지 못했던 배터리 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1위인 LG화학에 대해서는 “역사적 고점 주가에 도전한다”(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는 평가까지 나온다. 황 연구원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규모는 앞으로 3년마다 2배씩 성장해 2030년이면 9배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수율 문제가 없다면 (하반기) LG화학 배터리 평균 영업이익률은 5~6%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폭탄’은 남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예비판결을 통해 LG화학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내 SK이노베이션이 이의를 제기하자 판결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메일 삭제 등 주요 쟁점에서 SK이노베이션이 예비판결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만큼 최종판결인 오는 10월까지는 별다른 합의는 난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지사직 상실 위기 이재명…대법원 심리 종결, 판단만 남아

    지사직 상실 위기 이재명…대법원 심리 종결, 판단만 남아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지사직 상실 위기에 놓인 이재명(56) 경기지사 재판과 관련해 대법원이 심리를 사실상 종결했다. 통상 재판에서 심리가 끝나면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정해 유·무죄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지사 재판에 대한 ‘잠정적 심리 종결’을 알리면서 “필요할 경우 심리를 재개할 수도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19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 심리를 잠정적으로 종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단 심리를 잠정적으로 종결해 다음 속행기일은 정하지 않았다”라며 “선고기일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지사에 대한 심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최종 선고는 이르면 다음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인 7월 16일에 내려질 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6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국정농단 사건 심리 때도 선고기일을 정하지 않고 심리를 종결했다. 당시 선고는 심리 종결일로부터 두 달여 뒤인 8월 29일 내려졌다. 대법원 측은 이 지사가 신청한 공개변론, 위헌심판 제청의 인용 여부에 대해서는 “비공개 사안”이라며 확인해주지 않았다. 친형의 정신병원 입원과 관련해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강제 입원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놓고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애초 이 사건은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에 배당됐지만 소부에서 재판하는 게 적당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이 심리, 판결하는 전원합의체로 회부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구속기간 연장…7월초 미국송환 최종결정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구속기간 연장…7월초 미국송환 최종결정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에 대한 미국의 송환 요청에 따른 범죄인 인도 구속기간이 2개월 연장됐다. 다음달 6일로 최종 결정 연기되면서 구속기간 연장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최근 손정우씨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했고,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가 이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손정우씨는 석방되지 않고 계속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인도심사를 받게 된다. 당초 검찰이 인도구속영장을 집행한 4월 27일로부터 두 달이 되는 이달 말에 구속기간이 끝날 예정이었지만, 구속기간 연장이 이뤄지면서 오는 8월말까지 구속 상태가 유지된다. 법원은 지난 16일 인도심사 2차 심문을 마치고 곧바로 손정우씨의 인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7월 6일로 최정 결정을 미뤘다. 생후 6개월 유아까지…징역 1년 6개월 만기 복역 손정우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생후 6개월 된 신생아를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을 비롯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한 각종 자료 25만여건을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그는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지난 4월 복역을 마쳤다. 미국 ‘자금세탁’ 혐의로 송환 요구…父, 같은 혐의로 아들 고소 그러나 국내 재판 결과와 별개로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 8월 아동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손정우씨를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손정우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 왔다. 이후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재수감됐다.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법률에 따라 미국이 인도 요청한 대상 범죄 중 국내 법률로 처벌할 수 있고, 국내 법원의 유죄 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손정우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미국이 손정우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며 내세운 자금세탁 혐의를 한국에서 처벌받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수사가 범죄수익 환수와 몰수·추징 부분에 집중돼 있었고, 범죄인 인도 청구로 새롭게 부각된 자금세탁 혐의는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수사당국이 관련 증거자료 수집을 모두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손정우씨를 미국으로 송환해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이 고소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신형식)에 배당돼 있다. 검찰은 법원에서 인도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사를 당장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손정우씨 측은 검찰이 과거 수사 때 기소를 누락했으니 고소장을 바탕으로 수사를 해서 혐의가 있다면 손정우씨를 기소해 한국에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정우, 2차 심문서 눈물 흘리며 “한국서 처벌받겠다” 지난 16일 열린 인도심사 2차 심문에서 손정우씨는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든 다시 받겠다”면서 “가족이 있는 이곳에 있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 용서받기 어려운 잘못을 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루하루 허비하며 살았는데 정말 다르게 살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몰수·추징 없는 코인 사기, 피해 컸지만 형량 낮았다

    몰수·추징 없는 코인 사기, 피해 컸지만 형량 낮았다

    암호화폐 범죄에 대한 처벌 근거가 미비해 수사기관들이 암호화폐 관련 범죄 규모를 축소해 온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사기 등 형법상 범죄에 의한 암호화폐 범죄수익금에 대한 몰수 규정도 불분명해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경)은 지난 3월 초 암호화폐 투자자들로부터 60억여원을 챙겨 해외로 도주한 유모씨를 태국에서 검거했다. 민사경은 당시 유씨가 500여명으로부터 코인 투자금 60여억원을 편취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민사경이 실제 검찰에 넘긴 피해금액은 10억원에 불과했다. 민사경 관계자는 18일 “유씨의 자백과 투자자들의 진술로 전체 피해액은 60억여원으로 확인됐지만 검찰에 넘기면서 최종 피해액은 10억원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투자자들로부터 현금 10억원을, 이더리움(ETH)으로 50억원을 챙겼다. 현행법상 이더리움은 화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구속 기소되면서 범죄 피해액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유씨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피해 금액은 10억원으로 확정했다. 이수원 법률사무소 ‘위’ 변호사는 “피해금액이 줄었다는 것은 피해자 수도 줄여서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양형도 피해금액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일반 사기의 경우 피해금액이 5억원 이상~50억원 미만인 경우 징역 3~6년이고, 50억~300억원 미만은 징역 5~8년을 선고받는다. 유씨처럼 병합사건일 경우 가중처벌될 수 있다. 현재 방판법은 무등록 다단계 업체가 ‘재화’나 ‘용역’을 팔 경우 처벌하지만 코인은 법적으로 재화도, 용역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국내 암호화폐 범죄들이 법의 미비로 처벌하지 못하는 ‘그레이존’(gray zone·불분명한 영역)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뿐 아니라 암호화폐의 범죄수익 몰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법원은 2018년 5월 음란물제작·배포 등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아청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모씨에게 압수한 216비트코인(BTC) 중 191비트코인(당시 시세 기준 16억여원)을 몰수하는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은 암호화폐도 범죄수익에 해당돼 몰수할 수 있다고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몰수 판결은 해당 범죄가 아청법이었기 때문에 특수하게 가능했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아청법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한다. 성착취물 유통이나 거래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은 몰수가 가능하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 역시 몰수 대상의 범위를 ‘물건’으로 한정하지 않고 ‘재산’으로 확장해 범죄수익의 개념을 현금 및 이익금, 주식,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까지 포함하고 있다. 반면 형법 제48조는 몰수 대상을 ‘물건’으로 한정한다. 암호화폐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사기와 같은 형법을 적용하는 범죄수익금은 몰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암호화폐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으로 몰수의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지만, 여전히 형법상 몰수는 ‘물건’만 한정해 몰수, 추징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로 인해 매우 제한적인 범죄에서만 암호화폐 몰수나 추징이 가능한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법적 해석을 둘러싼 반론도 나온다. 이지은 법무법인 리버티 변호사는 “몰수의 목적은 범죄로 취득한 대가를 남기지 않게 하겠다는 데 있다”면서 “암호화폐를 자산적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탐사기획부가 대검찰청에 제기한 암호화폐 몰수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등의 결과에서도 앞서 대법원 판결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은 현재 몰수한 BTC를 대검 명의의 계정으로 만든 전자지갑에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세로는 20억 8000만원 상당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검이 전자지갑에 몰수한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있다는 건 국고로 환수했다고 볼 수 없고 다만 임시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라며 “대검이 몰수한 암호화폐를 2년 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암호화폐를 공매로 처분할 경우 정부가 이를 재화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 고혜지·이태권 기자
  • 갈림길 선 이재명… 대법 판결 따라 민주 당권·대권구도 요동

    갈림길 선 이재명… 대법 판결 따라 민주 당권·대권구도 요동

    이낙연 ‘대세론’ 흔들 유일한 대항마 주목 李, 무죄 땐 잠룡 간 이슈대결 등 본격화 당권구도 영향 경기권 의원들에 ‘정성’ 당선무효형 받는다면 정계은퇴 불가피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가 18일 시작되면서 최종심 판결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판결 결과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대결 및 2년 뒤 대선 구도는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사에 대한 최종 선고는 다음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인 7월 16일 내려질 수 있다. 이 지사는 현재 대권 주자 지지율 2위로,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대세론’을 흔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이 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이 지사는 잠룡 간 이슈 대결 등에서 본격적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지사는 기본소득과 관련해 전 국민 고용보험을 강조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등 정책 대결의 한가운데 서 있다.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 후보들도 이후 기본소득 등을 놓고 이 지사와 논쟁 구도를 만들고자 나설 수도 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결국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 지사가 자신의 상대를 정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기본소득 논쟁을 보면 박 시장을 의식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권 구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위원장은 경기 지역 의원들에게 유독 정성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지사가 재판에서 자유로워지면 이들의 입장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 지사의 경쟁자인 이 위원장을 적극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지사는 이런 당내 역학구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지사는 재판을 앞두고도 경기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만찬을 가지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사진찍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의원들에게 이 지사가 ‘지금 쓰지 않아도 좋으니 무죄 나오면 그때 활용하라’며 넉살을 부리더라”고 전했다. 다만 이 지사가 2심과 같이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는다면 정계은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5년간 제한되기 때문에 다음 대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이 경우 ‘이낙연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성폭행 혐의 강지환, 2심 집행유예 판결 불복...상고장 제출

    성폭행 혐의 강지환, 2심 집행유예 판결 불복...상고장 제출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1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3)씨가 2심 판결에 불복, 상고했다. 18일 수원고법에 따르면, 강씨 측은 원심과 같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2심 판결에 불복, 지난 17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강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2건의 공소사실 중 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준강제추행 혐의는 일부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강씨 측은 준강제추행 피해자의 경우 사건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으며, 강씨에게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씨 측이 상고하면서 이른바 ‘강지환 성폭행 사건’의 최종 판결은 대법원의 판단에 맡겨졌다. 강씨는 지난해 7월 9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자신의 촬영을 돕는 외주 스태프 여성 2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스태프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스태프 1명을 추행한 혐의(준강간 및 준강제추행)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해 12월 5일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강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 또한 지난 11일 원심과 동일한 판결을 내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불법체류인지 모르고 노동자 파견받은 사업주 ‘무죄’

    불법체류인지 모르고 노동자 파견받은 사업주 ‘무죄’

    미등록 이주 노동자를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던 사업주에 대해 법원이 “파견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적법하게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을 인력파견업체로부터 알선받아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대표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본 것이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2015~2016년 인력파견업체로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 40여명을 소개받아 고용했다. 검찰은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을 고용했다”며 A대표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A대표 측은 “인력파견업체에 ‘취업활동이 가능한 이주노동자만을 공급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해당 업체가 허위 자료를 보내와 이들이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이 없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A대표는 파견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해 근로자들을 공급받았을 뿐 이들과 개별 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기 때문에 출입국관리법상 규정을 위반해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러한 판단은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유지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사업주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파견업체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공급받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이를 막기 위해 원청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 강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현행 고용허가제도로 외국 인력 수급이 원활한지를 고용노동부가 점검하고, 만일 부족하다면 공급 확대를 위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법 “미등록 이주노동자 모른 채 고용했다면 ‘출입국관리법’ 위반 아냐”

    대법 “미등록 이주노동자 모른 채 고용했다면 ‘출입국관리법’ 위반 아냐”

    사업주 “파견 업체서 허위자료로 알선”대법 “직접고용 아냐” 무죄 원심 유지노동계 “외국인 고용 혼란 초래 가능성”미등록 이주 노동자를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던 사업주에 대해 법원이 “파견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최종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향후 외국인 인력수급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적법하게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을 인력파견업체로부터 알선받아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대표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본 것이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2015년~2016년 인력파견업체로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 40여명을 소개받아 이들을 고용했다. 검찰은 A대표가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을 고용했다”며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A대표 측은 “인력파견업체에 취업활동이 가능한 이주노동자만을 공급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해당 업체가 허위자료를 보내왔기 때문에 이주노동자에게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이 없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A대표는 파견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해 근로자들을 공급받았을 뿐 이들과 개별적인 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기 때문에 출입국관리법상 규정을 위반해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러한 판단은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유지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사업주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파견업체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공급받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이를 막기 위해 원청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 강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현행 고용허가제도로 외국 인력 수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고용노동부의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적격성’ 논란 양창수, 이재용 사건서 손 뗀다

    ‘적격성’ 논란 양창수, 이재용 사건서 손 뗀다

    檢-삼성, 새 위원장 성향 모른 채 변론할 듯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최종 사법처리 결정을 앞두고 잇따른 돌발 변수에 부딪히면서 미궁에 빠져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양창수(68·사법연수원 6기) 검찰수사심의위원장은 삼성 측 인사와의 친분을 이유로 이 사건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다. 2018년 수사심의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양 위원장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오는 26일 개최되는 (이 부회장 사건의) 수사심의위에서 위원장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회피 결정 배경으로 양 위원장은 이 사건 주요 피의자인 최지성(69)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의 오랜 친구 관계를 들었다. 양 위원장과 최 전 부회장은 서울고 22회 동창이다. 대법관 시절 ‘에버랜드 전환사채 배임 사건’ 무죄판결 등 다른 부적격 사유로 제기된 사정들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일 이 부회장 측의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이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4일), 법원의 기각(9일), 수사심의위 일정 통보(15일), 양 위원장의 회피까지 보름 새 벌어진 일련의 과정은 이 사건의 중요성과 향후 미칠 파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 양 위원장의 결정으로 검찰과 삼성 측 모두 부담은 덜게 됐지만 향후 심의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원장은 질문과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심의기일 이전에 양측의 의견서 쪽수를 조정하는 등 사전 조율 작업을 맡는다. 심의 때 출석할 수 있는 전문가도 위원장이 간사 등과 협의해 선정한다. 하지만 양 위원장의 회피로 이런 작업들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임시 위원장은 양 위원장이 26일 심의기일에 참석해 회피 의사를 밝힌 뒤에야 15명의 심의위원 중 세워진다. 검찰과 이 부회장 측 모두 위원장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채 변론에 임하게 되는 셈이다. 임시 위원장은 표결에 참여할 수 없어 14명 위원 중 과반수 찬성으로 심의 의견이 정해진다. 7대7 동수가 나오면 해당 안건은 부결된다.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끝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울먹이며 “한국서 처벌받겠다”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울먹이며 “한국서 처벌받겠다”

    법원, 추가 심문 열기로…송환 여부 7월에 최종 결정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가 자신의 범행을 “철없는 잘못”이라며 한국에서 재판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손씨의 송환 결정을 연기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범죄인 인도 청구 사건 2차 심문에서 손씨는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면서 “용서받기 어려운 잘못을 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손씨 “철없는 잘못…가족 있는 한국에서 처벌받고 싶다”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그는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든 다시 받겠다”면서 “가족이 있는 이곳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하루하루 허비하며 살았는데 정말 다르게 살고 싶다”면서 “아버지와도 많은 시간을 못 보냈는데…”라고 하다가 오열하며 잠깐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생후 6개월 된 신생아를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을 비롯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한 각종 자료 25만여건을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그는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지난 4월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재수감된 상태다. 국내 재판 결과와 별개로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 8월 아동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손씨를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손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 왔다. 손씨 측 “범죄자금세탁 혐의 기소해달라”…검찰 “조사 안 이뤄져” 이날 심문에서도 검찰과 손씨 측 변호인은 첫 심문에서 했던 주장을 되풀이했다. 손씨 측은 “국내에서 처벌받은 혐의(아동음란물 혐의 등)에 대해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이 실제로 없기 때문에 (보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대상 혐의인 범죄은닉자금 세탁 혐의에 대해서도 “현재 단계에서 기소만 하면 범죄행위에 대해 한국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송환을 막기 위해 손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미국이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며 내세운 자금세탁 혐의를 한국에서 처벌받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하나의 범죄를 이중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에 기대 아들이 미국에서 처벌받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범죄인 인도법에 따르면 국내 법원에서 재판 중이거나 판결이 확정된 경우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가 거절된다. ‘아동음란물 혐의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인도법 취지가 인도한 죄만 처벌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별도의 보증서는 요구되지 않고 보증한 사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손씨의 아버지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아들을 고소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소할 정도로 실체적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사가 완성됐는데 의도적으로 불기소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미국 법무부가 처벌받은 사건은 다시 처벌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아 보낸 공식 확인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손씨의 송환에 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최종 결정을 다음 달 7일로 미뤘다. 당초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마친 뒤 곧바로 손씨의 인도 여부를 밝힐 예정이었다. 1차 심문에 이어 이날도 아버지 손모씨가 방청석에서 심문 과정을 지켜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허위사실 공표’ 이재명,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판단

    ‘허위사실 공표’ 이재명,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판단

    친형을 강제 입원시킨 의혹 등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어갔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크거나 소부에서 합의가 쉽지 않은 사건의 경우,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전원합의체에서 최종 판결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18일 전원합의 기일을 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을 심리한다. 이 지사는 2012년 6월 친형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분당보건소장 등 시 공무원에게 친형에 대한 진단 및 보호 조치를 신청하도록 종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한 TV 토론회에 나와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 없다”고 말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됐다. 앞서 1·2심 재판부 모두 이 지사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과 달리, 2심은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경찰 조사’ 숨기고 대통령비서실 지원…“합격취소 정당”

    ‘경찰 조사’ 숨기고 대통령비서실 지원…“합격취소 정당”

    형사재판 받는 사실 드러나 합격 취소법원 “부정행위 엄격히 제재할 필요” 대통령비서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가 뒤늦게 범죄 혐의로 재판 중인 사실이 드러나 합격이 취소된 지원자가 합격을 인정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A씨가 “공무원채용시험 합격 취소 처분과 응시 자격 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며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11월 대통령비서실 문화해설사 부문 전문임기제 공무원 채용시험을 봐 같은 해 12월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그러나 합격자 검증 과정에서 그해 5월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불복해 정식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듬해 합격이 취소됐다. 대통령비서실은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질문서를 나눠주고 ‘경찰청, 검찰청 또는 감사원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했는데, A씨는 ‘아니오’라고 표기해 제출했다. 합격 취소에 불복해 소송을 낸 A씨는 재판에서 “‘경찰 조사’와 ‘경찰청 조사’가 서로 다른 것인 줄 알았기 때문에 질문서에 ‘아니오’라고 기재했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재판부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질문서 내용이 수사와 감사에 대한 국가업무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중앙행정기관을 예시로 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면서 “A씨는 질문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해 제출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또 합격을 취소할 뿐 아니라 향후 5년 동안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 자격을 박탈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임용시험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키는 부정행위를 엄격히 제재할 공익적 요청이 크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법서라]삼성의 ‘최종 병기’...수사심의위에 이재용 나오나

    [법서라]삼성의 ‘최종 병기’...수사심의위에 이재용 나오나

    수사심의위, 불기소 의견 내면피의자 신청 사건 중 1호 사례검찰 불수용해도 최초 기록돼 [편집자주]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 이야기를 풀어 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검찰이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수사심의위 심의를 왜 피하려 하는가.” “이번 사건을 심의조차 하지 않는다면 제도에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거침 없는 반격에 결국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게 됐습니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에서 수사심의위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이 부회장 측은 기다렸다는 듯 “국민들의 뜻을 수사 절차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부의심의위 결정에 감사드린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검찰권 남용을 막기 위해 2018년 도입됐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수사심의위 제도가 이 부회장 덕분에 유명세를 탄 것은 긍정적입니다. 이제 다른 피의자들도 검찰 수사에 억울함이 있다면 누구나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수사심의위는 8차례 열렸습니다. 이중 사건관계인이 신청해 수사심의위가 열린 사례는 1건입니다. 지난해 6월 ‘울산경찰청 피의사실 공표금지 위반’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담당 경찰관 측 변호인이 수사 계속 여부를 논의해달라고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부의심의위를 거쳐 한 달 뒤 열린 수사심의위는 신청인 측 기대와 달리 “수사를 계속하라”고 결론 냈습니다. 1년여가 지난 지금도 검찰 수사는 진행 중입니다. 당시 담당 경찰관은 변호인과 함께 대검에서 열린 수사심의위에 출석했습니다.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에는 ‘의견서를 제출한 사건관계인이 의견 진술을 원하면 주임검사 또는 신청인과 동일한 기회를 부여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주임검사와 신청인은 각각 30분 이내에서 사건 설명이나 의견을 낼 수 있는데, 사건관계인에게도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사건관계인도 의견 진술 가능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수사심의위에 이 부회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부회장 측은 수사심의위에서 어떻게든 불기소 의견을 끌어내야 검찰을 압박할 수 있는데,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면 심의위원들을 설득하는데 보다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심의위가 최종적으로 불기소 의견을 낸다면 이번 사건은 피의자 측 입장이 받아들여진 ‘첫 사례’로 기록됩니다. 또 수사심의위 의견은 강제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검찰이 수사심의위 의견을 불수용한 최초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간 8차례 수사심의위 결론은 모두 수용됐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이 부회장이 기소가 된다 해도 재판 과정에서 불기소 의견을 냈던 수사심의위 의견을 참고 자료로 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부회장 측이 형사 사건을 지나치게 여론전으로 몰고 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이 부회장 출석 카드는 상당한 고심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검찰은 내색은 안 하지만 불편해하는 분위기입니다. 1년 7개월 동안 수사를 하면서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하고 수 차례 관련자 조사를 통해 거의 마지막까지 달려왔는데 일격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만든 수사심의위 제도가 이렇게 재벌 총수를 위해 쓰일 줄은 예상치 못했을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수사심의위 위원장인 양창수(68·사법연수원 6기) 전 대법관은 2009년 대법관 시절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관여한 적이 있습니다. 1996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이사회를 열고 전환사채를 이 부회장에게 헐값에 배정했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는 사건입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에버랜드 전 대표 허모씨 등의 상고심에서 6대 5의 의견으로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수사심의위원장, 과거 삼성 재판공정성 논란에 회피해야 의견도 6명의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 중에는 양 전 대법관도 포함돼 있습니다. 삼성 특검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이건희 회장도 전합 판단에 따라 같은 날 이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지었습니다. 이 사건 재판장은 양 전 대법관, 주심은 김지형 전 대법관입니다. 김 전 대법관은 현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이 삼성 준법감시위 권고에 따라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양 전 대법관은 같은달 22일 한 경제지 칼럼을 통해 당시 전합 판결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9년 5월에 (삼성 에버랜드 사건의) 피고인들을 무죄로 판단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 그 최종적 판단을 뒤엎지는 못한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기업 지배권을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범죄가 아닌 방도를 취한 것에 대해 승계자가 공개적으로 사죄를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치열한 법리 다툼을 하는 와중에 열리는 수사심의위에서 양 전 대법관은 과연 공정하게 회의를 주재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양 전 대법관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하지 않으면 검찰이 기피 신청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이 부회장 측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검찰 입장에서는 더 이상 밀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법조계 의견은 갈립니다. 검찰미래위원회 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공무원 신분도 아닌데 굳이 이 사건을 맡을 필요가 있느냐”며 오해를 살 여지는 없애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반면 검찰개혁위원회 위원 시절 수사심의위 도입에 회의적이었던 변호사는 “어차피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것”이라면서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피의자의 방어권을 두텁게 보장하고, 검찰 수사의 적정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이기 때문에 공정성은 ‘생명’입니다. 이 부회장 측 말대로 이 제도에 사형 선고가 내려지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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