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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련회장 수락한 손길승회장

    ‘이순(耳順)에 숙명을 받아들인 사나이’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28대 회장직을 공식 수락한 날은 61세 생일이었다.그는 1941년 2월6일 경남 하동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오너의 친인척이나 창업공신이 아닌 손회장이 대기업 총수를 거쳐 마침내 재계총리 격인 전경련 회장에 올랐다. 새삼 샐러리맨들의 꿈과 희망봉으로 불릴 만하다. ●결단에는 조건이 있다 손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4가지 과제를 전경련에 주문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발휘하는 재계로 변화하고,대화와 토론을 통한 회원사 이해조정,회원사와 회장단의 적극적인 지원,그리고 동북아 중심국가를 만드는 생산적인 싱크탱크로의 변화 등이다. 자신의 ‘전공’인 동북아경제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협력,재계 내부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한 자기혁신을 요구한 것이다. 손회장은 이날 “재계와 전경련이 신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해 국민의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수락배경에 대해서는 “기업경영에 전념해야 할 시점이지만 재계 원로와 회원사 회장단 여러분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할 수가 없어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 전경련을 순탄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오너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룹 경영기획실장 20년 지내 손회장의 수식어 가운데 ‘직업이 기조실장’이라는 얘기가 있다.SK그룹 경영기획실장을 20년간 지낸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1965년 선경직물(현 SK글로벌)에 공채1기로 입사한 이래 78∼98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승승장구했다.‘기획경영의 달인’이라는 평가도 분명하다. 경영기획실장으로서 워커힐호텔,유공(현 SK㈜),SK증권,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SK생명 등 그룹의 명운을 가른 주요 계열사 인수를 주도,SK의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최종현(崔鍾賢) 회장 타계후 회장에 취임한 그는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의 ‘투톱체제’를 이끌면서 파트너십 경영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쪽 사업확장에 주력하면서 한·중·일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동북아경제공동체론의 ‘전도사’ 역할도 맡고 있다. 경남 진주고(29회)와 인재가 많기로 소문난 서울대 상대 59학번이자 ROTC 1기 출신이어서 재계의 리더 역할을 한다.박용성(朴容星) 대한상의회장(두산중공업 회장), 진념(陳) 전 경제부총리,이필곤(李弼坤) 전 삼성물산회장,박재윤(朴在潤) 전 재무부장관 등이 대학 동기다.부인 박연신(朴姸信) 여사와 2남. 박홍환기자 stinger@kdaily.com ★손길승-손병두 어떤 사이 재계총리인 전경련 회장에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추대됨으로써 앞으로 손병두(孫炳斗·사진) 부회장과 함께 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은 경남 진주 출신의 동갑나기로 50년간 우정을 다져온 절친한 막역지우다.재계에 오래전부터 ‘찰떡 궁합’으로 알려진 터다.진주중 동기인 이들은 고교시절 잠시 떨어져 있다가 서울대 상대에 진학하면서 1년 선후배로 다시 만나 ROTC 선후배로서도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손회장은 진주고,손부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했다. 이들의 우정은 대학 졸업후 각기 다른 회사에 취직한 뒤에도 지속됐으며 전경련 회장단으로 함께 일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두 사람은 전경련에서 활동하면서 정치자금 제공원칙 표명 등 현안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양손 궁합’을 과시했다.손회장이 고사 방침을 번복하고 회장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손부회장의 집요한 요청과 설득이 뒷받침됐다. 특히 손부회장을 전경련에 천거한 것도 바로 손회장이었다.손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손부회장도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절친한 친구인 손회장과 함께 일하기에 껄끄럽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누가 회장으로 오더라도 회장을 제대로 보좌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직책에 맞게 처신한다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손부회장이 그동안 새 정부의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잦은 마찰을 빚는 등 독단적 행동을 취해온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데다,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가 전경련의 업무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광삼기자 hisam@kdaily.com ★막전막후와 재계 반응 재계는 손 회장이 전경련을 무난히 이끌 것이라며 대체로 반겼다. 재계 관계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새 정부와 갈등을 잘 풀어갈 것”이라며 “현장 경험이 많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유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비오너 출신이어서 총수들의 이해관계를 아우르기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선대 회장 선영 ‘결단행’ 손 회장은 5일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을 만나 재계 입장을 설명들은 뒤 밤새 장고를 거듭했다.이어 6일 새벽 서울 서린동 SK본사에 출근,오전 7시30분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손 회장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 21명이 참석했다.일부 인사는 “현재의 여건상 전경련 회장 취임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2시간여의 마라톤 토론 끝에 결국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전경련에 통보하는 것으로 회의는 끝났다.손 회장은 최 회장과 20∼30분 정도 독대한 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최종건(崔鍾建) 1대 회장,최종현(崔鍾賢) 2대 회장의 선영을 찾아 ‘결단’의 마음을 다졌다. ●삼성이 ‘산파역’ 손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수락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의 또다른 유력 후보였던 ‘이건희 카드’가 여의치 않자 전경련 김각중(金珏中) 회장은 지난달 이 회장에게 손 회장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달 15일을 전후해 손 회장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회장을 맡아 달라.내가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다짐했다.이어 20일 이 회장은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을 직접 보내 전폭 지원 의사를 거듭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최태원 SK㈜ 회장도 만나 손 회장의 회장직 수락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이에 최 회장은 손 회장에게 개인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결국 그가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광삼 김경두기자
  • SK 최태원 체제로 가나

    ‘결국 오너 체제로 갈 것인가.’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손 회장 ‘투톱체제’로 운영돼온 SK의 경영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 최종현(崔鍾賢) 회장의 유지에 따라 손 회장이 최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하며 사실상 그룹을 이끌었지만 전경련 회장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대외 업무 비중이 높아져 최 회장의 독자경영 불가피론이 제기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1998년 최종현 회장 타계때부터 나온 ‘시한부 관리론’에도 힘이 실린다.당시 오너 일가의 합의에 따라 ‘오너-전문경영인 동거’를 선택했지만 이같은 체제가 영속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시점이 문제일 뿐 최 회장 체제로 단일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지난 5년간 최 회장이 독자경영을 위한 ‘내공’을 키워온 것도 사실이다.공식직함은 SK㈜ 회장이었지만 세계경제포럼(WEF)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사실상 차세대 주역의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했다.또 비상장회사인 SK C&C를 통해 SK㈜와 SK텔레콤,SK해운,SK글로벌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권도 완전히 확보했다.동생(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과 사촌동생(최창원 SK글로벌 부사장)을 주력사 경영진으로 키워 일찌감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SK 관계자는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 된다고 해도 아직 최 회장이 그의 역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영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대에 걸쳐 ‘잡음’없이 경영권 이양이 이뤄진 그룹의 전통을 지켜봐야 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손 회장이 전경련 업무에 전념하다 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최태원 체제’가 구축될 것이란 분석이다.박홍환기자 stinger@
  • 전경련 손길승회장 추대 “政-財계 정책메신저 적임”

    ‘수락이냐,고사냐.’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8대 회장 후보로 추대키로 회장단의 의견이 모아지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회장이 회장직을 사양하고 있지만 재계 원로들과 전경련 회장단이 2월5일까지 최종 의견을 모으면 더이상 고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손병두(孫炳斗) 부회장은 28일 “전경련 회장은 누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고,하기 싫다고 하지 않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늦어도 다음달 5일까지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장단 회의에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 인사가 있기는 하지만 본인의 의사와 회장단의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발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그동안 손 회장을 비롯,이건희 삼성 회장,구본무 LG 회장,정몽구 현대차 회장,조석래 효성 회장 등 이른바 ‘빅5’에게 여러차례 회장을 맡아 줄 것을 요청했으나 서로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모그룹 총수는 “회장단이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다른 총수의 측근인사도 “회장단 모임에서 손 회장으로 뜻이 모아진 것으로 안다.”면서 “인품이나 능력 뿐아니라 새 정부와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손 회장이 적임자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손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의 결정에도 불구,여전히 회장직 수락 여부를 놓고 장고(長考)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SK 고위관계자는 “손 회장이 여러차례 제의를 받고 고민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전경련은 손 회장의 차기 회장 추대와 관련,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의견을 나눈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전경련은 지난 21일 관계자 2명을 인수위에 보내 정·재계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하기엔 손 회장이 적임자라는 입장을 전하고 인수위 관계자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손 회장은 그러나 전경련 회장을 맡을 경우 그룹과 재계의 이익이 배치됐을 때 처신하기 어렵고,SK그룹 지배구조상 경영일선에서 물러서야 한다는 점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는 것이 “그룹을 잘 보전·발전시켜 달라.”는 유언을 남긴 최종현 회장의 유지에 부합하느냐는 점도 변수이다.전경련 회장은 주로 재벌기업 오너 회장들이 맡아왔지만 전 국무총리인 유창순 회장이 비(非)오너 회장으로 지난 89년부터 4년간 전경련 회장을 지낸 전례가 있다. 재계의 스타 전문경영인으로 손꼽히는 손 회장은 41년생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와 SK그룹의 모체인 선경직물에 입사한 뒤 ㈜유공(현재 ㈜SK) 부사장,유공해운사장,선경그룹 기획실장 등 SK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정·재계에 발이 넓고 탁월한 업무능력과 친화력으로 오늘의 SK그룹을 일궈낸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광삼 김미경기자 hisam@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③ ‘황제경영’구각 벗자

    ‘재벌에는 전문경영인이 없다?’ 재벌 총수들의 ‘황제식 경영’이 외환위기를 불러왔다는 지탄이 잇따르면서 지난 5년간 오너들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전문경영인들에게 많은 권한을 넘겨줬다.그러나 알맹이의 변화없이 형식적인 ‘립서비스’에 그쳐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경영인들이 여전히 총수의 ‘총대’ 역할에 그치고,충성도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얼굴마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주주보다 총수의 눈치를 살피며 ‘예스맨’으로 전락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외이사제의 유명무실,이사회를 우습게 여기는 총수,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재벌시스템이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책임을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너 충성도가 좌우 해마다 재벌들의 인사내용을 보면 비서실이나 구조조정본부 출신들이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적잖다. 능력보다는 충성도가 높은 측근과 가신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 13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 가운데 승진자 9명중 5명은 옛회장 비서실 출신이다.양인모(梁仁模)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을 비롯,SDS 김인(金仁) 사장,삼성전자 국내영업부 이현봉(李鉉奉) 사장,삼성코닝정밀유리 이석재(李錫宰) 사장,삼성벤처투자 김상기(金相基) 사장 등이 한때 비서실에 몸을 담았다. LG도 서경석(徐京錫) LG투자증권 사장,이헌출(李憲出) LG카드 사장,남용(南鏞) LG텔레콤 사장,심재혁(沈載赫) 한무개발 사장 등이 옛 회장실 출신이다.SK그룹의 김창근(金昌根) SK㈜ 사장은 구조본 출신으로 현재 구조본부장을 맡고 있다. ●친정체제 구축의 걸림돌 현대백화점 이병규(李丙圭) 사장은 최근 정몽근(鄭夢根)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鄭志宣) 부사장이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물러났다.오너 2세 등장에 전문경영인이 바뀐 것이다. 경영실적보다는 오너의 일선경영 등장에 껄끄럽다는 이유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져 전문경영인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그러나 백화점측은 “정 부회장은 계열사의 독자경영을 독려하며 조정하는 역할만 한다.”고 밝혔다.그는 현대백화점의 발전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고급백화점으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전문경영인으로 불렸다. ●이사회는 ‘거수기’ 오너에게 밉보인 전문경영인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재벌에는 인사원칙보다는 총수 ‘맘대로’ 인사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전문경영인들의 재임기간이 짧다.매킨지에 따르면 국내 전문경영인의 평균 재임기간은 2.9년으로 미국(6.4년)과 일본(4.6년)에 비해 크게 짧다. 현대상선 김충식(金忠植) 전 사장은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때 지원을 거부하고 금강산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독자적 행보를 걷다가 경질됐다. 겉으로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물러났다고 하지만 오너와의 갈등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박세용(朴世勇) 인천제철(현 INI스틸) 전 회장의 인사는 가히 충격적이다.그는 2000년 말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에서 현대자동차 회장으로,다시 인천제철 회장으로 전보됐다.그룹 최고위급 경영인이 불과 닷새만에 두번이나 인사조치된 것은 상식밖의 일이었다.오너 형제의 파워게임에 박 전 회장만 애꿎게 피해를 본 것이다. 40대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았던 이계안(李啓安)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사회를 거치지도 않은 채 바뀌었다. 이처럼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관계가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도 있다.정태수(鄭泰守) 한보 회장은 청문회에서 전문경영인을 빗대 ‘머슴론’을 말해 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그러나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관계가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은 6공 비자금사건과 관련한 검사의 질문에 손길승(孫吉丞) 현 SK 회장을 두고 “그는 부하가 아니라 사업동지”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래도 인사권을 갖고 있는 오너에게 전문경영인이 ‘NO’라고 항명하기에는 아직 국내 인사풍토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총수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이사회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않는 한,전문경영인들은 앞으로도 총수의 눈치나 살피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kdaily.com ◆존폐 도마 오른 구조본부 “오너의 전위조직이다.” “순기능은 말하지 않고,나쁜쪽만 부각시키는 것은 문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재벌 구조조정본부 해체 유도’ 발언 이후 구조본이 재벌개혁의 도마 위에 올랐다.오너만을 위해 일하는 구조본은 해체돼야 한다는 게 개혁론자들의 논리다.반면 대기업들은 구조본이 중복투자 방지,계열사 구조조정 유도 등의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반박한다. 구조본은 단순히 회장인 오너를 보좌하는 순수 비서업무에서부터 전략기획,인사,홍보,경영관리,구조조정 등 그룹의 모든 업무를 관할하는 ‘관제센터’다.비서실,기획조정실,종합기획실 등의 명칭으로 불리던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삼성은 외환위기 이전 비서팀,재무팀,인사팀,감사팀,기획홍보팀 등 5팀 체제의 비서실이 현재는 비서팀,재무팀,인사팀,경영진단팀,홍보팀,법무팀,기획팀 등 7팀 체제로 강화됐다.인원은 삼성 100여명,LG 54명,SK 40여명으로 외환위기 이전보다 다소 줄었다. 대부분 구조본 인력은 외형상 계열사 소속으로 월급을 소속사로부터 받는다.개혁론 입장에서는 이 대목도 문제다.사실상 회장을 위한 구조본 소속인원의 월급을 계열사에서 지급하는 것은 엄청난 주주권리 침해라는 지적이다. 일부 인사들은 “막강한 파워에 비해 경영실책에 대한 책임은 ‘쥐꼬리' 만큼도 지지 않는 곳이 구조본”이라면서 “외국에서는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사안”이라고까지 말한다. 기업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구조본이 오히려 오너의 전횡을 막는다는 것이다.비서실이나 구조본 체제가 없다면 오너의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경영실패 우려가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지만 이를 ‘걸러주는’ 조직이 구조본이라는 설명.또 상시구조조정 체제에서 계열사들의 ‘자사 이기주의’를 배척,구조조정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역설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기러기떼도 맨앞에서 방향을 선도하는 기러기가 있기 때문에 무사히 머나먼 여행을 마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구조본은 수십개 계열사의 업무조정을 주도하면서 성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총수의 막강한 권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조본이 총수의 결심에 대해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조직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결국 재벌개혁의 핵심은 구조본의 해체 여부보다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②뿌리깊은 대물림이 문제

    “재벌이 없으면 우리경제가 어떻게 버티겠나.규제 일변도로 가서는 안된다.출자총액 제한같은 제도는 없애는 게 좋다.그러나 한가지는 용납 안된다.자녀들에게 나쁜 방법으로 재산을 물려주려는 행태다.이것이 고쳐지지 않으면 재벌들은 영원히 ‘개혁대상’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경제부처 고위관료) 재벌의 공과(功過)를 따질 때,‘부(富)의 대물림’은 부정적인 항목의 첫머리에 항상 오른다.재벌시스템에 우호적인 사람들조차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재벌들이 보이는 잘못된 행태에 대한 반증이다. ●재벌들의 편법상속 실태 재벌들의 재산상속은 늘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법에 규정되어있지 않은’절세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가를 동원해 법의 허점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과거에는 주식 저가매각 같은 단순한 기법이 많이 이용됐지만 1990년대 말부터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채권자에게 일정기간이 지난뒤 특정가격에 신주 인수 권리를 부여한 사채) 같은 신종채권이 자주 등장한다.비상장회사와 상장회사를 합병하면서 비상장회사의 보유지분을 과도하게 높이 평가하는 수법도 심심찮게 쓰인다.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자녀들인 이재용(李在鎔)씨 등은 99년 삼성SDS로부터 초저가에 BW를 매입한 뒤 지난해 2월 신주인수권을 행사,수천억원대의 평가차익을 냈다.LG는 99년 계열사를 통해 구본무(具本茂) 회장 일가에게 주식을 싸게 팔아넘기는 수법을 썼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지난해 현대모비스와 본텍(옛 기아전자)의 합병을 통해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鄭義宣) 부사장의 지분을 확대하려다 여론의 집중 포화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계획을 백지화했다. 두산도 99년 발행한 BW와 관련,편법상속 의혹을 받고 있다.동부는 최대주주인 김준기(金俊起) 회장이 지난해 10월 보유 지분의 일부를 동부문화재단에 출연,2대주주인 김남호(14.6%)씨를 최대 주주로 올려놓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다양하게 ‘사전상속’ 성격의 증여가 이뤄지다보니 오너들의 사망후 상속세 납부액은 크지 않다.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나 SK 최종현(崔鍾賢) 회장이 사망한 후에도 ‘정당한 상속' 에 대한 시비가 불거졌다. ●조세제도와 금융시스템 선진화가 해법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는 상속·증여세의 과세 그물망을 촘촘하게 엮는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강력히 추진중이다.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14가지의 의제(擬制) 사례를 예시하고 여기에 들어맞거나 유사한 경우에만 세금을 물리고 있어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어 최종 입법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편법을 이용해 부당한 방법으로 이득을 챙긴 데 대한 책임과 비난은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참여연대 세제개혁팀 윤종훈(尹鍾薰·회계사) 위원은 “재벌 일가가 편법으로 거액의 부를 얻는 것은 계열사로 들어갈 돈을 오너의 호주머니로 낚아채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해당 회사의 채권자나 소액주주들은 물론,회사이익 감소로 법인세수가 줄어들어 나라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세금 문제로만 다뤄서는 불로소득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는 지적이다.이와 관련,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부당하게 증식한 재산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거래였을 때의 가치로 환산해 세금을 매기는 ‘부당행위 계산의 부인(否認)’ 규정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스템의 선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조세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일정액수 이상은 모두 실명으로 거래하고 통보하게 돼 있는 금융실명제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차명계좌 등을 활용한 편법 상속·증여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진단한 뒤 “금융실명제법은 물론 자금세탁방지법 등 금융투명성의 확보가 세제개선에 버금가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전광삼기자 windsea@kdaily.com ◆富 대물림 심리 최근 들어 재벌세습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새삼 높아지고 있다.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홈페이지에는 “노무현개혁의 성패는 족벌개혁에 있다.”-정책위원,“모그룹 셋째딸 대학생이 870억원 재산상속했다.”-재벌개혁,“재벌개혁의 창에 찔린 타워팰리스”-김태환 등 14일 하루동안만 해도 재벌의 부세습에 대한 수백편의 글이 쏟아졌다.노 당선자는 “한 두사람의 독단에 의해 엄청난 규모의 기업이 움직이는 재벌세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하고 있다. ●부의 세습은 왜 이루어지나 우리나라에는 ‘복(福)신앙’이 있다.기독교신자나 불교도들은 교회나 절에 가서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가게 해달라기보다 복을 많이 줘 우리집,가족이 잘되기를 빈다.부가 아들,손자에게로 이어지는 것은 이러한 심리구조와 연관이 있다.나에게 복을 많이 달라는 것은 주위,나아가 사회전체로 시각을 넓히는 것을 제약한다.재산의 사회환원,기증 등의 의식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신경정신과전문의 김진세 박사는 “유한한 삶을 돈을 통해 영속시키려는 본능과 자식에게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유전적 무의식’ 때문에 부의 세습이 생겨나고 있다.”며 심리적 요인을 꼽았다. 또 다른 정신분석학자들은 우리나라가 유독 부의 세습이 많은 것은 ▲곡간에 곡식을 잔뜩 채워야 마음이 놓이는 농경문화적 요인과 ▲일제시대와 6·25전쟁,군사정권 등을 거치면서 수탈을 많이 당해 반사적으로 생겨난 ‘정신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도 여러 원인을 찾을 수 있다.권영준 경희대교수(경실련정책협의회의장)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세방법이 법률적 편의주의적이다보니 신상품과 파생되는 금융상품 등으로 생겨나는 탈법·불법적인 부(富)를 차단하지 못하면서 부의 세습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만우 사회학박사(국회도서관연구원)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신분세습을 유지하려는 구조적 측면과 지나친 온정주의(Paternalism) 등에서도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의 경우는 미국의 대기업총수들은 기업경영을 자식에게 결코 물려주지 않는다.이들은 부자란 ‘사회적 재산의 관리인’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자본주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일본의 경우도 2차대전 직후의 재벌해체를 통해 부의 세습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일거에 해결했다.가족의 기업지배가 일부 남아 있는 유럽의 경우도 소유 지배와 경영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전문가들은 재벌은 영문자로도 ‘Chaebol’일 정도로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업형태로 단정짓고 있다. 김문기자 km@
  • 故 최종현 SK회장 회고록 출간

    1998년 타계한 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된 회고록 형식의 책(사진)이 7일 출간됐다. ‘황제경영은 싫다’라는 제목의 이 책 저자는 81년부터 3년간 최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정원교(58·새벽바다 키토내추럴 대표)씨.정씨는 최회장을 보좌하면서 보고 느낀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전반부에는 최 회장의 기업관,경제관을 싣고 후반부에는 함께 생활하면서 겪은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들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꾸몄다. ‘그대들은 머슴이 아니다’와 ‘출근부가 필요없는 일터’에서는 사람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항상 강조하던 최 회장의 모습을 서술했다.특히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원들을 ‘유(You)’라고 불렀던 습관을 소개했다. 박홍환기자
  • 회장님 집무실 경영철학 고스란히

    기업의 핵심 사령부는 최고경영자(CEO)의 집무실이다.이 곳에서 회사안팎의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이 이뤄지고 경영 전략이 최종 결정된다. 최고 사령부에 걸맞게 대다수 기업의 CEO 집무실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진 성역이다.외부인은 물론 직원들조차 CEO의 집무실에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않다.CEO의 고민과 애착이 담긴 주요 기업들의 최고 사령부를 소개한다.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28층에 공식 집무실이 있지만 이 곳은 별로 이용을 하지 않는다. 이 회장이 출퇴근하는 곳은 선대 회장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자택을 개조해 만든 서울 한남동의 승지원.영빈관을 겸해 집무실로 이용하고 있는데 사장단회의,외빈 접견 등 주요 업무는 모두 이곳에서 처리한다.영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 전 세계 모든 방송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위성방송시스템이 갖춰져있다고 한다. ●구본무(具本茂) LG 회장의 집무실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동관 30층에 있다.구 회장은 50평 남짓한 집무실에 매주 2∼3일 정도 머물러 계열사 사장단과 머리를 맞대기도 하고 새로운 사업 구상도 한다. 집무실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애지중지하는 망원경이다.그는 새를 무척 좋아한다.망원경을 통해 한강의 밤섬에 모여드는 철새를 관찰하다 보면 휴식을 취하는데 큰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의 집무실은 35층짜리 건물인 서울 서린동 종로사옥의 34층에 있다.청계천쪽으로 창이 나 있는 이 집무실에는 고서(古書)가 많은 것이 특징.한·중·일 3국의 문화유산 관련 서적과 각종 고서의 영인본 등이 비치돼 있다.손 회장의 고향인 경남 진주의 조선시대 목각본 지도 족자도 눈에 띈다. 접견실에는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화성행차 모습을 담은 병풍이 있는데 유럽계 귀빈이 방문하면 빼놓지 않고 정조의 효심과 당시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곤 한다.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의 집무실도 종로 SK 건물 25층에 있다.가족사진과 선대 회장인 고 최종현(崔鍾賢) 회장 부부 사진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비서실에는 부장급 실장과 대리급 수행비서,그리고 최 회장의 스케줄을 관리해 주는여비서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의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동관 29층에 자리한 집무실은 25평 남짓한 공간에 책상과 8인용 회의탁자,소규모 응접실이 고작이다.이는 절약을 중시하는 유 회장의 생활철학과 ‘국민 기업’ 포스코의 사내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이한 공간은 회장실 옆에 있는 영상회의실.유 회장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유 회장이 주재하는 중역회의가 이곳에서 열린다. ●신격호(辛格浩) 롯데 회장은 서울과 일본 도쿄에 집무실을 두고 있다.서울 집무실은 명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다.다른 객실도 함께 있어 회장 집무실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구조다.집무실은 신 회장이 한국에 오는 홀수달에만 문이 열린다. 사무실 가장 끝에는 회장이 한국에 있을 동안 머무는 개인방이 있다.구조는 철저히 비밀에 싸여있다. ●두산그룹의 최고 사령부는 서울 동대문 두타빌딩 33층.박용곤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용오(朴容旿) 두산 회장,박용성(朴容晟) 두산중공업 회장,박용만(朴容晩) 두산 전략기획본부 총괄사장 집무실이 이곳에 모여있다. 이들 3형제의 집무실은 각각 12평 남짓한 규모로 책상과 컴퓨터 테이블,책장 등이 자리잡고 있을뿐 장식품이나 휴게시설은 찾아보기 어렵다.호화장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집안 내력 때문이다. ●조석래(趙錫來) 효성 회장의 집무실은 서울 공덕동 효성본사 15층.조 회장의 집무실 역시 소박하기로 소문나 있다.그 흔한 서양화 한폭 걸려 있지 않다.다만 ‘독서 경영’의 주창자 답게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서가는 경영관련 서적을 비롯해 외국에서 건너온 원서들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병규(李丙圭) 현대백화점 사장의 집무실은 비좁긴 해도 낮게 깔리는 그의 음성처럼 차분하면서도 장중하다.4평 남짓한 공간에 집무를 위한 최소한의 사무 가구만 있을 뿐이다.다만 이 사장이 애지중지하는 다양한 난(蘭)이 첫 눈에 들어온다. ●김재철(金在哲) 동원산업 회장의 집무실은 서울 양재동 동원빌딩 18층 좌측 끝에 위치해 있다.30평 정도다. 집무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커다란 지구본.수십년간 전 세계의 바다를 누벼온 김 사장의 이력을 담고 있는 소장품이기도 하다.김 회장은 한국무역협회장을 겸하고 있어 집무실에는 일주일에 서너번 들러 임원들의 보고를 받는다. 산업팀 종합 hisam@
  • 예보 부실기업 특별조사

    예금보험공사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이 활동에 들어간지 3개월여만에 첫 작품을 내놨다. 진도·보성인터내셔날·SKM 등 3개 부실기업의 임직원 93명이 회사돈으로 사주(社主)의 부동산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사주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에 거액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손실의 대부분은 공적자금이라는 국민의 혈세로 메워져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특별조사단 조사에서 1조 3945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찾아내고,사주의 은닉재산 97억원어치를 찾아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채권 금융기관이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해서이기면 그만큼 공적자금이 회수되는 셈이다. ●진도(법정관리 중)= 컨테이너 수출과 모피제조를 주력으로 한 진도는 채권단에 협조융자를 신청하기 직전인 97년김영진(金永進) 전 사장 등이 갖고 있던 경기도 남양주시의 대지 1만 2000여평을 시가(45억원)보다 훨씬 비싼 86억원에 사들였다.또 20억원의 빚을 안고 있던 김 전 사장은99년 회사에서 17억원의 빚을 얻어 동생과 자녀들의 부채를갚는 데 썼다.예보 관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김 전 사장은 부채를 늘리고,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 동생과 아들들의 빚은 깨끗히 정리하는 방법으로 회사에 부실을 안겼다.”고 설명했다. ●보성인터내셔날(화의 중)= 의류제조업을 주력으로 한 보성인터내셔날은 나라종금을 인수한뒤 나라종금이 사실상파산상태에 있는 계열사 18곳에 5994억원을 빌려주도록 했다.계열사의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에게서 1267억원을 대출받았고,홍콩 현지법인이 가짜 수입오퍼를 내는 방법으로 200만달러(약 26억원)를 해외로 빼돌렸다. ●SKM(법정관리 중)= SK그룹에서 계열분리된 SKM(비디오 테이프 등 제조업체)은 계열사가 258억∼336억원을 자산을뻥튀기하는 수법으로 금융기관에게서 329억원을 대출받았다.또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계열사에게 지급보증을 해줘 금융기관에 833억원의 손해를 입혔다. ●은닉재산 적발= 고 최종현 SK회장의 막내동생인 최종욱(崔鍾旭) SKM 전 사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돼 있는 부동산 4건(시가 19억원),아들명의의 부동산 18건(15억원)과 비상장주식 36만주(18억원)등을 갖고 있다가 적발됐다.진도의김영진 전 사장은 자신 명의의 22억원짜리 집에 아들 회사가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산보전조치를 피해 왔다. 박정현기자 jhpark@
  • 대농·미도파 부실책임자 조사 착수

    예금보험공사는 16일 대우·고합에 이어 대농과 미도파두 회사에 대한 부실책임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예보 관계자는 “금융회사 부실에 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기업의 책임자를 가려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에따라 현재 대농과 미도파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SKM(옛 선경 마그네틱)에 대한부실책임 조사를 마친 결과,이 회사 대표이자 고 최종현 SK회장 동생인 최종욱씨의 업무상 배임 등의 의혹을 발견,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김태균기자
  • 경제 뉴스라인

    ◆초고속인터넷 기업 두루넷(대표 이홍선(李洪善)은 ‘SK㈜ Travel-OK’와 제휴,허니문 상품구입과 신혼집 초고속인터넷 설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새봄맞이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설치비와 5개월 이용료를 2년후 OK캐쉬백 포인트로 지불할 수 있으며 Travel-OK 허니문 상품도 동시 구입할 수 있다. ◆원로언로인 홍사중(洪思重)씨가 오랜 친구였던 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의 일생을 회고하는 책을 5일 펴냈다. ‘나는 한없이 살았다’(살림출판사)라는 제목의 회고록에는 고인의 유학시절부터 임종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와 함께 인생관,기업관이 담긴 다양한 일화가 소개돼 있다.1만2000원. ◆㈜아인텍정보는 일상회화나 비즈니스회화는 물론 필수관용구 등 8000여문장이 수록된 디지털어학학습기 ‘매직토커스’를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상황에 맞는 대화를 선택하면 미리 녹음된 영어문장이 스피커를 통해 제공된다.느린 속도로 재생도 가능하다.35만원선.02-676-0008.
  • 故 정주영회장 유족 상속세 300여억 신고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 등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유족들이 납부할상속세는 3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 유족들은 과세표준이되는 상속재산을 700억원으로,이에 따른 상속세를 300여억원으로 계산한 상속세 신고서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했다. 세무당국은 유족들이 제출한 신고서를 토대로 6개월 이내에 상속재산 내역과 평가액을 심사,상속세 납부액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유산 가운데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종로구 청운동 자택은 정몽구 회장이 상속하고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산은투병중인 미망인 변중석여사 앞으로 상속됐다. 정몽헌 회장 등 나머지 유족들은 법정 상속지분을 감안,피상속인간 협의에 따라 유산을 골고루 나눠 받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고인 소유로 돼 있던 주식 등 유가증권은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각할 예정이고 가회동 집은 최근 제3자에게 매각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명예회장 유족의 상속세납부액이 신고액 수준에서 확정될 경우 국내기업인 상속세 납부액 규모로는 역대 3위에 기록된다. 상속세 납부액 역대 최고는 고 이임룡(李壬龍) 태광산업 회장의 유족들이 낸 1,060억원이며 고 최종현(崔鍾賢) SK그룹회장 아들인 최태원(崔泰源) 회장이 낸 730억원이 두번째로많았다. 주병철기자 bcjoo@
  • ‘SK 사이버경영관’ 문연다

    SK는 고 최종현(崔鍾賢)회장 타계 3주기를 맞아 27일 고인의 생애와 업적,그룹의 역사와 경영철학을 담은 인터넷 사이트 ‘SK 사이버경영관’(www.skms.or.kr)을 연다. 최 회장의 일생과 저서·강연록을 집대성한 ‘최종현 회장’,플래시 애니메이션·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로 SK의 경영철학을 소개한 ‘SK 경영법 강좌’ 등의 메뉴로 구성됐다. 특히 최 회장이 심취해 있던 심기신 수련법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최 회장의 체험담과 수련과정을 동영상으로 자세하게 안내,일반인들도 따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SK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사이버경영관을 내부 임직원 교육에 활용하고 이후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40년간 장기 ‘톱10’ 삼성·LG뿐

    지난 40년간 10대 기업집단에서 벗어나지 않은 대기업은삼성과 LG 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단국대 이승욱(李承郁)교수가 SK그룹이 최종현(崔鍾賢) 전 회장의 타계 3주년을 맞아 펴낸 ‘SK그룹최종현 연구’에 기고한 논문 ‘SK그룹의 한국경영사학에서의 위치’에서 밝혀졌다. 이 교수는 기업집단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와 서울대 조동성(趙東成) 교수의 ‘한국재벌’ 등의 저서를 토대로 지난 60년부터 2000년까지 40년간 5∼8년 단위로 8차례에 걸쳐 10대 기업집단(매출액 기준)의 변천과정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은 80년 3위,74년과 95년 2위에 오른 것을 빼면 나머지 60년,66년,85년,90년,99년 등 5차례 1위를차지해 부동의 정상 기업임을 보여줬다. LG는 60년대에는 60년 5위,66년 6위로 중위권이었으나 74년과 80년 1위에 오른 뒤 이후에는 줄곧 3위를 지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70년대 이후 톱 텐에 진입한 재벌은 현대와 SK.74년 3위에 올라 10대 기업집단에 포함된 현대는 80년 5위로 떨어졌으나 85년,90년,99년 2위,95년 1위로 80년대 중반이후 삼성과 함께 재계를 양분했다. SK는 74년 9위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80년 7위,85년 90,95년 5위,99년 4위로 계속 순위가 올라 성장기업임을 말해줬다.대우는 80년 2위,85년,90년,95년 4위 등 4차례 10위권에 진입했다. 이 교수는 “한국경제가 오늘날과 같은 재벌주도형 구조를 갖게 된 것은 60∼80년대였다”면서 “삼성과 LG,현대와 SK 등이 10대 기업에 장기간 포함될 수 있었던 것은 비료,섬유를 비롯해 조선,철강,자동차 그리고 일렉트로닉스(전자공학),컴퓨터 등 시대별로 고부가가치 분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태순기자
  • 市 “연내 반드시 부지선정”

    서울시가 추진중인 시내 첫 화장장·납골시설인 ‘추모공원’ 건립계획은 ‘생활속의 장묘문화’에 대한 본격 실험이라 할 수 있다.따라서 시는 후보지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반드시 계획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추모공원은 공원개념의 종합 장묘시설로 2004년까지 건립된다.무연·무취의 첨단 화장로 20기를 갖춘 화장장과 5만위가 안치될 수 있는 추모의집(납골당),장례식장이 고루 들어서게 된다. 주변에는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도록 산책로와 벤치,분수대,꽃동산,공연장 등을 갖춰 인근 주민들에게문화·휴식 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구상.부지가 결정되면 SK가 고 최종현 회장의 유언에 따라 7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시설을 건립,서울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서울시가 후보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모공원 건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우리의 장묘시설 보완이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 매년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하는 면적이 묘지로 사라지는 현실에서 화장문화 정착과납골시설 증설이 절실한 형편이다.서울의 경우 특히 화장률이 50%를 넘어서는 등 화장수요가 급격히 높아져 시설증설이 다급한 실정이다.현재 벽제화장장을 새벽 5시부터 쉼없이 가동하고 있으나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다.벽제 용미리 납골시설도 올해 말이면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기자
  • 타계한 경제거목 王회장 정주영씨/ 창업자 세대의 퇴장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의 타계로 한국경제를이끌어온 재계 1세대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이들은 건설 중공업 전자 자동차 무역 유통 식품 화학 에너지 등 국내 대표산업을 일구며 60∼80년대의 고도성장을이끌어왔다.그러나 무리한 사업확장과 황제식 경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산업구조를 왜곡,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와 같은 위기를 초래했다는 평가도 있다. 창업 1세대로는 고 정 회장을 비롯,고 이병철(李秉喆) 삼성,고 구인회(具仁會) LG,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과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신격호(辛格浩) 롯데,조중훈(趙重勳) 한진 회장 등이 꼽힌다. 87년 타계한 이병철 회장은 섬유 가전 반도체 금융 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업들을 키워냈다.48년 무역회사인삼성물산공사를 시작으로 제일제당 제일모직 삼성전자를설립했다.삼성은 지난해 그룹 순익 8조원의 기록을 세우며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다. 구인회 회장은 47년 그룹의 모체인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국내 화학공업의 기반을 닦았다.58년 금성사를 세워 라디오 선풍기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69년 구인회 회장이 타계한 뒤아들 구자경(具滋暻)회장이 이끌다가 95년 이후 손자 구본무(具本茂)회장이 경영을 하고 있다. 최종현 회장은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석유화학·에너지 전문기업군을 만들었다.80년 대한석유공사 민영화 과정에서 쟁쟁한 재벌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지금의 SK텔레콤으로키웠다.재계 1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 전면에 남아있는신격호 회장은 42년 일본에 건너가 껌을 생산하면서 그룹의 토대를 닦았다.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월드등을 설립,식품·유통분야에서 최고기업을 만들었다. 조중훈 회장은 조선소 직공에서 시작해 대한항공을 만들어낸 입지전적 인물.68년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권유로 대한항공을 인수,세계 10대 항공사로 키워냈지만대형 항공사고와 탈세 등으로 99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우중 회장은 67년 대우실업으로 출발,과감성과 추진력으로 ‘세계경영 대우그룹’을 만들고 전경련 회장까지 지냈으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그룹 해체의 쓴맛을 봤다.지금은 회계조작 등의 혐의를 받고 해외에서 떠돌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이병철·정주영 비교. 재계에서 고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과 고 이병철(李秉喆)삼성 회장은 끊임없는 비교의 대상이다.국내 산업사에서 두 사람의 이름이 차지하는 위치에서도 그렇지만성격이나 외모,경영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극명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이들의 성격차이가 곧바로 ‘현대식’과 ‘삼성식’을 나누는 기준이되기도 한다. 나이는 이 회장이 정 회장보다 다섯살 많다.이 회장이 천석꾼 집안에서 유복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치밀하게 창업의 기틀을 다진 반면 정 회장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만큼 어려운 가정에서 불우한 소년기를 보냈다.학력도 정회장은 고향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게 고작이나 이 회장은일본 와세다대에서 수학했다.그래서인지 이 회장은 경영교과서를 경영 실무에 적극 반영한 반면 정 회장은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해법을 선호했다.정 회장이 폐 유조선을 동원해 서산 간척지 물막이 공사를 마무리지은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성격도 정반대다.곱상한 이 회장은 술 잘마시는 사람들을질색했고, 타고 난 기골장대형인 정 회장은 술 못먹는 사람을 싫어했다.정 회장은 사원들 모임에 불시에 나타나 애창곡인 ‘해뜰날’ ‘나를 두고 아리랑’ ‘이거야 정말’등을 부르며 밤새워 술을 마시는 스타일이었다. 반면 흐트러지지 않는 옷차림에 표정 변화가 없었던 이 회장은 강한경남 억양의 사투리로 함축적으로 끊어 말하기로 유명했다. 상대방이 자기 말을 못 알아들을 경우에도 결코 다시말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기질이 사업에도 그대로 반영돼 현대는 건설 자동차철강 중공업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그룹으로, 삼성은섬유 가전 식품 금융 같은 경박단소(輕薄短小)형으로 발전했다. 김태균기자
  • 정주영회장 사후/ 세금 얼마나 낼까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재산을 받는 유족 등은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정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현대건설 지분15.77%(739억원) 등 계열사 보유지분 911억원과 서울 가회동·청운동 자택, 미지금된 건설 퇴직금 134억원 등이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의 계열사 보유지분중 자녀들이 상속할 수 있는 주식은 거의 없다. 정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건설 지분을 현대건설에 무상증여했기 때문이다. 정 전회장의 지난 21일 현재 계열사 보유지분은 현대건설15.77%와 현대중공업0.5%, 현대상선0.3%가 전부다. 현대건설 지분증여로 정 전명예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상장주식은 110억원대로 줄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중공업 지분은 15.9%, 상선은 4.6%, 현대자동차 지분율도 0.1%였으나 대부분 매각해 현대건설 회사채 매입 등에 썼다. 건설은 정 전회장으로부터 거저 얻은 건설주식에 대한 법인세 28%와 주민세(법인세의 10%) 2.8% 등 30.8%(221억여원)을 물면 된다. 나머지는 우선 유언장이 있을 경우 그대로 따르면 된다. 그러나 정 전회장이 재산에 대해유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다. 첫째는 법정상속비율을 적용해 상속하는 것. 변중석여사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총괄회장 등 6남1녀가 8분의 1씩 나눠갖고 그에 따른 세금을 내면된다. 상속세율은 상속가액 1억원 미만 5%, 1억~5억원 10%, 5억~10억원 20%, 10억~30억원 30%, 30억원 이상 30~45%이다. 그러나 변 여사는 와병중이어서 재산을 상속받을 가능성이 없는데다 정 전회장의 건설지분을 가족회의를 통해 건설에 무상증여했듯이 남은 재산 역시 가족회의에서 협의를 통해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합의분할이다. 가족회의에서는 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청운동 자택 등을, 나머지는 개인별로 상속을 포기하거나, 특정인에게 상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30억원 이상을 상속받게 되는 후손은 누진세율이 적용돼 최고 50%까지 세금을 내게 되지만 실제 상속인들이 부담하게 될 세금은 3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 최종현 SK회장의 상속인이 낸 세금(730억원대)에 크게 못미친다. 오승호 주병철기자
  • 정주영(鄭周永) 별세로 2세들 상속세 최소 500억 이를듯

    현대 창업주인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별세로 그가 남긴 유산과 2세들이 낼 상속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전 명예회장은 병세가 악화되기 휠씬 전부터 그룹 분할구도에 따라 보유재산의 대부분인 주식을 정리해 왔기때문에 상속과정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때 수조원대에 달했던 정 전 명예회장의 재산은 2세들을 위한 그룹계열분리와 현대건설의 자구노력 지원에 따라최근 1,100억원대로 급감했다. 21일 현재 정 전 명예회장이 갖고 있는 상장주식은 현대건설 15.77%(5,062만주),현대중공업 0.51%(38만주),현대상선 0.28%(28만주) 등에 불과하다.금액으로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건설이 926억원,중공업이 105억원,상선이 76억원등 모두 1,039억원에 이른다.여기에다 서울 청운동과 가회동 주택(100억원대)을 합치면 1,139억원가량이 된다. 정 전명예회장은 지난 92년 통일국민당 총재시절 기자회견에서 “내 재산은 나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국내 최고 부자로 알려졌었다.포춘지(誌)도 정 전 명예회장의 재산은 62억달러(당시 4조9,000억원상당)로 세계 9위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정부의 비업무용 토지매각방침에따라 이를 모두 처분,계열사 주식으로 모두 옮겨놓았으나계속된 주가하락으로 재산이 대폭 줄었다. 남은 재산은 정 전 명예회장의 유언이 있을 경우 유언장내용대로 상속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상속법에 따라 투병 중인 부인 변중석(邊仲錫)씨와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총괄회장 등 아들,손자 등에게 분배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상속재산이 50억원을 넘는 경우 45%의 최고 상속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최소 50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지금까지 최고 상속세는 지난 97년 작고한최종현(崔鍾賢) 전 SK그룹 회장으로 730억원의 상속세를낸 것으로 알려져 정 전 명예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를 낸다면 두번째 고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bcjoo@
  • SK는 공기업 먹는 하마?

    SK가 대한송유관공사를 ‘사실상 인수’함으로써 SK의 공기업 인수가 또 다시 재계관계자들의 입에 올랐다. 해체된 대우그룹이 민간기업 인수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SK는 공교롭게도 공기업 인수와 인연이 깊다.그래서 일부에서는 ‘공기업 인수의 귀재’라고 부른다. SK는 1953년 수원에서 직물사업으로 출발했다.작고한 최종현(崔鍾賢) 전 회장의 친형이자 창업자인 고 최종건(崔鍾建)씨가 정부에 귀속돼 있던 직물공장을 인수한 것.60∼70년대선경화섬(주) 선경합섬(주) 선경직물(주) 등 섬유기업집단으로 성장한 것도 이러한 인연이 배경이 됐다.73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워커힐호텔을 인수한다. SK는 지난해 자산(41조4,468억원)기준으로 재계 4위다.정유,화학,정보통신,건설,호텔,금융 등 3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있으며 매출액은 38조388억원에 이른다.SK에는 두번의 도약이 있었다.한번은 대한석유공사의 인수,한번은 이동통신사업을 딴 것이다. 80년 정부는 유공을 민영화하기로 하고 △산유국으로부터투자유치능력 △산유국과의 교섭능력과 실적등 6가지 인수자격 기준을 제시했다.당시 유공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선경(현 SK)을 비롯,삼성,남방개발이 인수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선경이 인수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기업규모,인력 등 모든 측면에서 삼성보다 열세라고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70년대 석유파동 당시 최종현 회장이 원유도입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것을 바탕으로 유공인수에 성공한다.이에따라 79년 1,200억원의 매출액과 적자를 내던 재벌랭킹 10위의 선경그룹은 81년 1조원의 매출액과 함께 600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일약 5위 그룹으로 부상한다. 90년대에는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다.이동통신 분야 경쟁체제 도입방침에 따라 92년 4월 제2이동전화 사업자 허가신청 요령을 발표하자 대한텔레콤(주)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응모해 사업자로 선정되지만 최 회장은 당시 노태우(盧泰愚) 대통령과 사돈관계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자 1주일만에사업권을 포기한다. 93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제1이동통신 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주)의 민영화와 제2이동통신을 연계해사업자를 선정하기로 방침이 변경된다.이 때 최 회장은 정치적으로 잡음이 많은 제2이동통신 대신 기존 사업자인 제1이동통신으로의 진출을 추진한다. 84년부터 이동통신 사업을 해온 한국이동통신을 매입할 경우 축적된 노하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었기 때문.결국 자금부담은 됐지만 94년 한국이동통신(주)의 지배주주 자리를 확보,제2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지난해에는 3세대 이통통신인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사업도 따냈다. 최근에는 대한송유관 공사의 경영권도 장악했다.경쟁사의제품수송 등 송유정보를 환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임태순기자 stslim@
  • SK 崔태원시대 열리나

    SK그룹의 경영체제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곧 단행될 연말인사와 조직개편이 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특히 최태원(崔泰源)회장의‘친정체제’ 구축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패밀리 전진배치 SK는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 사장에 표문수(表文洙)부사장을 임명하고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崔再源)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로 했다.조정남(趙政男) 사장은 부회장에 임명될 예정이다.표 사장내정자는 고 최종현(崔鍾賢)회장 누나의 아들로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으며 올 1월 부사장에 올랐다.고 최 회장의 둘째아들로 지난해 12월 SK텔레콤에 들어온 최 전무는 그동안 포항제철과의 신세기통신 지분 매각협상,IMT-2000 사업을 주도했다. SK는 또 최근 김승정(金昇政) SK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킨데 이어 황두열(黃斗烈) SK글로벌 에너지판매 사장을 SK㈜ 부회장에 임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경영 가시화? SK는 최종현 회장이 98년 타계한뒤 최태원회장과 손길승(孫吉丞)회장의 쌍두체제로 운영돼 왔다. 양대 주력인 SK㈜와SK텔레콤 회장을 각각 최회장과 손회장이 나눠맡아왔으며 그룹의 대표회장은 손회장이 담당했다.그러나 손회장은최회장 체제가 확고히 구축되면 물러날 생각임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이번 인사에서 오너측 인사들이 전진배치되는 것을 두고 최 회장 친정체제가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업계관계자는 “SK텔레콤이 최근 파워콤 입찰에서 발을 빼기로 한 것도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SK,“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조화” SK는 “이번 승진인사는 오너경영 강화나 친정체제 구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한다. 한 관계자는 “표 부사장이나 최 전무나 때가 됐으니 승진하는 것일뿐이며 SK텔레콤은 앞으로도 당분간 손길승 회장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최 회장 자신도 지난 10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손 회장과는 콤비가 잘 맞아 상당기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표 부사장은 그룹내 50여명에 이르는 최 회장 사촌 가운데 한명일 뿐이며 지분이 전혀 없는 순수 전문경영인”이라면서 “전문경영인과 오너와의 파트너십으로 꾸려나가는 것이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고의부도 대주주 첫 강력제재

    금융감독원은 5일 지난달 고의부도를 내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SKM대주주의 배임여부 등을 조사,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토록 하는한편 연대보증인의 재산추적 등 강도높은 조치를 채권단에 요구했다. 금감원이 사전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함으로써 채권단에 잠재손실을 발생시킨 기업체에 대해 이처럼 강도높은 조치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이날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을 검사한 결과,SKM이 자회사인 동산 C&G의 매각불투명에 따른 보증채무 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달 20일 채권단과 사전협의 없이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SKM이 ‘고의’로 부도를 냄으로써 금융기관에 손실을 발생시킨데 대한 책임을 물어 대주주이자 연대보증인인 최종욱씨(고 최종현 SK회장 막내동생)의 배임 여부를 조사,혐의가 포착될 경우 검찰에 수사의뢰토록 채권단에 요구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SKM과 최씨를 대상으로 시설자금을 운영자금으로 전용했는 지와 운영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는지 등에 대한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채권단인 외환,국민,산업,조흥은행의 경우 위규·부당행위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신용위험 평가시 계열사의 매각지연에 따른 파급효과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데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 SKM의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496억원의 금융채권에 대해 해당 채권금융기관은 담보채권의 20%,무담보채권의 경우 50%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며 청산시에는 담보채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채권이손실처리 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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