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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확성기 처음 튼 날, 철거됐다

    대북확성기 처음 튼 날, 철거됐다

    軍, 보관 뒤 완전 폐기 여부 결정 1일 오후 2시, 경기 파주시 교하동 오두산전망대 인근 육군 9사단 최전방. 임진강 너머 북한의 황해북도 개풍군 관산반도 일대와 마주 보고 있는 교하소초(GP) 옆의 대형 구조물이 철거되고 있었다. 북쪽을 향해 전면만 뚫려 있는 높이 5m의 대형 철제 방음벽 안을 둥지 삼아 떡하니 자리잡고 있던 대형 스피커 32개를 병사들이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럽게 떼어 냈다.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의 신속한 이행 차원에서 군이 이날부터 선제적으로 착수한 대북 확성기 철거 현장이다. 남북 체제 대결의 수단이자 심리전 도구로 활용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이 5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북한도 마침 이날부터 확성기 철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강변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위험하게 설치돼 있던 이곳의 확성기는 2016년 말 설치된 신형으로 하루 8시간씩 대북 방송을 내보내 왔다. 가청거리는 한밤중에 최대 전방 20여㎞에 이른다고 한다. 군은 철거한 확성기를 일단 심리전단내 창고에 보관한 뒤 추후 완전 폐기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그간 중단과 재개, 철거와 복구를 반복해 왔다. 군은 1962년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이듬해 5월 1일 서해쪽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6·25 전쟁이 65년간의 정전체제를 거쳐 종전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시작과 중단 날짜가 겹치게 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외부 세계의 정보가 차단된 접경 지역의 북한 주민과 최전방부대 북한군 장병들의 심리적 동요를 촉발하는 중요한 선전 매체로 이용돼 왔다. 40여개의 대형 대북 확성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케이팝 노래소리와 자유, 민주의 함성은 155마일 대결전선을 넘어 북한 심장부까지 흔들었다. 북한은 남북 대화의 과정에서 최우선적으로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했을 정도다. 2004년 6월 남북 간 합의로 한 차례 완전히 철거됐었지만 2010년 3월부터 방송 시설을 재구축했고, 또 한 차례 재개 및 중단했다가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남북, 오늘 확성기 방송시설 동시철거...‘DMZ 평화지대’ 첫조치

    남북, 오늘 확성기 방송시설 동시철거...‘DMZ 평화지대’ 첫조치

    남북이 1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반세기 넘도록 체제대결 등의 수단으로 이용해온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작업에 돌입했다.남북정상회담 나흘 만에 이뤄지는 이번 상호 조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해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을 신속히 이행하는 것이다. 특히 비무장지대(DMZ)를 실제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첫 조치로 평가된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인근 서부전선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시작으로 전체 시설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갔다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운용하는 국군심리전단은 확성기 제작업체의 안내를 토대로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운용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은 이동형 10여 곳, 지상 고정형 30여 곳 등 모두 40여 곳이다. 이들 방송시설을 통해 북측으로 뉴스와 가요, 날씨 정보 등을 전달해왔다. 차량형 이동식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에서 후방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지상 고정형 확성기는 철거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당국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들 확성기 방송시설의 운용을 중단했다. 군은 이날 오후 경기 파주 인근 최전방 부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반세기 넘도록 체제선전 도구 등으로 이용돼온 확성기의 철거는 남북 화해 국면의 도래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 국방부는 이날부터 시작된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작업을 북측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방송 중단 때도 사전 통보 절차는 없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우리측의 선제적인 조치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별도로 사전 통보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북측은 이날 오전부터 서·중·동부전선 등 MDL 일대 여러 곳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한 동향이 포착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 우리 군이 확성기를 철거하는 상황인데 오전부터 북측을 주시한 결과, 오늘부터 북한군도 전방 확성기를 철거하는 동향이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측은 전체 전선에 걸쳐 여러 개의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우리 군이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자 이에 맞서 MDL 일대 40여 곳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북측 확성기 방송시설은 대부분이 지상 고정형이다. 북한은 우리 군이 지난달 23일 확성기 방송을 모두 중단하자, 이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모두 중지했다. 확성기 방송은 남측이 먼저 중단했지만, 철거작업은 북측이 먼저 시작했다. 한편 군 당국이 철거한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은 국군심리전단이 보관하게 된다. 군은 대북 확성기를 훈련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시작돼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북한은 1962년부터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시설도 철거했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재개해 최근까지 가동해왔다. 연합뉴스
  • [단독] “평생 북한법 연구하셨는데, 남북 회담 하루 전에…”

    [단독] “평생 북한법 연구하셨는데, 남북 회담 하루 전에…”

    병상에서도 법령집 출간 힘써 “고인의 삶, 회담 성사 밑거름” “하루만 더 살아 계셨어도….”50여년 동안 북한법 연구에 매진해 온 장명봉 국민대 법과대학 명예교수가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7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는 소식에 제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말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자마자 병석에 누워 있던 장 교수를 찾아가 기쁜 소식을 전했던 제자들이기에 안타까움은 더 컸다. 제자 중 한 명인 박정원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27일 “당시 선생님께서 3차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회담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면서 “이번 회담을 직접 보지 못하고 눈을 감으셔서 상당히 애석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0년과 2007년 각각 1차, 2차 정상회담 때는 북한 실무진이 먼저 장 교수의 안부를 물어볼 정도로 장 교수는 북한에서도 유명 인사였다. 제주 출신의 장 교수는 서울대 법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1964년 ‘6·3 항쟁’으로 불린 한·일 협정 반대운동을 주도하다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이후 강제 입영됐다. 최전방인 강원 화천의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북한의 현실을 목격한 그는 “북한을 이해하고 분석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북한법 연구에 뛰어들었다. 장 교수의 큰아들 장정우(37·회사원)씨는 “아버지의 삶은 북한법이 없이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평생을 북한법 연구에 바쳤다”면서 “북한법 관련 자료는 신문기사, 영상자료 할 것 없이 모조리 스크랩했다. 자료 수집벽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올 초 건강이 악화돼 거동이 불편하고 말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아내 임상희(70)씨에게 책 발간 작업이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그는 2005년부터 한반도 통일을 대비해 2~3년 주기로 북한법령집을 내고 있다. 지난 2월에도 김정은 체제의 32개 제정법률과 86개 개정법률을 추가로 담은 일곱 번째 ‘2018 북한법령집’을 출간했다. 박 교수는 “평소 고인은 ‘책상에서 책을 보면서 세상을 떠나겠다’고 했을 정도로 학문에 대한 자세가 남달랐다”고 회고했다. 장 교수는 북한법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동백장,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1993년 장 교수와 뜻을 같이하는 교수, 변호사와 함께 ‘북한법연구회’도 세워 매달 발표회(총 244회)도 열었다. 박원연 북한법연구회 이사(변호사)는 “고인의 삶이 3차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밑거름이라고 본다”면서 “고인의 통일에 대한 열망이 미래 세대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정은의 거침없는 직설화법…민감한 탈북자, 연평도도 언급

    김정은의 거침없는 직설화법…민감한 탈북자, 연평도도 언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탈북민, 연평도 등 북한에 불리하거나 민감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 없이 이야기를 꺼내는 직설적이고 솔직한 화법을 구사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 1층 환담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과 가진 환담에서 “대결의 상징인 장소(판문점)에서 많은 사람이 기대를 갖고 보고 있다”면서 “오면서 보니 실향민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우리의 오늘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걸 봤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판문점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위원장이 “오면서 보니…”라고 말한 것은 남측 언론 등을 통해 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해 최전방 연평도 주민들을 가리켜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이라고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연평도에는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이 있었던 만큼 남북 간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탈북민 문제의 경우 지난 2000년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접 거론한 적이 있지만,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남쪽의 국정원과 통일부는 왜 자꾸 탈북자를 끌어들이느냐”며 자신들에 대한 ‘비방중상’을 비난했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우리 측의 대응이 반복되던 과거도 다시 꺼내 들었다. 문 대통령에게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한 것이다. 그는 지난 3월 초 방북한 우리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도 “그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NSC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매특허’와도 같아진 ‘치부 솔직히 드러내기’는 오늘 환담에서 또다시 등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음)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면서 “평창올림픽 갔다 온 분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사회의 문제나 잘못을 드러내지 않는 북한 체제의 ‘금기’를 깨는 데 거침이 없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남측의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까지 거론하는 파격을 보인 것이다. 그는 작년 조선중앙TV로 전국에 중계된 육성 신년사에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한 해를 보냈다”며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극히 이례적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독수리훈련’ 한달 만에 종료

    한·미 양국 군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연합 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을 끝냈다. 양국 군 수뇌부는 이날 회의를 열어 독수리훈련 성과를 평가하고 훈련 종료를 결정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한·미 군은 지난 1일 한 달간의 일정으로 독수리훈련을 시작했으나 구체적인 종료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독수리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 전개를 수반하는 연례 야외기동훈련(FTX)으로, 올해 훈련에는 해외 증원전력을 포함한 미군 1만 1500여명과 우리 군 약 30만명이 참가했다. 훈련 초기인 지난 1∼8일 양국 해군과 해병대는 경북 포항 일대에서 실시한 대규모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을 했다. 미군은 강습상륙함 와스프함(LHD1)과 본험리처드함(LHD6)을 투입했고, 특히 와스프함에 수직 이·착함 기능을 갖춘 스텔스 전투기 F35B 6대를 탑재하고 훈련에 참가했다. 당초 F35B를 처음으로 투입해 대규모 연합 상륙작전 훈련까지 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상륙훈련은 취소했다. 한·미 군은 예년과 달리 훈련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시종일관 ‘로키’로 독수리훈련을 진행했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연습을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키리졸브연습은 북한군의 공격을 가정해 한·미 연합군의 방어 능력을 점검하는 1부와 반격 능력을 키우는 2부로 나누어 일주일씩 하는데 1부를 하루 일찍 끝내기로 한 것이다. 이런 결정은 총책임자인 정경두 합참의장이 남북 정상회담의 공식 수행원으로 전격 참여하게 된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군은 지난 23일 0시를 기해 최전방 지역에서 운용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해 선제적으로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평화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북한도 이에 호응해 하루 뒤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생사고락 함께하고 전사한 황하삼… 이름 석 자 가슴 깊이 새겨”

    “생사고락 함께하고 전사한 황하삼… 이름 석 자 가슴 깊이 새겨”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창립과 활동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 소위·24세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윤중기 인터뷰 일시 1997년 11월 6일 장소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이규원 치과 3층) 대담 윤중기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1950년 12월 18일 황하삼과 인천을 출발 6·25 사변 때 나는 인천공업중학교 4학년이었으며 살던 곳은 동구 인천극장 건너편이었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를 따라 남하할 때는 앞집에 살던 황하삼(黃夏三·인천해성중학교 3학년)과 함께 출발했다. 함박눈이 많이 내린 그 날 깊은 밤에 도착한 곳이 안양이었고 안양에서 새벽 쪽잠을 자고 일어나 다시 걸어서 도착한 곳이 수원이었다. 수원에서부터 터벅터벅 걸어서 남하하여 대구에 도착했을 때 때마침 그날이 1950년 12월 24일 성탄절 전날이었다. 대구에서 삼랑진을 거쳐 다음 집결지인 마산까지 가게 되었다. 1951년 1월 3일 황하삼과 내가 17일 동안 걸어서 내려와 마산에 도착해 보니 마침 마산에서 해병 6기 신병 모집이 있어서 중학교 4~6학년들이 신병모집에 응했는데 나는 황하삼이 어려서, 황하삼과 같이 움직이려고 해병 신병 모집에 지원하지 않았다. 이때 나와 인천공업중학교 같은 반이었던 문병하, 한경희, 임석주를 포함한 4~6학년 중학생 600여명이 해병 6기로 입대하였다. 부산 육군 제2훈련소에 황하삼과 함께 입대 해병 6기 신병모집에 나이가 어려서 지원도 못 한 중학교 1~3학년 학생들과 탈락한 중학교 4~6학년 인천학도의용대 대원 1500여명은 여러 척의 배에 나누어 타고 부산에 있는 육군 제2훈련소에 입소하게 되었다. 3주 훈련을 마치고 군인이 된 우리들은 부산 동래온천에 있었던 육군보충대로 갔다.5사단 35연대 1대대에 황하삼과 함께 배속 육군보충대에서 드디어 트럭을 타고 하루 종일 걸려 강원도 전방으로 가게 되었다. 최전방이 가까워져 오면서는 포성 소리가 은은히 들리더니 점차 그 소리는 커지고 화약 냄새도 났다. 그렇게 화약 냄새가 나는 골짜기를 지나 도착한 곳이 5사단 사령부였다. 여기에서 각 연대로 배치되고 나와 황하삼은 함께 35연대 1대대로 배치받았다. 1대대 보급과 탄약소대에 황하삼과 함께 배치 나와 황 하삼은 5사단 35연대 제1대대 보급과에 있는 탄약소대에 남게 되었다. 당시 내가 배치받았던 탄약소대는 1대대 전 지역에 탄약을 보급하는 곳이었다. 5사단 35연대 1대대 CP에서 출발하여 나는 황하삼과 탄약 실은 트럭 위에 앉아 전방 대대 OP 쪽으로 보급 물자를 운반하는 일을 했다. 보급물자를 실은 트럭을 타고 대대CP를 출발하여 트럭 위에서 보니까 콘크리트 다리 옆으로 큰 바위산이 있고 그 다리를 지나서면 왼편으로 샛길이 나타나면서 그 길로 우리 탄약차가 들어서면 그곳이 바로 대대 OP가 있는 풍기국민학교였다. 대대OP·CP를 설명하자면 대대OP는 대대전방지휘소를 말하며 대대전방 전투지역 가까운 곳에 위치를 잡아 대대장이 직접 지휘하는 곳이고, 대대CP는 대대의 후방에서 행정과 보급을 맡아 전투지역을 지원해 주는 곳이다.동네 친구 황하삼의 전사 인천학도의용대 화수분대에서 나하고 같이 활동한 황하삼이 살던 집은 인천극장 앞 우리 집 건너편이었다. 황하삼은 인천에서 남하할 때부터 나하고 같이 걸어서 내려갔고, 부산 육군 제2훈련소에도 같이 입소했고, 부산 동래 임시보충대에서 같이 지냈고, 5사단 35연대 1대대 보급과 탄약소대에도 같이 배치되어 생사고락을 같이한 유일한 친구이며 전우였다. 황하삼은 나와 같이 최전방에 있을 때 적 포탄이 떨어지면서 파편에 뒤통수를 맞아 내가 보는 앞에서 즉사하였다. 나는 아직도 그때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 슬프고 괴로웠던 첫 휴가 1951년 6월 중순에 대대장이 나에게 첫 휴가를 가라고 배려해 준 것은 인천부터 나하고 같이 전쟁터에 온 내 친구 황하삼이 며칠 전에 전사했기 때문에 대대장이 나를 위로해 주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고향 인천의 내 집을 떠났을 때는 1950년 12월 18일, 그때로부터 불과 7개월 만이었지만 몇 년 만에 고향을 찾아가는 듯한 착각마저 드는 것이었다. 막 집에 가까이 갈수록 부모님과 형제들 보고 싶었던 감정은 사라지고 갑자기 걱정이 앞서는 것이었다. 그것은 ‘황하삼 얘기를 어떻게 꺼내지’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황하삼 어머니 통곡의 눈물 어느덧 집에 도착해서 어머니, 그리고 형제들과 반가운 만남이 이루어졌다. 좀 있으려니까 황하삼 어머니께서 오시더니 “우리 하삼이도 잘 있지?”라고 물어보시는 것이었다. 나는 얼떨결에 “네 어머니, 하삼이는 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귀대 날짜는 다가오고 해서 할 수 없이 황하삼이 전사했다고 실토하고 말았다. 그러자 황하삼 어머니는 “왜 내 아들만 죽었냐”라고 통곡의 눈물을 흘리셨고, 황하삼 식구들은 온통 울음바다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1952년 7월 5일 상이용사로 제대 나는 가칠봉 전투에서 괴뢰군의 집중 포격으로 전신에 파편상을 당해 부산 15육군병원으로 후송되어 8개월 동안 내 몸 안에 박혀있는 파편을 빼내는 긴 입원 치료를 받은 후 1952년 7월 5일 상이용사로 명예제대를 하였다. 한 형제같이 함께 자란 황하삼! 조국과 고향을 지키려 전쟁터까지 같이 가서, 나는 살아서 고향에 돌아왔지만, 너는 죽어서 고향에 오지 못하고, 그래도 항상 네 이름 석 자 황하삼은 내 가슴 속 깊이 있다. 글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호에 11회 계속참전기 10회를 마치며 같이 한 동네서 자란 중학생 황하삼과 윤중기는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부산까지 20일간 같이 걸어가서 함께 자원입대한 후 한 부대에서 같이 참전하였습니다. 먼 훗날에도, 나라를 위하여 전사한 인천학생 황하삼의 애국심을 기억해주기 바라며 이 참전기를 기록합니다. 이규원 치과 원장(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윤중기 ▲공립인천공업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 ▲인천학도의용대 화수분대 소속 1950년 12월 18일 : 인천공업중학교 4학년생으로 동네 친구 황하삼과 같이 인천학도의용대를 따라서 도보로 남하 시작함. 1951년 1월 10일 : 20일간 걸어서 남하하여, 부산 육군 제2훈련소에 도착하여, 동네 친구 황하삼과 같이 자원입대함. 1951년 6월 4일 : 강원도 인제지구 전투에서 윤중기 옆에 있었던 황하삼이 전사함. 1952년 7월 5일 : 상이용사로 명예제대.
  • “北 재래병력 감축 우선 돼야 DMZ 실질적 비무장화 가능”

    “北 재래병력 감축 우선 돼야 DMZ 실질적 비무장화 가능”

    폴 울포위츠 전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거론되는 최전방 경계초소(GP) 철수를 비롯한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에 대해 “북한이 재래 병력에 대해서 동등한 수준의 감축을 먼저 하고 난 다음에 동일한 선상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北 포병대 배치… 동등한 수준 아니다” 미국 신보수주의자 그룹인 ‘네오콘’의 핵심 인사인 울포위츠 전 부장관은 2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아산플래넘 2018’을 계기로 한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DMZ에 포병대를 배치해 놨기 때문에 지금 현재도 동등한 수준이 아니라 북한 쪽이 더 우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단 DMZ가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로 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예전 구소련 연방과의 협상 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도입했던 동등한 수준의 감축을 먼저 이뤄내야 된다는 개념을 재래 병력 감축과 관련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번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발표는 일종의 ‘(핵)동결’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기존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핵개발 프로그램이 완료가 된 상태이고 다음 단계로 진행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걸로 해석되기도 한다”며 “북한이 궁극적으로 모든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강조했다. ●北과 협상서 인권 문제 등 제기 필요 그러면서도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쁜 협상을 하게 된다면 그 자리에서 나와버리겠다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할 부분도 있다”며 “이번 회담들을 통해서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 국면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울포위츠 전 부장관은 “핵무기에만 집중되고 있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재래식 무기나 기본적인 인권 침해 문제 등 지난 25년 동안 제기됐던 이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첨언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北 아킬레스건’ 확성기 OFF…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北 아킬레스건’ 확성기 OFF…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北과 합의 없이 이례적 선제 조치 군사분계선서 완전 철거 가능성도군 당국이 23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한 것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군사적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등 대북 군사적 조치의 완화와 같은 맥락인 셈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지하는 등 선제적으로 정상회담 분위기를 고조시킨 데 대한 화답 성격도 짙다. 국방부도 남북 정상회담과의 관련성을 분명하게 밝혔다. 최현수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단했다”고 말했다.북측과의 합의가 없었는데도 우리 측이 선제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사실상 전례 없는 일이다. 1963년부터 시작된 최전방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 관계 개선·악화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왔다. 물론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 합의에 따라 완전히 철거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 시설을 다시 구축한 뒤 2015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재개했다가 ‘남북고위당국자 접촉’에서 북측이 유감을 표명하자 보름 만에 중단했다. 이후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과 주민의 심리를 흔드는 효과가 크다. 그 때문에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도 평소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 등을 즐겨 들으며 남쪽을 동경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우리 측의 선제적 중단을 북한이 높게 평가할 여지가 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차피 남북 정상회담 당일에는 양측이 확성기 방송을 끌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회담이 열리는 JSA 일대는 사방이 트여 있어 평소에도 확성기 방송이 매우 크게 들리는 지역이다. 정상적으로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이 흘러나온다면 아무래도 회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북한이 올 초부터 대남 확성기 방송의 내용을 크게 순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보다 앞서 북한이 기존의 극단적인 비난 언사 대신 음악방송으로 대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서로 확성기 방송을 지속하는 데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측은 최전방에서 40여대의 대형 확성기로 대북 방송을 내보내 왔다. 북측도 마찬가지다. 우리 측 조치에 화답해 북측도 곧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북이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또다시 확성기 방송 시설을 아예 MDL 일대에서 철거할 가능성도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대북 확성기 껐다… 北핵동결에 화답

    대북 확성기 껐다… 北핵동결에 화답

    北도 대남 확성기 단계적 중단 한미 키리졸브, 회담 당일 중지 文대통령 “남북·북미회담 청신호”군 당국이 23일 0시를 기해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했다. 2018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남겨 놓고 북한이 지난 21일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선언 등의 핵동결 선제 조치에 화답했다는 평가다. 한·미 협의를 통해 이날 시작된 키리졸브연습을 정상회담 당일(27일) 일시 중단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맞물려 회담의 3대 의제 중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날 ‘2018 남북 정상회담 계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에서 “남북 간 상호 비방과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남북 정상회담의 표어인)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 나가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측과 합의가 없었는데도 남측이 선제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1963년 시작된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 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왔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방송을 재개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10여곳에 40여대의 고정식과 이동식 대북 확성기를 배치·운용해 왔다. 북한은 ‘반공화국 적대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북한군도 남측 조치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이 MDL 일대 40여곳에서 대남방송을 해 왔는데 오늘 상당 부분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문재인(얼굴) 대통령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핵동결의 첫 단추로 평가받는 지난 21일 북한의 조치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결정이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청신호”라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동결로부터 출발해 완전한 핵폐기의 길로 간다면 북한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완전한 핵폐기의 길로 간다면’이란 단서를 붙인 것은 이번 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확고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물론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 “핵무기를 완성해 실험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기술적 선언” 등의 우려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남북, 분사분계선 확성기 방송 중단

    남북, 분사분계선 확성기 방송 중단

    남측 23일 0시 기해 선제 방송 중단 .. 북측도 단계적 중단27일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긴장완화에 도움 관측남북 군 당국이 서로 군사분계선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남측이 23일 0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측도 단계적으로 확성기를 끄고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날 중으로 대부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인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이뤄진 남북 양측의 확성기 방송 중단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군사적 긴장완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부는 이날 ‘2018 남북정상회담 계기 대북 확성기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을 통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오늘 0시를 기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방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가 남북간 상호 비방과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나가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신형 고정식, 이동식 등 대북 확성기 40여 대를 운영했다. 군이 대북 확성기방송을 중단한 것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확성기방송을 재개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당시 북한 측도 우리 군의 조치에 맞서 MDL 인근 40여 곳에서 대남 확성기방송을 시작했다. 대북 확성기방송은 과거에도 남북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지만, 남북간 합의 없이 우리 측이 선제적으로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북 확성기방송을 중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도 이날 MDL 일대에서 확성기방송을 단계적으로 끄기 시작했으며, 이날 밤 중으로 대부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이 MDL 일대 40여 곳에서 대남 확성기방송을 해왔는데 오늘 오후 6시 현재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면서 “단계적으로 확성기방송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군이 MDL 일대에서 대남 확성기방송을 점차 중단하는 징후가 포착됐다”면서 “현재 몇 군데서만 포착되어 오늘 밤 중으로 모두 중단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방송은 군의 심리전 FM ‘자유의 소리’ 방송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남한 사회·문화를 소개하는 등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심리전의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이는 최전방 북한군의 사상을 심리적으로 무력화시키는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이자,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한 요인으로도 지목되어 왔다. 남북의 군사분계선 확성기방송 중단 조치는 북한이 지난 21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의 방침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화해 제스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우리 군 당국은 확성기방송 중단에 이어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을 남북정상회담 개최 하루 전인 26일 종료하는 한편 키리졸브연습도 회담 개최일에는 ‘강평’으로 대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군사회담을 열어 비무장지대(DMZ) 중화기와 DMZ 내 감시소초(GP) 철수 등도 논의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군, 대북확성기 방송 오늘부터 전격 중단

    군, 대북확성기 방송 오늘부터 전격 중단

    군 당국이 23일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국방부는 이날 ‘2018 남북 정상회담 계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을 통해 “국방부는 2018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및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오늘 0시를 기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가 남북간 상호 비방과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나가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그동안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남한 사회 문화를 소개하는 등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심리전을 수행해왔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간주하고 강하게 반발해왔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체제 선전 확성기 방송을 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함에 따라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 정착은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3대 의제에 속한다. 남북 정상이 큰 틀의 합의를 이루면 후속 군사당국 회담을 통해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DMZ내 GP 철수 쉽진 않겠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

    국방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기되는 비무장지대(DMZ)의 최전방 감시초소(GP) 철수 논의에 대해 결코 쉽지 않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간 지속된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현실적 어려움은 있겠지만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대북 확성기 중단·중화기 철수도 검토 국방부 관계자는 20일 GP 철수 등 DMZ의 비무장화를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타당성 있는 아이디어”라면서도 “실제 65년간 어떤 이유로 인해서 조금씩 변동된 그 선을 다시 되돌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한다면 일정 지역과 시간을 단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논의한다는 자체로는 굉장히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종전선언을 비롯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정전협정을 준수한다는 차원에서 군사분계선(MDL) 남북 2㎞ 지역을 비무장화하기 위해 GP 철수,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비롯한 MDL상 적대 행위 금지, DMZ 내 중화기 철수 등이 거론된다. ●군사분계선서 남북 2㎞ 비무장화 가능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군사분야의 의제에 대해 “이행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의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로 서해선과 동해선은 이미 우리가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 2㎞를 깨끗하게 치워 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통행을 위해 만들어진 서해선과 동해선 도로는 각각 250m와 100m 폭으로 4㎞에 걸쳐 DMZ에 설치돼 있다. 그는 “그 지역에는 지뢰도 없고 병력도 없고 화기도 없다”며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한다면 (DMZ의 비무장화도) 불가능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남북은 2007년 ‘10·4 정상선언’에서 적대 관계의 종식과 종전선언 추진 등에 합의했지만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며 군사적 대치를 이어 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野 “의원 출장 전수조사는 국회 사찰”

    野 “의원 출장 전수조사는 국회 사찰”

    靑 “의원 출장, 민주당 65회·한국당 94회” 野 “조국 민정수석 등 검증라인 교체해야”야권은 13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논란과 관련해 대여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또 김 원장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과 연관해 여당이 국회의원 해외출장 사례를 조사한 것에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김 원장의 사퇴 여부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의 판단으로 결정하겠다는 서면 메시지를 내자 야권의 공세는 더 커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검증하고 임명을 해놓고 이제 와서 뒷감당을 누구에게 떠넘기려고 하는 것인지, 무책임하고 비열한 작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비열한 꼼수로 ‘김기식 파도’를 피해 가려고 하지 말고 인사 검증에 실패한 과오를 깨끗하게 인정하라”고도 했다. 청와대가 19~20대 국회의원 해외출장 사례를 일부 조사한 것은 ‘국회 사찰’이라고 성토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제 ‘김기식 구하기’에 이어 이성을 상실한 정권이 대놓고 국회 사찰을 선언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국회를 향해 공개적으로 선전포고를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하명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물타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도 했다. 앞서 청와대는 김 원장 같은 출장 사례를 확인하려고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 해외출장 사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간 경우가 모두 167차례로 민주당 65차례, 한국당 94차례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거론한 ‘김 원장의 평균적 도덕성’을 감안할 때 한국당 소속 의원이 민주당 소속에 비해 더 심각하다는 인식을 줄 만한 수치 비교라고 볼 수 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국회를 싸잡아 범죄시하는 입법부 유린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위법이든 관행이든 국민의 눈높이에서 잘못된 것, 그것이 바로 적폐”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도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청와대 인사 검증라인의 교체를 요구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조국 민정수석이 김기식 금감원장의 수뢰죄 수사 대상 혐의에 대해 ‘적법하다’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더니 여당을 동원해 의원들의 해외출장 사례를 뒤지기까지 했다”면서 “국회의원의 부적격 해외출장 사례를 찾아내서 ‘김기식 적폐’와 맞바꾸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반면 여당은 야권의 공세에 반박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를 겨냥해 “제1야당 원내대표가 어느 순간부터 최전방 공격수로 정쟁의 최전선에 나서면서 만나기조차 어렵게 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민주, 김기식 옹호하며 인사권자인 대통령 고뇌와 ‘위법시 사임’ 메시지에 공감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로비성 출장과 정치자금 불법 사용 의혹으로 사퇴압박을 받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적극 옹호했다. 민주당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김 원장의 행위에 위법이 있으면 사임하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이해한다며 지지했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김 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와 함께 의원총회를 통해 청와대의 국회사찰을 규탄한다고 한다”며 “피감기관의 지원에 따른 출장은 한국당 의원도 자유로울 수 없다. 청와대의 국회에 대한 사찰이라는 주장도 과대망상”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가 어느 순간부터 최전방 공격수로 정쟁의 최전선에 나서면서 만나기조차 어렵게 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결정적인 다른 문제가 나오면 모를까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으로 물러나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청와대가 선관위에 문의했으니 지금은 그 답변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특히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김 원장 문제를 둘러싸고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외부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하지만, 비판과 저항이 두려워 고민”이라고 밝힌 문 대통령의 고민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혜영 의원은 트위터에 “인사권자의 고민이 느껴진다”면서 “야당 역시 스스로 부끄러운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본연의 역할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원장 거취 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심상치 않다”고도 해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황희찬 세 번째 골, 2-5를 6-5로 뒤집는 20분 대역전에 앞장

    황희찬 세 번째 골, 2-5를 6-5로 뒤집는 20분 대역전에 앞장

    ‘황소’ 황희찬이 원정 2-4 패배를 뒤집는, 그것도 20분 사이 네 골을 터뜨리는 ‘잘츠부르크의 기적’에 앞장섰다. 러시아월드컵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황희찬은 13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스타디온 잘츠부르크로 불러 들인 라치오(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어 4-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1, 2차전 합계 6-5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를 만든 잘츠부르크는 유로파리그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고 누적 징계로 1차전에 나서지 못했던 황희찬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라인을 잔뜩 내려서며 지키기 위주로 나선 라치오 수비진을 상대햇다. 전반 4분 기습적인 쇄도에 이은 번뜩이는 슛으로 예열을 마쳤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잘츠부르크는 후반 10분 치로 임모빌레에게 한 방을 얻어맞아 합계 세 골 차 이상으로 벌어지는 절망적인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무나스 다부르가 1분 만에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27분 아마두 아이다르가 전세를 뒤집었다. 2분 뒤 황희찬은 긴 침투 패스를 부지런히 쫓아가 라치오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 들어 강력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뚫었다. 굴절이란 행운이 더해졌지만 황희찬의 집념과 투지가 돋보였다. 합계 5-5를 만든 골이었지만 이대로 경기가 끝났더라도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게 만드는 골이라 사실상 결승골이었다. 상승세를 탄 잘츠부르크는 후반 31분 스테판 라이나르가 기어이 합계 역전 골을 넣어 잘츠부르크의 기적을 완성했다. 247초 동안 세 골이었는데 대회 사상 최단 시간 기록이었다. 황희찬은 4분 뒤 교체되며 80분 활약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메르카토 웹’은 “놀라운 동점을 만들었다. 황희찬이 잠자고 있던 라치오의 수비를 공략했다”고 평가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역시 “황희찬이 라치오의 수비 구멍을 공략했다”고 짚었다. 영국의 ‘후스코어드 닷컴’은 황희찬에게 평점 7.9를 매겨 아이다르(8.3), 다부르(8.1), 라이네르(8.0)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은 CSKA 모스크바(러시아)에게 후반 중반까지 0-2로 뒤져 1차전 4-1 승리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낳았지만 후반 30분 대니 웰벡과 추가시간 2분 애런 램지의 골을 엮어 2-2로 비겨 합계 6-3으로 4강에 합류했다. 마르세유(프랑스)는 라이프치히(독일)에 1차전 0-1로 졌지만 이날 2차전을 5-2 대승으로 장식하며 합계 5-3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는 스포르팅(포르투갈)에게 0-1로 졌지만 1차전을 2-0으로 이겼던 덕분에 합계 2-1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챔스리그에 이어 유로파리그 4강에도 모두 다른 나라 클럽들이 한 팀씩 진출했다. 4강 대진은 13일 밤 스위스 니옹에서 추첨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널문은 열리는데…/박홍환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널문은 열리는데…/박홍환 정치부 선임기자

    서울 서북쪽 48㎞, 평양 남동쪽 180㎞ 지점의 판문점 일대가 또다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7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다. 분단 전 김구 선생이 마지막으로 왕래한 이후 6·25전쟁과 정전을 거쳐 양쪽의 지도자급 인사들에게 철문처럼 닫혀 있던 판문점이 활짝 열리는 것이다. 이런 세계사적인 이벤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었던 그때의 감동을 훨씬 뛰어넘는다. 불과 넉 달여 전만 해도 한반도에는 암울한 예언이 난무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흥분시켰고, 미국은 ‘코피작전’ 구상을 흘리며 김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문 대통령의 ‘운전대’는 작동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최강 추위가 몰아치고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자 온 국민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희망은 너무도 멀리 있었고, 언 땅이 녹아 판문점에서 봄이 만개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동서 800m, 남북 600m 타원 형태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지키는 JSA 경비대대의 모토는 “최전방에서”(In front of them all)이다. 유엔군사령부 소속 미군들이 사용하던 이 모토는 2004년 한국군 위주로 경비대대가 개편된 뒤에도 여전하다. 후방 4㎞에 있는 대대본부 캠프 보니파스 정문에도 아치 형태로 이 문구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북한군과 10걸음 정도 거리에서 대치하고 있으니 154마일 MDL 가운데 더 최전방인 곳이 있을 수도 없다. 각종 사건이 많았지만, 특히 보니파스라는 캠프명에 새겨져 있는 비극적 사연은 이곳이 얼마나 휘발성 강한 위험 인자를 내포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보니파스는 1976년 미루나무 제거 작업을 지휘하다 북한군의 도끼 만행에 희생된 미군 대위 이름이다. 작은 표지석 하나가 비극의 현장에 남아 있고, 바로 옆 ‘돌아올 수 없는 다리’에는 폐쇄된 채 세월의 더께만 잔뜩 쌓여 있다. 보름 전 현장을 방문했을 때 연신 “정말 위험하다”며 버스 안에서만 사진을 찍도록 한 안내 장교의 경고가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 이런 아픔과 위험을 뒤로한 채 판문(板門), 즉 널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가 깃드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깊게 후벼진 생채기는 반드시 치유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소금 뿌린 상처는 덧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또다시 제기되는 천안함 의혹은 불편하다 못해 불쾌하다. 다국적 조사단이 밝혀낸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을 근본부터 부정함으로써 내부의 갈등만 커지고 있다. 그러니 천안함을 어뢰로 폭침시킨 북한의 잠수정 운용 책임자(정찰총국장)였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내가 남쪽에서 천안함 사건의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비아냥대고, 관영 매체들은 ‘천안함 모략극’ 맹공에 나서는 것이다. 소신 없는 군도 문제다. ‘북한-정찰총국-김영철’ 세부 책임론을 고수하던 군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꼬리를 내렸다.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천안함 딜레마’는 반드시 풀어야만 한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인 군이 이 모양인데 누가 총대를 메겠나. stinger@seoul.co.kr
  • 손흥민 세 경기째 잠잠, 일대일 놓쳐 평점 6.3으로 팀 내 꼴찌 모면

    손흥민 세 경기째 잠잠, 일대일 놓쳐 평점 6.3으로 팀 내 꼴찌 모면

    손흥민(26·토트넘)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세 경기 연속 골맛을 보지 못했다. 팀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점이 매겨졌다. 손흥민은 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스토크의 베트 365 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22분 에릭 라멜라와 교체될 때까지 67분 동안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발목 부상을 털어낸 해리 케인이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복귀한 가운데 왼쪽 측면에 배치된 손흥민은 전반 23분 잭 버틀랜드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영국 축구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 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3을 매겼는데 어이없는 실책으로 선제골을 헌납한 후고 요리스 골키퍼의 5.7 다음이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센터서클 뒤편에서 길게 넘긴 것을 델리 알리가 연결한 공을 받은 손흥민은 중원에서부터 수비를 따돌리고 페널티 지역을 돌파해 오른발 슛을 때렸으나 각도를 좁히며 나온 버틀랜드 의 다리에 걸리고 말았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본머스와의 리그 경기까지 네 경기 연속 7골을 터뜨렸으나 같은 달 17일 스완지시티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 지난 1일 첼시와의 리그 경기에 이어 세 경기째 잠잠했다. 시즌 18골(리그 12골)을 기록 중인 그는 지난 시즌에 작성한 한국 선수 유럽축구 한 시즌 최다 득점(21골) 경신을 노리고 있는데 리그와 FA컵을 포함해 일곱 경기를 남겨둬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토트넘은 에릭센의 두 골을 앞세워 강등권 팀인 스토크시티를 2-1로 따돌리고 최근 리그 6연승을 포함해 14경기 무패(11승3무)를 이어갔다. 3위 리버풀과 승점 67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토트넘은 전반 70% 넘는 점유율로 득점을 노렸으나 강등권 탈출이 급한 스토크시티의 필사적인 방어에 막혀 골대 앞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많이 얻진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하프타임에 전열을 정비한 토트넘은 후반 7분 알리의 침착한 패스를 에릭센이 오른발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5분 뒤 토트넘은 우고 요리스 골키퍼의 실수가 빌미가 돼 마메 비람 디우프에게 동점을 허용했으나 후반 18분 에릭센의 왼쪽 측면 프리킥이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가 승리를 매조졌다. 한편 기성용(29)이 교체 출전해 9분만 뛴 스완지시티는 웨스트브로미치의 더 호손스를 찾아 웨스트브로미치와 1-1로 비겨 8승8무16패(승점 32)를 기록하며 15위를 지켰다. 한 경기를 덜 치른 18위 사우샘프턴과는 승점 4가 앞서 있을 뿐이다. 1-1로 맞선 후반 40분 교체 투입된 기성용은 추가시간을 포함해 9분간 뛰어 뭔가를 보여줄 시간이 절대 부족했다. 스완지는 후반 9분 상대 제이 로드리게스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 태미 에이브러햄이 헤딩 골을 뽑아 힘겹게 비겼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육군 상병이 중사 때렸다?…군 “CCTV보니 때린 건 중사”

    육군 상병이 중사 때렸다?…군 “CCTV보니 때린 건 중사”

    최전방에서 군 복무 중인 병사가 부사관을 폭행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4일 한 매체는 강원 화천군에 있는 모 부대 A상병(23)이 지난 3일 오후 11시쯤 시내서 자신을 훈계하는 B중사(27)의 안면 부위를 주먹으로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대 관계자는 “CCTV 확인 결과 때린 사람은 상병이 아닌 중사다. 맞은 사람과 때린 사람이 잘못 보도돼 상병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상병이 “간부면 다냐. 계급장 떼고 붙어보자”고 말했다는 부분도 “양측 입장이 달라 수사를 통해 확실하게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헌병대는 두 사람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파악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권창훈 선제골 불구 북아일랜드에 1-2 역전패

    한국, 권창훈 선제골 불구 북아일랜드에 1-2 역전패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파크 국립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 친선 경기에서 전반 7분 터진 권창훈(디종)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역전패했다.북아일랜드와 평가전은 오는 6월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F조 첫 상대인 스웨덴을 겨냥한 모의고사였으나 이날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토트넘)과 김신욱(전북),권창훈(디종)을 최전방에 배치한 4-3-3 전술을 꺼내 든 대표팀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며 앞서나갔다. 그러나 전반 20분 상대 세트피스에 이은 김민재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프리킥을 내준 한국은 북아일랜드 제이미 워드가 킥하는 척하다가 기습적으로 골문으로 쇄도한 뒤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했다. 대표팀은 기성용과 손흥민이 교체로 나간 후반 41분 결승 골을 허용했다. 후방에서 날아온 공에 상대 공격수를 잡지 못하면서 폴 스미스의 오른발 슈팅에 역전 골을 내줬다. 대표팀은 오는 28일 폴란드와 유럽 원정 두 번째 친선 경기를 치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창훈 선제골’ 한국축구, 김민재 자책골…북아일랜드와 1-1 전반 종료

    ‘권창훈 선제골’ 한국축구, 김민재 자책골…북아일랜드와 1-1 전반 종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파크 국립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 친선 경기에서 권창훈(디종)의 선제골을 앞세워 1-1로 전반을 마쳤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인 한국은 FIFA 랭킹 24위인 북아일랜드를 맞아 손흥민(토트넘)과 김신욱(전북),권창훈(디종)을 최전방에 배치한 4-3-3 전술을 꺼내들었다. 경기 초반부터 북아일랜드 진영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간 대표팀은 전반 7분 만에 상대 골문을 열었다. 박주호가 상대 진영 중앙 부근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스루 패스한 것을 권창훈이 오프사이드를 뚫고 달려들며 왼발로 밀어 넣었다. 4분 뒤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 왼쪽 지역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걸렸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북아일랜드도 볼 점유율보다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역습과 세트피스로 대응했다. 한국은 전반 13분 북아일랜드 제이미 워드의 슈팅에 골을 허용하는 듯했으나, 오프사이드가 되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반 20분 세트피스에 동점 골을 허용했다. 프리킥을 내준 한국은 워드의 기습적인 돌파에 이어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김민재가 걷어내기 위해 찬 공이 골문으로 들어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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