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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12월 금리속도 조절”…달러 가치 4개월만에 최저

    파월 “12월 금리속도 조절”…달러 가치 4개월만에 최저

    파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언급달러인덱스 8월 이후 최저치다우지수 상승, 약세장 벗어나고금리 장기화 의지는 재확인구직시장 진정 필요성 강조해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이르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2월 13~14 개최)에서 금리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달러 가치가 약 4개월만에 최저로 하락하고 미 증시가 약세장에서 탈출했다. 다만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의지는 여전해 금융시장의 강세장 진입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의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한 억제 수준에 접근함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그 시기는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2월 FOMC에서 빅스텝 단행에 무게 앞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빅스텝(0.5%포인트)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과 부합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와치는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확률을 78.2%로 관측했다. 이에 이날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6을 기록했다. 지난 8월 12일(105.63) 이후 거의 4개월만에 최저치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3만 4589.77를 기록하며 저점이던 지난 9월 30일(2만 8725.51) 대비 20.4% 상승했다. 통상 증시가 저점 대비 20% 넘게 오르면 약세장이 끝난 것으로 판단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다우지수가 14% 올라 1976년 1월 이후 46년만에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최종금리, 5%에 이를 수도  하지만 파월의장은 이날 “상황이 일부 나아지고는 있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인) 2%로 낮추기에 충분히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또 “9월 회의 때 고려한 것과 견줘 최종 금리 수준은 (당시 예상치 보다) 어느 정도 높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연준이 지난 9월 FOMC에서 향후 적정 금리 수준인 점도표를 통해 2023년 금리를 4.6%로 제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고 금리가 5%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금융시장은 연준이 내년 중에 첫 금리인하에 나서길 바라지만, 이는 힘들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파월 “임금인상이 물가에 부담” 파월 의장은 물가를 잡으려면 노동시장이 진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인난에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임금을 올리면서 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들어 빅테크의 감원바람이 서서히 다른 산업으로 퍼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CNN은 자신들도 해고 작업을 진행 중이며, 배달 서비스업체 도어대시는 1250명을, 의류업체 H&M이 1500명을 해고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준도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수요 약화와 공급망 차질 해소로 “물가상승의 속도가 느려졌다”고 언급했다. 또 다수의 기업이 연말 경제 전망에 관해 “불확실성이 증대했다”, “비관론이 커졌다”고 언급했다며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 멕시코 맨홀 뚜껑 도둑 기승…훔치면 최장 징역 10년

    멕시코 맨홀 뚜껑 도둑 기승…훔치면 최장 징역 10년

    멕시코가 맨홀 뚜껑 지키기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멕시코시티가 안전한 맨홀을 유지하기 위해 형법을 개정하기로 했다”면서 25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총대를 멘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우린초 멕시코시티 의원은 “강력한 처벌로 범죄를 응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면서 “대표 발의한 형법 개정안에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어 무난한 처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형법 개정안은 맨홀 뚜껑을 훔친 사람에게 최장 징역 10년을 선고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훔친 맨홀 뚜껑을 산 사람에게도 징역 6년이 선고될 수 있다. 멕시코시티가 형법까지 고쳐가면서 맨홀 뚜껑을 지키겠다고 나선 건 최근 맨홀 뚜껑을 훔쳐가는 범죄가 급증한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멕시코시티에선 맨홀 뚜껑 361개를 도둑맞았다. 맨홀을 덮고 있는 스틸 그레이팅도 187개가 사라졌다. 맨홀을 안전하게 덮고 있는 시설물 548개 사라진 건 멕시코시티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멕시코시티 관계자는 “2018년 한때 맨홀 뚜껑을 노린 절도가 유행한 적이 있지만 당시와 비교해도 올해 범죄는 416% 늘어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여기저기에서 맨홀 뚜껑이 사라지면서 시민의 안전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됐다. 지난 10일 멕시코시티에선 23살 청년과 16살 청소년이 뚜껑 없는 맨홀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람은 저녁시간에 콘서트를 구경하려고 길을 가다 맨홀에 빠졌다. 멕시코시티는 “맨홀에 빠져 부상한 사건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면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형법 개정을 통한 강력한 처벌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시티에서 맨홀을 노린 절도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건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진 가운데 맨홀 뚜껑이 비싼 값으로 거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물건이 되어버린 때문이다. 쇠로 만든 맨홀 뚜껑의 무게는 최고 50kg까지 나간다. 맨홀 뚜껑을 훔쳐 고물상에 가져가면 최고 4500페소(약 31만원)를 받고 팔 수 있다. 올해 멕시코의 최저임금은 5258페소다. 맨홀 뚜껑 1개를 훔쳐 내다팔면 1개월 최저임금에 육박하는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경찰은 “맨홀 뚜껑이 고가에 거래되는 고물로 인식되기 시작해 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바람처럼 사라지던 외국인 계절근로자 ‘바람’처럼 살아지다

    바람처럼 사라지던 외국인 계절근로자 ‘바람’처럼 살아지다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언니와 한국에서 농사일을 같이하며 함께 지낼 수 있어 좋습니다.” 경남 합천군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베트남 결혼이민자 A씨는 28일 “베트남에서 계절 근로자로 지난달 한국에 온 언니와 함께 농사일을 하다 보면 힘든 것도 잊는다”며 “내년에도 가족을 계절 근로자로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혼이민자의 가족이나 친인척을 외국인 계절 근로자로 함께 초청하는 방식이 심각한 농촌 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이민자의 외로움을 덜 뿐만 아니라 계절 근로자로 들어왔다가 잠적하는 문제도 다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촌의 부족한 인력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농어업 분야에 외국인을 최장 5개월까지 단기간 고용할 수 있는 계절 근로자 고용제도를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한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최대 9명까지 고용할 수 있다. 고용 농가는 숙소를 제공해야 하며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고 산재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우리 지자체가 동남아 각국의 지자체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아무 검증도 없이 무작정 데려온 근로자들이 잠적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지자체와 농가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로 결혼이민자의 가족·친척을 선호하는 추세다. 전북 고창군이 네팔 지자체와 MOU를 맺고 올해 입국시킨 네팔 국적 계절 근로자 215명 가운데 188명이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사라졌다. 이에 고창군은 올해 50명이었던 결혼이민자의 가족·친척 계절 근로자를 내년 상반기에는 200여명으로 대폭 늘려 법무부에 신청했다. 경남 하동군은 농가 수요조사를 거쳐 최근 법무부에 내년 상반기 외국인 계절 근로자로 결혼이민자 가족·친척 218명(80농가)을 신청했다. 올해 하반기에 데려온 22명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하동군은 하동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 316명을 대상으로 본국에 거주하는 가족과 4촌 이내 친척 가운데 계절 근로자로 일하기를 원하는 218명을 확보했다. 함양군도 지역농가 수요조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결혼이민자 가족·친척 146명을 38개 농가에 배정하는 방안을 법무부에 신청했다. 함양군은 올해 상반기에 키르기스스탄 및 베트남 지자체와 MOU를 맺고 도입한 계절 근로자 62명 가운데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사라진 이탈자가 3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자 내년에는 지자체 간 MOU를 통한 계절 근로자는 신청하지 않았다. 농촌 지자체 농가인력담당 관계자들은 “결혼이민자의 가족은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성실하게 일하고 이탈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 이들을 고용한 농가에서도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 논란의 안전운임제 따져보니…안전 효과 있다? 없다?

    논란의 안전운임제 따져보니…안전 효과 있다? 없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서비스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국토교통부와 처음 교섭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30일 다시 만나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논의는 쉽게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와 정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총파업의 발단이 된 안전운임제와 관련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살펴봤다. 화물연대가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는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주지 않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화물차 기사가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운임을 받으며 과로·과속·과적으로 내몰리는 걸 막자는 취지로 3년 일몰제로 2020년 도입됐다. 다음달이면 제도 시행이 종료된다는 얘기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에 대한 실효성부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제도 시행에 따른 안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지난 3년간 시행으로 노동시간이 감소하는 식으로 노동 환경이 나아졌다고 본다. 국토부 용역으로 진행한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화물차 기사의 월 평균 노동시간은 안전운임제 전인 2019년에 비해 지난해 8.3% 감소했다. 특히 하루 12시간 이상 운행하는 화물차 기사의 비율은 평균 39.5%에서 14.4%로 크게 줄었다. 안전운임제로 일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받으니 과로하지 않고, 이 때문에 사고 위험도 떨어진다는 게 화물연대의 해석이다. 도로교통공단 자료를 보면, 특수차·화물차 사고 건수는 2019년 3만 11건에서 2020년 2만 8240건, 2021년 2만 7309건으로 줄었다.안전운임제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이 과도하게 늘었다는 점도 논란의 큰 이유다. 화주협의회 등 화주 단체들은 안전운임제의 일률적인 운임 산정 방식을 화주에게 강제하는 건 부담이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화물연대는 지난 10년간 동결 상태이던 운임이 정상화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도입 후인 2020년 “전 기간 대비 물류비가 감소했다”는 응답은 38.3%로 “증가했다”(31.1%)보다 오히려 많았다. 기업물류비 증가원인 외부 요인을 물은 질문에서도 안전운임제 등 ‘정책적 제도 영향’을 꼽은 비율은 1%도 되지 않았다.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 등에 따르면 가장 큰 수출 리스크는 국내 내륙 화물 운송비로 인한 부담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 해운과 항공운임 상승이었다. 파업이 길어질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카드를 꺼내들었다. 파업 첫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것”이라 밝혔고,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9일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할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한다”고 밝혔다.운송개시명령은 국토부 장관이 운송 사업자나 운수 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 업무에 복귀하도록 내리는 명령이다. 이를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 면허 취소 등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의 업무개시명령은 2003년 도입된 이후 한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 ‘집단’, ‘정당한 사유’ 등 구성 요건부터 불분명한데다 법조항이 위헌성을 담고 있다고 화물연대는 보고 있다. 정원섭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실장은 “파업에 대한 제재로 강제 근로를 명령하는 건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기본 원칙과 핵심 협약에도 위배되는 행위”라며 “그 외에 ILO 결사의자유 협약, UN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등에도 위배되는, 반노동적 처사”라고 강조했다.일각에서는 안전운임제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반시장적인 제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적용하고 있는 국가들이 적지 않다. 브라질은 2018년 화물 운송 종사자 파업 이후 최저운임법을 도입해 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항만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며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벨기에는 도로화물운송법에 ‘불법 행위를 할 정도로 낮은 가격으로 운송 서비스를 제공·계약한 운수사업자’ 등에 대해 8일에서 1년의 징역 또는 500~5만 유로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관련 제도를 도입했다가 철회한 국가도 있다. 호주에선 관련 논의가 2008년부터 이어지다 2016년 도로안전운임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오히려 화물차주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있어 폐지되고 현재 뉴사우스웨일즈주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 최저임금 인상률 세계 1위 오른 아르헨티나,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률 세계 1위 오른 아르헨티나, 이유는?

    올해 아르헨티나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세계 최고기록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노동부는 노사 대표단이 결정한 최저임금 추가인상을 추인했다. 23일(현지시간) 노동부 고위관계자는 “노사의 결정을 존중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결정된 인상률은 정부가 기대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사는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최저임금 회의에서 20% 인상을 투표로 결정했다. 14명 대표 중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한 사람은 1명뿐이었다.  사실상의 만장일치 결정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최저임금은 12월 7%, 내년 1월 6%, 2월 4%, 3월 3% 등 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매월 오른다. 3월에 20% 인상이 완료되면 현행 5만7900페소인 최저임금은 6만9500페소(약 404달러)로 뛰게 된다.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12개월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110%를 누적하게 된다. 현지 언론은 “1년 동안 최저임금이 100% 넘게 오르는 국가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아르헨티나가 유일하다”면서 “다른 대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이지 않아 아마도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에서 아르헨티나는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가 마치 누군가와 경쟁하듯 최저임금을 계속 올리고 있는 건 심각한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통계청의 마지막 공식 통계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6.5%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소비자물가는 88% 올라 아르헨티나가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치르던 1991년 11월 91.3%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물가가 천장 모르고 뛰면서 이미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해 인플레이션은 평균 100%를 넘어섰다. 경제전문가 호르헤 마리는 “11월과 12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6%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올해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105%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해를 넘겨 2023년에도 지속돼 90%대 물가상승이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속도를 내면 실질소득은 비례해 줄게 된다. 아르헨티나가 필사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노사 대표단 관계자는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인상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경우가 많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워낙 심하다 보니 반대의견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생필품가격을 동결하는 등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조치를 연일 내놓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사진=소비자가 마트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출처=클라린)
  • [데스크 시각] 세일즈맨과 철밥통/박상숙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세일즈맨과 철밥통/박상숙 산업부장

    ‘회장들도 일 따내려고 저러고 있는데 국회는 뭐하는 건지….’ 한국에 온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앞에 재벌 총수들이 일렬로 앉아 있는 사진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사우디 국영 언론이 찍은 사진 속 삼성, SK, 현대차그룹 등 내로라하는 한국 기업 회장들이 마치 영업 뛰러 나온 부장님들처럼 보여 화제가 됐다. 참석자들 머리 위로 개인 재산이 표시돼 노골적인 ‘페킹 오더’(pecking order·우열순서)를 보여 주는 패러디 사진도 돌며 세계 최고 갑부의 위세가 대단하다는 말들도 무성했다. 재벌 회장들을 이렇게 집합(!)시켰던 권력자가 있었던가, 굴욕을 느낄 만도 한데 의외로 여론은 긍정적이다. 내년 경제가 더 암울하다는 상황에서 ‘40조 투자 보따리’를 들고 온 ‘미스터 에브리싱’에게 체면도 내려놓고 한달음에 달려간 모습에 “난다 긴다 하는 총수들이 한국민 살림 챙기느라 수고가 많다”, “진정한 애국자들”이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복합위기로 내년 경제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판국에 어떻게든 사업 기회를 잡으려 회동의 모양새 따위 상관 않는 사주들의 모습에서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정작 민생을 챙겨야 하는 정치권은 극한 대치로 허송세월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 등 주요 쟁점 법안 논의는 뒷전이고 ‘이재명 사법 리스크’, ‘이태원 참사’ 등을 둘러싼 정쟁에만 여념이 없다. 국가의 진로와 방향을 설정하는 예산안 심의를 위해 모인 여야 의원들은 내내 말꼬리 잡기와 막말 경연만 벌이다 회의를 접었다. 민생은 정치인들에게 과오를 덮는 ‘방패막이’일 뿐이다. 자신을 향한 수사 압박을 탄압으로 규정한 야당 대표는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국익 앞에 여야 없다”며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던 대통령과 여당은 불리한 보도를 일삼은 언론사와 체급이 맞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예산안을 쥐고 흔들며 정부ㆍ여당에 공세를 퍼붓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여당 또한 금융투자세 유예와 관련해 여론 악화를 빌미로 또 공세의 피치를 올리고 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을 기념해 한자리에 모인 경제 원로들이 한탄을 쏟아낸 이유다. “행정의 정치화에다 정치의 사법화마저 심화돼 어떤 해법이 나와도 어떻게 실행할지가 지난한 과제가 된 현실”이라는 개탄에서 민생은 양두구육에 불과한 여의도 국회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국회가 하릴없이 탁상공론으로 날을 새우는 이유는 단도직입적으로 의원님들의 생계 걱정이 일반 서민만큼 크지 않아서일 것이다. 기업에서는 업무 성과에 따라 연봉이 정해지는데 의정활동의 양과 질에 상관없이 고액 세비를 꼬박꼬박 받으니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는 불안과 공포는 ‘강 건너 불’이다. 온갖 특혜와 특권을 누리는 ‘비정규 귀족’의 삶은 민생체감지수를 떨어뜨릴 수밖에.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의정활동에 대해 ‘사후 실비정산’을 한다고 한다. 일한 만큼 받는 것이다. 공직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이자 기부라고 선거 홍보물에서만 입이 닳도록 말하지 말고 언행일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무직 차관 이상과 선출직인 의원과 단체장의 봉급을 물가나 최저임금에 연동해 주는 방향으로 정치개혁이 간절하다. 물가가 올라가면 거꾸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보수는 줄어들게 한다. 이래야 시세가 어떤지를 그나마 조금이라도 체감하지 않을까.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으르렁대다가도 세비 인상과 보좌관 증원 등 ‘밥그릇’과 관련해서는 단 한 번도 싸운 일이 없는 국회에 가망 없는 기대인 것 같기는 하다.
  • [사설] 공무원 노조의 정책 찬반투표 온당치 않다

    [사설] 공무원 노조의 정책 찬반투표 온당치 않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정부 정책에 대한 찬반 투표에 나섰다. 어제부터 내일까지 조합원 투표를 실시해 그 결과를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한다. 공무원 노조가 나서서 투표 행위를 통해 정부 정책에 대한 일선 공무원들의 찬반 의견을 묻는다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거니와 투표 항목 중엔 다분히 정치색이 짙은 내용도 담겨 있어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전공노가 내세운 7개 투표 항목은 2023년 공무원 보수 1.7% 인상안과 공무원 인력 5% 감축 5개년 계획 외에 이태원 참사 책임자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처벌, 노동시간 확대·최저임금 차등 정책, 돌봄·요양·의료·교육 등 사회·공공서비스 민영화 정책, 법인세 인하 등 부자 감세, 복지예산 축소 정책 등이다.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처벌’을 비롯해 대부분 공무원노조가 법령에 의거해 제기할 수 있는 요구 범위를 한참 벗어나는 사안들이다. 특히 투표 항목에 사용된 ‘공공서비스 민영화’, ‘부자 감세’, ‘최저임금 차등화’ 등의 표현은 야당과 야권 시민단체 등이 현 정부를 공격하는 데 즐겨 사용하는 용어들로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투표 목적이 정부를 비판하는 정치성을 띠고 있음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공무원은 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라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지 못한다. 공무원노조법 역시 이들 법령에 의거해 정치활동 금지 의무를 담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법적 근거도 없이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겠다고 나선다면 법적 대응밖에 도리가 없을 일이다. 전공노는 불법 정책 투표를 즉각 중단하고, 정부는 정책 투표를 주도하고 참여한 법적 책임을 엄히 물어야 마땅하다.
  • 文 “최저임금 인상은 장기적 정책… 실패 단정 아쉬워”

    文 “최저임금 인상은 장기적 정책… 실패 단정 아쉬워”

    문재인 전 대통령은 22일 임기 중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관련, “예상 범위 안에 있었던 2018년 고용시장 충격을 들어 실패 또는 실수라고 단정한 것은 정책 평가로서는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더불어민주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의 책 ‘좋은 불평등’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읽다가 덮은 책을 다시 펼 마음이 나지 않았다”며 이 책을 읽은 소감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좋은 불평등’은 불평등에 관한 통념에 도전하는 책이다. 주장이 새롭고 신선하고 흥미 있다”고 했다. 이어 “진보 진영의 경제정책 담론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한다. 비판경제학이 주류의 경제학으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비판하자면,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책이 다루는 것보다 훨씬 구조적이며 세습적”이라며 “이 책은 불평등의 바다에서 수면의 물결만 다루었을 뿐 수면 아래 저변까지 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불평등을 세습시키고 고착시키는 자산소득 등 자산의 요인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분명한 한계라고 본다”고 지적한 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단기간의 충격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인 효과를 도모한 정책이었는데, 예상 범위 안에 있었던 2018년 고용시장 충격을 들어 실패 또는 실수라고 단정한 것은 정책 평가로서는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장기적인 통계자료를 가지고 긴 안목의 정책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눈 의심케 한 배달메모 “최저시급 받으면서…위치 변화 없을 것”

    눈 의심케 한 배달메모 “최저시급 받으면서…위치 변화 없을 것”

    한 손님이 패스트푸드 가게에 주문을 하며 직원을 비하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9일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의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배달앱 주문 메모 논란’이라는 제목의 글과 주문 영수증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진짜 너무 속상하다. 휴학하고 잠깐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학생인데, 도대체 왜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공개된 영수증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손님은 후라이드통다리 2조각, 소스 2개, 햄버거 세트 등 총 1만 9900원어치를 주문했다. 특히 ‘주문 메모’란에 “최저시급 받으면서 열심히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저와 여러분의 위치의 변화는 없을 겁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최저 임금 받으면서 열심히 일해도 자신만큼 돈을 많이 벌 수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댄 것이다. A씨는 “도대체 얼마나 잘 살고, 어느 위치에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말 함부로 하지 마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각종 앱을 통한 배달 주문이 늘면서 배달 요청사항 등을 통해 상식을 넘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사장님광장’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곤란한 손님에는 ‘당당하게 사이드메뉴 서비스 요청하는 경우’가 꼽혔다. 2위는 ‘레시피 무시하는 과도한 맛 변경 요청’(21.2%), 3위는 ‘2인분 같은 1인분 요청’(14.9%) 등이었다. 손님들의 리뷰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자영업자들은 이런 무리한 요구를 대놓고 무시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 싼 듯 싸지 않은… 1800원짜리 K라면, 그 매콤씁쓸한 인기 [김동현 기자의 Hayya 월드컵]

    싼 듯 싸지 않은… 1800원짜리 K라면, 그 매콤씁쓸한 인기 [김동현 기자의 Hayya 월드컵]

    타국 제품 4배 값… 맛 좋고 양 많아 식당 한 끼 2만원 비해 저렴한 편 외국인 노동자에겐 이마저 ‘사치’“한국 라면은 맛도 좋지만 다른 나라 라면에 비해 양이 많아서 좋아요.”(도하 시민 무함마무 살루) 천연가스 대국인 카타르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만 4514달러(약 1억 1300만원)다. 한마디로 돈이 넘쳐나는 부자 나라다. 이렇게 부자인 나라의 특징은 물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특히 카타르는 기후·환경적인 요인으로 농업이 어려워 대부분의 식품을 해외에서 수입해 먹거리 물가는 더 비싸다. 실제 카타르 식당에서 한 끼 식사를 앉아서 해결하려면 50~60카타르리얄, 한국 돈으로 1만 8000~2만 2000원가량이 든다. 물론 물이나 다른 음료를 시키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장기간 취재를 해야 하는 기자들은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요깃거리를 찾는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라면이다. 그런데 카타르는 K라면 천국이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신라면이나 너구리, 짜파게티는 물론 불닭볶음면도 카르푸 같은 대형마트 식품 코너 한 칸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짜파구리’도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라면과 달리 ‘할랄’(허용된 것) 인증을 받았다는 점과 가격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 라면은 1개당 5.75카타르리얄(1800원)로 다른 나라 라면(1.25~1.70카타르리얄)에 비해 비싸지만 현지인들에게 인기다. 지난해 기준 카타르는 해외에서 250만 3199달러어치의 라면을 수입했는데, 이 중 우리나라 라면이 86만 5686달러로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카타르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인 것이다. 대표 라면 기업인 농심은 올해 10월 기준 카타르에 30만 달러어치의 라면을 팔았다. 한국 라면 매대를 찍고 있는 기자에게 카타르에서 일하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말을 걸었다. “한국인이냐”며 자기도 한국 라면을 4~5번 먹어 봤다고 자랑을 했다. 그는 한국 라면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도 값이 저렴한 라면을 샀다. 그는 “한국 라면은 6카타르리얄이나 해서 자주 먹을 수 없다”며 “여기서는 고급 라면”이라고 알려 줬다. 처음으로 돌아가 카타르의 1인당 GDP는 우리나라 돈으로 1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올해 카타르의 최저임금은 우리 돈으로 약 36만원에 불과하고, 주거 지원금과 식비를 합쳐도 70만원 수준이다. 한국의 라면이 카타르를 집어삼켜 기쁘기도 했지만 이 부자 나라의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사치품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서글펐다.
  • 경남 내년 생활임금 시급 1만 1021원 고시

    경남도는 내년 생활임금을 시간당 1만 1021원으로 확정해 고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생활임금 시급 1만 700원보다 3% 인상됐다. 내년 최저임금 9620원보다 1401원(14.6%) 많다. 법정 노동시간인 209시간을 근무하면 한 달에 230만 3389원을 받게 된다. 생활임금은 노동자가 교육·문화 등 각 분야에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실질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가계지출, 최저임금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을 받는데도 제외됐던 ‘국비지원 노동자’도 생활임금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내년 생활임금 대상자는 공무원 보수 규정을 우선 적용받지 않는 도 본청과 직속 기관, 출장소, 사업소 등에 근무하는 노동자와 경남도 출자·출연 소속 노동자 등 900여명으로 늘어난다.
  • 청년 고용많은 스벅·투썸·맥도날드·롯데리아 등 임금체불·근로계약 미체결 등 위반

    청년 고용많은 스벅·투썸·맥도날드·롯데리아 등 임금체불·근로계약 미체결 등 위반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청년 고용이 많은 프랜차이즈 매장들의 임금체불·근로계약 미체결 등 노동관계법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용노동부는 16일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76곳에서 264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근로감독은 지난 7∼10월 커피·패스트푸드·이미용 등 6개 브랜드 총 76곳(소규모 가맹점 74곳·직영점 2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커피는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패스트푸드는 맥도날드·롯데리아 등이다. 감독 대상 49곳은 근로자 328명의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등 1억 500여만원의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저임금 위반(3곳), 서면 근로계약 미체결(37곳), 임금명세서 미교부(34곳), 임금대장 미작성 또는 필수기재사항 누락(21곳) 등 기초노동질서 위반도 95곳이 적발됐다. 소규모 가맹점에서는 단시간 근로자 연장근로 한도 위반, 임금대장 필수 기재사항 누락, 인가 없이 만 18세 미만자 야간근로 투입 등의 위법 사항이 드러났다. 고용부가 직영점(259명) 및 가맹점(221명)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결과에서도 열악한 노동실태가 확인됐다. 이들은 기본적인 휴일·휴게 보장 등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소규모 가맹점은 기본적으로 ‘휴일’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이상 유급휴일 보장이 커피·패스트푸드는 46.7%, 이미용업계는 17.9%에 불과했다. 연차유급휴가 역시 커피·패스트푸드는 32.6%, 이미용업계는 15.2%로 낮았다. 직영점은 불규칙한 근로일·근로시간 운영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했다. 조사 대상자의 86.4%가 회사 사정에 의해 매일 또는 매주 단위로 근로시간·휴무일 등이 변경돼 불규칙한 생활과 건강상 문제 등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의 폭언·폭행·성희롱(직영 35.9%·가맹 10.4%)에도 별도 조치가 없다는 응답(직영 31.2%·가맹 73.9%)이 많았다. 고용부는 근로감독 결과 법 위반에 대해 신속히 시정지시하는 한편 노동환경 및 근로조건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청년이 많이 근무하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기초적인 노동법도 지키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근로감독 결과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노동권 보호를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논평…“국민의힘 연설, 비전 없고 남탓만”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논평…“국민의힘 연설, 비전 없고 남탓만”

    제11대 서울시의회 출범 후 첫 국민의힘 대표연설에 대해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정진술·마포3)은 부채발생과 세수변동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과 점검없이 수치만 내세운 ‘정치적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16일 밝혔다. 다음은 더불어민주당 논평 전문 제11대 서울시의회 출범 후 첫 국민의힘 대표연설에 ‘시민’은 없었다. ‘미래’를 내세웠지만 ‘과거’에만 집착했고,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다는 다짐은 ‘오만의 언어’로 퇴색됐다. ‘청년을 위한 미래’를 외치며, 기초연금, 최저임금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를 두고 ‘세금으로 투입되는 방만 복지’라고 폄훼했다. 연금개혁과 세제개편을 언급하며 지난 정권에 책임을 전가하는 데만 골몰했다. 국민의힘 대표연설에서 ‘민생’은 실종되고, 전임시장의 흔적지우기만 남았다. 심각한 민생위기 앞에서 자의적 해석과 정치적 계산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서울시민의 복리증진과 주민자치 실현을 위한 그간의 노력들을 모두 ‘방만예산’, ‘세금잔치’로 왜곡했다. 故박원순 시장 재임 말기 부채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대응 방역, 민생지원 예산 급증이 주 원인이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세수 증가분 또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시민들을 위해 적재적소에 사용됐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정진술·마포3)은 부채발생과 세수변동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과 점검없이 수치만 내세운 ‘정치적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는 물론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환율의 악재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서울시정이 가능한 것은 취임 후 9개월 간 4.7조의 부채를 늘린 오세훈 시장이 아니라, 수년간 건전재정으로 서울경제의 체력을 비축한 전임시장임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대표연설은 시민안전을 보호하겠다는 주장만 있고 구체적 예산확보 방안, 정책적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서울시의 공공질서 및 안전관련 2022년 예산은 2021년 비해 오히려 6.2% 감소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재난과 일상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한 ‘시민 안전을 더욱 두텁게 하겠다’는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은 ‘서울교육’을 위해 과거로 회귀하자고도 주장했다. ‘학력향상’을 내세워 표현방식만 다를 뿐 일제고사, 개인별·학교별 성적공개, 자율학습을 통한 입시지옥 부활을 선언한 것과 다름이 없다. 전교조에 대한 맹목적 비난과 교직원을 관리·감독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시대착오적 인식도 드러났다. 열린교육과 학생인권이라는 민주교육의 가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미래는 전임 정권 흔적지우기와 책임전가로 담보되지 않는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권위주의적 가치와 신념으로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불필요한 갈등과 편가르기를 중단하고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의정에 함께 동참해 줄 것을 국민의힘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 [서울광장] 긱워커, 노동시장의 그늘 안 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긱워커, 노동시장의 그늘 안 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지인 중에 40대 번역가가 있다. 대학 졸업 후 출판사에 다니다가 조직생활이 안 맞는다며 그만두고 5년째 번역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벌이가 충분치 않은 탓에 틈틈이 오토바이로 물건이나 음식을 배달해 생활비에 보탠다. 그는 “처음엔 어쩔 수 없이 배달에 나섰지만 이젠 원하는 만큼 일하고 쉴 수 있어 회사 다닐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지인처럼 직장에 매이지 않고 짧게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초단시간 임시노동자, 이른바 ‘긱워커’(gig worker)가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알바연대가 통계청 고용동향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는 179만 6000명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3년 9월(81만 2000명)보다 100만명 가까이 늘었다. 긱워커는 1920년대 초 미국의 재즈 공연장에서 연주자가 펑크를 낼 경우 관객 중에서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을 맡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 이런 연주자를 ‘긱’(gig)이라고 불렀는데 이후 단기 계약 뮤지션을 뜻하는 단어로 의미가 확장됐다. 우리나라에서 시간제 노동은 대개 취업이 어려운 사람이 선택했다. 반면에 요즘 늘어나는 긱워커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가 주력이고, 자발적인 선택도 적지 않다. 지난 6월 취업 포털 ‘사람인’이 성인남녀 2848명에게 긱워커로 일할 의향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58%가 ‘그렇다’고 답했을 정도다. 긱워커 급증은 MZ세대가 경직된 조직문화를 싫어하는 데다 디지털플랫폼산업 발달로 단기 일거리가 크게 늘어난 게 주원인이다. 배달·청소·돌봄 등 단순노동뿐만 아니라 번역이나 조사, 인테리어 등 전문 노동까지 노동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플랫폼을 통해 일자리를 구해 일한 사람’은 220만여명에 달했다. 긱워커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중개하는 플랫폼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1조원에 육박했던 긱워커 플랫폼 중개시장 규모가 매년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초단시간 노동자를 둘러싼 환경은 척박하다. 이들이 노동자로서 법적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자 보호 시스템은 철저히 정규직 중심으로 짜여 있다. 일정한 직장에서 정해진 시간만큼의 노동을 제공해야 퇴직금과 각종 수당, 유급휴일, 연차휴가, 4대 보험 등 근로기준법상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초단시간 노동자는 노동량이 많아도 이런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이런 점을 노려 사업주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이른바 ‘쪼개기 알바’를 쓰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편의점이나 주유소, 식당 등 단순 노동이 필요한 사업장에서 주 15시간 미만의 알바생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영업자로선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을 시킬 경우 최저 시급에 더해 별도로 줘야 하는 주휴수당을 아낄 수 있어서다. 최근 초단시간 근로자가 급증한 데는 사업주가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이들을 고용할 수 있었던 데 힘입은 바 크다. 긱워커는 단순한 노동현상을 넘어 우리 노동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엔 단시간 노동이 특수노동 형태였지만 이젠 통상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는 MZ세대뿐만 아니라 은퇴자들의 긱워커 대열 진입도 늘어날 것이다. 노후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떻게든 이들을 법적 보호망 안으로 진입시켜야 한다. 긱워커의 특성상 처한 환경이 천차만별이어서 정부도 쉽게 방안을 짜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하나씩 찾아내야 한다. 이를테면 긱워커가 여러 곳에서 일할 경우 일한 시간을 합쳐 사업주들이 주휴수당이나 보험료 등을 분담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렵다고 방치한다면 긱워커가 현대 노동시장을 드리우는 그늘이 될 게 뻔하다.
  • 급식·돌봄교실 또 멈추나… 학교 비정규직 25일 총파업 예고

    학교 급식과 돌봄을 담당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25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지난달 18일부터 3주간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국 조합원 9만 3532명 중 7만 6944명(82.2%)이 투표에 참여해 86.8%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의결됐다고 10일 밝혔다. 학비연대는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 학교 비정규직 노조들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해 결성한 단체다.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공립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교육행정기관, 교육부 관할 국립학교에 있는 학교 비정규직 중 일부가 파업에 나선다. 학비연대는 2019년 7월 파업(주최 측 추산 4만명 참여) 이후 최대 규모의 참여율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인 참여율은 오는 21일 발표한다. 노조는 ▲단일 기본급 체계 적용 ▲최저임금 대비 낮은 기본급 체계 정상화 ▲정규직 대비 80∼90% 임금수준 체계 개편 ▲복리후생 수당 지급기준 동일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총파업을 앞두고 진행된 실무교섭에서 교육청 측은 기본급 1.7% 인상과 일부 수당 연 5만~10만원 인상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수용하지 않았다. 학비연대는 “사용자 측이 지난 9월 14일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6번의 실무교섭과 2번의 본교섭에서 17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조차 없이 수용 거부 입장만을 반복했다”며 “환경 개선과 배치 기준 하향에 대한 논의는 더디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노조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 10명 중 2명이 폐질환이 의심되고 이는 일반인의 11배나 높다며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총파업 전까지 교육청과 함께 노조와 계속 소통할 것”이라며 “파업에 돌입하면 급식과 돌봄에 차질이 우려되는데 가급적이면 정상 운영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엔 학비연대 조합원 4000여명이 총파업에 나서 전국 1020개 학교에 대체식이 제공됐고, 초등 돌봄교실은 총 227실이 멈췄다.
  • 급식·돌봄 담당하는 학교비정규직 25일 총파업

    급식·돌봄 담당하는 학교비정규직 25일 총파업

    학교 급식과 돌봄을 담당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25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지난달 18일부터 3주간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국 조합원 9만 3532명 중 7만 6944명(82.2%)이 투표에 참여해 86.8%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의결됐다고 10일 밝혔다. 학비연대는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 학교 비정규직 노조들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해 결성한 단체다.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공립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교육행정기관, 교육부 관할 국립학교에 있는 학교 비정규직 중 일부가 파업에 나선다. 학비연대는 2019년 7월 파업(주최측 추산 4만명 참여) 이후 최대 규모의 참여율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인 참여율은 오는 21일 발표한다. 노조는 ▲단일 기본급 체계 적용 ▲최저임금 대비 낮은 기본급 체계 정상화 ▲정규직 대비 80∼90% 임금수준 체계 개편 ▲복리후생 수당 지급기준 동일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총파업을 앞두고 진행된 실무교섭에서 교육청 측은 기본급 1.7% 인상과 일부 수당 연 5만~10만원 인상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수용하지 않았다. 학비연대는 “사용자측이 지난 9월 14일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6번의 실무교섭과 2번의 본교섭에서 17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조차 없이 수용 거부 입장만을 반복했다”며 “환경 개선과 배치 기준 하향에 대한 논의는 더디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노조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 10명 중 2명이 폐질환이 의심되고 이는 일반인의 11배나 높다며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총파업 전까지 교육청과 함께 노조와 계속 소통할 것”이라며 “파업에 돌입하면 급식과 돌봄에 차질이 우려되는데 가급적이면 정상 운영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엔 학비연대 조합원 4000여명이 총파업에 나서 전국 1020개 학교에 대체식이 제공됐고, 초등 돌봄교실은 총 227실이 멈췄다.
  • 김성준 의원 “택시대란 해결, 시민편익 증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이 핵심”

    김성준 의원 “택시대란 해결, 시민편익 증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이 핵심”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김성준 의원(더불어민주당·금천1)은 지난 3일 제315회 정례회 도시교통실 행정사무감사에서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운영 개선방안에 대하여 질의했다. 김 의원은 택시대란 문제에 대해 “택시대란의 해결책은 택시요금인상이 아닌 운수종사자의 처우개선이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20년 전에 비해 요금은 3배 이상 인상됐지만 운수종사자의 처우는 오히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실정으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 도시교통실 백호 실장은 “법인택시가 어려운 이유는 가동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감가상각비용지출은 그대로지만 수익이 적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번 요금인상이 경영수지 개선으로만 투입되지 않고 운수종사자의 처우개선이 될 수 있도록 254개 회사와 임금협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하면서 의회에 지속적인 보고와 대책마련을 다짐했다. 김 의원은 “노동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지적사항을 검토해 협정 체결 진행상황을 철저히 감독할 것”을 주문하고 운수종사자의 현장에서 애로사항으로 지적되는 주취자, 폭력행위자 등에 대한 실질적 개선책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전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안전을 위한 석수역 지하철 출입구 개선 문제, 마을버스 지원문제를 지적한데 이어 이번 주에는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감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 건설사 탓에 묶였던 돈줄… 한은이 좀더, 더, 했어야 하지 않냐고요?[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건설사 탓에 묶였던 돈줄… 한은이 좀더, 더, 했어야 하지 않냐고요?[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지난달 20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만기를 하루 앞두고 7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에 성공했다. 정부가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개입한 덕이다. 이로써 한 달여 전에 시작된 금융시장 경색과 위기감이 조금씩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 여전히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은행이 나서서 대출담보의 범위를 늘리고 돈도 풀었지만, 그걸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한은이 증권사 등 영리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를 기대한다. 평소에도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일 수 있게 한은법을 고치자는 주장도 나온다.그런 주장의 근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보여 준 과감한 태도다. 당시 연준은 마치 하늘에서 돈을 뿌리듯이 콸콸 자금을 풀어서 벤 버냉키 의장에게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도 2011년 한은법을 고쳤다. 영리기업 여신조건을 완화하는 개정 작업에 필자도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보다도 조건을 더 완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편익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미국형과 유럽형으로 나눠진 금융시스템에서 한국은 미국형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은행업과 비은행업(증권업)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이를 전업주의라고 한다. 대공황의 원인 중 하나는, 상업은행들의 무분별한 증권투자에 있다는 반성에 따라 채택된 원칙이다. 전업주의 원칙 아래서 연준은 원칙적으로 은행만 상대한다. 대출할 때는 생산, 투자, 고용을 위해 발행되는 상업어음(진성어음)만 담보로 인정한다. 자금융통 목적의 CP 매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화폐공급이 실물경제와 멀어지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도 증권사와 채권을 사고팔 수 있다. 이를 공개시장조작이라고 한다. 공개시장이란 은행간시장보다 참가자 범위가 넓다. 다만 매매할 수 있는 대상은 극도로 제한된다. 금과 국채 그리고 정부보증채뿐이다. 금융위기에도 예외가 없다. 혹시 금융위기를 이유로 영리기업을 도와야 한다면, 회사채나 CP 매입이 아닌 대출만 허용한다. 연준이 대출채권자로서 영리기업의 재무정상화에 시시콜콜 간섭해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생각은 다르다. 일단 은행업과 증권업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 이를 겸업주의라고 한다. 또한 상업은행이 하는 일이라면, 중앙은행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은 영리기업에 지급보증까지 한다. 미 연준과 한은은 지급보증이 금지된 것과 다르다. 그러니 유럽에서는 금융위기 때 중앙은행이 상업은행만 도울 것이냐, 증권사 같은 영리기업까지 도울 것이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회사채와 CP를 사들이는 것도 자연스럽다. 유럽연합(EU) 협정문은 중앙은행이 정부한테 직접 국채를 사들이거나 정부에 대출하는 것은 금지할지언정 회사채를 사는 것은 금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럽중앙은행(ECB)은 평상시에도 회사채와 CP를 매입한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원칙에 관한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전기 공급 방식으로서 직류와 교류만큼이나 다르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미국의 길을 택했다.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해 군수산업을 직접 지원했다. 패전 이후 재벌을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관치금융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은행은 정부 요구에 따라 회사채와 CP는 물론 주식과 부동산 관련 자산까지 매입한다. 일본에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구분이 아주 약하다.한국은행은 1949년 연준 직원이 출장 와서 알려 준 연준법의 정신에 충실했다. 당시 연준은 필리핀, 쿠바, 과테말라 등 여러 후진국들의 중앙은행법 마련에 기초가 됐는데, 그중 한국이 가장 모범생이었다. 정부에 대한 독립성이 약했을 때 한국은행은 ‘재무부 남대문출장소’라는 동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리기업의 회사채와 CP는 매입하지 않아서 ‘재벌의 남대문출장소’가 되는 것은 피했다. 그것이 일본은행과의 차이이고, 그 자세가 한은의 무형문화재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처럼 엄격하게 유동성 공급 원칙을 따르는 것은 한국, 대만, 필리핀 등 극소수다. 그런 마당에 1970년대 통화주의가 풍미하면서 원칙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조가 강해졌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유동성 공급량에만 신경을 쓰고, 공급 경로는 따지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양적완화가 유행할 때는 ‘최종시장조성자’(market maker of last resort)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중앙은행들이 회사채와 CP까지 닥치는 대로 사들여 금융시장을 살리는 것이 선이라는 생각이다. 그 후유증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다. 물론 금융위기가 닥치면 중앙은행이 영리기업의 회사채와 CP를 직접 매입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스템이 정상 작동을 멈추면 상업은행의 자금중개기능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1년 한은법(제80조) 개정을 통해 영리기업 여신 조건을 완화했다. 그럼으로써 미 연준법과 똑같아졌다. 지금보다 여신 조건을 더 풀면, 한국은행은 일본은행에 가까워진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각각의 건전성도 무너지기 쉽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회사채와 CP를 매입하는 것이 법률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적 판단의 문제다. 고도의 재량권을 가진 유럽중앙은행은 국제기구라서 회원국 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 연준에는 이중의 견제장치가 있다. 법률로써 연준의 재량권을 강하게 제한하는 데다가 연준 자체가 헌법상 의회에 속해 있어 행정부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법률로는 대출담보나 매입 대상 유가증권에 대한 중앙은행의 재량권을 대단히 넓고 느슨하게 설정하고, 행정부가 그 재량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한은이 따라야 할 길은 유럽인가, 미국 또는 일본인가. 한은의 위상이 아직 충분히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미국 방식이 불가피하다. 2016년 6월 23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에 관한 국민투표가 가결됐을 때 영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날 저녁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TV 생방송에 출연한 것은 장관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였다. 그는 “영란은행은 이런 사태에도 모든 준비가 돼 있으며 런던 금융시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영란은행 총재의 정치적 센스와 순발력은 현역 정치인을 뺨칠 정도였다. 한은이 영란은행처럼 정치적 이슈에 뛰어들기는 어렵다.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대책 등이 큰 이슈가 됐을 때 한은은 그 중심에 서지 않았다. 기대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한은의 위상이 견고하지 않은데 재량권만 커지면, 한은이 정부와 정치권에 휘둘리기 쉽다. 그리스 신화에서 세이렌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 오디세우스가 스스로 귀를 막고 몸을 뱃기둥에 묶었던 것처럼, 정치 바람 앞에서 한은이 스스로를 지킬, 단단한 준칙을 법률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의 한은법이 그러하다. 만일 한은법을 굳이 고쳐야 한다면, 손볼 곳은 다른 데 있다. 한은이 한미 금리 차나 환율 같은 거시경제 변수뿐만 아니라 평소에 국내 금융시장의 미시 정보도 잘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건설사에서 시작된 금융경색에 한은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지금 그런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다는 것은 유감이다. 객원 논설위원
  • 새로 뽑기도 붙잡기도 어렵다… 학교급식 조리실무사 ‘별따기’

    새로 뽑기도 붙잡기도 어렵다… 학교급식 조리실무사 ‘별따기’

    강도 높은 노동과 저임금으로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가 기피 직업이 되면서 학교마다 급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위기에 처했다. 조리실무사들은 임금이 더 후한 공사장 함바집이나 기사식당 등으로 떠나고 있다. 7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 기준 도내 조리실무사 정원 1만 3596명 중 1.5% 수준인 196명이 결원으로 나타났다. 단순 결원율로만 보면 심각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급식조리사가 적은 학교는 3명이 일하기도 해 1~2명이 그만두면 급식 전체에 비상이 걸린다. 교육지원청별로는 용인(35명), 평택(29명), 김포(22명), 광주하남(21명), 수원(20명) 등의 결원이 두드러진다. 이들 지역은 공장, 물류창고,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이 많은 곳으로, 식당 조리원 수요가 많다. 올해 초까지 학교 급식조리실무사로 일한 A(57)씨는 “매일 수증기와 무거운 조리기구를 사용하느라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면서 “기사식당에 자리가 났다는 말을 듣자마자 6년간 일한 학교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학교조리실무사는 ‘교육부 및 교육청 공통 급여체계 적용 직종’ 2유형에 속한다. 기본급은 186만 8000원으로, 최저임금 월 산출액(191만 4440원)보다 낮다. 상여금이나 명절 휴가비 등이 추가돼도 월 250만원을 넘기기 어렵다. A씨는 “기사식당에서는 월 340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신규 조리사의 중도 퇴사 비율도 높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입사한 조리실무사가 1년 내 중도 퇴사한 비율은 18~25% 수준이다. 수원교육지원청은 학교가 신규 조리실무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달 27일 열린 ‘2022 수원일자리박람회‘에 부스를 마련해 20명 채용에 나섰으나, 부스에는 단 21명만이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일이 어렵고 임금도 낮은 데다 위험 요인도 많은데 누가 학교에서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함바집이나 공장 식당이 급식 인원도 적고 월급도 더 많다”고 말했다.
  • 대법 “택시기사 최저임금, 사납금 뗀 실질급여 기준”

    대법 “택시기사 최저임금, 사납금 뗀 실질급여 기준”

    법인 택시 기사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사납금을 공제한 실제 급여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6일 택시 기사 A씨가 택시운송사업을 하는 B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A씨는 2013년 B사가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운전 기사가 속한 전국택시노조와 임금협정서 및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자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B사가 다른 운전기사들과 체결한 임금협정에는 일일 운송수입금(사납금) 기준액 9만 7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입금했을 경우 그 차액을 가불금 명목으로 월 급여에서 공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씨는 자신이 동의하지 않은 임금협정에 따라 급여 공제가 이뤄진 것은 부당하다며 임금 차액 43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노동조합법상 A씨에게도 임금협정이 적용되고 근로기준법상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주장 가운데 최저임금법 위반 여부는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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