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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스트트랙에 발목 잡힌 최저임금… 내년 심의도 기존 방식대로

    최저임금委 공익위원 8명 사표수리 안돼 경기둔화 가속화 탓 대폭인상은 힘들 듯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여야 극한 대립의 불똥이 최저임금으로 튀었다. 정부는 최근 2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을 합리적인 결정 방식으로 개선하고자 올 초 개편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여야 대치 정국이 계속되면서 7일 마무리되는 4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기존 방식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5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어떤 방식으로 결정할지 최종 입장을 조만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지난 1월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를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와 노사공 위원들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정 안을 만들었다. 구간설정위가 객관적인 경제지표 등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제시하면 결정위원회가 이 범위 내에서 확정하는 방식이다. 고용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앞서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여야 의견 차이로 법 개정이 무산되자 어쩔 수 없이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지난 3월 29일 기존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고용부는 “법이 개정되면 새로운 결정체계로 심의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일정 전체가 꼬였다. 내년 예산 편성 때 새 최저임금제를 반영하려면 늦어도 오는 8월 말까지 확정해야 하는데, 법이 당장 바뀌어도 최저임금위를 새로 구성하려면 일정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앞서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 8명이 사표를 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이 위원들이 오는 8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일정 등을 논의한다.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놓고 노사공 위원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면서 지난해와 올해처럼 두 자릿수대의 대폭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미국 4월 실업률, 반세기만의 최저…예상 뛰어넘은 일자리 증가

    미국 4월 실업률, 반세기만의 최저…예상 뛰어넘은 일자리 증가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한달새 0.2%포인트(p) 하락한 3.6%를 기록하면서 약 반세기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가 예상보다 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지난달 21일 부활절 메시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면서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자신한 근거가 지표로 드러난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월 비농업 일자리가 26만 3000개 증가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달(18만 9000개 증가)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9만개 증가)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10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0년 10월부터 8년 7개월째다. 전문직과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 7만 6000개, 건설 3만 3000개, 헬스케어 2만 7000개, 금융 1만 2000개, 제조업 4000개 등의 증가를 나타냈다. 반면 소매 부문은 1만 2000개가 줄어들었다. 지난 2월의 비농업 일자리는 당초 3만 3000개 증가에서 5만 6000개 증가로, 3월 비농업 일자리는 당초 19만 6000개에서 18만 9000개로 각각 조정됐다. 이에 따라 2~3월 일자리는 당초 집계보다 1만 6000개가 증가했다. 실업률은 3.6%로 한달새 0.2p 줄어 거의 완전 고용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1969년 12월 3.5%를 기록한 이후 약 5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장 전망치(3.8%)보다도 하회했다. 다만 신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물론 경제 활동에 참가하는 노동 인력이 49만명 줄어든 것이 실업률 하락에 부분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켓워치는 “좋지 않은 이유로 실업률이 떨어졌다”면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급격한 은퇴나 연초 제기됐던 경기 둔화 우려가 일부 구직자들의 구직 활동을 단념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기적 추세가 아닌 한 경제 활동에 참가하는 노동 인력 감소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경제 활동 참가율은 63%에서 62.8%로 하락했다. 미 실업률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1969년 이후 약 49년 만에 최저 수준인 3.7%를 기록했다가 신규 노동자의 노동시장 유입이 늘어나면서 같은 해 12월에는 3.9%로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1월 4%까지 올랐다가 2~3월에는 3.8%를 기록했다. 다만 시간당 평균임금은 0.2% 늘어난 27.77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인 0.3% 증가를 밑돌았다. WSJ은 지난 4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와 낮은 실업률은 미국 경제가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도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의 기준금리에 대한 ‘관망적 태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2%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미국의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하면서 “지난 3월 FOMC 회의 이후 접수된 정보는 노동 시장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고,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경연 “한국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 OECD 7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8개국 가운데 7위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적인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GNI 대비 수준을 비교하면 한국이 가장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보다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회원국은 뉴질랜드, 폴란드, 프랑스, 그리스, 영국, 호주 순으로 6개 국가였다. 다만, 임금과 복지 수준이 한국보다 높은 북유럽 국가들은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OECD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할 경우 한국의 실질적 순위는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OECD 36개국 중 최저임금제가 없는 나라는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등 8개국이다. 한경연은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적인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GNI 대비 수준을 비교할 경우 가장 높았다. 2위인 뉴질랜드는 한국의 99% 수준이며, 일본은 한국의 65.6% 수준으로 19위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서울신문과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아 정부의 국정운영을 4회에 걸쳐 분야별로 평가했다. 국정과제 목표를 달성했거나 이행 중인 사안이 54%로 이행률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교육 등 일부 영역은 낙제점에 가까웠고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 개혁과 재벌 개혁은 이행된 것이 없거나 대폭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각 분야 전문가 4명을 초청해 문재인 정부 2년을 돌아보고,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 봤다. 토론에는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참석했다. 토론은 전문가 4명의 평가에 대해 정해구 위원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은 이창구 사회부장이 맡았다.-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 정책 이행 중 가장 아쉬웠던 분야를 꼽아 달라. 신광영 교수(신 교수) 집권하고 맨 먼저 시행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초반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내세웠으나 공정성을 둘러싸고 ‘노노(勞勞)갈등’ 등 사회적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선언적인 목표 제시보다 정책 설계를 구체적으로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영철 교수(조 교수) 재벌개혁 정책과 공정경제 실현이 매우 미진했다.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 개정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야 했었는데 적극 나서지 않았다. 재벌 개혁에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정책도 전략적 판단과 치밀한 준비 없이 진행돼 보수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됐다. 비용 상승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 사용자들의 반발을 완충할 전략이 있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2018년 발생한 초과세수 25조 4000억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게 결정적 실수다. 이 정도 규모는 0.3~0.4%의 추가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초과로 걷힌 세금을 재정 확장에 적극 투입했어야 했는데, 국고에 쌓아 놓아 결과적으로 긴축정책을 편 꼴이 됐다. 추경을 통해 제대로 재정운영을 하고 내수를 활성화했다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의 반발이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복경 교수(서 교수) ‘정책의 정치 과정’이 없었다. 소득주도성장이든 공정경제든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성패가 갈린다. 촛불 이후에 한국 사회가 원한 것은 사회와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큰 틀에서의 기획을 갖고 있지 못했다. 현안이 터지면 대응하기 급급하다 보니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정책이 작동하지 못했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집행되려면 청와대의 메시지 전달, 국회에서의 정치, 관료들의 이행 등 세 가지 축이 함께 맞아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최정호 후보자를 국토부 장관에 지명했던 게 한 예다. 양홍석 변호사(양 변호사) 집권하고 바로 세월호 진상규명부터 했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자들이 말만 앞세우고 실행하지 않았다. 촛불 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문제는 해결했어야 했다. 적폐청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적폐청산은 피의자 몇 명을 구속하는 게 다가 아니다. 수사 이후 정책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정원, 기무사,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이 전혀 되지 않았다. 남은 임기에도 못할 것 같아 우려된다. 정해구 위원장(정 위원장)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국민 요구안이 총망라돼 있다. 국민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았다.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정책 이행 과정을 지켜보면 촛불혁명을 통해서 미래로 나가려는 세력과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사이의 충돌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과감히 나가는 게 쉽지 않았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출범 초반 경제문제를 다소 이상적으로 본 것 같다. 집권 당시에는 2018년 하반기에 있을 경제 하방 압력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 재정확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못한 것은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재부 내부의 흐름, 강한 보수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적폐청산이나 각종 개혁입법이 미흡한 것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다. 일자리 문제는 아쉬웠다. 1호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경기 부진 등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것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켰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남은 임기에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나. 조 교수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수언론으로부터 고용 참사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객관적 지표는 다르다. 언론이 주로 취업자수 감소만 놓고 비판했는데, 가장 중요한 고용 지표는 고용률(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용률은 외환위기 이후 2018년 수치가 가장 좋다. 고용 대란이 절대 아니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최저임금 상승은 임금근로자 가계 소득 개선에 분명한 효과를 가져왔다. 2018년 소비증가율이 2.8%인데,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임금 상승의 효과다. 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평가 역시 섣부르다. 오히려 거시경제의 지표들을 보면 이후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정 위원장님 해명처럼 기재부 관료와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 사이에서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이 있다면 청와대의 판단이 우선 돼야 한다. 관료의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한 것 아닌가. 신 교수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마치 굉장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처럼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로 보수진영의 공격이 더 세졌다. 하지만 이 정책은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 금융기구들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정책이다.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은 결국 불평등을 줄여 성장의 장애물을 없애려는 것이다. 정부가 이 정책에 대해 이미 많은 국제경제기구에서 내세운 정책이라는 것을 알려 불필요한 비판을 막아야 한다. 정책만 제시한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게 아니다. 기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서 교수 소득주도성장이 궁지에 몰린 것은 정치영역, 즉 국회에서의 담론 투쟁에서 실패한 측면도 크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은 ‘반기업 규제법안’이라고 규정한다. 경제 정책을 정치적 언어로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통과에 주력하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이 법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기획이 없었던 것이다. 정 위원장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 자체는 잘 짜였다고 본다. 초반에 성과가 안 나왔다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패러다임 전환은 중장기 과제인데 국민들은 당장의 효과를 요구한다. 이 부분을 헤쳐 나가는 것도 정부의 능력이다.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우호적 정책을 많이 펼쳤다지만,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나아진 게 없다고 인식한다.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나. 신 교수 우리나라 노동자 퇴직 연령이 평균 49.1세다. 50세도 안 돼 퇴출당하고 나머지 30년을 빈곤층으로 산다. 근속연수도 5.8년으로 유럽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대다수가 제도적, 조직적 보호 밖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득 불안과 삶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 관련 법안이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를 통해 노동자들에 대한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지금 당장 안 된다면 앞으로 10년, 15년 후 개선 방향을 보여 줘야 한다. 체계적 일정표가 있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서 교수 경사노위 진통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탄력근로제 확대처럼 기업에서 제기한 이슈를 경사노위 의제에 맨 먼저 올리면 노동계는 달리 할 게 없다. 노동계 안건을 동시에 다루거나 의제 선별권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했어야 했다. 조 교수 경사노위를 통해 합의에 성공한 외국 사례들 중에는 1~2년 내에 성과를 낸 곳이 없다.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사측(경총)이나 노측(한국노총) 모두 대표성까지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탄력근로제처럼 급박하고 첨예한 현안을 덜컥 올려놓으니 합의가 되질 않는다. 처음부터 경사노위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던져졌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스스로 의제를 정해 하나라도 합의를 내는 게 중요하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일단 3~4년간의 구체적 계획을 보여 준 뒤 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왜 경사노위에 들어가야 하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 후퇴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노동계에 앞으로의 계획과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남은 3년의 계획을 보여 줄 시점이 됐다. 정 위원장 최저임금 인상 효과 등으로 실제로 임금이 오른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임금이 오른 사람은 대체로 입을 닫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협상이나 합의보다는 투쟁으로 얻는 게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노사는 서로를 배제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젠 배제를 넘어 협상을 통해 상생하는 사례를 쌓아야 한다. 경사노위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 모델이고 성공을 위해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4050세대가 일자리 시장에서 밀려나면 이후 사회적 보호의 틀, 복지가 필요하다. 서로 양보를 통해 일자리, 자영업 문제, 복지 문제를 합의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적폐청산은 잘 이행됐다고 보나. 전문가 평가에서는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혹평이 나왔다. 양 변호사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안 되면 개혁을 할 수 없다는 전제 자체가 개혁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다음 총선 이후에 새 국회에서 검찰, 경찰, 기무사 개혁이 가능할까. 회의적이다. 권력기관 내에는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적폐가 더 많다. 법적 처벌이나 법 개정보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조직과 예산을 바꿈으로써 개혁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검찰권 남용이 문제가 됐던 검찰의 특수부서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민생과 관련된 형사부를 늘리고 검찰 내 특수부를 줄이거나 예산을 줄이면 개혁이 가능하다. 경찰도 정보국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국정원 개혁도 국내 정보 부분을 줄이고 대북, 해외 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배치하면 된다. 어찌 보면 남북 관계나 경제처럼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보다 권력기관 개혁이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그런데 거의 바꾸지 않았다. 조 교수 양 변호사의 말에 동의한다.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했어야 했다. 현재 의회 구도에서 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것을 적극 제시할 필요도 있다. 촛불의 힘과 좋은 경제지표를 등에 업고 있던 집권 초기에 검찰, 국정원, 경찰 등을 확실히 개혁해야 했다. 서 교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의석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이런 의회 내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가능한 것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2년간 정부는 수많은 국정 과제들을 국회에 던지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국회나 야당 탓을 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초반에 높은 대통령 지지율 탓에 연합보다 독자 노선을 택한 게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개혁 연합’이 필요하다. 국회 앞에서 개혁이 멈춘다고만 얘기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유치원법, 김용균법 등 국회 문턱을 넘은 개혁 법안들은 정부 여당이 나선 것이 아니었다. 정부와 여당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시민들의 개혁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한다. 정 위원장 현재 적폐 청산의 단계는 문제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1단계의 마무리까지 왔다. 2단계는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다. 가장 속도가 나지 않는 검찰개혁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개혁하라는 비판을 그동안 많이 들었지만 결국 개혁의 완성은 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정치적 전략으로 돌파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말이 쉽지, 삼권분립하에서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다. 인사나 예산, 조직개편 등의 수단으로 개혁 압박을 가하라는 것은 잘못하면 비민주적인 행정을 하라는 말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법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 달라. 신 교수 출산율은 세계 최저, 고령화는 세계 최고 속도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출산율 저하가 일본 사회 자체를 침체시키고 마이너스 성장의 경제로 만들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정책 마인드가 필요하다. 저출산 예산으로 100조원을 썼다는데 어디다 썼는지 와닿지 않는다. 청년 일자리, 결혼, 출산, 교육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획기적 접근을 해야 한다. 또 이런 현실의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학문 정책도 필요하다. 양 변호사 법 개정이 안 돼 개혁을 못 한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태도라면 내년 총선 이후에는 동력이 떨어져 더 힘들어진다. 입법적 조치마저도 정부 안으로 나오는 것들이 별로 없다. 대체로 의원 발의 형식이다. 실제로 개혁의 방향이 섰다면 법안을 내고 공청회를 거치고 여론을 수렴하면 된다. 조 교수 2기 청와대의 모습을 보면 장기 계획보다 그때그때 현안을 긴급하게 처리하는 데 바빠 보인다. 촛불의 사명을 받은 정부가 사회, 경제, 권력기관 개혁과 같은 중요 정책 의제에 아직 관심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법률개정이 어렵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지, 산적한 개혁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해결책을 찾고 책임 있는 계획을 발표할 때가 됐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단독으로 법 개정을 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에 중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제시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내년 총선 전에 장기 계획을 발표해 정책에 대한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촛불 정부의 모습이다. 서 교수 내년까지 이행 가능한 정책과 불가능한 정책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일단 선별을 한 뒤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3년간 이행할 이슈별 목표도 설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총선 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적 인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하다. 앞으로 1년간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줘야 한다. 정 위원장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주체는 대통령이나 재벌이 아니라 국민이다. 양극화의 간극을 좁히고 낙후된 복지를 개선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앞으로 3년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종찬 “日과 새 관계 필요”… 김우식 “계파 대통령 되면 안 돼”

    이종찬 “日과 새 관계 필요”… 김우식 “계파 대통령 되면 안 돼”

    이홍구 “여야 통일의 지혜 모아나가야” 김명자 “정치혐오 느끼는 건 국가 불행” 안병욱 “국정운영 긴 안목으로 접근을” 文 “정치대립으로 국민 간 적대 큰 걱정 진보·보수 낡은 프레임 없애려 혼신의 힘 日, 한일관계 국내 정치에 이용해 아쉽다”2일 문재인 대통령과 사회원로 12명이 120분 동안 가진 오찬에서는 최근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최악으로 치닫는 국회 상황과 정치 혐오 및 진영 대결은 물론 경제·노동 현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한일 관계, 인사 등에 대한 고언이 쏟아졌다. 여야 극한대립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았다.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김영삼 정부 국무총리)은 “1989년 새로운 통일 방안을 일련의 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뤘다”면서 “여야 합의가 원천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30년 전에도 해냈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윤여준 윤여준정치연구원장(김영삼 정부 환경부 장관)은 “시기적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우리 야당은 초반에 ‘선명 야당’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극한투쟁을 하지만 대선이 다가오면 ‘대안 정당’이 되는 패턴을 보인다. 이 점을 이해한다면 대통령이 문제를 풀어 나가는 인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김대중 정부 환경부 장관)도 “요즘 정치에 혐오를 느끼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국가적 불행”이라고 우려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김대중 정부 국가정보원장)은 “지금 일본은 레이와 시대로 바뀌는 등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있다. 일부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부분이 보이지만 국왕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고 제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일본하고 아주 좋은 외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과거 불행한 역사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들이 나오고 양국 관계가 때로는 불편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양국 관계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게끔 지혜를 모아야 되는데 일본이 자꾸 국내 정치에 이용을 하면서 문제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주 아쉽다”고 했다. 긴 호흡을 갖고 국정운영을 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남북 분단이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매일 언론의 목소리를 쫓아가면 사태 본질 파악이 안 된다. 긴 안목에서 100년·500년의 기초를 다지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국사회는 생명 위협을 안고 사는 사회였으나 지금은 바뀌었다”면서 “미국·중국 모델이 아니라 유럽 작은 선진국형이나 소통이 되는 나라가 모델이어야 한다. ‘하면 된다’는 식으로 가면 어떤 대통령도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위협을 느끼지 않는 사회, 남북 관계를 좋게 말씀해 주셨는데 그 부분도 공고화되지 않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종북좌파라는 말이 어느 한 개인이나 생각이 다른 정파에 대해 위협적 프레임이 되지 않는 세상만 돼도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보·보수의 낡은 프레임을 없애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지형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사회적 논의의 참여 주체들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참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언급하며 “결국 더 큰 틀의 사회적 대화와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은 그것이 제대로 활성화 안 돼 있는 상황”이라고 공감했다.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 계파의 대통령이 아니고 모두의 대통령”이라며 “탕평과 통합, 인재등용을 널리 해 주시길 바란다”고 고언을 했다.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는 ‘소득주도성장’ 대신 ‘고용주도성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한 뒤 “주휴수당만이라도 피고용자에게 주면 고용증대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사회학)는 “사립학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학법 개정에 정부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민은 획일적 기준과 혜택보다 개별적이고 맞춤형 행정·혜택을 기반으로 사고하는 수준으로 변했지만, 제도와 행정은 여전히 양적 기준으로만 사안을 본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보수적 기재부 탓 확장 재정 못해… 소주성 계속 가야”

    “보수적 기재부 탓 확장 재정 못해… 소주성 계속 가야”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위원장 주장 “집권 당시 경제 낙관해 사전 대처 미흡”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정해구 위원장이 2일 정부의 재정 정책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의 보수적 흐름 때문에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 참여연대가 기획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에 참석해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집권 당시 경제를 다소 낙관적으로 봐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면서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재부 내부의 흐름 때문에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의 이런 설명은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등 토론자들이 “세수가 25조 4000억원이나 더 걷힌 2018년에 적극적인 재정 확장 정책으로 자영업자 대책을 미리 세워 놓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했어야 했다”는 비판 속에서 나왔다. 정 위원장은 또 “초반에 성과가 미진하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국가정보원 개혁과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정 위원장은 “적폐청산이 2단계를 통해 완성된다면, 현재는 적폐를 처벌하는 1단계의 마무리에 와 있다”면서 “2단계는 재발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인데,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수위원회 성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에서 정치행정분과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정원 개혁발전위원장을 맡았다. 정책기획위원회는 100대 국정과제 이행을 점검하고 중장기 발전전략과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설] 정부 ILO 협약 비준하고, 노동계 사회적 대화 동참해야

    어제 129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노동계의 집회와 행사가 열렸다. 문재인 정부는 그 어느 정부 때보다 노동 친화적인 정책을 펼쳤다.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52시간 근무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정책들이 현실화됐다. 그 결과 최장시간 노동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산업 현장의 안전성도 크게 강화됐다. 숙원이던 쌍용자동차와 파인텍, 콜텍 등의 노동 문제도 해결됐다. 그러나 최근 경기 둔화에 따라 정부의 노동 개혁정책의 강도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노동계에서 나온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및 탄력근로제 확대와 더불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 관련 분야 협약 등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관련 국내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문제는 당초 입장처럼 ‘선(先) 비준 후(後) 입법’ 대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비준 논의를 거치겠다고 한 점이다. 경사노위는 ILO 핵심협약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경영계가 파업 때 대체근로 허용과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조항 삭제 등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을 침해하는 주장을 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동절을 맞아 소셜미디어에 “노동계는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해야 한다며 “‘과거의 ‘투쟁’에서 미래에는 ‘상생’으로 노동이 존중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노동계가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되려면 그들에게 양보를 요구하기 전에 정부와 사회가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그 시작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다. 정부와 여당은 경사노위로 공을 떠넘기는 대신 직접 ILO 핵심협약 비준 및 동의 절차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지만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 등의 논의에서 소외된 채 ‘들러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탓이다. 그러나 지난 3월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합의에 반대하며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계층별 대표들의 말처럼 ‘경사노위는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드는 진지’다. 사회적 대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노동계의 이익을 보장하기는커녕 우리 사회의 구조개혁에도 목소리를 더할 수 없다. 비정규직 등 소외계층의 보호 역시 투쟁 일변도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경사노위 참여를 결단해야 한다.
  • “10대도 온전한 노동자… 권리 배우는 노동교육 제도화 급선무”

    “10대도 온전한 노동자… 권리 배우는 노동교육 제도화 급선무”

    전문가 3인 ‘청소년 노동’ 진단과 대안 서울신문은 ‘10대 노동 리포트: 나는 티슈 노동자입니다’ 시리즈를 통해 뽑아 쓰고 버리면 그뿐인 만만한 존재로 전락한 10대의 노동 현실을 고발했다. 정규 교육과정은 물론 그 누구도 노동의 가치를 알려주지 않았고, 10대가 바라본 세상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았다. 노동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 민망하지 않은 일이 되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10대의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노동인권교육을 제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대담에는 이원희 노무사, 송태수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이 참석했다. -10대의 노동 현실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송하민 10대가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로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정말 힘들거나 최저임금 이하로 임금을 주는 등 열악한 조건의 일자리에서 일하게 된다. 택배 상하차, 웨딩홀 뷔페 등은 일용직 개념이다. 말 그대로 한번 쓰면 끝인 일자리다 보니 휴식시간 미보장, 오후 10시 이후 근무, 수습기간 임금 공제 등 법을 어기는 건 다반사다. 이원희 10대가 일하는 것을 ‘노동’이라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특히 웨딩홀 뷔페 아르바이트에서 수수료 3.3%를 떼는 것은 용역 계약의 일종이고, 배달대행도 10대를 자영업자 신분으로 만드는 것이다. 단순한 법 위반을 넘어 법의 사각지대로 청소년을 내몰고 있다. -일터에서의 노동권 침해는 10대만의 일은 아니다. 유독 10대라서 정도가 더 심하다고 봐야 하나. 또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송태수 노동시장은 기본적으로 경제논리에 맞춰 돌아간다. 10대라 할지라도 노동력이 필요해 고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너희는 어리기 때문에 이 정도의 돈만 받아도 된다”는 식으로 말한다. 덩달아 가장 기본적인 근로계약서를 써서 나눠 주는 것조차 지키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노동력을 쓰면서 단지 10대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하게 대한다. 하지만 일자리 경험이 처음인 10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원희 학생,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면이 분명히 있다. 고용주들은 알바자리를 구하러 간 10대들에게 “얼마나 오래 할 거야”, “잠깐 하고 그만두려면서 무슨 근로계약서야”라고 한다. 또 어리니까 일이 미숙할 것이고, 제대로 일하는 게 아니라 배우는 과정이라는 시각으로 10대의 노동을 바라본다. 그렇다 보니 권리는 지켜지지 않는다. 송하민 그런 면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단순히 10대만의 문제라기보단 10대가 주로 종사하는 직종이 단순노무직, 서비스직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저숙련, 고강도, 장시간, 저임금으로 점철된 일자리에 10대들이 주로 투입되는 것이다. -10대의 노동은 ‘용돈벌이나 하려고 하는 일’이라는 취급을 당한다. 송하민 ‘용돈벌이’라는 규정은 불쾌하다. 그리고 동의하지 않는다. “청소년은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 “부모 덕에 생계가 보장되고 용돈도 받는데 왜 일을 하냐”는 이야기를 실제로 많이 듣는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이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10대도 많다. 송태수 고등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 서울교육청 실태조사에서도 10명 중 2명 정도가 알바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어떤 이유에서든 노동력을 제공하는 ‘경제 주체’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에게 경제 주체에 합당한 대우를 해 주고 있는 것인지 되짚어 봐야 한다. -10대는 일에 임하는 자세가 불량하다는 불만도 있다. 송태수 유독 10대만 업무에 임하는 자세가 불량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설사 그렇다 해도 원인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10대들이 주로 하는 단순노무나 서비스직에 대해 여전히 낮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그냥 쓰고 버려도 되는 일자리로 인식한다. 게다가 사장으로부터 그런 취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10대들이 일 자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가치가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책임감이 떨어지게 된다. 부속품 정도로 여겨지는 노동을 경험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송하민 사업주는 10대 노동자를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가. 이 문제를 먼저 짚어야 한다. 현장실습만 봐도 실습생을 받은 업체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조차도 몰라서 커피를 타게 한다. 그게 아니라면 사업장 안에서 위험해서 누구에게도 잘 맡기지 않는 업무를 맡긴다. 제대로 된 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 10대가 일을 게을리한다는 것은 오래된 편견이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송하민 실습을 하던 현장에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해도 학교로 돌아오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학교로 돌아오면 깜지(흰 종이에 글씨를 빽빽이 써넣어 흰 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글을 쓰는 체벌)를 쓰게 하거나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업체를 선택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현장실습을 나가기 전 권리와 의무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이원희 과거에는 취업률 기준으로 특성화고를 평가해 문제가 발생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폐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전 보호 규정을 강화하면 업체들이 실습생을 뽑지 않는 식으로 대응하다 보니, 노동의 가치를 알고, 적성을 살릴 수 있는 현장실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도를 유지하려면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기술을 배워 산업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한다는 현장실습의 근본적인 취지를 살려야 한다. -2007년 노사정위원회(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노동교육의 제도화를 권고한 바 있다. 10대 노동 현실을 바꾸고 인식을 개선하는 대안으로 노동교육이 거론된 지 이미 10년이 넘었는데. 송태수 ‘학교에서 파업을 가르친다.’ 이런 프레임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노동인권 교육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노동이 나쁘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모양새다. 이런 인식은 학교에서 노동교육이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노동교육은 이념적으로 채색된 교육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마치 투쟁의 전사를 양성하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이원희 노동교육에 색깔을 씌우는 시도도 안고 가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노사 관계나 노동자, 노동조합을 갈등으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노동이나 파업이 무엇인지 또 왜 하는지에 대해 배우는 기회가 필요하다. 진로교육만 봐도 적성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내가 가서 일해야 할 곳에서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인식 개선과 함께 10대들이 겪는 부조리를 털어놓을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송하민 학교에서의 노동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청소년들이 일하는 이유가 생계유지를 위해서인 경우도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노동시장에 10대가 왜 진출해야 하는지부터 짚어 봐야 한다는 의미다. 학생 신분 혹은 10대가 밑바닥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사회안전망 구축도 필요하다. 또 이미 노동시장에 진출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감독을 강화하거나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 호소할 수 있는 센터가 좀더 늘어나야 한다. 처음 노동시장에 진출한 10대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민주노총 “경사노위 거수기 노릇 못 해”… 한국노총 “투쟁 방식 낡은 것일 뿐”

    민주노총 “경사노위 거수기 노릇 못 해”… 한국노총 “투쟁 방식 낡은 것일 뿐”

    “노동존중 사회라는데 실제 체감 못 해” 경영계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해야”노동절인 1일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계에 투쟁 대신 상생을 요구하자 노동계는 반발했고 재계는 환영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 일부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쏟아 냈다. 다만 문 대통령이 강조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양대 노총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진경 의료연대 서울지부장은 “대통령은 노동 존중 사회를 강조하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청소·경비·주차·식당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높아지지 않았다”며 “상여금과 수당 등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들어가면서 월급은 실제로 3만~4만원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장준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도 “지금 노동자들이 지향하는 방향은 노동을 중심으로 사회를 개혁하고 재구성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과제는 밀고 당기고, 주고받으며 타협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 과정에서 경영계의 노조 공격권 요구와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맞바꾸려는 현실에서 어떻게 상생이 가능한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도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노동자와 국민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조할 권리 보장, 최저임금 제도 개악 중단,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경사노위 역할론에 대한 반응은 두 노총 간 의견이 갈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보면서 사회적 대화기구가 아니라 정부와 경영계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도구 역할을 한다는 게 드러났다”며 “거수기 노릇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조합의 투쟁 방식은 대중에겐 ‘낡은 것’으로 인식된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공론의 장을 만들고, 양극화를 해소해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높게 평가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는 현 정부의 중요한 과제이며, 앞으로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역할이 크다”면서 “민주노총도 더이상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지 말고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노동계를 중시하는 현 정부에서 노동계의 상생을 요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노동계가 상생의 자세로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ILO 핵심협약 비준을” 양대노총, 정부에 촉구

    129주년 노동절인 1일 양대 노총은 정부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시청광장을 비롯한 전국 13개 지역에서 ‘ILO 핵심협약 우선 비준과 노동기본권 확대’를 전면에 내걸고 노동절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민주노총 조합원 등 약 2만 7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ILO 핵심협약(87호·98호)은 노동계 최대 이슈 중 하나다. 이 협약에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가입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본적으로 헌법상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ILO 핵심협약 내용인 공무원과 해직자의 단결권 보장은 노조법 및 공무원노조법과 충돌하고, 강제 노동 금지 조항은 의무 군 복무를 규정한 병역법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노동계는 ILO 설립 100주년인 올해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지만 지난 4월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가 무산되면서 표류하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국의 자본가들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 성급하다고 29년째 아우성치고 있다”면서 “한 발 더 나아가 경영권이 위협받는다며 노조 공격권마저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개악을 저지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을 관철하고, 노조 파괴법을 전면 중단하기 위해 총파업 깃발 아래 100만의 단결투쟁을 보여 주자”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조합원과 가족 등 1만여명이 참가한 ‘노동절 마라톤대회’를 열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며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정부는 더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하루빨리 ‘선 비준, 후 입법’ 조치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존중사회를 국정 기조로 삼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며 “(정부는) 최저임금법 개악안을 당장 폐기하고 최저임금위원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文 “노동계, 사회 주류이자 경제주체”… 경제위기 극복 협력 호소

    文 “노동계, 사회 주류이자 경제주체”… 경제위기 극복 협력 호소

    “현 상황 기울어진 운동장 아니다” 강조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 결실 나열 “노동, 걸맞은 대접 받아야” 구애 손짓 盧정부 때 노정관계 실패 되풀이 막기문재인 대통령은 1일 노동계를 향해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며 “과거 기울어진 세상에서 노동이 ‘투쟁’으로 존중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세상에서 ‘상생’으로 존중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등에 올린 노동절 메시지에서 “노동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노동계에 대해 ‘주류’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으로, 변화된 시대에 맞게 국가 경제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져 달라는 고언으로 해석된다. 엄중한 경제 상황을 돌파하려면 대기업들의 투자·고용 못지않게 경사노위 정상화 등 노동계의 협력과 고통분담이 절실하다는 인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갈 길이 멀지만 노사정이 함께하는 경사노위의 조속한 정상화로 좋은 결실을 이뤄 내길 기대한다”며 민주노총의 참여를 호소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조직화된 다수 노동자가 아닌 민주노총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인식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더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동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거론된다. 당초 청와대는 다음달 10일 ILO 100주년 총회를 앞두고 핵심협약 비준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경사노위에서 노사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지극히 불투명하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노동 존중 사회는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끈 노동은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며 노동의 가치를 조명했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제 등 노동정책과 쌍용자동차, KTX 여승무원, 파인텍, 콜텍악기 등 고공농성·단식 투쟁을 이어 오다가 일터로 돌어간 사례들을 일일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으로선 노무현 정부 당시 핵심 지지기반인 노동계와의 관계설정에 실패했던 뼈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문재인 민정수석’은 노동쟁의나 노사분규 대응업무를 맡아 당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안다. ‘문재인의 운명’에서 “참여정부 초기 정부와 노동계 충돌로 노정 관계는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면이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노동 분야에서 참여정부 개혁을 촉진한 게 아니라 거꾸로 개혁역량을 손상시킨 측면이 크다”고 회고한 바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광장] 노동절, 제 이름 돌려줄 때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동절, 제 이름 돌려줄 때다/이순녀 논설위원

    ‘돈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몸 쓰는 고된 일.’ 요즘 10대 청소년들이 인식하는 ‘노동’의 모습이다. 최근 본지가 심층보도한 ‘10대 노동 리포트’에 나오는 내용이다. 전국 중고교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570명에게 ‘노동자’란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어보니 ‘힘들다’ ‘막노동’ ‘공사장’ 같은 답변이 많았다. 노동자와 근로자를 구분해서 보는 이분법적 인식도 강했다. 직업 중에서 건설현장 인부, 배관공, 마트 계산원은 대부분 노동자로 보는 반면 기업 임원, 의사, 교사 등 사무직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어느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고 조금이라도 편히 돈을 벌면 근로자이고, 어렵게 일하면서 적은 돈만 벌면 노동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노동자가 아닌 근로자가 되려고 공부한다”고 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노동자를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근로자를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풀이한다. 노동력과 근로, 임금과 소득 등 사용한 단어에 차이가 있지만 ‘일을 한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란 본질은 다르지 않다. 다만 근로(勤勞)는 ‘부지런히 일한다’는 의미로 사용자 중심의 수동적 개념이란 점에서 노동자란 명칭이 더 객관적이고, 합당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10대 청소년들이 노동자와 근로자를 구분 짓고, 노동자를 근로자보다 낮춰 보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여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기성세대에 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오늘 5월 1일이다. 전 세계가 ‘노동절’로 부르는 이날이 한국에선 ‘근로자의날’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단체에서 오래전부터 노동절로 불러 왔지만, 법에 따른 공식 명칭은 근로자의날이다. 세계에서 통용되는 노동절을 굳이 근로자의날로 바꿔 부르는 데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노동 천시 분위기와 노동운동을 이념으로 보는 색깔론적 시각과 무관치 않다. 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미국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 단축’을 쟁취하고자 펼쳤던 투쟁에서 비롯됐다. 1889년 파리에서 각국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모여 결성된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세계 모든 노동자를 위한 기념일을 결의했고, 이듬해 첫 노동절 행사가 열려 올해로 129주년이 됐다. 우리도 세계 흐름에 발맞춰 노동절로 부르던 시기가 있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3년 조선노동총연맹 주도로 첫 노동절 행사를 개최한 이후 1958년 대한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전신) 창립일인 3월 10일로 날짜가 바뀌긴 했지만 1962년까지 명칭은 유지했다. 그러나 1963년 노동법 개정 과정에서 ‘근로자의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칭이 바뀌었다. 1994년 정부는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해 날짜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면서도 이름은 되돌려 주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사회’를 국정 철학으로 삼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공공부문 비정규직 감축 등 정책적 과제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이 이처럼 노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면 진정으로 노동자가 존중받고,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사회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근로 용어를 노동으로 바꾸는 등 노동권이 강화되자 일각에서 사회주의식 헌법이라며 반발하는 식의 편협한 사고가 사라지지 않는 한 ‘노동자와 근로자가 다르다’는 잘못된 인식은 우리 사회를 계속 파고들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 3월 조례·규칙에 근로 대신 노동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무적이다.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 의원이 발의한 조례가 통과되면서 ‘근로계약서’는 ‘노동계약서’, ‘현장근로자’는 ‘현장노동자’ 식으로 조례 53개의 용어가 바뀌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등 상위법이 바뀌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2017년 8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12개 노동 관계법에서 근로라는 표현을 노동으로 바꾸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처럼 정부 기구에 엄연히 노동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근로를 공식 법률 명칭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홍길동도 아닌데 노동절을 노동절로 부르지 못하는 코미디는 이제 끝내야 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노동 가치관을 심어 주려면 국회가 관련법 개정 논의를 더는 미뤄선 안 된다. coral@seoul.co.kr
  • 패스트트랙 태운 민주당, 추경·민생법안 과제 수두룩

    패스트트랙 태운 민주당, 추경·민생법안 과제 수두룩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 1호 공약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데 성공했지만 국회가 올스톱되면서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패스트트랙 지정 직후 민주당은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면서도 자유한국당을 향해 조속한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촉구했다. 지난 25일 국회에 제출된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은 포항 지진과 강원 산불 재난피해 복구 지원, 미세먼지 방지 대책, 선제적 경기 대응 예산을 담고 있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5월 임시국회 내 추경 처리를 목표로 잡았으나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국회를 뛰쳐나가 의사일정 협의조차 불투명하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도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정상적인 원내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 이날 국회로 달려와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만났지만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는 걱정을 나누는 데 그쳤다. 추경뿐 아니라 이미 처리시한을 넘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체제 개편,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빅데이터 3법 등 당장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도 수두룩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선거법은 여야 합의 없이는 처리하기 어려운 법”이라며 “한국당과도 논의를 많이 해 합의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달래기 위한 행보다. 한국당의 초강경 투쟁과 민주당의 원내사령탑 교체 기간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대화 테이블 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오늘이라도 만나자고 하면 만날 것”이라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1일 한국당을 제외한 4당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 운영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25일 한국당의 의장실 항의 방문 후 충격으로 입원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서울대병원에서 심장 혈관계 질환 시술을 받았다. 이 대표는 패스트트랙 대치 기간 격무에 시달린 국회 청소노동자와 방호 직원 126명에게 피자 50판과 음료수를 돌렸다. 홍 원내대표도 보좌진과 당직자를 위해 닭강정 160상자 등을 준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막 오른 美 대선 레이스… 트럼프 vs 바이든 양강구도로 가나

    [글로벌 인사이트] 막 오른 美 대선 레이스… 트럼프 vs 바이든 양강구도로 가나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2020년 미 대선 레이스의 신호탄이 올랐다. 2020년 미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3일까지 18개월의 마라톤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보고서 공개로 ‘러시아 스캔들’의 족쇄에서 벗어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등 자신의 핵심 공약에 가속도를 붙이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공화당 내 뚜렷한 대선 경쟁자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 무혈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바이든 전 부통령까지 20여명의 대선 후보가 난립하면서 대선 경선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만한 ‘호적수’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 바이든·샌더스 2강 속 부티지지 등 약진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20년 대선 레이스의 공식 참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경선 후보 등록이 마무리됐다. 1988년과 2008년 두 번의 대선 도전 실패 후 세 번째이자 76세 고령임을 감안한다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마지막 대선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중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지난 22~25일 민주당원과 민주당 성향 성인 응답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가장 높은 1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9%),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5%),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각각 4%를 얻었다. 주목을 받았던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의 지지율은 3%였다. 또 모닝컨설트 조사(15~21일, 등록 유권자 1만 4335명) 결과도 비슷하다. 바이든 전 부통령(30%)이 1위, 샌더스 의원(24%)이 2위였다. 이어 부티지지 시장(9%)과 카멀라 해리스 의원(8%), 워런 의원(7%), 오로크 전 의원(6%)이 뒤를 이었다. 중도적 진보 노선을 표방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공식 출마 선언 동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악관에서의 8년을 준다면 그는 영원히, 근본적으로 국가의 성격을 바꿀 것”이라면서 자신이 누구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있는 인물임을 내세웠다. 뉴욕타임스는 “다른 민주당 후보들이 진보 진영에 구애하는 것과 달리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정책과 이념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안정되고 성숙한 인물임을 부각하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샌더스(77)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달리 `민주적 사회주의’의 기치를 내걸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자신이 공개한 10년치 납세 내역상 억만장자임에도 부자 증세(고소득층 소득세율 대폭 인상)와 보편적 의료보험(전국민 의료보장), 최저임금 시간당 15달러, 공립대학 무상교육 등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부티지지(37) 시장은 30대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는 “나는 밀레니얼”이라면서 “트럼프식 구태 정치를 바꾸겠다”며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게이(남성 동성애자), 미 해군 복무 당시 아프가니스탄 참전 경험, 하버드와 옥스퍼드대 출신 등 다채로운 경력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자메이카와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해리스(55·캘리포니아) 의원은 `소수’와 `다양성’을 내건 이민정책과 사법제도 개혁 등 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 유명 법학자인 워런(69·매사추세츠) 의원은 `포카혼타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악의적인 비난 속에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등 반(反)트럼프 진영의 대표주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vs 바이든, 과연 누가 승리할까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공식 출마 선언 하루 전인 24일 발표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맞붙는다고 가정할 때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2%로, 트럼프 대통령(34%)을 8%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물론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을 앞둔 시점이라 ‘컨벤션 효과’가 더해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현재 민주당 내 가장 경쟁력을 갖춘 후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처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바로 ‘확장성’ 때문으로 워싱턴 정가는 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러스트벨트’ 지역의 백인 노동자 표심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인물이 바이든 전 부통령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2020년 대선이 `트럼프 VS 바이든’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예상이다. 미 선거 판세는 지역과 인종 등에 따라 한국의 영호남처럼 판세가 결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드 스테이트(공화당)’는 한국의 영남, `블루 스테이트(민주당)’는 호남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2020년 대선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일부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의 표심이다.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체 유권자 득표율에서 46.1%를 기록하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48.2%)에게 지고도 선거인단수에서 승리한 것은 바로 경합주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특히 러스트벨트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미시간, 아이오와, 위스콘신 등 5개 경합주의 표심이 차기 대선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백인 노동자 계층의 비율이 높고 이념적으로 중도 비중이 다른 주에 비해 높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의 정책에 따라 표심이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29일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노동조합 관계자를 만나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도 성향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적 사회주의자’임을 주장하는 샌더스 의원이나 유색인종 여성 후보인 해리스 의원 등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을 밀었던 백인 남성 표심을 잡을 수 있는 확장성을 갖췄다”면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맞수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가장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오는 6월 26~27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NBC방송의 첫 경선 토론을 시작으로 2020년 7월 13~16일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리는 후보 선출 대회까지 13개월여 경선 레이스를 벌인다. 첫 경선 투표일인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를 시작으로 3월 3일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를 포함한 40% 이상 대의원을 선출하는 ‘슈퍼 화요일’의 결과가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의 상대 윤곽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화당은 아직 경선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당내 도전자가 없기 때문이다. 공화·민주 양당은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내년 7월쯤 열 예정이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각 당 대선 후보는 11월 대선까지 본격적인 선거 캠페인에 돌입한다. 이어 대선 당일인 11월 3일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가 아니라 지지 후보를 밝힌 주별 선거인단을 선출하면서 2020년 미 대선 결과가 나오게 된다. 워싱턴의 또 다른 소식통은 “2016 대선에서 공화·민주 양당의 표차가 1%에도 못 미쳤던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의 표심이 2020년 대선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국내는 줄이고 해외는 늘리고… 기업 투자 ‘두 얼굴’

    국내는 줄이고 해외는 늘리고… 기업 투자 ‘두 얼굴’

    작년 국내 설비투자 4.4% 감소 올 1분기는 21년 만에 최악 기록 해외 투자는 4년 새 74.3% 급증 대기업, 시장 개척 위해 해외로 中企, 인건비 상승에 투자 줄여 내수 키워 성장률 저하 막아야지난 1분기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가 21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정작 해외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쟁 체제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기도 하지만 해외로의 급격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28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는 181조 5100억원으로 전년(189조 7900억원)보다 4.4% 감소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같은 기간 445억 9900만 달러에서 497억 8200만 달러로 11.6% 증가했다. 국내 설비투자는 2014년 178조 9500억원, 2015년 180조 7900억원, 2016년 180조 9000억원 등으로 ‘찔끔 상승’을 해오다 지난해 하락 전환됐다. 2014년 285억 5400만 달러였던 해외 직접투자는 4년 사이 무려 74.3%나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이 올 초 내놓은 ‘2019년 설비투자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설비투자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6.3% 줄어든 170조원 수준으로 2년 연속 감소세가 예상됐다. 실제 지난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최악인 -10.8%로, 1분기 경제성장률(-0.3%)을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2016년 29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 18조 3000억원으로 37.5%나 급감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올해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해외 직접투자가 얼마나 늘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국내 설비투자는 확실히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설비투자 감소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엇갈리면서 처방도 달리 내놓고 있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원인으로 보고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는 등 중소기업의 생산비를 낮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시장 개척이 목적이지만 중소기업은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전반적으로 인건비를 줄여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설비투자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인 수출은 대외 경제 상황에 따라 춤을 출 수 있는 만큼 내수를 키워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이 투자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내수도 투자의 한 축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면서 “내수를 키우고, 이 과정에서 기술 혁신을 하는 기업에는 금융이나 세제상 혜택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최저임금 등 축소·수정… 노동 19개 과제 중 완료·추진 5개뿐

    최저임금 등 축소·수정… 노동 19개 과제 중 완료·추진 5개뿐

    사회적 대화로 현안 해결 사실상 불가능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도 무산 위기 탄력근로·주 52시간 근무 변질 과제 분류 ‘김용균법’ 통과로 안전보건 강화는 이행 “경제 상황·경영계 반발에 정책 방향 변질”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노동절(5월 1일)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성장은 노동자를 위한 성장이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출범 초기에는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추진하면서 노동존중사회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서울신문과 참여연대의 문재인 정부 2년 국정과제 이행평가에서 노동사회 분야는 낙제점을 받았다.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동 현안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고,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제 개편 등으로 노정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 반영된 평가다. 노동 관련 대표 과제는 ‘노동존중사회 실현’,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 ‘휴식 있는 삶을 위한 일·생활의 균형 실현’, ‘성별·연령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강화’, ‘실직과 은퇴에 대비하는 일자리 안전망 강화’ 등이다. 19개 세부 과제에서 이행 중이거나 이행이 완료된 과제는 5개에 그쳤다. 반면 축소·변질 이행은 10개, 이행 사항 없음 또는 폐기가 4개였다. 약 26%만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종수 노무사는 “경제 상황이나 경영계 반발에 밀려 정책 방향이 수정되거나 변질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드맵 찾기 어려운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첫걸음으로 거론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은 무산 위기에 놓였다. 대선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인 ILO 핵심협약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가입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정치적 견해나 파업 참가 등을 이유로 한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가단은 “정부 차원에서 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맡겼다”면서 “위원회에서 사용자 측이 부당노동행위 처벌조항 폐지 등을 요구하면서 합의가 불발됐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대표제도 기능 강화’, ‘중소·영세 미조직 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 등은 축소·변질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노동존중사회의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과제에 대해서는 “로드맵조차 찾아보기 어렵다”며 진행 사항이 없는 것으로 봤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감축 계획도 축소·변질 임금과 노동조건 등에서 발생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려는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도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겠다는 과제와 공공부문 비정규직 감축을 위한 로드맵은 축소·변질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나마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통과로 ‘도급인의 임금지급 연대책임 및 안전보건조치 의무 강화’는 이행 중으로 평가됐지만, 지난 22일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김용균법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이 오히려 법을 후퇴시켰다는 비판도 나왔다. 평가단은 “2018년까지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위한 인상률을 유지했지만, 정부가 최근 들어서는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온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 임금인상 효과마저 줄었다는 평가다. 또 정부가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생명 안전 관련 업무는 직접고용한다’는 원칙도 사업장마다 다르게 적용되며 갈등을 빚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 제한 제도와 비정규직 사용 부담 강화 대책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주 52시간 근무 확립, 포괄임금제 규제, 장시간 근로사업장 지도·감독 강화 등은 축소·변질된 과제로 분류됐다. 평가단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근로기준법에 명시되면 주 52시간을 규정한 법 개정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우린 3년짜리 일회용품 아닌 사람입니다”

    “우린 3년짜리 일회용품 아닌 사람입니다”

    “고용주 허락 없인 노동절 쉴 수 없어” 고용허가제 폐지 등 인권 보장 촉구다음달 1일 129주년을 맞는 세계 노동절에 앞서 이주노동자들이 28일 집회를 열고 기초적인 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주노동자조합, 이주공동행, 민주노총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3년짜리 일회용품이 아닌 사람으로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노동절(5월 1일)은 법정 공휴일이지만, 이주노동자들은 고용주 허락 없인 쉴 수 없다”며 “집회를 휴일인 일요일에 여는 이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실태에 대해서도 “농장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휴일 없이 하루 12시간 넘도록 일하지만, 최저임금은 받지 못한다”며 “연장근로수당이나 휴일근로수당 미지급 등 급여 착취와 임금체불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실제 2018년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88만여명의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고, 이 중 37.9%는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다. 고용허가제에 따라 취업한 이주노동자는 국내 체류 3년 동안 사업장을 3차례만 바꿀 수 있다. 사업주 동의가 있거나 폭행, 휴폐업, 임금체불 등 사업주의 귀책사유가 있어야 한다. 사업주의 동의가 없이 사업장을 이동하면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된다. 이 때문에 사업주의 귀책 사유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모으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고용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이주노동자의 임금 삭감을 주장하면서 최저임금 대상에 이주노동자를 제외하는 법안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은 무대에 올라 자신들이 겪은 열악한 노동 환경과 외국인 차별의 현실을 증언하고, 최저임금 차등 지금 추진 중단,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허가, 고용허가제 폐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제강국 미 39% vs 중 34%…세계 주도국 선호 미 63% vs 중 19%”

    “경제강국 미 39% vs 중 34%…세계 주도국 선호 미 63% vs 중 19%”

    “미국이냐, 중국이냐.” 미중이 경제패권국 지위를 놓고는 호각세를 보였지만, 패권국 선호투표에서는 미국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한 ‘국제여론 5대 트렌드’에 따르면 누가 세계를 주도하는 경제 강국이냐는 질문에서 미국이라는 답변의 조사대상 25개국의 중간값은 39%였다. 중국은 34%로 미국과의 차이가 5% 포인트에 불과했다. 그 뒤는 7%를 얻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한국·독일·프랑스·스페인·일본·케냐·브라질 등 세계 25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국은 무려 67%가 미국을 선택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독일이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누가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 낫느냐는 가치판단 질문의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미국은 25개국 중간값에서 63%의 지지를 얻어 19%에 그친 중국에 압승을 거뒀다. 일본(81%), 필리핀(77%), 스웨덴(76%), 한국(73%) 등이 미국을 크게 지지했다. 중국은 절대적으로 인기가 없어 국민 과반이 지지를 보낸 곳은 튀니지(64%) 뿐이었다. 미중은 미래의 경제질서를 두고 무역협상 등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국 통상갈등의 배경에 패권국과 신흥 패권국의 경쟁 요소가 있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퓨리서치센터는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 인식과 함께 무역에 대한 인식차도 현재 지구촌의 주요 추세로 지적했다. 무역을 둘러싼 인식은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세계 27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역이 좋은 것이라는 답변은 선진국에서 87%, 신흥국에서 83%, 미국에서 74%로 고루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무역의 원론적 효용을 떠나 피부로 다가오는 혜택을 묻는 말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반응이 크게 달라졌다. 무역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답변은 신흥국에서 56%였으나 선진국에서 47%, 특히 미국에서 36%로 떨어졌다. 임금이 무역 때문에 오른다는 답변은 신흥국에서 47%였으나 선진국에서는 31%로 낮아졌다. 무역 때문에 물가가 하락한다는 답변은 미국에서 27%, 선진국에서 28%, 신흥국에서 18%로 나타났다. 현재 지구촌에서는 자유무역의 악영향을 강조하는 보호주의 기조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일자리 손실로 간주하며 수입품에 대한 고율관세를 앞세운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선진국에서 불고 있는 후세대를 향한 비관론도 주요 트렌드로 자리를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적으로 부모보다 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한 이들의 비율은 일본이 76%, 스페인이 72%, 영국이 70%, 캐나다가 67%, 호주가 64%로 나타났다.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의 실망을 대변하는 결과도 나왔다. 미국이 외교정책 결정을 내릴 때 자국만큼 타국의 이익을 고려한다는 의견은 주요 동맹국들 사이에서 급감했다. 독일에서는 그런 답변이 2013년 50%이던 것이 지난해 1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프랑스에서는 35%에서 18%, 한국에서는 36%에서 24%로 하락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분열’된 스페인, 4년 새 세 번째 총선…5개 정당 지지율 10%넘어 정부 구성 ‘안갯속’

    ‘분열’된 스페인, 4년 새 세 번째 총선…5개 정당 지지율 10%넘어 정부 구성 ‘안갯속’

    28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앞둔 스페인의 분열된 정국이 총선 후에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5년 12월 이후 세 번째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선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극우 정당 ‘복스’를 포함한 5개 정당이 모두 11%이상의 지지율을 고르게 얻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 구성을 둘러싼 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좌파와 우파로 양극화된 스페인은 총선 후에도 연정 구성을 위해 수개월간 정파간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과반을 확보할 정당이 없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엘 파이스 등 현지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현 총리가 소속된 여당인 사회노동당(PSOE)은 29.6%의 지지율을 얻어 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하원 350석의 과반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다. 사회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하길 원하는 급진좌파 포데모스당(PODEMOS)은 12.9%, 중도우파 국민당(PP)은 20%, 국민당과 연정 구성 의지를 비친 중도·리버럴 성향의 시우다다노스(C‘s)는 14.6%, 극우·초국가주의 정당인 복스(VOX)는 11%를 기록했다. 프랑코 독재 거친 스페인에서 1975년 민주화 이후 44년 만에 극우정당의 원내 입성이 확실시된다. 정파를 아우른 정부 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회노동당은 포데모스와 카탈루냐 민족주의 소수 정파를 규합하거나 시우다다노스와 연합하는 방안 등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총리 취임 후 카탈루냐 민족주의 진영에 유화 제스처를 보였던 산체스 총리가 최근 다시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기류 등을 감안하면 총선 후 사회노동당이 카탈루냐 소수정파와 연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발렌시아대 정치학과 아스트리드 바리오 교수는 “민주화 이후 최대 정치적 위기”라면서 “정부 구성은 제도적 안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응집력 유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민주주의 자체의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인 정치의 분열상은 카탈루냐 지방독립 문제, 세제 개편, 불법이민 등을 주요 쟁점을 둘러싼 여론이 그만큼 분산됐음을 보여준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2년 전 독립 찬반 시민투표를 실시한 후 독립 선언과 동시에 카탈루냐공화국 탄생을 선포했다. 당시 스페인 중앙정부는 즉각 진압에 나서 이 지역의 자치권을 빼앗고 이듬해 6월 지방선거까지 직접통치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 다시 분리독립 세력이 주정부를 장악해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특히 지난 2월 당시 분리독립을 주도했던 인사들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하원 카탈루냐 지역당 의원들이 산체스 총리에게 이들의 사면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후 잠잠하던 문제가 다시 터져나왔다. 세제 개편에 대해서도 이견이 갈린다. 사회노동당과 포데모스당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금 인상과 최저임금 상승을 주장하지만 국민당과 시우다다노스당, 복스당은 개인 및 기업소득세의 최고세율을 현행보다 낮추자는 입장이다. 우파 정당들은 또 현 정부의 포용적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 2월 의회가 올해 예산안을 부결시키자 산체스 총리가 의회 해산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스페인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세 번이나 총선을 치를 정도로 불안정한 정국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혼란이 경제 회복 조짐에 치명타를 안긴다는 것도 문제다. 2010년부터 닥친 경제위기로 25%가 넘는 실업률에 신음했던 스페인은 라호이 정부의 노동개혁 및 긴축정책, 관광 호황이 겹쳐 지난해 실업률이 10년 최저인 14.4%를 기록한 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文정부 경제정책, 방향은 90점 실행은 60점… 혁신 청사진 내놔야”

    “文정부 경제정책, 방향은 90점 실행은 60점… 혁신 청사진 내놔야”

    “정부 경제정책의 방향은 90점이지만 실행은 60점입니다. 지금이라도 혁신을 위한 구조 개혁의 청사진을 내놔야 합니다.”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경제 문제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위축에 따라 2% 초반대의 저성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부진한 일자리 상황이 언제 개선될지도 미지수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에 따라 추진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이러한 문제를 악화시킨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문제점과 대안, 그리고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대안 등에 대해 국내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원로인 강철규(73)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와 대담을 나눴다. 강 교수는 2003년 민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아 시장 개혁에 앞장섰다.-지난 3일 청와대에 경제 원로로 초청돼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는데 무슨 말이 오갔나. “6명의 경제 원로가 참석해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과 조언 등이 주로 오갔다. “경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경제 정책의 방향이나 목표는 90점이다. 하지만 실행 측면에서는 60점 정도에 불과하다. 극심한 양극화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 현실에서 서민·중산층의 소득을 늘려 소비와 투자를 촉진한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현 경제 상황에서는 이를 실행에 옮겨 성과를 내는 측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현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 51점을 준 것과 비교하면 이마저도 너그러운 수준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사용된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정책들은 소득주도성장의 서론밖에 안 된다. 창업과 기업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일자리 증가가 소득주도성장의 본론 격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가 너무 빨라서 부작용만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의 일부에 불과하다. 더구나 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가 감소하는 건 경제학 원론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그러한 부작용을 국민에게 널리 알렸어야 했다. 단기와 중기, 장기로 구분해 경제정책의 로드맵을 제시한 뒤 정책을 펼쳤어야 했는데 지금은 앞뒤가 바뀐 형국이다.” -4차 산업혁명 전환, 구조조정 등 산업구조 변화 노력도 지지부진하다. “현 정부 경제팀은 지금이 몇십년 만에 찾아온 산업 구조조정기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1970년대 산업화를 통해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바꾼 뒤 지금까지 왔다. 그러나 기존 산업은 성숙 단계에 왔기 때문에 정체와 쇠퇴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면 잠재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국민을 설득해야 했다. ‘정책 로드맵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성장 전략도 새롭게 가져가야 한다. 과거 30년간에는 도입 기술과 자본으로 도입과 모방에 의한 산업화를 이뤘다. 그러나 앞으로는 우리 기술로 발전을 이루는 자발적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 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포용적 혁신이 필수적이다.” -혁신이 지체되는 이유는. “3가지 걸림돌이 있다. 첫 번째는 자본과 인재가 구시대 구산업에 집중돼 있다. 이들이 혁신 분야로 옮겨가야 한다. 두 번째는 규제와 교육이 후진적이다. 도입과 모방 시대에 맞춰져 있는 규제와 교육은 혁신 시대에 방해만 된다. 산업화 시대의 노동자를 육성하기 위해 획일적으로 줄 세우기에만 급급했던 한국식 교육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는 맞지 않다. 창의적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제도가 자율화돼야 한다. 학생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저마다 다른 재능과 특성 등을 살릴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세 번째는 독점과 기득권 고착 문제를 타개하는 것이다. 우리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율적 경쟁이 아닌 이기적 집단들의 경쟁으로 변질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아닌 집단 간 힘겨루기만 일어날 뿐이고, 혁신 시대로 가기 어렵다.” -정부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수소차, 바이오산업 등을 국가 3대 미래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 “큰 틀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러나 특정 분야나 상품을 키우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산업의 특성과 미래를 잘 아는 전문가는 정부가 아닌 기업에 주로 있다. 정부의 불완전한 의사 정책은 자칫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모방의 시대에서는 맞을지 몰라도 선도의 시대에서는 투자의 주체인 기업의 책임하에 두는 게 맞다.” -현 정부의 공정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공정경제는 일종의 기반에 해당한다. 공정경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혁신성장이나 소득주도성장 모두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정경제 확립을 위해서는 제도를 고쳐야 하지만 아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제 폐지, 담합 과징금 상향 등을 뼈대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아직 상임위 논의도 거치지 못했다. 공정경제 정책은 정권 초기에 추진됐어야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다. 지금이라도 이스라엘식 재벌개혁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은 2013년 국민적 요구에 따라 소유·지배구조 개혁, 지주회사 요건 강화 등을 성사시켰다. 우리 역시 재벌 중심의 불공정 문제를 해소해야 혁신 기업의 창업이 활성화되고, 그 가운데에서 구글이나 MS 등이 나올 수 있다.” -정부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현 정부 들어서 경기가 안 좋았다. 이런 때는 재정정책이 긴축이 아닌 확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70조원에 가까운 세금이 더 걷혔다. 그만큼 민간 부분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세금이 더 걷힌 만큼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 경제팀은 소극적이다. 이런 예산은 창업 지원에 집중투입해 혁신적인 새로운 젊은 기업가들, 엔터프리너들에게 지원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혁신성장 분야는 실패 확률도 높지만 투자를 멈출 수 없다. 투자 대상 중 5%만 성공해도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기업을 만들 수 있으면 되는 게 아닌가. 미국의 경우 상위 10%의 학생들이 창업을 하고, 그 아래 10% 학생들은 혁신 중소기업에 진출하고, 나머지 학생들이 대기업에 취직한다. 혁신 기업이 출현해야 질 좋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douzirl@seoul.co.kr ■강철규는 누구 경실련 창립 멤버… 시민운동·공직·교육 분야 두루 활동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경제학자라는 본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국민의 정부 시절 초대 부패방지위원장, 참여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장 등을 역임한 공직자이자 우석대 총장 등 교육자로 일했다. 무엇보다 시민운동가라는 이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참여연대와 함께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창립 멤버이자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1968년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한 강 교수는 이후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경력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놨다. 1975년 서울대 의대 간첩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구속됐고, 어쩔 수 없이 한은을 나와야 했다. 이후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귀국해 산업연구원에서 일하다가 1989년 서울시립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해가 바로 경실련을 창립한 해였다. 강 교수는 “‘87 체제’가 들어서면서 기존의 반정부 투쟁이 아닌 합법적 공간에서의 운동을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경실련이었다”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과 재벌개혁, 금융실명제 등에서 일정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 돌이켰다. 그는 이어 “경제 문제에 대해 법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역할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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