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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 14일째 한겨울 노숙투쟁

    “이렇게 비닐천막에 앉아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설날 같은 명절이 차라리 없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하이닉스빌딩. 정문 옆에 설치된 대형 비닐천막과 테헤란로 초고층 빌딩숲의 부조화가 행인들의 눈길을 붙들어맨다. 강필선(39)씨는 이번 설을 이곳 시린 거리에서 맞는다. 하이닉스-매그나칩 청주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강씨는 동료 90여명과 함께 지난 12일 비닐천막을 짓고 14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 생각 나 더 고통스러워” 인력파견업체에 소속돼 보일러 설비와 전기·가스공급 등 일을 해온 이들의 악몽은 2004년 12월25일 시작됐다. 신입사원이나 10년차나 똑같이 매년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수준의 월급에, 잔업수당까지 합쳐도 110여만원밖에 안 되는 박봉. 게다가 파견근로자는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는 규정도 무시됐다. 파견업체는 2년마다 회사이름을 바꾸는 편법으로 강씨가 하이닉스 정규직원이 되지 못하게 했다. 그런 삶이 지긋지긋해 두달 전 노동조합을 만들었던 게 화근이었다. 하루 아침에 강제 해고된 뒤 청주공장에서 1년 넘게 ‘투쟁’했지만 사측은 다른 하청업체 직원들을 고용해 공장을 돌렸다. 지난해 6월 노동부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며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다. 강씨는 1995년 7월 입사했다. 한순간도 가동을 멈추면 안 되는 공장 사정상 주야 2교대로 하루 12시간씩 일했다. 휴일도 없고 명절도 없었다.10년 동안 고향 목포에 다녀온 적은 단 한차례뿐이었다. ●비정규직 노조 만들자 직장 폐쇄 기본급에 연장·야간근무 수당을 합친 110만원과 분납된 상여금 30만원 등 140만원가량의 월급으로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1학년 딸을 키웠다. 아이들에게 학원은커녕 지난해 7월에는 한달에 5만원가량인 학습지조차 중단시켜야 했다. 결혼 때 지니고 있던 2000만원에서 단 한푼도 더 벌지 못했고 학교급식소 일로 부인 오순예(37)씨가 매월 70만원씩 벌어 보탠다.“설날 부모님께 인사조차 드리지 못하는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이 꼴로는 울음만 나올 것 같아 마음을 접었지요.” 냉동·열관리공 이용범(38)씨도 마찬가지다. 이씨 역시 하청업체 사원으로 2002년 6월 입사, 한달에 40시간가량 잔업으로 최대 150만원 정도를 받아왔다. 이씨는 중3과 초등학교 5학년,3학년인 세 딸과 함께 월세 11만원짜리 11평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해고되면서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전락했다. 직업군인까지 할 정도로 튼실했던 몸은 황달기가 도는 눈에 영양실조까지 겹칠 정도로 피폐해졌다. 이씨는 “명절을 생각하면 아이들이 생각나 더 힘들고 고통스러워 애써 떠올리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인권기본계획, 전향적 검토 필요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어제 발표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인권NAP)은 우리가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도달해야 할 ‘인권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이행하기엔 쉽지 않지만 현행 법률이나 관행을 잣대로 그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지금의 인권 눈높이를 인권NAP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이해당사자의 갈등을 조정하고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은 법률 이상의 헌법적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계획의 각론을 뜯어보면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이상적인 지향점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고려요소까지 함께 제시했다면 보다 광범위한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예를 들면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활동 확대 조항의 경우 권리 확대에 따른 책임 부분까지 동시에 권고했다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개별적·집단적 노사관계 부문에서도 쟁의행위 규제 최소화, 민·형사책임 부과 완화, 필수공익사업장 직권중재 폐지, 긴급조정제도 축소, 최저임금 결정방식 개선 등 노측의 권익 외에 직장폐쇄, 대체근로, 조정절차 등 사측의 권익도 같이 살피는 균형감을 발휘했으면 보다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인권위가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함몰돼 망각하기 쉬운 인권 가치를 제시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이념적인 재단에서 벗어나 한단계 높은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권이 뒷받침되지 않은 선진국의 꿈은 공염불일 따름이다.
  • [독자의 소리] 아르바이트 청소년 탈선 우려/최순아

    수능시험을 끝낸 고3 졸업반 등 청소년들이 방학을 맞아 본격적인 아르바이트 현장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청소년과 성인의 최저임금이 같아지면서 임금이 싼 청소년을 고용해 온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등이 점원을 성인으로 바꾸고 있어 청소년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자리를 찾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거리에 넘쳐나는 ‘단기간 고수익’ 보장 유흥업소 구인광고와 다단계 회원을 모집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유혹은 떨쳐버리기엔 너무 매력적이다. 청소년 보호법은 우리 사회의 유해한 매체물과 약물 등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것을 근절하고 각종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 구제함으로써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정되었다. 그러나 청소년 보호법도 어른들이 만든 유해 환경에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법적인 보호나 처벌로는 청소년 보호에 충분하지 않다. 사회 모든 환경은 청소년들에게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 청소년들이 안정된 사회 환경 속에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이들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순아<전북 김제시 신풍동>
  • [시사키워드] 한국경제 양극화 현상

    [시사키워드] 한국경제 양극화 현상

    최근 우리 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산업과 고용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 경제의 기반이 약해져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포인트 :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양극화를 완화하고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펴야할까. ●양극화의 실태 양극화 중에서 가장 큰 문제가 빈부격차다. 외환위기로 실업과 부도 사태가 이어지면서 중산층이 줄어들고 빈곤층은 더욱 빈곤해지고 있다. 올 2·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10만 96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소득 수준 최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589만 9300원으로 5.6% 늘어난 데 반해 최하위 20%는 115만 600원으로 겨우 1.7% 늘었다.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배율은 5.13으로 지난해의 4.93보다 악화됐다. 절대 빈곤층의 숫자는 700만명에서 800만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빈곤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부자들의 소득은 더욱 늘어나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의 측면에서는 대기업은 더욱 매출이 늘어 규모가 커지는 반면 자본력과 기술력 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중화학 공업은 규모를 키우며 국가기간산업으로 발전하는 반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경공업은 중국산 등에 점차 자리를 내주고 설자리를 잃고 있다.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이 계속되면서 수출은 급등한 반면 내수는 침체되어 수출과 내수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양극화의 원인 양극화는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자원이 이동할 때 발생한다. 즉, 지식기반산업과 IT산업의 급성장으로 고급 인력 등의 자원들이 몰려가고 다른 산업은 생산성이 떨어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또 내수침체로 내수위주의 기업들의 경영은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이 개방되면서 자유무역이 확대되는 것도 빈부격차의 원인이다.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타격을 입는 산업이 발생한다. 중국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경공업과 전통 제조업은 약화되고 있다. 이와함께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제고되는 점도 원인이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임금도 차이가 커지고 있는 등 고용도 양극화하고 있다. 사회역사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독재와 연관이 있다. 개발독재의 장기화로 일부 권력층이 특권을 갖고 부정부패를 일삼아 권력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위층을 차지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부동산투기를 들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조장하고 그에 편승해 일부 계층들은 불로소득을 얻어 부를 독점할 수 있었다. 반면에 권력과 기본적인 자산마저 없는 서민들은 더욱 경제력이 약해지고 사회의 하층민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양극화 해소방안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한편으로는 절대빈곤 상태에 놓인 계층을 지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절대 부유층에 대한 누진세율을 강화해 부유층에 대한 과세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소득재분배 정책이다. 소득재분배정책은 누진세율제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경영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종합부동산세 등을 통해 이자소득이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반면 서민을 위한 금융을 활성화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공공근로, 실업급여, 소년소녀가장 가구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사업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해 추구해야 할 정책적 대의는 분배정책이다. 그러나 성장과 분배는 적절히 조화롭게 운영해야 한다. 너무 분배 쪽에 치우치다 보면 경제 전체의 성장 속도가 떨어지게 되고 일을 하지 않고 버티려는 모럴해저드를 초래할 수 있다.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는 국회에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11대 청원을 제출했다. 이 단체가 제시한 정책과제는 비정규직 보호입법, 최저임금 결정기준 개선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 사각지대 해소와 차상위 빈곤계층 지원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모든 의료비 건강보험 적용 등 단계적 무상의료, 만 5세아 무상교육 실현 등 단계적 무상교육, 상장주식 양도차익과세와 금융소득종합과세 현실화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 간이과세 폐지, 금융차명거래 금지를 위한 법률 개정, 임대료와 임대보증금 소득 차등부과를 위한 임대주택법 개정, 영리의료법인 허용반대, 보육료자율화 반대 등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대법 “산업연수생 최저임금 보장해야”

    대법원 3부(주심 이규홍 대법관)는 궁모씨 등 중국인 산업연수생 16명이 섬유업체 H사를 상대로 “최저임금 수준에 맞춰 임금을 달라.”며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회사와 연수계약을 맺고 입국했다고 하더라도 대상 업체의 실질적인 지시ㆍ감독을 받고 일하면서 수당 명목의 금품을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궁씨 등은 1999년 3∼10월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입국해 6개월에서 2년가량 하루 평균 8시간씩 매달 28일을 근무했으나 연수계약을 근거로 최저임금을 밑도는 210달러를 월급으로 받자 소송을 냈다. 산업연수생제도를 주관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5년부터 산업연수생들의 임금은 최저임금에 맞춰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실업고 현장실습 ‘인권유린’

    “파견업체에 가기 전에는 점심시간이 한 두시간 된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20분밖에 안 됐어요.1시간인줄 알고 친구들과 쉬고 있는데 감독직원이 빨리 오지 않고 뭐하느냐고 야단을 쳤어요.”(A공고 3학년 김모군) “협약서에 하루 8시간 근무에 야간잔업도 없다고 했는데 거짓말이었어요. 잔업도 강제고 아파트라고 했던 기숙사는 여관 같은 방 하나에 5명이 생활했고 보일러가 없어 뜨거운 물도 안나오고.”(B공고 3학년 강모군) 실업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최장 6개월까지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현장실습 과정에서 노동기본권 등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인력파견업체를 통한 간접고용 방식의 경우, 아무런 외부 보호장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에서는 성희롱 사례도 나타났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지난 10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실업고 학생 3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 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 단체는 “간접고용 현장실습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교생이 자신이 일하게 될 업체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인력파견업체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묻지마’식으로 업체에 파견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졸업 전 현장 전문기술 습득이라는 본래 취지에 크게 어긋나는 것은 물론 학교조차도 학생들이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일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9월 적용된 최저임금의 90%밖에 받지 못하는 고교생도 있었는가 하면 인력파견업체가 이 돈에서 작업복비를 떼는 사례도 발견됐다.C고 민모군은 “일요일은 쉬었으면 좋겠다. 휴일 특근이 매일 있었고 특근을 빠지면 ‘회사 못 다닐 줄 알라.’고 협박당했다.”고 호소했다. 파견된 고교생에게 보자마자 욕설과 함께 반말을 쓰기 일쑤고 근무시간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메시지를 감독자가 일일이 다 검사한 사례도 있었다. 여학생의 경우 성희롱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D고 방모양은 “정전기 발생장치를 스타킹 위에 찼다고 남자 관리자가 발로 바지를 걷어 올리기도 했고 한 친구는 회식 뒤 기숙사에 가보니 침대에 남자 직원이 바지 혁대를 풀고 지퍼를 내린 채 누워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회식을 빙자해 미성년자인 여고생에게 술을 마시도록 하는 업체도 있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클릭이슈] ILO ‘부산총회 연기’ 통첩

    오는 10월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총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ILO가 회의 연기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23일 정병석 노동부 차관은 예정에 없는 브리핑을 통해 “ILO가 ‘조속한 시일 내에 노동계의 참여보장 등 정상적인 회의 개최를 위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회의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의제(양질의 일자리 창출)까지 정해진 상황에서 회의를 열지 않을 수는 없고, 결국 부산 개최가 어려우면 개최지를 변경할 수밖에 없다.ILO의 공문은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 한국대표부를 통해 공식 전달됐다.●비상걸린 정부 정부는 ILO가 ‘폭탄 제거’ 시한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데드라인을 이달 말까지로 보고 있다. 장비·통역·서비스계약 등 회의준비를 위해서는 늦어도 8월 말까지 모든 불안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발등의 불’이 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노동부는 정 차관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방문단을 구성, 이날 제네바 ILO본부에 파견했다. 방문단은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 및 고위급 당사자를 만나 정부의 입장을 전달키로 했다. 그러나 정 차관 일행이 준비한 카드에 대해 ‘약발’이 먹힐지 의문이다. 방문단은 부산 아·태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국정부와 ILO가 공동으로 양 노총(한국노총, 민주노총)을 설득하는 방안을 내밀 계획이다. 정부는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총과 접촉하고 있다. 이 채널에는 김대환 노동부장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왜 급해졌나 정부는 양 노총 위원장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아·태총회 불참과 개최지 변경요구를 한 지난 12일 이후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양 노총의 이런 강공을 사려깊지 못한 행위로 몰아세우고 총회 참가는 권리이자 의무라는 식으로 노동계를 압박했다. 그러나 ILO가 ‘노동계의 참여 보장’을 정상적인 회의 개최 조건으로 들고 나오자 상황이 급반전됐다. 노동부장관이 포함된 다양한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도 이때부터다. 회의 연기에 따른 후폭풍도 크게 작용했다.ILO가 회의 연기 결정을 할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국가 신뢰도 추락 등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에 따른 책임 논쟁에서 노동계도 타격을 받겠지만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아·태총회에는 43개국에서 국가원수, 노동장관, 노사단체,NGO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하기로 돼 있다. 이들의 비난이 정부에 집중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해법은 해결의 열쇠는 김 장관과 한국노총 이용득,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등 3명의 노·정 수뇌부가 쥐고 있다. 양 노총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같이 죽자’며 극약처방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김 장관에 대한 반감이다. 노동계는 비정규직법안 논의,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대한 직권중재, 최저임금 결정, 아시아나항공 긴급조정 등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일련의 과정을 노동탄압적이고 노동배제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이런 정부 정책에 맞서기 위해 아·태총회 불참을 선언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핵심 타깃은 김 장관이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양 노총(위원장)은 돌아오기 힘들 정도로 멀리 나갔다.”면서 “혼자서 복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만큼 노·정 수뇌부가 전격 회동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 ‘(장관을 포함한)다양한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이기권 노동부 홍보관리관의 발언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기업90% 연공서열형 임금제

    기업들의 90%가량은 아직도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종업원 100명 이상 396개 기업을 조사해 23일 내놓은 ‘2005년 정기승급 실태’에 따르면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승급해주는 정기승급제도를 시행하는 곳이 86.9%였다. 정기승급제도 도입 기업은 제조업(87.6%)이 비제조업(85.5%)보다 2.1%포인트, 대기업(89.7%)이 중소기업(83.5%)보다 6.2%포인트 높았다. 직종별로는 생산직(80.3%)이 사무직(66.7%)보다 13.6%포인트 높아 사무직을 중심으로 연봉제를 비롯한 성과주의 임금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노조 조직률이 높은 생산직의 경우 아직도 연공서열제가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대기업 생산직의 정기승급 도입률은 88.8%로 중소기업(70.3%)보다 18.5%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사무직에서는 노조가 있는 사업장과 무노조 사업장의 정기승급 도입비율이 각각 66.9%, 65.7%로 차이가 작았다.반면 생산직의 경우 노조가 있는 곳(90.1%)이 무노조 사업장(62.5%)에 비해 27.6%포인트나 높았다. 정기승급에 따라 매년 자동적으로 인상되는 임금효과(정기승급률)는 통상임금 기준 2.05%, 총액 기준 1.96%로 나타났다.이는 일본의 정기 승급률(총액 기준 1.7%)보다 높은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협약, 승급, 최저임금 등 3중 구조의 임금 인상방식의 적용을 받아 과중한 인건비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만큼 임금결정 방식을 단순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수습사원도 새달부터 최저임금 90% 받는다

    다음달부터 수습근로자도 최저임금의 90%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사업주가 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3개월 미만의 수습근로자는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됐으나 숙련도가 낮은 점을 고려, 감액은 하되 최저임금은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22일 오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노·사·공익이 합의한 사항이다. 정부는 또 노·사·공익 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의 전공과 학력 등 위촉기준도 개선했다. 그동안 공익위원 위촉 대상자의 전공을 노동법, 노동경제법, 노사관계 등으로 제한했으나 사회학과 사회복지학을 추가했다. 박사학위 소지자로 제한하던 공익위원 위촉기준도 관련 분야 연구경력이 10년 이상일 경우는 박사학위가 없어도 가능토록 했다. 이같은 조치는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LA다저스 아시아담당 매니저 커티스 정

    [스포츠 라운지] LA다저스 아시아담당 매니저 커티스 정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임일영특파원|미국프로야구 구단은 하나의 거대기업이다. 자연스럽게 프런트도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된다. 선수 총연봉 9000만달러에 지난 시즌 348만여명의 관중을 동원한 명문구단 LA 다저스의 240여 스태프 가운데 재미교포 커티스 정(33·한국명 정윤현)을 만난 것은 반가움이자 놀라움이었다. ●과거… 해태의 2군선수 그는 투수였다. 중학교 때 클럽에서 처음 글러브를 만진 뒤 선수생활을 계속했다. 대학 졸업하고 나서 누구나처럼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를 꿈꿨지만, 실력이 모자랐다. 하지만 ‘야구에 미쳐 있었던’ 그는 1995년 글러브가 든 가방 하나만 달랑 든 채 태평양을 건넜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해태 타이거스에서 프로의 꿈을 이뤘다. 9살 때 이민을 떠난 뒤 14년 만에 돌아온 한국땅, 게다가 음식과 사투리 등 지방색이 강한 광주 생활은 성장기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에게 간단치 않았다. 그는 “실력도 모자랐지만, 끝장을 보겠다는 헝그리 정신이 부족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188㎝의 큰 키는 투수로 제법 괜찮은 조건이었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을 아무리 해도 근육이 붙지 않는 체질인 탓에 직구 스피드가 130㎞대에 머물렀다. 고질적인 어깨부상까지 겹쳐 결국 2년6개월 동안 2군에서만 맴돌았다. ●선수 빨래하던 스포츠경영학 석사 97년 말 선수생명의 기로에 선 그는 은퇴를 결심했다. 야구와의 끈을 놓을 수 없었기에 미국으로 돌아와 스포츠 경영 석사과정을 밟았다. 졸업에 즈음해 메이저리그 30개팀에 이력서를 보냈고,LA 다저스의 아시안오퍼레이션 책임자인 일본계 에이시 고로키의 눈에 띄어 다저스맨이 됐다. 처음엔 최저임금을 받고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의 빨랫감을 거둬들이고 바닥청소를 하는 등 ‘막일’로 반시즌을 보냈다. 관련 분야의 석사학위를 가진 그에게 격이 맞지 않는 업무인 셈. 일도 고됐지만 글러브를 손에서 놓은 지 2년밖에 안 된 그에게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매일매일 부딪치는 것은 고통이었다.“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꾹 참고 버텼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얼마 못 버티고 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했던 구단에선 그의 성실함에 탄복했고, 프로 경험과 이론적 무장까지 한 그를 2001년 아시아담당 부서로 발령냈다. ●최희섭등 아시아선수 관리 현재 그는 아시아담당 매니저로 한국과 일본, 타이완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도록 돕고 있다. 최희섭을 비롯해 나카무라 노리히로(일본), 첸진펑(타이완) 등 5명의 아시아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하지만 커티스 정은 언제까지나 이 일만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 사람들에게 ‘저 친구는 한국인 혹은 아시아계’란 인상을 주고 싶진 않아요. 그러다 보면 더 높은 단계로 가는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라고 역설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꿈은 이 세계의 정점인 ‘단장’에 오르는 것. 메이저리그의 단장은 싱글A-더블A-트리플A 등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의 대식구에 관한 생사여탈권을 가진 절대적인 권력자다. 중남미계 선수들이 고액연봉자의 대다수를 차지할 만큼 선수들에겐 인종적 장벽이 허물어졌지만, 빅리그를 실질적으로 쥐고 흔드는 단장은 여전히 백인들의 몫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뉴욕 메츠의 단장에 오른 오마르 미나야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아시아계는 아직 없다. 하지만 커티스 정은 노력 앞에 한계는 없다고 믿는다.“힘들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죠.”라면서 “프로 경험은 물론 밑바닥인 클럽하우스에서 스카우팅 업무까지 두루 해본 사람도 드물거든요.”라고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생 1972년 1월 서울 ●신체조건 188㎝ 77㎏ ●학력 글렌데일고교-칼스테이트 LA대 체육학 전공(90∼95년)-볼링그린대 스포츠경영학 석사(98∼00년) ●경력 해태 타이거스 2군 투수(95∼97년)-LA 다저스 아시안오퍼레이션 매니저(00∼현재) argus@seoul.co.kr
  • 산업으로 본 인디음악 10년

    산업으로 본 인디음악 10년

    펑크 밴드 ‘카우치’의 성기 노출 사건을 계기로 도마에 오른 인디 음악이 국내에 선을 보인 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그동안 델리스파이스, 언니네이발관, 크라잉넛, 자우림, 체리필터 등 밴드를 중심으로 기성 대중 음악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밑반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들어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을 듣지만, 인디 음악은 이제 숨은 배경이 아닌 대중음악계를 이끄는 당당한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인디가 살아야 음반시장 ‘파이’ 커진다 지난 5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앞.‘빵’ ‘롤링스톤즈’ ‘긱라이브하우스’ ‘재머스’ 등 4개의 라이브 클럽에서 23개 인디 밴드들의 공연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라이브 클럽 페스트(Fest)’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홍대 앞 라이브 클럽들이 인디 밴드와 대중이 만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매달 첫주 금요일마다 개최하는 것. 이날 공연을 한 인디 밴드 ‘러버메이드’의 보컬 김유리(21·여)씨는 “대중음악의 터전인 라이브 클럽 공연을 통해 우리의 음악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지하에서 웅크려 온 인디 음악에 새 기운이 감돌고 있다.‘고집’과 ‘개성’ ‘저항의식’을 앞세운 채 주류 음악은 물론 대중과 융합하지 못했던 인디 음악에 음악계의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이들 음악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최근 물의를 빚은 한 인디밴드의 ‘성기 노출 사건’ 여파 때문이 아니라, 음악산업적 관점에서 인디 음악의 ‘대안적 역할론’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인디 활성화가 대중음악 살린다 인디 음악은 ‘음악적 다양성’의 측면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침체일로의 음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로서 효용가치가 논의되고 있다. 다양한 음악을 통해 대중의 ‘선택의 폭’을 넓혀 음악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 그 요지다. 최근 급성장한 모바일과 인터넷 중심의 음원 시장도 결국 음반 시장의 ‘재활용’에 불과하기 때문에, 음반 시장을 키우는 것이 전체 음악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전문가들은 과거 비슷한 길을 걸었던 영화판의 부활 과정처럼, 인디 음악이 음반 시장 전체에 질높은 음악과 아티스트들을 배출하는 ‘전초기지’나 ‘자양분 공급소’로서의 역할을 담당케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대중 음악의 두께를 늘리기 위한 ‘균형자’역할로서 인디 음악이 첫 단추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준흠씨는 “10대 아이돌 스타 위주로 획일화된 대중 음악시장 환경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20대 이상의 음반 소비자들을 모두 떠나게 만들었다.”면서 “비주류 뮤지션들의 활동 기반 강화가 음반 시장 정상화를 위한 치유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씨도 “가요계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대안은 ‘창작 정신’”이라면서 “실력있는 인디 뮤지션들이 가요계 전반으로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과 ‘홍보’ 획기적 개선해야 인디 음악이 외면받는 주된 이유는 ‘홍보’ 부족 때문이다. 아무리 공들여 만든 음악이라도 이를 알릴 방법은 홍대 앞 라이브 클럽 공연뿐이며, 결국 유통의 문제로 이어진다. 인디 음반의 판매 손익분기점은 통상 3000장 정도. 하지만 자체 홍보수단과 자본이 없는 대부분의 인디 밴드들에게는 요원한 숫자다. 인디 밴드 ‘불스 혼’의 한 멤버는 “수준 높은 인디 음악들 대부분이 대중에게 전달되기도 전에 사장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인디 음악 관계자들은 영미권의 예를 들어 공적 차원의 지원하에 비주류 음악이 ‘편성에서 50% 이상’ 확보되는 ‘음악 전문 FM라디오 방송국’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통 측면에서는 ‘통합 인디 레이블’ 마케팅 회사의 설립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임진모씨는 “스스로 만들고 소비하는 자체 경제 시스템과 제작 시스템 등 정착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본을 유치하고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인디 행정가’ 양성과 함께 다양한 퍼포먼스와 이벤트 등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홍보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씨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은 “인디 문화의 진정성을 잃지 않고 수준 높은 음악을 향한 노력과 소양을 계속 쌓는다면, 대중적 관심과 자본의 눈길은 자연스레 인디 음악계로 쏠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인디음악의 발자취 우리에게 인디밴드 또는 인디음악 하면 떠오르는 곳이 홍대다. 최근 알몸 노출 논란으로 경찰이 단속을 한다든가, 이명박 서울시장이 퇴폐 공연을 하는 밴드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고 했다는 등 많이 두들겨맞고 있다. 하지만 앞서 서울시는 ‘음악의 거리’ 홍대 지역을 문화특구로 지정하고,‘서울 100대 명소’로 외국인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왠지 씁쓸하다. 흔히 한국 인디음악의 싹이 움튼 시기를 1994년으로 본다. 지금처럼 본격적인 체계는 아니었지만 라이브클럽 ‘드럭’이 홍대 앞에 생겼다. 이듬해 4월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 사망 1주기 기념공연이 ‘드럭’에서 열리며 ‘크라잉 넛’ ‘언니네 이발관’ ‘델리 스파이스’ 등의 정기공연이 정착됐다. 본격적인 출발점은 1996년. 드럭 출신 밴드 중심으로, 실제 거리에서 있었던 스트리트 펑크쇼가 주목을 받았고, 그 해 ‘크라잉 넛’과 ‘옐로우 키친’이 참여한 최초 인디 앨범 ‘Our Nation’이 발매돼 한국 인디신에 이정표를 썼다. 한국 인디음악의 출현은 얼터너티브 또는 그런지록의 세계적인 열풍을 등에 업은 결과이기도 하다. 덩달아 이런 음악의 뿌리였던 펑크까지 인기를 타며 숱한 아마추어·카피 밴드들이 무대에 대한 열망을 갖게 됐다. 출중한 연주실력은 아니었지만, 세 가지 코드로 이뤄진 단순한 음악과 열정이 이들의 무기였다. 인디음악에도 록에서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인디음악이 장르의 하나인 펑크로 대표되는 오해는 이때부터 비롯됐다. ‘드럭’이 생긴 이후 홍대 인근에는 라이브클럽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1997년에는 강아지문화예술 등 전문적인 인디레이블이 생겨나며 많은 인디앨범들이 제작됐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음반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자, 독립음악 진영도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2000년 이후부터는 스튜디오 레코딩에 손색이 없는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홈 레코딩이 보편화되고, 이를 통해 자가 레이블로 음반을 발매하며 인디음악은 자생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기고] “밴드 1000여팀 활동 상당수 ‘투잡스’ 생계” 지난주 MBC 음악캠프 생방송 중 발생한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홍대 인디신이 재조명(?)을 받았고,‘인디’와 ‘펑크’는 매체 문화면의 키워드가 됐다. 1996년에 배드테이스트의 ‘One Man Band…Badtaste’, 크라잉넛/옐로우키친의 ‘Our Nation 1’ 앨범이 발표된 이후 한동안 인디 음악이 매체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기는 했지만, 서태지가 90년대 초에 행했던 ‘문화적인 전복’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인디’에 대한 개념 부재와 왜곡된 인식이 문제였다. 간단히 말해 인디는 제작·유통·매니지먼트 방식으로 갈리는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분류로,(언더그라운드가 ‘태도’ 측면에서의 분류라면)메이저 음반사에 속해서는 자신의 ‘진정성’을 음악에 담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뮤지션들이 택한다. 인디뮤직신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2003년 부터는 매년 이 신에서 나오는 앨범의 수가 200여장에 이르고 있고, 현재 활동하는 밴드 수는 1000여팀 가까이 될 정도로 성숙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잘 들여다보면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도대체 지난 10년 동안 인디신의 뮤지션들은 어떻게 생존해 왔는가 하는 것이다. 연간 한국에서 제작되는 음반 수가 기껏해야 1000장 정도일텐데, 제작 수로는 20%를 차지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은 1% 내외를 차지하는 것이 인디 음반이다. 먼저 인디 뮤지션들의 생계 문제를 얘기하면, 수입은 음반판매 인세와 공연수입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신보를 낼 때 보통 2000장 이상 발매하지 않는(500장 미만을 발매하는 경우도 많다) 인디 음반의 경우 제작비 빼고 나면 ‘앨범인세’도 남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주요 공연무대는 라이브클럽인데, 이곳의 입장료가 평균 1만∼2만원 수준이고, 입장객수가 평일 30∼100명, 주말 100∼3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공연 수입도 미미하다. 또 그 수입도 통상 4명 이상인 밴드 구성원들이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수입은 국가에서 지정한 최저임금 수준에도 한참 미달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인디뮤지션들의 상당수가 ‘투잡스’ 인생이라는 것을 짐작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어떻게 인디앨범이 한해에 200장 가까이 나올 수 있느냐는 점에는 의문이 들 것이다. 비밀은 바로 집에서 녹음을 하는 ‘홈레코딩’(Home Recording)에 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PC) 발전에 힘입어서 레코딩뿐만 아니라 믹싱, 마스터링을 포함한 음반작업의 전 과정을 집에서 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이전처럼 기존 음반사에 소속되어 앨범을 만들지 않고 뮤지션 스스로가 음반사를 만들어서 앨범을 제작하는 경우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홈레코딩은 현재 대중음악창작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고, 이는 뮤지션 스스로가 ‘음반제작의 주체’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심장하다. 박준흠 대중음악평론가·광명음악밸리축제 예술감독
  • [데스크시각] 평준화 정책과 학력 격차/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40대 중후반의 장년층 세대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사실 어느 지역의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교평준화 첫 세대인 이들이 평준화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비평준화 시절 ‘3류학교’였던 고교들은 평준화로 수준이 고른 학생들을 제자로 받아 열성을 갖고 가르쳐서 한해에 소위 일류대에 몇십명씩 합격시키기도 했다. 대학 다니는 것을 우골탑(牛骨塔)을 쌓는다고 했던 그 때 과외를 받는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래도 지방고교가 서울의 고교와 비교해서도 학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30년이 된 고교 평준화가 적어도 중간쯤 지날 때까지, 즉 1980년대까지는 성공한 듯 보였다. 서울대 진학률에서 지방과 서울의 격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 지역간, 학교간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200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서울 출신이 38.9%인 반면 전남 출신은 겨우 1.3%에 지나지 않는다. 인구 비례로 보더라도 격차는 너무 심하다. 서울에서도 강남북의 격차가 커서 서초, 강남, 송파 3개구의 서울대 합격자 비율이 11.5∼12.9%나 된다. 도농간, 경향간에 학력격차가 벌어진 것은 경제적 격차 확대와 연관이 있다. 경제적 격차는 교육 격차, 즉 사교육의 격차와 연결된다. 사교육은 90년대부터 광풍처럼 몰아쳤고 ‘부잣집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 시대가 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머리에 쏙쏙 들어가게 가르치는 전문 강사들로부터 선행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데는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제 아무리 밤새 불을 켜놓고 공부를 해도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평준화 논쟁이 일 때면 학력 격차와 저하의 원인이 평준화 정책이라고 엉뚱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농간에 학력격차가 크지 않았던 평준화 전반기에서는 이런 아전인수격 논리가 통하지 않았을 것은 자명하다. 획일적인 평준화의 문제점은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학력 격차와 저하를 부른 절대적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사교육 방식이 점점 발달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사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최고 수준의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적은 학비마저 제때 내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최저임금을 받는 집안의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받으라는 것은 굶으라는 얘기와 같다. 빈부격차만큼 사교육의 격차가 커지고 학력격차로 이어진다. 이런 현상이 세습되는 것이 더 문제다.‘학력 유전’에 관한 중앙고용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은 55.9%였다. 반대로 44.1%는 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고액의 과외비를 지출하는 곳은 서울 강남과 신도시였으며 가구주의 학력이 높을수록 과외비 지출이 컸다. 사교육은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학력의 차이는 사교육 때문이지 평준화 탓은 아니다. 설령 평준화를 해제해서 학력저하와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교육 팽창으로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일류 고교에 가려고 지금보다 몇배나 되는 시간과 돈을 사교육에 투자하려고 경쟁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같은 뜻에서 일부 대학들이 주장하는 본고사 부활 또는 본고사식 논술고사에 찬성하지 못한다. 본고사가 우수한 학생을 판별해서 선발하는 훌륭한 목적을 가졌을지라도 부수적인 희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학력을 철폐한다 어쩐다 하면서 최소한의 교육적 평등조차 무시하려는 식자층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 게 괴리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평준화에 반대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은 대학교수들이다.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온 그들이 교육을 받은 환경은 최상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머리는 우수하면서도 환경이 받쳐주지 못해서 점수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학생들이다. 당장의 성적은 떨어지더라도 이런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서 인재로 키워내는 일은 학교와 스승의 책무다. 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sonsj@seoul.co.kr
  • 최저임금 실제임금 올렸다는데… 되레 줄었어요

    최저임금 실제임금 올렸다는데… 되레 줄었어요

    인천지방법원에서 청소원으로 일하며 한달에 66만 7300원을 받는 3인가족 가장 김정숙(60·여)씨. 오는 9월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3100원으로 지금보다 9.2% 오르지만 김씨는 걱정이 태산이다.‘주5일 근무제’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월급이 오히려 더 깎이게 생긴 탓이다. 이런 수준의 최저임금으로는 못 살겠다던 김씨는 지금 그만큼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등 여성·노동단체가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숙씨의 최저임금 지키기’라는 캠페인 행사를 벌였다. 이날 최저임금의 주인공으로 월급명세서를 공개한 김씨는 “우리 같은 비정규직 청소원에게 주5일제는 최저임금마저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토로했다. 김씨의 6월 월급은 기본급과 월차 및 연장 근로수당 등을 합쳐 66만 7300원이었지만 법원이 주5일제를 시작한 7월부터 63만 9610원으로 줄었다. 이 액수는 현 최저임금인 64만 1840원보다도 적고 3인 가족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한계선인 81만 431원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실직한 남편(65)과 손녀를 부양하는 김씨의 생활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노동부는 오는 9월1일부터 내년 말까지 현 시급 2840원보다 9.2%가 인상된 시급 310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한다. 현 최저임금인 64만 1840원에서 이론상으로는 6060원이 오르지만 김씨의 월급은 제 자리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주5일제로 인한 연월차 통합과 생리휴가 무급화로 현행보다도 5만 8313원이 오히려 삭감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런 계산법을 적용해 보니 안산의 한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원도 주5일제로 바뀌면서 월급이 66만 1000원에서 64만 7000원으로 줄었다. 용역업체 입장에서는 주 44시간 근무를 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정부가 정한 시급 3100원만 지급하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 결국 노동시간은 단축됐지만 인력이 충원되는 것은 아니어서 노동 강도만 세지고 임금 차별은 확대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여성·노동단체는 ‘고무줄 최저임금제’라고 비판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심상찮은 노·정 대립 해법은 없는가

    심상찮은 노·정 대립 해법은 없는가

    한국노총 김태환 충주지부장 사망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노·정 대립이 심상찮다. 이미 기(氣) 싸움 단계를 넘어섰다. 어느 한쪽이 무너질 때까지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다. 노동계의 분위기는 일단 ‘강공’이지만 대화를 통한 타협이라는 협상카드도 내비치고 있다. 한국노총 이상연 홍보부장은 “현 노정관계는 파탄났다.”면서 “대화 채널이 멈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상황은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몰고왔다.”며 책임을 김 장관에게 돌렸다. 따라서 김 장관이 퇴진하지 않는 한 노정관계 회복은 어렵다고 고삐를 조였다. 7일로 예정된 한국노총의 총파업 역시 김 장관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 장관을 퇴진시키지 않고는 원만한 노정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한국노총의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대화복원 의지도 드러냈다. 이 부장은 “총파업 이전까지 최소한의 시간은 남아 있다.”면서 “정부쪽에 공이 넘어간 만큼 이제부터는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뒷일’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양노총의 김 장관 퇴진투쟁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하다. 노동계 일부에서조차 너무 앞서간다고 지적한다. 청와대가 꿈쩍하지 않는 상황에서 마땅한 퇴로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더구나 여론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4일 정병석 노동부차관이 기자간담회를 자청, 입을 열었다. 정 차관은 노동계의 김 장관 퇴진요구에 대해 “부적절하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책임질 일을 책임지라고 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정 차관은 ‘법과 원칙’이라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전제로 하면서도 노동계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에 대해서는 더욱 그랬다.“노정관계의 파탄이 아니라 이용득과의 파탄”이란 말까지 나왔다. 정부는 이번 노동계와의 대립을 노정관계 재정립의 원년으로 삼을 작정인 듯하다. 무리한 요구는 결코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막판에 적당히 포용하는 기존 틀을 깨겠다는 것이다. 정 차관은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김 장관 퇴진이유도 조목조목 반박했다.“조문을 안 했다고 장관 물러나라는 게 세상에 말이 되느냐.”며 역공을 퍼부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도 근로자측의 전략상 실수를 꼬집었다. 정 차관은 “공익위원들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면서 “사용자측은 이 범위 안에서 최종안을 냈고 근로자측은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근로자측의 전략상의 문제이지 노동부장관이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니라고 받아쳤다. 정 차관의 전례없는 강공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노동계 ‘줄파업’ 비상

    노사정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노동계가 5일 항공조종사노조의 시한부파업을 시작으로 이번 주 잇따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임단협 투쟁에 나선 산별노조들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6월 임시국회 비정규직법안 처리 무산과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망사고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반발, 오는 7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한국노총은 전국적으로 10만명의 조합원을 참여시켜 김대환 노동부장관과 이원덕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퇴진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3일 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국립·사립대 병원, 지방공사 의료원 등으로 조직된 전국보건의료노조(병원노조)가 오는 8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혀 전국적 병원파업이 우려된다. 병원노조는 지난 4월부터 교섭권 제3자(노무사) 위임 문제, 사용자단체 미구성 등 현안에 대해 사측과 벌인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지난주 재적 조합원 3만 3352명 중 81.4%인 2만 7142명이 참가한 투표를 통해 1만 8795명(69.3%)의 찬성으로 총파업안을 가결시켰다. 전국금속노동조합도 지난달 29일 산별 중앙교섭과 관련해 사용자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5일 13차 중앙교섭에서 쟁점이 타결되지 않으면 6일과 8일 4시간 파업을 벌일 방침이다.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도 지난달 30일 간부파업과 조합원 준법투쟁을 벌인 데 이어 5일 오전 1시부터 시한부 경고파업에 나선다. 노사정간 대화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정부는 예정대로 노동현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인 반면 노동계는 산별노조의 임단협과 조속한 비정규직 법안 처리, 최저임금 재조정, 노동장관 퇴진 등을 관철하기 위한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노정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부너 지음

    마약판매상은 왜 어른이 되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 걸까? 미국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사업중의 하나인 마약거래. 저소득층 주택단지에서 조금만 어슬렁거려도 싸구려 코카인 ‘크랙’의 거래가 가능할 정도다. 그러나 크랙 판매상은 여전히 가난하게 살고 있다. 대부분 자기 집도 없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마약 갱단의 조직을 파고 들어가면 갱단은 맥도널드사의 조직도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갱단에 중앙본부가 있고, 그 아래 수백개의 지부가 있다. 본부는 각종 변호사비용과 뇌물, 갱단이 후원하는 지역행사 지원에 돈을 써야 한다. 중간 관리책은 자신의 구역에서 크랙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대가로 수입의 일부를 이사회에 지불해야 한다. 거리에서 크랙을 파는 이들은 다른 경쟁관계에 있는 갱단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조직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갱단의 고위 간부는 큰돈을 만지지만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받는 돈은 줄어들게 마련. 거리 크랙상들의 시급은 최저임금 기준에도 못 미치는 3.3달러에 불과하다. 부모들에게 얹혀 살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미국의 젊은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 그는 기존 경제학자들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여기는 ‘마약 판매상의 재정분석’을 통해 마약 판매상의 가난을 경제학적으로 고찰했다. 일상 생활속에 숨겨진 진실을 방대한 데이터로, 치밀한 통찰력과 과학적 논증으로 파헤쳤다. 그는 이외에도 ‘낙태의 합법화가 미치는 영향’‘승리가 전부는 아니다:스모경기에서의 부패’등 누구도 연구하지 않는 흥미로운 주제에 시간을 쏟아 부었다.2003년 미국 ‘예비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하고, 같은해 포천지 선정 ‘40세 미만의 혁신가 10인’에 선정됐다. ‘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부너 지음, 안진환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은 상식과 통념을 깨는 괴짜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다. 뉴욕타임스의 기고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더부너의 글솜씨가 더해져 난해한 경제학을 쉽게 읽히게 한다. 그는 ‘그 많던 범죄자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에 의문을 표시했다. 연구 결과 그는 1990년대 미국의 범죄율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사회의 완벽한 치안정책이나 총기규제, 경제번영 등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낙태의 합법화라는 뜬금없는 사건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원치 않는 출산은 범죄율을 높이지만 반대로 낙태의 합법화는 범죄율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은 ‘인센티브’라고 분석한다. 스모 선수와 교사가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조작과 시험부정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설명은 인센티브로 설명했다. 또 우리가 아는 세상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범죄학자가 범죄율이 줄어든 것을 설명해내지 못하고, 교사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돈이 선거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경제적인 잣대가 아니라 도덕적인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1만 2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최저임금 행정심판 청구”

    노동계가 최저임금 의결에 대한 절차상의 하자 등을 주장하며 다음주 초 김대환 노동부장관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키로 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안과 관련,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한국노총 이민우 정책국장은 1일 “최저임금법상 2회 이상의 출석을 요구받고도 출석하지 않았을 경우 표결처리할 수 있으나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의결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위가 올 하반기와 내년 최저임금을 9.2%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은 실질적인 임금 삭감”이라며 “노동부장관에게 이의제기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노동계는 최저임금이 종전 2840원(시급)에서 3100원으로 인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주 40시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월 64만 7900원으로 현행 64만 1840원(주 44시간 기준)과 비교하면 임금인상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노동부장관 퇴진 서명 돌입”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30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부 장관퇴진 서명운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양 노총 위원장은 공동성명을 통해 “최근 비정규직법 논의와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망사건 대응, 최저임금 결정과정 등이 ‘노·정관계의 파탄’으로 규정지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대환 노동부 장관과 이원덕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ㆍ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 폐기 ▲‘김태환 열사 살인사건’ 진상규명ㆍ책임자 처벌 ▲최저임금심의위원회 해체와 제도개혁 등도 요구했다. 양 노총은 노동부 장관 퇴진과 노동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오는 7일 한국노총 총파업에 이어 15일 정부의 노동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김 장관이 참여하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 독선과 오기로 버틴다면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도 불참하거나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근로자 최저임금 9.2% 인상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9.2% 인상된 시급 310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제6차 전원회의를 열어 노동계측이 퇴장한 가운데 사용자안을 가지고 표결을 실시, 투표자 16명 중 15명의 찬성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오는 8월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인 시간급 2840원, 일급 2만 2720원에 비해 9.2% 인상된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위원회에서 의결된 최저임금안을 이날 노동부장관에게 제출했다.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당 44시간 근무기업의 경우 70만 6000원, 주 40시간 근무기업은 64만 7900원이 각각 적용된다. 이번 심의에서 사용자측은 당초 3.0%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1차 5.6%,2차 7.7% 인상안을 거쳐 9.2%를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노동계는 상용직 근로자 통상임금의 절반 수준인 37.3%(월 81만 5100원)를 주장했다가 막판 17%까지 요구안을 낮췄다. 최저임금은 전체 근로자의 10.3%인 150만 3000명이 오는 9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적용받게 된다. 한편 노동부장관은 오는 8월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하고 이의제기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정책진단] ‘최저임금’ 공방

    [정책진단] ‘최저임금’ 공방

    양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과 경총이 비정규직법안에 이어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측은 최저임금심의위원회(위원장 최종태·서울대교수)의 최저임금 결정시한이 오는 28일로 다가오자, 치열한 논리전과 함께 공익위원 압박작전에 나섰다. 최저임금심의위는 노·사·공익위원 27명(각 9명씩)으로 구성됐다. 노사의 입장이 상반되는 만큼 결정권은 사실상 대학교수 등 공익위원들이 쥐고 있다. 양 노총과 경총은 각각 최저임금 요구안과 제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양자의 차이는 너무나 극명하다. 양 노총은 37.3%의 인상을 요구하고, 경총은 3%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월 81만 5100원(시급 3900원, 주 40시간 기준)이 노총의 안이다. 반면 경총은 월 66만 1050원(시급 2925원, 주 44시간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2차례 정도 수정안을 내겠지만 상대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총 경제조사본부 이상철 전문위원은 15일 “중소기업에서는 3%도 부담스러워한다.”고 했고, 한국노총 이민우 정책국장은 “수정안을 낼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맞섰다. 경총은 영세업종의 평균 생산성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제시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5년 동안의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12.3%라는 통계 수치를 내놓았다.5년간 60% 이상 올랐다는 얘기다. 최저임금을 주는 사업장의 경우 생산성과 지급여력이 열악해 한계상황에 봉착했다는 논리도 내세운다. 이 전문위원은 “현재 법정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하지만 노동부는 이런 사업장에 벌금을 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9월부터 발효됨에 따라 기업주의 부담은 훨씬 더 커졌다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했던 감시단속근로자(경비 등)와 수습 근로자, 훈련생 등이 법 개정으로 적용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56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감시단속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기업주의 추가부담은 연간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경총은 보고 있다. 최저임금 적용 노동자는 총 125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양 노총은 우리나라처럼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한 나라의 경우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보호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현실화가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2840원, 한달(주 44시간 기준) 64만 1840원으로, 이는 올 2월말 현재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노동자 한달 통상임금 172만 6260원의 37.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4·4분기 생계비 229만 4800원의 28.0% 수준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이 국장은 “최저임금은 상용직 노동자 통상임금의 절반수준은 돼야 한다.”면서 “81만 5100원은 이런 취지에서 산출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 노총은 최저임금 쟁취를 위한 투쟁을 강도 높게 전개할 방침이다. 지난 13일부터는 최저임금심의위(서울 강남구 논현동)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칼자루를 쥔 공익위원들에게 노동계의 입장을 호소하는 엽서도 보낼 계획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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