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최연소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헌재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대병원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유승민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후쿠다 야스오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56
  • ‘오페라의 유령’ 조나단 록스머스, 내년 초 내한 콘서트

    ‘오페라의 유령’ 조나단 록스머스, 내년 초 내한 콘서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카리스마 있는 유령으로 활약한 조나단 록스머스가 내년 초 국내 콘서트를 갖는다. 주최사인 오닉스 엔터테인먼트는 록스머스가 내년 1월 2일과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뮤지컬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록스머스는 2005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해 ‘웨스트사이드스토리’ 토니, ‘시카고’ 빌리 플린, ‘스위니 토드’ 토드 등 대작들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2011년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영어 프로덕션 중 역대 최연소 유령으로 발탁돼 더욱 주목받았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에비타’ 등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품 여섯 편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가 지난 2017년과 2018년 고향인 요하네스버그의 1900석 규모의 몬테카지노 극장에서 연 단독 콘서트는 9차례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올해 내한공연에서도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으로 활약하며 부산과 서울, 대구에서 9개월간 국내 관객들을 만났다. 록스머스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앤드 공연장이 모두 멈춘 가운데 유일하게 공연이 진행된 한국의 방역 시스템과 자가 방역 수칙을 지키며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큰 감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드투어 기간 동안 한국 관객들과 많은 교감을 하며 첫 해외 단독 콘서트를 한국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나단 록스머스 팬타즘(Phantasm)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콘서트에서는 ‘원맨 브로드웨이 퍼포먼스’ 형식으로 록스머스가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킬앤하이드’, ‘레미제라블’ 등 유명 뮤지컬 작품들의 넘버를 들려주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테너 존 노도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화웨이 ‘아너’ 매각, 삼성에 기회되나… 또 주목받는 노태문

    화웨이 ‘아너’ 매각, 삼성에 기회되나… 또 주목받는 노태문

    화웨이의 중저가 브랜드 아너 매각에 따른 수혜를 삼성 스마트폰이 누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취임 첫해인 올해 분주히 뛴 노태문(52)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70% 첫 돌파, 미국 시장 1위 3년 만에 재탈환 등 최근 삼성 스마트폰이 잇단 호실적을 내는 가운데 또 다른 호재다.중국 화웨이는 이날 아너 부문을 분할해 선전시 즈신(智信)정보기술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아너를 매각하게 된 것은 강도를 높여 오는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따른 결정이다. 아너는 2013년부터 화웨이가 운영해 온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로 지난 7년간 아너 브랜드로 팔린 화웨이 스마트폰은 7000만대에 이른다. 아너의 유럽 판매량은 연간 1000만대 규모라 삼성은 유럽 시장 확대도 노려볼 수 있다. 지난 8월 ‘타운홀미팅’에서 “하반기부터 화웨이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고 자신했던 노 사장에게는 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열렸다. 아너가 화웨이 연간 출하량의 4분의1을 차지해 온 만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를 굳히는 가운데 화웨이, 애플, 샤오미 등의 2~5위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노 사장의 별명은 ‘미스터 최연소’다.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만 38세에 상무, 만 41세에 전무, 만 50세에 사장에 오른 데 이어 지난 1월 정기 인사에서 고동진 IM 부문 대표이사가 맡아 오던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꿰찼다. 현재 사장단 가운데 가장 젊은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은 이르지만 노 사장이 고동진 대표의 뒤를 잇는 건 시간문제”라는 말이 일찌감치 나왔다. 무선사업부장 취임 첫해인 올해 그는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1, 2분기와 달리 3분기에는 글로벌 소비 심리 회복,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플립2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 마케팅비 절감 효과 등으로 3년 만에 4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깜짝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 사장은 이번 3분기 실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사업을 이끄는 리더십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의 결함 이슈도 갤럭시에 자연스럽게 기회가 되며 노 사장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가 프리미엄 라인 판매가 무너지고 중저가 제품만 팔리는 상황이라 삼성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대비하지 못한 전략 방향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퇴출이라는 변수가 노 사장에게는 기회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성인무대 뛴 13세 소녀… 아빠 DNA 보인다

    성인무대 뛴 13세 소녀… 아빠 DNA 보인다

    미국 스포츠문화 전문 웹사이트 ‘블리처 리포트’의 편집장 애슐리 앤더슨은 지난 6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5쌍의 ‘부녀(父女) 스포츠 스타’를 선정해 스포츠 베팅업체인 ‘베트 아메리카’에 올렸다. 그는 주먹 하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하마드 알리를 가장 첫 줄에 언급했다. 본명이 ‘캐시어스 클레이 주니어(2세)’인 알리는 2016년 6월 고향인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74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알리의 딸 라일라는 아버지의 ‘복싱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1999년 프로복싱에 데뷔한 이후 ‘마담 버터플라이’란 애칭을 얻으며 2007년 은퇴할 때까지 24승 무패, 21KO승이라는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 이들 외에도 이름만 들어도 무릎을 탁 칠 만한 ‘아버지와 딸’이 앤더슨의 기고에서 ‘스포츠 DNA의 대물림’을 가감 없이 증명해 보였다. ●아빠 ‘커리어 트레블’ 해낸 날 겹경사 제75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본선 첫날 경기가 열린 지난 9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 테니스 코트. 여자복식에 나선 13세의 이재아가 자신의 서비스를 에이스로 장식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회는 2013년부터 출전 연령 제한을 없앴다. 아마추어와 실업 선수가 ‘계급장 떼고 맞붙는’ 대회다. 이재아는 최근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여덟 번째 우승 합작을 마지막으로 K리그 그라운드와 작별한 ‘골잡이’ 이동국(41)의 딸이다. 소문난 ‘다둥이 가족’을 꾸린 이동국은 ‘대박이’로 더 알려진 막내아들 시안이를 비롯해 다섯 명의 자녀를 뒀다. 첫째와 둘째를 모두 쌍둥이로 얻었다. 이재아는 첫째 쌍둥이 가운데 언니 재시보다 조금 늦게 세상에 나온 서열 두 번째 딸이다. 이재아는 하루 전인 지난 8일 대회 여자복식 예선 결승에서 이서연(18)과 호흡을 맞춰 송수연(21)-이유빈(18) 조를 2-1(6-1 3-6 12-10)로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대회 여자복식 최연소 본선 출전자로 단박에 유명세를 탔다. 공교롭게도 아빠 이동국은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까지 합작하며 ‘커리어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재아는 생애 처음으로 성인테니스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출전했지만 2번 시드를 받은 최지희-정영원 조에게 1회전에서 0-2(1-6 1-6)로 완패했다. 그렇지만 풀이 죽지 않았다. 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이재아는 “언니들과 경기를 한다는 게 도무지 안 믿어졌다. 그저 배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면서 “대진표도 제가 뽑은 건데 2번 시드 언니들과 만나 안 좋았다고 잠시 생각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기회가 다신 없을 것 같더라. 차라리 다행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재아는 또 “1회전 목표는 제 서비스 게임에서 2~3게임을 따는 것이었는데 목표를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이재아 조가 따낸 두 게임 중 첫 게임은 이재아의 ‘에이스’가 결정적인 단초가 됐다. 그는 “스트로크는 밀리지 않았지만 랠리가 길어지면 못 따라가서 어려웠다”며 “랠리가 길게 이어지면 급해져 서둘러 때리려고 하다가 실수를 많이 했다. 우선 스텝(다리)이 문제다. 더 빨라질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목조목 경기를 되짚었다.●“아빠? 롤모델이지만 기대 너무 커” 아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전날 “같은 운동선수로서 분명 아빠는 제 롤모델이지만 너무 저를 ‘프로’ 눈높이에서만 내려다보려 하신다.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 같다”고 투덜댔던 이재아의 푸념이 다시 시작됐다. 그는 “아빠는 ‘라떼’(‘나 때는~’으로 시작되는 나이 먹은 이들의 훈계를 비꼬는 속어)다”라는 말로 아빠 이동국을 향해 쏘아붙였다. “아빠는 테니스에 대해서는 말하는 법이 없다. 오직 운동선수로서 해야 할 것에 대해서만 말한다.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좋지만 사소한 잔소리가 너무 많다”고 아예 고자질을 했다. 그러면서도 “경험이 훨씬 많은 운동 선배로서 하는 도움의 말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이젠 은퇴하셔서 제 경기에 자주 오실 것이다. (아빠가 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젠 달라질 것이고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애틋함이 묻어났다. 이재아는 왜 하필이면 테니스라는 운동에 꽂혔을까. 엄마 이수진씨는 “남편이 아들을 낳으면 축구를, 딸을 낳으면 테니스를 시킬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 저희 부부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킨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재아가 어릴 때부터 운동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 수영, 골프 등 많은 종목을 경험하게 했다. 그중에 테니스에 가장 소질을 보이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키 169㎝·큰 손 유리” 테니스계 기대 이재아의 경기 모습을 지켜본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은 “13세 나이에 키 169㎝라는 신체적 유리함이 돋보인다. 특히 손이 큰데 이는 그립을 견고하게 하기엔 좋은 조건”이라며 “다만 다소 느린 스텝에서 야기되는 민첩성과 순발력 부족은 꾸준한 훈련으로 극복해야 할 단점”이라고 평가했다. 박원식 홍보팀장은 “재아가 한 게임만 건져도 좋겠다고 했는데, 그 이상 했다”고 거들었다. 이날 이동국은 지방에서 열린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하느라 이재아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재아는 미국 대학 입학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현지 유명 대학에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종목이라는 판단하에 테니스를 시작했다. 물론 본인의 의사가 더 컸다”고 말했다. 이재아는 현재 자택에서 전 과목을 영어로 공부하는 홈스쿨 8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동국은 이어 “재아는 아직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지만 프로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저절로 프로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면서 “진정한 스포츠인이 갖춰야 할 덕목들을 지금부터 쌓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언젠간 호주오픈 우승 오사카처럼” 현재 아시아테니스연맹(ATF) 주니어 랭킹 5위인 이재아의 꿈은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50위 안에 드는 것이다. 테니스계에서 롤모델이자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2018년 호주오픈 여자단식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일본)다. “당시 경기장에서 오사카를 직접 봤다. 사인도 받았다”고 자랑한 이재아는 “저도 언젠가 반드시 그랜드슬램 코트에 서고 싶다. 오늘 그곳을 향해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당차게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1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국감 활약은 그의 ‘분홍색 원피스’만큼 인상적이었다. 삼성을 정조준하는 대범함과 숨진 노동자 옷을 입고 나타나는 기민함도 보였다. 1992년생 의원을 향한 시기, 질투,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도 ‘잘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 513호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뜨거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원하게 잘 웃었고, 솔직한 화법을 썼다. -정치를 의식하면서 살았나요. 이를테면 국회의원이 돼야지, 그런 생각? “아니요. 오히려 어머니는 ‘평범하게 살아라. 그래야, 세상이 너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거기에 맞춰 살았고요. 그러다 직장에서 성추행을 겪고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기만 한다면,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세상이 질문하지 않을 텐데. 그게 진짜 설명이 필요 없는 삶이 아닌가?’라고.” -내가 평범해지는 대신 세상을 바꾸겠다 생각한 거네요. “그렇죠(웃음). 세상이 좀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 아, 세상을 바꿔 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보통 사람들은 조직에 자신을 맞추고, 집단에 녹아들고 싶어 합니다. 게임회사 재직 때 장기자랑 건으로 인사팀 관계자를 쏘아붙인 일화도 있더군요.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 왔다’고. 그 대범한 성격은 타고난 건가요. “어머니도 저더러 ‘어릴 때부터 애가 간이 컸다’고는 하시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그보다는 행동하거나 말하지 못했다가 후회한 경험들이 쌓이고 말하지 않는 게 더 괴롭다는 걸 깨달았어요. 행동하고 나서 힘든 게 차라리 낫다는 걸 체득한 거죠. 직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성추행과 갑질 피해를 본 후배를 도운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행동하는 게 제가 행복해지는 길인 거죠.” #2 류 의원은 덩치 큰 가구 대신 스타트업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빈백을 방에 들여놨다. 여기저기 놓인 노란색 소품이 창밖의 은행나무와 묘하게 어울렸다. 문에는 ‘비동의 강간죄를 소개하고 싶어 대자보를 붙입니다’라고 쓰인 노란색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그는 자기 1호 법안인 ‘강간죄 개정안’(강간의 정의를 폭행과 협박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 위계 위력으로 확장하자는 안)에 동참할 의원을 찾으려고 회관 곳곳에 포스터를 붙였다. 지난 8월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비동의 강간죄, 진행사항은 어때요. “법사위 의원님들 찾아가기도 하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다들 눈치를 자주 보시는 것 같아요. (종교계 눈치요?) 한편으로는 왜 여성의 표는 의식하지 않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거지? 화가 나요. 신중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놈의 신중함 때문에 많은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신중함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에 대한 변명이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억하시느냐’고 외친 일도 주목받았어요. 시선을 끄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아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시위를 한 지) 막 40일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60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돌아가셨어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인데 이런 사고가 나면 기업들은 노동자 개인의 과실이라고 변명을 해요. 실상은 안전 시스템 미비, 효율만 따지는 기업문화가 문제라는 거죠. 이건 우리가 비용 효율만 따져 가며 기업들에 특혜를 늘려 줘서 그런 건데, 이제 정상으로 돌릴 때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에서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니 하루빨리 준비가 되길 촉구해야겠죠.” -정치를 하면서 참고하는 모델이나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딱히 롤모델이라는 건 없지만,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분이라면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떠오르네요. 예전에 한 게임 회사 과로사 사건 뒤에 이 전 대표님 의원실에서 나섰고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돌았는데, 그때 (회사가) 떼먹은 야근수당을 주더라고요(웃음).” -본인이 자주 이야기하는 ‘약자의 무기’로서 정치가 작용한 거군요. “네. 일상 속에서 정치가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구나 체감했죠. 예전 회사에서 부당해고 사례가 몇 건 있어서 당시 회사 임원이 증인으로 나갔는데 그걸 주도한 것도 이 전 대표님 의원실이었고요. 여러 영향을 받았죠.” #3 정의당 비례 1번으로 주목받고 대리게임 의혹을 치렀으며 박원순 조문 거부와 본회의 원피스 복장으로 단숨에 논쟁의 중심에 선 그다. 파격만 있을까 의심했는데, 정쟁에 가려 잊고 있었던 ‘입법 노동자’의 본모습이 엿보였다. -아참, 멘사 회원이라면서요. “민망해서 이걸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데…(웃음). 무엇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 드리고 싶어요. 최근에는 총선 1호 공약인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를 요청했습니다. 공짜 야근 이제 그만 없애야죠. 최대한 많은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곧 발의할 예정입니다. 채용비리처벌법, 임금체불방지법 그리고 부당권고사직방지법을 담은 청년 노동자 보호 3법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게임’, ‘노동’, ‘원피스’, ‘최연소’ 등 정치인 류호정에게 여러 꼬리표가 달렸어요. “저는 ‘정의당 류호정’이고 싶어요. 정의당엔 정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큰 정당, 큰 단체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다가 결국 안 돼서 여기로. 그래서 전 필요할 때 마지막에 곁에 있어 주는 사람. 그게 거대 양당이 할 수 없는 정의당만의 역할이니까요.”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류 의원 가방 속이 궁금해 지하철 출퇴근 ‘최애템’ 게임기힐링 영상 즐겨보는 태블릿PC 21대 최연소 정치인의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류호정 의원은 흔쾌히 가방을 열어젖혔다. 노란색(정의당의 상징색) 스포츠 브랜드 배낭에서 나온 아이템은 태블릿PC와 무선 이어폰, 화장품 파우치, 볼펜,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칫솔 그리고 ‘민총이’(민주노총 캐릭터) 엠블럼. 이것도 저것도 전부 노란색 천지다.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는 그는 이동 중에 간간이 휴대용 게임기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닌텐도 스위치의 인기 타이틀)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게임광이다. 이화여대 재학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이하 롤) 대리게임 의혹을 겪고 사죄도 했지만, 게임 자체를 그만두진 않았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를 끝내고 지난 주말 롤 ‘골드티어’(중상위권 레벨)를 찍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스트레스 해소 목적도 있지만 롤을 매개로 청년들과 더 편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도 류 의원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 음악은 즐겨 듣지 않지만, 라디오는 챙겨 듣는다. 즐겨 듣는 라디오는 없고 주파수 잡히는 대로 듣는 편. 아이패드로는 조간 뉴스를 꼼꼼히 챙기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고양이와 새 영상을 찾아본다. 가장 최근에 산 아이템은 스마트워치(애플 워치). 밀려드는 연락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 [월드피플+] 나치에 맞선 세계 최연소 레지스탕스…6살 영웅의 죽음

    [월드피플+] 나치에 맞선 세계 최연소 레지스탕스…6살 영웅의 죽음

    프랑스의 6살 소년이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최연소 레지스탕스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프랑스가 이날 휴전기념일을 맞아 마르셀 핀테를 제2차 세계대전의 최연소 영웅으로 기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중부 엑시슈어비넨에 위치한 전쟁기념비에 이름을 새긴 마르셀은 놀랍게도 6살에 불과한 소년이다. 사연은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점령됐을 때인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르셀은 6살 소년이었지만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는 레지스탕스에게 비밀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어린 소년이었기에 레지스탕스의 메시지를 배달했을 것이라 독일군도 미처 생각치 못했던 것. 마르셀이 이같은 임무를 수행하게 된 배경은 아버지가 지역 내 레지스탕스의 지도자였기 때문이다.이 지역에서 아토스라는 암호명으로 불렸던 마르셀의 아버지 유진은 지역 내에서 1200명의 레지스탕스를 이끌면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나치에 맞섰다. 마르셀의 조카인 마크(68)는 "아마도 당시 마르셀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게임으로 여겼을 것"이라면서 "아버지 유진은 마르셀이 어른들과 잘 어울려 놀고 레지스탕스들과 함께 숲에 있는 것을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르셀은 지난 1944년 8월 19일 종전을 지켜보지 못하고 동료 요원이 실수로 쏜 기관총 오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1950년 프랑스 정부는 마르셀에게 레지스탕스 하사 계급을 추서해 그의 업적을 기렸다. 조카 마크는 "마르셀은 살던 지역이 해방되기 몇시간 전 엑시슈어비넨의 묘지에 프랑스 삼색기에 덮여 매장됐다"면서 "아버지 유진은 1951년 사망했는데 바로 그의 옆에 묻혔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GS ‘오너일가 4세’ 약진… 허태수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사

    GS ‘오너일가 4세’ 약진… 허태수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사

    GS그룹이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오너일가 4세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외부 인재 수혈도 눈에 띈다. GS그룹은 대표이사 선임 및 부사장 승진 4명, 외부 영입 3명, 전무 승진 6명, 상무 신규 선임 17명 등 총 30명의 임원 인사를 내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예년보다 1개월가량 앞당긴 인사로 이사회를 거쳐 확정된다. 전무로 승진한 허철홍(41) GS칼텍스 마케팅부문장은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으로 15년간 GS그룹을 이끌다 지난해 물러난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조카다. 2017년 38세 나이로 그룹 내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기록한 바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의장의 장남인 허치홍(37)씨는 GS리테일 편의점5부문장(상무)으로,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아들 허주홍(37)씨는 GS칼텍스 생산DX부문장(상무)으로 신규 선임됐다. 3명의 인사가 외부에서 영입됐다.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으로 들어온 김성원 부사장은 산업자원부 관료 출신으로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을 거쳤으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 인물로 알려졌다. 미국 미시간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나온 공인회계사 출신의 신상철 GS건설 신사업지원그룹장(부사장)과 이베이코리아, 삼성물산 등을 거친 박솔잎 GS홈쇼핑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이 있다. 이 외에 도정해 GS엔텍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를 맡았고 유재영 GS칼텍스 재무실장,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은주 ㈜GS 홍보담당 부사장은 기존 업무와 함께 GS스포츠 대표이사도 겸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 광주·전남 총장협의회 회장에 선출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 광주·전남 총장협의회 회장에 선출

    “지역 학교간 교류협력을 강화해 대학들의 장점을 살리고,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협력의 장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광주·전남 21개 대학(4년제대학)으로 구성된 광주·전남지역대학교 총장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성현(55) 목포해양대 총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많은 대학들과 지역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민과 함께 상생하고 발전을 이끌어가는 대학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총장은 “지역산업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성화된 기업을 대학이 육성하고 선도해야한다”면서 “지자체가 지원을 강화해 산·학·연·관이 함께하는 지역발전 일자리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도 제안했다. 그는 “학령인구가 줄어가는 시점에 2021년도에 시행될 교육부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 대비해 경쟁보다는 서로 힘을 합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국가발전과 지역대학의 상생을 위한 교류협력 필요성이 요구된다”며 “지역사회 중심대학으로서의 책무와 인재 배출을 담당하는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힘 줘 말했다. 광양 출신으로 순천고(33회)와 부산해양대를 졸업한 박 총장은 전국 국·공립대학 최연소 총장이다. 2017년 총장에 취임한 후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전국 국·공립대학교 중 취업률 1위를 달성했다. 취임 2년 동안 굵직굵직한 현안 사업을 해결하고, 취업률 1위 대학으로 위상을 굳건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 부처와 국회 등을 찾아다니면서 올해 510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도 올렸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원피스’ 말고 ‘입법 노동자’ 류호정, 나의 진짜 꼬리표 [아무이슈]

    ‘원피스’ 말고 ‘입법 노동자’ 류호정, 나의 진짜 꼬리표 [아무이슈]

    정의당 류호정의 국감 활약은 그의 ‘분홍색 원피스’만큼 인상적이었다. 삼성을 정조준하는 대범함과 숨진 노동자 복을 입고 나타나는 영리함도 보였다. 1992년생 의원을 향한 시기, 질투,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도 ‘잘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513호에서 요즘 가장 바쁜 그를 만났다. 그는 뜨거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원하게 잘 웃었고, 솔직한 화법을 썼다.●어릴 적부터 ‘간 큰’ 내가 ‘정치’ 뛰어든 이유 - 정치를 의식하면서 살았나요. 이를테면 국회의원이 되어야지…. “아니요. 오히려 어머니는 ‘평범하게 살아라. 그래야, 세상이 너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거기에 맞춰 살았고요. 그러다 직장에서 성추행을 겪고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기만 한다면,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세상이 질문하지 않을 텐데. 그게 진짜 설명이 필요 없는 삶이 아닌가?’라고.” -내가 평범해지는 대신 세상을 바꾸겠다 생각한 거네요. “그렇죠. (웃음) 세상이 좀 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 아,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보통 사람들은 조직에 자신을 맞추고, 집단에 녹아들고 싶어합니다. 게임회사 재직 때 장기자랑 건으로 인사팀 관계자를 쏘아붙인 일화도 있더군요.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왔다’고. 그 대범한 성격은 어디서 온건가요. 타고난 건가요. “어머니도 저더러 ‘어릴 때부터 애가 간이 컸다’고는 하시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그보다는 행동하거나 말하지 못했다가 후회한 경험들이 쌓이고 말하지 않는 게 더 괴롭다는 걸 깨달았어요. 행동하고 나서 힘든 게 차라리 낫다는 걸 체득한 거죠. 직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성추행과 갑질 피해를 본 후배를 도운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행동하는 게, 제가 행복해지는 길인 거죠.” ●의원회관 513호… 노란색 대자보? 류 의원은 덩치 큰 가구 대신 스타트업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빈 백(bean bag)을 방에 들여놨다. 여기저기 놓인 노란색 소품이 창밖의 은행나무와 묘하게 어울렸다. 문에는 ‘비동의 강간죄를 소개하고 싶어 대자보를 붙입니다’라고 쓰인 노란색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그는 자기 1호 법안인 ‘강간죄 개정안’(강간의 정의를 폭행과 협박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 위계 위력으로 확장하자는 안)에 동참 할 의원을 찾으려고 회관 곳곳에 포스터를 붙였다. 지난 8월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비동의 강간죄, 진행사항은 어때요. “법사위 의원님들 찾아가기도 하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다들 눈치를 자주 보시는 것 같아요. (종교계 눈치요?) 한편으로는 왜 여성의 표는 의식하지 않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거지? 화가나요. 신중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놈의 신중 때문에 많은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신중’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에 대한 변명이죠.”●문 대통령 향해 “기억하시느냐” 화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억하시느냐’고 외친 일도 주목받았어요. 시선을 끄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아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시위를 한 지) 막 40일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60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돌아가셨어요. 우리나라가 OECD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인데 이런 사고가 나면 기업들은 보통 변명을 해요. 노동자 개인의 과실이다. 실상은 안전 시스템의 미비, 효율만 따지는 기업문화가 문제라는 거죠. 이건 우리가 비용 효율만 따져가며 기업들에 특혜를 늘려줘서 그런 건데, 이제 정상으로 돌릴 때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에서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준비가 되길 촉구해야겠죠.” - 정치를 하면서 참고하는 모델이나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딱히 롤모델이라는 건 없지만,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분이라면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님이 떠오르네요. 예전에 게임회사 과로사 사건 뒤에 이 전 대표님 의원실에서 나섰고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돌았는데, 그때 (회사가) 떼먹은 야근수당을 주더라고요. (웃음)” - 본인이 자주 이야기하는 ‘약자의 무기’로써 정치가 작용한 거군요. “네. 일상 속에서 정치가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구나! 체감했죠. 예전 회사에서 부당해고 사례가 몇 건 있어서 당시 회사 임원이 증인으로 나갔는데 그걸 주도한 것도 이 전 대표님 의원실이었고요. 여러 영향을 받았죠.”●“멘사 회원? 굳이…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정의당 비례 1번으로 주목받고 대리게임 의혹을 치렀으며 박원순 조문 거부와 본회의 원피스 복장으로 단숨에 논쟁의 중심에 선 그다. 파격만 있을까 의심했는데, 정쟁에 가려 잊고 있었던 ‘입법 노동자’의 본모습이 엿보였다. - 아참, 멘사 회원이라면서요? “전 민망해서 이걸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데…. (웃음) 무엇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근에는 총선 1호 공약인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 요청을 했습니다. 공짜 야근 이제 그만 없애야죠. 최대한 많은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곧 발의할 예정입니다. 채용비리처벌법, 임금체불방지법 그리고 부당권고사직방지법을 담은 청년 노동자 보호 3법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게임’, ‘노동’, ‘원피스’, ‘최연소’ 등등. 정치인 류호정에게 여러 꼬리표가 달렸어요. “저는 ‘정의당 류호정’으로 있고 싶어요. 정의당엔 정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큰 정당, 큰 단체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다가 결국 안 돼서 여기로. 그래서 전 필요할 때 마지막에 곁에 있어주는 사람. 어쩌면 그게 거대 양당이 할 수 없는 정의당 만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류호정 TMI… 그녀의 가방엔 뭐가 있을까21대 최연소 정치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가방 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류 의원은 ‘흔쾌히 가방 문을 열어젖혔다. 노란색(정의당의 상징 색) 스포츠 브랜드 배낭에서 나온 아이템은 태블릿PC와 무선이어폰, 화장품 파우치, 볼펜,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칫솔 그리고 ‘민총이(민주노총 캐릭터)’ 엠블럼. 이것도 저것도 ‘노란색’ 천지다. 분당에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는 그는 이동 중에 간간히 휴대용 게임기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닌텐도 스위치의 인기 타이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류 의원은 게임광이다. 이화여대 재학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이하 롤) 대리게임 의혹을 겪고 사죄도 했지만, 게임 자체를 그만두진 않았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를 끝내고 지난 주말 롤 ‘골드티어’(중상위권 레벨)를 찍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동안 게임 할 시간이 없어 레벨이랄 게 없었다고 했다. 스트레스 해소도 목적이지만 롤을 매개로 청년들과 더 편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도 류 의원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 음악은 즐겨듣지 않지만, 라디오는 챙겨 듣는다. 즐겨 듣는 라디오는 없고, 주파수 잡히는 대로 듣는 편. 아이 패드로는 조간 뉴스를 꼼꼼히 챙기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고양이와 새 영상을 찾아본다. 가장 최근에 산 아이템은 스마트워치(애플 워치)다. 밀려드는 연락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이동국 ‘더블’ 신화 쓴 날, 딸은 테니스 역사 썼다

    이동국 ‘더블’ 신화 쓴 날, 딸은 테니스 역사 썼다

    프로축구 K리그 은퇴를 선언한 전북 현대 이동국이 생애 첫 ‘커리어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완성하던 날 그의 둘째 딸이 국내 성인테니스대회 본선 복식 역대 최연소 출전자가 됐다. 9일 대한테니스협회에 따르면 이재아(13)는 지난 8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제75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예선 결승에서 이서연(18)과 호흡을 맞춰 송수연(21)-이유빈(18) 조를 2-1(6-1 3-6 12-10)로 제압하고 본선에 올랐다. 이재아는 이로써 2013년 출전 연령 제한을 없앤 이 대회 복식에서 만 13세 87일의 나이로 출전권을 챙겼다. 단식 최연소 출전자는 2013년 장은세로, 당시 13세 25일이었다. 이재아는 10일 복식 1회전에서 2번 시드를 받은 최지희-정영원 조를 상대로 단·복식 포함 역대 최연소 승리에 도전한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8차례 K리그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이끈 이동국은 같은 날 ‘커리어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재아는 본선행을 확정한 뒤 “운동선수로서 대선배인 아빠는 저의 영원한 롤 모델”이라며 “같은 운동선수로서 통하는 게 있지만 ‘프로’의 눈높이로 주니어 선수인 저를 바라보는 것 같다. 기대치가 너무 높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동국 ‘더블’ 신화 쓴 날, 딸은 테니스 역사 썼다

    이동국 ‘더블’ 신화 쓴 날, 딸은 테니스 역사 썼다

    프로축구 K리그 은퇴를 선언한 전북 현대 이동국이 생애 첫 ‘커리어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완성하던 날 그의 둘째 딸이 국내 성인테니스대회 본선 복식 역대 최연소 출전자가 됐다. 9일 대한테니스협회에 따르면 이재아(13)는 지난 8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제75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예선 결승에서 이서연(18)과 호흡을 맞춰 송수연(21)-이유빈(18) 조를 2-1(6-1 3-6 12-10)로 제압하고 본선에 올랐다. 이재아는 이로써 2013년 출전 연령 제한을 없앤 이 대회 복식에서 만 13세 87일의 나이로 출전권을 챙겼다. 단식 최연소 출전자는 2013년 장은세로, 당시 13세 25일이었다. 이재아는 10일 복식 1회전에서 2번 시드를 받은 최지희-정영원 조를 상대로 단·복식 포함 역대 최연소 승리에 도전한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8차례 K리그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이끈 이동국은 같은 날 ‘커리어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재아는 본선행을 확정한 뒤 “운동선수로서 대선배인 아빠는 저의 영원한 롤 모델”이라며 “같은 운동선수로서 통하는 게 있지만 ‘프로’의 눈높이로 주니어 선수인 저를 바라보는 것 같다. 기대치가 너무 높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최연소 상원 48년 만에… 대선 3수 끝에 최고령 백악관 입성

    최연소 상원 48년 만에… 대선 3수 끝에 최고령 백악관 입성

    첫 부인·자녀들 세상 떠난 개인사도 극복2차례 방한… DJ와 넥타이 교환도 회자與 박지원·문정인 교류 … 野 박진 친분미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대선 승리가 확정되며 파란만장했던 반세기 정치 인생의 정점을 찍게 됐다. 그가 28세였던 1970년 카운티 의회 의원에 당선된 지 50년 만에 이룬 거사이며, 대권 도전 3수 만에 이룬 꿈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1942년 11월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태어났다. 10살 때 부친의 실직으로 이사한 델라웨어주는 그의 ‘제2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이 된다. 바이든이 떠올리는 어린 시절의 가장 큰 추억은 말더듬증으로 놀림받던 기억이다. 그는 조회시간 발표에서도 제외될 정도로 심각했던 말더듬증이 오히려 자신을 더 강하게 했다며 “내가 바라던 더 나은 사람이 됐다고 믿는다”고 강조한다. 바이든은 피선거권 기준인 만 30세가 되기 2주 전이던 1972년 11월 첫 상원의원직 도전에서 공화당 현역 거물을 물리치고 당선된다. 하지만 당시 최연소 상원의원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던 바이든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가족을 잃는 비극이었다. 선거 승리 6주 뒤 자동차 사고로 첫 아내와 13개월 난 딸이 세상을 떠났고, 사고 당시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두 아들 보와 헌터도 중상을 입었다. 정신적 충격에 날개가 꺾인 바이든은 의원직까지 포기하려 했지만, 의회의 만류로 이듬해 아들들이 입원한 병실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초선 당시 그는 아들들을 돌보며 의정활동을 하느라 워싱턴DC에서 델라웨어의 자택까지 120마일을 통근하며 생활했다. 개인적 비극을 극복한 바이든의 모습은 먼 훗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주요 이유 중 하나였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이후 바이든은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을 뇌종양으로 잃는다.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역임하는 등 아버지만큼 유망한 정치인이었던 보가 4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당시 바이든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상원에서 6선을 하며 외교위원장과 법사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이든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거물급 인사로 성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초선 의원으로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만났던 바이든은 이미 당시 상원을 쥐락펴락하던 최고참 중진이었다. 그는 두 차례 대선 후보에 도전한 바 있다. 처음 대선 후보에 도전했던 1988년에는 로스쿨 시절 쓴 보고서가 표절 논란에 휩싸여 낙마했고, 2008년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돌풍에 밀리고 만다. 하지만 대권의 꿈을 접게 한 오바마는 그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한다. 대선 후보를 꿈꾸던 6선 의원이 부통령을 맡기로 한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한국에는 2001년 상원 외교위원장 자격으로, 2013년 부통령 자격으로 각각 방한한 바 있다. 1980년대 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당시 친분이 있었던 바이든은 2001년 방한 때 김 전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즉석에서 넥타이를 주고받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미국에서 사업을 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나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등과는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분이 있는 야권 인사로는 대표적인 미국통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꼽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생애 통산 2승째 재미교포 한승수, “오늘은 잊지 않고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생애 통산 2승째 재미교포 한승수, “오늘은 잊지 않고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3년 전 일본에서 첫 승 했을때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오늘은 정말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0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한 한승수(34)은 재미교포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간 뒤 2001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본선 진출 기록(14세 8개월)을 세웠고, 이듬해에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200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도 초청받아 출전하는 등 ‘유망주’로 컸지만 정작 2009년 프로 전향 이후에는 별다른 성적을 거둔 적이 없었다. PGA 2부 투어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아시안투어, 캐나다투어 등을 거쳐 2015년에는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 퀄리파잉 스쿨을 1위로 통과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어릴 때는 주위 기대를 많이 받았는데 프로 되고 나서 쓴맛을 많이 봤다”며 “가고 싶지 않은 곳에서도 시합에 나가야 했다”고 털어놨다.2017년 JGTO 카시오월드오픈을 제패, 프로 첫 우승을 신고한 그는 “5∼6년 전 골프가 하도 안될 때는 6개월 정도 골프를 접기도 했다”면서 “스스로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6살 된 딸과 4살 아들을 둔 한승수는 그러나 “큰 아이가 태어나고 저도 인생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면서 “이제 골프를 잘 치고 못 치고는 제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생애 통산 2승째를 수확한 한승수는 “두 번째 우승을 한국에서 해서 너무 값지다”면서 “일본에서 처음 우승을 했을 때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어버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말더듬증 소년, 대통령 되다…바이든은 누구인가

    말더듬증 소년, 대통령 되다…바이든은 누구인가

    7일(현재시간)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며 11·3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민주당 조 바이든(77) 민주당 후보는 파란만장했던 정치인생의 정점을 찍게 됐다. 바이든의 당선은 28세였던 1970년 55.4%의 득표율로 카운티 의회 의원에 당선된 지 50년만의 일이며, 대선 도전 3수 만에 이룬 꿈이다. 바이든은 1942년 11월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든에서 태어났다. 그가 상원의원에 당선돼 36년간 의원직을 지낸 델라웨어주로 이사한 것은 10살 때 일이다. 1950년대 찾아온 불황으로 이사한 델라웨어주는 그의 ‘정치적 고향’이자 현 주소지이기도 하다. 바이든이 떠올리는 어린시절의 가장 큰 추억은 말더듬증으로 놀림 받던 기억이다. 회고록 ‘지켜야할 약속’을 보면 학창시절 그의 별명은 모두 말을 더듬는 버릇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조회시간 발표에서도 제외될 정도로 심각했던 말더듬증이 오히려 자신을 더 강하게 했다며 “내가 바라던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고 강조한다. 바이든의 정치인생은 두번의 아픈 가족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1972년 첫 상원의원직 도전에서 공화당 현역 거물을 물리치고 당선된 바이든의 중앙정치 무대 출발은 탄탄대로일 듯했다. 당시 그는 피선거권 기준인 만30세가 되기 2주전에 당선돼 최연소 상원의원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선거 승리 6주 뒤 자동차 사고로 첫 아내와 13개월 난 딸이 세상을 떠났고, 사고 당시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두 아들도 중상을 입었다. 그는 충격을 받고 의원직까지 포기하려 했지만, 의회의 만류로 눈물 속에 워싱턴 정가에 발을 내딛는다. 2015년에는 장남 보 바이든을 뇌종양으로 잃는다.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역임하는 등 아버지만큼 유망한 정치인이었던 보가 4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상원의원 시절 법사위원장과 외교위원장을 역임하며 민주당 거물급 인사로 입지를 다진 그는 두차례 대선 후보에 도전한 바 있다. 처음 대선 후보에 도전했던 1988년에는 로스쿨 시절 쓴 보고서가 표절 논란에 휩싸여 낙마했고, 2008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돌풍에 밀려 꿈을 접는다. 대선후보는 되지 못했지만, 그는 오바마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8년간 백악관의 2인자로 국정에 참여한다. 바이든과 오바마의 인연은 최고참 선배와 초선 의원으로 만난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젊은 오바마로서는 워싱턴 정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바이든의 경험이 필요했다. 대선후보를 꿈꾸던 6선 의원이 ‘국정의 조연’으로 40대 대통령을 보좌하기로 한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그는 부통령으로 8년을 지낸 뒤 2016년 대선 출마를 타진하기도 했지만, 당시 대세는 누가봐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그해 클린턴의 충격적인 패배를 지켜만 봐야했던 바이든은 4년 뒤 대세론을 등에 업고 역사적 승리를 거두며 미 최고령 대통령이란 타이틀도 함께 얻을 전망이다. 바이든은 1977년 재혼한 영어교사 출신의 두번째 부인 질 바이든과의 사이에 현재는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우크라니아 스캔들’ 등으로 공화당의 공격대상이 되기도 했던 아들 헌터는 변호사로, 딸 애슐리는 사회복지사로 각각 일하고 있다. 애슐리는 바이든과 질이 낳은 소생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원형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김원형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6일 김원형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를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원형 신임 감독의 계약 조건은 계약금 2억원에 2년간 연봉 2억5000만원으로 총액 7억원이다. SK는 “창단 맴버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원형 감독은 은퇴 후 SK,롯데,두산 등 3개 구단에서 수석코치와 투수코치로 일하며 지도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또 김 감독은 SK와이번스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팀 분위기 쇄신 및 재건에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SK는 “당초 김 신임 감독의 현 소속팀인 두산 베어스가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고 있어 포스트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감독 선임 발표를 할 계획이었으나 두산 구단의 배려로 발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전주고 졸업 후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고졸 우선지명으로 KBO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1년간 선발과 중간투수를 오가며 총 545경기에 등판해 133승 144패 12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특히, 1993년 전주 OB 베어스전에서 달성한 노히트노런은 27년이 지난 현재까지 최연소 기록(만 20세 9개월 25일)으로 남아있다. 2000년 SK 창단 맴버인 김 신임 감독은 외유내강형 리더십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신망을 받으며 2007년부터 2년간 SK 주장을 맡았고, 팀 창단 첫 우승과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박성민 “가세연, 박지선 죽음 자극적으로 재생산”

    박성민 “가세연, 박지선 죽음 자극적으로 재생산”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은 6일 지난 2일 세상을 떠난 개그맨 고(故) 박지선씨에 대해 “나 자신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해주겠느냐며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진 고인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1996년생으로 민주당의 여성·청년 몫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최연소 지도부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 빌며 평안하시길 기원한다”며 “유가족에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그런데 고인의 죽음을 두고 유감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조선일보는 단독이란 이름 달고 유가족이 공개 않기로 한 메모 내용을 내보냈다. 명백히 보도 권고 기준에 어긋난다”고 했다. 이어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고인 사진과 자극적 문구를 썸네일로 내걸어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 존중하는 상식조차 저버리는 현재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 “재난보도만큼이나 한 생명을 다룰 때는 언론의 원칙 있는 보도,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세심함이 필요하다”며 “그 누구에게도 한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을 자극적으로 재생산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길섶에서] 협치/김균미 대기자

    협치(協治).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시행하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반대의 경우는 허다하게 목격한다. 언제부터인가 뉴질랜드에 대한 기사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3년 전 37살에 최연소 총리에 올라 현직에서 출산한 저신다 아던. 이때까지만 해도 화제성이 더 강했지만 이후 테러와 화산 폭발, 코로나19라는 대형 난제들을 특유의 리더십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더 심각하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소속 노동당이 49.1%의 지지를 얻어 전체 의석 120석 중 64석을 차지했다. 현재의 선거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노동당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할 기회를 잡았지만 아던 총리의 선택은 달랐다. 아던 총리는 10석을 차지한 녹색당에 손을 내밀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2017년부터 연정 파트너였던 녹색당과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보기 좋게 뒤집고 협정을 맺었다. 환경과 복지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가정성폭력예방장관과 기후변화장관을 녹색당 공동대표에게 맡겼다. 독주할 수 있지만 협치를 선택한 아던의 지도력. 그래서 더 돋보인다.
  • ‘재능보단 열정을, 좌절 대신 발전을’ 페이커가 말하는 정상의 비결

    ‘재능보단 열정을, 좌절 대신 발전을’ 페이커가 말하는 정상의 비결

    한국의 4대 엘리트,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중 연봉 1위, e스포츠의 황제 그리고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세계대회 결승전 동시 시청자만 4000만명이 넘는 최고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24) 앞에는 늘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LoL의 세계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통산 3회 우승, 국내 대회인 LoL 챔피언십 코리아(LCK) 통산 9회 우승에 빛나는 업적은 그를 범접할 수 없는 1인자로 만들었다. 한국이 확고한 ‘e스포츠 종주국’의 지위를 누리는 것은 이상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능? 노력? 열정이 내 성적의 원동력” 이상혁은 이미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을 때 미국 ESPN은 봉준호, 손흥민, BTS, 이상혁을 한국을 대표하는 4대 엘리트로 소개했다. 정확한 금액은 비공개지만 이상혁은 50억원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공식 최고 연봉자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 이대호의 25억원을 뛰어넘는 연봉 1위 선수다. 이상혁은 올해 소속팀 T1이 롤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롤드컵 없는 낯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 강남구 T1 사무실에서 3일 만난 이상혁은 “비시즌이라 여유가 조금 생겼다. 그동안 바빠서 미뤘던 운전면허를 땄고 병원도 다니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손흥민과 광고를 찍고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요즘 그의 활동폭도 넓다. 이상혁은 “최근에 대외활동을 많이 하면서 알아봐 주시는 분이 늘었다”며 웃었다. 데뷔하기 전 이상혁은 그저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나날이 늘어가는 실력에 입단 제의가 들어왔고 그 길로 프로게이머가 됐다. 이상혁은 “흔한 직업이 아니라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걸 경험해 보고 싶었다”며 “게임을 좋아하니까 프로게이머를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데뷔 후 곧바로 두각을 드러낸 그는 LCK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리고 우승 기록을 하나둘 쌓아 가면서 전설이 됐다. 재능과 노력이 결합한 천재지만 정작 이상혁은 ‘열정’을 비결로 꼽았다. 이상혁은 “언제나 게임을 재밌게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게 성적의 원동력”이라며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열정을 다하는 것은 노력도 재능도 아니다. 실력에 대해 노력이냐 재능이냐는 나누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열정만으로 성적을 낼 수는 없는 일. 비결을 재차 묻자 이상혁은 “게임은 굉장히 복잡한 선택의 연속이다.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한 게임 내내 완벽한 플레이를 할 수 없다”며 “문제점을 빨리 찾고 고치려는 생각이 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정상을 지킬 수 있었다.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와 쉽게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려는 자세가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구설수 없는 사생활… “인문학 책 읽어요” 게임은 흔히 부정적 이미지와 연결된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정부도 셧다운제 등 게임 산업에 대해 규제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혁은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바꿨다. 엄청난 수입, 공인으로서 모범적인 성품, 게임만 할 것이란 편견을 깬 독서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최고의 자리에서도 변함없이 친절한 팬서비스는 이상혁이 팬들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다. 많은 수입에도 한 달에 30만원만 쓰는 소박함, 별다른 논란 없이 이어 온 선수생활도 그의 매력을 더한다. 이상혁은 “성격이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서 구설수가 없는 것 같다”며 “원래 성격이 엇나가는 걸 싫어한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까진 아니지만 공인으로서 당연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게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나를 보고 조금이나마 인식이 개선된 것 같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려서부터 최고의 선수가 되다 보니 이상혁은 일찌감치 성숙함도 갖출 수 있었다. 이상혁은 “예전에는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 쓰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지금은 스스로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습관화돼서 외부 반응에 더 신경을 안 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런 인성을 갖춘 데는 책을 빼놓을 수 없다. 책을 좋아하는 이상혁에게 팬들이 책을 보내기도 한다. 이상혁은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 독서가 재밌어졌다. 소설보다는 인문학 서적을 주로 읽는다”며 “책은 굉장히 효율적인 의사전달 도구다. 한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 인생이 들어 있어 굉장히 좋다”고 했다.●전성기 끝났다고? “부족함 채워 우승할 것” 프로게이머는 바둑과 마찬가지로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전성기에 달한다. 이상혁에게 ‘전성기가 끝났다’와 ‘은퇴가 머지않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팀이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꼬리표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상혁은 “부진해서 못 나갔다기보다는 못 나간 팀은 부진하다고 평가받는 게 당연하다”며 “올해를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전성기가 끝났다는 건 성적이 부진할 때 누구에게나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며 “좌절하기보다는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상혁이 여전히 현역으로서 자신감을 내비칠 수 있는 것은 그의 뜨거운 열정 때문이다. 프로게이머로서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뤘지만 이상혁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우승을 많이 했지만 선수로서 우승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며 “앞으로도 계속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단순히 프로게이머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상혁에겐 ‘성공’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그러나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이상혁은 “커리어는 훌륭하다고 느끼지만 스스로 정해 놓은 목표를 언제나 이루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며 “그걸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고 묻자 한참을 고민한 이상혁은 “프로게이머로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모차르트·바흐도 좋지만 현대음악 연주가 내 할 일”

    “모차르트·바흐도 좋지만 현대음악 연주가 내 할 일”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서는 무대는 자신만의 중심이 뚜렷하게 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똑 떨어지는 단발머리에 바지 드레스를 즐겨입는 그의 연주 복장과 대중에게 다소 낯설기도 한 곡들을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다른 무엇보다 ‘이지윤’ 자신을 가운데에 놓고 무대를 꾸민 결과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게 음악가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자신이 가장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의상으로, 좋은 음악들을 더 많이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롭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채워 간다.이지윤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독주회를 갖고 또 한 번 뚜렷한 개성을 선보인다. 당초 올해 초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국내 팬들과 네 차례 만날 예정이었는데 5, 8월 공연이 취소되면서 이날이 상주음악가로 갖는 두 번째이자 마지막 무대가 됐다. ●단맛·매운맛·짠맛 다 맛볼 무대 준비 ‘어드벤처&판타지’를 주제로 이지윤은 시마노프스키의 ‘신화’, 비에니아프스키 ‘전설 g단조’, 버르토크 ‘랩소디 1번’ 등 현대 음악가들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2018년 발매한 음반 수록곡으로 당시 그라모폰 매거진, BBC뮤직 등에서 호평을 받았는데 정작 그 자신도 “많은 공연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몇 차례 프로그램으로 내밀었다 공연장에서 거절당했는데, 연주자에게 무대를 꾸밀 모든 권한을 주는 상주음악가 무대가 기회로 왔다. 음반에 넣지 못했던 메시앙 ‘주제와 변주’까지 그간 하고 싶었던 곡들을 마음껏 선보이기로 했다. 어렵게 찾아온 관객들에게 단맛, 매운맛, 짠맛 모두 강렬하게 보여 주려고 준비했다. ●獨슈타츠카펠레 최연소·동양인 악장 “수백년 전 연주자들만큼 현대 음악가나 현존하는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야 관객들이 관심을 갖는다”면서 “그게 젊은 연주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이 아주 크다”는 명확한 주관도 자주 밝혀 왔다. 관객들에게 낯선 것은 그들이 아닌 연주자들의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지윤은 올해 450주년을 맞은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 신선한 바람으로도 통한다. 동양인, 여성 최초와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안은 종신악장으로서, 평균 40대 이상인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참신함을 불어넣고 있다. 스물여덟 살 악장의 호기심과 도전에 대한 열의는 또 다른 자극이 되어 지난 8월 무대가 재개된 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과 정기 연주, 오페라 등 다양한 활동에도 보탬이 됐다. “음악은 단순히 직업을 넘어서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위치 끄듯이 멈출 수 없다는 이지윤은 앞으로도 다채로운 음악들을 더 자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마스크 쓴 관객들 앞에서 펼쳐 놓을 계획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현대음악 알리는 건 젊은 음악가 할 일”…이지윤이 꾸밀 개성의 무대

    “현대음악 알리는 건 젊은 음악가 할 일”…이지윤이 꾸밀 개성의 무대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서는 무대는 자신만의 중심이 뚜렷하게 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똑 떨어지는 단발머리에 바지 드레스를 즐겨입는 그의 연주 복장과 대중에게 다소 낯설기도 한 곡들을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다른 무엇보다 ‘이지윤’ 자신을 가운데에 놓고 무대를 꾸민 결과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게 음악가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자신이 가장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의상으로, 좋은 음악들을 더 많이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롭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채워 간다. 이지윤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독주회를 갖고 또 한 번 뚜렷한 개성을 선보인다. 당초 올해 초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국내 팬들과 네 차례 만날 예정이었는데 5, 8월 공연이 취소되면서 이날이 상주음악가로 갖는 두 번째이자 마지막 무대가 됐다. ‘어드벤처&판타지’를 주제로 이지윤은 시마노프스키의 ‘신화’, 비에니아프스키 ‘전설 g단조’, 버르토크 ‘랩소디 1번’ 등 현대 음악가들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2018년 발매한 음반 수록곡으로 당시 그라모폰 매거진, BBC뮤직 등에서 호평을 받았는데 정작 그 자신도 “많은 공연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몇 차례 프로그램으로 내밀었다 공연장에서 거절당했는데, 연주자에게 무대를 꾸밀 모든 권한을 주는 상주음악가 무대가 기회로 왔다. 음반에 넣지 못했던 메시앙 ‘주제와 변주’까지 그간 하고 싶었던 곡들을 마음껏 선보이기로 했다. 어렵게 찾아온 관객들에게 단맛, 매운맛, 짠맛 모두 강렬하게 보여 주려고 준비했다.“수백년 전 연주자들만큼 현대 음악가나 현존하는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야 관객들이 관심을 갖는다”면서 “그게 젊은 연주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이 아주 크다”는 명확한 주관도 자주 밝혀 왔다. 관객들에게 낯선 것은 그들이 아닌 연주자들의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지윤은 올해 450주년을 맞은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 신선한 바람으로도 통한다. 동양인, 여성 최초와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안은 종신악장으로서, 평균 40대 이상인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참신함을 불어넣고 있다. 스물여덟 살 악장의 호기심과 도전에 대한 열의는 또 다른 자극이 되어 지난 8월 무대가 재개된 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과 정기 연주, 오페라 등 다양한 활동에도 보탬이 됐다. “음악은 단순히 직업을 넘어서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위치 끄듯이 멈출 수 없다는 이지윤은 앞으로도 다채로운 음악들을 더 자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마스크 쓴 관객들 앞에서 펼쳐 놓을 계획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제주, 황톳빛 바람이 분다

    제주, 황톳빛 바람이 분다

    제주서 38년간 완성한 40여점 소개 자연·사회·인간 내면의 ‘바람’ 담아이 거센 바람은 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하늘이 흔들리고, 땅이 뒤집히는 황톳빛 폭풍 한가운데서 한 남자가 등을 구부린 채 지팡이를 짚고 서 있다. 잔뜩 휘어진 소나무와 웅크린 초가집,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는 조랑말이 금방이라도 큰일이 벌어질 듯 위태로운 긴장감을 자아낸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지금 온통 제주의 빛과 바람으로 출렁인다. ‘폭풍의 화가’ 변시지(1926~2013)가 쉰 살에 고향 제주로 내려가 38년간 고유한 화법으로 완성한 작품 40여점을 소개하는 ‘변시지, 시대의 빛과 바람’ 전시가 한창이다. 황토색 바탕 위에 먹색 선으로 형태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그의 제주 시절 화풍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대표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귀포에서 태어난 화가는 여섯 살 때 가족과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미술학교에서 그림을 배웠다. 졸업 후 도쿄로 옮겨 일본 화단의 거장인 데라우치 만지로 도쿄대 교수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사실주의 기법과 후기 인상파 표현주의 등 서양 근대미술 기법을 익혔다. 1948년 ‘광풍회’전에서 최고상을 최연소(23세)로 수상하고, 이듬해 광풍회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변시지가 귀국한 건 1957년이다. 서울대 강의를 제안받고 돌아온 그는 이듬해 첫 개인전을 열어 국내 화단에 존재를 알렸다. “민족적인 기반 위에 나의 예술을 세워야겠다”는 결심으로 창덕궁의 비원 등을 극사실주의적으로 그려 한국의 전통미를 표현하고자 애쓴 시기였다. 일본과 서울에서 다양한 화풍의 변화를 시도했던 그는 1975년 제주에 정착하면서 마침내 자신만의 예술적 정체성을 발견한다. 고유의 색인 황토색을 배경으로 서양화의 인상주의 표현과 동양화의 문인화 기법이 하나의 캔버스 안에 녹아들었다. 황톳빛에 대해 작가는 생전에 “제주는 아열대 태양빛의 신선한 농도가 극한에 이르면 흰빛도 하얗다 못해 누릿한 황톳빛으로 승화된다. (…) 제주를 에워싼 바다가 전위적인 황톳빛으로 물들어 감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본질적 요소는 바람이다. 섬을 지배하는 자연의 바람이자 시대와 사회의 광풍, 인간 내면에 소용돌이 치는 본연의 바람을 모두 품고 있다. 그의 그림에 오직 한 사람만이 존재하는 건 절대적인 고독의 운명을 타고난 인간의 숙명을 성찰하는 작가의 자화상에 다름아니다. “예술은 언제나 공허하고 죽을 만큼 지루하게 영원한 반복 속에 갇혀 무엇인가 기다릴 것도 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것은 고독한 기다림, 비인칭적 기다림이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