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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회사 쫓겨나면 밥집이나 하지 뭐.”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흔히 주위에서 이같은 자조섞인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밥집’은 아무나 하나. 밥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속편하게 생각해도 좋은 그런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최근들어 이른바 ‘잘나가는 사람’들이 잇따라 ‘밥장사’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금융계의 한 축을 차지했던 전직 은행장, 회사 매출을 쥐락펴락했던 카피라이터,‘고소득의 대명사’인 변호사와 의사…. 음식업계는 이들의 합류를 반긴다. 외식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높이고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동주 한아식품 대표이사는 “과거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밥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당당한 문화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을 밟아본 적이 있는 음식업계의 ‘외인군단’. 이들은 어떤 요리철학을 갖고 현업에 임할까. 그들의 음식점을 살짝 들여다 볼까요? 글 김종면·이기철·최여경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최해국기자 jawoolim@seoul.co.kr ■ 은행장보다 주방장이 더 어려워…김재기의 ‘농우신라’ 한국의 내로라하는 사람들 가운데 금융통 ‘김재기’를 모르는 이가 없다. 주택은행과 외환은행장을 지냈으니 그의 인재풀이 오죽하랴.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상현 전민주당의원과 함께 한국의 ‘3대 마당발’로도 불리는 그는 언제든지 전화 한 통화로 달려나올 사람이 5000여명이 된다고 할 정도다. 그가 은행을 떠난 지 10여년 됐지만 아직도 행원들의 꿈이자 우상이다. 최초의 행원출신 은행장, 중학 동창 3명 은행장 동시 등극, 여지점장 3명 동시 발령…금융계에선 그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은행장 퇴직이후엔 한국씨름연맹 총재, 한국관광협회장 등으로 끊임없이 일을 찾았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그가 갈비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이순(耳順)을 훌쩍 넘기고도. 김회장은 “에이, 사장은 무슨 사장이야, 방마다 인사하는 마담이지.”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금융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그가 노후를 편안하게 지내리라는 사회적 통념을 또 한번 유쾌하게 깨뜨렸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뒤쪽 사거리 삼성디지털플라자옆 농우신라(553-4151)에서 그를 만났다.“은행업무와 음식점도 서비스란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요. 고객을 중요시 해야하고, 또 내가 먼저 내주고 받는 것도 같지요.” 신라농우는 양식당처럼 깨끗하다. 고기집 특유의 냄새가 배어 있지 않다. 인테리어도 재미있다. 방마다 유명 그림의 복제품을 걸어두었다. 은은한 음악도 흘러나와 고기집이 아니라 고급레스토랑 같다.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돼야 된다.”음식점을 하면서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그의 지론이다. 화장실이 여느 호텔 못지않게 깨끗하다. 이러니 주방은 들여다보지 않아도 신뢰감이 생길 만하다.“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은 식당은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는 먹는 재미로 살았다.“은행장 시절 하루 아침에 5번 식사한 적도 허다해요. 모두 다 놓칠 수 없는 큰손 고객인 까닭에 같이 먹게 됐지요. 저녁은 몇 차례를 먹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음식맛에 눈을 떴다고 할까요.” “직장 퇴직자가 음식점을 하면 95%는 망합니다.5%가 성공하는 데 비결은 주인이 직접 주방에서 일해야 한다는 겁니다.” 고기는 횡성 한우를 쓴다. 불고기 1만 9000원부터 생등심 3만 9000원까지 다양하다. 등심은 육즙이 적당히 밴 육질이 졸깃하다. 밑반찬도 깔끔하다.“이익을 덜 내더라고 재료를 아끼지 말아야지요. 손님이 많으면 결국 더 많이 벌게 됩니다.”그가 항상 강조하는 사항이다. 화학조미료통은 주방에서 아예 치워버렸다. 술은 주로 와인. 시중에서 3만∼4만원짜리 와인을 무조건 1만원에 판다.“우린 술집이 아니니깐 와인에서 이윤을 남길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와인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요. 고기 먹어러왔다가 와인이 더 비싸면 누가 마시겠어요?”시중에서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와인을 3만∼4만원에 내놓고 있다. 요즘엔 냉면을 낸다. 정문에 냉면엔 ‘메밀 60%를 쓴다.’고 내걸었다. 주방의 김영삼 냉면장에게 철저히 지킬 것을 지시했다.“메밀을 60% 쓴다고 약속해놓고 안 지키면 그게 바로 고객을 속이는 사기지요.”. 고객이 “먹어본 냉면 가운데 가장 맛있다.”는 고객도 적잖다. 평양식 냉면의 은은한 맛과 육수맛이 그만이다. 평양식·함흥식·비빔냉면 6000원.‘잘나가는 고기집 사장’으로 변신한 그가 퇴직이후를 걱정하는 샐러리맨들에게 또 한번 우상이 됐다. ■ 메스대신 부엌칼 잡았죠…노종헌의 ‘로이’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로이(Royee·540-3312)’는 맛집 많은 신사동 도산공원 일대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한국 일본 등 동양의 먹을거리를 서양식 조리법으로 풀어낸 정통 퓨전으로, 또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노종헌(37) 사장의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1988년 고려대 의대에 진학한 그는 국가고시를 보기 직전 1996년 훌쩍 유학을 떠났다. 가업을 잇기 위해 선택한 전공인 탓인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그는 애초의 꿈이었던 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다시 회계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때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일식 레스토랑에서 그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처음 요리 인생을 열어준 사람이 바로 그 식당의 요시 나카가와 사장이었죠.‘가슴으로 요리하라.’고 가르치면서 직접 재료를 고르고, 고객과 눈을 맞추면서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내놓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유학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로 꼽히는 뉴욕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입학해 요리와 경영, 마케팅을 배웠다.“땀 흘리며 요리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어떤 기쁨인지 알게 됐습니다. 서른이 넘어서야 제가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게 된 거죠.”한국에 돌아온 2001년, 워커힐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해 5월 ‘로이’를 열었다. 그가 특히 추천하는 메뉴는 삼겹살찜. 영국식 소꼬리찜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접목했다. 굽고 찌고 조리는 세 단계 과정을 거쳐 익힌 삼겹살, 고추냉이향을 첨가한 으깬 감자, 후추를 살짝 섞은 데리야키 소스가 함께 어우러진 요리. ‘밥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다.’고 말하는 손님에게는 메로구이를 추천한다. 포도씨기름 마늘 생강 식초 등을 김과 함께 갈아만든 걸쭉한 소스를 깔고, 돌솥비빔밥의 누룽지처럼 그릴에 구운 꼬들꼬들한 밥을 올린다. 그 위에 잘 익은 메로구이를 얹어 완성. 김 소스와 메로, 밥 적당량을 비벼 입에 넣으면 밥의 씹히는 맛과 새콤달콤한 소스, 향긋한 김, 고소한 메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방황하던 아들이 자리잡은 모습을 보신 아버지도 처음과 달리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고요. 앞으로도 성실하게, 일관되게 정직한 맛을 선사할 겁니다.” 삼겹살찜·메로구이 1만 9000원, 파스타 1만 3000원, 밥 요리 1만 6000원, 주방장 추천세트 2만 5000∼3만 5000원. ■ 카피라이터가 만드는 바다의 맛…오시환의 ‘해장금’ 오시환(51). 그는 지난 20년간 대우, 코래드 등에서 카피라이터와 AE 등으로 일해온 잘나가던 광고장이였다. 꿈에서조차 광고를 만들 정도로 광고삼매에도 빠져봤지만 가슴 한편엔 늘 허전함이 남았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경쟁을 먹고 사는 삶에 멀미를 느낀 그는 마흔여덟의 나이에 마침내 변신의 길을 택한다.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다. 플로리다의 일식당,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등에서 보낸 3년간의 주방보조 생활. 날카로운 생선 아가미를 떼어내다 손을 찔리기 일쑤였고, 중식당에서 일할 땐 ‘웍(볶음요리할 때 사용하는 중국식의 깊은 프라이팬)’을 다룰 줄 몰라 하루 만에 해고되기도 했다. 그런 소중한 경험을 자산으로 그는 한국에 돌아와 요리집을 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뒤편의 바다요리 전문점 해장금(海長今·전화 741-8435)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선 뭘 먹어야 할까.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오시환 사장은 단연 해물누룽지탕(소 1만 3000원, 대 2만원)을 권한다. 그린 홍합과 새우, 청양고추, 숙주, 배추, 양파, 호박,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그리고 직접 눌린 국산 누룽지. 그외엔 어떤 인공 조미료도 넣지 않는다. 청양고추로는 얼큰하고 칼칼한 맛을, 숙주와 배추로는 시원한 맛을, 양파로는 달콤한 맛을 냈다. 해장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다요리집이지만 스시와 매운탕이 없다는 점.“한집 건너 한집이 횟집인 상황에서 ‘쓰키다시 잔치’인 회나 판에 박힌 매운탕과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신이다. ‘마흔여덟에 식칼을 든 남자’라는 에세이집도 펴낸 그는 꿈을 잃어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역할모델이 될 만하다. 그를 보면 일본의 세계적인 요리사 마쓰히사 노부유키의 말이 새삼 진실되게 다가온다.“처음부터 잘 안 된다고 걱정하지 마라. 자꾸자꾸 하다 보면 자신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을 스스로 우바새라 부르는 독실한 불교신자. 맛의 선지식을 찾아 나선 그의 음식만행(萬行)은 언제쯤 끝날까. 그는 예순이 넘으면 모든 걸 정리하고 인도를 오가는 여행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급한 건 새로운 타입의 해물야채수제비탕을 개발해 내는 것이다.“기대하세요. 맛의 별천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의 여문 손끝에서 과연 어떤 맛이 태어날까. ■ 노래하는 피자 보셨나요…김주환의 ‘톰볼라’ “어서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목소리가 너무나 깊고 은은하다. 흘러나오는 클래식은 냇물이 흐르듯 잔잔하면서 기품이 있다. 바로크시대의 기악곡들이다. 알비노니와 마르첼로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벤야미노 질리와 알프레도 크라우스 등의 성악이 나온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입구의 이탈리아 음식점 톰볼라(593-4660)의 분위기다. 사장은 서정적인 테너가수 김주환(55)씨.“처음엔 주방에 들어가 피자도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저 손님을 안내하는 매니저예요.”그의 목소리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탈리아에서 10여년간 성악을 전공했다.“성악의 황금시대인 1930년대를 풍미했던 마리아 젠딜레에게서 배웠죠. 제겐 큰 행운이었습니다.”90년대 중반에 돌아와 수십차례의 독창회를 가졌다. 고풍스럽게 아름다우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게 그의 음색 특징.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극동예술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로마 외곽 산비트로의 톰볼라에 자주 가서 먹다가 주인과 친구가 됐죠. 향수를 달래느라 그 이탈리아 친구로부터 피자와 스파게티를 배웠습니다. 그게 음식점으로 이어졌습니다.”개업을 앞두고는 정식으로 로마의 피자학교도 다녔다. 그가 음식점을 하게 된 동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음악과의 공통점이 많단다.“외국 문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음악과 음식입니다.”음식은 특히 종합예술이라고 강조했다. 식사에 맞는 음악, 이탈리아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내는 인테리어, 이탈리아의 맛…. 이집의 화덕은 이탈리아에서 직접 가져왔다. 화산재로 만든 것으로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를 맛볼 수 있다. 담백하면서 촉촉하다. 다른 음식들도 조리과정을 단순화시켰다. 재료의 신선한 맛이 살아있다. 스파게티와 피자, 리조토는 1만 2000∼1만 6000원. 톰볼라의 맛은 음악에 젖어있다. ■ 패션디자이너가 요리하는 ‘파크’ ‘본보스토’ 패션디자이너의 감성이 묻어나는 식당. 디자이너만의 멋이 묻어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맛까지 더해졌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잡은 멋과 맛이 살아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음식공원, 박지원의 ‘파크’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디자이너 박지원씨의 감각적인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는 ‘파크(Park)’는 고급스러운 중국·태국 음식을 먹고싶을 때 찾아가면 좋다. 이름은 주인의 성을 딴 것도 있지만 ‘공원같은 느낌’을 강조하기도 한다. 조명은 어둡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입으로, 귀로, 손끝으로 느끼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게 하기 위함이다. 추천 요리는 석류소스 딤섬(2만 2000원). 달걀 흰자로 만두피를 만들고 닭고기, 야채 등으로 만두소를 만들어 낸다. 직접 짜서 내는 석류즙 소스를 찍어 먹으면 새콤달콤하다. 샐러드 ‘얌운센’, 태국의 옐로파운드 카레를 달걀과 볶아 활게와 함께 내는 매콤한 ‘커리크랩’도 이곳의 스테디셀러라 불릴 만큼 인기있다. 각각 2만 5000원,4만 8000원. 이곳 식단은 5개월마다 한번씩 ‘정리’한다. 꾸준히 해외로 나가 맛을 배우고, 익혀와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영업시간은 낮 12시∼오후 3시, 오후 5시~새벽 1시.(02)512-6333. ●세련된 멋을 담은 강희숙의 본보스토 중견디자이너 강희숙, 강진숙 자매가 세운 ‘테이블2025’에 고급스러운 이탈리아의 맛을 자랑하는 ‘본보스토’가 있다. 베이지를 기본으로 한 분위기에 나무 테이블과 투명 의자는 포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디자이너 홍현주씨가 만든 그리스 제우스신전의 돌기둥은 본보스토의 분위기를 더욱 신비롭게 한다. 상큼한 라스베리 드레싱의 샐러드(1만 1000원)부터 아스파라거스 자연송이버섯 랍스타(4만 5000원)까지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파스타는 1만 9000원부터, 그릴구이는 1만 4000원부터.(02)543-3427 ■ 주인의 과거가 궁금한 맛집 4곳 산악인 오송호씨는 서울 명동 YWCA빌딩 지하 1층에 인도음식점 타지(776-0677)를 운영한다.“산에 미쳐 네팔의 카트만두와 인도에 살면서 음식 때문에 무척 고생했습니다. 이참에 한국 음식점을 하나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게 인연이죠.” 인도 뉴델리에서 한국관을 6년간 운영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도 인도음식점을 낸 것. 파푸아뉴기니의 마운틴 윌헬렘(4508m)을 한국인 최초로 등정했던 그는 에베레스트를 네번 갔다.“1년의 절반은 산에 산다.”는 그는 1996년 소설가 박완서·이경자씨 등이 네팔과 티베트를 여행할 때 안내했다. 이런 까닭에 박완서의 소설 ‘모독’에 나오는 젊은 사장의 모델이 됐단다. ‘타지’는 수많은 소품과 조각들이 인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샤프란 향에 절여 구운 탄두리 치킨(2만원)이 인기. 점심에는 수프와 탄두리요리, 커리 2가지와 인도빵 난이 나오는 마하라자(2만원)도 괜찮다. 인도 요구르트 라시는 꼭 먹어볼 것. 소설 ‘원미동 사람들’,‘천년의 사랑’ 등의 소설가 양귀자씨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 근처에서 한정식집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333-5616)을 한다. 상호는 물론 이모정식, 고모정식, 어머니정식 등의 메뉴 이름이 정겹고 문학적 향기가 배어 있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은 한식을 코스요리화했고, 맛은 정갈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가 음식점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5년 동안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집 ‘부엌신’이란 보고서 형태의 책도 냈다. 소극장을 꿈꾸었던 그가 주워 기른 고양이를 굶기지 않기 위해 고민하다 음식점을 냈다는 것도 소설적이다. 가격은 1만 2000원부터 4만 8000원까지 4종류. 예약 필수. 아이스하키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박규호씨는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입구쪽에서 유럽식 음식점 레쇼(517-0746)를 경영하고 있다.4살때 스틱을 잡아 고3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동원증권팀에 들어가 창단 7일만에 우승을 견인하면서 시즌 MVP로 뽑히기도 했다.“아이스하키와 음식점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너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의 음식이 나온다. 전채와 샐러드가 1만 6000∼2만 4000원, 메인이 3만원선이다. “음식점 하는 것이 변호사 하는 것보다 더 유망한 것 같아요.” 금융문제를 주로 다루는 변호사 강명훈씨도 음식점에 한 발 담그고 있다. 서울 서교동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이탈리아 음식점 레뜨레깜빠네(336-3378)를 운영한다.81년 사법시험 23회에 합격한 뒤 8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은행의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법전만큼이나 먹는 것을 밝히는 그가 성악가 김수경씨와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했다가 맛본 피자에 반해 단박에 음식점을 개업했다.“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변호사나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고객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서로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화산재 화덕으로 즉석에서 구워낸 피자. 빵이 얇고 쫀득하다.20여종의 피자를 만들어낸다.1만 2000∼2만 7500원.
  • ‘말아톤’ 배형진 100만불짜리 다리보험 가입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 7일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이자 자사 기업광고 모델인 배형진씨와 그의 어머니에게 100만달러짜리 다리 상해보험과 일반 상해보험 보험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 기업광고에 출연했던 배씨는 발달 장애에도 불구하고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국내 최연소 철인 3종경기 완주에 성공하는 등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 기술사 최종합격 460명 7일 발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국가기술자격검정 기술사 최종 합격자 460명을 7일 오전 중에 발표한다고 6일 밝혔다. 건축시공기술사 등 75개 종목에 걸쳐 치러진 제75회 기술사 자격시험에는 모두 9871명의 전문 기술인이 응시했으며 필기·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자가 결정됐다. 이번 기술사시험에서 최연소 합격자는 정보통신기술사 권순호(28)씨, 최고령자는 토질·기초기술사 김주한(66)씨로 밝혀졌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프랑스오픈] 왼손천재 나달 프랑스오픈 정상

    ‘무서운 10대’ 라파엘 나달(19·스페인·세계5위)이 생애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끌어안는 천재성을 드러냈다. 나달은 6일 파리 롤랑가로에서 벌어진 프랑스오픈테니스(총상금 637만유로)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저니맨’ 마리아노 푸에르타(아르헨티나·37위)에 3-1 역전승했다. 이로써 나달은 1982년 마츠 빌란더(스웨덴) 이후 23년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대회 출전 첫해에 우승을 거둔 선수로 기록됐다. 또 1989년 마이클 창(미국·당시 19세) 이후 대회 최연소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나달은 준결승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3-1로 가볍게 제압, 진정한 챔피언임을 입증했다. 14세 때인 2001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이전 통산 6승 가운데 올시즌 클레이코트대회에서만 내리 5승을 따내며 ‘클레이코트의 신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10대의 나이에 랭킹 ‘톱10’에 초고속으로 진입한 나달은 이번 우승으로 토머스 무스터(오스트리아)-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의 계보를 잇는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입지를 더욱 다졌다. 다섯살 때 삼촌의 권유로 처음 테니스라켓을 쥔 그는 183㎝,75㎏의 체격에 빠른 몸놀림과 야생마 같은 체력, 천부적인 스트로크를 지닌 데다 왼손잡이라는 장점까지 지녔다. 클레이코트에 능하지만 그의 천재성은 하드코트에서도 반짝인다. 지난 4월 초에는 하드코트 대회인 나스닥오픈 결승에서 타이브레이크를 거듭하다가 ‘황제’ 페더러에 아쉽게 2-3으로 패했고, 지난해 같은 대회 32강전에서는 2-0으로 완승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나달의 상승세가 잔디코트인 윔블던대회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중학생이 한자 ‘사범’ 합격

    “한자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서 각종 역사 서적 등의 난해한 고문(古文)을 번역해 보고 싶습니다.” 최근 실시된 제26회 대한민국 한자급수 자격검정시험에서 중학생으로서 ‘사범’에 합격한 광주 영천중학교 김승영(14·2년)군은 “한자 공부가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사범’ 자격까지 따내 기쁘다.”면서 “고전도 번역하고 법조계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대한검정회의 국가공인 사범 시험은 실용 및 전문 한자 5000자와 대학·논어·중용·고문진보 등 고전을 중심으로 한자, 한자어(단어), 한문 등 3영역과 번역, 한자 관련 업무 응용능력 등을 측정하는 최고의 관문으로 매회 합격률이 5∼15%에 불과하다. 김군은 이번 시험에서 최연소로 합격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昌, 3년만에 국회나들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7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28일 국회를 방문했다. 김 의원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으로서 이 전 총재의 선거를 위해 노력했다. 이 전 총재의 국회 나들이는 지난 2002년 12월 대선에서 패배해 정계를 은퇴한 뒤 2년반 만이다. 이 전 총재는 결혼식이 시작되기 10분 전쯤인 낮 12시50분쯤 식장인 국회 의원동산에 도착해 신랑 신부와 만나 간단히 축하인사를 건넸으며, 식장을 뜨려다 주례를 맡은 김원기 국회의장과 맞닥뜨렸다. 김 의장이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하시죠.”라고 인사를 건넸으며, 이 전 총재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소박한 왕궁으로의 초대

    소극장 무대에서 관객과 좀더 가까이 호흡하는 국제무용제가 열린다. 창무예술원(이사장 김매자)과 무용 월간지 ‘몸’ 주최로 새달 7일부터 17일까지 홍대 앞 포스트극장에서 펼쳐지는 ‘창무국제예술제’.13회째를 맞는 올해 공연은 세계 8개팀 안무가들이 300여석의 아담한 무대에서 아시아·태평양권의 새로운 무용조류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참가국은 한국, 프랑스, 중국, 미국(하와이) 등 4개국이다. 주제는 ‘왕의 춤을 위한 주제와 변주’. 각국 안무가들이 모두 8개 컨템포러리 창작품으로 궁중무용의 다양한 질감을 무대에 구현한다. 내한할 안무가들 가운데 가장 주목할 이름은 수잔 버지. 프랑스 무용교육기관인 르와요몽 안무센터의 예술감독으로,1995년 안무작 ‘달 그림자 속의 테라스’를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무용수 남영호가 출 예정이다. 버지와 짝을 이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안성수 교수도 ‘프랑스 바로크’ 궁중무용을 변주한다. 안 교수의 안무작 ‘전야’(前夜)는 무용수 이주희와 이은경이 몸으로 그려낸다. 중국 궁중무용은 세종대 정명지 겸임교수의 색다른 해석을 거쳐 무대를 장식한다. 중국 궁중무용을 추는 무희들이 춤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띠는 미소 ‘미롱’이 형상화된다. 최근 세계 무용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국 신예 안무가 증환흥이 무대를 함께 엮는다. 베이징무용학원의 최연소 교수인 증환흥은 중국 황제의 고뇌를 표현한 ‘행자’(行者)와 ‘당인의 노래’(唐人詩韻)를 보여준다.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은 “동양적 호흡법이 매우 독특하며,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중국무용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탁월한 안무가”라고 증환흥의 무대를 특별히 추천했다. 하와이 훌라도 궁중무용 주제를 만나 다시 태어난다. 현대무용의 대중화에 힘써온 강원대 무용과 조성희 교수의 ‘파라다이스여 안녕’, 하와이 최고로 평가받는 할하우 훌라 카 노에아우 무용단 예술감독 마이클 필리팽의 ‘A Virtual State of Aloha’가 한 무대에서 엮인다. 끝으로 창무회 수석단원 윤수미의 ‘무인구’(無人區), 지난해 독일 슈투트가르트 탄츠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안무가상을 받은 이경은의 ‘조용한 사람’이 한국 궁중무를 새롭게 해석한다. 주최측은 “무용수들의 땀방울까지 볼 수 있는 소극장 무대여서 관객들이 훨씬 더 실감나는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7·8일 안성수·수잔 버지 ▲10·11일 정명지·증환흥 ▲13·14일 조성희·마이클 팽 ▲16·17일 윤수미·이경은 안무작이 공연될 예정. 일반 2만원, 학생 1만 5000원.(02)337-5961.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이베이스클래식]‘코리아 여전사’ 또 1% 부족

    ‘코리아 여전사’들이 시즌 첫 승을 눈앞에 두고 또 분루를 삼켰다. 23일 미국 뉴욕주 뉴로셀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161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 전날 공동9위에 머물던 장정(25)이 무려 4타를 줄여 공동선두(5언더파 279타)에 뛰어오르며 홀아웃한 뒤 17번홀까지 장정과 동타를 이룬 박희정(25·CJ)과 폴라 크리머(19·미국)가 그린에 섰다. 나란히 러프에서 올린 공과 핀의 거리는 각각 5m와 3m 남짓. 박희정이 2퍼트로 파세이브, 상대의 퍼트 결과에 따라 연장 승부를 벌일 상황이었지만 크리머의 버디퍼트는 핀을 향해 구르다 야속하게 홀컵 밑으로 뚝 떨어졌다. 최종라운드를 ‘톱10’에서 출발한 6명 한국선수들의 손에서 목마르던 시즌 첫 승이 거꾸로 선 모래시계처럼 빠져나가는 순간이었다.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리며 생애 두번째 투어 우승컵을 벼른 김초롱(21)은 전반에서만 보기 4개를 저질러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로 4위에 그쳤다. 1타차 공동2위로 출발한 김주미(21·하이마트)도 2타를 까먹어 3언더파 281타 공동5위로 미끄러졌고, 김미현(28·KTF)은 7위(2언더파 282타)에, 강수연(29·삼성전자)은 공동8위(1언더파 283타)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과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을 석권한 데 이어 올초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크리머는 데뷔 9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안으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전까지 3위 입상이 최고 성적. 이달 말 고교를 졸업하는 크리머는 또 18년8개월17일의 나이로 우승, 사실상 LPGA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지난 1952년 말린 해기가 사라소타오픈에서 18세 14일만에 우승했지만 당시는 18홀짜리 대회였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제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사랑과 꿈을 향해 달리는 ‘우리는 하나’

    [제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사랑과 꿈을 향해 달리는 ‘우리는 하나’

    “같은 길 위를 달리는 사람들, 우리는 한마음입니다.” 22일 열린 제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1만여명의 참가자들은 짙어 가는 5월의 녹음을 만끽하며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주변 숲길을 힘차게 달렸다. 가볍게 떨어지는 빗방울은 참가자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고 상쾌하게 해주었다. ●유모차 앞세우고 뛰기도 마라톤에 참가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함께 그리고 끝까지’라는 마음은 모두 하나였다.‘독도는 우리땅’ 노랫말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가족과 함께 참가한 노병철(46)씨는 “휴일에 온 가족이 달릴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면서 딸 은지(6)양의 손을 꼬옥 잡아 보였다. 지난 3년간 마라톤 대회에 30번 이상 참가했다는 구윤자(34)씨는 유모차를 앞세우고 출발선에 섰다. 하지만 아들 홍성효(2)군이 유모차를 거부하고 직접 뛰겠다고 나서는 통에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애·국경 잊은 ‘우리는 한 가족’ 인천의 정신지체 장애인시설인 예림원 식구 8명은 단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완주했다.5㎞ 코스를 뛴 변일매(36)씨는 숨이 턱에 차오르면서도 얼굴에는 완주의 행복감이 가득했다.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은 김황태(30)씨는 이날 페이스 메이커로 함께 호흡했다. 한 달에 250㎞를 달린다는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 기쁘다.”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가족, 동료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10㎞ 코스에서 49분50초를 기록해 외국인 1위를 차지한 케일 하딩(31)은 “동료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응원해 줘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라며 기뻐했다. ●아름답고 편안한 코스 “내년에 또 출전” 올해로 4회째인 서울신문 마라톤은 아름다운 코스로 참가자들을 매료시켰다. 두 돌 된 딸과 참가한 단상우(33)·이정희(33)씨 부부는 “영원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라면서 달리는 내내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했다. 앤비 버킹험(35)은 “한국에 온 지 1년6개월 만에 아름다운 월드컵 공원을 둘러봐 즐겁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루에 13시간씩 식당 주방일을 하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마라톤 연습을 한 끝에 5㎞ 코스 여자 2위를 차지한 윤명숙(52)씨는 “공기도 좋고 코스도 괜찮아 달리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면서 “내년에 또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세상, 키즈 마라톤 마라톤은 더 이상 어른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올해 신설된 키즈 러닝에 참가한 280여명 모두 어른 못지않게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엄마, 아빠 없이 혼자서 달려야 한다는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이 앞서 보였다. 태어나서 처음 마라톤에 참가했다는 함성준(6)군은 ‘물 만난 고기’처럼 2.5㎞ 코스를 가볍게 끝냈다. 경기 내내 ‘성준아 천천히 가.’를 외치던 어머니 조희영(32)씨는 “선두에서 아이를 지켜보려고 했던 내 자신이 무색해졌다.”라면서 “아이들끼리 달리게 하니 안전해서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원영(41)씨는 아들 우진(13)·성진(10)군의 첫 완주를 위해 자신의 10㎞ 경기 출발을 늦췄다. 장씨는 “아이들끼리 뛸 기회가 있어서 서울신문 대회를 선택했다.”면서 “어른뿐 아니라 마라톤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은 만큼 의미있는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레이스 조건 최적” 하프코스 남자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김광연(38·인천시 계양구)씨는 “코스에 언덕이 없어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레이스를 할 수 있었고, 날씨도 선선한 가운데 가랑비가 내려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라고 이날 레이스 조건에 대해 만족해했다. 나길회 이효연 김준석기자 kkirina@seoul.co.kr ■ ‘마라톤 패밀리’ 임성빈씨 가족 “마라톤으로 건강 되찾고 가족사랑도 덤으로 얻었죠.” 7년간 마라톤으로 체중을 14㎏ 뺀 임성빈(41·LG전자 근무)씨는 22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 두 아들 준혁(11·인천 신대초)·찬혁(8·신대초)군과 나란히 참가해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 아내 김성희(35)씨도 든든한 후원자로 대회에 동행해 가족 사랑을 과시했다. 임씨는 1994년 결혼 이후 몸무게가 꾸준히 늘었다고 한다.176㎝ 키에 몸무게가 89㎏까지 불자 예전부터 앓고 있던 비염이 악화됐다. 의사는 수술로는 완치하기 어려우니 운동을 하라고 권했다. 지긋지긋한 비염이 차츰 호전돼 갔다. 자신이 붙은 임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신문 마라톤 하프코스에 도전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17㎞ 지점부터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달릴 수가 없었다. 완주에는 성공했지만 기록은 2시간41분. 완주자 가운데 꼴찌에서 세 번째였다. 지난 1년간 꾸준히 연습해 올해에는 1시간56분에 완주, 종전기록을 45분이나 앞당겼다. 준혁·찬혁군은 올해 새로 생긴 2.5㎞ ‘키즈(어린이)코스’에 참가했다. 준혁군은 그동안 교내 달리기 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해온 실력파.“매일 밤 달리기하는 아빠를 보고 나도 달리기를 좋아하게 됐다.”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아빠가 용기를 주셔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준혁군은 이날 4위로 골인, 성적으로만 놓고 보면 아빠보다 한 수 위였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최고령·최연소 참가자 5㎞를 완주한 대회 최고령 참가자 이규훈(79·경기도 안양)옹은 결승점을 넘자마자 아내 윤을호(72)씨에게 달려갔다. 기록은 30분대로 한참 늦었지만 표정만큼은 1등 못지않게 밝았다. 1995년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 팔순을 앞둔 지금은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안양천변 시민운동 코스를 돈다. “지금까지는 주로 10㎞를 뛰었는데 요즘엔 애들이 나이 많다고 5㎞만 뛰래.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10㎞에 도전하고 싶어.”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유희훈(5)군도 많은 참가자들의 박수와 격려를 받았다. 유군은 5㎞ 코스를 아버지 유수동(38)씨와 완주했다. 어린 나이 때문에 다른 참가자들보다 기록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성인들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힘차게 달렸다는 데 큰 보람을 느끼는 듯했다. 유군은 전국의 지역축제 마라톤대회에 자주 참가하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세살 때 마라톤에 입문했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게 10여 차례. 유군은 “마라톤을 마치고 들어올 때 많은 아저씨들이 환영을 해주면 기분이 좋아져요.”라면서 다음에는 혼자서 5㎞를 완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버지 유씨는 “언제부턴가 마라톤 대회가 있으면 아들이 먼저 알고 같이 나가자고 졸라댄다.”라고 말했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늠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버지 품으로 파고들며 부끄러워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특별취재반 이언탁 도준석 정연호기자
  • 감독 허재가 왔다

    ‘농구 대통령’ 허재(39)가 ‘코트의 총독’으로 화려하게 거듭났다. 프로농구 전주 KCC는 16일 “공석으로 남아 있는 감독직에 허재 전 TG삼보 플레잉코치를 영입했다.”면서 “구체적인 계약조건과 향후 일정 등은 허 신임 감독이 돌아오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서 지도자 수업중인 허 감독 내정자는 프로농구 1세대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만 39세 7개월로 10개팀 현역 감독중 최연소다. 이로써 프로야구 선동렬 감독, 프로축구 차범근 감독에 이어 프로농구에서도 본격적인 ‘스타플레이어 감독 시대’가 열린 셈이다. 그러나 TG삼보의 지원으로 미국에 2년간의 코치 연수를 떠났다 일정을 앞당겨 TG가 아닌 KCC의 감독으로 복귀한 점에서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허 감독내정자와 KCC 정몽익 부사장,TG삼보 이홍선 구단대표 사이의 개인적인 친분(용산고 선후배)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허 감독 내정자에게 붙여진 ‘농구 대통령’이란 별칭은 결코 허명이 아니다. 그는 지난 74년 상명초등학교 4학년때 농구공을 처음 잡은 뒤 용산중·고, 중앙대, 기아,TG삼보 등을 거치는 30여년 동안 현란한 드리블과 슈팅, 예측불허의 어시스트, 악착같은 승부근성 등으로 코트를 완전히 장악, 어느 누구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한국농구 최고의 스타’였다. 지난 84년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이끌었는가 하면,‘중앙대 불패신화’를 썼던 대학 4학년 때 단국대와 경기에서는 75점을 쓸어넣는 ‘신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졸업 뒤 96년까지는 기아의 농구대잔치 7연패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유독 우승운이 따르지 않다가 02∼03시즌 TG삼보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프로 통산 8시즌 동안 총 375경기에 출장해 4584점,1161리바운드,1597어시스트,513스틸 기록을 남기고 지난해 현역 생활을 마쳤다. 허 내정자는 “첫 지휘봉을 명문구단인 KCC에서 잡게 돼 영광”이라면서 “농구를 처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허재는 ▲생년월일 1965년 9월28일 ▲신체조건 188㎝ ▲출신교 상명초-용산중·고-중앙대 ▲주요경력 84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농구대잔치 7연패(89∼96), 농구대잔치 ‘베스트 5’ 6회·MVP 2회, 프로농구 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준우승팀 최초),TG삼보 우승(02∼03시즌),2003년 TG삼보 플레잉코치,2004년 5월 은퇴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랑엔 계급도 없어요

    경감 신부와 순경 신랑의 경찰가족이 탄생한다. 주인공은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계 정혜심(사진 오른쪽·29·여) 경감과 부산 사하경찰서 교통지도계 이재기(왼쪽·33) 순경. 이들은 오는 22일 오후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 에덴예식장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정 경감은 경찰대 16기 출신으로 올해 부산지역 최연소 경감으로 승진했고 이 순경은 일반대학 졸업 후 공채를 통해 경찰에 입문한 경력 7년차의 모범 청년이다. 하지만 둘은 경찰 직급상 4계급이나 차이나는 상하관계.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03년 11월로 정 경감(당시 경위)이 사하경찰서 상황실 부실장으로 당직근무를 하던 중 당시 사하경찰서 하단지구대 소속으로 형사사건 피의자 인계를 위해 경찰서를 찾은 이 순경을 만나면서다. 정 경감은 이때 준수한 용모에 세련된 매너까지 갖춘 이 순경을 보고 첫눈에 반했으나 수줍음에 말조차 건네지 못하다가 이듬해 2월 하단지구대 사무소장으로 부임하면서 사랑의 불씨를 지폈다는 것. 동료의 시선을 의식해 ‘007 작전’을 펴듯 쉬는 날마다 시외로 나가 짜릿한 데이트를 즐기는 등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쉬어가기˙˙˙

    미국의 ‘축구 신동’ 프레디 아두(15·DC 유나이티드)가 다음달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에 출전할 미국대표팀에 선발됐다고. 아르헨티나 독일 이집트와 함께 D조에 속한 미국은 최연소 선수인 아두 외에도 채드 바렛(시카고 파이어), 에디 게이븐(메트로스타스) 등 미국프로축구(MLS) 선수 8명이 명단에 올라 대표팀의 주축을 이룰 전망이다.
  • [스포츠 라운지] 16세 최연소 양궁국가대표 이특영

    [스포츠 라운지] 16세 최연소 양궁국가대표 이특영

    새벽 5시 50분. 자꾸만 감기는 눈을 몇번이나 비벼보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도 보지만 아직 16살 소녀에게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하지만 투정은 잠시뿐. 얼른 마음을 다잡고 이슬이 촉촉한 운동장을 향해 총총 발걸음을 옮긴다. 하체 단련을 위해 400m 트랙을 5바퀴 돌면 몽롱하던 잠 기운은 싹 가시고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오후 9시까지 식사와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이어지는 건 훈련, 또 훈련뿐이다.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그에게 힘들지 않으냐고 걱정스레 물었더니 “국가대표로 운동할 수 있는 게 흔한 기회는 아니잖아요?”라고 당차게 되묻는다.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162㎝,52㎏ 자그마한 체구의 이 소녀는 한국 양궁 사상 최연소로 세계선수권대회(6월 20일, 스페인 마드리드) 출전권을 획득한 ‘여고생 궁사’ 이특영(16·광주체고 1년)이다. ●‘특별하게 빛나는’ 양궁 새별 ‘특별하게 빛난다’는 뜻을 가진 특영(特煐)이란 이름은 어머니 김칠순(50)씨가 지어줬다. 위로 언니만 넷이라 아들인 줄 알았다며 지은 이름. 하지만 가장 존경하는 선수라는 ‘신궁’ 김수녕(34)이 88서울올림픽 2관왕에 오를 때도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던 이특영은 이제 어머니의 예측대로 한국 양궁의 ‘새별’이 됐다. 광주 두암초등학교 4학년 체육시간. 피구 경기 중 특영이가 던지는 배구 공에 맞은 아이들은 저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코트 밖으로 나가야 했다. 평소 달리기도 으뜸인 특영이의 남다른 운동신경을 유심히 살펴 보던 양궁 코치가 활쏘기를 권유했다. 특영이는 “어릴 때부터 다트 게임을 좋아해 양궁이 어떤 운동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궁금함만으로 힘든 운동을 견디기는 어려웠다. 한달 만에 그만뒀다. 미래의 새별이 빛도 발하지 못하고 사라질 뻔했지만 코치가 교실까지 찾아와 끈질기게 설득하는 바람에 다시 양궁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숨겨진 재능이 주머니 속 송곳처럼 솟아나온 건 2003년 5월 열린 32회 전국소년체전에서였다. 당시 동명중 2학년이던 특영이는 50m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열린 같은 대회에서도 50m와 개인종합을 휩쓸었다. 군계일학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달 9일 2005 양궁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트리오’ 박성현(22), 이성진(20·이상 전북도청), 윤미진(22·경희대 4년)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특영이는 “올림픽에 나갔던 언니들을 이겼다는 게 놀랍고도 기분 좋았지만 내심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놀이공원 가고 싶은 소녀, 스페인 가다 쉴틈없이 달려와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지만 특영이는 아직 16살, 고1 소녀다. 인터넷 게임도 하고 싶고 놀이동산도 가고 싶다. 하지만 운동이 끝난 뒤 친구들과 채팅을 즐기는 것이 피곤함을 견뎌내는 소중한 힘이 된다. 게다가 투정만 부리지 않을 만큼 대견하기까지 하다. 특영이는 “김수녕 언니처럼 꾸준히 오랫동안 선수생활하면서 외국 대회도 자주 나가려면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다짐했다. 새달 2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첫 메이저대회 데뷔 무대. 또래보다 3∼4파운드 높은 44파운드짜리 활을 쓸 정도로 힘이 좋고 성격이 담대하면서 침착한데다 승부욕까지 뛰어나 김진호-서향순-김수녕-윤미진의 뒤를 이을 ‘여고생 궁사’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영이는 “물론 세계대회에서 잘하고 싶지만 열심히 노력한 뒤에 오는 어떤 결과에도 만족할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면서도 “대회 끝나면 귀국하자마자 친구들과 피자 먹으러 가고 싶다.”며 어느새 또래 소녀로 돌아와 활짝 미소 짓는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김희정의원 28일 화촉

    17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한나라당 김희정(34) 의원이 오는 28일 오후 1시 국회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현역 의원이 임기중에 결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예비신랑은 현재 LG그룹 계열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으로 독일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으며, 김 의원은 작년 총선에 출마하기 이전부터 예비 신랑과 사귀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 유권자들로부터 “시집부터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난감한’ 질문에 접할 때면 “당선되면 17대 임기내 결혼하겠다.”고 말해왔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백년가약을 맺기로 결정했으며 예식장소로 야외인 의원동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박은영의 DVD레시피] 달콤한 어머니 vs 지독한 어머니

    초코파이와 카레라이스. 마시멜로를 넣은 비스킷에 초콜릿을 입힌 초코파이와 야채와 고기를 썰어 넣고 뭉근하게 끓여 밥에 얹은 카레라이스는 맛은 물론이고 색깔과 향기도 확연히 다르다.‘말아톤’(감독 정윤철)과 ‘아무도 모른다’(고레에다 히로카즈)에는 서로 다른 두 어머니가 등장한다. 마라톤 레이스 중 한 입 베어 문 초코파이 같은 어머니와 아이들을 버리고 집을 나갈 만큼 지독히 향기가 강한 어머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나 ‘집으로’에서 초코파이는 우정과 화해를 부르는 장치였다. 그러나 ‘말아톤’에서는 달리는 것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일종의 당근이다. 실제 42.195km의 마라톤에서는 15km 지점에서 초코파이를 나눠준다. 소진된 열량을 보충해 탈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말아톤’에서도 초원이를 포기하지 않게 한 것은 초코파이였다. 어머니가 내민 초코파이로 산의 정상에 오르고 마라톤도 시작하게 됐지만, 마지막에는 그 이상으로 뜨거운 에너지를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아무도 모른다’에서 열두 살배기 아들은 늦게까지 일하는 어머니를 위해 카레라이스를 만든다. 그러나 밤늦게 돌아온 어머니는 다음날 아침 쪽지 한 장 남긴 채 사라져 버린다. 아버지가 다른 4명의 아이들의 가난하고 슬픈 일상은 이렇게 시작된다.‘카레라이스’는 아이들에게 음식다운 음식을 먹었던 마지막 추억이고 잊혀지지 않는 어머니의 향기이기도 하다. 의암 호수에 비친 햇살은 물결의 움직임에 따라 섬세하게 표현될 정도로 해상도가 뛰어나다. 잘 닦은 유리창처럼 고르고 투명해서 보는 내내 기분이 산뜻할 정도다. 잔잔한 드라마임에도 입체적인 배경음을 들려주는 사운드 디자인이 시원하다. 극중 어머니 김미숙과 실제 주인공 형진군 어머니의 짧은 대화가 실려 있는 부가영상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흥행에 상관없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김미숙과 “내가 사명감을 갖고 알려야 어린 엄마들이 수월할 것”이라는 형진의 어머니는 같은 어머니로서 이심전심의 공감대를 보여 준다. 이 영화로 지난해 칸영화제에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야기라 유야의 놀라운 집중력은 제작과정을 담은 짧은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디스크 2는 한 장으로 담기에 모자라 별도의 디스크를 마련한 듯 분량이 많지 않다. 그러나 시사회와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기라 유야의 모습을 부가영상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영화 속에서보다 한 층 성숙한 모습이라 배우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필름의 입자가 느껴지는 본편의 화질은 대형 화면에서는 다소 거슬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몇몇 장면에서 보여주는 기막힌 촬영 감각을 상쇄시킬 정도는 아니다.
  • 국제배드민턴연맹 회장 당선된 강영중씨

    |베이징(중국) 김민수특파원| “아시아와 유럽에 편중된 배드민턴의 세계화에 앞장서겠습니다.” 강영중(56) 대한배드민턴협회장 겸 아시아배드민턴연맹(ABF) 회장이 8일 중국 베이징 뉴센추리호텔에서 열린 국제배드민턴연맹(IBF) 총회에서 연맹 회장에 단독 출마,156명의 대의원 가운데 참석한 132명의 추대로 오는 2009년까지 4년 임기의 연맹 회장에 당선됐다. 또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33)도 IBF 이사로 선임됐다. 방수현은 최연소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처음으로 국제연맹 이사에 오르는 이정표를 세웠다. 강 회장의 IBF 회장 취임으로 한국은 박용성 국제유도연맹(IJF) 회장과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박상하 국제정구연맹(ISTF) 회장 등 동시에 4명의 국제체육기구 수장을 보유, 국제 스포츠무대에서의 위상도 높아지게 됐다. 영국 등 유럽세가 주도하던 IBF 회장에 취임한 강 회장은 “세계연맹 회장에 당선돼 기쁘기도 하지만 어깨가 무거운 것 또한 사실”이라면서 “배드민턴계의 오랜 숙원인 세계화를 이뤄 축구처럼 세계 곳곳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겠으며, 룰도 보다 쉽게 개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주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지역 등 각 대륙에 ‘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하고 지도자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계획으로 배드민턴 전용체육관을 세워 세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대회를 유치할 뜻도 비친 강 회장은 “전용체육관 건립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했던 사항”이라면서 “연맹 회장에 오른 것을 계기로 국제대회 유치의 전제 조건인 국제규모의 경기장을 반드시 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관련해 “많은 꿈나무를 육성하는 것이 해법이지만 갈수록 상황은 열악하다.”면서 “장기적으로 학교체육의 내실을 통해 초·중·고·대학·실업이 나름대로 기능을 강화하고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잇단 금메달로 효자종목의 입지를 굳힌 만큼 2008년에도 금메달 2개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건국대를 졸업했으며 대교그룹 회장이기도 한 강 회장은 지난 2003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아시아연맹 회장에 잇따라 오른 뒤 각종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었다. 강 회장이 4년 뒤 연맹 회장을 연임할 경우 세계연맹회장 쿼터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피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kimms@seoul.co.kr
  • 美 ‘괴짜 전쟁영웅’ 해크워스 사망

    |뉴욕 연합|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 참전해 수많은 무훈을 세워 ‘전쟁영웅’으로 불렸으나 괴이한 행동으로도 유명했던 데이비드 해크워스 예비역 대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멕시코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숨졌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74세. 신문에 따르면 불과 20세의 나이로 한국전에 지휘관으로 참전했고 베트남전에서는 최연소 대령으로 활약하면서 두 개의 무공십자훈장 등 91개의 훈장과 메달을 받을 정도로 혁혁한 무훈을 세운 해크워스는 현역 신분으로 미군의 베트남전 수행방식을 비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1931년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출생한 해크워스 예비역 대령은 15세 때 ‘가짜 아버지’에게 돈을 주고 입대연령에 도달했다는 보증서를 받아 육군에 입대했다. 이어 한국전이 발발하자 자원 참전,‘울프하운드(이리사냥개) 특공대’로 불린 의용군 부대를 지휘하면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전선을 떠나지 않는 불굴의 용기를 보였다. 한국전 종전 후에는 미군의 베트남전에 공수부대의 일원으로 참전했으며 공격용 헬기 부대 지휘관이 됐다. 그가 이끈 헬기부대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소재가 됐다. 한 전투에서는 2500명의 월맹군 병사들을 몰살한 반면 아군 사망자는 25명에 그치는 대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해크워스는 다른 한편으로는 병사들의 성병 감염 위험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부대 주변에 매춘업소를 운영하는 등 기이한 행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 16세 여고생 신궁 이특영 역대 최연소 ‘태극마크’

    ‘여고생 궁사’ 이특영(16·광주체고 1)이 역대 최연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특영은 6일 성남양궁장에서 막을 내린 국가대표 여자부 2차평가전에서 비바람을 뚫고 종합 3위를 마크,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트리오’ 박성현(22) 이성진(20·이상 전북도청) 윤미진(22·경희대 4년) 등 쟁쟁한 선배들과 나란히 오는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게 됐다. 이로써 이특영은 지난 87년 왕희경(당시 17세)이 고교 2학년때 아들레이드세계선수권에 나선 최연소 메이저대회(올림픽 및 세계선수권) 출전기록을 갈아치웠다. 예고없이 찾아온 돌풍이었다. 지난달 9일 원주에서 열린 2005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무명이던 이특영이 아테네올림픽 2관왕 박성현을 물리치고 1위로 깜짝 발탁될 때만 해도 모두가 설마했다. 같은 달 22일 울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표 1차평가전에서 4위로 주춤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차평가전에서 3위에 오르며 종합 3위를 기록, 세계대회보다 뚫기 어렵다는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며 마드리드 세계선수권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이특영은 162㎝ 53㎏의 자그마한 체구이지만 또래보다 1∼2파운드 무거운 42파운드짜리 활을 쓸 정도로 힘이 좋고 성격이 담대하면서도 침착한 데다 승부욕까지 뛰어나 김진호-서향순-김수녕-윤미진으로 이어지는 한국 양궁의 ‘여고생 궁사’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남자대표에는 아테네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박경모(30·인천 계양구청),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재헌(31·INI스틸), 방콕아시안게임 2관왕 한승훈(32·제일은행), 무명의 최원종(27·예천군청) 등이 선발됐다. 성남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세자매 검정고시 타이틀 ‘싹쓸이’

    재혼가정의 3자매가 고입·고졸 검정고시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부모의 재혼으로 한가족이 된 충북 충주시 연수동 손빈희(13), 황정인(13), 손다빈(12) 자매는 지난달 4일 실시된 올해 첫 고입·고졸 검정고시에서 다빈이가 고입 최연소, 정인이가 고졸 최연소 합격했다. 빈희는 92.55점으로 충북 전체 수석(94.5점)에 버금가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자매는 2년간 중국에 머물며 한인학교를 다니다 지난해 6월 귀국해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부모는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재혼했다. 이들 가족은 한의사인 아버지 황석호(35)씨가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갈 때 모두 따라갔었다. 자매가 검정고시를 생각한 것은 가족회의를 통해서였다. 어머니 윤미경(39)씨는 “가족회의 결과 영어만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가려면 어학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검정고시가 더 낫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자매는 정규학교 편입 대신 건국자활학교와 한울학교 등 충주지역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야학에 다니며 윤씨가 만든 시간표에 따라 매일 규칙적으로 공부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충주에 검정고시학원이 없기 때문이다. 윤씨는 자매들을 조선족 보모에게 맡긴 뒤 중국에서 남편과 함께 1년 먼저 귀국해서도 이메일과 채팅 등을 통해 스케줄을 관리하면서 아이들을 공부시켰다. 빈희의 꿈은 법관, 정인이는 한의사, 다빈이는 수의사다. 빈희와 정인이는 오는 10월 실시되는 고급 HSK(한어수평고시)와 1급 한자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고, 다빈이는 8월에 있을 고졸 검정고시 합격이 새로운 목표다. 다빈이가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할 경우 3자매는 올해 말 필리핀으로 1년 단기 어학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빈희는 올해 수능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합격할 경우 휴학을 한 뒤 어학연수에 합류한다는 것이다.3자매는 아버지를 따라 매일 단전호흡으로 집중력을 크게 높였다는 게 윤씨의 얘기다. 윤씨는 “재혼 초기에는 성격이 달라 자매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지만 대화를 통해 극복했다.”며 “지금은 함께 시험준비를 하면서 서로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입법고시 최종합격 25명 발표

    국회 사무처는 제21회 입법고등고시 최종 합격자 25명의 명단을 2일 발표했다. 경쟁률 159대 1을 기록한 가운데 일반행정직에 지원한 이형진(28·고려대 독문졸)씨가 2차 시험 평균 성적 64.70점으로 수석합격의 영예를 차지했다. 최고령 합격자는 법제직에 지원한 장영환(32·고려대 법학졸)씨, 최연소 합격자는 국회사무처 재경직에 지원한 허수진(22·서울대 경제4)씨로 나타났다. 다음은 합격자 명단. ◇일반행정 구슬이 김소정 김정규 김지영 이윤국 이지연 이형진 정민주 ◇법제 이동훈 이세진 장영환 조승래 조정익 ◇재경(사무처) 김건호 김상우 서정덕 유혜령 허수진 ◇재경(예정처) 김대은 김승현 김현중 이재윤 정상훈 정석배 황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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