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청렴도 檢·警·한수원 ‘최하위권’
하루가 멀다 하고 쇄신 얘기가 나오는 검찰과 경찰이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위 기관으로 꼽혔다. 또 원전 비리, 철도 사고 등 사회에 충격을 안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역시 청렴도에서 낙제에 가까웠다.
1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공직유관단체 등 65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2013년 청렴도 조사’에서 올해 전체 평균 점수는 지난해와 같은 7.86점(10점 만점)이었다.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가 처음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는 전문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다가 2011년부터 정책 전문가, 시민 등이 폭넓게 참여해 조사의 신뢰성을 더했다. 올해는 민원인 16만 5191명과 기관 직원 5만 6284명, 학계·시민단체·지역주민·학부모 등 1만 8507명이 조사에 응했다. 조사는 지난 8~11월에 걸쳐 실시됐으며, 이 과정에서 신뢰도를 저해하는 행위가 일어나면 감점을 적용해 점수를 매겼다.
청렴도 1등급을 받은 기관에는 병무청과 통계청, 경기 오산시, 충북 보은군, 서울 마포구가 뽑혔다. 제주도교육청, 한국남부발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기술교육대도 분야별로 1등급을 받았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가장 점수가 높았으나 2등급 수준이었다.
고위 공직자가 비리에 연루됐거나, 조직 내부의 부패 문제가 드러난 기관들은 최하위(5등급)에 들었다. 몇 년째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검찰청(6.91점), 경찰청(6.86점), 국방부(7.12점)에 이어 각종 비리를 낳고 전력 비상사태를 야기한 한수원(7.65점), 인재(人災) 사고가 불거진 코레일(7.85점), 수십조원의 부채를 안고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 한국도로공사(7.82점)가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썼다.
올 한 해 금품·향응·편의를 제공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민원인은 0.7%로, 지난해(1.0%)보다 다소 낮아졌다. 위법·부당 예산집행 비율과 부당한 업무지시 등 부패 경험 비율은 각각 6.2%, 6.6%를 보이면서 전년보다 1.4~3.3% 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연고 관계에 따른 업무처리(6.82점), 조직 내 알선·청탁·압력행사 정도(8.44점), 부패 신고자 보호 실효성(7.72점)은 0.24~0.56점 낮아져 청렴 문화와 부패방지제도에 대한 평가는 악화됐다.
한편 올해 부패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1045명(220개 행정기관)이었으며, 부패 금액은 237억 4141만원으로 집계됐다.
권익위는 청렴도 평가 부진 기관에 대해 청렴컨설팅과 반부패경쟁력평가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