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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주의 통렬한 비판 속 권력의 비열한 속성 ‘반추’

    알렉산드르 솔제니친(1918~2008)의 작품 ‘수용소 군도’는 옛 소련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진실과 정의에 대한 갈증을 담고 있다. 그는 이 작품 때문에 반역죄로 추방돼 20년 동안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해야 했지만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냉전 문학’으로 치부되며 국내에서 제 대접을 받지 못했다. 헝가리 출신의 영국 작가 아서 쾨슬러(1905~83)의 ‘한낮의 어둠’(후마니타스 펴냄) 또한 주제나, 작품 평가에 있어 비슷한 처지였다. 스탈린 치하 옛 소련 체제로 대표되는 공산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는 ‘반공 소설’이다. 1940년에 쓰였으니 작가의 의도와는 또 다르게 냉전 시대에 무던히도 다른 평가 속에서 읽혀왔다. 하지만 웬일인지 국내에서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반공을 국시로 삼았던 반공 정권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말이다. 1981년 시인 최승자가 번역해 소개되기도 했으나 주목받지 못한 채 절판되고 말았다. 사회과학 전문출판사 후마니타스 ‘문학시리즈’의 첫 번째로 선택된 작품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소설 속 주인공 루바쇼프는 사회주의 혁명의 주역이다. 40여 년 동안 혁명 완수를 위해 헌신해온 인물이다. 당 중앙위원, 혁명군 사령관 등을 지낸 정치국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밤중 체포돼 혹독한 신문 끝에 처형되고 만다. 루바쇼프는 훈훈한 낭만주의 혁명가였다. 혁명의 시절, 동지들과 함께 원칙과 대의명분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하지만 혁명이 완수된 뒤 그에게 개인은 없었다. 오로지 열정적인 혁명 조국의 완수와 영도세력으로서 당만이 존재했다. 그런 그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반혁명 혐의를 받고 자신의 오랜 혁명 동지(이바노프)와, 혁명이 낳아 자신의 말과 행동을 빼닮은 새 세대 혁명원칙주의자 글레트킨으로부터 모진 신문을 받는 처지로 전락한다. 결국 루바쇼프는 이들의 설득과 협박 속에 거짓으로 자백하고 만다. 당의 명령에 순응하며, 스탈린 체제에 마지막 충성을 바치기 위한 방법이 ‘당의 노선에 반대했다.’라고 스스로 조국의 반역자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공산주의와, 그곳의 인물들이 품고 있는 지독한 이율배반의 모습이다. 이렇듯 비정한 공산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건만 왜 국내에서는 관심을 끌지 못했을까. 표면적으로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을 내세웠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권력의 비열한 속성, 노동무산계급(혹은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의 혁명과 그속에서 신음하는 대중의 모순적 양상, 개인의 사상과 양심을 억눌러서 이뤄지는 전체주의적 국가 등 우리 스스로를 반추하게 하거나 부끄럽게 만드는 것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제21회 김달진문학상] “시와 타협 않고 뿌리 뽑겠다”

    [제21회 김달진문학상] “시와 타협 않고 뿌리 뽑겠다”

    1930년대 시인부락 동인으로 활동하고, 불교에 깊이 심취했던 월하 김달진의 생애는 시(詩)와 선(禪)을 씨줄과 날줄 삼아 짜여졌다. 모더니스트로서 서구적 이미지를 탁월한 시적 언어로 바꿔내는 능력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이후에는 불교와 노장사상 등 동양사상에 뿌리내린 고고한 정신주의적 시의 정점을 선보였다. 올해로 21년 동안 이어온 문학상은 그의 문학 세계와 맥을 잇는 후세대 문인들을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그런 까닭에 오랜 시간 동안 불교적 선 세계관을 기초로 시 창작을 펼쳐온 시인 홍신선(66)과 인간의 삶, 정신의 비의를 추구해온 문학평론가 홍용희(44)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더욱 의미가 깊다. ■시 부문-홍신선 시인 ‘우연을 점찍다’ 등단 이후 꼬박 45년이 지났다. 그의 웅숭깊은 시(詩) 세계는 지난 시절 시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내밀한 교과서 역할을 했다. 특히 현대 과학과 기계 문명이 승리를 선언한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그의 시는 더욱 빛을 발했다. 유교적 가치와 선(禪) 불교 사상을 뿌리 삼은 그의 시편들은 우리 사회가 천착해야 할 ‘오래된 미래’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유난히 상복이 없었다. 상이 문학적 성취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시인협회상(2002), 현대불교문학상(2006) 등 한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참 상운(賞運)과 인연이 멀었다. 지난해 7년 만에 펴낸 시집 ‘우연을 점찍다’(문학과지성사)로 제 21회 김달진문학상을 받은 데 대해 마냥 기뻐하기가 겸연쩍은 이유다. “제가 쓴 시들이 그동안 독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고 봐야겠죠. 시운(詩運)과 문운(文運)도 없었던 것 같고요.” 시인 홍신선(66)이 25일 쑥스럽게 밝힌 수상 소감의 한 대목이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월하 김달진 선생의 작품과 그가 직접 번역한 선시(禪詩)를 많이 읽었으며 그의 불교적 세계관이 내 시에 뿌리내려 맥이 닿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김달진문학상을 받게 된 기쁨을 표현했다. 이는 함께 수상작 최종 후보에 올랐던 최승자·최승호·황학주 등 내로라하는 시인들이 아닌, 그의 시집이 뽑힌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월하 선생과 자신을 하나로 이어주는 시적 맥락이자 시에 다가가는 방법의 동일함을 ‘반상합도(反常合道)’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는 상식을 뒤집음으로써 진리를 보여주는 것이며, 선불교의 가치에 기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18년 동안 우직하게 써내려온 연작시 ‘마음·경(經)’은 55편으로 일단 마무리했다. ‘우연을 점찍다’를 통해 완성시킨 것이다. 홍신선 시세계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인 ‘마음·經’은 다듬고 보완해서 내년쯤 단행본 시집으로 내놓을 예정이라 한다. 이 밖에 ‘죽음놀이’, ‘성인용품점 앞에 서다’ 등 다른 시편들에서 보여주는 그의 시선은 초가을 새벽녘의 우물물 한 바가지처럼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지혜를 담고 있는가 하면, 삶과 늙음·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성찰이 한껏 무르익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2년 전 ‘드디어’ 동국대 국문과 교수직에서 은퇴했다. 시를 업(業)으로 삼게 된 것이다. 그는 “시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뿌리뽑듯 매달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면서 “강의 또는 논문을 위해 책을 읽곤 했던 것과 달리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아주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죽음이라는 공포와 두려움을 인식하고,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정신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으며,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집착과 욕망을 줄일 수 있는 눈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전업시인으로 첫 발을 내디딘 ‘45년차 새내기 시인’의 포부를 밝혔다.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시 심사평-불교적 상상력 시어에 접목 심사위원들은 든든히 뿌리박아 내리는 홍신선의 불교적 상상력에 한결같은 찬사를 보냈다. 또한 삶과 늙음, 죽음 등 인간 존재 보편의 사유를 겸손과 겸양의 미학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 황동규는 홍신선의 시를 ‘시적 해방의 한 모습’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죽음놀이’, ‘마음 경’ 등은 지금까지 시인이 추구했던 유교적인, 혹은 금욕적인 구도의 직선적인 길에서 풀려난 인간의 상태를 보여준다.”면서 “유교적 의지가 피워낸 불교적인 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연스럽고 절절하다.”고 수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인환 역시 “불교를 시세계로 삼는 것이 자칫 공소한 정신의 고공비행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 편견임을 일깨워줬다.”고 평했다. 조정권은 ‘일장춘몽 생애에 대한 가장 빛나는 포상은 죽음임을’(‘포상 빛나는’ 중)과 같은 시 구절에서 정서적 황홀감에 이은 해방감까지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숭원 역시 “희로애락의 감정을 절제하며 홍신선이 김달진의 이름을 단 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모름지기 연기(緣起)에 속하는 일”이라고 평했다. 심사위원 황동규 김인환 조정권 이숭원 최동호
  • 상처에서 나온 희망, 시

    시인 최승자는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꾼다. 그럼으로써 시인은 존재한다.”고 했다. 또 시인 도종환은 “상처 그 밑에서 새 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고 노래했다. 이 말들처럼 시인은 그 누구보다 상처에 예민한 사람들이다. 또 이들은 자기 마음의 생채기를 헤집고 다스려 그 안에서 보편적 감성을 이끌어 낸다. 그런 점에서 시인 류근은 예리한 시인이다. 그의 첫 시집 ‘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사 펴냄)에는 긴 시간 동안 생기고 아무르고 다시 덧난, 축적된 상처 속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들이 있다. 1992년 등단 이후 어떤 지면에도 시를 발표하지 않았던 그가 18년간 쌓은 상처의 기록이다. 제목처럼 작품 속 화자는 상처에 지독히도 예민한 체질이다. 그는 빈 들녘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나 갈 길 가로막는 노을에서도 흔히 다친다. ‘내게도 부를 수 없는 상처의 / 이름은 늘 있다’(‘상처적 체질’ 중)고 고백하는 그에게는, 자신 앞에 놓인, 또 자신이 바라보는 세월 자체가 모두 상처다. 그의 상처는 많은 부분 누군가의 부재(不在)에서 온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도 ‘진정한 지옥은 내가 이 별에 왔는데 / 약속한 삶이 끝내 오지 않는 것이다.’라고 썼다. 이처럼 시집 곳곳에는 작별로 상처 받고, 그리움으로 상처가 곪는 화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사랑은 애절하다. ‘사랑을 만나면 젊은 오르페우스처럼 / 죽음까지 흘러가 우는 것이다 / 울어서 생애의 모든 강물 비우는 것이다’(‘벌레처럼 운다’ 중) 같은 사랑의 맹세는 통속적 연애시에 가깝다 할 정도다. 하지만 시인은 오히려 ‘내 슬픔은 삼류다.’라며 통속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면서 그 통속(通俗)을 통해 세상(俗)과 널리 통(通)하는 보편성을 획득한다. 해설을 붙인 문학평론가 최현식도 “류근의 시는 통속의 재현이 아니라 통속미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시집에 통속적 사랑과 그리움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포근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들 사이에는 여유로운 해학성이 묻어나는 작품도 더러 등장한다.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는 웃음과 함께 전해지는 가슴 한편 찌릿함을 피할 수가 없다. ‘하루 종일 장래 희망이 퇴근이었던 나는 / 풀려난 강아지처럼 성실하게 / 아랫도리를 흔든다 /(중략) 노을 끝에 비스듬하게 내 하루 동안의 욕설이 / 내어 걸린다 아아, / 쓰벌!’(‘퇴근’ 중)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순정만화는 잊어라…리얼리즘에 빠져봐

    순정만화는 잊어라…리얼리즘에 빠져봐

    여성 작가가 그렸다. 9개의 단편 대부분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렇다고 순정만화는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성인 여성들의 모습이 진지하게 담겨 있다. 오랜 연애 생활에 남자친구와 무미건조한 사랑을 나누는 동사무소 사회복지사, 죽음의 순간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독거할머니, 고된 업무와 모진 세상에 힘겨워 하는 백화점 판매원, 야속한 시어머니와 우유부단한 남편에다 원치 않은 임신까지 해 결혼 생활이 우울한 전업주부, 쳇바퀴 같은 삶이 멈춘 순간 생면부지의 남자와 관계를 갖는 출판사 편집자, 지리멸렬한 삶에 지친 일러스트레이터…. 저마다의 직업과 처한 상황은 달라도 회색빛 삶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물론 남자 주인공을 내세운 단편도 있다. 직장을 잃은 뒤 무기력에 몸부림치거나, 인터넷에서 만난 여자와 동반자살을 기도하는 등 역시 답답하고 절박하고 남루한 삶을 산다. 채민(오른쪽 38) 작가의 ‘그녀의 완벽한 하루’(창비 펴냄)가 그렇다. 여성들의 현실을 제대로 담아낸 보기 드문 리얼리즘 만화라 주목된다. 순정만화 문법에 익숙한 독자라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채민 작가는 삶의 어두운 면에서 결코 눈을 돌리지 않고, 희망을 꾸며내지도 않는다. 그는 “어떤 특정한 메시지를 담으려 하기보다 기본적으로 삶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내가 바라보는 삶과 세상은 다소 우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형도·박정만·허연·오규원·최영미·최승자·이상·황지우·신현림 시인의 작품이 각 단편을 장식하고 있는 점도 독특하다. “시에서 영감을 얻는 게 아니라, 스토리를 만든 뒤 거기에 적합한 시를 찾아 만화 안으로 가져왔다.”는 게 그의 설명.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너무 벅찼기 때문에 앞으로 시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토로했다. 원래 디자인 쪽의 일을 하다가 이십대 후반에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하게 됐고, 일본 작가 마쓰모토 다이요의 ‘핑퐁’을 접하고는 그 스타일과 내용에 충격을 받아 만화가의 길을 결심했다고 한다. ‘맨땅에 헤딩’하듯 독학으로 만화 작업을 했던 과정이 그만의 아우라를 쌓는 데 한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2001년 활동을 시작한 뒤 9년 만에 맛보는 사실상의 첫 단행본이지만 생각보다 기쁘지는 않고 오히려 담담하다고. “그저 오랫동안 독자들과 소통하며 꾸준하게 창작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채민 작가는 벌써 2011년에 할 작품까지 생각해 놓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만화사이트 툰도시에 연재하는 ‘나쁜 음식’이 상반기에 끝나면 지금까지보다는 가볍고 경쾌한 터치로 감정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최승자 병마딛고 11년만에 새 시집 출간

    1980년대를 지나는 문학청년들에게 시인 최승자(58)는 하나의 아이콘이었다. 첫 시집 ‘이 시대의 사랑’이 보여준 어두운 내면 침잠과 자기 모멸적 시어들은 교묘한 매력으로 독자들의 가슴에 새겨졌다. 그러다 1999년 ‘연인들’ 이후 시인은 문득 펜을 놓는다. 작품에서 보여준 절망적 자폐가 시인의 심신에도 옮아 병상에 몸을 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1년. 그는 병상에서 일어나 여섯 번째 시집을 내놓았다. “오랫동안 아팠다. 이제 비로소 깨어나는 기분이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시집 ‘쓸쓸해서 머나먼’(문학과지성사 펴냄)은 오랜 침묵 뒤에 찾아온 변화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내 시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이다 / 오랫동안 내 시밭은 황폐했었다 / 너무 짙은 어둠 (중략) 이젠 좀 느리고 하늘거리는 / 포오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내 시는 지금 이사가고 있는 중’)처럼 시인은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꾼다.”고 했던 지난 시간들을 이제 관조의 시선으로 돌아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010 문화 5대 관전포인트 (2) 거장을 기억하라]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2010 문화 5대 관전포인트 (2) 거장을 기억하라]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해마다 출판·문학계 행사에는 추모사업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도 신동엽 시인 40주기, 기형도 시인 20주기 행사 등이 열렸고, 탄생 100주년을 맞은 소설가 박태원 등도 집중 조명됐다. 올해는 유난히 이런 거장들의 특별한 주기가 몰려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장편소설도 잇따라 나올 예정이라 기대감을 키운다. 우선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개최하는 ‘탄생 100주년 문인 기념문학제’가 눈에 띈다. 이미 문단의 연례 행사가 된 이 문학제는 올해 1910년생 문인들을 대상으로 학술대회와 함께 전시회, 문학제 등 다양한 조명행사를 결들인다. 식민지시대 ‘천재작가’ 이상(1910~1937)과 수필가 피천득(1910~2007)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대표 거장이다. 시 ‘오감도’, 소설 ‘날개’ 등으로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이상은 학계에서 끊임없이 재조명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상 전집 및 해설서를 냈던 권영민 서울대 교수는 올해 키워드로 정리한 이상 문학을 발간할 예정이다. 수필집 ‘인연’으로 유명한 금아 피천득은 2008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안에 개관한 ‘금아 피천득 기념관’에서 재조명된다. 올해로 작고 10주기를 맞는 서정주·황순원도 빼놓을 수 없다. 미당 서정주의 경우는 이달 말 미당기념사업회가 창립돼 본격적으로 재조명 작업이 시작된다. 그가 말년에 머물렀던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봉산산방은 철거 직전까지 내몰렸으나 위기를 넘기고 ‘미당 서정주의 집’으로 재단장된다. 하반기에 문을 열 계획이다. 11월에 열리는 미당문학제도 10주기를 맞아 확대되며, 전집 발간작업도 올해 착수한다. ●서정주·황순원 10주기… 김현 20주기 추모행사 황순원 추모사업은 지난해 발족된 황순원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대표작 ‘소나기’의 배경을 옮겨 놓은 경기 양평군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그를 기리는 다양한 학술·문화 행사가 열린다. 황순원문학제도 커지며, 올해는 양평군과 경희대 공동으로 ‘소나기문학상’도 제정한다. ‘문학과지성 1세대’를 구가했던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의 20주기도 올해다. 고향인 목포를 중심으로 추모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평론가 안함광(1910~1982), 소설가 허준(1910~?) 등 북한에서 활동한 문인도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해외 작가로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1828~1910)가 작고 100주년을 맞는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불후의 명작들을 남기고 1910년 11월20일 눈을 감았다. ●젊은 작가들 신작도 줄줄이 대기 떠나간 거장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 외에 남아 있는 대가들의 단행본 출간도 올해를 달굴 이슈 중의 하나다. 특히 인터넷 연재를 끝낸 인기작가들의 단행본 출간이 두드러진다. ‘개밥바라기별’에 이어 또다시 인터넷 연재를 끝낸 황석영의 ‘강남몽’이 상반기에 단행본으로 묶일 예정이고, 지난해 ‘엄마 돌풍’을 일으켰던 신경숙의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연말에 연재가 끝난다. 신문에 연재했던 이문열의 ‘불멸’도 상반기에 나온다. 젊은 인기작가들의 신작 소설집도 기대된다. 상반기에는 배수아·박민규·하성란이, 하반기에는 편혜영·김애란이 톡톡 튀는 상상력을 담은 단편소설을 모아 소설집을 발간한다. 시는 상반기에 고형렬·마종기·박형준·조연호·정호승·최승자 등이, 하반기에는 장석남·권혁웅 등이 작품집을 낼 예정이다. 지난해 완간된 고은 시인의 ‘만인보’도 전11권에 부록을 포함한 완간판으로 3월쯤 출간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부끄러움/최승자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부끄러움/최승자

    부끄러움/최승자 그대 익숙한 슬픔의 외투를 걸치고 한낮의 햇빛 속을 걸어 갈 때에 그대를 가로막는 부끄러움은 떨리는 그대의 잠 속에서 갈증난 꽃잎으로 타들어 가고 그대와 내가 온밤내 뒹굴어도 그대 뼈 속에 비가 내리는데 그대 부끄러움의 머리칼 어둠의 발바닥을 돌아 마주치는 것은 무엇인가
  •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3) 미국 예일대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3) 미국 예일대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 예일은 ‘퍼블릭 서비스(public service·공공부문)’를 강조하는 대학이다. 이것이 다른 대학들과 비교되는 예일대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미국의 최근 6명의 대통령 가운데 4명(제럴드 포드,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이 예일 출신이라는 사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뒷받침한다. 미국 대학 졸업생은 평균 5% 정도가 퍼블릭 서비스 분야로 나간다고 한다. 예일의 경우는 그 비율이 40%가 넘는다. 연방 및 주 정부·의회뿐만 아니라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 예일 로스쿨의 홍보담당자인 클라스 버그먼은 “NGO나 국제봉사단 등 경제적 보상이 낮은 공공분야를 선택하는 졸업생들에게는 다른 동료들과의 수입 격차를 보전해 주는 프로그램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예일대 캠퍼스를 둘러보면 사회 봉사의 징표들을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각 단과대학과 기숙사의 게시판에 붙은 벽보에는 ‘뉴헤이번 흑인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 교육’이나 ‘뉴올리언스 복구 지원’ 등 각종 봉사 활동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하는 광고가 가득하다.‘북한 주민에게 인권을’이라는 주제의 모임도 눈에 띄었다. 예일대 사회봉사의 본산은 캠퍼스 서쪽에 자리잡은 ‘드와이트 홀’이다. 이곳에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공공서비스 및 사회 정의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 센터는 2000명이 넘는 예일 학생들이 가입해 뉴헤이번에서만 60가지가 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달에는 현안이 되고 있는 이민자 문제와 노인 복지 문제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예일대는 21세기로 접어들면서 학부 학생들의 교양 교육을 강화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퍼블릭 서비스라는 강점을 계속 살려나간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예일대는 지난 10여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올해부터 학부의 커리큘럼을 개편했다. 본격적인 커리큘럼 개편은 수십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커리큘럼 조정위원회에 참여했던 최승자 한국어과 교수는 “개편의 핵심은 국제화와 수량적 논리(Quantatitive Reasoning), 작문능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국제화를 위해 예일대는 학생들에게 외국어 하나는 상급 수준으로 익힐 것을 필수화했다. 이전에는 외국어를 중급 정도까지만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상급까지 마치거나 또다른 제3의 언어를 중급까지 이수하도록 규정했다. 또 예일대는 외국 학생들에게도 미국 학생과 같은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세계의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예일대의 기부금 총액은 152억달러로 하버드대에 이어 2위다. 수량적 논리는 쉽게 말하면 수학 처리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통계와 각종 수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요체다. 졸업 때까지 최소 3개의 관련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예일대에는 미국과 세계 전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한다. 하지만 교수들은 학문적인 논문을 쓰기에는 학생들의 작문 실력이 모자라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작문 능력 강화가 개편의 핵심으로 나오게 됐다. 졸업 후 대학에 남든 다른 진로를 택하든 어떤 자리에서나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작문 실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예일대의 판단이다. dawn@seoul.co.kr ■ 로스쿨 수업 참관기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월요일 아침 8시10분. 예일대 로스쿨의 1호 강의실로 학생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대부분 커피와 물통을 하나씩 손에 들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른 봄 아침의 추위를 막기 위해 목을 감았던 머플러를 푼 뒤 가방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먼저 꺼냈다. 학생들은 전원을 꽂은 다음 재빠르게 지난밤의 뉴스와 필요한 정보를 검색했다. 친구와 메신저로 아침 인사를 하는 학생도 보였다. 고색창연한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강의실의 벽면에는 예일 로스쿨을 거쳐간 저명한 선배들의 초상화들이 큼직하게 걸려 있었다. 8시20분 해럴드 고 학장이 강의실로 들어섰다. 한 손에는 책이 든 가방을,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있었다. 이날 수업은 고 학장이 직접 강의하는 국제법.100여개의 강좌가 마련된 예일 로스쿨의 경우 5∼10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수업은 60명가량의 학생이 참석하는 드물게 규모가 큰 강의였다. 학생들의 자리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누구나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됐다. 로스쿨 가운데 세계 최고라지만 이곳에도 5분이나 지각하는 학생들은 있었다.‘인포멀(informal)’하다는 평가를 받는 고 학장은 강의가 시작된 뒤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신경쓰지는 않는 것 같았다. 고 학장은 “국제법의 효력은 미국의 연방법과 주(State)법 가운데 어느쪽에 해당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이어 좀더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졌다.“후세인이 미국내에서 고문 혐의로 기소될 수 있을까.”,“미국과 유럽연합(EU)이 동성결혼을 허락하는 조약을 맺으면 각 주에서 따를 의무가 있을까.” 고 학장은 해당 주제와 관련한 판례들도 설명하고, 꼭 읽어야 할 논문들도 소개했다. 그는 국제법이 미국내에 미치는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문제로 점차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갔다. 또 고 학장의 수업에서 두드러진 점은 최신 시사문제들이 강의의 주된 소재로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국제법의 기구를 설명할 때는 현재 진행중인 유엔 사무총장 인선을 언급했다. 국제법과 외교정책간의 관계를 분석할 때는 이란 핵 문제가 등장했다. 90분간의 강의가 끝나자 마치 국제법으로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느낌이었다. 제기된 문제들도 많았다. 그에 따라 학생들이 다음 수업시간 전에 준비해야 할 과제도 많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고 학장과 학생들은 오랫동안 강의실을 떠나지 않았다. 학생들은 고 학장을 둘러싸고 수업시간에 다 마치지 못한 토론을 계속하고 있었다. dawn@seoul.co.kr ■ “법과 다양한 직업간 연결고리 마련에 중점”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예일대 로스쿨의 수업참관을 허락한 해럴드 고 학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예일 로스쿨은 미국에서 랭킹 1위다. 순위에 신경을 쓰나. -1978년 이후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마도 순위를 매기는 것은 잡지를 팔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웃음).1위를 차지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예일 로스쿨의 경쟁력은. -최고의 학생, 최고의 교수진, 이들을 둘러싼 최고의 지적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하나만 있어도 훌륭한 학교가 되겠지만, 예일 로스쿨은 세 가지 모두가 잘 조합돼 있다. ▶커리큘럼을 바꾸나. -예일 로스쿨은 커리큘럼이 매우 개방적이다. 일단 교수를 채용하면, 그 교수가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친다. 교수들은 법의 변화를 늘 주목한다. ▶로스쿨에 비즈니스 스쿨이나 메디컬 스쿨과 공동으로 학위를 받는 ‘조인트 프로그램’이 많은데. -‘인터(inter) 프로페셔널리즘’을 강조한다. 법을 공부하고 의사가 될 수도 있고, 기업인이나 언론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법과 이같은 직업간의 연결고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로스쿨 설립을 추진중인 한국에 어떤 조언을 해주겠나. -법은 학부보다는 대학원에서 다루기에 적절한 주제라고 본다. 보다 넓고 다른 분야와 조화된 안목에서 봐야 할 것이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쟁하려면 그에 맞는 제도를 시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예일 로스쿨에 오기 원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웃으며 한국말로)열심히 공부하십시오.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면 됩니다. 한국계인 고 학장은 인터뷰 내내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집무실에는 한국산 소품과 가족들의 사진, 그림 등이 진열돼 있었다. 고 학장은 장면 정권 당시 주미대사관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중 5·16이 발생하자 미국으로 망명한 고(故) 고광림 박사의 3남. 하버드대학을 졸업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대법관 서기, 변호사, 법무부 법률고문을 지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dawn@seoul.co.kr ■ 한국인 재학생들이 보는 예일대 |뉴헤이번(미국 코네티컷주) 이도운특파원|‘뚜렷한 목표와 이를 이뤄내는 열정과 개성.’ 미국의 명문 예일대에 다니는 제니퍼 서(미국학과 3학년)·그레이스 김(종교학과 3학년)·김정현(언어학과 2학년)씨는 좌담을 통해 동료 학생들의 공통점을 이같이 묘사했다. 그들은 “예일대는 이런 학생들이 가진 창조적 야망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제니퍼 서·그레이스 김씨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김정현씨는 두 살 때 호주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셋 모두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다. ▶예일이 다른 대학과 비교해 특출난 점은. 제니퍼 서 컬럼비아대는 핵심 커리큘럼이 있어 반드시 들어야 하는 수업이 정해져 있다. 반면 예일은 학생들이 보다 폭넓고 다양한 수업을 듣도록 유도한다. 학기마다 인문분야와 과학과목 몇개를 수강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과목을 들어야 한다는 제한은 없다. 그레이스 김 다른 대학들은 학부에서도 비즈니스나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실용 학문을 전공으로 삼는다. 그러나 예일은 순수하게 학술적인 전공만 있다. 학교는 사회에서 배울 수 없는 창조적 사고와 분석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예일의 교육 철학이다. ▶예일은 사회 봉사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니퍼 서 좁게는 예일이 있는 지역에서부터 넓게는 국제적인 활동까지 매우 활발한 사회봉사가 일어나고 있다. 학생 누구든 사회 봉사를 위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 학교는 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싶으면 학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음악 교실을 운영할 수 있다. 김정현 학칙상 사회봉사를 의무화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의 자발적인 활동을 최대한 지원한다. 이것이 활발한 봉사 활동의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예일대와 같은 미국의 명문 대학에 입학하고 싶어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제니퍼 서 예일에 다니는 외국 학생들은 똑똑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뚜렷한 목표 의식이나 과외 활동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것 같다. 학문에만 열중하지 말고, 본인이 무엇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지 알고 이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정현 한국에서는 미국 명문대에 입학하려고 말하자면 이력서를 쓰기 위해서 운동도 하나, 악기도 하나, 이런 식으로 공식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 대학 입시 관계자들은 이력서를 보면 그런 활동이 좋아서 하는 것인지 입학을 위한 것인지 다 안다. 따라서 입학 자격 요건에 본인을 맞추기보다 실제 자신이 관심이 있거나 재능이 있는 부분을 더욱 집중 계발하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dawn@seoul.co.kr
  • 예일대생들 “올드보이 공부합니다”

    예일대생들 “올드보이 공부합니다”

    |뉴헤이븐(미 코네티컷 주) 이도운특파원|‘예일대 학생들도 올드보이에 반했다?’ 미국의 명문 예일대가 올 봄학기부터 처음으로 한국 영화 강좌를 개설했다. 예일대 영화학과와 동아시아학과에서 공동으로 개설한 강좌의 제목은 ‘1961년 이후의 한국 영화’. 담당교수는 예일대 동아시아학과에서 한국어를 담당하는 최승자 교수다. 최 교수는 27일 “최근 미국에서도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필름 스터디측과 공동으로 강좌를 개설했다.”면서 “미국과 한국 학생 등 10명이 수강 중”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가 수업 ‘교재’로 선택한 영화는 10여편. 대부분이 한국 영화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이다. 특히 학생들이 국제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은 ‘올드 보이’를 연구해보고 싶다고 요청해 한국의 최신 ‘스타일리스틱 무비’로 수업에 포함시켰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국영화에 대한 수강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마다 영화가 나온 한국의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고 영화 관람, 관람후 토론 등 3단계로 나눠 수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서편제처럼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정서를 표현한 영화를 미국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내가 만난 시와 시인/시인이 그린 시인들의 뒷모습

    프랑스의 천재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시인을 ‘견자(見者. voyant)’에 비유했다.그만큼 시인에겐 특유의 예지력으로 남들이 보지못하는 것도 볼 줄 아는 능력이 필수적 덕목임을 강조 한 것이다.제대로 된 시인의 통찰력은 흔히 일반인의 눈에는 어렵다.해서 어떤 시들은 당대에 제대로 읽히지 못하기도 한다.그런데 ‘견자’이고자 노력하는 시인이 동료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면 작품에 대한 오해를 가시게 해줄까? 이에 대한 대답을 제시해줄 만한 책 두 권이 나왔다.시인 이문재가 지은 ‘내가 만난 시와 시인’(문학동네)과,시인·사진작가·미술에세이 등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주목받는 신현림의 ‘당신이라는 시’(마음산책). 시인 이문재가 만난 시인과 시들은 강은교,이성복,황지우,김혜순,최승자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시인 20명이다.지은이는 특유의 섬세한 귀와 눈으로 당대 시인들의 이면을 만화경처럼 그린다.때론 정밀화로,때로는 목탄 크로키처럼 스윽 지나간다. 저자는 “시보다는 시인의 ‘이력서’를 꼼꼼히 채우려고 애썼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최종 목적지를 시로 삼았다.“시인에 대한 관심이 곧 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에서였다.”는 말처럼. 그의 기대는 때론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기도 한다.“텍스트 밖에서 이 시대를 더불어 살아가는 한 탁월한 시인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 만난 시인 이성복으로부터,그가 겪은 ‘시와의 불화’에 대한 뜻밖의 고백을 듣고는 흥분하기도 한다.시인과의 만남이라는 우물에서 시를 길어 올리려는 그의 노력은 제우스 신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신한다.시인의 입장에 서서 그를 알기 위해 만나는 시인의 작품 속 주인공이나,시인의 분위기에 맞는 대상으로의 변신이다. 예를 들어 황지우를 만날 땐 그의 시 가운데 하나인 ‘투구 게’로,유하를 인터뷰할 땐 산책자의 시선을 유지한다. 책에 실린 값진 만남은 계간 문학동네 94년 겨울호부터 지난해 겨울호까지 수록된 글을 모은 것이다. 한편 신현림은 ‘자신이 사랑하는 시’를 부제로 시인들을 묶었다.이문재와의 시 여행이 시인들의 육성을 동반한 일차적 만남이었다면신현림의 안내는 내면의 기록을 모은 것이다.인상깊게 읽은 52편의 시에다 각 편마다 읽은 느낌을 갈피갈피 끼워넣어 시를 맛깔스럽게 읽도록 도와준다. 동서고금의 작품을 섭렵해 ‘시’라는 이름의 꼬치로 꿰면서 단순히 시에 머물지 않고 팝송(밥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나 재즈(빌리 홀리데이 ‘올해의 키스’),민요(정선 아라리) 등의 노랫말까지 아우르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그의 투망엔 시보다 더 시같은 산문도 걸려 나온다.그에게 있어서 “가슴을 울리고,전율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들려주는 “열애하는 심정으로 시를 읽고,사랑하는 시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라는 작품후기는 그와의 여정을 살가운 것으로 만든다. 두 시인이 안내하는 시 혹은 시인읽기에는,시인 특유의 감성과 향기로운 글맛이 살아있다.시인과의 동행길이 아니었으면 그냥 무심히 스쳐갈 수도 있을 값진 작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신임 차관급인사 프로필/ 이승구 과학기술차관

    ◇이승구 과학기술차관= 추진력과 친화력을 적당히 갖춘 과학기술 전문 관료.지난 72년 과학기술처 연구개발조정실 근무를 시작으로 98년 국립중앙과학관장직을 맡기까지 30여년간 과학기술부에서 근무했다.일을 맡으면 특유의 뚝심을 발휘,‘황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국립중앙과학관을 과천으로 확장·이전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부인 최승자(48)씨와 1남2녀.
  • 北서 통보한 8·15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명단(강원·충청)

    표 보는 법=이름,성별,나이,본적지,헤어질 당시 주소,헤어질 당시 직장 직위,남쪽 가족 이름 및 관계 순으로 정리 [강원]□김종기 남,66,강원도 홍천군 내면 율전리,강원도 홍천군 내면,홍천군 광원공립국민학교 생둔분교급사,김진뢰(부), 리여영(모),봉기 광기 정자(형제),진극 진익(조카)□김호근 남,70,강릉군 강릉읍 임당동,강원도 강릉군 성남동,강릉읍 성내동청부업 노동자,차운선(모), 재근 영순 명희 영수 영남(형제)□리록원 남,69,강원도 강릉군 성산면 위촌리,강원도 강릉군 강릉읍 향교리, 강릉공립상업중학교 학생,리석길(부), 권씨(모),조원 기원 우원 호원(형제)□리영휘 남,64,강원도 양주군 남면 송호리,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서울 대륙장유주식회사 노동,리성옥(부),신현순(모), 영애 경애 순애(형제)□리강준 남,67,강원도 강릉면 산성우리,강원도 강릉면 산성우리,농업,리기윤(부)전장녀(모)강연 강희 강봉 강욱 강녀(형제)□리동섭 남,65,강원도 강릉군 현남현 원포리,강원도 강릉군 현남면 원포리,농업,리대학(부)장순복(모)경섭 경자(형제)명섭(4촌) 수복(외4촌)□류홍근 남,71,강원도 홍천군 횡성면 반곡리,강원도 횡성면 반곡리,농업,류환철(부),박국사(모),상균 란균(형제)□민병승 남,69,강원도 강릉군 경포면 대전리,강원도 강릉군 경포면 대전리,농업,민종식(부),최씨(모),병현 병하 병기 병옥(형제)□문병철 남,68,강원도 춘천시 소양로 3가,강원도 춘천시 사농동,춘천공립농업학교 학생,문창식(부),황봉순(모),병태 병호 정순 정신(형제)□백기택 남,69,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경기도 화천군 산양리,농업,백남학(부),김정수(모),문옥 복희 복순(형제)□손상오 남,69,강원도 원주읍 원주면 봉산동,경기도 양주군 구리면 사노리,양주군 중앙농업학교 학생,손임용(부),리영대(모),양순 영순 옥순(형제),최재필(매부)□엄녕섭 남,76,강원도 영월군 영월면 영흥리,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한성중학교 강사,엄주렬(부),신재연(모),주훈(5촌),춘섭(6촌),용훈(처남)□전덕찬 남,72,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북복리,강원도 양양군 북북리,농업,전경수(부)리수자(모)히찬 인찬 문찬 영찬 옥정(형제)□정은교 남,68,강원도 양구군 양구면 상리,강원도 양구군 양구면 상리,양구고급중학교 학생,철교(형제),의동 의선(조카)□최재덕 남,67,강원도 강릉군 성덕면 두산리,강릉군 성덕면 두산라,명륜중학교 학생,최두섭(부),최종옥(모),재판 재식 재흥 (형제),익섭(삼촌),재경(4촌)□최필순 남,77,울진국 월남면 매화리 661,서울 종로구 명륜동,서울 동국대학생,최현곤(부)최왈강(모),주정연(아내),최○○(맏아들),고분(형제),최직순(6촌)□홍영수 남,63,강원도 영월군 북면 마차리,강원도 영월군 북면 마차리,마차리 공립극민학교 학생,홍명화(부),최춘옥(모),정수 봉수 인수(형제),해붕(삼촌),흥수(4촌)□황종문 남,67,강원도 삼척군 근덕면 궁촌리 성흥동,강원도 삼척군 북평읍,삼척군 기차수리공장 노동,황룡갑(부),권구불(모),금동 종연 종명(형제)□심규황 남,65,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초당리,강원도 명주군 사천면 방동리,농업,심진구(부),한씨(모),봉황 순항 인항 옥녀(형제)□리상운 남,67,강원도 춘성군 신동면 증리2구,강원도 춘성군 신동면 증리,농업,상덕 상현 상숙 상순(형제)[충북]□김희영 남,72,충북 중원군 양성면 릉암리,서울 동대문구 신설동,노동,정춘자(처),옥동(형제),상교(자녀)□김규설 남,66,충북 청원군 북일면 오동리,충북 청원군 북일면 오동리,농업,김효환(부),규직 규석 규징 규숙(형제)□김중현 남,66,충북 청원군 남일면 신송리,충북 청원군 남일면 신송리,농업,김재철(부),국현 응현 정숙 정림(형제),익현(4촌)□김정태 남,72, 충북 충주군 충주읍 용관리,충북 충주군 룡관리,조흥은행근무,박우순(모),규태 귀정 귀남(형제),박정우(형수),신현묵(매부)북□김용환 남,68,충북 충주군 산척면 송강리,서울 중구 신당동,자동차상업소근무,김주수(부),용춘 용녀(형제),김한수 인수(삼촌),용승 용은(사촌)□김현석 남,65,충북 중원군 엄정면 목계리,성루 마포구 북아현동,한성중 학생,김남식(부),김상금(모),현일 현례(형제),김준석(삼촌),현극 현기(사촌)□김영수 남,72,충북 괴산군 칠성면 송동리,충북 괴산군 칠성면 송동리,농업,리은주(모),준수 길수(형제),김영근(삼촌),랑수 진수(사촌)□리강수 남,69,충북 보은군산외면 대원리,충북 제천군 진목리,농업,농업,한수 억년(형제),박승례(이종사촌),전종대 종호(고종사촌)□려운봉 남,66,충북 영동군 학산면 범화리,충북 영동군 학산면 범화리,정미소 근무,려웅현(부),박순희(모),운원 운분(형제),려오현(삼촌),운하(사촌)□박연하 남,70,충북 괴산군 소수면 입암리,충북 괴산군 소수면 입암리,농업,박병은(부),권오복(모),영하 경하(형제),건하 륭하(사촌)□연중흡 남,63,충북 괴산군 도안면 화성리,충북 청주시 석교정,청주사범중학교 학생,연규칠(부),리상순(모),원흠(형제),제권 제원(조카),친흠 동흠(육촌)□박종섭 남,68,충북 청원군 강외면 정중리,충북 청원군 강외면 정중리,농업,박은성(부),장일남(모),종렬 종철 종덕 종순(형제)□원용국 남,71,강원 영월군 남면 연당리,강원 영월군 남면 연당리,농업,원충상(부),조옹중(모),용래 순녀(형제),용출(사촌)□안중호(안룡식) 남,66,충북 제천군 금성면 대량리,충북 제천군 금성면 대랑리,제천공립중학교 학생,안도원(부),탁시덕(모),중섭 중구 중휘 중억 룡옥(형제)□신승식(신장선) 남,69,충북 단양군 적성면 각기리,충북 단양군 매포면 매포리,매포면 청제의원 급사,신재의(부),권분희(모),룡선 창선 윤선 화전(형제)□박명호 남,70,충북 충주군 금가면 매하리,충북 충주군 충주읍,충주사범학교 학생,박종래(부),장구순(모),광호(형제),문호 근호(사촌)□배옥성 남,66,충북 청원군 사주면 농촌리,충북 청원군 사주면 농촌리,농업,배춘오(부),김씨(모),옥동(형제),고춘자(형수),경수(조카),윤경(오촌),김진성 김진영(외조카)□방환기 남,66,충북 진천군 이월면 송림리,충분 진천군 이월면 송림리,계절노동,방성모(부),강매월(모),환길 ○○ 은자 금자 춘자(형제)□하재경 남,65,충북 괴산군 괴산면 서부리,서울 종로구 계동,중앙중학교 학생,하창용(부),최승자(모) 재영 재인 재순(형제),천룡운(매부)□홍영식 남,68,충북 옥천군 옥천면 죽향리,서울시 을지로 1가,조선피혁공장양화공,홍승길(부),류씨(모),정순 정자 순자 정훈 혜옥(형제)[충남]□김경렬 남,66,충남 대덕군 유성면 장대리,충남 대덕군 유성면 장대리,노동,김동훈(부),리금예(모),홍렬 순덕 만분(형제)□김중구 남,70,충남 연기군 서면 월하리,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대흥동,우마차 수리공장 노동자,김기진(부),박봉래(모),승구 충구(형제),응구 정구(사촌)□김은순 여,63,충남 대전시 대흥동,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량국민학교 학생,김동배(부),천금옥(모),종운 효자(형제),소홍섭 두섭 일섭 은순(시형제)□김형태 남,68,충남 청양군 사양면 신왕리,충남 청양군 사양면 신왕리,노동,김종호(부),박후남(모),연년(형제),종운(삼촌),경래 종훈(사촌)□강태원 남,68,충남 아산군 신창면 신곡리,충남 아산군 신창면 신곡리,학생,강필선(부),김기례(모),태성 태동 태우 태홍 경애 경순(형제)□구재협(구재줄) 남,70,충남 서천군 서초면 초현리,충남 서천군 서초면 초현리,농업,구원환(부),리입분(모),재덕 재락 재정 재만 재희(형제)□리길영 남,71,충남 홍성군 광천읍 소암리,충남 홍성군 광천읍 소암리,농업,리종근(부),최도원(모),정자(형제),종인(삼촌),영 호영 민영(사촌)□리종필 남,69,충남 아산군 양정면 명암리,충남 대전시 대흥동,대전공립중학교 학생,리보영(부),조원호(모),종우 종덕 종국 종완 종희(형제)□리상두 남,65,충남 청양군 비봉면 양사리,충남 청양군 비봉면 양사리,농업,리종연(부),김씨(모),상목 상기 상룡 상회(형제)□리용호 남,68,충남 아산군 탕정면 매곡리,충남 아산군 탕정면 매곡리,농업,리교암(부),홍금임(모),인호 봉호 종호 순호 설호 선호(형제)□리춘명 남,70,충남 공주군 공주읍 중학동,충남 공주군 공주읍 중학동,공주농업학교 학생,리을성(부)최인창(모),춘례 량숙 성조 성태(형제)□량재덕 남,69,충남 아산군 선장면 홍곶리,충남 아산군 선장면 홍곶리,농업,량두환(부)오순근(모),재호 재철 재준(형제),충석 효석(조카)□량한상 남,69,충남 공주군 공주읍 봉황동,충남 대전시 중구 대흥동,대전중학교 학생,량창복(부)김애란(모),항종 한호 한명 항정(형제)□박상원(박상빈) 남,68,충남 천안군 성거면 천흥리,충남 천안군 성거면 천흥리,노동,박창호(부)민병옥(모),삼대 삼수(형제),철순(삼촌),상인 상의(사촌)□박로창 남,69,충남 부여군 세도면 반조원리,충남 논산군 강경읍,강경고등상업학교 학생,박봉래(부)강성녀(모),원길 로길 로경 로연(형제)□박명규(박보석) 남,73,충남 당진군 당진면 읍내리,충남 당진군 당진면 읍내리,서울대 사범대 교원양성소 학생,박쾌인(부)리기월(모),정규 성규 인규순규(형제)□백남두 남,69,충남 논산군 흑성면 토성리,충남 대전시 본정동,공화칠공소노동,백락순(부)박영숙(모),남극 남성 남은(형제)□서기석 남,67,충남 공주군 탄천면 장선리,충남 공주군 탄천면 장선리,농업,서정만(부) 김부산(모),민석 점석 대석(형제),동욱(조카)□조병권 남,67,충남 예산군 오가면 원천리, 충남 예산군 예산읍,예산공립농업학교 학생,조민원(부)김귀남(모),영준 영남(형제),유재웅(매부),김재현(외사촌)□한덕 남,71,충남 논산군 노성면 두사리,서울 중구 을지로2가,명성인쇄소노동자,한용명(부)유차순(모),인 총 영빈 영섭(형제)□황주태 남,68,충남 아산군 선장면 홍곳리,충남 아산군 선장면 홍곳리,농업,황한성(부)한영순(모),주봉 주원 주복 주영 이순 주순(형제)□성두원 남,69,충남 논산군 강경읍,서울 종로구숭인정,서울대 예술대 학생,성석호(부)김모서(모),진원 창원 금원 근원 대원(형제)
  • 평론가 김현자씨 등 共著 『한국여성시학』

    ◎여성詩에 나타난 ‘정체성 갈구’/모성·육체·외출의 모티브 통해 남성적 질서로부터의 일탈 꿈꿔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여성작가의 자리는 오랫동안 빈 칸으로처리돼 왔다.그러나 그들은 이제 더는 자신들이 주변인 또는 타자로 인식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여성작가들은 자기 안에 내재한 욕망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인식의 주체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여성적 글쓰기를 통해 자기정체성을 찾으려는 여성작가들의 노력은 여러 층위에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이러한 의식은 여성에게 가장 본질적이고 고유한 구성요소이면서도 늘 반란을 꿈꾸게 하는 ‘모성’과 ‘육체’ 그리고 자기만의 방 찾기라는 ‘외출’의 모티브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출간된 ‘한국여성시학’(김현자 등 지음,깊은샘)은 이 세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우리 여성문학 특히 여성시학의 현단계를 점검한 연구서로 관심을 모은다. 이 책에서는 먼저 여성의 생물학적 모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자칫 성차별적인 모성 담론의 근거가 될 수있음을 지적한다.그것은 여성의 불평등과 억압의 조건을 형성함으로써 주체적인 자아로 자기 세계의 중심에 서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망을 순치시키고,여성을 성적·정치적·사회문화적 주변인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 양상을 이 책에서는 김승희의 ‘엄마의 발’이라는 시를 예로들어 살핀다.“세상의 딸들은 하늘을 박차는 날개를 가졌으나/세상의 여자들은 아무도 날지 못하는 구나/세상의 어머니는 모두 착하신데/세상의 여자들은 아무도 행복하지 않구나” 이 시에서는 본능적인 모성성과 자아정체성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모성의 미덕이라고 할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 저편에는 자신의 삶을 희생해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는 한 여성의 비극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또한 여성의 ‘육체’를 ‘불화와 화해의 시학’이란 주제 아래 다룬다.여성시인들은 결핍되고 열등한 몸,허구화한 몸으로서의 자기 육체를 거부한다.그것은 성적 매력이 강조되거나 성적 폭력 아래 놓인 몸,도구나 사물로서의 몸,모성의 현현체(顯現體)로서의 몸 등 주체적인 몸이 아니라 거짓 욕망에 이끌린 몸이기 때문이다. 이에 저항하기 위해 여성 시인들은 자해(自害)와 가사(假死)라는 신체분해의 극단어법과 통과의례적인 죽음이라는 상징적인 방법을 끌어안는다.“한밤중 흐릿한 불빛 속에/책상 위에 놓인 송곳이/내 두개골의 살의처럼 빛난다/고독한 이빨을 갈고 있는 살의/아니 그것은 사랑”(최승자 ‘사랑 혹은 살의랄까 자폭’) 시인 최승자는 자신의 몸을 종종 ‘사산(死産)의 자궁’에 비유하는 한편 일종의 의사(擬似)죽음 속으로 자기 몸을 몰아넣는다. 시인은 이처럼 허구화한 자신의 몸을 상징적으로 분해,남성적 질서의 삶으로부터 일탈을 꿈꾼다. ‘마녀되기’조차 감수하는 시인의 이러한 시도는 과감한 자기변형의 형태를 보여주는 미국의 현대 여성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의 시세계를 연상케 한다.이런 여성 시들은 비록 비(非)리얼리즘적인 환상의 세계에 머무는 것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새롭다.그 시적인 통렬함은 여성 억압의 깊이를 새삼 일깨워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끊임없이 ‘지금’의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존재다.특히 문학에 나타난 여성의 역사는 ‘워킹(walking)의 역사’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자신의 집을 찾기 위해 인형의 집을 나선 노라나 자기만의 방을 찾아 나선 울프의 주인공은 낯익은 예다. 하지만 그 외출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때로는 육체의 쓰라린 고통을 동반하는 시지프스의 끝없는 산행 혹은 밀랍 날개가 태양에 녹아 내려버리는 이카루스의 비상의 형태로도 나타난다.천양희 시인의 시 ‘새에 대한 생각’은 지금의 여기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꿈과 몸짓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드러낸다. “새장의 새를 보면/집 속의 여자가 보인다/날개는 퇴화하고 부리만 뾰족하다/…참을 수 없이 가볍게 날고 싶지만/삶이 덜컥,새장을 열어 젖히는 것 같아/솔직히 겁이 난다” 시를 쓰는 행위는 곧 문화를 쓰고 읽는 행위다.그런 만큼 더 화해롭고 평등한 사회를 향한 여성의 의식이 성숙되고,그것을 시로 구체화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럴 때 비로소 여성시는 단순히 여성들만의 삶을 반영하는 차원을 넘어 여성문화의 향방을 제시해 주는 담론으로 승화될 수 있다.
  • 6인의 시집 순수파 시인/초겨울 시단 수놓고 있다

    ◎황동규 「미시령 큰바람」/문충성 「설문대 할망」/박라연 「생밤까주는 사람」/최승자 「내무덤 푸르고」/윤중호 「금강에서」/장경린 「사자 도망간다…」/삶의 고뇌를 따스한 내면적 언어로 다듬어 삶의 어려움을 내면적인 따스함으로 다듬어낸 신작시집 6편이 초겨울 시단을 수놓고 있다. 황동규씨(55)의 「미시령 큰바람」,문충성씨(55)의 「설문대할망」,박라연씨(42)의 「생밤까주는 사람」,최승자씨(41)의 「내무덤 푸르고」,윤중호씨(37)의 「금강에서」,장경린씨(36)의 「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가 그 시집들. 문학과 지성사가 연 두차례씩 선보이는 시인선으로 나온 이들 신작시집들은 순수파시인 6명이 고뇌어린 내면의 언어로 현실과 삶을 담아내고 있어 시단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황동규시인이 지난 90년 가을 「몰운대행」을 낸뒤 처음 발표한 여행시집「미시령 큰바람」은 그의 지난 30여년간의 독특한 시세계의 연장선상에서 철저하게 고뇌하는 시인상을 충분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새 시집은 그의 「극서정시」란 작법이 오랜 여행을 통한 자연의 생명력과 삶에 대한 달관의 자세,그리고 죽음에 대한 자연스런 수용에까지도 그대로 연결되는 정신의 자유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스물세해 동거한 철제 책상의 분위기가 한동안 이상해/마음먹고 살펴보니 모서리 손잡이 다리 서랍속 구석구석이 온통 녹/아 내 삶의 녹』(시 「미시령 큰바람」중). 시인은 표제시에서 자신의 삶이 녹슬어가고 있음을 깨닫지만 그 녹자체도 자신의 업임을 깨닫고는 새삼 생명의 약동을 느끼게 된다. 문충성의 시집「설문대할망」은 국제관광지 제주도의 화려한 이면에서 파괴돼가는 원초적 삶을 서글프게 노래한다.그의 시편들은 제주도 역사의 상처와 전래설화를 서사시조로 풀어놓으면서 고통과 모멸의 시대를 견뎌가는 삶을 통해 서글픔을 이겨내는 따뜻한 생의 노래로 울린다(『모두 하늘향해 저주받은 세상/깊은 슬픔 삭이고 있으니 보아라/세상 사람들 한라산 오르내리며/부끄러워라 세상살이 옷자락 이슬에 적시며/껌뻑껌뻑 이승을 건너가느니』). 박라연의 「생밤까주는 사람」은박씨가 지금까지 갖춰온 치밀한 시어들의 감성적인 조화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있으면서도 이상향을 향해 몸부림치는 건강한 자세를 실감있게 보여준다. 6년만에 시집을 낸 최승자씨는 이번시집 「내무덤 푸르고」에서 절망앞에서 꼿꼿하게 대결하고 있다.최씨는 「목숨밖에 줄게 없는 세상」으로 현실을 인식하면서 도시의 삶들을 거칠고 더럽게 적어내 이 시대에 대한 전면적이면서도 건강한 거부의 몸짓을 보여준다. 한편 윤중호씨는 시집 「금강에서」에서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을 향한 넉넉하고 깔끔한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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