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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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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결코 비선실세 아니다…하늘에 맹세해”

    최순실 “결코 비선실세 아니다…하늘에 맹세해”

    법정 직접진술은 1년 4개월만“어린 딸, 손주들 평생 상처”朴 지지자들 “최서원 화이팅”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씨가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나는 결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인사를 도운 것일 뿐 삼성 등 기업을 상대로 뇌물을 받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도록 박 전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건인 ‘태블릿 PC’ 사건을 보도한 JTBC 손석희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최씨가 법정에서 직접 입을 연 것은 지난해 6월 15일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최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유치원을 운영하는 평범한 생활을 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인사를 도운 것이고, 어떤 기업도 알지 못했다고 하늘에 맹세할 수 있다”며 “딸의 승마 문제와 관련해서도 말 소유권과 처분권이 삼성에 있는데, 뇌물이라고 본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그는 “파기환송심에서 제발 진실이 한 번이라도 밝혀지길 바란다”며 “어린 딸과 손주들이 평생 상처받아야 할 상황인데, 재판에서 부분적이라도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지금까지 법원은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며 “이는 공모관계를 부인한 박 전 대통령 주장의 신빙성을 검증받을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딸인 정씨가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혐의 사건 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것을 문제 삼으며 “당시 자유롭게 진술한 것인지 검토할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하고, 이 사건에서의 말이 피고인의 실질적 소유가 아님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양형에 대해서도 “피고인과 박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중형은 우리 시대가 재판이라는 형식으로 대단히 잔인한 일을 한 것”이라며 재판부에 “근본적인 성찰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앞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올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하되, 일부 강요 혐의만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최씨와 함께 재판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부분에 한해 양형 부당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참석해 “최서원씨 파이팅, 우리가 꼭 이길 거예요”고 외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오늘 파기환송심 첫 재판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오늘 파기환송심 첫 재판

    박 전 대통령 파기환송심 기일은 미정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비선실세’ 최순실씨(63·개명 최서원)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30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이날 오전 11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수석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다만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박 전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심의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순실씨는 박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수석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병합된 사건에서 최순실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 지원, 재단 출연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으로 수백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는다. 앞서 1, 2심에서 최순실씨는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안종범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6년이 선고됐다가 2심에서 1년 감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9월 29일 삼성그룹에 대한 영제센터 지원 요구,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납품 계약 체결 및 광고 발주 요구 등이 강요죄가 성립할 정도의 협박은 아니라고 판단,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정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최순실씨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유라 “셋째 출산, 최순실도 몰라…검찰 때문에 밝힌 것”

    정유라 “셋째 출산, 최순실도 몰라…검찰 때문에 밝힌 것”

    최순실(개명 최서원·구속)씨의 딸 정유라(23)씨가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최근 셋째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중부지방국세청은 최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최씨와 딸 정씨, 최씨의 비서 등 3명을 고발했다. 이들은 올해 1월 최씨 소유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을 120억원 상당에 팔고 양도소득세 19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빌딩 매각 자금 일부를 최씨의 비서에게 전달해 재산을 은닉하려 한 것으로 보고 지난 25일 정 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정유라 측은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악화로 지난 23일 난소 제거 수술을 받고, 입원하고 있는 상태에서 검찰이 무작정 압수수색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유라는 “수술 직후라 옷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았다. 옷을 입을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검찰 측 남자 직원까지 무작정 들어오려고 했다. 옷을 벗고 있는데 남자분들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정 씨 남편에게 영장집행을 위해 병실에 방문한 것을 고지한 후 밖에서 대기했으며, 정 씨가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어줘 여성수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수사과정에 인권침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유라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3일 셋째를 출산했다. 난소 제거 수술은 출산과정에서 동시에 진행한 것이다. 제가 셋째를 출산한 것은 어머니(최순실 씨)도 아직 모른다. 이런 사실은 공개하고 싶지 않았는데 검찰이 저렇게 대응하니 할 말은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저는 셋째와 병실에 같이 있었다. 출산 이틀 후면 감염 위험 때문에 지인들 면회도 잘 안한다. 출산 직후라 옷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검사와 수사관 2명이 입원실로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정유라는 사실혼 관계였던 신주평씨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고, 지난 2016년 4월 결별했다. 정 씨 측은 해외도피 시절부터 함께한 이 씨와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지난 2017년 11월25일에는 정유라가 머물던 신사동 미승빌딩에서 괴한의 침입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더팩트’는 정유라와 이 씨가 함께 데이트하는 등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미승빌딩에서 함께 거주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 씨 측은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정 씨 세 아이 아버지가 모두 다르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면서 “더이상의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년 2개월 만에 법정 서는 최순실… 100억원대 빌딩 양도세 포탈 의혹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오는 30일 열린다. 최씨는 2심 선고 후 1년 2개월여 만에 법정에 선다. 검찰은 최근 최씨가 빌딩을 매각하고 19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체납 처분을 피하려 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 중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30일 오전 11시로 잡았다고 27일 밝혔다. 최씨는 이날 법정에 나와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최씨의 일부 강요 혐의를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삼성그룹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 및 미르·K스포츠 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대법원은 최씨에 대한 뇌물죄와 직권남용죄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지만, 일부 강요죄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앞서 2심은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새로 따져야 할 쟁점이 많지 않아 심리가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강요 혐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양형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원지검은 최씨 모녀가 재산을 은닉하려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중부지방국세청은 최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최씨 모녀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올해 초 최씨 소유의 서울 미승빌딩을 100억원대에 매각한 뒤 양도소득세 19억원을 내지 않고 체납 처분을 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무당국은 빌딩 매각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딸 정씨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채 매각 대금을 어디론가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5일 정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국정농단’ 최순실, 30일 파기환송심 재판 시작

    ‘국정농단’ 최순실, 30일 파기환송심 재판 시작

    최씨 법정에 직접 출석 예정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최순실씨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오는 30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30일 오전 11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심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는 최씨가 직접 출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씨는 1·2심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말해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와 함께 공개된 진술서에서 “이번 항소심(파기환송심)에서 용기를 내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하려 한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밝혀 재판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탄핵에 가담했던 세력들이 무리수를 둬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뇌물죄를 씌웠다”면서 “역사가 판단할 것이 아니라 지금 국민에게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파기환송심에 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그는 병합된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 K스포츠 재단 출연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으로 298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최씨는 1·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벌금 180억원과 추징금 72억 9427만원을, 2심에서는 벌금 200억원이 선고됐다. 안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6년에 추징금 4290만원이 선고됐으나 2심에서는 징역 5년으로 1년이 감형됐다. 대법원은 지난 8월 29일 최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최씨 측이 삼성그룹에 대한 K스포츠재단 지원 요구,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납품계약 체결 및 광고발주 요구 등이 강요죄가 성립할 정도의 협박은 아니라고 판단해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다만 대법은 최씨가 딸 정씨의 승마지원 과정에서 받은 마필 3마리 모두 뇌물이 맞고 삼성그룹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삼성의 승계작업 관련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를 토대로 삼성이 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 2800만원도 뇌물로 인정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에 배당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사건은 지난 25일 첫 공판이 열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검찰, 최순실 소유 빌딩 매각 후 체납처분 면탈 정황 수사

    [속보] 검찰, 최순실 소유 빌딩 매각 후 체납처분 면탈 정황 수사

    미승빌딩 매각 양도소득세 19억원 안 내고 매각대금 빼돌린 혐의 검찰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 실세’ 최순실(개명 최서원)씨가 건물을 매각한 뒤 19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체납처분을 면탈하려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중부지방국세청은 최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등을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올해 초 최순실씨 소유의 서울 미승빌딩을 100억원대에 매각한 뒤 양도소득세 19억원을 내지 않고 체납처분을 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무당국은 빌딩 매각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정유라씨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채 매각대금을 어디론가 빼돌린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25일 정유라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정유라씨 측은 이와 관련,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로 지난 23일 난소 제거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상태에서 검찰이 무작정 압수수색을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보도에서 정유라씨의 변호인인 정준길 변호사는 “검찰이 오전에 정유라씨 휴대전화를 위치 추적한 후 병원 관계자에게 호수를 확인하려 했으나 병원에선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 영장을 받지 않고 위법적인 방법으로 정유라씨의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또 정유라씨는 “수술 직후라 옷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의 남자 직원이 무작정 들어오려고 했다”면서 “옷을 벗고 있는데 남자분들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냐고 항의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유라씨 남편에게 영장집행을 위해 병실에 방문한 것을 고지한 후 밖에서 대기했으며, 정유라씨가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어줘 여성 수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유라씨의 입원 여부 및 병실 확인은 법원으로부터 추가 영장을 발부받아 이뤄진 것이고, 당시 변호사도 입회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재용 파기환송심 첫 재판 출석 “많은 분들께 심려끼쳐 송구”…627일 만에 법정에

    이재용 파기환송심 첫 재판 출석 “많은 분들께 심려끼쳐 송구”…627일 만에 법정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출석했다. 지난해 2월 5일 항소심이 선고된 뒤 627일 만에 법정에 서는 것이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전 10시 10분부터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열리는 첫 재판을 앞두고 이 부회장은 오전 9시 30분쯤 법원에 도착해 카니발 차량에서 내렸다. 이 부회장은 600여일 만에 다시 재판에 출석하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고 있다”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 등을 뇌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1심과 2심 결과가 크게 갈린 것은 말 3마리의 뇌물 여부와 경영권 승계 청탁이 존재했는지였는데,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이 최씨에게 제공한 34억여원의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 등이 뇌물이 맞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파기환송심 첫 재판 출석 “많은 분들께 심려끼쳐 송구”…627일 만에 법정에

    이재용 파기환송심 첫 재판 출석 “많은 분들께 심려끼쳐 송구”…627일 만에 법정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출석했다. 지난해 2월 5일 항소심이 선고된 뒤 627일 만에 법정에 서는 것이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전 10시 10분부터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열리는 첫 재판을 앞두고 이 부회장은 오전 9시 30분쯤 법원에 도착해 카니발 차량에서 내렸다. 이 부회장은 600여일 만에 다시 재판에 출석하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고 있다”면서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 등을 뇌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1심과 2심 결과가 크게 갈린 것은 말 3마리의 뇌물 여부와 경영권 승계 청탁이 존재했는지였는데,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이 최씨에게 제공한 34억여원의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 등이 뇌물이 맞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 대법원에 ‘영장 결과’ 불만 쏟아내는 의원들… ‘재판개입’ 하라는 건 아니시죠?

    [법서라] 대법원에 ‘영장 결과’ 불만 쏟아내는 의원들… ‘재판개입’ 하라는 건 아니시죠?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오늘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나경원 원내대표)”, “영장이 기각된 날은 대한민국 사법부 치욕의 날이자 사법부 통탄의 날(주호영 의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검은 상복을 입고 11일 대법원 앞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문재인 정권 사법농단 규탄’을 주제로 한 현장 회의로 발언대에는 ‘조국의 사법농단’, ‘사법부 치욕의 날’이라는 팻말에 붙었습니다. 판사를 지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때 법복을 입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사법부 출신으로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자유·평등·정의가 짓밟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9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자유한국당은 ‘사법농단’이라는 단어를 붙여 법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역시 판사 출신인 주호영 의원은 ‘문재인 정권 사법 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 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날 연단에 섰습니다. 주 의원은 “영장이 기각된 날은 대한민국 사법부 치욕의 날이자 통탄의 날, 통곡의 날”이라면서 “영장을 기각한 법원 내부 기준이 어떤 것이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주 의원은 이후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약 15분간 면담하며 조씨에 대한 영장 기각을 항의했습니다. 주 의원의 항의에 조 처장은 “사법행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주 의원은 전했습니다. ●한국당 ‘조국 동생 구속영장 기각’ 항의…열흘 전 민주당은 ‘압수수색 영장 남발’ 질타 조 처장은 열흘 전에도 국회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는데요. 그때도 영장때문이었는데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지난 2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청구한 각종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많이 발부됐다며 조 처장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농단 사건에서는 75일 동안 압수수색이 23건이었지만 조 장관과 관련해서는 37일간 70곳 이상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다는 게 언론보도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기준이 고무줄 잣대”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장관 자녀가 지원한 모든 학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이 남발되는 것은 법원에서 어느 정도 제어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도 했습니다. 같은 당 이철희 의원은 “조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나) 바꿀 정도로 판사가 이렇게 허술했는지 성찰해야 할 대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불만이 나오자 조 처장은 “법관의 자세와 사법부 독립에 관한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다수로부터 소수를 보호하는 사법부의 사명에 대해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 “압수수색영장이나 구속영장 등 강제수사에 있어서 법원에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법원을 향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는데 거기에는 특히 사법부가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거나 정치권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국감에서 화제가 된 ‘전화 공방’이 있었는데요.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조 처장에게 갑자기 “조 장관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을 한 것입니다.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에게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를 했느냐고 물어 조 장관이 압수수색 중인 검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의 불씨를 키웠습니다. ●국감서 법원행정처장에 “청와대와 통화했냐”, “정치 처장” 지적도 그러다 이번에는 대법관이자 법원행정처장인 조 처장에게 조 장관과 전화를 한 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조 처장이 “전화한 적 없다”고 답하자 주 의원은 “몇 번 통화했느냐”고 계속 물었고 조 처장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면 책임지겠다. 대법관으로서 명예를 걸겠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이후 주 의원은 조 장관 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들과 통화한 적 있느냐고도 물었습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최근 주말마다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집회를 거론하며 조 처장에게 “사법부도 언제든 특정 정파의 시위 대상이 될 수 있다. 겨우 임기 2개월 지난 검찰총장을 집권 여당이 그만두라고도 하는데 적절한가“ 물었습니다. 조 처장이 대답을 못하자 이 의원은 “정치 처장님이시다”면서 “왜 소신껏 처장이 답을 못하느냐”고 화를 냈습니다. 국감 때는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남발된다고 여당이 항의를 한 데 이어 민주정책연구원은 영장 남발을 지적하는 내용을 포함해 법원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나오자 집권 여당이 법원을 압박한다고 한국당이 지적하기도 했죠. 그러나 한국당은 다음날 조 장관의 동생 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청와대 맞춤형 기각”이라며 법원을 맹비난했습니다. 민주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고요. 누구든지 법원 판결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가치에 따라 법관이 독립된 존재라고 해서 판결이 성역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법원에서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든 어느 한 쪽은 꼭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기 마련이라 모두가 만족할 만한 판결이 나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간혹 일부 판결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이나 포털사이트에 해당 법관들의 이름이 여러 차례 오르내린 것도 그런 불만의 표시입니다. 영장 재판의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몇 년만 되돌아봐도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지난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줄줄이 기각됐을 때 해당 영장을 심사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법관들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뜨기도 했습니다. 판결은 물론 판사들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갈수록 즉각적이고 또 파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장심사도 재판…윗선이 ‘조언’해도 재판개입 가능성 그런데 정치권에서 나오는 비판들은 조금 더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실시간 검색어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반영된 여론을 전달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 자체가 아닌 판사 개인의 성향이나 이력을 공격하는 것, 특히 대법원을 상대로 이러한 비판을 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가 의문이 듭니다. 지난해 검찰 수사를 통해 전직 사법부 수장을 비롯한 고위 법관들이 줄줄이 피고인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청와대와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했고, 그러기 위해 일선 법원의 재판 과정에 개입을 했다는 것이 핵심 혐의입니다. 헌법으로 법관의 독립이 보장된 가운데 재판 거래나 개입은 어떤 경우에서도 있어선 안 된다는 법원 안팎의 공감대가 수사의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을 포함해 모두 14명의 전·현직 법관들이 재판을 받고 있고, 8명이 징계가 의결됐고 또 다른 10명에 대해 징계가 청구된 상황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징계범위가 너무 미흡하다고 꾸준히 지적을 했고 정의당 등과 함께 사건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대법원의 진상조사 결과에 이어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과 피의사실만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사법행정권 남용을 법관들이 자행했다는 지적은 이제는 관심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되는 지적사항입니다. 그런데 벌써 반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관련 재판에서 피고인이나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전·현직 법관들이 자주 하는 나름의 ‘변명’이 있습니다. 왜 일선 재판부에 사건의 경과를 물었는지, 왜 윗선으로부터 이러한 지시를 받아 보고했는지(또는 왜 이런 지시를 해 보고받았는지). 그에 대해 많은 판사들이 “국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지내면서 일선 재판부에 사건 관련 ‘조언’을 전달하고 또 이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서울중앙지법은 언론에 보도되는 중요 형사사건이 많고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질문이 들어오면 답변을 해야하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했습니다. 사법행정상 필요에 따라 확인한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에서 관심갖는 사건들에 대해 사법부가 원할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알아보고 정리했다는 겁니다.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심준보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행정처가 특정 사건의 구체적인 경과와 관련돼 일선 법원에 질문하는 것에 대해 “행정처는 국회에 대응하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파악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라면서 “실제로 의원들은 특정 사건을 묻고도 정파적 이해에 따라 엄청 괴롭히거든요”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각종 재판 거래 및 재판 개입의 핵심 실행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법부의 최대 과제였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와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의 혐의 중에는 상고법원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의원들의 각종 ‘민원’을 들어줬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자신이나 주변 인사들이 연루된 재판을 언급하며 도움을 청한 것이 민원의 내용인데 실제 재판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로 치부됐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임 전 차장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들을 최종 지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죠. 당시 사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재판들은 주로 당시 청와대와 국회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들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이었고 재판지연의 피해는 고스란히 강제징용 피해자였던 할아버지들이 받으시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을 상대로 ‘제어’나 ‘절제’를 주문하는 것이 실제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또는 일선 법원장이 영장전담 법관을 불러 “적당히 발부를 하라”거나 “너무 발부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 또는 “왜 그 사람만 기각을 한 것이냐”고 따져 묻는 것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진짜로 그러길 바라는 건 아닐 것으로 믿어봅니다. 그것이 곧 사법행정권 남용이고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재판 개입이라는 게 지난해 사법부로 온갖 질타가 쏟아졌던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법원장에게조차 해당 법원에서 어떤 사건이 접수돼 어떤 판결이 나왔는지 보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여겨져 대법원은 중요사건 접수 및 종국보고 예규까지 없앴습니다. 실제로 징계를 받게 됐거나 징계절차에 넘겨진 판사들의 수가 매우 적다고도 평가되지만 지난해 100여명에 달하는 전·현직 법관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법행정권을 남용해선 안 되고 법관의 독립은 존중돼야 한다고 매섭게 지적한 것은 바로 국회였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휴일 아침, 지하 통해 출석… 정경심 조사 중단 요청에 조기 귀가

    휴일 아침, 지하 통해 출석… 정경심 조사 중단 요청에 조기 귀가

    통상적 출입절차 생략하고 조사실 직행 진술조서 열람·날인 안 해… 영상녹화만 고강도 수사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 커 靑·여권 경고, 촛불집회 압박 의식한 듯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결국 포토라인에 서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 앞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있었지만 아무도 정 교수를 보지 못했다. 휴일 이른 아침, 지하를 통해 이뤄진 비공개 소환으로 일각에서는 “특별 대우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정 교수는 출두 모습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검찰의 협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건강 문제를 이유로 8시간 만에 조사를 마치고 귀가할 때도 검찰은 정 교수가 청사를 빠져나간 뒤에야 취재진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3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만큼 검찰이 공범으로 의심하는 정 교수의 소환 역시 더이상 미룰 수 없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취재진은 현관과 지하 주차장 등에 흩어져 정 교수의 소환을 기다렸다. 전날부터 지하는 사실상 진입이 불가능했다. 지하는 검찰이 비공개 소환 루트로 많이 사용하는 곳인데, 지난 2일부터 방호원들이 번갈아 가며 지하 복도에서 경비를 섰다. 검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비상구 문에는 ‘출입을 통제합니다(검사장님 지시 사항)’라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결국 오전 9시쯤 정 교수는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취재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허탈한 탄식을 내뱉었다. 검찰 관계자는 “비공개 소환했다”고 짧게 밝혔다. 검찰은 조사 과정을 전부 영상녹화했다. 조사 8시간 만에 귀가한 정 교수는 진술조서를 열람하고 날인하는 절차도 하지 않았다.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한 정 교수 소환은 통상적 관례에 비춰 볼 때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통 조사 대상자들은 평일 오전 10시나 오후 2시쯤 현관 로비에서 신분증을 내고 출입카드를 발급받은 뒤 조사실로 올라간다. 그러나 정 교수는 휴일 오전 9시, 출입 절차도 생략한 채 조사실로 직행했다. 당초 정 교수의 소환은 이보다 앞선 1~2일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5촌 조카 조씨의 구속 기한 등을 고려한 분석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휴일까지 기다린 뒤 정 교수를 불렀다. 앞서 검찰은 “원칙대로 1층 현관으로 출석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상시 대기 중인 상황에서 이는 공개 소환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검찰이 돌연 입장을 바꿨다. 검찰 관계자는 “자택 압수수색 이후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고 공개 소환 대상이 아닌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서는 공적 인물이 아닌 최순실씨는 물론 딸 정유라씨도 포토라인에 세웠다. 검찰이 청와대와 여권의 경고, 서초동 촛불집회 등 유·무형의 압박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최순실 “내 은닉재산 수조원대?”…안민석 의원 고소

    최순실 “내 은닉재산 수조원대?”…안민석 의원 고소

    “조국 청문회 보면서 ‘내로남불’ 고소 결심”‘사드 도입 관여’ 의혹 부인…“사실무근이다” 국정농단의 ‘비선 실세’로 구속 수감 중인 최순실(63·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자신이 거액의 재산을 숨겨두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고소했다. 최순실씨는 17일 오전 안민석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서 최순실씨는 “독일 검찰이 독일 내 최순실 재산을 추적 중인데 돈 세탁 규모가 수조원대”라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재산이 최태민 일가로 흘러 들어가 최순실씨의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취지의 안민석 의원의 발언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최순실의 은닉 재산은 밝혀진 것만 2조원 또는 10조원”, “박 전 대통령이 축적한 재산은 정유라로 승계가 끝났다”라고도 주장했지만 이 역시 허위라고 최순실씨는 밝혔다. 최순실씨는 ‘일가의 재산이 2730억원이며 이 가운데 최순실씨 소유 재산은 500억원’이라는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결과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최순실씨는 자신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에 관여했다는 의혹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안민석 의원은 2016년 11월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6월 최씨가 록히드마틴 회장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최순실씨는 “최근 조국 청문회를 보면서 그 당시 부모로서 딸과 사위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안타까움과 법치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바른미래 “총력투쟁” 反조국 동맹… 홍준표, 탄핵도 거론

    한국·바른미래 “총력투쟁” 反조국 동맹… 홍준표, 탄핵도 거론

    洪 “새달 광화문서 ‘문재인 아웃’ 외치자” 하태경 “朴정권 말기 드라마 재방송같아”평화당 “산으로 가” 대안정치 “정국 우려” 곽상도 “딸 출생신고자는 조국… 위증”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야권은 문 대통령의 탄핵까지 언급하며 강력 반발했다.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 및 특검 추진, 장외 집회 등 전방위적인 대정권 투쟁도 예고했다. 추석 연휴 이후 정국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가 됐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 임명과 관련해 투쟁 방안을 논의한 뒤 국립현충원에서 참배하며 대정부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후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30여명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자리를 옮겨 ‘국민명령 임명철회’ 피켓을 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황 대표는 “조 장관 임명은 국민 뜻을 거스른 폭거로 이땅의 민주주의는 종언을 고하게 됐다”며 “국민과 함께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되찾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이 정권은 공정과 정의를 내팽개치는 결정을 했고 이는 대한민국 역사와 헌정사에 가장 불행한 사태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회를 버리지 않고 원내외를 병행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젠 재야가 힘을 합쳐 국민 탄핵으로 갈 수밖에”라며 “10월 3일 광화문에서 모이자. 우리도 100만이 모여서 ‘문재인 아웃’을 외쳐 보자”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당론으로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특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데도 조 장관을 택한 건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 파탄 선언이자 검찰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조국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며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표결을 즉각 추진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조국 일가의 진상을 규명하겠다. 만약 문 대통령이 검찰 수사 방해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특검으로 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권 말기 때 펼쳐졌던 드라마가 주인공만 바뀌고 재방송되고 있다. 우병우 자리에 조국이 있고 최순실 자리에 정경심이 있고 정유라 자리에 조국의 딸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승자 독식의 싸움질 정치에 특화된 구태 정치인들과 극렬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문재인호가 산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수석대변인도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여야 간 기존 합의에 따라 추석이 끝난 뒤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이 잇달아 진행될 예정이지만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도미도 파행’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야당이 정기국회 보이콧이라는 최악의 수단을 선택하지 않아도 모든 상임위원회 안건이 정기국회 내내 ‘조국 블랙홀’에 빨려들어 갈 수 있다. 선거제 개편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장관의 딸 출생신고는 아버지인 조 장관이 직접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딸이 2011년 KIST에 인턴십 허가를 신청하면서 낸 기본증명서에 신고인은 ‘부’(父)로 기재돼 있다. 곽 의원은 조 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딸 출생신고를 자신의 부친이 했다는 발언이 거짓이었다며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판깨스트] ‘국정농단’ 상고심…박근혜 2심 김문석 vs 이재용 2심 정형식 판결 재조명

    [판깨스트] ‘국정농단’ 상고심…박근혜 2심 김문석 vs 이재용 2심 정형식 판결 재조명

    2016년 말, 전국에 들불처럼 촛불을 번지게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지난 29일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그리고 이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모두 다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2심 재판을 다시 해야한다고 사건을 돌려보내는 바람에 대법원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최종 판단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하급심에서 엇갈렸던 핵심 쟁점들에 대해서는 정리가 이뤄졌습니다. 대법원은 삼성 뇌물 사건의 핵심인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 존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된 말 세 마리는 실질적인 처분권을 최씨가 가진 것으로 뇌물이 맞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대체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판결과 비슷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액의 액수가 이 부회장의 1심에서는 89억원, 2심에서는 36억원이었고 박 전 대통령의 1심에서는 72억원, 2심에서는 86억원이었는데 대법원은 86억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2심과 같은 거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항소심을 심리한 지난해 서울고법 형사4부의 재판장은 김문석 부장판사였습니다.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란 전 대법관의 동생으로 유명합니다. 지금은 사법연수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2심 선고뒤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정형식 회생법원장으로 이동 반면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석방되도록 한 2심 판결은 뒤집혔습니다. 이 부회장은 다시 실형을 선고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무엇보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이었던 ‘삼성 뇌물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판단이 된 것입니다. 당시 이 부회장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의 재판장인 정형식 부장판사는 이 판결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파면 청원이 올라가 23만여명이 동의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가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하며 파면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청원 내용을 대법원에 전달해 사법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고요. 정 부장판사는 지난 2월 고위법관 정기인사에서 서울회생법원장이 됐습니다. 물론 재판부의 판단은 재판장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세 명의 법관들의 합의로 이뤄집니다. 각각의 주심판사도 별도로 있죠. 그러나 1·2심에서는 대법원보다 재판장의 영향력이 크다고 여겨지니 판결에 대해선 재판장이 가장 주목받기 마련입니다. 지난해 2월 13일, 이 부회장 2심 판결이 논란을 키운 것은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됐기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1심에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고 지목한 삼성 뇌물 사건의 본질을 완전히 뒤집어 “정치권력과의 뒷거래를 배경으로 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 거액의 불법·부당대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 자금의 투입 등과 같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모습을 이 사건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이 사건은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경영진을 겁박하고,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이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했으며 피고인들은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거액의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대법, ‘이재용 2심’ 뒤집어…일부 확정하면서도 “원심 판결이유 일부 적절하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로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했지만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은 최씨에게 넘어가지 않아 뇌물로 제공되지 않았고, 최씨가 사실상 소유한 코어스포츠에 준 용역대금 36억여원만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총 213억원에 달한 뇌물 약속금액과 말 보험료(2억여원), 선수단 차량 3대와 말 수송차량 1대(5억여원) 역시 최씨에게 뇌물로 전달됐다는 증명이 부족해 무죄로 판단됐습니다. 대법원은 말 세 마리를 제외한 다른 승마지원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 2심 판단대로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독일 KEB하나은행의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용역대금을 보낸 것이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한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2심의 무죄 판단도 이날 확정됐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받아들이는 혐의들에 대한 판단들에 이러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원심(2심)의 판결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표현은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대한 증거능력 판단을 비롯해 대법원 판결에서 총 다섯 차례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법을 잘못했거나 심리를 충실하게 하지 않아 잘못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고 대법원도 같은 결론의 판단을 하지만 그 이유나 과정에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에 대한 불만 또는 비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법원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세 명의 대법관은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이 옳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조희대·안철상·이동원 대법관은 “최씨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사이에 말들의 소유권이나 실질적인 처분권한을 최씨에게 넘겨주기로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말 세 마리를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원합의체 다수 대법관들이 말의 처분권한이 최씨에게 넘어갔다고 인정한 근거들이 “막연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11월 말(살시도)에 대한 위탁관리계약서를 작성해 달라는 삼성 측 요구와 말 패스포트의 ‘마주(말 주인)’로 ‘삼성전자’가 적혀있는 것을 두고 최씨가 “삼성에서 말을 사주기로 다 결정이 났는데 왜 삼성 명의로 됐느냐”며 화를 낸 것, 그러자 이후 박 전 사장이 “기본적으로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는 것” 등의 문자를 보낸 것, 박 전 대통령이 두 차례 단독 면담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승마 유망주에게 좋은 말을 사줘라”라고 말한 것 등만으로 최씨에게 말의 처분권이 넘어갔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주심 조희대 비롯 안철상·이동원 대법관 “이재용 2심 판결 옳다” 또 세 명의 대법관은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는 승계작업이 있었다거나 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2심과 같은 판단을 내놨습니다. “(이날 선고된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은 원심판결 이유 중 부가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을 오해하여 원심의 판단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을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청탁과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니 2심과 같이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여원도 뇌물이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의견을 낸 세 명 가운데 조희대 대법관이 이 부회장의 상고심 주심이었습니다. 나머지 다수 의견의 판단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판결이 대부분 이어졌습니다. 특히 삼성 뇌물 사건의 핵심 쟁점들에 대한 판단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파기환송을 하게 된 결정적인 ‘실수’가 뒤늦게 지적됐습니다. 바로 공직선거법 때문입니다. 선거법 18조 3항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재직 기간 중에 받은 뇌물과 관련된 혐의들이 다른 혐의들과 재판을 받은 경우 형을 분리해서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뇌물죄 형량에 따라 선거권이나 피선거권 제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7년부터 시작돼 1·2심을 거치며 왜 한 번도 분리선고가 되지 않아 대법원에서 절차적 이유로 파기환송이 되었을까요. ●박근혜 파기환송… ‘뇌물죄 분리 선고’ 왜 놓쳤나 많은 판사들은 해당 조항이 공직선거법에 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포함돼 있으면 당연히 분리해 선고를 하지만, 다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또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의 여러 죄명과 혐의들이 방대한 가운데서 공직선거법의 조항을 놓칠 수 있다는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의 범죄사실은 18가지로 적용되는 죄명은 5가지였습니다. 워낙 쟁점이 다양하고 복잡한 절차를 이어가다 보니 그야말로 기본적인 조항도 신경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검찰도 애초에 분리해서 구형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의 1·2심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1심에서 재임 시절 뇌물 혐의에 대해 분리 선고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 전 대통령의 사건은 현재 항소심 단계에 있으니 항소심에서는 뇌물 혐의를 분리 선고해 같은 이유로 재판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은 없을 듯 합니다. 2017년 10월부터 재판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법정에 나오지 않고 항소와 상고도 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또 다시 박 전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날 대법원이 뇌물 혐의 분리선고 외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판단을 한 부분은 검찰과 특별검사팀이 상고한, 2심에서 무죄로 나온 부분들에 대해 상고기각 판결을 한 것이 전부입니다. 대기업 18곳에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총 774억여원을 모금하도록 한 혐의를 비롯해 2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기업들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대법원에서도 최종 확정됐습니다. ●‘박근혜 2심’ 분리 선고 및 강요죄 판단 외 대부분 확정될 가능성 대법원은 분리 선고를 위해 무죄를 확정한 부분 외의 나머지 2심에서 유죄 판단됐던 부분들을 전부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는데요. 아마 대체로 환송 전 2심 판결과 같은 결론이 나올 것이지만 한 가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을 비롯해 기업들에 대한 강요 혐의입니다. 1·2심에서도 직권남용은 무죄가 선고됐지만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기업들을 압박했다며 강요 혐의는 유죄로 판단이 됐는데, 대법원이 이날 선고에서 최씨의 사건에 대해 판단하며 일부 강요죄를 무죄 취지로 결론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뇌물 혐의를 따로 선고하지 않은 절차적 실수와 강요 혐의에 대한 판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판단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으니 박 전 대통령의 2심 판단이 매우 방대했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쟁점들을 비교적 제대로 판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 사람의 파기환송심은 이르면 9월 말부터 서울고법에서 열리게 됩니다. 대법원에서 사건기록이 넘어오고 파기환송심이 접수되는 데 2~3주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지금으로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 부회장의 형량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입니다. 지난해 2월 13일 석방돼 경영활동에 매진했던 이 부회장은 다시 올해 가을과 겨울, 법원을 오가며 실형이 선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쓸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 조국 후보자 수사, 정치 검찰일까 용기있는 검찰일까

    [법서라] 조국 후보자 수사, 정치 검찰일까 용기있는 검찰일까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이 기자, 체력 관리 잘해. 이제 시작이야. 이거 오래 갈 거야.”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강제 수사에 착수한 지난 27일, 검찰 출신 변호사가 한 말입니다. 누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누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가 떠오른다고 말하는 이 사건. 한쪽에선 정치 검찰이라 비판하고, 한쪽에선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용기있는 검찰이라고 칭찬하는 이 사건.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한 달 동안 검찰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습니다. 한 달간 잘 벼린 칼을 빼든 검찰,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검찰이 왔대. 빨리 확인해봐.”  27일 오전 9시쯤, 그날 쓸 기사를 보고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검사가 들이닥쳤고, 그걸 서울대 출입기자가 목격했다는 거죠. 조국 후보자 관련 고발장이 10개 넘게 쌓인 상황이었습니다. ‘설마 조국 관련 압수수색일까.’ 검사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검사 사무실로 올라가던 중 회사에서 또 전화가 왔습니다. 고려대 출입기자도 ‘검사가 나왔다’고 보고를 했다는 겁니다. 결국 검찰에게 압수수색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조 후보자 관련 사건은 모두 형사1부에 배당돼 있었는데, 검찰 출입 기자 모두가 ‘형사1부’라는 사실에만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사는 서울대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온 게 맞다‘고 확인을 해줘서 경찰팀 기자가 쓸 수 있었습니다.  검찰은 오전 9시 45분쯤 공식적으로 압수수색 사실을 알렸습니다.  “문의가 많아 답변 드립니다. 오늘, 입시, 사모펀드, 부동산, 학원 재단 등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하여, A의전원, B대학교, C사모펀드, D학원재단 관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였음. 본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 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고,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임. (특수2부)”  “특수2부? 형사1부가 아니고 특수2부라고?”  검찰은 조 후보자 관련 10여건의 고발 사건을 모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성상헌)에 배당한 상태였습니다. 기자들 모두 철썩 같이 형사1부에 사건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특수2부라니요?   “페이크 작전에 당했다.”  특수2부(부장 고형곤)라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검찰의 공식 입장은 ‘형사 1부로 배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자들은 안심(?)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각종 정치적 고소·고발 사건을 처리합니다. 워낙 사건이 많다 보니 감감무소식인 사건도 많습니다. 본래 인권명예보호전담부로, 공무원 사건을 담당합니다. 특히 정부나 정치권 고위직이 고소·고발된 사건이 많습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홍익표 민주당 수석 대변인 등을 모욕 혐의로 고발한 사건. 임은정 검사가 ‘검찰 지휘부가 성폭력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며 김진태 전 검찰총장, 김수남 당시 대검 차장 등을 고발한 사건.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수사팀이었던 문무일 전 총장 등을 고소한 사건. 문재인 대통령이 고발당한 사건도, 장관들이 고발당한 건도 여럿입니다.  압수수색 전날만 해도 검찰은 “통상 전례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압수수색을 나갔습니다. 형사1부 배당은 속임수였고, 실제로는 특수2부 검사들이 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검토하며 압수수색을 준비했다고 봐야 합니다. 실제 배당, 압수수색 영장 청구와 발부는 모두 전날인 26일 이뤄졌지만 준비는 1주일 전부터 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이틀 뒤인 29일 검찰이 오거돈 부산시장의 집무실을 또 압수수색하면서 비판 여론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조국이 검찰개혁 운운한 것이 압수수색을 앞당겼을 것”이라며 “특수부가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그만큼 자신있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조 후보자 집에 대한 압수수색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리지 않는다”  검찰은 20곳이 넘는 곳을 압수수색했지만 조 후보자의 자택, 사무실, 휴대전화, 차량은 압수수색하지 않았습니다. 자택은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최근 경향이지만, 핵심 피의자라면 휴대전화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필수입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장소 중 조 후보자의 어머니 박정숙씨의 자택과 동생의 전처 조모씨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 후보자의 자택만 빠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고 “후보자 집에 대한 압수수색 여부도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리지 않는다”고만 말했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 검찰은 피의자라도 자택 압수수색은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피의자에 대한 ‘망신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관련 수사를 받던 변창훈 검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른 아침에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택에 압수수색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윤석열 총장 인사청문회에서도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런 내용을 지적했고, 윤 총장은 “저도 이 일이 있고 나서 한 달 동안 앓아 누울 정도로 마음이 괴로웠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적도 없다고 합니다. 출국금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임을 고려해 예우를 해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대로 핵심 피의자가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조 후보자의 ‘주변 털기’식 수사라는 것이죠.   검찰 수사에 대해 여당의 정치 공세가 거세지자 검찰은 입을 닫았습니다. 윤석열 총장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31일 오전에는 “‘검찰이 압수물을 해당 언론에 유출했다’거나, 심지어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방송을 대동했다’는 등 사실이 아닌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해당 언론이 ‘검찰의 부산의료원 압수수색이 종료된 뒤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보도된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인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여당측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거론합니다. ‘논두렁 시계’ 보도가 연상될 정도로, 조 후보자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가 악의적이고 과도하다는 거죠. 야당측에서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시비리 의혹에서 시작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수사를 이야기합니다.  어느 쪽이든 조 후보자 수사는 오래 갈 겁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의 말입니다.  “이 수사는 윤 총장이 끌고 가는 거야. 윤석열의 개성, 의지, 가치관이 투영된 수사야. 윤 총장이 ‘내가 특수통인데, 원칙대로 하겠다고 말해놓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거야. 원칙대로 하되, 완급 조절을 할 거야. 그런데 검찰 의도와 다르게 수사가 강도 높게 흘러갈 것 같아. 수사를 생물이라고 하잖아. 수사 시작하면 어디서 어떤 사람이 튀어나와서 어떤 말을 할지 모르거든. 검사도 솔직히 예측 못 해.”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최순실 “정유라는 메달 따려고 고생…조국 딸은 거저 먹으려고”

    최순실 “정유라는 메달 따려고 고생…조국 딸은 거저 먹으려고”

    국정농단 대법 선고 전 최순실 의견서 제출 국정농단 사건 ‘비선실세’ 최순실(63)씨가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앞두고 사흘 전 대법원에 의견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이 의견서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의견서에서 최씨는 조국 후보자를 가리켜 “조국 후보자 의혹을 둘러싼 팩트가 다 드러났는데, 계속 아니라고 우기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했다. 또 딸 정유라씨를 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의 한 국회의원을 향해 “한 아이의 젊은 인생을 송두리째 뺏고 꿈을 잃게 한 양심은 있는가”라면서 “국회의원의 불타는 사명감이 지금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에겐 할 말이 없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수용자들이 받는 모멸감과 을의 처지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재판을 받는 3년 동안 몸과 영혼이 썩어간다”고 수감 생활의 고통에 대해 호소했다. 최씨는 자신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와의 최근 접견에서도 조국 후보자 딸 의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내 딸(정유라)은 메달이라도 따려고 천신만고 고생을 했는데, 조국 딸은 거저 먹으려고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최씨에 대한 뇌물죄 및 직권남용죄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지만, 일부 대기업에 대한 강요죄는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원합의체 선고를 앞두고 평상시와 같이 구치소에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심 뒤집은 대법 “승계청탁 인정된다”… 이재용 뇌물 86억으로

    2심 뒤집은 대법 “승계청탁 인정된다”… 이재용 뇌물 86억으로

    대법원이 2심을 깨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이유 중 하나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현안과 관련한 판단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의 목적을 경영권 승계에서 찾았는데, 2심은 그 전제 자체를 부인하면서 부정한 청탁도 없었다고 봤다. 당연히 관련 후원도 뇌물에서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현안에 대한 판단이 이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29일 전원합의체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등 3개 사건을 함께 선고하면서 삼성의 경영 승계 현안이 인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최씨의 상고심 선고에서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계 작업을 진행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뚜렷한 목적과 성격을 가진 승계 작업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승계 작업은 대통령의 직무 행위와 제공되는 이익 사이에 대가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됐고,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 판결문에서도 “부정한 청탁은 묵시적 의사표시로도 가능하고, 청탁의 대상인 직무 행위의 내용이 구체적일 필요도 없다”는 내용이 나온다.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명확하게 정의돼야 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부정한 청탁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2심에서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약 16억원)도 박 전 대통령의 직무와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데도 원심은 이러한 사항에 관해 심리하지 않은 채 무죄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핵심 쟁점인 말 세 마리(약 34억원)도 대법원은 이 부회장 측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뇌물’로 건넨 것으로 봤다. 그 근거는 2015년 11월 15일 최씨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향해 말(살시도) 소유와 관련해 화를 낸 장면이다. 재판부는 최씨가 이러한 태도를 취한 것은 말 소유권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2015년 11월 15일 이후에는 최씨가 삼성전자에 말들을 반환할 필요가 없었으며, 최씨가 말들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잘못해 말들이 죽거나 다치더라도 그 손해를 삼성전자에 물어줘야 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그런데도 2심이 구체적 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는 말 사용료만 뇌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고, 일반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법원은 형량이 가장 높은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유지했다. 이 부회장은 최씨가 지배하는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에 용역대금을 목적으로 송금하는 것처럼 지급신청서를 허위로 꾸며 제출하고 회삿돈 약 36억원을 코어 명의 계좌로 송금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 무죄로 바뀌었다. 도피에 해당하지 않고 범죄 고의도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도피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는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심 뒤집은 대법 “승계청탁 인정된다”… 이재용 뇌물 86억으로

    2심 뒤집은 대법 “승계청탁 인정된다”… 이재용 뇌물 86억으로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2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이유 중 하나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현안과 관련한 판단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의 목적을 경영권 승계에서 찾았는데, 2심은 그 전제 자체를 부인하면서 부정한 청탁도 없었다고 봤다. 당연히 관련 후원도 뇌물에서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현안에 대한 판단이 이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29일 전원합의체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등 3개 사건을 함께 선고하면서 삼성의 경영 승계 현안이 인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최씨의 상고심 선고에서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으로 갖고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계 작업을 진행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뚜렷한 목적과 성격을 가진 승계 작업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승계 작업은 대통령의 직무 행위와 제공되는 이익 사이에 대가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됐고,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 판결문에서도 “부정한 청탁의 내용은 공무원의 직무와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 사이의 대가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면 충분하다”는 내용이 나온다.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명확하게 정의돼야 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부정한 청탁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2심에서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약 16억원)도 박 전 대통령의 직무와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데도 원심은 이러한 사항에 관해 심리하지 않은 채 무죄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말 세 마리(약 34억원)도 대법원은 이 부회장 측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뇌물’로 건넨 것으로 봤다. 그 근거는 2015년 11월 15일 최씨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향해 말(살시도) 소유와 관련해 화를 낸 장면이다. 재판부는 최씨가 이러한 태도를 취한 것은 말 소유권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2015년 11월 15일 이후에는 최씨가 삼성전자에 말들을 반환할 필요가 없었으며, 최씨가 말들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잘못해 말들이 죽거나 다치더라도 그 손해를 삼성전자에 물어줘야 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그런데도 2심이 구체적 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는 말 사용료만 뇌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에 반하고, 일반상식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법원은 형량이 가장 높은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유지했다. 이 부회장은 최씨가 지배하는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에 용역대금을 목적으로 송금하는 것처럼 지급신청서를 허위로 꾸며 제출하고 회삿돈 약 36억원을 코어 명의 계좌로 송금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 무죄로 바뀌었다. 도피에 해당하지 않고 범죄 고의도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도피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는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 “말 3필은 뇌물”… 이재용 실형 위기

    대법 “말 3필은 뇌물”… 이재용 실형 위기

    “스포츠영재센터 16억 후원금도 뇌물” 삼성 승계작업 위한 ‘부정한 청탁’ 인정 李부회장 뇌물공여액 2심보다 50억 늘어 박근혜·최순실 상고심도 파기환송 판결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을 파기했다. 2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상당수 뇌물 혐의가 유죄로 바뀐 데다 삼성그룹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점까지 인정되며 이 부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뇌물공여,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 재임 중 뇌물 혐의를 다른 범죄 혐의와 구별해 ‘분리 선고’하지 않았다는 절차적인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비선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사건은 일부 강요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로써 2016년 9월 즈음부터 정국을 뒤흔들어 온 국정농단 사건은 약 3년 만에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파기환송심과 그 결과에 따른 재상고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 여부는 모두 가려졌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히 이 부회장 측이 최씨 측에 건넨 뇌물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한 부정한 청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정한 청탁의 대상 또는 내용은 구체적일 필요가 없고 공무원 직무와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 사이의 대가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이 없었기 때문에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2심 판단을 뒤엎은 것이다.이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측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보낸 약 16억원의 후원금도 뇌물로 인정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삼성 측이 지원한 말 세 마리(약 34억원)도 소유권이 사실상 최씨에게 있다고 판단해 뇌물이라고 결론 냈다. 결국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은 2심에서 인정된 36억원이 아닌 86억원으로 늘었다. 삼성 법인 돈을 이용한 뇌물은 곧 ‘횡령’으로 이어진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이 넘으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형량이 최종 결정될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영재센터 지원=승계청탁 입증 안 돼” 반대의견

    “말 세 마리 삼성이 소유… 뇌물 아니다 최순실, 朴에 기대 무상 이용했을 뿐”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 의견과 달리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인정하기 어렵고, 삼성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세 마리도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은 만큼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일부 대법관들의 의견도 있었다. 조희대, 안철상, 이동원 대법관은 이날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대 의견을 밝히며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이 승계 작업과 관련한 대가라는 것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항소심 판결과 같은 취지다. 삼성의 승마 지원 관련 말 세 마리에 대해서도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갔다고 보기 어려운만큼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들 대법관은 “최씨와 당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사이에 말 소유권이나 실질적 처분권을 최씨에게 넘겨주기 위한 의사 합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권력을 바탕으로 승마를 지원받아 무상으로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관 등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뇌물수수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없고, 제3자 뇌물수수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요구한 것은 최씨와 정씨를 위한 승마 지원뿐”이라며 “승마 지원은 박 전 대통령이 필요로 하거나 사용·향유할 수 있는 이익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어떠한 뇌물도 요구하지 않았으므로 제3자 뇌물수수의 고의만 있는데, 그마저도 이 부회장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으므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박상옥 대법관은 제3자 뇌물수수에는 해당할 수 있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李·朴 운명 갈랐던 ‘말 세 마리’ 진짜 주인… 오늘 결론 난다

    李·朴 운명 갈랐던 ‘말 세 마리’ 진짜 주인… 오늘 결론 난다

    경영권 승계·말 소유권 등 하급심 엇갈려박근혜 2심 확정 땐 이재용 형량 늘 수도 반대로 李 2심 확정 땐 朴·崔 감형 가능성 3명 모두 파기환송돼 2심 다시 받을 수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9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로 운명의 날을 맞는다. 삼성 뇌물 사건에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운명 공동체’인 박 전 대통령·최씨, 이 부회장의 앞날이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오후 2시 대법원 대법정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2016년 11월 21일 최씨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지 2년 9개월, 2017년 2월 28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각각 구속 기소된 뒤 2년 6개월 만이다. 핵심 쟁점은 세 사람이 모두 얽혀 있는 삼성 뇌물 사건이다. 각기 다른 재판부가 담당했던 하급심에서는 한 사건을 놓고 각기 다른 판단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1·2심에서는 삼성의 승마지원 용역대금(약 36억원)에 이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약 34억원)의 소유권도 사실상 최씨 측에 있다며 뇌물로 판단했다. 특히 2심에서는 삼성의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약 16억원)까지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뇌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의 1심 역시 같은 취지의 판단을 했지만, 2심은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을 삼성이 갖고 있고, 영재센터 지원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한 청탁으로 볼 수 없다며 용역대금을 제외하고는 모두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상고심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하나의 기준으로 함께 판단하기 때문에 삼성 뇌물 사건은 어느 한쪽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이 확정되는 게 이 부회장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부회장의 2심에서 36억원만 인정됐던 뇌물 액수가 86억원까지 다시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뇌물 액수가 50억원을 넘어서면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재수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풀려났다. 반대로 이 부회장의 2심이 확정되면 2심까지 삼성 측으로부터 86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2심 재판을 다시 받고 감형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심까지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 최씨는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물론 세 사람 모두 파기환송돼 2심을 다시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법원이 말 세 마리 제공과 영재센터 지원 가운데 어느 한쪽만 유죄로 판단하는 경우다. 이 경우 파기환송심에서의 셈법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이러한 판단 결과에 상관없이,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파기환송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의 재직 기간 일어난 뇌물 사건에 대해서는 분리 선고를 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1·2심은 모두 합쳐서 선고됐다는 절차상 이유 때문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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