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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명 다 물러났다… 文정부 민정수석의 불명예

    5명 다 물러났다… 文정부 민정수석의 불명예

    조현병 해명에도 공정 이슈로 부담 커 초대 조국부터 민정수석마다 ‘잔혹사’ 검찰 개혁 올인할 ‘우리 편’ 집착한 탓 “정치도구 아닌 도덕성 강한 인물 절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아들이 아버지의 ‘권력’을 노골적으로 과시하는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해 물의를 일으킨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를 문제가 불거진 지 반나절 만에 수용했다. 인사에 관한 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신중한 편인 문 대통령이 이처럼 신속한 판단을 한 것은 2030세대에게 민감한 공정 문제인 데다 대선 국면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 측은 아들(31)이 비상식적인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낸 것은 ‘아빠 찬스’의 의도가 아니라 불안과 강박증세 등 조현병을 앓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직 기강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민정수석이 논란에 휘말린 것만으로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김 수석 자신도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공직자는 가족과 관련, 한 점 오해나 의혹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으며 부끄러운 점이 있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김 수석은 사퇴했지만, 국민들 마음이 무거운 것은 민정수석의 상징성 때문이다. 민정수석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공직 및 사회 기강, 여론 및 민심 동향 파악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대통령제에서 참모가 ‘감히’ 대통령 가족 등을 관리하고 공직·사회 기강을 감독하려면 자신과 주변부터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한다. “민정수석은 공직 도덕성의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민정수석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한 경우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경우가 더 많았다. ‘옷로비 사건’을 계기로 민정수석이 부활한 김대중 정부 이후 민정수석의 평균 임기가 1년이 채 안 되는 게 이런 난맥상을 방증한다. 박근혜 정부 최고실세로 꼽히던 검찰 출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의무경찰로 복무하던 아들의 특혜 전출 논란, 강남역 인근 땅 고가 거래 의혹이 불거졌고, 국정원을 동원한 불법 사찰 혐의로 구속됐다. 도덕성 논란을 떠나 그가 민정수석으로 대통령의 측근과 비선을 제대로 감시했다면 ‘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역대 최장수(2년 4개월) 민정수석 출신인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민정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아이러니다. 첫 수석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 지명을 전후해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청와대 재직 중에는 권력기관 개혁과 ‘페이스북 정치’에 관심이 더 많은 듯했다. 뒤를 이은 김조원 전 수석은 부동산 광풍 속에서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이 부동산 매각 솔선수범을 벌일 때 ‘똘똘한 강남 2채’ 논란을 일으키며 1년여 만에 사퇴했다. 김종호 전 수석은 ‘추·윤(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의 책임을 지고 4개월 만에, ‘비(非)검찰 출신’ 관행을 깨고 임명된 신현수 전 수석은 박범계 법무장관과 윤 전 총장의 힘겨루기 중 ‘패싱 논란’ 끝에 두 달여 만에 사직했다. 이처럼 민정수석 잔혹사가 이어진 것은 탄핵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다 보니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권력이 쏠린 데다 최우선 국정과제를 적폐청산과 검찰 개혁에 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정치적으로 믿을 수 있는 ‘우리 편’을 발탁했다. 조국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의 정계 입문 과정에 영향을 미쳤고 김조원·신현수·김진국 전 수석은 참여정부부터 인연을 맺었다. 따라서 ‘민정수석 잔혹사’를 끊으려면 인사권자가 정치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파를 초월해 도덕성이 투철한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려면 대통령은 민정수석을 정치적 도구로 쓰려는 유혹을 버리고, 민정수석도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공직자 인사검증, 공직 기강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대선 국면에서 청와대 축소론도 나오지만 민정 기능 중 필수불가결한 부분들이 있다”면서 “국정 기능의 재점검 차원에서 민정 기능을 포함한 권력 분담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준석 “내가 본 50억 클럽은 달라… 이재명 친분인사 포함”

    이준석 “내가 본 50억 클럽은 달라… 이재명 친분인사 포함”

    “곽상도·권순일·박영수 이름은 동일”정국 흐름 따라 추가 폭로 가능성도국민의힘, 검경 방문해 “특검하라”대장동 의혹 특검 관철을 위해 장외 투쟁에 나선 국민의힘은 7일 검찰과 경찰을 항의 방문해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또 전날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50억원 클럽’ 명단 6명을 공개한 것과 관련, 이준석 대표는 자신이 본 다른 명단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친분 있는 인사’가 있었다며 재차 이 지사를 압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은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항의 방문해 “경찰이 대장동 특혜 의혹을 뭉개고 있다”면서 “이런 형태로 계속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앞서 국회에서 정부 합동수사본부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선 “합수본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당연히 특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 등은 오후에는 대검찰청을 방문해 이른바 ‘설계자’인 이 지사와 관련해 성남시 등을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청와대까지 도보 투쟁을 했던 이 대표도 특검 촉구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 당시 여당에 특검을 전향적으로 검토한 분들이 있었기에 특검이 가능했다”면서 이 지사와 대권 경쟁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대장동 의혹을 계기로 여당 ‘갈라치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특혜 의혹 자료를) 민주당 내 다른 파벌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또 이 대표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거액을 약속했다는 50억원 클럽에 대해서 박 의원이 공개한 6명 명단과 자신이 본 명단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신빙성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가 본 4명의 명단과는 일부 인사 이름이 겹치지 않는다”면서 “(다른 명단에는) 이 지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향후 국면의 흐름에 따라서 명단에서 봤다는 이 지사와 가까운 인사에 대한 추가 폭로를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이 본 명단에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과 함께 이 지사와 친분 있는 인사의 이름이 있었다고 했다.
  • 국힘, 유동규 구속에 “‘몸통’ 이재명, 지사직 사퇴하고 특검”

    국힘, 유동규 구속에 “‘몸통’ 이재명, 지사직 사퇴하고 특검”

    국민의힘은 3일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된 것과 관련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즉각 지사직에서 사퇴하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지사의 오른팔이라는 뜻에서 ‘우동규’라고 불린 인물이다. 이 지사가 이제와서 ‘측근 그룹에 끼지도 못한다’며 손절하려 하지만, 그 말을 믿을 국민은 없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허 대변인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경제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묶여 엄중한 처벌을 받았다”며 “화천대유와 실무자 유동규, 설계자인 이 지사 셋은 ‘사업 공동체’로서 운명을 같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SNS를 통해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드디어 대장동 게이트의 꼬리가 잡혔다”며 “꼬리를 당기면 몸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몸통’은 이 지사를 의미한다. 윤 전 총장은 “그런데 몸통은 ‘내 꼬리가 아니다’라며 버티고 있다”며 “꼬리 잡힌 이 지사는 즉각 사퇴하고 특검 수사를 자청하라”라고 촉구했다.
  • 안철수 “대장동 의혹, 최대 부동산 비리세트…이재명 ‘물귀신 작전’ 안돼”

    안철수 “대장동 의혹, 최대 부동산 비리세트…이재명 ‘물귀신 작전’ 안돼”

    “李, 알고도 방치했다면 단군 이래 최대 배임”“이재명 ‘다 똑같이 도둑놈’ 프레임 전환 시도”“곽상도, 의원직 내려놓고 수사 임하라”“국힘 대선후보, 진상규명에 힘 합쳐야”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 사업에서 막대한 배당을 챙겨 특혜 논란이 제기된 화천대유 의혹과 관련해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를 통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이 지사가 ‘모두 똑같은 도둑놈’이라며 물귀신 작전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화천대유에 대한 거액 배당과 관련해 “알고도 방치했다면 단군 이래 최대 배임”이라고 직격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논란에도 의원직 사퇴 후 조사를 받으라고 압박했다. 安 “대장동 특혜 의혹, 특권 카르텔 농간”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 관련 긴급담화문 발표를 통해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는 여야를 뛰어넘어 정계, 재계, 지자체, 언론인, 법조인들이 한통속이 된 대한민국 특권 카르텔의 농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최순실의 국정농단조차 소꿉장난으로 여겨질 만한, 최대의 부동산 비리 종합세트”라고 이번 사태를 규정했다. 안 대표는 “민주당 주장처럼 이 사건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면 하루빨리 특검을 통해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특검 요구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까면 깔수록 드러나는 비리 의혹과 도덕성 시비에서 제1야당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특혜나 도덕성 의혹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출당이나 제명 등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 스스로 고발조치 해야 한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고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되면서 탈당한 곽상도 의원을 겨냥해서는 “국회의원이 연루돼 있다면, 의원직을 내려놓고 수사에 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곽 의원의 아들 병채(32)씨는 2005년부터 화천대유에서 5년 9개월 간 근무한 뒤 올해 3월 퇴직했고 성과급·위로금·퇴직금 등 명목으로 원천징수를 뺀 28억원을 실수령했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제1야당 대선 후보들이 진상규명에 힘을 합쳐야 한다”며 부동산 카르텔 해체와 관련해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범시민 대책기구’를 제안했다.“이재명, 어떤 가능성도 자유롭지 못해”“불법을 합법화한 설계자, 파리떼 있다” 안 대표는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지사를 겨냥, “성남 대장동에 꽂은 빨대를 통해 국민의 피 같은 돈이 흘러간 곳이 이번 게이트의 몸통일 것”이라면서 “불법을 합법화시킨 설계자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 들러붙은 파리 떼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어떤 가능성 앞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지사는 궤변과 말 바꾸기, 그리고 ‘모두가 똑같이 도둑놈이야’라는 물귀신 작전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국민께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드리지 못한다면 이번 사태는 ‘시정농단’을 통한 ‘국정농단’의 예행연습으로 의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 이익이 소수의 민간인에게 깔때기 꽂은 것처럼 흘러들어가는 것을 알고도 방치했다면, 이것은 단군 이래 최대의 배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불평등의 첫 번째 원인인 부동산 불평등과 관련해서 한 줄 한 줄 낱낱이 기록하고 기억하는 역사의 증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성남 대장지구 의혹은 이 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공영 개발로 추진한 1조 1500억원의 초대형 규모 사업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성남의뜰’이라는 컨소시엄이 선정됐었는데 당시 별다른 실적이 없고 출자금도 5000만원에 불과했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라는 업체가 컨소시엄 주주로 참여해 3년간 500억원 이상 배당을 받아 업체 소유자가 이 지사와의 관계로 인해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 불법사찰 유죄 확정… 우병우, 변호사 자격도 정지되나

    불법사찰 유죄 확정… 우병우, 변호사 자격도 정지되나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불법 사찰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6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만 20세에 사법시험을 ‘소년급제’한 뒤 특수통 검사로 엘리트 코스를 거쳐 최연소 민정수석에 오른 우 전 수석은 결국 이날 불법사찰 혐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불명예를 안게 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조만간 우 전 수석에 대한 처분을 이사회 안건으로 올려 변호사 자격 정지나 등록 취소 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 전 수석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태에서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을 개시하지 않는 등 진상 은폐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국정원 직원들을 통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대한 불법 사찰을 한 혐의도 있다. 2개의 재판으로 나눠 진행된 1심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직무유기 혐의 등과 국정원 직원들에게 불법 사찰을 시킨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이 전 특별감찰관, 김 전 조직위원장에 대한 사찰을 지시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징역 1년으로 감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정농단 방조 혐의(직무유기)에 대해 “민정수석이었던 피고인의 직무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우 전 수석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1년 형이 확정됐지만 우 전 수석은 2017년 말 구속돼 이미 형기를 모두 채운 상태라 재수감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변호사 활동에는 제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우병우 ‘불법 사찰’ 징역 1년 확정…재구속은 없어

    우병우 ‘불법 사찰’ 징역 1년 확정…재구속은 없어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을 통해 불법사찰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지만, 과거 구속돼 구치소에서 1년 넘게 구금돼 재구속되지는 않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 전 수석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제대로 막지 않았고,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우 전 수석에 대한 나머지 혐의들은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우병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태에서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의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 직무를 포기하고 진상 은폐에 가담한 혐의와 국정원 직원들을 통해 불법 사찰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개의 재판으로 나눠 진행된 1심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직무유기 혐의와 이 전 특별감찰관 직무수행 방해 혐의, 국정원 직원들에게 불법 사찰을 시킨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한 항소심은 직무유기 혐의와 직무수행 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안종범·최서원·미르·K스포츠재단 등 비위행위에 대한 감찰은 민정수석이었던 피고인의 직무에 속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비행·비위를 인식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직무수행 방해 혐의도 “정당한 방어권 행사 또는 친분을 토대로 불만을 표현한 정도”라며 무죄로 봤다. 이밖에 CJ E&M이 고발 대상 요건에 미달함에도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을 시켜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게 직권을 남용한 혐의와 2016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증인으로 나가지 않은 혐의, 국정원을 통해 진보 성향 교육감들을 불법 사찰한 혐의 등도 모두 무죄로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다만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공모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이 전 특별감찰관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정보를 수집·보고하도록 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우 전 수석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 조국 “윤석열의 ‘고발 사주’ 의혹은 국정농단 사태”

    조국 “윤석열의 ‘고발 사주’ 의혹은 국정농단 사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제기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국정농단 사태’라고 비난했다. 고발 사주 의혹이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 측근 검사를 통해 야당인 미래통합당 측과 접촉해 여권 인사를 고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해 4월 3일과 8일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으로부터 범여권 인사 등의 고발장을 받아 당에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손 검사는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고,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아리송한 해명을 내놓았다. 윤 전 총장 역시 김 의원에 이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번번이 선거 때마다 이런 식의 공작과 선동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해서 되겠느냐는 한심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조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전날 연 기자회견에 대해 ‘겁박’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그가 국민들이 시청하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무섭냐?’고 언성을 높인 이유는 그에게 국민은 자신 앞에서 눈치 보고 벌벌 떨던 비루한 (잠재적) 피의자”라고 분석했다.이어 “그에게 기자는 ‘단독’ 구걸하고 술 얻어먹는 관리대상일 뿐. 하물며 ‘메이저 언론’도 아닌 한낱 ‘인터넷 언론’ 따위야”라며 “그는 국민과 언론을 무서워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이 정치공작이란 점을 주장하면서 쓴 “제가 무섭습니까”라는 질문은 “날 무서워해야 할 것”이란 겁박의 다른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안도현 시인이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저자거리 포악한 조폭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한 비판도 조 전 장관은 공유했다. 한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에 건넨 인사에 대해 대검찰청이 전광석화 식으로 공익신고자를 만든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고 비판했다. 대검찰청은 8일 언론 제보자가 공익신고자 요건을 갖췄다고 밝혔는데, 이는 신생 인터넷 매체 보도가 나온 지 엿새 만이라며 대검 감찰부가 ‘초특급’ 판단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관련 의혹을 처음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는 TV조선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보도하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인터뷰를 최초로 했던 이진동 기자가 설립한 매체다. 이 기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고발장이 이상하다고 한 지적에 대해 “나도 고발장 내용이 처음부터 이상했다”며 “노골적으로 윤석열 공격을 하는 정치인에 불만이 쌓여 형사 고소를 하고는 싶은데, 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추미애 라인 검찰에 둘러싸여 장악력이나 운신의 폭이 좁아진 윤석열 검찰이 택한 ‘묘수’가 당시 ‘윤석열 지키기’에 나서던 미래통합당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의혹이 ‘검찰권 사유화’라고 강조했다.
  • “내 딸 정유라, 나쁜 어른들 때문에”…최서원, 언론사에 편지 투고

    “내 딸 정유라, 나쁜 어른들 때문에”…최서원, 언론사에 편지 투고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으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독자 투고형식으로 딸 정유라씨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편지를 보냈다. 2016년 11월 1일 긴급체포된 이후 최씨가 자신의 편지를 공개적으로 보낸 것은 처음이다. 14일 최씨는 문화일보에 투고한 글을 통해 딸 정유라씨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딸 정유라에게…미안하고 사랑한다”라고 시작한 편지에서 “엄마는 너에게 매일 글을 쓰면서, 너를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생애를 살면서, 너와 내가 같이 살았던 시간보다 헤어지고, 떨어져 있었던 순간이 더 많았고, 앞으로도 더 많을 것 같음에 가슴 저리는 고통이 늘 엄마를 힘들게 해”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딸 유라씨에 대해 “어릴 때부터 유난히 말을 사랑하고 동물을 너무 좋아하던 맑고, 깨끗한 아이”였다며 “언젠가 5살 때 마장에서 코치님이 말을 끌고, 그 위에서 놀라지도 않고, 재미있게 타던 너의 모습이 그리움으로 가득히 남아 참으로 같이 가고 싶단다”라며 옛 시절을 그리워했다. 또 딸 유라씨가 햄스터와 거북이를 샀다가 자신에게 들켜 혼냈던 일을 떠올리며 “너의 그 마음을 못 알아준 게 요즘은 왜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가 후회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로 정유라씨가 승마를 못하게 된 점에 대해선 반성하지 않는 듯한 모습도 드러냈다. 최씨는 “어린 나이에 마음에 상처만 준 나쁜 어른들 때문에 그 좋아하던 말을 못 타게 되고… 네가 사랑하고, 그렇게 노력해왔던 말들을 떠내보내면서 얼마나 그 마음이 서럽고 아팠겠니”라고 했다. 최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비 72억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뇌물죄로 인정된 바 있다. 또 딸 정유라씨를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이화여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면접위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도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최씨는 “늘 철창 너머로 보이는 너와 우리 손주들을 보면서 그 순간들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고 살아남고자 하는 존재의 이유”라며 정유라씨와 손주들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너의 사랑하는 말들과 다시 만나 훨훨 뛰어다니는 너의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최씨는 “세상은 너를 봐주는 소중한 아가들이 있고, 갇혀 있지만 너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걸 늘 가슴에 간직하고, 너의 남은 삶은 고통 속에서 희망으로 이겨내길 바란다”면서 “미안하고 사랑하는 소중한 우리 딸에게, 엄마 최서원”이라고 편지의 끝을 맺었다. 정유라씨는 입시비리 사건으로 2016년 12월 청담고 입학 취소, 2017년 1월엔 이화여대 입학이 취소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감염·희귀병 퇴치에 1조… 13년 전 약속 ‘코로나 맞춤’ 공헌 현실화

    감염·희귀병 퇴치에 1조… 13년 전 약속 ‘코로나 맞춤’ 공헌 현실화

    첫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5000억 기부감염병 연구소·치료제 개발에도 2000억 희귀질환 고통 환자·가족 지원에 3000억10년간 소아암 환아 등 1만 7000명 혜택재계 “국민 가장 원하는 기부 용처” 평가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밝힌 1조원의 사회공헌 계획은 ‘의료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 명의의 새로운 재단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유족들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 회장 유산의 용처를 보건의료 분야로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회공헌으로 삼성은 과거 장학재단 설립 등에 이어 또 한 번의 ‘통 큰’ 사재 출연 사례를 남기게 됐다.유족들은 우선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건립하는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또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사용된다. 기부금의 활용은 관련 기관이 협의하기로 하고 삼성은 금액을 출연하는 역할만 하기로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와 질병청, 국립중앙의료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위기 대응 역량을 갖추는 데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관리하겠다”는 공동 입장을 밝혔다.소아암과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지원에도 3000억원이 쓰인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이,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600억원이 각각 배정된다. 삼성 측은 향후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 2000여명과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 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희귀질환 임상 및 치료제 연구에 9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어린이 환자 지원사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의 이날 사회공헌 계획 발표로 2008년 나왔던 이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이 10여년 만에 지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가 있었던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차명 재산을 모두 실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뒤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사회환원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추산했는데,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며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삼성을 둘러싼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이 회장 일가가 그룹의 쇄신책과 더불어 사회환원 계획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회장이 밝혔던 ‘유익한 일’은 그의 사후 6개월 만이자 13년 만에 비로소 구체화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족들은 이 회장이 가장 바랐을 일을 헤아리고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분야로 기부 용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1세기 민주주의에선 ‘민주화 문법’에 공정·합리성 추가해야

    21세기 민주주의에선 ‘민주화 문법’에 공정·합리성 추가해야

    선거보다 더 강력한 ‘교육 현장’은 없어민주당 국정운영 과정서 국민신뢰 잃어부동산 폭등 변수 만나 4·7 재보선 참패근본적 성찰·혁신 바탕 거대한 전환 필요 국민의힘은 미래로 갈 자신감 얻었지만‘탄핵의 기억’서 벗어나는 게 가장 중요 現 시대정신·우리가 추구할 미래비전은공정성·정상화·소통·진보성·국민 행복대선은 사회과제 새롭게 해석 계기 돼야해가 지기 전에는 어둠을 느끼기 어려운 것처럼 개표가 완료되기 전에는 선거 결과를 알기 어렵다. 개표가 끝나야 당락을 실감한다. 그러나 선거가 당락만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선거는 낙선자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를 체제 안으로 포용하는 동시에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현장교육과 체험교육의 효과라는 관점에서 선거보다 더 강력한 교육 현장이 있을까? 국민은 선거 캠페인을 보고, 언론보도를 접하고, 투표에 참여하고, 선거 결과를 보면서 권불십년의 교훈을 체득하며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뜻을 되새기고 공동체의 통합을 고민하게 된다. 선거의 교육적 기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선거 통해 국민의 뜻 되새기고 공동체 통합 선거는 역사의 교훈을 입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번영이 쇠퇴의 원인이라는 진리를 추출해 냈고 폴 케네디는 경제력과 군사력의 관계로 ‘강대국의 흥망’을 정리했다. 나관중은 ‘삼국지연의’ 서문에서 “천하대세는 흩어지면 뭉치고 뭉치면 다시 흩어진다”(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는 정치관전법을 제시했다. 이 진리를 벗어난 역사는 없다. 그렇다면 4·7 재보궐선거에서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투표하기를 거부했다. 선거를 움직인 것은 권력 말기의 정권심판론이라는 강력한 프레임인데 기번의 이론에 따르면 작년 총선거에서 거둔 압승의 역설이라 할 수 있다. 이 프레임하에서 부동산 폭등이 화약고가 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가 화약고에 불을 붙이면서 민심이 폭발했다. 부동산 폭등 이전에도 문제가 있었다. 조국 사태 이후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 인사청문회 등에서 보았던 일방통행, 코로나 상황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불만 등이 존재했다. 이러한 불만들은 서로 연결되지 않고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변수였는데 선거 국면에서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결집됐고 부동산 변수와 만나 선거를 매개로 증폭되면서 물리학적 개념인 공명 현상으로 대폭발했다. 우리나라 선거의 양대 결정 요인은 프레임과 인물이고 정책은 뒷전인데, 이번에는 강한 프레임 때문에 정책은 물론 인물도 무용지물이었다. 정책, 공약, 인물에 관한 한 전형적인 ‘묻지마 선거’였다. 유권자들은 최근의 현실에 집중한 나머지 이명박, 박근혜 시절은 과거지사로 묻어 버렸다. 현실이 고달프면 과거의 기억은 잊혀지거나 왜곡되거나 미화되거나 추상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보선 이야기를 길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재보선은 재보선일 뿐 모든 관심은 대통령선거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은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한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이런 점에서 야당인 국민의힘은 현실의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장점이 대통령선거에까지 작용할지는 미지수인 반면 넘어야 할 고개는 첩첩산중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9년간 집권당이었던 만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나 대통령 탄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 지지를 받을 혁신적인 정책을 확보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강조했던 것처럼 대구·경북의 지역적 제약을 넘어서야 하는 난제도 있다. 여기에 대선에 출마할 유력한 후보군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한계까지 안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 문제는 이번 대통령선거의 최대 복병이다. 정당 바깥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인데 적어도 현재 윤석열은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다. 앞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섣부른 상황이다. 지금의 지지도가 계속 유지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더구나 윤석열 입장에서는 대통령선거가 요구하는 고강도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데 누구도 그 과정과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민의힘은 당장 세 가지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첫째, 탄핵의 기억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기억에서 벗어나야 새 출발이 가능한데 지금처럼 탄핵 자체를 부정하면서 논란을 벌이면 어려워진다. 둘째, 집권을 추구하는 정당에 걸맞은 미래비전을 제시하면서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는 전국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제한된 시간 안에 당의 유력한 공식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후보가 윤석열이면 검사를 정치지도자로 환골탈태시킬 정책과 경륜의 옷을 입혀야 하고 윤석열이 아니라면 높은 지지율의 면류관을 씌워 주어야 하는데 둘 다 민감하고 어려운 과제다. 집권 민주당의 상황은 국민의힘과 대척점에 있다. 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집권당으로서 정책개발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벗어나야 할 과거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직면한 현실이라는 문제는 이 모든 장점을 합친 것보다 엄중하고 국민의힘이 직면한 과거지사보다 훨씬 엄혹하다. 재보선 패배에서 나타난 것처럼 현실이라는 초강력 족쇄가 민주당을 겹겹이 억누르고 있다. LH 사태를 모두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부동산 폭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 국정 운영 과정에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은 더욱 뼈아프다. 국회는 일방통행식이고 인사청문회는 통과의례식이며 갖가지 크고 작은 이중 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이 공정성을 불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현실의 족쇄를 극복하고 재보선 패배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홍해를 건너는 수준의 거대한 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근본적 성찰과 파격적 혁신을 바탕으로 상황을 정면 돌파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모양내기 성찰로는 돌아서 버린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고 이 상황을 벗어날 수도 없다.●시대정신·미래비전 어려운 고담준론 아냐 돌이켜 보면 승리는 자신감을 불어넣고 위기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보선은 국민의힘에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갈 자신감을 불어넣고 민주당에 성찰과 혁신을 통한 새 출발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2020년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포착해 새로운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우리가 추구할 미래비전은 어려운 고담준론이 아니다. 불공정을 바로잡는 공정성, 비정상을 혁파하는 정상화, 막힌 곳을 뚫어 주는 소통, 새로운 시각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진보성, 사회적 만족을 추구하는 국민 행복의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성장, 국가안보, 사회복지와 같은 큰 담론도 이 기준에 부합해야 의미를 갖는다. 어렵다고 해도 피해 갈 수 없다.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결혼과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필수 중의 필수다. 이것 없이 출산수당만 거론하니까 절망하는 것이다. 집 없는 사람들에게 내 집을 마련할 기회를 주고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는 합당한 세금을 부과하는 차등적 보유세를 도입해야 한다. 정답을 앞에 두고 곁눈질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젊은 세대는 과거 성과보다 불공정에 좌절 6월 민주항쟁 이후 우리 사회는 선거 투쟁을 통해서 대통령 직선제를 실천하고, 정치적 문민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평화의 기조를 확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과거의 빛나는 성과보다 현실의 불공정함에 더욱 좌절한다. 그러므로 이제 문법을 바꾸어야 한다. 분단과 전쟁, 경제성장이라는 전통적인 문법을 민주화 문법으로 교체한 것이 지난 30년의 성과인데 이제는 젊은이의 시각에서 민주화의 문법에 공정함과 합리성을 추가해야 할 시점이다. 다가오는 대통령선거가 우리 사회의 과제를 새롭게 해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상지대 총장
  • 삼성, 13년 전 사회공헌 약속 지킬까

    삼성, 13년 전 사회공헌 약속 지킬까

    2008년 특검 후 ‘1조원 사재출연’ 약속기부 방식 검토중 이건희 쓰러져 중단재단 설립·소장 미술품 일부 기증할 듯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가족의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고 이 회장이 과거 밝혔던 조 단위의 사회공헌 약속이 실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이 부회장 등 유가족의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을 앞두고 삼성 일가의 사회 환원 계획이 함께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1조원 규모의 사재 출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차명계좌를 실명 전환한 후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돈을 사회를 위해 쓰겠다는 것이었지만, 기부 방식을 검토하다 실제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후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며 이에 대한 논의도 중단됐다. 삼성 일가의 사회환원 실현에 대한 관심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7년 2월 박영수 특검팀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 부회장 등을 전원 기소했을 때다. 당시 이 부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기로 하는 등 사실상 ‘그룹 해체’를 선언했을 때 사회환원 계획이 함께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당시 경영쇄신안에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당장은 아니지만 사회환원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에서는 이번 상속세 납부를 계기로 유족 측이 10년 넘게 미뤄왔던 사회환원 계획을 함께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겠다”는 이 부회장의 지난 1월 옥중 메시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상속세 규모만 13조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1조원 규모의 사회환원 방식은 재단 설립 등이 될 수 있다. 사회환원 계획이 발표될 경우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소장 미술품의 일부 기증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유족 측은 삼성전자를 통해 다음주 초쯤 유산 상속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는 이 회장의 별세(지난해 10월 25일) 6개월 시점과 맞물릴 수 있다. 납부 방식은 상속세의 6분의 1을 먼저 낸 뒤 나머지 금액을 5년간 나눠서 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관련 내용의 발표 여부나 시기, 내용, 주체도 아직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핵심은] “조민은 정유라와 달라”…입시비리 조사 살펴보니

    [핵심은] “조민은 정유라와 달라”…입시비리 조사 살펴보니

    자녀가 명문대 간판을 달도록 함으로써 부자 부모들은 ‘능력주의의 광채’를 두르려고 한 것이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특권층 부모들이 부정한 방법을 써가며 자녀 입시에 목매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녀들이 경제적 풍요를 누리도록 길을 터주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내 자식이 능력대로 명문대에 들어갔다’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입시 비리 의혹의 핵심도 같은 지점에서 비롯됐다. 조씨가 고등학교 때부터 의전원 입학 전까지 쌓아온 스펙은 부모가 반칙과 편법을 써서 둘러준 ‘능력주의의 광채’였다. 조씨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며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봉사상 표창장을 받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을 이수했다’는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합격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표창장을 위조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조씨의 주요 스펙 모두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핵심 ① ‘입학 취소’ 부산대가 결정하고 교육부는 감독만 교육부는 의혹의 중심에서 한 발 뺀 상태다. 부산대 감사에 직접 나서지 않기로 했다.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 결정은 학교장 권한이라고 못박았다. 대신 부산대가 충실히 조사하고 향후 대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독할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산대가 사안의 엄중함을 알기에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다른 학교가 통상 3∼4개월, 길면 7∼8개월이 걸린 것을 비춰봤을 때 조씨 관련 조사도 이쯤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가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자, 뒤늦게 교육부도 조처에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8일 부산대에 조씨와 관련한 의혹 해소를 위해 사실관계 조사 계획을 담은 종합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공은 대학 측에 넘겼다. 유 부총리는 “2015학년도 부산대 모집 요강에 따라 부산대가 (입학 취소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는 자체적으로 공정관리위와 전담팀을 구성해 조사를 거친 뒤 법리적 검토 후 최종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거짓 자료를 제출해 입학한 학생에 대해 대학의 장이 의무적으로 입학 허가를 취소할 수 있지만, 이번 사례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해당 조항이 작년 6월부터 시행돼 2015학년도에 입학한 조씨에게 소급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산대는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학칙에 ‘본교에서 정한 입학전형 사항을 위반했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확인되면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핵심 ② 조민-정유라, ‘같은 의혹 다른 대응’ 비판 교육부의 이러한 태도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불씨였던 ‘정유라 사태’ 때와는 온도 차가 극명하다.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특혜 의혹이 드러난 직후 교육부는 직접 이대 측에 정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했다.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해 특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주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서울시교육청도 정씨의 청담고 재학 ‘공결’(공적 사유로 결석) 처리가 상당수 허위로 기재된 점을 들어 고교 졸업을 취소시켰다. 이에 비해 조씨 의혹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유 부총리는 교육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조씨 사례는 교육부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전 검찰이 수사를 먼저 개시해 정씨 입시 의혹 때와는 다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대는 “공정성 관리위원회와 전담팀을 구성해 조씨의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심도 있게 조사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조사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어 조사가 끝나는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조씨 모교인 고려대에도 조사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 부총리는 “입시 비리 의혹을 바로잡고 국민의 의혹을 회복하는 것이 교육부의 역할”이라면서도 조씨의 고려대 입시 의혹에 대해 “아직 법적 검토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려대가 유의미한 조사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 앞서 고려대 측은 “학교 사무관리규정에 따라 조씨가 입학한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를 2015년 모두 폐기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근거 자료가 사라진 이상 조사는 불가능한 셈이다. 세상이 불공평한 만큼 청년들은 ‘공정성’에 목숨을 건다. 출발선부터 뒤처진 흙수저들에게 공정한 경쟁은 마지막 기댈 곳이기 때문이다. 무수히 넘어지면서도 꾸역꾸역 노력하는 이유다. 이제는 그렇게 쌓은 스펙마저 부모의 ‘능력주의 광채’ 없이는 밀려나는 시대가 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우병우, 국정농단·불법사찰 2심 ‘징역 4년→1년’

    우병우, 국정농단·불법사찰 2심 ‘징역 4년→1년’

    이석수·김진선 사찰 가담 혐의만 ‘유죄’직권남용·직무유기 등 무죄로 뒤집혀대폭 감형에도… 우 “대법원에 상고할 것” 유해용 전 판사, 사법농단 연루 2심 무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하고 불법 사찰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54)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심에서 1심의 징역 4년보다 대폭 감형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죄 등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유해용(55)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는 4일 특별감찰관법 위반, 직권남용죄, 강요, 직무유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모두 18개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의 항소심 선고에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대한 사찰과 관련해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의 직권남용에 공모 가담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017년 구속 기소돼 384일간 수감됐던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별도로 진행됐던 우 전 수석의 국정농단 방조와 불법 사찰 혐의를 병합 심리했다.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1년 6개월, 총 징역 4년이 선고됐지만 이날 국정농단 방조 등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당시 안종범(61)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서원(65·개명 전 최순실)씨에 대한 감찰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대통령이 별도로 지시하지 않는 이상 민정수석의 적극적인 감찰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 전 수석은 재판 직후 “특검과 검찰은 총 23건의 범죄사실로 입건한 뒤 18건으로 기소했는데 (항소심에서) 2건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됐다”면서 “이 2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와 법리관계를 따져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같은 법원 형사5부(부장 윤강열)는 직권남용과 절도,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유 전 판사에 대해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른바 ‘사법농단’과 관련해 기소된 14명의 전현직 판사 중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건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 이어 네 번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우병우 2심 징역 1년형…1심보다 형량 3년 줄어

    우병우 2심 징역 1년형…1심보다 형량 3년 줄어

    국정농단 방조와 불법사찰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김민기 하태한)는 4일 오후 2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1심에서 1년간 구금생활을 한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우 전 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소속 공무원들의 좌천성 인사조치를 하게 하고 대한체육회와 전국 28개 스포츠클럽으로 하여금 현장실태 점검준비를 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비리행위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이 전 특별감찰관이 해임되도록 했다는 혐의도 있다. 또 최씨 등에 대한 비위를 인지하고도 진상 은폐에 적극 가담하는 등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한 혐의와 세월호 수사외압 관련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 등도 받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 전 수석은 이 전 특별감찰관을 사찰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6개월과 징역 1년6개월, 총 4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2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최태원, 4대 그룹 첫 상의 회장… 동반 성장·상생 협력 ‘파란불’

    최태원, 4대 그룹 첫 상의 회장… 동반 성장·상생 협력 ‘파란불’

    최태원(61) SK그룹 회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오른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에서 대한상의 회장이 배출되는 건 처음이다. 재계의 원조 대표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삼성·현대차·SK·LG의 탈퇴로 위상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최 회장은 1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자신을 박용만(66) 대한상의 회장 후임으로 단독 추대한 것과 관련, “추대에 감사드린다.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상의 회장은 관례상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데 최 회장은 오는 23일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이어 다음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된다. 임기는 3년이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박 회장, 이인용(64)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57) 현대차 사장, 권영수(64) LG 부회장 등 서울상의 회장단 13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은 평소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분이기에 현시점에 더없이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로 전국 73개 지방상공회의소가 있고 회원사는 18만개에 달한다. 이 같은 대한상의 단체 특성을 놓고 일각에선 4대 그룹 회장이 대표가 되는 게 적합하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사회적 가치’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며 재계의 공생을 외쳐 온 최 회장이 코로나19로 무너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살려 낼 적임자로 평가받았다는 설명이다. SK 측도 “최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동반 성장하고 상생 협력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전경련도 다음달 26일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추대한다. GS그룹 명예회장인 허창수(73) 현 회장은 2011년에 회장에 올라 5연임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경련 쇄신을 위해 새 인물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기 전경련 회장에는 다음달 18일부로 취업 제한이 해제되는 김승연(69) 한화그룹 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는 재계 7위로 전경련 회장단에는 속해 있지만 회장을 맡은 적은 없다. 김 회장은 4대 그룹이 전경련에서 이탈할 때도 부회장단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와의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한화그룹이 친환경 경영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김 회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신동빈(66) 롯데그룹 회장과 김윤(68) 삼양홀딩스 회장도 타천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허 회장이 6연임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손학규 “文, 이재용 사면해달라…잘못했지만 경제 현실 너무 심각”(종합)

    손학규 “文, 이재용 사면해달라…잘못했지만 경제 현실 너무 심각”(종합)

    “변칙·승계 분명 잘못이나 정치적 결단을”“세계적 대기업 삼성 총수 가둬놓고대한민국 국격도, 경제 회복도 안 돼”“절차 까다로우면 가석방·즉각 보석해달라”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달라”고 요청했다. 손 전 대표는 “친문 지지세력의 비판을 감당하기 두려울 것”이라면서 “법원은 법률적인 판단을 했으니 이제는 대통령이 과감하게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친문 지지세력 비판 감당하기 두렵겠지만 재벌 오너체제 우리 현실” 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손 전 대표는 “변칙 경영·승계는 분명 잘못이지만 지금 우리 경제의 현실이 너무 심각하다”면서 “재벌 오너 체제는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 대기업인 삼성의 총수를 가둬두고선 대한민국 국격이 말도 아니고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 회복을 말할 수 없다”면서 “사면의 절차가 까다로우면 우선 가석방을 하고, 아니면 즉각 보석이라도 실시해달라”고 제안했다.이재용 재상고 포기, 실형 수용징역 2년 6개월 확정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실형 판결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재상고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변호인인 이인재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형사소송법상 재상고가 가능한 마지막 날이다. 1주일에 걸친 재상고 기간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마지막까지 무죄를 주장한 것과 달리,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대국민 사과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임으로써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을 재확인하고 삼성을 둘러싼 논란이나 비난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특히 최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의가 재점화된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으로서는 재상고를 포기하고 하루빨리 판결을 확정받아 사면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실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이미 2019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사건을 파기환송 할 때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재상고심에서 달라질 여지도 크지 않다. 특검도 재상고 않기로 결정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된 것은 인정된 범죄사실과 양형 기준에 비춰 가볍지만, 상고 이유로 삼을 위법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그 밖에 다른 적당한 상고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상고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검은 또 “승마·영재센터 지원 뇌물 사건과 정유라 입시비리, 비선진료 사건이 마무리됐고 블랙리스트 사건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됐다”면서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규명이라는 특검법의 목적이 사실상 달성됐다”고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규모 투자 어렵게 할 것”…이재용 법정구속에 외신 반응(종합)

    “대규모 투자 어렵게 할 것”…이재용 법정구속에 외신 반응(종합)

    삼성 ‘총수 공백’ 또 현실화삼성그룹 주 23개 중 22개가 하락외신 “경쟁 기업과 사투에서 어려움”“삼성·한국 경제에 악영향 끼칠 것” 블룸버그·니혼게이자이·로이터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경쟁 기업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리스크,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등으로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메모리칩·스마트폰·소비자가전 기업의 수장 자리 공백은 (삼성전자의) 장기 프로젝트나 대규모 투자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경쟁업체들을 추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총수가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되게 됐다”며 “(이 부회장 구속은)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 10월 사망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상속 과정도 감독하지 못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부회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의 경영 톱(수장)이 될 예정이었지만 삼성은 다시 ‘톱 부재’라는 비상사태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 부회장이 재수감되면서 한국 최대 기업의 경영자가 정해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법정구속 되자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들이 일제히 빠졌다. 특히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과 삼성SDS 등 이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재배구조 개편 때 핵심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41% 하락한 8만5000원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8조원가량 증발했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6.84%)과 삼성생명(-4.96%), 삼성SDI(-4.21%), 삼성엔지니어링(-3.65%) 등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하락했다.국내 경제단체도 일제히 우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부디 삼성이 이번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지속 성장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 역시 논평에서 “판결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는 삼성전자의 대외 이미지와 실적뿐 아니라 수많은 중견·중소 협력업체의 사활도 함께 걸려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송영승·강상욱)는 이날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건넸다가 돌려받은 말 ‘라우싱’ 몰수를 명령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영장이 발부돼 법정 구속됐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4년 전처럼 향후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 체제가 아닌 계열사별로 전문 경영인을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삼성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전자·생명·물산 등 3개 계열사에 부문별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현안을 조율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이재용 파기환송심 징역 2년6월…법정구속

    [속보] 이재용 파기환송심 징역 2년6월…법정구속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3)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오던 이 부회장은 이날 선고로 법정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일가에 △미르·K스포츠재단 204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 △정유라 승마지원 77억9735만원(약속 금액 213억원) 등 433억2800만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를 위해 회사 자금을 불법적으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승마 지원을 위해 해외 계좌에 불법 송금한 혐의(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도 있다. 뇌물을 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마필 계약서 등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범죄수익은닉 규제·처벌법 위반)와 국회 청문회에서 허위로 증언한 혐의(위증)도 받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朴 ‘국정농단’ 20년형 확정… 사면론 재점화

    朴 ‘국정농단’ 20년형 확정… 사면론 재점화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얼굴·69)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박 전 대통령은 이번 형량까지 더해 총 22년을 복역해야 한다. 향후 대통령 특별사면이나 가석방이 없다면 87세가 되는 2039년에 출소하게 된다. 2016년 연말 전국을 촛불로 뒤덮이게 했던 국정농단 사태가 약 4년 만에 중형 확정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중 네 번째 유죄 확정 기결수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35억원 추징도 확정됐다. 재판부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공모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삼성의 최씨 딸 정유라 승마지원비 등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 국고 손실 등 나머지 혐의에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원심 판단과 동일하게 무죄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로 한국 정치사에는 최근 3개월 사이 전직 대통령 2명에게 잇따라 중형이 확정되는 어두운 역사가 추가됐다. 앞서 이명박(80)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뇌물과 횡령 혐의로 징역 17년·벌금 130억원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형이 확정됨에 따라 특사 논의가 재점화할 전망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혐의인 뇌물 등 부패 범죄에는 사면권 제한을 공언한 바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 촛불혁명, 국회 탄핵에 이어 법원의 사법적 판단으로 국정농단 사건은 마무리되는 것이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헌법 정신이 구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사 논란과 관련해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소영 칼럼]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

    [문소영 칼럼]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

    “나는 진작에 전향했다.” 늙은 작가는 낙담한 얼굴을 마른 손바닥으로 쓸어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지난해 11월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6가지의 이유로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하겠다고 밝힌 뒤 20일 가까이 법무부는 압박하고, 윤 총장은 저항하는 모양이 일일연속극 찍듯 하던 시절이라 “검찰개혁의 명분도 흩어지고, 이러다 다들 문 정부에서 마음이 떠나겠다”고 하자, 그는 비장한 어투로 그리 말했다. “전향할 곳도 없는데…”라고 덧붙이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 대통령이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지, 아마! 나는 문재인 정부는 아주 다를 줄 알았다. 조국이 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편법을 써서 애들을 진학시키는 등 청문회에서 특권층의 반칙과 비상식을 보여 줘 국민 마음이 다쳤잖아. 문 대통령은 그 다친 마음을 쓰다듬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똑같은 거 같더라고.” 작가는 또 이제 80에 가까워지는 탓에 대지 100평의 단독주택을 팔고 서울 시내 아파트로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40평대의 아파트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2017년 문 정부 출범을 적극 지지했던 그는 조국 사태를 지나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아파트값 폭등에 또 힘들어했다. 그는 딸이 운동권 출신의 사윗감을 데려왔을 때 ‘작가적 양심’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혈육의 안위’를 지킬 것인지를 고심하다가 “사랑의 끝에는 사랑이 있지”라며 작가적 양심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이제 그 마음이 어디에 자리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 늙은 작가처럼 문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나 갈 곳을 잃은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2016년 10월에 시작된 ‘촛불집회’에 최소 한두 번은 참석하며, ‘최순실 국정농단’을 응징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다짐하던 사람들이었다.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촛불정부’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했는가 자문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2월 28~30일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6명 가까운 사람들이 ‘촛불정신을 계승 못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런 여론은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54.6%였다.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30대 후반의 낮은 지지율이 재차 확인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현 정부 지지 세력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있다. 촛불정부의 시작은 ‘운동권 진보만’ 똘똘 뭉치지 않았다. 2016년 12월 10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 찬성표 234표 중에는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소속이면서도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국회의원이 62명이 있었다. 찬성표의 26.5%나 된다. 이들이 현재는 독자적 정치세력이 못 된 채 흩어지고 일부는 국민의힘으로 흡수됐으나, 흔히 ‘건전보수’ 또는 ‘중도보수’는 진보세력 등과 힘을 합쳐서 새 정부를 세웠다. 직접적으로 말해서 이들을 반대세력으로 돌려세워서는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지난 1년간 추 장관이 윤 총장과 갈등하며 압박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국가도 개인처럼 한정된 자원을 잘 배분하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19 국난으로 모든 국민이 과잉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황에서 블랙홀처럼 ‘추ㆍ윤 갈등’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 필수불가결한 분야의 자원 배분은 제한되기 마련이다.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된 아이 정인이 사건으로 연초부터 당정이 불난 호떡집같이 소란스러우나 이 사건이 처음 언론에 노출된 시점은 지난해 11월 중순이었다. 주요 언론 중 사설로 다룬 매체는 서울신문(11월 13일자)과 경향신문(11월 14일자)뿐이다. 어찌 보면 어젠다 설정에서 정치권도 언론도 실패한 것인데, 그 원인 중 하나는 추ㆍ윤 갈등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탓에 정인이나 코로나19로 생활고로 자살하는 가족들, 택배 물량에 치여 과로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 산재 사망에 내몰리는 건설노동자들 옆에서 ‘힘을 주는 정치’가 사라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진보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시기에 한국사회가 후퇴한다고 인식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정권 획득의 목적이 무엇이었나 지금이라도 되돌아보고 새 각오를 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꼭 필요한 입법을 해야 한다. 180석을 낭비하지 말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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