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최순실
    2025-11-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58
  • 네 번째 포토라인 선 우병우, 검찰 출석…“숙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

    네 번째 포토라인 선 우병우, 검찰 출석…“숙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

    이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방조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새로운 의혹이 제기돼 29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이 포토라인 앞에 서는 것만 지난해 11월 이후로 네 번째다.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의 출석 요구로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 52분쯤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이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자마자 수많은 취재진이 그에게 몰려들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네 번을 섰다”면서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또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최근 우 전 수석에겐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운영과 국정원의 공무원·민간인 사찰에 관여했다는 혐의가 새로 추가됐다. 검찰은 국가정보원의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의 사찰에 우 전 수석이 깊숙이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새로 포착했다. 최근 구속기소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우 전 수석이 직접 이 전 감찰관 등의 동향을 수집하라는 지시를 했고, 이를 우 전 수석에게 비선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의 직속상관인 최윤수 당시 국정원 2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추 전 국장으로부터 사찰 결과를 보고받고 우 전 수석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최 전 차장은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다. 검찰은 국정원 국내정보 수집 담당 부서가 우 전 수석의 개인 비위 의혹을 감찰 중인 이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한 것은 정상적인 공직 기강 점검 차원이 아니라 우 전 수석의 개인 비위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불법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또 우리은행과 평창올림픽조직위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각종 이권 개입을 시도했던 곳으로 알려졌다.따라서 검찰은 최씨와 우 전 수석 간의 직·간접적인 의사 교환을 바탕으로 불법사찰이 이뤄졌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블랙리스트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추 전 국장으로부터 ‘우 전 수석의 지시를 계기로 국정원이 문체부와 긴밀한 공조 체제를 갖추고 지원 배제 명단을 관리하게 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우 전 수석을 조사하고 나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불법사찰과 블랙리스트 운영에 관여한 최 전 차장에게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우 전 수석은 넥슨과의 강남역 인근 땅 고가 거래 의혹, 아들 운전병 특혜 의혹 등 개인 비리 의혹과 국정농단 개입 혐의로 지난해 가을부터 검찰 ‘우병우 특별수사팀’, 박영수 특별검사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차례로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세 차례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또 개인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다만 검찰은 그가 ‘최순실 게이트’ 진상 은폐에 가담하고 이 전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만 지난 4월 불구속 기소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근혜 결국 ‘궐석재판’… 내년 1월 심리 마무리될 듯

    박근혜 결국 ‘궐석재판’… 내년 1월 심리 마무리될 듯

    재판부, 朴없이 곧바로 공판 재개 檢, 증인들 남았지만 철회 가능성법원의 ‘최후통첩’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일 재판에 또다시 불출석하면서 법원이 궐석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이 남은 재판에도 불출석할 것으로 보여 선고 때까지 당사자 없이 궐석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리는 이르면 내년 1월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이 사건의 증인신문 등 심리할 사항이 많고 제한된 구속기간 등을 고려하면 더이상 공판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의 출석 없이 그대로 공판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날 42일 만에 재개한 재판에도 박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자 28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궐석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서울구치소를 통해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나올 수 없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서울구치소 측 보고서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거동할 수 없을 정도의 신병 문제 등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구치소 측은 여러 사유를 들어 피고인의 인치가 현저히 곤란하다고 한다”고 설명하며 이날부터 곧바로 박 전 대통령 없이 재판을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도 재판에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아 피고인이 없는 상태로 선고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새로 선임된 국선 변호인들의 접견도 모두 거부하며 재판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국선 변호인단은 “저희는 변론 준비가 다 되어 있다”며 궐석재판을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는 수십명의 증인이 남아 있다. 다만 검찰에서 상당수 철회할 가능성도 있어 이르면 내년 1월쯤 심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 변론에 데뷔한 국선 변호인들은 첫날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을 “박근혜 대통령”, “저희 피고인”이라고 호칭하며 검찰이 신청한 증거와 증인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따지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주장했다.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검찰에서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을 마친 태블릿PC에 대해 “최순실씨의 셀카 사진과 가족사진, 위치정보, 태블릿PC에 등록된 정유연(정유라) 명의의 이메일 계정 등이 태블릿PC에서 발견된 점에 비춰 이를 본 적도 사용한 적도 없다는 최씨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로 확인됐다”면서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박 전 대통령 재판의 증거로 신청했다. 그러자 국선 변호인단의 강철구(47·사법연수원 37기) 변호사는 “검찰은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했다고 계속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최씨가 쓴 태블릿PC의 비용을 개설자인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계속해서 냈는지부터 소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신청한 증거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과 관련해 재판부가 다음달 1일 정 전 비서관을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신문하자고 하자 남현우(46·37기) 변호사는 “저희가 대비가 전혀 안 된 상황이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박근혜 피고인에 대해서는 다시 기일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근혜 없이 궐석재판 진행…국선변호인들 “방어권 보장해달라”

    박근혜 없이 궐석재판 진행…국선변호인들 “방어권 보장해달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들이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달라”며 적극적인 변론에 나서 검찰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28일 정식으로 재개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박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선 변호인들은 전날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 주장을 꼼꼼히 따졌다. 변호인들이 먼저 공세를 펼친 대목은 검찰이 최순실씨 것으로 결론 낸 태블릿PC의 감정 결과 부분이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태블릿PC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증거로 냈다. 검찰은 “최씨는 법정에서 태블릿PC를 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국과수 회신에 의하면 최씨의 셀카 사진이 본 태블릿PC로 촬영된 게 확인돼 최씨의 주장이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태블릿PC에 남아있는 위치 정보도 최씨의 동선과 일치하고, 태블릿에 등록된 이메일 계정이 최씨 딸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으로 설정됐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최씨 측이 제기한 태블릿 조작 가능성 주장에 대해서도 “국과수 감정에 의하면 한글문서가 수정이나 조작되지 않은 게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이에 “검찰은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했다고 계속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왜 최씨가 쓴 비용을 태블릿을 개설한 김한수씨(전 청와대 행정관)가 냈는지 소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진의 경우 입력 시간이나 날짜, 배경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검증 결과를 검토해 의견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과 관련해 다음 달 1일 정 전 비서관을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불러 내용을 확인하겠다고도 주장했다. 이 녹음파일엔 정 전 비서관과 박 전 대통령, 최씨 간의 통화 내용이 담겨 있어 세 사람 간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겠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대비가 전혀 안 된 상황이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박근혜 피고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일을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충실한 변론을 할 수 있게 시간을 달라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내달 1일엔 최씨에 대해서만 정 전 비서관의 신문을 진행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시 기일을 잡기로 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건훈 전 안종범 수석의 보좌관에게도 “정확한 기억에 의한 진술이냐”는 등 압박 질문을 쏟아냈다. 박 전 대통령을 가리켜서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거나 ‘저희 피고인’이라고 칭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국선 변호인단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피고인이 전직 대통령인 만큼 사선 변호인급의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전날 이들을 향해 박 전 대통령의 한 지지자는 “목숨을 내놓고 하세요. 나라를 살리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전자, ‘희귀병 사망 보도’ 반박…강경대응 전환

    삼성전자, ‘희귀병 사망 보도’ 반박…강경대응 전환

    “JTBC,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안해”…자사 ‘뉴스룸’에 해명글 삼성전자가 종편채널방송 JTBC의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 희귀병 사망 보도’에 대해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거치지 않았고 통계적으로 맞지 않는 분석”이라며 강한 유감을 재차 표명했다. 삼성전자는 시민단체들의 입장만 인용 보도했다며 JTBC에 대한 공식적인 강경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2일과 26일 두 차례 걸쳐 자체 인터넷 뉴스룸(https://news.samsung.com/kr/)의 ‘이슈와 팩트, 알려드립니다’ 코너를 통해 JTBC의 희귀병 사망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인터넷 사이트의 언론보도 해명 코너를 모처럼 재가동한 것은 그동안 ‘국정농단 게이트’ 연루에 따른 수세적 입장에서 적극적 대응 모드로 전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언론보도에 대한 공식 해명 채널인 이 코너에 글이 게재된 것은 지난 8월초 이후 약 4개월만이다. 삼성전자는 1996년 이후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희귀병 사망자가 54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와 관련, “반도체 생산라인과 희귀병 발병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됐으나 국내외 여러 연구 조사에서 모두 통계적 유의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보건공단 조사 결과 국내 반도체 근로자의 암 사망률은 일반인 대비 0.74로, 일반인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며 해당 보도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을 기초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인과 관계와는 무관하게 ‘사회적 부조’ 차원에서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지금까지 127명이 보상받은 것은 물론 지금도 보상신청 창구를 열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같은 매체가 보도한 ‘삼성전자 희귀병 사망 분석’ 기사에 대해서도 “비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통계의 기본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았다”, “일방적이고 단정적인 보도를 했다”는 등의 표현을 동원,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나 ‘취업 청탁’ 의혹 보도 등에 대해 공식 대응을 자제해온 삼성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일주일 사이에 두 차례나 반박 자료를 내놓은 데 대해 업계에서는 10년 이상 끌어온 이 문제에 대해 마냥 좌시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조 변화가 최근 사장단 등 임원 인사 직후 이뤄진 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잘못된 언론보도에 대한 원칙적인 해명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시민단체 ‘반올림’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로 구성한 옴부즈만 위원회가 이런 논란과 관련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면서 “위원회가 개선안을 제시하면 이를 철저히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 변호인 접견도 거부… 檢 “태블릿PC 사용자, 최순실 맞다”

    朴, 변호인 접견도 거부… 檢 “태블릿PC 사용자, 최순실 맞다”

    어제 이어 오늘도 불출석 가능성…서울구치소측 “강제 인치 어렵다” 국과수 태블릿PC 감정결과 공방… 檢 “조작 없어” 崔 “사용자 다수” 박근혜 전 대통령이 42일 만에 재개된 본인 재판에 불출석함에 따라 향후 재판이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재판부를 더는 신뢰할 수 없다”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도 재판 불출석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향후 불출석 재판이 이뤄질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재판부의 경고처럼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이 도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될 때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도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하자 “형사소송법상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면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며 궐석재판의 가능성을 밝혔다. 서울구치소 측은 “전직 대통령 신분 등을 감안해 교도관의 강제 인치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 강제로 재판에 서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측을 통해 전달한 ‘건강상의 이유’가 재판에 나오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지만, 일단 박 전 대통령에게 숙고할 시간을 하루 더 준 뒤 28일 공판에서 궐석재판을 할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28일 재판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국선변호인들이 박 전 대통령을 대리해 변론을 하지만, 피고인이 직접 공판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지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방어권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국선변호인의 접견도 모두 거부한 상황이다. 조현권(62·사법연수원 15기) 국선변호인은 재판부에 “지난 3일과 13일, 20일 세 차례 박 전 대통령에게 접견신청을 했는데 3일 구치소를 통해 접견하지 않겠다는 뜻 전달받았고 나머지 두 차례는 아무런 의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변호인은 피고인에 대한 보호자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의 진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검찰과 최순실씨 측은 감정 결과를 두고도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평행선을 달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최씨가 실제 사용자가 맞다는 검찰 분석보고서와 대부분 동일하고, 수정·조작 흔적이 없다는 취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감정결과에는 태블릿PC 전체에 대한 무결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면서 실사용자가 다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면서 “검찰의 설명은 국과수 감정 결과의 핵심 기재 사항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우병우, 이번엔 ‘불법 사찰 및 블랙리스트’ 연루…29일 검찰 출석

    우병우, 이번엔 ‘불법 사찰 및 블랙리스트’ 연루…29일 검찰 출석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운영과 국정원의 공무원·민간인 사찰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새로 받게 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이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방조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의 좌천성 인사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우 전 수석은 새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우 전 수석은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통틀어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네 번째로 서게 된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의 사찰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최근 새로 포착했다. 최근 구속기소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우 전 수석이 직접 이 전 감찰관 등의 동향을 수집하라는 지시를 했고, 이를 우 전 수석에게 비선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전날 추 전 국장의 직속상관인 최윤수 당시 국정원 2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추 전 국장으로부터 사찰 결과를 보고받고 우 전 수석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검찰은 국정원 국내정보 수집 담당 부서가 우 전 수석의 개인 비위 의혹을 감찰 중인 이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한 것은 정상적인 공직 기강 점검 차원이 아니라 우 전 수석의 개인 비위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불법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블랙리스트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추 전 국장으로부터 ‘우 전 수석의 지시를 계기로 국정원이 문체부와 긴밀한 공조 체제를 갖추고 지원 배제 명단을 관리하게 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앞서 진행됐던 특검팀과 검찰의 블랙리스트 수사 때는 국정원의 개입 의혹이 다뤄지지 않았고, 우 전 수석도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되지 않아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검찰 “국과수, ‘최순실 태블릿PC’ 수정·조작 흔적 없다고 회신”

    검찰 “국과수, ‘최순실 태블릿PC’ 수정·조작 흔적 없다고 회신”

    검찰 수사 결과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태블릿PC에 수정·조작된 흔적은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최씨 변호인 측은 검찰이 태블릿PC를 조작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7일 “법원에서 시행한 태블릿PC의 국과수 감정 결과 회신이 왔다”면서 “검찰 분석 보고서와 대부분 동일하고, 수정·조작 흔적이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 추적을 통해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태블릿PC가 사용한 인터넷망을 추적해 태블릿PC의 이동 경로와 최씨의 동선이 겹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최씨 측은 그 태블릿PC를 사용한 적이 없고, 한때 자기 측근이던 고영태씨 등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며 재판 내내 태블릿PC를 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씨 등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최씨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달 초 제3의 기관인 국과수에 태블릿PC의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최씨가 실제 사용자라는 검찰 분석 보고서가 틀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측 증거자료로 (감정 결과를) 관련 재판 등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씨는 태블릿PC 실물이 처음 공개된 지난 9일 속행공판에서 “저는 오늘 이 태블릿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건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시호, 이재용 재판 증언 거부 이유···“정유라처럼 될라”

    장시호, 이재용 재판 증언 거부 이유···“정유라처럼 될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27일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검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왔던 장씨는 이날 이 부회장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장씨를 증인으로 신청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장씨가 다음 달 6일 본인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증인으로 나오면 언론에서 부정적인 보도가 있을 수 있어 출석이 어렵다고 한다”며 “선고 이후에 반드시 나오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장씨는 삼성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다음 달 6일 1심 선고를 받는다. 특검팀은 또 “지난 주말 (최씨 딸) 정유라 주거지에 괴한이 침입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장시호 증인의 경우 초등학생 아들과 단둘이 거주하고 있어 신변 위협 등 부담이 돼 출석이 어렵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은 “본인 선고와 증인 출석은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오늘 출석하지 않았으니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기일을 연기했다. 재판부는 장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 달 11일 오후 다시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한편 장씨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특급 도우미’ ‘복덩이’라 불릴 정도로 적극 협조로 화제가 됐다. 그는 특검 수사관들이나 교도관들에게 ‘오빠‘ ’언니’라고 부를 정도로 붙임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고, 특검은 장시호에게 아이스크림까지 주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전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정유라씨 집 침입’ 이모씨, 법정으로

    [서울포토] ‘정유라씨 집 침입’ 이모씨, 법정으로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집에 침입한 이모 씨가 정 씨 지인을 다치게 한 혐의(강도상해)로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자택침입 괴한 피해자 면회…심경 묻자 “불쾌하다, 왜 알려하나”

    정유라, 자택침입 괴한 피해자 면회…심경 묻자 “불쾌하다, 왜 알려하나”

    최순실씨(61·구속기소) 딸 정유라(21)씨가 자택에 침입한 괴한의 흉기에 찔려 다친 피해자가 입원 중인 병원을 27일 찾았다. 정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불쾌하다”며 답을 피했다.정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경찰 3명과 함께 서울 한양대병원에 도착했다. 검은색 패딩에 모자, 마스크를 착용했다. 정씨가 피해자 A(27)씨의 면회를 신청하자 병원 관계자는 처음 “면회가 금지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씨는 “사고날 때 집에 같이 있던 사람”이라며 “보호자로 병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심경이 어떻냐’는 등 쏟아지는 질문에 “불쾌하다”, “(질문)하지 말라”고 했다. 정씨는 약 15분간 A씨를 면회했다. 동행한 경찰이 “왜 이렇게 빨리 나왔냐”고 묻자 그는 “(병원 측에서) 빨리 나가라고 하더라”며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까 부담스럽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들은 재차 심경을 물었다. 정씨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정씨는 계속된 질문에 “제가 답변을 해야 할 의무도 없다. 피의자도 아닌데 왜 제3자 일을 알려고 하느냐”고 했다. 이후 그는 경찰과 함께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씨의 집에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A씨를 다치게 한 이모(44·무직)씨를 체포, 26일 강도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 5분쯤 정씨가 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M빌딩에 택배 기사로 위장하고 들어갔다.모형 권총으로 경비원을 위협하며 출입카드를 내놓으라고 했다. 경비원이 이를 거부하자 흉기로 위협하며 정씨의 자택이 있는 6층까지 안내하게 했다. 이씨는 경비원에게 벨을 누르도록 시켰다. 정씨의 아이를 돌보는 보모가 현관문을 열어 주자 이씨는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이씨는 경비원을 케이블 끈으로 묶어 눕히고, 보모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했다. 이어 정씨가 있는 2층(복층)으로 올라가 “정유라 나와”라고 소리쳤다. 이때 정씨와 함께 있던 A씨가 이씨를 저지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씨의 흉기에 옆구리를 찔려 부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뒤엉켜 싸우고 있는 이씨와 A씨를 떨어뜨려 놓은 뒤 이씨의 팔목에 수갑을 채웠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와 보모, 경비원도 다행히 화를 면했다. A씨는 정씨가 덴마크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부터 정씨를 보호해 온 마필관리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뷰] 참 나쁜 공무원 안 되려면… 자신만의 대의부터 찾자

    [퍼블릭 뷰] 참 나쁜 공무원 안 되려면… 자신만의 대의부터 찾자

    한때 우리는 서사를 잊어버리고 살라는 충고를 받았다. 대의는 어디에도 없다고. 자신과 주변의 소소한 일상이 진정한 서사이고 대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충고에 따라 우리는 거대한 의미의 역사보다는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기쁨과 행복을 찾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나의 사생활과 소소한 일상적 기쁨을 지키기 위한 반대급부로 다른 사람의 감성과 은밀함을 침범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문제는 이런 노력들이 쉽게, 아주 쉽게 타인의 고통에 냉혹한 무관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음을 인식하지 못한 데 있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도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내 삶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우연함에 대한 극단적인 위안, 안도감이 주위 동료들의 저항과 고통에 무관심으로 쉽게 변화하지 않았을까. 국정 농단 혹은 공무원의 자세 등과 같은 서사보다는 그저 나에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었기를, 그래서 내 일상에 아무런 변화나 영향이 없이 그냥 흘러가던 대로 흘렀으면 하는 소박하고 소소한 비겁함 말이다. 굳이 이름을 짓자면 ‘악의 평범성’의 한국식 변형이라고나 할까. 공무원의 특성은 맡은 일이나 신분의 공공성에 있다. 공무원은 숨 쉬는 것조차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공공의 영역에서는 모든 것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을 문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공공성이고 국민들이 공무원에 대해 갖고 있는 당연한 권리일 것이다. 공공 행정에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무원으로서 상사의 지시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의 상황에서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도 소용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거부행위 그 자체였다. 또 ‘내가 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사람이 해야 했을 것’이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가 거부하지 않음으로써 거부하는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세 사람이 되고 나아가 우리 모두가 될 수도 있었을 가능성을 처음부터 차단한 잘못은 어쩔 것인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공무원이 공무원일 수 있는 것은 국민이 공무원을 공무원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무원의 충성 대상이 되는 것은 국민이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문제들을 발생시켰을 당시 그대로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현재의 사고 방식으로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수습할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어디에 있을까. 문제는 법규나 제도의 미비에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수많은 법규나 제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법과 제도적 접근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결국 출발점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공무원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젊은 시절 공무원이 되고자 마음먹었을 때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실패 뒤에 남은 결과에 집중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몰두하면 우리는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새로운 것의 처음은 언제나 공포와 두려움, 혼란을 동반한다.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만의 대의를 찾아야 한다. 그러한 대의들이 모여 결국 공무원 전체의 대의를 만들어 낼 것이며, 그때 진정한 문제의 해결이 시작된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가 일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동료들에게 지금이 너무 힘들고 어렵다고 하더라도 생산적인 길로만 연결된다면 재앙도 힘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문체부는 전통적으로 소통과 활력이 넘치는 부서였다. 그래서 더욱 자랑스러운 문체부였다. 우리 스스로가 자랑스러워하던 그 모습을 반드시 되찾자고 부탁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언제부터인가 내가 기대어 위안을 삼고 있는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의 가르침을 모든 공무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아가기도 하며 물러나기도 하며, 때를 만나기도 하고 만나지 못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몸을 깨끗이 하고 의를 행할 뿐이요, 화복은 논할 바가 못 된다.”
  • 우병우 재판서 느닷없이 ‘전병헌’ 거론 왜?

    롯데 재판선 ‘평창 롱패딩’ 등장… “통상적 후원” 강조용 예시 들어 “이번 전병헌 수석도 내부 감찰을 받지 않았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23회 공판에서 느닷없이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몇 차례나 거론됐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9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안 전 수석을 감찰하지 않는 등 국정농단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우 전 수석 측은 당시 민정수석실 산하의 임윤수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렀다. “수석비서관들에 대한 1차적 감찰은 특별감찰관에게 권한이 있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선 별도로 비위 감찰을 하지 않았다”는 임 전 비서관의 진술을 통해 책임을 비켜 가려 한 것이다. 특히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현재도 정무수석 관련 검찰 수사가 연일 보도됐는데 이 경우에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수사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고, 감찰에 착수하지 않고 결국 사표 수리로 마무리된 걸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현 정권에서도 민정수석실에선 수석을 감찰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다. 이 재판이 열리는 동안 공교롭게도 바로 옆 법정에서 전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우 전 수석은 재판 시작 전 변호인들에게 “전병헌 수석이 온다고 (기자들이) 나한테는 묻지도 않더라”며 웃기도 했다. 앞서 지난 23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최순실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에선 최근 화제가 된 ‘평창 롱패딩’이 등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롯데가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를 전후로 사회공헌 비용 184억여원을 늘리고 평창동계올림픽 후원계획을 작성하면서 ‘면세점 신규 취득에 긍정적 영향’이라는 기대효과를 명시했다”며 롯데의 재단 출연은 대가성 뇌물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요즘 롯데백화점에서 팔리는 롱패딩에 대한 얘기도 많다”면서 “실제 롯데가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했고, 평창동계올림픽에 거액을 후원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면세점 재승인)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사회공헌 기여도가 면세점 심사 기준에 있었고, 기업이 정부에 후원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어서 뇌물이 아니라고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유라 집 침입 40대 “카드빚 2400만원 때문”

    정유라 집 침입 40대 “카드빚 2400만원 때문”

    강도 상해 혐의 구속영장 신청 정씨,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집에 돈을 훔치러 들어간 강도가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정씨의 집에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정씨의 지인 A씨를 다치게 한 이모(44·무직)씨에 대해 강도 상해 혐의로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 5분쯤 정씨가 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M빌딩에 택배 기사로 위장하고 들어갔다. 모형 권총으로 경비원을 위협하며 출입카드를 내놓으라고 했다. 경비원이 이를 거부하자 흉기로 위협하며 정씨의 자택이 있는 6층까지 안내하게 했다. 이씨는 경비원에게 벨을 누르도록 시켰다. 정씨의 아이를 돌보는 보모가 현관문을 열어 주자 이씨는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이씨는 경비원을 케이블 끈으로 묶어 눕히고, 보모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압했다. 이어 정씨가 있는 2층(복층)으로 올라가 “정유라 나와”라고 소리쳤다. 이때 정씨와 함께 있던 A씨가 이씨를 저지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씨의 흉기에 옆구리를 찔려 부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뒤엉켜 싸우고 있는 이씨와 A씨를 떨어뜨려 놓은 뒤 이씨의 팔목에 수갑을 채웠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와 보모, 경비원도 다행히 화를 면했다. A씨는 정씨가 덴마크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부터 정씨를 보호해 온 마필관리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씨와 금전 관계가 있다”고 진술했다가 “카드빚 2400여만원을 갚을 돈을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번복했다. 이씨는 “정씨가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일주일 동안 정씨의 자택 주변을 여러 차례 답사하며 범행을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와 정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면서 “이씨의 범행에 정치적 목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카드빚을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만큼 이씨의 계좌를 압수수색하고 사채 이용 내역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정씨의 신변보호 요청에 따라 경찰관 3명을 투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최순실 딸’ 정유라 집 흉기강도 구속영장 신청

    ‘최순실 딸’ 정유라 집 흉기강도 구속영장 신청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21) 씨의 집에 침입해 정씨 지인을 다치게 한 4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서울 강남경찰서는 26일 이모(44)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 5분쯤 정씨 거주지가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 택배 기사로 위장하고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정씨와 함께 있던 마필관리사 A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검거 직후 범행 동기와 관련해 정씨와 금전 관계가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조사에서는 카드빚을 갚을 돈을 마련하려 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는 정씨가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범행 대상으로 선택했다. 약 일주일 전부터 빌딩 주변을 여러 차례 답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무직으로 전과는 없으며, 정 씨나 A 씨와는 전혀 모르는 관계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에 정치적 동기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정유라 집 침입’ 40대 괴한에 구속영장 신청 예정

    경찰 ‘정유라 집 침입’ 40대 괴한에 구속영장 신청 예정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집을 습격해 흉기를 휘둘러 정씨의 지인을 다치게 한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26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붙잡은 이모(44·무직)씨의 구속영장을 이날 이른 오후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전날 오후 3시 5분쯤 택배기사로 위장해 정씨의 자택에 침입한 뒤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와 함께 있던 A씨가 이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다쳤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정씨는 무사한 상태다. A씨는 정씨가 덴마크에서 도피 생활할 당시부터 곁에서 그를 도운 마필관리사이며, 귀국 이후에도 정씨를 보호해 온 인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정씨가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범행 대상으로 선택했고, 약 일주일 전부터 정씨 자택이 있는 빌딩 주변을 여러 차례 답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정씨와 금전 관계가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조사에서는 카드빚을 갚을 돈을 마련하려고 했다며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정씨나 A씨와는 전혀 모르는 관계로 파악됐다. 빌딩 경비원과 정씨의 보모도 이씨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범행에 정치적 목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최순실 딸’ 정유라 집 습격한 남성 “카드 빚 때문에…”

    ‘최순실 딸’ 정유라 집 습격한 남성 “카드 빚 때문에…”

    최순실씨 딸 정유라(21)씨의 집에 40대 괴한이 침입, 흉기를 휘둘러 정씨의 지인을 다치게 한 뒤 경찰에 검거됐다.2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분쯤 정씨 거주지가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M빌딩에 한 남성이 침입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현장에 출동해 피의자 이 모(44)씨를 붙잡았다. 이씨는 택배 기사로 위장해 자택에 도착한 뒤 경비원을 위협해 정씨가 거주하는 층까지 올라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후 정씨와 함께 있던 남성 A씨가 이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다쳤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정씨는 무사한 상태다. A씨는 정씨가 덴마크에서 도피 생활할 당시부터 곁에서 그를 도운 마필관리사이며, 귀국 이후에도 정씨를 보호해 온 인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검거된 직후 정 씨와 금전 관계가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조사에서는 카드빚을 갚을 돈을 마련하려고 했다며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씨가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범행 대상으로 선택했고, 약 일주일 전부터 M빌딩 주변을 여러 차례 답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무직으로 전과는 없으며, 정씨나 A씨와는 전혀 모르는 관계로 파악됐다. 이 씨의 범행에 정치적 목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가 강도 목적으로 정씨 집에 침입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추가 조사를 거쳐 26일쯤 이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딸’ 정유라 집에 괴한 침입…정씨와 함께 있던 남성 흉기에 찔려

    ‘최순실 딸’ 정유라 집에 괴한 침입…정씨와 함께 있던 남성 흉기에 찔려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집에 괴한이 침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정씨와 함께 있던 다른 남성이 찔려서 병원으로 이송됐다.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분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정씨의 집에 한 남성이 침입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현장에 출동해 피의자 이모(4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씨는 자택 경비원을 협박해 정씨가 거주하는 층으로 올라간 뒤 정씨와 함께 있던 남성 A씨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에서 정씨와 금전 관계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정씨는 국정농단 사건 중 하나인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의 특혜 수혜자이면서도 특검·검찰 수사에 적극 조력해 구속을 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관빈도 석방…박지원 “구속도 중요하지만 공소유지가 더 중요”

    임관빈도 석방…박지원 “구속도 중요하지만 공소유지가 더 중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25일 법원이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석방을 결정하고,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해 “수사도 구속도 중요하지만 공소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폐청산 검찰수사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안 된다”면서 이와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최근 구속영장 기각에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며 사법부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김 전 장관 석방(판결을 내린) 판사에 대한 신상털기와 사이버 테러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검찰의 길이 있고 사법부는 사법부의 길이 있다”며 “검찰은 수사로 말을 하고 사법부는 판결로 말을 한다. 검찰과 사법부가 대립하면 국민은 누구를 믿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최순실이 법정에서 대성통곡하며 큰소리치고, 우병우는 압수수색에도 코웃음을 친다”며 “적폐청산은 시대정신이며 정의”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적폐청산 피로증이 시작되고 있고 곧 1심 선고일이 다가온다”며 “만약 무죄판결이 속출하면 정치보복으로 결론 내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분발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광렬 연이은 석방에 안민석 “국민과 떼창으로 욕하고 싶다”

    신광렬 연이은 석방에 안민석 “국민과 떼창으로 욕하고 싶다”

    김관진에 이어 임관빈도 석방해 비난의 중심에 선 신광렬 판사를 향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과 떼창으로 욕하고 싶다”고 비난했다.안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한 김관진을 도주 우려가 없다고 석방한 판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정유라 영장 기각시킨 판사, 우병우 영장 기각시킨 판사, 이재용 뇌물 주심 판사를 맡던 중 최순실 후견인 임모씨의 사위로 알려진 다음날 교체됐지만 지금은 우병우 재판을 맡은 판사”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 의원은 “과연 적폐 판사들일까?”라고 반문하면서 “이들은 다수의 판사들을 욕되게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적폐 판사들을 향해 국민과 떼창으로 욕하고 싶다”고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공동체 사회를 무너뜨리는 최대의 위협 요소는 불공정이다. 그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식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없다. 반칙을 범한 사람이 잘 먹고 잘사는 사회는 결국 공동체 공멸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동서고금의 역사에 널려 있다. 자연 생태계도 그렇지만 인간 사회의 망조인 불공정의 첫걸음은 동종 교배에서 시작된다. 끼리끼리 울타리를 치고 구역을 정해 문을 닫아 걸어 놓고 그 안에서 주거니 받거니 기득권 보호에 열을 올리는 단계다. 기회의 공정성이 사라지니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떨어진다. 실력보다 배경이 중요해지니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폐쇄적 온정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소위 흙수저, 금수저의 계급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한된 종(種) 네트워크로 인해 결국 도태의 길을 가는 수순만 남았다. 한때 막강한 위세로 생태계를 교란했던 황소개구리의 개체 수가 전성기의 70% 이상 감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친 동종 교배에 따른 적응력과 면역력 약화가 주원인이다. 우리 사회가 ‘우물 안 황소개구리’의 신세로 전락하는 불길한 징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국감 자료를 보면 서울대 교수 집단의 경우 모교 출신 비율, 즉 동종교배 비율이 무려 88%에 이른다. 고려대나 연세대 역시 60%를 넘나드는 수치다. 학부?대학원?박사 과정이 달라야 실력을 인정받는 선진국들의 이종교배 전통과는 사뭇 다르다. 폐쇄적 네트워크를 통해 부와 명예, 권력을 나눠 갖는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친다. 청년들이 ‘헬 조선’을 부르짖는 근본적 배경이다. 문제는 불공정과 반칙으로 쌓아 올린 부와 명예, 권력이 당대에 그치지 않고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동종교배 이후의 필연적 수순이다. 최근 일어난 서울대 모 교수의 사건은 신분제 사회로 빠져들고 있다는 불길한 편린을 본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자신이 작성한 논문 43편에 아들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렸다. 3편의 논문은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교 1학년생이 아무리 뛰어나도 난해한 이공계 연구에 공동으로 관여했다고 보기엔 역시 무리다. 대학 진학 후에도 40편의 논문에 아들 이름을 올렸고 급기야 아버지의 추천으로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한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스펙 관리를 해 줬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문제의 교수는 경찰의 내사를 받다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한다. 얼마 전엔 한국을 대표하는 모 교회에서 담임목사직이 아들에게 세습된 사례도 있었다. 교인 수 10만명, 1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교회다. 무슨 곡절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의 3대 세습이 자꾸 떠올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평생 일군 부와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최순실의 딸 정유라 사건에서 보듯 결과적으로 모두의 공멸로 귀결된다. 반칙으로 얼룩진 대물림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로스쿨 제도나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목도한 숱한 취업 비리도 신분제 사회의 전조 현상이다. 유럽 국가나 미국 사회가 숱한 문제점에도 아직까지 선진국 소리를 듣고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것은 불공정한 부와 권력, 명예의 세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때문이다. 적어도 다른 배경이 없어도 능력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가 봇물을 이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 추운 겨울 광화문광장으로 몰려든 ‘촛불 분노’는 신분제 사회로 변질돼 가는 대한민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다. 조각 과정에서 코드 인사와 인사 검증, 안보 문제 등으로 보수 언론들에 뭇매를 맞아도 7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현 정부가 잘난 탓이 아니다. 적어도 과거 정권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를 공정하게 이끌 것이란 기대와 믿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대한민국, 법 앞의 평등이 헌법과 법률의 조문에서 뛰쳐나와 민초들의 일상에서 펄펄 살아 숨 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oilm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