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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청에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신설

    가계수지동향과 신설… 인력 7명 증원 시·도 대기배출시설 환경부장관이 관리 경제동향 관련 통계 분석을 강화하기 위해 통계청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신설된다. 정부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내용을 포함해 대통령령안 15건, 일반안건 1건 등을 의결했다. 이날 통과된 통계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개정안은 통계청 경제통계국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을 신설하고 여기에 필요한 고위공무원단 1명을 증원하는 내용이다. 가계통계 작성·분석 기능 강화 등을 위해 사회통계국에 가계수지동향과를 신설하는 등 관련 인력 7명을 증원 또는 한시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또 앞으로 시도가 설치하는 대기배출시설을 환경부 장관이 직접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대기배출시설을 시도가 인허가하면서 제기된 불공정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시도지사가 갖고 있던 대기배출시설에 대한 인허가, 지도·점검·행정처분, 배출 부과금 부과·징수 등의 업무가 환경부 장관으로 넘어간다. 개정안은 또 병원·학교 등 취약계층 생활 시설 50m 이내에서 시행되는 공사는 규모와 관계없이 지자체 조례로 날림먼지 신고 대상 사업에 포함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정부는 아울러 탈북민 임시보호시설에 인권보호관을 설치하는 내용의 북한이탈주민법시행령 개정안도 처리했다. 이 밖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운영 경비 지원에 14억 1500만원,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조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의 경비 지원에 9억 5700만원을 지출하는 내용의 ‘2019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 지출안’도 통과시켰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법원 “고영태에 인사청탁 뇌물 준 관세직 공무원 해임은 정당”

    법원 “고영태에 인사청탁 뇌물 준 관세직 공무원 해임은 정당”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실태를 폭로한 고영태씨에게 인사청탁을 하고 뇌물을 건넨 관세직 공무원의 해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이모 전 인천본부세관 사무관이 관세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소송에서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의 소개로 2015년 12월 고영태씨를 만난 뒤 고씨에게 최순실씨를 통해 자신과 가까운 상관인 당시 김모 대구본부세관장(2급)을 인천본부세관장(1급)으로 승진시켜달라는 청탁을 했다. 실제로 김씨는 2016년 1월 인천세관장에 임명된 후 2017월 퇴직했다. 이후 고씨는 이씨를 만나 청탁 대가로 돈을 요구했고, 이씨는 김씨로부터 200만원을 받아 고씨에게 줬다. 이씨는 또 2016년 5월 고씨한테서 관세청장으로 임명할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평소 알고 지내던 천홍욱 전 관세청 차장을 추천했다. 실제로 천홍욱 차장은 그해 5월 25일 관세청장에 임명됐다. 이씨는 그 후 고씨에게 2000만원을 건네며 자신의 승진 인사도 챙겨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11월 해임 처분을 받은 이씨는 “고씨 요구에 따라 관세청 내부 인사들에 대한 세평을 알려줬을 뿐이고 고씨에게 인사 청탁을 한 게 아니다”라면서 관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또 고씨에게 준 돈도 “그의 협박에 이기지 못해 건넨 돈”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류상영을 통해 고영태가 일부 권력층과 가까운 사이임을 전해 들어 알고 있었고, 자신이 추천한 인사들이 인천세관장과 관세청장에 임명되는 것까지 확인했다”면서 이씨가 고씨에게 건넨 2200만원은 인사 청탁 대가가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는, 공무원이 아니지만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금전을 제공했다”면서 “공무원의 직위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외관을 만들어 행정조직의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고의 행위로 관세청을 포함한 행정조직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자긍심과 사기도 크게 저하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헌법이 능력주의의 기틀 위에 세운 직업공무원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행위를 해 엄히 징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고씨는 이씨로부터 2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월 징역 1년 6개월형을 확정받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검찰 ‘최순실 태블릿PC 조작 주장’ 변희재 보석 취소 신청

    검찰 ‘최순실 태블릿PC 조작 주장’ 변희재 보석 취소 신청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씨에 대해 검찰이 보석 취소를 신청했다. 변씨는 항소심 재판부의 보석 허가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홍진표) 심리로 27일 열린 변씨의 명예훼손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사건 2차 공판에서 검찰은 변씨의 보석을 취소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면서 변씨가 청구한 보석을 지난달 17일 허가했다. 다만 일정 장소로 변씨의 주거를 제한하고,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과 연락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본인 재판에 해당하는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집회·시위에도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석 보증금 5000만원을 납입하도록 했다. 검찰은 변씨가 이런 보석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재판부에 변씨의 보석 취소를 신청했다. 하지만 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무죄 입증을 위해 공소사실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취득하거나 도움이 되는 증인을 물색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다”면서 지난달 22일 보석 조건 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보석 조건을 변경해달라는) 신청서를 냈으니 검토는 하겠지만 그 전에 보석조건을 성실히 지켜달라”면서 “제대로 이행을 하지 않으면 보석을 취소하고, 유죄 판단 시 양형요소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변씨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자신의 책 ‘손석희의 저주’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과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를 한 JTBC 기자들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변씨는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하고 최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자신에게 부여된 공적 책임을 외면하고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위한 절차를 수행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면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9회] “이러다 40주간 검증만” vs 7·8월 한여름 기다리는 양승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9회] “이러다 40주간 검증만” vs 7·8월 한여름 기다리는 양승태?

    법정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청석에 앉았다. 지난 5월 29일 첫 재판이 열린 날 가득 메워진 법정은 서류증거 조사에 돌입하자 바로 휑해졌다. 가장 넓은 대법정과 그보다는 작은 중법정에서 재판이 열리면 방청석에는 기자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그런데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8회 재판에는 10여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방청석을 채웠다. 재판 첫 날 부엉이 그림이 그려진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재판을 지켜보던 ‘두눈부릅 사법농단 재판방청단’에서 온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농단TF에서 중요한 증인신문 일정이 있을 때 참관하자며 모집한 시민 방청단이다. 당초 이날은 오전부터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정 부장판사가 자신의 재판 일정을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고 밝혀 첫 번째 증인신문이 무산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문건들을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정 부장판사의 증언을 듣기 위해 법정을 찾은 두눈부릅 방청단은 매 재판마다 반복된, 증거조사를 비롯한 재판 진행방식을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으로 오전 재판이 거의 통째로 쓰여지는 장면을 지켜봤다. ●첫 증인신문 무산…절차 공방으로 또 오전 재판 소모 지난 19일 7회 공판에서는 변호인들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의 압수과정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조사가 이뤄졌다. 재판부는 이날 “임종헌 USB의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한지 여부는 앞으로 진행을 위해 증인신문 전에 바로 결정돼야 할 쟁점“이라면서 “오늘 조사할 증거들을 포함해 혹시라도 더 낼 제출할 의견이 있다면 늦어도 월요일(24일) 오전까지는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28일 예정된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의 증인신문 전에 임종헌 USB의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USB 압수수색의 위법성에 대해 변호인들이 많이 주장했지만 또 논의하다 보면 새로운 위법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 26일 수요일을 언급했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의 마이크로 한숨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러자 변호인은 “그럼 화요일까지만…하루만 늦춰주십사…”라고 말했다. “충분히 주장을 냈고, 입증도 됐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주장할 게 남았냐”고 박 부장판사가 되물었다. 검찰도 “변호인이 또 뭘 검토하시겠다는지 잘 모르겠다. 공방이 충분히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 이뤄졌고 의견서로도 충분히 이뤄졌는데 자꾸 미루는 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 밖에 안 든다”며 재판장이 제시한 24일까지 의견서를 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저도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도 “피고인들에게 기회를 드리겠다. 의견서 제출기한은 화요일(25일)까지로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의견이 일리가 있지만 워낙 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쟁점이라 철저하게 확인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검찰 ”변호인 말만 듣고…검사 의견 안 받아들이나“ 반발 다음은 검찰이 준비한 서증설명서에 대해서였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재판부께서 부적절하다 하셨던 부분, 증거능력 제도를 형해화(부실하게)할 수 있는 부분의 시정을 요청하셨는데 47~48페이지만 보더라도 양승태 피의자신문조서에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수첩이나 일정표를 캡처한 게 그대로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5월 31일 2회 공판 때 증거로 신청해 증거조사를 할 자료들의 간략한 내용과 입증취지를 요약한 서증설명서를 냈다. 그런데 설명서에 변호인들이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은 부분들이 포함됐다는 점을 변호인들이 문제삼아 재판부는 제출받았던 서증설명서를 곧바로 검찰에 돌려줬다. 법관에게 예단을 형성하게 해선 안 된다는 취지에 따라 동의되지 않은 증거를 재판부가 미리 봐선 안 된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또 같은 지적을 하자 박 부장판사는 “보지 못했다”면서도 곧바로 서증설명서를 검찰에 반환한다고 밝혔다. 당연히 검찰은 반발했다. “이번에는 재판장님이 지휘하신 사항을 고려해 전반적으로 다 수정한 걸 제출했고 쟁점과의 관련성, 입증취지에 대해서는 다른 증거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게 가능하다 해서 그 부분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변호인이 말한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인데 반환하겠다는 것은 검찰의 어떠한 의견진술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걸로 보여서 부당하다고 검사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증설명서를 재판부에서 보지 못한 상태에서 변호인 주장만 듣고 반환을 결정했는데 다음에는 변호인이 주장하는 우려가 있는지 봐주신 다음에 결정해 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확인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냐는 문제가 있어 변론 내용 기초로 결정한 것이니 양해해달라”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검찰에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부터 증거능력 제도를 형해화시키기 위해 저희로서는 사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주장들을 하고 있는데…”라고 말하자 검찰은 “형해화시키기 위해서라는 표현을 자제해 주십시오. 근거가 무엇입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검증만 하다 양승태 구속기간 만료“ vs ”시간끌기 아냐“ 잠시 뒤에는 검증과 증거방식을 놓고 또 부딪혔다. 지난 14일 4회 공판부터 재판에서는 임종헌 USB나 다른 방법으로 확보된 문건들의 파일과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출력물이 같은 것인지, 누군가 임의로 조작하지는 않았는지 동일성과 무결성을 따지는 검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다 보니 검찰은 한 사람을 증인신문할 때 그에게 제시할 같은 문건이 여러 개라면 그 중에 대표순번을 정해 그것만 먼저 검증하고서 증인에게 제시하는 방식을 재판부에 제안했다. 검사는 “현재 증거의 5%를 검장하는 데 4회 기일을 소요했다. 이 속도면 80회 기일, 40주 동안 검증만 하고 어떠한 본안 심리도 없이 양승태 피고인의 구속기한(8월 10일)이 끝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검증절차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파일과 문건이 다른 것이) 페이지가 다른 경우, 글자체(폰트)가 달라진 경우, 출력물에 수기를 적은 경우, 문서작성일이 달라진 경우가 있었는데 출력한 컴퓨터 버전에 따라 달라진 것이고, 파일을 출력한 뒤 수사기관이 문서 위에 수기로 기재한 것이라는 설명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증거파일을 일일이 검증해야만 다음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는 변호인들의 주장이 아직까지는 실익이 없이 재판의 진행만 늦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사건에 등장하는 수많은 문건이 한 사람이 작성해서 완료된 게 아니라 심의관이 하나 작성해서 임 전 차장이 수정하고, 경우에 따라 다른 심의관에게 보내 수정을 하는 식으로 수정이 여러 차례 반복되고 추가된 버전이 달리 있기 때문에 검사가 입증하려는 ‘피고인 등이 심의관에게 의무 없는 일로서 문건을 작성하게 했다는 것’을 확인하기위해서는 그 심의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무엇인지 확인해서 제시하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반박했다. “검사님 입장에서는 시간끌기로 보이지만 당연히 상식적으로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 부장판사는 “갑자기 재판부가 예정했던 것과 다른 진행에 관한 의견이 나와서 즉시 대답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오후 재판에서도 계속해서 검증이 이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 전 대법원장의 머리는 벽에 가까워졌다. 틈틈이 열심히 자료를 훑어보고 메모를 하던 박·고 전 대법관도 잠시 손을 놓고 멍한 듯한 표정이 늘어갔다. 지난 재판에서 더해져 1180개의 파일을 일일이 열어 글씨체와 날짜, 간인과 형광펜 자국, 페이지수를 모두 확인하고 있는 검증절차를 애초에 요구한 변호인들도 앞서 피고인 세 사람은 검증절차 동안에는 법정에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정해진 공판기일과 다른 검증기일을 따로 잡아 출석에 자유롭게 해달라는 것이다. 하루종일 지난한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게 그만큼 고역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금 하고 있는 검증은 공판기일에서 하는 검증으로 생각하면 된다. 검증을 하다 재판내용을 다루기도 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검증기일을 별도로 지정해야 하는 것도 번거롭고 부담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근혜 이르면 7월 대법 선고’ 보도에 양승태 측 ‘촉각’ 이날 저녁식사를 위해 오후 5시 30분쯤 휴정을 하고 한 시간 뒤 다시 법정에 모였을 때, 재판부가 들어서기 전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뒷줄에 앉은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해 몸을 돌렸다. “국정농단…전합…7월달…보도는 그렇습니다.” 한 시간 전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사건의 상고심에 대한 심리를 마쳤다고 알렸다. 이어 이르면 다음달 세 사람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있을 수도 있다는 속보가 나왔다. 그 내용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변호인이 설명한 것이다. “그게 일단 애매한 게…박 대통령…블랙리스트…다른 주장이긴 한데…직권남용…”의 단어들이 방청석으로 흘렀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대법원의 판단이 특히 주목되는 쟁점은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3마리가 뇌물로 인정되느냐로 꼽힌다. 그와 함께 또 다른 쟁점은 바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판단이다. 박 전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1·2심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기조에 따라 직접 블랙리스트를 총괄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다.(김 전 비서실장 등의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는 대법원은 쟁점이 남아있어 좀 더 심리한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사법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등 이른바 ‘물의야기’ 법관 명단에 포함된 법관들에게 인사 불이익 조치를 했다는 혐의가 있다. ‘법관 블랙리스트’ 외에도 주요 혐의들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 직권남용죄에 대해 중요한 판례가 될 대법원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판단에 누구보다 관심을 가질 사람이 양 전 대법원장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일 수 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변호인의 작은 목소리에 박·고 전 대법관도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 박근혜·이재용 상고심 심리 마쳤다…이르면 다음달 최종 판단

    대법원, 박근혜·이재용 상고심 심리 마쳤다…이르면 다음달 최종 판단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사건 재상고심에 대해 일단 심리를 마쳤다. 선고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달 최종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21일 “피고인 박근혜, 최서원, 이재용 사건은 일단 심리를 종결했다”면서 “다만 추후 필요에 따라 심리를 재개하거나 선고기일을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등을 뇌물로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4월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고, 8월 2심에서 일부 뇌물 혐의가 추가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접수된 박 전 대통령의 사건과 함께 최씨와 이 부회장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세 사람의 재판에서 하급심마다 엇갈렸던 핵심 쟁점은 삼성이 지원한 말 3마리가 뇌물인지 여부여서 전원합의체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 배우자 60억대 자산가…예금만 28억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 배우자 60억대 자산가…예금만 28억

    국회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본인과 배우자 등 가족의 재산으로 총 66억 73만 7000원을 신고했다. 윤 후보자 본인의 재산은 2억 401만 9000원으로 모두 예금이었고 나머지 63억 9671만 8000원은 배우자 재산이었다. 배우자는 예금으로만 28억 2656만원을 보유했고, 2억 2000만원어치의 주식도 갖고 있었다. 그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12억원짜리 아파트, 송파구에 가액 2억 3400만원의 아파트를 보유했다. 서초동 아파트에서 남편인 윤 후보자와 거주하고 있다. 배우자는 경기도 양평군의 토지 12건을 갖고 있었다. 이들 토지 가액은 모두 14억 3400만원이다. 주식인수계약 해제에 따른 인수대금 반환채권(20억원)도 보유했다. 배우자가 60억원대 재산을 형성한 배경과 관련해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1982년 8월 병역검사에서 ‘짝눈’을 의미하는 ‘부동시’ 판정을 받아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 그는 서울 충암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석사학위도 받았다. 이후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부터 25년간 검사로 재직했다. 대전고등검찰청 검사로 있던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돼 수사팀장으로 일했다. 2017년 5월에는 서울중앙지검장 발령을 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여야 의견을 모은 뒤 윤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마쳐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그 안에 끝내지 못하면 추가로 10일을 더 쓸 수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 사유서에서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면서 사회정의 실현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강한 사명감으로 그 소임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검찰 업무를 개선하고자 꾸준히 노력해 검찰 내외에서 존경과 신망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후보자는 2017년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며 국정농단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사건 등에 대한 수사를 철저하게 지휘해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며 “검찰총장으로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검찰 제도개혁을 이뤄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댓글수사 항명에 좌천… “사람에 충성 않는다” 국민검사로 불려

    댓글수사 항명에 좌천… “사람에 충성 않는다” 국민검사로 불려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수 없다” 朴정부 때 윗선과 갈등으로 한직 전전 “수사권으로 보복하면 깡패지 검사냐” 최순실 특검 때 수사팀장으로 전격 발탁 “檢 비판한다고 위축되면 국민이 피해” MB·양승태 등 적폐청산 수사 지휘 65억 재산·수사권 이슈 청문회 치열할 듯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후보자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특수부 검사로 승승장구하다가 국가정보원 댓글수사로 ‘항명 파동’을 일으켜 좌천, 이후 검찰총장으로 지명되기까지의 25년을 정리해 봤다. ●승승장구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2013년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윤 후보자는 이 발언으로 일약 ‘국민 검사´로 자리잡았다.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수 없다고 대답하는 윤 후보자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응원을 보냈다.당시 윤 후보자는 국정원 댓글수사 팀장으로 원세훈 전 국장원장을 재판에 넘기는 과정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 등 법무·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다. 결국 국정감사장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이후 보고나 결재 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집행했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한직으로 분류되는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을 전전했다. 수사팀 부팀장이었던 박형철 검사는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현 정부 들어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윤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79학번이지만 남들보다 9년 늦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남기춘(15기) 전 검사장, 김수남(16기) 전 검찰총장, 공상훈(19기) 전 검사장, 이완규(23기) 전 차장검사와 대학 동기다. 대학 시절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아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한 이유로 사법시험 2차에서 매번 낙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특수통´으로 잔뼈가 굵었다.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맡아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2008년에는 파견검사로서 BBK 특검에도 참여했다. 이후 중수2과장과 1과장을 지내며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했다. 대구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통´ 요직을 모두 거쳤다. ●와신상담… 고검 검사에서 검사장 수직 상승 박근혜 정부 들어 ‘꺼진 불’이 됐던 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말기 최순실 특검이 출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윤 후보자를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항명 파동’으로 좌천된 이력 때문에 취재진이 보복 수사 가능성을 묻자 단칼에 일축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고검 검사에서 검사장으로 수직 상승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급이 가는 자리였는데, 문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으로 격하하면서까지 윤 후보자를 앉혔다. 2017년 5월 취임식을 생략한 윤 후보자는 소속 검사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은 기대와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다. 검찰 비판 여론이 높다고 해서 위축되기만 하면 피해는 국민들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처럼 운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수1~4부 소속 검사만 56명에 달한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시작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고, 사법농단 수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며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권토중래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문 대통령의 지명 직후 윤 후보자는 매우 짧은 소감을 남겼다. 강골이자 거침없는 칼잡이로 알려졌지만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검사”라고 평가했다. 부친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52세 때인 2012년 뒤늦게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김건희(47)씨와 결혼했다. 법무·검찰 고위직 간부 중 재산이 가장 많은데, 대부분 배우자 명의다. 지난 3월 재산 공개 당시 65억 9077만원을 신고했다. 대부분이 예금(51억 8600만원)으로, 이 중 배우자 예금이 49억 7200만원이다. 신고가액이 12억원인 서초동 복합건물도 배우자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장모와 관련된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진정이 들어와 감찰을 받기도 했지만 무혐의 종결됐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재산 문제와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가 검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 윤석열 지명…파격 인사

    문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 윤석열 지명…파격 인사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을 보고받은 뒤 윤석열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연수원 다섯 기수 후배로, 고등검사장(고검장)들을 제치고 검찰 수장이 된 만큼 적잖은 고위급 검사들이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31년 만에 고검장을 안 거치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가 된다. 윤 후보자의 지명은 현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한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을 지속해서 밀어붙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2년 18대 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정권과 갈등을 빚은 끝에 수원지검으로 좌천됐고, 이후 ‘최순실 게이트’ 수사 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한 바 있다. 윤 후보자는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구·서울·부산·광주지검 검사를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전고검 검사 등을 지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안정보다 파격 택한 靑…文정부 2대 검찰총장에 윤석열

    안정보다 파격 택한 靑…文정부 2대 검찰총장에 윤석열

    문재인 정부 두번째 검찰총장에 윤석열(59·사법연수원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내정됐다. 윤 후보자는 대표적인 ‘특수통’이자 ‘칼잡이’로 꼽힌다.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1년 9수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늦깎이로 합격한 탓에 기수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다.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쳤다. 특수통 검사로 승승장구 했으나 채동욱 검찰총장 시절 국정원 댓글수사팀장 당시 정권의 뜻과 다르게 수사하려다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2013년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국민 검사로 떠올랐다. 박근혜 정부 내내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에 머무르다가 최순실 특검 당시 박영수 특검이 수사팀장으로 발탁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원래 고검장이 앉는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사장으로 낮추면서 검찰총장이 임명되기도 전에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법농단 수사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했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총장보다 5기수 아래다.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1981년 정치근 검찰총장을 제외하고는 없다. 검찰 관례에 따라 19~22기 고검장과 검사장 16명은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에서 대규모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 청와대가 조직 안정보다 파격을 택하면서 향후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과 적폐청산 수사에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자로서는 청와대의 숙원 사업인 수사권 조정에 마냥 찬성하기도, 전임인 문 총장처럼 반대하기도 쉽지 않다. 적폐청산 수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재용 내우외환 정면돌파 전략적 행보

    반도체 이어 IT·모바일 사장단 불러 회의 6G 통신·블록체인 등 신기술 개발 논의 사내 일정 이례적으로 자세히 대외 홍보 국정농단 대법 선고·삼바·미중 분쟁 맞서 경영 직접 점검·투자확대 강조 모습 부각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대법원 선고,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수사 등 ‘내우’(內憂)와 미중 통상전쟁, 반도체 시장의 하락국면 등 ‘외환’(外患)에 직면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고경영진들을 잇따라 소집해 경영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이 부회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4일 경기 수원 캠퍼스에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 점검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1일 DS(반도체)부문 경영진을 불러 회의했다. 이 부회장이 주말 회의를 연 것은 지난해 2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메모리 부진과 미국과 중국의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미칠 여파를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13일 DS 경영진을 재차 불러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반도체 사업의 리스크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고 향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구도 변화 전망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토의했다. 이 부회장은 17일에는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축전기(MLCC)와 5세대(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산업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CE(TV·가전) 및 타 계열사와도 전략 미팅이 예정돼 있다. 삼성이 이 부회장의 ‘사내 일정’을 이렇게 자세히 알리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은 일상적으로 소화하는 경영 일정을 일일이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게 삼성의 방침이었다. 이 부회장이 잇따라 최고경영진 회의를 열고 이 내용을 홍보하게 하는 것이 국정농단 대법원 선고와 검찰의 삼바 수사 등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고 투자 확대를 강조하는 이 부회장의 모습을 알림으로써 악재에 정면으로 맞서는 동시에 최고경영진으로서의 역할과 ‘존재감’을 더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등과 잇따라 만나고 해외 출장, 외국 정상급 인사와 면담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최근 삼성의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조 3855억원, 영업이익 6조 23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전 분기보다는 11.6%가 각각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2%, 전 분기보다 42.3%가 각각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도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봉욱·윤석열·이금로 추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봉욱·윤석열·이금로 추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차기 검찰총장 후보 4명을 1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김오수(56·사법연수원 20기) 법무부 차관,봉욱(54·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 이금로(54·20기) 수원고검장이 차기 총장 후보로 선정됐다. 박상기 장관은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자 4명 중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문 대통령은 임명제청안을 국회에 보내게 된다. 검찰총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추천위는 “심사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민주적이고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적격성 여부에 대해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 상층부가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검찰개혁을 균형감 있게 이끌 자질도 중요한 고려 요소로 부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오수 차관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문재인 정부의 신뢰가 두텁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서울 출신인 봉욱 차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정책기획과 검찰행정, 특별 수사, 공안 업무까지 두루 경험했으며 국내 검사 최초로 예일대 로스쿨 방문학자로 연수한 경험을 살려 책을 펴내기도 했다. 검찰 안에서 대표적인 ‘기획통’ 검사로 꼽힌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윤석열 지검장은 검찰 안에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이자 선이 굵은 ‘강골 검사’로 꼽혀왔다. 검찰 조직 내 리더십을 인정받지만 동시에 검찰개혁에도 힘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을 지냈고, 2012년에는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문재인 정부 직후에는 파격 승진해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충북 증평 출신의 이금로 고검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4년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낸 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차관을 지냈다.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검찰·법무 조직의 신망이 두터운 편이고 법무부와 대검, 일선 검찰청, 국회에 이르는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교안이 구세주라는 유림 양반, 그 보수의 뿌리는 제대로 아시오?

    황교안이 구세주라는 유림 양반, 그 보수의 뿌리는 제대로 아시오?

    지난달 1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북 안동을 방문했다. 그를 맞은 건 영남지역 종손 모임인 영종회 회원, 경북향교재단 관계자 등, 영남 종가와 유림의 간판이라 할 면면이었다. 종가의 권위가 ‘봉제사 접빈객’에서 나온다 했으니, 나름 법도에 충실했다. 문제는 ‘접빈객’의 내용이었다. “1세기마다 사람이 하나 난다고 하는데 건국 100년, 3·1운동 100년을 맞아 (정치 혼란 상황에서) 나타난 사람이 바로 황교안 대표다.”(박원갑 향교재단 이사장) “보수가 궤멸해 가는 이 어려운 처지를 건져 줄 우리 희망의 등불이요 국난 극복을 해줄 구세주.”(김종길 선비문화수련원장) 요즘 막말로 상종가를 치는 한기총 전광훈 회장이 지난 3월 예방한 황 대표에게 했다는 ‘칭송’을 연상시켰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 하나님께서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교안 대표님을 자유한국당의 대표님으로 세워주시고….” 지난해 12월 “마음만 연합하면 문재인 저놈을 끌고 나올 수 있다”고 했던 인물이다. 시민의 반발이 없을 수 없다. 고성 이씨 문중인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고성 이씨) 선생의 증손자 이항증씨는 이렇게 개탄했다. “말 같지도 않은 행동을 하니까 시민들로부터 유림이 욕을 얻어먹는다.” 서애 유성룡의 14세손 유돈하씨는 18일 1인 피켓 시위를 했다. “어찌 선비가 되어 속유나 부유가 되어 소인배를 따르는가.” 24일 이런 펼침막이 안동 곳곳에 걸렸다. “안동 선비 어데 가고 아첨쟁이 넘쳐나노.” 오늘 펼침막은 더 걸린다. 이 꼴을 퇴계 이황, 학봉 김성일, 서애 유성룡, 경당 장흥효, 대산 이상정, 정재 유치명, 서산 김흥락, 석주 이상룡 등이 보고 있다면 무어라 할까. 목에 칼이 들어와도 허언을 하지 않던 이들이었고, 직언에 목숨 거는 걸 영광으로 알던 이들이었다. 사실 더 부끄러운 건 만천하에 드러난 ‘무지’였다. 지금의 이른바 ‘보수’는 제헌헌법부터 지금까지 헌법 전문에 명기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려 했다. 일부 족벌신문과 함께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게 그들이다. ‘임시정부의 법통’도, 이 나라 건국의 초석이 된 항일독립운동의 의미도 지우려 했다. 선비의 기개와 항일독립운동의 기백은 안동 자존심의 두 축이다. 안동은 지자체 차원에서 처음으로 독립운동기념관을 세웠다. 안동의 독립운동가들은 의성 김씨, 고성 이씨, 진성 이씨, 전주 유씨 등 안동 명문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민족학교의 효시였던 협동학교도 이들의 지원 속에서 설립됐고, 협동학교는 혁신유림의 산실이었다. 밀양에 약산 김원봉이 있다면 안동엔 하구 김시현(안동 김씨)이 있었다. 김시현은 영화 ‘밀정’ 주인공의 모티프가 된 인물로, 황옥 경부를 의열단으로 끌어들였다. 이승만을 처단하려다 체포돼 9년간 옥살이를 했다. 그런 김시현을 두 번씩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것이 바로 안동 시민이었다. 물론 서인-노론의 경화세족, 세도가가 돼 조선을 망국으로 이끌고, 병탄 뒤엔 일제에 빌붙어 작위와 은사금을 챙긴 가문도 있지만, 그들은 소수다. 근대사의 이런 기백은 목숨 걸고 조선을 개혁하려 했던 사림의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성리학의 도통은 정몽주(경북 영천)에서 길재(경북 선산)-김숙자(경북 선산)-김종직(경남 밀양)-김굉필(대구 달성), 정여창(경남 함양)으로 이어졌다. 조광조(경기 용인) 이후 영남의 이언적(경북 경주), 이황(경북 안동), 기호의 이이(경기 파주), 성혼(서울), 호남의 기대승으로 분화되지만 영남과 안동은 사림의 원류를 이뤘다. 김종직에서 조광조에 이르기까지 사림은 훈신과 척신의 전횡을 극복하고 조선의 정치를 혁신하려 했다. 훈척이 일으킨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로 지도자들이 극형에 처해졌지만, 이들의 결기는 결국 선조에 이르러 공론정치에 기초한 사림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조광조의 기개는 사림의 귀감이었다. 훗날 훈척의 길을 택한 기호와 달리 영남은 조광조의 길을 따랐다. 조광조가 위훈삭제를 놓고 중종, 훈척과 맞섰던 상황은 사림의 기개를 보여 준 조선 역사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조광조는 중종의 절대적 신임 속에 초고속 승진해 출사 후 불과 3년 만인 1518년 사헌부 대사헌에 올랐다. 그사이 향약을 보급해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고, 균전제와 한전제를 관철했다. 당시 ‘송곳 하나 꽂을 땅조차 없었다’던 농민에게 땅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공론정치의 기틀을 마련해 훈척의 농단을 막으려 했다. 현량과를 관철해 과거제를 혁신했다. 조광조 개혁의 마지막 승부처는 왕권마저 위협하던 훈척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중종 14년(1519년) 10월 25일(음력) 조광조는 칼을 빼 들었다. “정국공신에 폐주(연산군)의 총신이 많으며, 반정에 공이 없는 자도 많습니다. 공신을 중히 여기면 공과 이익을 탐내어 임금을 죽이고 나라를 빼앗게 됩니다.” 그는 편전까지 따라가 박원종, 유자광, 성희안, 유순정, 강혼, 유순, 구수영, 권균 등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공신 명부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종은 “이익의 근원을 어찌 한꺼번에 막을 수 있는가”라며 거부했다. 중종도 완강했지만, 조광조는 더 완강했다. 중종실록은 그로부터 30일까지 위훈삭제를 둘러싼 논란만 기록하고 있다. 왕은 두려웠다. 왕의 면전에서도 눈을 부라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던 박원종, 유순정, 성희안 등 반정공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들은 이미 죽었거나 늙고 병들었지만, 그 자식, 친척들이 눈에 불을 켜고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은 나라의 병권을 쥐고 있었고, 심지어 사병까지 거느리고 있었다. 11월 8일 밤이 돼서야 중종은 한발 물러섰다. 3사의 수장을 사정전으로 호출했다. “70여 인을 어찌 삭제할 수 있겠는가. 공의가 시끄러운 자라면 개정해도 되겠다.” 9일 검토가 시작됐다. 왕과 조광조, 대간 사이에 105명 가운데 지목된 76명 전원의 삭제를 놓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전에는 뚜렷이 드러난 자를 개정하자고 청하고서 이제는 모두 개정하자고 하니, 어찌 전후가 다른가.” 왕은 역정을 냈다. 10일 다시 회의가 열렸다. 왕은 76명 삭제를 거부했다. 조광조가 나섰다. “어찌하여 다들 옳다고 여기는데 뜻을 고집하십니까. 임금의 뜻이 어딘가 매인 곳이 있는 것 아닙니까.” 대사간 이성동이 나섰다. “조금이라도 사사로운 뜻이 있다면 크게 두려운 일입니다.” 대제학 정광필이 따졌다. “어찌하여 우리의 말이 전후가 다르다고 하십니까.” 왕은 궁지에 몰렸다. “전후가 다른 것을 그르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12일 결국 중종은 전지를 내렸다. “이효성, 유순 등 76인의 외람된 것을 추가로 바로잡아서 공권을 맑게 하라.” 위훈삭제 후 불과 사흘 뒤 훈척의 친위쿠데타가 일어났다. 왕은 호랑이 같은 훈척이 싫었다. 하지만 물러설 줄 모르고 채근하는 사림파보다 이들이 차라리 편했다. 조광조와 사림은 역도로 몰려 숙청되고 처형됐다. 기묘사화였다. 사후 초기 그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마음으로부터 조광조를 섬겼던 퇴계조차 “타고난 기질은 아름다웠으나 학력이 충실치 못하여 하는 일이 지나침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마침내 실패했다.” 그러나 이 평가는 오래지 않아 바뀐다. “그로 말미암아 선비들이 학문의 지향할 바를 알게 되었으며, 나라의 근본이 더욱 드러나게 되었다…. 한때 사림의 화는 애석하지만, 선생이 도를 높이고 진정한 학문의 뜻을 높인 공로는 후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광조의 학문과 자세는 이황을 통해 영남 사림으로, 이이를 통해 기호 서인으로, 그리고 훗날 이황을 사숙한 성호 이익을 통해 채제공, 정약용, 이가환 등 기호 남인으로 이어졌다. 성호 이후 남인은 보수적인 영남 성리학파와 진보적인 남인 실학파로 분화됐지만, 구한말 노론 훈척들이 일제에 몸을 던질 때 이들은 한결같이 구국운동과 항일무장투쟁의 선봉에 섰다. 민주국가에서 주군은 국민이고, 대의는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 아무리 염량세태라지만, 최순실과 그가 조종하던 로봇 대통령에게 신명을 바쳐 출세 가도를 달렸던 사람을 두고 이 나라 보수의 구세주라고? 지금 그가 대표한다는 ‘보수’의 뿌리가 가까이로는 친일매판, 멀리로는 영남 남인을 봉쇄했던 ‘훈척 사림’이었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 걸까. 퇴계와 학봉과 서애가 사당 문을 박차고 나올 일이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판깨스트] ‘노무현 명예훼손’ 김경재 집유 확정…‘삼성 8000억’ 가짜뉴스 왜 나왔나

    [판깨스트] ‘노무현 명예훼손’ 김경재 집유 확정…‘삼성 8000억’ 가짜뉴스 왜 나왔나

    “각 대통령들이 임기 말이 되면 다 얼마씩 모금을 합니다. 노무현도 삼성에서 8000억원을 걷었어요. 그 때 주모한 사람이 이해찬 총리요. (중략) 이 사람들이 다 갈라먹고 살았어요.” 2016년 11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서 나온 김경재(77) 전 자유총연맹 총재의 이 발언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맞다며 법원이 유죄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명예훼손 및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재판부는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명예훼손죄 및 사자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표현의 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대법원이 옳다고 판단한 하급심 판결과 김씨의 발언을 다시 짚어봅니다. 김씨가 연설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2016년 11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져 큰 논란이 일었고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촛불집회가 전국에서 타올랐습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극우 성향 단체 등이 서울역에서 맞불 집회를 벌였고 김씨가 마이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김씨는 앞서 소개한 발언을 하며 ‘① 노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8000억원을 받았다 ②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 받는 것을) 주도했다 ③ 돈 관리는 이 대표의 형이 했다 ④ 이학영 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이 돈을 함께 받았다’며 “이 사람들이 다 갈라먹고 살았는데 그걸 기술 좋게 해서 우리는 잊어먹었어”라고 말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4명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공소사실입니다. 그러나 김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7년 2월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국민대회’ 집회에서 그는 또다시 비슷한 발언을 꺼냅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고소 내용인 즉슨 노무현 대통령 때도 삼성에서 8000억 거두어 가지고 뭘 했다, 허는 얘기인데 그것은 팩트에요. 8000억원이 왔다는 것은 팩트인데 다만 문제는 삼성에서 확정한 거를 거두었다는 말이 기분 나쁘다는 거에요. 삼성이 주니까 받았다는 거에요. 국무총리 이해찬은 8000억원을 받아 가지고 이제 만져야 하는데 삼성 쪽의 책임자가 누구냐면 이해찬의 형님인가 동생인가 하는 이해진을 사장으로 만들었어요.” 거듭 ‘팩트’라고 주장하던 이 허위 발언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법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노무현 대통령 시절이던 2006년 2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와 이른바 ‘삼성 X파일’ 파문 등으로 잇따라 논란이 일자 대국민 사과를 하고 8000억원의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회장이 헌납한 이 돈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대표와 청와대 정책실에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일임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달인 그해 3월 이 대표는 총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한명숙 총리가 취임했죠. 이후 2006년 10월 ‘삼성고른기회 장학재단’이 설립됐습니다. 사회에 헌납한 재산을 바탕으로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의 교육기회를 넓히기 위한 장학사업과 학술연구지원사업에 돈이 쓰일 수 있도록 장학재단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초대 이사장은 신인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로 한 전 총리와 대학 동문입니다. 그리고 한국YMCA 전국연맹의 사무총장을 지내던 이학영 의원은 이 재단의 이사가 됐습니다. 재단은 설립된 뒤 한국YMCA 전국연맹에 7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이 총리의 형은 1973년부터 삼성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2000년 삼성서울병원 행정부원장을 지낸 이해진 전 사장입니다. 2006년 삼성사회봉사단장(사장급)으로 임명돼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삼성에서는 “이해진 단장은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체적으로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이해찬 국무총리와의 관계가 8000억원의 처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고, 헌납재산의 용도와 운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김씨는 1·2심 재판 과정에서 “발언 내용을 허위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하는 내용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로 있는 부분들을 말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법원은 “피고인의 연설 내용은 전후 맥락상 피해자들이 8000억원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많아 사실관계와 일치한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특히 이 발언을 하게 된 것이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논란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 위해서였고 표현이 다소 과장된 것일 뿐라고도 항변했지만 그것도 법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과 미르·K스포츠재단은 각 설립 의도와 목적, 재산의 출처 및 출연 경위, 설립 및 재단 운영의 주체, 출연재산의 용처, 설립과정의 적법 여부,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피고인이 의도했던 맥락에서 유사한 사례로 언급하는 것 자체로 사실관계의 왜곡을 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삼성이 8000억원을 헌납한 것이 노 전 대통령도 아니었고 재단에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 8000억원에 대해 “걷었다”, “갈라먹었다”고 표현한 것은 명백히 사실관계에 반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2심 재판부도 “피고인의 연설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 피해자나 유족들이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본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고, 피고인 자신도 잘못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1심에서는 사회봉사명령 80시간 명령도 함께 선고됐는데 2심에서는 김씨의 나이와 가족관계, 그리고 연설 내용 중 “돈을 걷었다”는 내용은 바로 정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사회봉사명령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이해찬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제기한 민사소송을 통해서도 두 사람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송현동 부지의 변신을 기대한다/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송현동 부지의 변신을 기대한다/주현진 사회2부 차장

    종로구: 종로구청 땅과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를 맞바꿔 구청 자리에 호텔을 높게 짓고, 송현동엔 숲공원을 만듭시다. 한진그룹: 왜 그런 말씀을…? 종로구: 종로구와 송현동 땅을 바꾼다면 서로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한진그룹: 제발 이러지 말아 주세요. 종로구: 송현동 부지 같은 유서 깊은 곳에 호텔을 짓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한진그룹: 종로구청 땅은 호텔을 짓기에 적합한 위치가 아닙니다. 2010년 11월.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한진그룹 소유의 송현동 땅인 일명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두고 종로구청사 땅과 맞바꾸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한진 측과 이 같은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구는 송현동 부지에 7성급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이 학교 인근에 호텔을 못 짓도록 규정한 학교보건법 등을 이유로 중구교육청에 의해 거부당하자 한진 측에 ‘환지’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구청 측은 환지를 통해 구청이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로 옮겨 가면서 그곳에 대형 숲공원과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한진은 원하는 대로 서울 심장부에 번듯한 호텔을 지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공공 부문에서 나올 법하지 않은 기발한 아이디어여서 주목을 받았으나 한진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는 국내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연 자산이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에 위치한 1만 1084평 규모(3만 6642㎡)의 나대지다. 경복궁, 청와대 등 핵심 지역을 두루 접한 요지로 대대로 권력자들의 차지였다. 실제로 순종의 장인 윤덕영의 사저로 기록되는 등 조선 말까지 왕족이나 고관대작의 집터로 위세를 떨쳤고, 일제강점기 때는 식산은행에 팔려 일본인을 위한 사택 부지로, 독립 이후에는 미군 장교와 미 대사관 직원 숙소로 이용됐다. 근래 들어서는 재벌의 소유가 됐다. 삼성생명이 2002년 국방부로부터 1400억원에 사들였고, 6년 만인 2008년 다시 한진그룹이 두 배도 넘는 2900억원에 매입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비선 실세 최순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융성 프로젝트를 내세워 ‘K익스피리언스 중심지’로 사용될 뻔했다. 요즘은 한진 측의 사정으로 매물로 나왔다. 다만 1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상업시설이 들어오지 못하고 건축물 높이도 16m로 제한되기 때문에 당초 7성급 호텔 건립 기대를 가지고 매입했을 때처럼 좋은 값을 받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2011년 종로구의 제안이 성사됐더라면 지금 종로구청 자리에는 비록 한옥은 아니지만 7성급 고층 호텔이 들어섰을 테고, 송현동 부지는 광화문광장과 연계할 수 있는 대형 숲공원으로 조성됐을 것이다. 구청 땅은 대지면적 기준 송현동 부지(용적률 150%)보다 4배 정도 작지만 용적률은 560%로 높아 환지를 했더라도 한진의 손해는 아니었을 것이란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최근 한진이 매각 추진 의사를 발표하면서 이곳에 숲공원, 박물관 등 문화시설을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으나 실탄을 가진 매입 주체는 없어 ‘공론’에 그치고 있다. 종로구는 이미 구청사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어서 환지 가능성은 없다. 주민들이 자발적 기부와 모금으로 땅과 건물을 공유재산으로 매입해 지역의 문화·역사·자연 자원을 지키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국내에도 일부 전개되고 있지만, 호가 5000억원의 송현동 부지 살 돈을 모으기에는 역부족이다. 환지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송현동 부지의 변신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jhj@seoul.co.kr
  • 안민석 “최순실 집사, 최근 정유라 독일 이민 준비”

    안민석 “최순실 집사, 최근 정유라 독일 이민 준비”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최순실씨의 집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윤영식)이 전날 네덜란드 당국에 체포된 것과 관련, “데이비드 윤이 정유라의 독일 이민을 준비했다고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확인이 돼야 될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데이비드 윤을 ‘돈세탁 전문가’라고 지칭한 뒤 “최순실의 해외은닉 재산 규모와 자금세탁의 경로를 알고 있는 키맨(핵심인물)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최순실의 한국 아바타였다면 최순실의 독일 아바타가 데이비드 윤이었다. 최근 인터폴에 수배된 후 집을 나와서 프랑크푸르트 근처에 고급 별장을 옮겨다니면서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순실의 은닉재산 규모’에 대한 질문에 안 의원은 “규모가 워낙 크고 시세차익을 고려하면 어쩌면 최순실 자신도 정확히 모를 것”이라면서 “독일 검찰을 통해 확인한 것은 독일 내 최순실의 돈세탁 규모를 수조 원대로 파악하는 듯했다”라고 답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최순실 집사’ 네덜란드서 체포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한국명 윤영식)씨가 네덜란드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윤씨의 송환 절차가 끝나는 대로 헌인마을 개발 비리 수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1일 네덜란드 현지에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체포된 뒤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금됐다. 윤씨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이 국토교통부 뉴스테이 사업지구로 지정받을 수 있게 최씨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해주겠다며 개발업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윤씨는 또 삼성의 정유라씨 승마 지원에도 관여하고 ‘말 세탁’ 관련 범죄수익 은닉에도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윤씨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헌인마을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2017년 12월 윤씨를 기소중지하고 여권 무효 조치와 함께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복궁·인사동·북촌 낀 ‘황금알’…조선 말까지 왕족·고관 집터로

    경복궁·인사동·북촌 낀 ‘황금알’…조선 말까지 왕족·고관 집터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에 있는 3만 6642㎡(약 1만 1084평)의 대규모 나대지다. 경복궁, 인사동, 광화문광장, 북촌, 창덕궁, 청와대 등 핵심 지역을 두루 접하는 요지이지만 높은 담벼락에 둘러쳐진 가운데 공터로 방치돼 있다. 명칭은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솔고개(松峴)에서 유래했다. 순종의 장인 윤덕영의 사저로 기록되는 등 조선 말까지 왕족이나 고관대작의 집터로 위세를 떨쳤다. 일제강점기 당시 식산은행에 매각돼 사택 부지로, 독립 이후에는 미군 장교와 미 대사관 직원 숙소로 이용되는 등 급격한 근대사의 흐름 속에서 제 모습을 잃어버렸다.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로 지정된 곳이어서 건축 제한이 있다. 삼성생명이 2000년에 매입한 뒤 10년 가까이 개발하지 못하고 2008년 한진그룹에 매각했다. 한진은 이곳에 7성급 한옥호텔을 짓고 싶어 했으나 주변에 풍문여고와 덕성여중고가 있다는 이유로 호텔 건립 허가가 오랫동안 나지 않았다. 당시 서울 중부교육청은 호텔설립안을 부결시켰고, 한진그룹 측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2012년 대법원까지 가서도 패소했다. 부지는 정부가 2012년 유흥 사행 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을 학교 인근에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2015년 국회를 통과하면서 호텔 건립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다가 돌연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복합 문화센터인 ‘K익스피리언스’의 중심지로 만든다고 계획이 바뀌었다가 이후 최순실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뒤 흐지부지됐다. 지난 2월 연내 매각 의사를 밝히면서 새 주인을 맞을 운명에 놓였다. 매각가는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노승일, “최순실 첫 재판, 미안한 마음도” 왜?

    노승일, “최순실 첫 재판, 미안한 마음도” 왜?

    노승일 씨가 최순실 첫 재판 증인 당시 심정을 말했다. 최근 방송된 KBS 1TV ‘거리의 만찬’에 노승일 씨, 박창진 씨가 등장했다. 노승일 씨는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자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던 국정농단의 핵심 증인이다. 박창진 씨는 땅콩회항 사건의 진실을 알린 피해 당사자로 현재는 노동 인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 노승일 씨는 독일에서 각종 자료를 모아 메모리 카드에 넣고 신발 밑창에 숨겨서 귀국했다. 이와 관련 노승일 씨는 “당시에 방법이 세 가지였다. 외장 하드와 USB, SD카드였다. 왜 세 가지로 나눴냐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한국으로 올 때 누군가가 몸수색을 할까 봐 두 개는 뺏겨도 하나는 지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노승일 씨는 최순실 밑에서 일하며 두 번이나 해고를 당했다. 해고에 대한 복수 때문에 공익제보를 하게 됐냐는 질문에는 “복수는 아니었다. 저하고 같이 일했던 최순실이었기 때문에 첫 재판에 증인으로 나갔을 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최순실이 저한테 그랬다. 신의를 지키라고. 아버지 유언까지 언급하며 신의를 강조했다. 독일에서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집에 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창진 씨는 “저랑 비슷하다. 노 부장님이 지금 얘기하신 것처럼 상대가 밉지 않으냐고 말하시는데 그 사람을 상대로 제보한 게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정의, 공정함, 반칙에 대한 생각을 먼저 했다”며 “특정 개인을 상대로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공익제보자들이 갖는 마음이 그것”이라고 했다. 사진 = KBS 1TV 뉴스부 seoulen@seoul.co.kr
  • “한상대·윤중천 유착 의혹… ‘동영상 공갈’ 수사” 촉구

    “한상대·윤중천 유착 의혹… ‘동영상 공갈’ 수사” 촉구

    “윤씨 비리 봐주기 수사로 입막음 시도…성접대 추가 동영상 존재 가능성” 판단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윤중천 리스트’가 있다며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전 검찰 고위직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과거사위는 2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윤씨가 김 전 차관 외에도 검찰 고위급들과 교류·접대한 정황이 있다며 한 전 총장, 윤갑근 전 고검장, 박모 전 차장검사를 특정해 수뢰, 수뢰후 부정처사(뇌물)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한 전 총장이 윤씨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를 받았고, 한 전 총장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윤씨의 진술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장 등은 허위 사실 유포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과거사위는 2013, 2014년 진행된 김 전 차관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이 부실하고 소극적이었다고 규정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제 식구 수사를 막기 위해 윤씨의 개인 비리에 대한 봐주기 수사로 입막음하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경찰이 석연치 않은 경위로 뇌물 등 부패 범죄에서 성범죄로 방향을 틀어 송치했다”며 “검찰은 송치 죄명에 국한하지 않고 진상을 규명했어야 함에도 성범죄에 국한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검경 부실 수사의 원인으로 과거사위 관계자는 “정권 핵심 관계자”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언급하기 부적절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한 과거사위는 ‘김학의 동영상’ 외에 윤씨가 추가로 촬영한 성관계·성접대 동영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윤씨가 동영상을 이용해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금품을 갈취한 상습공갈 혐의도 수사를 촉구했다. 과거사위는 이와 함께 검사 직무 관련 범죄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가 필요하고, 성관계 동영상 유포 협박의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유해용 ‘사법농단 가담’ 첫 공판서 “檢 수사는 총체적 위법”

    “중대 범죄자 낙인찍혀 만신창이 됐다” 사법행정권 남용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첫날 “총제적인 위법 수사”라며 검찰 수사를 맹렬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27일 열린 첫 공판에서 유 전 연구관은 “사법농단 사건이라 표현되는 이번 일은 사법부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이라면서 “실제 누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뿐만 아니라 그 수사 절차가 과연 적법하고 공정했는지도 낱낱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연구관은 “사상 초유의 전·현직 법관을 상대로 한 수사라서 검사님들도 여러 고충과 애로가 있었겠지만 총체적 위법수사를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비공개 면담방식의 조사, 영장 범위를 벗어난 별건 압수수색, 언론을 활용한 피의사실 공표, 표적수사, 과잉수사, 별건수사, 영장주의 위반”을 줄줄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 차례의 대법원 자체조사 과정에서 문제 인물로 전혀 거론되지 않고 조사받은 사실도 전혀 없던 저는 이른바 ‘임종헌 USB’에서 대법원 특허사건의 절차적 정보를 담은 사안 요약 문건 하나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혹독한 운명에 처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유 전 연구관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의 특허소송 상고심과 관련한 재판 쟁점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재판연구관에게 작성하게 하고 이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청와대에 넘긴 혐의를 받는다. 애초 자신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이 아니었는데 임 전 차장 수사 과정에서 별건 수사 대상이 됐다는 주장이다. 공소 내용도 “2016년 3월이면 비선의료진은 물론 최순실의 존재조차 아는 사람들이 없었다”며 통상적인 업무였다고 반박했다. 유 전 연구관은 “수사 과정에서 저는 이미 언론에 중대 범죄자로 낙인찍혀 만신창이가 됐다”면서 “인권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서만큼은 오직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리와 판단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을 맺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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