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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조선을 강제 합병한 일제는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1937년 중일전쟁을 도발한다. 뒤이어 국가총동원법을 만들어 한반도를 군수기지화해 무자비한 수탈을 감행한다. 조선 청년 40만명이 징병으로, 72만명은 징용으로 끌려가 이역만리에서 죽거나 죽을 고생을 했다. 특히 제주도는 육지가 당한 수탈에 더해 중국 침략의 전초기지로, 일본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게 됐다.●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띠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넓은 감자밭에 수십 개의 풀무덤들이 작은 오름과 같이 펼쳐져 있다. 자세히 보면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띠를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들이다. 그 옆에 마련된 넓은 벌판은 과거 활주로의 흔적이다. ‘아래 펼쳐진 벌판’이라는 뜻의 ‘알뜨르’ 비행장은 1937년 당시 중국의 수도 난징을 폭격하기 위한 징검다리였다. 난징 폭격은 일본 나가사키현에 기지를 둔 오무라항공대가 담당했다. 나가사키에서 이륙한 항공대는 난징을 폭격하고 알뜨르에 착륙, 연료와 폭탄을 보충해 이튿날 다시 난징을 폭격한 후 나가사키로 귀환했다. 총 36회 출격, 300여t의 폭탄을 투하해 난징의 도시 시설 89%를 파괴했다. 폭격에 뒤이어 진주한 일본 육군은 30만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8만명의 여성들을 강간했다. 아직도 중일 간에 해결이 안 된 ‘난징대학살’이다. 1941년 일제는 하와이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 초기에는 우세했지만 곧 미드웨이 해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밀리게 된다. 1944년 4월, 80일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미군은 오키나와를 함락했다. 오키나와 전투에서 미군 1만 5000명, 일본군 6만 5000명이 전사하고 섬 주민 20만여명 중 12만명이 사망했다. 그해 11월부터 대대적인 일본 본토 공습이 시작됐다. 미군의 이른바 ‘몰락작전’의 시작이었다. 이 작전은 공습으로 일제를 무력화한 후 일본 규슈와 혼슈를 차례로 점령한다는 계획이었다.이에 대응해 일제는 전원 죽음으로 본토를 수호한다는 ‘결○호작전’을 펼친다. 일본 본토를 1호부터 6호까지 나누어 방어하고 7호는 제주도가 맡는다는 내용이다. 일제는 미군이 곧 제주도에 상륙하리라 예상했고, 제주도를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삼았다. 제주도는 이른바 ‘결7호작전’의 작전지가 돼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대대적인 노역에 시달린다. 알뜨르 외에도 여러 곳에 군사비행장을 만들고 훈련장과 포대, 대피소, 특공대 기지 등을 섬 전체에 건설했다. 대부분의 군사시설은 지하로 파들어 간 진지동굴이었는데, 제주도 내 총 360여개의 오름 중 160여개에 지하 진지를 구축했다. 58군 사령부 예하에 5개 사단, 보병 5만 8000명, 포병과 기갑부대 1만 6000명이 주둔했다. 이는 한반도 전체에 주둔한 군대보다 많은 숫자이며 10만명이 주둔했던 오키나와에 육박하는 규모였다.●모슬포 마을 주민 5000여명 강제 동원해 격납고 38개 지어 알뜨르비행장이 있는 모슬포 일대는 결7호작전의 핵심지역이었다. 비행장은 1944년부터 활주로를 늘리는 등 대대적으로 확장했고 이때 지은 격납고 38개 중 20개가 잔존하고 있다. 매일 주민 5000여명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결과였다. 격납고는 폭 10m, 길이 20m, 높이 4m의 반원통형 구조로, 전투기에 꽉 끼는 옷과 같은 최소한의 크기이다. 30~80㎝ 두께의 매우 견고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서, 공중 관측을 피하기 위해 지붕에 풀을 덮어 위장했다. 여기에 숨긴 전투기는 일본의 주력인 제로센이었다. 제로센은 기체의 무게를 과감하게 줄여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개전 초기에 우수한 전과를 거두었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저출력 경량엔진을 장착하고 보호용 장갑판을 제거했다. 그래서 민첩함은 얻었으나 속도가 느려 쉽게 노출되고 적기의 공격에 취약한 문제가 있었다. 전쟁 말기에는 급기야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의 운송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알뜨르의 격납고들은 모두 가미카제 특공대를 위한 위장 보호시설이었다.격납고 인근에 지하 벙커가 남아 있다. 터널같이 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3~5m 두께의 잡석들을 쌓아 인공 둔덕을 만들었다. 풀을 심은 둔덕은 얼핏 동산같이 보이지만 벙커 내부는 수십 명이 너끈히 들어가 작전을 펼 수 있다. 환기용 굴뚝과 배수로, 별도의 설비관로까지 설치한 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중요한 통신시설로 쓰인 듯하다. 활주로 반대 송악산 쪽으로 3개의 작은 오름이 연달아 있는데 이를 통틀어 셋알오름이라 부른다. 이 오름 정상부에는 고사포진지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땅을 파고 지름 6m의 원통형 콘크리트 진지를 구축했다. 원통의 중심부에 고사포를 설치해 360도 회전하며 적기를 공격할 수 있었다. 현재 포좌는 없어지고 원통부만 남아 하늘에서 보면 마치 숲속에 뚫린 원형탈모 상흔과 같다. 모두 5기를 배치했는데 하나는 미완성이며 2기는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인근 송악산의 원래 이름은 ‘절울이오름’으로 ‘물결이 우는 소리를 듣는 오름’이란 뜻이었다. 바다 위에 솟은 대단한 절경이지만 60여기의 일제 동굴진지가 여기저기 뚫린 상처 입은 오름이다. 화순포구 쪽에서 보면 인공적으로 뚫은 해안동굴들이 절경을 훼손하고 있다. 총 15기의 해안동굴에는 1인용 모터보트들을 주둔시켰는데, 선두에 250㎏의 폭약을 싣고 적함에 돌진해 자폭하는 특공함이었다. 합판으로 선체를 만들고 자동차 엔진을 달았다니 애초부터 돌아오지 못하는 1회용 자살함정이었다. 하늘에 가미카제가 있었다면, 바다에는 인간어뢰라고 불린 가이텐 특공대가 있었다. 모두 나 죽고 너 죽자 식의 무모한 전술이며 최후 발악의 광기였다.●“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다시 봐야 할 이유 전쟁은 건축을 파괴하지만, 그래도 군사용 시설은 건설된다. 1940년대 제주에 남겨진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나 지하 벙커, 고사포진지, 해안동굴 진지들은 여러 감상을 불러온다. ‘이 땅과 민족을 희생시켜 일본의 영토를 지킨다?’ 일제에 분노가 치밀지만 이 지경까지 당하게 된 역사적 수치심이 앞선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이 수치 유산들을 둘러보고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왜 이 땅에 이런 것들이 세워졌으며 어쩌다 그러한 역사에 처하게 됐는가. 어두운 체험과 불쾌한 사유의 여정을 일컬어 다크 투어리즘이라 한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제주의 일제군사시설은 거의 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인장력(당기는 힘)에 강한 철근과 압축력(누르는 힘)에 강한 콘크리트를 합쳐 천하무적이 된 건축 재료다. 20세기 초 발명한 이 재료는 강하기는 강철 같지만 밀가루 반죽과 같이 어떤 형태든지 만들 수 있다. 알뜨르의 격납고는 공중폭격에 가장 강한 반원통 구조로 지어졌다. 지하 벙커는 수m 두께의 토압을 견디고 내부 통행이 가능하도록 아치형 터널로 만들었다. 철저하게 기능적이며, 단순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건축은 죄가 없다. 하지만 이를 만들고 사용한 인간들의 탐욕과 광기는 용서 못 할 죄악이다. 식민지근대화론도 그렇다. 일제는 이 땅에 항만, 철도, 공장 등 근대적 시설을 지었다. 해방 후 근대화는 그 혜택의 연장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 목적은 무엇이고, 이익은 누가 차지했는지 손익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러면 식민지근대화는 허구이며 식민지수탈이 있을 뿐이다. 2차대전 직전에 프랑스 국방장관 앙드레 마지노는 350㎞ 길이의 초대형 철근콘크리트 지하 진지를 완성했다. 참호전으로 점철했던 1차대전의 교훈에서 얻은 방어선이었다. 그러나 개전과 동시에 독일군은 탱크를 앞세운 기동력으로 마지노선을 돌파, 이를 무력화했다. 마지노선 건설은 지상 최대의 삽질로 비웃음거리가 됐다. 일제의 전략은 무모하고 시설은 어리석다. 전원 옥쇄란 사무라이 싸움에서나 있을 법한 전략이다. 총길이 15㎞에 달하는 제주 내 동굴 진지들도 자학적이다. 내부에 아무 지원시설 없어 단 며칠도 버티기 어려운 동굴에서 미군의 첨단 전투력을 어찌 대항하나. 가미카제나 가이텐 특공대의 성공 확률은 얼마나 높을까. 통계에 따르면 특공대 1명의 자폭으로 미군 1명을 사살했을 정도라 한다. 전쟁의 실체를 모르는 시대착오적 전술은 얼마나 허망한가. 해방 74년, 일제가 남긴 알뜨르의 군사건축이 던지는 역설적 교훈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조선을 강제 합병한 일제는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1937년 중일전쟁을 도발한다. 뒤이어 국가총동원법을 만들어 한반도를 군수기지화해 무자비한 수탈을 감행한다. 조선 청년 40만명이 징병으로, 72만명은 징용으로 끌려가 이역만리에서 죽거나 죽을 고생을 했다. 특히 제주도는 육지가 당한 수탈에 더해 중국 침략의 전초기지로, 일본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게 됐다.●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띠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넓은 감자밭에 수십 개의 풀무덤들이 작은 오름과 같이 펼쳐져 있다. 자세히 보면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띠를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들이다. 그 옆에 마련된 넓은 벌판은 과거 활주로의 흔적이다. ‘아래 펼쳐진 벌판’이라는 뜻의 ‘알뜨르’ 비행장은 1937년 당시 중국의 수도 난징을 폭격하기 위한 징검다리였다. 난징 폭격은 일본 나가사키현에 기지를 둔 오무라항공대가 담당했다. 나가사키에서 이륙한 항공대는 난징을 폭격하고 알뜨르에 착륙, 연료와 폭탄을 보충해 이튿날 다시 난징을 폭격한 후 나가사키로 귀환했다. 총 36회 출격, 300여t의 폭탄을 투하해 난징의 도시 시설 89%를 파괴했다. 폭격에 뒤이어 진주한 일본 육군은 30만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8만명의 여성들을 강간했다. 아직도 중일 간에 해결이 안 된 ‘난징대학살’이다. 1941년 일제는 하와이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 초기에는 우세했지만 곧 미드웨이 해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밀리게 된다. 1944년 4월, 80일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미군은 오키나와를 함락했다. 오키나와 전투에서 미군 1만 5000명, 일본군 6만 5000명이 전사하고 섬 주민 20만여명 중 12만명이 사망했다. 그해 11월부터 대대적인 일본 본토 공습이 시작됐다. 미군의 이른바 ‘몰락작전’의 시작이었다. 이 작전은 공습으로 일제를 무력화한 후 일본 규슈와 혼슈를 차례로 점령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응해 일제는 전원 죽음으로 본토를 수호한다는 ‘결○호작전’을 펼친다. 일본 본토를 1호부터 6호까지 나누어 방어하고 7호는 제주도가 맡는다는 내용이다. 일제는 미군이 곧 제주도에 상륙하리라 예상했고, 제주도를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삼았다. 제주도는 이른바 ‘결7호작전’의 작전지가 돼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대대적인 노역에 시달린다. 알뜨르 외에도 여러 곳에 군사비행장을 만들고 훈련장과 포대, 대피소, 특공대 기지 등을 섬 전체에 건설했다. 대부분의 군사시설은 지하로 파들어 간 진지동굴이었는데, 제주도 내 총 360여개의 오름 중 160여개에 지하 진지를 구축했다. 58군 사령부 예하에 5개 사단, 보병 5만 8000명, 포병과 기갑부대 1만 6000명이 주둔했다. 이는 한반도 전체에 주둔한 군대보다 많은 숫자이며 10만명이 주둔했던 오키나와에 육박하는 규모였다.●모슬포 마을 주민 5000여명 강제 동원해 격납고 38개 지어 알뜨르비행장이 있는 모슬포 일대는 결7호작전의 핵심지역이었다. 비행장은 1944년부터 활주로를 늘리는 등 대대적으로 확장했고 이때 지은 격납고 38개 중 20개가 잔존하고 있다. 매일 주민 5000여명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결과였다. 격납고는 폭 10m, 길이 20m, 높이 4m의 반원통형 구조로, 전투기에 꽉 끼는 옷과 같은 최소한의 크기이다. 30~80㎝ 두께의 매우 견고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서, 공중 관측을 피하기 위해 지붕에 풀을 덮어 위장했다. 여기에 숨긴 전투기는 일본의 주력인 제로센이었다. 제로센은 기체의 무게를 과감하게 줄여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개전 초기에 우수한 전과를 거두었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저출력 경량엔진을 장착하고 보호용 장갑판을 제거했다. 그래서 민첩함은 얻었으나 속도가 느려 쉽게 노출되고 적기의 공격에 취약한 문제가 있었다. 전쟁 말기에는 급기야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의 운송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알뜨르의 격납고들은 모두 가미카제 특공대를 위한 위장 보호시설이었다.격납고 인근에 지하 벙커가 남아 있다. 터널같이 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3~5m 두께의 잡석들을 쌓아 인공 둔덕을 만들었다. 풀을 심은 둔덕은 얼핏 동산같이 보이지만 벙커 내부는 수십 명이 너끈히 들어가 작전을 펼 수 있다. 환기용 굴뚝과 배수로, 별도의 설비관로까지 설치한 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중요한 통신시설로 쓰인 듯하다. 활주로 반대 송악산 쪽으로 3개의 작은 오름이 연달아 있는데 이를 통틀어 셋알오름이라 부른다. 이 오름 정상부에는 고사포진지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땅을 파고 지름 6m의 원통형 콘크리트 진지를 구축했다. 원통의 중심부에 고사포를 설치해 360도 회전하며 적기를 공격할 수 있었다. 현재 포좌는 없어지고 원통부만 남아 하늘에서 보면 마치 숲속에 뚫린 원형탈모 상흔과 같다. 모두 5기를 배치했는데 하나는 미완성이며 2기는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인근 송악산의 원래 이름은 ‘절울이오름’으로 ‘물결이 우는 소리를 듣는 오름’이란 뜻이었다. 바다 위에 솟은 대단한 절경이지만 60여기의 일제 동굴진지가 여기저기 뚫린 상처 입은 오름이다. 화순포구 쪽에서 보면 인공적으로 뚫은 해안동굴들이 절경을 훼손하고 있다. 총 15기의 해안동굴에는 1인용 모터보트들을 주둔시켰는데, 선두에 250㎏의 폭약을 싣고 적함에 돌진해 자폭하는 특공함이었다. 합판으로 선체를 만들고 자동차 엔진을 달았다니 애초부터 돌아오지 못하는 1회용 자살함정이었다. 하늘에 가미카제가 있었다면, 바다에는 인간어뢰라고 불린 가이텐 특공대가 있었다. 모두 나 죽고 너 죽자 식의 무모한 전술이며 최후 발악의 광기였다.●“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다시 봐야 할 이유 전쟁은 건축을 파괴하지만, 그래도 군사용 시설은 건설된다. 1940년대 제주에 남겨진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나 지하 벙커, 고사포진지, 해안동굴 진지들은 여러 감상을 불러온다. ‘이 땅과 민족을 희생시켜 일본의 영토를 지킨다?’ 일제에 분노가 치밀지만 이 지경까지 당하게 된 역사적 수치심이 앞선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이 수치 유산들을 둘러보고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왜 이 땅에 이런 것들이 세워졌으며 어쩌다 그러한 역사에 처하게 됐는가. 어두운 체험과 불쾌한 사유의 여정을 일컬어 다크 투어리즘이라 한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제주의 일제군사시설은 거의 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인장력(당기는 힘)에 강한 철근과 압축력(누르는 힘)에 강한 콘크리트를 합쳐 천하무적이 된 건축 재료다. 20세기 초 발명한 이 재료는 강하기는 강철 같지만 밀가루 반죽과 같이 어떤 형태든지 만들 수 있다. 알뜨르의 격납고는 공중폭격에 가장 강한 반원통 구조로 지어졌다. 지하 벙커는 수m 두께의 토압을 견디고 내부 통행이 가능하도록 아치형 터널로 만들었다. 철저하게 기능적이며, 단순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건축은 죄가 없다. 하지만 이를 만들고 사용한 인간들의 탐욕과 광기는 용서 못 할 죄악이다. 식민지근대화론도 그렇다. 일제는 이 땅에 항만, 철도, 공장 등 근대적 시설을 지었다. 해방 후 근대화는 그 혜택의 연장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 목적은 무엇이고, 이익은 누가 차지했는지 손익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러면 식민지근대화는 허구이며 식민지수탈이 있을 뿐이다. 2차대전 직전에 프랑스 국방장관 앙드레 마지노는 350㎞ 길이의 초대형 철근콘크리트 지하 진지를 완성했다. 참호전으로 점철했던 1차대전의 교훈에서 얻은 방어선이었다. 그러나 개전과 동시에 독일군은 탱크를 앞세운 기동력으로 마지노선을 돌파, 이를 무력화했다. 마지노선 건설은 지상 최대의 삽질로 비웃음거리가 됐다. 일제의 전략은 무모하고 시설은 어리석다. 전원 옥쇄란 사무라이 싸움에서나 있을 법한 전략이다. 총길이 15㎞에 달하는 제주 내 동굴 진지들도 자학적이다. 내부에 아무 지원시설 없어 단 며칠도 버티기 어려운 동굴에서 미군의 첨단 전투력을 어찌 대항하나. 가미카제나 가이텐 특공대의 성공 확률은 얼마나 높을까. 통계에 따르면 특공대 1명의 자폭으로 미군 1명을 사살했을 정도라 한다. 전쟁의 실체를 모르는 시대착오적 전술은 얼마나 허망한가. 해방 74년, 일제가 남긴 알뜨르의 군사건축이 던지는 역설적 교훈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美, 북중정상회담 기간 17년 연속 北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美, 북중정상회담 기간 17년 연속 北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미국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간) 북한을 17년 연속으로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매년 발표하는 연례 보고서이기는 하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날 발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전날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기도 했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향후 북미 협상 재개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9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다. 이로써 북한은 국무부에 의해 2003년부터 매년 최저 등급 국가로 지목됐다. 중국은 올해를 포함해 3년 연속 3등급으로 지정됐다. 북한과 계약을 맺고 노동훈련소를 운영해 근로자들이 강제노역하도록 한 러시아 역시 3등급에 포함됐다. 3등급 그룹에는 21개국이 포함됐다. 지난해 22개국에서 볼리비아, 라오스 등 5개국이 빠지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쿠바 등 4개국이 추가됐다. 3등급은 국가 인신매매 감시 및 단속 수준 1~3단계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로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기준과 규정도 갖추지 못하는 나라로 평가된다는 의미다.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비인도적 구호 및 지원금 지원이 중단되거나 제한될 수 있으며 미 정부의 교육 및 문화교류 프로그램 참여도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인신매매 단속과 척결 노력을 인정받아 17년 연속으로 1등급을 유지했다. 1등급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33개국이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중요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 정권이 정치범수용소 등에서의 성인·아동 집단 동원이나 강제노동 국회 송출 등을 통해 국가 주도의 인신매매를 자행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이를 통해 발생한 자금을 다른 불법 활동뿐 아니라 정권의 자금으로 활용해왔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경우 정권이 그 주민들로 하여금 국내외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게 만들고 있으며 그 수익을 ‘범죄 행위들’(nefarious activities)의 자금을 대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범죄 행위’에 대해 부연하지는 않았으나 강제노동 수입이 핵·무기 개발 등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정부 관리를 포함한 인신매매범들은 북한과 해외에서 주민들을 착취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북한에서 강제노동은 정치적 탄압 체계의 일부분이며 경제 체제의 한 축”이라며 정치범수용소에 8만~12만명으로 추정되는 수용자를 두고 있으며 다른 형태의 수용시설에도 수치가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수용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외로 보낸 노동자들은 강제노동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의 급여가 북한 정권에 들어가고 수익 창출에 활용된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국무부는 “노동자의 급여는 전용되고 종종 북한 정부가 관리하는 계좌에 입금된다”며 북한은 이를 정부의 노력에 대한 근로자의 자발적 기여라고 주장하면서 급료 대부분을 보유하는 것을 정당화한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비정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해외 노동자 임금의 70~90%를 보유하며 이는 북한에 연간 수억 달러(1조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다고 전했다. 북한 정권을 위해 수입을 벌어들이는 노동자는 여전히 약 9만명이 있으며 대부분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지만 아프리카와 동남아, 유럽 등지에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국무부는 부연했다. 특히 국무부는 북한이 인신매매를 기소해 처벌하기 위한 어떠한 법 집행 노력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보고하지 않았으며 피해자 확인이나 보호 서비스 제공과 관련한 노력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고서 발표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지난해에 이어 참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신매매는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모든 국가의 개인은 자국 영토에서 이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여러분이 인신매매에 맞서지 않으면 미국이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세계에서 약 2490만명이 성매매나 노동 착취 등 인신매매에 빠져있다고 추정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인니 순다 해저서 산사태… 3m 쓰나미 덮쳐 최소 1000여명 사상

    인니 순다 해저서 산사태… 3m 쓰나미 덮쳐 최소 1000여명 사상

    135년 전 3만여명 희생시킨 화산 분화 밤 9시 내륙 15~20m까지 해일 밀어닥쳐 건물 수백 채 파손… 주민들 혼비백산 대피 대조기 맞아 만조 수위 높아져 피해 커져 한국 관광객 7명 안전지대로 피신 확인“거리는 온통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곳곳에서 쓰나미를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고 공포심에 빠져 언덕으로 대피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일간 콤파스는 지난 22일 밤 순다해협을 예고 없이 강타한 쓰나미 목격담을 23일 이같이 전했다. 지난 9월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덮쳐 최소 2200여명이 숨진 술라웨시섬 참사 3개월 만에 쓰나미가 인도네시아를 또다시 할퀸 것이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날 “순다해협 일대를 덮친 전날 쓰나미로 최소 222명이 숨지고 843명이 다쳤으며 28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BNPB에 따르면 순다해협 주변 해안에 전날 오후 9시 27분을 전후해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가 덮쳐 내륙 15∼20m 지점까지 해일이 밀어닥쳤다. 해안에 있던 차량이 뒤집히고 건물 수백채가 파손되면서 혼비백산한 주민들이 앞다퉈 고지대로 대피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무너진 건물에 깔린 주민들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인근 반텐주 스랑의 안예르 해변 호텔에 있었던 한 주민은 콤파스에 “바닷물이 빠지더니 10분쯤 뒤 큰 파도가 밀려왔다. 호텔 안까지 물이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반텐주 탄중 르숭 해변에선 현지 록밴드 ‘세븐틴’의 콘서트 현장이 쓰나미에 휩쓸려 베이스 연주자와 매니저, 관람객 등 최소 7명이 숨지고 다수가 실종됐다. 인니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태양과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있는 대조기(사리)를 맞아 만조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쓰나미가 겹쳐 피해가 커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쓰나미 원인으로는 순다해협의 작은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의 분화로 인한 해저 산사태가 지목된다. 콤파스에 따르면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 위치한 아낙 크라카타우는 1883년 8월 27일 대규모 폭발을 일으킨 크라카타우가 사라진 자리에서 45년 뒤 해수면 위로 새롭게 솟은 섬이다. 당시 폭발로 상공 20㎞까지 연기 기둥이 뿜어졌고, 폭음은 4500㎞ 떨어진 호주에서도 감지됐다. 이 폭발로 3만 6000여명이 숨졌으며, 전 세계 기후를 교란시키며 기근 발생의 원인이 됐다.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BMKG 청장은 “지난 9월 술라웨시섬 팔루 지역을 덮쳤던 대형 쓰나미와 마찬가지로 해저 산사태가 쓰나미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은 전날 오후 5시 22분쯤 정상에서 1500m 높이까지 연기를 뿜어냈고 9시 3분 재차 분화했다. 한편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반텐주 세랑 지역 안예르 해변에 있던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쓰나미에 놀라 안전지대로 피신한 외에 한국인 피해 사례는 접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지진과 화산 분화, 쓰나미 피해가 자주 발생했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연안에서 규모 9.1의 대지진과 대형 쓰나미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명이 숨졌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대구통합 신공항, 군위가 최적… 중·남부권 국제 관문도시로 도약”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대구통합 신공항, 군위가 최적… 중·남부권 국제 관문도시로 도약”

    “대구통합 신공항의 군위 유치를 반드시 실현시키겠습니다.”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는 지난 2일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수가 5번째로 높은 군위가 국제적인 공항도시로 발돋움할 때가 머지않았다”면서 “국방부와 대구시가 추진하는 대구통합 신공항 최종 이전 부지로 군위 우보면 단독 후보지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23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대구통합 신공항이 우보지역에 들어서면 연간 1000만명 이상 이용객과 수출입 항공물류를 감당할 수 있는 중·남부권 국제 관문 공항도시로 도약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대구·경북이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대구시, 군위군이 상생발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30년대 건설해 민·군이 함께 사용하는 통합대구공항은 대구 도심에서 북동쪽 6㎞ 지점에 있어 소음 피해, 고도 제한에 따른 도시공간 단절, 기능 제한 등 한계에 달해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향후 30년간 공항운영 과정의 경제 유발 효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대구·경북에서만 생산유발 13조원, 부가가치 유발 5조원, 일자리 창출 12만명 발생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일문일답.→민선 7기 최우선 공약으로 공항 유치를 내걸었다, 배경은. -군위는 지금 사상 유례없는 변혁기를 맞고 있다. ‘공항 유치를 통한 도약’이냐, ‘인구 절벽으로 인한 소멸’이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최종 선택만을 남겨 놓고 있다. 마땅히 밝고 번영된 미래를 안겨줄 공항 유치를 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2만여 군위군민에게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주어졌다. 군수인 제가 앞장서 그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항 유치를 제1공약으로 정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공항 유치를 도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강력 추진하고 있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위해서는 이전 부지 결정이 급선무다. 언제쯤으로 예상되나. -국방부는 지난 3월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열어 대구 군 공항(K2)의 이전 후보지로 ‘경북 군위군 우보면 일대’와 ‘경북 의성군 비안면 및 군위군 소보면 일대’ 등 2곳을 선정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2월 ‘예비 이전 후보지’에 선정된 데 이어 1년여 만에 후보지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최종 이전 부지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올해 안에 후보지가 선정되기를 강력 희망한다. 군위는 조속한 이전지 결정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양보와 희생도 감수할 용의가 있다. 이전 부지 확정이 계속 지체되면 지역 간 갈등이 증폭되는 등 통합공항 이전에 차질이 우려된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이전 후보지까지 선정된 만큼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 →이전 부지 선정을 위한 절차는. -대구시와 국방부 간에 이전 사업비와 주민지원방안 협의가 선결 과제다. 대구시가 지난 8월 말 국방부에 통합공항 이전 사업비를 포함한 이전 지역 주민지원방안을 제출해 양측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국무조정실은 주민지원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심의한다. 이어 이전 후보지 지방자치단체 주민투표, 유치신청, 이전부지 선정 등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 →단독 후보지인 우보면 일대가 이전지로 유력하다는데. -의성군 비안면 및 군위군 소보면 공동 후보지에 비해 접근성 측면에서 단연 우위에 있다. 우보면 지척에 칠곡 동명과 군위 부계를 잇는 팔공산 터널이 뚫려 대구 도심에서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또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대구~포항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의 삼각축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주민투표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있다. 공동 후보지의 경우 의성 주민이 100% 찬성한다 하더라도 군위 주민이 반대하면 우보면 단독 후보지의 찬성률을 앞서기 힘들다. 군위는 의성과 공동으로 공항을 유치하는 데 반대한다. 공동 후보지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양측 간에 공항 이전 주변지역 지원사업비 배분 및 부지 활용방안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지금 어떤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공항 유치에 적극 대비하기 위해 최근 행정기구개편을 단행했다. 골자는 기존 기획감사실 산하의 공항추진기획단을 내년 1월부터 독립부서인 공항추진단으로 한 단계 격상시켜 운영하는 것이다. 공항 업무를 담당할 직원도 현재 4명에서 건축·토목직 등의 전문 인력을 확보해 10명 정도로 2배 이상 늘리게 된다. 물론 공항 유치가 확정되면 관련 기구 및 인원은 대폭 확대된다. 또 ‘대구공항 통합이전 후보지 주민지원방안’에 대한 용역을 마쳤다. 향후 정부의 이전 후보지 지원계획 수립 시 지역 의견이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공항 유치의 당위성을 주민에게 홍보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주민지원방안 용역 결과를 소개하면. -최소 6458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항 이전에 들어갈 전체 비용 7조 2000억원의 9% 정도다. 분야별로는 소음피해 저감사업 3613억원, 소득증대 및 지역개발사업 2135억원, 편익시설 설치사업 710억원 등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지난 9월 국방부에 제출한 공항 이전 주변지역 지원사업비 ‘3000억원+α’에 비해 월등히 많아 추후 협의가 필요하다. →대구지역에서 대구공항 존치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책은. -현 대구공항은 수요·공급이 한계에 도달해 확장 이전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구공항 연간 수용능력 한계는 375만명이지만 올해 4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공항 청사의 노후화와 비좁은 활주로 등 시설 또한 열악하기 짝이 없다. 국방부와 대구시가 대구에서 공항을 확장할 수 없으니 경북으로 옮겨 현 공항 부지를 2.3배(15.7㎢) 키우려는 통합공항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공항을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사람을 실어 나르는 여객만 생각하고 공항의 중요기능인 항공 물류 등 산업적 기능과 역할은 간과하고 있다. 반대론자들에게 묻고 싶다. 대구공항을 현재의 ‘달구벌 공항’ 수준에서 안주하는 게 맞는지,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공항’으로 육성하는 게 옳은지.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로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 통합공항 이전은 단순히 새 공항을 건설하는 게 아니라 침체를 거듭하는 대구·경북 미래 생존권이 달린 중대한 사업이다. 새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에 시·도민의 적극적인 성원과 동참이 필요하다.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현 공항 부지를 판 돈으로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자는 방식)으로 진행될 통합공항 이전사업비 7조 2500억원을 과연 조달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 -공항 이전 주체인 대구시는 현 K2 군사공항 부지 인접 준주거지역 등의 공시지가(3.3㎡당 평균 250만원)를 전체면적(6.7㎢)에 적용할 경우 5조원 가치는 된다고 보고 있다. 이곳을 개발해서 얻게 될 7조~8조원으로 공항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와 대구시가 현재 전체 사업비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부동산 경기 악화 등 변수에 따라 기존 K2 기지 개발 이익금이 줄어들 수 있어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국가 시설인 공항을 이전하는 데 드는 사업비 확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가 적극 협력해야 한다. 글 사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성 불평등 심할수록 5세 이하 소녀 사망률 높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성 불평등 심할수록 5세 이하 소녀 사망률 높다

    지난 9월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유엔 공동으로 ‘2018 아동 사망률의 수준과 경향성’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5세 이하 아동 630만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540만명은 5세 이하의 영유아였다고 합니다. 5초에 1명꼴로 숨을 거둔 것인데 치료나 예방이 가능한 폐렴, 말라리아, 설사병, 임신 중 합병증 등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5세 이하 아동 사망률의 절반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부 지역이, 30%는 남아시아 지역이 차지했다고 합니다. 선진국들의 5세 이하 아동 사망률은 185명 중 1명인데 남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3명 중 1명꼴로 일어나는 흔한 일이라는 통계도 있었습니다. 아동 사망률이 높은 지역들은 출생신고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망률은 더 높을 것이라고 보건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저소득 국가의 아동들에 대해 예방접종, 깨끗한 물 제공, 최소 기준의 영양분 제공 등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2030년까지 5세 이하 아동 560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WHO는 전망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런던 퀸메리대 1차진료·공중보건센터, 요크대 사회학과, 임페리얼칼리지 공중보건대, 런던 위생·열대의학 대학원 공동연구팀이 한 국가의 ‘성 평등’(Gender equality) 수준이 5세 이하 소녀들의 사망률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는 연구결과를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MJ 국제보건학’ 31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성 불평등이 심할수록 아동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성 불평등에 따른 성별 영아 사망률에 대해서는 보고된 바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성 불평등과 아동 사망률의 관계를 보기 위해 유니세프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한 2015년 기준 195개국의 ‘5세 이하 성별 사망률’, ‘국가별 성비’와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발표하는 성 불평등지수(GII)를 비교분석했습니다. GII는 국가별로 천차만별인데 스위스가 가장 낮고(0.040) 중동의 예멘(0,767)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5세 이하 남자아이들의 사망률이 여자아이들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생존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GII를 대입하게 되면 GII가 높은 나라일수록 소녀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 여성의 타고난 생물학적 이점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정도라고 합니다. 성 불평등 지수가 높은 나라의 경우는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는데 교육을 받기보다 집안일을 비롯한 허드렛일을 하며 각종 건강 위험에 쉽게 노출되고, 할례 같은 비문명적 행위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예방백신 접종 순위에서도 남자아이보다 후순위에 밀리게 되기 때문에 소녀 사망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0월 30일 기준 전 세계 인구는 약 76억 5312만명이며 여성은 약 37억 9282만명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국들은 성별에 따라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거나 제한하지 않고 오직 개인의 능력에 따라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모두 함께 잘 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일은 타고난 성별 때문에 ‘세계의 절반’이 차별받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NBA처럼 마케팅해야 산다”… KBL은 세일즈 중

    “NBA처럼 마케팅해야 산다”… KBL은 세일즈 중

    네 시즌 연속 관중 줄어 타개책 절실 통합 플랫폼 운영해 티케팅 간소화 고객 데이터 축적… 사후 서비스 진행 자녀 생일 초청권·패키지 상품 등 계획“네? 00구단이라구요?”, “구단에서 전화가 오다니….” 프로농구 팬이라면, 앞으로 구단의 전화를 기다려 볼 일이다. 전자랜드가 지난 9월부터 세일즈팀을 만들어서 기존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개막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조건희 전자랜드 대리는 1일 “관중에게 전화를 돌리니 반응들이 엄청났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여러 정보를 안내해 주니 신기하다고 생각하신 듯하다”고 전했다. 전화를 돌리면서 전자랜드는 놀라운 것을 알아내기도 했다. 꾸준히 시즌권을 구매해 오다 유독 올해 건너뛴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린 결과 출산으로 인한 육아활동 때문에 시즌권을 구매하지 못한 팬들이 상당수란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전자랜드는 자녀의 생일을 파악해 놓은 뒤 시즌 중에 생일이 걸리면 가족을 초청하고 자녀에게 선물을 주는 행사를 계획 중이다. 이와는 별개로 경인 지역 대학생들을 위한 행사, 농구 스탯 분석 방법을 강의해 주는 패키지 티켓 상품 등을 시즌 중에 선보일 방침이다.이런 일들은 미국 프로구단에서 배워 온 것이다. 2017~18시즌이 끝난 지난 4월 10개 프로농구 구단 사무국장들이 미국으로 단기 연수를 떠났다.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축구(MLS) 구단을 방문한 뒤 이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팀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 프런트의 50~60%를 마케팅 관련 인원으로 채우고 있었다. 그들은 관중이 제 발로 경기장까지 찾아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고객을 유치했다.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중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람을 독려하거나 경기가 끝난 뒤에는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 묻는 사후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한다. 독특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최현식 KBL 홍보팀장은 “뉴욕 시티 FC를 방문했었는데 전체 프런트 인원(70여명) 중 40여명이 세일즈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다”며 “현지 관계자가 교육에 앞서 ‘한국 구단들은 세일즈 전담 인원이 몇 명이냐’고 묻자 대답을 못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10개 구단 모두 세일즈만 전담하는 인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프로시장의 번영은 ‘마케팅’에 있었다. 한국프로농구 출범(1997년)과 비슷한 시기인 1996년에 시작된 미국프로축구(MLS)는 원년 관중이 278만명(경기당 평균 1만 7397명)에 불과했다. 이후 매년 조금씩 증가하더니 2017시즌에는 826만명(경기당 평균 2만 2112명)까지 늘었다. 미국프로농구(NBA)도 2014~15시즌(2192만명)에 역대 최고 관중 수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7~18시즌 2212만명(경기당 평균 1만 7989명)까지 네 시즌을 연속해 매년 NBA 최고 관중 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위기에 빠진 KBL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1980~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최고 인기 스포츠였던 농구는 매년 관중이 줄더니 2017~18 정규시즌 총관중은 75만여명(경기당 관중 수 2796명)까지 떨어졌다. 2013~14시즌 경기당 4372명의 관중을 기록한 이후 4시즌 연속 내리막이다. 1997~98시즌에 평균 2831명을 기록했던 것을 밑도는 프로농구 역대 최소 관중이다.기업 컨설팅 업체인 웨슬리퀘스트의 김정윤 이사는 “미국 구단들은 세일즈에 실패하면 팀이 문 닫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한국 구단들은 모기업에서 지원을 해 주니 그 정도로 몸부림치지는 않는다”며 “예를 들어 한국 프로스포츠에는 ‘1일 티켓’ 아니면 ‘시즌권’ 두 가지뿐이다. 미국처럼 경기를 몇 개 묶어서 패키지로 판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장에 오래 있었으면서도 정작 마케팅·세일즈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적은 이들이 대다수인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KBL은 올 시즌부터 ‘티켓 통합 플랫폼’ 활동을 시작한다. 아직은 각 구단이 세일즈 인원을 대거 보유할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KBL이 협력업체와 손을 맞잡고 각 팀에 세일즈 인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공모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 팀장도 외부에서 영입했다. 첫해라 준비 과정에 난관이 있어서 일단은 10개 구단 중 전자랜드만 참가했지만 점차 참여 구단을 늘려 갈 예정이다. 향후 3년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웨슬리퀘스트로부터 교육을 받은 4명의 세일즈 인원이 전자랜드에 파견됐고, 또 다른 4명의 인원은 시즌이 시작되면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관중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향후 마케팅·세일즈 자료로 활용한다. 3명으로 구성된 분석팀은 경기마다 프리뷰를 작성해 티켓 구매를 고민하는 이들이 참고할 수 있게 하고, 경기가 끝나면 리뷰를 만들어 관중에게 이메일 등으로 보내는 역할을 맡았다. 티켓 구매 전용 웹사이트(etlticket.kbl.or.kr)도 최근 개설했다. 기존에는 표를 한 번 사려면 10여개가 넘는 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를 관중 편의를 위해 ‘로그인→경기선택→좌석선택→결제→결과 확인’ 5개 단계로 줄였다. 회원 가입을 할 때에도 최소한의 정보만 기입하도록 간소화했다. 2018~2019시즌, 프로농구는 회생할 수 있을까.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인도네시아 강진·쓰나미 희생자 수천명 넘을 수도…한국인 1명 연락두절

    인도네시아 강진·쓰나미 희생자 수천명 넘을 수도…한국인 1명 연락두절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7.5 강진과 뒤이어 닥친 쓰나미로 숨진 사람의 수가 384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심지어 향후 피해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면 희생자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에 따르면 전날 중부 술라웨시 주 팔루와 동갈라 리젠시 일대를 덮친 규모 7.5의 지진과 뒤이은 쓰나미로 최소 384명이 숨지고 540명이 중상을 입었다. 실종자 수는 현재 29명으로 집계됐다. 재난당국은 지진이 발생한 뒤에도 고지대로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해 쓰나미에 휩쓸린 사람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전날 오후 6시(현지시간)쯤 규모 7.5 강진이 발생한 뒤 약 20분 만에 1.5~2.0m 높이의 쓰나미가 덮쳐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중상자는 540명, 실종자는 29명으로 집계됐다”면서 “건물 수천채가 파손되거나 무너졌고, 해당 지역 지방정부는 비상상황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전날 낮부터 팔루 해안에서 수천명이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쓰나미 위험이 발생했는데도 사람들이 해변에서 계속 활동하며 즉각 대피하지 않아 희생됐다”고 말했다. 술라웨시 섬 주변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대체로 1.5~2.0m 높이였지만, 팔루 탈리세 해변을 덮친 쓰나미는 높이가 무려 5~7m에 달했다. 팔루 시가 중앙술라웨시 주의 주도라 인구가 밀집해 있는데다 너비 5㎞, 길이 18㎞의 좁은 협만 가장 안쪽에 있는 입지조건 때문에 쓰나미 충격이 증폭돼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수토포 대변인은 “쓰나미가 자동차와 통나무, 주택의 잔해 등을 휩쓸고 이 잔해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지상의 모든 것을 치고 지나갔다”면서 일부 주민은 6m 높이의 나무에 기어올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고 덧붙였다. 현지 방송은 지진으로 무너진 팔루 시내의 이슬람 사원과 주변 거리가 쓰나미로 밀려온 바닷물에 잠긴 모습과 얼굴이 천으로 덮인 시신이 해변과 거리에 줄지어 놓여 있는 모습 등을 보여주고 있다. BNPB는 팔루 해변의 랜드마크였던 대형 철골조 다리가 완전히 무너졌고, 다른 지역과 이어지는 고속도로도 파괴된 상태라면서 시내 24개소에 1만 6700명의 이재민이 대피해 있다고 밝혔다. 팔루의 대부분 지역은 아직도 정전과 통신 장애를 겪고 있다. 진앙지인 동갈라 리젠시 일대의 피해 상황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수토포 대변인은 30만명이 사는 동갈라 지역은 “통신이 완전히 두절돼 정보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앞으로 사상자 규모가 급격히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수천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진으로 관제탑이 파손되고 활주로에 400~500m 길이의 균열이 발생했던 팔루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은 이날 오후부터 구호물자를 나르는 항공기에 한해 운영을 재개했다. 다음달 4일까지는 민항기의 이착륙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BNPB는 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즉각적인 대응을 지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당국과 접촉 중이라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 술라웨시 섬 북부에선 이후 이날 아침까지만 100차례 가까운 여진이 일어났다. 한편 인도네시아 교민 사회에 따르면 이 지역에 갔던 한국인 1명이 연락두절 상태다. 평소 발리에 거주하는 A씨는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석하고자 인도네시아 국적의 지인 6명과 함께 지난 24일부터 팔루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재인도네시아 패러글라이딩협회 관계자인 A씨는 28일 저녁부터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패러글라이딩 대회 주최 측을 인용해 참가자 34명 중 A씨를 포함한 10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정전과 통신장애 때문에 상황 파악이 쉽지 않다”면서 “관계당국 협력을 받아 A씨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자주 일어난다. 2004년에는 규모 9.1의 강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명이 숨지는 등 인도양 일대에서 약 23만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지난달에는 유명 휴양지인 롬복 섬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일어나 557명이 숨지고 4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도네시아 강진·쓰나미 사망자 384명으로 급증…한국인 1명 연락두절

    인도네시아 강진·쓰나미 사망자 384명으로 급증…한국인 1명 연락두절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7.5 강진과 뒤이어 닥친 쓰나미로 숨진 사람의 수가 384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9일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을 인용해 중부 술라웨시 주 팔루와 동갈라 리젠시 일대를 덮친 규모 7.5의 지진으로 최소 384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는 전날 오후 6시(현지시간)쯤 규모 7.5 강진이 발생한 뒤 약 20분 만에 1.5~2.0m 높이의 쓰나미가 덮쳐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중상자는 540명, 실종자는 29명으로 집계됐다”면서 “건물 수천채가 파손되거나 무너졌고, 해당 지역 지방정부는 비상상황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특히 팔루 시는 중앙술라웨시 주의 주도라 인구가 밀집해 있는데다 너비 5㎞, 길이 18㎞의 좁은 협만 가장 안쪽에 있는 입지조건 때문에 쓰나미 충격이 증폭돼 피해가 더욱 컸다.현지 언론은 해변 곳곳에 천 등으로 임시로 가린 시신들이 놓여 있다고 전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전날 낮부터 팔루 해안에서 수천명이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이들의 소재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정전과 통신 장애 해결이 먼저라면서 이날 오전 통신과 항공운송 전문가들이 팔루 공항에 도착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팔루 공항마저 관제탑이 파손되고 활주로에 400~500m 길이의 균열이 발생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당국은 팔루 공항의 운영이 정상적으로 재개되려면 최소 24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의 주민들은 여진과 쓰나미가 재발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고지대 등으로 대피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술라웨시 섬 북부에선 이후 이날 아침까지만 100차례 가까운 여진이 일어났다. 한편 인도네시아 교민 사회에 따르면 이 지역에 갔던 한국인 1명이 연락두절 상태다.평소 발리에 거주하는 A씨는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석하고자 인도네시아 국적의 지인 6명과 함께 지난 24일부터 팔루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28일 오후 4시 50분까지는 통화가 됐지만 이후 연락되지 않고 있다. 같이 갔던 지인들도 모두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정전과 통신장애 때문에 상황 파악이 쉽지 않다”면서 “관계당국 협력을 받아 A씨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자주 일어난다. 2004년에는 규모 9.1의 강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명이 숨지는 등 인도양 일대에서 약 23만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지난달에는 유명 휴양지인 롬복 섬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일어나 557명이 숨지고 4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남미 마약의 두 얼굴...멕시코는 합법화, 콜롬비아는 드론 제초

    중남미 마약의 두 얼굴...멕시코는 합법화, 콜롬비아는 드론 제초

    세계 주요 마약 생산지로 꼽히는 중남미의 멕시코와 콜롬비아가 마약 범죄 조직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상반된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멕시코 지방자치단체는 합법화를, 콜롬비아 정부는 드론으로 제초제를 살포해 마약 농가를 황폐화시키는 방안을 내놓았다.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남부 태평양 연안의 게레로주 의회는 지난 17일 아편 생산과 의약용 공급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뒤 연방 상원에서 이 문제를 더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마약 합법화를 위해서는 연방 보건정책과 관련 법, 처벌 조항등을 모두 개정해야 되기 때문이다. 산악지대가 많은 게레로주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헤로인(아편을 정제한 마약)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원료인 양귀비 열매와 아편 덩어리의 집중 생산지로 꼽힌다. 리카르도 메히야 게레로주의원은 “가난하고 고립된 오지에서 약 12만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다”면서 “양귀비 액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농민들에게는 합법적인 판매 루트를 마련하는 것이 고정 수입을 얻게 해주고 지역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레로주 시에라 마드레 산맥의 험준한 산악지대 양귀비 밭들은 범죄조직들이 지배하고 있다. 이 지역 농부들은 커피나 망고 농사 대신 폭력조직들로부터 최근 수십년 동안 양귀비 재배를 강요받고 협박을 당해왔다. 멕시코 정부가 그동안 숱한 ‘마약과의 전쟁’을 치뤘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는 점에 미뤄 범죄조직으로부터 농부들을 해방시키고 자유를 되찾게 하는 방법은 양귀비 재배의 합법화 밖에 없으며 현재 범죄조직이 주민들의 경제활동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멕시코 사회의 고착화된 빈부격차와 부정부패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코카인(코카 나무에서 채취한 마약)의 주산지인 콜롬비아 정부는 드론(무인기)을 활용해 코카인의 재료가 되는 코카 잎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콜롬비아 경찰은 최근 남서부 나리뇨 지역에서 고엽제를 탑재한 드론이 코카인의 재료가 되는 코카 잎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는지를 시험했으며, 각각 50파운드의 제초제를 실은 10대의 드론을 띄워 코카 잎 제초 살포 성능을 실험한 결과 성공적이었다고 발표했다. 드론이 합법적인 농작물 재배지역 인근에서 자라는 코카 잎을 선별해 90%가량 없앴다는 것이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은 지난 6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하기 전 카라콜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드론은 저고도에서 정밀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제3자에게 미치는 피해와 영향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고 이같은 방안에 찬성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유인 항공기를 활용해 코카 농가에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를 이용해 살포해왔지만 두케의 전임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대통령은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농민 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코카 잎 근절에 드론을 투입하는 방식에도 문제점이 적지 않다. 우선 코카 잎을 없애려는 정부에 화난 농민이나 마약 업자들이 드론을 파괴하지 못하게 하려면 군인들이 위험한 산간오지에 배치돼야 한다. 또 드론이 살포할 수 있는 제초제 양이 제초제 살포용 항공기보다 현저히 적은 만큼 소규모 지역에서만 유용하다. 코카 잎 재배 농민을 대표하는 단체의 레이데르 발렌시아 대변인은 “정부가 강제적으로 제초제를 살포한다면 경찰과 대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서가는 저가 비행기’ 등장 임박…당신의 선택은?…

    ‘서서가는 저가 비행기’ 등장 임박…당신의 선택은?…

    비행기 일반석 객실이 가까운 미래에 콩나물 시루처럼 바뀔지도 모른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2018 항공기 인테리어 엑스포에서 이탈리아 항공사 좌석 제조업체 아비오인테리어스(Aviointeriors)가 신개념의 비행기 좌석 스카이라이더 2.0(Skyrider 2.0)를 공개했다. 스카이라이더 2.0은 ‘초고밀도’ 대열로 설치된 말 안장 스타일의 좌석이다. 해당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체중의 일부를 양 다리로 지탱해야 하기에 거의 서 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좌석 간 거리는 23인치(약 58cm)로 좁아 장거리 노선용으로 완벽하지 않지만 객실 내에 더 많은 탑승객들을 수용할 수 있다. 제조사 아비오인테리어스는 2010년 처음 스카이라이더를 선보였지만 미 연방항공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번 스카이라이더 2.0은 안장에 푹신한 좌석 충전재를 넣고 좌석을 바닥과 천장에 기둥으로 고정시켜 더 견고하게 보강한 버전이다. 아비오인테리어스사는 “스카이라이더 2.0은 혁신적인 좌석이다. 탑승객들에게 적당한 편안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여행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보통의 일반석 무게보다 50% 적게 나가 최소 유지비를 줄일 수 있고, 승객수를 20%까지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좌석의 실효성을 두고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수직 형태 좌석의 편안함이 정확히 검증되지 않았고, 스카이라이더 2.0에 탑승할 수 있는 연령대도 어느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서다. 좌석의 앞뒤 간격이 좁아 사고 발생시 대피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한편 2010년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12만명을 대상으로 스카이라이더 탑승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중 8만 명의 사람들로부터 '무료일 경우 고려해볼만하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사진=아비오인테리어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환경 규제 역이용 ‘청정 양평’ 대변신…사람들이 돌아왔다

    [자치단체장 25시] 환경 규제 역이용 ‘청정 양평’ 대변신…사람들이 돌아왔다

    도심에서 먼 마을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라지는 마을들은 점점 도심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 절벽’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다양한 인구 유입 정책을 펴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경기 양평군이 곤두박질치던 인구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다양한 인구 유입 및 출산장려 정책을 펴 온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7월 ‘제6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맞춤형 저출산 정책 추진 공로를 인정받아 226개 지자체 중 유일하게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 비결을 살펴본다.양평군은 높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촌’이다. 50년 전인 1966년 12만명에 육박하던 인구는 1994년 7만 6638명으로 35% 이상 줄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1996년쯤부터 전원주택 바람이 불면서 서울에서 가깝고 풍경이 좋은 양평, 광주 등에 전입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2007년 중앙선 복선 전철 개통도 한몫했다. 2006년 인구가 8만 6298명으로 10년 전 대비 10% 가까이 급증하더니 2011년 10월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만명을 넘더니, 올 2월에는 인접한 여주시 인구를 추월했다. ‘시’(市) 단위 지자체인 여주시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 비결은 ‘살기 좋은 마을 인프라 구축’이다. 서울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양평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는 기본조건을 갖춘 것. 김선교 양평군수를 비롯한 군 직원들은 이러한 복받은 자연환경에 살기 좋은 양평 건설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생태행복도시 희망의 양평 건설’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100세 시대를 맞아 복지·건강·힐링특구 조성에 힘썼다.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특구, 자전거레저특구, 헬스투어힐링특구에 선정되는 등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 보호를 위해 설정한 각종 ‘규제’를 역이용해 자연친화적이며 ‘청정지역 양평’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나갔다.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 서울~춘천 고속도로 서종IC, 중부내륙고속도로 강상IC 설치 등 사통팔달 교통여건 개선에도 노력했다. 강상IC는 당초 설계에 없던 나들목이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10년을 싸운 끝에 얻어낸 성과물이다. 김 군수는 “국토교통부를 한 50회는 다녀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귀농·귀촌 인구를 유인하기 위해 친환경농업과 연계한 6차 산업활성화, 출생아를 늘리기 위한 맞춤형 출산장려정책 지원, 교육인프라 구축을 위한 혁신학교 지원 등 ‘아이 낳고 키우며 살고 싶은 양평’ 건설에 박차를 가해 왔다. 지난 7월에는 부군수 직속의 인구정책단을 두고 10개 분야 25명의 인구정책실무추진단을 구성했다. 현재 11만명인 인구를 2025년까지 17만명으로 늘리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지자체 첫 인구의날 대통령상 2회 수상 먼저 건축 인허가 원스톱서비스 및 주소 이전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양평군 전입 사유를 보면 주택, 가족, 직업 순으로 조사됐다. 양평군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건축 인허가는 여러 부서를 경유하지 않고 건축부서 한 곳에서 일괄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한다. 양평에 집을 짓고 살고자 하는 외부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또 지은 건축물에 실제 사람이 살도록 건축부서, 주민지원부서, 세무부서, 읍·면사무소가 미전입자에 대한 종합적인 주소 이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젊은 양평’을 만들고자 ‘아이 낳고 키우며 살고 싶은 양평’을 슬로건으로, 출산장려 정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전국 최고 수준인 출산장려금 지원이다. 2010년도 전국 최초로 출산장려금 조례를 제정해 당시 전국 단위 최고 수준인 출산장려금(여섯째아 이상 20000만원)을 지원했고, 올해부터는 첫째 아이를 출산한 가정에까지 지원(200만원)을 확대했다. 둘째와 그다음 자녀 출산을 유도하는 교두보 역할을 강화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각 부서에서 추진 중인 결혼·임신·출산·육아·교육·귀농·생활문화 등 인구정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아이 낳고, 키우며, 살고 싶은 양평군에 오시면 이런 혜택이 있습니다’를 오픈하기도 했다. 예비부부 및 임산부 산전검사에서부터 교육발전기금 장학생 선발 지원, 귀농·귀촌 정보, 다자녀 가정을 위한 우대 시책 등 인구증가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들을 한 번의 클릭으로 알 수 있도록 했다. 끝으로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양평의 이미지 마케팅이다.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중첩규제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인프라를 탓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인구유입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썼다. 가까운 사람을 즐겁게 하면 먼 곳에서도 찾아온다는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를 기본으로, 주민이 즐겁고 행복한 지역을 만들고자 애를 썼다. 이를 위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해당 지역주민들이 직접 설계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양평군은 주민 만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인구의 날 대통령상 2회 수상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완전한 증가세로 보긴 어려워” 반론도 양평군의 인구 증가를 두고 ‘정책의 완전한 성공’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인구가 늘어난 곳은 서울에서 가깝고 자연경관이 수려하며 교통이 편리한 양평읍과 서종면 일대뿐인지, 단월면 청운면 등 서울에서 먼 곳은 여전히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양평군 측은 “각종 규제에 따라 양평군 서쪽에 비해 동쪽은 인구가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가까운 서부지역의 인구는 주거 및 교육환경 개선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 중에 있다. 다만 동부지역은 젊은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양평군은 이 같은 ‘서고동저’ 현상을 귀농·귀촌 적극 지원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양평이 자랑하는 10대 작물 중 절반 이상이 동부지역에 몰려 있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수도권 귀농·귀촌 인구에 대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귀농·귀촌 프로그램’ 운영이다. 아울러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친환경농업대학도 직접 운영 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철밥통’ 깨고… 마크롱 개혁 성공할까

    ‘철밥통’ 깨고… 마크롱 개혁 성공할까

    복잡한 규제와 산더미 같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행정 처리가 개선될 수 있을까.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관료주의 개혁에 본격 나섰다. 시장 친화적 노동 개혁에 이어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성과 규제를 줄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변모하겠다는 ‘작은 정부’ 구상이 목표다. 체질 개혁에 대한 공공 부문 노동계의 거부감이 관건이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예산부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 ‘신뢰사회를 위한 국가’(가칭) 법률 제정안을 제출했다고 프렌치트리뷴 등이 보도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행정 절차에서) 선의의 실수가 발생하는 이유의 상당수가 정부 규제와 절차의 복잡성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에는 각종 행정처리의 비효율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48개 조항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프랑스 정부는 내년 여름 의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프랑스 정부는 개인과 기업에 세금 신고와 관련해 ‘실수할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프랑스 국세청은 그동안 세금 신고 과정에서 매우 많은 서류를 요구해 놓고도 서류가 미비하면 당사자의 진의를 묻지도 않고 무조건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법안이 통과되면 개인이나 기업이 고의로 누락시킨 것이 아니면 과징금을 물지 않고 실수로 누락한 몫만 보충할 수 있다. 신고 당사자가 세금을 탈루하려 했는지는 정부가 입증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아울러 2022년까지 행정 절차에 요구하는 종이서류 양식을 단계적으로 없애고 온라인 접수 방식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후 8시까지 일부 정부기관 창구를 개방해 민원인들이 퇴근한 뒤에도 행정처리를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거의 모든 행정 절차에서 민원인에게 필수서류로 받아 온 거주증명서 요구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간소화를 통해 45억 유로(약 5조 7000억원)의 지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의 업무 부담과 처우 악화 가능성에 따른 공공 부문 노동계의 반발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580만명에 달하는 프랑스 공무원의 평균 노동시간은 지난해 1584시간이다. 민간 노동자(1694시간)와 비교할 때 100시간 이상 적다. 그래도 지난달 9개 공무원 노조 소속 40만명이 마크롱 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벌일 정도로 조직력이 강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의 56.5%를 차지하는 공공 분야 지출을 줄여야 민간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지론으로 임기 내 공무원 12만명 감축도 추진 중이다. 프랑스 사회는 이번 행정 간소화 조치에 환영과 의구심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최근 프랑스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마크롱식 관료주의 개혁에 청신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마크롱 정부의 노동·세제 개혁 등으로 프랑스의 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오른 1.7%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9월 구직자 수도 8월 대비 6만 4800명 줄어드는 등 고용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해고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안이 큰 저항 없이 의회를 통과한 것도 개혁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가 지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초인 지난 5월 62%에서 3개월 만인 8월 40%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다시 소폭 반등한 것으로, 지지층 일부가 복귀했음을 보여 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발리 공항폐쇄 사흘째…30일 오전 7시까지로 연장

    발리 공항폐쇄 사흘째…30일 오전 7시까지로 연장

    화산 분화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의 폐쇄 기간이 30일 오전까지로 또다시 연장됐다. 인도네시아 항공당국은 29일 새벽 회의를 하고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의 운영 중단 기간을 30일 오전 7시(현지시간)까지로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리 섬의 항공교통은 지난 27일 오전 7시부터 최소한 만 사흘 동안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발리 섬 동북부에 있는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지난 25일부터 본격적인 분화 단계에 들어가 현재도 분화구 위 3천m까지 화산재 섞인 연기를 뿜어올리고 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화산재는 상공 2만5천피트(7620m)까지 솟아오른 뒤 열대성 저기압 ‘쯤빠까’(Cempaka)의 영향으로 남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발리 서쪽 자바 섬 남부 해상에서 생겨난 열대성 저기압이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평소라면 동남쪽 해상으로 빠져나갔을 화산재가 남서쪽으로 이동해 섬 전역을 덮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주 다윈 화산재 경보센터(VAAC)의 예보에 따르면 아궁 화산에서 뿜어진 화산재는 이날 낮부터 풍향이 다소 바뀌면서 주로 남쪽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VAAC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8시 15분 화산재가 남남동쪽으로 흘러 발리 섬과 롬복 섬 사이 해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풍향이 유지될 것인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화산재가 동쪽으로 더 치우쳐 흐를 경우 롬복 국제공항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선 지난 27일 하루 445편의 이착륙편이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860여편의 항공편이 결항해 전날까지만 12만명에 달하는 여행객이 발이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 폐쇄 3일차에 접어들면서 피해를 보는 여행객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인 여행객의 피해도 급증할 것이 우려된다. 출국이 시급한 여행객들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제공한 버스와 페리를 이용해 자바 섬으로 건너와 12∼13시간 거리인 수라바야 주안다 국제공항에서 우회 항공편을 이용하고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버스를 타려는 승객들이 몰리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제때 발리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수라바야 행 버스 12대를 자체 대절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 버스는 29일 오전 8시와 9시에 발리 공항에서 출발하며 탑승은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초연금 전액 받는 수급자 260만명…전체의 55% 그쳐

    기초연금 전액 받는 수급자 260만명…전체의 55% 그쳐

    기초연금을 전액 받는 수급자는 전체 대상자의 절반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712만명 중에서 475만 1000명(66.7%)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연금 전액인 월 20만 6050원을 받는 수급자는 260만 7000명(54.9%)에 그친다. 나머지는 기초연금 제도 시행 전후에 형평성 차원에서 정부가 도입한 각종 감액장치 때문에 수급액이 깎인다. 우선 일부 국민연금 수급자는 국민연금과 연계해 기초연금이 깎이는 제도 때문에 최대 절반까지 기초연금액이 줄어든다. 현재 국민연금 수령액이 30만 9000원 미만이면 기초연금을 전액 받지만, 더 많은 연금을 수령하면 기초연금이 최대 10만 3000원까지 감액된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노인은 165만 7000명이다. 이 중에서 국민연금 연계 감액제도에 해당하는 인원이 27만 9000명에 이른다.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의 5.9%다. 다만 내년 4월부터 기초연금액이 25만원으로 인상되면서 삭감 기준이 국민연금 수령액 30만 9000원에서 37만 5000원으로 올라 10만명은 기초연금을 깎이지 않고 25만원 전액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 수급자와 탈락자 사이의 소득역전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소득역전방지 감액제도 때문에 월 2만원 밖에 못 받는 노인도 있다. 기초연금은 노인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정부가 매년 정하는 선정기준액(올해 단독가구 노인 119만원, 부부 가구 노인 190만 4000원) 이하이면 받는다 소득인정액이 118만원인 노인은 기초연금을 월 10만~20만원을 받지만 소득인정액이 120만원인 노인은 선정기준액보다 1만원 많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근처인 수급자의 기초연금을 소득구간별로 감액해 8만원, 6만원, 4만원, 2만원 등으로 깎아서 지급하고 있다. 이런 소득역전방지 감액 노인은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의 2.8%인 13만 2000명 수준이다. 정부는 또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으면 부부 감액을 적용해 각각 20%를 삭감해서 주고 있다. 부부 가구의 생활비가 독신가구 2배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1998년 7월 기초연금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경로연금 때부터 도입한 장치다. 이런 부부 수급자는 전체 수급자의 36.3%인 173만 2000명에 이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초연금 내년 4월부터 25만원으로 5만원 인상…2021년에 30만원

    기초연금 내년 4월부터 25만원으로 5만원 인상…2021년에 30만원

    기초연금이 내년 4월부터 25만원으로 5만원 오른다. 2021년 4월부터는 30만원으로 인상된다.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오는 22일부터 9월 1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1일 밝혔다. 기초연금이 25만원으로 오르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의 연계로 기초연금이 깎이던 노인 10만명이 앞으로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국민연금 최저 수령액이 현행 월 30만 9000원에서 월 37만 5000원으로 오르면서 이 사이 구간에 있던 노인이 기초연금을 삭감당하지 않아서다. 복지부는 관련 부처협의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10월까지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고 올해 안에 입법 완료해 내년 4월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2014년 7월 제도 시행 당시 기준연금액을 20만원으로 설정한 후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2015년 20만 2600원, 2016년 20만 4010원, 2017년 20만 6050원 등으로 인상해왔다. 기초연금 인상에 5년간 연평균 5조 9000억원(국비 4조 5000억원, 지방비 1조 4000억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초연금 인상 관련 일문일답. -누가 받을 수 있고 어떻게 신청하나?→기초연금은 전체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한다. 소득 하위 70%를 선정하는 금액(선정기준액)은 매년 1월 발표한다. 노인 가구의 소득과 재산을 합산한 금액(소득인정액)이 해당 연도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17년 선정기준액은 노인 단독가구는 119만원, 노인 부부 가구는 190만 4000원이다.만 65세가 되는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이를테면 만 65세 생일이 2017년 10월이면 2017년 9월 1일부터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으며, 10월분 급여부터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주소지 관할 읍면 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나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신청할 수 있다.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는 ‘찾아뵙는 서비스’로 요청이 들어오면 직접 찾아가서 신청을 받는다.현재 65세 이상 노인 약 712만명 중 475만 1000명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인상된 기초연금액을 전액 모두 받을 수 있나?→형평성 차원에서 도입한 몇 가지 감액장치로 일부 노인은 전액을 다 받지 못한다. 먼저 기초연금 수급자와 비수급자 간에 기초연금 수급 여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소득역전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득역전방지 감액 제도’가 있다.선정기준액을 경계로 해서 소득이 적은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아서 소득이 많은 노인보다 오히려 소득이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을 막고자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근처인 수급자의 기초연금을 소득구간별로 감액해서 8만원, 6만원, 4만원, 2만원 등으로 깎아서 주고 있다. 이런 소득역전방지 감액으로 기초연금을 깎이는 노인은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의 2.8%(13만여명)이다.또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으면 부부 감액을 적용해 각각 20%를 삭감해서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액은 줄어든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1년 이하이면 기초연금 최대 수령액을 받을 수 있지만, 가입 기간이 1년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액은 약 1만원씩 깎인다. 따라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약 20년에 이르면 월 10만원의 기초연금만 받을 수 있다.현재 총 기초연금 수급자의 약 5.9%인 27만9천명이 국민연금 연계로 감액된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다만 기초연금을 깎는 국민연금 수령액 기준이 달라지면서 삭감당하는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법에 따르면 현재는 기초연금 20만 650원의 1.5배인 30만 9000원의 국민연금액이 삭감 기준이다. 내년 4월에는 25만원의 1.5배인 37만 5000원이 삭감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현재 기초연금액이 깎이는 27만 9000명 중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30만 9000원∼37만 5000원 사이에 있는 노인은 내년에 25만원 전액을 받게 된다. 올해 기준으로 10만여명이다. -극빈층이라 할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은 어떻게 되나?→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도 소득 하위 70%의 다른 노인들처럼 기초연금을 신청해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생계급여를 받을 때 그 전달에 받았던 기초연금액이 소득으로 잡히면서 그 액수만큼 깎인다. 이 때문에 이른바 ‘줬다 빼앗는’ 기초연금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기업 마크롱의 경제살리기… 개혁 실패땐 ‘르펜의 反EU’ 확산

    친기업 마크롱의 경제살리기… 개혁 실패땐 ‘르펜의 反EU’ 확산

    고용확대 직업훈련에 62조원 투입…공공분야 12만명 일자리 축소 계획 중도 노선을 지향하는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가 7일(현지시간)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좌우 양대 정당으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표출된 점을 반영한다. 선거 결과는 경제난과 안보 불안 속에서 무능과 부패로 신뢰를 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쌍두마차의 한 축인 프랑스는 유로화 도입 이후 독일과 달리 노동시장 개혁에 실패하면서 독일에 대한 무역 불균형도 심화됐다. 독일의 실업률이 4% 미만에 그친 반면 프랑스는 10%(청년 실업률은 25% 수준)에 육박하는 등 양국의 경쟁력 격차는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집권 가능성 1순위였던 제1야당 공화당은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부인과 자녀 거짓 채용 의혹이라는 비리로 무너졌고 이는 정계의 ‘이단아’인 마크롱과 마린 르펜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실제 대선 기간 내내 화두는 구체제와 인물의 청산을 의미하는 ‘데가지즘’(Degagism)이었다. 사회당 정부 경제 각료 출신으로 지난해 8월 제3지대 독자 세력 ‘앙마르슈’를 출범시킨 마크롱은 정치·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와 온 국민을 위한 기회진작 등 좌파 노선을, 경제적으로는 우파에 가까운 친기업적 정책으로 중도 성향을 표방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난민 포용정책을 강조하고 징병제 재도입 검토, 핵무기 현대화 등을 공약했다. 마린 르펜 후보는 프랑스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유로존 탈퇴로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는 포퓰리즘을 내세웠다. 프랑스 유권자는 결국 유로 단일통화를 포기하고 1999년 이전 사용하던 프랑화로 되돌리겠다는 르펜의 공약을 거부한 셈이지만 극우 포퓰리즘은 여전해 르펜은 승리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크롱은 “유럽통합과 세계화의 폐단은 고치겠다”며 일부 르펜 후보의 공약을 수용했다. 마크롱은 고용 확대를 위한 직업훈련에 500억 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해 2022년까지 실업률을 7%로 낮추는 한편 공공 부문에서 12만명의 일자리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공 부문 일자리 감축과 노동 유연성 강화 등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반감은 여전하다. 이번 대선 1차투표에서는 10명 중 4명이 르펜과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에게 표를 줬다. 이들은 노동자·서민 대변자를 자임하며 노동규제 완화, 자유무역, 세계화에 강하게 반대했다. 여기에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는 1200만명에 유권자 300만명(8.49%)은 백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106만명(3%)이 던진 표는 무효 처리됐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성향대로 노동 유연화를 밀어붙였다가 노조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면 임기 내내 추진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분열된 프랑스를 물려받은 마크롱이 취약한 집권 기반 속에서 경제 살리기를 시급히 성공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극우 포퓰리즘의 물결 속에서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마크롱 정부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첫 번째 고비는 다음달 11일과 18일 치러지는 총선이다. 마크롱은 현재 의회 기반이 전혀 없다. 하원의원 577명을 새로 선출하는 총선에서 마크롱의 앙마르슈가 다수당이 되려면 최소 과반인 289석을 얻어야 한다. 현재는 거대 양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이 각각 295석, 196석을 나눠 갖고 있다. 앙마르슈 소속 의원은 한 명도 없다. 프랑스에서는 총선에서도 과반 득표율이 나오지 않은 지역구에 대해서는 결선 투표를 벌이기 때문에 정확한 의석수 추정은 어렵지만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앙마르슈는 마크롱의 승기에 힘입에 249~289석을 확보하고 공화당이 200~21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마크롱은 자신이 원하는 총리를 임명하지 못하고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이념이 다른 정파가 대통령직과 총리를 나눠 갖는 ‘코아비타시옹’(동거정부)이 출범하면 마크롱은 실권을 대거 총리에게 넘겨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이 앞으로 르펜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내는 데 실패한다면 다음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극우 민족주의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통신·공공요금 잘 내면 신용등급 오른다더니 100명 중 9명만 상승

    통신비와 공공요금 등의 납부 실적을 제출해 지난 10개월간 5500여명의 신용등급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제출자 수를 고려하면 실제 등급 상승자는 100명 중 9명이 채 안 됐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모두 6만 5396명이 통신·공공요금 납부 실적을 개인신용평가회사(CB)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중 5만 6054명(85.7%)의 신용평점이 상승했지만 신용등급까지 올라간 사람은 전체 제출자의 8.5%(5553명)에 그쳤다. 신용등급이 오른 사람 중에는 7등급에서 6등급으로 상승한 비율이 29.0%로 가장 많았다. 6등급부터는 시중은행 일반 대출심사 등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통신·공공요금을 6개월 이상 성실히 냈다는 증빙자료를 CB사에 제출하면 개인 신용평가 때 가점(5∼15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도입 초기 금감원은 최소 212만명에서 최대 708만명이 신용등급 상승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아직까진 효과가 저조한 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안 돼 그런 것”이라면서 “성실 납부 실적만큼 가점도 누적되는 구조라 시간이 지나면 신용등급이 오르는 사람 수가 꾸준히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신욱수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기초연금제도’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신욱수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기초연금제도’

    소득 없이 서울 강북구 4억원짜리 주택만 가진 A씨는 기초연금으로 생활비 일부를 충당해 왔지만, 지난해 같은 가격의 경기 과천시 주택으로 이사했다가 기초연금을 못 받게 됐다. 소득과 재산은 달라진 게 없는데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이사하면서 기본재산공제액이 줄어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탈락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역별 거주 비용을 고려해 현실에 맞게 기초연금의 공제 기준을 정비하기로 했다. 조만간 관련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욱수(41) 보건복지부 기초연금과장은 기초연금 제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2014년 기초연금을 도입한 이후 노인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2013년 48.1%에서 2014년 47.4%로, 지난해에는 44.8%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 국민을 소득 수준에 따라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를 중위소득 50%라고 하는데, 상대적 빈곤율 44.8%란 이 중위소득 50% 미만인 노인의 비율이 44.8%란 의미입니다. 여전히 빈곤한 노인이 많지만 기초연금을 도입한 이후 노인 빈곤 지표가 확실히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초연금을 받아야 할 많은 노인이 제도를 잘 몰라서, 혹은 ‘내 재산 정도면 받지 못할 거야’라고 지레짐작해 신청도 안 하는 바람에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에 따라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의 70%가 받아야 하지만 올해 6월 기준 실제 수급률은 66.1%입니다. 거주불명자가 10만명, 직역연금 일시금 수급자가 12만명 정도이고 이 중에는 소득·재산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미신청자도 있습니다. 정부의 홍보가 부족했던 면도 있습니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새로 정하기 때문에 선정기준에 맞지 않아 탈락한 노인도 해가 바뀌면 기초연금을 받을 자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올해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100만원 이하, 부부 가구 160만원 이하입니다. 내년에는 이 선정기준액이 더 오릅니다. 더 많은 노인이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현재 선정기준액을 새로 정하려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기본재산공제액을 좀더 세밀하게 정비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기초연금을 받으려면 소득인정액이 하위 70%여야 합니다. 소득인정액은 재산과 소득을 일정 비율로 환산한 것으로, 가구의 실제 생활 수준을 판단하고자 활용합니다. 노인의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할 때는 최소한의 주거 비용을 공제합니다. 가령 농어촌은 1억 5000만원으로 집을 살 수 있지만 대도시는 힘들지요. 그래서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을 구분해 대도시에 살면 일반 재산(건축물·토지)에서 1억 3500만원을, 중소도시에 살면 8500만원, 농어촌은 7250만원을 공제하고서 재산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도시 중에서도 일부 지역은 대도시 못지않게 집값이 비쌉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현실을 고려해 지역별 기본재산공제액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공제액을 일률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현재 3단계 지역 구분을 세분화하거나 도시를 특정해 공제액을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있고 기초연금 외에도 15개 복지사업이 3단계 기본재산공제를 활용하고 있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반기에 연구도 하고 어느 정도 안이 나오면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 방안을 찾으려고 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난문자도 못 읽는 성인 512만명

    한국의 18세 이상 성인 4135만여명 가운데 생활에 필요한 읽기와 쓰기, 셈을 못하는 이들은 264만여명에 이른다. 이 중 낱글자나 단어 정도는 읽을 수 있지만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은 거의 없는 국민이 184만여명이다. 지진, 오존, 폭염 등 최근 석 달 동안 온 국민이 줄기차게 받은 재난안전 문자가 국민의 7%에게는 소용없는 것이었던 셈이다. 이들 말고도 한글을 읽고 쓰긴 해도 일상생활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국민도 248만여명이나 된다. 정부는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처럼 글을 읽고 쓰지 못하거나 크게 불편을 겪고 있는 ‘비(非)문해자’를 위해 관계 부처가 이들에게 다양한 문해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문해교육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문자해득능력과 사회·문화적으로 필요한 기초생활능력 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요에 비해 문해교육 기관과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고 부처 간 정보 공유 및 협력도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문해교육 현황을 공유하고 협업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14년 조사에서 비문해 인구를 264만여명으로 추정했으나 탈북자나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 등 새로운 비문해계층을 포함하면 문해교육이 필요한 국민은 500만명을 웃돈다. 정부는 이들이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은행 거래나 대중교통 이용 등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불편 없이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이나 지방자치단체에 ‘광역거점기관’의 역할을 부여하고 이들이 운영하는 문해교육 프로그램에 교습과 강사비, 체험활동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 대상자에게 무료로 문해교과서를 제공하고 섬마을과 산간지역 등 오지에는 ‘찾아가는 문해교실’을 운영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화교육기관에서 고령층, 결혼이민자 등 정보화 소외계층에게 정보화교육을 실시한다. 연 5만 5000여명에게 이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문화가정과 탈북자 등 장기적인 언어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국가문해교육센터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립국어원은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국어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수준별 교육 자료를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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