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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취 감춘 김여정… 문책당했나, 더 큰 권한 받았나

    자취 감춘 김여정… 문책당했나, 더 큰 권한 받았나

    정세현 “촌수 떠나서 무섭게 했을 수도 혹은 탤런트 역할하다 PD로 빠지는 셈”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대미·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통일전선부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전격 교체된 데 이어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 김성혜 통전부 통일책략실장 등도 문책을 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5일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 김 제1부부장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북미·북중 정상회담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함께 ‘여성 3인방’으로 불리며 언제나 동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포럼에서 김 제1부부장의 최근 잠행에 대해 “문책을 당하지 않았겠나. 영을 세우려면 촌수를 떠나 무섭게 해야 한다”며 “그래야 다음번 책임을 맡는 사람이 필사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하지만 외려 실질적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김 제1부부장을) 문책식으로 뒤로 밀려놓고 실질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지휘하는 식의 더 큰 권한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며 “탤런트 역할을 하다가 피디로 빠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 제1부부장은 지난달 10일 치러진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대미특별대표와 김 통일책략실장은 혁명화 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 부위원장이 뒤로 물러서고 장 통전부장이 들어선 것은 ‘협상 대표 교체 전술’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협상 대표를 교체해 향후 (하노이와) 같은 식의 회담을 안 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장 통전부장이 대표적인 남북 민간교류 전문가라는 점에서 미국을 외면한 채 남측을 밀어붙여 민간교류 성과를 내려 할 기능성도 있다. 통전부 라인이 주도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은 외무성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공개된 CBS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주 자신에 대한 협상 배제를 요구한 데 대해 “중간급 인사가 한 말”이라며 일축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지각대장’ 푸틴, 웬일로 30분 일찍 와 김정은 맞이

    ‘지각대장’ 푸틴, 웬일로 30분 일찍 와 김정은 맞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지각 대장’으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30분이나 일찍 도착해 김 위원장을 맞이해 눈길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오후 1시 35분(현지시간)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S동 건물에 도착했다. 30분이 지난 2시 5분쯤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 도착했고, 두 정상은 첫 대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위원장은 “맞아주셔서 영광입니다”라고 화답했다. 평소 외교무대에서 상습적으로 지각해 외국 정상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푸틴 대통령이 먼저 도차해 김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한 것은 ‘또 지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게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러·일 정상회담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2시간 30분이나 기다리게 했다. 또 그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도 34분을 지각하며 기다리게 하는 ‘수모’를 안겼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구체적인 시간을 고지하는 대신 이날 회담이 오후 1∼2시쯤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눈 북러 정상은 회담장에 입장해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를 배경으로 도열해 있던 러시아, 북한 수행원들 순서로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양국 수행원을 소개할 때까지만 해도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내 회담장에 착석한 뒤에는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날 핵심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 문제임을 시사하듯 “전 세계 초점이 조선반도 문제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문제를 같이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또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 나가는 데 대해서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재추대를 축하하면서 “(북한이) 현재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큰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노력을 지지한다”며 양국 간 관계 발전을 모색하자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전 세계로 생중계된 화면에는 푸틴 대통령과 인사를 마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북측 수행원들을 아무도 안내해주지 않아 한동안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영철 北통전부장 교체, 美 북미협상 라인업 변화에 촉각

    김영철 北통전부장 교체, 美 북미협상 라인업 변화에 촉각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교체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칠 파장이 미국에서도 주목되고 있다고 24일 연합뉴스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이끌어온 김정은의 ‘오른팔’을 교체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교체가 ‘하노이 노딜’에 대한 문책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 쪽 라인업에 변화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군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부터 북미 간 ‘스파이 라인’을 구축, 막후 조율을 이어오며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해왔다. 그는 싱가포르에서의 6·12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처했던 지난해 5월 말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으며 지난 1월에도 다시 워싱턴DC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조율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미 협상의 ‘키맨’이었던 김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 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북미 협상의 무게중심이 기존의 통일전선부 라인에서 외무성 라인으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데 대한 충격을 견뎌내며 대미 협상 전략 전반을 다시 가다듬으면서 조직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 부상은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 일정에 수행했고, 특히 최 부상은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대미 스피커 역할을 맡으며 전면에 부상했다. 반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쪽 실무협상 대표를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의 모습은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외무성 라인 부상 기류와 맞물려 김 부위원장이 북미 협상의 전면에서 퇴장하면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는 리용호 외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지만, 현재로선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신중한 분위기도 워싱턴 외교가에서 감지된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최 제1부상이 대미 쪽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다만 대미 협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위상으로 활동하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김 부위원장의 강경한 기조가 북미 협상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전격 취소 지시한 과정에 김 부위원장이 보낸 ‘거친 표현의 서한’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또 다른 외교가 인사는 “미국 쪽에서 김 부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없지 않았던 만큼 향후 협상의 유연성이라는 면에서는 궁극적으로는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모든 것이 안갯속인 만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성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장금철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

    정성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장금철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대화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하지 못한 데 이어 그가 맡고 있었던 통일전선부장 직도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 위원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된 24일 밤 긴급 논평을 냈다. 김영철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남북 대화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는 그의 분석을 그대로 옮긴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하지 못한 데 이어 그가 맡고 있었던 통일전선부장 직도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 위원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영변 핵시설 폐기+α의 비핵화 조치 논의에 김정은 위원장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것과 미국에게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있었다. 김영철을 비롯한 북한의 강경파들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일부만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 제재의 핵심 부분을 해제한 상태에서 북한이 계속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을 과감하게 짓밟고 싱가포르에 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보여준 비현실적인 협상 전략은 그의 눈과 귀가 북한 강경파들에 의해 가려져 합리적인 판단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수행단에 김영철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나 김영철이 갖고 있었던 통일전선부장 직을 다른 간부에게 넘겨 김영철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인 것은 물론 김영철이 계속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 직에도 선출됐기 때문에 그가 여전히 제한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12일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집무실에서 새로 선출된 국무위원회 구성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김 위원장과 함께 앞줄에 앉았지만 김영철은 뒷줄에 서 있었다. 김영철의 위상 하락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리용호와 최선희는 동행했지만 김영철은 동행하지 못함으로써 그의 영향력 축소가 재확인됐다. 따라서 김영철이 앞으로 비핵화 협상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과거처럼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김영철이 통일전선부장직도 내놓게 됨에 따라 대남 분야에서 그의 영향력도 함께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 10일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장금철을 당중앙위원회 위원 직에 선출하고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 부장직에 임명했지만 당시 그가 어느 부서의 부장 직을 맡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통일전선부장 직이 군부의 입장을 대변해온 74세의 김영철에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아태에서 민간 교류 업무를 담당해 온 50대 후반의 장금철로 교체됨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남 태도도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오수용·김평해·조용원 ‘2기 실세’ 동행… “러, 비핵화 대화 방점… 北은 경협 무게”

    리용호·최선희 등 ‘외무성 라인’ 총출동 현송월도 동행… 양국 간 문화교류 강화 北, 제재완화 지지·노동자 잔류 요청할 듯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수행단은 비핵화 논의, 경제 협력 등 양대 의제에 맞춰 구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수행원으로 참여한 오수용·김평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번에는 각각 경제 협력과 북러 관계 강화 분야를 이끌면서 김정은 2기 지도부의 실세로 부상했다. 노동신문은 24일 수행원 명단으로 김 부위원장 및 오 부위원장과 함께 리용호 외무상, 리영길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을 호명했다. 또 이날 정상회담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김 위원장의 일행 중에는 최근 공개활동 때마다 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포착됐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는 이번 2기 지도부에서 조 1부부장에게 실권이 쏠릴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올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된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중앙위원으로 승진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도 동행했다. 현 단장은 북러 간 문화교류 면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협의 분야에서 그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주도한 통일전선부는 제외됐고 외무성 인사만 포함됐다. 이들이 그간의 대미 협상 과정을 러시아에 설명해 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러시아는 비핵화 대화에 방점이 있지만 북한은 경제 협력에 보다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이 이날 전용 열차로 지나온 북한 나진과 러시아 하산의 경제협력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1호에 따라 북한의 석탄 수출은 전면 금지됐지만 당시 러시아의 강력한 요청으로 제3국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거쳐 수출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됐다. 시베리아 석탄 수출을 염두에 뒀지만 대북제재 강화로 해당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다시 활성화된다면 북한은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항만사용료 등을 벌 수 있다. 양국은 대북제재로 올해까지 러시아에서 모두 철수해야 하는 북한 노동자의 잔류 문제도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경제담당인 오 부위원장은 해외경제교역 전문가로 통한다. 노동당 인사를 주관하는 김 부위원장은 북러 관계를 강화하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방러 빠진 김영철, 통전부장서 해임… 北 비핵화 전략 바뀌나

    방러 빠진 김영철, 통전부장서 해임… 北 비핵화 전략 바뀌나

    11일 전격 교체… 실각 아닌 엄중 경고說 후임 50대 후반 장금철 통전부부장 임명 주로 민간 교류 담당… 신상은 베일에 싸여 향후 북미 협상 외무성 라인이 주도할 듯북한에서 대미·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통일전선부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전격 교체됐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나선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 부위원장의 뒷선 후퇴로 남북 및 북미 관계의 진전이 지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24일 “국정원으로부터 통일전선부장이 김영철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위원으로 바뀌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장금철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보선되고 당 부장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이때 받은 ‘부장’ 보직이 통일전선부장이었다는 것을 우리 정보당국이 확인한 것이다. 장 부장은 50대 후반으로 직전에 통일전선부부장을 지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이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초 서훈 국가정보원장,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현 국무장관) 등과 함께 평화 국면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김 부위원장은 뒤로 물러섰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하노이 회담 무산에 대해 문책성 검열이 이뤄지면서 북미 협상팀이 재구성됐고 통일전선부는 뒤로 빠지는 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부위원장 등 북한 강경파들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일부만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 제재의 핵심 부분을 해제한 상태에서 북한이 계속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는 것이지만 결코 한미가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의 가장 큰 책임은 김 부위원장에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교체하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김 부위원장의 후퇴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경하게 서로의 원칙을 내세우며 삐걱댔고 결국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전면에 나서 하노이 회담을 준비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이 완전히 실각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숙청 단계보다는 엄중 경고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이 군사회담 분야에서 북한 내 최고의 전문가라는 유용성을 감안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보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대남 사업을 담당해 온 김 부위원장이 바뀌었으니 남북협력사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향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외무성 라인이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 수행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 부위원장의 퇴진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팀 재편을 진행 중이라는 의미로 북미 간 실무접촉 재개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정은, 오늘 새벽 열차로 러시아 출발…김영철·리설주 빠질 듯

    김정은, 오늘 새벽 열차로 러시아 출발…김영철·리설주 빠질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24일)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오늘 새벽 전용 열차로 출발했다”며 “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북미·북중 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호명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길에 동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 또한 언급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 열차는 함경북도 나선(나진·선봉)지구와 두만강 철교를 통과해 러시아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출발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평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출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에 입성해 26일까지 체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일(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어제(23일) 발표했다. 크렘린 측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순서는 1대1 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이어서 확대회담과 공식 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크렘린 측은 또 회담 뒤 문서 서명이나 성명 발표는 계획된 바 없다며 공동 성명은 검토되거나 계획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태영호 “‘김정은 국가수반’ 헌법 수정 안됐다. 내가 잘못 봤다”

    태영호 “‘김정은 국가수반’ 헌법 수정 안됐다. 내가 잘못 봤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국가 수반으로 명기하는 내용으로 북한 헌법이 수정되지 않았다며 자신이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 본부장의 반박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이번 주 북러 정상회담이나 다음달 중러 정상회담이 뜻대로 풀려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후원을 업게 되면 김정은은 하반기까지 버티기를 계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북한 경제가 외부 분석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태 전 공사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의 북한 동향을 살펴보며 주목한 세 가지를 가다듬어 소개한다. 문장을 우리 식으로 바꾸고 긴 내용을 조금 줄였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지난 11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으로 들어가고 지난 주 북한언론들이 김정은에게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 라는 새로운 호칭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북한 헌법이 수정됐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주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베트남 주석에게 답신을 보내면서도, 짐바브웨와 콩고 대통령들에게는 최룡해를 내세워 축전과 위로 전문을 보내게 한 것을 보면 여전히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해외에 파견되는 북한 전권대사들의 신임장도 최룡해의 이름으로 나가고 외국 대 사들의 신임장도 최룡해가 받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권력구조를 수정하는 헌법수정이 있었던 것만은 틀림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 국무위원회에 당, 내각, 군, 보안(경찰), 보위, 외교 분야의 책임자들이 망라됐지만 입법 및 주권기관 책임자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들어가지 않았다. 아무리 수령 절대권력 체제라 해도 공화제 국가에서 행정과 입법을 분리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룡해가 국무위원회 제 1부위원장직을 차지한 것은 국무위원회가 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까지 지도하는 것으로 헌법이 수정되지 않았는지 다시 의문을 품게 한다. 만일 이렇게 헌법이 수정됐다면 결국 형식적으로나마 분리돼 있던 행정과 입법이 하나가 됐음을 의미한다. 둘째로, 김정은이 포스트하노이 전략 실현의 1단계를 올해 상반기로 정하고 미국과 남한에는 강경 모드로, 중국과 러시아에는 각도있게 다가가는 ‘우군 확보’ 전술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정은이 ‘장기전에 대비한 자력갱생’을 외치고 있지만 김정은의 포스트하노이 전략은 여전히 미국과 3차 정상회담을 성공시켜 핵미사일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제재를 해제하는 ‘핵 굳히기’ 전략이다. 그러나 북한은 현 시점에 미국이나 한국과의 대화에 쉽게 나서면 오히려 제재 해제에 집착하고 있다는 약점을 노출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장기전’ 엄포를 놓고 있다. 이번주 김정은 본인은 군사 행보를, 최선희와 권정근을 내세워 미국 관료들을 겨냥해 비난하면서 의전 담당 김창선 부장 일행을 블라디보스토크에 보내 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하게 하고 중국 해군 창립 70주년 행사에 해군사령관을 파견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들에 따르면 평양시 곳곳에서 학생들의 집단체조 연습이 시작되고 일부 주민 사이에 다음달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최근 북녘 언론들이 김정은 시정연설의 역사적 의의를 해설하는 논설들을 연이어 내보내면서도 4·27 판문점선언이나 9월 평양선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판문점선언 일주년 행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치를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정은이 푸틴을 만나 핵과 미사일실험에 대한 모라토리움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올해 말 추방 위기에 놓인 수만명 북한근로자들의 체류 연장을 받아내고 5월중 시진핑의 북한방문이 이루어지면 6월까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힘들게 돼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김정은에게 산소호흡기를 붙여 준다면 김정은의 대미대남 강경 모드는 연말까지 갈 수 있으나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충분한 경제적 후원을 얻지 못하면 하반기에는 슬슬 남북정상회담을 넘겨다 볼 것이다. 셋째로, 북한 내부 사정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21일 ‘위대한 당을 따라 총진격 앞으로!’라는 제목의 정론을 발표했는데 현재의 상황을 북한의 역사에 가장 힘들었던 1956년과 비교했다. 물론 6·25전쟁이나 90년대 후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의 수령 지위가 내부적인 파벌집단에 의해 공개적으로 도전 받았던 것은 1956년뿐이다. 당시 김일성이 소련 등 동유럽을 순방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 모택동의 지시 아래 팽덕회가 최창익을 우두머리로 하는 ‘연안파’를 내세워 김일성을 반대하는 조직적 음모를 꾸미게 했으며 이에 ‘소련파’도 가세했다. 이 사실을 보고 받은 김일성은 급히 귀국해 당전원회의를 열어 군대를 장악하고 있던 빨치산파가 연안파와 소련파를 숙청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소련으로부터 경제원조를 받을수 없게 된 김일성은 자력갱생을 외치면서 천리마운동을 벌여 난국을 겨우 수습했다. 1956년과 지금의 북한이 비슷하다면 내부 사정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뜻이다.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00자 인터뷰3]정세현 “北 폼페이오 교체, 불퇴전의 요구 아니야”

    [2000자 인터뷰3]정세현 “北 폼페이오 교체, 불퇴전의 요구 아니야”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협상대표 교체를 요구한 데 이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도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교체 요구는 북한 외무성의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이, 볼턴 비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맡았다. 외무성의 고위 간부가 잇따라 미국에 말폭탄을 날렸지만, 격을 중시하는 북한 행태를 고려하면 분명히 급은 떨어진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성명, 외무성 성명, 외무성 대변인 성명, 외무성 대변인 담화의 순서인 북한의 대외 메시지를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취하고 있어 강도는 낮다. 남북대화의 산역사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1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국장의 기자 문답이란 형식인 만큼 폼페이오 교체가 절대 수용을 원하는 불퇴전의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독재자’ 발언 폼페이오 견제 의미  Q: 북한 의도는 뭔가.  A: 폼페이오가 북미 협상에 나오면 절대 대화를 못 한다는 게 아니라 잽을 날리는 수준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독재자’로 표현한 데 대한 견제이며 앞으로 조심하라는 경고이다.  Q: 과거 남북 대화에서도 협상팀의 교체를 요구한 사례가 있는가.  A: 비공개로 한 적은 있다. 회담 합의문을 작성하면서 부사를 문장에 앞에 넣고, 뒤에 넣는 것에 뉘앙스 차이가 있는데도 이런 소소한 일로 북한이 장난을 치니까 우리 실무자가 “다음 번에 아들을 내보내라”고 북측 실무자에게 면박을 줬다. 그랬더니 북측이 우리 실무자를 바꿔달라고 했다. 물론 교체하지 않았다. 북한은 종종 ‘회담대표 교체 전술’을 쓰곤 한다.  과거 ‘회담대표 교체 전술’ 구사  Q: ‘회담대표 교체 전술’이란.  A: 폼페이오 교체 요구와는 정반대이다. 예를 들자면 폼페이오와 그의 파트너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합의가 마음에 안들면, 폼페이오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김영철을 바꾸는 것이다. 즉 북한 지도부가 합의를 이행하기 어려우면 자신의 회담 대표를 교체함으로써 합의 이행을 하지 않는 전술이다. 2004년 2월에 장관급회담을 하러 단장인 북측 김령성 내각 참사가 남한에 왔다. 이 때 북한은 금강산관광하러 온 남한 사람들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끈다”고 안내원들에게 얘기한다고 항의하며 내가 평소에 하는 말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내가 김령성 단장에게 말했다. “지난 2년간 대북 쌀·비료 지원에 반대하는 한나라당을 설득하면서 쓴 논리가 ‘쌀, 비료를 줘야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게 잘못이니까 사과하라고 한다면 앞으로는 당신이 직접 한나라당에 가서 설득하라”고 했다. 그 때 김 단장은 아무런 말을 못했다. 나한테 한 방 먹은 셈인데, 그 해 5월 북한에 갔더니 수석대표가 권호웅 참사로 바뀌어 있었다.  트럼프, 대북 메시지 부탁 가능성  Q: CNN이 현지시간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모종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A: 트럼프가 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불렀을 때는 뭔가 있었다는 뜻이다. 빅딜만을 얘기하다가 여러개의 스몰딜을 얘기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로선 문 대통령에게 대북 메시지를 직접 설명하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그것을 전해주길 원했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전하는 트럼프 메시지에 대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해석’ 여부를 묻기 위해 친서를 트럼프에게 보낼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해서 북미 정상회담의 토대가 마련되면 좋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해 자신의 메시지를 왜곡하고 장난치지 못하도록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해 줄 것을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을 공산이 크다.(청와대는 CNN 보도에 대해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CNN “文대통령, 김정은에 전할 트럼프의 메시지 갖고 있다”

    CNN “文대통령, 김정은에 전할 트럼프의 메시지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21일 “남북정상회담 개최되면 관련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안다”며 비공개 메시지가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앞서 CNN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한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 메시지에는 행동 과정(course of action)에 중요한 내용과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면서도 더 이상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방송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았는지 부연하지 않았으나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 받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회동 이후에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아주 궁금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스몰딜이든 빅딜이든, 좋든 나쁘든 무엇인가가 일어나야 하며 과정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한미는 (정상회담에서) 입장이 같다는 것과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하면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처럼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맞다면 빅딜과 대북제재 유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모종의 제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한편 CNN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미국 협상팀이 북한과의 소통 부족 속에 점점 더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방송은 최근 비건 대표와 대화했다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공개적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건 대표를 비롯해 그의 협상팀은 무대 뒤에서 점점 더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비건 대표의 좌절감은 북미 간 소통의 부족에 기인한 것이며 비건 대표가 조만간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CNN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접촉이 거의 없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고를 줄일 준비가 됐다는 더 큰 증거를 내놓을 때까지 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북한이 며칠 새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연달아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협상 과정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 “북한은 폼페이오와 볼턴이 (북한이 생각하는) 합의와 관련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 당국자들에 대한 (북한의) 최근 비난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핵심 참모진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확산방지국장을 지낸 에릭 브루어는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언급은 북한의 통상적인 엄포”라면서 “김정은은 트럼프와 참모들의 틈을 벌리려고 애를 써왔다”면서 “대통령이 나서서 공개적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를 지지해주면 좋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볼턴 보좌관의 빅딜 관련 언급에 대해 ‘희떠운 발언’이라고 비난하며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고 했다. 이틀 전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같은 형식으로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인다”면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인물이 나서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날 “바뀐 것은 없다”면서 자신이 미국 협상팀을 계속 이끌 것이라고 응수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北최선희 “볼턴, 북미정상간 오가는 대화 파악하고 말하라”

    北최선희 “볼턴, 북미정상간 오가는 대화 파악하고 말하라”

    폼페이오 교체 요구 이후 ‘비핵화 진정한 징후’ 볼턴 비판“매력 없고 멍청해 보여…분별 없이 말하면 좋은 일 없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3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진정한 징후’를 요구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정상 간 대화 상황부터 제대로 파악하라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최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가 볼턴 보좌관의 블룸버그통신 인터뷰 발언에 대해 질문하자 “우리는 볼턴 보좌관이 언제 한번 이성적인 발언을 하리라고 기대한 바는 없지만, 그래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두 수뇌분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해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 것이었다”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의 이 발언은 북한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장본인으로 생각하는 볼턴 보좌관이 3차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발언한 것을 비판함과 동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에 3차 회담을 두고 대화가 오가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보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real indication)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제1부상은 이에 대해 “볼턴 보좌관은 북조선이 3차 수뇌회담에 앞서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표시가 있어야 한다느니,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큰 거래’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느니 따위의 희떠운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또 “지금 볼턴의 이 발언은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한 조미 수뇌분들의 의사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제 딴에 유머적인 감각을 살려서 말을 하느라 빗나갔는지 어쨌든 나에게는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볼턴의 이 답변에서는 미국 사람들의 발언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미국식 재치성도 논리성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경고하는데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 분별없이 말하면 당신네 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제1부상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8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차기 북미협상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한 지 이틀 만이다. 북한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이들의 대북 발언에 연일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이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北 배제 요구에 폼페이오 “협상팀 계속 맡을 것”… 맞대응은 자제

    北 배제 요구에 폼페이오 “협상팀 계속 맡을 것”… 맞대응은 자제

    교착국면 북미대화 재개 불확실‘군사 행보’ 北 다음 반응 주목북한으로부터 협상팀 배제 요구 대상이 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계속 팀을 맡을 것(still in charge of the team)”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미일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한 ‘2+2 회의’를 개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협상 배제 요구와 관련해 ‘물러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북한이 자신의 협상 배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을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18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하는 형식으로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대해 비판 등 맞대응은 자제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압박과 관여를 계속 병행해 나갈 것이라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북미 협상 총괄역을 맡아온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협상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계속 팀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백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체 노력을 책임지고 있지만, 그것은 나의 팀일 것”이라며 자신이 협상팀 책임자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실무대표를 맡은 미측 협상팀을 거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실현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그(김 위원장)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비핵화 약속을 했으며, 나에게도 직접 6차례에 걸쳐 비핵화 약속을 했다”고 거듭 환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우리가 그러한 결과를 달성할 진정한 기회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의 외교팀이 계속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에서 빠지라는 북측 요구를 거부했다면서 “교착국면을 맞은 비핵화 협상의 재개 가능성에 더욱 불확실성이 드리워졌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자신의 협상 대표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대미 압박을 높이는 상황에서 “나의 협상팀”이라는 점을 못 박으로써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으로 직접적 비판 등 자극할 수 있는 대응은 피한 차원으로 보인다. 국무부도 전날 북한의 폼페이오 장관 배제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서면질의에 대변인실을 통해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국무부 청사에서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기에 앞서 잠시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취재진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공개적 메시지가 있는가’, ‘지난 밤 북한의 시험에 대해 우려하는가’ 등의 질문을 받고 미소만 띤 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행동’에 일일이 맞불을 놓으며 공방을 이어가기보다는 ‘빅딜론’의 견지에서 관여와 압박을 병행하는 전략을 지속,장기전에 대비한 상황관리를 하면서 협상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이 ‘폼페이오 교체’ 요구에 대한 미국측의 거부에 반발할 경우 협상 교착 상태 장기화의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배제를 요구한 같은 날 김 위원장이 신형 전술 유도무기의 사격시험을 지도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나오는 등 북한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대해 미국 측이 ‘속도조절론’과 ‘빅딜론’ 고수로 받아치자 반발하는 흐름이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 부상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자로 지목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7월 6∼7일 3차 방북이 북한의 종전선언 주장과 미국의 핵신고 요구 간 대립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난 뒤 북한으로부터 “강도적인(gangster-like) 비핵화 요구”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헌법 바꿔 ‘최고대표자’ 오른 김정은… 대외적 국가원수 지위 부각

    헌법 바꿔 ‘최고대표자’ 오른 김정은… 대외적 국가원수 지위 부각

    北 최고인민회의서 새 칭호 붙여 재추대주석직 부활 대신 원수 지위·외교권 이관 ‘대미 외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승진국무위원 11명 중 4명, 외교라인으로 개편대미 협상 강화 속 경제 병진정책 공식화북한이 지난 12일 끝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면서 국무위원장직에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는 칭호를 새로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의 지위에 오르면서 직접 대외정책을 챙기고 외교노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룡해 신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11일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추대 연설에서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영문 보도에도 국무위원장은 ‘the supreme representative of all the Korean people’(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의 지위에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 등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첫째 날인 11일 회의에서 헌법이 개정됐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개정 전 북한 헌법에는 ‘국무위원장이 최고영도자’이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기돼 있는 점으로 미루어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명목상 국가원수 지위와 외교 권한을 국무위원장직으로 이관한 것으로 보인다. 할아버지 김일성 국가주석이 1994년 사망 후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됐기에 국가주석직을 부활시켜 오를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이 정상 외교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원수 지위가 필요했고 이에 생소한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는 표현을 이용해 사실상 국가원수에 올랐다는 해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14일 “김 위원장이 기존의 사회주의 우방국과의 교류협력을 넘어 한국, 미국, 일본 등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제사회에 진입하고자 당 대 당 외교가 아닌 국가 대 국가 외교를 수행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며 “이에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의 지위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직속 국무위원회의 외교적 역할을 강화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첫째 날 회의에서 개편된 국무위에는 국무위원 총 11명 중 리수용·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핵심 외교라인 4명이 포함됐다. 특히 외무성의 대미 외교 담당인 최 제1부상은 부상에서 제1부상으로 승진한 것은 물론 중앙위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으로 직행했으며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도 새로 선임됐다. 외무성 제1부상이 상관인 리용호 외무상과 함께 국무위원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문책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 부위원장이 건재한 것은 물론 최 제1부상이 파격 승진하면서 김 위원장이 기존의 대미 라인을 재신임했다는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당과 국가 지도부 개편을 통해 사실상 ‘외교·경제 병진정책’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향후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대미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김 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태영호 분석 “정상국가로 돌아서며 김정은 권력 강화, 현실 인정하는 북한”

    태영호 분석 “정상국가로 돌아서며 김정은 권력 강화, 현실 인정하는 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8일~14일 주간 북한 동향 분석을 옮겨 싣는다. 양도 조금 줄이고 우리 말 표현에 가깝게 다듬었음을 알려드린다. 이번 주 북한에서는 9일 당정치국 확대회의, 10일 당 전원회의, 11~12일 최고인민회의 등 중요한 일정이 잇따랐다. 거의 같은 시기에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분단 70여년에 이렇듯 미국, 한국, 북한 정상들이 저마다 한반도 정세 흐름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서로 밀리지 않겠다는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첫째는 김정은이 북한을 정상국가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정치구조 개편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령이 대의원직을 먼저 차지하고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통해 국가수뇌로 오르던 전통을 없애버렸다. 그리고 국가지도기관을 선거하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첫날 회의에 참가하지 않음으로써 수령 없이 대의원들만 모여 앉아 국가지도기관을 선출하는 모습을 처음 보여줬다. 김정은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받은 뒤에야 이튿날 회의에 나타나 시정연설을 하는 장면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으로 간접 선출된 당선자가 취임 연설을 하는 모습을 방불케 한다. 29년 만에 할아버지 김일성이 사용하던 ‘시정연설’이란 표현도 다시 나왔다. 14일치 노동신문이 김정은을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고 처음 표현한 것으로 볼 때 최룡해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직이 아니라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직이 대외적으로도 북한을 대표하는 것으로 헌법이 수정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이다. 북한이 아직 헌법이 수정됐다고 밝히지 않아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지만 앞으로 해외 주재 북한 대사를 임명하는 신임장이 누구 명의로 나가는가, 국가 훈장이나 영예 칭호가 누구 명의로 발표되는지 보면 알수 있을 것이다. 6·12 싱가포르 합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명했지만 트럼프는 헌법 상 국가 수반이고 김정은은 헌법 상 국가수반이 아니어서 법률적 허점이 있었다. 북한이 이런 점을 감안해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직을 국가를 대표하는 직책으로 수정했다면 김정은이 이제부터 국가 수반이 된다. 둘째로, 올해 상반기 정상회담들이 열리기 힘들게 됐고, 대남이나 대미 라인의 협상 폭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김정은은 하노이회담 결렬 43일 만에야 결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하노이에서의 기습 기자회견, 3월 8일치 노동신문 통해 우회적으로 한 차례, 3월 15일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대외적으로 한 차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적은 있으나 43일 동안 북한이 엄청난 사건 뒤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나 성명 한 건 없이 침묵을 지켜왔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은 이번 시정연설에서 미북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재개의 조건부를 너무 높이, 명백하게, 그것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우리 정부에는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고 제 정신을 차리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미국에는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면 대화하겠다면서 올해 말까지라는 시간표까지 정해 놓았다. 김정은이 미북정상회담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 고 하면서도 ‘장기전’이라는 표현과 ‘올해 말까지’라는 표현을 혼용한 것은 적어도 상반기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와 함께 내년 미국대선이란 정치일정에 쫓기고 있는 트럼프가 종신 집권자인 김정은보다 ‘장기전’에 더 불리하다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 김정은은 ‘지금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그 무슨 제재 해제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언급함으로써 하노이에서 해제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전략적 실수로 되었다는 점도 간접 인정했다. 결국 이제는 일반 주민들도 현재의 흐름을 다 알게 돼 앞으로 미북정상회담이든 남북정상회담이든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의 요구에 맞게 좀 변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사전에 인지돼야 김정은도 정상회담에 나올수 있게 됐다.셋째로, 이제 ‘2인자’도, ‘김정은-최룡해-박봉주’ 3인 체제가 아니라 ‘김정은 유일 지도체제’가 더욱 굳건해졌다. 외형으로는 북한이 정상국가에로 좀 다가갔다고 볼수 있으나 내용적으로는 김정은의 ‘일인 절대 권력’이 되레 강화됐다. 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나는’ 이란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는데 북한의 당과 국가를 대표하여 정책방향을 밝히는 시정연설에서 ‘우리는’,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대신 이런 표현이들어간 것도 처음이다. 김일성도 ‘나는’이란 표현을 내부 회의 중에는 썼으나 당대회 보고서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사용한 적은 없었다. 최룡해는 당조직 지도부를 담당했던 당 부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청사로 이사했다. 북한에서 권력은 서열 순위가 아니라 해당 인물에게 ‘간부권(인사권), 표창권, 책벌권 세 권한’이 있는가와 ‘수령에 대한 접근성’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정해진다. 그런데 ‘세 권한’을 갖고 있는 인물들은 절대로 그 자리에 오래 앉을 수 없다. 최룡해가 그만큼 힘이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봉주 내각총리가 당중앙위원회 청사로 들어가는데 당청사로 들어가 북한경제 사령탑에 새로 앉은 김재룡을 당적으로 후원해주라는 의미이지, 박봉주가 최룡해가 담당했던 조직지도부를 담당한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적어도 1-2년 정도는 이번에 당 부위원장으로 올라 앉은 리만건이 당조직 지도부를 이끌 것이며 아마 실권은 김정은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조용원 제1부부장에게 많이 쏠릴 것이다. 김정은과 당중앙위원회 위원들과의 기념사진을 보니 외무성 1부상으로 승진한 최선희 옆에 전 외무성 1부상 김계관이 서 있는데 김계관은 하노이회담 결렬로 인한 문책이 아니라 건강이 나빠 2선으로 물러선 것 같다. 이번 인사 변동을 보면 지난 1년간 남북관계와 대미관계까지 주도해 오던 김영철의 대남 라인 힘은 좀 빠지고 앞으로 대남사업은 김영철의 통전부가, 대미사업은 원래대로 외무성이 전담하는 쪽으로 분업이 명백해진 것 같다. 넷째로, 앞으로 북한경제에서 군수공업의 비중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일성, 김정일 때는 북한경제 형편이 아무리 어려워도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내세우면서 군수공업이 민생경제보다 항상 우위에 있었다. 김정은 대에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우면서 몇 년 동안 자금을 퍼부어 질주했다. ‘고난의 행군’ 때 김정일은 수백만의 아사 현상을 보면서도 군수공업예산을 한 푼도 민수로 돌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경제구조로 장기전을 펼칠 수 없게 됐다. 군수공업이 밀집돼 있는 자강도당 위원장인 김재룡을 내각총리에 임명하고 군수공업을 주관하던 리만건이 당 부위원장으로 옮겨 앉는 등 지난 수십년 동안 군수공업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이 민수공업 쪽으로 돌아 앉고 있다. 앞으로 군수공장들이 민수공장으로 개편되면 국가도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며 군수공장을 민수공장들처럼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면 국가예산 증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만큼 대북 제재가 북한경제의 구석구석을 파고 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제재에 몰린 김정은이 ‘장기전에 자력갱생으로 견딜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뜻이다. 총제적으로 보면 북한이 현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많이 돌아서고 있으며 김정은도 북한 통제의 한계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중대기점 맞은 한반도 평화… 정세현 前통일부 장관·최완규 前북한대학원대 총장 긴급 대담 지난 11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는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으나 시한은 연말’이라는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북미 정상회담 의지에 대해 김 위원장이 호응한 형식은 갖췄으나 시정연설은 지극히 엄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일괄타결’이란 계산법을 접어야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조건절을 분명히 한 데다 ‘제재 해제 때문에 미국과의 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제재 해제를 넘어선 군사분야의 요구도 시사했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14일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의 긴급 대담을 마련해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전망을 짚어 봤다. 두 전문가는 북한이 강조하는 연말 시한과 자력갱생의 의미를 미국이 오독(誤讀)하지 않도록 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은 황성기 평화연구소장이 진행했다.-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최완규 긍정적 평가도 있고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부정적 평가를 하는 기류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몇 가지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우선 북미 회담의 불씨를 되살리는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측면도 있고 또 빅딜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이 스몰딜의 여지를 남겨 놨다는 것을 평가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빠른 시일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해 수용하는 듯했고, 스몰딜 차원에서 인도적 측면의 지원 사업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진척시킬 여지와 공간을 만들어 냈다는 측면이 긍정적이다. 정세현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촉박하게 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한 것으로 봤을 때 손에 큰 걸 쥐여줄 줄 알았다. 원포인트 정상회담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생각하던 시점인 데다 상하이 임시정부 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할 시점이라 뭔가 큰 선물을 주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레버리지를 쥐여줄 줄 알았는데, 공개되지 않는 대화 과정에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공식 발표에선 그런 것은 없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노’(No)라고 했는지 아니면 그 정도 얘기를 시작해 보라고 북한과 얘기해서 오케이 하면 우리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언질을 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돌아와서 남북 정상회담을 곧 할 것처럼 얘기하고, 그러기 전에 대북특사 파견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선 워싱턴에서 발표는 안 됐는데 뭔가 있는 것 같다.-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어떻게 보는지. 정세현 미국이 하노이에서와 같은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나온다면 한 번쯤 더 해 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 연말까지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자력갱생을 27번이나 강조하는 것 보고, 제재를 추가로 불러들이는 도발적 행위는 안 한다는 의미로 요약된다. 고슴도치처럼 버티려고 하면 우리가 빨리 3차 회담을 열어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해야만 당신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외부 경제 지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얘기해 끌어내야 하는데 버티겠다고 하니 조금 답답하다. 5월 말 일왕 즉위식이나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할 때 남·북·미 정상회담이든지 회동 같은 것을 할 수 있어 저렇게 움직이는 것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 최완규 북한은 6·12 싱가포르 1차 회담 이전에 점증 상호주의를 채택해 상대의 획기적 보상을 기대하고 먼저 양보하면 더 보상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행동했다. 싱가포르 회담 때 합의한 4개항을 구체화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하노이에서 패전국한테 요구하는 일방적 양보, 항복하란 얘기로 들릴 수 있는 요구를 해 와 북한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의 얘기가 김정은 시정연설에 그대로 반복된다. ‘우리가 원래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은 체제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이 그 문제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니 차선책으로 민수 민생분야의 경제 제재를 일부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란 얘기다. 차원이 같은 것끼리, 안보의 문제는 안보의 문제끼리 딜을 해야 한다. 외교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차원이 다른 가치를 등가로 교환하는 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렇게 본다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알 수 있는 하나는 미국이 그런 사고의 전환이 돼 있으면 한 번 더 회담을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안 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한 것으로 보여 하노이 회담 때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스몰딜 차원보다 더 꼬이고 어려워졌다. -우리가 중재자 혹은 촉진자로서 창의적 해법을 가질 수 있는지. 정세현 하노이에서 빅딜만 필요하지, 이걸 단계적으로 쪼개고 하는 거 관심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스몰딜을 여러 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연말까지가 아니라 조금 더 이른 시간 안에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위임을 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그걸 잘 활용하면 된다. 미국도 우리가 자세를 바꿨으니까 북한도 나와, 그렇게 하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만 하지 말고 당사자 역할을 하라는 건 남북 경협 등 교류 협력을 속도 있게 하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어쨌든 표현은 고약하다. 최완규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얘긴 북의 언술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건 잘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중재자, 촉진자가 될 수 없다. 그거보다는 안내자 역할, 내비게이터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획기적이든 크게 주목할 만한 내용이 아니든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포괄적 합의 문제를 북한이 어느 정도 양보를 하면서 결국 실행 과정은 단계적으로 동시 병행하는 일종의 타협안 정도는 한 번 제시해 볼 수 있지 않는가. 큰 틀의 그림을 미국에 보여 주는 정도를 우리가 정교하게 다듬어서 특사가 가서 설명하고 어느 정도 조정이 되면 그 뒤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면서, 그러나 실제 이행과정은 북이 강조하는 단계적 동시병행하는 과정에 서로 신뢰가 쌓일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노이 회담의 가장 큰 결렬 요인은 신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하는 협상이란 점이었다. 북한은 누가 봐도 약자인데 사람들은 강자인 것처럼 얘기한다. 또 북한은 합의한 내용을 되돌리는 비용과 시간이 미국보다 엄청나게 드는데 북한 보고 먼저 양보하라고 하면 어불성설이다. 정세현 북핵 문제가 올해로 26년째다. 늘 북한이 먼저 움직이면 미국은 상응해 보상하는 식으로 움직였다. 북미 협상이 잘되면 미국 행정부 안에서 그걸 어그러뜨리는 움직임이 늘 있어 왔다. 미국인들은 나이브하거나 비현실적인 구석도 적지 않았다. 미국은 늘 밀어붙이다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쓰거나 더 큰 사고를 치면 달래며 협상장으로 불러내곤 했다. 리비아 핵합의 이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외관에 있어서 허술한 점, 치밀하지 못하고, 도덕적 우위를 전제로 일방적 압박부터 하고 본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해 그나마 협상 국면으로 끌고온 것이 문 대통령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최완규 4·27 1주년에 맞춰 하는 건 어렵다. 지금 시점에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을 올바르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대북 정책, 대미 정책, 남북 관계 어떤 측면이든 국내 정치적으로 운신의 기반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는 데 청와대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사안의 본질과 관계없이 정쟁의 소재로 전락하는 상황이 굉장히 우려된다. 남북 정상이 신뢰가 두터워도 국내 정치가 이를 받쳐 주지 못하면 개인적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북 정책에 쏟는 힘의 절반 정도는 국내 정치적 기반을 넓히는 데 써야 한다. 영광을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는 식으로 가면 정책 추진이 굉장히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세현 대통령 참모들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런 건 도와주십시오’라면서 이른바 ‘퍼블릭 디플로머시’를 해야 한다. 대북정책은 북한이 절대로 싫다고 하면 쓸 수 없고, 북한이 좋다고 해도 우리 국민이 반대하면 못 쓴다. 국민 중에 잘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해해 주는 쪽이 51%는 돼야 한다. 국제사회 지원을 끌어내든지 미국을 설득할 때도 대통령 논리만 갖고 되는 것 아니다. 밖에서 비판 들어가면 더 움츠려든다고 할까, 국회에 일체 설명도 안 하고 하는데, 지금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닌가. 북한이 버틴다고 하지만 시한을 넘기면 새로운 길을 걸으려는 모양새인데 그러면 이 정부 임기가 얼마 안 남아 힘 빠진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 하면서 해 보니 실제로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조금은 편들게 하는 효과가 나더라. 열린통일포럼을 만들어 지방까지 돌았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몰고 오는 거다. 야당에선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 대통령 참모든 통일, 외교, 국방부든 장관부터 아랫사람까지 올코트프레싱으로 뛰어야 한다. 너무 수줍어하는 것 같다. -지금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해야 할 시점 아닌가. 정세현 남북 정상회담을 북에서 먼저 제안할 가능성은 북한 외교 행태로 봐서 없다. 속으로 아쉬워도 상대에게 칼자루 내줄 것 같은 행동은 안 한다. 못 이기는 척 나올 수는 있다. 특사에게 들어 볼 만한 얘기가 있다는 암시가 있어야 받는 북한이다. 과거에도 사전에 친서 보자고 하고 특사 보고 밥만 먹고 가라고 한 적도 있었다. 다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북 특사를 보낸다느니, 남북 정상회담을 조만간 할 거라고 얘기하는 거 보면 물밑에서 얘기가 있었던 거 아닌가 하고 추측할 수 있다. 최완규 하노이회담 결렬 직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 위원장이 미국의 계산법을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시정연설에서도 미국이 계산법을 고수하는 한 대화를 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빛 샐 틈 없는 한미 공조와 제재 공조 고수를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김 위원장이 먼저 남북 정상끼리 만나자고 하긴 어렵다.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외치고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로 설정한 것은 적어도 핵·미사일 발사는 없다는 뜻인가. 정세현 그렇다. 추가 제재를 자초할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유엔 제재의 틀 안에서 어떻게든 견딜 것으로 본다. 자강도 도당위원장 김재룡을 총리로 불러들인 것이 상징적이다. 자강도 강계는 어려운 시기를 버틴 자력갱생의 모범지역이자 대명사이다. 자력갱생으로 북한 경제를 끌고 갈 인물로 김재룡을 앉힌 것이다. -북한이 제재를 견딜 만한 체력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완규 특히 보수 쪽, 미국 주류에선 철벽 같은 제재를 유지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시각이 존재한다. 북 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데 강력한 제재가 있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제재 자체가 비핵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강계 정신’ 얘기가 나왔는데 북한의 메시지는 자력갱생으로 현 상황과 난관을 뚫고 나가겠다는 것보다 절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보여 주는 측면이 강하다.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굴복하고 비핵화로 가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정세현 외교정책에서 상대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강계정신을 상징하는 자강도 출신을 총리로 앉히는 의미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서 미국이 제재만능론을 지속하느냐, 그걸로는 안 되겠다고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우리 정부가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이 보이는 결연한 의지는 허장성세가 아니다. 미국은 최근 며칠 북한의 흐름, 시정연설에 등장한 단어의 숨은 뜻, 행간을 잘 읽어야 하고 우리가 북한의 의도를 읽도록 미국을 도와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이 올 들어 정체됐다. 최완규 모든 민간 교류협력이 다 중단되고, 북한의 반응도 없다. 지금 북한이 민간교류를 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남북의학자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려고 명단을 보낸 지 꽤 됐는데 반응이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보다 더 많은 사업 계획을 만들고 추진하는데 전혀 진전이 없다. 북측을 파트너로 배려하지 않고 정책의 대상으로만 간주해선 안 된다. 정세현 현실적으로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알아서 승인하지 않은 것도 많다. - 정부에 당부를 한다면. 정세현 북한을 설득해서 미국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우리 대통령 임무이고 역할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임받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난받고 있는 처지에서 대북 설득도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게 마련이다. 그걸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대통령 참모들이 올코트프레싱으로 나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대북 정책의 지지를 높여야 한다. 최완규 남북 문제는 체제와 이념을 놓고 갈등하고 대결하는 관계가 본질이다. 군사 대결로 보이지만 사실 착시이고 본질은 정치 투쟁이다. 비핵화, 평화체제, 한미동맹 셋 모두 최선의 것을 얻을 수 없다. 서로 조금씩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 이 셋을 어떻게 얻어낼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여야와 진보, 보수를 아우르는 거버넌스 체제를 갖춰야 한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세현 전 장관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세 정부에 걸쳐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장관을 역임했다. 남북 접촉이 활발하고 2차 북핵 위기가 발발했던 2002~2004년에 통일부 장관으로 활동하면서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현재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 최완규 전 총장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40여년 북한을 연구해 온 원로다. 2004년부터 2년 동안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신한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도 역임하는 등 시민사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최 전 총장도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했다.
  • 헌법 바꿔 ‘최고대표자’ 오른 김정은… 대외적 국가원수 지위 부각

    헌법 바꿔 ‘최고대표자’ 오른 김정은… 대외적 국가원수 지위 부각

    北 최고인민회의서 새 칭호 붙여 재추대주석직 부활 대신 원수 지위·외교권 이관 ‘대미 외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승진국무위원 11명 중 4명, 외교라인으로 개편대미 협상 강화 속 경제 병진정책 공식화북한이 지난 12일 끝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면서 국무위원장직에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는 칭호를 새로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의 지위에 오르면서 직접 대외정책을 챙기고 외교노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룡해 신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11일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추대 연설에서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영문 보도에도 국무위원장은 ‘the supreme representative of all the Korean people’(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의 지위에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 등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첫째 날인 11일 회의에서 헌법이 개정됐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개정 전 북한 헌법에는 ‘국무위원장이 최고영도자’이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기돼 있는 점으로 미루어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명목상 국가원수 지위와 외교 권한을 국무위원장직으로 이관한 것으로 보인다. 할아버지 김일성 국가주석이 1994년 사망 후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됐기에 국가주석직을 부활시켜 오를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이 정상 외교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원수 지위가 필요했고 이에 생소한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는 표현을 이용해 사실상 국가원수에 올랐다는 해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14일 “김 위원장이 기존의 사회주의 우방국과의 교류협력을 넘어 한국, 미국, 일본 등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제사회에 진입하고자 당 대 당 외교가 아닌 국가 대 국가 외교를 수행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며 “이에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의 지위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직속 국무위원회의 외교적 역할을 강화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첫째 날 회의에서 개편된 국무위에는 국무위원 총 11명 중 리수용·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핵심 외교라인 4명이 포함됐다. 특히 외무성의 대미 외교 담당인 최 제1부상은 부상에서 제1부상으로 승진한 것은 물론 중앙위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으로 직행했으며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도 새로 선임됐다. 외무성 제1부상이 상관인 리용호 외무상과 함께 국무위원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문책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 부위원장이 건재한 것은 물론 최 제1부상이 파격 승진하면서 김 위원장이 기존의 대미 라인을 재신임했다는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당과 국가 지도부 개편을 통해 사실상 ‘외교·경제 병진정책’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향후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대미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김 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김정은에 ‘최고대표자’ 칭호…대규모 경축행사까지

    北, 김정은에 ‘최고대표자’ 칭호…대규모 경축행사까지

    북한이 김정은 2기 출범을 맞아 대규모 평양에서 대규모 경축행사를 열었다.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와 당 전원회의, 이틀간의 최고인민회의 등 나흘 연속 이어진 대형 정치이벤트의 열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정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추대를 경축하는 ‘중앙군중대회’가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중앙군중대회에는 김정은 2기의 ‘2인자’로 자리매김한 최룡해 신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 제1부위원장을 필두로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리만건·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 새로 출범한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 밖에 태종수, 안정수, 박태성, 최휘, 박태덕, 태형철, 최부일, 정경택, 로두철, 김덕훈, 리룡남, 조연준, 김능오, 조춘룡 등 간부들과 내각, 성, 중앙기관 인사 등이 주석단에 자리 잡았다고 조선중앙방송은 전했다.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일성광장에 대규모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인공기가 그려진 애드벌룬이 띄워졌다. 최룡해 상임위원장은 경축보고를 통해 “김정은 동지를 전체 조선 인민을 대표하고 나라의 전반 사업을 지도하는 국가의 최고직책에 높이 모심으로 하여 공화국 정권을 강국 건설의 위력한 정치적 무기로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만리마 속도를 창조하기 위한 대진군에 총궐기해 경제 전반을 정비 보강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당면한 경제건설 목표들을 반드시 점령하고 나라의 방위력을 세계 선진수준으로 계속 향상시키자”고 독려했다.조선중앙TV도 이날 오전부터 중앙군중대회 실황을 녹화 방영했다. 다만 대외 부문 인사들인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참석은 군중대회 녹화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재추대 및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한 경제관료들의 반응을 연이어 전하며 제재 대응 의지를 과시했다. 홍서헌 김책공업종합대학 총장은 이날 노동신문 기고에서 “적대세력들은 제재 따위로 우리 인민을 절대로 굴복시킬 수 없으며 산악같이 떨쳐나선 우리의 자력갱생 대진군을 멈춰세울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로두철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은 전날 “제재 책동은 인민경제 전반에 엄중한 시련과 난관을 끊임없이 조성하고 있다”면서 경제분야 간부들이 ‘보신주의와 패배주의, 수입병과 의존심’을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재추대하면서 국무위원장직에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는 칭호를 새로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하면서 국무위원장에게 국가의 대표 자격, 즉 대외적 국가수반 지위를 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전날 개최된 ‘국무위원장 재추대 경축 중앙군중대회’ 소식을 보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되신 대정치사변을 맞이하여…”라고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룡해 신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군중대회 ‘경축보고’에서 “최고 영도자동지를 전체 조선인민을 대표하고 나라의 전반사업을 지도하는 국가의 최고직책에 모심으로 하여…”라고 거론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부터 국무위원장 앞에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라는 수식어를 반복적으로 붙이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최선희가 비건 상대할까 외신과 전문가들, 北 대미라인 약진 주목

    최선희가 비건 상대할까 외신과 전문가들, 北 대미라인 약진 주목

    한미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려 진행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 가운데 대미(對美) 협상 라인의 약진,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 역할을 해온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제1 부상으로 승진하고 국무위원회 위원에 선임된 것을 두고 향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있다는 외신들의 관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북미 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에 재선임됐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포기하지 않은 신호라고 분석했다. 또 “북미협상에서 상당히 눈에 띄는 역할을 해온 최 부상이 제1부상으로 승진했다”면서 “”북미협상이 재개되면 최 제1부상에게 더 많은 권한이 주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미협상을 북한 외무성이 주도하게 되면 최 제1부상이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가 될 것“이라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 전망을 덧붙였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에 따라 북한 통일전선부에 있던 북미협상 주도권이 외무성으로 넘어가면 비건 대표와 북미 실무협상을 진행했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자리를 최 제1부상이 대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주목할 인물로 최 제1부상을 꼽으면서 그가 북한의 대미 협상에 있어 ‘붙박이’ 같은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NYT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김영철 부위원장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구구한 관측이 있었지만 최 제1부상의 위상이 강화됐다면서 그가 북한의 주된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AP통신도 ‘미국과의 협상 교착 상황에 북한이 외교라인을 강화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 제1부상 등 북미협상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국무위원에 재선임되거나 새로 선임됐다는 데 주목했다. 이어 “새로운 인선은 2017년식 위협과 무기 실험으로 돌아가기보다 몇 달 동안 기복을 보이는 비핵화 외교를 유지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바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도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려고 애를 쓰는 와중에 외교라인을 승진시켰다면서 “최 제1부상을 포함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온 여러 당국자들이 승진한 것”이라고 전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과 북한 중 누가 먼저 양보할 것이냐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북한은 먼저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프 연구원은 최선희 제1부상이 미국 협상단이 상대하기 어려운 북한 협상가 중 한 명이라며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때 성 김 미국 측 대표가 최 부상을 상대하며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이런 최선희 부상을 승진시킨 것은 앞으로 협상에서 북한이 새로운 접근법이나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도 최선희 부상의 승진은 북한의 자세에 중요한 변화가 없을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철 부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로 문책당하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달리 국무위원으로 임명된 데 대해, 북한 협상단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 변화가 문제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정은 “3차 북미회담 더 할 용의…티끌만한 타협도 않을 것”

    김정은 “3차 북미회담 더 할 용의…티끌만한 타협도 않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과 대화를 이어나갈 것임을 처음으로 직접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 참석해서 가진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올해 말로 못 박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줄곧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일괄타결식 빅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짚은 걸음들이 과연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다”면서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 데 경계심을 가지게 된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면서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가상한 시험과 한미군사훈련 재개 움직임 등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나는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화답한 제스처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측을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남측이)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면서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중재자’ 역할에 대해 일종의 ‘거부감’을 표현했다.내부적으론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 노선을 이어가고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 기강을 세워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 있다”면서 “적대 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시적 제재 속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해왔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에 만성화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면서 “장기간의 핵 위협을 핵으로 종식한 것처럼 적대 세력들의 제재 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그 어떤 도전과 난관이 앞을 막아서든 우리 국가와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 장기화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아울러 “국가 활동에서 인민을 중시하는 관점과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 일군들 속에서 세도와 관료주의와 같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 것과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다”고 말해 ‘부패와의 전쟁’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은 앞서 지난달 15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평양에서 북한 주재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예고한 북한의 공식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및 향후 북미 협상과 관련해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 표명 발표를 예고했다. 과거 김일성 주석 시절에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해 왔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여정 뒷줄에 앉은 최선희…“미국과 협상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

    김여정 뒷줄에 앉은 최선희…“미국과 협상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

    북한 대미외교의 ‘핵심’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새로 출범한 ‘김정은 2기’에서 요직에 기용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무위원 11명 가운데 리수용·김영철·리용호·최선희 등 4명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북한의 외교 라인이 대폭 강화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홈페이지에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결과 새로 꾸려진 국무위원들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최 부상을 ‘국무위원회 위원·외무성 제1부상’으로 표기했다.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서 한 칸 건너 뛴 뒷줄에 최선희 제1부상의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매체들이 승진 사실을 별도로 전하진 않았지만,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이달 22일 그의 발언을 소개할 때까지만 해도 ‘부상’이라고 언급해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승진한 것으로 보인다. 최 신임 제1부상은 최고인민회의 결과 북한의 헌법상 핵심 국가기구인 국무위원회 위원과 최고인민회의 산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도 각각 선임됐다. 이날 북한이 발표한 국무위원회 재편 결과를 보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부위원장 자리에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박봉주 전 내각 총리가, 국무위원으로는 최 부상 외에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를 비롯해 리만건·리수용·김영철·태종수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정경택 국가보위상, 최부일 인민보안상이 이름을 올렸다.최 제1부상이 당 중앙위 부위원장급은 물론 ‘직속 상관’인 리 외무상 등 장관급 인사와도 나란히 국무위원 직함을 갖게 된 셈이다. 국무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김 우원장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게 됐다. 그는 이번 회의 결과 남측 국회의 상임위원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으로도 새로 선임됐다. 외교위는 1998년 9월 김정일 체제 출범과 함께 사라졌다가 19년만인 지난 2017년 부활한 뒤 북한의 외교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 제1부상 외에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장, 김동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성일’이라는 인물 등 총 6명이 포진됐다. 위원장은 기존대로 리수용 부위원장이 맡았다. 그는 앞서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14기 대의원에 새로 진입한 데 이어 1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당 규약상 최고 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으로 ‘직행’했다. ‘김정은 2기’ 출범과 함께 핵심 국가기구에 잇따라 정식 진입하며 향후 대미협상에 있어서 그가 차지할 위상을 예고한 셈이다. 최 제1부상은 1·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대미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 당국자로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언론의 질문 공세에 자유롭게 답하고 북한의 입장을 거침없이 전달하며 ‘대변인’ 역할을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의 ‘심기’를 언급했고,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는 ‘최고지도부의 결심’을 언급하기도 했다.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오히려 요직에 기용되면서 ‘대미 외교라인’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뉴스1을 통해 “이번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이 신설되고 국무위에 북한의 외교 관련 실세들에다가 최 제1부상까지 들어감으로써 외교 라인이 대폭 강화됐다”라며 “이는 향후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미국과의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과거 북한의 대미외교 주역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이번 외교위원 명단에서 빠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직만 유지하면서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관측된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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