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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1 개각] 기재부 전성시대… 역시 최경환의 힘?

    ‘역시 최경환.’ 21일 개각 명단이 깜짝 발표되자 관가에서 터져 나온 첫 반응이다. 막판에 밀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내정됐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재부 2중대냐”라는 산업부의 노골적인 불만과 견제 속에서도 ‘실세’ 최경환 부총리는 기재부 출신을 승진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 부총리는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최경환의 힘’ 운운하는 얘기에 손사래를 친다. 그야말로 ‘기재부 전성시대’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책과 인사에서 최고 영향력을 발휘했던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시절이 부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지난달 임명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현 내각에서만 기재부 출신 3명이 장관직에 올랐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도 기재부 1차관 출신이다. 기재부는 1·2차관이 모두 외부로 ‘수출’되면서 내부 승진 겹경사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문규 전 기재부 2차관도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송언석 예산실장이 2차관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1차관 자리에 누가 올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와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창용 세제실장도 ‘단골 승진 코스’인 관세청장으로 발령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세제실장은 관세청장으로 옮기는 것이 관례로 굳어진 상태다. 산업부는 가시방석이다. 기재부 출신인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산업부) 장관에 대한 ‘추억’이 오버랩되면서 걱정스러운 분위기가 적지 않다. 주 후보자의 업무 추진력과 꼼꼼함은 정평이 나 있다. 기재부는 최 부총리에 이어 정치인 출신이자 친박(친박근혜)인 유일호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내정됨에 따라 ‘기재부 전성시대 시즌2’를 기대하는 눈치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끝나지 않은 최경환의 힘?

    청와대가 12일 “당분간 개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관가에는 인사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후임 부총리로 누가 오느냐뿐 아니라 주형환 1차관의 장관 승진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힘’이 또 발휘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주 차관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승진은 기정사실이고 ‘어디로 가느냐’만 남았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하는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요즘 1차관실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전했다. 주 차관이 ‘일어서면’ 기재부는 1·2차관이 모두 바뀌는 겹경사를 맞는다. 1차관이 공석이 되면 기재부 내 인사 적체에도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앞서 방문규 전 2차관이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옮기면서 송언석 2차관과 박춘섭 예산실장이 내부 승진했다. 1차관 후보로는 정은보(행시 28회) 차관보와 최상목(29회)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 차관보는 궂은일을 많이 하는 차관보직만 2년 이상 맡으며 무난하게 업무를 처리해 왔다는 것이 강점이다. 최 비서관은 주 차관이 밟은 코스(경제금융비서관→기재부 1차관)를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 출신인 홍남기(29회) 기획비서관도 국토교통부 2차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문창용 세제실장은 ‘단골 코스’인 관세청장으로 승진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정무직이 아닌 기재부 내부 인사는 (최 부총리가 아니라) 후임 부총리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재부 인사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안에서는 후임 부총리도 최 부총리처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정권 실세’가 오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최 부총리는 다음달 2일 내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여의도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혈세 수천억 날리면서 책임지는 이 없다”

    “혈세 수천억 날리면서 책임지는 이 없다”

    우리은행 민영화가 네 번째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혈세를 수천억원이나 날리고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비판이 금융권 안팎에 크다. 금융 당국, 정치권, 우리은행 등은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 돌리기에 급급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세 차례나 반복된 우리금융 경영권 매각 실패에도 관료들이 ‘모험’을 하지 않은 까닭에 또다시 불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집하며 진입 문턱(비금융 주력자 제한, 해외 자본 외면)을 낮추지 않은 탓에 예견된 실패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네 번의 무산에도 문책을 당한 관료는 없다. 2010년 1차 매각 시도 때 실무를 담당한 최상목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사무국장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을 거쳐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 중이다. 앞서 2009년 말까지 이 업무를 추진했던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역시 이렇다 할 ‘추궁’ 없이 금융 당국 수장까지 올랐다. 2011년과 2012년 2·3차 매각 실무 책임자였던 김용범 사무국장은 현재 금융위의 핵심 요직인 금융정책국장을 맡고 있다. 올해 4차 때는 성대규 사무국장이 실무를 추진하다가 지난 8월 공자위 사무국이 폐지되면서 이명호 구조개선정책관에게 바통을 넘겼다. 한 금융권 인사는 “민간이었으면 열 번도 넘게 잘렸을 것”이라면서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경영권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부가 계속 같은 방식을 고수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게 아니라면 공직자들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안전한 방법을 택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면서 “실패에 대비한 2, 3차 로드맵이 없다는 것 자체가 매각 의지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금융인이었다면 퇴사 등 중징계당했을 사안을 당국은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수천억원의 혈세가 공적자금 상환채 이자로 들어가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분개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경영을 잘못한 우리은행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나마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투자증권과 광주·경남은행 등 자회사들을 팔아 몸집이라도 줄여 놨다는 것이다.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 가운데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5조 2801억원이다. 지금까지 12조 7663억원을 쏟아부은 정부는 네 차례의 블록세일(대량 매매)과 배당,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 등으로 7조 4862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에 대한 이자로 예금보험공사는 해마다 2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제때 매각하지 못해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보채 이자, 실패 누적으로 인한 시장 불신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손실은 더 크다”고 주장했다. 기업 가치도 추락세다. 대신증권은 “경영권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비효율성 개선 가능성이 작아졌다”며 목표 주가를 종전의 1만 6000원에서 1만 45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김상조(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공적자금 회수 3대 원칙(극대화, 조기 회수,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집착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매각을) 강행한 측면이 있다”며 “제약 조건을 풀어 주지 않은 채 호통만 치는 정치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회사 매각으로) 우리은행이 더이상 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는 매각 이익 극대화만 생각할 때”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네이버] ‘서울대 공대 86학번’ ‘서울대 법대 82학번’의 황금 라인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네이버] ‘서울대 공대 86학번’ ‘서울대 법대 82학번’의 황금 라인

    정보통신(IT)계 최강으로 알려진 네이버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인적 네트워크는 2007년 판사 출신 김상헌 대표를 영입하면서 외연을 한층 넓혔다. 김정주 NXC 넥슨 대표를 비롯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 송재경 XL게임즈 대표 등 IT 업계에서 성공한 기업인들이 이 의장과 같은 서울대 공대 86학번이다. 최근 들어 정치·경제·사회·문화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서울대 법대 82학번, 그중에서도 ‘사법시험-서울중앙지법 판사’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 대표의 인맥이 더해졌다. 이 의장을 비롯해 김정주 대표, 송재경 대표는 같은 컴퓨터공학과(컴공)로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이다. 모두 카이스트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 의장과 김 대표는 단짝으로 카이스트에선 같은 방에서 기숙사 생활(1991년)을 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박사과정을 밟던 1994년 넥슨을 창업해 송 대표와 함께 최초의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흥행을 일으켰다. 현재 이 의장과 함께 주식재산만 1조원이 넘는 우리나라 대표 IT 부호다. 김 대표는 1999년 넥슨의 자회사인 엠플레이와 네이버컴의 주식을 맞바꿔 이 의장에게 사업자금을 지원했고, 2012년까지 네이버(NHN) 지분을 1~2% 정도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 해 그 옆방에서는 송 대표와 김상범 넥슨 전 이사가 같은 방을 썼다. 송 대표는 카이스트 재학 시절 학교 내에 화제가 될 만한 개발 사례를 양산해 ‘천재’ 소리를 듣던 우리나라 대표 게임 개발자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86학번인 김 전 이사 역시 넥슨의 초창기 멤버로 메이플스토리, 퀴즈퀴즈 등을 만든 뛰어난 개발자다. 넥슨과 함께 양대 게임업체인 NC소프트 김택진 대표도 이들과 같은 시기에 학교에 다닌 85학번(전자과)이다. 송 대표와 함께 개발해 1998년 내놓은 리니지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에 버금가는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자연어 검색을 최초로 개발해 2000년대 네이버를 1위 포털로 만드는 이준호(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역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3학번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역시 서울대 공대(산업) 86학번으로 카이스트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여기에 삼성SDS 입사 동기까지 이 의장과 겹친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 네이버와 포털 1위 경쟁을 벌였던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전 대표는 연세대 컴퓨터 공학과 86학번이지만 이 의장과는 죽마고우다. 둘은 어려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진흥아파트 같은 동에 살았고 어머니들도 친분이 두텁다. 왜 유독 86학번이 한국 IT 업계를 주도하게 됐을까.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고교 시절 개인용 컴퓨터를 처음 갖게 된 시기적 요인과 대학 때 컴퓨터 관련 동아리가 활발했던 시대적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김택진, 김정주, 이해진, 송재경 등은 같은 시기 대학에 다니면서 서로 보고 배우고 자극을 받는 등 시너지 효과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 86학번이 우리나라 자연계 대표 학맥이라면 법대 82학번은 인문대 대표 학맥인 셈이다. 김상헌 대표와 같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은 지난 7월 재·보궐선거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대 접전지인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된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모두 김 대표와 같은 학과 동기이기 때문이다.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유명한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도 이들과 과 동기다. 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송언석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 정부 핵심 관계자들도 김 대표의 네트워크에 들어와 있다. 또 연수원 17기로 대법원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한승 판사도 김 대표와 가깝다. 이처럼 서울대 법대 82학번이 승승장구한 것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와도 관련이 있다. 1981년 대규모 미달 사태 탓에 1982학년도부터 1·2·3지망제가 도입됐다. ‘운 좋게’ 서울대 법대생이 되는 기회가 차단됐고, 전국의 수재들이 한곳에 모인 것이다. 실제 서울대 법대 82학번 졸업생 360여명 가운데는 법조인이 183명, 대학교수가 33명에 달한다. 이런 전방위 인맥의 도움 때문인지 김 대표 취임 이후 네이버가 세련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 개선은 물론이고 여론 대응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네이버가 검색시장을 독점한다’는 비판에 이렇다 할 대응도 못했던 네이버였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안드로이드(OS) 기반으로 국내에 영향력을 넓혀 가는 구글을 언급하며 “1위 사업자라고 규제하는 것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반격에 나설 정도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기조실장 김철주, 예산실장 송언석, 세제실장 문창용

    기조실장 김철주, 예산실장 송언석, 세제실장 문창용

    기획재정부가 고위공무원 가급(1급) 6자리 가운데 3자리에 새 주인을 앉히는 중폭의 실장급 인사를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7월 16일) 이후 한 달 만에 차관에 이어 1급 인사를 시행해 인사 적체를 해소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국장급 후속 인사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19일 기획조정실장에 김철주(51·행시 29회) 경제정책국장, 예산실장에 송언석(51·행시 29회) 예산총괄심의관, 세제실장에 문창용(52·행시 28회) 조세정책관을 각각 승진시켰다. 다른 1급 자리인 정은보 차관보와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은 유임됐고, 재정업무관리관은 공모로 뽑는다. 정 차관보가 유력했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에는 최상목 전 정책협력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1급 인사는 경제활성화 대책, 2015년 예산안, 2014년 세법개정안 등 주요 경제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각 실·국의 주무 국장을 승진시킨 점이 특징이다. 김 기획조정실장은 경제정책국장을 맡아 최 부총리 취임 이후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직접 만들었고, 앞으로 기획조정실장으로서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책임지게 됐다. 송 예산실장도 다음달 발표될 2015년 예산안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문 세제실장은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를 중심으로 한 2014년 세법개정안을 고안했다. 국장급 후속 인사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경제정책국장에는 이찬우 미래사회정책국장(31회)이 유력한 가운데 이호승 정책조정심의관(32회)이 경합하고 있다. 예산총괄심의관에는 박춘섭 경제예산심의관과 노형욱 사회예산심의관이 거론된다. 세제실에서는 최영록 재산소비세정책관이 조세정책관으로, 한명진 조세기획관이 재산소비세정책관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고형권 정책조정국장,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곽범국 국고국장이나 최광해 공공정책국장은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고, 이태성 재정관리국장은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재부 실장급 인사

    기재부 실장급 인사

    기획재정부가 고위공무원 가급(1급) 6자리 가운데 3자리에 새 주인을 앉히는 중폭의 실장급 인사를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7월 16일) 이후 한 달 만에 차관에 이어 1급 인사를 시행해 인사 적체를 해소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국장급 후속 인사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19일 기획조정실장에 김철주(51·행시 29회) 경제정책국장, 예산실장에 송언석(51·행시 29회) 예산총괄심의관, 세제실장에 문창용(52·행시 28회) 조세정책관을 각각 승진시켰다. 다른 1급 자리인 정은보 차관보와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은 유임됐고, 재정업무관리관은 공모로 뽑는다. 정 차관보가 유력했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에는 최상목 전 정책협력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1급 인사는 경제활성화 대책, 2015년 예산안, 2014년 세법개정안 등 주요 경제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각 실·국의 주무 국장을 승진시킨 점이 특징이다. 김 기획조정실장은 경제정책국장을 맡아 최 부총리 취임 이후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직접 만들었고, 앞으로 기획조정실장으로서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책임지게 됐다. 송 예산실장도 다음달 발표될 2015년 예산안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문 세제실장은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를 중심으로 한 2014년 세법개정안을 고안했다. 국장급 후속 인사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경제정책국장에는 이찬우 미래사회정책국장(31회)이 유력한 가운데 이호승 정책조정심의관(32회)이 경합하고 있다. 예산총괄심의관에는 박춘섭 경제예산심의관과 노형욱 사회예산심의관이 거론된다. 세제실에서는 최영록 재산소비세정책관이 조세정책관으로, 한명진 조세기획관이 재산소비세정책관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고형권 정책조정국장,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곽범국 국고국장이나 최광해 공공정책국장은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고, 이태성 재정관리국장은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거 영전 인사… 적체 해소 ‘만사경통’

    대거 영전 인사… 적체 해소 ‘만사경통’

    유례없는 인사 적체에 시달리던 기획재정부의 숨통이 확 트였다. 장관급(국무조정실장) 승진 1명, 차관 승진 4명(기재 1·2차관, 관세청장, 조달청장), 차관 수평 이동 1명(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등 1급 이상 6명이 대거 움직이면서 후속 인사를 할 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온통 흐리던 기재부 인사 기상도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열흘도 안 돼 활짝 갠 셈이다. 1급 등 후속 인사는 이르면 다음주에 단행될 전망이다. 25일 단행된 장·차관급 후속 인사의 최종 승자는 기재부와 최 부총리라는 말이 나온다. 기재부는 연쇄 승진 인사가 가능해졌고, 최 부총리는 ‘만사경통’(모든 일은 최경환으로 통한다)의 힘을 정부 안팎에 과시한 셈이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장(추경호)과 경제수석(안종범)의 보좌를 받는 최 부총리의 정책 추진력과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기재부의 향후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차관급 이상으로 영전한 내부 인사만 5명에 달하는 만큼 대폭적인 물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1급 인사는 청와대 검증 작업이 필요해 이르면 다음주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주형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1차관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경제금융비서관에는 정은보 차관보가 유력하다.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과 최상목 정책협력실장 등도 후보군에 들어 있다. 정 차관보 자리는 최 실장과 김철주 경제정책국장이 경합하는 양상이다. 은 국제경제관리관의 세계은행 이사설도 나온다. 2차관으로 승진한 방문규 예산실장 자리에는 송언석 예산총괄심의관과 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 조경규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등이 거론된다. 예산총괄심의관을 지냈던 김규옥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의 복귀 가능성도 있다. 관세청장으로 이동한 김낙회 세제실장 자리는 문창용 조세정책국장의 승진이 유력하다. 홍 비서관도 후보자로 거론된다. 김형돈 조세심판원장이 세제실장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규 재정업무관리관의 조달청장 부임으로 비게 된 재정업무관리관에는 최광해 공공정책국장, 이태성 재정관리국장, 곽범국 국고국장 등이 두루 거론된다. 개방형 직위라 다른 자리에 비해 공석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최원목 기획조정실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내정됐다. 국세청은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야 해 후속 인사가 8월 중순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이전환 차장이 물러났기 때문에 국세청의 1급 네 자리 가운데 차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두 자리가 비어 있다. 1급인 김연근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수평 이동설과 나동균 광주지방국세청장, 원정희 조사국장, 심달훈 법인납세국장 등의 승진이 예상된다. 임 후보자와 김 부산청장이 대구·경북(TK) 출신이라 지역 안배 차원에서 호남 출신인 나 광주청장의 승진이 유력하다. 또 나 광주청장은 1년 6개월 동안 기획조정관으로 국회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원 국장은 육사 36기 출신이다. 조사국장은 1급 승진 1순위로 꼽히는 자리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부총리정책보좌관 최상목△경제정책국장 김철주△미래사회정책국장 이찬우△공공정책국장 최광해 ■미래창조과학부 △대변인 정한근△과학기술정책국장 이동형△과학기술인재관 장석영△방송진흥정책관 박윤현△인터넷정책관 이진규△통신정책국장 김주한△심의관 마창환△ITU전권회의 의장 민원기 ■환경부 △새만금지방환경청장 양일규◇서기관 승진△감사담당관실 박경규△운영지원과 김영욱△기획재정담당관실 송용권△해외협력담당관실 강성구△정책총괄과 배연진△환경협력과 마수윤△화학물질과 정환진△자원순환정책과 박소영 ■해양수산부 △해양개발과장 김현태△해양영토과장 강용석△국제해사기구 파견 이시원◇중앙해양안전심판원△동해지방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정태성△인천지방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오동연△인천지방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장세익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심달훈 ■조달청 ◇서기관 승진△구매총괄과 전형구 ■문화재청 △기획조정관 박영근 ■기상청 △광주지방기상청장 김용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창조행정담당관 이능호△도시발전정책과장 김상석△도시계획과장 이상복△주택과장 추호식△건축과장 심재홍△투자유치팀장 홍순민△교통계획과장 윤승일△광역도로과장 이병창△지식정보팀장 박희주△문화도시기획팀장 지영은 ■새만금개발청 △창조행정담당관 박노익△사업관리총괄과장 최재원△고객지원담당관 박병태△산업단지조성과장 김호은△복합도시조성과장 차동민△투자유치기획과장 안성호 ■대전시 ◇4급 승진△의회사무처 산업건설전문위원 이화섭△저출산고령사회과장(직대) 송기용 ■국립환경과학원 ◇과장△기후변화연구 송창근△물환경공학연구 유순주△상하수도연구 정현미◇연구소장△금강물환경 이수형△영산강물환경 이형진 ■KBS ◇편성제작국장△부산방송총국 양승동△광주방송총국 최유명 ■조선일보 △논설위원실장 양상훈 ■국민일보 △논설위원 성기철◇부국장△편집담당 김태희△정치·국제담당 김의구△경제·사회담당 김용백◇부장△종합편집1 김채하△정치 오종석△경제 이동훈△산업 한민수△사회 전석운△사회2 신종수△국제 남호철△문화생활 손영옥△체육 노석철◇선임기자△종합편집부 박철화 오병선◇심의위원△편집국 박정태 김준동 ■한겨레신문사 △도쿄특파원 길윤형 ■뉴데일리 △산업부장(부국장대우 겸임) 김재홍 ■뉴스토마토 △사업국장 권순욱△제작국장 박혜정△보도국 산업부장대우 김기성 ■고려대 △도서관장(중앙도서관장·외국학술지지원센터장 겸임) 정순영△과학도서관장 최동훈△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김성한 ■우리투자증권 ◇신규 선임 <상무보>△경영전략본부장 배경주◇신규 선임 및 전보△기관영업4부장 김철순△상해사무소장 엄준호△싱가포르현지법인장 김성오△뉴욕현지법인장 이원규 ■한라그룹 ◇부사장 승진△한라건설 권영봉△만도 송범석 김광근△한라엔컴 전길동△그룹 기획홍보실 박세훈◇전무 승진△만도 김인태 최성호 이윤식△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이성우 이건△목포신항만운영 제철환◇상무 승진△한라건설 이상철 남규환 이복영△만도 차항병 이기관 조기행 강치원 정석태△한라엔컴 김완주△한라개발 차길용△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김완일△한라스택폴 강철△그룹 기획홍보실 박종철◇임원 선임(상무보 승진)△한라건설 신동락 김성배 장영민△만도 이환부 한청규 문형태 김창균 이용국 유호영 곽병학 김성일 김현준△한라엔컴 황대기△한라스택폴 문병기△한라I&C 강범구△그룹 기획홍보실 정응균△회장 비서실 오승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승진 <상무>△기업고객사업부 김원태 강길수△서비스기술본부 김진용<이사>△기업고객사업부 이준승△일반고객사업본부 김응수 박범주 신현석△공공사업본부 전제민△서비스기술본부 이용일 유상용 박정호△개발자&플랫폼그룹 이건복△회계및재무·경영지원본부 파비아노 씨유피(Fabiano Siufi)<부장>△기업고객사업부 김한결△일반고객사업본부 도진미 송승호△서비스기술본부 박승배△개발자&플랫폼그룹 황리건 김대우△비즈니스&마케팅본부 임승호△기술지원본부 김태환 정용진 김귀연△회계및재무·경영지원본부 박일△서비스기술본부 오동진△컨수머채널본부 천경덕
  • [2013 공직열전] 기획재정부 (중)경제·국제금융부문 국장들

    [2013 공직열전] 기획재정부 (중)경제·국제금융부문 국장들

    기획재정부에서 가장 차지하고 싶지만 힘든 자리를 고르라면 이구동성 ‘국장’을 지목한다. 1000여명의 직원들이 본부에서 일하지만 국장급 보직은 단 28개. 부국장이라 불리는 심의관 자리가 7개이니 국장 보직은 21개뿐이다. 군(軍) 출신이 맡는 비상안전기획관을 제외하면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다. 보직 국장은 행시 27~31회가 맡고 있다. 타 부처의 경우 국장급 막내 기수가 35~37기인 것과 비교하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28명의 국장급을 추경호(53·행시 25회) 1차관이 맡은 ‘경제정책 부문’과 이석준(54·26회) 2차관이 거느리는 ‘나라살림 부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국장은 경제정책 각 분야의 사령관이다.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경제정책국은 최상목(50·29회) 국장이 맡고 있다. 육체적·정신적 강도가 가장 높은 보직을 묵묵히 수행한다는 평을 듣는다. 거의 2년째 장기집권 중이다. 증권제도과장 시절 자본시장통합법을 만들고 정책조정국장을 지내는 등 금융시장과 경제정책업무를 섭렵했다. 장기전략국은 박근혜 정부에서 저출산·보육·청년실업 등 국가의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개편하면서 강화됐다. 최광해(52·28회) 국장이 이끌고 있다. 최 국장은 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일했고, 홍콩 재경관을 지내는 등 경제정책, 예산, 국제금융 등을 경험해 봐 장기전략을 만드는 데 적임자라는 평을 듣는다. 고형권(49·30회) 국장은 투자활성화 대책, 서비스산업활성화 대책 등 대형 경제정책을 내놓는 정책조정국장이다. 민간휴직제도로 금융기업에서 기획전략업무를 수행했고, 3년간 몽골 재무부장관 자문관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저돌적인 업무스타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외환정책을 이끄는 국제금융정책국은 최희남(53·29회) 국장이 맡고 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한국 의제로 글로벌 안전금융망을 G20 코뮈니케에 넣어 호평을 받았다. 국제금융과 경제정책을 섭렵했으며 업무에서 형식을 걷어내라고 자주 주문한다. G20,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국제경제회의를 총괄하는 국제금융협력국은 3개국어(영어, 중국어, 불어)에 능통한 유광열(49·29회) 국장이 이끈다. 한국 공무원으로는 최초로 OECD에 채용된 바 있고 중국 재경관을 지냈다. 내부에서는 업무의 큰 맥을 잘 짚는다고 본다. 통상을 포함한 경제협력업무를 이끄는 윤태용(54·28회) 대외경제국장은 세제·국제 금융·국내 금융·대외경제 업무 등을 모두 거쳤다. 4년간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근무했다. 외유내강형으로 통하며 능력보다 열정을 강조해 부하 직원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 기재부의 ‘입’ 역할을 맡고 있는 김용진(52·30회) 대변인은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 ‘불도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예산과 공공정책 등을 담당했고 런던 재경관을 지냈다. 기재부 사무관들 사이에서 ‘말술’로 통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비서실장인 이찬우(47·31회) 정책보좌관은 경제정책국에서 종합정책과장과 민생경제정책관 등을 맡으면서 뛰어난 업무 능력을 검증받았다. 2002년부터 3년간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소속기관인 복권위원회를 이끄는 남봉현(51·29회) 사무처장은 세계관세기구(WCO)에 파견될 정도로 관세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정무경(49·31회) 민생경제정책관은 기재부 내 요직으로 꼽히는 예산실 총괄 서기관을 지냈다. 총리실 파견 시절 사채 등 불법 사금융 척결 방안을 마련했다. 정규돈(52·31회) 협동조합정책관은 부패방지위원회에서 공무원청렴도 평가를 만들고 캐나다 재경관과 통계청 경제통계국장 등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장호현(54·30회) 국제금융심의관은 정책조정업무를 통해 뛰어난 업무 능력을 검증받았으며 후배들 사이에서 신중한 일처리로 신임을 받고 있다. 정홍상(55·28회) 대외경제협력관은 우리나라 공무원 가운데 처음으로 ADB의 회계 분야 국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지난해 녹색기후기금을 유치해 호평을 받았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수도권 주택 공급 4년간 18만가구 줄인다

    수도권 주택 공급 4년간 18만가구 줄인다

    2016년까지 수도권에서 18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축소되거나 사업이 연기된다. 국토교통부는 ‘4·1 부동산대책’의 후속 실천 방안을 마련,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4년간 수도권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11만 9000가구 공급 사업이 취소되거나 인허가가 연기된다. 5만여 가구는 청약이 연기된다.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주택도 김포·파주·용인시 등 미분양이 많은 곳에서는 분양보증을 제한, 사실상 사업을 제한하거나 연기하도록 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 아파트로 돌리는 건설사에는 보증부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세제 지원으로 시장을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수도권 초과 공급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후속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동시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취득세 영구 인하 등과 관련한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서 장관은 “4·1 대책으로 시장은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를 위한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은 이번 정기국회 때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취득세 영구 인하와 관련,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8월 말까지 취득세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에 대해 건설사들은 단기적으로 미분양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반겼다. 다만 2016년 이후 밀어내기 사업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머리는 EPB 손발은 모피아

    머리는 EPB 손발은 모피아

    어느 사회, 어느 조직에나 ‘라이벌’ 관계는 존재한다. 미국과 영국의 정치는 각각 민주당·공화당, 보수당·노동당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점철됐다.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로셀로나 간 ‘엘 클라시코’에는 스페인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우리나라 경제 권력 역시 30년 이상 두 개의 세력으로 양분돼 왔다. 현재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으로 이합집산이 됐지만 ‘재무부’ 출신과 ‘경제기획원’(EPB)의 양대 구도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파워 엘리트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되자 ‘참여정부 이후 EPB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모피아’(재무부의 영문 이니셜인 MOF와 마피아를 합성한 말) 출신 인사들이 금융권 고위직에 등용되면서 ‘모피아가 다시 경제 권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안이 터져나오면 ‘하늘을 보는 두뇌’보다는 ‘땅을 주목하는 손발’이 주목받기 마련이어서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9곳과 금융 관련 협회 7곳, 금융지주 10곳 등 총 26곳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재무부 출신이 절반인 13명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재무부 출신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다. 각각 재정경제부 제2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지냈다. 공공기관에서는 재정경제원 1차관보 출신인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출신인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손꼽힌다. 금융 관련 협회에서는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기재부 국고국장을 지낸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정책의 두뇌 격에 해당하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EPB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조 수석과 주형환 경제금융비서관, 홍남기 기획비서관이 있다. 정부에는 현 경제부총리,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이 포진해 있다. 여당에서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경제기획국과 대외경제조정실 등 정통 코스를 거쳤다. 당내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류성걸 의원도 예산실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들은 같은 재경직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지만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기획과 예산 전공인 EPB 출신은 비전 제시에 탁월하다는 평이다. 자유로운 토론을 즐기는 덕분에 상하관계도 자유롭다. 반면 재무부 출신은 금융과 세제를 담당해 위기 관리와 추진력이 남다르다. 위계 질서도 엄격하다. 최근 KB금융, 농협금융 등의 수장에 재무부 출신들이 잇따라 입성한 것으로 놓고 ‘모피아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 대해 한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주요 정책결정 라인이 (EPB 중심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구 재무부의 텃밭인 금융권 상황만 놓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에서 잘나갔던 재무부에 대한 반감이 심하고, 부친과 함께 개발연대 시대를 이끌었던 EPB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점도 ‘EPB 전성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창조경제나 고용률 70% 등 추상적 목표를 경제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부보다는) EPB가 본질적으로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내다봤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재무부 출신들이 자기들끼리 이익을 도모하는 이너서클을 강고하게 구축한 만큼, 현 정부가 재무부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모피아의 반격’을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행복기금과 우리금융 민영화 등 산적한 문제 해결에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이들이 주요 정책결정 라인에 포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실무 라인에서는 재무부가 이미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재부의 핵심 보직인 경제정책국장은 전통적인 EPB 출신의 자리로 손꼽힌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경제정책국장은 육동한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제외하고 임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 윤종원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현 최상목 국장 등 모두 구 재무부 출신이 도맡아 왔다. 재무부와 EPB의 경쟁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지난 3월 기재부 세제실이 EPB 라인인 2차관 소속으로 직제가 변경됐을 때 구 재무부 관료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반발이 일었다. ‘세입(세제실)이 세출(예산실)에 종속되면 재정건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구 재무부 라인의 핵심인 세제실을 EPB 밑에 둬 재무부를 견제하려 한다’는 의혹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오정근(아시아금융학회장)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가 창조경제 등 새로운 흐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둘 사이의 반목을 키우는 대신 장점을 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정부·한은, 美 양적완화 불확실성 적극 대응”

    “정부·한은, 美 양적완화 불확실성 적극 대응”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아침 일찍 마주하고 앉았다. 딱딱한 회의실이 아니라 서울 명동의 곰탕집 ‘하동관’에서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나 청와대 서별관회의 등에서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얼마 전 현 부총리가 따로 한번 보자고 제의하면서 조찬 모임으로 이어졌다. 이날 회동은 정부와 한은 간 정책 공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받았다. 기재부 장관과 한은 총재가 으레 한 번쯤 하는 상견례 이상의 의미를 시장은 부여했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한은은 여러 차례에 걸쳐 삐걱거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 기재부는 “이대로 두면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진다”고 한 반면 한은은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된다”고 했다. 정부가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두 사람은 학력과 이력에서 일치하는 대목이 많다. 1947년생인 김 총재가 66세로 1950년생인 현 부총리보다 세 살 많다. 경기고·서울대도 3년 선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김 총재가 4년 먼저 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사 학위도 같다. 김 총재는 이날 상석(上席)에 해당하는 자리를 현 부총리에게 권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현 부총리가 답하는 게 맞다”며 양보했다. 두 수장은 언론사 사진 촬영이 끝난 뒤 약 30분간 배석자 없이 식사를 했다. 식사 중 미국 양적완화(자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의 조기종료 가능성, 그에 따른 불확실성과 우리나라의 대응전략,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 부총리는 식사 후 기자들에게 “한은과 정부가 우리 경제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긴장감 있게 지켜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부총리가 말한 ‘긴장’이라는 표현이 중요하다”면서 “대외환경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갈 수 있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회동을 하는 한편 기재부 제1차관과 한은 부총재가 매월 한 번 만나는 거시정책협의회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만난 하동관은 1939년 중구 수하동에서 문을 연 곰탕집이다. 2004년 수하동 일대 재개발로 지금 자리로 옮겼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상목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부총리가 호텔 같은 곳 말고 편한 곳에서 일상적으로 만나고 싶다고 해 이곳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에서는 재무부 장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매주 한 차례 조찬 회동을 한다”며 “재정 당국과 통화 당국 간 대화와 정보 공유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 통화 당국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헷갈리는 한국경제] 8분기째 0%대 성장률 민간소비 도로 마이너스…경제 위기 여전하다

    [헷갈리는 한국경제] 8분기째 0%대 성장률 민간소비 도로 마이너스…경제 위기 여전하다

    “전기 대비 0.9%의 성장률은 큰 의미가 없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5% 성장에 그친 것을 보면 여전히 경기 흐름이 나쁘다.”(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9%를 두고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오자 정부는 ‘경기 반등으로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부진한 민간 소비를 들었다.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등의 감소로 전기 대비 0.3% 줄었다. 5분기 만의 뒷걸음질이다. 한파가 지나간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조만간 봄이 올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얘기다. 전기 대비 성장률이 여전히 0%대에 그친 점도 정부가 비관론의 근거로 드는 대목이다. 전기 대비 1% 안팎 성장률이 앞으로 계속되어도 올해 성장률은 2%대 중후반에 머문다는 것이다. 잠재성장률(4% 안팎)에 크게 못 미친다. 3%도 안 되는 성장률을 근거로 경기 회복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주장이다. 1.5%인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역시 2009년 3분기(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최 국장은 “0.9%를 경기 회복 시그널로 보기에는 여전히 미약하다”면서 “1% 중반대는 가야 정상적인 경기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도 강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3분기와 4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워낙 낮아 상대적으로 올 1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오히려 2011년 1분기(1.3%) 이후 0%대 성장률이 8분기 연속 지속된 점을 들어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은도 기저효과가 있다는 점은 일부 인정한다. 김정관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이번 달 초 추가경정예산안을 공식 발표할 때도 1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을 한은과 비슷하게 0.7~0.8%로 추정했지만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면서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 그쳤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건설투자가 나아진 것도 동탄 신도시 개발 등 일회성 사업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성장을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설비 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5%나 떨어져 여전히 부진하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어둡다는 점 역시 정부의 ‘경기위기론’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경제권의 제조업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내구재 주문 건수 감소율이 5.7%에 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엔저의 공습’까지도 예견된 상황이다. 엔화 약세의 영향이 올해 하반기에 본격화되면 올해는 물론 내년 경기가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6%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런 우려가 깔려 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헷갈리는 한국경제] 건설투자 4년 만에 최고 수출입은행 유로 채권 발행…경제 살아나고 있다

    [헷갈리는 한국경제] 건설투자 4년 만에 최고 수출입은행 유로 채권 발행…경제 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견고’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보는 가장 큰 근거는 주요 경제지표의 호전이다. 민간소비만 빼고 정부소비, 설비·건설투자, 수출이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 국내 금융도 대북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우선 첫 번째 청신호로 건설투자를 꼽았다. 전기 대비 2.5% 증가했다. 2009년 2분기(2.5%)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0.7% 늘어나 2010년 2분기부터 11분기 동안 이어진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발전 시설 건설이 19조원 계획돼 있고 위례 신도시도 2분기에 분양될 예정”이라면서 “발전 설비는 연중 계속 건설될 예정이라 건설투자가 설비투자보다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도 전기 대비 3.0%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10.4% 늘어난 뒤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은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재정 조기집행 등이 가시화되면 건설·설비투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의 1분기 재정 집행률은 계획치(30%)를 밑도는 28.2%다. 김 국장은 “정부의 재정 집행이 2분기부터 성장에 플러스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출도 3.2%(전기 대비)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증가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0.5%와 차이가 있다. 통관 실적과 국내총생산(GDP) 통계 기준이 다르고, 실질 GDP는 명목가가 아니라 가격변동을 고려한 실질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박의 경우 통관 기준으로는 건조가 끝나 배가 외국으로 나갈 때 수출로 잡히지만 GDP 통계에서는 건조과정별로 나눠서 반영된다. 실제 1분기 통관 실적상 선박 수출은 두 자릿수로 줄었지만 GDP 통계에서는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은은 경기 추세를 볼 때는 전기 대비가 더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필요에 따라 ‘잣대’를 바꾼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8%로 나오면서 ‘3% 성장’이 물건너 갔다는 보도가 쏟아지자 당시 최상목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전년 동기 대비는 후행성이 강하다”며 “경기 흐름을 적절히 보려면 전기 대비 수치를 봐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1분기 수치가 좋게 나오자 전년 동기 대비 수치(1.5%)는 좋지 않다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관론의 주된 근거로 드는 민간소비에 대해서도 전기보다 0.3% 줄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상대적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한은은 주장한다. 지난겨울이 유난히 추워 연료, 전기, 의류 등의 소비가 크게 늘어났고 자동차 세금 감면 효과가 연말로 끝나면서 자동차 소비가 지난해 4분기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외화채권 발행 소식도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날 7억 5000만 유로(약 1조 900억원)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수은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계 유로화 채권이 발행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장미’ 건넸던 관료들, 그 장미 손수 버렸다

    ‘장미’ 건넸던 관료들, 그 장미 손수 버렸다

    “내년에 4%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가 이야기할 때는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다.”(2012년 9월) “올해 추가경정예산은 지난해 (예산안 책정 때 높은 성장률로) 과다 계상된 것을 바로잡는 작업이다.”(2013년 3월) 두 발언 모두 올해 우리 경제를 겨냥한 얘기다. 하지만 의미는 정반대다. 앞의 얘기는 올해 4%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고 뒤의 발언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는 모두 한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이다. 지난해 9월 나라살림을 짠 당사자도 당시 예산실장이었던 이 차관이었다. 이 차관뿐이 아니다. 최근 정부와 청와대가 잇따라 “세수 부족을 이대로 방치하면 한국판 재정절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그 세수를 추계한 당사자들이나 경고를 내놓은 사람들이나 거의 같은 사람이다. 주관적인 정책 판단은 정권 교체 등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바뀔 수 있다고 치더라도 경제 전망과 세수 추계와 같은 객관적인 작업이 이렇게 널을 뛰는 것은 ‘한 나라 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아무리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냉소와 “정부가 되레 시장 혼선을 키운다”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3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청와대는 올해 12조원의 세입 부족 예상치 가운데 6조원은 석 달 전 ‘2013년 예산안’을 짤 때 성장률 전망치(지난해 3.3%, 올해 4.0%)를 과도하게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산안 편성 당시 책임자 라인은 박재완 장관, 신제윤 1차관, 김동연 2차관, 주형환 차관보, 이석준 예산실장, 백운찬 세제실장, 최상목 경제정책국장 등이다. 이 차관은 최 국장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4.0% 안팎에서 2.3%로 거의 ‘반토막’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0.7% 포인트나 깎았다. 그렇다고 그 사이에 심각한 돌발 악재가 새로 발생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9월과 연말 전망이 지나치게 장밋빛이어서 세수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으나 경제정책 책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말이 180도 바뀐 것이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매각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예산안 발표 때는 “공공기관 선진화(매각) 계획은 변화가 없다”(당시 김동연 재정부 2차관)고 했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당시에도 매각 예상 대금을 수입으로 잡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균형재정에 목을 매 씀씀이에 수입을 끼워 맞췄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그런데도 김 차관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영전했다. 당시 정책 결정 라인에 있지 않았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말 바꾸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들은 당시 각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조세연구원의 수장으로 정부 정책의 근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경제관료들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한 재정부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에는 실무 라인들이 (국정철학 변화 등에 따라) 마음고생이 많지만 이번에는 좀 심하다”고 전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대선을 의식해 장밋빛 전망을 했다는 점에 대해 경제관료들이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해야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일관돼야 할 경제정책이 오락가락하면 국민과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제대로 된 경제 철학부터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다시 고개 드는 ‘양적완화 출구전략론’… 찬반 다툼 재점화

    다시 고개 드는 ‘양적완화 출구전략론’… 찬반 다툼 재점화

    “경제 위기가 더 악화된다고 보긴 어렵다. (선진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으로부터의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지난해 초에도 ‘유포리아’(극도의 행복감) 상태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있었지만 사실과 달랐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더욱 크다.”(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 한동안 잠잠하던 ‘출구전략론’(경기 침체 등에 대응해 풀었던 돈을 다시 회수하는 조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선진국이 출구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교차한다. 논의에 물꼬를 튼 이는 김중수 한은 총재다. 김 총재는 지난 18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이제 (경제) 위기 자체는 더 악화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생각보다 빨리 언와인딩(정상으로 되돌리다)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도 이런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출구전략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너무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면 자기 실현적 침체는 틀림없이 온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였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의 부양책은 필요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한국금융연구원도 20일 ‘외국인 채권 투자 확대 부작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양적완화 약화 등) 위험 회피 성향이 약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우리나라 상장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1조원이다. 사상 최대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시작된 직후인 2008년 말 37조 5000억원에 견줘 배 이상 늘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르면 연말쯤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섣부른 기대’라고 선을 긋는다.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고용과 주택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중국 경제도 연착륙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훨씬 크다”면서 “자본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하지만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바꾸기에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10%까지 올랐던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7.8%까지 떨어졌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초저금리 정책 선회 기준으로 밝힌 수치(6.5%)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해 말쯤 미국이 출구전략을 모색한다는 전망도 있지만 1년 안에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출구전략은 비현실적인 말”이라고 못 박았다. 여기에는 1990년대 초 경기 불황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가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국내외 실물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중앙은행이 정부와 꼭 같이 갈 필요는 없지만 당분간은 경기 활력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생활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금리는 과도하게 낮아 (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 조치 대신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뉴스&분석] 재정부 내년 성장률 전망치 3.0%… 왜 석달 새 1%P 낮췄나

    [뉴스&분석] 재정부 내년 성장률 전망치 3.0%… 왜 석달 새 1%P 낮췄나

    정부가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내려 잡았다. 불과 석 달 만에 1.0% 포인트나 낮췄다. 지난 9월 새해 예산안을 짜면서 내놓은 ‘4.0% 안팎’ 성장 전망이 장밋빛이라는 비판에 대해 “무리 없는 수준”(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라고 큰소리쳤던 정부는 “3% 성장률도 하방 위험이 더 크다.”(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고 말을 바꿨다. 정부가 대선을 의식해 일부러 부실한 전망을 내놨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7일 ‘2013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3.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 전망 3.0%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같고, 한국은행(3.2%)보다는 낮다. 현대경제연구원(3.1%), LG경제연구원(3.4%) 등 통상 정부보다 비관적인 민간기관보다도 낮다.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내린 까닭에 대해 최상목 국장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미국의 ‘재정절벽’(급격한 세금 증가 및 정부 지출 감소)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신흥국 경제도 선진국과 함께 동반 둔화되는 ‘리커플링’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정부가 첫 전망을 내놓았던 지난 9월 말에도 유로존 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등은 위기 요인으로 누누이 지적됐다. 그럼에도 박 장관은 지난 10월에 “3분기가 경기의 바닥”이라는 기대감을 시장에 표출했다. 한 나라의 살림살이와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정책 당국이 ‘고무줄 분석’을 내놓았다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정부의 ‘성장 전망 대폭 하향’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10포인트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정책당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재정부 측은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으레 정부 전망치가 낙관적이기 마련”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엿가락 성장률’은 유난히 더 심화됐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예산안 편성 당시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 간의 격차는 평균 1.6% 포인트였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격차는 0.64% 포인트에 불과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전망은 말 그대로 선행해야 하는데 되레 후행하고 있다.”면서 “차라리 캐나다처럼 민간경제연구소들의 평균 전망치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o295@seoul.co.kr
  • 사상 첫 2년연속 ‘세수펑크’ 사태 오나

    사상 첫 2년연속 ‘세수펑크’ 사태 오나

    정부가 27일 ‘2013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 내외에서 3.0%로 낮췄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그만큼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내년 나라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구나 내년에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공약 추진 등을 이유로 6조원 정도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사실상의 균형재정’ 목표 달성 무산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세수 부족 사태까지 우려된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 포인트 내리면 국세 수입이 2조원 정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 세입이 지난 9월 전망치인 216조 4000억원에서 214조 4000억원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증가분으로 세수 감소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금은 실질 GDP에 물가상승분(GDP 디플레이터)이 포함된 경상 GDP를 기준으로 걷기 때문이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정부 예상치대로 올해보다 0.5% 포인트 높은 2.7%가 되면 경상 GDP 역시 0.5% 포인트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전체 세입·세출 규모를 놓고 볼 때 (2조원가량은) 큰 규모는 아니다.”라면서 “GDP 디플레이터를 감안하면 실제 세수감소분은 1조원 정도로 떨어질 것인 만큼, 세출을 줄이든가 채권을 발행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가 내년에 GDP 대비 마이너스 0.3%(4조 8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사회에서 ±0.3%는 균형 예산으로 평가한다. 관리재정수지는 중앙정부가 집행하는 모든 수입과 지출을 합친 통합재정수지에서 각종 기금 운용수익을 뺀 것이다. 하지만 1조원의 세수가 줄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5조 8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GDP 대비 마이너스 0.41%가 된다. ‘2014년 이후 흑자규모 확대’라는 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세수 감소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재정 조기집행 등 경기활성화 정책의 효과를 감안한 수치다. 대외 불안요인이 심화되면 내년 성장률이 올해와 유사한 2%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고, 세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내년 1·2분기에는 각각 0%대 성장률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조세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 과세 기준은 올해 실적이다. 경기 불황으로 정부 ‘기대’대로 소득세 등이 5조 4000억원이나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올해 세수가 3조 2000억원 정도 덜 걷힌 데 이어 내년에도 ‘세수 펑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강력한 세출구조개혁으로 임기 5년간 매년 27조원의 추가 세수를 만들어 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은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근혜 공약’ 추진을 위해 국채발행으로 6조원 정도를 마련하자는 새누리당 측 요구가 현실화되면 재정건전성의 추가 악화는 불가피하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구조라 국채 발행보다는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필요 재원을 확보하고, 그 재원을 경제위기 극복의 종잣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뉴스&분석] 내년 예산 342조…올해보다 5.3% 증가

    [뉴스&분석] 내년 예산 342조…올해보다 5.3% 증가

    “과거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한 해에) 두 번 바꾼 전례가 없다. 정부는 경기전망 기관이 아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부가 25일 내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보다 5.3% 늘어난 342조 5000억원으로 나라살림(총지출)을 짰다.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4.1%)보다 씀씀이가 다소 커졌다. 나라 곳간도 크게 축내지 않고 경기도 부양하겠다는, 즉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우리 경제가 3.3%, 내년에 4% 성장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대부분 2%대로 보고 있다.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2.5%를 제시했다. 내년 4% 성장은 LG경제연구소(3.3%), KDI(3.4%)는 물론 한국은행(3.8%)보다도 높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3.9%로 봤는데 0.1% 포인트 차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IMF는 다음 달 연차총회에서 성장률을 내려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률이 빗나가면 들어올 돈(재정수입)이 모자라게 되고, 이 수입에 근거해 짠 지출도 틀어지게 된다. 이런 우려는 당장 올해부터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올해 국세는 203조 3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예상치는 205조 8000억원이었다. 2조 5000억원이나 ‘펑크’ 날 위기에 놓인 셈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다시 세수(稅收) 부족에 직면하게 된 까닭은 정부가 지난해 ‘올해 4.5% 성장할 것’이라는 전제로 나라살림을 짰기 때문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내년에도 비슷한 사태가 재현될 공산이 높다.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세수는 2조원 정도 감소한다. 기업·산업은행 주식 등을 팔아 37조원의 세외(稅外) 수입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현실성이 약하다. 정부는 올해도 기은 주식 매각대금 1조여원을 예상수입에 넣었지만 단 한 주도 팔지 못했다. 이 항목이 ‘0원’이 됐음은 물론이다.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부정적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4% 성장을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전반적인 공감대”라면서 “정부가 작년에도 오판하더니 올해 또 장밋빛 전망으로 나라살림에 혼선을 빚게 하고 시장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2차 재정지원 강화 대책] “가전제품 개소세 인하는 생색내기용”

    “마른 수건을 짜니까 안 나와서 여러 가지 모아서 수건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부의 고충이 묻어나지만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그래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우회 지원’인 감세의 한계상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에서다. 김홍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변경은 실제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만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외솔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내년에 줄 돈을 미리 준다는 것은 내년 소비진작 효과는 포기하겠다는 것인데 왜 내년 상반기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는 건지 정부의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 “대선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근로소득 원천징수세액 인하를 통해 올해 근로자의 소득은 늘어나는 반면 향후 소득은 변하지 않는 만큼, 일부에서의 ‘조삼모사’라는 비판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가전제품 개별소비세 인하도 전형적인 생색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용량 가전제품 가운데 개소세가 부과되는 제품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가전제품은 용량이 얼마 안 돼 개소세 혜택을 받기 어렵고, 기업들이 쓰는 제품은 전력 효율성이 좋아 이미 대부분 면세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개소세 인하로 가격이 내려가는 제품은 별로 많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자동차 세금을 인하한 것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휘발유 판매량이 두 달 연속 떨어지는 등 지금은 ‘있는 차’도 몰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마당에 감세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문 교수도 “2009년 노후차 교체 세금 감면과 달리 이번 조치는 (모든 차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감세라 2009년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자동차 구매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도 내심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대기업과 특정업종 특혜라는 지적도 내놓는다. 취득세 감면은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회의론도 있지만 중소형 구입을 노리는 실수요자 등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하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정책실장은 “지난해 이번과 똑같은 취득세 감면으로 주택 거래량이 22.6% 늘어났다.”면서 “오는 20일 시행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 등과 맞물리면 시장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감면 시한이 올 연말까지로 석 달여에 불과한 데다 미분양 아파트의 대부분이 중대형이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취득세와 양도세를 모두 감면받을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수도권에만 3만 가구가 있다. 이 가운데 84%가 중대형이다. 지방세인 취득세의 경우 자치단체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설득 작업도 관건이다. 류찬희 선임기자·김동현·김양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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