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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풍」붕괴사고의 교훈(서울광장)

    온 국민을 경악케 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수습과 사후처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그러나 사상자나 실종자 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들의 깊은 마음속의 상처는 도저히 이대로 수습될 수가 없다.성수대교붕괴 참사,서해 페리호 침몰,열차탈선 전복,아현가스폭발,대구지하철 가스폭발 등 수많은 대형참사를 겪으면서도 값비싼 대가만 치렀을 뿐 이들 사건이 주는 교훈으로부터 새로운 사건을 예방하는 슬기와 대책은 이끌어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이제 더 이상의 여유가 없다.고귀한 생명은 절대로 무모한 사고의 희생이 될 수 없다. 삼풍사고로부터 모든 국민은 교훈을 얻고 이를 실천하여야 한다.첫째,정부는 권한과 책임을 적절히 담당할 수 있는 전문가를 중심으로한 인적구성으로 근본적인 혁신을 하여야 한다.일반행정가 중심이 아니라 각 분야의 복잡한 행정수요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유능한 전문가가 중심이 된 공무원인사제도를 확립해야 한다.이를 위해 기존 공무원의 전문화를 위한 재교육,외부 전문인력의 채용,공무원충원·인사제도의 전면개편 등이 필요하다.아무리 공무원들의 의욕이 높고 청렴하더라도 일 자체를 모르는 비 전문가이면 그 일을 잘 아는 사람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이번 사건에서도 수백장에 달하는 설계도면을 볼 수 있는 공무원이 없었으면서도 막강한 인·허가,감독권을 구청이 지녔기 때문에 정부의 권한과 책임은 형식적일 수 밖에 없고 뇌물수수와 같은 비리를 통해 일이 비 정상적으로 추진되었던 것이다.다른 비리와 참사에서도 비 전문성으로 인해 행정권력의 실효성이 추락하고 부정부패가 그 자리를 차지했던 것을 유념해야 한다. 둘째,정부와 민간이 할일을 전면 재검토하여 가능한 모든 일들을 민간이 책임지게하고 정부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부만 담당하는 정부규제의 전면개혁이 있어야 한다.삼풍사고의 실질적인 책임은 민간에 있음에도 정부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정부 스스로 작은 정부와 탈 규제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초래된 당연한 귀결이다.개발권위주의체제의 행정제도나 방식의 극복노력이 「나사만이 풀린 부작용」이아니라 성숙한 시민주도사회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 셋째,민간 기업의 사회에 대한 무한책임과 자율적 책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와 의식이 필요하다.삼풍사고나 가스폭발사건에서 보듯이 사고발생이 예상되고 붕괴사건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대피시키지 않고 경영책임자들만 빠져나왔다는 것은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근본적으로는 건축,증·개축,건물관리,조기세일호객등 고객의 안전보다는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되었던 점은 모든 기업인에게 각성과 뼈아픈 교훈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건축주·건설업체·백화점·각종 업계 종사자들이 스스로의 전문성과 직업윤리를 확보할 때 이 사회는 각 분야가 건전성을 회복하고 전체사회가 안전하고 살기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물론 이번사건 관계자의 엄중한 문책과 법제도의 조속한 정비를 전제하고서다. 넷째,정부당국의 사고대책을 위한 제도정비와 사후처리의 미숙함을 면밀히 점검·분석하여 새로운 안전대책을 마련하여야 하겠다.민자당에서 밝힌 안전관리청이 일반직이 아니라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외에도 재난관리전반에 대한 종합대책이 기존의 민방위행정의 효율화와 더불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삼풍사고에서 보인 행정의 무질서·혼란·중복·무능을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언론과 관련당사자의 역할도 중요하다.언론종사자의 비전문성과 과잉취재경쟁으로 인한 재난구조의 지연은 행정당국의 무능과 더불어 개선해야 할 일이다. 여섯째,불행중에도 24명의 미화원들,최명석군 및 유지환양의 생환의 기적을 이룬 당사자의 신성한 투지력과 구조종사자들의 피나는 노력 및 이들 가족의 헌신적인 태도는 생명의 존엄에 대한 재확인과 국민통합에 귀감이 되었다. 삼풍사건에 온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틈을 타 정계복귀와 신당창당을 선언한 정치지도자,정계개편과정에서 개인의 사익만 추구하는 정치인,무능으로 일관한 정부당국자,돈에만 눈먼 기업인,생환자들을 상업적으로 악용하려는 얌체 기업인,삼풍사고현장의 작은 도둑과 큰 도둑.이들이 아니라 이제 전문가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주도하는 사회로 나아갈 때 우리는 분명 선진사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온 국민들이 자신의 능력과 전문성을 키워 각자 바른 일을 함으로써 대형참사를 극복하는 교훈과 슬기를 발휘할 때이다.이제 모두 경악과 분노에서 벗어나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겠다.
  • 신당파동/민주­각파“정치생명 싸움”/민자­“시대흐름 역행”당정

    ◎DJ정계복귀 민자당 대응/“또다시 좌절 맛볼것” 비난 강도 높여/“세대교체로 지역주의 극복”… 공감대확산 주력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 민자당이 비난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은퇴번복에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고무된 듯한 분위기다. 민자당은 6·27 지방선거 이후 김이사장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왔다.김이사장의 정계복귀를 시간문제로 여기면서도 김이사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도 있었다.그러다 김이사장이 예상보다 다소 빨리 정치재개를 선언하자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국민과의 약속위반 등 도덕성 문제,지역할거주의의 심화,세대교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 등이 주요 타깃이다.개인의 목적을 위해 제1야당을 깨고 신당을 창당하려는 것도 공격의 대상이다. 박범진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14일 거센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건국의 아버지인 이승만 초대대통령도 국민이 반대하면 권력의 자리에서 떠났는데 김이사장이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쥐어보겠다고 정치일선에 복귀한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난했다.반역사적 행위라는 주장이다.박대변인은 이어 『김이사장은 지방선거 지원유세에서 정계복귀한 지도자로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과 미국의 닉슨대통령을 예로 들었으나 은퇴후 프랑스 정계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겪자 이를 수습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로 정계에 복귀한 드골의 경우와 자기당의 총재를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쫓아내고 소속의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는 김이사장의 경우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춘구 대표는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격했고,김윤환 조직위원장은 『오만과 자만에 찬 행동으로 또다른 착각의 시발』이라고 해석했다.강용식 대표비서실장은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를 틈타 정계복귀를 시도한 것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국민에게 희망이 아니라 절망만을 줄 뿐』이라고 비난했다. 박희태 국회법사위원장은 『그 양반이 언제 정계복귀를 안했느냐.지금까지는 정치를 안한다면서 정치를 했고,지금은 정치를 하겠다면서 정치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DJ의 이중성을 꼬집었다.황명수충남도지부장은 『우리 정치발전에 도움이 안될 뿐더러 본인에게도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고 박명환의원은 『정치의 룰이 또다시 깨졌다』고 개탄했다. 이처럼 비난일색의 분위기속에서 속내는 복잡하다.이른바 지역당 구도의 정착이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야당의 막후실력자에서 공식적인 대표자로 등장한 만큼 정국운영의 파트너로서는 물론 차기정권 경쟁 상대자로 인식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불투명한 정국전망 만큼이나 야권에 대한 전략·전술도 복잡다기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뾰족한 정국해법이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다.민자당은 우선 김이사장의 정계복귀,나아가 「대권4수」 가능성에 대해 비난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범위를 좁히면 반사이익,즉 지방선거 때 나타난 「반민자정서」가 「반DJ정서」로 역풍이 불어주기를 바라는 측면도 엿보인다. 김윤환사무총장은 『경솔하게 내가 직접 김이사장을 비난할 필요도 없이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라면서 『국민정서는 지역패권을 싫어하고 세대교체를 원한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김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은 60% 이상이라고 민자당은 지적하고 있다.결국 또다시 좌절을 맛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자당은 김이사장과 김종필 자민련총재에게 맞서는 최선의 선택은 세대교체라고 여기고 있다.대대적인 당정개편을 통해 이를 구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각계파 바쁜 움직임/「살생부」동요 막으려 “현역 우선공천”/신당파/중도파 “퇴진” 요구 거세자 자파의원 단속 부심/KT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이기택총재의 정면충돌로 초읽기에 들어간 민주당 분당사태는 14일 중도파 의원들이 이총재 퇴진과 창당작업 중단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세규합에 나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도파◁ ○…「구당과 개혁을 위한모임」을 구성,이기택총재의 퇴진과 신당창당 작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본격 작업에 들어갔다.그동안 김원기·조세형·김근태·노무현부총재와 개혁모임등이 제각각 엇비슷한 요구를 해 오다 이날부터 한목소리를 내면서 세확대에 나선 것이다. 중도파 의원들은 이날 낮 국회 귀빈식당에 모여 이총재의 퇴진과 신당창당 반대등의 4개항을 결의했다.회의에는 김원기·조세형·노무현·김근태 부총재와 김정길 전최고위원,김종완·김원웅·원혜영·유인태·이철·장기욱·이상두·제정구 의원,김희선·방용석·이강철 당무위원,김재규 원외지구당위원장등 2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6·27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총재가 보여준 일련의 행태는 민주당이 더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했다』고 전제,『총재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명확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총재의 퇴진을 요구했다.김이사장의 신당창당에 대해서도 『신당창당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보낸 국민들의 지지에 부응할 수 없다』면서 『신당창당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이들은 이어 「구당과 개혁을 위한 모임」을 구성키로 하고 소속의원과 원외지구당 위원장,중앙당 당직자등을 상대로 서명작업에 들어갔다.이를 위해 참석한 4명의 부총재와 김전최고위원,이철·제정구·김종완·유인태·김원웅의원이 참여하는 「10인 위원회」를 설치했다. 오찬을 들며 3시간동안 진행된 회의는 민주당 잔류문제 등을 둘러싸고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이 과정에서 「어떤 경우에도 이총재와는 정치행보를 함께 하지 않겠다」는 문구가 발표문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원웅의원 등 개혁모임의 의원 12명은 이날 아침 국회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김의원은 이와 관련,『신당에 참여하는 많은 의원들도 신당을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들 대부분은 내심 김이사장의 정계복귀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당추진파◁ ○…김이사장의 창당준비를 맡고 있는 「11인 실무팀」은 이날 상오 여의도 내외문제연구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김이사장 정계복귀와 신당에 대한언론보도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박지원대변인은 이와 관련,『물갈이 대상 의원들의 명단이 적힌 「살생부」가 있다는 풍문은 방해세력들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현역의원은 15대총선 공천에서 최우선으로 배려한다는 게 김이사장의 방침』이라며 의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부심했다. 신당추진파는 이와 별도로 김이사장의 창당선언 뒤 이총재를 고사시키는 방안으로 민주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저지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이사장은 이날 하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사고수습 대책본부와 강남성모병원을 잇따라 들러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위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민접촉활동에 나섰다. 김이사장은 부인 이희호여사및 아태재단 간부 10여명과 함께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한 뒤 금일봉을 전달했다. 그러나 사고현장에서 실종자 가족 한명이 김이사장 일행의 앞길을 가로막고 『양복 입은 X들이 현장에 왜 왔느냐.DJ도 대통령 한번 해먹어라』고 고함을 치기도. 이 소동 때문인지 김이사장 일행은 황급히 사고현장을 떠나 최명석군과 유지환양 일행이 입원해 있는 강남성모병원으로 향했다. 김이사장의 뒤를 향해 또다른 실종자 가족은 『무슨 자격으로 서울시 간부들의 브리핑을 받느냐.아직도 수백명이 지하에 매몰돼 있는데 정치인들이 사고현장을 방문해 오히려 작업에 방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택 총재◁ ○…강창성·이장희 의원등 측근의원및 비서진들과 함께 모처에서 「당사수방안」을 집중 검토했다.이와 함께 사조직인 통일산하회의 원외지구당위원장을 중심으로 김이사장의 창당을 규탄하기 위한 「당수호결의대회」를 다음주 초 열기로 하고 이에 대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총재측은 그러나 신당추진파에 이어 중도파에서도 총재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당혹감속에 자파의원및 지구당위원장들을 단속하는 데 부심했다.한편 이총재는 이날 아침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이사장이 정계복귀를 정당화하기 위해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면서 『민주당을 사수하면서 3김시대의 종언을 위해 노력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92년12월∼95년7월 김대중씨 발언 모음/대권 4는 국민에 폐 끼치는 일­93년11월/정치 다시해도 당·계파업곤 안해­94년5월/나는 유세·투표·출마할 권리 있다­95년6월/국민과의 약속 깬것 변명 않겠다­95년7월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은 지난 92년12월19일 대통령선거 패배직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93년말까지는 『어떤 경우에도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다.그 뒤 『정당에 개입하거나 출마하는 등의 활동을 않겠다』→『대통령은 하늘의 뜻이다.출마한다,안한다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나는 유세할 권리도,투표할 권리도 있으며 출마할 권리도 있다』로 말을 바꾸다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2년7개월만에 정계복귀를 선언했다.김이사장의 그동안의 관련발언을 간추려본다. ▲오늘로써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평범한 한 시민이 되겠다.40년의 파란많았던 정치생활에 사실상 종막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당원의 한 사람으로 남아 민주당을돕겠다.(92년12월19일 정계은 퇴선언) ▲어떤 경우에도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심에 흔들림이 없으며 앞으로 민주당이 이기택 대표를 중심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93년6월20일 영국에서 기자간담회) ▲세번 대통령에 출마한 사람이 네번이나 나온다면 국민에게 폐끼치는 일이고 체면상으로도 안되는 일이다.(93년11월5일 기자간담회) ▲만약 정치를 다시 한다고해도 민주당이나 계파를 업고 하진 않을 것이다.(94년5월4일 대전일보 인터뷰) ▲정치를 않겠다는 것은 정당에 개입하거나 출마를 하는 등의 활동을 않겠다는 뜻이다.(94년5월10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 ▲대통령은 하늘의 뜻이다.여기서 출마한다,안한다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95년6월9일 대전 태평동성당 강연) ▲민주당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민주당이 요청하면 선거지원유세에 나서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다.(6월12일 목포에서 기자간담회) ▲나는 유세할 권리가 있고 투표할 권리가 있으며 선거에 출마할 권리도 있다.(6월15일 안양지원유세) ▲프랑스의 드골전대통령과 미국의 닉슨전대통령도 정계은퇴했다가 다시 나왔으며 김대통령도 80년10월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나 다시 나와 대통령이 됐다.(6월19일 광주지원유세) ▲정계은퇴란 내가 당의 당수가 된다든지 대통령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지 일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자유까지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6월29일 「한겨레21」회견) ▲사실 정치를 재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못지킨 것이다.이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7월13일 내외연 전체모임)
  • 5억어치 보석 든 금고 찾아냈다/삼풍사고 이모저모

    ◎국교생들 구조대에 위문편지 전달/특수내시경 2대 구조작업에 투입 ○“오랜만에 푹 잤다” ○…생환 4일째를 맞은 유지환(18)양은 14일 상오 8시쯤 일어나 『구조된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어젯밤 병원에서 준 수면제를 먹었더니 두통이 좀 있다』면서 『그렇지만 오랜만에 잠을 푹 잤더니 매우 상쾌하고 몸이 훨씬 가뿐해진 것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유양은 『매몰됐다가 구조된 생존자들의 친목모임이 만들어진다면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면서 『모임을 통해 생존자들이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양은 삼풍백화점사고의 실종자수가 갑자기 두배로 늘어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황당하고 한심할 뿐』이라면서 『대형사고에 대한 당국의 대처가 너무 미숙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DJ,위로금 전달 ○…14일 하오 최명석(20)군과 유지환(18)양이 입원중인 서울 강남성모병원에는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찾아와 두사람과 가족들을 격려하고 위로금을 전달. 김이사장은 최군을 만나 『두사람이 젊은이의 꿋꿋함과 듬직함을 보여줘 20,30대가 60%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다』면서 『이들을 키워준 부모들 역시 훌륭하다』고 칭찬. ○…이날 상오 8시쯤 붕괴된 A동 중앙부에서 상판제거작업을 하다 다이아몬드와 루비,사파이어 등 5억원어치의 보석이 든 금고가 발견됐다. 이 금고는 A동 4층 귀금속 코너 「레비쥬」에 있던 것으로 주인 윤영중(50)씨와 종업원 3명이 구조대와 함께 현장에 내려가 찾아냈으나 금고가 불에 타 보석류의 절반 정도가 손실됐으며 나머지 5억원어치만 회수. 이에 앞서 구조반은 A동 북쪽 엘리베이터탑 근처에서 5층 신용판매부 환전 창구에 있던 가로 70㎝,세로 1백㎝크기의 대형금고를 찾아냈다. ○…서울 서초구 반포1동 원촌국교 6학년 6반 학생 4명은 이날 하오 현장을 방문,서울 영등포소방서 119구조대원들에게 위문편지 37통을 전달. 학생대표 이준엽(12)군은 『지난 8일 학급 어린이회의에서 구조에 여념이 없는 구조대원 아저씨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위문편지를 쓰기로 결정했다』면서 색색 봉투에 곱게 접어넣은 편지 뭉치를 전달.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TAP전자산업의 협조를 받아 특수 내시경카메라 2대를 A동 지하 및 중앙홀 부분에 투입,생존자 구조및 사체발굴작업에 사용. ◎사망자 신원확인 어떻게/지문 감식 안될땐 DNA검사/부모 유전자추출·대조… 확인 불능경우도 삼풍백화점 사고현장에서 지문을 채취할 수 없는 사체들이 무더기로 발굴되기 시작하면서 신원확인을 책임지고 있는 대책본부와 경찰관계자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벌써 16일째 병원과 현장주변에서 신원확인 작업을 벌여온 감식반원들의 손놀림이 부쩍 빨라졌다. 14일 현재 사망자수는 2백81명.이 가운데 심하게 부패 또는 훼손돼 지문채취가 불가능하고 유품으로도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사체는 9구에 이른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정도가 심해 신원확인이 어려운 사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런 추세로 가면 30∼40구 가량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 DNA 검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서울경찰청은 부패가 심해 지문채취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사체와 지문채취가 불가능한 사체가 하루 30∼50여구씩 쏟아져 나올 것에 대비해 현재 활동하고 있는 25명의 감식반원 말고 추가로 25명을 24시간 대기토록 했다. 시경 감식계 소속 직원 20명과 시내 일선 경찰서 베테랑 형사 5명 등 「내로라하는」 감식전문요원 25명으로 구성된 사고현장 지문감식반원들은 지금까지 발굴된 사체의 절반가량인 1백40여구의 신원을 지문으로 확인하는 등 사고 현장의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이들은 1개팀에 5명씩 5개 기동반으로 나눠 신원미상 사체가 주로 후송되는 강남성모병원,강남시립병원,삼성의료원,국립의료원 등을 돌며 심하게 썩는 냄새속에서 연일 밤을 새워가며 지문채취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신원을 확인하는데 점차 많은 시간이 걸리면서 실종자의 사체를 확인하려는 가족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지문채취가 불가능한 사체 4구가 있는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는 실종자가족 수십명이 날마다 찾아오고 있다. 대책본부는 이미 이들의 사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부검과 유전자 감식을 의뢰해 놓은 상태이지만 이 작업도 쉽지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과수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지문감식이 어려운 사체 7구에 대해 유전자 감식을 하고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사체에서 추출한 유전자와 실종자 부모의 유전자를 모두 대조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털어놨다.만약 부모 가운데 한분만 생존해 있거나 모두 돌아가셨을 때는 확인이 거의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상을 받아야 할 실종자 가족 사이에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게 새로운 걱정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 부상 임산부 15일만에 퇴원/“임신8개월” 삼풍직원 당연숙씨

    ◎“꽝” 순간 배감싸… “태아 무사해 다행” 『건물이 무너지면서 강한 돌풍에 떠밀리는 순간 본능적으로 배를 감싸안았습니다』 겹겹이 쌓인 사람들 틈에 깔려있다 겨우 구조돼 병원으로 실려오는 동안 내내 아기걱정만 했다는 당연숙(27·백화점 직원)씨는 14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보름만에 무사히 퇴원하게돼 너무 기쁘다고 했다. 사고 당시 임신 8개월이었던 당씨는 골절상을 입어 깁스를 한 오른쪽다리는 앞으로 4주가 지나야 완치되고 얼굴과 팔,다리등에는 실로 꿰맨 상처가 10여군데나 남아있지만 아기가 무사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했다. 사고가 난 29일은 당씨가 백화점일을 그만두기 하루 전날이었다.지난 93년 결혼해 2년만에 가진 첫아기였으나 시부모와 함께 사는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백화점 A동 1층 수입코너에서 일하고 있었다.갑자기 이웃 매장의 한직원이 『천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소리쳤다.당씨는 무슨일인가 싶어 에스컬레이터옆을 지나 삼풍아파트쪽으로 나있는후문으로 뛰었다.그 순간,건물전체가 『꽝』하는 굉음과 함께 무너져내리면서 강한 회오리바람이 일어 당씨는 순식간에 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문밖으로 떠밀려나갔으나 다행히 배가 눌리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다. 『최명석군과 유지환양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다』는 당씨는 『막상 퇴원하려고 하니 중상자들과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 했다.
  • 기공/초능력 정말 생기나/삼풍 생존자 예측 계기 관심 고조

    ◎고도의 훈련 거치면 뇌파기능 향상/20년연마 필요… 건강비결로 이해를 기공수련을 하면 정말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최근 삼풍백화점 붕괴참사현장에서 한 기공수련인이 생존자를 예측한 것이 사실로 들어맞은 뒤로 기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기공수련을 해오고 있는 대한 기공의학 연구회 최병준(성도 한의원장)회장은 기공이란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 우리 몸안에 흐르는 생명활동의 원동력인 기를 순환시키는데 공을 들이는 것』이라며 단전호흡,요가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기공수련자들에 따르면 20년정도 기를 모으는 연습을 하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예를 들어 중국영화에 나오는 장풍이나 하늘을 나는 듯한 무술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기공치료전문가 김기옥씨(40·남부 한의원장)는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민간차원의 건강증진법으로 발달한 기공은 20여년전부터 일본,미국,스위스,영국 등의 국가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면서 『완전한 통계는 아니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 84년에 2백만명이 기공요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 스탠포드 대학연구원,캘리포니아대나 머신 공대등의 대학원에서도 기공에 대한 연구를 해 나가고 있으며 지난 73년 이후 보라카이,모나코,로마에서 3차에 걸쳐 기공에 관련된 국제적인 학술회의가 열린 바 있다.스위스의 경우 마하 스위스­유럽 연구대학을 설립하여 기공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을 정도. 기공연구가들은 기공의 과학적 근거를 알파파에서 찾고 있다.즉 기공을 하는 사람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뇌의 알파파가 현저히 높아져 대뇌피질의 기능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삼풍사고의 자원봉사자로 나선 기수련자들의 모임인 장백산구조대에 따르면 최근 사망한 통일원 서기관 김선호씨의 경우도 몸에서 발산되는 알파파를 따라 사체를 찾아낸 경우라는 것. 지난 9일 최명석씨의 생환을 예측한 목포대 임경택(44·국선도 법사)교수는 27년전 청산선사라는 사람이 산중에서 청운도인으로부터 전수받은 고유의 선법인 국선도를 20여년째 연마해오고 있는법사다.임교수는 『국선도는 종교와는 달리 수양법으로 호흡과 동작을 통해 극치적인 정신력·도덕력·체력을 함양하는,초인류로의 진화를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교수를 비롯한 생활기공 전문가들은 『기공이 초능력등 너무 특별한 면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상생활의 잘못된 버릇을 고쳐 건강을 되찾는 방법으로 기공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 최군의 「기차장난감」에 기연

    ◎「17년감금」왕자소재 제품만든 독사서 수입/지하생활 고통 이겨낸 “행의 장난감” 화재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1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최명석(20)군이 매몰돼있는 동안 가지고 놀던 장난감 기차에 「기묘한 인연」이 얽혀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 이 장난감 기차는 최군의 애인인 유정화(21)양이 근무하던 삼풍백화점 지하 1층 장난감 매장에 진열돼있던 것으로 독일 「플레이모빌」사에서 수입한 제품. 플레이 모빌사는 18세기 왕위쟁탈전에서 밀린 어린왕자 하우저가 지하에 감금돼 17년동안 살았다는 뉘른베르크성에서 자동차로 30분 가량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회사로 뉘른베르크성을 본뜬 장난감이 대표적인 상품. 하우저 왕자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목마와 리본을 가지고 놀면서 17년을 혼자서 버텼는데,여기에서 비롯된 심리학 이론이 바로 「하우저현상」. 최군이 구조된 뒤 『장난감 기차가 외로움을 달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 유양이 근무하던 「토이피아」의 직원들은 『장난감 하나가 최군과 하우저왕자의지하생존기를 연결시켜 주고 있는 것 같아 행운의 장난감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최군과 하우저 왕자와의 기묘한 인연에 탄성.
  • “주먹구구”집계 “얼빠진”대책본부/「삼풍」실종자 허수에서 실수까지

    ◎“구청 접수분 중복많아 확인 지연”/“국조 시작하자 서둘러 발표” 비난 서울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대책본부가 13일 실종자 수를 하룻만에 지금까지 밝혔던 것보다 두배가 넘는 4백9명이라고 발표한 것은 대책본부의 행정체계가 얼마나 엉망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나아가 그동안 실종자 관리와 집계가 엉성했음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대책본부는 『실종자 신고접수를 서울시청과 서초구청등 두 곳에서 받았는데 서초구청 접수분은 귀가자·중복접수자등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안돼 일단 시청 접수분만을 공식적인 집계자료로 사용해 왔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구청 접수명단에는 가족과 직장 동료들이 이중으로 신고한 것이 많은데다 주로 전화로 접수,부정확하고 내용이 부실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실종자로 처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명단의 두배에 가까운 구청명단을 서울시가 공식집계에서 뺀 것은 여론을 의식해 일부러 줄이려 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 9일 구조된 최명석(20)군이 한때 실종자명단에 없었다고 알려진 것도 최군이 구청명단에만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혼선은 대책본부가 실종자 접수창구를 시청과 서초구청 두 곳으로 이원화했으면서도 통합 관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대책본부는 사고 엿새째인 지난 4일 서초구청에 접수된 실종자명단을 넘겨받아 확인작업에 나섰다.그러나 전산입력과 실종자들의 가정방문등 실사작업에서 늑장을 부려 무려 열흘이 지난 이날에야 중복신고·착오·사망·귀가자 1천1백37명을 빼고 4백9명을 공식 실종자수로 발표한 것이다. 서울시가 이처럼 반쪽짜리인 시청명단을 공식자료로 발표한데 대해 실종자가족들은 『서울시와 구청이 제멋대로 실종자수를 줄였다가 국정조사가 시작되자 서둘러 진상을 공개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분노한 시민들을 계획적으로 속여왔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같은 대형사고는 처음 겪어 구청과 손발이 잘 맞지 않는등 대처능력이 부족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어쨌든 대책본부가 공식 발표를 허위로 한 것은 그렇지않아도추락하고 있는 행정당국의 공신력과 신뢰를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볼 수 있다. ◎류양생환 사흘째/“잡지책 달라” 안정 되찾아/빨리퇴원해 외할머니댁에 가고파 구조 당시 의료진조차 놀랄만큼 건강상태가 좋았던 유지환(18)양은 회복 속도도 빨라 2∼3일 지나면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질 것 같다. 생환 3일째인 13일 유양은 점심식사부터 미음 대신 죽을 먹었으며 14일 아침부터는 밥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2백85시간만에 죽음의 공간에서 살아나올 정도로 심신이 강인한 유양도 이날 아침 깨어나면서 『천둥소리와 함께 건물이 무너지면서 콘크리트 더미가 코 앞에까지 다가왔다가 멀어지는 꿈을 꿨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양은 『전날과 달리 몸은 특별히 아프지 않아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발랄한 신세대답게 병상생활이 벌써 지루한 듯 『잡지책을 갖다 달라』고 주문하기도 하고 『빨리 퇴원해 외할머니가 계신 강원도 홍천에놀러가고 싶다』고 어리광도 부렸다. 『갇혀 있는 동안 누굴 원망한 적은 없으며 사이가 나빴던 사람조차 그리웠다』는 그녀는 『처음엔 옥상에 있던 냉각탑의 물이 떨어지는 줄 알고 마시지 않았으며 구조 과정에서 콘크리트 더미가 다리위에 쏟아졌을 때 「이제 죽었구나」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아버지가 운동을 열심히 해 빨리 낫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면서 『어서 아버지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미선·재이·희정이가 보낸 축하엽서를 보며 심심함을 달랜다는 유양은 구조된 첫날 중환자실에서 잠시 만났던 최명석(20)군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 힘들었던 상황을 얘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강남성모병원 외과의사 오승택(37)씨는 『구조 당시 이상 증세를 보였던 신장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심폐기능이 약해져 정밀진단을 할 예정이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2∼3일 지나면 일반 병실로 옮겨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 아들·딸은 어디에…/김성수 사회부 기자(현장)

    ◎구조 잇단 낭보에 실종자가족 애간장 『내 아들,내 딸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12일 하오 서울 교대 체육관.실종된 홍원오(25·삼풍 직원)씨의 어머니 김연심 할머니(64)는 사고발생 열나흘이 지나도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아들 소식이 없자 멍하니 비내리는 창밖만을 응시했다.기적처럼 살아 부모 곁으로 돌아온 최명석(21)군에 이어 유지환(18)양…. 김씨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당국의 늑장구조 작업에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난 다음날인 30일 전남 해남에서 올라와 체육관옆 비닐로 만든 임시천막에서 새우잠을 잔지 벌써 13일째­.아침 6시면 잠에서 깨 다음날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깐 눈을 붙이지만 곤히 잠든 날은 단하루도 없었다.「피를 흘리며 살려달라고 품안으로 달려드는 아들 모습」에 선잠마저 달아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자리를 뜰 수도 없다.아들이 살아 돌아오면 제일 먼저 현장에 나가 볼을 비비며 반기고 싶기 때문이다.이제는 그 작은 소망마저 시신이라도 제대로 찾기를 바라는 것으로 서서히바뀌고 있지만 김씨는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씨처럼 실종자 가족들에겐 최군이나 김양의 극적구조가 부럽기만 한 「남의 일」이 되기 시작한 지 오래다.내 아들,내 딸이 살아 돌아온 듯한 기쁨도 잠시,또다른 절망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이미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렀고 최군과 유양의 극적구조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모두 잘 안다. 안양에서 올라온 신현규(61)·황성자(54)부부도 마찬가지다.지난달 29일부터 서울교대 105호 강의실앞 복도에서 기거하며 막내딸 오선(25·삼풍직원)씨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 3∼4일 동안은 아침 일찍부터 병원영안실,대책본부,사고현장을 찾아다니며 딸의 소식을 수소문했지만 이제는 사망자명단 발표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자식에 대한 미련은 좀처럼 떨치기 어려운 것일까.신씨는 딸의 근무지가 유양이 구조된 곳 바로 옆이라며 주민등록증에 붙은 딸의 사진을 어루만지면서 볼에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않았다.
  • 유양에 성금·선물… 특채 제의 “밀물”

    ◎「기적의 생환」 이틀째 이모저모/방문객 줄이어 면회 30분으로 제한/커피회사 자사제품 기증경쟁 “눈총”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이 14일째 계속되는 동안 지난 9일과 11일 각각 구출된 최명석군,유지환양이 입원중인 강남 성모병원에는 각계의 온정이 쏟아졌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3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서울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첫밤을 지낸 유양은 12일 상오 6시쯤 잠에서 깨어나 『아직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탓인지 잠을 푹 자지 못했다』면서 『가슴이 갑갑하고 온몸이 욱신거리지만 콘크리트 바닥이 아닌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고 감격. ○…병원측은 유양이 이날 상오 8시30분쯤 미음 한 그릇을 모두 먹는 등 왕성한 식욕과 함께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 병원측은 사고 직후 유양이 콩팥과 심장의 기능저하,눈 염증 등의 현상을 보였으나 하루 사이 거의 정상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3일쯤 지나면 일반병동으로 옮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 한편 병원측은유양과 최군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자 이들의 회복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면회시간을 상오 8시부터 8시30분과 낮 12시부터 12시30분으로 엄격히 제한하기로 결정. ○…「사지」에서 살아남은 유양에게도 특채하겠다는 제의와 성금이 답지. 유양이 재직중인 삼광유리공업 김종훈(57)사장은 이날 5천만원의 위로금을 전달하고 대졸사원으로 대우해줄 것을 약속. 수협중앙회 박종식(46)회장도 유양을 연봉 1천6백만원의 대졸사원으로 채용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가족들도 같은 조건으로 입사시키겠다는 뜻을 전달. 유양의 모교인 위례상고 유준웅(57)이사장도 호주 퍼시픽대에서의 연수 비용 또는 이 대학 2년 과정의 학비와 함께 생활비를 지원하겠다는 유학증서를 전달해 주위를 흐뭇하게 하기도. 삼광유리의 모회사인 동양화학은 또 유양 구조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사고대책본부에 성금 1억원을 기탁.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 총지배인 존 콘웨이씨(37)도 병원을 찾아와 『유양이 우리 회사에 취직을 원하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고 제의.○…유양이 구조된 직후 『냉커피가 먹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자 커피제조·판매회사들도 앞다퉈 자사제품을 기증해 와 눈길. 이날 동서식품,한국네슬레 등 유명업체가 캔커피를 보내온 데 이어 강남구 논현동 이화물산(대표 홍승업·40)은 『귀여운 유양의 생환을 축하합니다.냉커피 실컷 드세요』라고 쓴 카드와 함께 커피원료,커피잔세트,원두커피추출기 등을 기증. ○…전남 화순군 동면국민학교 학생들도 이날 조순 서울시장에게 삼풍백화점 사고현장에서 수고하는 구조대원들에게 전해달라며 꼬깃꼬깃한 천원짜리와 동전을 포함한 성금 18만1천20원과 편지를 보내오기도. 이 꼬마들은 『비록 작은 성의지만 구조대원 아저씨들에게 힘이 될수 있도록 편지와 성금을 대신 전달해 달라』고 주문.
  • 신세대는 미쁘다/최명석군·유지환양 생환이 말하는 것

    ◎죽음 공포 강인한 의지·여유로 극복/“인내심 없고 나약” 한때 오명 말끔히 신세대는 강했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의 1평남짓한 지하 공간에서 열흘이상 사신과 싸웠던 최명석(20)군과 유지환(18)양.이른바 「X세대」로 불리는 이들 신세대는 20세 안팎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구조되는 순간에도 덤덤했다. 기성세대들은 어둠과 배고픔,갈증과 공포에 시달리면서도 용기와 여유를 잃지 않은 두 젊은이의 모습에 끝내 할말을 잊었다. 구조된 직후 콜라와 냉커피를 가장 먹고 싶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전형적인 신세대. 이들의 생생한 미소를 지켜본 기성세대들은 신세대들이 이끌어 나갈 우리 사회의 앞날이 밝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아버지를 살해한 패륜아 박한상(24)군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던 터라 이들의 감격적인 생환은 신세대에게 붙여졌던 「오명」을 말끔히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감각적이고 참을성 없이 순간의 쾌락에만 탐닉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됐던 신세대들에게는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의지력이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세대들이 지구력과 인내력이 약하다는 고정관념이 한꺼번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군과 유양이 극한상황을 이겨낸 것은 눈앞에 닥친 문제를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용기와 자립심,살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고 풀이했다.모험심과 티없는 순진무구함도 최군 등이 생존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이시형 원장은 『규범이 무너진 일부 상류층과 이를 모방하려는 일부 계층을 제외한 대다수 우리 가정들은 여전히 자식들에게 규범과 참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아직도 건실한 가정의 전통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고려대 심리학과 권정혜(여)교수는 『X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훨씬 다양한 특성과 개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힘든 일을 기피하고 뚜렷한 비전없이 인생을 즐기려는 부류보다는 최군과 유양처럼 발랄하고 낙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대다수 신세대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 시신 23구/추가 발굴/4곳 집중수색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열나흘째인 12일 합동구조반은 유지환(18)양이 11일 극적 구조됨에 따라 아직 생존자가 더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생존자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조반은 특히 최명석(20)군과 유양이 극적 구조된 무너진 A동 중앙홀과 에스컬레이터 부근,엘리베이터탑 남쪽과 북쪽 지점 등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4곳에 대해 집중 수색작업을 벌였다. 구조반은 이날 상오 5시55분쯤 B동 지하 2층에서 박명자씨(49·여)의 사체를 찾아내는 등 모두 23구의 사체를 발굴했다.
  • 삼풍붕괴 보름의 교훈(사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가 13일로 보름째를 맞았지만 아직 실종자가 2백명을 넘어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보름이 되도록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폭삭 내려앉은 대형건물 잔해제거의 어려움과 생존자 구출우선이라는 특수한 정황도 있지만 사고에 효율적 대응을 하지못했다는 측면도 있다.차분히 짚어보고 반성할 시점이다. 수백명의 사람이 한꺼번에 매몰된 이번 사고와 같은 경우 무엇보다 즉각적이고 조직적인 초동수색작업이 중요하다.그러나 초기 3일동안 너무 허둥대다 귀중한 시간을 빼앗겼다.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한 수작업 수색은 비효율적이었다.탐사 및 동력장비의 투입도 지체돼 어렵게 구출된 매몰자가 사망하는 아쉬움을 남겼다.인명구조와 발굴작업의 우선순위가 상황에 따라 자주 바뀌어 작업의 진척이 부진했다.당장 유사시에 대비한 체계적인 상설구난체제를 갖춰야 한다. 최명석씨와 유지환양의 기적적인 생환은 온 국민을 흥분케 하고도 남음이 있다.그러나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끝내줄 수도 있었다는 점도 반성해야 한다.또 수많은 실종자가족의 애타는 심정과 아픔은 잊은 채 이들의 생환에만 너무 기뻐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때다. 이번 사건의 원인과 책임을 개혁차원에서 철저히 규명해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것도 이제부터 확실히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앞으로의 과제다.아직까지의 수사결과로는 이번 참사는 부실시공과 감독소홀·관업유착·인명경시·적당주의가 어우러진 총체적인 부실이 원인으로 밝혀졌다.이번 사건을 개혁의 연구모델로 사안별로 원인을 규명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실의 고리」를 차단하는 근본적인 접근방법이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화·국제화의 길이다.국회의 국정조사도 12일부터 한달동안 시작된 만큼 철저한 규명을 기대한다. 아직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은 있다.따라서 잔해제거와 발굴작업도 서둘러야 한다.조속한 발굴과 수색작업만이 매몰자가족의 아픔을 덜어주는 길이다.
  • 「삶」에 대한 집념이 「기적」 이뤘다/유지환양의 285시간

    ◎길이 1.5m 높이40㎝의 좁은 지하공간/공기유통·빗물스며 최소한의 환경제공 유지환양은 과연 어떻게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때 1평 남짓한 공간,그 틈새로 외부에서 유입된 공기,머리 위로 떨어진 물,그리고 무엇보다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이같은 「기적」을 일궈낸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이날 유양이 구조된 지점은 지난 9일 2백30여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최명석군이 발견된 지점에서 B동 쪽으로 3∼4m 가량 떨어진 A동 건물 중앙부 지하 1층 바닥과 지하 1층 천장 상판 사이의 가로1·5m,높이40㎝ 가량의 공간에 불과했다. 이러한 공간과 함께 콘크리트 더미의 틈을 통해 공급된 신선(?)한 공기,소방수와 빗물도 또 하나의 생존조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쏟아진 「폭우」가 구조작업에는 방해요소가 됐지만 유양이 생환하는데는 「생명수」로 작용한 셈이다.실제로 유양은 『빗물을 담요에 적셔 마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꼭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유양의 생환이나 앞선 최군의 극적구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불과 사흘전만해도 「생존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구조반도 이제는 더이상 의문을 달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몇사람의 생존가능성을 미리 예언한 기공수련가와 수녀,점술인들의 예언이 맞아떨어진 것도 무관하지 않은듯 싶다. 구조반이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지점은 A동 북쪽 승강기탑의 양쪽 가장자리 부분,최군과 유양이 구조된 A동 중앙 에스컬레이트부근,B동 좌측 입구부분,중앙홀부분에 인접한 A동 뒷쪽부분 등 모두 5∼6곳이다. 붕괴 당시 건물의 무게중심이 중앙에 쏠려 상대적으로 건물 가장자리에 공간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고 건물 뒷부분이 앞부분(정문쪽)에 비해 약간 덜무너졌다는 점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 낙수로 입술 적시며 13일 버텼다/유지환양 「기적의 생환드라마」

    ◎어둠·죽음의 공포 잊으려 애써 잠 청해/잠결속 기계소리… 온힘 다해 발움직여/달려온 어머니가 손잡자 “아 살았구나” 『아,발가락이 움직인다』 사고발생 2백85시간40분만에 발견한 기적같은 생명의 몸짓이었다.가냘픈 10대소녀의 끈질긴 생명력이었다.그리고 역시 여자는 강했다. 사고발생 13일째인 11일 하오1시47분쯤 슬래브가 비스듬히 쓰러져 있던 「ㅅ」자 공간.구조대원들은 긴장했다.최명석(최명석·20)군이 구출된 곳에서 기껏해야 4m거리.『잠깐…잠깐…작업중지,중지』 정상원(30)대원이 소리쳤다.『분홍색 매니큐어를 엄지발가락에 바른 여자의 발이 꿈틀대는 것이 얼핏 환상처럼 스쳐가더군요』 정대원은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극적상황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하오5시54분 무너진 A동 지하1층 도자기 매장.유지환(18·삼풍백화점직원)양은 평소와 다름없이 콧노래를 부르며 매장에 진열된 도자기를 닦고 있었다.1분여 지났을까.정확히 하오5시50분.갑자기 「꽝」하는 굉음과 함께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볼 틈조차 없었다.아득한 곳으로 추락하는 느낌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얼마나 지났을까.한기가 느껴져 깼다.조금전까지 함께 웃으며 얘기를 나누었던 매장의 언니들은 한 명도 보이질 않았다.다만 칠흑같은 어둠만이 곁에 있었다.서서히 희미하게 콘크리트더미와 육중한 쇳덩어리가 보였다. 『갇혔구나』 입이 타들어갈 만큼 갈증을 느꼈으나 주변에 물이 없었다.4년전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지신 아버지,그리고 가계를 혼자 꾸려오다 아버지 병간호에 매달리고 계신 불쌍한 어머니,가끔 다투기도 했던 오빠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김건모의 노래등 X세대로 불리는 가수들의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며 지냈던 친구들의 정겨운 얼굴도 차례로 떠올랐다. 『지환아』 마치 어머니가 옆에서 부르는 것같았다.서러웠다.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험한 꼴을 당해야 하나.그러나 걱정도 잠시.『이렇게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눈물이 났다.처음 며칠은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울다 지쳐 잠이들었다.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었고 며칠을 지냈는지도 전혀 모른다.설움에 겨웠고 눈물도 말라버렸다. 목이 탔다.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위에서 녹물이 조금씩 떨어졌다.도저히 그냥 먹을 수 없을 것같아 입술에 적시만 했다. 몹시 역겨웠지만 아버지,어머니,오빠와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음을 차분히 했다.억척스럽게 적셨다. 이렇게 견디다 보면 혹시 구조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안을 가졌다. 『일단 모든 것을 잊고 자자』 몹시 무서웠다.이제는 시간감각까지 잃어버렸다.깨어있는 것이 공포였다. 배가 너무 고팠지만 녹물을 입술에 적시는 것도 지겨웠다.냉커피 한잔만 마셨으면 이대로 죽어도 좋을 것같았다. 『내가 괴기영화에나 나올 법한 주인공이 되다니…』 다시 잠을 청했다. 지금 밖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그래도 엄마는 아직까지 나를 찾고 계시겠지. 의식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더이상 버틸 기력이 없었다. 잠결에 기계음소리가 강하게 들렸다.그러나 소리칠 힘이 없었다. 희미한 불빛이 스며들어왔다.마지막이다 싶어 온 힘을 다해 『사람 살려요』라고 외쳤다.처음엔 반응이 없다가 20여분뒤 육중한 콘크리트더미사이로 뭔가 묻는 소리가 들렸다. 발가락부터 움직였다.그리고 『이름은 유지환이고 18살이에요.살려주세요』. 들것에 실려 나오는 것같은데 어머니가 울먹이며 손을 잡아왔다.꿈인가.눈을 가린 수건때문에 어머니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그러나 손끝으로 엄마의 체온이 전해졌다.『엄마를 만나니 안심이 되네요』 ◎“내자식 살아온 듯”… 온국민 환호/유양 생환하던 날/구조 중계보며 가슴 졸여 손에 땀을 쥐게한 기적의 생환이었다.일요일인 지난 9일 아침 최명석(21)군의 기적적인 생환의 감격이 가시기도 전에 유지환(18)양이 구조되자 시민들은 환호와 감격이 어우러진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마치 더이상의 낭보가 없는 것처럼 환호하며 감격해 했다. 유양의 생환은 극한상황에서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의지력과 인내심의 한계가 어떤 것인가를 그대로 보여준 더할나위 없는 감동이었기 때문이다. 간밤 비피해와 합동구조반의 생존자 확인 실패로 다소 우울한 아침을맞았던 시민들은 긴 장마 끝에 언뜻 보인 햇빛처럼 신섬함을 맛봤다. 너나 없이 내자식,내형제가 되살아온 것처럼 환희를 만끽했다.그리고 모두 열광했다. 『목이 마르니 물좀 주세요』는 유양의 얘기가 TV를 통해 생중계되자 그동안 느껴온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듯한 감격에 젖었다.유양이 구조되기에 앞서 TV화면을 통해 발가락을 움직이자 지난 2일 삼풍백화점 아르바이트생 이은영양이 그 역경을 뚫고 극적으로 구조된 뒤 2시간만에 병원에서 숨졌을 때 느꼈던 우울을 한꺼번에 말끔히 씻어냈다. 유양의 극적 구조는 시신이라도 온전히 수습되기를 기대하던 실종자 가족에게도 또다시 희망을 불어넣어줬다.시민들의 기대도 한껏 높아졌다. 『아직 내아들,내딸이 살아있을 것이다』 『우리의 가여운 이웃들이 더 생존했으면…』 서울교대 체육관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다시 마음을 졸였다.『그래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모두들 가슴 벅차했다. 10일 하룻동안 40구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굴돼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던 실종자 가족들.연일 드러나고 있는 공무원들의 비리에 치를 떨던 시민들.연일 가슴 졸이며 붕괴현장을 지켜봤던 이들의 가슴 속에 희망과 바람이 되살아 나고있다. 열사흘째 칠흙같은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있었으면서도 『마실 것을 달라』는 유양의 요구에 모두 내 일이라도 된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강인한 정신력,살려는 끈질긴 의지,인간한계를 뛰어넘은 인간승리….시민들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자랑스런 젊은이의 모습 바로 그것으로 여겼다. □유지환양 시간대별 구조상황 ▲11일 하오 1시47분=최명석군이 발견된 지점 근처인 지하1층 도자기 전문점 부근에서 포클레인 작업 중 생존자 발견. ▲1시50분=대화로 인적사항 확인.『수유동에 사는 「유지환」이다』 ▲1시55분=음료수 요구.건강상태 양호 확인.유압절단기로 장애물 제거작업 착수. ▲2시1분=소형 유압기로 콘크리트 상단 들어올림. ▲2시3분=물과 담요·들것 투입. ▲2시6분=강남성모병원 119차량 대기. ▲2시12분=해머·드릴로 구멍 뚫고 통로 만들기 시작. ▲2시17분=유양,지하1층 도자기판매장 직원임을 확인. ▲2시35분=유압기로 출구 확장. ▲2시37분=유양의 발가락 움직임. ▲3시10분=뒤엉킨 철근·콘크리트 뚫고 통로 개척. ▲3시25분=현장 구조작업에 지장 초래한다고 구조요원 제외한 나머지 철수요구 방송. ▲3시28분=유양 구조,병원 후송. ▲3시35분=강남성모병원 도착.
  •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버텨/극한 상황 남녀 생존능력

    ◎지방질 많아… 최악 경우 에너지로 대용/물있을 경우 남녀 모두 3∼4주간 생존 극한상황에 처한 남성과 여성의 생존능력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난 9일 최명석(20)군이 구조된데 이어 11일 유지환(18)양도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남녀의 신체적인 생존능력의 차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극한상황에서의 남녀 신체의 대처능력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으나 대체로 남자보다 여자가 낫다고 보고 있다. 남자는 일반적으로 여자보다 에너지소비를 많이해 대사열이 많은 반면,여자는 남자보다 지방질이 다소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성에게 많은 지방질은 매몰 등과 같은 상황에서 칼로리를 섭취못한 사람의 에너지원으로 대신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의학계에 보고돼 있다. 의학계에서는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기간이 남자는 14일인데 반해 여자는 3∼4일 더 긴 17∼18일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동안 남녀는 공히 가장 먼저 간에 저장돼 있는 「글라이코겐」이라는 성분을 인체 자체적으로활성화시켜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글라이코겐성분은 그러나 보통 1∼2일 정도면 완전 소비되고 그다음으로 인체가 자체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은 지방질,근육의 단백질등이다. 최군과 유양이 모두 구조당시 다소 핼쑥했다는 점은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몸속에서는 기본적인 신진대사를 위해 지방질과 단백질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물을 먹을 수 있으면 남녀구분없이 3주정도는 견딜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설이다. 그러나 물을 안먹으면 2주도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남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오동렬(31)의사는 『유양이 응급실에 처음 왔을때 맥박수는 일반성인의 평균치인 80의 2배인 1백60이었고 혈압도 70으로 낮은 상태였다』면서 『만약 1∼2일만 더 늦게 구조됐더라면 「치명적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학전문가들은 생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살아야겠다는 강한 「정신력」과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삼풍더비」속에 또기적의 생명/18세 유지환양 “인간만세”

    ◎2백85시간만에 지하 1층서 극적 구조/최명석군 구출한곳서 4m거리/어제하오 생존 한계 상황을 뛰어넘은 인간 의지의 개가였다.만 11일 21시간40분,시간으로 2백85시간40분동안의 기나긴 고통의 터널을 뚫고 가냘픈 10대 소녀의 몸으로 쟁취한 인간승리의 금자탑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열사흘째인 11일 하오 3시28분 무너진 A동 중앙홀 부근 콘크리트 더미 속에 매몰돼 있던 유지환(18·삼풍백화점 지하 1층 점원·강북구 수유4동 569의82)양이 합동구조반에 의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유양은 곧바로 이웃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무릎 등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을 뿐 비교적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측은 심전도 검사결과,심장박동과 맥박 등에는 이상이 없으나 혈압이 낮고 심한 탈수현상을 보이고 있어 포도당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양이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이 TV를 통해 생중계되자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내일처럼 손에 땀을 쥐고 감격과 환희에 젖어 아낌없는 박수를보냈다. 유양 이외에도 이날 한때 3명의 생존자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유양은 이날 하오 1시47분쯤 A동 지하 1층 건물의 잔해를 제거하던 합동구조반에 의해 처음 발견돼 1시간40분만에 구조됐다. 유양을 처음 발견한 영등포소방서 119구조대원 정상원(30)씨는 『포클레인 작업을 하다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발가락이 보였고 이어 희미한 목소리로 「아저씨 저 좀 살려주세요」라는 소리가 들려 무전으로 본부에 연락했다』고 말했다. 구조반은 곧 산소용접기와 철근 절단유압기등을 동원,유양을 덮고있던 콘크리트 더미를 들어내고 지름 1m 크기의 구멍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 유양을 끌어올렸다. 유양은 『위에서 떨어지는 녹물로 입술을 적시며 버텼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유양은 높이 30㎝,폭 50㎝,길이 1m30㎝ 크기의 공간에 찢어진 윗옷에 팬티차림으로 두 손을 몸에 붙인채 하늘을 향해 누워있었다. 유양이 발견된 곳은 지난 9일 열하루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최명석군(20)이 매몰되어 있던 지하 1층 도자기 매장에서 4m 떨어진 곳이었다.
  • 예언가들 생존자 매몰지점 예측 “화제”

    ◎「생명의 기」 강한 영감으로 감지/임경택 교수­최명석군 매몰지점 정확히 맞춰/박미카엘라 수녀­유양 구출 4시간전 「생기운」 느껴 11일 기적적으로 구출된 유지환양의 매몰사실을 수녀와 기공전문가들이 미리 알려준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관악구청이 운영하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는 「인보성체 수도회」소속 박미카엘라수녀(60)는 어려서부터 갖고 있던 수맥찾기의 영감으로 구출 4시간전에 유양의 매몰지점을 거의 정확히 짚어주었다. 생존자탐지기 등 첨단장비로 생존자확인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뭔가 잘못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던 박수녀는 생존자를 찾을 수 있다는 영감이 떠올라 이날 상오10시쯤 사고현장을 찾아갔다.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겨우 구조작업을 하고 있던 구로소방서 박용호(49)서장을 만난 박수녀는 지휘본부에서 백지에 생존지점을 십자모양으로 표시해 보였다. 구조관계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박수녀를 A동 함몰현장에 데리고 가생존지점을 짚어보도록 했다. 박수녀는 삼풍아파트 7동앞 현장입구에 눈을 감고 서서 은색추가 달린 금색 시계줄을 가만히 늘어뜨리고 천천히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수녀가 지적한 생존자매몰지점은 A동 함몰현장 중앙에서 북쪽엘리베이터타워쪽으로 2∼3m가량 떨어진 곳으로 유양이 갇혀 있던 지점에서 3m밖에 안되는 가까운 곳이다. 박수녀는 「물이 있는 곳에 사람도 있다」는 원리에 따라 시계줄로 수맥의 기운을 느껴 사람이 있음을 알아낸다고 설명했다. 또 9일 구조된 최명석(20)군의 매몰지점을 예언했던 목포대 정치학과 임경택(44)교수도 최군이 구출된뒤 『생명이 위태로운 기를 두어군데 더 느꼈다』고 말해 생존자가 더 있음을 알아맞힌 셈이 됐다. 대학 1학년때인 73년 심신을 수련할 목적으로 기공에 입문,단전의 대가인 청산거사를 사사했다는 임교수는 지난 85년부터 목포대에서 단전호흡동아리의 지도교수를 맡아왔다. 이밖에도 역술가라고 밝힌 홍양자씨(54)도 이날 하오 사고대책본부를 찾아와 A동 북쪽 엘리베이터타워의 가장자리에남녀 1명씩,A동 뒤쪽 중앙홀근처에 남자 2명이 살아 있는 기운을 느낀다고 알려주었다.
  • 기적은 또 있었다(사설)

    기적이 다시 일어났다.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끈질긴 인간승리의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붕괴된 삼풍백화점의 잔해 속에서 2백85시간의 사투를 벌이다 구조된 유지환양(18)의 생환모습은 실낱 같은 기적을 기다리던 온 국민의 가슴을 다시 한번 뭉클하게 했다.매몰 11일째에 최명석(21)씨가 구출되자 많은 국민은 또 다른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시간이 흐를수록 기대감이 사그라들어가는 가운데 유양의 생환은 끈질긴 인간생명력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웠다.빠른 건강회복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 온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린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에서 최군의 경우와 함께 유양의 생환은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강인한 것인가를 보여준 대드라마다.13일동안 콘크리트 틈새의 어둠에 갇힌 채 담요에 물을 적셔 목을 축이며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극한상황을 딛고 일어선 그녀의 사투는 불확실성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용기를 준다.유양의 투지와 집념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본 받아야 할 모습이다. 참사후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은 여러번 지적되어 왔으며 그때마다 우리는 마지막 생존자의 구출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해왔다.유양의 생환은 아직도 생존자가 더 있으리라는 개연성을 높여주었으며 우리는 다시 한번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말고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 해줄 것을 강조한다. 지하에 매몰된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몸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마실 물과 공기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매몰자의 생존의욕이 중요하다.그런 예가 바로 11일째에 구조된 최씨와 13일간 버틴 유양의 경우다.시간은 흘렀지만 아직도 생의 의욕을 불태우는 매몰자가 있다는 전제 아래 구조활동도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악조건하에서도 2주가까이 헌신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구조대원들의 투지에 온국민과 함께 기대를 건다.
  • “생존자3명 더있다”헛소문에 한때 술렁/유양 회사·실종자가족 표정

    ◎“혹시나” 하던 실종자가족들 또한번 울려/유양 소속회사 축제 분위기에 “업무 마비” ▷추가 생존자 소동◁ 유지환(18)양이 극적으로 살아돌아온 11일,다른 실종자의 가족들은 추가 생존자가 있다는 헛소문에 또 한번 울었다. 이날 하오 유양의 생존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고현장과 서울교대에 마련된 실종자신고센터에는 「유양 말고도 같은 자리에 생존자가 3명 더 있다」는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나돌았다. 소문은 유양이 구출되기 직전 구조대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생존자 3명의 이름을 직접 말한 것으로까지 확대돼 삽시간에 사방으로 퍼졌다. 그러나 이같은 소동은 구조대원들의 흥분된 분위기와 생존자가 더 있기를 바라는 실종자 가족과 보도진들의 간절한 바람 등이 상승 작용을 한 때문이었다. 여기에 유양의 생존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방송을 시작한 일부 TV방송사에서 생존자가 1명 또는 3명 더있다고 보도해 소문을 부채질했다. 이 때문에 실종자가족들은 「혹시나」하는 기대 속에 급히 현장으로 달려왔다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구조본부에 격렬히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생존자가 3명 더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한때 가졌던 희망만큼이나 무거운 절망감에 다시금 빠져들었다. ▷회사표정◁ 유양이 판매사원으로 근무 중인 서초동 삼광유리공업은 유양의 생존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축제분위기 속에 업무가 마비된 상태. 직원들은 유양의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TV 앞에 몰려들어 손에 땀을 쥐고 구조과정을 지켜봤으며 구조가 끝난 뒤에는 삼삼오오 모여 기적같은 생환에 대해 얘기꽃을 피우는 모습. 위례상고 재학 중인 지난해 10월5일 학교 추천으로 이 회사에 입사,줄곧 삼풍백화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해온 유양은 평소 쾌활하고 자신감 있는 성격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일에도 열심이어서 상사와 동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 회사측은 사고 직후 직원 2∼3명을 서울교대에 마련된 실종자 대책협의회에 파견,날마다 유양의 소식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침통한 분위기였으나 이날유양이 구조됨에 따라 직원들도 생기를 되찾으며 환호.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온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준 유양은 이제 회사의 자랑거리가 됐다』며 『직원으로서의 긍지를 드높인 유양에게 회사 차원의 특별한 배려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언. ◎유양 첫 발견 구조원 정상원씨/이름 물으니 “유진환…” 또박또박 대답/“내가 이안에 며칠이나 있었죠” 질문도 『지난 9일 최명석(20)군이 극적으로 구조된 뒤 생존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한순간도 버리지 않았는데 그 기대가 헛되지 않아 너무 기쁩니다』 최군이 「사지」에서 생환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또다시 2백85시간여만에 유지환(18)양이 구출됐다.다음은 유양의 생존을 처음으로 발견한 영등포소방서 119 구조대원 정상원(30)씨와의 일문일답. ­발견 당시 상황은. ▲이날 하오 1시47분쯤 매몰된 A동 지하1층에서 포클레인으로 콘크리트 상판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다 최군이 발견된 지점에서 남쪽으로 4m,지하1m 정도 내려간 곳에서 40∼50㎝ 정도의 구멍을 발견했다.작업을 중단하고 가까이 다가가보니 깨끗한 사람의 발가락이 보였다.인기척이 들리지 않아 구멍 안쪽을 향해 발가락을 움직여보라고 하니 발가락이 조금 움직였으며 1시50분쯤 신음소리와 함께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발견 당시 유양의 상태는. ▲콘크리트 더미나 철근에 눌려있지는 않으나 한사람이 누워있기 빠듯할 정도의 공간에 있다고 말했다.물을 달라고 해 생수를 준 뒤 조금씩 마시라고 했으며 물에 적신 담요와 물수건을 계속 안으로 넣어줬다. ­구조되기까지 나눈 대화는. ▲처음에 이름과 나이,주소 등을 물었더니 『이름은 유지환이고 18살이며 수유리에 산다』고 또박또박 대답했으며 곁에 다른 생존자는 없다고 했다.이름을 잘못 알아들어 다른 대원에게 틀리게 얘기했더니 『왜 남의 이름을 바꾸느냐』고 농담까지 했다.또 희미하게 웃으면서 『내가 이 안에서 며칠이나 있었죠』라고 물어볼 정도로 정신이 맑아 1시간40여분 동안 구조작업을 펼치면서도 비교적 안심했다. ­구조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콘크리트 상판이꽤 두꺼워 이를 제거하는데 어려움이 컸다.생존자가 호흡할 수있는 통로를 확보하면서 콘크리트 제거 장비가 생존자를 건드리지 않도록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느라 구조시간이 많이 걸렸다.
  • “마치 오누이”… 두초인 중환자실의 만남/극정생환 유양 가족·주변

    ◎병상의 아버지 구출장면 보고 “만세”/유양찾기 헌신 오빠친구들도 환호성 ▷최명석과 해후◁ ○…『오빠』 『지환아』 『빨리 눈을 가린 수건을 벗고 얼굴을 봤으면 좋겠어요』 ○“빨리 얼굴 보고싶다” 온 국민을 기쁨에 들뜨게 한 기적의 생존자 최명석(20)군과 유지환(18)양이 이날 하오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감격적인 해후. 병원측은 전국민의 관심 속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두 젊은이가 똑같이 인간의 한계상황을 극복한 이 시대의 「초인」이라는 점을 높이 사 같은 병실에 입원하도록 조치. 건강을 회복한 최군은 『생존자가 더 있을 것같다는 나의 믿음이 실현돼 기쁘다』며 『지환이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기원. 유양도 『구조돼 무엇보다 기쁘다』며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명석이 오빠와 함께 지내고 싶다』고 엷은 웃음을 띠기도. ▷유양 가족◁ ○…4년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유양의 아버지 근창(52)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수유5동 대한병원에는 유씨와 같은 병실의 환자,직원들이 모여 유양의 생환소식을 듣고 환호. ○TV서딸 실종알아 이 병원 320호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유씨는 딸의 실종사실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이날 TV를 통해 딸의 사고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 유씨는 『TV에서 딸이름이 나올 때만해도 동명이인으로 생각했으나 주소와 나이 등이 똑같아 눈앞이 캄캄했다』면서 『다행히 딸이 건강한 모습으로 구조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유양의 오빠 세열(21·서일전문대 식품가공학과 2년 휴학)군은 『사고 전날 「힘들어서 직장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동생에게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하라고 설득해 직장에 내보냈다』며 『동생이 구조되지 않았다면 평생에 한이 됐을 것』이라며 눈물. 세열씨는 『동생이 고1때 친구집 옥상에서 놀다가 떨어져 양쪽 다리에 철심을 박아 놓은 상태였다』고 전언. 한편 유양가족들은 그동안 산재보험료와 외가 및 아버지 친구의 도움으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양의 어머니 정광임(48)씨는 이날 서울 강남성모병원 3층 중환자실 앞에서 이틀 전에 구조된 최명석(20)군의 부모와 만나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교환. 최군의 아버지 봉열(51)씨가 정씨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정말 축하드립니다.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입니다』라고 축하하자 정씨는 『명석군이 구조될때 얼마나 부러워하고 기운을 냈는지 모릅니다』라고 대답. 정씨는 이어 『그들은 꽃봉오리같은 젊은이들인데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현장에서 기계음소리가 나면 기대가 커졌으나 소리가 멎으면 희망이 꺾였습니다』라며 『구조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며 감격에 젖은 표정. 최씨가 『지환양 아버지가 병원에 누워 계신다고 들었는데…』라며 궁금해 하자 정씨는 『몸이 편찮으셔서 그동안 알리지 못했으나 지금쯤 소식을 듣고 오히려 놀라고 있을 것』이라며 안도.이들은 앞으로 집안끼리 서로 오가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자고 약속. ▷오빠친구◁ ○…기적적으로 구출된 유양 뒤에는 오빠 세열군 친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유군의 선덕고교 동기동창인 이들은 평소 친동생처럼 아끼던 유양이 실종됐다는소식을 전해들은 지난달 29일 밤 약속이나 한듯 만사 팽개치고 유군 집으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최인성군(21·한양대 기계공학과 2년) 등 친구 5명은 2개조로 나눠 2명은 집을 지키고 나머지 3명은 유군과 함께 시내 병원들을 찾아다니며 사상자명단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러느라 몇날을 뜬 눈으로 새웠으나 유양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최군등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유류품이라도 찾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으나 접근이 어려워 실종신고만 했다. 친구들은 붕괴사고가 난지 5∼6일이 지날때까지만 해도 유양이 분명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실의에 빠진 어머니와 친구 세열이를 위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불길한 예감에 빠졌다.그러다 지난 9일 최명석군이 극적으로 구출됐고 최군이 생환한데는 평소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이 큰 몫을 했다는 보도를 보고 『누구못지 않게 명랑한 지환이도 분명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갖게 됐다. 11일 하오 유양의 생환소식을 TV에서 들은 최군 등은 일제히 『지환이가 살았다.지환아고맙다』를 연발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병원◁ ○최군 일반병동으로 ○…서울 강남성모병원은 이날 하오 유지환양과 최명석군을 3층 중환자실에 나란히 두는 것은 두사람의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최군을 일반병동으로 옮겼다. 병원관계자는 『최군은 12일 아침부터는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다』며 『안정을 위해 최군을 일반병동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유양이 그동안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냉커피와 미숫가루,화채 등이라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각지에서 축하선물이 답지. 동서식품은 지난 9일 먼저 생환한 최명석군이 『콜라를 먹고 싶다』고 말하자 두산식품이 콜라 30박스를 전달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 하오 유양에게 캔커피 30박스를 전달. 또 이날 하오 8시쯤에는 서울 잠실새마을시장에서 건강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상원(37)씨가 『TV를 보다가 유양이 미숫가루를 먹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 선물로 주기 위해 가져왔다』며 미숫가루 1포대를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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