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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복조 시위현장 투입억제/정부,개선책 마련/최루탄 발사땐 사전경고

    정부는 3일 상오 노재봉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명지대 강경대군 치사사건에 따른 대책을 논의,앞으로 경찰의 시위진압 방법을 대폭 개선키로 했다. 이상연 내무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문제가 된 사복조의 시위현장 투입은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최루탄 발사시에는 방송차를 동원,사전경고 방송을 통해 시민의 불편과 학생들의 피해를 최대한 막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시위현장 투입경찰의 교육강화 ▲지급장비 이외의 어떠한 현장취득물도 사용불가 ▲최루탄 사용의 억제 ▲연행과정에서의 폭언·폭력사용을 금지하는 등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사복조의 복장도 현재는 기동성을 위해 편리한 사복을 착용토록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공식작업복으로 바꾸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을 위해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여하는 시위문화정착 기획단을 설치하는 등 전반적인 시위평정 방안개선책을 마련,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노 총리는 이날 각의에서 『이번 사건은 우리의 오래된 집회정치의 연장선상에서 전장심리 발동으로 일어난 불행한 사건』이라고 말하고 『이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질서와 공권력 유지』라고 강조했다. 노 총리는 『공권력 유지는 국가가 해야할 원초적 임무이지만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정부는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전제,『과거에는 폭력시위든 평화시위든 시위자체가 용납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시위가 민주생활의 일부가 돼 있다는 점을 감안,각 부처가 이러한 시대변화에 합당토록 시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누구를 위한 분신인가”/경원대서 또… 각계서 “자제” 거듭 호소

    ◎사대 총장들도 “불행한 사태 더 없어야”/“인명경시 극한행동은 혼란 부채질”/일부 기성세대 학생 부추기는 행동 말아야 명지대 강경대군의 상해치사사건이 터진 뒤 시위에서의 폭력을 추방하자는 여론이 크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화염병과 최루판,쇠파이프 등을 뿌리뽑고 분신과 같은 극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은 특히 같은 또래의 젊은 학생들과 전·의경들이 극한적으로 대치하며 서로 화염병과 최루탄 등으로 소모성 공방전을 벌이는 일은 물론 분신 등 인명경시풍조가 더 이상 잇따라서는 곤란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3일 하오 경원대 천세용군이 또다시 분신자살,종교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 이같은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한층 높아가고 있다. ◎김 추기경도 당부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강군의 상해치사사건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로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인간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정치와 경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다같이 반성하면서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49)도 이날 『더 이상 학생들의 분신 등 비극적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호소한다』면서 『고귀한 생명을 끊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군 사건과 관련한 「범국민대책회의」측도 『제발 극한행동만은 자제해 달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서울지역 17개대 총장들이 지난 2일 모두의 자제를 호소한데 이어 전국사립대학 총·학장협의회(회장 강석규·호서대 총장) 소속 41개대 총·학장들도 3일 상오 서울 팔레스호텔에 모여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 뒤 학생 및 경찰의 극한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제도적 장치 마련을 사립대 총·학장 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대학인들이 정당한 의사표시와 함께 평화적인 집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하고 폭력이 맞서는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하고 『학부형과 사회 각계각층은 위기에 선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보다 많은 지도와 협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한성공회 전국사제단(주교 김성수 신부)도 이날 하오 이 교회 신도인 천군이 분신한 일을 계기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더 이상 분신과 같은 젊은이들의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당국이 노력해 주기를 바라며 학생들도 극한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참여와 자치를 위한 시민연대회의」의 공동대표 이세중 변호사는 『학생들이 분신하는 것은 인간 생명의 고귀함을 저버리는 것이며 자칫 잘못하면 민주화 및 사회개혁을 위해 인간의 목숨과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면서 『학생들은 이같은 극한행동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 동의대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한 변호사는 이날 『동의대사건이나 이번 명지대사건이 가져다 주는 교훈은 폭력의 상승작용은 끝내 참혹한 죽음과 사회적 혼란만 가져다 준다』고 지적하고 『오늘이 바로동의대사태가 터졌던 날』임을 강조,2년 전의 참상을 회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70대의 원로교육자는 특히 일부 교수 등의 농성 등과 관련,『젊은 학생들의 분신 등 죽음이 연이어 터지는데도 교수들이 자책과 반성을 하기보다 대중 속에 끼여서 시위학생들과 꼭같은 모습으로 정치적 구호를 외칠 때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이들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며 더 이상 무분별한 폭력시위가 계속되지 않기를 역설하는 것이 대학을 지키고 사회의 길잡이가 되어야 할 교수들의 본분』이라고 상기시켰다.
  • 이질성 극복의 몸부림… 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이후의 독일:1

    ◎구동독 경제모순의 사생아 “실업 300만”/국영기업 민영화 과정서 대량 감원/서쪽까지 확산… 연내 5백만 넘을듯/“직장 달라” 연일 시위… 정부선 자영업지원금 증액키로 「세기사적 위업」이라는 찬사 속에 통일을 이룩한 독일이 심한 「통일후유증」을 앓고 있다. 동서간에 깊게 파였던 이데올로기의 골과 40년 분단으로 생긴 정치·경제·사회적 격차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이다. 통일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3백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실업자들은 『우리들에게 일자리를 달라』며 헬무트 콜 총리에게 달걀세례를 퍼붓고 구동독 지역의 주민들은 『통일 후 나아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도로 건설·통신망 확충·공해퇴치 비용 등 소위 「통일비용」이 늘어나는 바람에 구서독 쪽에서 고조되고 있는 불만도 만만치 않다. 독일통일과 함께 절정에 올랐던 집권 기민당의 인기도 급락하고 있으며 라이벌 사민당은 이때다 싶어 재선거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등 어수선하다. 통일 후의 독일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이기백 특파원이 현장취재를 통해 진단한다. 통일의 기쁨 뒤에 들이닥친 대량실업사태가 지금 독일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통일 당시만 해도 서독의 실업률은 2% 안팎이었고 동독은 형식적이나마 완전고용상태였으나 통일 반년 만에 실업률이 30%로 치솟아 현재 3백여 만 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더욱이 실업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될 전망이어서 통일독일이 심혈을 기울여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독일노동연맹(DGB)이 주최한 노동절 행사는 히틀러가 1933년부터 행사를 금지한 이래 59년 만에 전 독일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갖는 합동집회였으나 실업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가 격렬시위로 이어져 투석과 화염병,그리고 최루탄이 난무하는 전투장으로 돌변했다. 60여 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베를린시내 프리드리히스하인 광장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연사들은 한결같이 날로 악화돼가고 있는 실업문제의 해결과 동서독간 사회적·경제적 괴리현상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촉구했다. DGB보고에따르면 현재의 실업자 수는 완전실업자 90여 만 명,반실업자 2백10여 만 명 등 3백여 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는 그 숫자가 5백여 만 명을 넘어서 지난 32년 나치의 출현을 초래했던 경제상황 때의 실업률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디프겐 베를린시장은 집회에서 『새로운 사회적·경제적 분단상태에 대해 모두가 비상한 관심을 가질 때이다. 현재 실업문제는 독일인 모두가 합심해서 풀어야 할 심각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베를린시는 실업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94년까지 4개년 고용증대계획을 세워 추진하겠으며 올해에만 3만여 명이 취업할 수 있도록 서비스업·개인 자영업지원금 등으로 11억마르크(4천5백억원)를 지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청중들의 노기를 가라 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당면한 대량실업사태에 분노한 군중들은 집회가 끝난 뒤 시가행진을 벌이려다 경찰과 충돌,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이에 맞서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에 나서는 등 통일 후 가장 치열한 「전투」를기록했다. 이날 시위로 경찰차 2대가 불타고 경찰관 10여 명이 부상하는 등 평상시의 시위와는 다른 피해를 남겼으며 노동자 7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처럼 통일 이후 대량실업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은 독일 통일을 가져온 동인이 구동독의 경제였다는 점에서 예견되어왔던 일이다. 동구권에서는 나름대로 가장 탄탄했던 동독이었지만 국가통제경제에서 자유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비능률적인 경제적 모순점들이 일시에 표출,대량실업이라는 사태를 몰고온 것이다. 공산정권 아래에서는 국민들이 국가에 의존,실업의 걱정없이 살아왔으나 이제는 시민 각자가 홀로서기를 해야 살아갈 수 있는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구동독인들이 실업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은 자유경쟁사회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절박하다. 특히 8천여 개의 구동독 국영기업이 사유화된 후 새로운 기업주들이 자본주의적 경제운영방식대로 군살빼기에 착수하면서 실업자 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어 실업자들의 대열에 끼게 되는 사람들에게는 통일이 원망스럽게느껴질 정도이다. 동독지역 기업들의 생산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여 %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바 이같은 생산성 하락이 실업을 더욱 부채질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베를린의 독일경제연구소(DIW)는 통일 당시 동독지역 9백여 만 명의 일자리가 자유경제체제로 바뀌는 가운데 4백여 만 명이 떨어져나갈 것으로 추산,올 연말에는 실업자 수가 5백여 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대량실업사태로 구동독 지역 주민의 서독지역으로의 이주가 한 달 1만5천여 명에 이르러 서독지역의 실업률마저 밀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40∼50대의 실업자들이 자살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실업사태가 악화되면서 구동독의 호네커 정권을 붕괴시킨 민주화 시위의 발생지인 라이프치히시에서는 과거 월요일마다 벌였던 「월요시위」가 지난 3월부터 재연되기 시작해 직업보장과 콜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업문제는 통일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과도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베를린시내에서 노동절 시위를지켜본 바바라 여인(39)은 『사람들이 통일만 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며 『통일의 후유증을 청산하려면 앞으로 10년,심하면 분단의 세월 만큼 긴 반세기가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통일의 대가는 그만큼 비싸다는 얘기다.
  •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사설)

    이제 그만 모두들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더 이상 이토록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이며 가슴아픈 대결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누가 왜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또 그 싸움의 끝은 무엇인가를 곰곰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한 대학생의 폭행치사나 연이은 분신은 분명 비극적인 사건이요 불안한 사태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이 사건과 사태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다. 가해자가 될 수도 없고 피해자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자리잡고서 이 격앙된 사태를 끝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온갖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학생 폭행치사사건 관련자들이 여럿 구속됐고 치안책임자인 내무장관이 문책 경질된지도 오래됐다. 숨진 대학생 강경대군의 부모들은 구속중인 전경들의 석방을 원했고 강군의 장례식 일정이 거론되고 있다. 거기에 노태우 대통령이 비통한 심정으로 국민에게 간곡한 사과의 뜻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강군 사망사건은 매우 가슴아픈 일로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국민에게 슬픔과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고 『이런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경찰운용 방법을 개선토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이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식이나 명분에 구애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사과는 한편으로는 외아들을 잃은 부모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고 같이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또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통치권자로서의 그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다시 한 번 오늘을 냉철히 살펴보는 예지를 가다듬어야 하리라고 본다. 오늘날 우리 대학가의 시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 파괴적인 형태와 소모적인 행동으로 해서 심한 우려와 부정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위하면 으레 화염병과 돌부터 던지고 보는 행위가 정당화·합리화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때로는 파출소나 경찰차량 같은 공공건물과 기물을 부수고 불태우는 극단적인 과격행위마저 돌출해 국민의시선을 더욱 차갑게 한 바도 있다. 학생들이 그들 의사를 표시하는데 있어 언제나 또 어디에서나 먼저 폭력사용을 중단함으로써 최소한의 규범성 만이라도 확보할 경우 그들 정당한 의사에 대한 객관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요컨대 학생들 스스로가 폭력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위학생들에 대응하는 경찰의 무차별 최루탄 발사나 구타 등 공격적인 진압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찬성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의 객관적인 원인 또한 거기에 있다는 점을 부인해서도 안 될 것이다. 시위의 주체인 학생과 이를 진압해야 하는 경찰은 모두 젊은이들이다. 젊은이들 끼리의 대결임으로 하여 혈기와 패기가 맞서다 보면 폭력의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글자 그대로의 공권력이어야 한다. 과잉방어나 대응이 폭력의 악순환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비극적인 사건이 몰고온 긴장국면이 지금 1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일부학생과 재야가 중심이 되어 민주화 투쟁이니 정권퇴진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일부 교수와 종교계 인사들이 항의농성을 벌이면서 공공연히 정권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모두가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대다수 국민의 뜻과는 다르다고 본다. 민주화가 학생과 재야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민주화 정착자체가 국민적 합의인만큼 가급적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정권퇴진 공세가 내포하는바 권력에 대한 저항 역시 일정한 자기규율과 한계가 명확해야 하고 시대상황과 대중의 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이른바 정권퇴진공세가 격화된다면 그로 인해 빚어지는 정치 사회적 균열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앞세워야 한다. 그 정치적 혼란과 국민의 심정적 균열의 피해자는 두말 할 것 없이 국민 모두이다. 오늘의 국면을 있게 한 전후과정과 추세,그리고 민주화 진행전개에 비추어 확언컨대 지금이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할 때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 소모적이고 자해적이기까지한 긴장국면을 모두의지혜와 노력으로써 극복하고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 「시위진압」 개선 여·야 큰 시각차/집시법·전경설치법 논란의 안팎

    ◎사복조 운용 손질,방어형으로 전환/여/전경투입 폐지등 법령개폐에 중점/야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 이후 여야정치권에서 시위진압방법 개선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여야간 시각차가 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민자당측은 법 개폐보다는 구체적 시위진압방식의 개선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신민당 등 야권은 전투경찰대설치법 개정 등을 통해 전경을 시국치안에 투입치 못하도록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민자당은 강군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른바 백골단으로 불리는 사복체포조의 해체 등 획기적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제 시위진압상 어려움과 경찰의 사기진작 등을 고려,시위진압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집중 강구중. 나웅배 정책위의장은 『당과 경찰관계자들이 실무차원에서 논의한 결과 각목시위 및 화염병시위가 계속되는 한 사복체포조를 해체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소개. 정동윤 제1정책조정실장도 『빈발하고 있는 불법폭력시위에 대응,국가안보유지와 함께 산업시설 등을 보호키 위해서는 사복체포조를 포함,전경대의 운용은 불가피하다』면서 『따라서 야당측이 주장하는 전경대설치법 개폐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 야권이 전경의 시국치안 투입금지 요구에 대해서 이같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실제 전경들의 도움없이 경찰 자체만으로 잇따르고 있는 노사분규·학원시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판단 때문. 따라서 전경들이 대간첩작전 수행과 함께 치안업무보조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 전경대설치법도 개정할 수 없다는 입장. 민자당은 시위진압 경찰의 사복착용,사제무기 휴대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을 개정하자는 신민당 주장에도 반대. 여권은 오히려 이번 강군 사건으로 전체 전경들의 사기가 떨어져 앞으로 시위진압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전경들에 대한 후생복지대책까지 강구하고 있는 상황. 정부와 민자당은 그러나 전경활동에 대한 일부 여론의 비판을 수용,그 운영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적극 고쳐나간다는 계획. 그 중 가장 주요한 것은 시위진압 형태를 공격형에서 방어형으로 전환시킨다는 대목. 체포보다는 해산에 주목적을 두게 된다면 사복체포조도 정복을 입히거나 다른 명칭으로 개편될 수 있으며 절제된 분위기 속에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 또 쇠파이프 등 규정 이외의 시위진압장비 사용금지,최루탄사용시 발사예고제,경찰 학원진압의 가급적 억제 등의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 민자당은 이와 함께 현역병으로 입영한 전경들을 시국치안에 투입하는 것은 법률위반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전경을 의경으로 대체해 나갈 방침. ○…신민·민주당 등 야권은 강군 치사사건으로 빚어진 유리한 국면을 최대한 활용,국가보안법·안기부법 등 이른바 개혁입법은 물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및 전투경찰법 등 공안관계법에 대해 여권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낸다는 전략. 신민당측이 3일 『우리가 정부측이 수용할 수 있는 대폭적인 양보안을 제시할 경우 민자당측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양보안이라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개혁입법안에 대해 여권에 수정안 제시를 촉구한 것이나 전경대 설치법 및 집시법 개정안을 제출한 것은 이같은 맥락. 신민당측은 재야측의 강경입장으로 증폭되고 있는 치사사건의 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유사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고 민주적인 「시위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는 명분과 함께 향후 일련의 선거국면을 앞두고 공안관계법의 개정으로 재야와 신민당의 정치적 활동공간으로 넓히겠다는 계산도 염두에 둔 듯. 김대중 총재는 이날 상오 기자간담회를 갖고 강군 사건과 관련,▲노태우 대통령의 사과와 사건재발방지 다짐 ▲노재봉 내각의 총사퇴와 공안통치 종식 ▲사복체포조 해체 등 재발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및 집회와 시위의 자유보장 ▲집회와 시위의 평화·비폭력원칙 존중 준수 등 4개항을 거듭 요구하면서 『노 내각의 퇴진과 「백골단」의 해체를 통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초점을 맞춰 재야와 공동대처하겠다』고 공언. 이상수 의원 등 신민당 의원들이 이날 제출한 전투경찰대설치법 개정안은 대간첩작전과 치안업무보조를 수행토록 규정하고 있는 전투경찰대 설치의 목적부분 중 치안업무 보조조항을 완전 삭제해 전경의 시위진압 투입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현실을 지나치게 무시한 이상론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당론 결정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 즉 박상천 의원 등은 치안업무보조규정을 완전 삭제할 경우 「작전전투경찰」과 「의무전투경찰」 중 의무전투경찰은 완전 폐지되는 결과를 초래,이 경우 의경이 상당부분 감당케 돼 있는 시위 이외의 민생치안 수요에 무리가 따르게 된다는 주장. 집회 및 시위진압에 동원되는 모든 경찰이 의무적으로 정복을 착용토록 하고 경찰관직무집행법상 규정된 장구 이외에는 일체의 무기를 휴대치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은 사복체포조의 해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발상. 그러나 이 신민당안은 화염병투척·방화 등 폭력시위가 빈발할 경우 이에 대처할 구체적 대안제시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폭력시위­과잉진압 제발그만”/대학총장·사회단체등 각계서 목멘호소

    ◎“화염병·최루탄 국민지지 상실/사회·학원안정 되찾게 자제를”/분신등 자해행위 중지도 당부 명지대 강경대군의 상해치사사건을 계기로 일부 학생들의 과격시위 및 경찰의 과잉진압 등 「시위폭력」을 추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국민들은 특히 『운동권 학생 및 급진재야 인사들과 공권력간의 장기적인 대치상태는 국력의 소모를 부르고 사회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 폭력을 삼가고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 등 서울시내 17개 종합대학 총장들은 2일 상오 서울 서초구 서초동 팔레스호텔에서 강경대군의 상해치사사건과 관련,간담회를 갖고 『화염병과 최루탄이 교전하는 전투적인 시위나 진압방식은 국민들로부터 이미 지지를 잃고 있다』면서 『서로 불신을 씻고 하루빨리 사회와 학원의 안정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총장들은 『강군의 사망에 대해 교육자로서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분신등 더 이상의 자해행위를 중지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이번 사건이 경찰의 과잉진압이나 공격적 폭력에 의해 발생한 점은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학원에서의 건전한 비판기능과 자유로운 의사표시,평화로운 시위는 보장되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일과 같은 불행한 사태의 발생에 대해서는 교육자·정치권 등 기성세대의 반성이 앞서야 하며 특히 학원이 교육 및 연구의 장으로 미래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재야,나아가 국민 모두가 학원의 안정을 위해 협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지역의 대학 총·학장들도 금명간 모임을 갖고 이번 사건에 따른 학원안정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세대 이웃 Y식품점 주인 황주호씨(40·서대문구 창천동 80의16)는 『이번 사건이 터진 뒤 매상이 뚝 떨어져 장사하는 입장에서 볼 때 시위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히고 『학생들은 좀더 온건한 방법으로 주의·주장을 내세우고 전경들도 데모학생들을 끝까지추적해 체포하는 것보다 해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시위를 진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시위현장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학생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으나 보도블록을 깨 던지는 등의 폭력적 행위는 공공재산을 손상시켜 결국 국민의 세부담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하고 『공공기물 파손행위는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강군이 사망한 뒤 학생과 경찰의 충돌로 학생 1백여 명과 진압경찰관 3백여 명 등 모두 4백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치안본부는 지난해에 만도 경찰관 4천4백83명이 부상했다고 밝히고 있다.
  • 자해행위는 없어야 한다(사설)

    또 분신자살을 기도한 한 대학생을 우리 모두는 보고 있다. 전남대의 여학생에 이어 안동대생의 분신기도에서 그저 참담한 심경을 갖게 된다. 이렇게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을까 하는 데서 너무나 안타깝다. 그러나 이 같은 생명포기 행위가 이번만으로 그칠 것 같지가 않아 걱정이다. 결론부터 말해 더 이상 자해행위는 없어야 한다. 더더구나 분신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위는 안 된다. 생명포기행위자체가 죄악이라는 것에서 물론 그 같은 자해행위가 어떤 이유에서건 정당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어째서 분신자살이라는 극한적인 방법을 택했는가. 이들의 자살기도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강경대군 치사사건에 격분했고 또 우리 사회의 비리·부조리에 참을 수 없어 자기희생을 통해 문제를 부각시키고 나아가 일반에 경종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다. 또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파급효과를 기대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순간적인 격한 감정이 충동적으로 자살에 이르게 한 점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죽음으로써 표현하고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또한 젊은이의 속성이라는 데서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아무리 타당성을 갖고 있다 해도 젊은 죽음과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나 뜻이 죽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또 우리가 지금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더욱 그러하다. 생명포기는 목적도 포기한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음미해야 할 것이다. 시위는 자기의 주장을 시위라는 방법을 통해 표현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 방법으로 의사를 나타내고 관철시키려 시도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위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 같은 시위에 언제나 폭력이 뒤따르고 있어 문제가 돼 온 것이다. 극한대립·격렬시위가 되풀이되고 그런 화염병과 최루탄의 공방전이 화를 불러온 게 사실이다. 시위문화의 정착이 그래서 요구돼 온 것이다. 그런 때에 분신이라는 잇단 참극은 자신의 생명마저 포기하는 또 하나의 과격행위로 비쳐지게 되는 것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이상을펼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대학생이고 젊은이여야 한다고 여긴다. 강군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그 같은 잘못된 치사사건에 격분한 나머지 극한적인 행동이 뒤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 해도 그것은 너무나 쉽게 귀중한 생명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고 그래서는 안 된다는 지금 우리 사회 각계의 목멘 호소를 젊은이들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때문이다. 그 호소는 바로 생명은 고귀한 것이고 자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격하고 폭력적인 투쟁방법이나 진압이 추방되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고 그것이 값진 것이다. 분신자살과 같은 불상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젊은이들의 고뇌가 포용되고 나아가 사회의 비리를 추방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임을 다시 강조한다. 이번의 강군 치사사건이 시위를 둘러싼 악순환의 되풀이를 막고 시위문화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때 이들 젊은이의 죽음이나 자살기도가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 노 대통령,「강군사건」 국민에 사과

    ◎불행한 사태 재발 막게 경찰운용방법 개선/“불법·무질서는 민주주의 공적/화염병·최루탄공방 더 없어야” 노태우 대통령은 2일 명지대생 치사사건과 관련,『강군 사망사건은 매우 가슴아픈 일로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국민에게 슬픔과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표명하고 『이런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경찰운용방법을 개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하오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으로부터 임시국회 진행상황 등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경문제 등도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당 주도하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손주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인 학생과 전경이 서로 충돌하는 오늘의 현실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건전한 시위문화 창조에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의 기본은 법치주의로서 불법과 무질서는 민주주의의 공적이라고 전제,『공권력의 과잉행사가 재발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등록금 인상 등 학내문제로 화염병 투척과 같은 불법과 폭력이 난무해서도 안 된다』며 『민주화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화염병과 돌멩이가 나는 대학가의 불법·폭력시위는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날 권위주의시대에는 국민들간에 학생시위를 민주화운동이라는 시각으로 이해한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그 당시와는 정치상황과 국민의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하고 『같은 세대의 젊은이들이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공방을 벌이는 악순환이 더 이상 재연되지 않도록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최근 잇단 대학생들의 분신에 대해 『분신을 하는 극한적인 행동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불행한 일』이라고 말하고 『지금은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며 당 차원에서도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에서는 이미 내무부 장관을 경질했고 철저한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럼에도 대규모 군중집회 등을 통해 사회를 혼란시키거나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행동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 노·학 연대시위 전국 확산/5만여명 참가… 치사규탄·휴무강행

    ◎도심서 밤 늦도록 산발시위/신촌선 대형 붉은 사노맹 깃발 목격/최루탄에 맞아 근로자 각막파열 「노동절」의 부활을 주장하는 「전노협」 소속 근로자와 운동권 학생 5만여 명(경찰추산)은 1일 하오 서울 연세대를 비롯한 전국 80개 대학에서 「노동절」기념 및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 규명집회를 갖고 거리로 나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연세대에서는 「전노협」측 근로자와 재야단체회원 운동권 학생 등 1만3천여 명이 모여 하오 2시 원진레이온의 직업병과 강군 치사사건을 규탄하는 노학연대집회를 가진 데 이어 하오 4시부터는 「노동절」을 기념하는 집회를 잇따라 열고 가두로 진출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이어 시청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기 위해 교문 밖으로 나가려다 출동한 경찰과 밀고 밀리는 몸싸움을 벌였다. 학교 밖으로 빠져 나간 참가자들 가운데 2천여 명은 하오 9시쯤 신촌로터리 일대 도로를 점거하고 화염병과 깨뜨린 보도블록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명동·공덕동·서울역 등 이날 하룻동안 서울시내 20여 곳에서 하오 11시40까지 1백∼1천여 명씩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내 곳곳에서 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이날 연세대에서는 5백여 명의 학생이 철야농성을 하며 강군의 빈소를 지켰다. 이들은 내무부장관 등 강군사건 관련자의 처벌,구속노동자 석방과 노동악법 철폐 등을 요구하고 올해 임금투쟁에서 승리를 위해 단결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지방에서도 시위가 잇따라 광주에서는 학생·시민 등 1만8천여 명이 하오 3시쯤부터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인천·청주·대전·부산 등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도 학교에서 집회를 가진 뒤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나와 구호를 외치며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연세대 학생회관 건물벽에는 강군 어머니의 절규하는 모습이 그려진 대형 걸개그림이 내걸렸고 하오 7시40분쯤 신촌시장에서는 시위대 가운데 가로 2m,세로 1.2m 크기의 붉은색 바탕에 흰색글씨로 「당신이 동지 사노맹」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있는 참석자가 목격됐다. 이날 하오 9시쯤 서울 신촌로터리서 전경들과몸싸움을 벌이던 유니온화학 근로자 윤영탁씨(26·부천시 심곡동 100)가 전경들이 던진 최루탄에 맞아 오른쪽 눈의 각막이 파손되는 부상을 입었다. 또 서강대생 김재록군(23·정외과 3년)도 같은 장소에서 최루탄 파편에 맞아 왼쪽 눈 위가 3㎝ 찢어졌다. 또 학생회관 1층에 마련된 강군의 분향소에는 이날도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이에 앞서 서울대 명지대 등 서울시내 24개 대학생 7천여 명은 하오 1시를 전후해 학교별로 출정식을 갖고 연세대로 모였다. 한편 「전노협」은 이날 산하 노조 4백50개 가운데 1백94개 노조 9만7천여 명이 휴무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전노협과 대기업연대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2백1개 노조의 16만1천명 가운데 96개 노조 5만3천24명이 휴무에 들어갔으며 96개 노조 가운데 89개 노조는 이미 노사합의로 5월1일을 휴무일로 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이날 검찰과 노동부는 불법으로 휴무를 한 이들 7개 노조의 간부오 「노동절 휴무」 및 9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노협」 및 「대기업노조연대회의」 간부들에 대한 전면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미리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전노협」 현주억 의장 직무대행 등 4명의 검거에 나서는 한편 모두 20여 명에 대해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구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화염병·최루탄 끝없는 공방에 염증”/마포서경비과장 양혁경정 사표

    ◎「치사」·전경 구속의 소모적 현실 안타까워 명지대학생 강경대군의 폭행치사사건 등으로 학생과 경찰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진압 등 경비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간부가 『돌과 화염병에 염증이 났다』는 이유로 사표를 냈다. 서울 마포경찰서 경비과장 양혁 경정(41)은 1일 상오 김영태 서장에게 사표를 낸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복을 벗으려는 이유와 심정 등을 털어놓았다. ­사표를 낸 동기는. ▲강군의 사망으로 그 부모와 동료학생들의 마음이 아프겠지만 구속된 전경들과 그 부모들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전경을 비롯한 모든 경찰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것을 보고 14년 동안 몸담아 온 경찰직에 더 이상 미련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학생과 전경이 끝없이 대치해 싸우는 현실에 비애마저 느낀다. ­예전에도 경찰직을 그만두려고 한 적이 있는가. ▲지난 89년 구로경찰서 경비과장으로 재임할 때 경찰서 직원 50여 명을 지휘해 동양공전 시위현장에 간 일이 있다. 아들뻘 되는 학생들이 머리가 희끗희끗하고아버지뻘 되는 우리들에게 돌과 화염병을 던질 때 말할 수 없는 비애를 느꼈다. 그 뒤 거듭되는 시위진압 등으로 때가 오면 그만두리라 생각해 왔었다. ­사표제출을 번복할 뜻은 없는가. ▲이미 40이 넘었는데 무엇이 아쉽겠는가. 다만 학생들의 폭력적인 시위방법이 달라졌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극한 투쟁이 아닌,외국과 같이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하루빨리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사적인 이유나 인사불만 등으로 그만두는 것은 아닌가. ▲내 생활은 알뜰하다. 아내와 국민학생인 아들·딸 등 네 식구가 있다. 내가 집에 가는 것은 1주일에 한 번으로 그것도 밤 12시가 넘어서이다. 아이들과 아버지로서 얘기를 나눌 시간조차 없지만 사표를 낼 이유는 되지 못한다. 또한 나는 동기생 가운데 경감·경정 진급에서 선두주자였으며 2∼3년 뒤면 총경 승진도 바라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무한 대치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인 것이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 끝난 뒤 양 경정은 『경찰이 처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못하고 이대로 주저앉아 선후배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면서 후배들에게 『경찰발전에 힘써 달라』고 당부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
  • “치사규탄” 밤늦도록 산발시위/연대·명동성당선 1천여명 철야농성

    ◎일부는 도심서 경찰과 투석전/경찰에 쫓기던 학생 3명 추락,중상 명지대생 강경대군 폭행치사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29일 밤늦게까지 전국의 대학가와 도심지 곳곳에서 잇따랐다. 학생과 재야인사 등은 이날 일부가 학교에서 철야농성을 했으며 일부는 가두진출을 원천봉쇄한다는 경찰의 방침에도 불구,적게는 1백여 명에서 많게는 2천여 명씩 도심으로 진출,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숨바꼭질시위를 벌였다. 이날 하오 10시쯤 서울 서대문로터리 주변에 있던 학생 2천여 명은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일제히 도로로 나와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폭력살인 자행하는 폭력정권 퇴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경찰과 맞섰다. 명동 종로 을지로 서울역 앞 등에서도 이날 자정을 넘어서까지 산발적인 기습시위가 계속됐다. 또 연세대에선 1천여 명이,명동성당에서는 5백여 명이 철야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의 도심시위가 예상되자 외출했던 시민들은 귀가길을 서둘렀으며 유흥가·상가 등은 대부분 일찍 문을 닫았다. 이에 앞서 재야·학생단체 등 44개 단체는 이날 하오 6시부터 연세대 대운동장에서 학생·시민 등 2만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강군의 폭행치사사건을 규탄하는 「범국민결의대회」를 갖고 하오 8시30분쯤부터 교문 밖 진출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었다. 이날 대회는 이수호 「범국민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문익환 목사의 추모사,강군의 아버지 등 유족의 증언 결의문 채택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유족대표로 나온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50)는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무참하게 숨진 경대의 뜻을 이어받아 폭력살인을 자행하는 현정권을 타도하자』고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강군 사건은 현정권이 장기집권을 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필연적 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자당 해체,책임자 구속처벌,백골단 해체 등을 요구했다. 대회 사회를 맡은 이수호 「국민연합」 집행위원장이 하오 8시쯤 『날도 어두웠는데 그만 대회를 마치고 가두행진에 들어가자』고 제의하자 대회참가자들은 일제히 유인물과 신문지 등에 불을 붙여 들고 함성을 질렀다. 한편 이 집행위원장이 대회가 끝날 무렵 장내방송을 통해 『경찰이 부검을 위해 강군의 시신을 빼앗을 조짐이 보인다』고 말하자 서총련 북부지구 소속대학생 5천여 명은 대회장을 빠져 나와 각목과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하고 영안실로 뛰어가기도 했다. 이날 하오 9시5분쯤에는 연대 세브란스병원 정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이화여대생 김수정양(20·국문과 3년)이 경찰이 쏘는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다 주차장 4m 아래 차도로 떨어져 왼쪽 팔이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기도 했다. 또 하오 9시30분쯤 경찰이 쏜 최루탄이 세브란스병원 유리창 2장을 깨고 안으로 날아드는 바람에 입원 환자들과 가족,의료진이 큰 곤욕을 치렀다. 한편 성균관대생 5백여 명은 이날 하오 9시쯤 신촌로터리 주변에 모여 있다가 연대에서 시위하고 있는 학생들과 합류하기 위해 연대 쪽으로 가려 했으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자 골목으로 피해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지방에서도 각 대학별로 집회를 갖고 가두로 진출,밤늦게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부산대 등 부산시내 8개 대학생 6백여 명은 학교에서 규탄집회를 마친 뒤 이날 하오 7시20분쯤 서면 태화쇼핑 앞에 집결해 8차선 간선도로 가운데 3개 차선을 점거,유인물 2천여 장을 뿌리며 20여 분 동안 도로점거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진압에 나서자 동구 범일동 중앙시장과 서면로터리 사이를 오가며 20∼50명씩 간선도로변과 이면도로에서 산발적인 가두시위를 벌였다. 부산시경은 시위현장에서 모두 92명을 연행해 동부경찰서 및 영도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29일 하오 8시50분쯤 「폭력살인」규탄시위를 벌이던 제주대 자연대 학생회장 고귀형군(23·화학과 4년)과 김평국군(21·전자학과 2년) 등 2명이 진압경찰에 쫓겨 제주시 삼도1동 M약국 옥상으로 달아나다 3층 옥상에서 떨어져 고군은 허리와 골반뼈가 부러지고 김군은 귀가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고 이웃 영동병원과 한국병원에 각각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밖에 경희대 수원캠퍼스 학생들도 이날 하오 4시쯤 학교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이 학교 박형희군(21·산업공학과 2년)이 경찰이 던진 돌에 맞아 오른쪽 눈을 크게 다치는 등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시위가 발생했다.
  • 「강군치사」 추궁 국회 내무위 안팎

    ◎“강경진압 개선하라”… 여·야 한목소리/전경운영등 근본적 수술을 촉구/야선 불법장비 사용 문책을 주장/“안전수칙 무시한 폭력없게 다각조치”/이 내무 국회는 29일 시위진압경찰의 명지대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 처리문제를 놓고 여야 관계가 급속 냉각,한때 공전될 조짐을 보였으나 야권이 각 상임위 활동에 참여하면서 정치적 공세를 펴기로 방침을 바꿔 외견상으로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신민·민주당 등 야권은 조기수습원칙을 세운 민자당의 입장에 반발,▲노태우 대통령의 직접 사과 ▲노재봉 내각 총사퇴 ▲관련공직자의 형사처벌 등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내무위 등에서 파상공세를 폈다. ○…이날 하오 열린 내무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의 현장상황이 이미 공개됐고 관련 장관이 문책·경질된 탓인지 사건의 의혹여부보다는 주로 인책범위 확대 및 사건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집중 추궁.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 사건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취재진이 몰려든 점 등을 의식,사건의 본질보다는 신임 이상연 내무장관의답변태도 등을 강도 높은 용어를 사용해 가며 비난하는 등 정치적 효과에 치중하는 모습. 반면 민자당 의원들은 경찰의 시위진압방법의 모순점과 쇠파이프 사용 문제 등 경찰의 장비사용 문제점을 지적,사건의 재발방지 및 근본대책 수립을 요구. 이날 회의는 벽두부터 내무부가 미리 내무위에서 제출한 「명지대 강경대 학생 상해치사 진상보고서」 중 「상해치사」라는 용어사용문제로 논란을 벌였는데 신민당은 『살인사건 내지는 피살사건이 분명한 데도 사건을 축소시키기 위해 상해치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용어를 바꾸지 않으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 여야 내무위 간사들의 협의를 거쳐 결국 「상해」부분을 빼고 「강경대 학생치사사건」으로 용어를 통일. 또 야당 의원들은 회의시작에 앞서 조의를 표하는 묵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내무위원 및 내무부 장관과 직원들이 기립묵념을 한 뒤에야 회의를 진행. 이 장관은 신임 인사를 겸한 발언에서 『형언할 수 없는 착잡한 심정』이라면서 『이번 사고는 일부 전경의 안전수칙을 무시한 폭력으로 인한 사고이며 결코 변명하거나 용서받을 생각은 없으며 앞으로 이 사건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진압경찰을 엄선배치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다각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 질의에 나선 정균환 의원(신민)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쇠파이프라는 불법장구로 시위를 진압토록 한 책임자는 누구이며 장관은 전경들의 불법장구 사용 현황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안응모 장관이 역점을 두고 바꾼 공격형 시위진압 방침을 철회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추궁. 민자당의 김홍만 의원은 『시위진압현장에서 최루탄 직격탄사고가 다발하고 또한 경비근무중이던 의경이 여성을 성폭행한 일까지 발생한 것은 경찰이 더 이상 경찰이기를 포기한 일』이라며 『차제에 전·의경의 운영,경찰근무 기강,경찰의 신분보장과 정치적 중립 등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있어야 한다』면서 「사복체포조」의 해체를 주장. 이 내무장관은 답변에서 『소위 백골단이란 경찰관·전경으로 편성된 사복기동대원이며 폭력시위대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헬멧을 착용한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지칭되고 있을 뿐 결코 특수조직이 아니다』면서 『시위가 각목·돌·화염병 등의 사용으로 극렬해짐에 따라 경찰로서는 현장에서 주동자를 검거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사복기동대의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해체의 어려움을 강조. 이 장관은 또 『사복전경의 설치근거는 서울시와 그 소속기관직제에 기동대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사복착용은 내무부 훈령에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포상휴가는 시위자를 검거했다는 이유만으로 실시하지 않고 모든 근무면에서 우수한 대원을 선발하여 실시하고 있다』고 답변. 이 장관은 현장지휘책임자 문책과 관련,『현장에서 직접 가담한 폭력행위자는 엄중히 의법조치할 것이며 지휘간부도 사건의 직간접 관련여부를 철저히 수사토록 하겠다』면서 야당측의 치안본부장·서울시경국장 등 문책요구와 관련해서는 『이제는 책임문제의 확대보다는 사태의 수습과 재발장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확대문책 불가입장을 피력. 이에 앞서 사건진상보고에 나선 이종국 치안본부장은 사건발생경위를 『시위학생을 추적하는중 학교담벽을 넘는 학생 1명을 검거·연행하는 과정에서 전경 김영순 등 5명이 집단폭행하여 사망케 하였다』면서 『사체부검을 통한 사인규명·목격자 진술보충·피의자의 범죄사실 구증 등 계속 명확한 진상을 수사해 나가겠다』고 보고. 이 본부장은 또 『전경들의 시위진압출동 전후에 안전수칙 등 교양실시를 강화하겠다』면서 『시위자연행과정에서도 전경들의 폭언·폭행 등을 엄단하겠다』고 답변. 한편 이날 회의 벽두 신민당 의원들은 이 장관에게 『쇠파이프로 사람을 때리면 죽는지 안죽는지 답변해 달라』(최봉구 의원),『노태우 대통령에게 조문을 가도록 건의할 용의는 없는가』(이찬구 의원)라며 일제히 공격을 퍼부으면서 이 치안본부장의 보고를 가로막았고 이에 여당 의원들이 『보고를 듣고 질의를 계속해야지 보고도 듣지 않고 말꼬리만 잡아당기느냐』고 맞서 한차례 정회 소동. 야당 의원들의 공격에 대해 이 장관은 『취임 후 강군 영안실에 조문하려 했으나 현장상황이 그렇지 못하고 유족을 위로할 길조차 여의치 못해 안타깝다』면서 『노 대통령도 이미 사건발생 직후 유감을 표시했고 강군과 유족에 대한 조의를 표시했으며 내각도 유감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결의를 했다』고 답변.
  • “불법장비 사용 엄벌”/야선 전경 전면해체등 촉구

    ◎어제 상위활동 시작… 강군 사망 공방 국회는 29일 하오 운영·외무통일·노동위를 제외한 법사·내무위 등 14개 상임위를 열어 정부측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듣고 명지대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원진레이온 사태 및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수서사건 등 현안에 대해 정책질의를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내무·행정위 등에서 강군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책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으며 특히 야당의원들은 ▲노태우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노재봉 내각의 총사퇴 ▲전투경찰의 전면해체 등을 요구했다. 이종국 치안본부장은 이날 내무위에서 『향후 시위진압시 지급된 장비 이외의 장구사용은 엄금하겠으며 출동전 장비검열시 불법장구가 발견되면 소지자 및 상급자를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최루탄사용시 지휘관의 엄격한 통제하에 최소량만 사용하겠다』면서 『45도 각도 발사장치를 일제 점검하고 사용시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구 국방장관은 국방위 답변을 통해 『북한은 핵연료 자체조달과상당수준의 독자적인 기술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소련의 핵연료 및 기술지원이 중단되더라도 북한은 자체능력으로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은 황해도 평산에 우라늄광산과 정련공장을 완공했고 제2,제3 원자로도 자체기술로 이미 완공 또는 건설중』이라고 설명하고 『핵개발에 가장 중요한 핵재처리시설도 93년까지 완공될 것으로 전망돼 핵관련 기술축적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권병식 도로공사 사장은 건설위에서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요인이 28.3%에 달해 현재 관계기관과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폭과 시기를 협의하고 있다』며 통행료 인상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상공위에서 박용도 상공부 차관은 『상공회의소·전경련 등 경제단체에 환경전담부서를 설치하도록 하고 상공부에도 공해대책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이에 앞서 이날 상오 본회의를 속개,야권의 반대 속에 오는 5월6일까지 본회의를 휴회키로 결의했다.
  • 「강군 치사」 전경 1명 추가구속/검찰

    ◎폭행가담 확인… 다른 6명은 혐의 못찾아/재야등 44개 단체 오늘 규탄대회 명지대생 강경대군(20·경제학과 1년) 치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 2부 유명건 부장검사는 28일 구속된 임천순 상경(22) 등 서울시경 4기동대 94중대 3소대 소속전경 4명 외에 같은 소대 김형두 상경(21)이 폭행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내고 김 상경을 상해치사혐의로 추가구속,영등포구치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또 다른 가담자가 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김상경 등 시위진압에 동원된 전경 7명을 27일 밤 소환해 조사했으나 다른 6명은 가담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돌려보냈다. 검찰은 김 상경이 푹행에 가담한 사실을 시인하고 구속된 임 상경 등 4명 모두가 김 상경과 함께 강군을 폭행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구속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속된 임 상경 등은 검찰조사에서 숨진 강군을 폭행하던 현장에 김 상경이 걸레막대기를 들고 함께 있었으며 전경버스 안에서 피묻은 운동화를 갈아 신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구속된 장광주상경(22)도 당초 밝혀진 대로 나무막대기로 강군을 구타한 것이 아니라 쇠파이프로 때린 사실도 밝혀냈다. 전경들이 폭행에 사용한 쇠파이프는 지난 17일 경희대 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습득,버스 안에 보관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구속된 전경들은 검찰조사에서 강군을 때려 숨지게한 데 대해 『시위를 진압하면서 전경 17명이 다치는 등 학생들의 행동이 격렬해 방어목적으로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들 전경들의 시위진압을 현장에서 지휘한 4소대장 박만호 경위(37)를 금명간 불러 과잉진압을 지시했는지와 쇠파이프습득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1천여명 철야농성 「전대협」 소속대학생 1천여 명은 28일 하오 5시30분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앞뜰에서 「고 강경대 열사 시신 사수 및 폭력정권 규탄대회」를 갖고 『현정권이 퇴진하고 관련자들이 구속될 때까지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결의했다. 학생들은 또 『당국이 강군의 시체를 부검해 다시 죽이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강군의 부검을 통해 사건을 축소하려는 음모가 숨어 있는 것으로 시신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집회가 끝난 뒤 교문 밖으로 나가려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자 1시간 가량 교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에 이들과 교내에 흩어져 있던 학생 등 1천5백여 명은 3일재 철야농성을 벌였으며 이 가운데 4백여 명은 영안실 주변에 시너를 뿌린 뒤 쇠파이프 등을 들고 밤을 새웠다. 이에 앞서 「전대협」 「국민연합」 신민당 등 재야단체와 정당 등 44개 단체로 구성된 「고 강경대 열사 폭력살인규탄 및 책임자처벌을 위한 범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상오 회의를 갖고 29일 하오 5시 연세대에서 강군 치사사건을 규탄하는 「범국민 결의대회」를 가진 뒤 시청 앞까지 평화적인 가두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전대협」도 이날 『「범국민결의대회」에 참가하기 앞서 전국 각 대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규탄대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학내 집회는 허용하되 가두행진은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단체대표자 55명은 이날 상오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대책회의」 발족식을 갖고 김진균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권영길 「업종별 노조회의」 의장,김종식 「전대협」 의장 등 9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검은 리번 달기운동 이날 회의에서 「대책회의」는 『앞으로 「백골단 해체의 날」을 정하고 「백골단」의 양심선언과 공격적인 시위진압방식을 지양할 것 등을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오는 5월4일까지 전국민에게 검은 리번달리기운동을 전개하는 등 공안통치 종식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족 거부,부검 못해 한편 이번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 정현태 검사는 이날 상오 11시40분쯤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강군의 사체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갖고 「대책회의」를 찾아가 『공소유지를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으나 강군의 부모와 「대책회의」의 반대로 그대로 돌아갔다. 「대책회의」는 이날 하오 7시쯤 강군이 안치돼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서 강군에 대한 검안을 실시하려 했으나 검찰이 불법이라며 병원측에 사체를 내주지 말 것을 요청,병원측이 안치소 문을 잠그는 바람에 검안하지 못했다.
  • 이 슬프고 아픈 자기소모(사설)

    생때 같은 우리의 젊은이가 또 불행하게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26일 명지대 앞길에서 이 학교 학생 강경대군이 동료학생들과 함께 시위를 하다가 절명한 것이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 봐야 안다고 하지만 시신에 나타난 정황이나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할 때 전투경찰들에게 얻어맞고 죽은 것만은 분명하다. 또 검찰에서도 폭행에 가담한 4명을 구속하고 관련 책임자들을 직위 해제함으로써 과잉진압 탓임을 시인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해서 그 동안 공해산업 문제로 소연하던 시국이 공안정국 회오리 속에 휘말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들고 나오고 있고 대학가 또한 규탄 집회를 가지면서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수습되어 갈 것인지 커다란 사건이 계기하고 있는 시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슴에는 암운이 드리운다. 오늘날의 우리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화염병·투석 시위와 이에 대응하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구타 진압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차갑다. 그 잘잘못을 가리기에앞서 이제는 이같은 불행한 자기소모가 없어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 때문이다. 60년대나 70년대와도 다르다. 한번 어느 대학가가 술렁인다 하면 교통부터 마비되기 시작하면서 선의의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나 불이익은 큰 것이다. 젊은이들끼리의 대결임으로 해서 혈기가 폭력을 에스컬레이트시켜 가는 것이 시위 현장의 상호 심리상태이기는 하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경찰이어야 한다. 따라서 과잉 진압으로 과격화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그로 인한 인명 희생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잘못을 떠나 불행한 사태로 하여 외아들을 잃은 부모와 그 지친들의 아픔과 슬픈 마음은 헤아리고도 남는다. 위안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이같이 슬프고 불행한 일을 당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우리의 젊음과 젊음끼리의 대결이 이 이상 언제까지 더 계속되어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4·19 의거를 비롯하여 대학생들의 시위가 모든 국민의 공분을 대변해준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오늘날의 대학가 시위는 대체로 작게는 학내문제에서부터 지엽적 시국문제에 이르기까지 용훼하는 것으로 변모되고 있다. 이번 사건도 등록금인상 거부투쟁 등을 벌이다가 구속된 그 학교 총학생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벌인 시위가 발단인 것으로 알려진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전투경찰도 학생들과 똑같은 우리의 젊은이들이다. 그러므로 시위를 하던 학생이 어느날 전투경찰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그 같은 젊음끼리 끝도 없는 양 대결해 오는 자기소모의 역정이다. 그 시간 그 정열을 학업에 쏟고 그 시간 그 정열을 산업현장에라도 쏟는다면 얼마나 바람직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민족의 적도 이념의 적도 아닌 우리의 젊음끼리 대치한 끝에 벌어진 불행한 사태를 생각할 때 가슴은 더 미어지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물론 응분의 책임도 따라야겠지만 이를 계기로 하여 규탄에 머무르지 않는 시위문화의 새로운 길도 모색되었으면 한다. 그를 위해서는 평화로운 의사표시와 그것을 올바로 수용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요청되는 것이다.
  • 「해산」보다 「체포」주력이 “무리수”/경찰 과잉진압 배경과 문제점

    ◎전경들 “포상휴가” 욕심… 검거 열올려/화염병에 쇠파이프 맞대응이 “화근” 학생들의 과격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사망사건이 발생,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더욱이 경찰의 과잉진압이 학생들의 과격시위 못지않게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오는 도중 결국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강군의 사망은 올 봄 대학가는 물론 재야운동권과 정치권에도 최대의 이슈로 부상,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별다른 이슈가 없어 애를 태웠던 「전대협」 등 학생운동권과 「전민련」 「국민연합」 「전노협」 등 재야단체 등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권퇴진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일 움직임이여서 한동안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6·29선언의 도화선이 된 87년의 이한열군 사건을 떠올리며 이번 사건이 이군 사건과 같은 엄청난 파문을 몰고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대협」 소속학생들은 특히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군 사건의 경우 경찰이 어느 정도 과실임을 주장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번에 강군의 경우는 경찰의 공용장비가 아닌 쇠파이프 등에 얻어 맞아 숨졌다는 점에서 시위진압 경찰의 고의성이 짙게 깔려 있으며 따라서 이군 사건 때보다 일반시민들의 분노가 거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건 자체는 이군 때보다 심각하지만 당시와 현재의 사회상황 및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이군 사건 때와 같은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사건은 학생들의 과격시위와 경찰의 강경진압이 맞물려 빚어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최근 경찰의 시위진압 방식은 방어적인 형태에서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고 시위대를 해산시키기보다는 주동자를 체포하는 데 중점을 두어왔다. 이 때문에 올 들어 시위진압경찰이 학내로 진입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또 이달 들어서만 지난 19일 경남대생 정진태군(22·행정학과 2년)과 원광대생 유철조군(25·국사교육학과 4년)이 직격최루탄을 맞아 뇌수술을 해야 하는 중상을 입었고 20일에는 전남대생 최강일군(23·토목과 3년)이 실명했다. 경찰의 한 간부는 『시위 주동자들을 잡을 경우 휴가 또는 외출을 허용해줘 전·의경들이 검거에 무리한 욕심을 내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시위진압 도중 부상을 당한 경찰은 2백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64명보다 약 44%나 늘어났다. 지난 한햇동안 부상을 입은 경찰은 모두 1천4백11명이고 이 가운데 현재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백52명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강군이 쓰러지기 전인 하오 4시15분쯤 시위 도중 전경 1명이 머리 뒷부분에 화염병을 맞아 3도화상을 입어 경찰이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과격시위가 강경진압을 촉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찰 상급자들이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 내부에서조차 진압경찰이 쇠파이프를 사용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이번 사건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었다는 것이 그 동안 시위를 지켜본 일선 기자들의 얘기다. 경찰이 쇠파이프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89년 5월 부산 동의대사태 이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후 경찰이 시위가 과격해질 때마다 검은 테이프 등을 감은 쇠파이프 또는 쇠파이프를 넣은 죽도로 무장한 사복경찰을 투입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복전경들이 갖고 있는 쇠파이프의 규격이 1m20㎝ 정도로 통일돼 있다는 점에서 경찰 상급자들의 묵인 또는 방조 아래 자체 제작했거나 일괄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 대학생 시위 중 절명/명지대생 1명/“도주하다 잡혀 경찰에 맞아”

    ◎경찰,철야 진상조사… 검찰선 공개부검키로 26일 하오 5시10분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명지대 교문 앞길에서 이 학교 경제학과 1년 강경대군(20·성동구 중곡1동 231의 4)이 시위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가 쓰러진 강군을 옮긴 정한기군(23·토목공학과 4년)은 『강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선 경찰체포조가 쫓아오자 정문 왼쪽으로 40여 m 떨어진 높이 1·2m의 담을 넘어 달아나려다가 사복경찰 5명에게 붙잡혀쇠 파이프 등으로 머리를 맞고 실신했다』고 주장했다. 명지대생 4백여 명은 이날 하오 3시30분부터 학생회관 앞 계단에서 총학생회장 박광철군(22·무역학과 4년)이 「등록금 인상거부투쟁」 등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데 항의,규탄대회를 갖고 하오 4시30분쯤부터 교문 밖 진출을 시도하며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맞서 화염병 5백여 개와 돌 5백여 개를 던지며 격렬하게 대항했었다. 학생들에 의해 옮겨진 강군을 처음 검진한 성가병원 박동국 외과과장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동공이 열리고 맥박이정지돼 있었으며 오른쪽 이마가 5㎝ 가량 함몰돼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강군이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졌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제2기동대 66중대,사복경찰인 제4기동대 94중대,249도보대 등 3개 중대 3백30여 명의 병력을 배치했었다. 강군의 가족은 아버지 강민조씨(50·국일기업대표)와 어머니 이덕순씨(43) 그리고 누나 강선미양(21·명지대 중문과 3년)이 있다. 강군의 시신이 안치된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명지대·연세대생 및 「전민련」 등 재야단체 회원 등 6백여 명이 몰려들어 철야 연좌농성을 벌였다. 한편 검찰은 강군의 사인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점을 중시,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 2부 유명건 부장검사를 반장으로 한 전담수사반을 편성,사고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사체부검을 비공개로 할 경우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27일 중에 유가족 학생대표 보도진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의 집도 아래 공개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혐의사실이 밝혀질 경우 관련자 전원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하겠다고 말했다. 치안본부도 이날 사복경찰조인 94중대 1백20명 전원을 서울서부경찰서에 집합시켜 놓고 사고경위 등을 철야 조사했다.
  • 연대 「노동자대회」 무산/대학측 거부로 경찰봉쇄 첫 선례

    ◎근로자등 1천명,동인천역으로 옮겨 격렬 시위 「전국노동조합공동투쟁본부」 주최로 21일 하오 2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가지려던 「구속노동자석방과 노동운동탄압분쇄를 위한 수도권 노동자대회」가 학교측의 집회장소 사용불가방침에 따라 인천 동인천역 광장으로 장소가 옮겨져 강행됐다. 외부단체의 대학내 집회가 학교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열리지 못한 것은 지난 16일 전국대학장회의에서 이 문제를 결의한 이후 처음이다. 「전노협」측은 『연세대측에서 교내집회를 못하게 통고했고 경찰도 원천봉쇄에 나서 장소를 불가피하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이에 앞서 20일 김우식 총무처장의 명의로 공문을 보내 『지난 16일 대학교육협의회 회의의 결의에 따라 학교측의 허가를 받지 않은 일체의 외부단체집회를 금지하니 장소를 옮겨줄 것』을 「전노협」에 요청했었다. 【인천】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 근로자·학생 등 1천여 명은 21일 하오 5시10분쯤 인천시 남구 용현동 인하대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노동운동 탄압 수도권지역 노동자결의대회」를 갖고 노조탄압을 위한 대우자동차 휴업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당초 서울 연세대에서 이 행사를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자 장소를 인하대로 변경,대회를 강행했다. 대회가 계속되자 경찰은 하오 6시25분과 7시8분 등 2차례에 걸쳐 5개 중대 6백여 명의 병력을 동원,최루탄을 쏘며 교내에 진입,이들을 해산시켰다. 이보다 앞서 이들은 하오 1시55분부터 인천시 중구 인현동 동인천역 광장에 모여 부근에 위치한 인천 중부경찰서 축현파출소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여 파출소 유리창 3장이 깨지고 파출소 앞에 세워져 있던 서울1나2758호 소나타승용차가 불에 탔으며 경찰은 M16소총 공포탄 20여 발과 사과탄 등을 발사,이들을 해산시켰다. 경찰은 동인천역과 인하대에서 유성주(21·인하대 정외과3년) 신동진군(21·서강대 경제학과2년) 등 모두 40여 명을 연행,조사중이다.
  • 최루탄 맞은 대학생 실명/광주/시위 도중 KP직격탄 얼굴 명중

    ◎시신경 절단… 곧 안구제거수술 【광주=최치봉 기자】 20일 하오 2시20분쯤 전남대 본관 앞길에서 학내에 진입한 경찰에 맞서 시위를 벌이던 전남대생 최강일군(23·토목공학 4년)이 경찰이 쏜 KP직격최루탄에 얼굴을 맞아 왼쪽눈을 실명했다. 시위에 함께 참가한 동료학생들에 따르면 최군은 이날 교내 5·18광장에서 열린 「민중탄압분쇄 및 4·19혁명정신계승제」를 진압하기 위해 교내로 진입한 경찰에 맞서 동료학생 1천여 명과 함께 시위를 벌이다가 대열 1∼2m 앞쪽에서 진압복차림의 경찰이 쏜 KP탄에 안경낀 얼굴을 맞고 쓰러져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최루탄을 맞은 최군은 곧바로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뇌와 연결되는 왼쪽눈의 시신경절단수술을 받았으며 병원측은 『최군이 앞으로 안구제거수술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P최루탄은 윈체스터장총에 의해 4발이 동시에 발사되며 SY­44탄에 비해 위험도가 낮은 연성플라스틱 재질이나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에 맞을 경우 치명상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4·19」 31돌… 곳곳서 격렬시위/전경버스 3대 전소

    ◎이리선 파출소 피습,공포 쏴 해산 「4·19의거」 31주년을 맞은 19일 전국 1백20개 대학에서 5만여 명이 4·19 기념집회를 가졌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집회를 마친 뒤 도심으로 나가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서울의 경우 이날 하오 6시쯤 대학생과 재야단체 회원 등 1천여 명이 종로2가 파고다공원에서 「국민연합」이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하려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자 종로1,2,3가와 을지로 쁘렝땅백화점 앞 등 시내 곳곳에서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화염병과 돌 등을 던지며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들은 하오 6시10분쯤 지하철1호선 종각역 부근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시키자 종로서적 앞과 맞은 편 보광당 금은방 옆에 세워둔 서울5다7490호 등 전경버스 2대에 화염병을 던져 전소시켰다. 【전주 연합】 19일 하오 6시30분쯤 전주시 완산구 전동 전동성당 앞 팔달로와 충경로 등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3백여 명은 시내 교동 성남정육점 앞길에 주차중이던 전북도경 소속 전북5너2226호 봉고버스에 화염병을 던져 차량 내부를 전소시켰다. 또 이날 하오 8시25분쯤 이리시 남중동 남중파출소에 대학생 20여 명이 화염병 20여 개를 던지자 경찰은 M16소총으로 공포탄 10여 발을 발사,이들 학생을 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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