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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축구 난동 125명 사망, 경찰 최루탄 사용 적절했나

    인도네시아 축구 난동 125명 사망, 경찰 최루탄 사용 적절했나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 관중들의 난입으로 대규모 사망자가 나온 지 하루가 돼 가는데 현지 당국은 사망자 수 집계에도 혼선을 빚고 있다.  2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동부 자바주의 에밀 엘레스티안토 다르닥 부지사는 사망자 수가 174명이 아닌 125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에밀 부지사는 환자들이 병원을 이동하는 바람에 환자 명단이 중복된 경우가 있었다며 이 영향으로 사망자 수도 중복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10개 병원의 자료를 재검토한 결과 사망자 수는 125명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동부 자바주 재난관리국(BPPD)은 이번 사고의 사망자가 174명이라 발표했다. 하지만 사고 경기장이 있는 말랑 리젠 시의 보건소는 사망자 수가 131명이라고 발표했고, 동부 자바주 경찰은 사망자가 127명이라고 발표 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도 여전히 11명의 위중한 부상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 집계는 또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사고는 말랑 리젠 시의 칸주루한 구장에서 열린 BRI 리가 1 소속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가 끝난 뒤 시작됐다. 아레마가 2-3으로 졌는데, 흥분한 아레마 서포터 수천명이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었고 상대 응원단도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놀란 수백명이 최루탄을 피하려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넘어지면서 인파에 깔렸다.     현지 뉴스 채널에 소개된 동영상에는 사람들이 경기장 안에서 마구 내달리는 모습과 한켠에 보관된 수많은 시신운반용 자루가 담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CNN이 보도한 동영상을 보면 달아나는 서포터들을 향해 경찰이 몽둥이를 휘두르고 이단옆차기를 하는 등 폭압적인 진압 양상을 보인 것도 사태 악화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이 나라에서 이전에도 여러 차례 축구 경기 도중 폭력 충돌이 있었고, 아레마와 수라바야가 많은 충돌을 일으킨 라이벌이라 해도 경찰은 너무 폭력적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장 안전·보안 규정’ 19조에 따르면 선수와 관계자를 보호하고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기장과 주변에 경찰을 배치할 수 있지만, 총포류나 최루탄과 같은 ‘군중 제어 가스’(crowd control gas)의 소지나 사용은 금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경기장에서 최루탄을 사용하면 군중들이 뒤엉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라운드에 난입한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경찰이 소지하고 발사한 최루탄이 더 많은 사상자를 초래했다는 비난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     현지 경찰은 12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 현장에서 34명이 숨졌고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고 했다. 사망자 가운데 경찰관도 2명 포함됐다.      말랑 리젠 시 당국자는 “인파가 서로 깔리고 질식하면서 사망자가 다수 나왔다”며 “수백명은 다쳐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이번 사고를 이유로 일주일 동안 리그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는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원인 조사가 끝날 때까지 1부 리그의 모든 경기를 중단하라고 명령한 뒤 “우리 나라에서 경기장 참극이 이것으로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이누딘 아말리 체육부 장관은 축구 경기 관련 안전 규정을 재평가하고 부적격 판정이 내려진 경기장에는 아예 관중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콤파스 TV에 밝혔다. 이 경기장에는 3만 8000명이 적정 수용 인원인데 이날은 4000명이 더 많은 4만 2000명의 관중이 입장해 있었으며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내려온 팬들만 3000명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지금까지 축구 경기장 관련 최악의 참사로는 1989년 4월 셰필드 힐스보로 스타디움을 찾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원정 서포터 96명이 압사한 것이 손꼽힌다. BBC는 1964년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올림픽 예선 경기 때 압사로 320명이 죽고 1000명 이상 다친 일이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5~6월 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한 내년 아시안컵 대회를 유치하겠다고 도전에 나선 세 나라 가운데 한 나라다.
  • “서로 깔리고 질식”… 인니 축구장 난동에 127명 사망

    “서로 깔리고 질식”… 인니 축구장 난동에 127명 사망

    인도네시아 동자바주(州)에서 축구 팬들이 난동을 피워 최소 127명이 사망했다고 CNN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밤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구장에서 열린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축구팀 간 경기가 끝난 후 발생했다. 이날 경기에서 3대 2로 패한 아르마FC의 팬 수천명이 경기장 내로 뛰어들었고, 상대 팀 팬들도 이에 대응해 경기장으로 쏟아졌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이에 놀란 수백명의 인파가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넘어졌다.현지 경찰은 이번 사고로 최소 12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34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나머지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경찰관도 2명 포함됐다. 말랑 리젠시 당국자는 “인파가 서로 깔리고 질식하면서 사망자가 다수 나왔다”라며 “수백명이 다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치료 중에 사망하는 부상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1주일간 리그 경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 [속보]“인도네시아 축구장 난동으로 127명 사망”

    [속보]“인도네시아 축구장 난동으로 127명 사망”

    인도네시아에서 축구장 난동이 일어나 최소 1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날(현지시간) 동부 자바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폭동이 일어나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지고 있던 팀의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해 당국이 최루탄을 발사했고, 이에 사람들이 몰리며 압사하고 질식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 “내 몸은 내가 결정” 이란 ‘히잡 의문사’, 反정부 시위 확산

    “내 몸은 내가 결정” 이란 ‘히잡 의문사’, 反정부 시위 확산

    이란에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의문사하며 반정부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며 미국·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 미국의소리(VOA),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튀르키예,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여러 도시에서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미국에서는 이란계 미국인을 주축으로 23일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캘리포니아 UC버클리에서 각각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 주최자는 CNN 방송의 인터뷰를 통해 “이 시위는 이란 정권을 뒤집을 준비가 된 사람들과의 연대를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새달 2일에는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가로지르는 인간사슬을 만드는 시위가 예정돼 있다. 이란 출신 이민자가 많은 튀르키예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이민자 300여 명은 아미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21일 이스탄불 주재 이란 영사관 앞에 모였다. 이들은 “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않는다, 복종하지 않는다”, “내 몸은 내가 결정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24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이란 당국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파리 중심가 트로가데로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는 경찰추산 약 4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시위는 처음에는 평화적인 분위기로 시작됐으나 일부 참가자들이 인근 이란 대사관으로 향하며 경찰과의 충돌로 이어졌다.  프랑스 경찰은 최루탄과 진압장비를 동원해 이란 대사관으로 행진하는 시위대를 막았다. 프랑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일부 시위대가 수차례 이란 대사관 주변에 설치된 차단선을 넘으려 시도해 최루탄을 이용해 이들을 밀어냈다”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한 명을 체포했고 경찰관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에서도 주영 이란 대사관 접근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벌어져 시위대 5명이 체포됐다. 런던 경찰은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넘으려 시도하고 경찰관에게 물건을 던져 경찰 병력을 추가 투입했다”고 알렸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가족과 테헤란에 갔다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조사받다가 경찰서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된 사흘 뒤인 16일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란 지도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나오며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지자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맞서고 있다. 최소 4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EU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비폭력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은 EU와 회원국에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라며 “이란 당국이 인터넷 접속을 엄격히 제한하고 인스턴트 메시지 플랫폼을 차단하고 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침해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이란 여성들 히잡 불태워, 마흐사 아미니 사망 항의시위 닷새째

    이란 여성들 히잡 불태워, 마흐사 아미니 사망 항의시위 닷새째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행되다 갑자기 숨진 여성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란 전역에서 닷새째 격렬하게 이어졌다. 여성 시위 참가자들은 히잡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치르며 전근대적인 율법의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쿠르드족인 마흐사 아미니(22)는 쿠르디스탄주 서부 사케즈 출신으로 지난 13일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 밖에서 종교경찰에 붙들렸다. 여성이라면 머리카락을 히잡으로 가려야 한다는 율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몇 시간 뒤 코마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져 사흘을 버티다 지난 16일 숨을 거뒀다. 후세인 라히미 테헤란 경찰서장은 구금 중의 여인이 숨진 것은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불행한”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경관들이 구치소로 연행하는 버스 안에서 아미니를 마구 때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비열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경찰이 아미니의 머리를 곤봉으로 내리쳤으며 머리를 경찰 차량에 짓이겼다고 주장하는 보도가 있다는 유엔 인권판무관 나다 알나시프의 주장이 올라왔다. 유족들은 아미니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실신했다는 경찰의 발표에 평소 몸에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말까지 이란 곳곳에서 경찰의 가혹한 처사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져 2명이 숨지고 한 명이 크게 다쳤는데 19일에는 10여군데 도시로 확산돼 보안군 발포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미니의 고향인 쿠르드족의 인권 문제를 모니터링하는 노르웨이 인권단체 헝가우(aw)에 따르면 17일과 다음날 진압경찰이 사케즈와 쿠르디스탄주 주도인 사난다지 시위대에 실탄과 고무탄, 최루탄을 발사해 38명이 다쳤다. 19일에도 사케즈와 디반다레, 데흐고란 등에서 한 명씩 모두 3명의 남성이 보안관과 충돌 와중에 총에 맞아 숨졌다. 디반다레에서 또다른 남성도 희생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병원에 위중한 상태로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바로잡혔다. 테헤란 시위를 담은 동영상을 보면 여성들이 쓰고 있던 히잡을 벗은 뒤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구호를 외친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이름이 언급되는 노래도 부른다. “정의, 자유, 히잡 의무화 반대”라고 연호하는 이들도 있다. 테헤란 북쪽 사리에서는 완강한 저항의 의지를 과시하려고 여성들이 히잡 등을 불태우자 군중들이 환호했다. 북부 길란주에서도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밤 북부 라슈트 시위에 참여한 여성은 BBC 페르시아 지부에 진압경찰에 곤봉과 호스로 맞아 생긴 흉터라며 사진을 보내왔다. 이 여성은 “(경찰이) 최루탄을 계속 쏴댔다. 눈이 타는 것 같았다. 우리는 달아났는데 그들이 날 구석으로 몰더니 때렸다. 그들은 창녀라며 몸 팔러 거리에 나온 것이라고 말하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중부 이스파한에서 시위에 참여한 여성은 알리 하메다니 BBC 통신원에게 “우리가 히잡을 허공에 휘젖자 남성들이 에워싸 보호해줘 감동받았다. 이렇게 연대하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 세계가 우리를 지지해줬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모흐센 만수리 테헤란주 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시위가 “소요를 일으키려는 어젠다들로 잘 조직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 TV는 아미니의 죽음을 쿠르드 분리주의자와 정부 비판세력이 ‘핑계’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이례적으로 아미니 의문사에 대해 이란 지도부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보좌관은 이날 아미니 유족을 찾아 조문하고 “모든 기관이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국영 매체들이 전했다. 원로 의원 잘랄 라시디 쿠치는 종교경찰이 “실수”를 저질러 이란에게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후 정의를 논할 때 쓰이는 개념)를 입혔다고 공개 성토했다. 역시 이란에서 아주 보기 드문 일이다.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런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도 순찰대’의 단속 및 조사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딸과 같은 아미니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란은 적국과 달리 인권을 본질적인 가치로 여긴다”고 적었다. 이 대목에서 이란은 어떻게 해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을 구금할 정도로 엄격한 율법을 시행하게 됐을까 궁금해지는데 BBC가 답했다. 이란은 히잡 등의 차림을 의무화하는, 이슬람권에서도 거의 유일한 나라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당국은 공공장소에 드나드는 모든 여성들이 신체를 가릴 수 있도록 히잡과 헐렁한 옷을 입도록 의무화했다. 이렇게 해서 ‘가쉬테 에르셔드’(Gasht-e Ershad. 선도 순찰대)란 공식 명칭의 종교경찰이 출범했다. 말로는 여성들에게 적절한 옷차림을 계도한다고 했다. 여성들을 검문해 머리카락이 너무 길지 않은지 보여달라고 하거나 바지와 오버코트 길이가 너무 짧거나 딱 달라붙지 않는지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규칙을 어긴 것으로 확인되면 벌금을 매기거나 가두거나 매질 징벌을 내린다. 순종하던 이란 여성들은 2014년 온라인 항의 캠페인 ‘나를 감출 자유’(My Stealthy Freedom)를 통해 히잡 율법을 대놓고 어기는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그 뒤 ‘하얀 수요일’(White Wednesdays)과 ‘혁명 거리의 소녀들’(Girls of Revolution Street) 같은 비슷한 캠페인으로 이어졌다가 이번에 아미니의 의문사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 ‘히잡 미착용 20대녀’ 경찰서 끌려가다 구타·사망…유엔 “진상조사” 촉구(종합)

    ‘히잡 미착용 20대녀’ 경찰서 끌려가다 구타·사망…유엔 “진상조사” 촉구(종합)

    “히잡 의무착용 차별적 규정 폐지해야”“이란, 느슨한 히잡 착용 여성 체포·구타해”“사망 항의 시위에 군 진압해 2명 숨져 규탄”이란, 만 9세 이상 여성 공공장소 히잡 써야이란에서 최근 20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숨진 사건을 놓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공정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나다 알나시프 OHCHR 부대표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브리핑을 열고 “숨진 여성의 비극적 죽음을 둘러싸고 제기된 고문 의혹은 당국에서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으면 투옥될 수 있는 이란의 법규가 여전히 우려된다”면서 “최근 몇 달간 이란은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들을 체포하고 구타했으며 증거 영상이 OHCHR에 접수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차별적 법규를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번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이란 내 시위를 현지 보안군이 진압하면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는데 이 같은 무력 사용을 규탄한다”고도 했다.“친척집에 왔다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유족 “구치소 끌려가던 중 폭행 당해” OHCHR 등에 따르면 이란의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수도 테헤란의 한 경찰서에서 조사받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결국 16일 사망했다. 그는 이달 13일 가족과 함께 테헤란에 있는 친척집에 왔다가 히잡을 쓰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됐는데 당일 조사 받는 도중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성이라면 머리카락을 히잡으로 가려야 한다는 율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했다. 아미니는 몇 시간 뒤 혼수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져 사흘을 버티다 지난 16일 숨을 거뒀다. 유족들은 아미니가 경찰차에 실려 구치소로 끌려가던 중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유가족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가 건강했는데 체포된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실려 갔지만 결국 숨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폭력을 쓴 적이 없고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족은 아미니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맞섰다. 후세인 라히미 테헤란 경찰서장은 “구금 중 여인이 숨진 것은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불행한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경관들이 구치소로 연행하는 버스 안에서 아미니를 마구 때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비열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이란 곳곳 항의 시위…사망·부상자 속출여성들 SNS서 히잡 벗어 태우고 머리카락 자르며 항의 “여성·생명·자유”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내 4개 이상의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일었고,이를 당국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은 여성의 자유증진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착용이 의무화된 히잡을 벗어 손에 들고 흔들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수도 테헤란의 테헤란 대학에서도 학생 수십 명이 시위에 나섰다. 학생들은 “쿠르디스탄에서부터 테헤란까지 이란이 피를 흘리고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학생은 ‘여성, 생명, 자유’,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이란 인터내셔널은 경찰이 산탄총과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공격해 40명가량이 다쳤고 2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은 산탄총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진압 과정에서 최소 10명이 다치고 12명 이상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성들은 히잡을 벗어 태우거나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공개했다. 시위가 격화되자 이란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18일 아미니 유족과의 통화에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만 9세 이상 모든 여성이 예외 없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써야 한다.
  • “왜 히잡 안 써!” 이란 22세 여성, 경찰 구타로 사망…국제사회 분노

    “왜 히잡 안 써!” 이란 22세 여성, 경찰 구타로 사망…국제사회 분노

    이란의 22세 여성이 히잡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구타를 당해 숨졌다. AFP 통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마흐사 아미니(22)는 지난주 테헤란 거리에서 도덕 경찰에 체포됐다. 도덕 경찰은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 샤리아(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국가에서 사회 통제를 위해 마련한 수단이다. 대체로 여성의 복장이나 행동 등이 샤리아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감시하고 지도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이다. 당시 도덕 경찰은 그녀가 히잡으로 머리를 모두 가리고, 팔과 다리 역시 헐렁한 옷으로 가리도록 하는 복장 규율을 위반했다며 곧장 연행했다. 경찰서로 끌려간 아미니는 체포된 지 몇 시간 만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목격자들은 아미니가 구치소로 끌려가는 경찰차 안에서 구타를 당했고, 이후 규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된 다른 여성들과 함께 강제 이송되던 중 심부전을 겪었다고 말했다. 아미니는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진 지 3일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은 경찰에게 항의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경찰 측은 “우리의 과실이나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며 “(사망한) 아미니는 이전에도 신체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살 때 뇌수술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다”고 발뺌했다. 이에 피해자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경찰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아무래도 딸이 병원에 늦게 이송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 딸에게는 병력이 없었고, 건강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 대규모 시위 촉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수도 테헤란과 제2 도시 마슈하드에서는 도덕 경찰의 행위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 관영 파르트 통신이 공개한 영상에는 히잡을 벗은 여성 수십 명이 모여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아미니의 고향인 쿠르디스탄에서도 500명 이상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에 현지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차량 유리창과 쓰레기통을 부수고 태우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19일에는 이란 서부에서 시위에 참가한 2명이 경찰과의 충돌로 사망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제사회는 이란 도덕 경찰의 여성 탄압과 강경 진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책임자의 대변인은 아미니가 경찰 구금 중 입은 부상과 이에 따른 죽음은 살인과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가해자들은 책임을 져야 하며 이란 당국은 자국민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란 안팎의 예술가, 운동선수, 정치와 종교계 인사들도 모두 아미니 죽음에 대한 분노를 소셜 미디어에 게재해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이란은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모든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히잡을 거부하거나 선택권을 요구하는 여성이 늘었지만, 이란은 더 강력한 제재로 여성 인권을 억압했다. 2019년에는 히잡 단속 등 여성 사건을 전담할 여경 부대를 대규모로 조직해 히잡 단속을 더욱 강화했다.
  • [서울광장] ‘실패한’ 97세대, 죽어야 산다/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실패한’ 97세대, 죽어야 산다/박록삼 논설위원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경선은 뜨거웠다.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만 44세의 김영삼 원내총무와 45세 김대중 의원, 48세 이철승 의원의 각축장이었다. 엎치락 뒤치락 정치공학이 뒤섞인 가운데 김대중 의원이 신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김대중 후보는 이듬해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관권·금권 선거 속 94만표 차이로 아깝게 패했다. 40대 기수론의 핵심은 새 시대를 향한 젊은 세대의 도전과 기성세대에 대한 투쟁이었다. 5·16 쿠데타로 좌절된 민주주의의 근본적 가치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통일 등 4·19 혁명이 담은 시대정신에 대한 갈증이었다. 1990년대 들어 청년세대의 도전 역시 웅장했다.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사망 등을 계기로 전두환 정권에 대한 대중적 저항의 봇물이 터졌다. 당시 6월 항쟁의 핵심 주역은 청년들이었다. 전국적 변화의 흐름을 조직했고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을 주도했다. 훗날 ‘386세대’라는 칭호가 부여됐고, 스스로 한국 사회 경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정신의 정수는 오롯이 이들에게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86세대는 이후 제도권으로 대거 진출했다. 여야를 아우르며 국회의원이 됐고, 여러 정부에 걸쳐 각 부처의 장관을 역임했고, 정당의 원내대표ㆍ당대표를 맡았고, 청와대 요직을 지냈다. 세상을 바꾸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졌던 셈이다. 그러나 86세대가 전면에서 역할을 하는 동안 변화는 더뎠다. 국가총생산은 높아졌지만 사회 양극화는 극심해졌고, 민주주의는 절차와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지 못했다. 물론 성과도 좌절도 오롯이 86세대만의 몫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동시대의 성원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사회적·정치적 권한을 가졌음에도 사회 모순의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책임은 명백하다. 역량의 한계를 대내외에 천명하며 기득권이 돼 버린 86세대에서 하나둘씩 ‘정계 은퇴’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며 오히려 너무 미미해서 문제일 뿐이다. 정치의 주체가 바뀌지 않았는데 실질적 변화를 바라는 건 요원한 일이다. 90년대 학번 및 70년대 출생 세대, 이른바 ‘97세대’는 지난 민주당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도전했고, 실패했다. 22.23%를 득표한 박용진 의원 개인이야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자평할지 모르겠지만 이 실패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고, 세대 공통의 가치와 과제를 만들지 못한 원죄다. 싸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식의 좌충우돌 싸움이 아닌, 청년을 자신의 정치 수단으로 삼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너 죽고 나 죽자식 싸움이 아닌, 정교하게 준비된, 동세대와 함께하는 싸움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97세대가 살아남는 방법은 있다. 적극적인 징검다리 역할이다. 차세대 주역인 80년 이후 출생한 청년세대를 빛나게 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고 그 과제가 청년세대를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후위기, 사회적 양극화, 정체기를 겪는 경제성장, 주변 열강 속 제자리 못 잡는 외교, 해법 못 찾는 한반도 평화 등에서 청년세대가 약진할 공간을 열어 주도록 기성세대와 더 적극적인 싸움을 벌이고, 그러다 장렬히 전사하는 것이다. 피투성이가 돼 쓰러져 그 등을 밟고 청년세대가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97세대는 그렇게 죽어야 역사적 소임을 다한 세대로 살아날 수 있다. 기성세대, 기득권 세대와 싸워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와 비전이 구현될 수 있는 세대교체의 공간을 열어 주는 것이 97세대에게 주어진 마지막 과제다. 다음번 총선은 그 전장이 될 것이다.
  • “왜 아이를 납치해!”…경찰서 몰려간 시위대 500명에 총 쏜 경찰

    “왜 아이를 납치해!”…경찰서 몰려간 시위대 500명에 총 쏜 경찰

    알비노를 앓는 아이가 납치·살해된 사실에 분노한 군중 수백 명이 경찰서에 난입했다가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알비노는 선천적으로 피부, 모발, 눈 등의 멜라닌 색소가 없거나 모자라 피부는 백색, 모발은 황색을 띤 백색 등으로 발현되는 질환이다. 프랑스24 등 해외 언론의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동부에 있는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서 최근 알비노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알비노 사람들의 신체 부위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알비노 환자들이 납치돼 신체 일부가 잘리는 등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위대가 칼 및 마체테(날이 넓고 긴 칼) 등 무기를 들고 경찰서를 습격했다. 시위대의 규모는 약 500명에 달했으며, 이들은 알비노 아이를 살해한 일당을 직접 ‘처형’하기 위해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성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는 등 해산시키려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 시위대 수백 명은 무기를 휘두르며 경찰의 방어벽을 뚫고 구금된 범인들에게로 다가갔다. 결국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총격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18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으며 일부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부상자 치료에 나섰던 현지 의료진은 “경찰의 총이 발사된 뒤 총 18명이 사망했는데, 9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나머지 9명은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면서 “부상자는 현재까지 32명인데, 이중 9명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시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했던 익명의 경찰관은 “시위대 500명이 칼과 마체테로 무장하고 경찰서에 난입했다. 우리는 그들을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고, 우리는 자신을 방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마다가스카르 경찰청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매우 슬픈 사건이고 피할 수 있었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서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중의) 도발이 이어졌다. 그들은 긴 칼과 막대기를 가지고 있었고, 헌병이 최루탄을 사용했지만, 군중의 진격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24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에서 범죄자를 직접 처벌하려는 일명 ‘복수 공격’은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2017년 2월 당시 교도소에 갇혀 있던 살인 용의자를 찾기 위해 군중 800명이 교도소에 난입했었다. 이 일로 간수들이 제압된 상태에서 죄수 120명이 탈옥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관광지에서 어린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프랑스인과 프랑스계 이탈리아인, 현지인 등이 성난 군중에 의해 산채로 불태워지기도 했다. 알비노를 향한 차별은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아픔을 낳는다. 알비노 환자의 수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는 유색인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데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흑인 위주의 사회에서는 알비노가 더욱 극심한 편견과 차별, 악습으로 이어진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교통방송이 살아남는 법/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교통방송이 살아남는 법/서강대 교수(매체경영)

    점심에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가장 많이 팔린다. 단연 세계 1위다. 그렇다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최고의 음식이라고 하긴 어렵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만의 원인으로 비판받는다. TBS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라디오 청취율 1위라고 한다. 걸핏하면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두고 양질의 저널리즘을 구현했다고 하긴 어렵다. 저널리즘이 가지는 최소한의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프로파간다 방송에 불과하다. 이념적인 성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같은 목소리를 내며 즐거워하는 배설 도구쯤 된다. 언론이 견지해야 하는 최소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그들만의 잔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정치의 비극적인 현상인 진영의 힘이 작용했다. 나는 오늘날 서로 삿대질하며 얼굴을 붉히는 언론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도 가슴 아파하고 있다. 유학 가기 전 험악했던 권위주의 시대에 기자를 시작한 나는 그 시절 한국 언론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전두환 정권 말기 한국 언론은 국민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다. 군부 독재의 압력에 무기력해질 대로 무기력한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절정에 달했으며, 이에 비례해 고군분투하는 언론에 대한 기대와 성원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6·10민주항쟁 당시 취재완장을 두른 나에게 밥값을 받는 식당은 많지 않았다. 최루탄에 뒤범벅된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아 주던 업소 주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어제처럼 생생하다. 그런 점에서 언론자유가 없었던 당시 한국 언론은 자유민주주의와 언론자유 쟁취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고 연대감 또한 굳건했다. 지금 이전투구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 언론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나는 지금 존폐 기로의 교통방송에 대해 고언하고자 한다. TBS의 정파성은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 재론할 필요성조차 못 느낀다. 더 큰 문제는 모바일 시대 TBS의 고유 기능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고 주장하나 모바일에 비견할 바 못 된다. 당연히 연 3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될 이유가 없다. TBS는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 오세훈 시장의 개편 움직임은 공영방송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마지막 제안 정도로 봐야 한다. 현 TBS 실세들이 정치적으로 대응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 작업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진보적인 언론단체, 일부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경향, 한겨레 등 진보 언론들이 날 선 반대 주장을 내놓고 있어 개편 작업은 보수와 진보 세력 간의 진영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교통방송은 반성해야 한다. 지금의 사태는 자업자득 성격이 강하다. 권력에 빌붙어 저널리즘의 최소한 자질조차 없는 선동가를 앉혀 놓고 그동안 청취율을 자랑하던 그들에게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권력 지형이 바뀌자 이제 와서 자랑했던 프로그램을 자진 폐지해 살아남겠다는 내부 소리까지 나온다. 우리가 알고 있던 기개 있는 언론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교통방송의 존재 이유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방법은 있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시라는 지역성과 공공성 확보다. 구차한 변명보다는 김어준류의 방송을 가지고 자랑했던 과거의 잘못을 확실하게 반성하고 진정한 서울시 출연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야겠다. 물론 TBS가 처한 어려운 상황은 TBS 구성원만의 잘못은 아니다. 지극히 정파적인 한국 정치의 후진성, 극단적인 진영논리 때문에 애꿎게 희생양이 된 점도 상당 부분 있다. 그래서 나는 TBS가 서울시민의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민은 품격 높은 방송을 가질 자격이 있다. TBS가 그래 줬으면 좋겠다.
  • 선관위 보이콧·화염 시위… 케냐 대선 또 혼돈

    선관위 보이콧·화염 시위… 케냐 대선 또 혼돈

    15일(현지시간) 오후 3시 케냐 나이로비 보마스 지역에 마련된 선거 결과 발표장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과 윌리엄 루토(55) 대선 후보 측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가수들은 축하 무대를 열고 “평화와 단합”을 외쳤다. 같은 날 선관위 7명 중 4명은 나이로비의 한 호텔에서 “개표 처리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상대편인 라일라 오딩가(77) 후보는 발표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오딩가의 지지자들은 발표장 단상에 올라가 몸싸움을 벌였고 선관위 관계자 중 일부는 부상을 입었다. 동아프리카의 경제 대국인 케냐가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거센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은 개표가 일주일이나 이어진 끝에 현 부통령인 루토 후보가 50.49%의 득표율로 ‘4전 5기’를 노렸던 야권 지도자 오딩가 후보(48.85%)를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패배한 오딩가 후보 측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폭력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케냐는 2002년 독재 정치를 종식한 뒤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대선 때마다 결과에 불복하는 소요 사태가 발생해 진통을 겪었다. 2007년과 2017년에는 투표 조작 논란으로 지지자들이 충돌해 유혈사태로 번지며 각각 1200여명, 100여명이 숨졌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될 우려에 유엔 등 국제사회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동 언론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오딩가 후보의 텃밭인 나이로비의 빈민가에서 지지자들이 부부젤라를 불고 타이어에 불을 붙이며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최루탄으로 진압했다. 현지 한국 교민들도 이런 영상을 공유하며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오딩가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사 카루아 전 법무장관은 트위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1925~2015)의 명언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를 인용하며 갈등을 예고했다. 오딩가 진영은 선관위 시스템이 해킹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어린 시절 노점에서 닭을 팔며 생계를 꾸렸던 ‘자수성가’ 정치인인 루토는 저소득층을 정치의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또 자국에 수십억 달러의 국가부채를 안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비판하며 불법 체류 중국인 추방 등 강경한 ‘반중’(反中) 행보를 약속했다.
  • 타로카드 51장에 쓴 60대 미용사들 애환… 20대의 예술이 되다

    타로카드 51장에 쓴 60대 미용사들 애환… 20대의 예술이 되다

    동네 미용실서 청춘의 흔적 포착손님으로 드나들며 추억 이끌어최루탄 대학생·명동 시절 등 생생 ‘미용사·손님 나이 비례’ 카드 최애“세대 넘는 소통 널리 퍼뜨릴래요”20대 청년 두 명이 엄마뻘인 60대 동네 미용사의 애환이 담긴 삶을 기록하고 이를 타로카드로 만들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엄마들의 사랑방’으로 불리는 동네 미용실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도 젊었던 과거가 있었다는 데 주목해 세대 간 소통에 나선 것이다. 시각예술가 김소희(왼쪽·27)씨와 최새미(오른쪽·26)씨가 중년 여성 미용사의 구술사를 기록하는 ‘헤어걸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2020년 6월 무렵이다. 서울 목동의 오래된 동네 미용실에 붙은 낡은 ‘헤어포스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씨는 15일 “포스터 속 풍성한 웨이브 머리의 젊은 모델은 그 미용실에 ‘뽀글 파마’를 하러 가는 중년 여성과도, 현재 젊은 여성인 나와도 동떨어져 보였다”면서 “‘저 모델도 지금은 중년이 됐겠네’ 그렇다면 ‘나이 든 미용사에게도 젊은 과거가 있었겠구나’까지 생각이 미치니 절로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20대 예술가와 60대 미용사는 서로가 낯설었다. 쭈뼛대다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리 손님이 아닌데’라는 갸우뚱한 시선이 돌아왔다. 머리하는 손님 뒤에선 중년 여성이 계모임을 하고 화장품을 사고팔거나 식재료 공동구매를 의논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최씨는 “처음엔 간식을 사 가다 어느 순간 손님으로 가는 게 제일 편한 방법이라는 걸 알게 돼 머리를 자르며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청년은 60대 미용사들의 인생사에 빠져들었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 신촌 대학가에서 일했다는 A씨는 ‘지랄탄’(다연발 최루탄)이 쏟아지면 일대 상가가 재빨리 셔터를 닫고 대학생들을 숨겨 주었다고 했다.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난 B씨는 5성급 호텔과 명동의 큰 미용실에서 ‘잘나갔다’면서 미용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남편 사업 때문에 충북 단양으로 옮기고도 화려한 꽃장식을 덧붙인 ‘결혼식 올림머리’로 입소문이 나 지역대회 우승자 머리도 여럿 만져 주었다고 했다. 또 다른 미용사는 ‘미용실 괴담’을 묻는 질문에 밤에 오는 남자 손님이라는 뜻밖의 답을 내놓기도 했다. 여성 혼자 일하는 미용실이 강도나 성범죄 타깃이 되면서 미용협회가 미용실을 통유리로 만들라고 권고했을 정도다. 이런 사연을 담아 제작한 타로카드 51장 중 두 사람은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장으로 ‘미용사와 손님의 나이는 비례한다’는 제목의 카드를 꼽았다. “어느 미용사가 나이 든 손님은 나이든 미용사를 찾고 젊은 손님은 젊은 미용사를 찾는다고 말했어요. 단절된 공간에 사는 우리는 서로를 ‘다른 종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보면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 두 청년예술가가 동네 60대 미용사를 찾아간 이유

    두 청년예술가가 동네 60대 미용사를 찾아간 이유

    20대 청년 두 명이 엄마뻘인 60대 동네 미용사의 애환이 담긴 삶을 기록하고 이를 타로카드로 만들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엄마들의 사랑방’으로 불리는 동네 미용실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도 젊었던 과거가 있었다는 데 주목해 세대 간 소통에 나선 것이다. 시각예술가 김소희(27)씨와 최새미(26)씨가 중년 여성 미용사의 구술사를 기록하는 ‘헤어걸즈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2020년 6월 무렵이다. 서울 목동의 오래된 동네 미용실에 붙은 낡은 ‘헤어포스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씨는 15일 “포스터 속 풍성한 웨이브 머리의 젊은 모델은 그 미용실에 뽀글 파마를 하러 가는 중년 여성과도, 현재 젊은 여성인 나와도 동떨어져 보였다”면서 “‘저 모델도 지금은 중년이 됐겠네’ 그렇다면 ‘나이든 미용사에게도 젊은 과거가 있었겠구나’까지 생각이 미치니 절로 궁금해졌다”고 말했다.20대 예술가와 60대 미용사는 서로가 낯설었다. 쭈뼛대다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리 손님이 아닌데’라는 갸우뚱한 시선이 돌아왔다. 머리하는 손님 뒤에선 중년 여성이 계모임을 하고 화장품을 사고팔거나 식재료 공동구매를 의논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최씨는 “처음엔 간식을 사 가다 어느 순간 손님으로 가는 게 제일 편한 방법이라는 걸 알게 돼 머리를 자르며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청년은 60대 미용사들의 인생사에 빠져들었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 신촌 대학가에서 일했다는 A씨는 ‘지랄탄’(다연발 최루탄)이 쏟아지면 일대 상가가 재빨리 셔터를 닫고 대학생들을 숨겨주었다고 했다.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난 B씨는 5성급 호텔을 거쳐 명동의 큰 미용실에서 ‘잘 나가는 미용사’였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남편 사업 때문에 충북 단양으로 옮기고도 화려한 꽃장식을 덧붙인 결혼식 올림머리로 다시 전성기를 맞아 지역 미인대회 우승자 머리도 여럿 만졌다고 했다.미용사들은 ‘미용실 괴담’을 묻는 질문에 “밤에 오는 남자 손님”이라는 뜻밖의 답을 내놓기도 했다. 여성 혼자 일하는 미용실이 강도·성범죄 타깃이 되면서 미용협회가 미용실을 통유리로 만들라고 권고했을 정도다. 김씨는 “그 이야기를 듣고 여성이 주고객인 서점에서 일할 때 술에 취한 남성 손님이 찾아와 두려움을 느꼈던 경험을 떠올렸다”면서 “나이 차를 뛰어넘어 공감하게 된 순간”이라고 했다. 헤어걸즈는 이런 사연을 담아 제작한 타로카드 51장을 사용해 지난해 12월 동네미용실에서 타로 점을 보는 행사를 진행했다. 독립·진로·연애·이직 고민을 털어놓은 청년들은 중년 미용사들의 삶에 각자 해석을 덧붙여 답을 찾아냈다. 두 사람은 가장 마음에 드는 카드로 ‘미용사와 손님의 나이는 비례한다’는 제목의 카드를 꼽았다. 이 카드 해설서에는 “당신이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여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그들은 당신이 찾고 있던 해답을 가지고 있다”고 적었다. “어느 미용사가 우리에게 ‘나이든 손님은 나이든 미용사만 찾고 젊은 손님은 젊은 미용사만 찾는다’는 말을 했어요. 단절된 공간에 사는 우리는 서로를 ‘다른 종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보면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 물러난다던 스리랑카 총리가 대통령대행, 시위대 1명 사망 84명 부상

    물러난다던 스리랑카 총리가 대통령대행, 시위대 1명 사망 84명 부상

    지난 9일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스리랑카에서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이 격화돼 13일 한 명이 숨지고 84명이 다쳤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수도 콜롬보에서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이 최루가스를 무차별 발사했는데 26세 남성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숨을 거뒀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당초 사임하겠다고 공언한 13일 몰디브로 떠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가 싶었지만 고타바야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으로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지명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동반 퇴진해야 한다는 시위대 규모가 더 커졌다. 콜롬보 국립병원 간부들은 총리실 밖에서 시위를 벌이다 다친 사람들과 저녁에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다친 사람들까지 물밀 듯이 실려 왔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총리 관저 문을 부수려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쏴댔고, 이들은 결국 의회까지 행진하게 됐다. 군 대변인은 병사 한 명과 경찰관 한 명도 다쳤다면서 탄약이 장전된 총 한 자루를 탈취 당했는데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14일 아침 일찍부터 이 나라에는 통금령이 발령됐으며 이날 낮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도 유지된다고 정부는 성명을 통해 밝혔다.한편 고타바야 대통령은 지난 9일 반정부 시위대가 관저를 급습하자 군 시설로 피신했다가 지난 12일 군용기를 타고 몰디브로 도피했다. 몰디브로 가며 그는 자신이 임명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지난 9일 대규모 시위 당시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전날 대통령 권한을 발동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위대의 반발에도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와 새 정부 출범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미러 등은 고타바야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이동하기 위해 몰디브 수도 말레에 대기하고 있으며 그를 태우기 위한 전세기가 몰디브에 도착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당초 그는 전날 저녁 아내, 두 명의 개인 비서와 함께 싱가포르 항공 여객기를 타고 말레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전 문제를 우려해 몰디브에 전세기를 요청했고, 몰디브 당국은 논의 끝에 전세기 이용을 허락했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고타바야 대통령의 사임계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초 고타바야 대통령은 마힌다 의장에게 13일까지 사임계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가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면 사임계를 내겠다고 말을 바꾼 상태다. 현직에 있어야만 면책특권이 보장된다는 점을 철저히 악용하겠다는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 대통령 도망·총리 사임 거부… 혼돈의 스리랑카 ‘국가 비상사태’

    대통령 도망·총리 사임 거부… 혼돈의 스리랑카 ‘국가 비상사태’

    국가 부도 사태를 맞고 대통령은 도피한 스리랑카에서 사퇴 압력을 받는 총리가 사임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스리랑카 공군은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군기를 이용해 몰디브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라자팍사 대통령과 함께 사임 압력을 받아온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다는 입장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이 같은 소식에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점거하고 있던 반정부 시위대는 인근의 총리 집무실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경찰은 급히 인력을 파견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막아선 상태다. 시위대는 콜롬보 외곽의 행정수도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에 있는 국회로도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일부 지역엔 통행금지를 선포했다.앞서 스리랑카는 지난 5월 외채 이자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를 선언했고, 신용 거래가 중단되면서 석유 등 필수품 수입이 사실상 끊겼다.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반정부 시위로 격화했고 이들은 지난 9일 라자팍사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총리 집무실 등을 점령했다. 그 사이 라자팍사 대통령은 인근 공군기지로 대피했다.스리랑카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라자팍사 대통령과 영부인, 경호원 한 명이 안토노프32 항공기에 탑승해 스리랑카를 떠났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앞서 라자팍사 대통령은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에게 공식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민항기를 이용한 아랍에미리트(UAE)로의 탈출도 시도했지만, 공항 내 이민국 직원의 저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당초 지난 9일 대규모 시위 당시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여당을 중심으로 대통령 승계 1순위인 그가 권한 대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야당은 승계 2순위인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추대한 상태다. 한편 스리랑카 정국 혼란에 미국 대사관은 영사 업무를 중단했다. 콜롬보 주재 미 대사관은 트위터에 “주의를 기울이는 차원에서 13일은 오후부터, 14일은 종일 영사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 ‘국가부도’ 대통령 줄행랑… 시위대는 호화 관저서 분풀이 요리·수영

    ‘국가부도’ 대통령 줄행랑… 시위대는 호화 관저서 분풀이 요리·수영

    20년 가까이 형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 등 가족과 함께 스리랑카를 쥐고 흔들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사진) 대통령이 9일 밤(현지시간)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악의 경제난’을 부른 정권에 분노한 10만명의 국민이 수도 콜롬보를 가득 채우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 관저와 총리 사저까지 점거한 지 하루 만에 백기를 든 것이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이날 TV 성명을 통해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13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밝혔다. 최루탄을 쏴 대는 경찰 장벽을 뚫고 대통령 관저 등을 습격한 시위대와 각 정당 대표의 퇴진 요구를 더는 버티지 못한 것이다.특히 관저를 점거한 시위대는 시민들의 비참한 생활고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호화로운 관저에서 마치 분풀이하듯 물건을 훔치고, 부엌에서 카레 요리를 하고, 침대와 소파에 눕고, 야외 수영장에 뛰어들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했던 다누는 “우리가 고통받는 동안 납세자의 돈으로 그가 어떻게 삶을 즐겼는지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대통령은 도둑”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시위 참가자인 루키 페르난도는 “살아 있는 정권을 심판한 최대 규모의 민중 봉기”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역사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경제붕괴’ 탓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6월 콜롬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4.6%나 치솟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76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현재 5000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하며 석탄·석유·곡물·의약품 등을 수입할 달러가 바닥나 국민들이 극심한 필수품 부족으로 고통받았다. 휘발유 판매가 중단됐고 학교는 문을 닫았으며 농부들은 비료값 폭등에 농사를 포기하는 등 국가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결국 스리랑카는 지난 5월 18일 공식적 디폴트(국가 부도)를 선언했다. 현재 라자팍사 대통령은 군 보호 아래 도피한 상태다.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은 이날 각 정당 대표에 의해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됐다. 지난 5월 취임한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도 이날 자택이 불타기 직전 사임했다. 정당 지도부는 임시 거국 정부 구성 및 선거 일정 등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한편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 경제 전망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0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산출하는 ‘국내총생산(GDP) 나우’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전기 대비·연율 환산 기준)는 8일 현재 -1.2%로 추정됐다.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해 통상 ‘기술적 경기후퇴’에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 “우리 굶는 동안 넌 사치했구나” 분노한 시위대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 습격

    “우리 굶는 동안 넌 사치했구나” 분노한 시위대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 습격

    약 20년간 형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 등 가족과 함께 스리랑카를 쥐고 흔들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9일 밤(현지시간)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악의 경제난’을 부른 정권에 분노한 10만명의 국민이 수도 콜롬보를 가득 채우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 관저와 총리 사저까지 점거한 지 하루 만에 백기를 든 것이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이날 TV 성명을 통해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13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밝혔다. 최루탄 쏘는 경찰 뚫고 대통령 관저 습격 최루탄을 쏴대는 경찰 장벽을 뚫고 대통령 관저 등을 습격한 시위대와 각 정당 대표의 퇴진 요구를 더는 버티지 못한 것이다. 특히 관저를 점거한 시위대는 시민들의 비참한 생활고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호화로운 관저에서 마치 분풀이하듯 물건을 훔치고, 부엌에서 카레 요리를 하고, 침대와 소파에 눕고, 야외 수영장에 뛰어들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했던 다누는 “우리가 고통받는 동안 납세자의 돈으로 그가 어떻게 삶을 즐겼는지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대통령은 도둑”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시위 참가자인 루키 페르난도는 “살아 있는 정권을 심판한 최대 규모의 민중 봉기”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역사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학교 문닫고 수술 연기 국가 사실상 마비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경제붕괴’ 탓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스리랑카에서는 모든 휘발유 판매가 중단됐고, 학교는 문을 닫았으며, 약물과 장비 부족으로 수술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등 국가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연료가 없어 농산물은 운송 길이 막혔고 사람들은 차 없이 걸어다니고 있다. 유엔은 스리랑카 국민 25% 이상이 식량 부족 위기를 겪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스리랑카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54.6% 급등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력 산업인 관광산업이 무너지고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며 스리랑카는 지난 5월 18일 공식적인 디폴트(국가부도)를 선언했다. 현재 라자팍사 대통령은 군 보호 아래 도피한 상태다.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은 이날 각 정당 대표에 의해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됐다. 지난 5월 취임한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도 이날 자택이 불타기 직전 사임했다. 정당 지도부는 임시 거국 정부 구성 및 선거 일정 등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1위 경제대국 미국도 ‘기술적 경기후퇴’ 전망 한편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 경제 전망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0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산출하는 ‘국내총생산(GDP) 나우’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전기 대비·연율 환산 기준)는 8일 현재 -1.2%로 추정됐다.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 통상 ‘기술적 경기후퇴’에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 [포착] 꽁무니 내뺀 대통령…중국 ‘채무 함정’ 빠진 스리랑카의 최후 (영상)

    [포착] 꽁무니 내뺀 대통령…중국 ‘채무 함정’ 빠진 스리랑카의 최후 (영상)

    중국이 쳐놓은 '채무 함정'에 빠진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국가부도에 이어 국가 최고권력층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최악의 경제난에 분노한 국민은 대통령궁으로 몰려가 정권 퇴진을 요구했고, 궁지에 몰린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격 사임했다. 대통령궁 에워싼 수만 시위대...꽁무니 내뺀 대통령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시위대 수만 명이 스리랑카 콜롬보 대통령궁을 에워쌌다. 대통령궁을 지키던 군경이 경고 사격을 하고 최루탄을 투척하며 버텼지만, 방어망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성난 시위대는 대통령궁으로 난입했고, 대통령 집무실과 호화 관저를 점거한 채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집무실에서 대통령 흉내를 내고, 관저에 누워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대통령궁 식당에서 음식을 쓸어가고, 대통령궁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환호하는 시위대 모습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시위대는 스리랑카 중앙은행(CBSL)을 습격하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 자택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대통령궁에 몰려든 시위대를 피해 급히 대피했다. SNS에는 라자팍사 대통령과 보좌진이 짐을 들고 스리랑카 해군 고급 해상 초계함 SLNS 가자바후(Gajabahu) P626로 황급히 몸을 숨기는 장면이 나돌았다. 라자팍사 대통령 전격 사임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스리랑카 각 정당 대표는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자택이 불타기 직전 소집한 내각 회의에서 사임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라자팍사 대통령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은 9일 밤 TV 연설을 통해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13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아베이와르데나 의장은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보장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이에 나는 일반 대중에게 법 존중과 평화 유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은 이날 각 정당 대표에 의해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됐다. 정당 지도부는 조만간 의회를 소집해 대통령 직무 대행을 공식적으로 선출하고 임시 거국 정부 구성 및 선거 일정 발표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누구?라자팍사 가문은 2005∼2015년에도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다. 당시에는 형 마힌다 라자팍사가 대통령을 맡았고,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 자리는 동생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차지했다. 2019년 11월 대선 이후에는 동생 고타바야가 대통령을, 형 마힌다가 총리를 맡고 스리랑카 정국을 완전히 장악했다. 하지만 경제난 심화에 따라 정권 퇴진 요구가 거세졌다. 극심한 경상수지 적자와 환율 폭등으로 스리랑카는 지난 4월 12일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5월 18일부터는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형 마힌다 총리가 사임했으며, 내각에 포진했던 라자팍사 가문 출신 장관 3명도 모두 사퇴했다. 이후 동생 라자팍사 대통령은 홀로 불안한 집권을 계속했다. IMF와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에서 긴급 자금을 빌려 급한 불을 끄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외화 부족으로 휘발유와 식료품, 의약품 수입이 중단되면서 민생고는 극으로 치달았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면서 라자팍사 대통령은 결국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18년간 지속된 라자팍사 형제의 독재도 막을 내리게 됐다. 코로나19와 감세 정책, 그리고 중국 '일대일로'스리랑카의 국가부도에는 크게 3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업 타격과 감세 정책으로 인한 세수 감소, 마지막으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 참여로 인한 과도한 대중(對中) 채무가 영향을 미쳤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지난해 말에는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진 빚 2억 5100만 달러(약 3010억원)를 4년간 매달 500만 달러(약 60억원)어치 '차'(茶)로 갚겠다는 제안을 했을 정도다. 홍차는 스리랑카 대표 특산품이다. 여기에 지나친 세금 감면 등 재정 정책 실패로 세수까지 줄면서 경제난은 심화했다. 특히 스리랑카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다가 중국에 과도한 채무를 지면서 국가부도까지 가게 됐다. 스리랑카는 2017년 함반토타 항구 건설 과정에서 중국에 거액의 빚을 졌다. 하지만 빚을 져가며 만든 항구의 운영 실적은 저조했고, 빚을 갚지 못하게 된 스리랑카는 중국 자오상쥐그룹에게 11억 달러(약 1조 4000억원)를 받고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임대해줬다. 해당 사례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이 스리랑카 같은 제3세계 국가를 '채무의 함정'에 빠뜨린 대표적 사례다. 스리랑카 대외 채무는 지난해 4월 기준 350억 달러(45조 5000억원), 이 중 10% 정도가 중국에 진 빚이다. AFP통신에 의하면 중국은 국제 금융시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일본에 이어 스리랑카의 네 번째 채권자다. 한편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지난 5일 의회에서 "4월 120억 달러(약 15조 7000억원)의 대외 채무 지급을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말까지 거의 210억 달러(약 27조 4000억원)를 여전히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IMF와 협상에서 30억 달러(약 3조 9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 사임 선언으로 국가 최고 권력층 공백이 발생해 IMF 구제금융 협상에도 한동안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 점령한 시위대, 총리도 대통령도 물러난다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 점령한 시위대, 총리도 대통령도 물러난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9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콜롬보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이들이 대통령 집무동에 난입한 뒤 관저를 점거하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사저도 성난 군중에 의해 불타는 모습을 보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위 현장을 지켜본 영국 BBC 방송의 에시라잔 안바라산 기자는 며칠 전만 해도 라자팍사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의회에서 나란히 앉아 행복한 표정을 짓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되며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전했다. 단 하루의 시위 끝에 두 지도자가 동반 퇴진하게 된 것은 라자팍사 가문의 오랜 국정 장악에 짓눌려 온 이 나라에 예외적인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국민들은 하루 세 끼 먹을 거리 챙기는 것에도 힘들어 하는데 두 지도자는 너무 행복해 보인다며 분노했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은 이날 밤 TV 성명을 통해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13일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여러 정당 대표들에 의해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된 아베이와르데나 의장은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보장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이에 나는 일반 대중에게 법 존중과 평화 유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총리에 이어 대통령까지 물러나겠다고 밝힌 데 따라 여러 정당 지도부는 조만간 의회를 소집해 대통령 직무 대행을 공식 선출하고 임시 거국정부 구성 및 선거 일정 발표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라자팍사 대통령은 경제난을 불러온 책임과 관련해 야권과 국민 다수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임기는 2024년까지였다. 그의 사의 발표는 이날 반정부 시위가 격화한 가운데 각 정당 대표가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공식 요구한 뒤에 나왔다.  앞서 이날 오후 수천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동에 몰려드는 과정에 대통령이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들었고, “징발하듯” 열차를 이용해 수도로 이동한 이들도 있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시위대는 집무동과 관저 등에 난입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소식통은 대통령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으며 “군 병력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TV 뉴스 채널과 소셜미디어(SNS) 영상 등을 살펴보면 시위대 수백명은 군경 방어망을 뚫고 대통령 집무동으로 진입했다. 일부는 국기를 들고 환호했고, 관저 내의 수영장에 뛰어들어 축제처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군경은 허공에 경고 사격을 하고 최루탄도 쏘며 시위대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 수십명의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또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자택에도 난입해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자택이 불타기 직전 내각 회의 등을 소집한 후 사임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야권, 학생단체, 노동조합 등은 이날 콜롬보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열겠다고 경고했고 전날부터 학생 등 수천명이 밤늦게까지 콜롬보에서 시위를 벌였다. 현지 경찰은 전날 밤 9시 콜롬보 등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이날 오전 8시 해제했다. 당국은 대통령 집무실 등 주요 정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군경 수만명을 동원,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민생고를 견디지 못한 시민들이 올해 초부터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특히 지난 5월 초에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더욱 격화됐고 집권 라자팍사 가문과 현역 의원의 집 수십여 채가 불타는 등 큰 소요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과정에 9명 이상이 숨지고 25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 고타바야 대통령이 야권 인사인 위크레메싱게 전 총리를 다시 총리로 임명하면서 시위 열기는 한풀 꺾이는 듯했다. 하지만 기름, 의약품, 식품 등 생필품 부족과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다시 시위가 확산한 것이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최근까지 형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 등 친족과 함께 스리랑카 정국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 와중에 경제난이 심화하고 정권 퇴진 요구가 거세지면서 마힌다 총리는 지난 5월 초 사임했고, 내각에 포진했던 라자팍사 가문 출신 장관 3명도 모두 사퇴한 상태다.  이 가문은 2005∼2015년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다. 당시에는 마힌다가 대통령을 맡았고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 차관을 고타바야가 역임했다.  스리랑카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총리도 내정에 상당한 권한을 갖는 등 의원내각제 요소가 가미돼 있다.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외채를 빌려 쓴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 12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고,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 흑인 몸에 총탄 60발… 美경찰, 냉혹한 공권력

    흑인 몸에 총탄 60발… 美경찰, 냉혹한 공권력

    미국 경찰이 교통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흑인 청년에게 60차례 이상의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하면서 경찰의 ‘인종차별적 공권력 오남용’ 논란이 재점화됐다.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스티브 마일렛 경찰서장은 3일(현지시간) 현장 경찰들이 흑인 청년 제이랜드 워커(25)에게 총을 쏘는 장면이 담긴 ‘보디캠’을 공개하고 “워커의 시신에 60개 이상의 (총격) 상처가 있다”고 밝혔다. 워커는 지난달 27일 새벽에 차량을 세우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한 채 도주했고, 추격 중 그의 차량에서 총성으로 들리는 소리가 나고 섬광도 보였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또 차량를 세운 뒤 내려 도주하던 워커가 쫓아오던 경찰관들을 돌아보며 허리춤에 손을 대는 행동을 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경찰들이 테이저건으로 진압을 시도한 뒤 실패하자 발포했다고 전했다. 워커의 차에서 권총과 장전된 탄창도 발견됐다고도 했다. 반면 워커의 변호인은 “경찰관 8명이 워커에게 90차례 이상 총격을 가했고, 60발 이상이 명중했다”며 정작 워커는 뛰면서 도주하는 동안 총기를 들고 있지 않았고 경찰에게 위협적인 행동 역시 취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워커에게 교통위반 기록 한 번 외에 전과는 전혀 없었으며, 워커가 최근에 총을 샀기 때문에 우발적으로 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날 애크런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흑인시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경찰 규탄시위를 벌였고, 경찰 펜스를 무너뜨리는 등 시위가 과격해지자 최루탄도 동원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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