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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염병에 최루탄…‘재봉쇄 반발’ 이탈리아 폭력시위 확산

    화염병에 최루탄…‘재봉쇄 반발’ 이탈리아 폭력시위 확산

    코로나19의 거센 재확산으로 각국이 이동금지 등 제한 조처를 다시 내놓는 가운데 이에 반발하는 시위도 또다시 격화되고 있다. AP통신은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와 밀라노 등 도심에서 26일(현지시간)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폭력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들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상점 유리창을 부수고,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날 토리노와 밀라노에서는 모두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쏜 최루탄으로 도심에 연기가 자욱했고, 취재 중에 부상을 입은 언론인도 나왔다. 이날 시위는 이탈리아 정부가 식당과 술집의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하고 영화관과 극장, 헬스클럽 등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는 등 규제를 추가 시행하기로 한데 반발하며 일어났다. 앞서 지난주 나폴리에서도 정부의 제한 조치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이 밤늦게까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나폴리 역시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시위가 일부 폭력사태로 변질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최근 시위는 극우단체와 극성 축구 팬들이 주축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도 반(反) 봉쇄령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도 런던에서는 주말 사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4번째 반봉쇄령 시위가 열리며 수천명이 도심에 모였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단체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불공정하고,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더욱 강한 조치를 검토하는 등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프랑스는 일일 신규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자 전면 봉쇄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면적인 봉쇄는 아니더라도 통금시간대를 확대하거나 주말 이동을 제한하는 추가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체코 정부도 28일부터 일주일 간 야간 통행금지령을 실시하고 약국 등을 제외한 소매업 영업 중단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국 첫 흑인 추기경 탄생… 인종 갈등 해결 앞장 주목

    미국 첫 흑인 추기경 탄생… 인종 갈등 해결 앞장 주목

    미국 최초로 흑인 추기경이 탄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주례한 일요 삼종기도에서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흑인 사제인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 워싱턴DC 대주교가 포함됐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이 된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특히 지난 6월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서는 “예배와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 등을 동원해 사람들을 해산했다”며 이를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5살에 사제가 된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내 학대 행위를 뿌리 뽑는 데 앞장서왔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결합법을 통한 동성애자 권리 보호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도 이런 행보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날 그레고리 대주교는 성명에서 “그리스도 교회를 돌보는 데 있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해 준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지난해부터 워싱턴DC 대주교를 맡았으며 오는 11월 28일 추기경이 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 나왔다…교황, 새 추기경 13명 임명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 나왔다…교황, 새 추기경 13명 임명

    미국 최초로 흑인 추기경을 배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주례한 일요 삼종기도에서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발 표했다. 여기에는 흑인 사제인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 워싱턴DC 대주교가 포함됐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이 된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이후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우리 사이에 인종차별 바이러스가 여전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일갈했다. 특히 지난 6월 경찰과 무장 군인들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서는 “예배와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최루탄 등을 동원해 사람들을 해산했다”며 이를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5살에 사제가 된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내 학대 행위를 뿌리뽑는데 앞장서왔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결합법을 통한 동성애자 권리 보호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도 이런 행보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날 그레고리 대주교는 성명에서 “매우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이라며 “그리스도 교회를 돌보는 데 있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지난해부터 워싱턴DC 대주교를 맡았으며 오는 11월 28일 추기경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임명한 추기경은 약 128명으로 전체 57%에 이른다. 나머지 90여명은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때 임명된 추기경들이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9명은 나이가 80살 미만이어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신임 추기경 9명의 출신국은 이탈리아가 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필리핀·몰타·칠레·르완다·브루나이가 1명씩이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르완다와 동남아시아 브루나이에서 추기경을 처음으로 뽑은 것은 가톨릭교도가 극소수에 불과한 지역에 대한 교황의 배려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특히 브루나이는 이슬람교가 국교인 나라로 다른 종교도 인정하나 포교는 금지된 곳이기도 하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으로 높은 성직자 지위다. 현재 전체 추기경 규모는 220명 안팎이며 이 가운데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20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교황 “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 임명” 깜짝 발표

    교황 “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 임명” 깜짝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추기경을 임명한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을 굽어보는 창문 발코니에서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워싱턴DC의 주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윌튼 대니얼 그레고리(72)를 포함해 8개국 13명의 로마 가톨릭 신규 추기경 명단을 깜짝 발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들 13명의 추기경 임명식은 다음달 28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치러진다. 그레고리 주교는 진보적인 견해를 교황과 공유하고 있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사제 서품을 받아 17개월 전 성 추문에 연루돼 물러난 도널드 우엘 추기경을 대신해 주교에 임명됐다. 교회 안에서 성 추문에 대해 가장 단호한 의견을 천명해 왔다. 미국주교회의 의장으로 2002년 추문에 연루된 성직자들을 엄벌하도록 교회 지도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로만 가톨릭을 존중한다고 하고 쇼를 하듯 성스러운 장소를 찾는 행태를 앞장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찾았던 성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도 “불가해하고 짜증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는데 백악관 근처에서 벌어진 평화로운 집회를 해산시키도록 명령한 바로 다음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요한 바오로 2세는 “존중과 평화의 장소 앞에서 사진이나 찍겠다며 최루탄과 다른 방해를 통해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흩어지게 하고 위협하는 일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기경이란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 바로 아래의 지위를 갖는다. 교황을 교회 수장으로 선출할 권리를 지녀 교황 선출을 위해 비밀리에 소집되는 회의, 이른바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임명된 13명 가운데 네 명은 이미 80세를 넘겨 교회법에 따라 콘클라베에 참석하지 못한다. 나머지 아홉 명의 신규 추기경들의 국적은 이탈리아, 몰타, 르완다, 미국, 필리핀, 칠레, 브루나이, 멕시코 등이다. 바티칸 전문가들은 이번 추기경 임명이 언젠가 자신의 후임을 선출하는 추기경단에 대한 교황 스스로의 영향력을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한다. 교회 소식을 전하는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임기 도중 60%의 추기경들을 임명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세 명의 교황 성하를 모신 이탈리아 사제 라니에로 칸탈라메사(84), 교회 성인 시호를 주관해온 이탈리아 주교 마르첼로 세메라로(72), 교황에게 자문으로서 꽤나 영향력 있는 시노드 주교인 몰타 국적의 마리오 그레크, 르완다 키갈리의 대주교인 앙트완 캄반다, 필리핀 카피즈 대주교인 호세 푸에르테 아드빈쿨라, 칠레 산티아고 대주교인 셀레스티노 아오스 브라코 등이 새로 추기경에 임명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진숙이 ‘옛 동지’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김진숙이 ‘옛 동지’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자신의 복직을 촉구하는 글을 썼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용접사인 그는 노동운동을 하다 1986년 해고돼 한진중공업으로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2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에서 ‘원로선언 추진모임’이 진행한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복직촉구 ’ 기자회견에서 이 편지를 읽었다. 이날 함세웅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시민사회 인사 172명이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했다. 1981년 당시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김 지도위원은 “산재 환자의 불이익 처우 문제, 생활관 및 도시락 개선 방안, 조합의 공개운영 방안 등이 심각하다”며 노동조합 집행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2009년 민주화보상위원회가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지만, 복직을 하지 못한채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다. 김씨는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우린 함께 있었고, 91년 박창수 (한진중공업 노조) 위원장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우린 함께였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자리에도 같이 있었다”면서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 한 사람은 열사라는 낯선 이름을 묘비에 새긴 채 무덤 속에, 한 사람은 35년을 해고 노동자로, 또 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극과 극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도위원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지적했다. 그는 “노동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 데 노동자들은 죽어서야 존재가 드러난다”면서 “최대한 어릴 때 죽어야, 최대한 처참하게 죽어야, 최대한 많이 죽어야 뉴스가 되고 뉴스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누군가 또 죽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 가장 많은 피를 뿌린 건 노동자들”이라며 “그 나무의 열매는 누가 따먹고, 그 나무의 그늘에선 누가 쉬고 있는 걸까”라고 물었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그저께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저의 복직을 응원하겠다고 오셨다. 우린 언제나 약자가 약자를 응원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해야 하는 걸까”라며 “항소이유서와 최후진술서, 추모사를 쓰며 세월이 다 갔습니다. 그 옛날 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말씀하셨던 문재인 대통령님,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옛 동지가 간절하게 묻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진숙 지도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전한 글 전문 우린 어디서부터 갈라진 걸까요.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우린 함께 있었고, 91년 박창수 위원장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우린 함께였고,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자리에도 같이 있었던 우린,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요. 한 사람은 열사라는 낯선 이름을 묘비에 새긴 채 무덤 속에, 또 한 사람은 35년을 해고노동자로, 또 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극과 극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건, 운명이었을까요. 세월이었을까요. 배수진조차 없었던 노동의 자리, 기름기 하나 없는 몸뚱아리가 최후의 보루였던 김주익의 17주기가 며칠 전 지났습니다. 노동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데 죽어서야 존재가 드러나는 노동자들. 최대한 어릴 때 죽어야, 최대한 처참하게 죽어야, 최대한 많이 죽어야 뉴스가 되고 뉴스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누군가 또 죽습니다. 실습생이라는 노동자의 이름조차 지니지 못한 아이들이 죽고, 하루 스무 시간의 노동 끝에 ‘나 너무 힘들어요’라는 카톡을 유언으로 남긴 택배 노동자가 죽고, 코로나 이후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죽고, 대우버스 노동자가 짤리고, 아시아나 케이오, 현중하청 노동자들이 짤리고, 짤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수년째 거리에 있습니다. 연애편지 한 통 써보지 못하고 저의 20대는 갔고, 대공분실에서, 경찰서 강력계에서, 감옥의 징벌방에서, 짓이겨진 몸뚱아리를 붙잡고 울어줄 사람 하나 없는 청춘이 가고, 항소이유서와 최후진술서, 어제 저녁을 같이 먹었던 사람의 추모사를 쓰며 세월이 다 갔습니다.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 가장 많은 피를 뿌린 건 노동자들인데, 그 나무의 열매는 누가 따먹고, 그 나무의 그늘에선 누가 쉬고 있는 걸까요. 그저께는 세월호 유족들이 저의 복직을 응원하겠다고 오셨습니다. 우린 언제까지 약자가 약자를 응원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해야 합니까. 그 옛날, 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말씀하셨던 문재인 대통령님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다. 옛 동지가 간절하게 묻습니다. 2020. 10. 20.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 “1987년 한국처럼 2020년 태국도 군부독재와 싸운다” 한글로 호소…닉쿤도 우려

    “1987년 한국처럼 2020년 태국도 군부독재와 싸운다” 한글로 호소…닉쿤도 우려

    “1987년 한국의 6월 민주 항쟁과 같이 2020년 태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영어와 스페인어, 일본어, 한국어 등 각국 언어로 제작한 입장문을 배포하며 국제 사회에 관심을 호소하고 나섰다. 여러 형태의 입장문에서 시위대는 반정부 시위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태국 정부가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도움을 간청했다. 특히 한국어로 쓴 호소문에는 “1987년 한국의 6월 민주 항쟁과 같이 2020년 태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다시 시작됐다”는 내용을 담아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세습과 불평등, 부패 정권에 반기태국에서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지난 7월부터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잠잠했던 시위는 6월 초 캄보디아로 도피한 반정부 인사 완찰레암 삿삭싯(37)이 괴한에게 납치되면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태국에서는 현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주도한 2014년 쿠데타 이후 많은 반정부 활동가들이 체포를 피해 이웃한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도피했다. 태국은 이들 국가에 끈질기게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반정부 인사 중 최소 8명이 행방불명 됐고, 일부는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인권단체는 ‘권력에 의한 강제적 실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다 거대 부호인 레드불의 창업주 손자 뺑소니 사망사고에 대해 검찰이 7월 불기소를 결정한 것도 공분을 일으켰다. 기득권층끼리 뭉쳐 정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분노는 식을 줄 모르고 확산했다. 과거 집회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서민층인 ‘레드셔츠’ 주도로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그리고 20~30대 직장인까지 거리로 나왔다.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서는 태국 정부시위 양상이 변화하자 태국 정부는 14일 시위대가 왕비 차량을 향해 민주화를 의미하는 ‘세손가락’ 인사를 한 사건을 강경 대응의 구실로 삼아 물리력을 행사했다. 15일 5인 이상의 정치 집회 금지,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보도와 온라인 메시지 금지 등 비상칙령을 발효시켰다. 다음 날 파툼완 교차로에서 열린 집회는 물대포로 강제 해산시켰다. 하지만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았다. 경찰의 즉각 체포 경고에도 장소를 옮겨가며 보란 듯 시위를 강행했다. 정부가 시위 규모 축소를 위해 방콕 도시철도인 스카이 트레인과 지하철 주요 환승역을 폐쇄했지만, 퇴근길 직장인까지 가세하면서 덩치를 키운 시위대는 도심을 가득 메웠다. 17일 집회 참석 인원은 경찰 추산 2만 명으로 물대포 진압이 있었던 하루 전보다 도리어 두 배 늘었다.시위대는 현장 집회와 더불어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태국 상황을 알리는 온라인 시위도 전개하고 있다. 각국 언어로 제작한 호소문에서 “정부가 오물을 넣은 고수압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일반 시민까지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습과 불평등, 부패 정권을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고 강조했다. 더는 고삐 풀린 잔혹한 독재를 견디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1987년 우리나라 6월 민주항쟁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태국 국적으로 한국에서 그룹 ‘2PM’ 멤버로 활동 중인 닉쿤도 “폭력은 용인할 수 없다. 모두 안전하길 바란다”며 현 상황을 에둘러 비판했다.하지만 쁘라윳 총리는 “시위가 거세진다면 야간 통행금지 시행도 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혀 군부의 무력 진압에 90여 명이 숨진 2010년 유혈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다음은 시위대가 배포한 한국어 호소문 중 한 가지다. 문법에 맞지 않는 부분도 많으나 원문 그대로를 살려 전문을 소개한다. 지금 태국 국민들은 군부 독재 정권과 싸우고 있습니다2014년 5월 22일 일어난 쿠데타 이후로 태국인들은 군부 독재의 억압 하에 살아왔습니다. 태국 군부는 6년이란 기간 동안 시민을 침묵시키고 억압하기 위해 제동 불가능한 수준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왔습니다. 우리 태국 시민은 더는 견제 없이 고삐 풀린 잔혹한 독재를 견디지 않을 것입니다. 태국은 의견 표출을 위해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하는 나라입니다. 군부를 향해 올바른 비판의 목소리를 내어온 많은 용감한 활동가들과 학생들이 협박, 폭행, 추방 등의 비참한 결과를 맞이해왔습니다. 태국 군부는 반대파를 억압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집회를 금지함으로써 인간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천부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습니다.2017년 군부의 강한 영향력 아래에 제정된 현 헌법은 태국 시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대가로 군사 정부에게 더 큰 권력남용의 여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부패한 태국 사법체제는 지배계층을 떠받치고 피지배 계층의 사람들이 설 곳을 없애는 군부의 무기로써 이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나 자신을 넘어 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의 목숨까지를 담보로 내걸어 진실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외침이 더 널리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지구촌 시민 여러분의 도움과 지지가 간절합니다. 1987년 한국의 6월 민주 항쟁과 같이 2020년 태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태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주세요.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벨라루스 루카셴코 국민 몰래 ‘도둑 취임’

    벨라루스 루카셴코 국민 몰래 ‘도둑 취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기습적으로 취임했다. 대선 불복 시위가 7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그의 취임 이후 시위 진압이 폭력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는 그를 합법적인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정오 수도 민스크 시내 관저인 ‘독립궁전’에서 6기 대통령에 취임했다. 26년째 장기 집권 중인 그는 오른손을 헌법에 얹고 벨라루스어로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식에는 의원, 고위 공직자, 각계 대표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벨라루스에선 ‘색깔혁명’(정권 교체 혁명)이 성공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외부의 개입 없이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은 사전 공고 없이 ‘비밀리’에 열려 장기 집권 반대 시위를 벌여 온 시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오전까지도 취임식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취임 일정이 구체화하면 알려 주겠다”고 연막을 피웠다. 취임식 일정이 미리 공개되면 시위로 행사가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국민들 모르게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과 경쟁했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취임식은 스스로 합법적이라고 선언하려는 광대극”이라고 반발했고, 야당 의원 파벨 루투슈코는 “도둑들의 모임”이라고 폄훼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 대변인은 “비밀 취임식이 (정권 정당성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혹평했다. 취임식이 알려진 직후 시민 수천 명이 민스크 영웅도시 기념 석탑이 있는 승리 공원 쪽으로 행진 시위를 벌이며 “루카셴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BBC는 취임식 이후 경찰의 진압 분위기가 이전과 달리 강경해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쐈고 곤봉을 휘둘러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시위 참가자들도 목격됐다. 이날 최소 360명 이상이 체포됐다.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성명에서 외국 정부들에 벨라루스 대사를 소환하라고 압박했다. 미국과 독일은 “루카셴코를 합법적인 벨라루스 지도자로 간주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 잠자던 흑인여성 ‘총격 사망‘ 연루 경찰에 면죄부

    美, 잠자던 흑인여성 ‘총격 사망‘ 연루 경찰에 면죄부

    마약 수색 경찰의 오인 진입으로 총격이 발생해 사망한 흑인 여성 브레오나 테일러(26) 사건과 관련, 미국 켄터키주 대배심이 23일(현지시간) 경찰관 3명 모두 정당방위로 판단해 죄를 묻지 않기로 했다. ‘경찰관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반발이 일면서 테일러가 사망한 루이빌을 비롯해 각지에서 흑인시위가 벌어졌으며, 시위대를 진압하던 경찰 2명이 총격에 쓰러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켄터키주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인 대니얼 캐머런은 이날 대배심의 평결 결과를 발표하고 “우리가 제기한 혐의에 모든 사람이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테일러의 죽음은 비극이었지만 범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응급의료요원이었던 테일러는 지난 3월 마약 수색을 위해 새벽에 들이닥친 3명의 경찰에게 8발의 총을 맞고 숨졌다. 함께 있던 테일러의 남자 친구가 경찰을 침입자로 오인해 총을 발사했고, 경찰이 32발을 응사했다. 그러나 테일러의 집에서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사전 경고 없이 진입했는데, 영장은 테일러의 전 애인인 마약 판매상과 관련한 것이었다. 대배심은 테일러의 남자 친구가 쏜 총에 먼저 경찰이 허벅다리를 다쳤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이 중 현직 경찰관 2명은 아무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또 사건 이후 해고된 전직 경찰관 브렛 핸키슨은 당시 발사한 10발의 총탄 일부가 임신부와 아이가 있던 옆집까지 날아가 이웃들을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만 기소됐다. 결국 테일러의 사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혐의는 경찰관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은 셈이다. 이날 루이빌 시내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경찰을 혐오한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 와중에 오후 8시 30분쯤 총격이 발생해 경찰관 2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체포됐으며 직후인 오후 9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뉴욕, 시카고, 밀워키, 새크라멘토, 애틀랜타, 신시내티 등을 포함해 미 전역 곳곳에서 동조 시위가 벌어졌으며 경찰이 최루탄, 고무탄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서 시위대와의 충돌도 발생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캐머런 주 법무장관을 “스타”라고 부른 뒤 “상황을 잘 처리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공화당 소속인 캐머런 장관은 이날 발표 도중 잠시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으며 “나도 흑인이고 나도 아프다”면서도 “우리가 단순히 감정이나 분노에 따라 행동한다면 정의는 없다. 군중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비대면이라도 민주주의 가치는 퇴색되지 않죠”

    “비대면이라도 민주주의 가치는 퇴색되지 않죠”

    “부정선거와 최루탄을 맞은 순국열사를 생각하며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손을 묘사했습니다.”(중학교 2학년 변지운군), “6학년 1학기 사회과목에서 배우는 민주주의와 4·19혁명을 그릴 수 있어서 흥미로운 가정학습이 됐어요.”(초등학교 6학년 정순기군) 서울 강북구가 주최한 ‘4·19혁명 온라인 국민문화제’ 중 그림 그리기 참가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소감 중 일부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구는 4·19혁명 6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제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이에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전국 각지에서 초·중학생들이 4·19혁명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 SNS에 제출했다. 개학 연기로 ‘집콕(집에만 있는 것) 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4·19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박겸수 강북구청장의 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애초 구는 올해 4·19혁명 60주년에 걸맞은 대규모 국민문화제를 계획했다. 2013년 국민문화제를 처음 개최한 이래 단기간 내에 4·19혁명을 대표하는 전국 보훈행사로 자리매김한 점도 한몫했다. 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락(樂)뮤직페스티벌뿐 아니라 KBS 열린음악회 개최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칠 예정이었다. 전국대회 3종 세트인 그림 그리기 및 글짓기, 대학생 토론, 학생 영어스피치 대회와 함께 창작 판소리 경연대회를 새롭게 구성했다. 하지만 구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퍼지면서 국민문화제를 가을로 연기했다. 4월에 개최할 프로그램 대부분을 9월에 고스란히 재연할 방침이었다. 이마저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늪에 비대면으로 전면 수정해야 했다. 전야제와 락 페스티벌 등을 취소하고 열린음악회는 무기한 연기했다. 국제학술회의도 자료집만 제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는 전국 창작 판소리, 학생 영어스피치, 대학생 토론만 비대면으로 오는 26~27일 이틀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형식은 달라져도 프로그램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한다. 4·19혁명의 가치를 재조명해 미래세대와 공유한다는 국민문화제의 취지는 생생히 살아 있다. 판소리와 토론대회는 국민문화제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만날 수 있다. 박 구청장은 “국민문화제 진행 방식이 어떠하든, 언제 어디서 개최하든 간에 4·19혁명 60주년을 기념하고 혁명의 가치를 되새긴다는 의미가 퇴색되진 않는다”면서 “온라인 참여 방식이지만 1960년 민주화를 위해 뜨겁게 불타올랐던 선열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섬에서 내보내 달라”… 그리스, 항의하는 난민에 ‘최루탄 진압’

    “섬에서 내보내 달라”… 그리스, 항의하는 난민에 ‘최루탄 진압’

    화재로 갈 곳 잃은 난민들 길거리서 생활열악한 섬 아닌 새로운 장소로 이주 희망음식·식수 부족… 여성·아이 더 고통받아당국, 이번주 내 새 임시 캠프 마련 계획 獨·佛 등 10개국 미성년 400명 분산 수용EU 회원국 난민 정책 갈등의 불씨 될 듯두 차례에 걸친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이주민과 경찰 간 충돌까지 벌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번 유럽 최대 난민촌의 비극에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난민 수용 정책에 결단을 내릴 시점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BBC·CNN 등에 따르면 그리스 현지 경찰은 이날 섬이 아닌 타지로의 이전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난민 시위대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발사했다. 그리스 경찰은 “시위에 나선 난민들과 경찰 사이에 소규모 충돌이 발생,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정원이 2700여명인 모리아 캠프에서는 5배 가까이 되는 1만 3000여명의 난민이 최악의 거주환경 속에 수년간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았다. 이마저도 지난 8일과 9일 연이은 화재로 캠프 전체가 소실되면서 난민들이 당장 몸을 누일 곳이 모두 사라졌다. 화재 직전에는 코로나19 감염자 35명이 한꺼번에 나와 난민들 사이에선 죽음의 공포마저 고조됐다.다행히 인명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갈 곳 없는 난민들은 길거리, 폐기물처리장, 주유소, 과수원 등에서 노숙을 하고 있으며 음식·식수 부족으로 인한 고통에도 시달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아프리카 지역 70여개국에서 온 난민 가운데 어린이·여성도 6000여명이나 된다. 당국은 이번 주초까지 새 임시 캠프 ‘카라 테페’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난민들은 열악한 섬이 아닌 새로운 장소로의 이주를 희망하고 있다. 이날 난민들은 “자유”라고 외치며 “천막도, 레스보스도, 그리스도 싫다”, “코로나가 모든 생명을 죽인다”, “우리는 평화와 자유를 원한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치켜들고 임시 캠프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따라 시위를 벌였다. 현지 주민들 역시 “난민들을 섬에서 내보내라”며 구호물자 트럭을 막아서는 등 갈등도 만만찮다. EU 차원의 지원 없이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그리스 정부는 “(거처를) 옮겨 달라는 난민들의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약 1000명의 이주민을 취약계층 위주로 섬 서부 시그리에 정박된 페리호 및 2대의 해군함정에 임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EU가 난민 수용과 새 거주시설 건설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화재 이후 독일·프랑스 등 EU 10개 회원국은 미성년자 400명을 분산 수용하겠다고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을 뿐이다. 그동안 난민 대량 종착지인 이탈리아·그리스가 “부유한 북부 국가들이 부담을 더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EU 내에서 난민은 해묵은 갈등 원인이었다. 자선단체와 비정부기구들도 EU 리더 격인 독일 정부에 “캠프 화재 참사는 실패한 유럽 난민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공개서한을 보내는 등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독일 내에서도 난민 수용을 놓고 좌우 진영 간 의견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홍콩 경찰이 열두 살 소녀 길바닥에 내다꽂는 동영상

    홍콩 경찰이 열두 살 소녀 길바닥에 내다꽂는 동영상

    6일 홍콩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이 열두 살 소녀를 길바닥에 밀어 넘어뜨리는 동영상이 사람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BBC와 홍콩 매체 밍보(明報)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 30분쯤부터 카오룽 등 도심에서 입법회 선거 연기와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빌미로 집회를 불허한 가운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된 시위대가 도심에서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경찰서를 향해 우산을 던졌고 “광복 홍콩, 시대 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6월 30일 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의 독립을 뜻하는 이런 구호를 외치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도 많은 이들이 아랑곳하지 않았다. 몽콕 지구에서는 문구류를 사기 위해 시내에 나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주장하는 소녀를 세 명의 경찰관이 에워싼 뒤 두 경관이 소녀를 땅바닥에 쓰러뜨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소녀가 수상한 낌새를 보이며 달아나 붙잡았으며 “약한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옆에서는 소녀의 오빠가 말리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주변의 취재진과 행인 등이 강력히 항의하자 경찰들은 슬그머니 물러났다. 소녀와 오빠는 근처 병원에서 가벼운 부상을 치료받았으며 현지 경찰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둘 이상 모임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둘에게 벌금 딱지를 부과했다. 그러면서 약 100명이 거리에 모여 구호를 외쳤고 일부가 해산 명령에 따르지 않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289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또 적어도 아홉 명이 부상해 몽콕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그 중 한 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심각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던부터 몽콕 지역까지 여러 길목을 막은 채 집합 금지를 알리는 파란색 깃발을 세워놓았고, 최루탄을 터뜨리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경찰은 체포된 289명 중 270명은 불법 집회에 가담한 혐의로, 나머지는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한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문제는 외교 문제가 아니라고 운을 뗀 뒤 “우리는 여러 차례 홍콩은 중국의 특별 행정구이고, 홍콩 입법회 선거는 중국의 지방 선거라고 말했다”며 홍콩 시위가 중국 내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홍콩 정부와 홍콩 경찰의 법에 따른 홍콩 사회와 법제 질서 수호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복면 질식사’ 규탄 시위 확산

    美 ‘복면 질식사’ 규탄 시위 확산

    5일(현지시간) 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경찰 체포 과정 중 ‘복면 질식사’한 흑인 대니얼 프루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대로를 점령한 채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사건 조사를 위해 대배심을 소집하겠다”고 밝혔지만, 해산 명령을 따르지 않는 시위대에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뉴욕시 맨해튼에서도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수백명이 거리 행진을 벌이는 등 곳곳에서 시위 및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로체스터 연합뉴스
  • 좌·우 충돌로 변한 흑인시위, 갈라진 미국

    좌·우 충돌로 변한 흑인시위, 갈라진 미국

    포틀랜드 흑인 시위 100일 지나좌우 충돌에 극우 백인 총격 사망맨해튼 흑인시위대 향해 차 질주커노샤 백인 10대 총격 2명 사망루이빌 무장 극좌파와 경찰 대치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흑인시위가 좌우 세력의 충돌로 변질되면서 격화되고 있다. 자신의 아이들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에 쓰러진 제이컵 블레이크, 경찰 체포 과정에서 숨진 대니얼 프루드의 ‘복면 질식사’ 등의 사건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라고 비난하면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결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프루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뉴욕주 서부 로체스터에서 전날 저녁 사흘째 시위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위대가 폭죽 등을 던져 경찰관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다. 또 시민 11명은 폭동과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3일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검은색 차량이 흑인시위대에게 돌진했다. 시민들은 경찰차로 판단했지만, 뉴욕 경찰은 경찰차처럼 꾸민 해당 차량에 탑승했던 6명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친경찰 성향을 가진 이들이 경찰차와 비슷하게 차량을 개조하려 한다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바 있다고 A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반면 일부 시위대는 스타벅스, 약국 등의 유리창을 깨고 약탈을 시도해 경찰이 8명을 체포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프루드의 질식사 사건 조사를 위해 대배심을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흑인시위대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이날 시위 100일을 맞았다. 이곳 역시 좌우파 간 대결 양상으로 총격 유혈사태까지 일어났다. 극좌 운동 ‘안티파’ 지지자인 마이클 라이놀이 지난달 29일 우익단체 소속 애런 대니얼슨에게 총을 쏴 사망케 한 것이다. 라이놀 역시 지난 3일 체포 직전에 저항하다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블레이크가 쓰러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도 백인 카일 리튼하우스가 총격으로 흑인시위대 2명을 사망케 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5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도 좌파 무장단체들이 총을 들고 번화가에서 경찰과 대치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3월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 브리오나 테일러(26)가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마약사범을 찾고 있었는데, 주소를 잘못 찾았고 테일러는 무고하게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수의 입은 채 영화에도 출연한 ‘전과 16범’ 땅개 노인의 사연은?

    [선 넘는 일요일] 수의 입은 채 영화에도 출연한 ‘전과 16범’ 땅개 노인의 사연은?

    ‘선데이서울’ 속,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던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 중 제19호(1969년 2월 2일자)에 실린 ‘도둑 50년 발을 씻은 땅개 노인’의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시 기사에서는 1966년 개봉한 유동일 감독의 영화 <저 강은 알고 있다> 와 영화의 주제가인 가수 이미자의 ‘저 강은 알고 있다’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땅개 노인’으로 불렸던 박 노인(69)이 영화와 가요의 실제 모델. 당시 박 씨는 전과 16범으로, 안동과 대구 등지에서 ‘땅개 박 노인’으로 유명했다. 전과자임에도 영화와 대중가요의 실제 모델이 되었던 박 씨에게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1918년 10월 11일 박 씨가 18세 때, 일본인 주인이 두부 만들 콩을 사오라고 했고 자전거를 타고 콩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논두렁에서 넘어졌다. 콩이 다 쏟아져 버렸고, 주인에게 혼날 것이 두려웠던 박 씨는 콩 한 말과 자전거를 각각 10원에 팔아버렸다. 이것이 그의 첫 번째 죄였다. 이웃에 홀로 사는 한 여인이 아기를 낳고 굶주리고 있길래 박 씨가 보다 못해 쌀 두 말과 미역 1단을 훔쳐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 그의 두 번째 죄였다. 박 씨는 1919년부터 1940년까지 교도소와 구치소를 10번 들락거렸다. 대부분 가택침입죄와 절도죄를 선고받았고, 도합 20년 6개월의 징역살이를 했다. 박 씨는 그 후 20여 년간 조용히 지냈지만 쉽게 버릇을 고칠 수 없었다. 1961년 7월 25일 야간주거침입죄와 절도죄로 대구지법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에도 같은 범죄를 저질렀고, 1967년 5월 5일 절도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안동교도소에서 복역 후 1968년 출소하게 되었다. 전과 16범, 그의 인생 마지막 범죄였다.박 씨는 범죄 횟수가 늘어나면서 본명이 아닌 가명을 쓰기도 했다. 본인이 직접 짓기도 했고 남이 지어준 ‘상희(相熙)’, ‘상열(相烈)’, ‘춘근(春根)’, ‘태성(泰星)’, ‘봉근(鳳根)’, ‘송태성(宋太星)’, ‘임춘근(林春根)’ 등의 가명을 사용했다. 영화 <저 강은 알고 있다> 촬영 당시, 박 씨는 딸에게 주려고 고무신 한 켤레를 훔친 것이 죄가 되어 15회째의 징역살이를 하고 있었다. 박 씨의 그동안의 특징으로 보아 고향인 경북 안동을 떠나지 않았다는 점, 죄명이 절도 아니면 주거침입이라는 점에서 살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여론이 생기면서 박 씨의 기구한 운명이 세상에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듣고 아성영화사가 박 씨를 모델로 해서 그럴싸한 ‘최루탄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이다. 박 씨는 이 영화에 수의를 입은 채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가수 이미자의 ‘저 강은 알고 있다’ 또한 영화의 주제가로 쓰였다. 그 후 영화와 대중가요를 통해 박 씨의 행적이 알려지면서, 박 씨는 ‘땅개 노인’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뜨끔해진다고 했다. 2남 2녀의 자식들에게도 떳떳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도둑질과 인연을 끊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도둑 소리만 들어오던 아버지가 손을 씻자 아이들도 저마다 살길을 찾아 힘차게 나섰다. 장남은 양계장에서 기술자로 일하면서 월 5천 원을 벌어 생활했으며, 장녀와 2녀는 껌팔이로 하루 6백 원 정도의 벌이를 하며 생활했다. 당시 기사에서 박 씨는 “인생의 3분의 2를 교도소에서 보냈지만 지금은 완전히 손을 씻었다. 온 가족이 열심히 일해서 3년 후에는 50만 원짜리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미 포틀랜드서 트럼프 지지-BLM 시위 충돌 한 명 총 맞아 절명

    미 포틀랜드서 트럼프 지지-BLM 시위 충돌 한 명 총 맞아 절명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29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시위대가 충돌하는 와중에 한 사람이 총격을 받고 숨졌다. 현장 상황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 백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쓰러졌고 응급의료요원들이 소생시키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도심에서 벌어진 시위 행진 도중 발생한 충돌이 직접적으로 피격 사건을 불러왔는지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내용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포틀랜드 경찰은 성명을 통해 “경찰관들이 사우스이스트 3번가와 사우스웨스트 앨더 스트리트 사이에서 총성이 들리는 것을 확인해 출동했더니 한 희생자가 가슴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응급 요원들이 달려와지만 희생자가 숨졌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희생자는 가느다란 파란색 줄이 처진 패치들이 붙여진 위장복이 주검 옆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파란색 줄은 경찰을 지지하는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극우 단체 ‘패트리어트 프레이어’ 지지자임을 나타냈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전했다. 다른 사진을 보면 경찰관들이 피살자와 드잡이를 벌이는 한 남성을 뜯어내려 애쓰고 있었다. 지난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뒤 포틀랜드에서는 경찰의 잔인한 진압과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돼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방위군을 파견했고, 그에 따라 최근 몇주 동안 이 도시의 주요 거리는 시위와 충돌로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여기에다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을 받고 하반신이 마비되자 시위는 한층 격렬해졌고, 지난 27일 막을 내린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시작된 트럼프 지지자들의 집회가 세 주째 토요일마다 이어졌다. 이날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깃발을 단 600대의 차량이 행진 시위를 벌였고 1000명이 클래카마스 카운티의 한 쇼핑몰에 모여 집회를 한 뒤 도심으로 진입했다. BLM 시위대원 일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최루탄과 펠렛 총기를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포틀랜드 사태를 민주당이 배후에서 “폭동과 약탈, 방화와 폭력”을 획책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포틀랜드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은 극우 진영의 패트리어트 프레이어나 프라이드 보이스와 극좌 진영을 대표하는 안티파 대원들이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BBC 방송은 지적했다. 한편 전대를 마친 뒤 허리케인 로라에 할퀸 루이지애나, 아칸소주 등 남부를 순회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 커노샤를 방문해 갈등을 어느 정도 봉합할지, 아니면 극단적 편가르기로 사태를 악화시킬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흑인 아빠 쓰러뜨린 인종차별 총성… MLB·NBA까지 멈췄다

    흑인 아빠 쓰러뜨린 인종차별 총성… MLB·NBA까지 멈췄다

    최근 위스콘신주에서 경찰이 비무장 흑인 남성에게 과잉총격을 가한 사건이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비화될 조짐이다. 지난 23일 이 주 커노샤에서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이들이 보는 가운데 7발의 경찰 총격에 쓰러진 뒤 연일 격렬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 동조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프로스포츠 선수단의 출전 거부로 미국프로농구(NBA) 등도 다시 멈춰 서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다. 커노샤에 주방위군 투입 규모를 2배 늘리면서 당국은 강경 대응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런 가운데 25일(현지시간) 시위대 2명이 자경단 소속 10대 백인 청소년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충격받은 민심은 폭발 직전이다. 전당대회 사흘째를 맞은 공화당은 ‘법과 질서 확립’을 주장하며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정의 실현’을 약속하는 등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위스콘신주 지역매체인 WTMJ 방송은 26일 “지난 3일간 밤마다 경찰이 커노샤에서 플래시, 사이렌, 후추 스프레이, 최루탄, 고무탄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켰지만 전날 시위대를 향한 총격으로 2명이 사망했다”며 “토니 에버스 주지사는 주방위군을 250명에서 500명으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지 경찰은 전날 시위대를 향해 반자동 소총을 발사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1급 살인)로 카일 리튼하우스(17)를 체포했다. CBS방송 등은 리튼하우스가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대항하는 ‘경찰 생명도 소중하다’(Blue Lives Matter)란 구호를 올렸고 제복을 입고 소총을 쥔 채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고 전했다. ‘경찰 숭배’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흑인시위대에 맞서 치안을 유지하는 커노샤 지역 자경단에서 활동했다.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태세와 지역 백인 자경단의 무차별 공격으로 잠잠했던 흑인시위의 불길이 다시 번질 모양새다. 그간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는 등 상징적 행위로 흑인시위에 동조했던 운동선수들은 아예 출전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날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대 신시내티 경기 등이 취소됐고 NBA 플레이오프 세 경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와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경기 등이 줄줄이 취소됐다. 4개 사무국은 선수들의 보이콧을 지지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선수들의 신념을 인정한다. 우리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모든 기관이 필요할 것”이라고 썼다.공화당은 경찰 과잉대응에 대한 언급 없이 폭력의 중단만을 요구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역사적 성지인 맥헨리 요새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미니애폴리스, 포틀랜드, 커노샤 등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 경찰 예산 삭감은 지금도, 나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미국 거리에서 약탈, 폭력, 무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나는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연방 법 집행관들과 주 방위군을 위스콘신 커노샤에 보낼 것”이라고 썼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제이컵 가족들과의 만남을 공개하며 “나는 그들에게 정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다만 “잔혹 행위에 항의하는 것은 옳지만 공동체를 불태우는 것은 항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세 아들 앞에서 경찰 총 맞은 흑인 남성 “하반신 못 쓴다“

    세 아들 앞에서 경찰 총 맞은 흑인 남성 “하반신 못 쓴다“

    세 아들 앞에서 경찰이 여러 차례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미국 흑인 남성이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한다고 그의 아버지가 밝혔다. 위스콘신주 정부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 사는 제이컵 블레이크는 비무장한 상태에서 경찰관이 등 바로 뒤에서 일곱 차례 쏜 총에 맞아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는데 당시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던 3세와 5세, 8세 등 아들 셋이 타고 있어 이 모든 장면을 지켜봤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블레이크는 다른 주민들의 싸움을 말리던 중이었는데 뒤늦게 출동한 경찰관들이 어떤 이유에선지 무장도 하지 않은 블레이크가 현장을 피해 자동차 쪽으로 향하자 총구를 겨눈 채 따라갔고, 그가 운전석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자 셔츠를 잡아당기며 총기를 발사했다. 동영상만 봤을 때는 방아쇠를 당겨야 할 상황이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주 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 진원지인 커노샤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을 기존 125명에서 250명으로 두배 증원했다. 에버스 지사는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계속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피격 후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된 블레이크는 여덟 군데 총상을 입어 허리 아래가 마비됐다고 그의 아버지가 밝혔다. 총알 하나가 척수를 꿰뚫어 영구적으로 마비될 수 있다며 가족들은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위에 구멍이 났고,어깨와 신장, 간 모두 손상됐다. 대장과 소장 대부분을 제거해야 할 상황이라고 의료진은 말하고 있다. 블레이크의 할아버지는 시카고 일대에서 유명한 목사이자 인권운동가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삼촌은 CNN에 출연해 주민들에게 평화로운 시위를 요청하며 “우리는 정의를 원하고 결국 얻을 것이다. 지역 전체를 허물어놓지 않으면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어머니 줄리아는 “아들도 이런 식의 파괴 행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격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하지만 지난 5월 백인 경찰관이 목을 누르는 과잉 진압으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보다 결코 못하지 않은 이번 사고의 동영상이 급속히 번지면서 이틀째 격렬한 심야 시위를 불러왔다. 당국은 24일 저녁 8시부터 통행 금지령을 내렸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에서 경찰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커노샤 카운티 법원 근처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이들을 해산하려는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졌다. 이들은 대형 스피커로 경찰을 비난하는 노래를 틀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동원해 대응했다. 하늘에선 헬기들이 날아다녔다고 CNN은 전했다. 시위 과정에 덤프트럭 한 대와 가구 상점 등 적어도 건물 3채가 불 탔고 가로등 몇 개가 쓰러졌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항의의 물결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N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는 이날 오후 타임스스퀘어에서 수백명이 운집해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며 도시 곳곳으로 가두행진을 벌였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200여명의 시위대가 심야에 시청과 경찰청을 향해 행진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5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청 밖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한 남성이 경찰관을 폭행해 체포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순 범죄” vs “흑인 시위대 약탈”… 시카고 ‘블레임 게임’ 폭동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최대 번화가에서 심야에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났으며, 경찰과의 총격전도 발생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단순 범죄’로, 공화당 측은 ‘흑인 시위대 약탈’로 규정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10일(현지시간) 0시 무렵부터 새벽까지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로 불리는 시카고 미시간애비뉴의 명품 상점들을 약탈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루이비통, 오메가 상점 등의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으며 진압경찰에게 사제 최루탄을 쏘고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일부는 차를 타고 가며 경찰에게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100여명을 체포했지만 경찰 13명도 부상당했다. 시위가 과격해진 것은 전날 낮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에서 ‘경찰이 15세 소년을 총격으로 살해했다’는 잘못된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기 때문이다. 실제 총격전은 있었지만 경찰은 “범죄자는 20세로 무장 중이었으며 경찰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시카고트리뷴은 이날 약탈 사건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블레임 게임’을 벌였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인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약탈자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흑인 시위와 분리하려는 듯 ‘단순한 범죄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짐 더킨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이제 도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주 방위군을 불러들이고 연방정부의 모든 지원을 받아들일 때가 됐다. 더이상 변명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미국 시민사회는 이번 약탈 사건이 인권차별 철폐시위의 순수성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이날로 78일째에 접어든 시위는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성이 한층 짙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세우겠다’며 곳곳에 연방요원 투입을 강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연방요원을 배치한 포틀랜드에 대해서는 “약탈이 여전하다”며 “도시가 안정될 때까지 연방요원들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창원시 3·15의거 발원지에 의거기념관 조성

    창원시 3·15의거 발원지에 의거기념관 조성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맞서 일어난 3·15의거를 기념·상징하는 기념관이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의거 발원지에 조성된다.창원시는 마산합포구 문화의 길 인근 옛 민주당사 자리에 있는 상가건물을 개·보수해 3·15의거를 기념하는 민주화운동 상징공간으로 조성한다고 11일 밝혔다. 민주당 마산시당사는 1960년 3월 15일 당시 선거 무효를 가장 먼저 선언하고 부정선거가 자행된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린 곳이다. 2층 목조건물 민주당 당사가 있던 자리에 1977년 지하 1층 지상 5층 상가건물이 들어섰다.창원시는 지난해 7월 부지와 상가건물을 매입하고 지난 7월 개·보수 공사 실시설계를 완료했다. 이달중 공사를 시작해 내년 2월 준공한 뒤 3·15 기념일에 맞춰 개관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는 45억원으로 모두 시비다. 창원시는 3·15의거 상징공간에 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각종 전시실을 비롯해 시민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영상 상영관과 체험관, 교육실 등을 설치해 3·15의거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발원지 의미도 부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정국 창원시 자치행정국장은 “3·15의거를 알리는 상징 공간이 마산 민주화운동의 명소가 되도록 꾸미겠다”고 말했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마산시민과 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해 경찰과 충돌한 민주화 운동이다. 사망 7명 등 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마산상고생 김주열군의 시신이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모습으로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른 것을 계기로 시위가 전국으로 번져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시카고 명품 매장들 한밤중에 약탈, ‘환상의 1마일’ 아수라장

    시카고 명품 매장들 한밤중에 약탈, ‘환상의 1마일’ 아수라장

    미국 시카고의 번화가에서 한밤중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나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0시 무렵부터 새벽 5시 사이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고급 상가 밀집 지역인 미시간애비뉴 등에서 가게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약탈하는 행위가 이어졌다. 경찰은 폭도들이 애플·베스트바이 등 대형 매장과 루이뷔통·아르마니·오메가 시계 등 고급 상점과 백화점 등을 돌며 유리창을 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쇼핑백 가득히 물건을 담아 달아났으며, 점점 더 많은 차량이 몰려와 많은 사람을 상점 앞에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일부는 PNC 은행 등 은행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을 향해 사제 최루탄을 쏘고 돌과 병을 던지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경찰 대변인은 “이날 오전 4시 30분쯤 미시간애비뉴 인근 레이크스트리트에서 일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해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총에 맞은 경찰관은 없으며 차량 총격 용의자 가운데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다른 경관들이 폭동 대응 과정에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간 발표를 통해 “2명이 총에 맞고 100여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순전한 범죄행위’”라면서 “어떤 항의시위와도 연관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전날 오후 2시 30분쯤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기 소지자와 경찰의 총격에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총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며 달아나다 경찰의 대응 사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시카고대학 부속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용의자는 병원에서 회복 중이지만 경찰이 사람을 쏴서 숨지게 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이 폭동과 약탈로 이어졌다. 시카고 도심에 소재한 연방 법원과 쿡 카운티 법원은 10일 하루 임시 휴무 조치를 내렸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긴급 회견을 열고 “도심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폭동과 약탈이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카고 경찰은 “오늘부터 당분간 오후 8시 이후 오전 6시까지 도심 진입이 통제된다”고 공표했다. 시카고는 도시 남부와 서부에 만연한 총기폭력으로 몸살을 앓지만 도심은 안전지대로 간주돼 왔다. 환상의 1마일 인근에 자리한 시카고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상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병원 영사는 “한인 피해 신고 사례는 아직 없지만, 언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면서 시카고 지역 한인들과 관광객들에게 “특히 일몰 이후에는 가급적 도심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성배 시카고 한인회장은 “도심 지역에는 한인 사업체가 거의 없고, 네트워크가 조성돼 있지 않아 피해를 입은 한인 사업자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총영사관 측과 함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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