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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 20살인데” 美 경찰, 흑인 운전자 사살…시위대 경찰서 습격

    “겨우 20살인데” 美 경찰, 흑인 운전자 사살…시위대 경찰서 습격

    흑인 인권 운동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재판이 한창인 가운데, 플로이드 사건이 벌어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근교에서 또다른 흑인 청년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은 11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브루클린센터 지역에서 흑인 운전자 단테 라이트(20)가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브루클린센터 경찰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11일 오후 2시쯤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를 붙잡아 갓길에 차를 대도록 한 후 미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운전자는 경찰 체포에 불응, 다시 차에 올라탔고 경찰관 한 명이 도주를 막으려 운전자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운전자는 그 후로도 몇 블록 더 차를 몰고 달아나다 다른 차를 들이받고 멈췄다”고 밝혔다. 경찰 총에 맞은 흑인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차에 함께 타고 있던 그의 여자친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사망한 운전자의 어머니는 “사고 당시 아들이 전화를 걸어 ‘단속에 걸렸다’고 말했다. 백미러에 걸어둔 방향제 때문인 것 같다더라. 수화기 너머로 차에서 내리라고 말하는 경찰 목소리가 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단속 이유를 묻는 아들에게 차에서 내리면 설명해주겠다며 전화기를 내려놓으라고 했다. 곧 몸싸움을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경찰이 아들에게 뛰지 말라고 말라고 경고하더라. 그리곤 전화가 끊겼다”고 밝혔다.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아들의 여자친구가 총격 사실을 전했고,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아들은 이미 숨진 뒤였다고 전했다.어머니는 “불과 2주 전에 차를 줬는데, 아들은 그 옆에서 숨이 끊어져 있었다. 아들은 겨우 20살이었다. 총에 맞아 죽을 이유가 없었다”며 가슴을 쳤다. 또 “아들이 살아 돌아오기만 하면 좋겠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소리를 지르고 이런 것 다 필요 없다. 그냥 아들만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오열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어진 경찰의 흑인 운전자 사살 사건에 민심은 분노했다. 성난 시위대는 곧장 경찰서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경찰서 문을 총으로 쏴 부수고, 경찰차 위에 올라가 앞유리를 훼손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와 함께 조지 플로이드 사망 당시 흑인 인권 시위를 재현했다.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와 대치한 경찰이 불법 시위임을 알리며 해산을 명령했지만 소용 없었다. 밤 늦게까지 이어진 시위가 폭력 양상을 띄자 경찰은 22시부터 최루탄과 섬광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이에 대해 브루클린센터 시장 마이크 앨리엇는 “11일 발생한 비극적 총격 사건과 관련, 시위자들에게 평화 유지를 당부한다. 평화에는 무력으로 대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지사 팀 월즈 역시 “법 집행이 앗아간 또다른 흑인의 삶을 애도한다”면서 “브루클린센터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YS 때 정계 입문… 17대 국회에 첫 입성“정권 심판” 교수 사직 후 출마 ‘배수의 진’‘인물론 VS 정권심판론’. 부산의 유권자들은 정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사퇴로 7일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의 잔’을 거머쥔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인은 대학교수 출신이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되자 30년 넘게 몸담았던 대학 강단에서 물러나는 등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애초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정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비리 의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등이 불거지면서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지역 민심은 정권 교체에 무게가 실렸다. 선거 막판 박 당선인의 엘시티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과 부동산 문제 등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의혹 제기에도 부산 유권자들은 현 정권 심판을 위해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박 당선인은 “부산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부산시민의 위대한 승리다. 일할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히며 “부산을 경제 악순환에서 구하고 지역에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는 도시,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기업들이 오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박 당선인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1978년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후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빠져 학생운동을 하다가 진압부대가 쏜 최루탄 파편에 오른쪽 눈을 다쳐 실명할 뻔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동아리(문예반) 활동을 같이했으며 민주화 운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 잠시 언론에 몸담았다가 1991년 동아대 교수로 고향인 부산에 정착했다. 이후 부산에서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다. 1994년 김영삼(YS) 정권의 정책자문기획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구)에 당선됐으나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대변인과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박 당선인은 19대 총선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6년 다시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YS 때 정계 입문… 17대 국회에 첫 입성“정권 심판” 교수 사직 후 출마 ‘배수의 진’‘인물론 VS 정권심판론’. 부산의 유권자들은 정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사퇴로 7일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의 잔’을 거머쥔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학교수 출신이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되자 30년 넘게 몸담았던 대학 강단에서 물러나는 등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애초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정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비리 의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등이 불거지면서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지역 민심은 정권 교체에 무게가 실렸다. 선거 막판 박 시장의 엘시티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과 부동산 문제 등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의혹 제기에도 부산 유권자들은 현 정권 심판을 위해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박 시장은 “부산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부산시민의 위대한 승리다. 일할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히며 “부산을 경제 악순환에서 구하고 지역에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는 도시,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기업들이 오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박 시장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1978년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후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빠져 학생운동을 하다가 진압부대가 쏜 최루탄 파편에 오른쪽 눈을 다쳐 실명할 뻔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동아리(문예반) 활동을 같이했으며 민주화 운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 잠시 언론에 몸담았다가 1991년 동아대 교수로 고향인 부산에 정착했다. 이후 부산에서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다. 1994년 김영삼(YS) 정권의 정책자문기획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구)에 당선됐으나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대변인과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박 시장은 19대 총선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6년 다시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평범한 과외선생님의 죽음, CNN 인터뷰 후 사라진 시민들…미얀마를 구해주세요

    평범한 과외선생님의 죽음, CNN 인터뷰 후 사라진 시민들…미얀마를 구해주세요

    무자비한 군경의 유혈 진압에도 미얀마의 민주화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탄압이 계속될수록 시위는 거세지는 모양새다. 그만큼 군경 총칼에 새총으로 맞선 민중의 희생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저 평범한 과외 선생님일 뿐이었던 쩌 모에 까잉(39)도 군홧발에 짓밟혀 세상을 떠났다.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지난달 27일, 양곤 동부 산업도시 다곤 세이칸에 군인들이 밀어닥쳤다. 현지 과외교사 까잉 등 반쿠데타 시위대 3명은 사정없이 총을 휘갈기는 군인들을 피해 주택가로 달아났다. 마침 인근 주거용 건물 3층에 사는 주민 가족이 이들을 보고 집 안에 숨겨주었다. 군인들은 건물 안으로 최루탄을 쏟아부었다. 매캐한 연기는 곧 건물 전체를 휘감았다. 결국 시위대를 숨겨준 주민 가족 중 한 명이 연기를 참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가 군인들에게 발각됐다. 군인들은 달아나는 주민 뒤를 쫓아 시위대가 숨은 집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궁지에 몰린 시위대는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군인들은 시위대를 놓치지 않았다. 아래층 차양에 위태롭게 선 시위대의 등을 주저 없이 떠밀었다.시위대 중 한 명이었던 까잉의 유가족은 “군인들은 까잉 등 시위대 3명에게 멈추라고 말한 뒤 등을 떠밀었다. 그리곤 추락하면서 다친 시위대를 때리고 발로 찼다”고 밝혔다. 현장 영상에는 군인 2명이 움직이지 못하는 까잉을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이 찍혀 있다. 그나마 이때까지는 까잉의 숨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시위대 2명과 연행된 경찰서에서의 구타는 까잉의 목숨을 앗아갔다. 유가족은 “까잉이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영상을 SNS에서 보고 경찰서로 달려갔는데 이미 교도소로 보내진 뒤였다. 발을 동동 구르며 소재가 파악되길 기다렸다. 29일 그가 군 병원에 있다는 경찰 연락을 받고 가보니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구타로 만신창이가 된 까잉은 수혈 후 잠시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은 구타 후유증을 견뎌내지 못했고, 사건 나흘 만인 지난달 31일 결국 숨을 거뒀다. 3일 미얀마나우 보도에 따르면 엑스레이 사진에 찍힌 까잉의 몸 상태는 처참했다. 골반과 다리 등 몸 곳곳이 골절됐으며, 신장 손상과 내출혈로 인한 심장 혈전도 관찰됐다. 골절상이 차양에서 떨어졌을 때 생긴 것인지, 구타 중에 생긴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유가족은 추락하면서 다친 시위대의 치료 요청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군경에 분노를 드러냈다. 유가족은 “군경은 사람 가리지 않고 구타를 일삼는다. 그들을 증오한다”고 치를 떨었다. 평범한 과외선생님으로 미얀마의 민주화를 외쳤던 까잉은 그렇게 한 줌 재로 사라지고 말았다. 까잉과 함께 있다 끌려간 다른 2명의 시위대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3일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두 달간 최소 550명이 유혈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중 43명은 아이들이었다. 구금된 인원도 2751명에 달한다. 수감자 대부분의 행방은 알 길이 없다. 31일 양곤에서 CNN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 민간인 6명도 납치돼 구금됐다. 이들 중 한 명인 인 뗏 틴(23)은 밍갈라돈 시장에 과자를 사러 갔다가 CNN 취재팀과 인터뷰를 했고, 이후 취재팀이 사라지자 어디론가 끌려갔다. 인 뗏 틴의 가족 중 한 명은 “인 뗏 틴은 CNN 인터뷰에 대답했을 뿐, 다른 아무것도 안 했다”면서 “동생은 죄가 없는 만큼, 심문 뒤에 가능한 한 빨리 건강하게 석방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집콕 탈출 행렬에 렌터카 품절까지… 백신 믿고 방심하는 美

    집콕 탈출 행렬에 렌터카 품절까지… 백신 믿고 방심하는 美

    하루 여행객 153만여명… 1년 만에 최고마이애미 통행금지령에도 여행객 붐벼파우치 “유럽처럼 위험한 고점 안정기” 佛, 3일째 하루 확진 4만명 등 재확산세유럽, 백신 접종 느리고 봉쇄 항의 시위도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콕 생활’에 대한 불만이 커지며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와중인데, 다음달 초 9월 학기제의 봄방학과 부활절 주간이 겹쳤다. CNN은 28일(현지시간) 봄방학 시기를 맞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렌터카 업체에서 기아 리오(프라이드)를 빌리려면 적어도 300달러(약 34만원)가 들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렌터카 업체인 허츠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올랜도 공항에서 모든 차량이 매진됐다.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타격을 입은 뒤 렌터카 업계가 자구책으로 차량을 대거 처분했던 1년 전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변화다. 미국의 일일 여행객 수는 지난 26일 153만 5156명으로 지난해 3월 14일(151만 9192명)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 관광객이 폭증해 몸살을 앓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는 ‘오후 8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주말마다 이를 위반한 여행객들을 체포하고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까지 뿌리며 해산시키는 등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 abc방송이 “미국이 코로나19 4차 재유행 물결을 겪을 수 있으나 65세 이상의 71.8%가 1회차 이상 백신을 맞은 만큼 사망자나 입원환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미국에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게임 체인저’ 백신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교차 중이다. 그러나 당국은 여행객 증가에 일관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백신 접종 이후인 올해에도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하루 5만~6만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이 분명히 방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CBS방송에 출연해 확진자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고점 안정기’가 시작됐다며 “그건 정말 위험하다. 바로 유럽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의 경고대로 유럽 주요국은 이미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에선 신규 확진자가 4만명 이상인 날이 사흘이나 됐다.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은 건 지난해 11월 8일(4만 556명) 이후 약 넉 달 만이다. 독일에서도 지난 24일부터 3일 동안 신규 확진자 수가 매일 2만명을 넘겼다.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12월 7일 이후 석 달 만인 지난 7일부터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 2만명 이상 집계가 유지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독일, 영국, 스위스 등에선 코로나 봉쇄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당국이 시위대에 밀리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지난 22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음달 1~5일 모든 상점과 교회 등을 닫는 ‘부활절 완전 봉쇄’를 발표했지만, 각계 반발에 밀려 이틀 만에 철회한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물대포부터 최루탄까지… ‘민주화 꿈’ 외치는 태국 현재 상황

    물대포부터 최루탄까지… ‘민주화 꿈’ 외치는 태국 현재 상황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1개월이 훌쩍 넘도록 이어지는 가운데, 국경을 접한 태국에서는 군주제 개혁을 사이에 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콕 시내 왕궁 인근에서는 1000명 가량의 시위대가 모여 군주제 개혁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세상은 달라졌다. 우리도 서방 국가들과 같은 군주제를 원한다”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시위대는 국왕 초상화 위에 시위대의 주장을 담은 스티커를 붙이는 등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다. 왕실 모독죄가 적용될 경우 최장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음에도 공개적으로 군주제 개혁 요구가 터져 나오면서 파장이 거세졌다.이에 현지 경찰은 “거리에 있는 자들은 누구든 체포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결국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등을 발사하며 강경진압에 나섰다. 경찰 측은 “시위대에게 미리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통하지 않았다. 또 새총을 이용해 볼트와 너트 같은 것들을 경찰에게 발사했다”면서 “경찰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총 33명이 고무총과 최루탄, 돌 등으로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에는 기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인권변호사들은 시위 과정에서 최소 32명이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군주제는 오랫동안 태국에서 신성한 제도로 받아들여졌으며, 왕실을 향한 민중의 비판인 불법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면서 “많은 사람이 여전히 군주제를 숭배하고 있으며, 태국 사회의 주요 세력인 군대는 군주제 방어를 주요 우선 순위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태국의 군주제 개혁 시위대는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출신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사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또 와치랄롱꼰 국왕이 코로나19와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국민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독일 등 외국에서 머물며 막대한 부를 쌓아왔다고 비난해 왔다. 한 시위 참가자는 “왕실 모독죄를 개혁하고 진정한 민주주의에 한발 더 다가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를 꿈꾸는 미얀마에서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와의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과 인터넷망을 모두 장악한 군부는 시위대를 향한 무자비한 발포를 넘어 조준 사격과 고문 등으로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빼앗고 있다. 현재까지 군부의 강경진압 등으로 사망한 미얀마 시민의 수는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마이애미, 관광객 폭증에 “밤 8시 통금 지켜라”…경찰특공대까지 투입

    마이애미, 관광객 폭증에 “밤 8시 통금 지켜라”…경찰특공대까지 투입

    주말마다 길거리가 클럽, 곳곳서 싸움마스크 없이 활보…코로나19 확산 우려SWAT, 후추스프레이 이용해 해산시켜관광객이 폭증해 몸살을 앓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오후 8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경찰특공대(SWAT)까지 투입하는 초강수를 꺼냈다. 경찰은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까지 뿌리며 관광객들을 귀가시켰지만, 봄방학 기간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이런 소동도 이어질 전망이다. 댄 갤버 마이매비비치 시장은 21일(현지시간) CNN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역수칙을 따를 생각이 없고, 우리가 견딜 수 없는 혼란과 무질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해변 등을 활보하는 이들이 수백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갤버 시장은 “미치려면 다른 곳으로 가라. 우리는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마이애미비치 당국은 지난 20일부터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내린 통금을 최소 1주일 연기하고, 필요하면 4월에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주말이면 길거리는 클럽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고, 싸움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경찰특공대가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해 군중을 해산시켰고, 지난 19일(금요일)부터 50명 이상이 체포했다. 하지만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는 차량 위로 올라가 춤을 추었고, 심지어 공중에 총탄을 발사해 주위에 있던 200~300명이 달아나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달 3일 이후 현지 경찰이 압수한 총기만 86정이나 된다. 이곳의 한 대형 호텔은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감안해 이번 주말간 스스로 식음료 판매를 중단했다. 당국도 해변 방면으로 향하는 도시의 해변 둑길을 폐쇄키로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내게 일 생기면 한살 딸은 남편이…” 목숨 걸고 시위 나서는 미얀마인들

    “내게 일 생기면 한살 딸은 남편이…” 목숨 걸고 시위 나서는 미얀마인들

    지금도 매일 미얀마의 보통사람들은 집회와 시위에 점점 더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군부에 맞서 싸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선택에 내몰린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적어도 149명, 많게는 235명으로 희생자가 집계된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영국 BBC는 21일 매일 힘겨운 선택을 해야 하는 미얀마인 4명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가 돋보이는 점은 가공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의 얘기를 들려준다는 데 있어 옮긴다. 딸아이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여인 나우는 총파업 민족주의연맹의 지도자다. 더 나은 미래를 갖기를 원하는 한 살짜리 딸을 위해 시위에 참여한다고 말한다.난 (미얀마의 소수민족인) 카렌족 일원이다. 해서 시위는 내게 낯선 일이 아니다. 오늘날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과 윈 미인트 대통령의 석방과 2020년 선거 결과를 인정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 소수민족은 더 심도있는 요구사항들을 갖고 있다. 우리의 비전은 미얀마에 속한 모든 민족들이 함께 하는 연방제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군부는 몇년이나 분할 통치 전략을 써왔지만 지금 모든 민족은 단결돼 있다. 내겐 어린 딸이 있는데 한 살이다. 내 행동 때문에 그애가 힘들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딸이 나처럼 독재 밑에서 자라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딸을 위해 시위에 참여해왔다. 시위에 함께 하기 전 남편과 상의했다. 아기를 맡달라고 부탁했고 내가 이 운동을 하다 체포되거나 죽으면 견디며 살아가라고 했다. 우리는 이 혁명을 완성할 것이며 우리 자녀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의 탈출을 돕는 의료 관리 난다(가명)는 메익이란 마을의 병원에서 일한다. 의료 종사자들은 미얀마 시위의 가장 앞선에 서 있지만 메익의 의료진들은 군부에 끌려갈까봐 숨어 지내야만 한다고 말한다.통금령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7일 밤의 일이다. 난 창문이 검게 칠해진 자동차를 운전했다. 난 정형외과 의사, 그의 아내, 다른 의사와 그의 가족을 선발해 야음을 틈타 그들의 가방을 차에 싣고 안전한 가옥에 그들을 태워줬다. 하루 전 정부 관리들이 메익의 병원들에 전화를 걸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는 전문의, 의료 책임자, 간호사들의 이름을 적어내라고 했다. 왜 그들이 명단을 달라는 거지? 관리들이 그들을 소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려움이 우리 사이에 퍼졌다. 정부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의사들은 잡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숨어지내기로 결정했다. 난 몇몇 의사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할당을 받았다. 차안으로 돌아가자면 분위기는 환멸과 역겨움 일색이었다. 한 의사는 “왜 (의사와 의료 관계자인) 우리 같은 사람들이 환영 받는 존재가 아니라 범죄자처럼 숨어야만 하느냐?”고 물었다. 난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의사들을) 숨기는 데 돕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일부터는 메익 사람들이 아프면 돌볼 수 있는 전문의는 얼마 남지 않게 된다. (군대 간부들이) 때려 손가락이나 손, 두개골이 부셔져도 치료해줄 의사가 충분치 않을 것이다. 메익에서 아기가 태어나는일을 도울 산부인과 의사는 한 명도 없게 된다. 의료 종사자는 이 운동에 중요하고 절실한 부분인데 지금 그들은 가버렸다. 카메라 뒤의 남자 마웅은 양곤의 영화감독이다. 시위가 시작했을 때 이 운동이 어떻게 발전해가는지 보여주려고 매일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지난 2월 28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난 (양곤 시내) 바르가야 거리의 가장 앞선, 바리케이드 바로 뒤에 서 있었다. 휴대전화로 찍고 있었다. 수백명의 시위대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병과 통조림캔 등을 두들겼다. 100명 정도의 사람이 우리 앞으로 빠르게 행진했는데 난 군인들인지 경찰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경고도 없이 그들은 우리를 향해 최루탄과 실탄, 연막탄을 퍼붓기 시작했다. 난 탈출 루트로 미리 점찍어둔 거리로 달리면서도 계속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우리 대부분은 간신히 탈출했다. 이제 난 시위 현장에 갈 때 헬멧과 방열 처리된 장갑을 챙긴다. 우리는 기회가 주어지면 최루탄 통을 집어 들어 다시 던져준다. 대부분 최루탄은 불발되는데 그러면 우리는 젖은 옷가지를 덮어주거나 물을 부어준다. 많은 이들이 가스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는 값싼 가스 마스크를 쓴다. 우리는 코카콜라가 얼굴에서 최루 가스를 씻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영화감독 겸 시위대원으로서 난 매일 시위에 나가 아주 짧은 단편영화를 찍고 있다. 이제 동영상들을 돌아보면 평화로운 시위에서 우리가 목숨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으로 바뀐 저항의 과정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물론) 현실은 어떤 영화보다 비현실적이다. 군부에 감금된 여인 피요(가명)는 양곤 시내 산차웅 지구의 시위에 참석했던 200명 중의 한 명으로 연구원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군 간부들에 의해 감금돼 떠날 수가 없었다. 적어도 40명이 체포됐다.지난 8일 오후 2시쯤 보안군 요원들이 왔고 우리는 감금됐다. 그 집 주인들이 문을 열어 손을 흔들어 우리는 그곳에 들어갔다. 보안군이 바깥에서 우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우리 집에는 6명의 여성과 한 남성 등 7명이 있었다. 주인은 매우 친절해 우리에게 음식을 내줬다. 몇 시간 뒤 떠나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오후 6시 30분이 돼도 나갈 수가 없어 걱정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들(보안요원들)이 떠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빠져나갈) 계획을 짜기로 했다. 집 주인들은 어떤 거리를 선택하면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지 일러주고, 숨어지낼 만한 다른 장소를 추천하기도 했다. 우리는 첫 주인의 집에 소지품을 모두 맡겼다. 난 사롱(전통 치마)으로 갈아 입어 조금 더 현지 주민처럼 보이게 꾸민 뒤 집을 떠났다. 나도 휴대전화의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지우고 약간의 여윳돈을 지녔다. 밤새 다른 안전한 장소를 찾아 헤맸다. 아침이 되자 보안군이 그곳에 있지 않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삽화 BBC 데이비스 수르야
  • “진실 담은 사진 한 장, 역사를 바꾸는 병따개”

    “진실 담은 사진 한 장, 역사를 바꾸는 병따개”

    난민 사진으로 한국 국적 첫 퓰리처상책 통해 역사적 사진 이후의 변화 짚어“사진 잘 찍는 법? 좋은 이야기 담겨야많이 찍는 것보다 자르고 고르는 미학”“무언가가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을 때, 진실을 담은 사진은 사람들의 감정적인 동의를 이끌어 내고, 이걸 틔우는 병따개 역할을 하면서 역사를 바꿉니다.” 최루탄에 피격당한 이한열 열사의 사진 한 장은 1987년 한국의 민주화를 불렀다. 어떤 사진은 국가 간 전쟁을 종식하기도 하고, 다른 사진은 인종 갈등에 관한 고민을 이끌어 냈다. 김경훈 로이터통신 사진기자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진들을 가리켜 ‘역사의 병따개’라고 했다. 그는 ‘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시공사)에서 이런 사진들을 이야기한다. 베트남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 준 에디 애덤스의 ‘길거리 즉결 처형’(1968), 수단의 기아 참상을 고발한 캐빈 카터의 ‘독수리와 소녀’(1993), 천안문 사태에 당당히 맞선 남자를 통해 독재를 고발한 ‘탱크맨’(1989) 등 사진의 당시 상황과 이후 사회 변화를 짚었다. 전쟁, 언론, 기아, 가짜뉴스 등 함께 생각해 볼 문제들도 제안한다.책의 첫 사진은 2019년 그에게 세계적 권위를 가진 퓰리처상을 안겨 준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난민’(2018)을 실었다. 한국 국적 사진기자로는 첫 수상이었다. 멕시코 쪽 미국 국경에서 미국 국경 수비대가 쏜 최루탄을 피해 아이들을 끌고 도망치는 가족을 포착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경을 넘으려는 난민들을 “폭력적인 갱들”이라고 했지만, 사진은 트럼프의 거짓말을 통렬하게 고발했다. 그는 “변화를 원하는 적절한 시점에 나온 적절한 사진이어서 큰 상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책에는 또 스마트폰 대중화로 달라진 사진의 생산·소비 환경에 대한 생각도 담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생산하고) 보면서(소비하면서)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고민한다”면서 “좋은 사진은 좋은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는 걸 알려 주고,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라면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의 마지막 사진이 전몽각 전 성균관대 부총장의 사진집 ‘윤미네 집’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딸 윤미가 태어나고 결혼하기까지를 아버지가 찍은 사진집이다. 조금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는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성장, 나아가 한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족의 이야기를 잘 표현했기 때문”에 골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많이 찍는 데 집착하지 말고, 내가 보여 줄 사진, 간직할 사진을 잘 골라내야 한다”며 “사진은 자르고 고르는 미학”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명함 직책을 ‘비주얼 저널리스트’로 바꾸고 뉴스 동영상을 찍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사진기자 중에는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하지만, 저는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매체가 하나 더 생긴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어쨌든 핵심은 이야기이니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일요일에도 미얀마 시위대 38명 이상 희생, 누적 사망자 120명

    일요일에도 미얀마 시위대 38명 이상 희생, 누적 사망자 120명

    미얀마 군경이 일요일인 14일에도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적어도 38명이 희생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정치범지원협회(AAPP)를 인용해 보도했다. 38명 이상 숨진 지난 3일과 비교될 정도로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AAPP는 군부 쿠데타 한 달 보름 만에 누적 희생자가 120명이 됐다고 집계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날 사망자 중 22명은 최대 도시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서 나왔다. 양곤 곳곳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군경의 진압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고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방수포로 햇볕을 가린 채 거리에 앉아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하게 최루탄과 실탄을 쏘면서 진압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이날 오후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 2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국영 언론이 전했다. 아울러 이날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 1명이 숨지고 다른 경찰 3명이 다쳤다고 로이터가 미얀마 국영 MRTV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미얀마에 모든 폭력 행위를 중단할 더욱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얀마 당국이 중국 기업 및 인사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혈 진압을 자제하라고 촉구한 것이 아니라 더욱 효율적인 진압을 주문한 셈이다.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흘라잉타야의 피복공장들에서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의 공격으로 많은 중국인 직원이 다쳤고 중국이 투자한 공장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도 공격당했다. 많은 미얀마인들은 중국이 부당하게 민주주의를 짓밟은 군부의 뒷배가 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또 양곤 인근 바고에서 젊은 남성이 실탄에 맞아 숨졌고, 옥 광산지대로 알려진 북동부 까친주 파칸에서도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유혈사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지역 내 행위자들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국민, 그리고 그들의 민주적 열망과 연대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의료진까지 겨냥한 지속적인 잔혹 행위와 공공시설 파괴는 평화와 안전에 대한 전망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군부 쿠데타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가 임명한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전날 시민들이 군부의 탄압에 강력히 맞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은신처에서 진행한 페이스북 연설을 통해 “지금은 이 나라에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면서 “시민들이 군부의 탄압에 맞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부 몽유아 지역민들은 자치 정부와 경찰을 구성했다고 선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독] 국회, 쿠데타 규탄 결의안 미얀마에 보낸다

    [단독] 국회, 쿠데타 규탄 결의안 미얀마에 보낸다

    정부가 군부 쿠데타로 유혈사태가 발생한 미얀마에 대해 첫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한 가운데 쿠데타를 강력 규탄한 국회 결의안도 미얀마에 전달된다. 14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주의 회복과 구금자 석방 촉구 결의안’이 미얀마어 (비공식) 번역본과 함께 이번 주 주한 미얀마대사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 결의안에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로 규정하고,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결의안의 ‘받는 사람’(수신처)은 ▲미얀마 외교장관 ▲유엔 사무총장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영어와 미얀마어로 번역 작업을 진행한 뒤, 지난 9일 외교부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외교부 내에선 각 담당국을 통해 결의안을 전달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다만 현재 미얀마 외교수장은 군부가 임명한 인사여서 수신처가 바뀔 수도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미얀마에 최루탄 등 군용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개발협력(ODA) 사업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찰이 내집 부숴 수리비만 5600만원” 美 집주인의 안타까운 사연

    “경찰이 내집 부숴 수리비만 5600만원” 美 집주인의 안타까운 사연

    미국에서 한 여성이 매물로 내놓은 집에 무장 괴한이 침입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기동대(SWAT)의 과잉 진압으로 집이 크게 파손돼 거액의 수리비를 보상금 없이 써야 했던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지 포브스에 실린 비영리 공익로펌 ‘인스티튜트포저스티스’의 기고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5일은 76세 여성 비키 베이커에게 잊지 못할 악몽 같은 날로 기억됐다.베이커는 몬태나주로 이사를 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살았던 텍사스주 북동부 콜린카운티 매키니시에 있는 자택을 매물로 내놨고 매수자까지 나타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베이커가 외출한 사이 그녀의 딸 디애나 쿡과 딸의 반려견 한 마리만 있던 그 집에 총을 소지한 남성 웨슬리 리틀이 15세 소녀를 인질 삼아 나타났던 것이다. 이 남성은 과거 이 집의 수리 의뢰를 잠시 맡았던 사람으로, 그후로는 일절 연락도 하지 않았고 지인도 아니었다. 당시 디애나 쿡은 억지로 집에 들어온 이 남성에게 음식을 만들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갔다 오겠다고 설득한 뒤 집을 나섰다. 웨슬리가 소녀를 강제로 끌고 도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디애나 쿡은 즉시 어머니 비키 베이커에게 알리고 매키니 경찰에도 신고했다. 모녀는 경찰이 웨슬리를 체포하기 위해 진입 허가를 요청했을 때 “일주일 전 매수자가 나와 계약이 끝난 집이니 제발 파손하지는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그런데 출동한 SWAT 팀은 그런 요청은 아랑곳없이 30개의 최루탄을 유리창 깨가며 집안으로 던졌고 장갑차를 이용해 울타리와 차고 그리고 현관문을 부쉈다. SWAT가 이런 작전을 수행하기 전 경찰은 납치된 소녀를 풀어주라고 웨슬리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었다. 소녀는 경찰에 보호됐지만, 도망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 웨슬리는 이 집 침실에 틀어박힌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려던 집이 파괴됐을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사망자까지 내는 최악의 사태에 베이커는 큰 충격을 받았다. 딸 쿡에게는 피해가 없었지만 SWAT 공격 당시 집 안에 있던 쿡의 반려견이 최루탄 연기와 폭발음으로 거의 눈이 멀고 귀도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됐다.이에 대해 베이커는 “집의 외관뿐 아니라 집안의 수도관 파이프와 보일러 그리고 바닥도, 거기에 중요한 소지품도 이제는 엉망진창이 됐다”면서 “주민을 범죄자로부터 보호한다는 점에서는 경찰에 감사해야겠지만, 내 집이나 딸의 반려견에게 피해를 주면서 아무런 배상도 하지 않는 것은 정말이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집수리비를 개인 퇴직금에서 충당해야 했고 그 비용은 총액 5만달러(약 5600만원)가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키니시가 재정적 지원을 거부한 데다가 보험사들도 “경찰은 면책이 있으니 이곳에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피해 보상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베이커는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건으로 발생한 일 때문에 내가 모든 것을 지불해야만 했다. 그렇게 된 집이기에 당연히 구매자는 계약을 백지화하고 싶다고 말해왔다”면서 “그후 집값도 꽤 내려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몇 달이 걸려 겨우 수리가 끝난 베이커의 집은 매매가를 상당히 내린 끝에 지난 겨울 간신히 다른 매수자가 나타나 팔렸다.이후 몬태나주로 이사한 베이커는 “나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일을 당해 피해를 본 사람들을 위해 투쟁하고 싶다”며 “현재 공익로펌인 인스티튜트포저스티스의 도움을 받아 시에 손해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중”이라고 밝혔다. 인스티튜트포저스티스는 “미국과 텍사스주의 헌법은 당국이 주민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 내에 침입할 때 그것이 치안 유지를 위해서라도 당국은 소유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자를 시민에게서 분리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 “SWAT 팀에 의해 야기된 손해 비용은 베이커뿐만이 아니라 시나 보험회사도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인스티튜트포저스티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부 미얀마에 최루탄 수출 금지· 협력사업 검토, 하지만 군부 타격 주기엔

    정부 미얀마에 최루탄 수출 금지· 협력사업 검토, 하지만 군부 타격 주기엔

    정부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유혈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에 최루탄 등 군용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개발협력(ODA) 사업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인권이나 민주주의 명목으로 다른 국가에 이 정도의 강도 높은 조치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12일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과 경찰 당국의 무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미얀마와 국방 및 치안 분야 신규 교류와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올해 미얀마와 정례 협의체를 추진하다 중단했고, 미얀마 군 장교를 대상으로 한 신규 교육훈련도 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청의 치안 업무협약(MOU) 체결 및 미얀마 경찰 신규 교육도 마찬가지다. 산업용 전략물자 수출 허가도 엄격하게 심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화학물질 등 이중용도 품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물자의 경우 2019년 1월 이후 수출 사례가 없지만, 앞으로 아예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표적인 게 시위 진압에 사용되는 최루탄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국산 최루탄은 2014∼2015년에 미얀마로 수출된 사례가 있다. 미얀마는 아세안에서 우선 협력대상국이라 아세안 ODA의 약 25%를 차지한다. 2019년 유·무상 합쳐 약 9000만달러 규모다. 수도 양곤의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와 ‘한·미얀마 경협 산단’ 등 인프라 사업도 포함된다. 단, 방역 등 미얀마 시민의 민생과 직결되는 사업과 인도적 사업은 계속 진행한다. 미얀마가 정부 조치에 대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워낙 여러 나라가 이미 제재를 하고 있어서 일대일로 맞서서 조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교민 안전과 진출 기업 보호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한 대응계획을 계속 점검할 예정이다. 또 국내에 체류 중인 미얀마인들이 자국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한국에 있을 수 있도록 인도적 특별 체류 조치를 시행한다. 체류기간 연장이 어려운 미얀마인이 계속 체류를 희망하면 임시로 허용하고, 이미 체류기간이 다 된 미얀마인은 강제 출국을 지양하고 미얀마 정세가 나아진 후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근로자와 유학생 등 미얀마인 2만 5000∼3만명이 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의 돈줄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기업의 동참이 없다는 점은 실망스럽다. 미얀마 군부는 다른 나라와 달리 사업체를 직접 소유, 문어발 재벌처럼 운영하고 있어 이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군과 정부 인사에 대한 신규 제재와 함께 세 군데 광산채굴 업체를 제재한 데 이어 이번 쿠데타를 지휘하는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의 두 자녀가 소유한 6개 기업까지 새롭게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은 특정 타깃을 노린 제재를 도입했지만 아직 어떤 나라도 군부 재벌기업을 직접 겨냥하고 있지 못하다. 이렇게 약한 제재에 자신감이 커진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총구를 겨누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한 미얀마의 안다만해 가스전 3단계 사업의 수익이 미얀마 군부의 수중에 들어가는지 파악해 사실로 확인되면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등 미얀마 군부의 돈줄을 차단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또 포스코강판은 미얀마 군부가 소유하고 있어 미국의 직접 제재 대상인 미얀마경제지주유한회사(MEHL)과 협력하고 있어 당장 발을 빼야 한다. 영리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이지만 인권과 민주주의를 짓밟는 미얀마 군부의 배를 불리는 사업이라면 철수하도록 정부가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하고 기업 스스로 발을 빼야 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부, 미얀마에 최루탄 수출 불허… 개발협력 재검토 (종합)

    정부, 미얀마에 최루탄 수출 불허… 개발협력 재검토 (종합)

    정부가 미얀마 군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에 대응해 미얀마와 국방·치안 분야 신규 교류 및 협력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12일 “미얀마의 민주주의 회복과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국민들의 열망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표명해왔다”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구금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 시민들에 대한 폭력 사용 중단, 합법적이고 민주적 절차에 따른 평화적 문제해결 등을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과 경찰 당국의 무력행사로 다수의 희생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세 가지 대응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미얀마와의 국방·치얀 분야 신규 교류 및 협력을 중단한다. 국방부는 올해 추진하고자 했던 미얀마와의 국방 정례 협의체, 미얀마 군 장교 대상 신규 교육훈련을 중단키로 했다. 경찰청도 미얀마 경찰과의 치안협력체계, 경찰 대상 신규 교육훈련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기존에 진행 중인 미얀마와의 군사교류는 지속한다. 미얀마에 대한 군용물자 수출을 불허하고 산업용 전략물자 수출허가 엄격히 심사한다. 최루탄도 군용물자에 해당된다. 앞서 미얀마 군부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한국산 최루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014~2015년에 최루탄을 수출한 사례가 있었다”면서도 “현재 사용하는 것이 그때 수출됐던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1월 이후 미얀마에 군용물자를 수출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지막으로 미얀마에 대한 개발협력 사업을 재검토한다. 다만 미얀마 시민들의 민생과 직결되는 사업과 인도적 사업은 계속 진행해 나간다. 한국과 미얀마의 개발협력 규모는 2019년 한 해 유·무상 포함 9000만 달러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대응 조치가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빠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얀마 군부의 폭력 진압이 악화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에 대해선 “군부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니 필요하면 추가 조치들이 주요국, 우방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체류 중인 미얀마인들이 미얀마 현지 정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인도적 특별 체류조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체류기간 연장이 어려워 기한 내 출국해야 하는 미얀마인이 국내 체류를 희망할 경우 임시 체류자격으로 국내 체류를 허용할 계획이다. 체류기간이 넘은 미얀마인의 경우에는 강제출국을 지양하고 국가 정세가 완화된 후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 등 주요 우방국, 아세안 등 지역 및 국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미얀마 상황을 예의주시해왔으며, 미얀마의 민주주의 회복과정에 기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정부는 우리 교민 안전과 진출 기업 보호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한 대응계획을 지속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돌 대신 물병으로”… ‘민주화 꿈’ 위해 훈련하는 미얀마 시위대(영상)

    “돌 대신 물병으로”… ‘민주화 꿈’ 위해 훈련하는 미얀마 시위대(영상)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여전히 전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가 더욱 격렬해지는 군경의 폭력 진압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주요도시 중 한 곳인 양곤에서는 두 패로 나뉜 시위대가 각각 군경과 시위대의 역할을 맡은 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노란색 모자를 쓰고 시위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물병 등을 훈련 무기 삼아 손에 쥔 뒤 대열을 맞춰 섰다. 실제 시위에서는 군경에 대응해 물병이 아닌 돌을 이용하지만, 부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물병으로 대체됐다. 이들 앞에는 경찰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방패를 들고 시위대를 막기 위해 정렬해 있었다.  시위대의 지휘관이 공격 신호를 보내자, 시위대 역할을 맡은 시민들은 일제히 ‘군경’의 방패를 공격했고, 동시에 시위대의 물병 공격이 이어졌다. 각자의 역할에 몰입해 실제처럼 훈련을 진행했고, 시위대의 공격에 ‘군경’의 방어막이 무너지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양곤의 시민들은 지난 8일, 야간 통행금지를 깨고 대규모 야간 시위에 나섰다. 군경이 양곤의 산차웅 구역을 봉쇄하고 이 구역에 갇힌 청소년 시위대 200여 명을 찾아내기 위해 주택을 수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을 풀어주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통행금지 시간이지만 양곤 대부분의 동네에서 산차웅에 갇힌 아이들을 풀어달라고 거리 밖으로 나왔다”, “지난밤 군경이 산차웅의 주택에서 시위대를 숨겼는지 뒤지고, 이중 최소 50명이 체포됐다” 등의 글과 야간 시위에 나선 시민들의 사진들이 올라왔다. 산차웅에 사는 여자 아이가 군경의 최루탄 때문에 울면서 코피를 흘리는 사진도 널리 공유되면서 공분을 샀다. 군부는 이날 시위사태와 미얀마 국내 상황에 대한 언론 보도를 봉쇄하고 나섰다. 군부는 국영 방송 MRTV를 통해서 “5곳의 언론사들은 더 이상 방송이나 신문 발행, 기사 작성과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한 보도, 어떤 통신수단을 통한 보도도 허락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의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된 지 1개월 여 만에 군경이 발사한 총탄에 맞아 사망한 인원을 50명을 넘어섰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성년자 쇠사슬로 때려” 미얀마 시민 등에 시뻘건 줄…‘잔혹’ 군부

    “미성년자 쇠사슬로 때려” 미얀마 시민 등에 시뻘건 줄…‘잔혹’ 군부

    “시민 체포 그치지 않고 고문·폭행”체포된 수치 정당 소속 간부 2명 사망군병원 “심장질환”…시신엔 머리 상처·멍미얀마 군경의 반(反) 쿠데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군부가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체포한 시민들을 쇠사슬로 등을 마구 내리쳐 등에 시뻘건 줄 모양의 상처가 난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군부가 쇠사슬로 잔혹하게 때렸다”15살 미성년자 등에도 사슬로 매질 9일 오후 미얀마 시민들은 트위터 등 SNS에 미얀마 군경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사진과 동영상을 계속해서 올렸다. 이날 새로 확산하고 있는 사진에는 엎드린 남성의 등에 여기저기 시뻘건 줄이 나 있다. 사진을 올린 시민은 “메익에서 체포됐던 시위자가 풀려났는데 등 부위를 (군경에 의해) 체인으로 잔혹하게 폭행당했다”면서 “메익에서 5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남성이 등에 시뻘건 줄이 간 부위에 약을 바르는 사진도 올라왔다. 이 사진을 올린 시민은 “메익에서 오전에 체포됐다가 15세 미성년자라서 저녁에 풀려난 경우”라면서 “군부 테러리스트들은 우리 시민을 쇠사슬로 잔혹하게 때렸다”고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등 부위에 시뻘겋게 피멍이 든 시민들의 사진이 SNS에 속속 올라왔다. 시민들은 “군부 테러리스트들은 미성년자까지 잡아가서 잔혹하게 고문했다”면서 “이제 그들은 시위대를 체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문하고, 때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미얀마 군경은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 고무탄은 물론 실탄을 발포하고 체포 시 곤봉 세례, 발길질, 총 개머리판으로 때렸다. 그동안 실탄에 맞아 숨진 시민은 물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새총, 고무탄 등에 맞아 피 흘리는 사진이 수도 없이 공개됐다.미얀마 시민 1857명 체포 최소 60명 이상 사망 군부에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측 인사들은 군사정권을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고, 시민들도 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후 전날까지 1857명이 체포됐고, 6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은 소속 간부 조 미앗 린이 이날 새벽에 군경에 체포됐는데, 오후에 숨을 거둬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 경위와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6일에도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지난해 선거운동 담당자가 당국에 체포된 뒤 사망했다. 군병원은 심장질환으로 숨졌다고 밝혔지만, 사망자의 머리와 등에 상처와 멍이 나 있어 고문 의혹이 제기됐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얀마 군부 계엄령 선포 임박설...여전히 이어진 시위대 강제진압

    미얀마 군부 계엄령 선포 임박설...여전히 이어진 시위대 강제진압

    6일에도 미얀마 곳곳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와 경찰의 강제진압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군부가 곧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는 소문이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오전부터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를 비롯한 곳곳에서 대규모 쿠데타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국영 매체는 “오는 8일부터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공무원은 파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시위 현장에는 교사와 국영 철도 노동자 등 공무원들이 함께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양곤에서는 섬광 수류탄을 쓰기도 했다. 앞서 전날 만달레이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 구경하던 20세 남성이 목에 총을 맞아 숨졌다. 이로써 유엔(UN)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발생한 쿠데타 이후 시위대를 향한 군경의 총격에 의해 최소 55명이 숨졌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은 전날 안전 공지문에서 “24시간 인터넷 차단과 단전 조치를 수반한 계엄령이 조만간 선포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교단, 유엔 사무소, 언론 매체 등에서도 관련 소문을 알고 있으나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며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얀마서 한국 최루탄 사용됐나…문 대통령 “폭력 중단”

    미얀마서 한국 최루탄 사용됐나…문 대통령 “폭력 중단”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미얀마 군부의 반군부 시위대 유혈 진압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더이상 인명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며,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을 비롯해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과 관련해 SNS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지난 4일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평화적 시위에 대한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 진압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미얀마의 헌정질서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는 동시에 우리 교민과 진출 기업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최근 미얀마 상황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전날인 5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 진압 경찰의 총에 맞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UN이 확인한 공식 사망자는 54명이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 무기 거래와 사용을 감시하는 해외 비정부기구는 최근 미얀마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한국산 최루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내놨다. 영국의 무기 거래 조사단체 오메가리서치재단(Omega Research Foundation)은 지난 4일 단체의 SNS 계정을 통해 미얀마 노스 오칼라파에서 발견된 최루탄 발사체와 카트리지가 한국의 D사의 제품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재단은 지난달 미얀마 중부의 핀마나(Pyinmana)에서 발견된 수류탄형 최루탄 제품이 D사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오메가리서치재단은 미얀마 경찰이 착용한 장비들이 찍힌 사진을 근거로 한국에서 생산된 최루탄 발사기 또한 미얀마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2014년 국내 업체들은 미얀마로 최루탄을 수출한 기록이 남아있다. 지난 2014년 당시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해 한해 27만7742발의 최루탄이 미얀마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 제품은 모두 D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이후 올해까지는 미얀마로의 최루탄 수출이 확인되지 않았다.최루탄의 외형만 보고 해당 제품이 한국산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최루탄 수출에 대해 인도적 문제가 제기되면서 최루탄 수출이 중단되자 경찰이 안전수칙 준수와 탄피에 한국산 표기 금지를 조건으로 수출허가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제조사로 지목된 D사 측은 “미얀마에 수출한 내역이 없다”라며 “5년 정도까지는 수출 내역을 보관을 하는데 그전에 자료는 폐기돼 확인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년(2011년~2021년2월) 사이 한국에서 국외로의 수출 허가를 받은 최루탄은 모두 1173만4817발로 1년에 평균 100만발 정도 수출이 이뤄졌다. 국제엠네스티가 최루탄 오남용 사례로 꼽은 31개 국가 중 프랑스, 이스라엘, 케냐, 나이지리아, 터키, 페루, 코트디부아르, 인도네시아, 튀니지 등 9개 국가에도 한국산 최루탄이 수출됐다. 이중 터키의 경우에는 10년간 최소 220만발 이상의 최루탄이 수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한국이 바레인으로 수출한 최루탄이 중동의 봄 이후 촉발된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는 데 사용되고 바레인 정부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맞아 15세 소년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한국으로 쏟아졌다. 1999년 경찰이 국가신용도 추락을 방지한다며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면서 국내 시위현장에서 최루탄은 사라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미얀마 19세 ‘천사’의 마지막 메시지 “다 잘될 거야”

    미얀마 19세 ‘천사’의 마지막 메시지 “다 잘될 거야”

    가수·댄서 활동… 태권도 챔피언 경력죽음 각오한 듯 페북에 시신 기증 적어하루 최소 38명 숨져… 최악 유혈 사태시민들 SNS서 유엔에 ‘보호책임’ 촉구“죽기 직전까지 옆에 있는 시위자 챙겨”미얀마 군부가 ‘피의 일요일’ 이후에도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강경 진압을 이어 나가면서 지난 3일 하루에만 최소 38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이날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19세 여성이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채 피를 흘리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공유되며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에인절(Angel)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치알 신의 사연을 전하면서 이 문구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가수, 댄서이자 태권도 챔피언이기도 했던 그는 만달레이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그와 함께 시위에 나갔던 미얏 투는 로이터에 “경찰이 총을 쏘자 에인절은 ‘총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총격이 이어지자 시위대는 흩어졌고, 나중에 페이스북에서 그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러진 사진을 보고 사망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한다. 숨진 에인절이 입고 있던 까만색 티셔츠에는 흰 글씨로 ‘다 잘될 거야’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그는 죽음까지 각오한 듯 페이스북에 자신의 혈액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시신을 기증해 달라’는 메시지까지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치알 신과 다른 젊은 시위자들의 죽음은 시민들 사이에서 새로운 폭발을 불러일으켰다”며 “(최루탄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투명 고글을 목에 매달고 도전적인 시선으로 앞을 바라보는 죽기 직전의 그의 모습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고 했다. 시민들은 이어지는 죽음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시위를 열어 군부에 저항하고 있다. 또 SNS에서 유엔에 ‘보호책임’(R2P·Responsibility to Protect)을 촉구하는 게시물 수천 건을 올리고, 국제사회가 군부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가가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반인륜 범죄 등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에 실패할 경우 국제사회가 강제조치를 통해 나서야 한다는 원칙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다 잘될 거야’ 믿은 19세 여성의 죽음에 미얀마軍 편대비행 ‘위협’

    ‘다 잘될 거야’ 믿은 19세 여성의 죽음에 미얀마軍 편대비행 ‘위협’

    4일 미얀마 두 번째 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전날 군부 규탄 시위 도중 군경의 흉탄에 스러진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총알이 날아와 머리에 박혔을 때 그녀는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란 문구가 흰 글씨로 새겨진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38명 이상이 시위 도중 목숨을 잃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날이었다. 이날 장례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됐다. 하지만 오전 만달레이 상공에는 제트기 다섯 대가 편대비행을 해 민의를 억누르겠다는 군부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섰다. 의대생들은 군정 규탄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활동가 마웅 사웅카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언제든지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군사정권 아래에서 살아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마 키알 신은 소셜미디어에서 ‘에인절(천사)’ 별칭으로 통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 생애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던 그녀는 민의를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 군부에 맞서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가 흉탄에 당했다. 피격 직전까지 함께 있었다는 친구 미얏 뚜는 로이터 통신에 “경찰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그가 ‘총알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말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하려 했던 친구였다”고 돌아봤다. 피격되기 직전 왼손에 콜라 병을 든 모습도 포착됐는데 군경이 무차별적으로 쏴대는 최루탄 가스를 씻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미얏 뚜는 경찰이 총격을 가하자 친구와 헤어졌는데 나중에 ‘한 소녀가 사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친구인지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숨진 사진을 보게 됐다. 미얏 뚜는 태권도 수업에서 치알 신을 처음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가 방학 때 태권도복을 입고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이는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춤추는 동영상들도 올려놓았다. 생애 첫 총선 투표에 나서 아버지와 함께 자랑스럽게 찍은 인증 사진도 올라와 있다. 그리고 붉은 색 수의를 입고 반듯이 누워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이 옷은 생애 첫 투표 때 입었던 옷이었다. 붉은 색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이다. 죽음을 각오한 듯 그는 목에 건 팻말에 자신의 혈액형 B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가망이 없으면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죽음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큰 힘과 격려를 줄 것이라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얀마 시위대는 물론 해외 언론인이나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추모 글도 넘쳐난다. ‘미얀마의 전사’란 표현도 적지 않다.4일도 미얀마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최대 도시 양곤의 산차웅구(區)와 파떼인구, 흘라잉구 등에서는 오전부터 수백~1000명 안팎의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전날 양곤의 북오칼라파에서 군경의 총격으로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흘라잉구 인세인로에서는 군경이 진압에 나서지 못하도록 시위대가 나무와 쓰레기 봉지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또 시위대 주변에 줄을 친 뒤 그 위에 천이나 전통치마 등을 걸어 저격수나 군경이 ‘조준 사격’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시위대 해산 과정에 군경이 고무탄을 발사하고, 허공으로 실탄을 쏘아 경고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프런티어 미얀마는 전했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언론에 미얀마 군경의 총격에 희생된 이가 최소 54명이라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쿠데타 이후 1700명 이상 구금됐으며, 최근에는 언론인도 29명 이상 군경에 체포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대한 잔인한 탄압과 살인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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