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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을 쥐락펴락 中 ‘북두칠성’ 해부

    대륙을 쥐락펴락 中 ‘북두칠성’ 해부

    지난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미묘하게 흔들렸던 북·중 관계가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전격 방중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5세대 지도부 등장 이후 북·중 관계가 다소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도 시 주석의 초청으로 6월 하순 중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어서 중국 5세대 지도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진핑 시대, 중국의 파워엘리트’(김규환 지음, 서해문집 펴냄)는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주요 2개국(G2)인 중국 대륙을 쥐락펴락하는 5세대 지도부 7인을 집중해부한 책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 이어 지난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명실상부한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시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정치국 상무위원, 왕치산(王岐山)당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국무원 상무부총리 등 ‘북두칠성’의 면면과 리더십을 상세히 소개했다. 중국의 최고 지도부는 파벌과 인맥으로 이뤄진 중국 정가에서 공산당 중앙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해 올라온 발군의 인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풍부한 일선 경험을 갖추고, 당 중앙의 의지를 거스르지 않으며, 자신의 경력과 업적도 요령껏 관리하는 정치적 감각도 탁월한 편이다. 따라서 “중국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어떻게 중국 공산당의 틀 속에서 성장해 지금의 자리를 꿰차고 앉았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테면 문화혁명 초기에 ‘반동의 가족’으로 몰려 농촌으로 떠났던 시 주석이 공농병(工農兵) 학생 제도 덕분에 칭화대에 입학해 탄탄한 인맥을 쌓은 뒤 허베이성 정딩현 부서기, 푸젠성 닝더시 당서기, 푸젠성장, 상하이시 당서기로 승승장구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인다. 특히 2007년 10월 초순까지만 하더라도 후계자 경쟁에서 리커창 총리에 밀렸던 시진핑이 전세를 역전시키는 과정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책은 특히 중국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적 자산인 인적 네트워크, 즉 관시(關係)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끈끈한 연대감으로 뭉쳐진 동향 출신의 주요 인물, 관시의 산실인 대학 동기와 유력 동문, 공직생활을 함께하면서 맺은 각별한 동료 등 인맥 전반을 풍부한 자료 조사를 통해 꼼꼼히 파헤쳤다. 중국 5세대 지도부 인명사전의 완결판이라 할 만하다. 1만 7000원.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최룡해, 시진핑 못 만나고 경제 행보만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 중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관례와 달리 방북 이틀째인 23일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친서를 전달하지 못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이날 류제이(劉結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과 함께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를 방문했으며, 개발구의 연혁과 관리 운영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여러 곳을 돌아봤다고 북한의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개발구의 일꾼들이 최 총정치국장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했으며, 개발구 청사 1층의 대형 전광판에는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는 지난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과 함께 둘러본 중관춘(中關村) 바이오 기술 산업 단지로, 당시 김 위원장이 경제발전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찾은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중국의 목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국에 뜻에 따라 경제 건설에 나설 것이란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21~23일 쓰촨 지진 지역인 루산(蘆山) 재해 지역을 방문한다고 이날 중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시 주석이 북의 메시지가 중국의 요구에 미치지 못해 북 특사를 만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늦어도 24일에는 베이징으로 돌아와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받을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訪中 최룡해 “관련국과 대화 나설 것”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방중 이틀째인 23일 류윈산(劉云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대화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요구인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양측이 여전히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국중앙(CC) TV에 따르면 최 국장은 이날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제1서기가 자신을 특사로 파견한 목적은 북·중 관계를 개선해 단단히 발전시키려는 것이라고 밝힌 뒤 “북한은 중국과 함께 북·중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해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북한은 힘을 집중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는 한편 평화로운 외부 환경을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중국이 북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해 설득해 온 경제 발전에 나설 것임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중국 측 제의에 따라 관련 각국들과 대화를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류 상무위원은 최 총정치국장에게 중국의 기존 한반도 정책 기조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이 지역 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관련국들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 원칙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론] 최룡해 방중과 한중 협력/김흥규 성신여대 중국 및 국제정치 교수

    [시론] 최룡해 방중과 한중 협력/김흥규 성신여대 중국 및 국제정치 교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2일 자신의 특사자격으로 국제무대 초년생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파견했다. 그의 방중은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간 갈등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중 및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절묘한 시점에서 이뤄졌다. 최룡해의 방중은 시진핑과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진행되어 온 북·중 간 일련의 기 싸움에서 일단 중국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최룡해의 중국 파견은 북한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하였고, 국제적인 고립국면에서 받고 있는 상당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김정은은 중국의 요구에 자신이 굴복하는 모양새를 피하면서 현 위기의 핵심인 안보문제를 논의하고, 동시에 최룡해의 국내적 위상을 높여주려 하고 있다. 깊어가는 미·중 간의 대북 협력체제에 대한 스스로의 우려를 불식하면서도 방미를 앞둔 시진핑에 선물을 주는 모양새도 취하고 있다. 시진핑 방미 시, 중국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또 최근 들어 부쩍 가까워진 한·중 관계 및 곧 다가올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견제의 성격도 예상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중국의 북핵 협상대표인 우다웨이의 방북 제의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일본 카드까지 써가면서 중국 및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력에 저항해 왔다. 이에 중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이 김정은 체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암시까지 주면서 북한을 압박하였다. 북·중 관계에도 더 이상 공짜 점심은 없다. 그렇다면 최룡해가 어느 정도의 선물 보따리를 가져갔는지가 궁금하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더 이상 군사적 위기를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김정은의 방중 건은 다음의 일이다. 북한은 분명 최룡해의 방중을 계기로 현재의 위기국면에서 대화와 협상국면으로 전환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것이 중국의 대응이다. 중국은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도록 요구하고, 9·19 공동성명을 존중하도록 압박할 것이다. 최근 중국의 대북한 정책 우선순위에서 비핵화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지듯이, 북한의 핵 무기화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핵 무기화는 북한이 중국의 영향권에서 거의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일정 정도 순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보다 적극적인 중국식의 대북 ‘햇볕정책’을 단행할 개연성이 커 보인다. 현재, 북한이나 중국 그리고 한국 모두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중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게 하는 구조적인 조건들이 바뀌지 않고 있어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제 스스로 강대국이라는 자아정체성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중국 외교의 DNA가 바뀌고 있고 기존의 대북정책도 조심스럽지만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정세는 한국에 기회이기도 하다. 6월 말로 예상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은 그런 의미에서 한·중 간에 어떻게 북한 핵문제 및 대북 협력의 기초를 마련하느냐 하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만, 상호간의 다른 기대치는 향후 불필요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도 유의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를 기대할 것이고, 중국은 북한을 대화국면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를 한국이 마련해 주는 ‘한국 역할론’을 생각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방중은 상호간 당장의 결실을 추구하기보다는 향후 한·중 간 전략적 협력의 내실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방중이 되어야 한다.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무기화와 도발에는 단호하고 협력적인 한·중 관계를 추진하되, 한·중이 이 불확실한 핵 경쟁의 세계에서 벗어나 한·중·북한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고, 북한을 이끌어 가는 지혜를 보여주어야 한다.
  • [김정은 특사 방중] 中, 韓에 5~6일전 北 방중 통보

    중국 정부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방중 계획을 한·미 양국 정부에 동시에 사전 통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 계획을 우리 측에 사전에 알려 줬다는 점에서 한·중 간 외교 채널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23일 “중국 정부가 최룡해 방중 5~6일 전에 우리 정부 채널을 통해 ‘북한 최고위급이 베이징에 올 것’이라고 귀띔을 했고, 방중 이틀 전쯤에는 특사가 최룡해 총정치국장이라고 구체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중국 정부가 6자회담 참여국인 한국과 미국, 러시아에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북한 특사의 방중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일본 측에는 이번 특사의 방중을 미리 알려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특사 파견)를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우리와 연락을 계속하고 있고, 이를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중국의 통보 내용을 우리 정부와 공유하는 등 최룡해 방중 며칠 전부터 분석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교 채널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도 개최된다. 양국 대표단은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제6차 고위급 전략 대화를 열어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남북관계 대화국면 바뀌나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방중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총정치국장이 23일 류윈산(劉云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관련국들과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 총정치국장은 이번 한반도 위기국면을 주도한 북한 김정은 체제의 주요 인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그의 언급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북한이 그동안 펼쳐온 위기 고조 상황을 대화를 축으로 하는 외교협상의 국면으로 방향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 총정치국장이 이날 밝힌 관련국이 어떤 나라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한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을 지칭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특사 파견을 통해 중국에 대화 의지를 전달하고 다음 달 7~8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룡해 특사의 언급을 보면 현재의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대화로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폐쇄 등으로 냉랭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남한에 대해서도 대화 재개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특사로 파견한 것과 때를 맞춰 우리 측 민간단체에 6·15공동선언 13주년 행사를 남북이 함께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한·중·일 3국과의 관계 회복에 동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미·중, 한·중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는 6월을 분수령 삼아 7·27정전협정 60주년 이전에 대북 압박 국면을 단번에 전환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한반도 긴장국면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 주려는 사전 정지작업 성격으로도 읽힌다. 북한의 반관반민 단체인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는 지난 22일 민간단체인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6·15공동선언 13돌 행사를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행사 장소로 개성과 금강산을 지목한 것은 남북 간 최대 현안인 이 문제부터 풀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우리 정부를 배제하고 민간단체에 먼저 이런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 통민봉관(通民封官)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일본과의 관계 개선 이후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남한 당국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점차 대남 의존도를 줄여 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한반도 긴장 완화엔 공감… 대화 재개 조건엔 여전히 입장차

    [김정은 특사 방중] 한반도 긴장 완화엔 공감… 대화 재개 조건엔 여전히 입장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중 특사로 보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통해 전한 메시지는 ▲북·중 관계 복원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관련국들과 대화 가동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중국이 요구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는 빠져 있다. 긴장 완화를 위한 의지가 같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 양측 간 대화 재개 조건을 두고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23일 중국중앙(CC) TV에 따르면 최 국장은 이날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은 천명했으나 쟁점 사항인 비핵화와 6자회담 요구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북이 핵보유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무력적 도발은 중단하겠다는 나름의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초 중·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중국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류 상무위원은 북의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가 핵심이란 점을 거듭 천명했다. 이날 대화에서 북측은 ‘비핵화 전제 없는 안전보장 대화’를 요구한 반면 중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한 것이다. 양자 간 의견 접근이 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특사가 파견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핵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하는 등 핵보유국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메시지가 중국 측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당분간 북·중 관계 개선,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식량 및 에너지 원조 확대, 북·미 대화 추진 등 북한이 목표로 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친서를 가져온 특사임도 불구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직 직접 만나지 않는 것도 중국 측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북·중이 최소한 이번 특사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대화 정국 조성에 합의한 것이어서 ‘불편한 관계’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류 상무위원은 “북과 소통을 강화해 중·북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해 향후 북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와 노력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뉴스 분석] ‘김정은의 특사’ 訪中… 北이 보낸 메시지는

    [뉴스 분석] ‘김정은의 특사’ 訪中… 北이 보낸 메시지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중국 특사 카드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전망이다. 김 제1위원장은 22일 최측근이자 군부 내 서열 1위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특사로 중국에 전격 파견했다. 지난 2월 12일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꼭 100일 만이다. 북한의 특사 파견은 전례 없이 냉각된 북·중 혈맹관계 복원을 노리는 동시에 다음 달 한·미·중 3국 정상의 연쇄 접촉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며 한반도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다목적 카드’로 분석된다. 한반도 주변 기류가 대결에서 대화로 바뀌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높다. 김 제1위원장이 북한 내 대표적인 중국통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대신 군사적 위협을 주도했던 최룡해를 특사로 파견한 건 한반도 긴장 완화를 강하게 촉구해 온 중국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그동안 북한의 실질적 태도 변화를 압박해 온 만큼 북·중 양국이 한반도 안정을 위한 의견 접근을 이뤄가는 단계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휴대한 고위급 인사를 중국에 파견할 때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내각관방 자문인 이지마 아사오의 방북이 유화 정책의 첫 번째 신호탄이라면 최룡해의 방중은 두 번째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북한과 중국이 최룡해의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면담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최룡해가 베이징 도착 직후 ‘북한통’인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는 점에서 시 주석 면담일정 등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가 들고 왔을 김 제1위원장의 친서 내용이 주목되는 이유다. 북·중 혈맹관계 복원을 갈망하는 김 제1위원장의 뜻과 함께 ‘도발 중단’ 등의 약속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달 7~8일로 확정된 미·중 정상회담, 다음 달 말로 추진되고 있는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김 제1위원장이 특사를 중국에 보낸 것은 미국과 한국에 자신들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하려는 목적도 다분해 보인다. 공개적인 북·중 관계 개선 행보를 통해 한·미·중 대북 3각 압박 구도의 고착화를 차단하려는 전략적 특사 활용이라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북한이 미·중 양국과는 접촉 면을 넓히고는 있지만 이날로 50일째 접어든 개성공단 잠정폐쇄 등 남북 간 대결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예상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인민무력부장 50대로 ‘세대교체’

    北 인민무력부장 50대로 ‘세대교체’

    북한이 75세의 노장 김격식을 인민무력부장에서 해임하고 그 자리에 야전 출신인 50대의 소장파 장정남을 앉힌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젊은 새 인물을 기용해 군을 재정비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격 세대교체로 풀이된다.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이 단 7개월 만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임자 김격식의 거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승진 발탁이 아니라 경질됐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격식이 지난해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김 제1위원장은 젊고 충성심 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원했는데, 이를 충족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김격식에게 과도기 직책을 맡겼던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군부 내 마지막 70대였던 김격식이 물러나면서 군 수뇌부에는 70대 노장파가 사라지게 됐다. 현재 북한군 서열 1~3위는 최룡해(63) 군 총정치국장, 현영철(64) 총참모장, 장 부장 등 50~60대가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세대교체 배경을 ‘젊고 강한 군’, ‘김정은의 군 장악력 강화’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세대교체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김정일 운구차를 호위했던 군부 4인방(이영호·김영춘·김정각·우동측)이 전원 좌천되거나 종적을 감췄고 최근 1년 사이 전방 군단장 9명 중 6명이 교체됐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이를 “김정일이 구축한 후견그룹 내 권력 재편”이라고 해석했다. 군부 서열 1위 최룡해가 신군부세력을 제거해 가며 군부를 김 제1위원장의 사람으로 바꿔 나가는 과정이란 설명이다. 최룡해는 당 관료 출신으로 김 제1위원장이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포진시킨 인물이다. 이와 함께 군부를 야전군 중심의 실전에 강한 군대로 변화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영철과 장정남은 각각 8군단장과 1군단장을 지낸 야전 지휘관 출신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1~4월 김 제1위원장의 군 시찰이 집중된 점에 미뤄 볼 때 이 기간 군 실태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지휘관을 중심으로 군을 다잡기 위한 발탁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지나치게 많은 군 병력을 줄여야 경제도 살고 외화벌이도 늘릴 수 있다”며 “전략무기에 의지한 첨단군으로 개편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대화 제의 거부 이후] 신무기 과시 열병식 생략… 김정은 금수산궁전 참배 ‘숨 고르기’

    [北 대화 제의 거부 이후] 신무기 과시 열병식 생략… 김정은 금수산궁전 참배 ‘숨 고르기’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 이후 남북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북한이 15일 민족 최대의 명절로 규정한 김일성 주석의 101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았다. 북한은 태양절 100주년이던 지난해처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열병식을 대대적으로 거행하지는 않아 내부적으로는 긴장 국면을 유지하면서도 대외적으로 무력 과시보다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태양절은 기본적으로 지난해와 달리 북한이 정치적으로 중시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연도나 나이 등의 숫자가 0이나 5로 끝나는 해)가 아니기 때문에 축하 행사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펼쳐진 것으로 분석된다. 태양절 99주년이던 2011년 당시는 북한이 각종 보고 대회와 충성 맹세 모임 등의 행사를 여는 데 그쳤다. 올해의 행사 축소 분위기는 지난해 행사 때처럼 집권 1년차였던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릴 필요성이 줄기도 했으나 남북이 긴장 상태 속에서 기 싸움을 하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최근까지 내부적으로 고강도의 전투 준비 태세를 이어 온 상황에서 쉽게 열병식을 할 여건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기 고조 단계보다는 위기 조절 단계이며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대화를 통한 협상 분위기 속에서 북한도 신무기를 과시하는 대대적 열병식을 거행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움직이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면서) 던질 수 있는 메시지는 다 던졌다”면서 “현재는 남측이나 미국의 동향을 지켜보는 단계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날 내부적으로 긴장 분위기를 이어 가며 주민의 충성을 강조하는 한편 군부에 힘을 실어 줘 결속을 꾀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이날 0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등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 참석 이후 14일 만이다. 특히 지난해 태양절 때 김 제1위원장의 참배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전 내각총리, 김경희 당 비서 등 당과 내각의 간부들이 동행한 사실과 비교하면 올해는 군 간부들이 많았다고 평가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군부 쪽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의도”라면서 “북한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전열 정비에 나선 국면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남북 대화의 분위기는 큰 틀에서 남북한과 미·중 관계 등 한반도 주변 정세와 맞물려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이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오는 30일 이후 강경 대응을 자제하고 미국의 대화 의지를 확인한 중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다면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발사 여부가 한반도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힘 커진 軍 강경파 독주 차단… 강력한 ‘1인 리더십’ 구축 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2일부터 사흘째 군부대를 시찰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2~23일 유사시 서울 침투 등 후방 교란 임무를 맡은 평안남도 지역의 11군단 산하 특수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24일 인민군 제1501군부대를 찾는 등 왕성한 군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는 것이 군 현지시찰의 첫 번째 목표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군을 보다 확고하게 장악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의도도 크다는 데 주목했다. 군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 충성심을 강화하는 한편 3차 핵실험 이후 힘이 커진 강경파의 군부 내 독주 가능성을 차단해 실질적 권력 계승을 마무리하려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현지 지도 때마다 2인자로 자리매김한 대표적 강경파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늘 대동하는 것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피고 견제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군 강경파는 지난해 4월 노동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정치가 부활하고 7월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전격 해임되면서 눈에 띄게 약화됐지만지금은 주도권을 틀어쥐고 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 유고 시 체제 안정에 있어 군부가 큰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군부에 확실한 충성심을 심어 줘야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군의 입장을 지지해 줘서 배짱도 있고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군을 우선시하는 ‘선군(先軍)노선’으로 다시 돌아갈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군의 운영상태와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것은 파행적으로 운영돼 왔던 선군정치를 바로잡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그림자 수행’ 강경파 5인방

    ‘김정은 그림자 수행’ 강경파 5인방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대표적인 군 강경파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권력의 핵심부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14일까지 3개월여간 김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 등 대내 활동에 동행한 인물들을 분석한 결과 대표적인 군 강경파로 알려진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현영철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박정천 중장이 주로 수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 동행 횟수는 그 사람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지난해 김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에 가장 많이 동행했던 ‘온건파’의 핵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모습은 북한 방송 보도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신 이 자리를 군 강경파 ‘그림자 수행 5인방’이 차지했다. 지난달 12일 3차 핵실험 이후 권력의 핵심축이 온건파에서 강경파로 급속히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최룡해, 현영철, 김영철은 핵실험 강행론자로 꼽힌다. 장성택을 대신해 2인자 실세 자리를 구축한 최룡해는 올해 북한 방송에 보도된 24차례의 현지 시찰 및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동행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독기 어린 치맛바람’이라고 비난했던 인민무력부의 김격식도 15차례 김 제1위원장을 수행했다. 지난해 총수행 횟수가 7번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3개월 남짓한 기간에 두 배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그는 1월 1일 신년맞이 경축 공연 및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후 45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핵실험 나흘 뒤인 지난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맞이 행사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격식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과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로 통한다. 현영철 역시 띄엄띄엄 모습을 보이다 지난달 16일부터 김 제1위원장을 본격 수행했다. 14차례의 현지 동행 중 11번이 핵실험 이후에 이뤄졌다. 천안함 폭침의 또 다른 ‘주범’ 김영철은 올해 8차례 김 제1위원장을 수행했다. 그는 지난 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낭독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 중이다. 한때 권력 서열에서 김영철을 제쳤던 박정천 중장도 시찰에 10번 동행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행 횟수 순위 90위 밖에 있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개인 3명·기관 2곳 추가 제재… 박도춘 등 ‘핵심’은 빠졌다

    北 개인 3명·기관 2곳 추가 제재… 박도춘 등 ‘핵심’은 빠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7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채택한 북한 3차 핵실험 제재 결의에는 개인 3명과 기관 2곳이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북한 선박과 항공기의 검색 의무화, 금융계좌 개설 금지 및 외교관 감시 강화 등 고강도의 ‘그물망 제재’는 한층 강화됐지만 개인 및 핵심 기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지는 못했다. 이번 제재 결의에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사실상 주도하는 권력 핵심은 빠진 채 현장 실무 인력과 하급 기관만 추가된 셈이다. 결의에 포함된 기관은 북한 제2자연과학원과 조선종합설비수입회사이며 개인으로는 연정남·고철재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 소속원과 문정철 단천상업은행 소속원이 포함됐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자산이 동결되고 여행도 금지된다. 제2자연과학원이 처음으로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게 성과다.제2자연과학원은 노동당 기계공업부 소속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연구·개발하는 핵심 기관이다. 우리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유사하며, 중·장거리 미사일 및 고성능 지뢰 개발을 맡아 왔다.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기여한 인물로 ‘공화국 영웅칭호’를 수여받은 101명에 포함됐다. 조선종합설비수입회사는 2009년 4월 안보리 제재 대상에 포함된 조선용봉총회사의 자회사로 군수물품 수출입을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회의 지시를 받는다. 대북제재 결의안 통과로 북한의 제재 대상은 기관 19개, 개인 12명으로 늘게 된다. 하지만 북한과 함께 WMD 프로그램으로 유엔 제재를 받는 이란의 경우 혁명수비대 등 국가 핵심기관 74개와 개인 36명이 제재 대상인 것과 비교하면 강도는 낮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차 핵실험 직전인 지난 1월 주재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에 참석한 최룡해 총정치국장, 현영철 군총참모장, 박도춘 군수담당비서, 홍승무 기계공업부 부부장 등 당·군 핵심은 모두 제외돼 있다. 북한 당·군 핵심부에 대한 제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양자 제재에서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총정치국이 軍 통제…쿠데타 어렵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군을 통제하는 노동당의 집행기구 ‘인민군 총정치국’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총정치국을 통해 군을 강력히 통제하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19일 ‘북한군 총정치국의 위상 및 역할과 권력승계 문제’ 논문을 통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은 김일성 주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 제1위원장에 이르는 3대 권력세습 과정에서 수령의 후계자가 군을 장악하는 핵심적 수단”이었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국가에 대한 당의 우위를 기본 노선으로 채택한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기본적으로 군부도 당의 통제를 받는다. 정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인민군 창군 당시 군 간부들이 모두 노동당원이었기에 굳이 군대 내에 별도의 강력한 당 조직 설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6·25전쟁 당시 군의 규율이 무너진 것을 목격한 당 지도부는 군에 총정치국을 설치하고 통제를 강화한다. 이후 1950년대 김일성 주석의 권력강화 과정을 거치며 총정치국은 작전을 관할하는 총참모부나 군수 등을 총괄하는 인민무력부 등 군부 내 경쟁 기관보다 우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200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군 총정치국의 김정각 당시 제1부국장과 김원홍 당시 조직부국장은 김 제1위원장의 군부 엘리트 장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던 민간인 출신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해 4월부터 급부상한 배경에는 그가 김 국방위원장 사후 김 제1위원장을 보좌하도록 주도면밀하게 키워진 인물임을 시사한다. 최 총정치국장은 현재 김 제1위원장에 대한 군부의 충성을 이끌어내는 핵심 실세로 통하고 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지도부가 총정치국을 통해 군을 조직적·사상적으로 확고히 통제해 심각한 경제난에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우리 정부는 쿠데타로 인한 북한의 급변 사태보다는 북한군의 군사력 현대화가 가져올 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핵실험 앞둔 北, 군·당 노선 갈등?

    민간인 출신인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차수에서 대장으로 계급이 강등된 지 2개월 만에 다시 차수 계급으로 오른 것으로 확인돼 핵실험을 앞둔 북한 내부에서 군과 노동당의 노선 갈등이 진행 중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조선중앙TV는 5일 인민무력부 보고회 소식을 전하며 차수 계급장을 단 최룡해의 모습을 방영했다. 최룡해는 2010년 9월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았고 지난해 4월 차수로 승진하는 등 군부 실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1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최룡해는 1계급 아래인 인민군 대장으로 소개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앞두고 군부에 힘을 실어 주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부 관계자는 6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위신을 회복한 만큼 사기 차원에서 고려됐을 수 있다”면서도 “최룡해가 정통 군 출신은 아니므로 군부에 힘을 실어 준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가 강화되는 일련의 흐름이나 최룡해가 북한의 2인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계열인 점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룡해가 군에서 당을 대표하는 인물이므로 군에 대한 당의 영도를 확립하는 움직임과 장성택의 위상 등이 조기 복귀에 영향를 미쳤을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이 그의 계급을 높였다 낮췄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그가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나타내며 북한 내부의 노선 갈등이 상존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자위적 전쟁 억지력 더 강화하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주년(30일)을 맞아 지난 29일 평양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 현영철 총참모장은 “국방공업 발전을 통한 자위적 전쟁 억제력 강화”를 주장했다. 북한국 핵심 수뇌부인 현 총참모장은 이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보고대회를 통해 “온 나라에 군사중시 기풍을 철저히 세우며 전국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제1위원장을 “탁월한 군사 영재”로 칭했다. 보고대회에는 현 총참모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등 주석단이 대거 참석했지만 김 제1위원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경희 당비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기여해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등 과학·기술자도 주석단에 자리했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국제법과 세계적 추세에 부합되는 자주적 위성발사 권리를 계속 행사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13일 만인 지난해 12월 30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정은 당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김정일 안치 금수산태양궁전 개관

    北, 김정일 안치 금수산태양궁전 개관

    북한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를 맞아 그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개관식을 갖는 등 추모행사를 열었다. 특히 이 행사는 17년 전 김일성 주석 1주기 당시와 닮아 김정일의 ‘영생’을 강조해 3대 세습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그의 부인 리설주는 이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경희 당 비서 등 고위 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올해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을 맞아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이름을 바꾸고 리모델링한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1주기를 맞은 지난 1995년 7월 8일에도 김 주석의 집무실이던 금수산의사당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명명해 김 주석의 시신을 안치하는 등 성역화시켰다. 이날 개관식에 따라 영구 보존을 목적으로 방부처리된 김정일의 시신을 공개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편 검은 상복 차림으로 이 행사에 참석한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배가 많이 부른 모습이라 출산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사가 16일 중앙추모대회에 이어 이틀째 김 제1위원장 바로 옆에 등장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생소한 인물로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인물이 로켓의 발사 성공에 기여한 실무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장성택·김경희·최룡해 급부상 김격식은 강등됐다 대장 복권

    장성택·김경희·최룡해 급부상 김격식은 강등됐다 대장 복권

    ‘김정은 체제’ 1년을 맞아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후견인 3인방’의 급부상이 눈에 띈다. 특히 장성택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면서 북한의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는 김 제1위원장에게 보고되는 주요 문건들을 공유하며 배후에서 정책 결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장성택은 지난 8월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해 국가수반급의 예우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노동당과 내각의 핵심 실세들로 구성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달 19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기마중대를 시찰한 사진들을 내보내면서 이례적으로 장성택과 김 제1위원장이 똑같은 외투를 입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최룡해도 승진을 거듭했다.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최룡해는 장성택의 최측근이다. 지난 4월 민간인 출신 첫 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돼 군부 내 1인자로 떠올랐다. 최룡해가 ‘당에 의한 군 통제’ 대행자로 인사 전횡과 군 소속 무역회사 내각 이관 등 ‘군부 힘 빼기’를 진행하면서 군 내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는 최근 차수에서 대장으로 한 계급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실세임에는 변함이 없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북한에서는 계급보다는 직위가 중요하다.”면서 “현영철의 대장 계급 강등과 마찬가지로 기강 해이에 따른 문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때 영구차를 호위하던 ‘군부 4인방’은 1년이 지난 현재 모두 숙청되거나 현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영구차 호위 8인’ 중 군부 4인방은 리영호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 당시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당시 총정치국 제1부총국장, 우동측 당시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었다. 이들 중 지난 4월 우동측이 가장 먼저 경질되고 김원홍 인민군 대장이 국가보위부 부장에 임명됐다. 김영춘도 지난 4월 인민무력부장직을 김정각에게 넘겨주고 노동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총참모장으로 김 제1위원장의 군부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리영호의 숙청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그는 2010년 9월 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됐으며 김 제1위원장과 나란히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라 한때 ‘2인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김정각은 지난 2월 군 차수로 승진했으나 4월에는 최룡해에게 총정치국 수장의 자리를 내주고 인민무력부장으로 전보됐다. 그는 지난달 김격식에게 인민무력부장 자리를 내주고 ‘4인방’ 중 마지막으로 경질된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김격식은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 인물로, 한때 상장으로 강등됐지만 최근 대장으로 복권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장거리 로켓 발사, 김정은 체제 1년의 결산/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장거리 로켓 발사, 김정은 체제 1년의 결산/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끝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우려, 다각도의 저지 노력 속에 기술적 결함 운운하며 발사 시한 연장을 발표하고는 돌연 기습 발사를 강행했다. 평양은 로켓에 실린 위성이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에 맞춰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축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등 빤히 불이익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들이 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강성국가 진입을 선언하기 위한 상징적 성과물이 필요해서, 또는 김정은 리더십을 과시하거나 군부의 불만을 다독이기 위해서라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분석의 공통점은 김정은 체제 1년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2009년에 후계자로 내정됐다지만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 체제의 출범은 급작스러운 사건이었다. 유일지배체제의 속성상 새 지도자를 중심으로 정치권력이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으나 20대 약관의 나이가 상징하는 연륜과 경험의 부족, 짧은 후계 구축 기간, 3대 세습에 대한 거부감 등은 늘 김정은 체제의 불안요소로 지적됐다. 김정은으로서는 출범 초기 통치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확인시켜 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김정은 체제가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통치 행태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에 따른 내부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권부의 핵심세력을 빠른 속도로 개편함과 동시에 일반주민들에게 새로운 지도자로서 안정감과 친근감을 보여주고자 노력한 점으로 정리된다. 특히 김정은 통치의 핵심은 유훈통치를 내세워 정책기조의 지속성을 강조하고 정책의 변화는 최소화함으로써 김정일의 후광을 최대한 활용하는 ‘안전한’ 정치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행태는 경제사업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내각과 군에 분산시키는 조치에서도 발견된다. 북한이 김정은의 경제분야 현지지도와 맞물려 최영림 총리와 최룡해 총참모장의 현지요해 활동을 언론을 통해 선전하고 있는 사실은 경제적 문제 해결에 대한 김정은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군부와 내각의 대대적 인사 개편을 통해 인적 통치기반을 과감하게 구축함으로써 권력의 핵심세력을 자신의 색깔로 재구성한 점도 지난 1년 김정은 통치의 핵심으로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다. 김정일의 영구차를 호위했던 군부의 핵심인사 4명을 경질했고, 내각에서도 7명의 상(장관)을 교체했다. 이런 물갈이 작업은 그의 고모부인 장성택과 고모 김경희에 의해 주도됐고, 이들이 실질적인 실세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기보다는 김정은 대신 악역을 맡은 것으로 보는 게 적확할 듯하다. 김정은 통치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도자로서의 안정감과 친근감을 보여줌으로써 경력이 미천한 어린 지도자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외모를 강조하고 있으며, 각종 행사에 부인을 대동함으로써 어른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반주민들을 아끼는 ‘어버이 상(像)’을 주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락시설을 틈틈이 찾는가 하면 일반 가정집이나 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격의 없이 어울리는 소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민 달래기 행보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통치 1년의 성적표는 그리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2012년을 강성국가 진입의 해로 삼았음에도 경제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일반 주민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게다가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기득권을 빼앗긴 선대의 권력들이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세력으로 자리해 있다. 결국 김정은으로서는 이런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집권 원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했고, 그것이 장거리 로켓 발사였다고 여겨진다. 남한의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이 적기라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쩌면 김정은은 보란 듯이 ‘축포’를 쏘아 올린 김에 또 다른 한방,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김정은 친위체제 구축… 군부 길들이기

    김정은 친위체제 구축… 군부 길들이기

    북한이 군정권을 총괄, 집행하는 인민무력부장을 김정각 차수에서 대남 강경파인 김격식 대장으로 교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위 체제 구축을 위한 ‘군부 길들이기’가 강도를 더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역설적으로 북한군 내부의 불안정성과 동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7월 리영호를 총참모장에서 해임한 이후 후임인 현영철을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하고 부총참모장이던 최부일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해 작전국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대대적인 계급, 직위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각의 교체에 따라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운구차를 호위했던 8명 중 군부 4인방은 1년도 안 돼 모두 실각하거나 한직으로 물러났다. 리영호와 김정각뿐 아니라 김영춘 당시 인민무력부장이 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우동측 당시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은 올해 4월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김정일 시대 군부 대표 인물들이 물러난 자리를 최룡해 총정치국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등이 채운 셈이다. 군 관계자는 29일 “김격식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논문을 쓰는 등 충성도를 보여주는 데 능한 인물”이라면서 “야전에서의 능력도 검증된 만큼 최근 김정은의 신임을 회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시대에 득세한 장성들이 계속 권력의 부침을 겪는 동향으로 봤을 때 장성택과 최룡해 등의 입김에 따라 군부 길들이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 김 제1위원장이 군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불안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군부의 동요와 더불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3일부터 전국의 공안·사법기관 간부회의를 소집해 “소요를 도발하거나 속에 칼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자들은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강경파인 김격식이 복귀함에 따라 북한의 대남 도발 우려도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류 교수는 “인민무력부장은 군수, 재정 등 군정권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야전에서 군사 작전을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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