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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하나의 변양호 신드롬 ‘공정경제’

    또 하나의 변양호 신드롬 ‘공정경제’

    정치권 대선 잠룡들이 공정경제를 ‘열공’ 중이다.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의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변 전 대표는 가는 곳마다 공정경제 이론을 설파하고 있다. 변 전 대표가 강조하는 공정경제는 ‘공정한 경쟁 촉진과 사유재산권 보호, 복지 지출 확대’로 요약된다.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개인소득세 개편을 주장하는 것도 공정경제의 핵심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 전 대표는 최근 ‘삼일회’(매월 셋째주 일요일에 모이는 모임)의 초청을 받고 특강에 나섰다. 삼일회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지자들의 모임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의 요청으로 국민의당 의원들 앞에서 공정경제론을 설파했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올 2월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주장하는 공정성장론을 이론적·실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최근 줄지어 공개 석상에서 공정경제를 언급했다. 변 전 대표는 미국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딸 때부터 공정경제(공정경쟁)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공직을 떠나 금융시장에 나오니 좀더 피부에 와 닿았고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강연 때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을 보호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을 위해선 복지 지출 확대를 주문한다. “복지 부문의 국민부담률(2012년 기준 26.8%)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34.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변 전 대표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선 100조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이는 개인소득세 개편으로 확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소득 1억 5000만원 봉급생활자와 재벌 총수가 똑같은 최고세율(38%)을 적용받고 있다”며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세금을 더 내도록 과표 구간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소득 구간을 3억~10억원, 10억~50억원, 50억~100억원 등으로 나누고 누진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리과세도 개인별 종합과세로 바꿔야 한다고 변 전 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근로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임대소득, 양도소득, 상속소득 등 여러 소득이 있지만 다 똑같은 소득”이라며 “개인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상속 포함)을 다 더하고 여기서 공제와 비용, 자본손실을 제외한 나머지 소득에 누진적인 과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A증권사에서 2개의 펀드를 가입했다고 치자. 하나는 이익이 나고 다른 하나는 손실이 났을 때 지금은 이익에 대해 세금(15.4%)을 물리지만 손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공제가 없다. 이를 과세소득에서 빼주자는 게 변 전 대표의 제안이다. 변 전 대표는 “복지 지출은 늘리면서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들은 그대로 두면 능력 있는 사람의 창의와 열정을 해치게 된다”며 OECD 수준의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정부는 수요와 공급에서 독과점 부문에만 적극 개입하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재벌이든 중소기업이든 똑같은 법의 잣대를 적용받아야 한다”며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를 주장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용어 클릭] ■공정경제 기업과 개인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질서. 재벌의 낙후된 기업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 조세의 공정성 회복 등을 아우른다.
  • [더민주 법인세 인상 추진] 여소야대에 법인세 인상 ‘드라이브’…국민의당 신중론 변수

    세율 3%P 올려 25% 원상회복 추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법인세 인상을 위해 공동전선을 구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여대야소인 상황에서 야당이 추진해 온 법인세 인상안은 여당의 반대와 대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밀려 번번이 좌초됐다. 최근 여소야대로 입장이 바뀌면서 야당의 법인세 인상 추진이 수년 만에 탄력을 받게 됐다. 6일 더민주 경제민주화 태스크포스(TF) 팀장이기도 한 최운열 정책위 부의장은 “현재 잘못된 법인세 부분을 근본적으로 뜯어봐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정하고 효과가 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다른 당의 개정안도 살펴보며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법인세율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25%였던 최고세율을 3% 포인트 낮춘 22%로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민주는 지난 총선 공약으로 과세표준(연간 수입금액) 500억원 이상 기업의 현재 법인세율 22%를 2008년 25%로 원상회복시키려 하고 있다. 법인세를 올리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법인세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제출한 법인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법인세 감세액은 4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30대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753조 6000억원이나 쌓은 반면 이명박 정부 기간 98조 8000억원,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95조 4000억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법인세 인하로 대기업은 혜택을 봤지만 정부는 재정적자에 시달렸다는 지적이다. 다만 더민주가 원하는 대로 국민의당 전체가 따라와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개별 의원들이 법인세 인상안을 내놓을 수는 있어도 이를 당론으로 정해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4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명목세율을 올리자고 하기에 앞서 현행 법인세 부과 체계가 실효세율 차원에서 문제가 없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법인세를 올릴 수도 있지만 세출을 줄일 부분이 없는지, 세금이 모자란다면 어떤 종류의 세금을 얼마만큼 올리는 게 필요한지를 먼저 논의부터 한 다음 법인세 인상 여부를 살펴보는 게 맞는 순서”라고 밝혔다. 이어 “복지를 수립하는 데 돈이 없고 구조조정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하면 우리(국민의당)도 당연히 올리자고 할 것이지만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할 타이밍이 아니고 논의부터 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더민주가 공식적으로 법인세 인상안을 제출하기 전까진 의견을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더민주가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법안을) 낸다, 낸다 하는데 정말 당론으로 내는지 한번 보겠다”면서 “세금 인상과 관련된 문제가 말은 하기 쉽지만 굉장히 힘든 일이다. 우선 국민의당이 크게 동조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기고] 제4차 산업혁명, 노동개혁으로 돌파하자/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기고] 제4차 산업혁명, 노동개혁으로 돌파하자/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프랑스가 시끄럽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학생과 근로자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눈으로 보자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4년 전에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75%로 올린다고 약속하며 집권했는데, 이제 와서 좌파가 신성시하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손보고 기업의 직원 해고 요건을 단순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실 노선 변화는 보다 일찍 감지됐다. 집권 2년 만에 75% 세율을 폐기했고 일요일 상점 영업을 허가하는 ‘마크롱법’을 긴급명령으로 통과시켰다. 또 좌파 성향의 각료들을 내쫓고 중도 인사로 대체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왜 지지층을 배신할 수밖에 없었을까. 실업률을 낮추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세 기간 중 기업의 근로자 해고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집권 첫해에 PSA 푸조-시트로앵이 대규모 감원계획을 발표하고 이듬해 파리 근교의 소도시 올네 수 부아의 공장 문을 닫는 것을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프랑스의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웃 독일처럼 노동개혁이 불가피함을 인식한 것이다. 1990년대부터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구한 독일은 산별협약에서 벗어나 기업별로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고, 파견근로 규제를 완화했으며, 미니잡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확산시켰다. 기업들이 ‘저비용’을 찾아 동구권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 한 데 따른 조치였다. 2000년대 초의 하르츠 개혁은 이런 추세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산업 구조조정의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조선·해운 등 중요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일시적 경기침체와 더불어 중국의 추격과 같은 구조적 상황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이미 1990년대에 우리는 의류·신발 등 경공업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어 고부가가치인 중화학공업으로 산업의 축을 옮긴 적이 있다. 이번 위기도 우리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황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유연한 적응능력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경제환경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지식을 계속 습득해야 하고 기업 차원에서는 끊임없이 사업구조 재편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 부문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이처럼 우리 경제의 적응력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사람들은 청년들이다. 노동개혁을 비판하는 노동계 등 일부는 환경변화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30년 전 민주화 시대의 구호를 반복하면서, 노동시장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노동시장 규제 강화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나라는 지구 어디에도 없었다. 감성에 호소하는 대중영합적 정책은 후안 페론(1895~1974) 치하의 아르헨티나에서 보듯이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듯 개인의 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믿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중영합적 정책이 명백한 실패임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에서 최근까지 반복됐고 칠레, 브라질, 페루 등 다른 중남미 국가로 확산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쉽게도 19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가 노동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지난주에 끝났다. 그러나 노동개혁은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 가운데 특히 5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파견 허용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방출되는 고령 근로자를 노동시장이 다시 흡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근로시간 단축과 신축성 증대, 실직자를 위한 구직급여 확대, 출퇴근 재해에 대한 보호 강화 역시 중요하다. 다음 국회에서는 노동·자본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실리 중심의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 [열린세상] 20대 국회, 권력 재분배 정책을 기대한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20대 국회, 권력 재분배 정책을 기대한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자본주의는 선량한 시민에게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된다고 약속을 한다. 그 말을 믿고 열심히 일했으나 부자가 될 수 없었던 선량한 시민은 다시 자본주의를 찾아가 항변한다. 그러자 자본주의는 소득재분배를 하고 있으니 기다리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달랜다. 선량한 시민은 다시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기다렸으나 부자는 꿈이었을 뿐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가난은 그를 떠나지 않았고, 자녀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는 유산이 됐다. 한국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량한 시민이 부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국가의 부가 쌓이면 개인도 부자가 될 기회가 있는데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은 1995년 69.6%에서 2014년 64.3%로 5.3% 포인트 떨어졌다. 그 낙폭은 OECD 회원국 중 오스트리아의 5.8% 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다. 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 하락은 정부, 기업, 가계의 비중에서 가계의 몫이 줄어들고 기업의 몫이 늘었다는 의미다. 가계를 희생으로 기업이 배를 불린 결과다. 한국에서 선량한 시민이 부자가 되기 어려운 이유다. 가난하면 오래 살지도 못해 억울한 일이 많다. 부자는 오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명도 짧다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미국인은 소득 상위층 10%가 하위 10%보다 7년이나 더 산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비슷하다. 하위 소득층에 비해 상위 소득층이 오래 살고, 삶의 질도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민연금에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어 월액을 기준으로 가난한 사람은 덜 내고 더 받고, 부자는 더 내고 덜 받는다. 그러나 일생 받는 총액 기준으로 하면 정반대다. 하위 소득자는 생존 기간이 짧아 연금 수령 기간도 짧고, 일생 받는 총액이 그만큼 줄지만, 상위 소득자는 수령 기간이 길어 총액이 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연금의 평균 소득대체율은 45%이지만 상위 소득층의 소득대체율은 30% 선, 하위 소득층의 그것은 60% 선이어서 저소득층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차감된다. 한국은 미국처럼 이 해소 장치도 없다. 국민연금에는 소득이 올라가더라도 일정 수준까지만 보험료를 내는 장치가 소득 상한인데 현재 421만원으로 소득 10분위 중에서 6분위 평균소득 419만원 수준이다. 7분위 평균소득 477만원보다 낮다. 소득 6분위 이상의 연금 보험료가 같은 구조에서는 소득재분배 기능은 없다. 소득 8, 9, 10분위가 보험료를 더 내야 소득재분배 기능이 산다. 그런데 보험연구원의 한 보고서는 소득 상한을 올리면 재분배가 오히려 약화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소득재분배 기능은 소득세에서도 취약하다. 누진제의 불평등 완화 효과가 약하다. OECD 회원국 24개국을 대상으로 누진제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3위다. 금융연구원에서도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려면 소득세의 최고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누진제 강화를 주장할 정도다. 한국도 소득세 최고세율이 70%였던 적이 있었다. 50% 이하로 하락한 것은 1994년 이후였음을 고려하면 되돌려 놓는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대로라면 한국에서 소득재분배 기능으로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어렵다. 에드워드 로이스가 말했듯이 부자들에 의한 조종 때문이다. 기업이 이익을 독식하고 나누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하면 서민들이 앞장서서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를 만든다고 기업을 대변한다. 분배를 경제의 중심에 두고 가계소비가 기업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끌어 가는 분수효과 성장론을 제시하면 서민이 먼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부자들의 조종 탓일 가능성이 크다.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권력의 재분배가 필수조건이다. 권력의 재분배는 정책결정 과정에 건전한 시민 참여의 길을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당이 되는 정치지형의 변동이 생겼다. 여당은 협치를 선언했다. 시민사회에도 좋은 기회다. 건전한 시민사회 활동과 더불어 권력 재분배를 요구할 절묘한 시점이다. 조종받지 않는 권력 재분배만이 서민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 길이다.
  • 새누리 “지역경제 활성화하자” 더민주 “일자리 문제 해소하자”

    새누리 “지역경제 활성화하자” 더민주 “일자리 문제 해소하자”

    이번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지방경제 활성화에, 더불어민주당은 일자리 등 청년 문제 해소, 국민의당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정의당은 서민 살림살이 질 향상·불공정 행위 규제 부문의 공약 마련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 조사한 결과 유권자들이 1순위 의제로 뽑은 ‘서민 살림살이’에서 새누리당은 치솟는 집값에 따른 주거비 대책, 더민주는 취약계층 지원, 국민의당은 생계형 자영업자, 정의당은 산모 지원·육아휴직제 보장 등 여성정책에 신경을 쏟았다. 정의당은 4대 가계비(통신·주거·의료·교육비) 절감, 어린이병원비 국가보장제 등 55개 공약을 내놔 가장 구체적이었다. 그러나 재원으로 사회복지세 도입(50조원 증세)을 주장하는 등 증세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국민연금기금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보육시설 등에 투자하겠다’는 더민주의 공약은 국민적 논쟁이 일 소지가 있다. ●새누리 ‘관광산업 활성화·귀농자금 확대’ 두 번째 중요 공약으로 선정된 ‘일자리 등 청년 문제 해소’에서 새누리당이 취업 지원 교육에 초점을 맞춘 반면 더민주는 직접적인 일자리 수 확대에, 국민의당은 공적부조, 정의당은 민간 부문 부담 쪽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은 대학 연합기숙사 확충, 벤처장학제도 취업 연계, 더민주는 취업 활동과 공공 고용 서비스를 묶은 청년 안전망 구축, 병사 월급 인상 등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청년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제품 공공 구매 확대와 청년 구직자 인권 보호를, 정의당은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를 꼽았다. ‘공직자 부패 척결’ 분야에서는 더민주가 제시한 독립적 부패 방지 기구 ‘국가청렴위원회’ 설치가 눈에 띄지만 기존 ‘국민권익위원회’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추진도 포함됐다. ‘정치권 심판’을 총선 프레임으로 앞세운 국민의당은 ‘국민 발안 국회심의제’,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지만 방법론이 의문이다. 정의당은 특별검사 상설화, 김영란법 강화를 앞세웠다. ●더민주 ‘국민연금, 공공임대 투자’ 논란 소지 4순위 ‘복지 갈등 조정’에서는 국민의당, 정의당이 가장 의욕적이다. 국민의당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 2배 확대,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를, 정의당은 누리과정 국고 지원과 대·중소기업 이익공유제 도입, 정규직 전환에 대한 조세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두 당은 대부분 ‘소요 재원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건강보험 재정 부실 등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5순위인 ‘지방경제 활성화’에선 새누리당이 관광산업 활성화, 귀농 자금 확대 등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이 분야 공약이 없었다. 반면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부문에서는 국민의당이 가장 적극적이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료를 기업이 부담한다는 것과 불법 파견·사내 하청 방지, 감정노동자의 정신적 스트레스 완화 등으로 구체적이었지만 공정임금 도입 등은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갈등 조정’ 국민의당·정의당 적극적 7순위 ‘빈부 격차 해결’에서 새누리당·더민주는 ‘교육을 통한 기회 확대’, 국민의당·정의당은 ‘세제 개편’ 등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저소득층의 국비 유학 확대, 더민주는 고교까지 실질적 무상의무교육, 국민의당은 납품 단가 연동제 등 경제 선순환 구조 마련, 정의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25%로 환원, 부동산 보유세 체계 전면 개편, 금융소득에 대한 특혜성 세율 적용 폐지를 약속했다. ‘불공정 행위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의당이 일감 몰아주기 근절, 금산 분리 강화, 중소상공인 적합 업종 대폭 확대 등 12개 공약을 제시하며 의욕을 보였다. 더민주는 기업의 갑질 근절, 국민의 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 확대를 선순위에 놨다. 반면 새누리당은 임금 체불 원천 봉쇄 등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재원 찾기 힘들어 자기모순 공약 많아” 8순위인 ‘검찰·국가정보원 개혁’에서 새누리당은 아예 관련 공약을 내놓지 못했다. 정의당은 4개 공약을 제시했고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특별검사 상설화, 기구특검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검찰총장의 국회 선출 등이다. 더민주(검찰·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확보), 국민의당(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테러방지법 개정) 공약은 추상적이고 이미 여야가 반복 논쟁 중인 사항이다. 10순위 ‘헌법 보완’에 대해서는 여야 공통적으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자치단체 이양을 제시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여야가 그동안 복지 논쟁을 거치며 19대 총선 대비 포퓰리즘의 강도는 다소 줄고, 재원 마련책을 찾아보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면서도 “여야가 재원을 찾기 힘들다 보니 결국 자기모순된 공약들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새달 3일 50주년 맞는 국세청

    새달 3일 50주년 맞는 국세청

    #1. 국세청 세무조사는 정치적 논란이 항상 뒤따랐지만 세상을 깜짝 놀라게도 했다. 1982년 장영자씨가 중앙정보부 차장 출신인 남편 이철희씨와 함께 사채시장을 통해 7000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 국세청은 조세 포탈 조사 이후 이씨 부부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 19명에게 소득세 탈루액 142억원, 장씨 부부와 거래한 법인에 탈루액 82억원을 추징했다. 이듬해에는 콘도미니엄과 골프장 등을 경영하며 신흥 종합레저그룹으로 떠오르던 명성그룹이 국세청의 전격 세무조사로 순식간에 공중 분해됐다. #2. 지난해 국회와 학계에서 부가가치세율(현행 최고세율 10%) 인상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부가세 도입에 따른 후폭풍을 호되게 경험해서다. 1977년 처음 부과된 부가세는 유신 체제를 무너뜨린 ‘부마항쟁’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였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부가세를 없애려는 시도가 있었을 정도였다, ●정권 입맛 맞춘 세무조사 문제 굵직한 정치적, 경제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국세청이 다음달 3일로 개청 50주년을 맞는다. 국세청의 출발은 미약했다. 경제고문단으로 우리나라에 2개월간 머물렀던 미국의 경제학자인 리처드 머스그레이브 하버드대 교수의 제안으로 1966년 급하게 조직이 신설됐다. 본청을 구할 시간도 없어 훗날 결혼식장으로 쓰인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한 건물에 임시 청사를 열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개청 첫해 세수 700억원을 달성하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군인 출신인 이낙선 초대 청장은 자신의 관용차 번호판을 ‘관 1-700’으로 달고 다닐 정도로 굳은 의지를 보였고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1975년에는 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 시행과 법인세 신고납부제를 도입해 합리적인 세정 토대를 마련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졌다. 2001년에는 홈택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2005년 현금영수증제도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세무서비스 기관’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수 관리 방식이 강압적인 세무조사나 사후 검증에서 벗어나 세금을 더 편하게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대로 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이 신고서를 미리 알아서 채워 주는 ‘미리 채워주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납세자가 일일이 자료를 갖춘 후 신고서를 작성했다면 지금은 국세청이 보유한 자료로 신고서를 최대한 채워 주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클릭 몇 번만 하면 신고할 수 있을 정도다. 그 결과 지난해 국세 수입은 사상 처음으로 208조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휴대전화로 세금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종 증명 발급 신청이나 사업자 등록 정정, 휴업·폐업 신고도 휴대전화로 할 수 있다. ●청장 구속 악순환 흑역사도 조세 서비스는 발전을 거듭한 반면 세무조사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전가의 보도’처럼 쓰인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한때 재계의 총아로 떠올랐던 율산그룹과 국제그룹이 정치 권력의 미움을 받아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 대표적이다. 이들의 몰락은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이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세청 수장이 구속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부끄러운 역사다. 국세청 관계자는 28일 “앞으로의 50년은 국민 곁으로 친근하게 다가서는 국세청이 될 것”이라면서 “여기에 국가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국세 행정으로 철저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정의당 “국민 월급 300만원 시대로”

    정의당 “국민 월급 300만원 시대로”

    경제정의 구현 8가지 정책 제시 3월초 야권 연대 논의 가능성 “버니 샌더스의 정책은 진보정당이 오랫동안 풍찬노숙(風餐宿)하며 (주장)해 온 부분과 거의 같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7일 미국 민주당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을 언급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다. 정의당이 무상교육, 건강보험권 확대 등 샌더스의 진보정책을 국내 정치권에서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녹록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지금껏 진보정당은 비례대표를 최대한 많이 국회에 진입시킨 뒤 정책을 이슈화하는 게 기본 전략이었는데, 국민의당이 등장해 이러한 전략에 제약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은 제도적으로 샌더스가 무소속임에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전국적으로 자신의 정책을 알릴 기회를 갖지만 우리나라는 강력한 양당 체제 속에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정의당은 정당 지지도와 의석 점유율을 일치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등 선거제도 개선을 양당에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의당은 ‘정의로운 경제’를 위한 4대 목표 8가지 정책을 내놨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0년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시대 ▲2025년 소득 격차 10배에서 서유럽 수준(5배)으로 격차 해소 ▲202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복지국가 실현 ▲2040년 탈핵, 신재생에너지 혁신경제 실현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8가지 정책으로는 ▲2019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문화 ▲공기업 및 대기업(300인 이상) 5% 청년고용할당제 도입 ▲식량 자급률 법제화 ▲대통령 직속 ‘사회적경제 위원회’ 설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적용 범위 확대 ▲법인세 최고세율 25%로 회복 ▲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할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 등을 제안했다. 심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 연대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공약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월 초쯤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주목! 이상품]

    [주목! 이상품]

    ●미래에셋자산운용 ‘넥스트아시아퍼시픽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다이와넥스트아시아펀드’를 내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고, 일본의 주요 자산운용사인 다이와투자신탁이 일본 지역을 맡아 공동 운용한다. 다이와투자신탁은 ‘미래에셋일본밸류중소형펀드’도 위탁 운용하고 있다. 일본 엔화에 대해 환헤지를 한 펀드와 하지 않은 펀드 두 가지가 있다. 연금저축펀드로도 운용할 수 있다. ●농협은행, 원금 보장되는 ‘지수연동 예금’ 농협은행이 오는 11일까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연동예금 15-2호’를 판다. 만기(1년)까지 유지할 경우 원금 보장되며 기초자산 변동률에 따라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주가 상승 범위를 제한한 ‘상승녹아웃형’은 최초 지수(11일 종가) 대비 만기 지수(내년 12월 8일 종가)가 15%까지 상승하면 최대 연 7.5%의 수익을 얻는다. 지수 상승 폭이 15%를 웃돌면 연 1.675%로 조기 확정된다. 하락 범위를 제한한 ‘하락녹아웃형’은 만기지수가 15% 하락할 경우 최대 연 7.5% 수익을 얻고 15%를 넘으면 연 2.25%로 조기 확정된다. 가입 금액은 최소 100만원이다. ●대신증권, 투자 일임형 ‘달러자산포커스랩’ 대신증권은 미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일임형 랩 상품인 ‘대신 달러자산포커스랩’을 출시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환노출형 상품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는 전망에 근거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와 대신경제연구소의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미국 ETF에 투자한다. 해외 직접 투자 상품으로 최고세율 22%(양도세율 20%, 주민세율 2%)가 적용된다. 초고위험 상품으로 공격 투자형 고객에게 알맞다. 최소 가입 금액은 2000만원이고 계약 기간 만기 1년이 지나면 자동 연장된다. ●NH농협손보, 모바일 보험서비스 개시 NH농협손해보험이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통해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거나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모바일 보험서비스’를 개시했다. 모바일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보상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장기보험 청약을 철회하거나 납입 방법, 안내장 수령 방법 등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대출 상담과 신청, 원리금 수납도 가능하다. ‘고객 FUN 콘텐츠’ 모바일 서비스에서는 고객 연령에 맞게 건강, 문화 등 생활 정보를 제공한다.
  • “로비 실패 땐 환불” 前지방국세청장의 ‘영업 비법’

    최근 고위직 세무 공무원 출신들의 비위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후배인 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민원인’의 ‘검은 청탁’을 받아 모종의 일을 처리해 주고 거액의 뒷돈을 받아 챙기는 사례들이다. 국세청 출신 고위직 전관들이 기업이나 로펌, 회계법인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개인 사무실을 차려 놓고 ‘해결사’를 자처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사법당국과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지난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박동열(62)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대표적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전 청장은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 유흥업소 5~6곳을 운영하는 업주 박모(48·구속)씨로부터 1억원가량의 뒷돈을 받고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청장 외에도 전직 지방국세청장 출신인 제갈경배(55)씨가 민원 해결을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지난달 검찰에 구속됐고 지난해에도 재건축 시행사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전직 세무 공무원 두 명이 적발됐다. 박 전 청장은 2010년 12월 34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친 뒤 이듬해 8월 서울 서초동에 세무법인을 차렸다. 제갈 전 청장도 지난해 퇴직 후 세무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이는 굉장한 파격이었다. 세무법인을 운영한다는 것은 평생 ‘갑’(甲) 생활을 해 온 그의 위치가 클라이언트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을’(乙)로 바뀐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박 전 청장도 다른 고위 세무 공무원들처럼 대기업 등으로부터 고액의 스카우트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배들은 존경을 표했고 여론은 관심을 보냈다. 여기에는 물론 재취업 심사가 까다로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파격 덕분에 박 전 청장의 세무법인도 유명해졌다. 불과 2년여 만에 서울, 대구, 경남 창원, 경북 포항으로 지사를 늘리며 전국 10위권 안에 드는 세무법인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 정도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업주 박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2012년 한 차례,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000만~4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정당한 자문료였다”고 발뺌한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청장은 자신의 세무법인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자문료를 받았고 그 금액도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박 전 청장을 통한 로비는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 전엔 성공적이었다. 세 번의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이 추징한 금액이 1억여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당시 실제 소득 탈루 규모가 195억여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경미한 금액만 부과받은 것이다. 소득세 최고세율(국세 38.0%, 지방세 3.8%)과 가산세(최고 40%) 등을 고려하면 100억원 정도 추징금이 부과될 수 있었다. 1억원의 뇌물로 100배 가까운 추징금을 막은 셈이다. 검찰 조사 결과 박 전 청장은 결과가 기대했던 것보다 나쁘면 받은 돈을 돌려주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박 전 청장이 2011년 서울 명동 사채업자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세무조사는 사채업을 타깃으로 이뤄져 박 전 청장의 영향력이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검찰은 세무조사 당시 공무원들이 박 전 청장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과거 잇따랐던 전직 국세청장의 사법 처리 이후에도 세무 공무원들의 전관예우 조직문화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퇴임한 전직 국세청 고위 관계자가 후배와의 인간관계를 갖고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의뢰가 오면 담당 세무조사 직원에게 청탁을 넣어 줄여 주는 식”이라면서 “퇴직 공무원은 월급을 받거나 뒷돈을 챙길 수 있고 현직 후배들은 향응을 받으니 불만이 안 생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 검찰청의 한 검사는 “문제가 발견돼 세금 탈루가 무더기로 드러나더라도 세무조사를 열심히 했는데도 그 정도밖에 못 찾아냈다고 하면 현직 공무원을 처벌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로비 실패 땐 환불” 前지방국세청장의 ‘영업 비법’

    최근 고위직 세무 공무원 출신들의 비위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후배인 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민원인’의 ‘검은 청탁’을 받아 모종의 일을 처리해 주고 거액의 뒷돈을 받아 챙기는 사례들이다. 국세청 출신 고위직 전관들이 기업이나 로펌, 회계법인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개인 사무실을 차려 놓고 ‘해결사’를 자처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사법당국과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지난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박동열(62)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대표적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전 청장은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 유흥업소 5~6곳을 운영하는 업주 박모(48·구속)씨로부터 1억원가량의 뒷돈을 받고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청장 외에도 전직 지방국세청장 출신인 제갈경배(55)씨가 민원 해결을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지난달 검찰에 구속됐고 지난해에도 재건축 시행사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전직 세무 공무원 두 명이 적발됐다. 박 전 청장은 2010년 12월 34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친 뒤 이듬해 8월 서울 서초동에 세무법인을 차렸다. 제갈 전 청장도 지난해 퇴직 후 세무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이는 굉장한 파격이었다. 세무법인을 운영한다는 것은 평생 ‘갑’(甲) 생활을 해 온 그의 위치가 클라이언트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을’(乙)로 바뀐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박 전 청장도 다른 고위 세무 공무원들처럼 대기업 등으로부터 고액의 스카우트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배들은 존경을 표했고 여론은 관심을 보냈다. 여기에는 물론 재취업 심사가 까다로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파격 덕분에 박 전 청장의 세무법인도 유명해졌다. 불과 2년여 만에 서울, 대구, 경남 창원, 경북 포항으로 지사를 늘리며 전국 10위권 안에 드는 세무법인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 정도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업주 박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2012년 한 차례,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000만~4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정당한 자문료였다”고 발뺌한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청장은 자신의 세무법인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자문료를 받았고 그 금액도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박 전 청장을 통한 로비는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 전엔 성공적이었다. 세 번의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이 추징한 금액이 1억여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당시 실제 소득 탈루 규모가 195억여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경미한 금액만 부과받은 것이다. 소득세 최고세율(국세 38.0%, 지방세 3.8%)과 가산세(최고 40%) 등을 고려하면 100억원 정도 추징금이 부과될 수 있었다. 1억원의 뇌물로 100배 가까운 추징금을 막은 셈이다. 검찰 조사 결과 박 전 청장은 결과가 기대했던 것보다 나쁘면 받은 돈을 돌려주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박 전 청장이 2011년 서울 명동 사채업자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세무조사는 사채업을 타깃으로 이뤄져 박 전 청장의 영향력이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검찰은 세무조사 당시 공무원들이 박 전 청장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과거 잇따랐던 전직 국세청장의 사법 처리 이후에도 세무 공무원들의 전관예우 조직문화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퇴임한 전직 국세청 고위 관계자가 후배와의 인간관계를 갖고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의뢰가 오면 담당 세무조사 직원에게 청탁을 넣어 줄여 주는 식”이라면서 “퇴직 공무원은 월급을 받거나 뒷돈을 챙길 수 있고 현직 후배들은 향응을 받으니 불만이 안 생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 검찰청의 한 검사는 “문제가 발견돼 세금 탈루가 무더기로 드러나더라도 세무조사를 열심히 했는데도 그 정도밖에 못 찾아냈다고 하면 현직 공무원을 처벌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자녀 세대로 富 이전 위해 증여세 깎아 준다

    부모 세대의 부(富)가 자녀 세대로 원활히 옮겨갈 수 있도록 정부가 증여세를 깎아 주고 전체 근로자의 절반 수준인 ‘면세 근로자’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현 정부 임기 안에서는 직접 증세가 없다는 원칙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임재현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증여세의 경우 포괄적으로 아예 세율을 깎아 주는 것부터 자녀를 위한 주택 구입·전세 자금에 한해 증여세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세대 간 부의 이전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증여세를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부자 감세’ 논란으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걸림돌이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근로자는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방침이다. 현재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은 48%다. 근로자 1619만명 가운데 777만명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조세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 아래 기재부는 면세 비율을 10~20% 포인트가량 낮출 계획이다. 야당의 법인세 인상 주장과 관련해서는 “세율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자녀 세대로 富 이전 위해 증여세 깎아 준다

    부모 세대의 부(富)가 자녀 세대로 원활히 옮겨갈 수 있도록 정부가 증여세를 깎아 주고 전체 근로자의 절반 수준인 ‘면세 근로자’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현 정부 임기 안에서는 직접 증세가 없다는 원칙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임재현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증여세의 경우 포괄적으로 아예 세율을 깎아 주는 것부터 자녀를 위한 주택 구입·전세 자금에 한해 증여세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세대 간 부의 이전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증여세를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부자 감세’ 논란으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걸림돌이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근로자는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방침이다. 현재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은 48%다. 근로자 1619만명 가운데 777만명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조세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 아래 기재부는 면세 비율을 10~20% 포인트가량 낮출 계획이다. 야당의 법인세 인상 주장과 관련해서는 “세율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재분배 정책 보완 필요성 시사한 WEF 보고서

    한국의 세제와 복지 등 불평등 해소 관련 정책이 선진국 중에서 최하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기업 등 사회적 강자들이 규제 시스템에 대한 보호로 생긴 이득을 대부분 가져가는 등 구조적 부패가 심화한 게 원인으로 꼽혔다. 국가 경쟁력을 비교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세계 112개 나라의 경제상황을 비교 분석한 ‘포괄적 성장과 개발 보고서 2015’에 나타난 사실이다. WEF는 112개 나라를 소득 수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는데, 최고 그룹은 1인당 소득이 1만 7000달러를 넘는 상위 30개국으로 한국은 이 그룹에 속했다. 경제선진국 그룹인 셈이다. 보고서는 그룹 내에서 성장 및 경쟁력, 소득형평성, 세대 간 형평성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각 나라를 5개 등급으로 성적을 매겼다. 한국의 기본적인 소득 형평성은 1그룹 30개국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좋았다. 그러나 세제나 복지정책 등을 통해 보완된 실질적인 소득 형평성은 3등급 중에서도 가장 밑인 18위로 처졌다. 하위 지표인 빈곤율(중간소득의 절반을 벌지 못하는 가구의 비율)은 최하위인 5등급에 그쳤다. 소득 중 노동소득의 비율도 하위권인 4등급이었다. WEF는 한국은 사회 기득권층이 부패를 통해 경제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 구조는 점점 악화하고 있다. 상·하위 10% 계층의 소득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 30배에 이른다. 통계청 자료 ‘가계금융복지조사 10분위 평균 소득’에 따르면 2013년 소득 상위 10%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1억 3757만원, 하위 10% 가구의 평균 소득은 497만원이었다. 무려 27.7배로 2012년(26.8배)보다 더 벌어졌다. 상·하위 1% 소득 격차도 2012년 217배에서 2013년 229배로 확대됐다. 20%에 가까운 국민의 가처분소득은 월 100만원도 안 될 만큼 양극화는 여전했다. WEF 보고서는 소득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대안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산층 이하 가구의 소득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재점검해 보고 가다듬어야 한다. 중산층이 사라지고 빈부 소득격차가 커지면 계층 갈등이 심해진다.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지출을 더 늘려야 하고 일자리 창출 등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재원은 결국 부자 증세로 해결해야 하는데 소득세 최고세율을 높이거나 최고 구간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새정치연 ‘민생제일주의’ 내건다

    새정치연 ‘민생제일주의’ 내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28일 당 정체성 확립 방안으로 좌클릭이나 우클릭을 넘어선 ‘민생제일주의’를 내세웠다. 또 공정조세를 추구하는 복지국가와 민생복지정당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당에는 오로지 민생제일주의로 통합된 ‘민생파’만 존재한다”며 6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그는 “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도 중도 개혁이니 좌클릭이니 우클릭이니 하는 추상적인 말 뒤에 숨어 개인과 정파의 이익을 앞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조세 불공정을 바로잡아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고 진단하며 ‘선(先)공정조세 후(後)공정증세’ 원칙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을 우선 올리고, 그래도 세금이 부족할 경우 추가로 명목세율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업이 실제로 세금을 내는 비율인 법인세 실효세율은 각종 비과세 감면 정비를 통해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당 정책위원회는 조세와 증세 논의는 동시에 이뤄져야 하며, 우선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큰 틀에서는 같지만 혁신위 안이 더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 같다”며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 시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된 현행 공직선거법을 의무조항으로 개정하도록 했다. 또 총선과 광역의원 선거의 비례대표 공천에서 민생복지 전문가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세금의 정치학] 與 “비과세·감면 혜택 정비” 野 “대기업만 법인세 인상”

    [세금의 정치학] 與 “비과세·감면 혜택 정비” 野 “대기업만 법인세 인상”

    여야는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는 입장 차가 뚜렷하다. 핵심은 법인세 인상 여부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법인세 인상 불가’ 방침을 세웠다. 대신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을 정비해 부족한 세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26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율을 올린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그리스 등 6개국에 불과하다”면서 “법인세 인상은 글로벌 경제 추이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야당의 법인세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는) 1987년 이후 법인세를 인하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면서 “도대체 야당이 말하는 법인세 원상회복의 기준은 언제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이날 법인세 정비와 관련, “아주 잘나가는, (세금 인상분을) 충분히 분담 가능한 상위 재벌 대기업에 대해 조금 법인세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면서 “재벌은 계속 곳간에 (자금을) 쌓아 두고 있다. 이걸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인세율에 대한 ‘일괄 인상’보다는 ‘과세표준 구간 신설’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현행 3단계인 과세표준 구간에 ‘영업이익 500억원 초과’ 구간을 추가하고 적용 세율을 2~3% 포인트 올리자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의 세율은 놔두고 대기업에서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취지다. 여야는 소득세 문제에서도 이른바 ‘부자 증세’의 방식을 놓고 서로 다른 처방을 내놓고 있다. 여당은 고소득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증세 효과를 거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야당은 고소득자에 대한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여야는 2013년 세법 개정을 통해 현행 최고세율 38%에 해당하는 구간을 연소득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낮춘 바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세금의 정치학] 세수 확보 비상인데… 소득세 면세 늘고 법인세 부담 줄어

    [세금의 정치학] 세수 확보 비상인데… 소득세 면세 늘고 법인세 부담 줄어

    법인세와 소득세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통과 단서 조항으로 달리면서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법인세는 가뜩이나 미약한 경기 회복세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득세는 맨날 봉급쟁이 지갑만 턴다는 조세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도 녹록지 않다. 소득세의 경우 근로소득세 면세 비율을 낮추는 것에 대체로 동의한다. 문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나 국회가 ‘총대’를 멜 수 있을 것이냐다. 정부가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 비율을 지금보다 10~20% 포인트가량 줄이기 위해 제시한 방안은 ▲표준세액공제 축소 ▲특별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 ▲근로소득 최저한세 신설 ▲근로소득공제 축소 등이다. 이를 도입하면 1인 근로자 공제가 줄어 ‘싱글세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저소득층의 공제 혜택도 줄게 돼 조세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 제2의 연말정산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이 손대기 꺼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근로자 면세 비율은 4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보다 2배 이상 높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번 연말정산 파동 때 정부가 고소득층 세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가 야당이 서민·중산층 증세라고 반대하자 보완 조치를 내놨는데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면서 “먼저 고소득자와 고액자산가, 대기업에게 증세를 해야 복지 제도 확충으로 재정이 부족할 경우 서민·중산층에게도 세금 부담을 더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부동산 임대소득과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임대 소득과 주식 양도차익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는 게 근로소득세 면세 비율을 줄이는 것보다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금융자산 형태로 내부 유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소득세(자본이득에 붙이는 세금)를 강화하면 결국 그 돈이 외부로 흘러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큰 법인세보다 자본소득세를 우선 손보자는 얘기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22%이지만 지난해 법인세 실효세율은 15.98%다. 심지어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의 실효세율이 더 높다. 2013년 대기업(매출액 5000억원 초과) 실효세율은 17.1%로, 중견기업(1000억∼5000억원 이하) 17.7%보다도 낮다. 정부는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실효세율을 16%대로 올릴 방침이다. 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세계 각국이 법인세를 내리는 이유는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법인세 인상 논의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법인세 인상이 OECD 등 선진국 흐름에 역행한다고 하지만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충분한 만큼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려도 큰 무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일괄적으로 인상하기보다 기업의 이익 규모에 따라 법인세를 차등 인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여야 대표가 주장한 법인세 인상 논의할 필요 있다

    여야 대표가 한목소리로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법인세도 성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당내에서 논란도 됐다. 다음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법인세 정상화 조세 개혁을 곧바로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법인세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새로울 것은 없다. 문 대표는 어제 확대간부회의에서 “(법인세와 관련) 우리 당도 원안만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협상하겠다”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여야 모두 4·29 재·보궐선거에 정신이 없지만, 법인세 인상 문제는 4월 국회의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여야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여야 대표들의 발언을, 내년 총선을 의식한 ‘표(票)퓰리즘’이라고 폄하할 일이 아니다. 지난 3년간 세수 부족은 22조 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해마다 세금이 부족해 쩔쩔매는 상황이다. 세출 구조조정이 먼저 이뤄져야 하겠지만 증세도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쪽으로 가고 있다. 복지지출은 갈수록 늘어나니 세금을 더 걷을 수밖에 없다. 증세를 한다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정상화하는 방안부터 먼저 논의하는 게 조세 형평상 맞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미국(35%)·프랑스(33.3%)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3.4%)보다 낮다. 여기에 각종 공제 혜택까지 받아서 실제로 내는 법인세 실효세율은 2013년 14.68%까지 떨어졌다. 법인세율을 올릴 경우 기업도 양극화가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차등 적용하는 게 좋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표 2억원까지는 10%를, 200억원까지는 20%를, 200억원 초과 시는 22%를 적용하고 있는데, 구간을 더 나눈다거나 이익이 많은 기업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 법인세 부담이 줄면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기업들은 거꾸로 곳간에 현금만 쌓아 뒀다.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없었다. 법인세를 올리면 불황이 심화되고 기업들이 해외로 옮길 것이라는 주장만 할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율을 낮춰 줬지만, 인하 혜택을 본 기업들이 고용이나 투자를 늘렸는가.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법인세 인상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 [뉴스 분석] ‘평균의 함정’에 빠진 월급쟁이 205만명 평균 8만원 더 냈다

    [뉴스 분석] ‘평균의 함정’에 빠진 월급쟁이 205만명 평균 8만원 더 냈다

    올해 연말정산에서 직장인 61.7%가 세금을 돌려받고 19.5%만이 세금을 추가로 토해냈다. 환급받는 직장인이 999만명으로 지난해(938만명)보다 61만명 늘었고 추가납부 직장인은 316만명으로 전년(433만명) 대비 117만명 줄었다. 세(稅) 부담액도 정부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근로소득 5500만원 이하에서는 1인당 평균 3만 1000원 줄었다. 5500만~7000만원에서는 3000원 늘었고, 7000만원 초과에서는 109만원을 더 냈다. 1인당 늘어난 평균 세금은 7만원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0일까지 국세청에 제출된 근로소득자 1619만명의 연말정산 자료를 전수 분석해 7일 내놓은 이 결과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꼈던 ‘세금 폭탄’ 연말정산과 거리가 좀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62% 세금 돌려받고 20% 토해내 우선 정부와 국민의 ‘눈높이’가 달랐다. 정부는 세법 개정에 따른 세 부담 변화만을 분석하기 위해 2013년 세법인 ‘소득공제’와 지난해 세법인 ‘세액공제’ 방식으로 최종 세금(‘결정세액’)을 비교 산출했다. 반면 직장인들은 세 부담액을 절대치로 비교했다. 작년보다 세금을 더 많이 냈으니 증세로 느낀 것이다. ‘평균의 함정’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는 연봉 5500만원 이하 구간은 세 부담이 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구간의 205만명(15%)은 평균 8만원의 세금이 늘었다. 특히 근로소득 2500만~4000만원 구간의 142만명은 평균 8만 5000원의 세금을 더 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5500만원 이하) 증세 비중이 15%가 아니라 24%에 이를 것”이라면서 “(정부가) 감세 효과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감세효과 부풀려졌을 가능성” 지적 소득세 원천징수세율이 ‘더 내고 더 받던 것’에서 ‘덜 내고 덜 받는 것’으로 바뀐 것도 착시 효과를 가져왔다. 정부는 앞으로 맞춤형 원천징수제를 도입해 간이세액의 80%, 100%, 120%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삼모사식 선택을 유도해 불만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세법 개정이 ‘세금 폭탄’이라는 다소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더라도 제도 변경의 주된 목표였던 소득 재분배와 과세 형평성 개선에 문제점을 일부 드러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가 진정으로 소득 재분배를 원한다면 연말정산 제도를 누더기로 만들지 말고 간단하고 명확하게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올리거나 최고세율 구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방소득세 독립세로 전환…지자체에 직접 신고·납부를

    지방소득세 독립세로 전환…지자체에 직접 신고·납부를

    다음달 시작되는 법인지방소득세 신고·납부를 앞두고 행정자치부는 종전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에 신고와 납부를 함께 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1월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의 부가세였던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돼 사업장 소재 지자체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과거 법인세 비과세·감면을 받으면 감면세액의 10%만큼 지방소득세도 자동 감면받던 제도가 없어졌다는 게 눈여겨볼 대목이다. 29일 행자부에 따르면 지방소득세 제도 개편에 따른 지방세입 증가액은 9500억원이다. 국세와 분리된 독자적인 지방 과세체계로 운영하기 때문에 지자체 정책에 따라 지방세 세입 규모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국세 비과세·감면에 따른 지방세입 악화를 예방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할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긴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법인세는 국세이고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 10~22%를 적용한다. 하지만 기업이 이만큼 법인세를 내지는 않는다. 세금을 아예 면제(비과세), 또는 일부만 내도록(감면) 하는 각종 특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비과세·감면을 적용한 뒤 기업이 실제 납부하는 세금(결정세액)에서 10%를 떼어 지방에 배분했다. 반면 새 제도는 비과세·감면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세 기준 법인세율(1~2.2%)을 지자체가 부과하도록 한다. 결국 9500억원의 비밀은 국가정책에 따른 국세 비과세·감면을 지방소득세까지 적용하던 규정을 없앤 데 있다. 그만큼 기업에 세금을 깎아 주는 특혜가 폭넓게 존재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실제 납부하는 법인세율(실효세율)은 2013년 기준 15.99%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리기로 한 2009년엔 19.59%였다. 비과세·감면으로 인한 조세특혜 규모는 올해 34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기업에 해당하는 규모에 대해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고서는 “전체 법인세 공제감면세액은 2009년 7조 1483억원에서 2013년 9조 3197억원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9167억원(2015년 기준)을 통한 공제금액이 중소기업의 경우 82억원이지만 대기업의 경우엔 732억원으로 8.9배나 차이 나는 것에서 보듯 역진성(소득이 낮은데 더 높은 부담을 안는 것) 논란을 줄곧 불렀다. 지방소득세 개혁은 사실상 조세특혜 규모를 감소시켜 법인세 누진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문제는 지방의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된 비과세·감면을 지방소득세에 적용하도록 조례를 제정하면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이다. 기업 유치 경쟁과 지자체-기업 유착, 지방의회 책임성과 지방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 역량이 변수인 셈이다. 여기에 재계와 일부 경제부처까지 사실상 증세라며 불만을 드러낸다. 배진환 행자부 지방세제정책관은 “여러 지자체에 사업장을 보유한 법인은 행자부에서 제공하는 위택스(www.wetax.go.kr)를 이용하면 신고·납부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며 “전국 어디서든 1577-5700으로 전화해 안내에 따라 지역번호를 누르면 관할 시·도의 세정부서와도 쉽고 빠르게 통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당신의 오늘, 대한민국 몇 % 입니까…우리의 내일, 그래도 희망 대한민국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당신의 오늘, 대한민국 몇 % 입니까…우리의 내일, 그래도 희망 대한민국

    빈부 격차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지니계수입니다. 0과 1 사이에서 값이 클수록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한국의 지니계수는 2013년 가처분소득 기준 0.302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0.314(2010년 기준)보다 나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통계청의 지니계수 조사는 상류층 조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이런 단점을 보완해 산출한 신(新)지니계수로 보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0.37에 달합니다<그림 1①>. 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시장경제에서 정부는 세제나 복지정책 등을 통해 빈부격차를 줄여 나갑니다. 한국의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와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의 차이는 2010년 0.044에 불과합니다<그림 ②>.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 차이가 클수록 정부가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는 뜻입니다. 시장소득은 개인이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소득을, 가처분소득은 정부의 세제정책 등이 이뤄진 뒤 개인에게 돌아가는 소득을 말합니다. 동시에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12년 47.2%에서 2013년 48.1%로 악화됐습니다<그림 ③>. 재산의 불평등 정도는 소득보다 골이 더 깊을뿐더러 악화 속도도 빠릅니다. 주택자산의 지니계수는 2000년 0.57에서 2010년 0.62로 악화됐습니다. 부동산 자산의 지니계수 역시 같은 기간 0.62에서 0.70으로 나빠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유층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는 2008년 8만 4000명에서 2013년 16만 7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로 불었습니다<그림 ④>. 국민 전체 소득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기준 48.1%에 이릅니다<그림 ⑤>. 상위 1%는 13.0%를 보유 중입니다. 유럽과 일본 수준을 뛰어넘었습니다. 상위 20%인 5분위의 연평균 소득은 1996년 3144만원에서 2010년 6856만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그림 ⑥>. 하위 20%인 1분위는 같은 기간 420만원에서 492만원으로 17% 남짓 느는 데 그쳤습니다. 15년간의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소득은 사실상 줄어든 셈입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3만 달러를 넘을 게 확실시됩니다. 하지만 국내 소득자를 일렬로 세웠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중위소득은 국민소득의 3분의 1에 불과한 1074만원(2010년 기준)에 그칩니다. 국민소득(NI)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소득분배율도 저조합니다. 일부 자영업자 소득까지 포함한 수정노동소득분배율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89.6%에서 2010년 78.7%까지 떨어졌습니다<그림 ⑦>. 반면 부유층과 기업이 주로 가져가는 수정자본소득분배율은 같은 기간 10.4%에서 21.3%로 상승했습니다. 이른바 ‘피케티 비율’ 중 하나인 ‘β값’은 자본(부)의 가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부는 부유층이 주로 보유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β값이 클수록 부가 소수에게 쏠려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β값은 2000년 5.8에서 2012년 7.5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계층 상승의 희망도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올라설 확률은 2013년 23.3%에서 2014년 22.6%로 떨어졌습니다<그림 ⑧>. 반면 고소득층이 제자리를 지키는 비율은 같은 기간 75.2%에서 77.4%로 상승했습니다. ‘부자 기업, 가난한 가계’ 현상 역시 빈부 격차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1985~1995년 사이에는 가계소득증가율(8.6%)이 기업소득증가율(7.1%)을 앞질렀습니다<그림 ⑨>. 그러나 2008~2012년에는 가계소득증가율은 2.8%에 그친 반면 기업소득증가율은 11.2%로 치솟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이 가계보다 4배 빠르게 소득을 불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다 보니 대기업의 곳간은 빠르게 불고 있습니다. 삼성, 현대차 등 국내 10대 대기업 집단의 현금성 자산은 2006년 27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148조 5000억원으로 5.4배 늘었습니다<그림 10>.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966조원에서 1427조원으로 47.7%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런 현상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각종 공제 등을 제외한 법인세 실효세율은 2008년 20.5%에서 2013년 16.0%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5년간 전체 국세 중 법인세 비중은 2.5%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빈부 격차를 벌리는 요인입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임시직 근로자 비율은 23.76%로 스페인(25.33%)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습니다<그림 11>. 근로자의 절반(지난해 8월 기준 45.4%) 정도가 비정규직입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 9.0%까지 치솟았습니다<그림 12>. 청년들이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해도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 신분입니다. 일자리 등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우리 사회의 ‘잠재적 뇌관’으로 꼽히는 까닭입니다. 계층 이동의 수단으로 여겨지던 교육은 되레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변질됐습니다. 월소득 700만원 이상 가정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 6000원입니다<그림 13>. 소득 100만원 이상 가정 교육비(6만 8000원)의 7배에 달합니다. 그 결과 서울 지역의 서울대 합격자 10명 중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출신이 7명(2013년 정시)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2010년 기준 소득 상위 10% 선에 위치한 국민은 하위 10% 선의 국민에 비해 4.8배를 벌고 있지만 2060년에는 6.5배까지 확대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는 회원국 중 불평등 수준이 4위에서 3위로 악화됩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 역시 향후 한국의 불평등 정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의 빈부 격차 확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장만능과 승자독식을 두 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된 결과입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정책의 변화 없이는 방향을 바꾸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제조업의 쇠퇴와 금융 등 서비스 업종의 부상이라는 산업 구조의 변화도 빈부 격차를 벌리는 요인입니다. 소수의 고숙련 근로자에게 부가 더욱 쏠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성장률 저하도 소득분배 악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증가할 때 지니계수는 0.3% 포인트 감소한다는 게 학계의 연구 결과입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3% 중반에서 2018년 이후 2%대로 내려앉을 전망입니다. 저출산·고령화의 늪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땔감(성장률)이 더욱 부족해지니 윗목의 온기가 아랫목까지 전해질 여지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 등 두 가지 소득의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시장소득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교육의 평등성을 복원하는 동시에 대기업에 과도하게 쏠린 부를 중소기업에 되돌리는 경제민주화 정책 등이 필요합니다. 서민과 중산층이 사교육 없이도 능력만 있으면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교육 기회의 평등’이 확대되고, 고용의 88%를 맡는 중소기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부의 집중이 완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중소기업 종사자나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이 증가하면 이들의 교섭력 강화로 최저임금 인상 등 서민의 시장 소득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처분소득 불평등 완화의 해법으로는 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이명박 정부 이전인 25%로 복원하자는 것입니다. ‘1억 5000만원 이상 38%’인 현재 소득세 최고구간·최고세율을 ‘3억원 이상 40~45%’로 끌어올리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중산층과 고소득층 이상에 대해 부담을 더 지우고, 그 재원을 바탕으로 근로장려세제(EITC) 등 근로빈곤층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 불평등 구조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부동산세를 부유세로 개편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10억원 이상 부유층을 대상으로 1~2%의 세금을 따로 부과하자는 논리입니다. 부동산만 주로 갖고 있는 중산층이 아닌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을 증세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조치 등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서민과 중산층은 증가한 소득 중에서 소비에 투입하는 비율인 한계소비성향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프로야구에서 경기의 재미와 질을 높이기 위해 최하위 팀에 신인 지명 우선권 등 특혜를 부여하지만 이를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면서 “빈부 격차 해소 역시 비슷한 취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douzirl@seoul.co.kr >> 이두걸 기자는 2002년 2월 서울신문에 입사한 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경제부와 산업부 소속 기자로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와 한국은행, 시중은행 등 금융권, 전자업계 등 재계를 두루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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