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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을 떠나요] 여행하기 좋은 계절… 색다른 데 없을까

    [여행을 떠나요] 여행하기 좋은 계절… 색다른 데 없을까

    새로운 경험 주는 ‘알래스카’ 온가족이 함께 가는 ‘인도’ 장소·일정 부담 없는 ‘국내 여행’‘알래스카’. 이름부터 신비로운 소리를 자아내는 알래스카는 미국 50개 주 중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위대한 땅’이란 뜻의 인디언 어원인 ‘Alyeshka’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알래스카를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것은 지형과 자연이 만들어낸 경관이다. 거대 빙하들이 떠다니는 해안, 세차게 흐르는 강물, 북미 최고봉이라 불리는 산들, 툰드라와 수많은 야생동물까지. 뼛속까지 파고드는 청정한 공기와 맑은 물, 그리고 두 눈을 정화해주는 수려한 경관을 지닌 천연의 땅에서 약간의 시간만 있으면 흥미와 스릴 넘치는 다양한 모험과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빙하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개썰매 체험, 거대한 알래스카 연어를 낚아채는 경험, 눈앞에서 마주하는 카트마이 국립공원의 곰들, 헬리콥터 아래로 보이는 빙하, 24시간이 환한 백야 현상, 밤하늘을 눈부시게 장식하는 오로라 등이다. 하나투어는 알래스카의 특별함을 더해줄 추천 여행지를 소개한다. 우선 마타누스카 빙하. 길이 약 39㎞에 폭은 평균 3.2㎞며 끝부분의 폭이 6.4㎞에 다다른다. 차편으로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빙하로는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빙하다. 다음 추천지는 매킨리 산으로 가는 등산기지인 탈키트나. 타나이나 원주민 언어로 ‘강물이 만나는 곳’이란 뜻을 지닌 이곳은 탈키트나 강, 수시트나 강, 출리트나 강의 3개 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드날리 국립공원도 놓쳐선 안 될 여행지. 매킨리 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광대한 자연보호지대로 알래스카 고유의 회색곰, 무스, 순록 등 37종의 포유동물을 비롯해 100종이 넘는 알래스카의 주조(주를 대표하는 새)가 서식하고 있다.하나투어 관계자는 “빙하와 야생동물들을 코앞에서 관람할 수 있는 유람선은 알래스카 빙하를 200% 즐길 수 있는 여행의 백미”라며 “설원을 가로지르는 개썰매도 알래스카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액티비티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알래스카가 새로움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알맞은 여행지라면 인도는 가족 여행자들이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최근 항공 노선 증대와 TV 광고 등으로 인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인도 일주 상품은 인도를 처음 접하는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 일정으로 추천된다.KRT의 인도 여행 상품은 대표적인 힌두교 성지이자 갠지스 강을 품은 바라나시를 시작으로 세밀한 조각 사원이 있는 카주라호, 인도의 대표적 건축물 타지마할이 자리한 아그라, 라자스탄의 역사가 깃든 자이푸르, 인도 중부의 비경 도시 괄리오르, 지하 7층의 거대한 계단 우물 아바네리 쿤다까지 둘러본다. KRT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인도 여행 상품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가족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연을 공모해 1등을 뽑아 5월 6일 출발하는 ‘북인도 9일’ 여행 상품을 58% 할인해주고 ‘KRT 홈픽업 서비스’(집과 공항을 왕복하는 무료 서비스)와 꽃다발을 준다. 해당일에 출발할 수 없다면 6월 4일 일정으로 바꿀 수 있다. 2등에게는 29% 할인과 홈픽업 서비스, 꽃다발을 준다. 3·4·5등에게는 각각 이탈리아 고급 스카프(3명), KRT 포인트 1만점(5명), 인도 기념품을 준다. 모든 응모자에게 5월 6일 또는 6월 4일 출발 북인도 9일 상품을 5.8% 할인해준다. 해당 프로모션을 기획한 인도·네팔팀 고혁수 팀장은 “오는 5월은 황금연휴가 포함돼 온 가족이 함께하는 효도 여행이 제격”이라며 “이번 이벤트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해외여행이 부담된다면 국내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국내보다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해야 하지만 국내 여행은 이런 부담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부담 없이 훌쩍 떠나면 될 줄 알았던 국내 여행도 맛집과 숙소를 알아보며 계획 짜느라, 직접 운전하며 이동하느라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참좋은여행이 선보인 ‘참좋은 리무진 투어’는 28인승 우등 리무진 버스에 전담 가이드 자리를 뺀 최대 27명만 태우고 여유롭게 이동하는 국내 여행 상품이다. 좌석 앞뒤 간격이 넓은 편이고 차내에 고급 슬리퍼를 개인별로 비치해 이동 시간에 편안하도록 했다. 여행객이 10명만 돼도 출발하기 때문에 동호회나 가족 단위로 여행하기에 좋다. 1박 이상 숙박 상품은 깨끗하고 부대 시설이 잘 마련된 특급호텔·리조트급으로 꾸렸다. 참좋은여행은 5월 여행으로 2가지 상품을 추천한다. 우선 무박 1일 일정의 충청북도 여행 상품은 포도 재배지를 감상하며 와인을 시음하는 와이너리 투어로 꾸며졌다. 영동에 있는 와인 코리아를 방문해 4가지 와인을 동시에 맛본다. 40도 안팎의 대형 족욕 시설에서 휴식하는 이색 체험도 한다. 영동 국악 체험촌을 방문해 사물놀이를 관람한 후 대전 장태산 자연 휴양림을 둘러보며 일정을 마무리한다. 2박 3일 일정의 전라도 여행은 우리나라 최고 소금 생산지인 전남 신안군에 있는 증도에 방문한다. 여의도 2배 규모의 태평 염전이 장관을 뽐내는 이곳에서 70여개의 소금밭과 일렬로 늘어선 소금 창고, 염부들의 숙소와 목욕탕, 소금 박물관 등을 둘러본다. 비주얼미디어아트미술관, 김상림목공소, 책공방북아트센터 등이 들어선 완주의 삼례문화예술촌도 방문한다. 2박 모두 특급 호텔급에 숙박한다.
  • 뻔뻔한 日… 독도 이름까지 침탈

    뻔뻔한 日… 독도 이름까지 침탈

    일본이 독도의 서도, 동도를 각각 남섬(男島·오지마)과 여섬(女島·메지마)이라고 명명하는 등 독도 내 11곳에 일본식 지명을 마음대로 갖다 붙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일본 국토지리원은 2만 5000 대 1 축적의 새로운 독도 정밀지도를 만들면서 새로 표기한 지명을 적용했다. 동도와 서도 사이 삼형제굴 바위에는 ‘고토쿠지마’(五德島), 촛대바위에는 ‘기리이와’(錐巖)라는 이름을 붙였다. 천장굴 인근 지역은 ‘도완’(洞灣)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2007년 독도의 정밀지도를 처음 제작했으며 서도와 동도만을 한국식으로 표기했다가 이번에 10년 만에 지도를 새로 만들면서 이같이 바꿨다. 요미우리신문은 “메이지 시대(1868~1912년)와 쇼와 시대(1926~1989년) 초기에 (일본) 어부가 사용했던 지명 표기를 담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제국주의 팽창기에 무단으로 독도 주변에서 ‘도둑 어업’을 벌이던 일본인 어부가 잠시 독도를 부르던 명칭을 합법적이고 고유 이름인 양 지도에 올린 것이다. 일본의 이런 조치는 독도가 역사적으로 자국 영토였던 것처럼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마네현 오키 제도의 오기노시마초(町)가 독도에 대해 일부 일본인 어부가 쓰던 명칭을 찾아 지도에 담아 줄 것을 요청하자 일본 국토지리원이 일본식 이름 붙이기 작업을 벌여 왔다. 정부는 2012년 서도와 동도의 최고봉에 각각 대한봉(大韓峰)과 우산봉(于山峰)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오기노시마초 관계자는 “독도의 기억이 퇴색하는 가운데 지도에 (일본식) 지명을 써 넣는 것이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지난달 초·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해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였다’는 엉터리 사실을 의무적으로 기술하도록 하는 등 독도 왜곡의 수위를 높여 왔다. 일본은 지난 2월 시마네현 마쓰이시가 주최한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5년째 차관급 정부인사인 내각부 정무관을 보냈다. 일본은 독도 도발 내용을 담은 포스트를 민간, 지자체와 공동으로 만들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인천은 예쁘다

    인천은 예쁘다

    봄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때다. 남녘에서 연신 꽃소식이 전해 온다. 그런데 수도권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인천관광공사에 물었다. 꽃놀이 즐길 만한 곳이 어디냐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진달래로 물드는 강화 고려산… 왕벚꽃 황홀한 원적산 인천 일대의 산들은 봄이 되면 붉은빛으로 물든다. 대표적인 곳은 강화 고려산(436m)이다. 인천 일대 진달래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고려산은 고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진달래가 전국에서 가장 늦은 4월 초·중순에 핀다. 강화군의 4대 축제 중 하나인 고려산진달래축제도 오는 4월 12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가현산(215m) 역시 진달래로 알려져 있다. 인천 서구와 김포에 걸쳐 있다. 정상에 오르면 윤소천 시인의 ‘가현산 진달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이 일대 진달래가 가장 현란하다. 계양구의 계양산(395m)은 진달래뿐만 아니라 벚꽃으로도 이름 났다.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둘레길, 등산코스에 걸쳐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인천 지역의 뿌리 깊은 역사를 품고 있는 문학산(213m), 연희공원을 조성 중인 용두산, 서구와 계양구, 부평구에 걸쳐 있는 원적산(196m) 등도 벚꽃 감상하기 좋은 산이다. 특히 원적산 일대엔 ‘왕벚나무 누리길’이 조성돼 있다. 가볍게 산책하며 봄을 만끽하기 좋다. 장수동에서 소래포구까지 흐르는 장수천 가운데 만수동~인천대공원 구간은 아치 모양의 풍성한 벚꽃길이 자랑이다. 인천대공원에서 자전거를 빌려 ‘장수천 자전거길’을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경인아라뱃길의 검여 선생 생가 부지에는 매화동산이 조성돼 있다. 매화와 대나무, 국화, 소나무 등이 식재돼 있고, 전통 양식의 담장과 정자, 항아리원 등으로 정원을 꾸며 놓았다.1000그루 벚꽃길 인천대공원… 수봉공원서 벚꽃엔딩 인천대공원은 인천에서 손꼽히는 꽃과 단풍 명소다. 1000여 그루의 굵은 벚나무들이 빼곡한 길을 걸을 수 있다. 공원 내에 수목원, 전시관, 동물원 등 생태체험 시설도 갖췄다. 인천 중구의 월미공원과 자유공원은 역사가 깃든 벚꽃길로 유명하다. 월미공원은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로 공원 전체가 하나의 봄 정원이 된다. 봄꽃의 마중을 받으며 정상까지 올라가면 월미달빛마루 카페와 전망대에서 인천항 전경을 볼 수 있다. 자유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근대공원이다. 특히 차이나타운 제2패루인 인화문에서 자유공원 정상 구간, 자유공원에서 제물포구락부로 내려가는 구간 등은 아름다운 벚꽃 산책길로 이름 났다. 남구 수봉공원은 입구부터 정상까지 약 1㎞ 구간에 걸쳐 벚꽃이 식재돼 있다. 산 정상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장관이다. 공원 내 수봉도서관과 문화회관에서 다양한 문화체험도 즐길 수 있다. 송도국제도시의 센트럴파크에선 수상레저를 즐기며 벚꽃 등 봄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조선 말 서해안 방어를 맡았던 동구 화도진에서는 전통 양식의 건물과 어우러진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인하대 안쪽의 인경호 주변도 소문난 벚꽃 명소다.바다와 벚꽃의 앙상블 영종도… 붉은 튤립의 유혹 백령도 영종도에 조성된 세계평화의 숲 건강백년길은 탁 트인 바다를 끼고 숲속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생태 체험과 숲길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봄이 되면 벚꽃이 만개해 특히 아름답다. 강화도와 이웃한 석모도의 관음사는 우리나라 3대 관음사찰로 꼽힌다. 보문사 주변으로 벚꽃길이 조성돼 바다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거리가 멀긴 해도 백령도와 연평도 역시 아름다운 봄꽃을 즐길 만한 곳이 많다. 특히 백령도에는 사곶해변 주변으로 유채꽃밭과 튤립정원이 조성돼 있다. 인천과 인접한 자월도는 해안가를 따라 벚꽃길이 조성돼 있다. 자전거를 대여해 ‘벚꽃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제법 많다. 장봉도는 매년 4월 벚꽃맞이 가족건강걷기대회를 연다. 옹암해변부터 국사봉 자락까지 연결되는 벚꽃터널이 유명하다. 형제섬인 신도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활짝 핀 구봉산 트레킹이 인기다.나만 알고 싶어… SK석화 벚꽃동산·인천공항 하늘공원 인천 서구의 SK석유화학 안에 벚꽃동산이 있다. 해마다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일주일 정도 일반에 개방한다. 40년 넘은 600여 그루의 벚꽃 군락지가 인상적이다. 포토존과 휴식 공간,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수산정수사업소도 덜 알려진 벚꽃 명소다. 사업소 입구부터 벚꽃, 개나리꽃 길이 조성돼 있다. 도심 한가운데인 남동구 럭비경기장 맞은편에 있다. 언제든지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서구의 인천녹지관리사업소에는 꽃이 아래로 늘어진 수양벚꽃과 왕벚나무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나무데크길이 잘 정비돼 오가기도 편하다. 소규모 동물 학습장도 갖춰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인천공항 하늘정원은 드넓은 땅에 개나리꽃 80여만본을 식재한 곳이다. 정원 바로 위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보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하늘정원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바람의 언덕, 높이 3m의 데크 시설물인 하늘걷기 등이 조성돼 있다. 강화 고려궁지에서 오읍약수터까지 가는 길목에는 벚꽃과 개나리길이 조성돼 있다. 고려궁지는 몽골군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도읍을 개경에서 강화로 옮긴 고려 조정에서 조성했던 궁궐 터다. ‘강화이야기투어’에 참여하면 전기자전거를 타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강화성공회성당에서부터 고려궁지까지 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볕이 그린 꽃, 꽃이 그린 봄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볕이 그린 꽃, 꽃이 그린 봄

    전남 광양 하면 대개는 제철소를 퍼뜩 떠올릴 겁니다. 그 탓에 산업도시처럼 여겨지고, 괜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제철소가 광양의 전부는 아닙니다. 도시 여기저기에 오랜 역사가 숨 쉬고 빼어난 자연이 널려 있습니다. 이름에서 보듯, 볕 잘 드는 곳이 광양(光陽)이지요. 일 년 내내 햇살이 머물지만, 겨울의 한기를 몰아낸 봄엔 더 특별합니다. 살풍경할 것 같은 이미지 너머로 빼어난 봄 풍경을 숨겨둔 곳, 바로 광양입니다.이 봄, 광양의 으뜸 볼거리는 다압면의 매화다. 워낙 명소다 보니 차가 밀리고 어수선하다며 투덜댈 법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녀가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광양 여정은 구례 쪽 섬진강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정석이다.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은 나라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꼽힌다. 매화와 산수유, 벚꽃이 윤슬 반짝이는 섬진강과 어우러지는 봄철에 특히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벚꽃은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았지만, 매화는 강변을 따라 폭죽처럼 터지고 있다. 최고봉은 섬진마을 청매실농원이다. 희고 붉은 매화 덕에 온몸에 꽃물이 들 듯하다. 농원 최고의 조망 포인트는 백운산 중턱의 전망대다. 농원 전경은 물론 인근의 매화마을과 섬진강, 그리고 지리산 자락에 기댄 경남 하동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강 건너 북쪽 화개장터와 소설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도 아스라하다. 농원 뒤편엔 짧은 대나무숲길이 있다. 굵은 매화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 운치 있다.청매실농원을 나서 진월면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돈탁, 구동, 추동 등 아름다운 섬진강변 마을들을 줄줄이 지난다. 신록으로 물들고 있는 수어호의 자태도 빼어나다. 이 길 끝에 망덕포구가 있다. 섬진강의 끝이자 남해가 시작되는 곳. 민물과 바닷물이 몸을 섞는 기수역이어서 사철 바다의 진미가 넘쳐난다. 이즈음의 명물은 벚굴이다. 벚꽃 필 무렵 가장 맛있다는 녀석이다. 몸피가 건장한 남도 사내의 손바닥보다 크다. 보통 15∼30㎝, 큰 놈은 40㎝까지 자란다. ‘강굴’이라고도 불리는 벚굴은 하동의 선소, 전도마을 등이, 광양 쪽에서는 망덕포구 일대가 주산지다. 제철은 2월부터 4월까지다. 망덕포구에선 정병욱 가옥을 찾아야 한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발견된 고택이다. 윤동주 시인이 탄생한 지 올해 꼬박 100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더 깊다. 정병욱 가옥은 2007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안내판은 “윤 시인이 일본 유학을 떠나면서 건네준 육필 원고를 연희전문 후배 정병욱이 마루 밑에 숨겨 두었던 집”이라 적고 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을 졸업하던 해인 1941년 시집을 펴내려다 실패하고 일본으로 가기 전 원고 한 부를 정병욱에게 맡긴다. 이후 정병욱이 학병으로 끌려가면서 그의 모친에게 원고를 맡겼고, 모친은 해방이 될 때까지 마룻바닥 밑에 원고를 숨겨놨다고 전해진다.망덕포구에서 태인대교를 건너면 태인도다. 산업단지 분위기 물씬 풍기는 곳을 굳이 찾은 이유는 김 시식지가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김을 양식했던 곳이다. 김은 이름의 유래가 곧 역사다. 김 시식지 안내판에 적힌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얼추 370여년 전, 조선 인조 때다. 수라상에 까만 종잇장처럼 생긴 음식이 올랐다. 투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향과 맛이 좋았다. 인조가 ‘종잇장’의 이름을 물었다. 다들 처음 보는데, 이를 아는 신하가 있을 리 없었다. 인조는 이어 진상한 이의 이름을 물었고, 광양 사는 김여익(1606∼1660)이란 이름을 듣고는 그의 성을 따 ‘종잇장’을 ‘김’이라 부르라 했다. 그러니 김을 진상한 이가 손모였다면,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김밥은 손밥으로 불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 시식지는 김여익을 기리는 사당과 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김은 해의(海衣)라고 불렸다. 흔히 알려진 해태(海苔)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이름이다. 이처럼 김에 관한 거의 모든 역사가 김 시식지에 전시돼 있다. 김 시식지 뒤는 궁기(宮基)마을이다. 도술가 전우치가 궁궐을 짓고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니, 슬그머니 둘러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구봉산에 오르면 광양 전경과 만날 수 있다.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까지 도로가 잘 닦여 있다. 전망대에 서면 광양 시가지와 제철소, 이순신대교, 멀리 여수와 순천까지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정상엔 봉수대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철을 이용해 매화의 생명력을 표현했다. 높이는 940㎝다. 940년(고려 태조 23년)에 광양이란 지명을 얻게 된 것을 상징한다. 광양읍에선 유당공원을 꼭 둘러봐야 한다. 현지에선 버들못이라고도 불린다. 유당공원은 조선 명종 2년(1547년) 당시 현감이었던 박세후가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이팝나무, 팽나무 등 400∼500년 묵은 고목들과 연못이 어우러져 제법 인상적이다. 예전과 달리 울창했던 숲이 많이 훼손됐다고는 하나 여태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다행스럽다. 명물은 이팝나무다. 천연기념물 235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이번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옥룡사지 동백숲(천연기념물 489호)이다. 옥룡사지(사적 제407호)는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비조처럼 여겨지는 도선국사가 8세기 초 세운 뒤 35년간 주석했다가 입적한 절터라고 한다. 동백 숲은 도선이 처음 절을 세울 때 땅의 기운이 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동백 숲은 이제 절정에 달했다. 몇 차례 비가 내린 뒤 4월 중순쯤 되면 숲 바닥이 떨어진 동백꽃으로 시뻘겋게 물들 터다. angler@seoul.co.kr 구례에서 섬진강 따라 폭죽처럼 터지는 매화·산수유·벚꽃… 끝자락 망덕포구엔 한입 가득 벚굴 잔치가… 겨우내 빛났던 옥룡사지 동백꽃은 떠날 채비를…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 : 섬진강부터 둘러보겠다면 순천완주고속도로 구례화엄사 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이어 19번 국도를 타고 가다 남도대교를 건너면 광양 다압면이다. 옥룡사지 등 광양읍 쪽을 먼저 보겠다면 남해고속도로 광양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낫다. 광양제철소에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체와 개인으로 나뉜다. 가족 단위의 개인 견학은 일요일에만 운영된다. 오전 10시 복지센터(광양시 희망1길 69)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견학 문의 790-2433, 790-2447. →맛집 : 광양읍내에 맛집들이 많다. 왕창국밥(762-4870)은 돼지국밥을 푸짐하게 말아 낸다. 값도 5000원으로 싼 편이다. 옆집 신가가마솥순대(763-7556)는 옛날식 순대국밥으로 이름났다. 점심때면 길게 줄을 서야 한다. 광양불고기도 널리 알려졌다. 얇게 썬 소고기에 양념을 발라 석쇠에 굽는다. 광양읍내에 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널리 이름이 알려진 집들은 대개 2, 3인분 이상부터 판다. 1인분이 2만 6000원(한우 기준)이어서 ‘혼행족’이 맛보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시내식당(763-0360), 대중식당(762-5670), 삼대광양불고기(762-9250), 금목서회관(761-3300) 등이 알려졌다. 망덕포구의 벚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하나로횟집(772-3637) 등이 알려졌다. 섬진강 쪽에선 구례에 맛집들이 많다. 구례 사람들은 이맘때 참게를 ‘영등게’라 부른다. 음력 2월 영등철에 잡히는 참게를 이르는 말이다. 섬진강 참게에 겨우내 말린 시래기 넣고, 된장 풀어 끓여 낸다. 구례읍내에서 곡성 가는 섬진강변에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지리산회관(782-3124), 노고단식당(782-2171), 노고단산장(782-1877) 등이 알려졌다. →잘 곳 : 섬진강 일대 숙박업소들은 매화와 벚꽃 시즌이 되면 평일에도 방이 동나기 일쑤다. 광양뿐 아니라 인근 구례, 하동 등의 숙박업소들도 평일에 꽉 찬다. 이 기간엔 외려 광양읍내에서 숙소를 구하는 게 한적하다. 비즈니스호텔인 호텔 부루나(761-8700), 그랜드모텔(761-3600) 등이 깔끔한 편이다. 백운산자연휴양림(797-2655)의 산막도 훌륭하다.
  • 에베레스트 재도전 나선 구미 산악인들

    에베레스트 재도전 나선 구미 산악인들

    경북 구미시 산악연맹 소속 ‘예스 구미(Yes Gumi) 7대륙 최고봉 원정대’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48m) 등정에 나선다.구미시는 예스 구미 원정대 김영호 단장 등 5명이 24일부터 오는 6월 3일까지 70일간 일정으로 네팔 에베레스트에 오른다고 23일 밝혔다. 2015년 첫 도전에 나섰으나 네팔 강진으로 정상 정복에 실패한 데 이어 두 번째 시도다. 원정대는 구미시 승격 40주년(2018년)을 앞두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대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남극) 최고봉 등정에 도전하고 있다. 원정대는 2012년 유럽 엘브루스(5642m), 2013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 2014년 북아메리카 매킨리(6194m), 지난해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의 아콩카과(6962m) 정상에 ‘예스 구미’ 깃발을 꽂았다. 원정대는 이번 등정에 성공하고 내년 시 승격 40주년 기념일인 내년 2월 15일에 맞춰 남극 빈슨메시프(4897m)에 오르면 7년간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국내 최초 단일 지방자치단체가 ‘7년간 7대륙 최고봉 등정’이란 원대한 꿈을 실현하고 있는 데 대해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원정대의 등정이 ‘구미 기상’과 시민들의 도전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조각 같은 외면…걸작 품은 내면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조각 같은 외면…걸작 품은 내면

    미국 뉴욕 맨해튼의 5번 애비뉴와 88번가의 교차지점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최고 수준의 20세기 현대미술 소장품과 아름답고 독특한 건축물로 예술 애호가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현대미술의 든든한 후원자인 솔로몬 R 구겐하임(1861~1949)이 만든 구겐하임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은 미국 근대건축의 최고봉으로 추앙받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가 설계했다. 미술사 및 건축 관련 책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하고 있고, 사진으로 숱하게 본 까닭에 이미 머릿속에서 익숙해진 미술관을 실제로 방문했을 때의 감동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넓은 판을 나선형으로 꼬아 올린 듯 거대한 달팽이 모양의 흰색 콘크리트 건물은 그 자체가 기하학적 조각품처럼 아름다웠다. 겨울 뉴욕의 새파란 하늘 아래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미술관 건물은 순간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잊게 만들 정도였다.#달팽이 닮은 조각품… 시공간 잊게 만드는 외관 건축적 감동은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더욱 커졌다. 입구홀로 들어서자 천창에서 부드럽게 쏟아지는 빛으로 가득한 거대한 중앙 공간이 숨을 멎게 만들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그리고 벽을 따라 완만하게 경사진 언덕처럼 이어지는 그 유명한 나선형 전시 회랑이 풍경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내부 벽을 따라 한번은 안으로, 한번은 바깥으로 ‘S’자를 그리며 공간에 리듬을 주고 있었다. 긴장감을 주면서도 어디 한 곳 걸리는 것이 없었다. 관람객은 많았지만 방해되지 않았고, 마치 예술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꼭대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360도로 열린 공간은 산 정상에서 등고선을 바라보는 듯 더욱 장관이었다. 20세기 건축 중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구겐하임 가문은 유대인인 마이어 구겐하임이 1847년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이민하면서 시작됐다. 광산업으로 큰돈을 번 마이어는 일곱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넷째인 솔로몬이 특별히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 철강계의 거물이자 자선사업가로 이름을 알린 솔로몬 구겐하임은 1890년대부터 예술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주로 프랑스의 바르비종파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했던 그는 1927년 독일에서 건너온 힐러 리베이 폰 에렌비젠(1890~1967) 남작부인을 만나면서 비구상 예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화가였던 힐러 리베이는 솔로몬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그에게 비구상 예술을 알리고 로베르 들로네, 바실리 칸딘스키, 알베르 글레즈 등 새로운 회화를 실험하던 예술가들을 소개했다. 솔로몬은 이들의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구겐하임의 소장품 리스트는 점점 길어졌다. 그의 응접실에는 칸딘스키 외에 마르크 샤갈, 파울 클레, 라슬로 모호이너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페르낭 레제 등의 작품이 가득했다. 힐러 리베이의 연인이었던 루돌프 바우어의 작품도 있었다.#철강 거물 구겐하임, 전설적 건축가와 손 잡다 자신이 수집한 예술작품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솔로몬은 1937년 구겐하임재단을 설립하고 힐러 리베이를 관장으로 ‘비구상 회화 미술관’을 열었다. 힐러 리베이는 1943년 당대 최고의 건축가로 이름을 날리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뉴욕으로 초대해 미술관의 설계를 의뢰했다. 구겐하임과 힐러 리베이의 주문은 예술을 위한 ‘신전 미술관’(Museum Temple)이었고 이는 라이트의 생각과 일치했다. 미술관이 단지 예술 전문가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 자유롭게 예술을 즐기며 예술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었다. 라이트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계단식 피라미드)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외형에 자연의 빛을 그대로 품고, 방들로 나눠진 기존 미술관과 달리 움직임의 단절이 없이 예술에 둘러싸일 수 있는 그런 미술관을 구상했다. 프레젠테이션을 받은 구겐하임은 말했다. “당신이 해 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해 낼 줄은 몰랐소.” 달팽이 모양의 외관에 430m의 나선형 회랑이 벽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고 가운데를 거대한 공간으로 남긴 미술관은 당시 뉴요커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주변 고급 주택가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망치며 소방법에도 위배된다는 등의 논쟁이 일었다. 아무리 전설적인 건축가의 작품이라지만 뉴욕 시 당국도 이 건축물을 쉽게 용납할 수 없었다. 1943년 설계를 시작한 미술관은 전쟁으로 인한 물자 부족과 솔로몬의 죽음, 뉴욕시와의 실랑이 등으로 16년을 보냈다. 1959년 센트럴파크 맞은편에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이 개관했다. 엄청난 비판과 반대에 시달리면서도 꿋꿋하게 버텼던 라이트는 안타깝게도 개관 6개월 전 세상을 떠났다. 주인공은 개관을 보지 못했지만 미술관은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으며 개관과 동시에 뉴욕의 명소가 됐다.#나선형 로비 끝에서 올라가며 감상하는 게 안정적 비난을 한 사람들은 주로 미술관 큐레이터들이었다. 대개의 미술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작품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감상하도록 작품을 설치하지만 라이트는 작품과 감상자의 거리를 좁히고, 예술작품으로 둘러싸이는 새로운 공간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구상했다. 큐레이터들은 빙빙 돌며 올라가는 경사진 회랑이 감상자의 균형감각을 잃게 하고 작품과의 거리가 좁아서 오히려 감상을 망친다고 비판했다. 큰 작품은 걸 수도 없었다. 하지만 건축가들은, 물론 전부는 아니었지만, 건축 그 자체가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걸작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찬반 논란은 아직도 끊이지 않지만 논쟁 속에서도 수많은 건축가들과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안기고 있다. 사실 나선형 원을 돌 때의 불안정함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기에 완벽한 공간은 아닐 수 있다. 현관으로 들어가 좌측 모퉁이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위까지 올라가서 나선형 슬로프를 따라 내려오며 감상하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로비의 오른쪽 끝에서 시작하는 나선형 긴 회랑을 따라 올라가며 감상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소장품은 현대미술 장려와 진흥을 표방한 창립자의 의도대로 20세기 비구상, 추상 표현주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초기에 확보한 150여점의 칸딘스키 컬렉션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신서유기 송민호 머리숱 고백 “사실 형들보다 더 없다”

    신서유기 송민호 머리숱 고백 “사실 형들보다 더 없다”

    ‘신서유기’에서 송민호가 빈약한 머리숱을 고백했다. 송민호는 12일 방송된 tvN ‘신서유기3’에서 자신의 머리숱이 없다며 탈모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 중 도시락을 걸고 게임을 펼쳤다. 가장 불행한 사람이 가장 좋은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이에 이수근은 “아침에 못을 밟았다”고 했고 은지원은 “고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호동이 “나는 당뇨다”고 고백하며 1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불행의 최고봉은 강호동 아닌 송민호였다. 그는 “사실 나는 강호동 형보다 여기 있는 다른 형들 보다 머리숱이 더 없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송민호는 “사실 부르마가 됐을때 가발이 머리숱이 많아서 좋았다”며 “팬미팅을 하거나 사인회를 하면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에 강호동은 “아버님은 어떠시냐”고 물었고 송민호는 “아직 조금 붙잡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결국 송민호가 1위에 올라 도시락을 차지했다. 사진=tvN ‘신서유기3’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광장] 박경리가 살아 돌아와도/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경리가 살아 돌아와도/황수정 논설위원

    북악산 길을 달리다 성북동으로 잠시만 꺾어 내려가면 수연산방이 있다. 길가의 큰 신식 건물에 가려졌지만 한 번 본 사람은 조촐하게 돌아앉은 솟을대문을 잊지 못한다. 월북 작가 상허 이태준(1904~?)의 옛집이다. 그가 월북하기 전 13년을 살며 글을 썼던 고택은 지금 전통찻집이다. 작가의 외손녀가 할아버지의 옛집을 물려받아 길손들에게 대추차며 호박범벅을 내놓고 있다. 상허의 집에서 상허의 수필집 ‘무서록’을 읽는다. 그 맛의 깊이와 향을 나는 말로 다 표현할 재간이 없다. 열두 자도 넘는 파초 아래 의자를 놓고 남국의 정조를 명상했을 누마루 앞 뜨락(‘파초’), 아침마다 이를 닦으며 안마당에서 한참 쳐다봤다는 건너편 산마루의 성곽(‘성’), 가을밤 불벌레 부딪는 소리가 째릉째릉 울렸다는 창호지 발린 미닫이문(‘가을꽃’)…. 칠십 년이 넘은 작품 속 공간들이 도처에 생생해서 눈이 고단할 지경이다. 그런 즐거움에 나는 ‘무서록’을 또 읽는다. 알량한 개인 취미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작가의 정신과 훈기를 쬐는 일이 문학을 받아들이는 데 얼마나 중요한 동기인지를 말하고 싶어서다. 올해 대학에 들어간 지인들의 딸 둘이 모두 수능시험날 첫 교시 국어 영역에서 울어 버렸다고 했다. 국어 문제가 어쨌기에, 일껏 챙겨 봤다. 보험의 경제학적 원리를 설명한 지문은 시험지 한 면을 꽉 채웠다. 인터넷의 짧은 글에만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숨이 막혔을밖에. 문학 부문에서는 더 했다. 박경리의 1964년 장편소설 ‘시장과 전장’, 그보다 더 오래된 김수영의 시 ‘구름의 파수병’을 복병처럼 맞닥뜨리고는 눈물이 쏙 빠졌을 것이다. 박경리와 김수영이 누군가. 모국어의 절정을 구사한 작가들이다. 스무 살 언저리의 우리 청춘들이 가장 순도 높은 모국어 앞에서 좌절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썰렁해진다. 생활기록부에 몇 자 기록할 ‘기획 도서’ 말고는 독서에 담을 쌓게 하는 것이 교육 현실이다. 그러면서 대하소설급의 박경리 장편을 입시에 들이미는 발상부터 따져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읽고 분석하는 능력을 저울질한다지만, 애초에 그런 직관은 평가의 대상일 수 없다. 우리 글에 질려 십리 바깥으로 도망가게 몰아세우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된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원의 도서실 서가를 가끔 얼쩡거린다. 한복판에 박경리의 21권짜리 대하소설 ‘토지’ 전집이 꽂혀 있다. 중고생들이 이 책을 읽느냐고 물었다가 “손도 안 댄다”는 대답에 혼자 웃고 만 적이 있다. 다음 순간 들은 말을 그래도 오래 위안 삼는다. “박경리 이름 석 자는 기억하겠지요.” 그날로 나는 ‘토지’를 다시 읽고 있다. 누군가 빌려 보는 흔적을 남겨 줘야 전집이 자리를 지키지 싶어서. 당장 읽지 않아도 책의 훈기를 쐬는 것은 단단하고 소중한 일이다. 문학을 접할 현실적 여유가 없고, 문학과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방법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는 더욱이 그렇다. 최근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시집이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로 뜬 이유이기도 하다. 동기와 방법의 오솔길에 등불만 켜 주면 사람들은 읽고 느낄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허송세월은 그래서 자꾸 기가 막히다. ‘최순실 예산’을 집행하는 데나 정신이 뺏겨 그 흔한 책 읽기 캠페인 한번 하지 않고 4년간 도낏자루만 썩였다. 블랙리스트가 아니더라도 할 일은 산처럼 많았다. 산문의 최고봉인 이태준만 놓고 보자. 1992년 상허학회가 결성되고 재작년에야 가까스로 7권짜리 전집이 나왔다. 초쇄로 찍은 700질의 절반 이상이 아직 출판사 창고에 쟁여져 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조차 전집을 온전히 다 볼 수 없다. 이러다가는 절판이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올해 문체부의 출판산업 육성 예산은 191억원. 부처 예산의 1%도 안 되는 돈이다. 세종도서 선정 사업비는 그중에서도 얼마일지 민망해서 알고 싶지도 않다.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가르치는 오래된 우리 작가들의 처지는 해가 갈수록 초라하다. 기억해 주지 않으면 작가는 박물관의 역사가 된다. 먼지 산을 뒤집어쓰더라도 시중 서가 곳곳에 이태준, 김수영, 박경리, 이문구가 버티게 해야 한다. 정책의 지원이 필수다. 그러지 않으면 박경리가 살아 돌아온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정말 겁나는 일이다. sjh@seoul.co.kr
  • ‘1300년 보존’ 한지 산업 육성… 고문서 복원 ‘기록한류’ 꿈꾼다

    ‘1300년 보존’ 한지 산업 육성… 고문서 복원 ‘기록한류’ 꿈꾼다

    국가기록원은 과거의 기록으로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요즘 기록원은 비상 상황이다. 원래 대통령 퇴임 6개월 전에 기록원 직원이 청와대와 함께 기록 이관작업을 준비한다. 하지만 만약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면 두 달 안에 1000만건에 가까운 기록물을 세종시 대통령 기록관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때 대통령 기록물법이 제정된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755만건,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88만건의 기록을 남겨 박근혜 정부의 기록물 양도 비슷한 수준이란 전망이다. 물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록도 대통령 기록관으로 옮겨진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국가기록원은 수년간 전통 한지 제작과정을 복원해 국가의 품격을 높이 세우는 일을 열성적으로 해 왔다. “매일 풀을 쑤어서 6·25 한국전쟁 작전지도, 1949년 제1회 국무회의 회의록 등을 한지로 살려내는데 엄청난 수작업이라 한 해에 복원할 수 있는 서류가 2300장 정도에 불과해요.” 경기 성남시 국가기록원의 기록보존복원센터는 깃털 같은 한지로 생산된 지 불과 수십 년 만에 바스러진 국가 중요 문서를 살려내는 곳이다. 고도의 정밀한 손길로 인간 뇌의 혈관을 이어붙이는 것처럼 잘게 파편이 난 문서의 조각을 붙이고 사라진 부분은 한지로 메운다. ●500년 비단보다 2배 이상 오래 보존 닥나무로 만든 한지가 국가 중요기록 복원에 사용되는 것은 뛰어난 보존성과 내구성 때문이다. 고연석(46) 학예연구관은 “산업혁명 이후에 공장에서 나온 종이는 모두 운명이 같다. 첨가제와 화학약품을 범벅한 종이는 수명이 짧다”면서 “하지만 천연재료를 일일이 손으로 만든 한지는 보존이 잘된다. ‘견오백 지천년’이라고 비단은 500년, 종이는 1000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60여년 전에 만들어진 국가 중요 문서는 이미 누렇게 변하고 조각이 떨어져나가 복원이 필요하지만 전통 한지로 만든 조선왕조실록은 여전하다. 종이 강도는 A4용지보다 한지가 357배 크다. 대한민국의 요즘 성인들은 서예시간에 화선지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 사실 이 화선지는 일본의 화지와 중국의 선지를 결합한 국적불명의 종이로 오히려 한지의 뛰어난 점을 갉아먹은 측면이 있다. 한지는 ‘외발뜨기’란 독특한 방법으로 제작해서 월등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1300년 가까이 석가탑 속에서 살아남은 ‘무구정광다라니경’이 바로 한지의 탁월한 보존성을 증명하는 좋은 예다. ‘외발뜨기’란 한지 틀을 한 개의 줄에 매달아 장인이 앞뒤, 좌우로 흔들어 닥섬유가 엇갈리게 결합되도록 하는 제조방법이다. 장인의 노동력과 섬세한 손길로 만든 습지는 ‘도침’(搗砧)이란 후처리 과정을 거치면 컬러인쇄가 가능한 매끈매끈한 종이가 된다. 도침은 나무로 종이를 두드리는 것으로 한지의 장점인 매끈하고 윤기 나는 표면을 완성하는 후처리 공정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20년경 조선총독부는 도침과 같은 전통 한지 제작방식을 말살하고, 화학제품인 양잿물을 사용하도록 해 천연재료로만 만들던 한지의 질을 떨어뜨렸다. 한지의 뛰어난 보존성은 이탈리아 교황청에서도 고문서 복원에 한지를 사용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기록원은 수천억원대로 추산되는 유럽의 고문서 복원 시장에 한지의 가치를 알려 ‘기록한류’란 새로운 행정한류를 퍼뜨릴 계획이다. 이미 한지는 미국 국회도서관, 하버드대 박물관에서 복원처리에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탈리아 도서병리학연구소에서도 한지를 복원용 재료로 인증했다. 그동안은 일본산 선지가 복원용지 시장을 선점했지만 한지의 우수성이 인정받아 ‘기록한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전통 한지를 꾸준히 소비하는 곳은 문서 복원에 사용하는 국가기록원이 유일하다. 연간 5000만원어치의 한지를 기록원에서 사용하지만 복원용 한지만으로는 전국 20여곳에 불과한 한지 공방이 전통 방식으로 꾸준한 생산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기록원은 전통 한지 시장을 확대하고자 훈장용지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국가기록원 직원들은 한지 스터디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주말이면 직접 장인을 찾아다니며 전통 한지 제조법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조선시대 왕이 내리던 문서인 교지와 가장 근접한 전통 한지를 재현해 훈장과 포장의 증서로 사용하게 됐다. 연간 훈·포장 증서와 대통령, 국무총리 표창장은 3만여명 규모로 발행된다. 올해는 약 3000여명이 전통 한지로 만든 훈장 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일제 판결문·토지조사부 등 복원 추진 인사혁신처에서는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필경사가 직접 붓글씨로 공무원 임명장을 쓴다. 임명장의 붓글씨뿐 아니라 종이도 한지로 제작해 전통 한지의 시장을 넓히는 것이 국가기록원의 목표다. 인쇄가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해 보통 사무실에서 쓰는 컬러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는 한지도 개발했다. 기록원 직원들의 미세한 붓끝에서 한지가 연결한 닥섬유를 타고 새 생명을 얻은 국가문서들의 가치는 막대하다. 서른세 살의 나이에 3군 총사령관을 맡아 6·25 한국전쟁을 지휘했던 정일권 전 국무총리의 작전명령서 등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 정부의 설립 기록이 되살아났다. 일제강점기의 판결문은 독립유공자 추서의 유일한 증거물이며 토지조사부는 국민의 재산권을 회복하는 기록이기 때문에 문서 복원은 국민 개개인의 존재 의미를 살려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기록문화유산 등재 세계 4위·亞 1위 역시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조선말 큰사전과 3·1 독립선언서도 국가기록원이 복원한 중요 문서다. 고문서 복원작업에도 참여해 조선시대 가장 화려했던 혼례 기록인 명성왕후와 순종왕후의 ‘가례도감의궤’ 복원도 국가기록원이 맡게 된다. ‘기록한류’는 새마을운동, 전자정부에 이어 새로운 행정한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기록문화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10개의 유산이 등재될 정도로 이미 인정받았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을 보유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국가기록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인 1968년 세워져 현재 서울, 부산, 대전에 기록관이 있고 재작년 세종시에 대통령 기록관을 건립했다. 우리나라 기록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조선왕조실록을 춘추관, 충주, 전주, 성주에 나눠 보관했다가 정족산, 적상산, 태백산, 오대산 등에도 사고를 지어 보관했던 것과 비슷한 체계다. 왕의 잠자리까지 따라다니며 철두철미하게 기록을 남겼던 조선시대 사관의 책임의식은 오늘의 국가기록원까지 이어졌다. 기록한류는 단순히 기록을 많이 남기고 보존하는 것만이 아니다. 가장 기록한류로 내세울 점은 디지털 기록의 생산과 이관, 보존을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만든 문서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생산 10년이 지나면 국가기록원에서 보관한다. 매년 법에 따라 수백만건의 문서를 국가기록원은 정보자원으로 자료화한다. 기록을 융합해서 생산과 연계되도록 하여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로 기록한류다. 세계 어느 국가도 우리나라만큼 디지털 기록을 생산하여 바로 이관하고, 보존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없기에 기록한류로 알리는 것이 국가기록원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상진(55) 국가기록원장은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 아카이브’처럼 우리의 국가기록원도 수도 서울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곳이자 국민과 친밀한 장소가 되길 희망했다. 현재 대통령 기록은 모두 세종시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됐지만 기록원 서울관에는 여러 흥미진진한 전시물이 많다. 이 원장은 “인공지능인 ‘알파고’도 결국 기록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국가기록원이 모든 기록을 관리하고 특히 전통 한지를 살려내어 훈장 증서와 기록 보존에 사용하는 것은 나라의 격을 높이는 일이자 국가 미래의 길을 밝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붉은 닭의 첫 울음, 정유년 새 아침 깨운다

    붉은 닭의 첫 울음, 정유년 새 아침 깨운다

    기상청, 1월 1일 ‘구름 조금’ 예보 전국 대부분 일출·일몰 관측 가능 AI 확산 우려… 탐방 자제 요청도 지진, 폭염, ‘최순실 국정 농단’, 대통령 탄핵 등 한 해 동안 국민의 어깨를 짓눌렀던 병신년(丙申年)이 저물고 있다. 한쪽에서는 붉은 닭의 기운을 품은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국정 안정, 경기 회복, 가족 건강, 취업, 시험 합격 등 새로운 희망을 기원하는 국민의 마음은 벌써 일출 명소로 향하고 있다. 다만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해 중앙·지방정부 모두 해돋이 명소 탐방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유년 새해 첫 일출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올해 마지막 날 해넘이도 구름 사이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새해 첫날인 1월 1일 전국 날씨를 ‘구름 조금’으로 예보했다. ●한반도 가장 이른 해 뜨는 울산 간절곶 28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정유년 새해 첫 일출은 2017년 1월 1일 오전 7시 31분 울산 간절곶에서 시작된다. 울산 간절곶, 부산 해운대, 포항 호미곶, 강릉 정동진, 제주 성산일출봉 등에는 각각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 해돋이를 즐길 것으로 예상한다. 병신년 마지막 해는 오는 31일 오후 5시 40분 전남 신안 가거도에서 볼 수 있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는 말로 유명한 울산 간절곶은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 해마다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은 매년 12월 31일 밤부터 새해 첫날 아침까지 하룻밤을 꼬박 새워 해를 맞는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경기 회복, 가족의 건강, 자녀의 취직, 연인의 사랑, 학생 수능 합격 등을 기원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소망우체통에 엽서를 보내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속설도 있다. ‘2017년 해돋이 행사’는 AI로 취소됐지만, 편의시설은 정상 운영된다. ●부산 해운대·통영 미륵산·포항 호미곶 부산에서는 일몰과 일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2017 해맞이 부산축제’가 해운대에서 열린다. 해운대 백사장에 모인 관광객들은 새해 첫해를 보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뜨거운 마음을 바다수영으로 식히기도 한다. 해맞이 행사는 축하 공연, 새해 인사, 해맞이 감상, 헬기 축하비행, 바다수영 순으로 진행된다. 경남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에서 맞는 일출도 명품이다. 정유년 첫날 케이블카 탑승권을 1일 오전 5시부터 판매하고, 탑승은 오전 6시부터다. 탑승 예약은 받지 않는다. 1인당 구매 한도도 50장이다. 케이블카를 타면 미륵산에 올라 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해발 1915m의 지리산 천왕봉에선 7시 35분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다. 지리산 모든 대피소의 ‘31일 숙박 예약’은 이미 끝났다. 경북 포항 호미곶도 전국적인 해돋이 명소다. 매년 새해 첫날 10만명 이상이 호미곶을 찾아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새해 희망을 기원했다. 올해는 AI로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포항시는 1일 새벽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을 대비해 호미곶 새천년광장 일대에 차량 안내원과 안전요원들을 배치한다. ●강릉선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행사 강릉 경포 해변 특설무대에서는 해넘이·해돋이 행사가 이어진다.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오륜기 촛불 밝히기, 무사 기원 신년 운세 보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선보인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는 지름 8.06m, 폭 3.20m, 모래 무게 8t로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시계 시간을 다시 돌리는 모래시계 회전식이 새해 첫날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열린다. 속초 해변에서는 오징어채낚기 어선 해상 퍼레이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붐 조성 문화도민카페 등 관람객을 위한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동해 망상해변, 양양 낙산 해변, 등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제주 한라산·고흥 팔영산 코스도 인기 제주 한라산에서도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다. 정유년 첫해를 맞으려는 탐방객을 위해 1월 1일 0시부터 성판악 탐방로를 개방한다. 1950m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 정상에 올라서면 제주 전역에 있는 360여개의 봉긋한 오름과 그 사이로 해가 솟아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성판악 탐방로를 제외한 나머지 탐방로는 오전 6시 이전 입산을 제한한다. 제주 올레길 일출도 매력적이다. 특히 제주올레 1코스가 장관이다. 1코스 말미오름 정상에서는 성산 일출봉 앞 푸른 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과 만날 수 있다. 전남 고흥의 해돋이도 좋다. 고흥 1경 팔영산에서 편백건강숲, 남포미술관, 우주발사전망대, 커피마을, 중산일몰전망대로 이어지는 1박 2일 코스가 인기다. 우주발사전망대에는 연간 수십만명이 찾는 명소다. 해돋이 이후에는 커피마을에서 한국산 커피를 맛보면 좋다. 해남 땅끝전망대에서는 일출, 일몰을 한 장소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서울 도심 곳곳서도 ‘소원 빌기’ 등 행사 서울에도 수백만명의 인파가 몰려 일출을 즐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 도심에 있는 남산과 인왕산에서는 소망 박 터트리기, 가훈 써 주기, 소원지 작성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남산 팔각정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관광 명소로, 합창 및 중창단 공연, 주민 새해소망 영상, 소원지 작성 등을 마련한다. 인왕산 청운공원에서는 풍물패 공연을 시작으로 소망박 터트리기, 가훈 써 주기 등을 진행한다. 서울 도심의 해맞이 행사 장소로는 성동구 응봉산, 동대문구 배봉산, 성북구 개운산, 서대문구 안산, 양천구 용왕산, 강서구 개화산 등이 있다. 응봉산 팔각정은 한강, 서울숲, 잠실운동장 등 서울 동부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으로 해맞이 장소로 제격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新국토기행] 지리산 비경 섬진강 풍경 … 구례의 절경

    [新국토기행] 지리산 비경 섬진강 풍경 … 구례의 절경

    전남 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구례군은 전북 남원시와 경남 하동군, 전남 곡성군, 순천시·광양시와 연결된다. 백두대간의 남쪽에서 가장 덩치가 큰 지리산의 아늑한 품에 안겨 있는 구례는 언덕을 넘는 구름이 쉬어 가듯 일상을 잊고 잠시 머물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곳들이 많다. 북동쪽의 지리산과 남쪽의 백운산이 감싸 전형적인 산간 분지를 이루고 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고장으로 지리산의 정기를 느낄 수 있다.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지리산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와 천은사, 연곡사 등 천년 고찰이 자리하고 있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게르마늄 온천수로 유명한 지리산 온천은 관광특구로 개발돼 있으며, 최근 지리산 자락에 야생화 생태공원과 산림휴양타운이 개장돼 휴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구례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지리산 자락과 구례 분지의 평야를 돌아 나가는 섬진강이 있어 구례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섬진강어류생태관이 있고, 곡성군과 하동군을 연결하는 섬진강 자전거길도 유명하다. 구례는 동편제 판소리의 본향으로 향제줄풍류와 잔수농악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다. 산수유꽃축제, 섬진강벚꽃축제, 피아골단풍축제 등 지역 축제도 풍성하다. 순천~완주 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대구~광주 고속도로, 전라선 철도 등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 남도 최고의 관광·휴양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매년 봄 산동면 지리산 자락을 노랗게 물들이는 산수유꽃으로 유명하다.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 종주 시작점 노고단 지리산(智山)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해발 1916.77m)과 서쪽 끝의 노고단, 서쪽 중앙의 반야봉 등 3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100리에 걸쳐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한다. 노고단(1507m) 아래 펼쳐지는 운해의 절경은 지리산 제1경으로 꼽힌다. 노고단은 도교에서 온 말로 우리말로는 ‘할미단’이다. 성삼로까지 도로가 나 있어 이곳 주차장에서 내려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의 백미는 종주 산행이다. 그 종주의 출발점인 노고단이 단연 으뜸이다. 반야봉, 천왕봉과 함께 지리산 3대 주봉으로 꼽히며, 지리산 산신을 모시는 신앙지로 고려시대 나라에서 제사를 올렸던 장소이기도 하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1100~1200m 높이에 있는 광활한 고원처럼 펼쳐진 원추리꽃 전경은 노고단의 비경으로 빼놓을 수 없다. 구름바다와 샛노란 꽃망울이 어우러진 경치는 가히 일품이다. 봄의 철쭉, 여름의 원추리,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화는 노고단의 사계절 아름다움이다. 좀더 여유로운 산행이 가능하다면 지리산 최대 사찰인 화엄사 출발을 추천한다. 구례군에서는 화엄사부터 출발한 지리산 종주 산행을 인증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구례를 한눈에 조망하는 오산 사성암 2014년 명승 제111호로 지정된 사성암은 해발 531m의 오산 정상에 있다. 544년 연기조사가 건립해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이곳에서 4명의 높으신 승려인 의상대사,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가 수도했다 해서 사성암이라 불린다. 사성암에 이르면 높이 20m의 암벽에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지어진 약사전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애여래입상이 약사전 건물 내 암벽에 새겨졌으며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오산 사성암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구례 전경으로도 유명하다.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과 넓은 평야, 그 너머 웅장하게 솟은 지리산의 연봉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야생화 100여종 테마랜드 가족·연인에 인기 최근 구례군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산림생태공원은 광의면 온당 마을 일원에 조성된 야생화테마랜드·자생식물원·생태숲·숲속수목가옥과 산동면 탑정리 일원에 있는 산수유 자연휴양림·수목원으로 연결돼 있다. 야생화테마랜드는 24㏊ 면적에 지리산 권역 100여 종류의 야생화가 심어져 있다. 생태숲에는 240여종의 식물 자원이 식재돼 있어 계절별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숲속수목가옥은 야생화테마랜드와 연계된 ‘자연 속의 힐링 하우스’로 숙박이 가능해 가족·연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산수유 마을 인근에 위치한 산수유 자연휴양림에서도 숙박이 가능하고 물놀이장과 다목적 운동장이 있어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지리산을 많은 사찰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가 가장 큰 사찰이다. 지리산 산세와 불교문화가 어우러져 천년의 고요함이 배어 있다. 동양 최대 목조건물 각황전과 석등 4사자 3층 석탑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보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수홍루의 그윽한 정취가 일품인 천은사와 사찰보다 승탑이 더 아름답기로 유명한 연곡사도 구례에 있다. ●‘영원한 사랑’ 꽃말 산수유 축제는 3월 산수유 꽃의 꽃말은 ‘영원불멸의 사랑’이다. 구례에서는 매년 대한민국에 봄을 알리는 구례산수유꽃축제가 열린다. 꽃피는 3월이면 봄기운을 느끼려는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구례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약 69%를 차지하고 있다. 산수유 농업의 우수성과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3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구례 산수유는 당초 농가에서 생계 보전 차원에서 심었는데 군락을 이루고 피는 꽃이 아름다워 이제는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 됐다. 전국 최대 규모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생협과 구례군이 협력해 조성한 친환경 식품 가공 클러스터가 구례자연드림파크다. 14만㎡의 부지에 827억원이 투자돼 2014년 6월부터 운영 중이다. 현재 아이쿱생협 14개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기준 생산액은 584억원이다. 511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연간 109억원의 근로소득을 창출해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공방(공장)을 개방해 각종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관과 식당, 휴센터 등 각종 문화시설을 갖춘 6차 산업 모델로, 연간 11만명이 유료 방문하며, 전국 자치단체 등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동편제 판소리 본향 느끼고 온천으로 힐링 구례는 동편제 판소리의 본향으로 국창 송만갑, 유성준, 박봉래, 박봉술 등 판소리 명창을 배출한 고장이다. 동편제 판소리 전수관이 있어 판소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송만갑 생가와 명창 추모비 등이 있다. 매년 10월 동편제판소리축제가 개최된다. 송만갑 판소리·고수 대회가 함께 치러져 명창을 꿈꾸는 많은 국악인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고 있다. 대상에는 대통령상을 준다. 지리산 온천 관광지는 산동면 산수유 마을과 인접해 있다. 게르마늄 온천수로 유명하며 구례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온천관광이 다소 침체됐지만 여전히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다. 지리산둘레길 또는 지리산 산행을 마친 관광객이 피로를 풀기 위해 들르는 필수 코스다. 인근에 산수유 사랑공원, 산수유 문화관, 수락폭포 등 볼거리도 풍부해 1박 2일의 여행 일정에서 숙박지로 인기를 모은다. ■ 이 ‘맛’에 구례에 갑니다 다슬기 수제비 속까지 ‘뜨끈’ 흙염소 구이로 지친 몸 ‘불끈’ ●‘쫀득하군’ 섬진강 다슬기 수제비 청정하천 섬진강에서 물이끼 등을 먹고 자란 다슬기를 넣고 끓인 수제비다. 하천과 호수 등 물이 깊고 물살이 센 곳의 바위틈에 무리 지어 사는 다슬기는 쫀득쫀득하고 뜨끈한 국물맛이 가슴 속까지 후련하게 할 정도로 일품이다. 다슬기는 체력 회복, 숙취 해소, 간 기능 회복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침, 장, 전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청정하네’ 지리산 산채 비빔밥·정식 심산유곡 지리산 일대에서 채취한 송이와 표고, 고사리, 더덕 등은 그야말로 무공해 식품이다. 이처럼 지리산에서 나는 깨끗하고 신선한 각종 나물과 버섯류로 만든 요리다. 지리산 자락의 오염되지 않은 산과 들에서 나는 갖가지 나물에는 특유의 향과 맛, 효능이 살아 있어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산채정식 한 상에 나오는 20여 가지 반찬 가짓수에 놀라게 된다. ●‘얼큰하다’ 섬진강 매운탕 다슬기와 마찬가지로 섬진강에서 잡아 올린 참게, 쏘가리, 메기, 붕어 등 각종 물고기 매운탕이다. 시래기, 양파 등 신선한 야채와 함께 끓여 내 얼큰하고 개운한 맛을 준다. ●‘경건하게’ 조미료 뺀 사찰음식 천년 고찰이 많은 구례는 사찰음식이 발달했다. 사찰음식은 기본적으로 고기와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홍거)를 사용하지 않는다. 산채, 들채, 나무뿌리, 나무열매, 나무껍질, 해초류, 곡류만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되 음식 조리 방법이 간단해 주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도록 양념을 제한하고 인위적 조미료를 넣지 않은 음식이다. ●‘담백해요’ 야생 산닭구이 야생에서 키운 산닭은 육질이 쫄깃쫄깃하며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다른 육고기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고, 비타민 B2가 특히 많다. 섬유질이 가늘고 연해 소화 흡수가 잘되는 등 남녀노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영양식이다. ●‘영양 듬뿍’ 방목 흑염소 구이 지리산에서 방목해 키운 흑염소는 예부터 현대까지 신비의 약용동물로 알려졌다. 임산부, 허약 체질인 사람에게는 보양식으로 애용돼 왔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고 근육 섬유가 연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건강식이다. 맑고 깨끗한 풀과 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 다른 지역에서 키운 흑염소보다 더 맛난다.
  • 붉은 닭볏의 기운 푸른 여명 깨우다

    붉은 닭볏의 기운 푸른 여명 깨우다

    닭볏을 쓴 龍의 형상… 무속인들 사이엔 기도발 잘 통하는 신령스러운 山 닭띠 해가 코앞이다. 새해가 가까워질수록 누구나 자신만의 결의를 다지는 의식을 준비하기 마련이다. 그중 하나가 해맞이 산행이다. 성찰의 자세로 된비알을 오르고 해를 품은 가슴 그대로 현실의 바다로 내려온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충남 공주의 계룡산은 닭의 해에 송구영신의 의식을 치르기 맞춤한 산이지 싶다. 용의 몸통에 닭 볏을 한 모양새라니 말이다. 국립공원 가운데 작은 축에 속하지만 그래도 천황봉 너머로 솟구쳐 오르는 해돋이는 장엄하다. 닭 볏 같은 암릉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맛도 각별하다. 계룡산은 신령스럽게 여겨지는 산이다. 무속인들에게 특히 그렇다. 신라시대엔 5악의 하나로 분류돼 제왕들의 제사 터로 쓰이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얽힌 전설도 많다. 요즘엔 덜하지만, 십수년 전만 해도 계룡산에서 수도했다는 것을 훈장처럼 내세우는 무속인들이 많았다. 기도발이 잘 통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요즘도 갑사 주변에선 점집 깃발이 나부끼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계룡산은 전체적인 형태가 닭 볏을 머리에 단 용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최고봉인 천황봉(845m)을 중심으로 연천봉과 문필봉, 삼불봉, 관음봉 등 엇비슷한 높이의 봉우리들이 조밀하게 늘어서 있는데, 이 모습이 닭 벼슬을 쓴 용을 닮았다는 것이다. 조선 개국 당시 무학 대사가 “금계포란(錦鷄抱卵)과 비룡승천(飛龍昇天)의 명당이 합쳐진 형국이니 계룡이라 불러야 마땅하다”고 했던 것에서 유래됐다고도 한다. 천황봉과 바로 옆의 쌀개봉(830m)은 현재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둘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는 삼불봉(775m)이지만, 많은 무속인들이 기도처로 삼는 곳은 관음봉(766m)이다. 관음봉은 한때 높이가 816m로 표기됐지만, 실측 자료에 따라 최근 고도 표기가 바뀌었다. 등산 코스는 대략 5개 정도로 나뉜다. 등산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건 동학사 코스다. 한데 동학사를 오를 때 보느냐, 내려올 때 보느냐에 따라 천당과 지옥이 뒤바뀐다. 먼저 ‘지옥 코스’. 동학사에서 은선폭포를 거쳐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을 거쳐 다시 동학사 쪽으로 내려온다. 계룡산탐방안내소를 기준으로 8.6㎞에 이르는 코스다. 계룡산의 여러 등산로 중 가장 힘들어 ‘마(魔)의 코스’라고도 불린다. 은선폭포까지 평이한 등산로가 이어지다 관음봉 바로 밑에 형성된 애추지형(너덜바위 지대)부터 급경사가 시작된다. 여기서 관음봉까지 약 1.3㎞ 동안 인내를 시험하는 급경사길이 이어진다. 예전엔 너덜지대를 걸어서 올랐다. 최근 너덜지대 위에 목재 데크를 깔아 우회 탐방로를 만들었다고는 하나 오르기 힘든 건 매한가지다. 저 악명 높은 치악산의 사다리병창 구간에 견줄 만하다. 동학사 못미처 세진정에서 오르는 방법도 있지만, 역시 남매탑 아래 약 600m 정도의 급경사 구간을 올라야 한다. ‘천당 코스’로 표현되는 구간은 천정골 코스다.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등산로로, 동학사 상가에서 천정골 쪽으로 우회전해 큰배재~남매탑~삼불봉~자연성릉~관음봉~은선폭포를 거쳐 동학사로 내려온다. 거리는 7.8㎞로 계룡산의 주요 볼거리를 비교적 완만한 코스를 이용해 돌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갑사 쪽에서 오르는 방법도 있다. 금잔디고개를 거쳐 삼불봉을 거쳐 하산하는 짧은 코스와 동학사까지 가는 긴 코스가 있다. 신원사, 상신마을 등에서 오르는 방법도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이번 여정에선 천정골 코스로 올랐다. 천황봉 위로 솟는 해를 보자는 뜻에서다. 물론 ‘지옥 코스’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바람도 작용했다. 동학사 상가 지역이 끝나는 곳에서 천정골 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천장이길’이 시작된다. 등산로는 평이한 편이다. 문골삼거리 지나 큰배재까지 가는 동안 몇 차례 오르막 구간이 나오지만 그리 급하지는 않다. 이 구간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풍경은 남매탑이다. 청량사지 쌍탑이라고도 불린다. 오층석탑(보물 제1284호)과 칠층석탑(보물 제1285호)이 나란히 서 있다. 이상보의 수필 ‘갑사로 가는 길’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면서 널리 이름을 알렸다. 두 개의 탑 가운데 칠층석탑을 오라비탑, 오층석탑을 누이탑이라 부른다. 오뉘탑엔 그럴싸한 전설도 깃들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버전은 이렇다. 신라 선덕여왕 원년에 당승 상원 대사가 이곳에서 움막을 치고 수도할 때였다. 어느 날 그는 목에 가시가 걸린 범 한 마리를 구해 줬다. 이튿날 범은 보답으로 한 처녀를 물어다 놓고 사라졌다. 스님은 처녀를 정성껏 치료한 뒤 돌려보내려 했으나 하필 큰 눈이 내렸고, 둘은 꼼짝없이 한 움막에서 겨울을 나야 했다. 이듬해 봄 스님은 처녀를 고향에 데려다줬으나 그에 대한 연모의 정이 뼈까지 스민 처녀는 부부의 연을 맺자고 애원했다. 처녀의 소원을 들어줄 수 없었던 스님은 의남매를 맺자고 했고, 둘은 평생 불도를 닦다 한날한시에 입적했다. 남매탑은 계룡산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다. 계룡 8경에는 ‘남매탑 명월’로 이름을 올렸다. 남매탑 너머로 보름달 뜨는 모습이 빼어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른 아침 햇살이 퍼지기 시작할 때의 풍경도 이에 못지않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남매탑 명월’과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한밤중에 오르내려야 할 테니 말이다. 남매탑에서 삼불봉까지는 급한 오르막길이다. 삼불봉은 3개의 봉우리로 이뤄졌다. 그 모양새가 꼭 세 부처의 모습과 닮았다. 삼불봉에서 관음봉 방향으로는 자연성릉이 펼쳐져 있다. 직벽에 가까운 아찔한 암릉이 펼쳐진 구간이다. 그 너머로 관음봉, 쌀개봉, 천황봉이 불끈불끈 솟았다. 우리 선조들은 바로 이 장면에서 ‘닭 볏을 쓴 용’의 모습을 떠올렸던 게다. 자연성릉 구간을 계룡산 산행의 백미로 꼽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연성릉 구간을 아슬아슬 지나면 곧 관음봉 초입이다. 관음봉은 쉽사리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400개에 달한다는 계단을 장딴지가 뻐근할 정도로 올라야 한다. 관음봉에 서면 멀리 계룡대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성계가 조선 개국 초기에 새 도읍지로 정하려 했다는 신도안이 바로 여기다. ‘기도발’이 세다는 이유에서인지 1970~80년대에 무려 100여개의 신흥종교 집단이 들어차 있었다고 한다. 이후 종교정화운동을 통해 계룡산 주변의 굿당과 기도터 등을 정리했지만 아직도 많은 무속인들이 계룡산에 기대 살고 있다. 관음봉에서 동학사 방향으로 내려서면 곧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여기가 바로 계룡산 ‘마의 코스’다. 계단이 놓여졌다고는 하나 내려가는 것도 만만하지 않을 만큼 경사가 급하다. 이 구간을 거슬러 오른다고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급경사 구간이 끝나는 곳에 은선폭포가 있다. 계룡산의 볼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폭포지만 겨울철에 계곡수가 줄면서 형편없는 몰골이 되고 말았다. 은선폭포에서 동학사까지는 완만한 산길이다.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동학사는 비구니 수행 도량으로 이름난 절집이다. 단아하고 깔끔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매월당 김시습이 단종 폐위 소식에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됐다는 숙모전이 경내에 있다. 글 사진 공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호남고속도로지선의 유성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가장 알기 쉽다. 이어 국립대전현충원을 지나 고개 하나 넘으면 곧 동학사 입구다. 산행의 피로는 유성온천에서 푼다. →맛집:동학사 초입에 산채정식 등을 내는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 연잎밥을 내는 집도 몇 곳 있다. 동학사 인근 반포면의 어씨네 본가(852-7372)와 갑사 가는 길(853-1300)은 장어구이와 참게 매운탕으로 쌍벽을 이루는 집이다. 엄마의 식탁(881-8212)은 우엉밥정식과 연잎밥정식 등을 정갈하게 차려 내는 집이다. 갑사가 있는 계룡면 쪽에선 장순루(857-3498)를 들러 볼 만하다. 공주 시내의 동해원(852-3624)과 더불어 ‘매서운’ 짬뽕으로 명성을 날리는 곳이다. 국산 홍초로 맛을 낸 고추짬뽕이 인기다. →잘 곳:동학사 초입에 펜션, 모텔 등 수많은 숙박 업소들이 밀집돼 있다. 새벽 산행을 위해 동학사와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고 싶다면 계룡산호텔(042-825-4020)을 권한다. 옛 호텔을 최근 리모델링해 넓고 깨끗하다.
  • [新국토기행] 세 번 오르면 극락 프리패스…세 곳만 봐도 반할 ‘천년 보은’

    [新국토기행] 세 번 오르면 극락 프리패스…세 곳만 봐도 반할 ‘천년 보은’

    충북 남부에 자리잡은 보은군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청정 고장이다. 속리산국립공원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신라 천년 고찰 법주사 등 역사의 혼이 살아 숨 쉬고 있어 ‘중부내륙관광의 꽃’으로도 불린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2시간대에 도착할 정도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최근에는 군이 전국의 스포츠전지훈련팀 유치에 나선 전략이 적중해 선수들이 몰리면서 전지훈련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는 1965년 이후 50년간 감소를 거듭하다 귀농·귀촌인 유치 등에 힘입어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서 현재 3만 4192명이다. 올해는 조선 3대 임금 태종이 이곳 지명을 보은이라 지은 지 600주년이 되는 해다. >>볼거리 ●세조의 흔적 가득한 한국 팔경 속리산 보은군·괴산군과 경북 상주시에 걸쳐 있는 속리산은 1970년 3월 24일 주변 일대와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국 팔경(八景) 가운데 하나에 속하는 명산으로, 화강암의 기이한 봉우리들과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였다, 해마다 200만명 이상이 찾는다. 산중에는 천년 고찰 법주사가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1058m)을 중심으로 비로봉(1032m)·문장대(1054m)·관음봉(982m)·길상봉·문수봉 등 9개의 봉우리를 간직해 구봉산(九峰山)으로도 불린다. 다른 산들은 등산객들이 최고봉을 많이 오르지만 속리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등산로는 법주사 쪽에서 올라가는 문장대 코스다. 문장대는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 경계에 있어 양 지자체가 모두 관광명소로 홍보하고 있다. 속리산국립공원 자연환경해설사 강현지씨는 “법주사를 구경할 수 있고, 문장대 바위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전망이 가장 좋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소요시간은 편도 3시간 정도”라고 설명했다. 문장대에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도 문장대를 많이 찾게 한다. 속리산은 조선 7대 왕 세조와 인연이 깊다. 세조가 올라 시를 지었다고 해 이름이 문장대가 됐다. 산 아래에는 세조가 목욕해 ‘목욕소’로 불리는 곳도 있다. 최근에 군은 법주사 입구~목욕소 구간에 ‘세조길’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속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7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승려였던 진표율사가 이곳에 이르자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농부들이 짐승도 저러한데 하물며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느냐며 속세를 버리고 진표를 따라 입산수도했다고 해 ‘속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국보 팔상전·미륵대불 품은 천년 고찰 법주사 법주사는 통일신라 진흥왕 14년(553) 인도에서 불경을 가져온 의신대사가 세운 절로 아름다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우람한 속리산의 화강암 연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물 맑고 수량 풍부한 계곡이 절 앞을 흐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다. 사찰이 번성할 때 60여개의 전각과 70여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로 전해지나 전란으로 소실돼 지금은 30여개 동의 건물만 남았다. 사찰 내에는 볼거리가 많다. 국보 55호 팔상전과 미륵대불이 대표적이다.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목탑이다. 사찰 창건 당시에 의신대사가 초창했으며, 신라 혜공왕 12년에 진표율사가 중창했으나 정유재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사명대사와 벽암대사가 조선 인조 2년(1624)에 다시 복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5층 목탑으로 높이가 22.7m다. 높이 8m에 이르는 화강석 기단 위에 서 있는 높이 약 25m의 미륵대불은 소요된 청동이 약 160t에 이른다. 제작비 38억여원을 들여 1986년 10월에 착공, 1990년 4월에 완공됐다. 불신을 13등분하고 다시 등분한 것을 4조각으로 나눠 총 52조각을 용접으로 이어 붙여 올라가는 어려운 공법으로 만들었다. 법주사는 지난해 7억원을 들여 미륵대불의 표면을 뒤덮은 녹과 오염물질을 벗겨 내고 새로 금박을 덧씌우는 개금불사를 했다. 신라 성덕왕 19년(720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3.3m의 쌍사자석등(국보 5호)과 신라 33대 성덕왕 19년(720)에 돌로 만든 연못인 석연지(국보 64호)도 볼만하다. ●세조가 내린 벼슬… 600년 된 정이품송 법주사의 관문 역할을 하는 정이품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소나무가 아닐까. 나무가 벼슬을 받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세조가 지금의 장관급인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당시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에 행차할 때 이 나무를 지나는데, 세조가 타고 가던 가마가 나뭇가지에 걸릴 것을 염려해서 한 신하가 “가마가 나뭇가지에 걸린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놀랍게도 나무가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렸다는 것이다. 초자연적 현상을 목격한 세조는 즉시 가마를 세워 나무에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정이품송은 한때 완벽한 삼각형을 자랑하며 멋스러움을 뽐냈으나 1980년대 초 솔잎혹파리 피해를 당한 데다 폭설과 강풍으로 서쪽 큰 가지가 부러져 지금은 위풍당당한 모습을 잃은 채 반쪽짜리가 됐다. 정이품송의 나이는 600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14.5m, 둘레는 4.77m다. 속리산 남단 외곽에 있는 서원리에는 정이품송의 부인으로 불리는 정부인송이 있다. 남성적인 정이품송과 달리 모습이 여성적이라 그렇게 불린다. 문화재청과 산림청은 2002년부터 정이품송 후계목을 길러내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다. 정이품송의 수꽃가루를 정부인송의 암꽃에 인공 수분시킨 후 1년 뒤 씨앗을 받아 키우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상징 99칸 선병국 가옥 전남 고흥 일대에서 부를 쌓은 보성 선씨 집안의 참의공파 18세손인 선영홍이 당대 최고의 목수 등을 초청해 1919년부터 1921년까지 지었다. 99칸짜리 전통가옥으로 방 숫자만 50개가 넘는다. ‘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의미한다. 해산물무역으로 부자가 된 그는 어느 날 ‘섬에 집을 지으라’는 꿈을 꾼 뒤 풍수가들에게 전국의 명당을 찾게 해 보은을 선택했다. 집은 사랑채, 안채, 사당의 3공간으로 나뉘어 각각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마치 성벽 안의 작은 마을 같다. 1만 800여㎡의 넓은 대지는 바깥 담이 두르고 있다. 1984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될 때 20세손인 선병국씨가 살고 있어 ‘선병국 가옥’으로 불린다. 안채에는 지금도 후손이 살며 된장과 간장 등의 장류를 판매한다. 소나무 숲을 흐르는 지하수로 장을 담근다. 대대로 이어진 씨간장의 역사는 무려 350년이다. 집 안팎에서 숨 쉬는 장독들은 모두 700여개에 이른다. 이 집의 간장 1ℓ가 전국 로하스식품전에 나가 500만원에 팔린 적도 있다. 선병국 가옥은 민박도 가능한데 지금은 공사 중이라 내년 4월부터 손님을 받을 예정이다. 선병국 가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도 불린다. 선을 행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가풍에 따라 한때 전국의 인재들을 모아 무료로 가르치고, 주위 사람들이 배고픔을 모를 정도로 선을 베푼 따뜻한 집이기 때문이다. 당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감사의 뜻을 담아 선병국 가옥 앞에 비석을 세웠다. >>먹거리 ●과일만큼 달고 굵은 ‘전국 최고’ 보은 대추 보은은 일조량이 많고 토양이 비옥하다. 낮과 밤의 기온차도 커 과일의 당도를 높이는 데 최적이다. 이 때문에 보은에서 생산되는 대추는 전국 최고의 대추로 인정받는다. 다른 지역 대추 당도는 27브릭스(Brix) 정도지만 보은 대추는 평균 30브릭스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달 열린 대한민국과일산업대전에서 보은대추는 2년 연속 대추 분야에서 최우수, 우수, 장려 등 3개 부문을 석권했다. 마로면에서 10여년째 대추농사를 짓고 있는 박명대(61)씨는 0.5㏊의 면적에서 30브릭스 이상의 대추를 연간 6t을 생산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보은 대추는 오래전부터 명품으로 인정받았다. 허균이 지은 음식품평서인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보은에서 생산되는 대추가 제일 좋고 크다. 또 뾰족하고 색깔은 붉고 맛은 달다’고 적혀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 동국여지승람등에도 ‘보은 대추가 으뜸이며 왕에게 진상된 명품’이라고 기록돼 있다. 군은 10여년 전부터 ‘대추도 과일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알이 굵고 당도 높은 대추 생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추 육성 전담조직을 만들어 맞춤형 지원을 하고, 대추 농가를 대상으로 한 대추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장덕수 군 대추육성계장은 “대추 생산량은 전국 5위지만 맛과 품질은 전국에서 1등”이라며 “현재 1400여 농가에서 대추를 재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추는 무기질이 풍부한 스태미너 식품으로 비타민, 사포닌, 알칼로이드 성분이 다량 함유돼 모세혈관 강화와 고혈압 치료 및 예방 효과가 뛰어난 장수식품이다. 또한 피로회복, 해독, 해열에도 좋다. 대추를 보고 먹지 않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속리산 토종 송아지 고급육 ‘조랑우랑’ 보은 ‘조랑우랑’ 한우는 150개 작목반이 축협의 특성화된 프로그램 관리를 받아 생산하는 한우다. 조랑우랑이라는 이름은 보은의 대표 특산물인 대추(棗)와 한우(牛)를 뜻한다. 속리산에서 태어난 토종 송아지만을 사육하는 조랑우랑은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의사 처방이 있을 때만 항생제를 사용한다. 또한 체내에 항생제 성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판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하를 앞두고는 항생제 사용을 엄격히 금지한다. 황토에서 나오는 일라이트 성분을 사료에 첨가해 먹인다. 내년부터는 대추에서 추출된 성분이 첨가된 사료가 개발돼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축협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육질의 상태를 진단한 뒤 출하 시기를 결정한다. 보은영동옥천축협 지현구 상무는 “조랑우랑 한우는 송아지 분만, 사육, 출하까지 최고의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고기를 씹을 때 육즙이 많이 나온다”고 자랑했다. 보은에 2곳, 서울 영동시장 내 1곳 등 3곳의 조랑우랑 전문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충북고급육 경진대회 대상과 장려상 등을 받았다. ●황토의 풍부한 미네랄 간직한 보은사과 황토의 고장인 보은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황토가 지닌 풍부한 미네랄로 인해 맛과 향이 좋다. 고지대에 자리잡은 보은지역의 큰 일교차로 당도도 일품이다. 군은 질 좋은 사과 생산을 위해 예찰요원들이 농가를 둘러보고 병해충 발견 시 방제 적기를 문자로 알려주는 병해충 예찰사업과 과수저장 생리장애 예측시스템을 마련했다, 또한 자동선별, 세척, 오존소독, 냉동건조 등 황토사과 자동세척 시스템을 통해 농약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다. 현재 580여 농가가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군은 해마다 10월에 열리는 대추축제 기간에 사과축제도 함께 열고 있다. 올해 축제 기간에는 도시민들의 수확체험 행사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씨줄날줄] 검찰의 칼/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검찰의 칼/박홍기 논설위원

    검찰은 칼과 인연이 깊다. 검사(檢事)는 종종 검사(劍士), 검객(劍客)으로 비유된다. 수사권과 기소독점권, 즉 검찰권이 다름 아닌 칼이다. 검사가 칼잡이로 불리는 까닭이다. 칼잡이는 검객보다 낮잡아 보는 의미이지만 검찰에서는 수사 실력이 출중한 검사를 지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관계 고위직 비리, 재벌 비리 등 거악(巨惡)을 척결하는 기회가 비교적 잦은 특수부 검사 가운데 칼잡이라는 별칭이 붙는 경우가 많다. 따져 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눈을 가린 채 검과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 디케(Dike)의 형상도 영향을 미쳤다. 디케는 로마 시대에 ‘유스티티아’(Justitia)로 바뀌어 영어에서 정의를 뜻하는 ‘저스티스’(Justice)로 굳혀졌다. 디케의 상징은 법원만이 아닌 검찰과도 떼려야 뗄 수 없다. 눈을 가린 디케는 법과 정의를 실현할 때 객관성과 공정성의 중요함을 의미하고 있다. 디케의 저울은 죗값을 물을 때 비교하고 재고 측정하고 평정하는 주문이다. 형량(衡量)의 엄밀성이다. 디케의 칼은 양날의 검이다. 형벌권의 남용하는 자는 언젠가 자신이 휘두르는 칼날에 다치고, 형벌권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자유를 옥죄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와 같다. 그렇지만 디케의 눈가리개가 풀리고, 저울의 추가 편중되고, 칼의 한쪽 날만 번득거린다면 디케는 정의의 여신이 아니라 권력의 시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칼잡이의 최고봉은 장자(莊子)의 내편(內篇)에 나오는 포정(?丁)이다. 포정은 소를 잡는 일을 했다. 해우(解牛)다. 해(解)는 뿔과 덩어리를 뜻하는 각(角), 칼 도(刀), 소 우(牛)가 합쳐져 만들어진 한자로 소를 해체하는 직업을 일컬었다. 포정의 칼 놀림은 신해(神解) 단계다. 소의 살과 뼈를 하나도 다치지 않고서도 소를 잡을 수 있는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자연의 결에 따라 생겨난 틈새와 빈 곳에 나 있는 길을 따라 칼을 들이댔다. 손을 쓰는 수해(手解)와 눈을 쓰는 목해(目解) 단계를 순차적으로 뛰어넘어 도(道)의 원리에 입각해 마음과 정신으로 소를 잡은 것이다. 뼈에 닿지 않은 포정의 칼은 항상 방금 숫돌에 간 듯 날이 서 있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대검 수사기획관 때 칼잡이의 자부심을 드러내려는 듯 ‘포정의 칼’을 거론한 적이 있다. 검찰의 칼이 국정 농단을 일삼은 최순실씨와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하다 멈췄다. 박 대통령이 수사를 거부해서다. 준사법기관을 부정한 꼴이다. 검찰이 최씨의 국정 농단이 불거졌을 초기에 정치의 칼이 아닌 디케와 포정의 칼을 들이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특검이 곧 검찰의 바통을 받아 국정 농단의 실체를 파헤칠 차례다. 정의의 이름 아래 포정이 자연의 결을 따라 칼을 쓰듯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검과 검찰의 칼이 같을 순 없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박영석을 기억하며… 마포 ‘산악문화체험센터’ 첫 삽

    박영석을 기억하며… 마포 ‘산악문화체험센터’ 첫 삽

    클라이밍장·안전교실 등 조성 고 박영석 대장이 유년시절을 보내며 등반연습했던 서울 마포구에 그를 기리는 시설이 내년에 들어선다. 마포구는 오는 29일 오후 3시 상암동 월드컵커뮤니티센터에서 ‘박영석산악문화체험센터’(조감도) 기공식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구와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박영석탐험문화재단 등이 함께 짓는 체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실내외 클라이밍장과 안전교실, 산악캠퍼스,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등이 들어선다. 또 주변 하늘·노을공원, 반딧불이 체험장 등과 연계해 교육체험장으로 활용한다.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구는 박 대장을 기리는 산악체험시설을 짓기 위해 주민 의견을 듣고 지난 3월과 5월에는 시설 설계보고회를 여는 등 노력해 왔다. 박 대장은 1993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세계 최초 무산소 등정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인류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세계 8000m급 14좌, 7대륙 최고봉, 세계 3극점 모두 등반)을 달성한 세계적 산악인이다. 그는 2011년 10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 도중 신동민·강기석 대원과 함께 실종됐다. 박 대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마지막 등반을 떠나기 전까지 마포구에 살았고 지역의 매봉산을 자주 타며 체력을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박 대장은 생전에 이웃돕기를 위해 많은 성금을 내는 등 지역 사회에도 공헌했다”면서 “체험센터를 잘 지어 많은 이들이 찾아와 박 대장을 추억하는 공간으로 꾸며 가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강간범·미스 돼지” 등 막말 어록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강간범·미스 돼지” 등 막말 어록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트럼프는 대선 내내 이민자 적대, 여성 비하, 경쟁자 공격 등 ‘거친 발언’을 계속하면서 미국 대선을 역대 최악의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위대한 미국을 만들겠다면서 멕시코 이민자들을 미국으로 마약과 범죄를 가져오는 ‘성폭행범’으로 불렀다. 막말에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민자 적대정책을 통해 백인 중심의 유권자 표심을 노린 트럼프의 막말 전략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2001년 9·11 테러 때 많은 미국 내 아랍인들이 환호했다’는 근거 없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대선판에 적잖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민자 적대 발언의 최고봉은 지난 8월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이었다. 트럼프는 무슬림계 전사자의 부모인 키즈르 칸 부부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을 비판한 것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칸의 아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무슬림 비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중국을 향해서도 날이 선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올해 5월 유세에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거론하며 “우리는 중국이 미국을 계속 강간(rape)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는 멕시코, 중국과는 달리 러시아에는 애정 어린 태도를 보였다.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더 훌륭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친러시아 성향이 도를 넘어 트럼프는 7월 말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해킹을 요청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핵무기 위협 강도를 높이는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색다른 접근 방식을 보였다. 트럼프는 지난 6월 15일 애틀랜타 유세 과정에서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대체 누가 그가 핵무기를 갖기를 원하겠는가? 그리고 (핵무기를 포기하게 할) 가능성은 있다. 나는 오직 우리를 위해 나은 협상을 할 거다”라며 “힐러리는 ‘그가 독재자와 대화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만 좀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비하도 대선 내내 트럼프를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트럼프는 지난해 말 공화당 경선의 후보 TV토론이 끝나고 토론진행자였던 폭스뉴스의 여성 간판 앵커 메긴 켈리를 ‘빔보’(섹시한 외모의 여성이 머리가 비었다고 깎아내리는 비속어)라고 부르며 ‘생리’를 암시하는 듯한 막말을 했다. 토론에서 켈리가 과거 여성을 개, 돼지 등으로 비하했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폭로하자 ‘분풀이성’ 막말로 맞선 것이다. 트럼프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들도 소환됐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과거 트럼프의 여성 폄하 발언을 까발렸다. 당시 클린턴은 미스 유니버스 출신인 “알리시아 마차도를 트럼프가 ‘미스 돼지’, ‘미스 가정부’라 부르며 살을 빼라고 모욕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를 최대 위기로 몰고 간 ‘음담패설 녹음파일’ 속 외설 발언도 큰 비난을 받았다. 트럼프는 2005년 자신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드라마 녹화장에 가는 버스 안에서 여성 생식기를 가리키는 단어를 사용해 “○○를 움켜쥐고(Grab them by the ○○)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막판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와중엔 “단언컨대 그녀는 나의 첫 선택이 될 수 없다”는 발언으로 더 큰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나푸르나의 별´ 박영석 대장 기획전 7일부터 연말까지

    ‘안나푸르나의 별´ 박영석 대장 기획전 7일부터 연말까지

     ´안나푸르나의 별´로 스러진 고(故) 박영석 대장의 5주기를 맞아 그의 자취를 기리는 특별한 기회가 마련됐다.    강원 속초시 미시령 넘어 속초한화리조트 못 미처 자리한 국립산악박물관(관장 박종민)이 7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안나푸르나의 별 박영석, 희망을 말하다´를 펼친다. 이번 기획전은 북극점, 남극점, 에베레스트를 뜻하는 지구 3극점과 7대륙 최고봉,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을 뜻하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 대장의 등반사를 조명하고, 사회 환원 활동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희망, 나눔, 실천의 의미를 조명한다. 박 대장은 5년 전 10월 18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의 코리아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후배 신동민·강기석 대원과 함께 실종됐다. 구조대가 여러 차례 파견돼 수색했지만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번 기획전은 네 부문으로 나뉘는데 프롤로그는 전시 개요와 박영석 연표로 구성되며, 1부는 박 대장의 어린 시절과 대학 산악부 활동을 사진과 산악부 등반계획서 등을 통해 조명한다. 2부는 1993년 에베레스트 등반을 시작으로 K2, 남·북극점 등 주요 등반사를 각종 유물을 통해 소개한다. 3부에선 사진과 발 동판을 활용한 추모공간으로 꾸며진다. 4부에선 희망원정대·가족·동료 등의 자료를 통해 박 대장의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선 영원한 산사나이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와 희망을 이야기하며 마무리한다.    관람은 무료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국립산악박물관 학예연구사 이광일(033-638-4462)에게 문의하거나 홈페이지(http://nmm.forest.go.kr) 참조.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中 ‘세계 가장 험준한 집’…500년 역사의 탑운산관

    中 ‘세계 가장 험준한 집’…500년 역사의 탑운산관

    중국 산시(陕西)성 전안현(镇安县)의 차이펑진(柴平镇)에는 해발 1665.8m 높이의 산봉우리에 아슬아슬하게 자리잡은 건물이 눈길을 끈다. ‘세계에서 가장 험준한 집’이라는 별칭을 가진 ‘탑운산관(塔云山观)’이다. 5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탑운산관은 중국의 유명한 도교명산인 ‘탑운산’ 주봉에 자리한 도교사원이다. 탑운산은 기이하고, 험준함 속에 수려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이곳 탑운산 최정상 봉우리에 자리한 도교사원 ‘탑운산관’은 명 정덕년(1505~1521)에 지어졌다. 일명 ‘진나라와 초나라가 한 기둥에 있는 최고봉의 도교사원(秦楚一柱,绝顶道观)’으로도 불린다. 구름을 뚫고 자리한 보탑(宝塔)의 형상으로 정갈하고, 소박하며, 청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 개의 관(馆), 한 개의 탑(塔), 한 개의 사원(庙), 한 개의 당(堂), 그리고 아홉 개의 전(殿)으로 이루어 졌다. 특히 금정관음전(金顶观音殿)은 탑운산의 최고봉 위에 지어져 삼면이 구름의 심연 속에 떠있는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청건룡(清乾隆) 이후 총 5번의 수리를 거쳐 5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지난 2011년에는 가장 잠재력 높은 중국의 10대 도교명산으로 뽑혔다. 도교협회 런파롱(任发融) 회장은 “친링(秦岭·중국 중부를 가로지르는 산맥)의 제일산경이요, 천하에서 가장 험준한 도교사원’이라고 평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메탈리카, 새해 고척돔 달군다

    메탈리카, 새해 고척돔 달군다

    새해 내한 공연의 첫 포문은 메탈 제왕 메탈리카가 연다. 그간 세 차례 내한을 통해 누적 관객 10만명을 기록한 톱 밴드다. 메탈리카가 내년 1월 11일 오후 8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 투어 공연을 펼친다. 다음달 18일 8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11집 앨범 ‘하드와이어드…투 셀프-디스트럭트’ 발매를 기념하는 자리다. 서울 공연 확정은 월드 투어 아시아 스케줄에서 가장 먼저 공개됐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메탈리카의 애정이 깊다. 고척스카이돔에서 해외 뮤지션이 단독 공연을 하는 것은 메탈리카가 처음이다. 메탈리카 월드투어 스태프는 지난달 고척스카이돔을 답사해 공연 장소로 최종 낙점했다. 무대 중앙에 가로 28m, 세로 9m 크기의 5단 LED 화면을 세워 웅장함을 더하고 딜레이 스피커를 설치해 라이브 공연이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사운드를 선사한다고 예고했다. 역대 최고의 공연을 꾸리기 위해 스태프 100명이 동행할 예정이다. 스탠딩 포함, 2만여개 안팎의 관객석이 마련된다. 전 세계 1억 1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자랑하는 메탈리카는 명실상부한 헤비메탈의 최고봉이자 스래시메탈의 제왕이다. 1996년 첫 내한(3만 5000명)을 시작으로, 2006년(4만명), 2013년(2만 5000명) 한국을 찾을 때마다 열광적인 무대를 만들어 왔다. 공식 티켓 오픈은 26일. 9만 9000~16만 5000원. (02)3141-3488.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여성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자 타베이 준코 저 하늘로

    여성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자 타베이 준코 저 하늘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여성 최초로 등정한 일본 여성 타베이 준코(田部井 淳子)가 4년 전 진단받은 복막암을 치료하던 사이타마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떴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가족들의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향년 77.  고인은 지난해 9월 제주 올레길을 돌아보고 지난 6월 나고야의 코리아 플라자에서 제주관광공사와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개최한 제주 도보 콘텐츠 홍보를 위한 ‘간세라운지 인 나고야’의 토크쇼에 초청돼 한라산과 올레길, 한라산둘레길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더 많은 일본인들이 제주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35세이던 지난 1975년 5월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뒤 1992년까지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미국의 매킨리, 남극의 매시프 빈슨 등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모두 발 아래 뒀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앞두고 눈사태에 파묻혔다가 가이드가 손으로 눈을 퍼내 그를 구조했으며 그는 12일 뒤 마침내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7월 후지산을 등정한 게 마지막 산행이었는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현 고교생들과 어울려 올랐다. 고인 역시 후쿠시마현 출신이었다.   2012년에 그는 재팬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것이 여성운동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타베이는 “1970년대 일본에서는 남자는 밖에 나가 일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직업이 있는 여성들조차 차심부름이나 하라는 대우를 받았다. 그래서 그들이 직장에서 승진하는 일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면서 “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하건 내가 산에 오르길 원했다는 것에 마음 속으로 의문이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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