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잊은 늦더위에 전국 ‘찜통’
◎서울 어제 32.6도… 9월 기온 50년만에 최고/전국 4일째 30도 넘어… 17일까지 무더울듯/중서 남하 고기압 한반도 상공 정체 영향
10일 서울의 낮기온이 32.6도까지 치솟아 올들어 최고치이자 9월 중 기온으로는 5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9월 들어 전국의 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지각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 연중 최고기온이 9월에 나타난 것은 기상청 관측이래 처음이다.지난 8월 폭우가 끝난 뒤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가을이 다가오는가 했으나 9월 들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한 수은주는 지난 7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훌쩍 넘어 한여름 찜통더위를 방불케 했다.
이 기간동안 충북,전북,경북 등 내륙지방의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7도 정도,해안지방은 3∼4도 정도 높은 분포를 보였다.최저기온도 평년보다 3∼4도 정도 높았다.
서울에선 7일 30.3도를 기록한 데 이어 8일 30.5도,9일 31.7도로 연일 상승하면서 평년보다 3∼7도 정도 높았다.10일에도 부산 30.4도,대구 33.4도,대전 32.4도,광주 32.8도,강릉 33.3도 등을 기록했다.
이날 9월 기온으로는 기상청 관측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역만도 부여(33.7도),철원(32.1도),인제(33.2도),수원(32.2도) 등 7곳이나 됐다.
이같은 이상고온 현상은 한반도 주변의 기이한 고기압 배치 때문이다.기상청은 중국대륙에서 남하한 더운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 북동해상에 머물러 있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에 가로막혀 동쪽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한반도 상공에 정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름내내 활성화하지 못한 채 한반도 중부이남 지역에 머물러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뒤늦게 발달,기존 이동성 고기압과 합쳐지면서 한반도 전체를 고온다습한 공기로 감싸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무더위가 중부이북 지역에선 14일까지,남부지방은 17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례없는 폭우피해로 최악의 흉작을 우려했던 농민들은 늦더위 덕택으로 예상보다 수확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림부는 당초 벼 수확량이 평년보다 10∼25% 정도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달말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 평년수확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