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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소리 질러… 선수 있는데” “내가 선수”

    2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인 이날도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자료 제출 공방으로 얼룩졌다. 예결위뿐만 아니라 타 상임위도 역사 교과서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어 ‘졸속, 날림’ 예산 심사와 법안 처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예비비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데 주력했고 여당 의원들은 예산 관련 질의로 화제를 돌리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예결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정부의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 “동네 개가 짖어도 이러진 않을 것”이라면서 “장관님들의 이석(離席)과 관련해 최대한 편의를 봐 드렸지만 앞으로는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일종의 보복적인 개념으로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맞섰다. 안 의원은 오후 회의에서도 “출석 요구한 교육부 공무원이 나타나지 않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신변 위협을 느껴) 지금 그 전화는 사용하지 않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예산정책처 추계 결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비용이 최대 6억원”이라는 서기호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그건 현실과 동떨어진 가정”이라고 반박했다. 의원들 간 격한 감정을 표출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이 “자료를 내고 국민과 국회의 검증을 받으면 그만인데 뭐가 두려워서…”라고 말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의 야유와 고성이 터졌다. 박 의원이 “가만히 계세요, 좀”이라고 소리치자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재선)이 박 의원(초선)을 향해 “어디서 소리를 질러. 선수(選數)가 있는데”라고 윽박질렀다. 이에 박 의원은 “김성태 의원이 선수는 위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대표해선 내가 선수(選手)”라고 맞받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충돌] 野 “국정화 예비비 내역 공개” 압박… 최 부총리, 사실상 자료 제출 거부

    국회에서는 28일 하루 종일 여야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국정화 관련 예비비 자료 제출 여부 등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며 파행을 거듭했다. 운영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도 교육부 교과서 태스크포스(TF)의 불법 여부를 놓고 날 선 공방만 오갔다. 본 업무인 예산안 심사는 교과서 ‘블랙홀’로 인해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예결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야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44억원’ 관련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는 예비비를 통한 국정화 강행은 꼼수”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최 부총리는 “예비비 관련 자료는 헌법과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회의 결산 심사를 위해) 내년 5월 30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게 돼 있다”며 사실상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예비비는) 내년 총선을 치른 뒤 20대 국회에서 심사할 자료”라며 옹호했다. 회의 시작 1시간 동안 공방만 계속되자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야당의 국정화 반대 움직임에 대해 “언젠가는 적화통일, 북한 체제로 통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세상이 올 것을 대비해 남한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회의가 다시 파행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오해를 유발한 건 제 책임”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교육부의 교과서 TF 운영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청와대가 관여했다며 TF 직원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교육부가 주도한 사안이라고 맞섰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역사 교과서가 쟁점화됐는데 상황 파악도 안 하면 직무유기 아닌가”라는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의 질문에 “정쟁화되다시피 한 업무에 대해 TF를 안 만드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면서 “해당 비서관실이 수시로 보고받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일일 점검회의는 없었다고 했는데 TF 단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공개하라”면서 “행정자치부가 전국의 반상회에 국정 교과서를 홍보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았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비서실장은 청와대 출입 기록 제출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는 교육부의 교과서 TF 운영 논란이 좀 더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새누리당은 TF가 늘어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가동된 정상적인 조직임을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TF 운영에 청와대가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향해 “공천 위협 때문에 대통령의 잘못을 말하지 못하는 구조”라며 사퇴를 촉구하자 즉각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여당 의원들을 공천 때문에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파렴치한으로 몰고 간다”고 반발해 설전이 벌어졌다. 한편 국회 교문위원장인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부의 독주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그 뜻을 묻자”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잘 부탁드립니다’…최경환 부총리, 예산심의 협조 요청

    ‘잘 부탁드립니다’…최경환 부총리, 예산심의 협조 요청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성태 여당 간사가 29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안민석 야당 간사를 찾아 예산심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소비·재정절벽 차단’ 4분기 9조원 이상 푼다

    ‘소비·재정절벽 차단’ 4분기 9조원 이상 푼다

    ‘4분기 소비 절벽과 재정 절벽을 막아라.’ 정부는 올 3분기 1%대의 높은 성장세를 4분기에도 이어 갈 수 있도록 총 9조원 이상의 돈을 풀기로 했다. 지난해 재정 절벽으로 4분기 성장률이 0.3%로 곤두박질쳤던 것에 대한 반면교사다.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 경제의 둔화 등으로 당분간 기대할 게 없는 만큼 내수 중심의 성장세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으로 ‘최근 경제 동향과 대응 방향’을 확정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올 3분기까지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3.4% 포인트로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이 과거 정도로 증가했다면 3%대 후반 이상의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 9조원 이상의 유효 수요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에서는 지방과 중앙정부 합쳐 7조 7000억원이 마련된다. 부동산경기 호조로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가 늘어나는 여건임을 고려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3조 7000억원)을 확대하고 지방재정 집행률도 당초 계획보다 0.8% 포인트(87.2%→88.0%, 2조 4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중앙정부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재정집행률(95.5%→96.0%, 1조 6000억원)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사업예산 불용률을 지난해보다 0.8% 포인트 더 줄인 2.0% 이내로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급여 가운데 내년 초 지급분(1조원)을 연내에 조기 지급한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매월 마지막 1주일로 늘리는 ‘문화의 날 플러스’도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의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 집행 규모를 4000억원가량 늘리기로 했다. 대기업의 연내 투자 계획 이행도 독려하기로 했다. 30대 그룹은 올 하반기 74조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이것이 금융개혁이다] 수요자 중심 사고 탑재하라

    [이것이 금융개혁이다] 수요자 중심 사고 탑재하라

    ‘금융개혁’이 화두다. 과거 고도 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 엔진’인 제조업이 식어 가면서 금융·의료·문화 등 서비스산업이 성장 동력이 돼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서비스산업에서도 제조업의 ‘핏줄’인 금융산업의 발전이 더욱 필요하지만 국내 금융의 현주소는 이와 거리가 멀다. 최근 서울신문이 실시한 ‘금융개혁 긴급 설문’<서울신문 10월 20일자 1·2·3면>에 이어 금융사·정부·소비자의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달’(소비자 중심 서비스)을 가리켰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은행 영업점 4시 폐점)만 놓고 왈가왈부하는 격이죠.” 최근 금융권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은행 영업점 시간 발언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은행 업무는 오후 4시 셔터를 내리고 난 이후부터”라는 은행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논쟁이 본질을 한참 벗어났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25일 “한국 금융사의 영업시간은 대표적인 ‘갑(甲)질’”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산업인 은행 영업시간이 고객의 수요 대신 노조의 ‘입맛’에 따라 결정되는 실태를 꼬집은 것이다. 우리 금융산업은 소비자의 수요에 맞추기보다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를 오랫동안 제공해 왔고, 또 이를 당연시 여겨 왔다. 애초 국내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2007년 폐점 시간을 3시 30분으로 한 시간 앞당기려고 시도했다. 당시 금융노조의 논리는 “은행원들의 저녁 시간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였다.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려면 직장인은 연차나 반차를 써야 한다”는 고객들의 불만은 고려되지 않았다. 결국 진통 끝에 2009년 4월 노사 합의로 개점 시간과 폐점 시간을 각각 30분씩 앞당겼다. 그런데 2012년에 금융노조는 영업시간을 ‘원상복귀’하는 안을 단체협약의 핵심 요구 사항에 포함시켰다. 이때 방점은 ‘출근 시간’에 찍혀 있었다. 금융노조는 “영업시간을 30분씩 앞당겼더니 출근 시간만 30분 빨라지고 퇴근 시간은 그대로라 원위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안은 정부와 사측이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은행 영업시간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밀당’에서 고객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탄력 점포를 늘리려면 늘어난 근무시간만큼 시간외 근로수당을 줘야 하는데 그러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노조와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최근 공식 석상에서 “탄력점포 확대를 검토해 보겠다”(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고 언급한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조차도 뒤로는 “산별노조 동의가 필요하고 개별 은행 단독으로 (변형근로시간제 전면 확산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이 대형 마트나 외국인이 밀집된 공단(환전센터)에 탄력 점포를 일부 운영하고는 있다. 문제는 돈이다. 일반 영업점 지점장 연봉은 대략 1억 1000만원 내외인데 탄력 점포 지점장은 시간외 수당을 포함해 연봉 1억 6000만원가량이 지급된다. 경영진 입장에선 ‘탄력점포=고비용’이다. 미국에선 BOA나 와코비아 등 대형 은행들이 1980년대부터 할인마트에 미니 점포를 내왔던 것과 크게 차이가 있다. “외국 은행들은 수요가 많은 곳을 찾아가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게 일상화”(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돼 있는 반면 국내 금융사 경영진들은 ‘노조와 비용’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적자 점포도 노조가 반발할 ‘인력 구조조정’ 문제와 맞물려 있어 쉽사리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점포 숫자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1147개 점포 중 162곳(14.1%)이 적자 점포다. 은행 영업점 평균 근무 인력은 10명 안팎. 단순 계산해도 약 1620명의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영업점 운영 비용도 적지 않다. 서울 광화문 등 도심권의 영업점 보증금(반전세)은 20억~30억원에 월세 3억~4억원가량이다. 신도시는 보증금 20억~30억원에 월세 2000만원, 2층 점포인 경우 월세가 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대면채널(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 고객 비중이 90%까지 늘어난 만큼 은행들도 고비용의 영업점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며 “적자 점포는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비용이 절감된 부분을 특화 점포 운영, 서비스 개발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사 노사 모두 기득권은 내려놓지 않으니 고비용 구조는 고착화되고 비용 절감이나 체질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곧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과 담보 대출에만 의존하는 ‘안일한’ 영업방식과 ‘붕어빵 찍어 내듯’ 똑같은 서비스로 이어졌다. 심지홍 단국대 명예교수는 “현재 금융산업은 금융사 노사의 ‘쌍방독점 구조’이고 소비자만 최대 피해자”라며 “금융사 직원에게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건 그만큼 도덕적 해이를 줄여 금융사고를 막겠다는 것인데 금융사들은 높은 인건비 부담에 신규 투자를 과감히 할 수 없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오버 뱅킹’(수요에 비해 은행 점포 수가 더 많은 상황) 문제가 불거졌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비용 절감 노력으로 세계 진출을 위한 체력 보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금융사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내수는 ‘호전’ 수출은 ‘고전’

    내수는 ‘호전’ 수출은 ‘고전’

    6분기 만에 맛본 1%대 성장은 정부의 ‘힘’에 기댄 측면이 크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임시 공휴일 지정,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의 카드를 숨가쁘게 내놓으며 정부가 강력히 성장률을 밀어 올린 것이다. 덕분에 소비 심리가 조금씩 살아났고 내수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성장 공신인 정부조차도 대놓고 “본격 회복”은 입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자랑은 못 하는 모습이다. 1.2%라는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 이면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2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치면서 3분기가 상대적으로 올라간 기저 효과 요인도 컸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이다. 관건은 3분기 성장세가 4분기를 넘어 내년까지 죽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부정적이다. 3분기 성장의 ‘쌍끌이’였던 정책 효과와 기저 효과가 약해지거나 사라진다는 점을 들어서다. 개별소비세 인하는 올 연말까지만 적용된다. 추경도 내년 1분기면 ‘약발’이 떨어진다. 민간 소비(전기 대비 1.1% 증가)도 나아졌다고 하지만 ‘메르스 이전’ 수준조차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분기 민간 소비의 평균 성장률은 0.5%로 1분기(0.6%)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아직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수출도 성장에 기여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세계 경제가 회복돼야 수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 내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해 녹록지 않은 현실을 시인했다. 한국은행도 이런 점을 감안해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2.7%로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3분기 1%대 성장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연간 성장률을 낮췄다는 것은 4분기 성장세가 강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한은이 전망한 올 성장률(2.7%)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 0.9%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전망(3.1%)대로 성장률이 3%대에 걸치려면 4분기에 최소한 1%대 중반은 성장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4분기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성장률을 0.1% 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4분기 성장률은 밀어내기 등을 포함한 ‘연말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3분기를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면서 “문제는 내년인데,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정책 효과마저 사라지면 올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3분기 성장률을 봤을 때) 메르스 충격에서는 벗어났다고 할 수 있지만 경기 회복세를 진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대우조선 4조 지원 전면 보류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을 지원하려던 정상화 방안이 전면 보류됐다. 정부는 자금 지원에 앞서 대우조선이 먼저 고강도 자구계획을 마련하고 이 자구안에 대한 노조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선(先) 구조조정·후(後) 지원으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가계 빚보다 좀비기업(한계기업)이 우리 경제를 더 위협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대우조선에 돈을 쏟아부어 일단 살려놓고 보겠다던 정부 기류가 급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서울신문 10월 22일자 1·3면 참조> 22일 금융 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최경환 경제부총리,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등은 이날 청와대에서 ‘경제금융대책회의’(서별관회의)를 열어 채권단이 마련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강력한 자구계획이 없으면 지원하더라도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지원에 앞서 좀 더 면밀한 자구계획과 노조 동의서부터 먼저 받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와 채권단은 유상증자 1조원, 신규대출 3조원,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 50억 달러 확대 등이 포함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의 입장 선회로 대우조선은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대우조선은 이달 희망퇴직에 착수했다. 당초 예상했던 인원(300~400명)보다 감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다른 기업 구조조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노조의 협조 없이는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도) 기업 정상화가 버거운데 정부가 기업 내부의 자구 노력 공감대 확보가 먼저라는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제시한 셈”이라며 반겼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최경환 “근로시간 단축, 잘못하면 교각살우”

    최경환 “근로시간 단축, 잘못하면 교각살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 경제·사회의 활력 제고와 체질 개선을 위한 특효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한영피엔에스를 방문하고 가진 중소기업 대표·근로자 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2017년부터 기업 규모별로 근로시간이 단축된다”며 이처럼 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017년 10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시작해 2018년 300~999명 사업장, 2019년 100~299명 사업장, 2020년에는 5∼99명의 소규모 기업까지 단계적으로 근로 시간을 단축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2013년 임금근로자 기준)은 2071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328시간)와 칠레(2085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최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노동 시장의 이런 낙후된 관행과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에게는 일·가정의 양립과 삶의 질 향상을, 기업에는 생산성 향상을, 경제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선순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교각살우(矯角殺牛·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사업주들은 “근로시간이 줄어도 회사 입장에서는 신규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근로시간 특례와 같은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노동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소득이 줄어드니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최경환·野 역사교과서 44억 예비비 공방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해 20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예비비 44억원 지출을 의결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공방이 벌어졌다. 교육부는 이날 17억원을 이미 국사편찬위에 보냈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 시작과 동시에 야당 의원들은 예비비 승인 문제를 추궁했다. 또 각 부처에서 예비비를 신청하면 기재부 심의를 거쳐 국무회의에 상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재부가 제 역할을 못했다고 질타했다.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2일 교육부가 교과서 개정 방침을 고시해 놓고 불과 하루 만에 예비비 사용 승인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졸속으로 사용해야 할 정도로 시급한 사안이냐”고 따졌다. ●국사편찬위로 17억 이미 보내 논란 커질 듯 이에 최 부총리는 “올해 10월 국정화가 결정됐기 때문에 내년 예산을 편성할 당시에는 도저히 예측이 불가능했다”며 “2017년 3월까지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교육 현장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차관을 지낸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도 “기재부도 예비비 편성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충분한 실무적 검토를 거쳤을 것”이라고 최 부총리를 엄호했다. ●교육부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볼 수 있다” 반박 교육부도 이날 “초등 국정교과서의 개발 비용은 올해 예산에 반영됐지만, 중·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예정에 없었기 때문에 예비비 사용 항목인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다음달 2일까지인 중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 행정고시 예고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예산을 국사편찬위에 보낸 데 대해서는 “교육부의 국정화 방침이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예산 사용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사편찬위는 다음달까지 20~40명 규모 집필진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신뢰 흔들’ 옐런·이주열의 입… 평판 리스크 키우나

    ‘신뢰 흔들’ 옐런·이주열의 입… 평판 리스크 키우나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한 발언을 뒤집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결정에 해당하는 통화정책은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정 자체보다 시장에 꾸준히 신호를 줘 시장이 자율적으로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과정이 통하지 않거나, 통화 당국의 발언이 신뢰를 잃어 통화정책을 펴도 그 효과가 줄어드는 ‘평판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대표적이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인 옐런 의장은 2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주최 행사에서 환영사를 할 예정이다. 시장은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이 오는 27~2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공개 발언을 할 수 있는 자리다. 연준 위원들은 FOMC 일주일 전부터는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을 가진다. 앞서 옐런 의장은 지난 5월 “올해 안 어느 시점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며 ‘연내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금융시장은 지난 9월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나 금리는 동결됐다. 옐런 의장은 금리 동결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0월을 포함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4일 “물가가 안정적이고 미국 경제가 안정권에 머문다면 연말까지는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 둔 것이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은 올해가 아닌 내년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60%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연준 의장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위원들도 나왔다. 지난 11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연내 인상은 예상이지 약속이 아니다”라고 했고, 라엘 브레이너 연준 이사와 대니얼 타룰로 연준 이사는 아예 “연내 인상이 적절치 않다”고 반대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사들이 공개적으로 이러는 것(의장과 반대되는 입장 표명)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옐런 의장이 리더십을 잃은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도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시장은 이주열 총재보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에 더 주목해 왔다. 한 증권사의 채권 운용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 부총리의 연내 교체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최근에는 이 총재의 발언에 예전보다는 신경을 쓰지만 자기 색깔이 약해 (채권 운용시) 미국 장기금리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이 기준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시장은 이를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받아들였다. 한은이 서둘러 인하를 시사한 게 아니라고 진화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생각을 달리한다”고 확실하게 시장에 ‘신호’를 줬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실제 한은은 이달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늦춰질 경우 이 발언은 통화정책을 펴는 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앙은행의 끌려가기식 행태 또는 시장과의 소통 불일치는 위기를 금융시장에서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은 측은 “최근엔 일관된 신호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친박들의 귀환… 막오른 與 총선 파워게임

    친박들의 귀환… 막오른 與 총선 파워게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장관들이 속속 여의도로 복귀하면서 당내 권력 지형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로 활동해 온 윤상현,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특보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청와대가 20일 밝혔다. 향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복귀하면 친박 진영이 제대로 진용을 갖추게 된다. 공천 룰 논의 등을 둘러싼 비박(비박근혜)계 진영과의 기싸움도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윤, 김 두 특보의 사의는 총선 출마를 희망한 청와대 비서관 및 정치인 장관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순차적 인사의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개각 인사가 보여주듯 (대통령은) 총선 출마자와 정부에서 일할 인사를 구분하는 정리 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임 정무특보를 위촉할 계획에 대해서는 “새로 인선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날 개각에 포함된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일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각각 3선과 재선 의원으로 친박 진영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산 서구가 지역구인 유기준 전 장관의 복귀는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비박계 김무성(부산 영도) 대표, 정의화(부산 중동) 국회의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유기준 전 장관은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의 대표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5대 입법 등 국정과제 개혁 뒷받침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전 장관 역시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맡은 대표적인 친박계로 무난하게 장관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개혁과제 추진을 위해 정부에서의 역할보다 국회에서의 의정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도 예산 정국을 마치는 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 역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마무리되면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별한 현안이 없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 않아 말들이 많다. 청와대는 “후임자 물색 중”이라는 이유를 표면적으로 내세웠지만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친박계 장관 2명만 보내고 비박계인 김 장관을 뺀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전했다. 향후 후속 인사에서 복귀할 최 부총리를 비롯한 친박계 장관 출신들이 당내 공천 룰 논의에서 맡게 될 역할도 주목된다. 현재 공천 룰 논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 산적한 현안들에 밀려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친박 진영이 전열을 가다듬는 대로 비박 진영과의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국민 대 당원 비율, 우선추천대상지역, 현역 의원 컷오프 비율 등은 언제든지 친박·비박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도화선이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KFX) 보고 누락에 따른 문책으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을 교체했다는 해석과 관련, “문책이라거나 무엇을 덮기 위해 인사를 했다는 시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국정과제와 개혁의 효율적인 추진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기 전부터 준비해 온 인사”라고 해명했다. 주 수석이 방산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임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단독] “은행문 나간 ‘절절포’를 찾습니다”

    [단독] “은행문 나간 ‘절절포’를 찾습니다”

    국내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물었다. ‘금융에서는 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회사가 나오지 않느냐’고. 대답은 ‘절절포’였다. 절절포는 ‘절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규제 완화’를 말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농협금융 회장 시절 ‘민관 끝장토론’에서 주문해 규제 완화의 상징처럼 굳어진 말이다. 19일 서울신문이 금융지주 회장과 증권·보험 등 업계 인사 27명, 전직 관료 및 정계 21명, 전문가 17명 등 총 65명을 대상으로 ‘금융 개혁’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최고경영자(CEO), 관료, 전문가 할 것 없이 한목소리로 규제 완화를 금융 개혁의 최대 과제로 꼽았다. 금융권의 삼성전자가 나오지 않는 두 번째 이유로는 ‘정부의 지나친 경영 간섭’(21명)이 꼽혔고, ‘금융사 경영진 등 혁신 마인드 부족’(18명)이 뒤를 이었다.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정부의 금융권 구조 개혁 이후 역대 정부들이 앞다퉈 각종 금융 개혁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패했던 이유로는 금융 개혁에 대한 철학 부족(48.3%)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정부가 개혁 철학이 확고하지 못하다 보니 실천 의지도 받쳐 주지 못해 왔다는 얘기다.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해 꼭 개선이 필요한 제도로 ‘수수료 자율화’(31.3%)가 많이 꼽힌 대목은 영업 확대 및 수익성 제고에 대한 업계의 갈증을 보여 준다. 금융사의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컸다. 규제 완화에 이어 가장 많은 요구가 ‘금융 서비스 및 영업 관행 개선’(24.8%)이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 서비스업이 세계를 지향하려는 경영 DNA가 부족하다”며 우리 금융산업의 세계화가 지지부진한 원인을 진단했다. 국내 금융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차별화 없는 붕어빵 상품과 서비스’(35.6%)를 지적한 의견이 많은 것은 이를 단적으로 반영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확대 간부회의에서 “금융 개혁은 소비자인 국민 입장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과거 업무 관행에서 탈피해 국민 편의를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지 않는 것도 금융 개혁 부진의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경쟁이 실종됐다는 의미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이 “금융사의 오너십 경영 부재”를 탓한 것이나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이 “(은행에) 주인을 찾아 줘야 한다”고 제안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 개혁은 정부의 일방통행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실물경제와 금융의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열린세상] 금융사의 착취적인 서민층 고금리/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

    [열린세상] 금융사의 착취적인 서민층 고금리/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

    얼마 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은행 영업시간이 짧다고 지적했는데 어찌 보면 그것은 은행 영업상 지엽적인 문제다. 고객들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으로 넘어가는 추세에서 은행들이 오프라인에서 일찍 문을 닫는다고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만큼 비용을 절약해 대출금리를 내려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다. 현재 이보다 큰 금융 문제점 중 하나를 꼽으라면 금융사의 현 금리가 서민층에게는 ‘그림의 떡’처럼 비칠 정도로 여전히 금융사 문턱이 높은 점이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대출해 주면서 연이율 30%가 넘는 초고금리를 받는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불거지고 이런저런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상위 10개 저축은행 신용등급별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28.6% 수준이다. 실제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의 서민들이 돈을 빌릴 때 연이율 20%만 해도 싼 편에 속한다. 신용등급이 더 내려가면 30%대의 초고금리 등쌀에 시달린다. 초저금리 혜택은 ‘그들만의 천국’이고 서민들은 초고금리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금리는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 한정된 것만도 아니다. 은행 계열 카드사나 캐피탈 업체도 연체를 하면 25~30%의 고금리를 적용한다. 은행권에서 연체하는 경우나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서민들은 고금리에 그대로 노출되는 셈이다. 현재 전문 대부업체들은 이자제한법상 상한인 34.9%의 금리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대출해 준다. 34.9%의 금리는 1000만원을 대출받았으면 1년간 349만원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이다. 3년이면 이자만 원금을 훌쩍 넘는다. 한 달 급여가 100만원 남짓한 서민에게 (2015년 7월 현재 임시 일용직 평균소득은 144만 8000원) 대출이자 349만원은 2~3개월치 월급에 버금간다. 자영업을 하다 망하거나 질병을 앓아 1000만원 이상의 빚이 있으면 신용도가 취약한 저소득 직종 근무자들은 단순 계산해 봐도 도저히 정상적으로 기사회생(起死回生)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물론 금융 당국자나 금융인들은 반박할 것이다. ‘그러니까 더 싼 금리로 돈을 빌리고 싶으면 신용등급을 올려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 원칙론만 들먹이기에는 상황은 훨씬 심각해 보인다. 사회적으로 저소득 구조는 만연돼 있다. 한번 경제적으로 추락해 신용등급이 크게 낮아지면 자력으로 돈을 벌어 빚도 갚고 회복하기는 몹시 어려운 구조로 돌아가고 있다. 신용등급은 개개인의 문제이지만 그런 낮은 신용등급자로 대출받아 추심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100만명이 넘는 현실이라면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서도 심각한 것이다. 거기에 대한 대책이 기껏해야 신용등급 타령이 돼서는 안 된다. 왜 은행의 연체이율이나 저축은행의 대출이율이 더 낮아질 수 없는가. 대출금리가 10%대로 낮아지지 못하는 것은 금융사들이 대출자의 신용도를 평가해 담보에 의존하지 않고도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줄 수 있는 신용평가를 할 능력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금융사의 무능과 태만이 현재 금융 시스템에서 가장 문제인 것이다. 금융사들은 직원들에게 높은 급여를 주고 지점마다 지난 수년간 VIP 고객실을 경쟁적으로 만드는 등 고급화를 지향하면서 인테리어 비용만 퍼부었다. 금융사들이 무능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법정 최고 금리를 더 낮추고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금융사는 도태되게 할 필요가 있다. 현재 30% 안팎의 고금리 대출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법원의 개인회생과 파산으로 치닫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돌파구마저 강구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을 줄여야 할 것이다. 이들이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사회 시스템을 정부가 적극 나서서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부실자산을 사들여 채무자가 극히 일부만 갚도록 한 ‘주빌레은행’과 같은 형태가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런 저소득 대출자를 구제하는 주빌레은행 같은 프로그램이 보다 다양화되고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사회복지 강화 차원에서 서둘러야 할 일이다. 은행 영업시간 논란보다 시급한 일이다.
  • [단독] 국내 금융 수준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건 ‘폄하’… 78% “보통 이상”

    최근 우리나라 금융 수준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줬지만 설문 응답자들은 ‘과도한 폄하’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8%가 국내 금융 수준을 “보통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보통’(5~6점)이라고 답한 사람이 27명(41.5%)으로 가장 많았다. ‘보통 이상’(7~8점)과 ‘좋다’(9~10점)는 긍정적 진단도 24명(36.9%)이었다. 다만 ‘보통에 못 미친다’(3~4점)거나 낙제점(1~2점)을 준 사람도 14명(21.5%)으로 적지는 않았다. 응답자 유형별로 살펴보면 5점 이상을 준 비율은 업권 88.8%, 관료 71.4%로 전문가(70.6%)보다 높았다. 고객이기도 한 전문가보다 공급자에 가까운 업계 관계자와 관료의 평가가 상대적으로 후한 셈이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WEF)은 140개국을 상대로 한 금융시장 성숙도 조사에서 한국이 87위로 우간다(81위)보다 뒤처진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를 인용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더딘 금융 개혁을 잇따라 질타하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최경환 “올 수출 기여도 마이너스”

    최경환 “올 수출 기여도 마이너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과거 우리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수출 기여도가 매우 컸지만 세계 경제 둔화로 인해 올해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향후 수출이 대폭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발효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한 소비 진작책이 수출 부진을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개혁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인 국민 입장에서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은행 영업시간 조정은 금융개혁의 전부일 수 없지만 소비자 불편 해소라는 측면에서 영업시간의 탄력 조정 등을 통해 고쳐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은행에서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시장의 수요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동개혁 법안 등 4대 구조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기업활력 제고 특별법 등이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관료들에게 주문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美순방 귀국하자마자 ‘KFX 문책’

    美순방 귀국하자마자 ‘KFX 문책’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 강호인 전 조달청장을,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에 김영석 해수부 차관을 내정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 핵심 기술 이전 무산과 관련해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문책론이 제기되자 준비된 인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의 후임에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을,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 인사는 KFX 사업의 핵심 기술 이전 무산 논란이 불러온 것인 만큼 일각에서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에 대한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교체 대상에는 6개 부처 차관도 포함됐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 송언석 현 기재부 예산실장, 교육부 차관에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외교부 1차관에 임성남 주영국 대사, 국방부 차관에 황인무 전 육군참모차장, 보건복지부 차관에 방문규 기재부 2차관, 해수부 차관에 윤학배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을 각각 기용했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정 과제와 개혁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일부 부처 인사를 단행한다”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부분 개각 및 청와대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소속 3선, 재선 의원인 유기준 해수부 장관과 유일호 국토부 장관은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유력시된다.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에 대한 추가 개각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각을 단계적으로 바꾸는 ‘순차 개각’에는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신임 장관에 관료들을 승진 기용한 것 역시 이러한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한편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개각 발표 직후 국회의 새누리당 대표실을 방문, 김무성 대표에게 인사 배경 등을 설명했다. 현 수석은 국회 방문에 앞서 개각 내용 등을 전화로 사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번에 새로 승진하거나 발탁된 인물들은 대부분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와 실무에 강한 안정적인 인사를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능력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주철기 수석의 경질과 관련, “몸통을 두고 먼지만 떨어낸 대리 경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KFX 사업 당시 장관이었던 김관진 실장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단독] 응답자 절반 “4시 셔터보다 ‘붕어빵’ 금융 상품이 더 문제”

    [단독] 응답자 절반 “4시 셔터보다 ‘붕어빵’ 금융 상품이 더 문제”

    경제 관료 출신들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등은 오후 4시면 셔터를 내리는 은행의 영업 관행보다 ‘붕어빵’처럼 똑같은 상품 구조와 서비스가 금융산업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진단했다. 금융산업 건전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경기 침체와 불안한 대외 경제를 꼽았다. 금융 개혁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65명) 가운데 절반가량(32명, 복수 응답)은 ‘차별화 없는 붕어빵 상품과 서비스’가 국내 금융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에 의존하는 영업 방식’(20명)도 큰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오랫동안 금융산업이 규제 산업으로 보호되면서 금융사들이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다양한 상품 경쟁보다는 우물 안 영업방식에 길들여져 버렸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이 지난해부터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핀테크 육성, 인터넷전문은행 신설 등을 추진해 오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금융사 영업 관행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획일적인 은행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에 대해서는 2명만이 같은 문제의식을 보였다. 영업시간 자체보다는 ‘획일적’, 즉 붕어빵이라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조흥은행(현 신한은행) 부행장과 국민카드 부사장 등을 지낸 지동현 삼화모터스 대표는 “소비자 이익보다는 회사 이익에 치중하는 금융사들의 영업 관행과 규제에 순치된 사고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심지홍 단국대 명예교수는 “해외 선도 금융사의 영업 방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금융감독원의 낙후된 검사 관행”을,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전문인력과 CEO 리더십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각각 꼽았다. 노사 관계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역삼각형(연차가 낮은 직원보다 높은 직원이 더 많은 형태) 인력 구조로 인해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점(35명)을 제일 많이 꼽았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자리는 한정돼 있는 데 비해 연차가 높은 직원이 많다 보니 자연히 인력 적체 현상이 생기고 새로운 물갈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같은 이유로 임금피크제나 연봉성과제 등 근로조건을 바꾸는 데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21명)는 우려가 뒤따른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은행은 고임금을 받는 상층부가 많은 데 비해 총생산성이 낮다”면서 “이는 오랜 경험으로 노하우를 갖고 있어야 하는 상층부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금융권 전반에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포진한 것도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직원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학계 전문가들과 정·관계 인사들은 좀비기업 양산(19명)과 가계부채 급증(15명)이 국내 금융산업 건전성의 최대 위협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외적 요인(경기 침체, 대외 불확실성)에서 위협 요인을 찾는 업계(21명)와 다소 대조된다. 보험업계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 심화를 크게 우려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설문 참여해 주신 분(가나다순) ●전직 관료 및 정계(21명)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전 금통위원)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전 국무총리실장) 권혁세 대구가톨릭대 석좌교수(전 금융감독원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노대래 성균관대 석좌교수(전 공정거래위원장)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전 기획재정부 장관)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전 청와대 정책실장)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윤증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임승보 대부금융협회장(전 금융감독원 부국장) 전광우 연세대 석좌교수(전 금융위원장) 정희전 서울외국환중개 사장(전 국제금융센터 부원장) 주재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 내년 총선 고려 ‘순차 개각’…최경환 12월·황우여 교과서 이후

    내년 총선 고려 ‘순차 개각’…최경환 12월·황우여 교과서 이후

    내년 총선 등 정치일정을 고려한 ‘순차 개각’이 19일 단행됐다. 유일호, 유기준 의원이 각각 장관직을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첫 대상이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예산안이 처리되는 12월 초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교과서 문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시점에서 교체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기재부 2차관, 교육부 차관 등에 대한 인사도 장관 교체를 고려한 사전작업의 하나로 이해됐다. 이런 점에서라면 이날 외교부 1차관, 국방부차관 등에 대한 인사는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주 수석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핵심기술 이전 무산과 관련한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문책론’이 수면 위로 부상한 직후였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4월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 이전 불가 통보를 받았으나 두 달이 지난 6월에야 청와대에 보고했고, 주 수석이 이후에도 이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논란이 커진 것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알려진다. 주 수석과 함께 한민구 국방 장관도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장관은 지난주 박 대통령의 방미 출국 직전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만나 KFX 기술 이전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언론에 전해 방미 회담결과에 기대를 갖게 했으나 오히려 카터 장관으로부터 ‘기술이전 불가’ 입장을 통보받았다.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 거부 방침이 변하지 않을 것임을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한 뒤에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이나 KFX 사업을 시작할 때 국방 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책임을 추궁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한·중·일 정상회의 등 여러 외교·안보 환경이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적으로 교체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청문회 규모가 대폭 확대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외교안보수석으로 이동시키면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을 국가안보실로 발령내는 등 외교부 내 ‘장관급’ 인사들을 움직인 것으로 볼 때 윤병세 장관의 자리를 유지시키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금융개혁을 논하기 전에/전경하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금융개혁을 논하기 전에/전경하 경제부 차장

    금융권에는 크게 두 개의 노조가 있다. 은행과 금융공기업 중심의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증권, 보험, 협동조합, 캐피탈 중심의 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사무금융연맹)이다. 조합원 15만명가량인 금융노조는 총조합원 100만명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조합원 7만명인 사무금융연맹은 총조합원 69만명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가입돼 있다. 총조합원 대비 금융 관련 노조의 인력 비중은 각각 15%와 10%지만 조합원이 내는 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이상이라고 한다. 우선 연봉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다. 또 숫자에 밝고 ‘마감’에 민감한지라 제때 걷어 제때 잘 낸다. 금융사의 관리자급이면 노조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경영진을 뺀 전체 직원의 70~80%가량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해서 금융에서 노조의 힘이 세다. 제1금융권인 은행이 특히 그렇다. 이용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우리은행으로 인수합병된 상업은행의 노조위원장을 거쳐 금융노조 위원장, 한노총 위원장을 했다. 김기준(비례대표) 새정치연합 의원은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금융노조 위원장을 거쳤다. 김영주(서울 영등포구갑) 새정치연합 의원은 금융노조의 첫 여성부위원장 출신이다. 노조의 힘이 세서인지 은행의 복지는 꽤 괜찮다. 예를 들어 은행의 육아휴직은 2년 4개월 정도다. 법에서 정한 출산휴가 90일이 영업일 기준으로 바뀌어 4개월가량이 됐고, 법에서 정한 육아휴직 1년 이내에 더해 1년을 더 쓸 수 있게 해서다. 육아휴직 1년에 출산휴가 3개월을 붙여 15개월을 쉬기에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는 다른 업종의 ‘워킹맘’ 입장에서는 가히 천국인 셈이다. 입장을 바꿔 관리자가 되면 난감이다. 은행의 실무 직군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2년 4개월씩 인력의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들은 임신 가능한 여성의 10%가량이 육아휴직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인력을 운용한다. 은행이 돈을 잘 벌 때야 문제가 없지만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고 다른 마땅한 수익원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이 비용이 은행을 조여 오기 시작했다. 어쩌다 2년 4개월의 육아휴직이 은행권에 정착됐을까. 노조도 강했지만 ‘낙하산’ 인사도 맞장구를 쳤기 때문이다. 은행의 복지가 다른 금융업종인 증권과 보험보다 좋은 것에는 ‘낙하산’ 인사가 은행에 집중된 탓도 있다. 은행들은 ‘낙하산’ 인사가 새로 임명되면 출근 저지 투쟁을 하면서 이른바 ‘길들이기’를 해 왔다. 그 결과 정통성이나 명분이 약한 인사는 노조의 요구를 가급적 많이 들어줬다. 정권이 바뀌면 낙하산 인사도 바뀔 텐데 은행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는 관심이 있었을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오후 4시에 문을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며 헛발질 아닌 헛발질을 했지만 이는 금융에서 노조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금융 노동자를 금융개혁의 걸림돌로 지목한 악의적인 왜곡’이라며 관치 금융과 낙하산 인사의 중단을 요구했다. 둘 다 맞는 소리다. 가운데 낀 국민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뿐이다. 둘 다 잘못해 놓고는 서로만 나무란다. 정부는 ‘낙하산’이라도 전문성 있는 사람을 보내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금융노조는 연봉 1억원 안팎이지만 생산성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저성과자들에 대한 임금 삭감 등 구조조정을 받아들이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게 금융개혁의 출발점이다. lark3@seoul.co.kr
  • [뉴스 분석] 한국 경제 ‘블프 효과’

    [뉴스 분석] 한국 경제 ‘블프 효과’

     관제 행사라는 논란이 따라붙긴 했지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는 있었다. 행사 기간 동안 유통업체의 매출이 확연히 늘었다. 고용을 수반하는 서비스업 호조 등에 힘입어 취업자 수도 ‘일단’ 반등에 성공했다. 내수 온기를 수출로 연결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4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10월 1~11일) 기간 백화점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7% 증가했다. 작년에도 이 기간이 세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대 신장세가 의미 있어 보인다.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은 26.7%, 하이마트 등 가전유통업체는 18.7% 각각 증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내수 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면서 “소비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전 수준을 웃돌고, 생산과 투자도 2분기 부진에서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도 메르스 사태 이후 3개월 만에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 7월 53.1%, 8월 27.3%, 9월 3.8% 각각 감소에서 이달(1~12일) 들어 전년 대비 6.5%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사스와 일본 대지진 등으로 이들 국가의 관광산업이 회복되기까지 6~12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빠른 회복세다.  9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만 7000명 늘었다. 그동안 주춤했던 서비스업 취업자가 29만명 늘어난 덕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9만명가량 확대되면서 청년 실업률(7.9%)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9월 고용 지표에서 서비스 분야가 대폭 늘어난 것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성장 동력은 결국 서비스업”이라고 강조했다.  오름세로 돌아서는 듯하던 국제유가는 40달러 중반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내년까지 저유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이 줄었다.  관건은 수출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저유가(에 따른 가격 경쟁력)만으로 수출을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면서 “소득 정체, 노후 대비 부족, 주거 불안 등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본격적인 소비 회복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도 “이번 고용 지표가 일시적인 ‘반짝 회복’인지 구조적으로 정착된 것인지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여전히 회사가 어려워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으로 움츠러든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면 수출도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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