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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총으로 포로 살해하는 IS 어린이 영상 충격

    권총으로 포로 살해하는 IS 어린이 영상 충격

    우리나라로 따지면 한창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의 어린이가 권총으로 포로를 살해하는 끔찍한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측은 관련 SNS 계정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펜스에 묶여있는 포로를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한 어린이의 모습이 담겨있다. 총을 쏘는 어린이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만큼 잔혹한 모습. 실제로 영상 속 어린이가 포로를 총으로 직접 살해했는지는 명확치 않으나 연출된 내용이라고 가정해도 믿기 힘들만큼 충격적이다. 영상 속 어린이와 포로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촬영지는 이라크의 모술로 추정된다. 사실 IS가 어린이를 직접 사형 집행인으로 내세운 것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그간 IS 측은 주로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등의 어린 학생들을 납치해 일부는 자살폭탄 테러 전사로 교육시켰다. 또한 그 교육 장면을 온라인을 통해 영상으로 공개해 선전전의 일환으로 활용해 왔다. 이처럼 IS가 어린이들을 활용하는 것은 성인에 비해 세뇌하기 쉬워 장차 IS가 선포한 칼리프제국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테러 관련 싱크탱크인 ‘퀼리엄’의 보고서에 따르면 IS는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의 어린이들을 납치해 과거 독일 나치당이 했던 방식으로 어린이들을 세뇌해 전사로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푸른바다의 전설’ 전지현, 머그컵+앉은 자리까지 화제

    ‘푸른바다의 전설’ 전지현, 머그컵+앉은 자리까지 화제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연출 진혁)의 시청률이 매회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푸른바다의 전설’ 효과가 화제다. 매회 드라마 주인공인 전지현, 이민호가 입고 등장한 패션과 방문한 장소 등에 대한 네티즌들의 숨은 그림찾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팬뿐 아니라 해외 팬, 관광객들에게 까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14회에서는 인어 심청(전지현 분)과 허준재(이민호 분)의 서로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 그려졌다. 심청을 지키려는 허준재, 그리고 허준재와 운명을 함께하려는 심청의 사랑을 담은 엇갈린 대화는 서로에 대한 오해로 인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는데, 이 둘이 이야기를 나눈 카페 뿐 아니라 전지현이 사용한 머그컵까지 이슈가 되고 있다. 핸드픽트호텔 측은 촬영 당일에 갑자기 몰려든 해외팬들로 인해 인근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정도였으며, 방송 후 머그컵에 대한 문의는 물론 촬영지인 카페와 호텔 객실 예약문의가 쇄도해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 관계자는 “볼룸카페에서 허준재와 심청이 진심어린 사랑의 대화를 나누었던 테이블이 어디인지 물어보는 관광객들로 인해 해당 테이블에 ‘인어모형’이라도 올려둘 지 고민이다”며 “푸른바다의 전설 팬의 한사람으로서 허준재와 심청의 아름다운 사랑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팬심을 전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남영상위, 지역민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 추진 호평

    전남영상위, 지역민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 추진 호평

    전남영상위원회가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영상위는 남도의 아름다운 배경을 장점으로 각종 영화와 드라마 등을 유치해 지역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올해 영상위에서 지원한 영화와 드라마는 19편으로 이들 영화사가 직접 쓰고 간 소비액은 15억원에 달한다. 대표 촬영지원작으로는 ‘덕혜옹주’, ‘7년의 밤’, ‘더프리즌’, ‘택시운전사’ 등의 시대극들의 촬영이 이뤄졌다. 로케이션 사진 공모전인 ‘로케이션 보물찾기’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와 노후 된 자료의 업데이트와 새로운 로케이션지를 발굴하기도 했다. 매년 지역에서 큰 이슈가 됐던 탤런트 최수종이 운영위원장을 맡은 영상위원회와 ‘전남연기캠프’는 내년에는 전남도교육청과 함께해 참가자를 확대 모집해 운영할 예정이다. 최수종이 직접 참여하는 전남연기캠프는 지난 6년 동안 매년 40명의 학생들에게 연기 등을 가르치고 있다. 지역에서 만나기 힘든 영화감독, 제작자, 배우를 초청해 직접 영화이야기를 나누는 ‘무비토크’, 시민들과 함께 영화촬영지 발굴을 위한 ‘전남도 사진 공모전’도 진행한다. 이외에도 찾아가는 영화관, 미디어 교육과 같은 영상문화 저변확대 사업도 추진한다. 내년에는 영상문화 향상을 위해 지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영상산업과 영상문화 발전을 위해 여수·순천·광양 3개 시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영상위는 2003년 설립 이후 매년 20여편의 영화를 유치하는 등 올해까지 드라마와 CF 등 780여편의 작품 제작을 지원했다. 올해까지 380억원 이상의 지역 경제 효과도 가져왔다. 26일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최수종 위원장은 “전남연기캠프의 경우 학교생활이 재밌어졌다고 하는 등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고마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영상문화 향상을 통해 시민들이 행복하고 지역이 더 발전해나가는 모습들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시 네티즌 10명 중 4명 ‘서초구=예술의전당’ 떠올려

    서울시민 10명 중 4명이 서초구의 대표적인 명소로 예술의전당을 꼽았다. 서초구는 구 공식 페이스북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서초구 하면 연상되는 명소’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예술의전당이 1위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총 987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394명은 서초동에 있는 예술의전당을 구 대표명소로 들었다. 뒤를 이어 2위 서래마을(156명), 3위 세빛섬(146명), 4위 양재천(125명), 5위 우면산(32명) 순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예술의전당을 꼽은 이유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 공연장, 무료 공연은 물론 겨울철 아이스링크장도 운영, 가족·연인과 함께 찾는 산책코스’ 등을 들었다. 1988년 설립된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복합센터다. 500여명의 프랑스인이 거주하는 ‘한국 속 작은 프랑스’ 반포동 서래마을은 몽마르뜨 공원과 카페, 맛집 등 구석구석에서 프랑스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반포한강공원의 세빛섬은 영화 ‘어벤저스2’ 촬영지로도 주목받은 바 있는 한강 야경의 대표지다. 양재천은 올해 아시아 도시경관상을 수상하며 도심 속 힐링쉼터로 거듭났다. 구 관계자는 “서초구는 잘 갖춰진 문화 인프라와 녹지공간으로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풍부하다”며 “앞으로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新국토기행] 사계절 신비한 자연과 진미… 德 넘치는 영덕

    [新국토기행] 사계절 신비한 자연과 진미… 德 넘치는 영덕

    경북 영덕은 아름다운 바다와 항구, 명산이 펼쳐진 곳이자 사계절 진미를 맛볼 수 있는 고장이다. ‘덕이 가득한 지역’이란 의미가 담긴 영덕(盈德)은 이름처럼 자연의 덕이 넘치는 풍요의 땅이기도 하다. 동해안 작은 도시 영덕은 일 년 내내 아름답다. 장사해수욕장과 고래불해수욕장 등 청정 동해안 곳곳에 늘어선 아름다운 해수욕장, 해안가 64.6㎞를 따라 쪽빛길로 조성된 전국 최고 명성의 트레킹코스 ‘블루로드’, 변화무쌍한 구름 사이로 우뚝 솟는 장엄한 일출,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와 영화 ‘식객’의 촬영지로 유명한 강구항은 자연이 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영덕에는 천혜의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온갖 산해진미가 다 있다. 겨울·봄에는 대게·물가자미·과메기, 여름에는 복숭아, 가을엔 송이가 일품이다. 특히 임금님께 진상했던 ‘영덕 대게’는 전국적 명성을 자랑한다. 혀에 감기는 듯한 특유의 감칠맛은 한번 맛보기만 해도 잊지 못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요즘이 대게 철(11~5월)이다. 이제 영덕의 신비한 자연과 맛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23일 상주~영덕고속도로가 개통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와의 교통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다. 올겨울에는 가족, 연인과 함께 영덕으로 떠나 보자. >> 볼거리 ●옥색 바닷길 따라 65㎞ 명품 블루로드 동해를 배경으로 걷는 명품 트레킹코스인 블루로드는 영덕군 남정면에서 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까지 해안길 64.6㎞를 따라 나 있다. ▲빛과 바람의 길 ▲푸른 대게의 길 ▲목은 이색의 길 ▲쪽빛 파도의 길 등 총 4개 코스로 구분됐다. 그중에서 ‘푸른 대게의 길’이 백미로 꼽힌다. 기암괴석의 갯바위, 해안절벽 등 다양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전체적인 풍광은 옥색 바닷길이다. 가까운 바다는 비취색, 먼바다는 진한 쪽빛이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소비자 선정 관광테마 부문에서 최고 브랜드 대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뽑혔다. 2010년과 2009년엔 ‘명품 녹색길 33선’,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7선’에 이름을 올린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바닷길’이다. ●대(竹)게 이름 유래한 대게 원조마을 축산면 경정2리 대게 원조마을은 일명 ‘차유(車踰) 마을’이라 불린다. 고려 29대 충목왕 2년(1345년)에 부임한 초대 영해부사 정방필이 대게가 많이 나는 이곳을 순시할 때 ‘일행이 수레를 타고 고개를 넘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앞동산에 올라서면 ‘대게 원조마을’이란 기념비와 함께 죽도산(해발 80m)이 눈앞에 나타난다. 산 전체가 대나무로 뒤덮여 있다고 죽도산이다. ‘대게’란 이름도 여기서 유래됐다. 게 다리가 죽도산 대나무와 닮았다고 ‘대게’라 부르게 됐다는 것. 경정리 앞 해안 10~12마일, 수심 200~800m 지점에는 일명 ‘왕돌암’이라 불리는 대륙 경사면이 있다. 이곳에서 잡은 대게는 다른 대게와 달리 색깔이 황금빛이며 맛과 육질이 뛰어나 대게 중의 대게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전국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영덕읍 창포리 일대 16만여㎡에 들어선 풍력발전단지는 전국 최대 규모로, 1650㎾급 풍력발전기 24기가 설치돼 있다. 한 폭의 그림 같다. 북쪽으로는 축산 죽도산이, 남쪽으로는 강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풍력발전 바람개비는 장대하다. 높이는 80m이고 날개 한쪽 길이는 41m다. 날개가 돌아가면서 내는 웅웅거리는 소리엔 거대한 압도감이 더해져 오싹한 느낌을 준다. 바람개비는 초속 3m 이상의 바람만 불면 자동으로 돌아가며 25m 이상 강풍이 불면 자동으로 회전을 멈춘다. 과열되면 부속 파손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인근 봉수대와 고산 윤선도 시비, 항공기 테마파크, 바람개비 공원, 네발 오토바이 체험장, 해맞이축구장은 또 다른 볼거리다. ●겨울부터 봄까지 ‘대게 천국’ 강구항 강구면 강구리에 있는 강구항은 대게로 유명하다. 김주영의 장편소설 ‘천둥소리’의 배경이며 인기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졌다. 항구를 끼고 3㎞에 이르는 거리에서는 영덕 대게 상가 300여개가 성업 중이다. 대게 철인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7개월 동안은 번화한 도심지가 된다. 이때는 ‘눈에 밟히는 게 대게’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대게 찌는 냄새가 항구 전체를 뒤덮는다. 이른 아침 강구항을 찾으면 해가 솟아오르기 전부터 만선의 기쁨을 안고 귀환하는 고깃배를 만날 수 있다. 싱싱한 대게를 어판장으로 옮긴 뒤 경매에 나서는 모습에서 포구 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매년 4월엔 항구 일대에서 영덕군의 대표 축제인 ‘영덕 대게축제’가 열린다. ●‘해송 삼림욕’ 국립칠보산자연휴양림 국립칠보산자연휴양림은 병곡면 영리 칠보산(810m) 동남쪽 기슭에 자리잡았다. 고래불해수욕장과 대진해수욕장을 잇는 명사 20리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하는 삼림욕도 매력적이다. 특히 소나무가 울창하다. 휴양림 주변에는 2개의 등산로가 있는데, 전망대에서 동해안 일출을 구경할 수 있다. 새해엔 해맞이 휴양객으로 붐빈다. 이 산은 옛날부터 돌옷,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구리, 철 등 일곱 가지 보배가 났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산 중턱에는 신라 선덕여왕 6년(637년)에 자장율사가 왕명을 받들어 창건한 유금사가 있다. 비구니 도량이다. ●해맞이·해양문화체험 삼사해상공원 동해안 해맞이 명소 중 한 곳인 삼사해상공원에서는 매년 해맞이(해돋이) 및 제야 행사가 열린다. 공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창포말등대다. 대게의 고장답게 대게의 집게발로 등대를 감싼 모양이 이채롭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푸른 바람에 온몸이 짜릿해진다. 경북 개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경북대종’도 볼거리다. 지름 2.5m, 높이 4.2m, 둘레 7.85m에 무게 29t의 큰 종이다. 사라져 가는 어촌의 민속과 전통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어촌전시관도 자리잡았다. 이곳에선 3D 입체영상관과 바다체험실, 대게잡이 체험, 소형 선박 건조 체험 등 다양한 해양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8종가 모인 명당’ 인량리 전통마을 창수면 인량리 전통마을에는 1400년대부터 1700년대 사이에 건축된 전통 고가 20여채가 있다. 5대 성(재령 이씨, 영양 남씨, 안동 권씨, 무안 박씨, 대흥 백씨) 8종가가 집성촌을 이룬다. 고려 시대부터 훌륭한 인물과 석학을 많이 배출한 명당으로 꼽힌다. 이문열의 소설 ‘선택’의 배경 마을이기도 하다. 전통 고가 가운데 삼백당, 용암종택, 오봉종택, 소호종택, 충효당은 꼭 들러 볼 만하다. 요즘 이 마을에는 ‘꿈의 농촌한옥체험관’이란 테마로 나라골 보리말 체험학교가 개교해 테마마을 방앗간, 별채, 원룸형 가족실을 갖추고 손님을 맞는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먹거리 ●겨울철 미식가 홀린 감칠맛 대게 영덕 대게는 영덕의 겨울철 대표 먹거리다. 각종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특유의 담백한 감칠맛을 지녀 전국의 미식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음식이다. 대한민국 특산물 브랜드 3관왕을 차지했다. 어획 시기는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다. 대게는 단순히 쪄서 먹기만 해도 다른 양념이 필요 없이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껍데기에 많이 든 키틴은 체내 지방 축적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돼 환자나 허약 체질, 노인들에게도 좋다. ●뼈째 먹는 칼슘 건강식 물가자미회 물가자미는 청정 영덕 앞바다 수심 150~200m에 서식하는 가자밋과의 일종이다. 미주구리로 잘 알려졌다. 구이·전·조림·찜·탕 등 다양한 요리로 개발됐다. 최근엔 스파게티·어묵탕·탕수육·완자조림·견과강정·절편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로 변했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맛을 가진 물가자미 회는 한번 맛본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한 건강식으로 뼈째 썰어 먹는 식감이 독특하다. ●수박 향기 간직한 오십천 황금은어 예로부터 영덕 오십천에서 나는 황금은어는 수라상에 진상하던 진귀한 특산물이다. 바다빙엇과에 속하는 일년생 어종으로 크기는 15~25㎝, 최대 35㎝ 정도까지 성장한다. 바다와 접한 소하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아가미 밑에 황금 띠가 있어 다른 지역산과 구별된다. 수박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해풍 맞아 쫄깃하고 향 짙은 산송이 영덕은 전국 송이 생산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송이 주산지다. 천혜의 기후 조건과 사질양토에서 자란 영덕 산송이는 향과 품질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구아닐산·비타민D·항바이러스·항암 성분을 다량 함유해 고혈압·심장병·암 등을 예방하는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송이는 유백색의 몸체에 갓은 짙은 갈색을 띠며, 동해안 해풍의 영향으로 육질은 쫄깃하고 향기가 짙다. 매년 9월부터 11월 초순까지 생산된다. ●피부 미용·니코틴 해독 복숭아 일급수를 자랑하는 오십천을 중심으로 양질의 사질토에서 풍부한 일조량을 받고 복숭아가 여문다. 각종 비타민이 많고 당도가 뛰어나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비타민C가 풍부해 피부 미용 및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높다고 한다. 니코틴 등의 유해 성분 해독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에 복숭아밭이 대규모로 조성된 것은 태풍 ‘사라호’로 오십천 유역이 범람, 대부분 농경지가 수몰되고 사질토가 쌓여 농사짓기가 부적절한 땅으로 바뀌자 농가들이 대체 작목으로 복숭아나무를 심은 데서 시작됐다. ●고혈압 예방·정신 안정 탁월 돌미역 청정 해역 영덕 해안가에서 채취한 돌미역은 비타민과 알긴산이 풍부해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해 준다. 칼슘과 정신을 안정시키는 칼륨,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셀레늄도 풍부해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영덕은 다른 해안과 달리 강물 등 민물 유입이 없어 바닷물의 염도가 일정해 좋은 미역이 생산된다. 특히 사진3리에서 나오는 미역을 최고로 친다. 미역 줄기가 짧고 조리 후에도 탄력을 유지하며 윤기가 나는 게 특징이다. ●대게 껍데기 먹은 닭 낳은 타우린계란 타우린계란은 영덕 대게 껍데기에 많이 함유된 강장 성분인 타우린을 닭 사료에 혼합, 생산한 기능성 식품이다. 계란 본래의 우수한 영양 성분에 타우린이 더해져 간 기능 보호,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특허 계란이다. 일반 계란보다 타우린산·칼슘·인·비타민 등이 월등히 많다. 계란 특유의 비린내가 없고 노른자위가 진하고 고소하다. 항생제와 산란촉진제 등이 없으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 인증을 받았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쏟아지는 별빛…반짝이는 낭만…설레는 눈빛

    쏟아지는 별빛…반짝이는 낭만…설레는 눈빛

    곧 연말연시다. 가족, 연인들이 이를 기념할 장소를 물색하기 바쁜 때다. 이번 겨울엔 화사한 빛으로 장식된 테마파크를 찾는 건 어떨까. 여러 조형물과 나무 위에 경관 조명을 해 뒀는데, 제법 장관이다.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어 오가기도 수월하고, 주변 볼거리도 풍성하다. ① 가평 쁘띠프랑스 ‘한국 속 작은 프랑스 마을’이라 불리는 경기 가평의 ‘쁘띠프랑스’는 ‘사진발’을 잘 받는 곳이다. 겨울철 불빛 축제를 열 때면 특히 그렇다. 어느 곳에서 어떤 앵글로 찍어도 근사한 작품이 된다. 마을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아담한 공간에 다양한 프랑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여러 건축물과 조형물들이 오종종하게 모여 있는 곳이라고 보면 알기 쉽다. 밤에 아름다운 사진이 나오는 건 물론 조명 덕이다. 프랑스에서 공수해 온 전구와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프랑스 남부의 몽펠리에 거리를 재현했다. 그 덕에 프랑스 조명 특유의 포근하고 서정적인 느낌의 겨울밤 풍경을 펼쳐 낸다. 야외광장 조명등의 LED 램프는 전자 칩이 내장돼 있다. 음악이 나오면 자동으로 반응한다. 신나는 음악과 마리오네트 댄스에 맞춰 움직이는 LED 조명쇼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어린왕자’ 조각상 주변이다. 파스텔톤 건물들과 조명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수많은 내방객들이 빠짐없이 ‘인증샷’을 찍는 곳도 바로 여기다. ‘빛 터널’도 아름답다. 어린왕자가 살던 소행성을 본떠 만든 구조물에 30m의 긴 터널을 이어 만들었다. 형형색색의 불빛을 받으며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성탄절과 연말연시 분위기를 듬뿍 느낄 수 있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전통 건축 양식에 따라 최근 지어진 ‘몽블랑 익스프레스‘에서는 몽블랑 산맥을 오가는 모형 기차와 다양한 모형 자동차들을 만날 수 있다. 쁘띠프랑스는 내년 2월 28일까지 제3회 어린왕자 별빛축제를 연다. 겨울밤에 낭만을 더하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이 기간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 8000원이다. 북한강을 따라 쁘띠프랑스까지 가는 길은 나라 안에서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길 주변에 여러 관광명소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남이섬이 대표적이다. 관광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에도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관광객이 몰린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남이섬 위는 자라섬이다. 여름철 재즈 페스티벌로 이름난 곳. 새해 1월 1~31일에는 자라섬과 가평천 일대에서 겨울축제가 열린다. 송어 얼음낚시가 하이라이트다. 5000여명이 이용할 수 있는 초대형 낚시터가 조성된다. 송어가 주는 묵직하고 짜릿한 손맛 덕에 추위도 잊는다. 잡은 송어는 그 자리에서 회나 구이로 먹을 수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의 ‘오색별빛정원전’도 기대되는 야경이다. 내년 3월 26일까지 열린다. ②포천 허브아일랜드 포천의 허브아일랜드에 들면 코가 먼저 반응한다. 허브 향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면서 허브 식물들은 죄다 사그라들었지만 향기는 여전하다. 발원지는 작은 오두막 형태의 향기방이다. 로즈메리, 라벤더, 페퍼민트 등 온갖 종류의 허브향이 쏟아져 나온다. 허브아일랜드의 겨울밤은 수백만 개의 꼬마 전구가 밝힌다. 농원 전체의 나무를 LED등으로 장식하고 꽃 모양의 전구도 여러 그루 심었다. 규모로만 보자면 수도권의 여러 조경 정원 가운데 가장 크지 싶다. 다양한 빛깔의 불빛들이 허브 향과 어우러져 별천지처럼 느껴진다. 핵심은 ‘산타 마을’로 꾸며진 플라워가든이다. 라벤더 밭 전체를 오색 불빛으로 가득 채웠다. 곳곳에 산타클로스 조형물도 조성했다. 풍성한 성탄절 만찬 식탁과 사슴이 끄는 커다란 썰매도 설치했다. 이 같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3월까지 이어진다. 산타 마을로 가는 길에 있는 실내 온실도 빼놓을 수 없다. 마다가스카르, 야래향 등 여러 종의 재스민이 만개했다. 실내 온도가 20~25도로 유지되는 덕에 5~7월에 피는 재스민을 한겨울에 볼 수 있다. 아로마 추출액 등 아기자기한 허브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부분 이곳에서 생산된 소품으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허브아일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불빛동화축제’는 새해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불빛은 오후 5시에 켜지기 시작해 밤 10시(금·토요일은 11시)까지 수목원을 환히 밝힌다. 어른 6000원, 청소년 4000원. 연계 관광지로는 ‘포천아트밸리’가 첫손 꼽힌다. 버려진 채석장이 문화와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야간에도 관람할 수 있다. 입구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천주호를 지나는 동안 빼어난 야경이 펼쳐진다. 정상 부근의 천문과학관에서는 아름다운 별빛과 만날 수 있다. 1, 2층은 우주의 신비와 인간의 도전을 담은 전시실, 3층은 별자리 여행을 떠나는 천체투영실이다. 옥상에는 천체 망원경도 갖춰져 있다. 포천엔 수십만 년 전 용암이 흘러가며 만든 풍경들이 많다. 특히 검은 주상절리 형태의 협곡과 폭포가 많은데, 눈이 내리면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더욱 절경을 이룬다. 주상절리 폭포가 아름다운 비둘기낭, 한탄강과 영평천이 합류하는 강변에 병풍처럼 펼쳐진 베개용암, 철원과 경계를 이루는 대교천 협곡 등은 각각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③파주 벽초지문화수목원 벽초지문화수목원은 파주 쪽에서 제법 이름을 날리고 있는 테마 관광지다. 각종 교목과 관목, 초화류 등 14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주로 산자락에 터를 잡은 여느 수목원과 다르게 경사가 없는 평지에 인위적으로 조성됐다. 그 덕에 산책하듯 걷기 딱 좋다. 서울에서 멀지 않아 방송사 등의 촬영지로 자주 이용된다. 수목원 측은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등 무려 10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됐다고 전했다. 정문을 나서면 ‘여왕의 정원’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꽃들이 피고 졌을 정원은 이제 빛의 공간으로 새 단장을 했다. 초등학교 운동장만 한 공간이 온통 꼬마전구들로 가득 찼다. ‘여왕의 정원’을 나서면 곧 ‘유럽정원’이다.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문을 연상시키는 정문을 지나면 가운데로 죽 뻗은 길 양옆으로 측백나무가 병풍처럼 서 있다. 가운데 큰길 주변엔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을 떠올리게 하는 유럽풍의 조각상들이 늘어서 있다. 3t에 달하는 돌이 수압으로 돌아가는 스핀스톤 분수대도 인상적이다. 벽초지수목원은 새해 3월 5일까지 ‘사랑이 내리는 빛의 정원’ 이벤트를 연다. 해가 지면 불이 켜지고 오후 10시에 꺼진다. 입장료는 어른 8000원(주말, 공휴일 기준), 중고생 6000원, 초등학생 5000원이다. 연계 관광지로 첫손 꼽히는 곳은 헤이리다. 현대식 건축물과 다양한 테마의 가게, 맛집들이 어우러져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임진각 평화누리는 이미 수도권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여행지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도 제법 몰린다. ‘바람의 언덕’ ‘음악의 언덕’ 등에선 시원하고 상큼한 평화의 바람이 불어온다. 법원읍 동문리 일대에 율곡 유적지가 몰려 있다. 자운서원과 율곡의 가족묘, 율곡기념관 등이다. 자운서원은 1615년 율곡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지방 유림들에 의해 조성됐다. 2013년 국가 사적(제525호)으로 승격됐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래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묵은 향기는 꽤 짙다. 화석정은 이이가 자주 찾아 시상을 떠올렸다는 정자다. 율곡 유적지에서 9㎞ 정도 떨어져 있다. 화석정의 자랑은 탁월한 전망이다. 정자 앞에 서면 임진강과 DMZ 일대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임진강 옆 반구정(伴鷗亭)은 조선 세종 때의 명재상이었던 황희가 1449년 18년 동안 재임했던 영의정에서 물러난 뒤 갈매기(鷗)를 벗 삼아(伴) 여생을 보냈다는 곳이다. 빼어난 풍경 전망대로 맑은 날엔 멀리 북한 개성의 송악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땅끝, 희망 시작… 언제나 36.5℃

    땅끝, 희망 시작… 언제나 36.5℃

    북위 34도 17분 38초. 섬을 제외하고 한반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 안내판에 적힌 글귀다. 뭍은 여기서 끝나지만 희망은 비로소 시작된다.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 남루했던 한 해를 남김없이 털어 내고 순백의 도화지 같은 새해를 맞으려는 이들이 땅끝마을을 찾는 건 바로 그 때문일 터다. ●모노레일 타고 사자봉에 올라 온몸으로 맞는 새로운 시작 땅끝마을을 찾는 이들은 대개 서정적인 해넘이 풍경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땅의 끝이라는 지리적 상징성 속에서 한 해의 모든 시름을 부여안고 가라앉는 해를 보는 느낌이 각별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끝마을은 사실 해돋이 장면이 더 힘차고 아름답다. 겨울철엔 마을 왼쪽의 백일도와 흑일도 사이에서 해가 뜬다. 방울토마토를 닮은 해가 너른 바다와 크고 작은 섬들을 붉게 물들이는 장면은 서정적이면서도 장쾌하다. 맴섬 일출도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맴섬은 땅끝마을 표지석 바로 앞에 있는 갯바위다. 일 년에 단 두 차례, 2월과 10월 중순에 맴섬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이 장면을 담기 위해 전국의 사진가들이 몰린다. 새해엔 이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뭐, 꼭 맴섬 일출이라야 맛이랴. 바닷가에 서서 온몸으로 새 시작을 맞으시라. 외려 그게 낫다. 포구 뒤는 사자봉이다. 정상에 세워진 횃불 모양의 전망대가 이채롭다. 높이 400여m의 사자봉까지는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다. 바다를 굽어보며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전망대 주변에 땅끝탑과 희망의 샘,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따라 땅끝조각공원 등 명소 즐비 땅끝마을 주변의 적요한 해안가를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송지면 엄남리 해안에서 땅끝마을을 거쳐 사구리 해안까지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 하나다. 드라이브 코스 주변에 송호해변, 땅끝관광지,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사구미해변, 땅끝조각공원 등 명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땅끝조각공원에 서면 땅끝마을과 주변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바다를 향해 돌출한 ‘땅의 끝’과 보길도 등 주변 섬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땅끝조각공원에는 26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해남의 산천과 남도의 풍광을 새긴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아울러 송호해변은 울창한 솔숲, 사구미해변은 1.5㎞에 이르는 모래사장이 아름답다. ●이순신 장군과 ‘女스파이’ 어란의 구구절절한 전설 깃들어 해남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어란 여인’ 이야기다. 명량해전의 틈바구니에서 이순신 장군과 ‘여성 스파이’ 어란, 그리고 그의 연인이었던 왜군 장수가 얽히고설켜 영화 같은 이야기를 펼쳐 낸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전설’ 수준의 이야기로 평가절하되기도 한다. 어란 여인 이야기는 사실 정사가 아니다. 조선왕조실록 선조편에 관련 내용이 비치고,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여지는 대목이 등장한다는 것이 전부다. 이순신 장군과 명량해전의 눈부신 전공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있는 이야기라며 불온한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일본인 손에 의해 전해진 이야기란 점은 이 같은 부정적 인식에 불쏘시개로 작용하고 있다. 이야기의 얼개를 되짚어 올라가다 보면 꼭 두 개의 시점으로 제작된 영화를 보는 듯하다. 첫 장면은 해남의 일본인 사와무라 하치만다로에서 시작된다. 일제강점기 순사였던 그의 귀에 어느 날 어란 여인 이야기가 흘러 들어간다. 평소 해남 땅에 뼈를 묻고 싶다고 말했던 그가 일본으로 돌아간 뒤 유고집이 나오는데, 바로 여기에 그동안 채집했던 어란 여인 이야기가 담긴다. 이게 2006년 해남의 박승룡옹에게 전해졌고, 비로소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두 번째 장면은 전쟁터에서 시작된다. 정유재란 때 어란진에 주둔하던 왜장 간 마사가게(菅正陰)는 어느 날 자신의 연인이었던 어란에게 출병 기일을 발설한다. 어란 여인은 이를 이순신 장군에게 전하고, 이는 명량해전을 대승으로 이끄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어란 여인은 ‘해남의 논개’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하지만 어란 여인은 명량해전 이튿날 여낭터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자신의 연인이 울돌목 해전에서 전사한 것을 비관해서다. 자신의 첩보 덕에 조선은 누란의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정작 자신과 연인은 죽음으로 연을 끊어야 했다. 이러구러 여낭터에서 떠밀려 온 어란 여인의 시신은 한 어부가 거둬 어란마을 끝자락의 바닷가에 묻는다. 그 자리엔 그의 영혼을 위로하는 석등롱(石燈籠)이 세워진다. 어란 여인과 관련해 찾아볼 만한 장소는 두 곳이다. 그가 몸을 던진 여낭터와 그의 시신을 수습하고 석등롱을 세운 어란마을이다. 여낭터는 어란마을 건너편의 바위벼랑 중턱에 있다. 어란항 초입에 ‘여낭터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국문 아래쪽엔 일본어도 병기돼 있다. 여낭터엔 ‘어란의 여인상’과 표지비가 조성돼 있다. 동굴 형태의 자연석 아래 세워진 어란상은 뜻밖에 작달막하다. 일부에서 ‘미녀 스파이’ 운운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다. 기념비 앞면엔 투신 날짜가 적혀 있다. 1597년 9월 17일. 명량대첩 하루 뒤다. 기념비 양옆엔 모두 네 명의 일본인 이름이 적혀 있다. 고니시 유이치로 형제는 어란상과 표지비 조성 비용을 댄 이들이다. 일제강점기에 해남에서 태어난 이들의 부친은 어란리 심상소학교 교장을 지냈고, 외조부는 어란리에 최초로 김 양식을 도입한 인물이라고 한다. 여낭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눈부시다. 청잣빛의 모티브가 됐다는 영롱한 바다, 어란 바다 위를 가득 메운 양식 어구들, 그 너머로 남도의 뭍과 섬들이 어우러져 있다.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흘러가는 어선이 아니었다면 그림으로 착각할 만한 풍경이다. ●거대한 인공 호수엔 30여종 겨울 철새의 ‘화려의 군무’ 해남에는 거대한 인공 호수가 세 곳 있다. 모두 겨울철 탐조 여행으로 이름난 호수다. 영암과 경계를 이룬 영암호는 세 호수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해마다 30여종의 겨울 철새가 찾는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다. 특히 가창오리가 많이 찾는다. 11월부터 도래하기 시작해 12월쯤 최대 개체수를 이룬다. 올해도 30만여 마리가 찾아와 군무를 펼치고 있다. 이웃한 금호호엔 목재데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탁 트인 호수 주변을 걷는 맛이 각별하다. 고천암호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갈대밭이 있는 곳이다. 호수와 간척지 등을 합친 둘레가 14㎞에 달한다. 차를 타고 다니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윤두서 고택도 둘러볼 만하다. 조선의 선비화가 공재 윤두서가 기거했던 고택이다. 조선 후기의 건축양식이 살아 있는 건물로 1670년 지어져 1811년에 중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립 당시엔 48칸 규모였으나 문간채와 사랑채는 사라지고 현재 안채와 곳간, 헛간, 사당 등이 남아 있다. 글 사진 해남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 : 여낭터 찾기가 쉽지 않다. 땅끝마을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송지면사무소 앞 네거리까지 간 뒤 어란항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어란항 초입에 세워진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해 마을로 들어간 뒤 두 번의 갈림길에서 모두 좌회전해 곧장 간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고 나면 제주~해남 간 전력변환소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30m 정도 걸으면 작은 묘가 나오고, 그 옆으로 난 소로를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여낭터다. 어란마을 석등롱은 어란항 뒤편의 골목길을 따라 끝까지 간 뒤 민가 건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나온다. 해남관광안내소 532-1330. →맛집 : 해남 읍내 천일식당(536-4001)은 떡갈비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계절 별미로는 삼치회가 꼽힌다. 햇김에 흰 밥과 묵은 김치, 삼치 선어 등을 올려 먹는다. 이학식당(532-0203) 등이 알려졌다. 땅끝마을 쪽에서는 땅끝바다횟집(534-6422), 본동기사식당(535-2437) 등이 맛집으로 입소문 났다. →잘 곳 : 땅끝비치(534-1002)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땅끝마을 언덕에 있다. 유선장여관(534-2959)은 각종 여행서와 언론 매체 등에 오르내리며 명소 반열에 오른 숙소다. 영화 ‘서편제’ 촬영지이기도 하다.
  • [新국토기행] 눈꽃에 숨은 장성의 푸름

    [新국토기행] 눈꽃에 숨은 장성의 푸름

    서울에서 내려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전남의 관문인 장성군은 호남의 중심이다. 전북과는 경계를 이루고 광주시와 접해 있고 사통팔달 도로가 연결돼 있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예로부터 장성은 ‘산이 둘러 있고 물이 굽이쳐 스스로 하늘을 이뤘다’고 표현하듯 자연이 만들어 낸 빼어난 경관과 수려한 풍광이 으뜸인 고장이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에 배향된 하서 김인후 선생을 기리는 필암서원을 비롯해 고산서원, 봉암서원 등 유서 깊은 문화자원이 곳곳에 남아 있는 문향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소설 홍길동이 실제 살았다는 아치곡, 동학농민군이 싸웠던 황룡전적지 등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장성은 최근에는 ‘옐로시티’라는 새 이름으로 불린다. 옐로시티는 사계절 내내 노란색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장성이 꿈꾸는 미래다. 밝은 노란빛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사계절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고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자연의 멋과 문화 그리고 노란색의 감성이 가득한 팔색매력 장성은 찾을수록 푹 빠지는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인구는 4만 7000여명이다. >>볼거리 ●피톤치드향 가득한 치유의 숲 축령산 편백림 전북 고창과 경계를 이룬 축령산에는 40~50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림대가 1150㏊에 걸쳐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건강한 나뭇잎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는 특유의 향을 풍기며 산을 찾은 이들에게 청량한 기분을 선물한다. 축령산은 전국 최대의 조림 성공지로도 유명하다. 춘원 임종국 선생이 한국전쟁 뒤 폐허가 된 벌거숭이 산에 30년간 사재를 털어 묘목을 심고 물을 주고 가꾸며 편백림을 직접 일궜다. 촘촘히 뿌리 내린 편백나무마다 산을 사랑했던 그의 열정이 느껴진다. 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에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조림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잠시 쉬면서 임 선생 평생에 걸쳐 보여 준 헌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삼림욕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인 축령산은 2014년 사단법인 생명의 숲 국민운동으로부터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축령산에는 널찍한 임도가 곳곳으로 뻗어 있어 가벼운 산책이 가능하다. 안내도를 따라 오솔길로 들어서면 더욱 진한 피톤치드향이 온몸을 감싸며 상쾌한 기분을 선사하고 곧게 뻗은 나무들로 편백림이 만들어 내는 이국적 정취에 흠뻑 빠지기도 한다.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는 데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취향에 따라 숲속에 조성된 데크에 누워 독서나 명상을 즐길 수도 있다. 축령산의 매력을 더 깊게 느껴 보고 싶으면 산림청 ‘장성편백 치유의 숲’에서 운영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특히 청소년, 환우, 임산부 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고 숲 해설가가 함께해 더욱 알차게 숲의 속살을 체험할 수 있다. ●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백양사 백암산을 뒤로하고 가인봉과 백학봉 사이 골짜기에 자리잡은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명찰로 애기단풍과 비자나무 숲, 고불매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장성의 대표 관광지다. 백양사에는 보물인 소요대사부도를 비롯한 극락보전, 대웅전, 사천왕문, 청류암, 관음전 등의 국가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담장에 기대어 있는 고불매와 비자나무 숲과 같은 천연기념물도 볼 수 있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지만 특히 가을에는 색이 고운 애기단풍이 사찰과 백암산을 물들이기 시작하면 백양사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단풍객들과 추억을 만들려는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백양사로 향하는 길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백학봉을 배경 삼아 맑은 연못에 비치는 쌍계루와 붉은 단풍이다. 수정처럼 맑은 물이 가을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고 가을 햇살이 더해지면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돼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최고의 단풍 사진 촬영지로 손꼽는다. 백양사를 품은 백암산은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산 중 하나로 사계절 사랑받는다. 특히 전남대수련원에서 오르는 등산길 중간에는 장성 8경 중 하나인 입암산성 일부가 온전히 보존돼 있어 역사의 발자취도 느껴볼 수 있다. 입암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전라도를 지키려는 군사 목적으로 쌓은 성으로 계곡능선을 따라 3.2㎞의 성이 남아 있다. 정연하게 쌓은 성벽이 무너지지 않고 많이 남아 있는 데다 남·북쪽 두문의 흔적까지 있어 웅장했던 성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피와 땀으로 나라를 지키려던 조상들의 숨결이 들리는 듯한 매우 유서 깊은 호국유적지다. 지금은 그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성곽과 윤진의 순의비가 있고, 가을 억새는 장관을 이룬다. ●호수를 품은 숲길, 장성호 호반길 장성호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씻어 주는 기분 좋은 숲길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장성호 호반길은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입소문 난 트레킹 명소다. 장성읍내와 넉넉한 들녘 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고즈넉한 숲길로부터 시작되는 호반길은 댐이 만들어지기 오래전, 마을주민들이 오갔던 길이다. 한동안 사람의 발자취가 사라졌지만 최근 자연 그대로의 경치를 간직한 아름다운 길로 다시 주목받는다. 지금은 장성군이 호수를 중심으로 명품 둘레길을 만들기 위해 곳곳에 끊겨 있는 길을 나무 데크로 잇고 쉼터를 만들어 걷기 좋은 길로 다듬고 있다. 숲길 군데군데 쉼터도 만들었다. 모두 호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힘든 길은 아니지만, 잠깐잠깐 멈춰 서서 풍광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적을 깨며 호수를 가르는 보트의 자태도 멋스럽다. 장성호 건설로 대를 이어 살아온 고향을 등져야 했던 이들을 위한 수몰문화관이 있어 장성호의 과거도 잠깐 엿볼 수 있다. 또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라고 인정받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임권택 시네마테크도 이곳에 있다. 시와 글, 그림과 어록을 주제로 갖가지 조각 작품이 세워진 조각공원도 있어 예술을 즐기며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홍길동 테마파크 홍길동의 고장으로도 유명한 장성 황룡면 아곡마을에 ‘홍길동 테마파크’가 넓게 조성돼 있다. 테마파크는 홍길동 생가를 비롯해 산채, 전시장, 야영장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홍길동 생가는 자리를 옮겨 원형대로 복원했고 전시관에는 출토된 유물과 홍길동 관련 자료인 영상물, 연구논문, 문학작품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또한 테마파크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예쁜 쉼터, 꽃밭이 꾸며져 있고 광장에는 분수대가 있어 한여름 어린아이들의 단골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4D 영상관’은 장성군이 제작한 홍길동 애니메이션 ‘홍길동2084’와 ‘Let’s go 활빈당’을 상시 상영하고 있어 어린이들로 북적인다. 이 밖에도 풋살경기장같이 가볍게 몸을 풀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많아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는다. 많은 이들이 홍길동 테마파크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캠핑장이다. 테마파크에 있는 야영장은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나무데크가 25개 조성돼 있고 주변에 취사장, 샤워장, 화장실, 매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최적의 캠핑장으로 손꼽힌다. 기본적인 캠핑시설은 저렴한 가격에 대여가 가능하고 바로 옆에도 오토캠핑장이 있어 개성에 따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이 마을에서 태어난 박수량 선생의 청백리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청백당’이라는 한옥펜션이 지어져 고즈넉한 하룻밤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으로 한번쯤 가족과 함께 머무르기 좋다. ●영화계 거장의 작품 조명한 임권택 시네마테크 장성호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장성이 낳은 영화계 거장인 임권택 감독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임권택 시네마테크’가 들어서 있다. 2014년 개관한 이곳은 상영관과 전시관, 영화 관련 연구 및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이 있다. 2018년까지는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시네마테크가 있는 문화예술공원은 넓게 펼쳐진 장성호를 배경으로 103점의 시·서·화 어록을 새긴 멋진 조각작품이 설치돼 관광객들이 공원을 거닐며 문학적 재미를 느끼도록 해 준다. ●오솔길의 낭만 찾는 캠핑족들의 천국, 남창계곡 입암산 남쪽에 있는 남창계곡은 은선동, 자하동 등 여섯 갈래로 이뤄져 길이가 십여리에 이른다. 계곡마다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갖 새소리가 그치지 않는 울창한 수목과 산천어의 작은 움직임까지 들여다보이는 수정처럼 맑은 계곡물과 계곡을 따라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창계곡이 자랑하는 가장 빼어난 멋이다. 여름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대표적인 피서지로 인기가 높고 최근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캠핑을 즐기려는 레저족의 발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먹거리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흑두부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전통 손두부가 별미로 꼽힌다. 두부가 들어간 버섯전골과 단풍두부묵 등을 즐길 수 있고, 청국장도 맛이 좋아 백양사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여름엔 꿩 샤부샤부, 겨울엔 꿩 떡국 꿩은 예로부터 기력을 증강시키고 소화기능을 돕고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의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심이나 등심 같은 부위는 적당한 두께로 썰어 샤부샤부와 육회, 탕수육, 떡국 등으로 먹는다. 여름에는 샤부샤부, 겨울에는 떡국을 즐겨 먹는다. ●얼었다 녹았다 반복해 달달한 장성 곶감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품종은 주로 대봉이며 감나무들의 수령이 높아 열매가 크고, 육질이 단단하다. 자연 바람으로 말리는 이곳 곶감은 다른 지역과 달리 빛깔이 그리 곱지 않다. 늦가을부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당도가 높다. 특히 절반만 말린 반건시가 부드러워 인기를 끌고 있다. ●자양 강장의 아이콘 메기찜·메기매운탕 강에서 갓 잡은 메기에 온갖 채소를 넣고 끊인 메기매운탕은 향긋하고 비린내도 나지 않아 식욕을 돋워 주는 음식이다. 자연산 메기에 각종 양념으로 맛을 낸 메기찜은 담백하고 향긋해 맛을 아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메기찜은 담백하고 칼칼하며 매콤한 맛은 물론 자양 강장의 효과까지 뛰어나다. ●축령산 경치와 함께 즐기는 한방약오리 축령산 자락에서는 황귀, 녹각, 예덕나무 등 각종 약재를 넣어 끓여 낸 한방약오리를 맛볼 수 있다. 축령산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어 더운 여름날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깔끔하게 나오는 신선한 나물 등 담백한 밑반찬과 함께 오리백숙과 닭백숙, 떡갈비까지 기호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하나되어 함께 걷고픈 길… 가슴 시리도록 보고픈 너

    하나되어 함께 걷고픈 길… 가슴 시리도록 보고픈 너

    분단의 아픔 간직한 잔교리 38평화마을 ~ 겨울철 서퍼들의 천국 기사문 해변·죽도 ~ 바다 위 고즈넉한 절집 휴휴암 ~ 갈대밭 품은 포매호 ~ 도루묵 풍년인 남애항… 아! 그곳에 가고 싶다 난데없이 왠 38선이냐 싶겠다. 아무리 곱씹어 봐도 38선이 운위돼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우니 말이다. 사실 이 계절과 특별한 연관은 없다. 그저 한적한 겨울 바다가 보고 싶었고, 노릇노릇 구워진 도루묵 구이도 먹고 싶던 차에 그에 걸맞은 핑곗거리가 하나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자니 속초나 강릉처럼 사람 몰리는 곳은 싫고, 다소 외져도 풍경과 계절 별미가 있는 곳이어야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강원 양양, 그리고 ‘38선 숨길’이었다. 설악산 한계령을 넘어간다. 양양으로 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길이다. 눈이 쌓이면 무척이나 위험한 길로 변하지만, 그 전까지는 방문객들에게 나라 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풍경의 유희를 안겨 주는 구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풍으로 화사했던 산자락은 헐벗고 야위었다. 반면 여름 내내 숲에 가려졌던 암릉들은 선이 더욱 굵어졌고, 늘 푸른 소나무의 자태도 어느 계절보다 청청하다. ‘38선 숨길’은 현북면 잔교리, 이른바 ‘38평화마을’에서 서면 영덕리까지 이어지는 38㎞의 트레킹 코스다. 영덕리에서 역순으로 올 수도 있지만, 대개는 잔교리를 들머리 삼는다. 한데 왜 하필 ‘숨길’이고 ‘잔교리’였을까. 현지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숨길은 남과 북이 숨을 쉬듯 막힘없이 소통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문구다. 줄곧 38선을 따라간다. 잔교리는 국군의 날 제정의 토대가 된 마을이다. 그 연원을 따져 보려면 시계추를 1945년 광복 직후로 되돌려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한반도에 38선이 그어진다. 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인천상륙작전과 9·28 서울 수복 등으로 승승장구하며 북진을 거듭할 무렵 유엔에서 연합군 측에 38선을 넘지 말 것을 지시한다. 연합군이 머뭇대던 사이 국군에 북진 명령이 내려졌고, 국군 3사단 23연대가 최초로 잔교리의 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한다. 그날이 1950년 10월 1일이다. 현재 국군의 날은 이날을 기려 1956년 제정한 것이다. 38선이 그어질 당시 잔교리 또한 마을 중심을 흐르는 잔교천(현 38선천)을 경계로 남북으로 나뉜다. 격의 없이 지내던 마을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겯고 트는 사이가 된 것이다. 그 비극적인 과거를 되새기기 위해 38선을 따라 걷는 길을 만들었다. 그게 ‘38선 숨길’이다. 사실 일반 여행객들에게 ‘38선 숨길’은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상징성은 선명하지만 딱히 이렇다 할 풍경이 있는 것도 아니다. 들머리와 날머리를 연결하는 교통 수단도 마땅치 않다. 그 탓에 보통은 38선 휴게소에서 여러 조형물들이 늘어선 길을 따라 ‘38평화마을’까지 다녀오거나, 좀더 걸어 대치리까지 간 뒤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8선 휴게소는 7번 국도 바로 옆 기사문 해변에 터를 잡았다. 38선 상징비와 탱크를 형상화한 38선 미니주제체험관 등이 마련돼 있다. 시퍼런 바다 위에선 서퍼 몇몇이 파도를 즐기고 있다. 기사문 해변부터 강릉 방향으로 동산 해변을 거쳐 죽도 해변에 이르는 구간은 서퍼들의 천국이다. 특히 겨울철이면 먼바다에서부터 둘둘 말려 온 파도가 해안까지 이어져 서핑을 즐기는 데 최적의 여건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휴게소 오른쪽의 지하보도로 7번 국도를 가로지르면 곧바로 ‘38평화마을’로 연결된다. 지하보도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총을 든 청년의 서늘한 눈빛, 녹슨 철모를 뚫고 피는 꽃 등이 인상적이다. 지하보도 너머는 38선천이다. 개울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작은 하천이다. 이 실개천을 두고 한때 남북으로 나뉘어 대치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마을 안으로 들면 다양한 조형물들이 시선을 끈다. 2012년 공공미술사업으로 조성된 작품들이다. 그물에 갇힌 포탄도 있고, 남북 어부가 함께 평화를 낚기도 하고, 평화를 배달하는 우체부의 모습도 눈에 띈다. 마을 인근에도 38선 돌파 기념비, 관동8경 중 하나인 하조대, 일제강점기 3·1운동을 기리는 만세공원 등 볼거리가 제법 많다. 마을을 돌아 나와 양양 여정을 이어 간다. 목적지는 남애항이다. 영화 ‘고래사냥’(1984)의 촬영지였던 곳. 가수 송창식이 부른 동명의 노래에서 보듯 억압받던 그 시절의 청춘들이 완행 열차 타고 찾길 꿈을 꿨던 곳이다. 기암들의 자태가 인상적인 동산항과 인구항 사이에 죽도라는 섬이 있다. 둘레 1㎞, 높이 54m로 섬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크기다. 몇 해 전만 해도 죽도암 주변의 분위기는 고즈넉했다. 이정표가 있어도 찾기 힘들 만큼 외진 곳이었다. 한데 요즘은 이 일대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변했다. 도회지에서 젊은 서퍼들이 즐겨 찾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건물이 올라가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밥집, 술집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죽도 주변엔 철재 데크가 놓여졌다. 섬 뒤편에 없는 듯 숨은 죽도암(竹島庵)까지 다녀올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휴휴암(休休庵)과 만난다. 바다로 뻗은 너른 반석이 인상적인 절집이다. 반석 주변에선 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물론 먹이는 돈 주고 사야 한다. 먹이를 뿌리면 30~40㎝에 달하는 황어들이 몰려온다. 수백 마리는 족히 넘어 뵌다. 황어뿐 아니다. 방생한 우럭 새끼 등이 도무지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뿌린 먹이에 길들여진 탓이다. 사람이 환경에 개입하는 건 여러 면에서 고민이 뒤따라야 하는 문제다. 절집에서 물고기 새끼를 방생하고, 먹이를 주는 게 온당한 일인지 좀더 따져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휴휴암 인근의 포매호도 아름답다. 포매호는 강원 북부 해안에 발달한 여러 석호 중 하나다. 화진포 등에 견줘 규모는 작아도 풍경은 제법 옹골차다. 포매호 주변 갈대밭에 조성된 목재 데크를 따라 산책을 즐기는 재미가 각별하다. 남애항은 양양에서 가장 큰 항구다. 매일 아침 열리는 수산물 경매 시장도 근동에서는 가장 크다. 이맘때 위판되는 해산물은 대개가 도루묵이다. 낭자하게 진행되는 여느 항구도시의 경매장과 달리 비교적 짧고 조용하게 경매가 이어진다. 호시탐탐 도루묵을 노리는 갈매기들과 경매사, 어민들이 뒤엉킨 번다한 한때가 지나고 나면 사위가 적요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때 항구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도루묵으로 허기를 달래고, 내일을 위해 그물을 손질하는 어민들과 만날 수 있다. 일렬로 길게 늘어선 활어회센터를 지나면 남애항 바다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앞에 영화 ‘고래사냥’ 촬영지 표지석이 서 있다. 배우 안성기, 이미숙, 김수철 등이 주연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여기서 촬영됐다고 한다. 전망대 2층의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남애항과 망망대해, 파란 하늘이 가슴 가득 담긴다. 글 사진 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 44번 국도로 갈아탄 뒤 한계령을 넘어서면 곧 양양이다. 이어 동해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하조대 나들목으로 나갈 수도 있고, 7번 국도를 타고 천천히 내려갈 수도 있다. →맛집 : 한계령 너머 범부리에 있는 범부막국수(671-0743)는 이른바 ‘가성비’ 뛰어난 맛집이다. 막국수와 메밀만두 등으로 이름났다. 외양은 거칠고 투박해 뵈지만 맛은 차지고 부드럽다. 계절 별미로는 역시 도루묵이 첫손 꼽힌다. 남애항에서 경매가 끝난 뒤 직접 사서 조리해 먹거나, 주변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잠수부횟집(671-9855)은 회, 멍게 등 여러 해산물을 싱싱하게 내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맘때면 오징어 물회도 별미다. 동산항 끝에 있다. →잘 곳 : 가족 단위라면 쏠비치 호텔&리조트(1588-4888)가 맞춤하다. 다만 비수기에도 투숙객이 몰려 방 구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서퍼들이 즐겨 찾으면서 기사문항부터 남애항에 이르기까지 숙박업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었다. 특히 죽도 쪽에 젊은층 취향의 숙소가 많다.
  • ‘푸른 바다의 전설’ 촬영지..대체 어디야? ‘동화 속 같아’

    ‘푸른 바다의 전설’ 촬영지..대체 어디야? ‘동화 속 같아’

    ‘푸른 바다의 전설’ 촬영지 지로나(헤로나)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6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연출 진혁) 1회에서는 인어(전지현 분)와 허준재(이민호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드라마는 주로 스페인 지로나에서 촬영됐다. 우월한 비주얼의 주인공들을 더욱 더 빛나게 해주기 충분했다. ‘지로나’는 스페인 카탈루냐 북동부에 있는 도시로 바르셀로나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 발음으로는 ‘헤로나’로 불린다. 영화 ‘향수’와 미국드라마 ‘왕자의 게임’의 촬영지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스페인의 피렌체’라 불릴 만큼 중세시대의 골목길과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이곳은 우리에게는 생소한 편이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고요함을 즐기기 위한 관광객이 사철 모여드는 곳이다. 지로나는 오냐르 강(El río Oñar)을 중심으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는데 여행의 시작점은 강북의 올드타운에서 잡는 게 일반적이다. 리베르타트 거리는 올드타운의 중심지로 주말이면 재래시장이 열려 꽃, 과일, 소시지, 의류, 기념품 등을 사기 위한 행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역사적으로 유대인 거주구역이기 때문에 현지인은 ‘유대인의 거리’라고도 부르는 리베르타트 거리에는 중세 유적도 적지 않게 포진해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로나 대성당을 들 수 있다. 세밀한 장식에 치중하기보다는 큼직큼직 시원하게 건축된 이 성당의 건축 시기는 15세기로 성당 오른쪽에 우뚝 솟은 종탑만 16세기에 완공한 것이다. 이 종탑은 이 지역의 정복자였던 샤를마뉴 대제의 이름을 빌려 샤를마뉴의 탑으로 불린다. 바르셀로나에서 지로나 역까지 완행열차로는 1시간 30분, 급행열차로는 40분이면 가닿을 수 있다. 한편 ‘푸른 바다의 전설’은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의 신작으로 전지현은 여주인공 심청 역을, 이민호는 사기꾼 허준재 역을 맡았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新국토기행] 끝없이 높다 한없이 맑다… 평창 알프스

    [新국토기행] 끝없이 높다 한없이 맑다… 평창 알프스

    강원 평창군, 첩첩산중 산간마을이 세계 속의 도시로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바뀌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내년 말이면 서울~평창이 KTX로 1시간 거리에 놓인다. 도시를 동서로 지나는 영동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구절양장 산촌 마을 길들이 시원스레 확·포장되며 새로운 고원관광지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해발 600~1000m의 숲 속 자연자원을 활용해 휴양과 힐링의 고장으로 변하고 있다. ‘해피 700’ 건강마을 이미지는 일찌감치 확보했다. 대관령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사계절 복합관광단지로, 자연 속에서 휴식과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수도권 배후 최고의 관광· 휴양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자연 속에 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보석처럼 즐거움을 더한다. 산, 계곡, 동굴, 목장, 약수터와 각종 식물원들이 반기고 스키장과 콘도미니엄을 품은 리조트들이 손짓한다. 산골마을에는 자연이 빚어내는 메밀국수와 황태, 송어, 산채, 한우 등 토속 먹거리가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적인 도시로 새롭게 변모하는 평창을 찾아 가을 여행을 떠나보자. [볼거리] ●해발 700m 목장서 동해도 조망 평창은 목장의 고장이다. 해발 700~800m 대관령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지는 넓은 초원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이 가운데 삼양대관령목장은 서울 여의도 면적 7.5배에 달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초지 목장이다. 1972년에 개발해 드넓은 초원과 목가적인 분위기를 갖춰 여러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승용차로 오를 수 있는 최고 지점인 소황병산 정상에서 목장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목장 북동쪽 끝에는 강릉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동해전망대가 있다. 시원한 동해가 드넓게 펼쳐져 있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늘어선 모습도 이채롭다. 모두 49기의 발전기가 세워졌다. 워낙 넓은 탓에 1년이 넘도록 소의 발자국이 한번도 지나지 않는 초지가 곳곳에 널려 봄이면 얼레지가 지천이고 가을에는 구절초가 군락을 이룬다. 인근 대관령하늘목장도 월드컵경기장 500배 달하는 약 1000만㎡ 규모의 거대한 목장이다. 현재 400여 마리의 홀스타인 젖소와 100여 마리의 한우를 친환경적으로 사육한다. 인공 개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자연 그대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자연 순응형 체험목장으로 방목 중인 젖소와 말, 양떼 곁에 직접 다가갈 수 있다. 트랙터 마차를 타고 바라보는 풍광도 압권이다. 대관령양떼목장도 인기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느낌은 마치 유럽의 알프스 못지않게 아름답다. 건초를 직접 양에게 먹여주는 기쁨을 맛볼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는 재밌고 유익한 자연학습체험장으로, 연인들에게는 정다운 데이트코스로 감동과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월정사 전나무 따라 1000년 숲길 속으로 고려 말, 오대산에서 수행하던 나옹 선사는 매일 월정사에 들러 부처에게 공양을 드리던 어느 겨울날 소나무 가지에 있던 눈이 떨어져 공양이 못 쓰게 되자 나옹 선사는 소나무를 크게 꾸짖었다. 호통을 들은 소나무는 참회하는 듯 자리를 비켰고, 그 자리에 소나무 대신 전나무가 자리를 잡았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진다. 이때 이곳에 자리를 잡은 아홉 그루의 전나무들이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대산과 월정사를 지키며 씨를 뿌리고 숲을 이뤘는데 사람들에 의해 이곳을 1000년 숲길 ‘전나무숲길’로 불린다. 1000년 숲길로 불리는 월정사전나무숲길. 일주문을 지나 월정사를 향해 걷다 보면 좌우로 아름드리 전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장쾌하게 뻗은 전나무는 짙은 그늘을 만들지만 볕이 잘 들어 음습하지 않다. 전나무는 머리가 맑아지는 향기는 물론, 우리 몸에 유익한 음이온까지 배출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 중 하나로 꼽히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 나무들은 평균 나이가 약 83년에 이르며 최고령 나무는 무려 370년이 넘는다. 주변에는 수달이나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340여종이 사는 보기 드문 웰빙산책 코스다. 오대산국립공원 밀브릿지 매표소에서 약수터까지 이어지는 약 300m의 전나무 숲길은 오염되지 않는 피톤치드 숲 냄새가 좋아 삼림욕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건을 갖춘 곳이다. 이곳에는 전나무, 잣나무, 소나무, 가문비나무, 박달나무 등 수많은 활엽수림이 울창하게 어우러져 있다. 숲길 끝자락에서 나는 방아다리약수는 철분과 탄산이 주성분으로 위장병,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솟는 인근의 신약수도 신경통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진다. 주변 숲이 아름다워 드라마 촬영지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정강원엔 ‘전통의 맛’ 이효석 생가엔 ‘문학의 맛’ 정강원은 한국 전통음식문화의 소중함과 우수성을 보존하고 연구, 보급, 홍보하는 한국 최고의 전통 음식문화 체험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용평면 백옥포리 2만 1000여㎡의 부지에 전시관, 조리체험실, 발효실, 자연재배단지 및 실내외 식당 등 전통문화체험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전통한옥 숙박 체험과 고추장 담그기, 메주 쑤기, 김치 담그기, 전통 술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 기회를 제공하는 체험의 장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저자 이효석 선생의 숨결이 살아 있는 봉평 효석문화마을은 추억과 낭만이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소설의 내용을 재현해 놓은 듯한 가산공원 내에는 장돌뱅이들이 자주 들렀던 주막인 충주집이 있고, 흥정천 다리 건너에서는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사랑을 나눴던 물레방앗간을 볼 수 있다. 메밀밭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산 이효석 선생의 생가터와 이효석문학관이 나온다. 가을이면 소금을 뿌려놓은 듯 메밀꽃이 지천으로 피고 해마다 9월이면 효석문화제가 열려 토속적이고 문학행사와 문화행사, 체험행사가 펼쳐진다.●허브향 취하는 흥정계곡… 백룡동굴은 산교육장 흥정계곡을 배경으로 자리한 허브나라에 들어서면 향긋한 허브향이 온몸을 감싼다. 가족휴양지로 인기가 높다. 120여종이 넘는 허브가 자라는 이곳은 중세가든, 락가든, 나비가든, 코티지가든 등 모두 8개의 테마가든으로 구성됐다. 자작나무집 허브찻집에서는 허브로 만든 각종 음식과 차를 맛볼 수 있고, 다양한 허브제품들을 판매한다. 허브나라 가는 길에 울창한 숲과 맑은 흥정계곡은 한 폭의 풍경화와 같다. 계곡은 소(沼)와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장관이다. 흥정계곡은 한여름에도 15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고 깨끗한 물에는 열목어와 송어 등 청정 민물고기가 산다. 천연기념물 206호인 백룡동굴은 자연석회동굴로 지하에 형성된 천연동굴의 아름다운 경관을 직접 탐험하고 해설과 안전을 책임지는 동굴전문가이드와 함께 동굴탐험을 즐길 수 있는 생태체험학습장이다. 백룡동굴 전용 배를 타고 동강을 건너 입구로 들어가면 고드름처럼 생긴 종유석과 땅에서 돌출한 석순, 삿갓 및 계란 프라이 모양의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기둥을 이룬 석주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수억년을 간직해 온 비밀의 지하세계가 눈앞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이곳에서 경험하는 ‘암흑체험’은 백룡동굴 체험의 백미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먹거리] 소박한 맛 메밀 국수화려한 맛 평창 한우●국수로 샐러드로… 메밀의 무한 변신 맷돌로 갈고, 디딜방아에 찧어 별다른 양념 없이 손님에게 별미로 대접하던 산골음식이 평창 메밀국수다. 궁핍한 시절 굶주림을 달래기 위해 국수 장사를 하게 된 게 막국수 대중화의 시초로 알려졌다. 메밀을 이용한 음식으로는 막국수, 전병, 전, 묵, 샐러드, 떡, 칼국수, 차 등이 있는데 메밀을 삶으면 영양분이 물속으로 빠져나오기 때문에 삶은 물은 차나 요리 국물로 사용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도시인들이 메밀차를 꾸준히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동해 찬바람에 스무번 말린 ‘더덕 황태’ 얼어붙어서 더덕처럼 마른 북어라고 해 더덕북어라고도 한다. 겨울철에 명태를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 대관령을 넘어오는 동해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스무 번 이상 반복해서 말린다. 이렇게 말린 황태는 빛이 누렇고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육질과 깊은 맛이 제격이다. 숙취 해소와 간장해독, 노폐물 제거 등의 효능이 있다. 요리로는 무침, 구이, 찜, 국, 찌개 등이 있다. ●깨끗한 평창에 살어리랏다… 담백한 송어 차갑고 깨끗한 1급 청정수에서만 자란 평창 송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담백한 저지방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지금은 해마다 ‘평창송어축제’를 열 만큼 지역 토착 어종으로 대접받는다. 송어는 회로 먹는 게 가장 맛있지만 튀김과 찜, 조림으로도 먹을 수 있다. ●고지대서 자란 고영양 나물, 밥이 약이네 곤드레, 취나물, 무청, 얼레지 등 해발 750m의 청정 고지대 평창에서 재배되는 산채나물은 무기질, 비타민, 특수성분인 필수아미노산과 필수지방산, 향 미량원소 등이 우수한 식품으로 평가받는다. 또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 인체의 기능을 균형 있게 유지해준다. 최근에는 약리효과도 밝혀져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누린다. 산채비빔밥, 전, 튀김, 떡, 조림, 무침 등 다양하게 요리해 즐길 수 있다. ●100가지 맛이 나는 한우, 철저한 품질 관리 일두백미(一頭百味), 한우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이 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평창 한우는 맛도 일품이지만 농가와 협약을 맺어 품질 관리해 안정적으로 원육을 제공하고, 전산화해 엄격하게 한우 개체를 관리한다. 고원지대에서 사육된 평창 한우는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해 일품이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성북동 밤길’ 내년부터 불 밝힌다

    ‘성북동 밤길’ 내년부터 불 밝힌다

    성북구, 3억 투입 사업 추진 도성극장 등 문화재 야행 개발 가을 분위기의 멜로드라마 ‘공항 가는 길’의 주요 촬영지인 우리옛돌박물관을 밤에도 감상할 수 있는 ‘성북동 야행’을 내년부터 즐길 수 있다. 서울 성북구는 문화재청 야행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 국비 1억 5000만원, 시비 7500만원을 지원받게 된 ‘성북동 야행’ 사업에 구비를 추가해 모두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25일 밝혔다. 야간에도 문화재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야행 프로그램에는 44개 자치단체가 신청해 8곳이 선정됐다. ‘성북동 야행’은 2013년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성북동에 밀집한 문화유산을 재조명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특히 ‘소설과 함께하는 거리연극’ 등을 통해 성북동 지역의 문화단체와 예술인들이 역량을 발휘하는 대도시 문화재 활용의 모범 사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성북동은 실제 서울시민이 사는 곳인 만큼 관광지가 아니라 마을에서 진행하는 문화재 야행의 새로운 모델도 개발하게 된다. 특히 사대문이 있는 한양도성의 성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영화를 상영하는 ‘도성극장’을 날씨가 좋은 5월과 9월에 연다. 경복궁 야간개장에서 관람객을 사로잡았던 미디어 아트도 한양도성에서 펼쳐진다. 성벽이 미디어 파사드가 돼 한양도성의 가치 등을 아름다운 영상과 조명으로 관람객에게 전달하게 된다. 성북동에 살았던 소설가 이태준의 단편 ‘달밤’의 주인공 황수건으로 분장한 배우는 삼선교, 혜화문, 장승업 집터, 최순우 옛집, 선잠단지 등 문화유산을 거리연극을 통해 소개한다. 도로다이어트로 내년 상반기에 확장되는 성북동 보도에서 미술 감상, 음악회, 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북적이되 번잡하지 않고, 유쾌하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야행이 성북동 야행의 주제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행사 기간 중 야간에만 2만여명이 방문해 성북동이 서울 사대문 밖 대표적인 문화예술 동네의 이미지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과 함께 ‘성북동 야행’을 진행해 문화재는 생활 속에 있고 지역 개발에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단풍-억새 이 달말 절정…제주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인기

    단풍-억새 이 달말 절정…제주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인기

    이 달 말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도의 아름다운 가을 절경을 벗삼아 힐링 여행을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제주 곳곳의 억새밭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산굼부리와 김녕억새밭, 바다와 언덕이 만나는 섭지코지 등은 빠질 수 없는 가을 제주 여행 필수 코스다. 발길 닿는 곳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제주지만 섭지코지가 속한 서귀포시는 중문관광단지를 비롯한 관광 코스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가운데 제주도·서귀포펜션 이로제주펜션(IRO Jeju)은 지난해 중국 개봉 이후 올해 초 한국서 개봉한 손예진, 진백림, 신현준 주연의 영화 ‘나쁜놈은 죽는다’의 촬영지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도 숙박펜션 중 한 곳이다. 제주도숙소추천하면 빠지지 않는 이로제주는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는 독채 펜션으로 활용도가 높고, 각 객실 테라스에는 바비큐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제주도 가족펜션으로도 손꼽힌다. 감각적인 건물 디자인과 호텔 느낌의 객실의 이로제주는 객실로부터 16km 거리에 위치한 마라도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제주도 남쪽 바다를 아우르는 전망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기운이 흐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좋은 기운을 얻어 가려는 여행객들의 힐링 명소로 제주도·서귀포 숙박업소를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서귀포펜션 이로제주는 중문관광단지를 비롯해 올레길 8번과 9번, 드라마 ‘구가의 서’ 촬영지인 안덕계곡 등과 인접해 관광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로제주 관계자는 25일 “단풍과 억새 등 가을 제주를 느끼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를 찾는 여행객들이 힐링을 만끽하고 아울러 이로제주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주민 “투기사업 변질” 郡 “관광 발전 공익”… 유럽풍 마을 좌초되나

    [이슈&이슈] 주민 “투기사업 변질” 郡 “관광 발전 공익”… 유럽풍 마을 좌초되나

    전남 담양군에는 마치 작은 유럽을 보는 듯한 ‘메타프로방스 마을’이 있다. 2012년 착공해 임시개장했는데도 지난해 관광객 200만명이 다녀가는 등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는 곳이다.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방송과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고, 가족단위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축물, 알록달록한 벽과 창틀 등 건물마다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색감, 그에 더해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건물들이 메타세쿼이아 풍광과 연결돼 있고,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며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체험 공간이자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시설이다. 하지만 담양군과 땅 소유자인 주민 2명과 법정소송이 붙으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23일 담양군에 따르면 민자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2년 2월부터 오는 12월 완공 예정으로 담양읍 학동리 592 일원 31만 3000㎡ 부지에 메타세쿼이아 전통놀이 마당을 신축한다. 1단계로 12만 7000㎡ 부지에 전통 놀이마당을 만들고, 2단계로 13만 4000㎡에 메타프로방스, 3단계 5만㎡에 농어촌테마공원을 조성한다. 1·3단계 사업은 지난 6월 완공됐지만 주민과 법정 다툼을 벌이는 2단계 메타프로방스 마을은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메타프로방스 마을은 총사업비 970억원 중 670억원이 투자된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주변으로 상가 59동, 펜션 34동, 음식점 9동, 관광 및 가족호텔 2동, 경관 녹지 등이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 70% 이상으로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이곳은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부지 소유자 22명 중 20명은 매도했지만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강모(58)씨와 박모(78)씨 등 원주민 2명이 담양군과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강씨 등은 2013년 담양군을 상대로 한 메타프로방스 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 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패소하고, 2014년 8월 1심 행정소송에서도 사업시행계획 인가처분 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그러나 지난 2월 광주고법 제1행정부는 강씨 등 주민 2명이 담양군을 상대로 낸 메타프로방스 사업시행계획 인가처분 무효 소송에서 ‘강제 수용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 사업 무산 위기에 처했다. 현재 군과 땅 소유자 간의 주요 쟁점 사항은 사업시행자 처분 시점과 유원지에 대한 기능 적정성 여부 등이다. 2심에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사업시행에 필요한 토지를 소유한 시기가 요건에 충족되느냐였다. 사업자 지정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관보에 고시하도록 돼 있다. 지자체로부터 사업권자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자가 부지 3분의2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 재판부는 사업시행자로 지정받기 위한 소유요건 판단 기준시기인 ‘처분 시’를 2012년 10월 18일로 봐 전체 토지면적의 3분의2 이상을 수용치 못했기 때문에 사업시행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담양군은 ‘처분고시일’인 2012년 11월 1일을 기준으로 해 소유요건을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10월 18일 사업시행자는 59%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11월 1일에는 72%를 확보해 지정요건을 충족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사업시행 소유요건 판단시점을 언제로 볼 것이냐에 따라 이 사건 지정처분의 효력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또 사업권자가 사업권을 분할하고 상가나 펜션 등 공사를 추진해 완공된 것들부터 매각하는 실시계획을 인가한 것에 대해 2심 법원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민사21부는 지난 7월 토지소유자 강씨 등이 시행사와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대법원에 계류 중인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건축공사를 중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하루 1000만원씩을 강씨에게 주도록 결정했다. 군은 메타프로방스 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 무효 판결이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군은 사업자지정 및 실시계획인가처분이 시각에 따라 법리 해석이 다를 수 있다 해도 70%나 진척된 성공적인 대형 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중대하고도 명백한 법적 하자가 있는 행정처분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공익적 목적으로 추진한 메타프로방스 마을 조성사업 전체를 무효시켜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입장이다. 군은 소송을 제기한 주민 두 사람의 무리한 요구로 사업자와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의 절차에 따라 토지를 수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성공적인 대형사업을 무산시킨다면 주민의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에 큰 손해를 미친다”며 “군 발전을 위해 토지매수에 적극 협조해 준 선량한 현지 농민과 주민들의 허탈감과 배신감을 누가 보상해주고, 앞으로 민자유치를 하고자 할 때 어느 기업이 선뜻 투자를 하겠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악영향과 주민 간 분열을 우려한 군민과 담양군의회, 사회단체, 메타상가업체 등 6000여명은 메타프로방스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담양군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메타세쿼이아 전통놀이마당 유원지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염원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이곳에서는 70여명의 상인들이 분양을 받아 영업하고 있다. 메타프로방스 마을 조성사업이 무효 판결을 받으면 불법 건축물에서 불법 영업하는 게 되기 때문에 군 행정을 믿고 투자한 입주 상인들도 모두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된다. 군은 “주민 중 한 사람은 계획 발표 이후 3배 이상의 가격으로 땅을 구입했고, 다른 한 사람은 중도금까지 받고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면서 “사업이 무효화되면 수천억원의 손실과 민간기업 도산, 지역 경제 타격 등의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난다”고 우려한다. 이에 반해 강씨 등은 “메타프로방스 마을 조성은 공익성이 아닌 부동산 투기사업으로 변질된 사업이다”며 “대법원의 판결 기간은 최소 1년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렇게 막연히 시간을 보낼 게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습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법치행정이 붕괴되지 않았다면 대법원도 우리 손을 들어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설문조사에서 ‘담양 관광지 중 관람내용이 가장 좋았던 콘텐츠’ 항목에 ‘죽녹원’을 꼽은 사람이 26.9%로 가장 많았고 ‘메타프로방스’가 개관 초기임에도 20.9%의 높은 선호도를 보여 2위를 차지했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전남 담양군은 ‘한국의 죽향(竹鄕), 대나무 고을’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가 유명하다. 마을 있는 곳에 어김없이 대밭이 펼쳐져 있고 댓잎 바람 소리 들리는 곳에 마을이 있다. 대나무와 관련한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녀 군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평가받는다. 조선 중기 국문학사를 찬란하게 꽃피도록 한 송순을 비롯해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선생 등 수많은 문인들이 터를 잡고 주옥같은 가사문학 작품을 남겼다. 한국가사문학관을 만들어 관련 유물과 유적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한다. 군은 죽세공예품으로만 인식하던 대나무를 환경·인문학·산업 가치 등으로 부각시켜 관광자원화하며 담양의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지구적 과제인 기후변화대응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한국대나무박물관을 만들었고 지난해 지구촌 최초의 대나무 소재 박람회이자 군 단위 첫 국제박람회인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개최해 관람객 104만명이 찾았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숲맑은 생태도시’로 거듭나며 연간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 >>볼거리 ●탁 트인 호수 품은 ‘추월산 용마루길’ 담양호 지붕 위로 난 수평마루 같은 둘레길이다. 탁 트인 호수가 품 안에 쏙 들어오고, 나무데크와 흙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여름에는 절벽폭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린다. 용마루길은 담양호의 수려한 전경과 추월산, 금성산성 등의 경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수변산책 코스다. 추월산은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다. 추월산 주차장 맞은편이 용마루길 입구다. 길이는 3.9㎞다. 이 가운데 나무데크가 2.2㎞, 흙 산책로가 1.7㎞다.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행정자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고 39억원을 들여 조성된 길로 2012년 착공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담양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용마루길과 연계한 등산로 ‘수행자의 길’ 3.48㎞를 개설해 관광객들이 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구간마다 특색 있는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 등을 설치했다. ●담양의 작은 유럽 메타프로방스 마을 담양읍 학동리 일대 13만 5000여㎡에 오는 12월 전체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는 마을이다. 상가와 펜션, 음식점, 가족호텔 등이 들어선다. ‘메타’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바 있는 메타세쿼이아에서 땄고,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동부 지역 이름이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축물, 알록달록한 벽과 창틀 등 건물마다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색감, 그에 더해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건물들이 메타세쿼이아 풍광과 연결돼 ‘담양 속의 작은 유럽마을’로 각광받는다. 메타프로방스는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며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체험 공간이며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시설이다.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방송과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면서 일부 개장했는데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3대 자연유산 삼인산·추월산·담양호 최근에는 체험위주의 관광에서 스토리를 찾아가는 여행이 트렌드다. 담양군도 이에 맞게 관광자원 가운데 전해 내려오는 설화나 민담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삼인산’, ‘추월산’, ‘담양호’ 등 지역의 대표적인 3대 자연유산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삼인산은 수북 들녘에서 바라다보면 뾰족한 산의 형상이 피라미드를 닮았다 해서 ‘담양의 피라미드’로 통한다. 추월산(731m)은 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를 닮았다 해서 와불산으로도 불린다. 추월산은 가을에 올라야 참맛을 볼 수 있다는 이름 그대로 한국관광공사가 ‘10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뒤덮였고 정상 언저리 절벽에는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보리암이 있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가 나무로 만든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내 앉은 자리에 사찰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세 곳이 바로 장성군의 백양사와 순천시의 송광사, 담양의 보리암이다. 전남도 기념물 4호다. 추월산과 용추봉을 흘러내린 물이 만든 담양호는 1976년에 완공한 거대한 인공호수다. 제방길이 316m, 높이 46m로 담양평야와 장성군 진원면, 남면의 농토를 적셔주는 농업용수원으로 영산강의 시원이다. 담양호는 달그림자가 드리울 만큼 깨끗하고, 형상은 용을 닮았다. 추월산 관광단지와 금성산성, 가마골 등 울창한 숲과 수려한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볼 수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이국적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담양은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드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도 유명하다. 멀리서 보면 옹기종기 줄을 서서 모여 앉은 요정들 같기도 하고 장난감 나라의 꼬마열차 같기도 하다. 길 가운데에서 쳐다보면 영락없는 영국 근위병들이 사열하는 모습이다. 질서정연하게 사열하면서 외지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지이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량됐고 담양군에서는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게 지금은 하늘을 덮는 울창한 가로수로 자라났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곳이다. 초록빛 동굴을 통과하다 보면 이곳을 왜 ‘꿈의 드라이브코스’라 부르는지 실감한다. 무려 8.5 ㎞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잡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저마다 짙푸른 가지를 뻗치고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묶어둔다. 메타세쿼이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향기에 매료돼 꼭 삼림욕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기사 김상경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댓잎 사각사각… 힐링 원하면 ‘죽녹원’ 관방제림과 영산강 시원인 담양천을 끼는 향교를 지나면 바로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 죽녹원이다. 죽림욕장으로 인기가 많다.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었던 몸을 풀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친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어느 순간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이 보이고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한다. 죽로차 한 잔으로 목을 적시고 대나무와 댓잎이 풍기는 향기를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 교류의 장 ‘소쇄원’ 우리나라 대표 원림인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선비 양산보가 은사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돼 세상을 떠나게 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 살기 위해 꾸민 별서정원이다. 1981년 국가 사적 304호로 지정됐으며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의 보배다. 주요한 조경수목은 대나무와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 치자, 살구, 산수유, 화매화 등이 있다. 초본류는 석창포와 창포, 맥문동, 꽃무릇, 국화 등이 있다.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 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롭다. 정유재란 때 건물이 불에 탔지만 복원 중수하고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잘 가꾸는 조선 최고의 민간 정원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댓잎으로 키운 담양 한우 떡갈비 댓잎과 대 숯으로 키워 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담양 한우로 만든다. 갈비에 붙은 살을 떼어낸 후 채 치듯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 다시 뼈에 얹어 굽는다. 인절미 떡을 연상하는 모양의 떡갈비를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을 것처럼 부드러운 맛과 씹히는 맛이 조화를 이룬다. 인절미 치듯이 칼로 쳐서 만들어 연하고 부드럽다. 당근, 수삼, 밤, 양념장 등에 구운 떡갈비를 넣고 윤기나게 조려 찜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나무 향이 솔솔나는 대나무통밥 대통에 멥쌀과 찹쌀, 흑미, 검은콩에 대추, 은행, 밤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물을 부은 뒤 압력솥에서 20~30분간 쪄 낸다. 향기가 은은하면서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죽통밥이라고도 불린다. 3년 이상 자란 왕대를 잘라 쓴다. 대나무의 죽력과 죽향이 밴 밥은 몸의 열을 식혀 기력을 보강하고 정신과 피를 맑게 해주며 스트레스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비타민C 풍부한 죽순요리 식이섬유, 비타민C가 풍부하고 아삭아삭한 질감과 담백한 맛이 새콤달콤한 초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쫄깃쫄깃한 우렁이살을 넣는 게 죽순회의 포인트이며 담양 토속음식의 대표적인 별미다. 죽순회는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음식이다.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줄기로 봄철 비가 온 직후에 40~50㎝ 정도 자랐을 때 채취한다. 죽순, 우렁, 미나리에 고추장, 설탕, 식초, 깨소금 등 양념을 넣고 버무려 먹는다. ●전남 10대 고품질 쌀 ‘대숲맑은 쌀’ 영산강 시원지로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담양에서 생산되는 대숲맑은 쌀은 윤기가 좋으며 단단하다.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이다.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나 현재 생산되는 모든 쌀이 전량 판매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농협과 생산 농가뿐만 아니라 담양군의 기술지도와 엄격한 품질 검사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준다. ●담백한 국수·한약재 넣고 삶은 ‘약계란’ 옛날 대나무 제품을 사고팔던 죽물시장이 문을 닫고 하나둘 생긴 국수집들이 유명해지면서 국수거리가 생겼다. 국수거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200~400년 된 나무 200여 그루가 2㎞에 걸쳐 서 있다. 담백한 맛의 비빔국수, 멸치와 야채로 우려낸 진한 국물의 물국수, 대나무 잎과 각종 약재를 넣고 삶은 달걀은 별미로 각광받는다. 약계란은 약수로 만든 멸치육수에 오가피와 두릅나무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함께 넣어 삶아낸 계란이다. 멸치육수 간이 배어 짭조름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요즘 유커는 고궁보다 홍대거리, 한드 속 서울타워·찜질방도 ‘핫’

    요즘 유커는 고궁보다 홍대거리, 한드 속 서울타워·찜질방도 ‘핫’

    韓 교복에 벽화마을 인증샷 영화 인기 업고 부산行 많아 명동에서 싹쓸이 쇼핑을 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경복궁 등 유명 관광 명소들을 돌아보던 패턴에서 탈피해 드라마 촬영지를 둘러보거나 광장시장과 찜질방 등 한국인의 일상적인 공간을 찾아 체험하려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제일기획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 펑타이(鵬泰)가 지난달 초부터 국경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7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용 여행 앱인 ‘한국지하철’ 앱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검색한 장소 데이터 80만건을 분석한 결과다. 펑타이에 따르면 ‘한국지하철’ 앱에 등록돼 있는 관광 명소 1500여곳 중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장소는 ‘홍대거리’였다. 남산N서울타워와 북촌 한옥마을, 명동 등 전통적인 인기 장소들이 뒤를 이었다. 한편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급증한 ‘핫플레이스’로는 이화동 벽화마을(5위)과 광장시장 전골목(6위), 쁘띠프랑스(9위), 동대문 찜질방(15위),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19위) 등이 꼽힌다. 이화동 벽화마을과 쁘띠프랑스,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등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해 입소문이 난 장소다. 한국 지하철 앱 내 관심 장소 게시판과 중국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등에서 중국인들이 옛날 한국 교복을 입고 이화동 벽화마을을 산책하거나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먹고, 찜질방에서 양머리 수건을 쓰고 맥반석 계란을 먹는 모습 등의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방 도시 중에서는 부산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장소 조회 데이터 중 부산에 있는 장소들이 차지한 비중은 약 60%로 제주(31.6%)와 대구(4.8%) 등을 앞섰다. 영화 ‘부산행’의 인기와 부산국제영화제, 원아시아페스티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가을아, 너 온다길래 붉은 융단 깔아 놨단다

    가을아, 너 온다길래 붉은 융단 깔아 놨단다

    전남 영광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굴비다. 요즘 말로 ‘연관 검색어’쯤 될까. 그 영광에서도 대한민국의 ‘굴비 수도’라 부를 만한 곳이 바로 법성포다.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굴비거리 여기저기 굴비 파는 집들로 빼곡하다. 상점 앞 굴비 건조대엔 줄줄이 엮인 굴비들이 내걸렸다. 바람과 햇볕 받으며 살점마다 풍미가 더해지는 중이다. ‘굴비 수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이뿐이랴. 이웃한 불갑사엔 꽃무릇이 한창이고, 백수해안도로엔 곳곳에 가을 풍경들이 매달렸다. 이 계절에 나라 안 어디를 가도 이만한 ‘풍경의 밥상’ 맞이하기 쉽지 않다. ●영광굴비 명성 일군 법성포 특유의 염장법 영광굴비는 ‘칠산 바다에서 잡힌 참조기를 법성포에서 볕과 바닷바람에 말린 것’을 말한다. 여기에 하사리, 두우리 등 영광의 염전마을에서 나는 천일염으로 간을 해야 진짜 영광굴비라 할 수 있다. 요즘엔 다소 달라졌다. 칠산 바다에서 조기 구경하기가 쉽지 않아진 탓에 제주, 목포 등 외부에서 참조기를 들여온다. 그런데도 ‘영광굴비’의 명성이 여전한 건 법성포 특유의 염장법과 굴비 건조에 적합한 기후조건 때문이다. 칠산 바다에서 잡힌 조기나 제주, 연평도에서 잡힌 조기나 맛의 차이가 있다한들 얼마나 될까. 결국 어디서 그 조기를 말리느냐에 따라 굴비 맛이 달라진다는 게 법성포 주민들의 주장이다. 요즘엔 ‘복고풍’의 보리굴비도 인기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염장한 참조기를 통보리를 넣은 항아리에 묻어 숙성시킨 후 꺼내 먹었던 굴비다. 참조기 사촌 격인 부세를 이용해 만든다. 덩치는 참조기보다 훨씬 크지만 식감은 주민들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법성포(法聖浦)는 마라난타 존자가 첫발을 디딘 곳이다. 인도 간다라 출신의 승려였던 그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중국 동진(東秦)에서 건너와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이름은 그래서 생겼다. 원불교를 창건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가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은 곳도 멀지 않으니, 지명으로는 제격인 셈이다. 법성포 끝의 산자락에 백제 불교 도래지가 조성돼 있다. 간다라 양식의 일주문을 지나면 간다라유물관과 탑원, 석굴사원 형식의 사면대불 등과 연이어 만난다.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 방풍림 ‘숲쟁이’ 백제불교 도래지 바로 맞은편은 숲쟁이(국가명승 제22호)이다. 숲쟁이의 ‘쟁이’는 언덕 또는 성을 뜻하는 말로 ‘숲이 있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수군 진성이 있었던 인의산 언덕에 형성된 방풍림으로,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 15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숲쟁이 안의 나무데크를 따라 오르면 작은 정자가 나온다. 편히 앉아 물돌이동 모양의 법성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숲쟁이는 ‘부용교’를 기준으로 두 곳으로 나뉜다. 하지만 대개의 관광객들은 안내판이 있는 곳만 보고 가기 일쑤다. 부용교 건너편 숲이 더 깊고 빼어나니 두 곳 모두 돌아보길 권한다. 부용교는 법성포로 향하는 간선도로 위를 지나는 고가형 다리다. 사람만 다닐 수 있는데, 작지만 제법 운치 있다. 법성포 도로 뒤편 골목엔 ‘기쿠야 여관’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 전통 여관으로,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주민이 살고 있다. 법성포 끝자락의 대덕산에 오르면 법성포와 한시랑뜰 등 사방 풍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한시랑뜰은 법성포와 갯고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들녘이다. 1960∼70년대 갯벌이었던 와탄천에 제방을 쌓고 소드랑섬 주변을 간척하면서 형성됐다. 이 덕에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바닷물이 한시랑뜰을 휘돌아가는 물돌이 지형도 만들어졌다. 대덕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올라야 한다. 다소 힘은 들지만 정상에서 맞는 시원한 풍경으로 노고를 보상받을 수 있다.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로 이름난 고찰 ‘불갑사’ 이맘때 굴비 못지않게 외지인을 끌어들이는 건 고찰 불갑사다. 함평 용천사, 전북 고창 선운사와 함께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로 이름났다. 불갑사 들머리부터 경내 여기저기에 꽃무릇이 만개해 있다. 늘씬하게 뻗은 연초록 꽃대 위로 왕관처럼 붉은 꽃술을 펼쳤다. 사실 꽃무릇은 군락이 어울리지 않는다. 아름답지만 까탈스러운 성품을 가진 탓에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은밀한 환경에서 피어야 제격이기 때문이다. 한데 불갑사의 꽃무릇 군락지는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절집 주변 전체가 온통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하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다. 꽃무릇 군락지 위로 볕이 들면 음영이 생긴다. 땅의 높낮이에 따라서는 고저와 리듬도 생긴다. 꽃밭과 주변을 에워싼 나무들은 추임새로 손색없다. 이쯤 되면 불갑사 꽃무릇 군락지가 멋대가리 없이 크기만 한 건 아니란 사실을 인정해야 할 듯하다. 꽃무릇 군락지 끝자락은 불갑사다.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처음 세운 도량이라고 전해진다. 여느 절집과 달리 부처의 옆모습이 보이는 특이한 구조의 대웅전(보물 제830호)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웅전 처마 조각과 연꽃 문양의 대웅전 문살 등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백수해안도로’ 백수해안도로도 영광의 관광 아이콘 중 하나로 꼽힌다. 길이 16.8㎞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도로다. 백수해안도로는 법성포에서 시작된다. 도로 아래로 참조기가 ‘징허게’ 잡혔던 칠산(七山)바다가 늘 동행한다. 칠산은 영광 앞바다에 떠 있는 일곱 개의 섬을 일컫는다. 이 일대가 국내 내로라하는 어장 중 하나인 칠산 어장이다. 칠산 바다는 물결이 잘다. 수심도 깊지 않아 갯벌을 살짝 덮을 정도다. 그래서 물빛은 다소 탁하지만, 품고 있는 갯것만큼은 다양하고 풍요롭다. 백수해안도로는 칠산바다에 바짝 붙어 간다. 서해안 도로로는 드물게 사내의 알통을 닮은 암벽도 뚫고 지난다. 그 때문에 ‘동해안의 도로 같은’이란 수식어가 곧잘 이름 앞에 따라 붙는다. 해안도로 최고의 전망대는 칠산정이다. 굽돌아가는 길과 찰랑대는 바다가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칠산정 아래 ‘건강365계단’이 조성돼 있다. 목재 데크로 만든 길을 따라 바닷가까지 다녀올 수 있다. 노을정에서 굽어보는 전망도 빼어나다. 다양한 형태의 갯바위가 어우러져 있다. 노을정에서 벼랑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동백마을이다. 영화 ‘마파도’(2005년) 촬영지였던 곳이다. 아쉽게도 마을 앞쪽으로 거대한 펜션이 들어서면서 예전의 한적했던 마을 풍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회장댁(고 여운계 분) 등 몇 채의 옛집이 남아 있다. 글 사진 영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나들목으로 나와 영광읍에서 22번 국도로 갈아타고 곧장 가면 법성포다. 백수해안도로는 법성포에서 원불교 영산성지 쪽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노을정 뒤에 영광해수온천랜드가 있다. 해안도로를 걷고 난 뒤 칠산바다를 보며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겠다. 맛집: 법성포에 굴비정식을 내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다만 1인 여행자를 받는 집은 흔하지 않은데 법성 토우(356-8424~5)와 동수네식당(356-0950) 등은 혼자 가도 굴비정식을 내준다. 법성 토우는 굴비정식이 1만원이다. 굴비가 달랑 한 마리 나오지만 그마저도 고맙다. 돌솥밥에 토하젓 얹어 고추장에 썩썩 비벼 먹는 맛도 각별하다. 동수네식당은 굴비정식이 1만 5000원이다. 굴비가 두 마리 나오고 맛깔스러운 조기매운탕, 간장게장 등이 곁들여진다. 굴비 살점에 조기젓 얹어 먹는 맛도 각별하다. 2인 이상이라면 만나식당(356-2377)도 좋다. 조기매운탕을 자작하게 끓여낸다. 고추장굴비 등 특산품을 사려면 선착장 쪽으로 가는 게 좋다. 다소 외진 편이지만 도로 쪽 번듯한 매장에 비해 다소 싸게 굴비를 살 수 있다. 잘 곳: 법성포 갯고랑 건너 조성된 ‘뉴타운’에 골든비치모텔(356-0101), 해비치모텔(356-1717) 등 깔끔한 숙소가 있다. 영광읍내 카리브 모텔(353-1400) 등도 깨끗한 편이다.
  • [명인·명물을 찾아서] 짜장면 고향·청요리 본산… 유커들 필수 코스 ‘인천’

    [명인·명물을 찾아서] 짜장면 고향·청요리 본산… 유커들 필수 코스 ‘인천’

    최근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면서 인천차이나타운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전에는 내국인들이 주로 이용했지만 유커들이 인천을 방문했을 때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인식되면서 차이나타운 거리 곳곳에서 중국어를 쉽게 들을 수 있다. 25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인천차이나타운은 화교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 과거 정부의 화교정책 등으로 한때 사양길을 걸었으나 관광특구 지정 등에 힘입어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30여곳의 음식점과 제과·식료품점, 10여곳의 특산품점이 저마다 특색을 자랑하며 영업하고 있다. 특히 이곳 중국요릿집의 메뉴와 맛은 국내 다른 중국음식점과 차이가 있어 색다른 맛을 추구하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예능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해 유명세를 더했다. 인기 연예인들이 먹었던 음식들을 직접 맛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인천차이나타운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홍두병’을 먹기 위해선 평일에도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칭다오식 ‘천원 양꼬치’부터 상하이에서 건너온 육즙만두 ‘성젠바오’ 등 이색적인 먹거리들로 넘쳐난다. 심지어 전문적으로 요리하는 중국 음식이 아닌, 단순히 길거리 음식을 즐기기 위해 왔다는 방문객도 적지 않다. 중국 칭다오에서 온 관광객 가오위안(27·여)은 “웨이보(중국 SNS)에서 사람들이 홍두병을 먹고 인증한 것을 하도 많이 봐서 궁금했다”면서 “중국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 포장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인전철 인천역 건너편에 자리잡은 인천차이나타운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이나타운으로 화교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청나라는 한국을 돕는다는 핑계로 3000여명의 군대를 파견했다. 이때 군인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40여명의 중국 상인이 함께 들어왔는데 이들이 한국 화교의 시초다. 화교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세 자루의 칼이었다고 한다.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육도(肉刀), 양복점에서 쓰는 전도(剪刀), 이발소 면도칼인 체도(剃刀)를 가리킨다. 화교들이 주로 이들 업종에 종사하면서 부를 축적했음을 상징한다. 인천차이나타운에는 중국 음식과 토산품, 의상, 제과 등을 파는 상점들이 혼재해 있다. ‘외식의 왕’ 짜장면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중국요릿집인 ‘공화춘’은 1912년쯤 인천항에서 막일하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출신 노동자인 쿠리(苦力)들이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짜장면을 개발했다. 짜장면은 중국 된장인 춘장을 국수에 비벼 먹는 작장면(炸醬麵)과 달리 달콤한 캐러멜을 첨가하고 물기를 적당히 유지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들었다. 수타로 만들어진 짜장면은 종업원들이 손수레로 바닷가로 가져갔는데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공화춘의 성공에 힘입어 화교들이 중화루·동홍루 등을 줄줄이 개업하면서 인천은 청요리의 본산이 됐다. 공화춘은 1983년 폐업했으나 인천 중구가 방치된 건물을 사들여 2012년 ‘짜장면박물관’으로 변신시켰다. 짜장면박물관은 짜장면 제작과정 등 전시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날 공화춘 주방과 접객실을 그대로 재현해 중·장년층과 화교들에게 향수를 제공한다. 볼거리도 다양하다. 한중문화관은 한국과 중국의 역사·문화 교류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곳으로 화교의 역사와 삶, 중국 자매결연 도시의 문물 및 경극, 기예공연 등 다양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중국을 방문하지 않고서도 다양한 중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화교중산학교는 1884년 인천에 조계지를 설치한 청국의 영사관이 있던 자리에 1934년 건립된 2층 조적조 건축물이다. 지금도 지역 내 화교들을 교육하는 인천 유일의 대만 교육기관이다. 초·중·고교 과정을 가르치며, 중국 붐을 타고 한국 학생들도 많이 다닌다. 중국식 점포 건축물은 중국인들이 1925년에 건립한 것으로 현재 화교들이 중국요릿집, 상가, 주거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연와조의 2층 벽돌조 건축으로 각각의 공간이 연속돼 있고 중국 특유의 원색을 사용해 화려한 색채를 강조했으며 박공형 지붕, 목조 청풍차양, 개발형 발코니가 특징이다. 중국어마을 문화체험관은 기존의 차이나타운을 활용해 관광, 교육, 체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중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통해 생활 속의 중국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인 중구가 운영하고 있다. 청일 조계지 계단을 올라가서 밑으로 난 길로 조금 내려가면 양쪽의 벽면에는 삼국지의 중요 장면을 설명과 함께 타일로 장식한 벽화가 나온다. 이름해 삼국지 벽화거리.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림만으로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묘사된 80여개의 대형 장면이 있어 차이나타운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천 중구 관계자는 “인천차이나타운이 최근 수년 새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듯한 느낌이 든다“면서 “차이나타운이 중구 최고의 명물인 만큼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인어동상 뒤편의 ‘썩소’와 조소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인어동상 뒤편의 ‘썩소’와 조소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얼마 전 경남 거제의 지심도를 찾았을 때 일이다. 선착장에 내려서자마자 파란색의 청동 인어상이 외지인을 맞았다. 신기해서 그랬는지, 이 사람 저 사람 ‘인증샷’ 찍느라 동상 앞이 붐볐다. 하지만 그도 잠시,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서둘러 시선을 거둔 뒤 자리를 떴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억지춘향으로 세운 조형물에 금세 싫증이 난 거다. 이 장면에서 의구심이 생겼다. 왜 지심도에 인어동상을 세워야 했을까. 예부터 섬에 전해지던 인어 전설 하나 없는데 말이다. 뚜렷한 근거 없이 세워진 인어상을 본 관광객들 입가엔 하나둘 ‘썩소’와 조소가 피어올랐다. 당시 선착장 끝자락엔 자리그물이 세워져 있었다. 이름 그대로 자리돔을 잡는 그물이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켜난 곳이어서 처음엔 관심이 뜸했지만, 한 주민이 그물을 손질하기 시작하자 여럿이 몰려들어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이 몰려든 건 대략 두 가지 이유에서일 것이다. 우선 제주에서나 보던 자리그물이 거제에 있다는 것이 희한했을 것이고, 둘째는 어떤 식으로 자리돔을 뜨나 궁금했을 것이다. 대개의 그물이 수면 아래 넓게 펼쳐져 물고기를 잡는 것과 달리 자리그물은 군집한 자리돔 무리의 위 혹은 아래에 순간적으로 펼쳐져 잡는다. 우산을 접었다 펴는 장면을 연상하면 좀 더 알기 쉽겠다. 그래서 자리돔의 경우 ‘잡는다’고 하지 않고 ‘뜬다’고 표현한다. 사람들이 자리그물 손질하는 이에게 호기심을 가졌던 건 이 같은 토속적인 풍경과 만나는 순간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번 상상해 보라. 근본 없는 인어동상 자리에 자리그물질하는 어부 조각상이 세워진 모습을, 혹은 자리그물 모양의 조형물 아래서 햇빛과 비를 피하는 당신을 말이다. 혹은 거제 출신 인물들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조각해 두거나, 거제 특산물인 멸치 찌는 장면을 형상화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거제에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나라 안을 돌다 보면 이보다 더 쓴웃음 짓게 하는 풍경들을 만나는 일이 흔하다. 기자가 만일 나라의 세금을 집행하는 자리에 있다면 국적 불명의 조형물은 죄다 걷어치우고 향토색 짙은 조형물을 세우는 지자체에 국비를 아낌없이 나눠주겠다. 아름다운 풍경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다. 여행지 주변에 얽힌 이야기와 이를 다양한 형태로 꾸며 놓은 것들 또한 여정을 풍성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조악한 ‘포장’이다. 국내 여행객들의 의식은 꾸며진 관광지를 별생각 없이 둘러보고 가는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영화 ‘서편제’ 촬영지였던 청산도 당리의 청보리밭 돌담 너머에 국적 불명의 ‘언덕 위의 하얀 집’을 세워 놓는다 해서 감동할 이는 이제 없다는 얘기다. 지심도에 인어동상을 세운 건 과유불급이었다. 차라리 없는 게 나았다. 조악하게 꾸며진 곳을 한 번은 찾아도, 두 번 찾지는 않는다. 관광시장에서 개별관광객(FIT)이 늘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극대화될 게 분명하다. 개인이 제 돈 들여 제 집 꾸미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치자. 하지만 세금 들여 짝퉁 풍경 세우는 일만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angler@seoul.co.kr
  • 영화 속 ‘해리포터’ 살던 집 ‘매물’로 나왔다

    영화 '해리포터'의 광팬이라면 꼭 살고 싶은 주택이 매물로 나왔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 현지언론은 영화 속 해리포터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이 47만 5000파운드(약 7억원)의 가격으로 새 주인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버크셔 주 브랙널에 위치한 이 집은 3개의 침실과 널찍한 거실, 넓은 정원이 딸려 있으며 해리포터 '덕후'라면 한번 쯤 찾아가보는 영화 촬영 명소다. 영화 속에서 해리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 분)는 강압적인 숙부와 사나운 이모, 욕심많은 사촌 더즐리와 함께 이 집 계단 밑 벽장에서 살았다. 실제로 이 집에는 영화 촬영 당시의 벽장 방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또한 최근 개보수를 새롭게 마쳤으며 여느 아파트 광고처럼 기차역과 '걸어서 5분 거리'로 투자가치와 거주환경이 우수하다는 것이 부동산 측의 설명. 이 집은 지난 2001년 처음 영화 촬영지로 등장한 후 2010년 29만 파운드(4억 2000만원)에 팔린 바 있다. 부동산 측은 "집값이 싸지는 않지만 해리포터 영화 역사의 일부를 소유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면서 "새 주인은 벽장 방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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