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총체적 문제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토리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사업화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제조사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 공관위
    2026-04-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37
  • [시론] WTO결렬이후 농업의 과제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결국 파국으로 막을 내렸다.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 시장의 잠식을 우려,‘싱가포르 이슈’에 반대했기 때문이다.싱가포르 이슈는 경쟁정책,투자,정부조달의 투명성,무역촉진 등 새로운 4개 분야에 대해 WTO가 협상을 개시하자고 제안된 의제다. 농업분야의 협상에서도 개도국과 선진국의 이해가 충돌했다.개도국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지불하고 있는 3000억달러에 이르는 보조 수준을 대폭 감축하라고 주장했다.아프리카 개도국들은 미국이 자국의 면화 생산자 2만 5000명에게 37억달러의 보조금을 줌으로써 1000만명의 아프리카 농민들이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협상구도의 측면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우루과이라운드(UR) 때와 달리 21개 개도국으로 구성된 그룹(G-21)이 협상의 중심 세력으로 등장한 것이다.지금까지는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과 최대 수입국인 유럽연합이 농업협상을 좌지우지해 왔다.그러나 개도국의 대표격인 인도와수출 개도국이면서 케언스그룹의 일원인 브라질,최근에 WTO에 가입한 중국 등이 참여한 G-21이 두 강대국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각료회의의 결렬은 우리 농업에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첫째는 관세나 보조 감축의 구체적인 방식,곧 세부원칙(modalities)이 제시되지 않은 채 내년에 쌀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이에 따라 2004년에 시작될 쌀 재협상은 주요 무역상대국과 양자협상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세부원칙이 없는 상태에서 협상하는 것이므로 지금과 같이 국내소비량의 일정부분(현재 4%)만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의 연장이든,관세화든 시장개방 확대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게 되었다.물론 우리나라는 더 큰 폭의 시장개방을 감당해야 하는 형국이지만,협상력에 따라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농업협상이 WTO 일반이사회 산하의 농업위원회로 다시 부쳐져 논의될 것이란 점이다.각료 발표문에서 각료들은 WTO 일반이사회와 사무국이 긴밀한 협조체제 아래 작업하면서 올해 12월15일 안에 고위급 일반이사회 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하고,이를 통해 기한내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위임했다.문제는 각료회의에 상정되었던 초안대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에 상당히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안에는 비록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NTC)과 결합된 제한된 품목에 대한 추가 신축성 허용,개도국에 대한 특별품목(SP) 인정을 통한 관세감축의 최소화 등이 명시되었으나,높은 관세에 대해 큰 폭의 감축을 요구하는 스위스 공식이 제시되었고,가격이나 생산에 연계된 보조 수준도 큰 폭으로 줄이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00% 이상의 관세 부과 농산물이 141개 품목으로,스위스 공식이 채택된다면 시장개방 폭이 클 것이다. 우리나라는 WTO 농업협상과 내년의 쌀 재협상에서 개도국들의 칸쿤 공조 대응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우리나라가 속한 수입국 9개국(G-9)의 공조체제를 더욱 잘 활용하면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또한 NTC의 반영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식량안보나 소규모 가족농에 관한 정책적 신축성 인정 등을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쌀 재협상과 관련해서는 양자협상의 특성상 총체적인 외교력 발휘가 중요한 만큼 농업부문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의 차원에서 양자협상에 임하면서 우리 농업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 송 수 한국농촌경제연구硏 부연구원
  • 이라크 전투병 파병 논란 / 청와대 기류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현재 이라크 전투병파병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이라크 추가파병 요청과 관련,“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각별히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이어 노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서 마치 파병을 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없도록 각 부처가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부처 이익에 따라 보도되는 현 상황을 경계했다.노 대통령의 이런 태도를 청와대 참모는 “대통령이 뉴트럴(neutral·중립)하다.”고 설명했다. ●386참모진 4월 파병 당시 적극 반대 청와대 ‘386참모’들은 지난 4월 1차 파병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당시 일부 수석들과 386참모들은 파병안을 드러내놓고 반대했었다.한 참모는 사석에서 “개인적으로 이라크 국민들에게 성금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파병에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파병부대가 전쟁을 위한 전투부대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의 의료·공병부대로,규모도 600여명에 불과하며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고 참모들을 설득했었다. 4월 인도적 차원의 파병을 반대했던 386참모들은 이번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중립적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이들은 ‘국익’이 최대의 판단 기준이며,자신들은 가치중립적이라고 밝혔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파병에 따른 국익과 관련,“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한반도평화 유지와 이라크 재건 참여를 통한 경제적 이익확보 등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국내외 상황이 변화했음도 지적한다.반기문 외교보좌관은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한·미동맹관계와 국제적 동향,국회 및 국내 여론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정적 상황변화에 대한 고심도 있다.청와대 386참모는 “이번 파병 요청은 전투병력이고,규모도 3000여명선으로 확대됐다.”면서 “치안유지 중 아군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부처들에도 ‘함구령’ 청와대는 외교통상부,국방부 당국자들에게도 ‘입조심’을 당부하고 있다.이들 부처 관계자들은 국익을 내세우며 대체로 파병론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서둘러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 핵심부의 기류다. 이와 관련,이날자 ‘청와대 브리핑’은 “일부에선 정부가 이미 추가파병을 결정하고 단지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것처럼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고,정부는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다.”며 “이 시점에서 당부하고 싶은 점은 이번 사안이야말로 국익을 생각해 일부에서 예단과 억측,추론으로 너무 앞서나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마산 참사’ 정부·市상대 손배소송

    마산 해운동의 참사가 인재로 지적되는 가운데 마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마산시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마산창원 환경연합과 마산 YMCA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16일 매립지 해일피해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한 뒤 마산시와 해양수산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들은 또 지난 6월 완공된 마산항 2부두 매립지에 대해서도 고층아파트 건설 등 난개발 저지를 위해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지난 96년 마산항 매립지 공사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마산시가 침수·해일 피해에 대한 대처를 미뤄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마산시 관계자는 “매립공사의 설계와 시공,배수계획이 부적절하다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지만 침수와 해일피해에 대비한 특별한 보강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만조시 도로와 시가지 침수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대책이 서있지 않다.”고 말했다.이는 마산시가 호안이나 배수시설 등 해일 방재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왔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마산창원 환경운동연합 이인식 의장은 “감사원 지적 후에도 마산시는 마산항 수질오염에 대한 시민의 불만만 의식,매립지의 오·폐수관 보강공사만 벌였을 뿐 침수나 지반침하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면서 “명백한 인재인 만큼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마산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이라크 전투병파병 논란 / 정부 고위관계자 문답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15일 찬반 양론으로 첨예하게 엇갈리고,각종 추측성 보도도 나오는 이라크 추가파병에 관해 설명했다.고위관계자는 익명을 요청했다.다음은 문답.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 등 미국측 인사들이 파병을 요청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나. -대통령을 만난 적은 없다.고위 관계자를 만났다. 미국의 요청은. -독자적인 작전수행 능력을 가진 경보병 부대 파병을 요청했다.폴란드 사단규모를 요청했다.사단사령부가 있고,수송·통신·행정지원 등이 있는 여단(급)으로 보면 된다. 전투병을 파병해달라고 했나. -경보병 부대라고 그랬다.현재 의료 지원단이나 건설공병대가 (이라크에서)활약하고 있지만 건설이나 의료지원이 아닌 것을 얘기했으니까…. 경보병 부대를 요청한 이유는. -미국이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독자적으로 하는 게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파병을 요청한 게 아닌가. 미국은 다국적군 형태를 명시적으로 했나. -다국적 평화유지군(PKF) 언급은 없었다. 추가파병하면,미국은 재배치나 주한미군 감축을 유보하겠다고 했나. -파병과 재배치 문제는 별개다.파병과 주한미군 문제를 연계해서는 안 된다. 파병하면 뭔가 받아낼 게 있어야 하지 않나. -파병을 하면 국익과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한반도 안보와 평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당장)뭔가 얻어내려고 미국과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다.정부는 그럴 생각은 없다. 유엔 결의안이 파병의 변수가 되나. -하나의 고려요소는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여러가지 복합적인 정세와 다른 나라들의 동향,한·미동맹,평화안정유지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다. 언제까지 주둔해야 하나.이라크에 민간정부가 들어서기까지 약 1년 정도라는 말도 있는데. -그런 정도다.장기간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 파병은 언제 결정되나. -시한 정한 것은 없다.미국측은 조속한 시일내에 결정해주기를 희망하고 있지만,(결정은 우리의)주권이므로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결정할 것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오피니언 중계석/‘한국경제 진단과 처방’ 토론회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8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정·관·학·업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경제 대토론회’를 열었다.‘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제상황을 ‘총체적 위기’로 규정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나오연 재경위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박관용 국회의장의 격려사와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인사말로 시작된 토론회에서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이강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장,김창성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토론자로는 정창영 연세대 교수,김대환 인하대 교수,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노성태 중앙일보 논설위원,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등이 참가했다. ●“시스템 개혁 통한 투명성 확보 주력”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사회 통합을 위한 각계 각층의 컨센서스 형성과 국제적 기준의 경제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자활성화와 기술혁신,동북아 경제중심 실현,경제시스템 선진화,중산·서민층 생활안정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인 대립적 노사관계를 개혁,노사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시장의 투명성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할 때까지 시장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안과 회계제도 관련 법안 등 시장개혁법안을 조속히 시행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장 동력 개발 및 걸림돌 제거가 관건” 남덕우 전 총리는 주제발표에서 경제 위기의 대외적 요인으로 ▲중국 경제의 도약 ▲미국·일본 등 선진국 경제 침체 ▲이라크 전쟁 ▲북핵 문제 등을,대내적 요인으로 ▲금융정책 실패로 인한 금융부실 ▲노사분규 ▲사회 불안 ▲지나친 기업 규제 등을 꼽았다.남 전 총리는 이같은 성장저해요인을 해결하는 동시에 동북아 물류중심지 건설을 통한 전략 거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정책발표를 통해 “현 정부의 국정운영의 철학과리더십 부재가 경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지적한 뒤 ▲신성장엔진 발굴 ▲인적자원의 질적 제고 ▲청년실업 해소 등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했다.이를 위해 ▲IT(정보통신) 기반 확충 및 R&D(연구개발) 집중 투자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 실현을 위한 경제특구 건설 ▲이공계 인력 확충 및 지원 ▲청년 고용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IT·문화콘텐츠·디자인 등 신규첨단산업 활성화 등 정책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동북아 경제중심 건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교육개혁을 통한 글로벌 인적자원 육성 ▲협력적 노사문화 정착 ▲기업친화적 환경 조성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 ▲정부정책의 글로벌화 등을 주요 실천과제로 꼽았다. 김창성 경총 회장은 “노사 분규 심화와 노사관계 불안정이 우리 기업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을 감소시키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문제 해결이 경제 회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개혁의 우선 과제는 시장 차별화” 토론자로 참석한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난 80년 이후 우리 경제의 화두는 경제개혁,즉 박정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우리 경제의 성장추이를 보면 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침체돼 왔고,이같은 추세라면 향후 5∼10년 이내에 경제성장률이 0%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좌 원장은 “이는 경제개혁이 시장 차별화보다는 획일적 평등에 비중을 둔 데 따른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정부 주도의 획일적 개혁에서 탈피해 시장원리에 의한 기업·산업 차별화를 개혁의 기본원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뉴스 인사이드] 복지부가 잘 나가는 까닭은?

    “장관이 盧코드와 맞는 개혁 실세” 국민연금·담뱃값 인상 등 현안 주도 지난 5월4일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청와대 참모진,장관 10명과 함께 서울 태릉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참모들과 골프회동을 가진 자리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하지만 정작 공무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얘깃거리로 회자된 것은 김화중(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 대통령 내외,김세옥 청와대 경호실장과 한 조로 라운딩을 했다는 사실이다.‘참여정부의 실세장관’이란 얘기는 그때부터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새 정부들어 김화중 장관이 수장인 복지부가 탄력을 받고 있다.정부조직법 순위로는 18개 부처 중 13위에 불과하지만 ‘부총리급’ 파워를 갖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코드’가 맞는 개혁장관 복지부의 위상이 높아진 이유로는 우선 김화중 장관이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 대표적인 개혁장관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부총리보다 파워가 더 센 장관이 아니냐는 말도 나돈다.김 장관이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권양숙 여사의 정무특보역할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인연’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때문에 지난 2월 장관으로 임명될 때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업무능력을 보고 마음에 두고 있었으며,내 아내와는 상관없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업무에 적극적인 성향 여성장관으로서의 장점에다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게 행정능력이 전무한 약점을 커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여성이면서 정치인 출신인 점이 정치권의 지원사격을 받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무기는 일을 만들어서 찾아다니는 김 장관의 적극적인 성격이다.취임 직후부터 여섯달째 국립의료원에 ‘국민장관실’을 두고 밤 10시,11시까지 이익단체와 민원인들을 만나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청와대 이정우 정책실장은 “복지부 장관과는 연금문제도 있고 해서 가끔 협의를 한다.”면서 “저녁시간 과천에서 서울시내로 나와 민원도 듣고 해서 적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이 실장은 “한마디로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총평했다. ●이슈를 선점하라 복지부의 한 과장은 “김 장관은 업무를 처리하면서 ‘이슈를 선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소개했다.거꾸로 이슈를 선점당하면,일을 풀어나가는 데 3∼4배로 힘이 드니까 미리 주도권을 쥐고 이슈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논리다.복지부가 먼저 치고 나온 담뱃값 인상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취임 직후 철저하게 능력에 바탕을 둔 대폭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도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복지부의 총체적인 역량을 높이는 데 톡톡히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매끄러운 대 언론관계 참여정부가 전반적으로 언론에 각을 세우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매끄러운 언론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국민연금 개편이나 담뱃값 인상 등 주요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기자간담회는 물론,점심·저녁자리를 수시로 갖고 여론의 향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 최근 공무원들이 가급적 기자들과 식사나 술자리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와는 딴판이다.‘더 내고 덜 받는’ 쪽으로 손질하려는 국민연금만하더라도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가급적 언론을 통해 제도 개편의 불가피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나친 ‘밀어붙이기’ 아니냐 물론 김 장관의 이런 스타일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힘만 믿고 지나치게 좌충우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적극적인 자세는 좋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결국 알맹이는 없고,말만 앞세운 것 같다는 것이다. 담뱃값 인상으로 벌게 되는 돈에서 7000억원을 빈곤층 지원에 쓰겠다고 성급하게 발표했다가,다른 부처들이 일제히 반발하자 곧바로 ‘없던 일’로 쓸어담은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관의 행동에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어쨌든 요즘 어느 때보다 복지부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며 근무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
  • 北核·체제보장 동시 해결/6자회담 폐막… 美 ‘先核포기’정책 철회

    |베이징 김수정 오일만특파원| 남북한과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참가국은 2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팡페이웬에서 폐막식을 갖고 북핵 문제의 동시·병행 원칙 해결 등 6개항에 인식을 공유했다. ▶관련기사 3·4면 이번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 부부장은 회의 폐막 뒤 궈지반덴 프레스센터에서 ‘주최국 발표’를 통해 “각 당사국은 북핵 문제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희망하고,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했으며 북한의 안보 우려를 고려·해결할 필요를 인식했다.”고 밝혔다.또 “단계별,동시 혹은 병행 방식에 원칙적으로 찬동하고,평화적 회담 진행과정에 정세를 급고조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언행을 취하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북한이 핵·미사일 관련 조치를 동결하고,미국이 대북 불가침 및 정권교체 불가 의사를 표명하는 ‘현상동결’ 용의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화를 유지하고 신뢰구축 이견을 줄이며 공동인식을 확대하고 ▲이른 시일내 외교적 채널을 통한 2차 회담 개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6개국들은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려고 했으나 북한측의 거부로 문서화되지 않는 ‘주최국 발표’ 형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참가국들은 또 2차 6자회담을 두 달 안에 베이징에서 열자는 데 잠정 합의했지만,역시 북한의 반대로 이날 발표에 포함하지 않아 회담 전망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왕이 부부장은 “북한은 (자신들의) 총체적 목적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사실을 참가국들에 표명했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왕이 부부장은 또 미국도 6자회담에서 북한을 공격하거나 정권교체를 추구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수혁 차관보도 기자회견에서 “차후 회담의 목표는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의 이행표(로드맵)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동시·병행 해결과 관련,‘미국의 선(先) 핵포기 요구정책 포기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좋다.”고 답변했다.한편 6자회담 폐막 직전 북한은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핵 문제의 일괄적 동시행동,단계적 해결원칙을 강조한 뒤 “미국은 우리가 핵계획 포기 의사를 밝혀야 다음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면서 미국의 선 핵폐기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이수혁 차관보는 “제가 드리는 얘기를 기준으로 봐달라.”고 언급,김영일 외무성 부상 등 북측 대표단이 회담장에서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음을 시사했다. crystal@
  • [사설] 민생 챙기는 청와대 회동 돼야

    다음달 4일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장,여야 3당대표가 5자회동을 갖기로 합의했다.국내외에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마당에 정치지도자들이 만나게 된 것이 뒤늦은 감은 있지만 반가운 일이다.이번 청와대 5자회동은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하지만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앞서 4자회동을 제안했던 만큼 정치권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핵 문제로 고조되고 있는 사회적 대립이나 노사갈등,민생불안 등 지금 우리 사회는 ‘총체적 위기’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훨씬 전부터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의 안정과 경제를 살리는 지혜를 짜내고 협력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다.그런데도 정부는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노사문제 하나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고,여야 정당들은 신당이니 체제정비니 하면서 집안싸움에만 열중했지 민생은 외면해온 것이 사실이다.오죽하면 정권이나 정당의 지지도가 동반폭락하는 사태까지 왔겠는가. 청와대 회동의 의제는 베이징 6자회담과경제·민생 문제로 설정했다고 한다.당연히 북한핵 위기 해소를 위한 대책과 국론정비,국가경쟁력 회복을 위한 체제 구축,민생불안 해소 등에 국정운영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칠 있으면 열리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서도 힘겨루기보다는 생산성을 얻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물론 어느 하나도 자기반성과 초당적 협력없이는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여야 정치지도자들은 이번 5자회동에서 반드시 실종된 정치를 복원,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정치라는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열린세상]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사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당연히 혼자 살아갈 수 없다.인간생활에서 커뮤니케이션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이처럼 필수불가결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애초 인간과 인간,즉 대인간의 문제로 시작되었다.이후 사회 발전과 기술 발달에 힘입어 신문,잡지,라디오,텔레비전,인터넷 등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다양한 수단이 등장하고 그것들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부각되었지만,여전히 핵심을 이루는 것은 인간이다.어떤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든 그것의 시작과 마지막에는 인간이 있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금전적 소득과 직결되는 영업사원들 사이에 종종 예상 밖의 일이 생기곤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평소 말주변이 전혀 없어서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을 사던 사람이 도리어 좋은 실적을 내는 경우가 그런 예일 것이다. 딱히 유창한 언변을 자랑하지 않는데도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모으는 방송 진행자도 있다.인류 역사상 최초의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언어의 탄생이었고,유구한 세월이흐른 오늘날까지 우리 주변에 언어만큼 유용하고 간단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찾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까닭에 ‘커뮤니케이션=언어’라는 인식을 갖기 쉽지만,인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분명히 언어로 표현되는 것 이상이어서 진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고대 그리스 시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rhetoric) 이래 지속되어 왔다.정치 연설이나 법정 변론에 효과를 내기 위한 화법을 연구하는 수사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설득의 중요성을 갈파했다. 설득의 요건으로는 화자가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있다는 에토스(ethos),감성에 대한 호소를 말하는 파토스(pathos),논리적 증거 제시를 뜻하는 로고스(logos),세 가지를 들고 있다.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이후 화법에 관한 많은 논의를 거쳐 총체적인 의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명제로 발전돼 오면서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인간 개개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규명하고자 애써왔다.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명쾌한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마냥 신비에 싸여있는 것은 아니다.수많은 연구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들이 있다.첫째,언어 능력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비언어,요컨대 언어의 내용을 제외한 음성 관련 요소들(목소리와 목소리 크기,속도,고저 등)이나 제스처 같은 신체 동작,자세,눈동자 움직임,얼굴 표정,태도,매력,심지어 장식품도 한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지난 196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애송이’ 케네디가 ‘거물’ 닉슨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잘 알려진 대로 텔레비전 토론에서 보여준 참신한 이미지 때문이다.이 부분은 특히 현대사회 TV시대가 요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둘째,주어진 상황을 아는 능력이라는 점이다.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혹은 못한다는 평가에 대한 전제조건은 기본적으로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얘기이다.셋째,소속된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바탕으로 적절하게 행동할 줄 아는 능력이라는 점이다.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적절함’이다.그저 할 줄 아는 능력이 아니라,적절하게 할 줄 아는 능력이어야 한다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요체이다.넷째,운전기술을 익히듯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점이다.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신체적 운동 능력과 마찬가지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며 따라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화법과 관련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요즘이다.이번 기회에 진정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오미영
  • 盧대통령 6개월 진단 / 노사대타협 경제동력 살려야

    ■경제·노동분야 이필상 고려대 교수(경영학) 경제가 심각한 불황국면에 처해 있다.소비심리는 실종되고 기업투자는 마비상태와 다름없다.여기에 청년실업은 늘고 가계부채는 쌓여 국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런 상황에서 참여정부는 3가지 경제과제를 부여받았다. 우선 정부는 시장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여 비리구조를 청산하고 건전한 시장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또 신산업을 개발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무엇보다도 정부는 노사대타협을 이루어내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한다. 참여정부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내놓았다.그러나 현실적 대안의 부족으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오히려 추경편성과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정책을 펴 투기만 확산시키고 위기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첫째,정부는 재벌개혁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천명하고 증권집단소송제,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총액출자제한강화 등의 개혁정책을 제시했다.효율적인 시장제도를정착시키기 위한 핵심적 시장 개혁정책이다.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불황이 날로 악화되자 기업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논리에 밀려 후퇴하고 있다. 둘째,정부는 동북아중심경제건설을 목표로 물류,금융,첨단산업의 발전 계획을 제시했다.이 계획은 미래 우리 경제의 생존수단을 찾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이다.그러나 문제는 논의만 많을 뿐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오랜 산고 끝에 인천의 송도,영종,청라 지구를 경제특구로 지정하여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그러나 규제,노사,조세 등에 있어서 기업하기 힘든 나라인 우리나라에 외국인 투자가 얼마나 들어올지 미지수이다. 한편 정부는 2008년까지 국민소득 2만달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기술혁신,시장개혁,문화혁신,동북아 중심,지방화 등 5대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그러나 이 역시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셋째,정부는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여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 정책은 갈등의 연속이다.두산중공업 사태에서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무너졌다.철도청의 민영화는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또 화물연대의 (1차)파업사태도 정부의 양보로 타결되었다.이렇게 되자 재계는 투자를 못하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극한적 반발에 나섰다.현대자동차의 노사 협상이 노조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는 선에서 이루어지자 재계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주5일 근무제의 정부안을 수용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이 가운데 화물연대는 다시 파업에 돌입하여 곳곳에서 물류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현재 우리 경제는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갈등이 극심한 상태이다.여기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노사대타협을 이루어낸 후 개혁과 동력 회복이라는 양면작전을 효과적으로 펴야 우리 경제는 새로운 희망과 질서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투자의 활력을 되찾고 경제영토인 시장 확대를 위해 세계무대로 나선다.그러나 정부가 기본 기조를 잃고 우왕좌왕할 경우 우리 경제는 난파선위에서 편을갈라 싸움을 벌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그리하여 경제를 구조불능의 침몰상태로 몰고간다. 출범 6개월을 맞은 참여정부에 경제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는 강력한 의지와 소신을 촉구한다. ■언론정책분야 김민환 한국언론학회 회장(고려대 교수) 일부신문 여론 과점 집중견제 갈등 공영방송 소유구조등 재정비 시급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언론은 최소한 몇 달 동안 정부를 흔들지 않는 것이 선진국의 관행이다.우리나라에서도 이 관행이 점차 뿌리를 내리는가 싶었는데,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와 신문은 정권출범 초기부터 적대의식을 숨기지 않은 채 대립하고 있다. 우리 신문은 대체로 가족소유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그런데다 몇 개의 신문이 여론형성과정을 지배하고 있다.이들 신문은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을 바탕으로 개혁세력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주요 신문이 이런 정파성을 지양하지 않는다면,그리고 정부가 언론의 소유구조나 시장구조를 바꾸어 언론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놔야 한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면,정부와 언론의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개연성이 있다. 노무현 정부의 언론 관련 행적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첫째,이른바 조·중·동이 여론형성 과정을 과점하는 시장구조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난다.대통령이 동아일보나 조선일보가 아니라 한겨레신문을 방문한 것이나,첫 인터뷰를 인터넷 신문과 한 것에서 이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청와대의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제를 도입한 데에도 주류 신문을 견제하려는 전술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오보를 내는 신문에 대한 제소도 주류 신문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들어 노무현 정부는 일부 신문의 과점 상태를 시정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두 가지 조치를 취했다.그 하나가 공동배달제의 검토이다.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마이너신문이 판매망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공동배달제 시행에 관한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다른 하나는 신문고시의 개정이다.정부는 이 고시를 개정해 거대신문이 자전거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독자를 유인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정부기구가 직접 단속할 수 있게 했다. 둘째,신문의 소유구조 개혁에 관하여는 아직까지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이 문제는 법 개정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접어둘 가능성이 크다. 셋째,방송에 관한 개혁정책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공영방송의 소유구조나 방송 3사의 과점 문제도 쟁점이 되기에 충분하다.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관한 정책을 재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넷째,언론에 관한 담론이나 정책이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가 배제된 채 주로 대통령이나 청와대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에 국제문제나 경제문제 등 큰 문제에 집착하고 작은 일은 내각에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언론에 관한 한 주무부서가 제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다섯째,언론 문제에 관한 대통령의 발언이 표현 방식이나 용어 등에 있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빈번히 일고 있다.최근에 청와대는 일부 신문이 정부에 대해 막말 수준의 비판을 하고 있다고 불평한 바 있지만 언론계에서는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부적절한 어법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와 언론은 “건전한 긴장관계”를 벗어난 지 오래다.이런 갈등으로 언론도 신뢰도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 역시 얻은 게 없다.정부는 언론개혁을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여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개혁분야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 정부개혁에 관한 노무현 대통령 정부의 방향 설정과 기초 작업은 건강해 보인다.개혁의 기조는 현시대의 세계화된 개혁원리에 충실한 것이다.개혁의 청사진은 행정개혁학 원론처럼 평이하고 친근하다. 노무현 정부 출범기의 정부개혁 또는 그 계획을 긍적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여러 징상(徵狀)들이 있다.참여와 대화의 강조는 소비자시대·국민중심주의 시대의 요청에 부응한다.탈권위주의적 변화는 이미 체감되는 성과이다. 공직자들을 개혁세력화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지방화의 결의도 주목할 만하다.인사행정의 투명화,그리고 지역주의 타파에도 희망이 보인다.공직임용에서의 여성차별·이공계 차별을 없애려는 정책 역점도 한층 강해 보인다.공직에 비혜택 집단을 대표시키려는 의지가 분명하다. 반부패시책의 효력도 앞으로 현저히 커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어둠 속에서의 ‘짜고 해먹기’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하지 않은 것들의 가치를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집권 초기에 으레 해오던 공무원 숙청과 기구 개편을 하지 않았다. 민심을 얻고 개혁하는 것 같이 보일 수 있는 아주 뚜렷한 호재를 버린 용기는 대단한 것이다.장관을 자주 바꾸지 않기로 한 방침도 같은 줄거리의 이야기이다. 민심수습·국면전환·희생양 지목·감투배분 등을 위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장관경질은 통치지도자에게 너무 큰 유혹이다.이를 뿌리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개혁정책을 뒷받침해 줄 중요한 자산들을 가지고 있다.기성제도들의 피로 또는 파탄,신세대·비혜택계층의 조직화,세계화된 개혁물결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정치적 흠결이 적은 사람들이 정부를 주도하는 것도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갈 길이 수월한 것은 물론 아니다.신질서의 추진은 다수에 대한 소수의 싸움이다.거대한 저항이 기다리고 있다. 논리가 아니라 감정 때문에 저항하는 감정적 저항자들과의 화해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말과 생각이 다른 문화지체자들과의 논쟁도 힘들 것이다.변동이 몰고 올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떠는 많은 인구를 달래는 것도 난제이다. 개혁추진세력은 개혁을 향한 강한 신념과 의지 그리고 탁월한 창의력을 가지고 의표를 찌르는 모험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무릇 모든 인간사에서 처럼 개혁에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다.졸속이나 건너뛰기는 금물이다.개혁을 하려면 기성 질서를 해체하는 혼돈의 단계를 피할 수 없다. 혼돈이 없으면 개혁은 기회를 얻지 못한다.개혁의 전주(前奏)인 혼돈은 완전한 무질서가 아니라 질서 있는 무질서이다.무질서의 측면밖에 못 보는 많은 사람들의 불평에 대응하는 방책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도대체 예전 같지가 않다,총체적 위기다 등등의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위무하는 방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숙성기간을 거쳐 급진적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개혁추진자들은 상당기간 ‘관리된 혼돈’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그에 이어 개혁실현 그리고 개혁정착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거기까지 가면 대체로 임기 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사설]8·15경축사에 담아야 할 것들

    노무현 대통령의 8·15 경축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까닭은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과 경제불황에 따른 국민 불안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2일 헌정회 원로들이 민주당 정대철 대표에게 ‘늙은이들이 머리띠 두르는 일은 없게 해달라.’고 주문한 데서도 국민들의 나라걱정 수준을 가늠케 한다.이제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도 7개월이 다 되어가는 만큼 국정 분위기 쇄신과 심기일전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총체적으로 보여줄 때라고 본다. 노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동안 보고를 토대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는 등 경축사를 직접 다듬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국민의 여망을 읽은 결과로 판단된다.즉 국민들이 참여정부에 다시금 애정과 희망을 갖도록 하는 국가혁신의 메시지여야 한다는 것이다.안보문제를 포함해 남북관계,집단이기주의 분출,노조의 경영 참여,정치개혁,검찰의 비자금 수사 등 현안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과 기대치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참여정부의 국정비전인 동북아 시대 개막과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실천프로그램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또 그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체득한 생각과 경험을 토대로 대통령 후보때와는 달라진 국정운용 철학을 명확히 천명해야 할 것이다.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인사혁신책과 방향에 대해서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다. 무엇보다 8·15 광복절인 점을 감안해 6자회담을 포함한 남북관계 미래에 대한 구상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새로운 국정시스템의 출발선언이 되길 촉구한다.
  • [대한포럼] 남북경협의 두 얼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대북사업에 모든 것을 걸었고,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대북사업을 강력히 추진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지만 아직까지 그의 유서에 화답을 보내는 기업인은 없는 것 같다.지난 5일동안 빈소를 지켰던 현대가의 형제들조차도 이 문제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특히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은 “대북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하기까지 했다.돈도 구심점도 모두 잃고 무력해진 현대아산만이 외롭게 대북사업을 붙들고 있는 실정이다. 남북경협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한때 ‘북한 특수’ 기대를 부풀리며 인기 상종가를 쳤던 남북경협이 요즈음에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돈 가진 기업인들 어느 누구도 거들떠 보는 사람이 없다.이제 주식시장에서는 대북사업이 악재로 통한다.어느 기업이 대북사업에 참여한다는 소문이 나면 어김 없이 주가가 폭락할 정도다.남북경협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던 김대중 정부 초기와는 너무도 판이한 모습이다.그때나 지금이나 남북경협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변함이 없는데 시장과 기업인들의 평가는 사뭇 달라졌다.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을까.김대중 정부 초기 시절로 돌아가 보자. “단절과 대결 속에 반세기를 살아온 분단 상황에서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을 관광할 수 있게 된 것은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된다.남북화해와 협력의 역사적 전기를 마련하고 통일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민족적 기대가 크다.”(대한매일 1998년 11월18일자 사설) 5년전 현대 금강호는 이렇게 민족의 염원을 싣고 금강산을 향해 첫 출항의 닻을 올렸다.금강호로 열린 금강산 뱃길은 2000년 6월과 8월에 각각 정주영·몽헌 부자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면담을 성사시켰다.또한 금강산 종합개발과 개성공단 건설 및 개성관광 사업 합의로 이어졌다.금강산 관광 사업에는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남과 북이 분단을 극복하고 공존공영하자는 민족의 염원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돈이 문제였다.현대그룹은 남북경협 사업을 하면서 지난 5년간 1조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사업 허가권자인 북한은 막대한 관광사업 대가를 챙겨가는 등돈만 밝혔고,걸핏하면 사업중단에다 번복·지연으로 현대를 궁지로 몰아갔다.게다가 서해교전,북핵 위기,사스 등의 외풍이 시도 때도 없이 불어닥쳐 30년 독점권을 획득한 철도·통신·전력 사업 등의 발목을 잡았다.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북사업에 대해 “남북한 평화와 번영도 좋지만 개별기업이 떠맡기는 너무 큰 부담”이라고 말한다.한마디로 ‘밑 빠진 독’이라는 얘기다. 역사적 당위성과 수익성은 남북경협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이다.중단 없이 계속돼야 할 민족적 과업이지만,그것이 사업인 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현대와 정 회장의 비극은 아무리 민족의 과업이라 하더라도 수익성을 외면한 사업 추진이 얼마나 무모한가를 잘 보여준다.현대아산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사업을 계속한다고 하지만 돈도 구심점도 없는 상태에서 수익성 없는 사업을 얼마나 추진력 있게 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관광공사나 토지공사 등의 공기업이 일부 사업을 떠맡을 수는 있겠지만 총체적인 대북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남북경협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별 사업의 수익성을 높여주어야 한다.현대가 북한과 맺은 계약조건으로는 도저히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따라서 재교섭을 통해 계약조건의 변경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북한은 경협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환경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우리 정부는 통일비용 부담이라는 관점에서 민간기업과의 역할 분담 및 재정지원 확대에 관한 장기 계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염 주 영 논설위원 yeomjs@
  • [이경형 칼럼] ‘의원 표결기록표’ 만들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정치권의 전열 정비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는 외국인고용허가제법을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통과시켰다.찬성 148명 중에는 민주당 86,한나라당 55,개혁국민정당 2,이부영 의원 등 무소속 5명이었다.반대(88명)에는 민주당 3,한나라당 76,자민련,민국당 등 9명이었고,기권 9명에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등이 포함됐다. 이 법안의 찬성쪽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 20만명의 합법화를 뒷받침하고,산업현장의 인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반면 반대쪽은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 상승,외국인의 집단 노사분규 가능성,내국인 실업증가 우려 이유를 내세웠다. 그동안에도 의안처리는 자유투표 형식으로 처리되어왔지만 이번처럼 소속 정당을 뛰어넘어 표결이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특히 이 법안의 처리과정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 정당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데다 내년 총선까지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또 정치 구조나 권력 체계 문제가 아닌 민생 법안은 통일된 당론을 따르기보다는 오히려 의원들의 다양성을 표결에 반영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 114조2(자유투표)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작년 3월 개혁 국회법의 한 조항으로 신설된 것이다.비록 훈시 규정이지만 자유투표의 명문화는 국회를 정치의 중심무대로 삼고,국회의원들이 제왕적 당총재의 통솔과 당론 거수기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염원이 담긴 것이다. 자유투표제(Cross Voting·교차투표제)명문화가 의원들의 자율적인 의사 표시 보장만으로 끝나서는 그 의의가 반감된다.개별 의원들의 찬·반 의사표시가 기록으로 축적되어야 하며,유권자들이 해당 의원의 의안별 찬·반 표결 기록 집계표를 들고 투표장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기명 표결은 현행 국회법이 전자투표에 의한 기록표결로 가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대로 시행하면 된다.문제는 각 의원들이 어떤 의안에 대해 어떤 의사를 밝혔는지가 일목요연하게 리스트로 정리하지 않으면,유권자들이 해당 의원의 입법 태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회사무처는 인터넷 등을 통해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의안 처리 말미에 의원들의 찬반기록을 첨부하고 있으나 이것으로는 각 의원들의 총체적인 입법 태도를 알 수 없다.따라서 의원별·의안별 찬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표결기록 집계표를 만들고 찬·반 쟁점을 요약해 곁들이는 등의 국회의원 입법태도 보고서 등을 회기별로,1년 단위로,그리고 총선 직전엔 임기 종합판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배포하도록 해야 한다. 의원들의 입법태도기록표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우리 정치개혁의 주요한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기록표를 의원들의 정치이념과 정책 노선,소신과 일관성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로 삼아 투표할 때,전근대적인 선거풍토 개선에도 일조할 수 있다. 다음 달 정기국회가 열리고 이어 총선정국이 전개되면 현역 의원들은 자신의 활동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의정보고서를 선거구에 뿌리기 시작할 것이다.내년 총선에서 혈연,지연,학연의 연줄 선거와 금권 선거를 막고 공영 선거의 영역을 넓히려면 반드시 이러한 의원별 표결 태도를 종합 기록한 집계표가 선거구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내각제 중심의 유럽 각국 의회와 달리 자유투표제가 정착된 미국 의회는 상·하의원들의 개별 의안들에 대한 찬·반 기록이 정례적으로 의회보에 게재되고 있다.16대 국회 들어 찬·반이 갈라진 입법안을 중심으로 의원별 표결기록리스트를 국회 사무처가 만들고,선거 때 중앙선관위가 이를 배포하는 데 인색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 문화부 총체적 혼돈 분위기

    문화관광부가 문화예술위원회의 출범 및 조직 통폐합에 따른 잉여인력의 처리문제 등을 놓고 총체적인 혼돈 속에 접어들고 있는 분위기다.문화부 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는 전쟁터를 방불케할 정도로 격앙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문화부 장관기 밥그릇 쟁탈전’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다. 문화부 직원들은 문화정책국과 예술국에 종무실까지 통합되는 것에서 나아가 지방분권화 추진에 따라 더 많은 조직이 없어질 것으로 우려한다.‘들러리’라는 아이디의 직원은 “문화예술위원회가 생기면 예술국의 대체업무를 개발한다는데 그런 일들이 있기는 있느냐.”고 반문했다.‘사람방 손님’은 “결국 2∼3년 뒤 길거리로 내몰겠다는 것”이라면서 “정책이 마음에 안들면 들어와서 정책결정을 하면 되지,외부에 위원회를 만들어 장관이 임명하는 (코드에 맞는)사람들에게 정책결정권을 주겠다는 것은 심하다는 생각”이라고 문화예술위 신설을 비롯한 일련의 조직개편 추진에 불만을 털어놓았다. 문화부의 잉여인력 처리문제도 관련 기관 직원들의 반발을사고 있다.최근 1국 3과의 조직이 늘어난 문화재청의 직장협의회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의견’이라는 글을 올렸다.이들은 문화부 직장협의회장의 “희망 직원의 문화재청 전출”발언에 “문화재청을 인사적체 해소청으로 인식하고 발언한 것을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반면 ‘배신’이라는 문화부 직원은 “조직확대를 도와달라고 부탁할 때는 언제고,되고 나니까 은혜를 모르는 철면피”라고 문화재청쪽에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노조위원장도 “문화부가 공석중인 경륜 사장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낸다면 사활을 걸고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하여 투쟁할 것”이라고 강경자세를 보였다.이에 대해 ‘그래 좋다’는 “나도 산하단체 직원들 만큼 월급 받으며 다니고 싶다.나보다 훨씬 단순한 일을 하는데….”라고 비난했다.그러나 이렇듯 전면적인 전선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재에 나서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지난 주말에는 개방형 직제인 국립국악원장 선임을 놓고,선정위원들이 진보적 문화예술 단체 사람들로 대거 교체된것은 특정인을 밀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게시판에 제기되면서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사설] 어이없는 ‘총체적 군기문란’

    국가의 간성인 군이 흔들리고 있다.군부대 안에서의 구타 등 가혹행위는 물론 성추행 뇌물수수 절도 등 사건사고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온다.가뜩이나 북핵에다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으로 안보환경이 어수선한데 이런 불길한 소식만 들려 유사시 국가 안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육군 공병부대 소속 병장은 지난달 초 여군 대위가 잠자던 텐트를 면도칼로 찢고 들어가 성추행했다.여군 대위는 병장에게 자술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각목으로 때리고 구덩이에 하반신을 묻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하지만 소속 부대장은 하극상 성추행 폭행이 얽힌 ‘엽기적인 사건’을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한달이나 지나서야 병장은 성추행 혐의로 구속하고,여군 대위는 구타 혐의로 불구속 입건토록 했다.이뿐이 아니다.백모 준장은 병영시설 사업과 관련,특정 건설업체로부터 거액을 챙겼고,이모 소령은 불륜관계의 내연녀를 목졸라 숨지게 했다.육군 3사관학교 생도는 경주용 모형자동차 등을 훔치다 붙잡혔다. 육군은 지난 13일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한 성추행 대책반을 구성했으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던 약속은 그저 해본 소리란 말인가.우리는 ‘총체적인 군기문란’에 대해 군의 통절한 자성을 거듭 촉구한다.특히 군의 가치관이나 도덕률이 사회적 통념과 괴리가 있는 잘못된 잣대로 운영되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따져볼 것을 당부한다.‘군대서 몇대 맞는 것쯤이야 별일이 아니다.’라거나 ‘군내부의 문제이니 우리끼리 덮고 넘어가자.’는 식의 사고는 이제 벗어던져야 한다.그같은 구태의연한 자세가 오늘의 화를 키운 주범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군도 이젠 변해야 한다.
  • [대한포럼] 정운찬 총장을 위한 변명

    요즘 서울대 정운찬 총창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엊그제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학 서열 철폐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게 그만 탈이 됐다.학벌없는 사회 전국학생모임과 한총련 등 5개 학생 단체들이 ‘학벌 기득권 세력의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오는 31일엔 서울대에서 학벌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한다. 대학 서열 발언이 학벌 문제로 비화되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학벌 문제에 잠복한 복잡성 때문일 것이다.대학 동문회 정서와 룰이 국가 사회에서 버젓이 통용되는 우리 특유의 학벌이 타파되어야 한다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다.그러나 학벌 극복 방안에 이르면 갈래가 나뉘어 첨예하게 엇각을 이룬다.숱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시대적 과제로 남아 사회 분란을 증폭시키는 까닭일 것이다.학벌 문제의 핵심을 보는 입장부터 서로 달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쪽은 대학 서열화를 학벌 문제의 핵심으로 본다.학벌이 대학의 서열화를 조장하고,대학 서열화는 입시 경쟁을 부채질하며,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대학이다 보니 학벌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해법은 당연히 학벌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서 찾는다.바로 대학 서열화를 제도적으로 봉쇄하는 게 포인트라고 주장한다.그리고 대학 서열화의 정점에 자리한 서울대를 ‘어떻게’해야 한다는 것이다.정 총장의 발언은 ‘서울대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한꺼풀만 뒤집어 보면 지방 대학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지금까지 학벌 타파 논의의 대종이기도 하다. 다른 쪽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지 말라고 일갈한다.서울대가 폐쇄된다면 다음 서열 대학이 그 정점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유사이래 모양이 달랐을 뿐 서열은 항상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대학 서열 철폐가 대학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 질 것이라고 한껏 목소리를 높인다.정 총장의 포퓰리즘 발언이 뿌리를 두고 있는 토양이다.엘리트 고등교육을 강화해야 할 판에 수적 우위를 빌미로 견제하려 해선안 된다는 지적이다.13대 무역국이면서 세계 100대 대학 하나 없는 나라에서 일류대 폐해론을 제기하는 것은 소탐대실의 단견이라는 주장이다. 학벌 문제 해법의 실효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학벌(學閥)과 학력(學歷),그리고 또 다른 학력(學力)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학벌은 대졸자 사이의 차별을 논의하는 수평적 개념으로 의식의 문제다.학력(學歷)은 고졸자의 상대적인 차별을 비판하는 수직적 개념으로 학력간 임금 격차 완화와 같은 제도적 해법이 효과적일 것이다.학력(學力)은 교육을 통해 얻은 총체적 지적 능력으로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자양분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 셋이 교차되고 뒤엉켜 확연히 구분하기가 어렵다.숱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학벌 문제가 풀리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정부가 학벌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다.공교롭게도 정 총장 파문이 일고 있는 시점에 ‘학벌극복 합동기획단’을 출범시켰다.교육부가 태스크포스가 되어 민간 전문가 이외에도 7개 부처 정책 국장이 참여했다.학벌은 말하자면 잡초일 것이다.생김새가 농작물과 아주 비슷해 분간해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그렇다고 제초제를 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농작물도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학벌은 제도나 규제로 풀릴 사안이 아니라 의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국민적 관심과 지혜가 모아져야 비로소 풀릴 헝클어진 실타래일 것이다. 정 인 학 논설위원 chung@
  • [녹색공간] 마음속의 명당

    요즘 나는 여러 면에서 심각한 회의에 빠져 있다.나이 오십을 넘기면서 풍수의 핵심 용어라 할 수 있는 명당 개념부터 혼란스러워졌다.교과서적인 명당관에서 시작해 한때는 복 좀 받아보자는 술수에 가까운 생각도 가졌다가 최근에는 명당은 마음 속에 있다는 다분히 풍수를 포기하는 식의 생각으로까지 나아가기도 했다. 어쨌거나 풍수에서의 명당이란 어머니의 품에 안겨있던 어린 시절처럼 마음을 편안케 해주는 곳이다.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복 좀 받아보자는 의도를 가진 용어가 아니라는 말이다.머레이 북친의 지적과 같이 “현대는 총체적 신경쇠약이라 불릴 만한 불치의 인간 상황”이다.그러니 우리가 지금 명당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시대적 상황의 반영이라고 할 만하다.그렇게 된 이유는 의심의 여지 없이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그렇다고 욕심이 마냥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데 문제 해결의 어려움이 있다.욕심으로 말미암아 문명의 발전이 있었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면 문명이라든가 발전 같은 것은 좋은 면만 지니고 있을까?수많은 문명 비평가들은 “사람의 최대의 적은 바로 사람”이라 말하고 있다.미국의 초등학교 6학년생이 썼다는 다음의 시는 경고 정도가 아니라 절망감까지 들게 한다.‘사람이 없었다면/오염도 없었을텐데/사람을 없애자/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끔찍한 생각이지만 거짓이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헤르만 헤세의 환상 동화집에 보면 이런 우화가 나온다.어떤 사람이 철로가 놓여 두번째 기차가 승객을 내려놓고 화물을 부리는 것을 보며 “발전해 가는구나.”라고 말했다.얼마 후 이 도시가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숲과 늪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딱따구리 한 마리가 외쳤다.“발전해 가는구나.” 이 경우는 사람과 딱따구리의 시각 차이에서 나온 반응이기 때문에 그 예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사람들의 시각차 또한 그에 못지않다. 최근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보면서 나 자신의 생각이 어떠하든 간에 사람들의 견해 차이가 이토록 클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갯벌을 살려야 한다는 환경론자들의주장과 경제적 이득을 염두에 둔 개발론자들의 의견 대립이 바로 그것인데 어느 쪽 편을 들어야 잘 하는 일인지 정말 모르겠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환경론자들의 입장에서 그런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밝혀왔다.전주에서 8년을 살았기 때문에 전주에 아는 사람들이 꽤 있다.그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왜 이 사업이 계속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그야말로 판단이 서질 않는다.어찌 해야 새만금이 명당이 될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뜻이다. 결국 모두에게 맞는 해결책은 없는 셈이다.할 수 있는 일은 선택뿐.명당은 당신 마음 속에 있다는 얘기도 이와 흡사하다.누구는 바닷가에서 마음의 평정을 찾고 또 누구는 아담한 산간 계곡길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바닷가에서 오히려 쓸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계곡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정말 하고 싶지 않은 얘기지만 지금 나는 회의에 빠져있음이 분명하다.군자는 생각하며 행동하지만 소인배는 생각만 하거나 행동만 한다더니 내가 지금 그 꼴이다.요즘 내 건강이 나빠져서 약해진 까닭일까? 이 또한 세태의 반영일지 모르지만. 최 창 조 전 서울대교수 풍수전문가
  • 昌의 미소 / 崔대표 삼고초려론 설명듣고 가타부타 말없이 웃음만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가 27일 서울 옥인동 이 전 총재의 자택에서 전격 오찬회동을 가졌다.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을 둘러싸고 그동안 두 사람이 적지 않은 신경전을 빚어온 터라 당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3장소 거부 옥인동자택 회동 이날 회동은 이 전 총재가 최 대표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당초 최 대표는 제3의 장소로 이 전 총재를 초청할 생각이었으나,이 전 총재가 “감기 기운이 있다.”며 집으로 초대,최 대표가 이 전 총재를 찾아가는 형태가 됐다.오찬은 1시간15분 동안 배석자 없이 진행됐고,이 전 총재 부인 한인옥씨가 직접 음식을 내놓았다고 한다. 회동이 끝난 뒤 최 대표는 박진 대변인을 통해 “경기침체와 안보문제를 비롯해 나라가 총체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함께했다.”고 밝혔다.“민생경제와 실업,북핵문제,주한미군 재배치 등 국정현안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대표 경선과정에서 피력했던 ‘삼고초려론’과 관련,최 대표는 “내년 총선에 당의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에서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이 전 총재는 특별한 언급없이 웃었다고 박 대변인을 통해 공개했다. 그동안 두 사람이 불편한 관계로 언론에 비쳐졌던 데 대해서도 솔직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최 대표는 “자연스레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고,일부 언론에서 오해한 것과 같은 불편한 관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박 대변인을 통해 해명했다.아울러 이 전 총재의 출국이나 영구귀국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내년총선 지원 직접요청 안해 회동으로 두 사람이 최근 불편한 관계를 털어냈는지는 불확실하다.다만 몇가지 대목을 보면 꼭 그랬을 것만 같지는 않다.우선 회동 장소다.최 대표는 원래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며 제3의 장소에서 공개리에 만날 생각이었다.이를 이 전 총재가 자택과 비공개로 바꿔 놓았다.“편안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한다. 최 대표는 회동을 둘러싼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으려 한 반면,이 전 총재는 밖의시선보다는 ‘내밀한 대화’와 ‘해석의 여지’를 더 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가 삼고초려론을 설명만 하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도 음미할 대목이다.이에 대해 최 대표는 “뭐라고 언급하면 정계복귀니 뭐니 하며 언론이 쓸데없는 오해로 연결시킬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직접 만난 김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을 텐데,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그냥 대변인을 통해 밝힌 대로만 써달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최 대표는 “오찬은 줄곧 화기애애했다.”면서 “언론이 생각하는 것 같은 오해가 없었는데 풀고 말 것이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이 전 총재는 다음달 7,8일쯤 다시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기자 jade@
  • [사설] 대선자금 공개, 이제 시작이다

    민주당은 선대위가 출범한 지난해 9월30일부터 12월19일까지 대선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어제 공개했다.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자금 제공자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기업들이 자금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일부 고액후원금의 영수증이 첨부되지 않고,또 장부에 기재되지 않은 특별 후원금의 유무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없어 미흡한 면이 많으나,정치개혁을 위한 충정으로 평가할 만하다. 우리는 이번 민주당의 결단이 낡은 정치문화를 청산하려는 개혁의지의 출발점으로 믿고 싶다.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는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특히 공개범위를 선대위 발족 이후로 한정해 ‘반쪽’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어있다.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의 전모 공개 제안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보 확정 이후 모든 선거자금의 공개가 필수적이라고 본다.민주당은 정밀작업을 거쳐 남은 부분도 서둘러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선자금 문제는 앞으로의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정치권 전체의 반성과 각성이 뒤따르지 않으면 정치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한나라당이 동참하지 않으면 더 나은 정치를 기약할 수 없고,이번 공개 역시 역대 정권때와 마찬가지로 소모적인 정쟁으로 그칠 것이다.이를 막으려면 굿모닝게이트 수사에서 드러난 여권 실세들의 뇌물수수 의혹과 대선자금 공개가 별개라는 점을 야당에 확인시켜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대철 대표의 검찰 출두가 그 시작이다. 아울러 민주당의 선(先) 공개로 일단 대화의 물꼬가 트인 만큼 여야는 즉각 한나라당이 제안한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설치를 위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여기에서 검증기관,면책규정,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총체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다.이 과정에서 자금제공 기업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민주당의 이번 공개가 정치개혁을 위한 밀알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 지자체 연구원 ‘속빈 강정’ / 총체적 부실…지방재정에 부담만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함께 지자체의 중·장기 행정 전략을 수립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설립된, 기초자료 축적 및 연구 등을 위한 광역자치단체의 싱크탱크인 연구기관들의 운영이 부실하다.저금리 기조에 따라 기금 수익이 크게 준 데다 방만한 인력운영,알맹이 없는 연구활동으로 자치단체에 재정 부담만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각 시도가 빠짐없이 설치한 연구기관들이 기초자치단체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해부한다. 연구기관들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 출연 연구원이 시도별로 중복·난립돼 있으며 사업수행,책임경영 의식이 미흡하고 조직·인력 운용상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아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을 잇따라 받았다. 자치단체 연구기관들의 방만하고 부실투성이 운영실태를 한마디로 함축한 지적이다. ●알맹이 없는 비효율적 운영 시·도지사가 승인한 연구과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주제가 변경되거나 추가 선정,또는 중도 폐지되는 등 연구업무 자체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광주전남발전연구원은 1999∼2001년 연구원 간행물 등에 4차례나 발표된 같은 연구과제 내용을 정책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경기개발연구원은 관련규정을 어기고 도지사가 이사장을 맡아 연구원 대표권과 직원의 주요 인사권을 행사했고,도정 홍보활동 등 연구원 설립목적과 무관한 조직을 연구원에 설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연구과제 수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과 비슷했지만 비정규직 연구보조인력이 1.5배나 많았고,과제당 연구비도 3배 이상 많이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경상북도는 도내에 여성회관과 여성개발센터 등 여성을 위한 교육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많은 데도 따로 연구원이 4명 뿐인 여성정책개발원을 중복 설립했다.부산시는 시 정책개발실이 있지만 설립목적이 같은 부산발전연구원을 또다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중복된 연구기관 줄줄이 설립 대전시도 충남과 생활·경제권이 같은데도 이미 설립돼 운영중인 충남발전연구원의 운영에 공동참여하거나 활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대전발전연구원을 설립했다. 충북개발연구원은 해당연도의 경영목표나 계획을 수립조차 하지 않았다가 지적받았다.경남발전연구원 등 4곳도 연구원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또 연구원의 경영 전반에 대해 평가하는 시도가 한 곳도 없으며,연구결과의 정책 기여도를 평가하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강원발전연구원도 연구 실적이 미미한 데다 방만한 조직운영 등으로 기초 지자체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강원발전연구원에 지난 99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지역개발을 위해 연구 용역을 의뢰한 시군은 도내 자치단체의 절반인 9개 시·군에 그치고 있다.연구용역은 강원도를 포함해 45건에 그치고 순수 지자체가 맡긴 연구용역은 22건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광역 단위 연구기관들이 일선 시·군들로부터도 외면당하는 이유는 용역비가 대학 등 전문연구기관과 별 차이가 없는 데다 연구내용도 자치행정 수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선 지자체가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민 혈세 운영자금으로 써 사정이 이런 데도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는연구기관에 해마다 2억∼10억원의 지원금이 광역자치단체로부터 흘러가고 있다.재정 부담만 지우고 있다는 소리는 여기서 나온다.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주민들의 혈세를 방만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사람 앉히기’식의 인사마찰도 비일비재하다.광주전남발전연구원은 원장 교체 때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얼굴을 붉히고 있다.원장은 광주시와 전남도에서 일했던 고위 행정공무원들로 번갈아 채워지고 있다.이 과정에서 사전에 원만한 타협이 되지 않아 갈등이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외부에서는 “발전연구원장이 퇴직 공무원들의 자리 보전용으로 전락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선심성 인사로 구설수 잦아 강원발전연구원은 한때 지방 유력인사의 자녀들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한 공무원은 “지방분권 시대에 지역단위 연구기관은 필수적이다.”면서 “다만 운영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연구원의 자질 향상은 물론 지역특성에 맞는 연구성과를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 원장이 자주 바뀌는 것을 두고 ‘명함을 만들기 위한 경력관리용 자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충남발전연구원이 철도청장 출신의 지역 인사를 원장으로 발탁했으나 그가 5개월 만에 다른 단체로 옮겨간 것이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운영상의 맹점도 적지 않다.연구원들이 설립목적인 정책연구 수행보다 용역비를 받는 외부수탁 연구과제에 눈독을 들이는 경우가 잦다는 지적이다.대구경북개발연구원은 대구시로부터 “다른 기관에 우선해 연구용역을 줄 수 있다.”는 조례까지 만들어 연구원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출연금이 너무 적어 우수 연구원 확보 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설립 당시 대구의 주종 산업이었던 섬유산업이 최근 들어 불황인 데다 대구에는 대기업이 없어 출연금 조성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대구시측의 해명이다. 일선 연구원 관계자들은 “지역의 미래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연구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관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만 챙긴다는 눈총을 받는 등 부담을 느낀다.”고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일부에서는 광역단위 연구원을 보다 광범위하게 묶거나 지역 대학과 연계해 연구원의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 정리 조한종기자 bell21@ ■‘모범운영' 제주발전연구원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고충석)은 작지만 지역을 위해 실속있게 운영되는 연구기관 중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 96년 재단법인 설립인가를 받아 이듬해 ‘제주의 미래를 위한 중·장기 비전 연구’ 등을 연구목표로 출범한 이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 동안의 주요 실적은 ‘한라 생태숲 조성사업 기본계획’등 용역 36건,‘통합 영향평가제도 도입 및 추진방향’등 정책연구 59건,‘제주평화포럼’을 비롯한 학술세미나 19건 등이 대표적인 성과. 이 가운데 97년의 한라 생태숲 조성사업은 2000년부터 제주도정으로 채택돼 한라산 일대에 새로운 생태숲이 만들어지고 있다.‘관광통계 작성에 관한 조사연구’와 ‘제주 4·3평화공원 조성 기본계획’ 역시 지난 4월부터 제주도 정책에 반영돼 추진되고 있다.이처럼 제주발전연구원의 연구성과 가운데 40여건이 도·시·군의 정책과 사업에 채택되거나 응용되고 있다.2001년 개최한 세계평화포럼 역시 지난해에는 ‘세미 제주평화포럼’이라는 이름으로,그리고 오는 10월에는 제2회 세계평화포럼이라는 타이틀로 열릴 예정이다. 연구원은 올해도 용역 5건,학술세미나 10건,정책포럼 20회,정책연구 23건,후원사업 2건,대행사업 4건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연구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제주대 해양과환경연구소,산업연구원 등과 업무를 제휴하고 있다. 특수시책으로 연구인력을 상시 모집하는 ‘구직은행제’와 연구원 내부 포럼과 전문가 포럼 등을 거친 연구원 정책에 대해 외부의견을 들어 적정 대안을 모색해 나가는 ‘오피니언 모집제’ 등도 눈에 띄는 제도다. 출범 초기 제주도 등 자치단체 출연금이 20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제주은행이 30억원을 출연하고 예산절감과 건전재정 운용으로 5억원의 자체기금을 조성,전체 운영비를 50억원으로 늘린 것도 내실운영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개원 초 연간 1억5000만∼2억원의 도비를 보조받아왔으나 그동안의 정책연구 및 개발성과를 크게 인정받아 올해는 보조금도 7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