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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집사·경호팀장, 블라디보스토크 동선 점검

    김정은 집사·경호팀장, 블라디보스토크 동선 점검

    기차역 포장공사 중… 열차 이용 가능성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 개최 준비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이 21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등 주요 시설들을 점검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베이징 방문이 공식 확인되면서 북러 정상 간 블라디보스토크 회담이 기정사실화됐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25일 개막하는 베이징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들러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대사는 19일 “푸틴 대통령이 오는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크렘린은 앞서 18일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김 위원장이 4월 하반기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으로 두 정상의 공간적 거리가 줄어들게 되면서 러시아 극동지역, 그 가운데 경호에 용이한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24~25일쯤 북러 정상회담 개최가 예상되고 있다. 김 부장 일행은 21일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한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 내 시설 여러 곳을 둘러봤다. 김 부장 일행 가운데 김 위원장의 경호 총책임자인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과 림천일 외무성 부상(차관) 등의 모습도 목격됐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부장 일행은 전날에도 극동연방대와 인근 지역 시설,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과 시내, 시 외곽 일부 산업 시설 등을 점검했다.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 의전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그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등 해외에서 두 차례 열린 북미 정상회담 전에도 회담 개최지를 사전 방문했었다. 김 위원장은 비행기보다는 열차로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보스토크 기차 역사 앞 진입로도 현재 새로 포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북러 양측은 아직 양국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비운의 개혁파’ 후야오방 서거 30주기에 쏠린 눈

    ‘비운의 개혁파’ 후야오방 서거 30주기에 쏠린 눈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를 낳았던 ‘개혁과 청렴의 상징’ 후야오방 총서기의 사망이 15일 30주기를 맞는다. 홍콩 명보는 14일 후 전 총서기의 세 아들이 그의 고향인 후난성과 묘가 있는 장시성에서 당국의 감시 속에 열리는 세미나와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30주기라는 점에서 어떤 규모와 형식으로 열릴지 주목된다. 또 이를 계기로 어떤 정치적 소요나 파장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런 점에서 후 전 총서기는 여전히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10대에 중국 공산당에 가입한 후 전 총서기는 대장정에 참여할 정도로 열성 당원이었지만 진보적인 사상 때문에 당내 보수파와 대립했다. 1989년 4월 15일 73세를 일기로 후 전 총서기가 사망하자 대학생 10만명이 톈안먼 광장 앞으로 쏟아져 나와 분노의 시위를 벌였다. 후 전 총서기에 대한 애도의 물결은 민주화 운동으로 발전했고 같은 해 6월 4일 당국의 강제 진압으로 톈안먼 광장은 학생들의 피로 물들었다. 당시 학생들은 인플레이션 통제와 실업 문제 해결도 요구해 톈안먼 사태는 경제 문제가 민주화 열기에 불을 붙였다. 덩샤오핑이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라면 후야오방은 개혁개방의 총책임자였지만 톈안먼 사태 이전 1986년 학생 시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서기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총서기직에서 물러난 뒤 사망한 이후 후의 이름은 톈안먼 사태와 같은 민주화 운동이 재연될 것이란 당국의 우려 때문에 금기어가 됐다. 2015년 탄생 100주년 행사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면서 후 전 총서기는 해금됐지만 톈안먼 사태를 뜻하는 6·4는 중국에서 여전히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후 전 총서기는 마오쩌둥과 같은 독재의 폐해를 막고자 집단지도체제와 임기제도를 도입했지만 시 주석은 지난해 헌법 개정을 통해 영구 집권의 길을 열었다. 후 전 총서기의 친구였던 두다오정 전 신문출판서장은 “올해는 항일운동이자 제국주의에 반대한 5·4운동 100주년으로 후야오방은 5·4정신인 민주주의와 과학의 실천자이나 그 이상만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민주주의와 과학이란 두 구호를 실현하려면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이미선 남편 “맞장토론” 요구에 주광덕 “조국과 하겠다”

    이미선 남편 “맞장토론” 요구에 주광덕 “조국과 하겠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인사 검증의 총책임자로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검증한 저와 맞장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주 의원에게 맞장토론을 제의했지만, 주 의원은 다시 화살을 조 수석에게 돌린 것이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인 주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 수석은 이 후보자의 남편 뒤에 숨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만 할 때가 아니라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재판을 맡았던 회사의 관련 주식을 사고팔아 논란이 된 이 후보자와 남편이 주식을 매각 처분하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임명 강행 의지를 보이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 변호사는 최근 페이스북 글에서 이 후보자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한 주 의원에게 맞장토론을 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오 변호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저와 토론을 하자는데 저는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 절차에 따라 인사청문을 하는 국회의원“이라며 ”(오 변호사와의) 맞장토론은 적절하지 않다. 이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만 하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인사를 잘못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인사를 왜 했느냐’고 맞장토론을 제안한다면 국민이 공감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주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은 2005년 9월 30일부터 법관들이 법원에 비치된 컴퓨터로 주식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며 ”법관이 일과 중에 주식거래를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점심시간에 주식거래를 했다는 반론이 있는데, 현재 제출된 자료에서는 (오 변호사가) 거래 주문을 한 시간이 나타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주 의원은 ”30년 이상 근무한 증권맨으로부터 OCI의 주가변동과 삼광글라스의 영업상황 등에 관한 여러 자료를 제보받았다“며 ”남편이 OCI와 삼광글라스를 집중 매수했던 2017년에는 영업실적에 적자가 누적되고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부 정보 없이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용을 확인하는 대로 추가 의혹 제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국가재난사태 산불에도 청와대 위기대응 책임자 발 묶은 자유한국당

    강원도 고성에서 그제 오후 7시에 발생한 산불이 초속 15m 이상 태풍급 바람을 타고 밤새 축구장 크기 539배에 달하는 385㏊ 지역을 초토화했고, 125동의 주택을 소실시켰다. 1명이 숨졌고 3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한밤중 대피 등으로 4000여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최종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단일 화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다. 정부는 어제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열어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 일대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2005년 강원도 양양산불, 2007년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에 이어 세 번째 국가재난사태 선포다. 하지만 국가 위기대응의 총책임자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화재 경보 최고 수준인 3단계 발령이 날 때까지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으로 꼼짝할 수 없었다.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오후 9시30분쯤 이들을 청와대로 돌려보낼 것을 제안했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고성 산불 심각하다”면서도 이석은 반대했다. 결국 홍 위원장이 직권으로 이석을 허용해 정 실장은 오후 10시 38분, 노 실장은 오후 11시 30분에서야 위기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나 원내대표는 “홍 위원장이 말해주지 않아 산불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고 변명했으나, 어불성설로 산불 등 재난에 대한 자신들의 무관심과 무지를 드러냈을 뿐이다. 뉴스전문방송들은 그제 오후 9시쯤부터는 산불 피해 규모가 커지며 강풍이 어렵다는 내용의 뉴스를 내보내는 등 심각성을 보도됐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어제 오후 7시무렵부터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기도 했었다. 산불이 민가, 고등학교 기숙사, 콘도 등으로 번져가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상황에도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매달리는 참담한 민낯을 드러냈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까지 검토하는 만큼 이재민 구호 및 피해 복구 지원, 보상 등에 만반의 대응을 해야 한다. 현재 고성 등에서 주불이 잡혔다고는 하지만, 바람을 고려해 잔불까지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재민 등을 안전하게 돌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통신 장애 등도 빠르게 복구해 지역민들의 불안도 최소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매년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산불 피해에 대한 근본적 대책도 필요하다. 한반도는 4월에 봄가뭄으로 대기가 건조해지는 등으로 산불에 취약하다. 강원도 산림 70%를 차지하는 침엽수는 송진 등으로 화재에 취약한 만큼 온난화 등 기후변화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화재에 강한 활엽수로 교체하는 등 수종 다양화를 통해 장기적이면서도 근본적 산불 예방 대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 나경원 “대통령 밑에 ‘조통령’” “북적북적 정권” 비판

    나경원 “대통령 밑에 ‘조통령’” “북적북적 정권” 비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일 “과거에는 대통령 밑에 소통령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통령’이 있다”고 발언했다. ‘조통령’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겨냥한 말이다. 한국당은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부실 논란을 두고 두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이를 거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이번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대해 무척 억울하다는 모습”이라면서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의 이른바 ‘조조라인’을 철통방어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둘 만큼은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일 인사검증 부실에 대한 두 수석의 문책 요구에 대해 “인사·민정 라인에서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것은 없다”면서 “문제가 없으니 특별한 조치도 없다”고 밝혔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민정·인사라인 경질론에 대해 “이번 인사검증 과정에서 인사·민정수석이 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지 제가 모르겠다”라면서 “구체적으로 특정한 대목을 지적하며 ‘이것이 잘못됐다’라고 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윤 수석은 낙마한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전문가를 모실 때는 항상 이런 문제가 있다”면서 “능력을 우선시할 거냐, 국민 정서에 기준을 맞출 것인지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 장관 후보자 지명되는 상황까지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전 후보자가 집을 세 채 가진 데 대해서도 “흠결인지 모르겠으나 국민 정서와 괴리된 점과 후보자의 능력을 견줘 어떤 것을 우선으로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도한 면이 있다”며 언론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모든 인사의 총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회피한 채 한미동맹에 들어온 빨간 경고등을 야당 때문이라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속도위반 제재완화, 무늬만 비핵화 옹호, 한미동맹 위협 등을 한 것이 집권여당”이라면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 대표적인 한미동맹 파괴”라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유례없는 인사 위기에 놓인 문 대통령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또다시 북한 이슈를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북한 아니면 적폐밖에 모르는 ‘북적북적 정권’이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고 비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지역산업 기반 둔 ‘러닝 팩토리’ 확대 구축… 4차 산업혁명 대비”

    “지역산업 기반 둔 ‘러닝 팩토리’ 확대 구축… 4차 산업혁명 대비”

    ‘민주노총을 이끌던 강성 노동운동가에서 직업훈련 전문기관의 총책임자로.’ 2017년 12월 이석행(61)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이 새로 임명됐을 땐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강경 투쟁을 일삼던 그가 과연 4차 산업혁명의 첨병인 교육 기관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세간의 우려를 모를 리 없던 이 이사장은 현장으로 눈을 돌렸다. 취임한 이후 지금껏 폴리텍 관할 전국 캠퍼스 36곳과 기술대안고교(다솜고등학교) 1곳, 연수원 1곳까지 총 38곳을 세 차례나 방문한 이유는 현장에서 소통하며 문제점을 찾던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의 습관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급력은 누구도 섣불리 단언할 수 없다. 산업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구조 변화가 일어날 거란 막연한 전망뿐이다. 현장의 수요에 맞게 인력을 공급하는 직업훈련 기관의 이사장으로서 그의 임무가 막중한 이유다. 이 이사장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가 있어야 노동운동도 있는 것이어서 일자리 만드는 학교에 온 것은 노동운동의 연속”이라면서 “사람과 함께 가는 4차 산업혁명에 폴리텍이 대비할 수 있도록 교수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인상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노동운동과 직업훈련기관 이사장은 어떻게 다른가. “기계공고 1기 출신으로 졸업 후 바로 산업현장에 뛰어들었다. 노동운동은 사명감만 갖고 했던 것 같다. 그때도 책임을 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책임이 더 막중하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더 긴장하고 촘촘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일자리가 존재해야 노동운동도 존재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학교에 온 것은 결국 노동운동의 연속이다. 다만 노동운동을 할 땐 나의 의사표현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속내에 다른 심산이 있을 것이라는 오해가 있었다면 지금은 직업훈련기관의 수장으로서 산업현장의 어려움과 직업 교육에 대한 목소리를 낼 때 힘이 실린다. 주변에서 신뢰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학과 개편을 열정적으로 추진했다. 교수들의 반발은 없었나. “인구 구조가 바뀌고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산업현장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폴리텍의 경쟁력은 산업 수요를 잘 반영하는 것에서 나온다. 폴리텍에 처음 와서 느낀 점은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40년 전과 지금이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과감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중복되거나 유사한 학과는 통폐합했다. 별도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대표적으로 남인천캠퍼스와 인천캠퍼스에 각각 있던 신소재응용과를 인천캠퍼스로 합쳤다. 전체 13개 학과다. 처음엔 교수들의 반발이 거셌다. 캠퍼스에 직접 찾아가서 교수들과 왜 폴리텍이 바뀌어야 하는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설득했다.”-통폐합하고 남은 자리에는 어떤 학과를 새로 만들었나. “폴리텍 캠퍼스가 있는 ‘지역’에 눈을 돌렸다. 전남 목포를 보면 항구도시로 발전했던 동네가 지금은 많이 뒤처져 있다. 그런 영향이 폴리텍 캠퍼스에도 왔다. 지역과 학교를 동시에 살릴 방법을 생각했다. 가까운 전남 나주가 보였다. 한국전력공사가 있는 나주에는 ‘에너지밸리’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공급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전남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력기술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하려고 한다. 건립에 드는 예산 350억원을 확보하고자 중앙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에는 항공정비(MRO) 교육센터를 지으려고 한다.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MRO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인천공항 항공기 정비단지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기체 중정비 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글로벌 정비 인증 취득 교육프로그램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사뿐 아니라 국제 항공기업인 보잉사 관계자와도 실무회의를 통해 세부 추진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고용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폴리텍 졸업생들의 사정은 어떤가. “폴리텍 2년제 학위과정 취업률은 2016년 82.9%에서 2017년 79.7%로 떨어졌다. 지난해 자체 집계한 취업률은 81.6%로 추정되면서 다소 반등했다. 폴리텍 모든 직원들이 취업률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취업률이 높아졌다고 본다. 이사장으로 와보니 방에 책만 가득하더라. 책 볼 시간은 없을 것 같았다. 다 빼고 취업 현황판을 들여놨다. 취업 현황이 캠퍼스별로 나온다. 캠퍼스 학장들이 긴장한다. 그렇다고 상대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막판에 취업이 잘 안 되는 곳은 학생들 명단을 다 달라고 한다. 명단을 받아서 어떤 기업에 취업하면 좋을지 고민한다. 취임 이후 인턴십을 포함한 현장실습 29명, 취업 29명, 취업컨설팅 1292명, 취업매칭 52명 등을 지원했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폴리텍에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4차 산업혁명으로 단순 기능직 일자리가 줄어들 거라고 예상한다. 폴리텍에서 방향성을 잘 잡아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독일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인더스트리4.0’을 제시했다. 핵심은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다.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과 함께 최첨단 산업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폴리텍에서 자신의 직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가능하다. 지역의 산업 수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자신들이 종사하는 산업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폴리텍에서 배워야 한다. 지역산업에 바탕을 둔 ‘러닝 팩토리’를 확대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러닝팩토리란 학과 간 칸막이를 없애고 설계에서 제품 완성까지 통합 교육이 가능하도록 장비를 한곳에 갖춘 실습 지원센터를 뜻한다. 지난해 12월 인천캠퍼스에 시범 설치했다. 아직 폴리텍 내부에서 이런 방향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제가 폴리텍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꾸준히 현장을 찾으면서 교수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유대인 1000명 구한 신들러, 5000명 구한 스페인 외교관 산즈 브리즈

    유대인 1000명 구한 신들러, 5000명 구한 스페인 외교관 산즈 브리즈

    영화 ‘신들러 리스트’로 널리 알려진 독일 기업인 오스카 신들러가 홀로코스트에서 구한 유대인은 1000여명이다. 그런데 스페인의 외교관 앙헬 산즈 브리즈는 헝가리 유대인 5000명 이상을 아우슈비치 송환 위기에서 구해내 ‘부다페스트의 천사’로 불렸는데도 오늘날 스페인 사람들조차 그의 존재를 잘 모른다. 영국 BBC가 19일 나치의 헝가리 침공 75주년을 하루 앞두고 산즈 브리즈가 유대인들을 구한 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1944년 3월 19일 홀로코스트 총책임자인 SS 친위대장 아돌프 아이히만이 부다페스트로 옮겨왔다. 대략 100만명으로 추산되던 헝가리 유대인을 뿌리부터 제거하기 위한 ‘마가레뜨 작전’이 실행됐다. 33세의 산즈 브리즈는 스페인 대사관의 상업 참사관으로 일하다가 침공한 지 몇주 되지 않았는데도 SS 친위대가 벌써 40만명 넘게 유대인들을 아우슈비치로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페인 외교관들은 보호 여권이란 것을 발급해 수많은 유대인을 구한 스웨덴 외교관 라울 왈렌베리를 따라 하기로 했다. 왈렌베리는 나중에 옛 소련군에 붙잡힌 뒤 사라졌는데 소비에트 감옥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아우슈비츠를 비롯한 나치 수용소들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 들어오자 산즈 브리즈는 파시스트 정권인 프랑코 정부에 편지를 보내 참상을 알리고 유대인들을 구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나치와 전쟁에 협력하던 본국 정부는 몇달 동안이나 머뭇거렸다. 답답해 하던 그는 직접 나서기로 했다. 영사관 기록을 위조하고, 헝가리 유대인은 아슈케나지가 대세를 이루는데도 세파르딕 유대인에게 난민들에게 국적을 부여하기 위해 1924년 제정됐다가 폐기된 스페인 법률을 적용해 국적을 부여했다. 유대인들을 부다에 있던 스페인 대사관에 숨겼고, 현지 관리들에게 뇌물을 먹였다. 나치와 헝가리 파시스트 조직인 ‘애로 크로스’ 순찰대와 맞섰고, 연합군의 공습이 쏟아지는 가운데 유대인들에게 처마 밑을 내줬다. 산즈 브리즈가 1944년 12월 스페인 정부에 보낸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난 겨우겨우 200명의 세파르딕 유대인을 스페인이 보호한다는 점을 헝가리 정부로부터 공인받았다. 이 200명의 군대로 200개의 가족을 만들어냈다. 이 200개의 가족은 다시 무한대로 증식됐다. 200보다 늘어나면 결코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딱 200명씩 늘렸다.” 산즈 브리즈의 아들 후안 카를로스는 “아버지는 각자에게 편지를 써줬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관이란 캐릭터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현지 법률보다 인권을 앞에 뒀고,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교 면책권을 이용한 첫 번째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외교 목적이 아닌 건물에 국기를 꽂고 가짜 여권을 발급하는 등 외교관이 해서는 안될 행동을 앞장서 했다. 352명에게 임시 여권 232개를 발급해줬고, 1898통의 보호 편지들, 45명의 세파르딕 유대인들에게 15개의 진짜 여권을 발급했다. 11개의 아파트 건물을 임대해 대략 5000명의 유대인들을 스페인 보호 아래 머물게 했다. 최근 세상을 떠난 제이미 반도르는 2013년 스페인의 RNE 공영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 후 가족과 함께 바르셀로나로 이주한 사연, 스페인 난민으로 살았던 고단한 삶에 대해 털어놓았다. “방 둘에 조그만 거실 딸린 아파트에서 51명이 살았다. 비좁은 데다 배고프고 추웠고 벼룩이 들끓었다. 위생은 엉망이었다. 그 많은 인원이 화장실 하나로 버텼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최악은 공포, 아우슈비츠로 보내질지 모른다는 공포였다.”나치 점령 하의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지 몇주 안된 몸으로 어머니, 형제들과 함께 산즈 브리즈가 세운 안가 중 한 곳에 머물러 목숨을 구한 에바 베나타는 “신들러보다 더한 영웅”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스페인 대사관이 보낸 보호 편지를 갖고 있었다. 스페인 대사관은 나치 점령 전에 탈출한 할머니가 마드리드에서 써보낸 엽서의 우표를 근거로 보호 편지를 써준 것이었다. 베나타는 한 번도 아버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는데 아버지는 이른바 죽음의 행진이 벌어지던 1945년 초 세상을 떴다. 헝가리를 탈출한 이들은 탄지에르에 머무르다 나중에 결국 스페인에 정착했다. 산즈 브리즈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1944년 11월 부다페스트를 떠났다. 상관들은 소련 군에 보복을 당할까봐 우려했다. 외교관 커리어에 복귀했지만 반이스라엘 노선을 표방한 프랑코 정부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센터가 주는 공로훈장을 1966년에야 뒤늦게 받았다. 나치의 패망이 확실해지자 뒤늦게 유대인들을 구하라고 전통을 보냈던 프랑코 정부는 1970년대 중반 민주주의를 회복한 뒤 자신들이 유대인 구호에 앞장섰다는 식으로 증언해달라고 산즈 브리즈에게 강요했다. 그는 마지못해 동의했는데 아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손을 내저었다. 1980년 세상을 떠났을 때 스페인 일간 ABC 지면에 실린 부고에는 부다페스트의 일이 소개조차 되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와 그 일로 대화를 하지도 않았다. 집에서 입에 올릴 얘기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고통스러워 한 것이 분명했고, 그래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파란 집에서 8시간, 노인들은 그렇게 생을 끝냈다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파란 집에서 8시간, 노인들은 그렇게 생을 끝냈다

    “인터뷰 안 합니다. 저희는 디그니타스와 비밀협약을 맺었어요.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7일 스위스 취리히주 쿠스나흐트의 한 주유소 1층에는 3평 남짓한 사무실이 쪽방처럼 딸려 있었다. 외국인 조력자살(안락사) 후 시신을 화장장까지 운반하는 민간 장례업체의 사무실이었다. 굳이 하는 일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작은 간판 하나 걸려 있지 않았다. 사무실 옆에 주차된 운구 차량을 보고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혹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문전박대만 당했다. 신분만 밝혔을 뿐인데도 장의업체 직원은 질문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기자는 기자일 뿐, 우리는 기자를 믿지 않는다”며 퉁명스럽게 문을 걸어 잠갔다. 이미 여러 국가의 취재진이 이곳을 다녀간 것 같았다.한국인 최초로 안락사를 선택한 이들, 그들은 어떤 사정이 있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8770㎞를 날아 스위스까지 갔을까. 답을 찾고자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스위스 취리히에 다녀왔다. 한국인 안락사가 이뤄진 블루하우스부터, 시신을 운반하는 사설 장례업체, 취리히주가 운영하는 공립 화장장까지 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었다. 기록은 감춰져 있고, 흔적은 흩어져 있어 아쉽게도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숨진 한국인이 스위스에서 최초로 내디뎠던 그 길에서 고인들이 보았을 마지막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느낀 건 안락사를 그려낸 영화 ‘미 비포 유’처럼 모든 게 평화롭고 아름답지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삶과 죽음은 엄연한 현실이었고, 정답 없는 갈림길이었다.블루하우스는 취리히주 파피콘에 있다. 스위스인들은 조력자살을 하더라도 집에서 받을 수 있기에 굳이 이곳에 올 필요가 없다. 오직 외국인만이 이 파란 건물에서 스스로 숨을 거둔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블루하우스의 외관은 아늑하지만은 않았다. 건물 바로 뒤편에는 대형 공작기계 제조업체가 크고 암울한 배경화면처럼 버티고 있었고, 바로 앞 인적 드문 공터가 을씨년스러움을 더했다. 스위스 일정 중 3일을 투자해 블루하우스 앞을 지켰지만, 지나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 매일같이 사망자가 발생하는 만큼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친구의 안락사를 곁에서 지켜본 익명의 제보자 ‘케빈’도 이렇게 고백한 바 있다. “블루하우스 앞에 도착하는 순간 차에서 내리지 못할 정도로 몸이 오싹했다. 기분이 참 묘했고 안 좋았다.”8일에는 블루하우스 밖에서 안락사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오전 10시 30분쯤 프랑스 국적 번호판을 단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와 미색 SUV 한 대가 연이어 도착했다. 각각 두 차량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내렸고, 휠체어를 타고 블루하우스로 들어갔다. 가족들이 오열하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이곳에 오기 전 마음의 준비를 마친 듯 덤덤한 모습이었다. 두 시간쯤 지나 가족들이 블루하우스에서 나왔다. 블루하우스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죽음의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 디그니타스와 검찰, 법의학자 인터뷰 등을 통해 추정할 수 있었다. 우선 안락사 전 동행한 가족들은 수많은 서류를 확인하고 서명해야 한다. 특히 환자의 병명이 적힌 의사 진단서와 환자의 사망 의사가 담긴 선언문 등은 필수다. 물론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환자가 치사약(펜토바르비탈)을 마시기 전까지 디그니타스 직원은 환자가 지금도 안락사를 원하는지, 마음은 변하지 않았는지를 수차례 반복해서 확인한다. 그리고 환자가 약을 마시기로 결정하고, 실제로 약을 복용하면 보통 수분 내에 사망에 이른다. 죽을 권리를 선택한 이들의 마지막은 그렇게 마무리된다. 이날은 예상보다는 조금 늦은 오후 5시 30분쯤 경찰과 법의학자가 블루하우스로 들어갔다. 경찰이 각종 서류의 확인 등을 마치면 타살 의혹이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법의학자의 검시가 시작된다. 한 시간 뒤 경찰과 법의학자가 철수하자 곧이어 하얀색 운구 차량이 도착했다. 휠체어를 타고 블루하우스로 향했던 노인들은 주검이 돼 8시간 만에 관에 실려 나왔다. 프랑스 노인 두 명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안락사 후 시신은 모두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으로 보내진다. 블루하우스와의 거리는 26.4㎞로 승용차로 30분 거리다. 취리히주가 운영하는 공립 화장장 3곳 중 한 곳으로 파피콘에서 사망한 이들의 시신은 일단 이곳으로 옮겨진 후 화장을 할지, 매장을 할지 결정된다.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들도 이 화장장에서 한 줌의 재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케빈이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본 곳도 이곳이다. 인상적이었던 건 국적에 상관없이 스위스에서 사망하면 현지 화장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장례 과정은 우리나라에서처럼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인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구분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백 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할 수 있는 대형 장례식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골함 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조력자살을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품은 스위스 국민들도 꽤 있다.화장장으로 시신이 옮겨지면 대략 3일 후 화장이 된다. 화장 전까지는 시신은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방에 모신다. 우리가 찾은 회장장에도 23개의 방이 마련돼 있었다. 케빈은 9번 방에서 고인과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북화장장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외국인들이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모든 비용을 스위스 국민이 댄다는 점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디그니타스는 조력자살로 외국인들에게 돈을 받지만 정작 자국 화장터에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기자는 이곳에서 화장된 한국인의 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찾고자 했던 한국인 기록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케빈이 스위스까지 동행해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던 박정호(가명)씨의 기록은 확인할 수 있었다. 디그니타스와 케빈을 제외한 제삼자를 통해 한국인의 안락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이 기록에는 고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가족 이름, 한국 주소 등이 적혀 있으며, 사망 장소로는 블루하우스가, 장례 주관자로 디그니타스가 기재돼 있었다.안락사한 한국인의 기록은 더 찾을 수 없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간 장의업체 두 곳을 더 찾았다. 한 곳은 파피콘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의업체고, 다른 한 곳은 디그니타스와 비밀협약을 맺은 곳이었다. 물론 두 곳에서 더는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수십 년간 죽음을 일상으로 접한 스위스 장례전문가로부터 조력자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파피콘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례업체인 게르바 린다우의 사장 우르스 게르바(50)는 조력자살도 존엄한 죽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아 문제라고도 했다.“제 경험으로는 보통 조력자살을 통해 남은 유족들이 더 힘들어하더라고요. 가족들은 고인의 조력자살을 원하지 않거나 보낼 준비가 안 됐는데,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엔 그런 선택이 남용되는 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단독]한국인 최초 안락사 그 길을 쫓다...스위스 현지 르포

    [단독]한국인 최초 안락사 그 길을 쫓다...스위스 현지 르포

    “인터뷰 안 합니다. 저희는 디그니타스와 비밀협약을 맺었어요.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7일 스위스 취리히주 쿠스나흐트의 한 주유소 1층에는 3평 남짓한 사무실이 쪽방처럼 딸려 있었다. 외국인 조력자살(안락사) 후 시신을 화장장까지 운반하는 민간 장례업체의 사무실이었다. 굳이 하는 일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작은 간판 하나 걸려 있지 않았다. 사무실 옆에 주차된 운구 차량을 보고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혹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문전박대만 당했다. 신분만 밝혔을 뿐인데도 장의업체 직원은 질문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기자는 기자일 뿐, 우리는 기자를 믿지 않는다”며 퉁명스럽게 문을 걸어 잠갔다. 이미 여러 국가의 취재진이 이곳을 다녀간 것 같았다.한국인 최초로 안락사를 선택한 이들, 그들은 어떤 사정이 있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8770㎞를 날아 스위스까지 갔을까. 답을 찾고자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스위스 취리히에 다녀왔다. 한국인 안락사가 이뤄진 블루하우스부터, 시신을 운반하는 사설 장례업체, 취리히주가 운영하는 공립 화장장까지 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었다. 기록은 감춰져 있고, 흔적은 흩어져 있어 아쉽게도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숨진 한국인이 스위스에서 최초로 내디뎠던 그 길에서 고인들이 보았을 마지막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느낀 건 안락사를 그려낸 영화 ‘미 비포 유’처럼 모든 게 평화롭고 아름답지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삶과 죽음은 엄연한 현실이었고, 정답 없는 갈림길이었다.블루하우스는 취리히주 파피콘에 있다. 스위스인들은 조력자살을 하더라도 집에서 받을 수 있기에 굳이 이곳에 올 필요가 없다. 오직 외국인만이 이 파란 건물에서 스스로 숨을 거둔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블루하우스의 외관은 아늑하지만은 않았다. 건물 바로 뒤편에는 대형 공작기계 제조업체가 크고 암울한 배경화면처럼 버티고 있었고, 바로 앞 인적 드문 공터가 을씨년스러움을 더했다. 스위스 일정 중 3일을 투자해 블루하우스 앞을 지켰지만, 지나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 매일같이 사망자가 발생하는 만큼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친구의 안락사를 곁에서 지켜본 익명의 제보자 ‘케빈’도 이렇게 고백한 바 있다. “블루하우스 앞에 도착하는 순간 차에서 내리지 못할 정도로 몸이 오싹했다. 기분이 참 묘했고 안 좋았다.”8일에는 블루하우스 밖에서 안락사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오전 10시 30분쯤 프랑스 국적 번호판을 단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와 미색 SUV 한 대가 연이어 도착했다. 각각 두 차량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내렸고, 휠체어를 타고 블루하우스로 들어갔다. 가족들이 오열하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이곳에 오기 전 마음의 준비를 마친 듯 덤덤한 모습이었다.두 시간쯤 지나 가족들이 블루하우스에서 나왔다. 블루하우스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죽음의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 디그니타스와 검찰, 법의학자 인터뷰 등을 통해 추정할 수 있었다. 우선 안락사 전 동행한 가족들은 수많은 서류를 확인하고 서명해야 한다. 특히 환자의 병명이 적힌 의사 진단서와 환자의 사망 의사가 담긴 선언문 등은 필수다. 물론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환자가 치사약(펜토바르비탈)을 마시기 전까지 디그니타스 직원은 환자가 지금도 안락사를 원하는지, 마음은 변하지 않았는지를 수차례 반복해서 확인한다. 그리고 환자가 약을 마시기로 결정하고, 실제로 약을 복용하면 보통 수분 내에 사망에 이른다. 죽을 권리를 선택한 이들의 마지막은 그렇게 마무리된다. 이날은 예상보다는 조금 늦은 오후 5시 30분쯤 경찰과 법의학자가 블루하우스로 들어갔다. 경찰이 각종 서류의 확인 등을 마치면 타살 의혹이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법의학자의 검시가 시작된다. 한 시간 뒤 경찰과 법의학자가 철수하자 곧이어 하얀색 운구 차량이 도착했다. 휠체어를 타고 블루하우스로 향했던 노인들은 주검이 돼 8시간 만에 관에 실려 나왔다. 프랑스 노인 두 명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안락사 후 시신은 모두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으로 보내진다. 블루하우스와의 거리는 26.4㎞로 승용차로 30분 거리다. 취리히주가 운영하는 공립 화장장 3곳 중 한 곳으로 파피콘에서 사망한 이들의 시신은 일단 이곳으로 옮겨진 후 화장을 할지, 매장을 할지 결정된다.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들도 이 화장장에서 한 줌의 재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케빈이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본 곳도 이곳이다. 인상적이었던 건 국적에 상관없이 스위스에서 사망하면 현지 화장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장례 과정은 우리나라에서처럼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인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구분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백 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할 수 있는 대형 장례식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골함 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조력자살을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품은 스위스 국민들도 꽤 있다. 화장장으로 시신이 옮겨지면 대략 3일 후 화장이 된다. 화장 전까지는 시신은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방에 모신다. 우리가 찾은 회장장에도 23개의 방이 마련돼 있었다. 케빈은 9번 방에서 고인과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북화장장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외국인들이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모든 비용을 스위스 국민이 댄다는 점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디그니타스는 조력자살로 외국인들에게 돈을 받지만 정작 자국 화장터에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곳에서 화장된 한국인의 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찾고자 했던 한국인 기록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케빈이 스위스까지 동행해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던 박정호(가명)씨의 기록은 확인할 수 있었다. 디그니타스와 케빈을 제외한 제삼자를 통해 한국인의 안락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이 기록에는 고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가족 이름, 한국 주소 등이 적혀 있으며, 사망 장소로는 블루하우스가, 장례 주관자로 디그니타스가 기재돼 있었다.안락사한 한국인의 기록은 더 찾을 수 없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간 장의업체 두 곳을 더 찾았다. 한 곳은 파피콘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의업체고, 다른 한 곳은 디그니타스와 비밀협약을 맺은 곳이었다. 물론 두 곳에서 더는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수십 년간 죽음을 일상으로 접한 스위스 장례전문가로부터 조력자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파피콘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례업체인 게르바 린다우의 사장 우르스 게르바(50)는 조력자살도 존엄한 죽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아 문제라고도 했다.“제 경험으로는 보통 조력자살을 통해 남은 유족들이 더 힘들어하더라고요. 가족들은 고인의 조력자살을 원하지 않거나 보낼 준비가 안 됐는데,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엔 그런 선택이 남용되는 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2012~2016년 열차 투신 매년 100여건 발생 인간답게 죽는 방법 열어주자는 사회적 공감 2015년 기준 GNI 세계 2위지만 자살률 14위 전신마비·말기암 환자에게만 조력자살 허용 2006년부터 고령 노인·우울증 등으로 확대 “마지막 선택권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중요”“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외국인들이 안락사하러 스위스로 오고 있어요. 자국에서 불가능하다면, 이곳에 오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단 두 가지가 분명해야 해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분명히 자신이 판단한 것이어야 해요.” 지난 1월 5일 오전 스위스 취리히 주 파피콘에 위치한 일명 ‘블루하우스’. 거의 매일 두 건씩 조력자살(안락사)이 이뤄지는 이곳 앞에서 만난 로이텐아우어 베노이트(55)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리낌 없이 답했다. 20여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는 그는 아내 로이텐아우어 루스(50)와 함께 눈 내리던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을 오가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외국인들을 자주 지켜봤다고 했다.블루하우스는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구인 디그니타스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의 아내는 “제 주변에 아직 조력자살을 한 사람은 없지만, 저나 남편이 말기암으로 고통받는다면 조력자살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까지 법적으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꼭 말기암이나, 전신마비의 고통을 겪는 환자가 아니어도 된다. 최근에는 생의 욕구를 잃은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까지 조력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일주일 동안 스위스에서 검찰, 법학, 법의학, 의학, 장의업계, 조력자살 지원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이 현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력자살의 위법성 논란은 스위스에서 이미 끝났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16년 기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로 사망한 숫자는 92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4% 수준이다. 조력자살의 역사는 스위스 근대 계몽기까지 올라간다. 같은 맥락에서 스위스 연방 정부도 20세기 초 자살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았고, 자살을 돕는 것 역시 처벌하지 않았다. 관련 법의 틀은 지금도 비슷하다. 달라진 점은 ‘이기적 동기’로 타인의 자살을 돕거나 부추기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재산상속을 더 빨리 받으려고 부모의 자살을 돕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1942년 악용을 막고자 일부 처벌조항을 담은 자살방조죄(형법 115조)를 제정했다. 자살방조죄가 생겼지만, 여전히 이기적 동기만 없으면 처벌받지는 않는다. 환자에게 독극물을 처방하는 의사나, 자살을 도와주는 단체들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스위스에는 정확히 조력자살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 그 덕에 사실상 조력자살이 허용되는 법적 자유공간이 만들어졌다. 우리 형법 역시 자살을 죄로 규정하진 않지만, 자살교사·방조는 죄로 규정한다. 다만 스위스와 달리 ‘동기’로 죄의 유무를 구분하지 않아 조력자살이 허용될 틈이 없다. 환자가 간절히 죽음을 원해 의사가 ‘선의’로 독극물을 처방해도 예외 없이 처벌되는 건 이 때문이다.율리안 마우스바흐 취리히대 법학 교수는 “조력자살에 대한 정확한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형법 115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새로운 조항은 만들진 않았다”며 “단 이기적 동기라고 했을 때 어디까지 이기적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가 조력자살을 허용한 건 자기 선택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자살률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살을 완벽히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비교적 인간답게 죽는 방법을 열어 주자는 여론이 법과 제도를 바꿨다. 실제로 스위스에선 2012~2016년에는 열차 투신자살이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해 사회문제가 됐다. 또 그전에는 총기 자살이 이슈였다.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친척 가운데 두 분이 조력자살로 돌아가셨고, 조력자살로 돌아가시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중병에 걸리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사람들이 총으로 자살하는 것보다는 조력자살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2.5명(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권을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처럼 압도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8만 189달러로 세계 2위인 스위스의 경제·복지 사정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원인은 뚜렷하진 않다. 다만 흐린 날이 많은 기후 조건과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정도로 평온하지만 외로운 삶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997년에는 스위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18.7명)이 우리나라(15.6명)보다 더 높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25.8명(2015년 기준)으로 세계 2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범위를 두고선 스위스 내에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초기엔 말기암 환자나 전신마비 같은 육체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만 조력자살이 허용됐다. 그러나 2006년부터 특정 질병이 없어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고령의 노인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들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자 했던 한 정신질환자가 스위스 연방 대법원을 상대로 소송해서 이긴 결과다. 당시 대법원은 스스로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끝내는 시간과 방법에 대해 정할 권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우울증 환자도 포함된다.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인 데이비드 구달(사망 당시 104세) 박사가 지난해 5월 특정한 질병이 없음에도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건 유명한 일화다. 조력자살 현장에서 검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스위스 법의학자는 “20년 전에는 조력자살 신청자가 우울증이 있으면 정신과 의사는 그에 대해 스스로 죽음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봤지만,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 우울증 환자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법이 바뀐 건 없지만 같은 법을 바라보는 스위스 사회의 이해력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스위스 내에서도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이 치료비 부담 때문에, 혹은 자신을 병간호하기 힘든 자녀의 눈치를 보느라 조력자살을 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누군가는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확실한 건 우리나라와 사회적 배경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스위스의 복지체계는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처럼 보편적 복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가난한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적 복지가 잘돼 있는 나라에 속한다. 노인들이 자식들에 등 떠밀려 조력자살을 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스위스 정부 차원의 생애 말 결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게오르그 보스하드 취리히대학병원 노인병학 전문의는 “스위스 문화는 여러 언어권과 문화 인식도 다양한데, 죽고자 하는 욕망 역시 다양하다”면서 “좋은 시스템은 다양한 사람의 희망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조력자살도 허용돼야 한다”면서 “좋고 나쁨을 떠나서 모든 생의 마지막 선택권을 열어 놓고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글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사진 취리히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페이스북 “정치 광고 제재 강화해 가짜 뉴스 막을 것”

    페이스북 “정치 광고 제재 강화해 가짜 뉴스 막을 것”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이 오는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와 벨기에, 핀란드 총선 등을 앞두고 외부 세력의 선거 방해를 막기위해 정치 광고 규정과 보호조치를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광고주들의 신원 확인 절차를 도입하고, 광고 집행 비용 등 세부 내용도 일반인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닉 클레그 페이스북 글로벌업무 총책임자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뉴스와 선거 방해를 막기 위해 이러한 내용의 새로운 방안을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다음달 인도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도 올 상반기 내에 도입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3만명 이상의 안전·보안 관련 직원들을 영입했으며 이는 2017년의 3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선거광고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정치 광고는 공개적으로 검색 가능한 라이브러리에 최대 7년간 저장된다. 라이브러리에는 광고에 사용된 금액과 ‘좋아요’, ‘싫어요’ 등 네티즌의 반응 수와 광고를 본 사람들의 연령과 성별, 지역 등 인구학적 분석자료도 함께 담긴다. 이는 정치 광고뿐 아니라 이민 문제처럼 특정한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도록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이슈 광고에도 적용된다. 페이스북은 혐오 발언과 가짜뉴스, 유권자 억압 등에 대응하기 위해 선거와 관련된 콘텐츠를 감시하는 지역사무소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과 싱가포르에 설치할 계획이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잘못된 정보들을 걸러내려는 페이스북의 이같은 시도는 이용자의 뉴스피드를 바꿀 것으로 관측된다”고 평가했다. 커뮤니티의 공통된 기준에 반하는 내용은 삭제될 것이며, 높은 클릭 수만을 요구하고자 논란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담은 게시글은 특정 알고리즘을 적용해 이용자의 눈에 덜 띄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부 유럽의회 관계자들은 페이스북의 대처가 뒤늦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안보담당인 줄리안 킹 집행위원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정행위와 싸우는 방향으로 진전된 것을 환영하지만 유럽의회 선거가 있는 5월 이전에 더 많은 것들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선거 다음날 일어나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했어야 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 법안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페이스북의 새 규칙에 따라 EU에 호의적이지 않은 헝가리나 폴란드와 같은 국가에 친(親)EU적인 정치 광고를 게재하려면 별도의 신청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EU 자유주의동맹 당수인 히 버리호프스타트 의원은 “페이스북의 새로운 규칙이 유럽통합을 지지하는 범유럽 진영의 확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파인텍 협상 타결]‘벼랑 끝’ 20시간 마라톤 교섭…노사 양보 빛났다

    [파인텍 협상 타결]‘벼랑 끝’ 20시간 마라톤 교섭…노사 양보 빛났다

    교섭 초반 입장차 ‘팽팽’…고용 보장이 핵심사측 “김세권 대표가 파인텍 경영 맡겠다”노조, ‘파인텍 폐업 땐 모회사 고용’ 양보400여일 간의 굴뚝 농성과 엿새간의 단식. 목숨 건 투쟁을 벌여온 파인텍 해직 노동자들이 노사 합의 끝에 굴뚝에서 내려오게 됐다. 연초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종교계·정치권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끝이 없을 것 같았던 투쟁은 마무리됐다. 파인텍 노사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20시간의 6차 교섭 끝에 노사 간 쟁점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회사의 정상적 운영 및 책임 경영을 위해 ㈜파인텍의 대표이사를 김세권 현 스타플렉스(파인텍의 모회사) 대표가 맡고 ▲회사는 2019년 1월 1일부터 6개월간 유급휴가로 임금 100%를 지급하며 2019년 7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해직 조합원(노동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고 ▲고용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민·형사상의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노조는 모든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6차 교섭은 노사 양측 모두 벼랑 끝이라는 절박함 속에 시작됐다. 중재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교섭에 앞서 “오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당분간 교섭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세권 대표는 두바이 국제 전시회 참석을 위해 해외 출국이 예정되어 있고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 등 노조 측 대표는 단식으로 건강상태가 위급했기 때문이다.교섭 초반 양측은 팽팽한 기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견의 핵심은 고용 보장이었다. 지난달 27일 이후 열린 5차례 교섭에서 노조 측은 “해고자 5명을 모회사인 스타플렉스가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자들에겐 고용 합의가 파기됐던 트라우마가 있었다. 파인텍 노조는 2015년 차 지회장이 408일간 경북 구미 공장 인근에서 굴뚝 농성을 한 끝에 스타케미칼(현 스타플렉스) 측과 고용보장, 노조활동 보장, 단체협약 체결에 합의했다. 이후 회사는 파인텍이라는 자회사를 세웠고 2016년 공장이 가동됐으나 노사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4차 교섭까지 사측은 “파인텍 공장을 재가동하고, 김 대표가 이 회사 1대 주주로 참여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노조측이 “김 대표가 주주가 아닌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맞섰다. 총책임자가 파인텍의 대표를 맡아야 고용이 확실히 보장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고용 보장 기간도 사측은 ‘파인텍 재가동 후 3년간 보장’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만약 파인텍이 다시 폐업한다면 스타플렉스로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돌파구를 못찾던 마라톤 협상은 사측이 “김 대표가 파인텍의 대표도 맡겠다”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고 노조도 간접고용을 받아들이면서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노조 측은 ‘파인텍 폐업 땐 노동자를 스타플렉스에 고용하라’던 기존 요구는 양보했다. 노사가 첫 교섭 2주 만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은 장기간의 굴뚝 농성을 하루 빨리 끝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굴뚝 농성이 1년 2개월을 넘긴데다 지난 6일부터는 단식 투쟁에 돌입하며 두 농성자의 건강은 매우 악화됐다. 인권 문제가 제기되고 농성에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가 많아지자 지난달 22일 정치권도 처음 농성장을 찾았고, 종교계가 적극 중재에 나서며 노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양승태 대법 회견 강행…법원 노조 “결사 저지”

    양승태 대법 회견 강행…법원 노조 “결사 저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대통령, 국회의장과 함께 3부요인 중 한 명인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강제징용 등 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벌인다. 이 밖에도 판사 블랙리스트, 법원행정처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도 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고손실,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가 적용된다. 지난해 6월 사건을 특별수사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208일 만에 양 전 대법원장을 맞는다. 근 7개월 만이다. 전직 대통령 수사도 이렇게 장기간 지속된 적은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발된 지 153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수사본부가 차려진 지 146일 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9시에 대법원 정문 앞에서 대국민 입장 발표를 한 뒤에 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한다. 법원공무원 노조가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기자회견을 원천봉쇄하겠다고 밝혔고, 검찰청 인근에서 집회가 예정돼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박병대·고영한 법원행정처장→양승태 대법원장으로 이어지는 보고·결재 라인에 따라 임 전 차장의 혐의를 박·고 처장이 나눠 갖고 양 전 대법원장에게 올라가 혐의가 합쳐진다. 사법농단 사태의 총책임자인 양 전 대법원장 조사 이후에도 검찰이 헤쳐나가야 할 관문은 남아 있다. 임 전 차장을 구속한 만큼 대부분의 혐의가 겹치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기소 후 유죄 판결을 받아내는 것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최근 들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모공동정범 성립 요건을 까다롭게 판단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선전은 그만, 방 빼”… 서방서 설자리 잃어가는 中공자학원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선전은 그만, 방 빼”… 서방서 설자리 잃어가는 中공자학원

    ‘중국 문화 전파의 첨병’으로 불리는 공자학원이 세계 각국에서 쫓겨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대학들을 중심으로 정치색이 짙은 공자학원을 잇따라 폐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는 2009년부터 앤 아버 캠퍼스에서 운영돼 온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내년에 해지할 것을 중국에 통보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대신 정규 교육과정 내에 중국 시각·공연예술을 연구하는 과정 등을 개설한다는 게 이 대학의 방침이다. 이에 앞서 8월 노스플로리다대도 대학 내에서 운영돼 온 공자학원의 문을 내년 2월 닫기로 했다. 이 대학은 4년간 운영된 공자학원의 교육과정과 활동이 학교의 사명과 목표와 부합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노스플로리다대가 즉각 공자학원의 문을 닫지 않은 것은 계약서에 폐쇄할 경우 6개월 전에 통보하는 내용의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각국 대학과 협력… 中 언어·문화 등 전파 2013년부터 캐나다와 미국 등 미주 지역에서 퇴짜를 맞기 시작한 공자학원은 2005년 유럽 최초로 공자학원을 개설한 스웨덴 스톡홀름대가 2015년 공자학원 계약 만료를 선언함으로써 유럽 지역에서도 처음 퇴출되는 상황을 맞았다. 미시간대와 노스플로리다대 외에도 캐나다 맥매스터대(2013년 7월)와 미 시카고대(2014년 9월), 펜실베이니아대(2014년 10월) 등 미주 지역의 공자학원과 프랑스 리옹대의 공자학원도 폐쇄됐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세계 각국 대학들과 협력해 중국어·중국사·중국문화 등을 가르치는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중국 정부는 공자학원 설립 목적을 중국어와 중국 문화 보급으로 다양한 문화 발전과 화목한 세계를 건설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체제 홍보를 맡고 있다는 게 사계(斯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중국 ‘소프트파워 전파’의 돌격대인 셈이다. 2004년 서울에 처음 문을 연 공자학원은 지난해 말 현재 세계 138개국 525곳에 설립돼 있다. 유럽 지역이 41개국 173곳으로 가장 많고, 미주 지역 21개국 161곳, 아시아 지역 33개국 118곳, 아프리카 지역 39개국 54곳, 대양주 지역 4개국 19곳 등이다. 초·중·고교생을 위한 공자학당도 세계 79개국 1113곳에 설치돼 있다. 아시아 지역 21개국(101곳), 아프리카 지역 15개국(30곳), 유럽 지역 30개국(307곳), 미주 지역 9개국(574곳), 대양주 지역 4개국(101곳)에 각각 설치됐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 산하 ‘국가한판’(國家漢語推廣領導小組辦公室)이 관리한다. 운영 총책임자는 공자학원 본부 이사회 주석을 맡고 있는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 겸 통일전선공작부장이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당중앙) 직할 부서인 통일전선부는 전 세계에 공산당 영향력을 확대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쑨 부총리는 중국 지도부로 불리는 공산당 서열 25위 안에 드는 당중앙 정치국 위원인 최고위 관료이다. 다른 운영 간부들도 모두 공산당 간부들이다. 공산당이 직접 관리하는 셈이다.●교과서 선정·교사 훈련까지 공산당이 관리 국가한판은 공자학원 설립 비용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와 해마다 운영비 10만∼15만 달러를 대는 것은 물론 교과서를 선정하고, 중국어 교사도 고용해 훈련시킨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공자학원 1000개를 설립할 계획이다. 공자학원을 통해 중국어를 배우는 전 세계 수강생은 1억명으로 추산된다.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가 120년간 137개국에서 1000여곳, 영국 브리티시 카운슬이 70년간 110개국에서 250여곳, 독일 괴테 인스티튜트가 50년간 83개국에서 147곳을 설립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중국어 강좌와 강사 양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 적지 않다는 게 세계 대학들이 공자학원 유치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미주 및 유럽 지역에서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데 공을 들여 왔다. 미국의 경우 노스캐롤라이나대를 비롯해 조지워싱턴대 등의 캠퍼스에 지난해까지 공자학원 110곳이 설립됐다. 국가별로는 가장 많다. 유럽 각국 대학에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관련된 51개국에도 공자학원 135곳이 설립됐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세운 공자학원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공자학원에선 톈안먼(天安門) 사태, 대만과 티베트 독립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은 언급조차 할 수 없는 금기다. 마셜 살린스 시카고대 인류학과 교수는 “공자학원에서는 대만과 티베트 독립 문제, 톈안먼 사태 등에 대한 강의나 학술행사를 열 수 없다”며 “이는 공자학원이 미국 대학 내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 중국 공산당 이념과 정치 선전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군사력 증강이나 공산당 지도부의 파벌 문제 등도 피해야 하는 주제다. 이 때문에 서방은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통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체제 선전만 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서방에서 공자학원 퇴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 교수도 “전 세계 대학에 세워진 공자학원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교육기관 본래의 기능을 넘어선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차이나머니로 阿 공용어 자리도 넘봐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도 반영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사·영토·민족주의가 국경을 넘어가면서 중화주의가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커진다. 공자학원을 통한 중화주의의 확산은 특히 아프리카에서 두드러진다. 공자학원은 이미 50곳 넘게 생겨났으며 중국어가 아프리카 공용어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세네갈 공자학원의 책임자인 마마도 폴은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50년 안에 중국어가 프랑스어처럼 공용어의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역사·문화뿐 아니라 취업에 필요한 엔지니어링과 정보기술(IT) 교육도 제공해 인기가 높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있는 공자학원에 다니는 디예예(25)는 “중국 기업들은 세네갈 최대의 도로와 건물들을 지었다”며 “중국어를 배워 중국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美정보기관, 잇따라 공자학원 수사 대상에 미 정부는 중국 정보기관이 공자학원을 통해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한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2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공자학원이 중국 공산당의 사상 선전과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돼 수사 대상에 올랐다”며 “공자학원이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물론 중국 인권 활동과 관련된 재미 중국인의 동향을 감시하는 거점으로도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도 “중국 정보기관의 전 세계적인 침투 공작을 밝히고자 이미 여러 기관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미 의회는 공자학원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톰 코튼(아칸소) 상원의원과 조 윌슨(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3월 상·하원에 ‘해외 영향력 투명법’을 각각 발의했다. 이 법안은 공자학원을 ‘외국 대행기관’으로 법무부에 등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이 통과되면 공자학원은 학술단체가 아닌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홍보하고 중국 국익을 위해 활동하는 ‘로비단체’로 등록된다. 로비단체는 활동 범위와 자금원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게 돼 있기 때문에 공자학원의 활동은 크게 제한받게 된다. 공자학원을 설립한 각 대학은 외국 기관과 단체 등으로부터 5만 달러 이상 기부와 계약, 사례품 등을 받을 경우 반드시 공시하도록 하는 관련 규정을 담고 있다. FARA는 1938년 나치 독일이 미국에서 로비 활동을 벌이는 것을 봉쇄할 목적으로 제정됐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NYT “페북, 2010년부터 파트너 업체와 가입자 정보 공유”

    페이스북이 2010년부터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과 가입자 정보를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실리콘밸리 대표 주자들이 망라됐다. 주로 IT업체들이지만 일부 자동차업체나 언론, 금융기관도 포함됐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NYT는 “수백 쪽짜리 내부 보고서와 50여명의 전직 페이스북 직원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150여개 IT업체들과 정보 공유 파트너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가입자 개인정보를 팔아넘긴 것이다. 설계된 계약 방식을 보면 파트너 업체들은 페이스북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홍보했고,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구조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스티브 새터필드 페이스북 개인정보 총책임자는 “파트너십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규정을 위반한 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각국에서 쫓겨나고 있는 공자학원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각국에서 쫓겨나고 있는 공자학원

    ‘중국 문화 전파의 첨병’으로 불리는 공자학원이 세계 각국에서 쫓겨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대학들을 중심으로 정치색이 짙다는 이유로 공자학원을 잇따라 폐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는 2009년부터 앤 아버 캠퍼스에서 운영돼온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내년에 해지할 것을 중국에 통보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대신 정규 교육과정 내에 중국 시각·공연예술을 연구하는 과정 등을 개설한다는 게 미시간대의 방침이다. 이에 앞서 8월 노스플로리다대도 대학 내에서 운영돼온 공자학원의 문을 내년 2월 닫기로 했다. 이 대학은 4년간 운영된 공자학원의 교육 과정과 활동이 학교의 사명과 목표와 부합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노스플로리다대가 즉각 공자학원의 문을 닫지 않은 것은 폐쇄할 경우 6개월 전에 통보하기로 한 내용이 계약조항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캐나다와 미국에서 퇴짜를 맞기 시작한 공자학원은 2005년 유럽 최초로 공자학원을 개설한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이 2015년 공자학원 계약 만료를 선언함으로써 유럽지역에서도 처음 퇴출되는 상황을 맞았다. 미시간대와 노스플로리다대 외에도 캐나다 맥매스터대(2013년 7월)와 미 시카고대(2014년 9월)와 펜실베니아대(2014년 10월) 등 미주지역의 공자학원과 프랑스 리용대의 공자학원도 폐쇄됐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세계 각국 대학들과 공동협력해 중국어·중국사·중국 문화 등을 가르치는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중국 정부는 공자학원 설립 목적을 중국어와 중국 문화 보급으로 다양한 문화 발전과 화목한 세계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체제 홍보를 맡고 있다는 게 사계(斯界) 전문가들의 일반적이 평가다. 중국 ‘소프트파워 전파’의 돌격대인 셈이다. 2004년 서울에 처음 문을 연 공자학원은 지난해 말 현재 세계 138개국, 525곳에 설립돼 있다. 유럽지역이 41개국 173곳으로 가장 많고 미주(21개국 161곳)와 아시아(33개국 118곳), 아프리카(39개국 54곳), 대양주(4개국 19곳) 지역 등의 순이다. 초·중·고교생을 위한 공자학당도 세계 79개국 1113곳에 설치돼 있다. 아시아 21개국 101곳, 아프리카 15개국 30곳, 유럽 30개국 307곳, 미주 9개국 574곳, 대양주 4개국 101곳에 각각 설치됐다.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 산하 ‘국가한판’(國家漢語推廣領導小組辦公室)이 관리한다. 운영 총책임자는 공자학원 본부 이사회 주석을 맡고 있는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겸 통일전선공작부장이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당중앙) 직할 부서인 통일전선부는 전 세계에 공산당 영향력을 확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쑨 부총리는 중국 지도부로 불리는 공산당 서열 25위 안에 드는 당중앙 정치국 위원이다. 다른 운영 간부들도 모두 공산당 간부들이다. 공산당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고 있는 셈이다. 국가한판은 공자학원 설립 비용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과 해마다 운영비 10만∼15만 달러를 대는 것은 물론 교과서를 선정하고, 중국어 교사도 직접 고용해 훈련시킨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공자학원 1000개를 설립할 계획이다. 공자학원을 통해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전 세계 수강생은 1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가 120년간 137개국에서 1000여곳, 영국 브리티시 카운슬이 70년간 110개국에서 250여곳, 독일 괴테 인스티튜트가 50년간 83개국에서 147곳이 설립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중국어 강좌와 강사 양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 적잖아 재정 부족에 시달리는 세계 대학들이 공자학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 및 유럽지역에서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미국의 경우 노스캐롤라이나대를 비롯해 조지워싱턴대 등 캠퍼스에 지난해까지 공자학원 110곳이 설립됐다. 국가별로는 가장 많다. 유럽 각국 대학에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관련된 51개국에도 공자학원 135곳이 설립됐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세운 공자학원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공자학원에선 톈안먼(天安門) 사태, 대만과 티베트 독립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은 언급조차 할 수 없는 금기다. 마셜 살린스 시카고대 인류학과 교수는 “공자학원에서는 대만과 티베트 독립 문제, 톈안먼 사태 등에 대한 강의나 학술행사를 열 수 없다”며 “이는 공자학원이 미국 대학 내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 중국 공산당 이념과 정치 선전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군사력 증강이나 공산당 지도부의 파벌 문제 등도 피해야 하는 주제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서방국가는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통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체제 선전만 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서방 대학에서 공자학원 퇴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프트 파워’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 교수도 “전 세계 대학에 세워진 공자학원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교육기관 본래의 기능을 넘어선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도 반영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사·영토·민족주의가 국경을 넘어가면서 중화주의가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커진다. 공자학원을 통한 중화주의의 확산은 특히 아프리카에서 두드러진다. 공자학원은 아프리카에 50곳 넘게 생겨났으며 중국어가 아프리카대륙 공용어의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세네갈 공자학원의 책임자인 마마도 폴은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50년 안에 중국어가 프랑스어처럼 공용어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 역사·문화뿐 아니라 취업에 필요한 엔지니어링과 정보기술(IT) 교육도 제공해 인기가 높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있는 공자학원에 다니는 디예예(25)는 “중국 기업들은 세네갈 최대의 도로와 건물들을 지었다”며 “중국어를 배워 중국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 정부는 중국 정보기관이 공자학원을 통해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한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2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공자학원이 중국 공산당의 사상 선전과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돼 수사 대상에 올랐다”며 “공자학원이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물론 중국 인권 활동과 관련된 재미 중국인의 동향을 감시하는 거점으로도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도 “중국 정보기관의 전 세계적인 침투 공작을 밝히고자 이미 여러 기관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미국 의회는 공자학원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톰 코튼(아칸소) 상원의원과 조 윌슨(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3월 상·하원에 ‘해외 영향력 투명법’을 각각 발의했다. 이 법안은 공자학원을 ‘외국 대행기관’으로 법무부에 등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이 통과되면 공자학원은 학술단체가 아닌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홍보하고 중국 국익을 위해 활동하는 ‘로비단체’로 등록된다. 로비단체는 활동 범위와 자금원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게 돼 있기 때문에 공자학원의 활동은 크게 제한받게 될 전망이다. 공자학원을 설립한 각 대학은 외국 기관과 단체 등으로부터 5만 달러 이상 기부와 계약, 사례품 등을 받을 경우 반드시 공시하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FARA는 1938년 나치 독일이 미국에서 로비 활동을 벌이는 것을 봉쇄할 목적으로 제정됐다.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캘리포니아 산불은 극단적 환경주의자 탓” 美 내무장관 또 막말

    美언론 “핀란드 강수량 22배 더 많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라이언 징크 내무장관이 막말로 또 도마에 올랐다.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캘리포니아주 산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산림관리 부실을 지적하자 산림관리의 총책임자인 징크 장관은 한술 더 떠 “급진적 환경주의자들이 산불 예방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CNN 등에 따르면 징크 장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말 산불 피해지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뒤 “이번 산불은 이전과는 전혀 달랐다”며 “수년간 묵인해 온 문제인데 극단적 환경주의자들 때문이다. 그들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자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여러분은 알지 않느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피해지역을 방문해서는 “갈퀴질과 청소로 산림관리를 잘하는 핀란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LA타임스는 기상관측자료를 인용해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지역인 뷰트카운티에는 지난 5월 이후 0.7인치(17.8㎜)의 비가 내리는 데 그친 반면 핀란드 로바니에미 숲에는 같은 기간 그 22배인 15.7인치(398㎜)의 비가 내렸다고 비교했다. 산림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울창한 산림에서 산불이 자주 발화하기는 하지만 산불 피해지역을 보면 반드시 수림의 밀도가 높은 곳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명 피해가 가장 큰 파라다이스 마을은 2008년에도 큰 산불이 나서 주변 지역에 비해 산림 밀도가 낮은 쪽에 속했다. 남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울시파이어 피해 지역인 말리부는 주변에 산림이 비교적 적은 지역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징크 장관은 앞서 8월 캘리포니아 산불 때도 “환경 테러리스트 그룹들 때문에 캘리포니아 산불이 커졌다. 이들이 정부가 산림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을 막고 있다. 그것 때문에 산림에 치명적인 산불을 번지게 할 연료가 너무 많이 남게 됐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우디, 카슈끄지 ‘토막 살해’ 인정…왕세자 측근 주도

    사우디, 카슈끄지 ‘토막 살해’ 인정…왕세자 측근 주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다. 사우디 검찰은 15일 사우디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급파된 협상팀이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그와 논쟁 끝에 상당량의 약물을 과다 주입해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냈다고 밝혔다. 사우디 검찰은 “협상팀을 이끄는 팀장은 카슈끄지가 귀국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살려 내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그가 총영사관을 찾은 당일(10월2일) 죽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사건의 책임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아니라 그의 측근 아흐메드 알아시리 전 정보총국 부국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른바 ‘암살조’라고 불렀던 협상팀은 15명이었다는 것과 이들 중 법의학 전문가가 포함됐다는 것, 또 살해 전 총영사관 내 CCTV를 끈 것도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법의학 전문가가 협상팀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사우디 검찰은 “강제력을 동원해야 할 경우 현장의 증거를 지우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검찰은 “총책임자 알아시리 부국장이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카흐타니에게 협상팀을 도우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알카흐타니는 카슈끄지가 외국에 계속 있으면 사우디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보고 강제로 귀국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카슈끄지의 시신에 대해선 행방을 모른다는 기존 입장을 지켰다. 이어서 “협상팀은 그를 살해하고 토막을 낸 뒤 총영사관 밖으로 반출해 현지의 터키인 조력자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우디 검찰이 공식 발표에서마저 시신의 행방을 특정하지 않은 것은 사우디가 증거를 완전히 인멸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카슈끄지의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촌 최대 구호단체’ 옥스팜 “북한 2014년 지원한 적 있지만 현재는 … ”

    ‘지구촌 최대 구호단체’ 옥스팜 “북한 2014년 지원한 적 있지만 현재는 … ”

    “북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지난 1990년대에는 옥스팜 영국지부를 통해 소규모 지원을 한 적이 있고, 2014년경 옥스팜 홍콩지부를 통해 지원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접근권이 허용된다면 지원활동도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뭐라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지구촌의 가장 큰 국제구호단체 가운데 하나인 옥스팜에서 인도주의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리처드 코벳 옥스팜 인도주의사업 총책임자는 9일 서울 효자동 옥스팜코리아 사무실에서 옥스팜 활동과 국제구호의 협력 방안을 이야기하면서, 북한 지원사업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코벳 총책임자는 “한 번 지원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수혜자들이 지속적으로 자활하고, 정상을 찾아갈 수 있도록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옥스팜의 목표이며 이를 위해서도 현지 정부, 현지 커뮤니티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반 구호 지원에서,구호금과 물품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사용처 조사인 모니터링과 트렉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옥스팜은 가능한 한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서 구호를 제공하고, 현지 자선단체나 정부와 우선적으로 협력한다는 원칙을 중시하고 있다.다음은 코벳 책임자에 대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전세계 긴급구호 현장의 옥스팜 대응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이날 경희대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사업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열린 ‘2018 옥스팜포럼’에 참석차 서울에 왔다. 최근 인도네시아 팔루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 및 쓰나미 사태에 대해 옥스팜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옥스팜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쓰나미에 대응하는 첫 단계에 있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해결책과 지역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 2만 명의 피해주민을 대상으로 식수, 옷, 임시 숙소, 위생 키트를 제공했다. 오는 11월까지 지원 규모를 50만 명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역 시장이 재정비될 경우, 일방적인 물품 지원을 넘어 현금 유통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려고 한다. 현금을 이재민들에게 직접 주겠다는 것인가. - 옥스팜은 ‘캐시 퍼스트’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현물에 비해, 가능하면 바우처(물건을 살 수 있는 권리증)와 현금을 제공하려고 한다. 물론 그 지역의 시장이 어느 정도 작동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중동 등에서는 현찰, 캐시 공여가 비용 대비, 효율적이었다. 바우처를 주면, 현지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난민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동시에 존엄을 유지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어떤 예가 있나. - 방글라데시 국경지역에 있는 (미얀마에서 추방된)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이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2주일 마다 한번씩 바우처로 신선식품을 살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1000 가구 규모로 시작해서, 지금은 2만 5000가구 14만명 대상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 생필품인 비누, 옷, 태양광 전등도 살 수 있다. 80만명이 살고 있는 이 난민촌에는 전기도, 조명도 전혀 없어서 밤에는 칡흙처럼 어두워진다. 현지 시장에서 태양광을 사서, 조명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캐시 퍼스트’ 방침을 또 어떻게 운용하나. - 방글라데시에서는 쓰나미 이후 잃어버린 가축을 대체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제공해 지역 사회 복원을 시도했다. 앞으로 또다시 지진 해일 등 홍수가 범람할 때 가축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보호소도 만들었다. 일시적인 지원을 넘어서 위기를 겪고, 피해를 입은 생존자들이 다시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그들의 터전에서 장기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지속적인 자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옥스팜의 목표이다.문제점도 없지 않을텐데. - 수용 지역이 방글라의 빈곤지역이라 지역 경제 등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살피고 있다. 현금이나 바우처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 등도 중시한다. 특히, 이를 사용하는 여성들의 안전에도 주목한다.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모니터, 피트백이 구호금·구호물품 제공 만큼 중요하다. 지역 주민들, 수혜자들의 반응, 적정성에 대한 입장을 묻고, 안전성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전란에 휩싸여 있지만, 이라크의 경우, 중등 소득국가라는 점에서 전자 바우처의 지원을 받는 수혜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해를 주어선 않된다”(Do no harm)는 것이 우리 구호이며, 이런 자세로 현지 상황에 동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우려도 있지 않을까. - 옥스팜 본부가 있는 영국에는 반테러법이 있다. 구호금이 테러단체에 갈 경우 등 잘못 전달됐을 경우를 상정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이 경우, 담당자가 징역 등 처벌을 받고 책임을 지게 돼 있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고,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사용처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옥스팜은 시리아에 구호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관련법 등 구호의 법적 의무를 지키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게 여러 절차와 제도를 잘 구축해 놓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 방지를 위한 묘책이라도 있나. - 일차적으로 우리는 정부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코뮤니티에 지원한다. 현장에 구호금이 도달했는지 이들 코뮤니티와의 접촉·연계성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뮤니티와 사업을 하고, 코뮤니티를 지원한다는 것은 우선 개인들과 협의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여러 다양한 그룹들과 모임, 다양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들과 그런 개인들과 각각 별도 채널로 소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국제사회에서 특정국가들에 대해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옥스팜의 입장은. - 구호단체로서 비정치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제재가 인도주의적인 구호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경우, 우리 입장을 밝힌다. 인도적인 필요성이 있는데 명확한 연관성이 있을 경우, 반대활동도 한다. 미국, 영국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판매는 예멘에 대한 폭탄 투하 등으로 이어지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옥스팜은 단순 구호단체를 넘어서 빈곤퇴치와 지역 개발을 돕는 역할도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원 프로그램 및 캠페인 등도 열고, 운영한다. 영국 지부의 경우, 예멘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사업 및 공정무역을 위한 공급 사슬 문제에 대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가운데 실재 재배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빈곤퇴치 운동도 벌인다. 농산물과 관련, ‘바코드 뒤를 보라’(Behind Bar code)란 기치아래, 뒷면, 이면을 들여다 보고,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다보스포럼에서 공정무역, 빈부격차 문제 등에 대한 보고서도 내고 큰 반향도 얻고 있다. 한국의 구호사업, 개발사업에 대해 조언을 달라. - 공여국이 더 많아지면서, 방법, 프로그램들도 다양화해졌다. 많아진 공여국들이 모여서 공통 지원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하게 됐다. 2016년 유엔 주최로 터키에서 열렸던 ‘인도주의정상 총회’ 같은 것이 그것을 위해서 였다. 비정부기구(NGO)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머리를 맞댈 수 있었다. 각국마다 지원 방식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NGO단체들의 어려움을 풀어갈 수 도 있었다. 현금의 활용, 현지화에 대한 권고, 보고 방식, 공여국과의 관계 형성 및 소통 방식 등 복잡한 문제를 공통의 틀과 제도로 풀어나가자는 취지였다. 새로운 지원국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한국은 이런 두 방식, 새롭고 다양한 접근법 및 공통의 접근법, 이 두가지에서 다 균형을 맞춰 나갔으면 한다. 한국은 대외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 지원 공여국이 된 전 세계 유일한 국가다. 이 의미를 되새기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을 높여 대외원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으면 한다. 한국은 지금 북한에 대한 지원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조언을 달라. - 인도주의적 구호 사업이란 측면에서 ‘사람’을 보면서, 정치적 상황을 최대한 극복했으면 한다. 영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0.7% 원조로 제공하겠다는 약속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고해 달라. 글·사진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마제스티골프코리아, 20년 진화 완결판 프레스티지오X 출시

    마제스티골프코리아, 20년 진화 완결판 프레스티지오X 출시

    마제스티골프코리아(대표 김석근)가 20년 동안 진화를 거듭한 프레스티지오 시리즈의 ‘완결판’인 프레스티지오X를 출시했다.마제스티골프코리아는 7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마제스티 프레스티지오X 출시 기념 행사를 열고 이 제품의 탄생 배경과 특징 등을 설명했다. 마제스티 프레스티지오X는 지난 1998년 첫 출시된 마제스티 프레스티지오의 10번째 모델로, 지난 20년 동안 꾸준하 사랑을 받아왔다. 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 아이언이 동시에 출시됐다. 론칭 행사에는 일본 본사의 마츠시타 타카히로 대표이사와 클럽 개발본부 최고 고문이자 일본 클럽의 명장(名匠)으로 불리는 스기야마 겐조, 상품개발본부 총책임자 아쿠츠 케이,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 츠카모토 ?스케(CMO) 등이 대거 참석했다. 프레스티지오X의 드라이버와 우드는 더욱 진화된 파인 스파이더 웹(Fine Spider Web) 페이스 설계로 초경량화를 실현하고 광역 고반발 성능을 높여 최고의 비거리와 미스 샷까지 보완하는 관용성을 극대화했다. 마제스티 관계자는 “기존 모델에 견줘 페이스의 휘어지는 양은 5%, 반발 영역은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또 “항공우주 분야의 첨단소재를인 파이로필라이트 MR70 소재를 적용한 장축 샤프트는 강력한 임팩트를 제공하며, 78t 초고탄성 카본 섬유를 채택해 불필요한 뒤틀림을 억제시켜 안정된 타구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아이언은 고순도 텅스텐 저중심으로 설계돼 부드럽게 휘어지는 높은 스핀 효과와 고탄성을 실현했다. 이전 모델 대비 페이스의 중심이 약 1.5mm 내려갔다.김석근 대표는 “마제스티골프가 사명을 변경한 이후 야심차게 출시한 역작이 프레스티지오X“라면서 “이는 최고급 골프 브랜드로서 품위를 지향하는 골퍼들에게 품격있는 클럽으로 자리잡을 것이며 이에 걸맞게 제품의 사후관리에도 차원이 다른 명품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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