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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국민 22%가 이주했다/89년 인구이동 내용 분석

    ◎서울시민 60%가 외지인… 전남출신이 최다/서울송파ㆍ노원ㆍ인천북구순으로 전입많아 경제기획원이 24일 발표한 지난해 인구이동 조사결과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보다 4배넘게 이동 ▷이동률◁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이주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년동안 총인구중 9백31만6천2백19명이 읍ㆍ면ㆍ동의 경계를 넘어 이주함으로써 22%의 이동률을 기록했다. 일본이 5.3%,대만 8.1%,네덜란드 11.4%,덴마크가 17.2%의 이동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같이 인구이동률이 높은 것은 경제성장에 따라 농업등 1차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2차산업으로,농촌인구가 도시로 대거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전출자가 더많아 ▷시도별인구이동◁ 전국 15개 시도중 서울 인천 경기등 수도권과 대구 광주 대전등 대도시는 대부분 전출보다 전입이 많았으며 대도시중 유일하게 부산은 전출이 전입을 초과했다. 반면 나머지 도 지역은 모두 전출이 전입보다 많아 농촌지역에서 대도시 지역으로 인구가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다른 시도로 전출한 인구가 75만2천6백13명인데 반해 전입은 86만2천2백57명으로 10만9천6백44명이 서울시내로 더 들어왔으며 경기도는 15만1천1백84명,인천은 6만6천4백14명,광주는 2만9천1백75명,대전은 2만6천1백79명,대구는 2만2천6백40명이 각각 전입초과현상을 보여 인구의 도시집중현상을 반영했다. 반면 전남은 전입에 비해 전출이 10만4천1백78명 더 많아 가장 높은 전출초과율을 나타냈고 경북 전북 충남등 나머지 도 지역도 모두 전출이 많았다. ▷시도간 기여지별 인구◁ 서울의 전입 초과자 10만9천6백44명중 전남 출신의 전입초과자가 4만2백19명,전북이 3만4천4백12명으로 전남북출신 인구의 서울 전입이 다른 시도에 비해 두드러지게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남북지역의 사람들이 서울로 많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서울의 전입초과자 가운데 충남출신도 2만3천9백14명이나 되고 강원출신 2만1천83명,경북출신 2만8백22명,충북출신 1만5천70명의 분포를나타내 지방출신의 서울 전입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서울의 연도별 전입 전출◁ 지난 76년부터 78년사이 서울의 사회적 인구 증가수는 연간 26만∼28만명 수준이었으나 그후 84년까지 6년동안은 15만명 정도로 낮아졌다. 특히 85년에는 사회적 증가가 3만명으로 떨어지다 86년에는 6천명가량이 오히려 서울에서 지방으로 더 많이 전출하는 현상을 보여 수도의 인구집중 완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87년에 8만4천명의 전입 초과에 이어 올림픽이 개최된 88년에는 19만명으로 전입초과가 늘었으며 지난해에도 10만9천명의 전입초과를 나타냈다. 사회적 증가와 자연적 증가를 합친 지난해의 수도권 인구증가수는 55만9천명으로 이중 서울이 23만8천명,인천이 9만2천명,경기도가 23만명을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 인구는 87년과 88년에도 53만명과 54만명이 증가,수도권의 인구집중 현상이 계속 우려된다. ▷구ㆍ시ㆍ군별 순이동인구 순위◁ 우리나라 구ㆍ시ㆍ군 가운데 지난해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송파구로 7만8천1백57명이 전입초과됐다. 이는 올림픽아파트와 선수촌아파트의 건설로 그만큼 인구이동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서울 노원구 3만9천1백63명,인천 북구 3만8천9백8명,경남 창원시 3만5천1백20명,서울 도봉구 3만4천8백6명,경기도 수원시 3만1천4백18명등의 순으로 전입초과가 많았으며 공단취업과 주택건설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출생지별 인구이동◁ 89년 9월15일 기준 우리나라 인구의 58%는 자기가 출생한 시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는 타 시도나 외국에서 출생한 인구로서 인구이동이 그만큼 많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도에서 출생해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으로 전남인구의 90%가 전남출생자인 것으로 나타나 낙후지역인 전남에 대한 외부인구의 유입이 거의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도 출생자의 거주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으로 인천인구의 37.2%만이 인천출생자이고 나머지는 외부사람이다. 서울의 경우도 40%의 인구가 서울 출생자이고 나머지는 외부지역 출생자로수도권에 대한 인구집중현상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60%가 직업문제로 이사 ▷이동자의 직업 및 사유◁ 무직이나 학생등을 제외하고 이동후 가장 많이 바뀐 직업은 농업으로 농촌인구가 주로 도시로 이동하면서 전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무직은 이동전이나 이동후에도 계속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72.6%로 사무직은 대부분 직업을 바꾸지 않고 있다. 전문기술ㆍ행정관리ㆍ생산업 등도 60%이상이 직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시도를 벗어나 장거리이동을 하는 경우는 직업문제로 인한 사유가 전체의 60.3%를 차지,가장 높다. 또 구ㆍ시ㆍ군의 경계를 벗어나는 중거리이동을 할때도 직업문제로 인한 이동이 36.7%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이 교통문제로 인한 사유가 20.2%였다.
  • 인구의 41.5% 수도권 집중/기획원,「89인구이동」집계

    ◎55만여명 유입… 과밀 심화/서울엔 24% 1천52만명/5만이상 도시에 73%가 몰려살아 우리나라 인구 10명중 4명이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지역에 살고 있다. 또 지난해 수도권의 인구는 1년전부터 55만9천명이 증가했다. 이는 수원시의 인구와 맞먹는 규모로 수도권에는 수원만한 도시가 매년 1개씩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24일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주민등록전출입신고를 토대로 조사한 「89년인구이동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의 수도권인구는 1천7백58만8천명으로 총인구 4천2백38만명의 41.5%를 차지했다. 수도권 인구는 88년보다 55만9천명이 늘어 수도권의 인구증가율이 3.28%로 전국평균 인구증가율 0.97%를 3배이상 앞질러 정부의 수도권인구분산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이동 상황을 보면 작년 한햇동안 전체인구의 22%인 9백31만6천2백19명이 읍ㆍ면ㆍ동 경계 밖으로 거처를 옮겼다. 조사통계국은 같은 읍ㆍ면ㆍ동 안에서 집을 옮긴 사람을 포함한 전체 이사인구는 이보다 훨씬 늘어나 총인구의 30%인 1천2백70만명이 지난해 1회이상 이사한 것으로 추계했다. 통계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인구이동률은 미국(18.6%) 캐나다ㆍ호주(19%) 뉴질랜드(16%) 일본(12%) 대만(11%) 등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고 『유목민족이나 전쟁 기타 천재지변 등의 특수요인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인구이동이 가장심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전체인구중 인구 5만이상인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비율(도시화율)은 73.1%이며 서울인구비율은 24.8%,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5대 도시인구비율은 23.2%로 각각 나타났다. 주요국 수도의 인구비중과 밀도를 보면 인구비중은 서울(24.83%) 멕시코시티(21.86%) 카이로(16.8%) 도쿄(16.62%) 파리(15.58%) 마닐라(13.46%)의 순이며 인구밀도(1㎢당 거주인구)는 카이로(2만8천2백59명) 서울(1만7천3백79명) 도쿄(1만4천51명) 자카르타(1만1천57명) 싱가포르(8천9백93명) 뉴욕(8천6백63명) 타이베이(8천5백56명)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 인구이동을 보면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대도시와 경기지역은 전입인구가 전출인구보다 많아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고 부산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 제주지역은 사람이 빠져나가고 있다. 인구가 가장크게 줄어든 곳은 전남으로 10만4천1백78명이 서울 등 타지역으로 옮겨갔다.
  • 외언내언

    파라과이란 나라 이름은 파라과이강에 유래한다고 말하여진다. 브라질 남부에서 파라과이를 거쳐 파라나강으로 합류하는 이 강은 2천4백여㎞. 「앵무새(그 종류의 새)의 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나라를 흔히 여다의 나라라고들 말한다. 1864∼1870년의 이른바 3국동맹 전쟁으로 젊은이(남성)를 거의 잃은데서 연유하는 것. 1865년의 조사때 총인구는 약 50만이었는데 전쟁을 치르고 나자 그 인구는 절반으로 줄었다. 여자 20여만에 남자 2만8천의 비율로. 20세기 들어서도 볼리비아와의 사이에 차코전쟁이 벌어져 승전했지만 남자는 또한번 준다. 하지만 인구 4백만의 지금에야 그런 불균형도 스러졌다. ◆1811년,파라과이는 스페인 치하에서 독립한다. 그 이후 프란시아를 비롯하여 로페스 부자등의 독재정권을 겪는다. 1936년의 혁명으로 임시대통령 파르바를 거쳐 39년 에스티가리비아장군이 대통령으로. 그가 죽자 파라과이의 정정은 다시 소연해진다. 54년 알프레드 스트로에스네르장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지만 「공포의 공화국」으로 불리는 독재. 89년까지 그는 35년동안 법위에 군림했다. ◆「대통령각하 축하합니다」라는 노래가 연일 최고인기가요로 발표되는 스트로에스네르정권을 무너뜨린 사람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장군.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공포정치를 청산한다. 이어 5월에 치러진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4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취임. 그는 인권을 존중하고 파라과이의 민주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해 온다. 그러나 계속된 경제난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로드리게스 파라과이대통령이 노대통령 초청으로 20일 우리나라에 왔다가 오늘 떠난다. 21일에는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교류확대·경협강화방안을 논의했다. 62년 수교한 파라과이에는 우리 동포가 1만2천여명(88년 현재) 살고 있다. 이번 방한이 밑거름되어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 11억인구 중국 가족계획 비상(세계의 사회면)

    ◎가임여성만 3억…「베이비붐」 예상/둘이상 낳으면 10년간 임금 10%삭감/매년 호주인구만큼 늘어 곧 “12억” 인구대국인 중국에 인구비상이 걸렸다. 「인민이 가장 귀중한 자원」이라고 한 고 모택동주석의 인구정책 실패의 후유증으로 현재 가임여성수가 급속히 증가,사상 최대의 베이비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현재 중국의 인구는 세계최대인 11억명,전 세계 경작가능면적의 7%에 불과한 땅덩이위에 세계인구의 20%가 오밀조밀 모여살고 있는 것이다. 이중 가임여성수는 3억5백만명으로 사상 최대수준이며 올해부터 92년사이에 가장 급속도로 불어나 오는 2000년 쯤에는 3억4천만명선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정부가 시행중인 「1자녀 갖기운동」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경우 오는 2000년의 인구억제목표인 12억명은 상향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같이 가임여성수가 요즘들어 급증하는 이유는 모주석통치 당시인 50년대초부터 76년 그의 사망때까지 무분별한 인구증가정책이 추진됐기 때문이다. 인구증가가 중국의 경제발전의 혜택을 나눠먹어야 할 입만 늘려놓은 셈이라는 판단 아래 산아제한을 주장한 것은 모의 사후에나 가능했다. 모주석 재임 당시 출생한 여아들이 80년대부터 2000년까지 사이에 가임여성으로 진입하게 되기 때문에 또 한차례의 베이비붐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교육과 선전 및 상벌을 통해 1자녀 갖기운동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나 도시지역을 제외한 농촌에서는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중국정부당국은 1자녀만 갖겠다고 맹세하는 신혼부부에게는 돈과 토지를 주고 있으며 불임수술을 할 경우 추가로 현금을 지급한다. 2명이상 자녀를 낳을 경우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10년동안 임금의 10%를 깎는다. 감숙성과 요녕성에서는 정신박약자들에게 출산을 금지시켜 불임수술을 받도록 강제화하고 있기도 하다. 민주화요구로 갈등을 겪고 있는 티베트를 제외한 중국 전역에서 이같이 1자녀 갖기운동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출생률은 계획목표를 40%나 초과하고 있고 시골지역에서는 가구당 평균자녀수가 2.8명에 이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지다. 시골지역의 많은 인민들은 자녀를 1명만 낳는 것이 국가와 자신들에게 왜 좋은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중국국가 가족계획위원회의 심국상홍보국장은 말했다. 대를 이을 후손을 낳아야 한다는 남아선호사상도 인구증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올해 지방관리들에게 가족계획에 대한 상벌집행을 강력히 시행하도록 하고 젊은 부부들에게 1자녀가정의 이점에 대해 집중교육하며 여성들을 대상으로 두번째 아이부터는 유산시키도록 설득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의 경우 세상의 빛을 본 아기 2명당 1명꼴로 낙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낙태가능시기인 임신 3개월을 훨씬 넘겨 임신 4∼5개월이 되고나서야 1자녀를 초과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무리해서 낙태를 시키거나 낳고보니 딸인 경우에 유기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인구 증가율이 1.5%만 돼도 매년 1천6백50만명이 늘어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총인구가 1천6백30만명인 것으로 볼때인구로만 따지자면 오스트레일리아만한 나라가 해마다 새로 생겨나는 셈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백5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는 중국에 있어서 인구억제는 경제개발과 함께 이 나라가 해결해야할 최대 당면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정통기마민족”…5∼6세부터 말타기훈련(깨어나는 몽고:3)

    ◎초원의 유목생활/사람보다 많은 말…2백50만마리 방목/울란바토르시민의 42%가 「게르」에 거주/양고기ㆍ말젖으로 만든 치즈ㆍ우유가 주식 몽고수도 울란바토르의 모습은 한마디로 황량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제 막 민주개혁바람이 불기 시작한 곳이란 생각이 그나마 적막함을 덜어주는 것 같다. 시내 한 가운데 종합청사를 중심으로 한 빌딩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한 한국의 시골과 같은 풍경이 나타나고 좀 더 떨어진 외곽지대엔 아파트단지와 몽고 원형천막이 모여 이룬 주택가가 눈에 들어온다. 한창 붐벼야 할 출퇴근 시간에도 그리 많지 않은 행인들이 무궤도 버스정류장에 띄엄 띄엄 모여 있을 뿐 바쁜 모습은 찾기 힘들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위에 세워진 도시에 고작 50만명의 시민이 살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을게다. 전체 인구라야 2백만명 밖에 안되는데 국토면적은 한반도의 7배나 되니까 다른 곳을 가 봐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모여 북적대는 것은 구경하기가 힘들다. ○우리 농촌풍경 비슷 또 울란바토르 시민의 42%가 전통적인 원형천막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서구식 도시생활에 젖은 이방인은 타임머신을 타고 옛 유목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울란바토르에서 동북쪽으로 70km 떨어진 테레지 마을도 거의 모든 주민이 원형 천막에서 살고 있었다. 흔히 몽고 「파오」라고 불리나 이는 포를 중국식으로 발음한 것이고 몽고어로는 게르라고 한다. 보통 직경 4∼6m 정도의 이 천막내부는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양쪽에 침대가 있고 정면엔 주인석이 놓여 있다. 손님은 주인석 오른쪽의 자리에 앉게 돼 있다. 기자가 방문한 테레지마을의 한 원형천막집은 밖의 날씨가 영하13도인데도 가운데 피워 놓은 난로와 천막을 덮은 양가죽들 때문인지 매우 훈훈했다. 줄친관광회사 직원 만라이(26)의 소개에 4개월된 체렌바트란 이름의 손주를 안은 할머니가 『한국사람은 처음 본다. 생긴 것이 우리들과 똑같다』며 큰소리로 웃는다. 윗 옷만 걸친 체렌바트 어린이의 엉덩이엔 예외없이 푸른 몽고반점이 퍼져 있었다. 잠시 후 한국기자가 손님으로 왔다는 소문을 듣고 이 마을촌장인 77세의 잠발브레흐노인이 말을 타고 찾아왔다. 몽고족 고유의 복장(델)에 털모자(톨초그)와 긴 가죽장화(구톨스)차림의 그는 허리에 칼까지 차고 있어서 활과 화살만 있다면 영락없이 정한한 옛 몽고기병의 모습이다. ○전체인구2백만명 고령이지만 생기넘치는 눈빛,강건해 보이는 몸동작들은 양고기와 말젖으로 만든 치즈,우유를 주식으로 한 때문이라고 한다. 또 몽고 초원의 강한 바람을 맞으며 일망천리지평선을 향해 달리는 말위에서 다져진 건강이라고도 했다. 울란바토르 시내에서도 옛 복장에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더러 볼 수 있었다. 역시 몽고인의 삶은 말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촌의 초원지대는 물론 도시의 사람들도 말을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초원의 사람들은 『말 안장 위에서 태어난다』고 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말과 가깝게 지낸다. 보통 5,6세가 되면 새끼말 위에 타기 시작하며 말을 못타면 사람대접도 못받는다. 전국적으로 총인구보다 많은 2백50만마리의 몽고말이 방목상태로 사육되고 있으며 야생마도 적지 않다고 한다. 어깨높이 1.5m안팎에 턱뼈가 길고 넓적하며 발목뼈가 굵고 튼튼한 이 몽고말이 바로 칭기즈칸의 제국건설을 가장 크게 도운 초원의 주인공들인 것이다. 비록 몽고사회는 여러가지 요인으로 오늘날 쇠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의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지칠줄 모르는 지구력과 강인함을 유지한채 대초원을 누비고 있다. 품종이 우수하다는 아라비아산이나 서양의 경주말이 하루 50km를 달리는 데 비해 몽고말은 처음 출발 때 속력은 다소 뒤지나 1백∼1백20km를 쉬지 않고 달린다. 사람들이 사료를 주는 일은 전혀 없으며 겨울철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에서도 눈에 덮인 마른 풀을 찾아 먹고 들판에서 그대로 잠을 잔다. 칭기즈한의 군대는 이런 몽고말을 병사 한명당 7∼10마리씩 끌고 전쟁에 임했다. 끝없는 초원을 말을 바꿔타고 경쾌하게 달리며 사정거리 3백m이상의 몽고활을 쏘면서 진격하는 기동성과 용맹에 철갑으로 중무장해서 몸놀림이 둔할 수 밖에 없는 유럽의 기사들이나 중국 등 농경민족의 군대는 아예 적수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몽고 활은 성능과 모양이 한국의 국궁과 똑같으며 중국이 한국을 가리켜 동쪽의 큰 활을 잘 쏘는 민족이란 뜻으로 동이라고 부른 것도 대단했던 활의 위력 때문이었다. ○활모양,국궁과 흡사 테레지마을에서 털털거리는 소제승용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돌아오는 길에 질풍같이 말을 몰아 달리며 야생마 몇마리를 길들이는 두명의 말몰이꾼과 만났다. 이들은 갓 사로잡은 야생마가 무리에서 떨어져 달아나자 긴장대에 반원형으로 밧줄을 묶은 우라크라는 연장으로 말들을 잡아들였다.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들이 즐겨쓰는 라쏘란 밧줄은 짐승에게 던져 실패할 경우 다시 줄을 둥글게 감아 던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반면 몽고인들의 우라크는 실수할 확률이 거의 없는 효율적인 것이었다. 만약 야생마가 밤중에 도망갈 우려가 있을 땐 앞발과 뒷발 하나씩을 끈으로 묶어 놓는다고 했다. 제대로 뛸 수 없으므로 결국 몰이꾼에 의해 순치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원의 말처럼 강인하고 표한했던 몽고인들이 그동안 역사의 뒷전으로 철저히 물러나고 무기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공산주의로 침체기 갖가지로 설명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극소수만 믿고 있는 라마교 때문이라는게 지배적인 풀이인것같다. 원나라를 세웠던 쿠빌라이가 13세기 중엽 티베트를 점령했을 때 현지 라마교 고승 파스파를 제사(황제의 스승)로 삼은 이후 교세가 강화되면서 몽고인의 정신이 타락하게 된것으로 지적된다. 라마교가 몽고제국에서 막강한 특권적 지위를 차지하면서 궁중법회를 한번 열 경우 4만명의 승려가 7일 밤낮 종교의식을 거행했으며 이로인한 막대한 재정부담은 점차 제국의 기반을 흔들거리게 했다. 게다가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옛 라마교는 음란성이 짙은 밀교여서 몽고인들의 강건 소박한 기풍을 썩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울란바토르 교외에 지난 21년 소련지원에 의한 공산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지배자로 군림했던 보그드 한의 궁전을 가보았다. 그도 대단한 라마교광신자여서 방마다 라마교 불상이 안치돼 있었다. 『역대황제나 지배자들이 종교에 너무 미쳐 있었고 국민들에게도 이를 강제로 믿게 했다. 외세가 침략을 해도 싸울 태세는 안갖추고 그저 기도만 열심히 드렸다. 나쁜 일이 생기면 현실적으로 고칠 생각은 않고 역시 기도만 했다. 지난 70년 동안 몽고사회를 지배했던 공산주의도 이런 종교만큼이나 국가와 국민을 침체케 했다』 현재 몽고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몽고민주당(MDP)당원이기도한 젊은 안내인의 설명은 자조와 미래를 향한 신선한 반항심이 섞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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