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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 세금 316만원 ‘사상최고’

    1인 세금 316만원 ‘사상최고’

    지난해 국민 한 사람이 낸 세금이 316만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18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징수된 국세는 117조 8000억원, 지방세는 34조 1300여억원으로 국민이 낸 세금은 모두 151조 93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같은 세금 총액을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특별추계 총인구 4808만 2163명으로 나누면 국민 한 사람이 316만원가량의 세금을 낸 셈이다. 이는 사상 처음 300만원을 넘었던 지난 2003년의 1인당 세금부담액 309만원보다 2.3%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세금 납부액은 국내총생산(GDP) 778조 4000억원의 19.5%를 차지, 국내에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경제주체들이 한해 동안 만들어낸 부가가치의 20%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해 GDP 대비 조세부담률 확정치는 전년(20.5%)보다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확한 국민 1인당 세금 납부액은 지방세의 공식 통계가 나오는 다음달 말에야 알 수 있지만 조세부담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에 바람이 거세다. 횅한 활주로에 간간이 보이는 군용 비행기들이 예상치못한 기상여건(?)때문에 이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적정고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조종사들의 고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공해 주장에 높은 고도에서 급히 활주로로 내려앉는 곡예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비행매뉴얼대로 낮은 고도를 유지했다간 곧바로 민원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마저 사치다. 아예 비행장 존폐문제가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군은 악조건속에서도 줄곧 비행장의 존치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관할자치단체를 포함한 주변세력은 공항을 애물단지로 취급하며 호시탐탐 밀어낼 궁리만 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이 당정협의를 거친 뒤 “수도권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서울공항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은 인근 부동산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전투기없는 최전방 군용비행장 서울시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공항은 면적이 135만평에 이르는 국내 최전방 공항.1972년 조성돼 2년뒤인 1974년 여의도비행장이 옮겨왔다. 당시는 전투비행대대가 상주했지만 지난 90년대 수서비리 이후 인근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민원이 제기돼 전투기들이 모습을 감추었다. 서울공항의 수난은 이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유사시 휴전선 최전방 비행장으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각종 군사물자 수송업무도 맡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해 외국 귀빈들이 심심치않게 서울공항을 이용하고 있고 이라크 파병 가족들의 애절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수난 시대 서울공항의 수난은 인근 지역에 수십년간 지속된 고도제한과 소음공해에 시달린 주민들의 저항으로 시작됐다. 주로 성남시 구시가지(수정·중원구)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시위대는 서울공항을 위한 철저한 고도제한으로 30여년간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았다며 군의 입지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르면 해발 73.04m 높이의 지역에서는 ‘지표면으로부터 12m’까지만 건축이 허용됐다. 이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포함한 성남구도심 건축물 대부분이 4∼5층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99년 ‘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면서 기존의 개별적 항의에서 벗어나 비로소 조직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 범대위는 국방부에 질의서 발송, 거리 서명운동 및 범시민결의대회 개최 등을 통해 성남시 등 유관기관을 상대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 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시민운동의 결과로 개정안이 지난 2002년 2월 국회 국방위에 상정된 뒤 같은해 8월26일 국회를 통과했다. 덕분에 고도제한을 받던 도시계획구역의 경우 높이 12m에서 45m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당시 군은 고도제한 완화조치로 비행기 이착륙시 건축물들이 만일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부당성을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소음공해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30여건에 달하는 소송이 제기돼 계류중에 있는 등 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공항 떠나라.” 서울공항 이전논의는 고도제한 완화조치 이후부터 있었다. 지난 2000년 인천공항 개항을 1년 앞두고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국방부가 펄쩍 뛰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어 2003년 10월 29일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당시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서울공항을 택지로 개발하자고 고건 총리에게 제안했다. 골자는 서울공항을 강남 대체주거지로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이전이란 말이 나오자 관할자치단체인 성남시도 발빠르게 움직였다.2002년말 시(이대엽 현 시장)는 2억 1080여만원을 들여 공항이전을 염두에 둔 용역을 발주했다. 이듬해인 2003년 2월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용역최종보고서(460쪽 분량)가 제출됐고, 이를 토대로 시는 공항이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용역보고서는 실제로는 공항 이전보다는 타목적으로의 활용에 무게를 뒀다. 어쨌든 시는 지난해 8월 ‘2020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하면서 공항이전을 전제로 성급히 서울공항 터를 업무·금융·유통 및 광역생활 중심단지로 바꾸어 버렸다. 땅값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이에 질세라 경기도도 지난해말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을 통해 서울공항을 신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도시권 성장관리방안’을 완성했다. 이들 말대로라면 서울공항은 이미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여기다 지난 3월 11일 김한길의원의 ‘이전검토’ 발언은 충격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신촌동, 고등동 등 공항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하루종일 문의전화로 북새통을 이뤘고 이후 김의원의 해명 뒤에도 투기세력의 요동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리도 할 말 있다.” 군은 수년 동안 이전에 반대하며 나름대로의 존치필요성을 조목조목 정리해 나가고 있다. 첫째 유사시 최전방 비행장으로의 임무수행이다. 휴전선에서 가장 가깝다는 얘기다. 유사시 중부권과 중부이남에 배치된 전투기를 전진배치하고 지상화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항공지원은 물론, 공중통제임무도 맡게 된다. 서울이 불과 휴전선에서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공항의 존치가 절대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둘째는 서울공항 이전에 따른 ‘도미노효과’에 대한 우려다. 서울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똑같이 이전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수원기지도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다. 또 서울공항을 잃으면 수도권내에서는 비싼 땅값과 주민반대로 대체부지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여기다 군의 순수한 의도도 덧붙인다. 공군은 서울공항의 존치가 국토를 지켜낸다는 목적 외 아무것도 없다며, 막무가내식 이전요구가 군장병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기꾼들 세상… 그린벨트 한평 1000만원 이전논란속에 전국의 투기꾼들이 다 몰려들었다. 그린벨트 한평이 1000만원을 넘으니 쉽게 짐작이 간다. 이마저도 공항만 이전하면 ‘따따블’이라니 로또가 따로없다. 서울공항 인근 고등동과 심곡동 일대 그린벨트내 대지는 1년여전만 해도 부동산시장 침체속에서도 평당 400만∼500만원선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이전바람을 타고 평당가격이 최고 15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소위 비싸다는 분당 중심지역 상가용지와 맞먹을 정도다. 그나마 매물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 사도 이전만 하면 대박이라는 소문이 퍼져 내로라하는 투기꾼들이 종일 기웃거린다. 잡초가 무성한 전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50만∼70만원을 유지했으나 이제는 100만원 이하로는 구경조차 힘들다. 특히 공항과 연결되는 23번 국도변 전답은 평당 400만원 이상 호가한다. 게다가 그린벨트 내 임야도 이제는 평당 40만∼50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다. 고등동 K중개업소 김모(44)씨는 “지난해 혹시하다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예전가격으로 사겠다고 하지만 매물이 없다.”며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공항 수난일지 ●1999년 8월:‘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결성 ●2000년 3월:인천공항 개항앞두고 서울공항 기능 김포공항 이전방안 대두 ●2002년 8월:고도제한 완화를 담은 ‘군용항공기지법의 개정안’ 국회통과 ●2003년 2월:성남시 서울공항 이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용역결과 토대로 이전요구 ●2003년 10월:열린우리당 정세균의원 서울공항 택지개발 제안 ●2004년 8월:공항이전을 전제로 한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 마련 ●2004년 12월:성남시 도시기본계획안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제출 ●2004년 12월:경기도 서울공항 신도시 개발‘대도시권 성장관리안’ 확정 ●2005년 3월: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 서울공항 이전검토 발언 ■ 서울공항 활용 용역 결과는 “김포보다 여건 좋아 민항기 취항 바람직” 성남시가 의뢰한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는 민항기 취항이라는 서울공항의 새로운 활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김두만 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 최종연구보고서는 서울공항이 주변도시에 경제적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공항을 김포공항과 비교했을 때 지리적으로 수도권 동남부에 인접해 공항주변의 우세한 교통망을 이용, 공항접근이 용이하며 기상조건도 타 공항에 비해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공항에 민항기가 취항할 경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수는 남한 총인구의 18%가량으로, 무역중심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을 포함한 수도권 위성 신도시의 경제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매우 높아 항공교통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역사적 도읍지로서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관광을 통한 항공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요인이 충분하다. 게다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인근 전철 등 주변 교통망의 개통으로 공항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항공수요는 고속전철수요를 제외하더라도 오는 2010년에는 142만여명,2020년에는 25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입출항 절차와 항행안전시설, 활주로 등에 대해서도 민간항공기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특히 민간항공기 취항시 소음영향분석 결과도 피해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피해지역 확대를 우려해 시설물의 설치제한과 용도제한 등을 고려, 주변지역 토지이용의 효율적인 제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공항에 활주로 길이 및 경제성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취항항공기는 50석급 터보프롭으로 제한했고 여객터미널의 규모도 상설화하고 있다. 민항기 취항으로 성남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010년 5611억원,2020년에는 1조원 가량으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연구보고서 어디에도 이전하라는 말이 없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돈없어 이사도 안간다

    돈없어 이사도 안간다

    지난해 집을 옮긴 사람들이 크게 줄면서 인구이동률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침체로 취업과 내집 마련이 힘들었던 게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신행정도시가 건설될 연기·공주 지역이 있는 충청남도의 인구 순유입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또 대형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경기도 용인시는 지난해에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인구가 늘어 2000년 이후 5년 내리 전입초과 1위를 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읍·면·동 경계를 넘어 이동한 사람은 총 856만 8000명으로 전년(951만 7000명)보다 10.0%나 줄었다. 이 때문에 인구이동률(총인구 중 이동인구의 비율)도 17.7%로 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이동률은 98년 17.4% 이후 99년 20.0%,2001년 19.4%,2003년 19.7% 등으로 줄곧 20% 안팎을 유지해 왔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에 따른 직장변화나 주택구입으로 인한 거주지 변경 등이 통상적인 인구이동의 이유”라면서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과 부동산경기 위축이 인구이동률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연령별로 대학진학, 취업, 결혼 등이 많은 20대 후반(25∼29세)의 이동률이 29.5%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이동인구(114만 7000명)는 전년보다 10.5% 줄었다. 수도권 집중현상은 여전해 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순유입 인구가 14만명으로 전년보다 3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20대가 59.9%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10대가 12.7%였다. 대학진학 등 학업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행정도시가 건설될 연기·공주가 있는 충남은 전년보다 32% 늘어난 3만 5000명의 순유입을 기록,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이 인구가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신행정도시의 영향도 있지만 아산·탕정에 공단이 생기고 삼성전자 등이 들어오면서 이주자가 대폭 늘어난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용인시는 지난해 6만 788명의 전입초과를 기록,2000년 이후 5년째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구 순증을 보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송두율칼럼] 정보사회의 윤리

    [송두율칼럼] 정보사회의 윤리

    ‘초고속정보망’ ‘사이버공간’ ‘지구촌’ ‘가상공동체’등의 은유(隱喩)적 단어로 표현되고 있는 오늘의 정보사회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고 있는 산업사회와 여러가지로 다르다. 경제·정치·문화적 구조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의식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어떤 특정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사회가 그의 대표적 예라고 볼 수 있다. 작년 말에 한국의 인터넷의 이용률이 국민의 70%를 넘어섰고 총인구 대비 세계최고의 ‘인터넷강국’이라는 보도를 읽은 적이 있다. 독일의 그것은 같은 시기 61%에 그쳤다. 인터넷매체는 정보의 생산과 소비가 우리의 일상생활의 구석구석을 어떻게 지배하는가를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속성을 본질로 한 이러한 매체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친구들의 가정’과 같은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시켜주는 측면도 있지만 음란과 폭력적 내용으로 인한 정보오염의 심각성, 개인정보의 불법유출,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 범죄’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부정적 현상도 동반하고 있다. 이에 대비한 법률의 제정과 함께 새로운 정보문화 창출을 위한 시민운동, 나아가 정보사회의 윤리적 규범에 관한 철학적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의 인쇄매체와는 달리 인터넷매체에는 여러 사람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생산적인 논쟁도 전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매체가 저질의 인신공격 속에 묻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 익명(匿名)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러한 매체 속에서 우리는 연령, 성, 직업, 출신지와 같은 요소들이 그 동안 제약해왔던 사회관계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방감은 종종 자기정체성에 혼란을 주고, 심지어는 감정이입이 전혀 통제되지 않는 망상과 정신분열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얼 굴과 얼굴을 마주보는’(face to face) 세계의 윤리적 조건과 사용자인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시켜주는 장치인 ‘인터페이스’(interface)의 세계의 그것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E Levinas)는 먼저 지적된 세계의 윤리적 매체는 바로 인간의 ‘얼굴’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시간과 공간을 떠난 ‘육체 없는 두뇌’가 새로운 윤리적 매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대비가 오늘날 극명하게 하나의 논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곧 ‘전자(電子) 민주주의’다. 앞의 견해는 민주주의는 우리들의 몸에 깃든 자기정체성,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사회적 연대성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후자의 견해는 새로운 매체를 통한 다양하고 평등한 여론형성이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를 가능케 한다고 피력한다. 두 견해가 모두 정보사회의 명암, 그리고 이에 근거한 비관과 낙관을 나름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든지 정보사회의 미래는 새로운 정보통신의 기술적 특성에만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담론(談論)체계, 즉 사회성원의 힘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사이버공간’(Cyberspace)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한 공상과학소설가 윌리엄 깁슨(W Gibson)도 사이버공간은 결국 우리 사회의 재미있는 하나의 거울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의 가치, 그리고 우리의 잘못을 때로는 과장하는 그러한 거울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바라는 정보사회의 윤리적 내용도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늘 한국사회에서 절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상대방의 인격존중, 자율성, 책임감 그리고 연대성과 같은 덕목들이 바로 정보사회의 윤리적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하이테크 동굴’ 속에 갇혀 있는 익명의 공동체가 아니라 서로가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러한 따뜻한 공동체의 정신을 잊지 않을 때 ‘인터넷강국’도 그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올해는 ‘사오정’ 위기…대규모 구조조정 예상

    올해는 ‘사오정’ 위기…대규모 구조조정 예상

    올해와 2017년,2026년에 ‘사오정(45세)’이 되는 근로자들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발표한 ‘고령화·저성장시대의 기업인적자원 관리방안’보고서에서 우리 나라의 생산가능인구의 연령별 분포를 볼 때 올해와 2017년,2026년에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는 80년대 중반 경제호황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력들이 45세 전후에 도달하지만 경기의 급반전이나 기업의 사업확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대부분 퇴직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해도 ‘사오정’의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들의 임원승진 연령이 대부분 45세인 점을 감안할 때 남은 고용기간은 매우 짧을 수밖에 없다. 또 2017년과 2026년도 1970년대 초반과 1980년대 초반의 2,3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각각 45세에 도달하는 시기여서 대규모 구조조정의 파고가 예상된다. 보고서는 또 우리 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부터, 총인구는 2020년부터 각각 감소할 전망이지만 주 근로 인력인 25∼54세의 인구는 2009년부터 감소, 기업체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내 기업들은 고령 인력들을 활용하기보다는 구조조정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근로자가 35세가 되면 내외부 전문가로부터 본인의 향후 진로설계를 위한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45세 이상에게는 희망(명예)퇴직, 임금피크제, 전문계약직 재고용, 전직 및 창업지원 프로그램 이수 후 퇴직 등 다양한 진로선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고령자=고비용’이라는 획일적인 잣대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발해제국사/서병국 지음

    발해사만큼이나 국가적 정체성에 대한 주변국가들의 시각이 엇갈리는 것도 드물다. 우리는 고구려를 계승한 제국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당나라 변방 소수민족인 말갈족이 세운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발해를 말갈족이 세운 국가이긴 하나 당나라와는 무관한 독립국가로 보고 있으며, 일본 학계에선 발해가 독립국가이긴 하나 지배층은 고구려 유민이며 피지배층은 말갈이라는 이중구조설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중국은 이른바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이란 이론적 지침 아래 1970년대부터 발해가 당나라에 속한 지방정권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어 본격적인 정지작업을 해왔으며, 지금도 ‘동북공정’을 통해 이를 굳히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발해제국사’(서병국 지음, 서해문집 펴냄)는 부제 ‘발해가 고구려의 계승국인 34가지 이유’가 말해주듯 발해와 고구려와의 연관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발해사가 우리 역사임을 밝히고자 한다. 최종 결론은 발해국이 고구려계와 말갈계의 공조로 세워졌으나, 그 발전을 주도한 것은 고구려계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발해국 주민이 대부분 고구려계라는 주장이다. 지배층은 고구려인, 피지배층은 말갈인이라는 기존의 통념과 달리 주민의 대부분, 즉 총인구의 70∼80%가 고구려 유민이었다는 점이다. 책에 따르면 말갈 사람들은 사냥터를 찾아 옮겨 다니는 수렵·유목민었던 반면, 고구려인은 대부분 정착해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낙후한 문화를 가진 말갈계는 결국 고구려의 문화에 흡수·동화됨으로써 계속 남지 못하고 고구려계의 옷으로 갈아입었다는 점이 조목조목 제시된다. 고구려계 사람들이 발해국을 주도하게 되면서 말갈의 풍속 또한 고구려 풍속에 완전히 압도되거나 동화되었으며, 발해의 문화는 ‘해동성국’이란 별칭을 얻었듯이 높은 문화수준을 자랑했다. 또 발해의 공예예술이 고구려의 것과 동일한 점, 발해국 문화에서 예술성·서정성·서사성 등이 강하게 묘사되고 있는 점도 고구려를 그대로 계승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이밖에 농업기술이나 매 사냥, 스포츠인 격구 등 농업기술과 수렵, 여가문화까지도 고구려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도 제시된다. 이로 인해 발해국은 초기에 고구려와 말갈계 양면성을 띠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고구려계의 단일성으로 바뀌었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신라와 고려도 이같은 점을 인정해 발해국을 고구려 계승국가로 보았으며, 발해국 멸망 이후 발해국 사람들이 지도급 인물의 인솔하에 다수가 고려에 망명·이주한 것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해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지난 1990년 중국 옌볜대학에서 조선족 학자들 또한 발해국이 고구려 유민들을 중심으로 세운 나라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국의 압력으로 이를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귀띔을 받았다고 전한다. 결국 중국의 ‘화이사관’(華夷史觀)에 따라 발해국이 동북아시아의 오랜 이적(夷狄)을 대표하는 말갈족이 세운 국가로 둔갑됐다는 것이다.1만 49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저출산 지속 남한인구 5000만명 못 넘긴다

    저출산 지속 남한인구 5000만명 못 넘긴다

    지금과 같은 저출산이 계속되면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명선을 넘어보지도 못한 채 2020년부터 점차 줄어들게 된다.2018년에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인 사회)를 맞은 뒤 불과 8년 후인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 20% 이상인 사회)에 들어선다. 특히 2050년에는 고작 1.4명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노인 1명을 먹여 살려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미 철강·조선·섬유 등 상당수 제조업종에서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40세에 육박하는 등 산업현장에는 고령화의 적신호가 켜졌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올해 4829만 4000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4995만 6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2050년에는 4234만 8000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청의 2001년 말 추계에서는 2023년에 5068만명으로 인구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후 출산율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불과 3년새 정점이 3년 앞당겨졌다.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467만 1000명(총인구의 71.8%)에서 2016년에 3649만 6000명으로 정점에 이른 뒤 2020년 3583만 8000명,2050년 2275만 5000명 등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생산가능인구 7.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50년에는 1.4명이 1명을 맡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의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03년 의복·모피와 섬유산업 종사자의 평균연령이 각각 39.2세와 38.2세로 10년 전인 94년에 비해 각각 5.8세와 5.2세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수출주력 산업인 철강(39.7세), 조선(38.6세), 자동차(36.2세)도 평균연령이 10년새 2.1∼3.3세나 높아졌다. 상의 관계자는 “산업현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임금부담은 높아지는 반면 생산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력 저하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균 김경두기자 windsea@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안산 ‘국경 없는 마을’

    [뒷골목 맛세상] 안산 ‘국경 없는 마을’

    지하철 4호선 안산역을 빠져나와 지하도를 건너면 원곡동이 시작된다. 이 원곡동이 몇해 전부터 ‘국경 없는 마을’이 되었다. 안산역을 뒤로 한 채 ‘원곡본동사무소’라는 팻말을 따라 광장약국 골목에 들어서면, 소규모 건설업체들이 일괄적으로 지은 2,3층짜리 다세대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비슷한 골목을 형성하고 있는데, 여기가 바로 ‘국경 없는 마을’이다. ●97개국서 모여들어 주로 3D업종 종사 ‘국경 없는 마을’은 과연 이름에 어울리게 이색적인 간판들이 골목 여기저기에서 쉽게 눈에 띈다. 코스모·타즈마할 등의 파키스탄식품점, 누산트라·마타하리인도네시아·모나스 등의 인도네시아식당, 랑카푸드라는 스리랑카식품상점, 몽골라이프라는 몽골식당, 파라다이스라는 파키스탄식당, 네팔식당, 베트남쌀국수 외에도, 왕중왕관점(王中王串店)·산동제일가(山東第一家)·연길랭면 등의 중국식당과 미처 수를 헤아릴 수도 없는 중국식품점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국경 없는 마을’은 안산지역의 반월공단이며 시흥공단, 그리고 가까운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이룬 마을이다. 그러고 보면 ‘국경 없는 마을’은 안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외국인노동자 거주지역인 셈이다.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노동자들이 소위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시나브로 우리나라를 찾기 시작하여 2004년 8월 현재 42만 여명에 이르고, 이중에 안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만 5만 명에 가깝다. 안산시의 총인구가 65만여 명이니 거의 8%를 차지한다. 저마다 출신별 나라도 다양하여 가장 많은 중국동포를 위시하여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스리랑카, 러시아, 몽골, 인도,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모두 97개의 나라에서 골고루 들어와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은 왜 이렇듯 안산지역에 집중된 것일까. 부끄럽지만 대답은 너무도 명확하다. 안산의 반월·시화공단은 소위 3D로 불리는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업종인 피혁, 도금, 조립, 자동차부품, 섬유, 신발, 가구공장 등이 다른 곳보다 비교적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 3D업종을 내국인 대신에 외국인노동자들이 기꺼이 떠맡은 것이다. 원곡본동사무소 어름에 있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찾아보면, 환영의 말이 인상적이다.‘잘 오셨습니다. 종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빚어 센터를 건축하고 의자를 마련하여 주님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우리도 병을 앓았습니다. 우리도 가난을 걸어갔습니다. 우리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무서운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아무 것도 없으면서 모든 것 가지고 있고, 모든 것 가지고 있으면서 아무 것도 없는 이 엄청난 자유인의 비밀은 우리가 살아계신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국경 없는 마을’에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말고도 여러 종교단체며 인권운동단체에서 ‘코시안의 집’‘외국인노동자컴퓨터교실’‘안산노동인권센터’‘안산여성노동자회’ 등을 설립하여 외국인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코시안은 코리안과 아시안의 합성어인데,‘코시안의 집’은 외국인노동자와 내국인과의 결혼을 통해서 만들어진 코시안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 가족의 여러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일하고 있다. 모르기는 해도 연말연시에 몰려온 한파 속에서, 이 땅에서 가장 춥고 허기진 이들은 다름 아닌, 외국인노동자들일 터이다. 그중에서도 소위 불법체류자로 몰려 더 이상 일할 곳도, 그렇다고 돌아갈 곳도 잃어버린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일 터이다. 작년 연말에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서 오히려 더 늘어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물경 2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총 외국인노동자의 절반에 가깝다. ●추위보다 더 무서운 불법체류자 단속 이를테면 ‘국경 없는 마을’에 거주하는 외국인노동자들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수가 불법으로 몰린 셈이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의 날씨도 날씨지만, 날씨보다 더 추운 것은 국경 없는 마을의 골목마다 꽁꽁 숨어서 출입국관리소 직원이라도 나타나지 않나 하고 바깥을 살피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떨리는 시선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뜻이야 좋다지만, 이들의 춥고 허기진 시선을 외면한 채 과연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성공할 수가 있을까.‘코리안드림’을 위하여 1000만원 가까운 엄청난 빚을 내어 이 땅에 들어왔다가 미처 빚도 갚을 수 없는 처지에 이르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기한을 넘기거나 역시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사업장을 옮기면서 불법체류로 몰려 끝내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외국인노동자들이 다른 것도 아닌 바로 고용허가제 때문에 더 이상 일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추위와 허기 속에 팽개쳐진다면, 그래도 이들을 위한 법이라고 강변할 수가 있을까.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실시되고 난 후, 외국인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식당이며 상점들이 절반 넘어 문을 닫고 말았다. 어렵사리 문을 열고 있는 식당이며 상점들도 숫제 손님을 구경할 수가 없다. 어쩌다 낯선 이가 나타나면, 주인 되는 이들마저 아연 긴장을 하여 날카롭게 눈빛을 세운다. 골목골목에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아직까지도 흘리고 있는 ‘피와 땀과 눈물’이 외국인노동자센터의 과거형 수사와는 달리 어디에서든 현재형으로 선연한 자국을 남기고 있다. ‘…우리도 병을 앓았습니다. 우리도 가난을 걸어갔습니다. 우리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무서운 죄를 지었습니다….’ 아름다운 환영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외면하는 법이 있는 한 ‘우리의 무서운 죄’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닐 터이다. ●전문점의 30~40% 비용이면 거뜬 흔히 여행의 참다운 목적은 자신이 머무르던 곳을 떠나 낯선 곳을 돌아보면서 무엇보다도 자신이 어제까지 머무르던 곳의 소중함을 새롭게 확인하는 데 있다고 한다. 만일 그대가 새해 벽두부터 문득 자신의 일상이 초라해 보이거나 자신이 지닌 어느 하나마저 무의미하게 여겨진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안산으로 떠나자. 서울에서 지하철을 탄다면 불과 한 시간 안에 그대는 ‘국경 없는 마을’이라는 낯선 곳에 다다를 것이다. 낯선 이들이 만든 낯선 골목을 천천히 돌아보며, 그렇게 낯선 이들이 추위와 허기로 빚어낸 ‘피와 땀과 눈물’을 만나면서, 그대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머무르던 곳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으리라. 그대는 그런 자기 확인의 과정에서 아무런 낯선 식당에라도 들어가, 겉모습이야 허름해 보이는 이국적인 식당들이 추위와 허기에 지친 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공간이 되는지도 함께 확인하자. ‘파라다이스’(031-491-3145)는 파키스탄인 압둘 살람이 주인이자 주방장인 식당인데, 그는 1999년에 내국인인 손효정씨와 결혼을 하여 딸까지 둔 소위 코시안 가족이다. 그 역시 외국인노동자로 들어와 10년 가까이 알루미늄 공장이며 새시 제작, 페인트공, 설비공 등을 거쳐 마침내 내국인과 결혼하여 식당을 차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파라다이스는 파키스탄의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을 사방의 벽에 빙 둘러가며 장식하여, 비단 파키스탄 출신뿐만이 아니라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그야말로 국경 없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자국인 위해 정통의 맛 철저히 고수 파라다이스는 메뉴 또한 다양하여 무튼카레라는 양고기요리에서부터 치킨카레라는 닭요리, 갈라카레라는 소심장요리, 케밥, 야채요리인 베지터블, 커스터드며 랏시 같은 우유음료며 티라는 전통차에 이르기까지 20종에 이른다. 이중에서 양갈비에 특유의 향신료며 카레를 넣어 볶아낸 무튼카레는 7000원이면 둘이서 충분히 먹을 만큼 양이 풍부하다. 이 무튼카레에 소위 탄도리라는 화로에서 즉석에 구워내는 밀빵인 로티를 곁들여 먹는데, 로티는 한 장에 1000원이다. 만일 서울의 인도나 파키스탄 요리 전문점에서 같은 양의 무튼카레를 맛보려면 적어도 서너 배는 족히 넘는 비용이 들 것이 틀림없다. 이밖에도 닭고기볶음인 치킨카레(6000원)를 위시하여 케밥(6000원)이며 베지터블(3000원) 등도 우리의 입맛에 거슬리지 않게 부드러운데,6000원짜리 메뉴는 모두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요리를 먹고 나서 커스터드(2000원)’ 랏시(2000원) 같은 우유음료며 티(1000원)를 후식으로 즐기다 보면 그대의 짧지만 의미 깊은 여행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 터이다. ‘베트남쌀국수’(031-492-0865)는 베트남 이주노동자 출신인 네티 하이투가 주인인데, 그녀 역시 한국인과 결혼하여 딸만 둘을 둔 코시안이다. 그녀는 1994년에 한국에 들어와 안산의 염색공장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공장에 근무하던 최을식씨와 1998년에 결혼을 하였다. 베트남쌀국수는 요즘 들어 전국의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요리가 되었지만, 그러나 다른 곳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어 맛이 얼마쯤 달라진데 비해, 이 곳은 손님들의 90% 이상이 베트남인들인 만큼 철저하게 정통의 맛을 고수하고 있다. 원래 ‘포’라고 불리는 베트남쌀국수(4000원)는 소고기뼈로 국물을 고아내고 역시 베트남 특유의 향초와 갖은 양념을 넣어서 간을 맞춘 다음에 소고기와 쌀국수에 부어내는데, 특이한 것은 녹두나물을 데치지 않고 날로 넣어서 함께 먹는다는 점이다. 쌀국수의 고소한 맛에 녹두나물의 싱그러운 맛이 겹쳐지고, 소고기 국물의 진한 맛이 특유의 향초와 함께 입안에서 어우러지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반다넴(6000원)이라는 베트남식의 만두도 있다. 돼지고기와 목이버섯, 당면, 양파, 당근, 달걀 등으로 만두속을 만들어 쌀죽을 써서 종잇장처럼 얇게 말린 만두피로 감싼 다음에 기름에 튀겨낸 원통형 모양새다. 반다넴은 양이 넉넉하여 둘이 먹어도 충분하다. 이밖에도 특이한 메뉴로는 쭈비론이라는 삶은 오리알이 있는데, 여느 오리알과는 달리 약간 부화시켜 껍질 안에 있는 흰자와 노른자가 저마다 세포분열을 거쳐 어느 정도 형체를 갖추려는 찰나에 이른 것이다. 식물로 표현하자면 씨앗들이 어느 정도 발아한 새싹과 비슷한데, 요즘 유행하는 새싹비빔밥이나 새싹쌈 등을 연상하면 된다. 부화된 오리알이라는 선입감만 극복하면, 뜻밖에도 입안에 찰싹 감쳐드는 별미를 맛볼 수 있을 터이다. ■ 쌀밥+육류요리 만물상 ‘뉴산타’는 인도네시아 식당 겸 카페인데, 뜻밖에도 송영민이라는 미혼의 한국 여인이 주인이고, 주방장이 부하리라는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그의 여동생은 같은 건물에 있는 아바시 커버레이션이라는 무슬림 식품 수입회사의 사장인 파키스탄인과 결혼을 한 코시안 가족이기도 하다. 송씨는 식당에 대한 정성이 남달라서 여느 식당과는 달리 넓은 홀에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이루고, 한편에는 노래방 기기까지 마련하여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방장인 부하리는 반월공단에 있는 리모컨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요리를 배워 마침내 요리사가 된 부지런한 젊은이다. 인도네시아식 일색인 메뉴로는 나시오또아얌, 나시소토아얌, 나시렌당다킹, 나시그라이캄빙, 나시하티, 나시 글라이캄빙, 나시핏겔, 나시고랭, 박스믹 등이 있다. 요리 이름 중에서 앞에 붙은 나시란 쌀밥을 뜻하는데, 이 쌀밥에 곁들이는 닭고기, 양고기, 쇠고기 등 육류에 따라 뒤에 붙은 이름이 달라진다. 이들은 모두 4500원으로 값이 같다. 이중에서 나시고랭은 대파며 고추, 양파, 생강, 양배추 등의 야채에다가 인도네시아식 향초를 넣어 볶다가 미리 튀겨낸 닭고기를 잘게 썰어 넣어 다시 볶은 다음에 소스와 달걀, 쌀밥을 넣어 마지막으로 볶아내는 식이다. 나시고랭은 인도네시아인들은 물론 필리핀이며 태국인들도 즐겨 찾고 있다. 이밖에 나시소토아얌은 닭고기에 당면, 카레, 월계수잎 등을 넣고 국물을 넣어 걸죽하게 끓여낸 것으로 밥과 함께 먹는데, 이때 새우냄새가 나는 뻥튀기 비슷한 크로푹에다가 양배추며 오이를 곁들인다, 나시오토아얌은 나시소토아얌의 재료를 국물이 없이 카레로 만들어서 밥과 함께 먹는 식이다.
  • 성비도 남남북녀

    지난해 남북한 주민들의 소득차이가 15.5배에 달하는 등 경제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남한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고 북한은 여자가 더 많아 통일되면 성비균형이 이뤄질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남북한의 모습’에 따르면 지난해 남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 2646달러, 북한은 818달러로 15.5배 차이가 났다. 전년에는 15.1배였다. 지난해 7월1일 기준 남북한 총인구는 7044만 7000명으로 세계 18위였다. 남한은 여자 100명당 남자가 101.4명인 데 비해 북한은 96.6명이다. 남북한을 합치면 99.8명으로 거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작물 재배면적은 남한 123만 6000㏊, 북한 159만 5000㏊로 북한이 더 넓었다. 그러나 쌀 생산량은 남한 445만t, 북한 172만t으로 남한이 2.6배였다. 반면 옥수수는 남한이 7만t, 북한이 171만t으로 북한 생산량이 24.4배나 됐다. 철광석 생산량은 북한이 443만 3000t으로 남한의 25배, 석탄 생산량은 북한이 2230만t으로 남한의 7배 수준이었다. /***제조업분야에서는 남한 우위가 더욱 두드러졌다. 자동차 생산은 남한이 317만 7900대로 북한(4800대)의 662배, 조강 생산량은 남한(4631만t)이 북한(109만 3000t)의 42.4배였다. 시멘트는 남한이 5919만 4000t으로 북한의 10.7배였다. /***/ 자동차 보유대수는 남한 1458만 7000대, 북한 24만 2000대로 60배 차이가 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고령 취업자 안전관리 허술] 예순넘긴 ‘황혼취업’…산재 무방비

    [고령 취업자 안전관리 허술] 예순넘긴 ‘황혼취업’…산재 무방비

    지식산업사회와 고령화사회 도래에 따른 근로자의 건강관리가 노동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산업현장 고령근로자의 안전과 건강, 복지 등의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안전공단은 미래사회에서의 효율적인 근로자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모색에 나서고 있다. ●“작업전 안전교육 제대로 했으면” 제조업체 간부로 일하다 정년퇴직 후 택시기사로 취업한 김형근(63·인천시 서구 가좌동)씨는 2002년 3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지금까지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실어증에 반신마비로 그 동안 모아놓은 전재산을 병원치료비로 모두 날려버렸다. 가족들은 산업재해 보상 신청을 했지만 1심에서 패소판정을 받고 2심을 준비중이다. 김씨의 가족은 “언제 나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병원비를 감당할 길이 없다.”면서 “택시회사나 국가차원에서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먹였다. 정년퇴직 후 재취업한 박주욱(62·서울시 구로구 독산동)씨.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집안에 틀어박혀 있기 따분해 올해 봄부터 건설회사 일용직원으로 취직했다. 박씨는 타일 붙이는 작업을 보조하다 발판을 잘못디뎌 떨어지는 바람에 척추를 다쳤다. 박씨는 “몇 푼 벌려다 병을 얻어 병원비만 축내고 있다.”면서 “나이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전교육 등이 있었더라면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처럼 고령자 취업이 늘면서 직업관련 각종질환과 안전사고 등 산업재해가 급증하고 있다. ●고령화 가속, 증가하는 산업재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를 넘어서면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2019년에는 이 비율이 14.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고령사회로의 전환은 미국·일본·프랑스 등 선진국들보다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은 노동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50세 이상의 고령자와 준고령자 취업인구는 지난 1999년 469만 4000명에서 지난해에는 531만 6000명으로 62만명이나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노동현장의 고령화는 산업재해의 급증을 초래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50세 이상 고령근로자의 산업재해는 1999년 1만 2970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만 8527명으로 4년 만에 120%(1만 5557명)나 증가됐다. 이는 30세 미만 근로자의 산업재해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고령근로자의 안전, 건강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령근로자 직업병 판정기준 모호 나이든 근로자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발생되는 질환은 뇌·심혈관계질환 및 근골격계질환이다. 단순반복작업, 중량물 취급작업, 직무스트레스 증가 등이 주 원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뇌혈관 질환에 대한 산업재해 판정기준이 애매모호하다. 방사선보건연구원 김수근 책임연구원은 “법원이 업무상 과로가 뇌심혈관계 질환에 미치는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일관성있는 기준보다는 주관적 판단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뇌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을 관리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나이든 미숙련 노동자들의 취업이 늘면서 재해율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사용자들이 공사현장 안전관리에 대한 투자를 높이고 고령 노동자에 대한 안전교육 등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상 최용규기자 jsr@seoul.co.kr
  • 조이혼율이란

    이번 기초단체 이혼통계는 조이혼율을 근거로 한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 1년간 전국의 읍·면·동 사무소 또는 시·구청에 신고한 혼인 및 이혼신고서의 인구동태 항목을 집계해 조이혼율을 산출했다.이혼신고서의 거주지는 남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다. 조이혼율은 한해 발생한 이혼건수를 해당연도 총인구로 나눈 뒤 1000을 곱해 산출한 이혼 발생건수를 말한다.해당연도 총인구는 7월1일 기준인구인 ‘연앙(年央)인구’를 쓴다.다시 말해 인구 1000명당 발생한 이혼건수를 뜻한다.산출방법이 간편하고 단일 지표로 이용하기 쉬워 대부분의 국가가 이혼빈도에 대한 공식통계를 집계할 때 활용한다. 조이혼율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혼빈도 관련 통계지표이기는 하지만 일부 제한도 있다.통계작성의 기준연도까지 혼인한 모든 유배우자 사이에서 일어난 이혼건수에 기초하므로 해당연도의 혼인건수와 직접 비교하면 해당연도에 혼인한 사람 중 이혼한 경우로 오인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또한 국민의 자발적인 신고로 작성되는 혼인 및 이혼신고서에 기초한 통계자료이므로 혼전동거,별거 등 최근 증가하는 사실혼 관계를 감안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그래서 설명력이 다소 부족해 국가 및 지역간 이혼율을 비교·해석할 때는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국민부담금 1인 400만원 육박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지난해 납부한 세금과 국민연금보험료·건강보험료 등 국민부담금 총액은 1인당 400만원에 육박,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국민부담금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돌파했다. 16일 재정경제부가 집계한 ‘연도별 조세부담률 및 국민부담률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부담률은 세금 147조 8000억원,국민연금보험료·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 35조 9000억원 등 183조 7000억원에 달해,국내총생산(GDP) 721조 3000억원의 25.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 4792만 5000명으로 나눌 경우 1인당 383만 3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금액으로는 9.4%,비율로는 1.1%포인트 각각 증가한 것이다.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보다는 금액으로 74.1%,비율로는 4.4%포인트 각각 늘었다. 또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2291만 6000명을 기준으로 할 경우 국민부담금은 801만 6000원으로 전년의 730만원에 비해 9.8% 늘어나 생계를 책임진 가구원들의 부담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GDP대비 국민부담률은 98년 21.1%(220만 2000원)였으나 99년 21.5%(244만 1000원),2000년 23.6%(290만원),2001년 24.1%(316만 4000원),2002년 24.4%(350만 5000원) 등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국민부담금이 이같이 급증한 것은 공적자금 상환과 환율안정 등을 위한 채권발행 등으로 연간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복지,국방 등 사업예산이 계속 증가추세이고 사회보장기여금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계 일류에서 배운다-日 JR동일본] ‘세금먹는 하마’가 ‘민영화 교과서’로

    지난 1987년 국철(JNR)이 민영화되기 전 2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진 일본 철도산업은 그야말로 ‘세금먹는 하마’였다.그러나 민영화 이후 JR동일본,JR서일본,JR동해 등은 화려하게 변신했다.특히 도쿄와 일본 동북지역에서 영업중인 JR동일본은 올 3월 결산에서 1043억엔(약1조 430억원)의 순익을 내는 세계적 우량기업으로 변신했다.이에 따라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도입한 도쿄대 등 일본 국립대학들이 민영화교사로 JR동일본 경영진 모시기 경쟁을 벌일 정도다. |도쿄 이춘규특파원|JR동일본은 지난 1987년 일본 국철 JNR(Japanese National Railways)가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행한 민영화 과정에서 탄생했다.특히 동일본은 도쿄생활권을 영업기반으로 해 일본 철도산업이 적자구조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이런 JR동일본은 민영화 원년부터 흑자경영기조를 구축,민영화 성공의 국제적 모범사례로 평가된다.특히 올 3월의 결산에서 연간 영업수익이 1조 8972억엔,영업이익 3075억엔,경상이익 1832억엔에 당기순이익이 1043억엔에 이르는 우량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대로 가면 망한다” 정신무장 단단히 일본 국철은 “더 이상 국민의 세금을 퍼부을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수년간 최고 13만명의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거쳐 민영화를 단행한다.이렇게 해서 JR동일본,동해,서일본,시코쿠,규슈,홋카이도 등 JR 6개 회사가 탄생했다.이 중에 JR동일본이 2002년 6월,서일본이 올 2월 완전 민영화됐고,나머지는 아직 중간단계다. 상처를 수반한 채 단행된 민영화는 시행 첫 해인 1987년부터 경상이익 770억엔을 기록하는 등 효과가 곧바로 나타났다.직원들이 “이대로 가면 망한다.”며 경쟁 정신으로 재무장,목표를 조기달성했다고 한다. 이후 변신노력은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인력활용 효율을 극대화했다.돈이 될 만한 철도부지는 팔아 부채를 줄였다.사업성이 있는 토지는 직접 건물을 지어 수익성을 높였다.아웃소싱 등 철저한 경쟁원리를 도입했다. 17년의 뼈를 깎는 노력은 효과가 컸다.현재 무디스나 S&P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은 JR동일본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있다.부채는 여전히 많지만 이익을 많이 내기 때문이다.운수업체 전반에서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고,경영 안정성은 전 기업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라는 게 경제관련 전문지들의 평가다. 실제 순이익이 지난해 869억엔,올해 1043억엔,내년 결산기에는 1080억엔(약 1조 800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수익구조가 탄탄하다. ●군살빼기로 경쟁력 키웠다 JR동일본은 국철 시절의 무사안일,비효율을 배격해 변신을 이룰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종신고용 등 일본식 온정주의도 버렸다.군살도 뺐다. 인적 구조조정도 계속,2001년 7만 5000명선이던 직원수가 지난해는 7만 1000명선으로,올해는 6만 8000명선으로 줄었다.승무원,기관사 등 핵심 요원들은 고용의 안정성을 보장하지만 비용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역내운전 등은 아웃소싱을 했다. 부채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민영화 초기 6조 4000억엔이던 부채를 3조 9000억엔 수준까지 줄였다.조만간 3조엔대 초반으로 끌어내려 이자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홍보부 마스야 가즈시는 “합리화,효율화만이 요구된다.”면서 “첨단기술을 집적,세계 제일의 철도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차역을 쇼핑·오락등 대중소비 중심으로 JR동일본은 수익구조의 70% 정도는 수도권전철과 신칸센 수입이다.30% 가까이는 부대사업에서 얻는다.수도권전철과 신칸센의 수익 기여 비율은 5대 3정도인 상태다.마스야는 “철도부분 수익구조가 점차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업분야에서 수익을 증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된다는 사업은 뭐든지 한다.운수사업을 기초로 호텔,소매·음식업,물류, 여행업·렌터카,프로축구단,광고·출판,청소업 등 다양하다.광범위한 철도부지와 연관된 사업을 하기 위해 부동산관리,건설컨설턴트,주택분양,설비보수사업도 벌이고 있다.전국의 호텔만도 42개나 된다. 그 중에서도 역사를 이용한 쇼핑센터의 운영이 눈에 띈다.큰 역,작은 역을 가리지 않고 식당은 물론 책방,음반가게 등 개찰구안 역구내서도 사업을 한다. 기차역이 기차를 타러가는 곳만이 아니라 쇼핑과 오락 등 지역대중소비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려는 복안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승객감소로 인한 철도산업 자체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예를 들어 하루 이용승객이 100만명이 넘는 도쿄 신주쿠역(사철 포함) 등의 승객을 그냥 보내지 않고 수익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역쇼핑센터에서 팩스송신·택배·공연 티켓구입·휴대전화 급속충전까지 안 되는 것이 없을 정도여서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경영환경,장밋빛만은 아니다 JR동일본의 장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전체 영업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반전철 승객이 96년 이후 상당히 줄고 있다.15세에서 64세까지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경영안정성 위협요인은 많다.2006년 이후 총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다행이라면 JR동일본 영업지역인 수도권 인구는 2016년까지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점이다.위험에 대처할 시간이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의 귀재로 꼽혀 국립대학이나 기업의 유명 강사인 오쓰카 무스다케 사장은 “시장경쟁의 격화와 인구감소 등 경영환경은 엄중하고,결코 낙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성장과 안정을 동시추구, 기업 체질을 강화해 극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일각에서는 “민간회사 JR동일본의 본격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taein@seoul.co.kr
  • 가사 공평부담 8%뿐… 고된 삶

    ‘국내 인구 100명당 49.7명.평균 27.3세에 결혼하며,15세 이상 인구 10명 가운데 5명 가량이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다.10가구 중 2가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2004년을 살아가는 한국 여성의 자화상이다.통계청이 30일 펴낸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이 가정과 직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졌으나 복지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남아 선호 및 가사 부담도 여전히 여성에게 고통이 되고 있다. 총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9.7%로 남녀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2002년 태어난 여아는 23만 6000명으로 남아(25만 9000명)보다 2만 3000명이나 적었다.초혼연령이 높아지고 동갑·여성 연상의 부부도 늘어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여성의 상당수는 여전히 가사에 대한 남녀 공평 부담을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사를 여성이 주도하는 가정은 2002년 88.9%에 달한 반면,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가정은 8.1%에 그쳐 과거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2년 여성의 공적연금 가입비율은 32.7%로 남성(67.3%)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특히 노령연금을 받는 여성은 27.9%에 그쳤다. 15세 이상 여성 중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응답은 64.4%였고,‘야간보행에 두려운 곳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도 58.8%나 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천주교 “젊은 신자들 없어 걱정”

    한국천주교 신자의 증가폭이 급락하는 추세 속에서 고령화가 가속화돼 천주교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특히 신자의 고령화는 우리 사회 전체의 고령화 현상을 앞지르는 수준이어서 사목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계에 높아지고 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CK)가 16일 발표한 ‘2003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각 연령대별로 평균 25.2%의 신자 증가율을 보인데 반해 40세 미만의 연령대는 평균 10.6%가 감소했다.50대와 60대에서는 각각 22.9%와 36.7%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7∼19세는 9.1%,20대와 30대는 각각 7.7%,7.2%의 높은 감소율을 보여 대조적이다. 이같은 고령화 현상은 지난 2002년에 비해 훨씬 심화된 것으로,2001년까지 높은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약간 증가율이 높긴 했지만 비교적 고른 분포의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크게 다른 현상이어서 주목된다. 통계에 따르면 2003년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중 천주교 신자는 443만 791명으로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 9.1%를 기록했다.신자 총수 대비 신자 증가율은 1.9%로 총 8만 3186명이 증가했는데,이는 전년도 2.8%의 증가율에 비해 0.9%가 감소한 것이다.특히 1994년 이래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여와 처음 1%대로 떨어졌다. 영세자의 경우 13만 5379명이 세례를 받아 2002년 13만 7723명에서 2344명이 감소,2002년 대비 1.7%가 감소했다.냉담자가 35.7%나 될 정도로 많지만 주일미사 참례자는 26.9%에 불과해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했다.성직자수는 2002년 3379명에서 3584명으로 늘어나 6.1%의 증가세를 보인 반면 신부 1인당 평균 신자수는 1237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51명이 감소했다. CCK는 “신자의 감소와 고령화 추세는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의 경우 고령화가 심각할 만큼 빠르게 진행돼 노인사목 강화 같은 사목적 대안 마련과 함께 주일학교 교육,청소년·청년 사목 강화 등 다각적인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한국복지경제연구원 정경배 원장

    “건강한 노인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창업을 지원하고,노인인력 뱅크를 통해 노인인력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이는 곧 젊은 세대의 고용증대 효과도 가져오지요.”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회장 차흥봉)는 지난 18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노후대책-국가냐 개인이냐’를 주제로 고령사회 포럼을 개최했다.정경배(66·경제학박사) 한국복지경제연구원장이 주제발표자로 나섰다.그는 의학발달과 출산억제 등으로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고령사회로 전환해간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또 고령인구가 34.4%가 되는 2050년에는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4433만명으로 감소한다고 했다. 아울러 생산연령인구가 2000년에 71.7%에서 2050년에는 55.1%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이럴 경우 생산인구 감소와 소비수요 격감으로 경제는 활력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특히 전체인구의 세 사람 중 한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다는 분석이다.때문에 2000년에는 10명의 생산인구가 1명의 노인을 부양했지만 2050년에는 1.6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할 형편에 이른다는 것. 따라서 △기초소득 보장 △기초의료 보장△기초주거 보장 △기초교육 보장 △기초복지서비스 보장 등 5가지 분야에 대한 노인복지 정책을 내실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현재의 경로연금을 개선하고 △긴급식품권 및 긴급의료권과 같은 여러 안전망을 구축해야 하며 △중증·치매노인들을 중심으로 한 장기요양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사회통합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등의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정년퇴직 후 건강하게 오래 사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반면 노인의 경제력 및 취업률이 저조해 대부분 노후생활을 자녀에게 의존하지요.활기찬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인의 사회적 경험,특성 등을 살려줘야 합니다.” 정 원장은 이를 위해 노인과 기업을 연계하는 ‘노인인력 뱅크’와 지자체별로 ‘고령자 창업지원단’을 운영하는 방안이 강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앞으로 우리 사회는 스웨덴처럼 가족의 기능을 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체해주는 ‘가정 같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월드이슈-EU 빅뱅시대] 인류 최대 정치실험 막 올랐다

    |브뤼셀(벨기에) 함혜리특파원| 유럽연합(EU)이 1일 새 역사의 장을 펼친다.이날 10개국이 한꺼번에 가입,회원국 수 25개국에 총인구 4억 5000여만명,국내총생산(GDP) 8조 8000억유로에 이르는 최대의 국가연합으로 거듭나는 것이다.새로 회원국이 되는 나라는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몰타,키프로스 등 중·동부 유럽 국가들.2차대전 이후 동서로 분열됐던 유럽이 이제 EU라는 한지붕 아래 동고동락하는 ‘가족’이 된다.베를린 장벽이 무너진지 15년 만이며 신규 회원국들이 가입 협상을 시작한 후 6년만이다.EU는 정치·경제적으로 막강한 결속력을 과시하며 국제정치 및 경제의 역학구도에서 비중있는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그러나 각국의 이질적 역사와 문화적 배경,경제·사회체제를 극복하고 ‘유럽 합중국’ 건설이란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류 최대의 경제실험으로 일컬어지는 유로화 도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EU가 역사적인 빅뱅과 함께 시작한 정치적 실험이 과연 성공할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 커진 유럽 EU의 확대는 ‘유럽 국가들을 EU라는 같은 배에 태움으로써 전쟁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평화체제를 구축하고,경제적으로 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는 유럽통합운동의 이상론에서 출발했다.이번 EU 확대는 무엇보다 유럽 대륙에 안정과 번영,민주주의의 발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EU 집행위원회의 장크리스토프 필로리 확대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EU 빅뱅의 목표는 EU 창설 당시와 변함없다.”며 “이는 인권,민주주의,법치의 확대와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대외적 의미는 더욱 크다.25개국으로 확대된 EU는 외형만으로도 국제정치 역학구도에서 막강한 파워를 갖는다.서유럽만의 반쪽짜리 유럽이 아니라 동·서가 합쳐짐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유럽을 대표하게 됐다.특히 슈퍼파워 미국의 독주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미국을 견제하며 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엠마 우드윈 대외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EU 확대는 전쟁과 갈등,경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안고 있는 유럽에 평화의 기틀을 제공하고 대외적으로 유럽의 외교력을 높인다는 전략적 사고에서 출발했다.”며 “EU의 ‘소프트파워’는 미국의 ‘하드파워’를 견제하는 힘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적 분열 가능성은 상존 그러나 유럽통합 회의론자들은 외형적 통합이 진정한 통합으로 직결되는 것은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새로 가입한 10개국 중 7개국이 미국에 우호적인 옛 공산권 국가들로 여전히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지난해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 개전 당시에도 이들 ‘새 유럽국’들은 미국을 지지해 미국으로부터 ‘늙은 유럽’으로 분류된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이 미국의 일방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 대조를 보였다.유럽헌법 제정을 둘러싸고도 늙은 유럽과 새 유럽은 대립하고 있다.필로리 대변인은 “신규 회원국 대부분이 민주화 과정에서 미국의 많은 지원을 받았고 아직도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밀착해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며 “이들 국가들은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정치적 분열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외교 분석가들은 이같은 이유로 새로 태어난 거대 EU가 미국에 대한 유럽의 견제 역할을 강조하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통합의 기관차’를 자임해 온 기존 메이저 국가들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통합론자들은 “스페인이 사회당 정부의 출범으로 ‘늙은 유럽’ 대열에 합류했으며 프랑스와 영국은 유럽공동방위군을 창설하는데 합의하는 등 정치적 분란의 요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지난해로 종결됐다.”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 정치적 문제 외에도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EU 확대 이후 기구 비대로 인한 EU의 비효율성,동·서 경제력 격차,동구인들의 서구 불법 이민 심화 가능성 등 부작용에 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문제는 회원국간 경제적인 격차에서 비롯된다.과거에는 비슷한 경제구조와 소득수준을 지닌 국가들간의 통합이었지만 이번 확대에서는 가입국들의 소득 수준과 경제구조가 기존 회원국들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이번 확대로 7500만명이 새로 EU의 국민이 됐다.인구 수로 보면 전체 EU 인구의 20%에 해당하지만 경제규모로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신규 회원국들의 소득 수준은 EU 평균의 40%에 불과하다. 회원국간 경제적 격차는 기존 회원국과 신규회원국 모두에게 불만 요인으로 작용한다.통합세(1인당 연 25유로)를 내는 기존 회원국 국민들은 왜 우리가 세금을 내서 그들을 먹여살려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인다.실업률이 높고 임금이 싼 중·동 유럽국에서 서유럽으로 불법이민이 대거 유입할 것도 우려한다.스페인 포르투갈 등 EU의 보조금 혜택을 누린 국가들은 보조금이 가난한 새 회원국으로 넘어가는데 대해 볼멘소리를 한다.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익숙해 있던 새 회원국 국민들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물가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유럽헌법안 마련 시급 EU 확대에 따른 체제정비도 발등의 불이다.EU는 기구 마비 현상을 막기 위해 EU의 운영 원칙과 규정을 담은 단일 문서인 ‘EU 헌법’ 제정을 추진 중이지만 회원국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합의 실패의 주 원인은 의사결정 방식이다.EU 헌법 초안은 확대 이후 의사결정 방식을 ‘회원국 과반수 찬성에,찬성국 인구수가 전체 EU 인구의 60%를 넘어야 한다’는 이중다수결제도를 채택하도록 했다.이를 적용하면 자연히 인구가 많은 독일과 프랑스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스페인과 폴란드는 헌법안의 채택을 거부했다.그만큼 회원국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lotus@seoul.co.kr˝
  • 전북도 “낙후지수 반영해주오”

    오는 4월부터 발효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다양한 낙후지수를 종합해 반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북도는 11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시행령 제정 관련 전국 16개 시·도 기획관리실장 회의에서 정부가 마련중인 특별법 시행령에 12개 분야 낙후지수를 산출해 적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도는 이날 현재 산업자원부가 구상중인 6개항의 지표별 발전 정도는 지역실정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면서 이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도는 산자부의 ▲연평균 인구변화율 ▲인구밀도 ▲재정자립도 ▲총사업체 종사자비율 ▲노령인구비율 ▲총인구수 중 의사의 비율 외에 1인당 GRDP 등 6개항을 더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가사항은 ▲대학 미충원율 ▲중앙공공기관수 및 근무인원 비율 ▲실업률 ▲도시적 토지이용률 ▲자동차 보유 가구수 비율 등이다. 또 산자부의 ▲연평균 인구변화율은 인구감소율로 ▲총사업체 종사자비율은 총사업체 종사자의 전국대비 점유율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관계자는 “국회에서 제정된 균형발전특별법은 낙후지역과 농·산·어촌의 ‘생활환경 개선’ ‘지역의 특성있는 발전’ 등 선언적 규정만 담고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이같이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각 지역의 개발정도를 평가하는 낙후지표 산출 방식은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우 도로율 등 8개항,국토연구원은 재정자립도 등 15개항,산업연구원은 경제활동 참가율 등 10개항을 평가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지구촌은 FTA 바람

    9일 한국 국회에서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또다시 무산된 것과 대조적으로 세계 각국은 수출시장 확대를 통한 자국 경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인도와 태국 등 아시아 6개국이 8일 FTA에 서명했고,미국과 호주가 FTA 협상을 타결짓는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무역블록화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8일(현지시간) 제조업 부문에 대한 관세인하를 골자로 한 FTA를 체결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협정 체결로 미국은 호주에 대한 수출품 가운데 99%에 대해 비관세 혜택을 받게 됐고,호주는 대미 수출품의 97%에 대해 비관세 혜택을 누리게 됐다.이에 따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은 항공기 자동차 기계류 컴퓨터 제조업 부문 수출에서만 한 해 평균 20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호주는 의약품 자동차부품 오토바이 등의 부문에서 수출이 27억달러 이상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와 태국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 6개국도 이날 태국 푸케트에서 오는 2017년까지 관세장벽 전면 철폐 등을 골자로 하는 FTA에 서명했다고 와타나 무앙숙 태국 상무장관이 밝혔다.총인구 13억명의 남아시아·동남아시아에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출범,역내 교역 및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이들 국가는 18개월간의 협상을 거쳐 세부 내용을 마무리짓게 되며 실제 교역자유화 조치는 2005년 중반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태국과 인도,스리랑카 등 비교적 경제력이 있는 3개국은 우선 오는 2012년까지 관세를 전면 철폐하고,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등 저개발 국가들은 2017년까지 관세를 철폐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싱가포르와 파키스탄도 FTA를 체결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샤우카드 아지즈 파키스탄 재무장관이 9일 밝혔다. 새해 들어 세계 각국의 FTA협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다자무역체제인 세계무역기구(WOT) 도하개발어젠다 회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세계 각국은 FTA라는 양자무역체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네팔,부탄,스리랑카,몰디브 등 남아시아지역협력협의체(SAARC) 7개국은 1월 초 2006년부터 남아시아자유무역협정(SAFTA)을 발효하기로 합의했다.인도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1월 말 FTA 전 단계로 특혜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미국과 코스타리카도 FTA협상을 최종 타결지었다.싱가포르와 유일하게 FTA를 체결한 일본은 올 들어 필리핀·말레이시아와 FTA협상을 개시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아시아 국가중 가장 적극적인 싱가포르는 지난 1일 미국과의 FTA가 발효된 것을 비롯해 호주,뉴질랜드,일본,스위스,노르웨이 등과 협정을 체결했고 인도,바레인,캐나다,칠레,스리랑카와 협상을 진행중이다.지난해 11월 말 현재 WTO에 통보된 FTA는 273개이며 이중 189개가 발효중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EU 꿈과 도전/(하)EU의 숙제

    유럽연합(EU)이 출범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심각한 분열상을 보였던 회원국들은 오는 5월 10개국의 신규 가입이라는 경사를 앞두고도 프랑스와 독일의 안정·성장협약 위반 때문에 또 다시 강대국과 중·소국간 갈등을 드러냈다. 정치적 통합을 위해 제정을 추진해온 유럽연합 헌법은 지난 연말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단일화폐를 도입함으로써 경제공동체를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유로화의 초강세 행진으로 유럽중앙은행을 통한 단일금리정책에 대한 회의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2000년 3월 EU 정상들은 리스본에서 “오는 2010년까지 EU를 가장 앞선 지식기반 공동체로 만든다.”는 내용의 리스본 선언을 채택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유럽인들은 정치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개별국의 이익보다는 공동의 성공,점진적 성취를 이뤄갈 것이 분명하다.하지만 산적한 과제 앞에서 통합의 길은 멀고도 험해만 보인다. |프랑크푸르트(독일) 릴(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북부도시 릴에는 파리∼암스테르담을 왕복하는 TGV(탈리스)가 서는 릴 플랑드르역과 유럽 대륙과 영국을 오가는 초고속열차 유로스타가 지나가는 릴 유럽역 등 2개의 역이 있다.이들 역 사이에 있는 쇼핑복합상가 유러릴(EuraLille)은 릴 시민들뿐 아니라 네덜란드,영국,벨기에 등 인근 국가에서 온 월경(越境) 쇼핑족들로 항상 북적인다. 벨기에의 브뤼헤시에 사는 크리스틴(53)은 지난 연말 어머니와 3자매,이웃 등 13명과 자동차를 나눠 타고 1시간 거리의 릴에 와서 크리스마스 쇼핑을 했다.연말 가족모임에서 입을 스웨터와 선물용 액세서리 등을 구입했다는 크리스틴은 “벨기에보다 물건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싼 편이어서 릴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프랑스인 스테판(38)은 업무차 브뤼셀을 찾을 때마다 담배를 여러 갑 마련한다.벨기에의 담뱃값이 프랑스보다 갑당 1유로 정도 싸기 때문이다. 유럽경제통화동맹(EMU) 회원국들이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채택한 지 5년째,유로화가 실제 ‘손으로 만져지는 통화’로 유로지역 12개국에서 유통되기시작한 지는 3년째다.유로화는 유럽인들의 소비 패턴을 바꾸는 동시에 심리적인 통합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국제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 대표적인 유로화 사용 지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이 초강세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로화의 경제적 효과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영국과 스웨덴·덴마크 등 비유로국들은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를 도입하는 것은 불편을 초래하고,특히 경제에 별로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을 미루고 있다. ●‘안정된 통화' 시장 신뢰 쌓여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를 단일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유로 지역 12개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고 있다.ECB는 세계적인 금융불안 속에 출범한 EMU 체제가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한다. ECB의 프란체스코 라자페로 국제 및 유럽관계 담당국장은 “EMU 회원국간 통화장벽 철폐로 역내 단일시장이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고 말했다. 실제 각국의 국제채무증서 중 유로화 표시증서 비중은 2003년 6월 말 현재 30.4%로 1999년 6월 말에 비해 9%포인트 상승했다.BIS(국제결제은행)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는 유로 지역 이외의 외환시장 거래 중 17% 정도 사용됐으며,전세계 외환거래 가운데 미 달러-유로화 거래가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무역 결제통화로서 유로화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유로 지역의 비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의 50%,수입의 45%가 유로화 표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로서 유로화가 빨리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라자페로 국장은 “워낙 규모가 컸던 프랑스의 프랑화와 독일 마르크화를 아우르는 유럽의 단일통화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고,ECB가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을 편 결과 ‘유로화는 안정된 통화’라는 시장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9·11사태 등 외부적인 위험 요인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라는 방어벽 덕분에 유로 지역 국가들은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구축,큰 경제적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물가고로 ‘불만’ ECB의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은 유로 지역의 물가안정 유지에 대체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유로 지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9년 1.1%를 기록한 후 2000∼2002년 각각 2.1%,2.3%,2.3%로 목표치인 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로화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유로화 도입 후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다름슈타트 공대생인 슈테판 로셔는 “유로화 도입 후 오른 물가 때문에 연금생활자나 학생 등 저소득층은 살아가기 힘들다.”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스리랑카인 비자이는 “집세가 유로화 도입 후 30% 정도 올랐다.”며 “한달 수입이 1500유로인데 집세 500유로를 내고 나면 집사람과 둘이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푸념했다. 독일인뿐 아니라 유로화가 도입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유로 지역 대부분 사람들은유로화가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물가고를 부추겼다고 여기고 있다.EU 집행위가 최근 유로 지역 12개국의 1만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로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유로화 도입 이후 체감물가가 올랐다고 응답했다.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로,특히 이탈리아·네덜란드·독일·그리스에서 체감물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단일통화의 사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47%로 지난해(50%)보다 3%포인트 줄었다. ●역내 기업들 수출경쟁력 약화 유로화는 출범 후 3년간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2000년 10월 한때 0.82달러까지 하락했던 유로화는 2003년 말 1.25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 초 1.28달러를 돌파,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 폭이 커지고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ECB는 지난 8일 당분간 기준금리(2%)를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유로화의 강세 행진은계속될 전망이다.이같은 유로화 강세는 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슈테판 베르그하임 거시경제팀 수석연구원은 “유로 지역 국가들간 교역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로의 강세에 따른 환리스크는 없지만 유로화 강세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10월 독일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14.3%나 줄었는데 이는 순전히 환율 탓이다.그는 “유로 지역의 경제가 2004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 확실하지만 유로화 강세로 회복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ECB의 안정 위주 금리정책 기조가 경기침체와 유로 강세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헌법제정 난항 정치통합 제동 |브뤼셀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의 경제적 통합에 이은 정치적 통합의 발판이 될 EU 헌법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제정 과정에서 노출된 회원국들간 심각한 대립과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해 6월13일 EU 헌법 초안을 마련했다.EU 헌법 초안은 회원국 확대 이후 EU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주요 권력구조,의사결정방식 등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헌법안은 10개 가입예정국을 포함한 정부간회의(IGC)를 거쳐 조문을 확정한 뒤 올 상반기부터 국별 비준을 시작,2006년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원국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12월13일 EU 정상회의에서 조문 승인에 실패했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최근 EU 헌법의 연내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연내에 제정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헌법안은 현재 6개월 임기의 국별 순번제 의장 대신 2년6개월 임기(중임 가능)의 EU 대통령직을 신설,정상회의 의장 및 EU 대외대표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당 위원을 1명씩 두되 투표권이 있는 위원수는 2009년 11월부터 15명(현행 20명)으로 축소해 국별 순번제로 선임하도록 했으며 외무장관직을 신설하도록 했다. 의사결정방식과 관련,헌법안은 ‘가중다수결제’의 정의를현행 국별로 사전에 부여된 가중치에 의한 다수결 대신 회원국 과반수와 EU 회원국 총인구의 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변경했다.각 회원국의 거부권 행사범위를 축소하되 외교안보·국방·조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거부권을 유지,만장일치 방식에 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현재 EU 헌법안과 관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는 대통령직 및 외무장관직 신설과 집행위 축소,의사결정방식의 변경 등에 찬성하고 있으나 대륙 중심의 유럽통합에 소극적인 영국은 거부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특히 스페인과 폴란드 등 중소국들은 EU 확대를 계기로 강대국들의 입김이 더 강해지고,자국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해 가중다수결제의 적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와 스페인의 투표권 고수에 강경한 비판 입장을 보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EU 내 ‘선도 그룹’을 창설,통합 심화에 찬성하는 일부 국가만을 대상으로 분야별로 기구 및 정책 통합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유럽통합의 ‘이중속도론’으로도 불리는 이 제안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EU 내 분열을 자초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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