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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나눔 NEWS]우울증 환자 ‘묻지마 총기난사’ 살인미수죄 성립할까

    우울증을 앓고 있는 30대가 술에 취해 자신의 집 베란다 밖으로 공기총을 난사했다. 그가 쏜 수십발 중 한 발이 놀이터에서 놀던 학생에게 맞았다. 이 경우 살인미수죄가 성립할까. 법원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39)씨는 술을 마신 후 장롱에 있던 구경 5㎜ 공기총을 꺼냈다. 납탄을 장전한 이씨는 베란다로 나가 인근 놀이터와 주택가 골목길을 향해 수십발을 난사했다. 공교롭게도 놀이터에서 놀던 유모(16)군이 왼쪽 무릎에 총알을 맞아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씨는 우울증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상태였다. 평소 신변을 비관해 온 데다 최근 아버지마저 위암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상태가 더 나빠졌다. 이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얼마 전에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벽을 향해 공기총을 10발이나 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였다. 평소 총기를 좋아한 듯 2005~2008년 세 차례에 걸쳐 150만원을 주고 모의총을 구입하기도 했다. 검찰이 이씨를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살인미수와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이었다. 하지만 1, 2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과 서울고법 재판부는 모두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린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대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리고 총기를 압수했다. 검찰은 “사람이 납탄에 맞으면 사망할 수 있는 만큼 이씨에게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자신의 행위에 의해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이를 행하는 심리상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유군을 조준해 쏘았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공기총의 유효 사거리가 30m인 반면 유군이 총에 맞은 장소는 80m나 떨어져 있었으며 ▲사건 시간(오후 7시 5분)이 야간이어서 이씨가 유씨를 잘 볼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이씨가 전과가 없고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는 의견이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건 기록을 봐야겠지만, 검찰이 재판부가 합리적 의심을 갖지 않을 만큼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소심 담당 검찰인 서울고검은 내부 검토를 거쳐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아기 코알라 총알 15발 맞아 ‘충격’

    호주 퀸즐랜드 선샤인 해변 인근에서 총격을 받고 죽은 어미 코알라와 심하게 다친 아기 코알라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퀸즐랜드 경찰 측이 최근 위와 같은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가까스로 구해진 아기 코알라는 해변 인근의 야생 동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프로도’란 별명을 가진 이 코알라는 당시 몸 곳곳에 산탄을 맞았고 심지어 두개골에 금이 가는 큰 상처를 입었다.이 매체에 따르면 프로도의 위장과 창자, 그리고 두개골 부위에서 총탄 3알을 제거 했으나 아직 12알이 남아 있어 위험하다. 수의사 엠버 질레트는 “프로도가 안정을 취할 수 있다면 좀 더 총알을 제거하고 상처를 치료를 할 수 있다.”며 “현재 이 아기 코알라는 수혈뿐만 아니라 정맥 항생제, 수액, 진통제까지 맞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을 보고 기절할 뻔 했다. 범인들이 아무 위협도 가하지 않는 코알라를 쏘고 싶어 한 이유를 짐작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호주 인들은 격분해 코알라를 쏜 범인에게 동일한 처벌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코알라는 1930년 모피무역에 의한 사냥으로 호주 남부에서는 멸종될 정도로 그 수가 급감해 현재 보호 동물 중 하나다. 코알라에게 위해를 가하면 최대 22만5000달러(한화 약 2억5400만원)의 벌금형이나 구금 2년형에 처해진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양이 목숨은 정말 9개?…총 3번 맞고도 생존 ‘기적’

    3번이나 총에 맞고 목이 매달리는 학대 속에서도 목숨을 부지해온 ‘강한 생명력’의 고양이가 언론에 소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고양이는 ‘제시’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공기총으로 3번 이나 얼굴을 맞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가느다란 실에 목이 묶인 채 대롱대롱 매달린 흔적도 발견됐다. 제시의 혀는 새까맣게 변해 있었고 눈은 실명된 상태다. 공기총에 맞은 탓에 안면마비 증상도 보이는 이 고양이는 버스 운전기사(46)에게 구출돼 목숨을 건졌다. 제시를 처음 발견한 운전기사 존은 “동물이든 사람이든 살아있는 것에 이런 짓 자체가 악마를 연상케 한다. 누구도 동물을 이렇게 학대할 권리는 없다.”며 분개했다. 이어 “처음에는 몸에 박힌 총알을 제거했는데 몸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다시 병원에 데려갔다. 그 결과 목에서 얇은 실로 매달린 듯한 흉터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수의사 대니얼 라이언은 2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고양이의 몸에서 총알을 제거할 수 있었다. 그는 “출혈이 심했고 심하게 상처를 입은 상태였기 때문에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면서 “제시가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안면마비 및 실명, 청각장애 등이 치료될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고양이의 목숨이 9개라더니 사실인 것 같다. 기적같은 일”, “이토록 잔혹하게 동물을 학대한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 벌을 내려야 한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한편 존 부부는 제시를 학대한 사람이 인근에 사는 청소년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대포폰(大砲phone)/박대출 논설위원

    대포차, 대포광고란 게 있다. 원래는 자동차업계나 광고업계 용어다. 자동차 업계는 매달 판매 실적을 집계한다. 시장 점유율 경쟁은 과열되기 일쑤다. 가끔 대포차 수법이 동원된다. 팔리지 않은 차량을 팔린 것처럼 위장하는 편법이다. 대포광고도 비슷하다. 스폰서의 요청이 없는데도 내보내는 광고다. 이 경우의 대포는 무기 대포(大砲)와 다른 의미다. 허풍이나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란 뜻이다. 그런 사람을 빗대는 말도 된다. 무기 아닌 대포는 진화되고 있다. 허풍, 편법에서 가짜, 불법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대포차, 대포통장, 대포폰은 ‘대포 3종 세트’라고 불린다. 이때 대포차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예 다른 사람 명의로 등록해 놓고 운행하는 차량이다. 대포통장, 대포폰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대포들은 관련 업계나 경찰, 범죄인들 사이에서 쓰이던 합성 은어(隱語)였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영역이 확장됐다. 대포폰은 2003년 국립국어원 신어(新語) 자료집에 등록됐다. 대포차는 그 이듬해 훈민정음 국어사전에 올랐다. 은어에서 정식 단어로 넘어간 것이다. ‘대포 공화국’이란 말까지 나온다. 인터넷 아이디를 도용한 대포아이디, 다른 사람 휴대전화 번호로 스팸문자를 보내는 대포문자 등도 등장했다. 대포 카드, 대포 인터넷 전화 등도 있다. 이런 대포들은 명의를 도용하거나 차용한다. 정상적으로 쓰일 리가 없다. 범죄의 필수 품목이 돼 버렸다. 보이스피싱, 인터넷 쇼핑 사기, 뺑소니, 허위 납치나 폭로 협박, 세금 포탈 등. 그런데도 수백개, 수천개 인터넷 사이트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청와대의 대포폰 제공 논란이 거세다. 청와대 측이 대포폰을 개설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건네줬다는 것이다. “5개다, 1개다.” “의도적 은폐다, 아니다.” 등 공방이 오간다. 야당은 대대적인 사정 정국에 맞설 호재로 삼을 태세다. 민주당은 특검 공세로 이어가고 있다. 논란이 조기에 가라앉기는 쉽지 않을 분위기다. 어쨌든 권력 심장부인 청와대가 이런 논란의 진원지가 됐다. 진위 여부를 떠나 그 자체가 씁쓸하다. 한때 이런 썰렁개그가 유행했다. ‘북한 김정일이 남침하지 못하는 이유-집집마다 핵(核)가족, 골목마다 대포집, 거리엔 총알택시, 술집엔 폭탄주’. ‘이유 2’엔 이런 게 추가되지 않을까. ‘주차장엔 대포차, 주머니엔 대포폰, 금고에는 대포통장’. 이쯤 되면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로 맞설 수 있을까.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찰떡궁합 3남… 불협화음 장남] 김정일과 공안부대 보위부 시찰… 김정은 선군 행보

    [찰떡궁합 3남… 불협화음 장남] 김정일과 공안부대 보위부 시찰… 김정은 선군 행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얼굴)이 김 위원장과 함께 국가안전보위부 지휘부를 현지지도하고 전투기술 훈련상황을 지켜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밝혔다. 지난달 말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 보도는 지난 5일 미사일 부대로 알려진 인민군 제851군부대의 포사격 훈련 참관에 이어 두 번째다. 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인민군 제10215군부대 지휘부를 시찰해 부대의 임무수행 방식을 이해한 다음 군인들의 훈련을 보셨다.”며 “훈련 결과에 큰 만족을 표시하고 부대의 전투력을 일층 강화하기 위한 과업들을 제시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이 언급한 제10215군부대는 인민보안부과 함께 북의 양대 공안기관으로 꼽히는 국가안전보위부의 대외명칭이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의 보위부 시찰은 후계 정착을 위해 내부 반발을 통제하는 최일선 기관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 김정은을 비난하는 얘기가 나돌아 보위부가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며 “김 위원장 부자의 보위부 시찰은 후계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알보다 식량”이라고 언급했다는 김정은의 행보는 여전히 선군정치에 머물러 있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은 25일 중국군의 6·25참전 60주년 기념일을 맞아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군중대회에 참석하고 궈보슝(郭伯雄)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군사대표단을 만났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김정은 “총알보다 식량”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지명된 3남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과거엔 식량이 없더라도 총알이 없어선 안 됐지만, 지금은 총알이 없어도 식량은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조선노동당 간부들에게 배포된 내부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국내 문제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던 김정은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이 밝혀진 것은 지난달 당 대표자 회의에서 후계자로 확정된 이후 처음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제 얼굴을 비춰 보며 지냈다고 말하는 황당한 꼬마가 여기 있다. 태어나면 눈도 못 뜨고 울기 바쁜 범인(凡人)들과 달리 녀석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의 남편’(결코 아버지는 아니다)이 자신을 장사꾼으로 키우겠다는 소리, 어머니가 양철북을 선물해 주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야기는 점입가경이다. 아직 푸르죽죽한 아기는 남자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어머니의 제안을 호의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심했단다. 이 아이의 이름은 오스카. 독일 전후(戰後) 문학의 대명사이자 가장 잔혹한 성장소설 ‘양철북’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머니와 ‘추정상 아버지’인 어머니의 사촌이 벌이는 질펀한 애정 행각, 어머니 남편의 콤플렉스와 욕망을 관망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고, 두 아버지를 ‘고의적으로’ 죽게 한다. 이런 오스카에게서 동심을 발견하긴 힘들 것이다. 그를 통해 발견되는 것은 아이들의 내면과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의 세계다. 우리는 오스카라는 안경을 통해 독일 사회와 소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런데 렌즈 자체가 이미 왜곡되었던 것일까. 안경에 비친 풍경은 모두 처참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하다. ●정신병자가 회고하는 20세기 초 풍경 작품은 정신병원 환자인 서른 살 오스카의 회고담으로 구성된다. 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단치히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때는 1920년대부터 50년대, 전 지구적으로 사람들이 불안에 휩싸이고 공포에 휘청이다 고독 속으로 침잠하던 그 시기, 독일인 그리고 독일인들이 경멸하는 ‘폴래커’(폴란드를 경멸하여 부르는 말)들이 뒤섞여 살던 곳에서 오스카는 나고 자랐다. 집안 거실과 안방, 아버지의 식료품점뿐만 아니라 이웃의 집, 학교, 우체국, 시장 등 온갖 곳에서 오스카는 부모와 똑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어떤 격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는 소시민, 자신들의 콤플렉스와 탐욕으로 시대의 광기를 부른 부모 세대다. 오스카는 광기의 징후가 어디에서나 발견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 세 살배기 시절 이미 세계에 대한 권태에 사로잡힌 오스카에게 남은 건 이제 양철북뿐이다. 그는 세 살이 되는 생일에 스스로 계단에서 떨어져 추락하면서 성장을 멈춘다. 어른이 되길, 즉 소시민이 되길, 미친 시대에 똑같이 미친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되길 온몸으로 거부했던 셈이다. 그런 뒤 오스카는 부모와 교사가 요구하는 규범에 모르쇠로 일관, 목에 걸고 있는 양철북만 허구한 날 두들겨댄다. 어른들은 그의 북을 빼앗으려 하지만, 오스카는 소름 끼치는 비명으로 멋지게 막아낸다. 오스카는 결코 언어적 규칙하에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떠올려보자. 일반적인 가치 판단에서 비껴난 지대에서 북을 두드리고 소리 지르는 94㎝의 자그마한 아이를. 과거와의 결별은 지금의 변신을 요구하는 법, 어머니의 남편을 죽게 만든 스물한 살의 오스카는 그 장례식에서 ‘자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전체주의 광기의 죽음이 그 다음 세대의 성장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장’ 거부한 북 두드리는 주인공 그러나 그는 결코 곧게 자라지 못한다. 머리는 점점 더 커지는데 다리와 몸통 길이는 그에 비례해 자라지 않은 데다, 등 뒤에는 혹이 생겨났던 것. 세 살배기 오스카는 이제 곱사등이 오스카가 되어 버렸다. 그는 전쟁 주범인 아버지 세대를 죽게 하긴 했으나 여전히 왜소하고 심지어 불구자다. 드디어 신장이 1m를 넘겼지만, 성장을 거부했던 시절의 흔적은 그의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작은 몸집에 머리만 커다란, 게다가 등 뒤에는 한 짐을 싣고 있는 이 남자의 회고를 우리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최고의 입담꾼일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그는 그저 전쟁의 충격이 빚어낸 몽상가, 제멋대로 날조하는 이빨의 소유자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는 유아적이고 불구자인 독일 정신의 현신(現身)은 아닐까. 어머니를 경멸하고 아버지를 증오했던 아들은, 부모가 죽은 후에도 그들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하고 또 제 키를 온전히 키우지도 못하고서, 멋대로 과거를 각색해 허풍 떠는 정신병자로 세계 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회고자가 난쟁이라는 사실이 이야기를 믿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니다. 여기서 1m 조금 넘는 그의 키 높이는 그와 세계 간의 미묘한 거리감이다. 그 키 탓에 사람들은 종종 허리 밑에 서 있는 오스카의 존재를 잊은 채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싸우고, 성교한다. 그리고 오스카는 보고 들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제 해석대로 적어 내려갔던 것이다. 오스카, 그는 세계 속에 살고, 세계 자체를 자기 신체로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 작은 키로 자신을 감춘 채 다른 각도에서 세계를 향해 눈알을 굴리는 한 마리 개구리다. 이 개구리는 두 개 언어를 구사한다. 그는 한편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북을 두들기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신병원 안에서 글을 쓴다. 글을 쓰는 건 곱사등이 오스카지만, 그의 생애 전반을 결정짓는 것은 그가 ‘어버버’ 소리밖에 못 내던 시절 내지르던 비명과 두드리던 북소리다. ●유아적·불구자 같은 ‘독일 정신’ 꾸짖어 병실 안에서 그가 쓰는 매끈한 텍스트에는 양철북의 깡깡대는 소리로 주조된 날카로운 비명, 유리병 깨지는 소리, 계단을 구르는 소리, 어머니의 만족스러운 신음, 시끄러운 북소리, 수많은 이웃들의 등에 총알이 박히는 소리 등이 겹쳐진다. 미친 인간들의 미친 놀음이 당연시되던 미친 시대의 파편들이 계속해서 오스카의 말 사이사이로 비어져 나온다. 베를린 장벽이 굳건하게 서 있고, 전쟁 중이었던 1937년에 떨어진 명령이 전후인 50년대까지도 유효한 시대에, 오스카는 살아남은 자이자 고아로서 기괴한 전쟁 기록을 남긴다. 거기에서 히틀러, 강제수용소, 연합군 등은 다 미소(微小)한 음향효과에 불과하다. 그는 화약 연기 없이 2차 대전과 전체주의를 그린다. 주요 등장인물은 육욕의 화신, 식욕의 화신, 잔인한 장난을 일삼는 어린 아이, 심약한 이웃사촌. 오스카의 글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키는 북소리와 펜의 사각대는 소리로 축조된, 한 소년과 가족을 중심으로 한 움직이는 미로, 길고도 잔혹했던 어느 전쟁에 대한 가장 기괴한 기록물 중 하나다.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스컹크 잡으려다 자기 얼굴에 발포한 ‘바보’

    총의 안전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하는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호주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한 남성(31)이 스컹크를 잡으려다가 그만 자기 자신을 잡을 뻔 했다고. 대니얼 맥대니얼스라는 이 남성은 지난 1일 친구의 집을 찾아가던 중 도로가에서 두 마리의 스컹크를 발견했다. 그는 차에서 22구경의 라이플 소총을 꺼내 스컹크를 조준하기 위해 잠시 개머리판을 바닥에 내려놨다. 이때 그는 무심코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다가 그만 총에 맞고 말았다고. 매너티 카운디의 한 보안 관계자는 “그는 불행하게도 총알 한 발이 장전됐던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총알이 그의 오른 손가락에 구멍을 내고 왼 뺨을 지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고 전했다. 한편 그 조심성 없던 남성의 부상은 불행 중 다행으로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해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가스통·알몸시위 中 ‘강제철거’ 갈등폭발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중국에서 불법 강제철거로 인한 주민과 개발업체의 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폭력적인 개발업체에 대항해 가스통을 매달고 끝장 시위를 하는 중년여성이 현지 언론매체에 보도되는가 하면 알몸으로 항의하는 20대 여성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 런민왕(人民网) 에 따르면 최근 네이멍구의 후허후터의 한 철거예정 아파트에서 한 중년 여성이 가스통을 옆에 두고 개발업체의 일방적인 철거통보에 분노를 드러냈다. 그녀가 사생결단 시위를 감행한 이유는 재개발업체가 이주를 거부하는 주민들에게 실제 총알을 넣은 협박편지를 보냈기 때문. 현지 주민들은 아파트 건물 외벽을 부수고 협박하는 개발업체에 대응해 자살시도를 벌이는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허베이성 시링에 사는 한 20대 여성이 강제철거에 반발해 옥상에 올라가 옷가지를 벗어던지며 반발했다. 이 시위로 주변 도로에 정체가 빚어지고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나 2시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일방적인 강제철거를 감행하는 일부 개발업체의 만행이 시작되면서 ‘딩즈후’(끝까지 버티는 철거민)와 강제 철거업체의 대전을 모티브로 한 게임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등 재개발 열풍에서 비롯된 민심이 악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강제철거를 단속하라는 긴급통지를 내렸지만 부동산개발업체에게 토지를 넘겨 큰 수익을 얻으려는 지방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데이비스컵] 17세 정석영, 한국 테니스 구하기

    [데이비스컵] 17세 정석영, 한국 테니스 구하기

    ‘정석영의 한국 남자 테니스 구하기.’ 고등학교 2학년인 17세의 정석영(부산 동래고)은 이형택(34) 은퇴 이후 10년 이상 후퇴한 남자 테니스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다. 지난달 국제테니스연맹(ITF) 태국퓨처스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 부산챌린저대회 단식에서 사상 최연소 승리를 기록한 그는 올해 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 8강에 올랐던 기대주다. 빠른 발과 지능적인 플레이, 두둑한 배짱은 나이답지 않다는 게 중평. ‘서브 앤드 발리’와 포핸드도 돋보이지만 벌써 시속 200㎞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서비스는 “주니어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양손 백핸드가 자신 있다.”는 그는 “힘이 좋은 서양 선수들의 총알 같은 서브를 받아내는 리턴기술이 우리에게 부족하고, 또한 내 약점이기도 하다.”고 냉철한 진단까지 내릴 줄 안다. 그런 그가 한국 테니스를 구하러 나선다. 정석영은 최근 김남훈(현대해상)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합류했다. 데뷔전은 17일부터 사흘간 경남 창원시립코트에서 열리는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Ⅰ그룹 필리핀과의 2차 플레이오프(4단식1복식). 한국은 올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의 1회전에서 거푸 패해 Ⅰ그룹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이번 경기가 마지막 시험대가 된다. 이 중요한 시합에 정석영은 대표팀 5명 가운데 임용규(19·명지대)에 이어 첫날 단식 두 번째 주자로 나선다. 김 감독은 16일 대진 추첨 뒤 “전략상 용규와 석영이 등 ‘10대 듀오’를 필승카드로 내세웠다. 향후 한국 테니스를 책임질 재목들이 국제 경험까지 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살인놀이 킬 팀/이춘규 논설위원

    영화 ‘디어 헌터’(1978)는 꽃다운 청춘들의 잔인한 전쟁이야기다. 종종 사슴 사냥을 하던 미국 젊은이 세 명이 베트남전에 참전, 포로가 되어 잔인한 고문과 죽음의 공포로 인해 육체와 정신이 망가진다. 고문의 한 방법인 러시안 룰렛(회전식 연발권총에 총알 한 발만 장전하고, 머리에 총을 겨누어 방아쇠를 당기는 목숨을 건 게임)에 빠져 막장까지 간다. 전쟁은 잔인하다. 인간의 광기를 격발시킨다. 보복이 보복을 낳고, 피가 피를 부르는 악순환. 인간을 짐승처럼 만든다. 전투물자 암시장은 전장보다 더 치열하다. 베트남전쟁 때 암시장은 잔혹했다. 황석영은 ‘무기의 그늘’을 통해 세 명의 입장에서 베트남전쟁을 해석한다. 암시장의 진상을 파악하려는 한국 수사대 요원 안영규의 눈으로 전장 밖 전쟁이야기를 펼쳤다. 안영규는 베트남의 해방을 위해 싸우는 공작요원 팜 민 등과 암시장을 매개로 관계를 맺는다. 살아남기 위해 서로 먹고 먹힌다. 비참하게, 교활하게 삶을 이어가지만 인간성은 철저히 파괴된다. 1980년 군 시절 베트남전 전투부대 출신인 한 부사관의 증언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의 눈은 살기로 빛나 독사로 불렸다. 피맛을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병 용사들은 처음 전투에서는 총을 하늘에 대고 쏠 정도로 겁을 낸다. 하지만 옆에서 전우가 총을 맞아 다치거나 숨지면 눈빛이 급변한다. ‘피맛’을 보며 살기를 뿜어낸다. 복수의 일념에 잠재된 잔인성이 폭발, 킬러로 변한다. 전쟁은 사람을 완벽하게 바꾼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주둔의 앳된 미국 여군이 알몸의 이라크인 수감자 목에 개처럼 줄을 묶은 뒤 의기양양하게 포즈를 취한 모습은 전쟁의 인간파괴를 보여줬다. 참전 뒤도 심각하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다. 총격전이나 폭격 등을 경험하며 정신적 타격을 받아 정상적 사회생활이 어렵게 된다.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이라크·아프간 전쟁 참전 후 귀국한 미군 중 20%가량인 30만명이 PTSD나 우울증세를 갖고 있다. 아프간에서 살인놀이를 한 소위 5명의 미군 ‘킬 팀(kill team)’. 미군 스트라이커 여단 캘빈 깁스(25) 하사 등 5명이 올 1·3·5월 세 차례 아프간 민간인 3명을 수류탄과 총으로 쏴 살해하고, 일부는 죽은 사람의 손가락을 기념품으로 보관했다가 최근 적발됐다. 시신 옆에 서서 기념촬영도 했다. 수많은 양민학살 등 보다 끔찍한 전쟁 참상은 허다하다. 인간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전쟁은 피하자.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K9 자주포 등 ‘결함투성이’

    육군의 주력 대포인 K9, K55 등 K계열 자주포에서 결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엔진, 변속기, 펌프 등 여러 품목에서 결함이 발견됐지만 개선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국방위 민주당 소속 안규백 의원실이 최근 군 당국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은 ‘K계열 자주포 사용자불만 접수 및 처리결과’ 목록을 서울신문이 분석한 결과,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엔진 내부에 구멍이 생긴 K9뿐 아니라 K55에서도 모두 75건의 결함 발생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해 터키 등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K9 자주포는 현재 500여대가 실전에 배치, 운영 중이며 군 당국은 1000여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K55 자주포는 K9 자주포가 나오기 이전까지 국군 포병의 핵심으로 간주되던 대포다. 자료에 따르면 부대에서 장비사용에 문제가 있어 군수사령부, 방위사업청 등으로 신고된 건수는 2007년 24건, 2008년 11건, 2009년 24건, 올해도 지난 5월까지 6건이다. 직접 접수된 65건 외에 2006년부터 접수 받은 제품의 이상에 대해 처리 결과를 통보해 준 것까지 합치면 147건이나 된다. 이 가운데 26건이 첨단 디지털 자동방식으로 가동되는 K9 자주포다. K9의 경우 전날 군이 발표했던 것처럼 핵심 부품인 엔진 관련 결함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왔다. K55 자주포는 더 심각하다. 부위별로 멀쩡한 데가 없을 정도다. 펌프, 방열기, 덮개, 총알을 발사시키기 위해 압력을 높이는 총포강 폐쇄장치 등은 단골 결함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자이언트’ 황정음, 행방불명 예고… 세남자 행보 관심집중

    ‘자이언트’ 황정음, 행방불명 예고… 세남자 행보 관심집중

    민우는 미주로 인해 태어나서 처음 행복하다고 했다. 큰오빠 성모는 미주가 삶의 이유라 했다. 작은오빠 강모는 어린 시절 잃어버린 미주를 다시 만난 뒤 행복을 꿈꿨다. 9월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극본 장영철, 정경순 / 연출 유인식) 34회분에서는 임신한 미주(황정음 분)을 둘러싼 세 남자의 처절한 아픔이 그려졌다. 갑자기 자취를 감춘 미주 때문에 민우(주상욱 분)은 애가타고, 원수의 자식을 사랑한 여동생을 바라보는 성모(박상민 분)와 강모(이범수 분)는 가슴에 피멍이 들었다. 미주는 조필연(정보석 분)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향했다. 자신이 원수의 아들 민우를 사랑하고 있고, 현재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만난 예비 시아버지는 한없이 다정했다. 조필연은 그간 민우의 사랑을 한낱 연애놀음으로 치부해왔다. 그간 미주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취한 이유도 민우의 사랑에 섣불리 반대했다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보건설을 무너뜨리기 작전이 수포로 돌아갈까 염려했기 때문. 하지만 미주가 민우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눈치 채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하루바삐 쇼를 끝내고 미주를 떼어버려야겠다고 작정한 것. 심장이 없는 지략가 조필연은 미주에게 통장을 건네며 “평생 죽은 듯 살아라. 다시 앞에 나타난다면 그땐 진짜 죽을 수도 있다”고 본색을 드러냈다. 미주는 민우와 이별해야 한다는 두려움 앞에 무너졌다. 그런 미주의 곁으로 큰오빠 성모가 다가왔다. 성모는 조필연에게 복수하기 위해 십여 년간 신분을 숨기고 뒤치다꺼리를 해왔다. 그에게 떨어진 임무는 민우의 여자 뱃속에 아이를 지우는 것. 그 여자가 자신의 여동생 미주임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성모의 억장도 무너져 내렸다. 성모는 참담한 심정을 애써 추스르고 미주에게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미주는 “민우 씨가 다 해결할 거다. 아버지는 그런 분 아니다”고 울부짖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강모 역시 미주를 향해 “그렇게 부르지마. 절대 조필연 그자식을 아버지라 하지마. 우리 아버지를 그놈이 죽였다”고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강모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조민우 그 새끼, 내가 죽여버리겠다”고 날뛰었다. 이를 지켜보던 성모는 조용히 “죽여도 내가 죽여”라며 다독였다. 민우를 친동생처럼 아꼈던 성모는 급히 민우와 약속을 잡은 뒤 총알을 장전했다. “미주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야. 그게 지금 그 이유가 없어졌다. 나 더 이상 세상 살고 싶은 셍각 없다”고 되뇌는 얼굴에서 고통의 깊이가 느껴졌다. 민우는 성모를 보자마자 “미주 어디 있냐”고 물었다. 성모는 그런 민우를 죽이려 달려들었다. 성모가 분노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없던 민우는 “형도 내가 한심해 보이냐”며 “그냥 죽여. 미주 어디 있는지 가르쳐주지 않을 거면 그냥 죽여”라며 오열했다. 차마 민우를 죽일 수 없던 성모는 뒤돌아서며 “다시는 그여자를 찾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품은 미주는 아이를 지우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대 위에 올라 마음을 다잡던 미주는 민우의 아이를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 “저 안할래요”라며 수술을 포기했다. 미주는 강모와 성모가 수술을 기다리는 사이를 틈타 병원을 빠져나갔다. 홀로 택시에 올라 “미안해 큰오빠, 작은오빠”라며 눈물을 삼켰다. 뒤늦게 미주가 떠났음을 깨달은 강모와 성모는 병원을 뛰쳐나갔다. 여동생의 부재에 흔들리는 강모의 눈빛이 어린 시절 미주를 잃어버렸던 처절한 기억을 불러냈다. 사랑하는 연인이자 사랑스러운 여동생인 미주를 둘러싼 네 남자의 갈등은 절정을 맞이했다. 미주를 사랑했던 세 남자에게 미주의 행방불명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방송후반 등장한 다음 방송분 예고편에서는 짙은 화장을 한 미주의 얼굴이 공개돼 “혹 ‘가수의 꿈’을 이루고 무대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 =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도박혐의’ 신정환, 빚 갚아도 방송복귀 미지수▶ 김태희, ‘12cm 얼굴크기’에 양동근 대굴욕 퍼레이드▶ 정가은 "JYP에 억대 계약금 요구…원더걸스 될 뻔"▶ 해충송 시리즈 화제..처치곤란 ‘연가시송’ 등장▶ SM, 샤이니 캄보디아 카피그룹 등장에 "조치 취할 것"▶ ’사람 공격’ 황소상어, 강에서 잡혀 ‘아찔’
  • 늘어난 8분30초… 캐머런 감독은 뭘 더 담았을까

    늘어난 8분30초… 캐머런 감독은 뭘 더 담았을까

    정확히 8분30초 늘어났다. 26일 개봉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감독판 ‘아바타 스페셜 에디션’ 얘기다. 감독판은 감독이 자신의 의도에 맞게 재편집한 영화를 뜻한다. 그렇다면 늘어난 8분30초에 캐머런은 무슨 내용을 더 담고 싶었을까. ① 폐허가 된 학교 주인공 제이크(샘 워싱턴)가 그레이스(시거니 위버) 박사 일행과 함께 인간과 나비족의 화합을 위해 세웠던 학교를 방문하는 장면이 추가됐다. 제이크는 칠판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총알 자국과 그 연유를 진지하게 묻는다. ② 스펙터클 사냥 장면 나비족의 대규모 사냥 장면도 추가됐다. 뿔 달린 소인 ‘스텀비스트’를 사냥하는 것. 나비족에 동화된 제이크와 그의 로맨스 상대인 네이티리(조 셀다나), 차기 부족장인 츠테이(라즈 알론소) 등 나비족들이 하늘과 땅을 넘나드는 스펙터클한 장관을 연출한다. ③ 강해진 로맨스 관객들이 가장 기대했던 장면일 수도 있겠다.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교감 장면이 새로 들어갔다. 기존에는 제이크가 아바타 링크에서 벗어나 눈을 뜨면서 한바탕 혼란을 겪는데, 그 전에 네이티리와 진정한 교감을 나누게 된다. ④ 츠테이의 죽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원래 츠테이는 판도라를 공격한 인간들과 공중전을 펼치던 중 지상으로 떨어져 최후를 맞이하지만 감독판에서는 나비족들이 죽어가는 츠테이를 찾아내 그의 최후를 지켜보는 장면이 추가됐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에도 관객들이 ‘8분30초’를 위해 아바타를 다시 찾을지는 미지수다. 안방극장으로 비유하자면 조금 늘어난 재방송 격이기 때문이다. 아바타 이후 여러 3차원(3D) 영화를 접한 관객들이 이번 감독판을 통해 새로운 영상미를 발견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다만 아바타를 놓친 관객이나 ‘영상 혁명’을 일으켰던 원조 영화를 추억하고자 하는 관객들에겐 괜찮은 기회일 수 있겠다. 영화가 3D와 아이맥스(초대형 고화질)로만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115곳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총 맞은 줄 몰랐어요!” 세계서 가장 둔한 남자

    “총 맞은 줄 몰랐어요!” 세계서 가장 둔한 남자

    “총에 맞은 줄 몰랐어요!” 독일에 사는 한 남성이 총알이 머리에 박힌 줄도 모른 채 5년을 넘게 지내온 사실이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최근 독일 경찰은 “건설업계에서 일하는 35세 남성의 뇌에서 작은 총알을 발견했지만 본인은 총에 맞았다는 사실 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2004년 또는 2005년 지인의 새해 파티에 참석했다가 총에 맞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당시 술에 매우 취한 상태여서 자신이 총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다행히 총알은 깊이 박히지 않아 상처는 곧 아물었다. 이 ‘둔한’ 남성은 자신이 총에 맞았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살다가 최근 들어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두통이 갑자기 심해지고 머리에 혹이 만져져서 이를 치료하러 갔다가 알게 됐다.”면서 “단지 머리 쪽이 조금 따가웠을 뿐, 당시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그가 사건 당일 이후 한 번도 병원에 간 적이 없어 총상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에게 총을 쏜 뒤 치료하지 않고 도망간 용의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민주 청문회 ‘실리’찾기

    8·8 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의 ‘수 읽기’가 복잡해지고 있다. 야당은 18일 “총알받이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게 당력을 낭비하지 않겠다.”며 조준 대상을 전방위로 확대했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차명계좌 특검’을 제안하는 등 여권에서 이슈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즉각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특검 운운은 본질을 호도하고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인사청문 대상자의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탈세 등 의혹에 대한 관심을 돌려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등에게 관심을 돌려 상임위별로 인준 통과를 적극 저지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청문회 전날까지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말바꾸기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김태호 실체 시리즈’를 발표하겠다고 천명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 5당 공동으로 19일 노무현 재단과 함께 조 후보자 사퇴 및 지명 철회 긴급 집회를 열기로 하고, 앞서 노무현 재단 주도로 조 후보자를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보이콧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청문회를 통해 각종 불법행위 등 청장 후보자로서의 부적격성을 철저히 파헤쳐 청와대와 여당에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행정안전위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청문회를 하지 않으면 여당이 ‘요식 행위’로 조 후보자를 통과시키고 부적격성을 검증할 기회조차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측은 위법 전력이 뚜렷한 조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못할 경우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어 필승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청문회를 보이콧해서 여당이 단독 처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권의 도덕성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단독 처리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연말 예산 처리까지 끌고 가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 민주당 간사 이용섭 의원은 이날 여당의 증인 채택 반대를 비판하며 청문회와 관련해 “중대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청문회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야당의 증인을 왜 여당이 세우려고 하느냐. 해도, 안 해도 결과가 똑같으면 뭐하러 하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기재위 의원들은 “핵심적인 증인의 출석이 필요하다.”며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소유 여부에 대한 조사를 맡았던 안홍구 전 국세청 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국회 임명동의안이 필요 없는 조현오·이현동 후보의 경우 이 대통령의 결단에 맡기고,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서는 방어 전략을 마련하는 등 투트랙 접근법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조현오는 방패?

    조현오는 방패?

    조현오는 ‘총알받이’?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관련 발언 등으로 사퇴 요구에 시달리고 있지만 청와대는 내정철회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강제로 낙마를 시킬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6일 “어떤 사안이 터질 때마다 (후보자의) 내정을 철회하면 대통령의 인사권은 누가 보호하느냐는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의 집중포화가 조 후보자에게만 집중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실세인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 이 대통령의 측근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상대적으로 ‘화살’을 덜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결국 조 후보자를 전면에 내세워 바둑의 사석(捨石)처럼 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은 조 후보자에 대한 파면과 구속수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자질과 도덕성이 없는 경찰청장 내정자를 청문회장에 들이는 것 자체가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검찰이 조 후보자의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관련)발언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이상 반드시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도 “조 후보자는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한 현행범으로 반드시 파면시키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나라당은 야권의 구속수사 요구를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맞서면서도 거센 비난여론을 의식해 ‘조현오 선긋기’에 나섰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내각의 면면을 보니 흠 있는 인사도 있고, 책임져야 할 인사도 포함돼 다소 유감스럽다.”며 조 후보자의 발언 파문을 에둘러 비판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조 후보자 임명 강행은 상당한 부담”이라면서 “다만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수·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MLB] 추신수 보살 ML1위

    ‘추추트레인’ 추신수(28·클리블랜드)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한 어깨를 뽐냈다. 16일 시애틀과의 경기가 열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홈 구장. 4회 초 무사 1루에서 외야수 추신수는 호세 로페스의 우익수 뜬공을 잡아낸 뒤 곧바로 1루로 총알송구를 날렸다. 1루로 돌아오던 러셀 브래니언은 머뭇거리다 그대로 아웃됐다. 홈팬들은 추신수의 호수비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시즌 10번째 보살(송구로 주자를 아웃시키는 것)이다. 추신수는 이 부문에서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와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선두에 올랐다. 추신수는 이날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작성, 3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벌였다. 타율은 .290을 유지했다. 하지만 삼진을 3개나 당한 것은 보완할 점이다. 시애틀의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구위에 힘을 쓰지 못했다. 7회 2·3루에서 추신수를 고의볼넷으로 걸러내는 등 시애틀 배터리의 집중견제는 여전했다. 팀은 7회에만 7점을 뽑아내며 9-1 대승을 거뒀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독립정신, 타인 배려로 승화해야”

    “독립정신, 타인 배려로 승화해야”

    “자기 희생정신은 일제 강점하에서도 필요했지만 이제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으로 승화돼야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 역사를 남의 얘기로 받아들이는 게 안타깝죠.”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광복절을 맞아 ‘종로경찰서 폭파 의거’를 일으킨 의혈단 김상옥 의사의 조카인 김창수(78)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명예교수를 13일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만났다. 이탈리아 역사가 크로체의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특히 근현대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담했던 일제강점기를 잊지 말고 이해의 폭을 넓혀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과가 사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행동으로 자신이 한 말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미반환 문화재를 반환하는 것은 물론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그냥 말에 그치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는 “친일 후손들은 친일로 말미암아 얻은 재산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귀국도 못한 채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면서도 “국가보훈처가 이들을 찾아도 기록이 없어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역사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발히 이뤄져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친일문제 청산문제에 대해서는 “과거에 대한 평가는 정확히 하되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 발전을 위해 합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1996년 정년퇴직,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맡은 김 교수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최근까지 아홉 차례 한·일 역사에 관한 학술 심포지엄을 주도했다. 그는 “일본학자 중에는 도쿄대 와다하루키 같은 양심적인 학자들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활발한 학술교류를 통해 친분도 쌓고 서로 이해를 넓혀 나가 일제 식민지배의 모순에 대해 보다 사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후배 사학자들에 대해 “‘침략’이라고 막연한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침략이라고 하려고 해도, 침략의 실상을 나타낼 수 있는 더 철저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당숙 김상옥 의사는 1923년 1월 항일운동 탄압의 상징 같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지고, 혈혈단신 일경들과 시가전을 벌였던 인물이다. 서울 효제동 시가전에서 15명의 일경을 쓰러뜨리고 마지막 남은 총알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적에게 잡히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의혈단의 강령에 따른 것이다. 김 의사의 의거 이후 가족들은 직장을 잃고 일제를 피해 도피생활을 해야 했다. 직계는 물론 김 교수의 가족들도 수난을 당했다. 김 교수도 일제치하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전학만 다섯 번 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우리구 창의왕] 은평구 이재석 주무관

    [우리구 창의왕] 은평구 이재석 주무관

    8월 무더위에 ‘폭설’을 떠올려 본다. 펄펄 내리는 함박눈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올 1월 서울에 발이 푹푹 빠지는 폭설이 오자, 각 구청은 염화칼슘을 뿌려 제설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다가오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은평구 ‘폭설의 재발견’을 활용하는 구청들이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은평구는 올 1월4일 폭설이 내리자, 직원과 구민들이 힘을 합쳐 도로에서 눈을 밀어내기에 바빴다. 길가에 산처럼 쌓여 있는 눈더미를 눈여겨본 이재석(48) 관광공보과 주무관의 머리에 ‘반짝’ 불이 들어왔다. 눈을 옮겨 눈썰매장을 만들어 겨울방학을 즐기는 어린이들에게 넘겨주면 어떨까. 우공이산(愚公移山)이 아니라 ‘재석이설’이었다. 이 주무관은 10일 “모아둔 눈이 얼어서 빙판이 되면 구민들이 걸어다니기도 어렵기 때문에 길가에 산처럼 쌓인 눈을 처리해야만 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눈썰매장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관광공보과장을 타고 부구청장까지 총알처럼 전달됐다. 구에서는 그달 6일부터 도로, 주택가 여기저기 쌓아둔 눈을 녹번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트럭으로 퍼 나르기 시작했다.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아 하얀 눈은 말 그대로 깨끗하고 순수했다. 퍼 나른 눈으로 높이 5m, 길이 30m의 눈썰매장을 만들었다. 녹번초교 운동장의 완벽한 변신이자, ‘폭설의 재발견’이었다. 치워 없애야만 했던 폭설이 생각을 바꾸자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로 변신한 것이다. 입소문이 퍼지고 아이들이 즐거워하자 응암동 소재의 연은초교 운동장에도 똑같은 눈썰매장을 만들었다. 서울신문 1월13일자 26면을 비롯해 언론에도 대서특필로 보도되었다. 이 주무관은 지난겨울을 떠올리며 “초등학교 눈썰매장을 완벽하게 유지하고자 2주 동안 북한산 진관사 등에서 깨끗한 눈을 매일 퍼 날랐던 기억이 새롭다.”고 말했다. 창의구정에 대한 보상은 있었을까. 물론 없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이 주무관은 또 “올해도 눈이 기다려진다.”고 꿈꾸듯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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