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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완전 정복] 최대 20㎞… 설원 위 인간 한계에 도전

    [평창 완전 정복] 최대 20㎞… 설원 위 인간 한계에 도전

    모든 스포츠에서 결승선 통과 직전의 치열함은 비슷하다. 그러나 결승선 통과 뒤 호흡곤란뿐 아니라 신체 한계에 직면해 고통을 호소하는 종목은 많지 않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누구나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 선수들이 결승선 통과 직후 바로 드러눕거나 엎드린 채 숨을 가쁘게 고르는 모습을 적잖게 봤다. 마지막 남은 한 톨의 힘까지 짜냈다는 얘기이면서 인간 한계에 도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계올림픽에 마라톤이 있다면 동계올림픽엔 크로스컨트리스키가 있다고 빗댄다. 이처럼 비장애인도 어려워하는 종목을, 장애인들 역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거리만 다소 짧을 뿐 똑같이 도전한다.평창동계패럴림픽 ‘노르딕스키’에 걸린 금메달 수는 38개로 전체(80개) 중 절반에 가깝다. 노르딕스키란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발달한 스키 기술 또는 경기 종목을 뜻한다. 패럴림픽에선 크로스컨트리스키(금메달 20개)와 바이애슬론(18개)을 합해 통칭한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스키에 사격을 포함했다.경기 방식은 장애 등급에 따라 세분화될 뿐 올림픽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크로스컨트리스키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시각장애, 좌식, 입식 등 3개 경기 등급과 단·중·장거리 3개 거리 등급으로 나뉜다. 남녀 개인 종목 18개와 단체 종목 2개를 더해 모두 20개다. 좌식 남자는 스프린트(단거리·1㎞), 7.5㎞(중거리), 15㎞(장거리), 여자는 스프린트(1㎞), 6㎞, 12㎞로 구분된다. 좌식 선수들은 스키 위에 덧댄 형식의 좌식 스키를 이용한다. 입식 남자는 스프린트(1㎞), 10㎞, 20㎞, 여자는 스프린트(1㎞), 7.5㎞, 15㎞로 나뉜다. 입식 선수들은 비장애인 스키를 이용한다. 시각장애 남자는 스프린트(1㎞)와 10㎞ 및 20㎞, 여자는 스프린트(1㎞), 7.5㎞, 15㎞로 분류된다. 시각장애 선수들은 장애 등급에 따라 다시 B1(전맹), B2, B3로 구분한다. B1·B2의 경우 반드시 가이드가 참여해야 하고, B3는 가이드의 도움을 받거나 혼자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단체 경기는 시각장애, 입식, 좌식 선수들이 계주를 펼치며 여자 선수가 한 명 이상 참가해 모두 4명이 2.5㎞씩 달리는 혼성 계주와 선수 4명이 저마다 2.5㎞씩 달리는 오픈 계주가 있다. 바이애슬론도 크로스컨트스키처럼 총 3개의 경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다만, 거리가 좀 다르다. 스프린트는 남자 7.5㎞, 여자 6㎞, 중거리는 남자 12.5㎞, 여자 10㎞, 장거리는 남자 15㎞, 여자 12.5㎞로 나뉜다. 10m 거리의 사격이 2회(단거리) 혹은 4회(중·장거리) 실시된다. 올림픽(50m)에 비해 사격 거리가 짧아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을 동시에 출전하는 사례가 많다.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 6명(신의현, 서보라미, 이정민, 권상현, 최보규, 이도연) 가운데 서보라미를 뺀 5명이 바이애슬론에도 나선다. 도핑에 연루된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돼 우리로서는 상대적으로 메달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한다. 또 시각장애 선수는 총알이 없는 전자 소총을 사용하고, 표적에 정확히 겨눌수록 소리 빈도가 잦아지는 이어폰을 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명지전문대 박중현 교수 갖가지 성폭력…안마, 비비탄 발사, 술 붓기 등등

    명지전문대 박중현 교수 갖가지 성폭력…안마, 비비탄 발사, 술 붓기 등등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학과장 박중현씨가 학생들에게 밀실에서 안마를 시키고, 비비탄 총을 발사하는 등 온갖 추행과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 최용민을 비롯해 해당 학과 남자 교수진 전원이 성추문에 연루된 상태다.조선일보는 4일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재학생들의 진정서를 입수해 그 내용을 보도했다. ●“책상 밑에서 안마하라” 지시까지 보도에 따르면 박중현씨는 영상편집실 일부를 칸막이로 가린 뒤 매트를 깔고 여학생들을 불러 안마를 시켰다. 학생 A “3~4시간씩 교수님을 주물렀다. 어떤 날은 벨트를 풀고 지퍼까지 내린 뒤 엉덩이골까지 바지를 내리고 멘소래담을 바르게 했다. ‘시원하다’면서 신음소리를 냈다. 안쪽 허벅지에 손을 집어넣으며 ‘여기를 주무르라’고 했다. 권력에 눌려 안마해야 한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학생 B “가슴이 교수님 등에 맞닿게 누워서 눌러야 했다. (박중현이) 손을 뒤로 올리더니 제 허벅지, 종아리, 엉덩이를 마구 주무르며 ‘살이 너무 많다’고 했다. 제 손을 앞으로 가져가 만지작거리며 ‘애기야, 우리 애기’라고 했다. 수치스럽고 무서웠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우리들 사이에서 최고권력자인 사람에게…” 학생 C “안마하면서 ‘이 꼴을 부모님이 보신다면 어떻게 생각하실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학교 의자에 앉아 있는 교수님 다리 사이에 앉아서 종아리를 제 어깨에 올려 마사지를 해준 적도 있다.” 그밖에도 “입시 기간에 ‘허리가 아프다’면서 ‘너는 (입시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내 책상 밑에 들어와 다리 좀 주물러라’고 한 적도 있다”는 진술도 있었다. 박중현의 성추행은 밀실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서도 노골적으로 저질러졌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한 남학생은 “지난해 10월 학교에서 연극제작 실습을 하던 중 박중현 교수가 여학생에게 안마를 받다가 ‘내가 하는 걸 하라’면서 안마하던 여학생의 온몸을 주물렀다. 부조리한 장면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그날의 내가 너무 한심하고 부끄럽다”고 진술했다. 학생 A는 ‘몸이 안 좋다’고 했다가 동기들 앞에서 박중현이 “그럴 땐 여기(가슴)를 주물러야 한다”면서 추행당하기도 했다. 한 남학생은 2013년 새벽 6시 30분까지 안마를 시키길래 ‘차라리 남자인 제가 안마하겠다’고 대들었지만 소용없었다. 돌아온 것은 “음기와 양기가 만나야 하기 때문에 안마는 무조건 여자가 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이었다. ●비비탄총 들고 다니며 ‘인간 사냥“ 박중현씨는 비비탄총을 들고 교내를 돌아다니며 ‘학생 사냥’을 하는 기행을 일삼았다는 진술도 학생들 사이에서 일관되게 나왔다. 학생들이 기억하기로 그때는 2017년 1학기 종강총회였다. 당시 청소하고 있던 여학생에게 박중현씨는 비비탄총을 겨눠 허벅지에 총알을 날렸다. 이 여학생은 비명도 못 지르고 주저앉았다. 학생 D “교수님이 몰래 사람한테 비비탄총을 쏜 것도 충격이지만 내가 주저앉아 있자 옆에 있던 동기에겐 ‘아무 반응이 없으니 재미없다’고 갔다.“ 다른 여학생에게는 3~4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뒷덜미를 겨냥해 쏜 적도 있었다. 목에 멍이 들고 눈물을 흘렸지만 박중현이 웃었다고 피해자는 기억했다. 이 학생은 박중현이 그날 다른 학생들을 쏘려고 8~9층을 종횡무진 다녔다고 진술했다. 학생들의 성적을 마구잡이로 매기기도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2016년 12월 2학기 성적을 매기는 기간 박중현은 학생들을 불러 “너희들 모두 잘해서 성적 주기가 애매하다”면서 가위바위보를 시켰다. 학생들은 가위바위보 결과에 따라 A, B, C 학점을 받았다. 학생 중 하나는 “어느 한 나라의 왕을 모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몸에 술 붓고…남학생도 예외 없어 그밖에도 기이한 성폭력에 대한 진술이 있었다. “야외에서 술을 마시다 비가 왔는데, 갑자기 박중현 교수가 머리채를 잡아서 끌어당기더니 ‘너는 X같이 생겼는데 물에 젖으니 섹시하다. 앞으로 수업시간에 물을 뿌리고 오라’고 했다.” “회식에서 여학생들에게 입을 벌려보라고 하더니 강냉이 안주를 입에 던졌다. 입을 더 섹시하게 벌려보라고 요구했다.” “동기 생일이었는데 그 친구 온몸에 술을 부어버리고, 입에 술을 머금고 얼굴에 뿌리기도 했다.” 성폭력 또는 폭력은 남학생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남자애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고개를 젖힌 뒤 입을 벌리게 해 술병을 꽂아서 강제로 마시게 했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남자 동기들이 잘못을 안 해도 사정없이 때렸다.” “회식 중 휴대전화를 만진다고 머리를 때렸다. 머리 때리는 행동은 거의 일상” 지난해 10월 공연 연습 때 한 남학생을 불러 세운 뒤 “처음 자위한 게 몇 살이냐”, “자위한 장소가 어디냐”고 집요하게 캐물었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 몽정했을 때는 꿈에서 어머니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누군가 안마를 거부하면 도리어 박중현이 수업을 거부했고, 학생들은 박중현의 자택에 찾아가 몇 시간을 기다리며 사과해야 했다. 학생들은 “학과장인 박중현의 기분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됐기 때문에 한 작품을 올리기 위해, 제대로 된 수업을 듣기 위해서 기분을 맞춰야 했다”고 진정서에 썼다. 교수평가 설문에 이러한 내용을 적었지만 학교 측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학교가 사실조사위원회를 꾸린 것은 배우이자 교수인 최용민씨 사건이 터진 직후였다. 박중현은 지난달 26일 학과장 보직에서 물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웨덴식 워라밸 ‘라곰‘ 엿보기

    스웨덴식 워라밸 ‘라곰‘ 엿보기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일과 삶의 조화), ‘소확행’(小確幸·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은 행복의 강도보다 빈도에 무게를 둔 신조어다. 화려한 성공이 아닌 인생의 가치를 작고 소박한 것에서 찾자는 삶의 자세를 의미하는데, 이런 경향을 설명하는 또 다른 키워드로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하는 ‘라곰’(lagom·적절하게)이 뜨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스웨덴인들의 소박한 삶을 소개하는 서적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남편과 두 아이, 고양이와 함께 영국 런던에서 영양 치료사로 일하는 스웨덴인 엘리자베스 칼손의 에세이집 ‘오늘도 라곰 라이프’(휴)는 제목에서부터 ‘라곰’을 내세웠다. 라곰은 과거 바이킹의 건배사 ‘라게트 옴’(구성원 모두를 위해)에서 온 말이다. 넘치지 않는 소박한 삶을 지향하고, 그런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는 삶의 자세를 뜻한다. 저자는 가족이 먹을 채소는 직접 기르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양초로 매일 집 안을 밝히며 산다. 직장과 가정을 분리하고자 퇴근 시간이면 바로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을 나가며, 이메일도 일절 받지 않는다. 저자는 “시간에 관한 라곰식 접근법은 당당하게 내 시간을 요구하는 데에 있다”며 “일하는 시간과 일하지 않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 효율적으로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스웨덴은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사는가’(한빛비즈)는 라르스 다니엘손 전 주한 스웨덴대사와 30년간 스웨덴 사람들과 일해 온 박현정 주한 스웨덴대사관 공공외교실장이 10살짜리 꼬마, 정치에 도전하는 68세 할머니, 두 아이를 키우는 동갑 부부를 비롯한 15명의 스웨덴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며 스웨덴식 라곰 라이프를 알려 준다.지난달 출간한 ‘스웨덴 일기’(파피에)는 라디오 구성작가와 온라인 게임 시나리오작가로 일했던 나승위씨가 2009년 가족과 함께 스웨덴으로 이주한 뒤의 삶을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면에서 살핀 책이다. 철학 문제만큼 어려운 스웨덴 운전면허시험과 총알택시가 없는 교통문화를 비롯해 경쟁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노력하는 스웨덴식 교육 등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담았다.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 저서의 잇따른 출간은 치열한 경쟁에 지친 한국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주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장은 “워라밸, 라곰의 부각은 일보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하고 개성이 강한 2030세대가 사회 주요 노동계층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금 가장 절실한 게 바로 휴식이라는 경향이 출판계에도 이어진 것”이라며 “베이비부머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욕구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희생한 선수 더 많아‘빙상 대통령’ 전명규 두려워 입 다문 현직 스케이트맘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 없다” “우리 아들은 ‘탱크’(페이스메이커)였어요. 처음부터 빠르게 달려 나가 다른 선수들 힘을 빼놓는 역할을 했죠. 앞에 서면 공기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체력이 금세 떨어져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아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뒤로 처지죠. 그 사이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이 치고 나가는 거예요.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메달을 따죠. 그런데 아직도 그 방식으로 하고 있더라고요.”지난 24일 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본 A씨는 씁쓸한 마음에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A씨는 전직 ‘스케이트맘’이다. 그의 아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였지만 21살 때 스스로 운동을 그만 뒀다. 자정쯤 시작된 A씨와의 통화는 1시 30분이 훌쩍 넘어서야 끝났다. 24일 경기는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마지막 경기였다.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이 출전했다. 정재원이 체력을 소진해가며 앞에서 달린 덕에 이승훈은 금메달을 땄다.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작전이었다. 정재원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보다는 팀 플레이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관련기사 클릭: ‘금빛 조력’ 막내 정재원… “희생요? 팀플레이였죠”) A씨는 “정재원도 4년 뒤에 어찌될 지 몰라요. 그때 가봐야 아는 일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이 되자 빙상계의 두 산맥인 한국체대와 단국대 코치들이 지방에 있는 A씨를 찾아와 입학을 권유했다. “서로 우리 아들 보내달라고 제안했어요. 아무래도 국가 지원 받쳐주고 스케이트 잘 타는 애들이 가던 한체대에 보내기로 했어요. 그때 권모 코치가 뭐라 했는지 아세요? ‘우리 아들 데려가서 영광이라고, 훌륭한 선수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랬던 녀석이 1년도 안 돼 ‘엄마, 나 못하겠어. 빙상장은 쳐다보기도 싫어’라고 하는 거예요. 피가 거꾸로 솟지, 안 솟아요?”A씨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몰려있는 시즌인 겨울이 되면 초등학생 아들을 서울에 올려 보냈다. 훈련비용, 장비 값, 체력 보충에 좋다는 약도 지어 먹이다보니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시합이라도 있는 날이면 아들 경기를 보려고 꼭두새벽같이 집을 출발해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았다. 다른 식구들에게 신경 써주지 못한 게 평생 마음의 빚이다. 그래도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로 얼음판을 지치던 아들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랬던 아이가 갑자기 운동을 그만 두겠다고 통보했다. “이모 코치 등 코치진의 무리한 지도로 아이가 완전히 망가졌어요. 잘 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그만큼 실력이 늘겠지 기대했어요. 그런데 6개월 동안 애 몸 상태는 보지도 않고 죽어라 훈련을 시킨 거예요. 힘들면 좀 쉬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몸이 과부하가 걸리는 걸 알면서도 시키는 대로 해야 했던 거예요.” 한체대 입학 전, 국제 대회에 나간 A씨의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가 돼야 했다. “작전은 단순했어요. ‘이승훈 4관왕 만들기’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이었죠. 매스스타트가 국제경기 종목으로 채택된 지 얼마 안 됐던 때였어요. 앞에서 치고 나가는 선수가 한두 명 있는데, 그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뒤에서 체력 아끼고 있던 이승훈도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어져요. 2위권 그룹에서 1위와의 격차를 따라붙어주는 역할이 필요했던 거예요. 우리 아들은 그걸 몸이 부서져라 했어요.” A씨는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과 투자가 너무 아까워 아들의 마음을 돌이키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한체대 2학년을 마친 뒤 그만뒀다. 한체대 교수는 “스피드스케이팅이 하기 싫으면 쇼트트랙으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코너 연습을 위한 쇼트트랙도 곧잘 타던 아들이었다. 그러나 A씨는 아들의 한 마디에 깨끗이 마음을 접었다. “엄마, 내가 쇼트트랙 가면 거기 애들 끌어주는 거밖에 더 하겠어?”●2011년부터 이승훈 위한 ‘탱크’ 작전 시작 탱크로 사용된 선수는 한둘이 아니다. 쇼트트랙의 경기 방식을 차용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매스스타트는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 처음 등장했다. 상위권 입상을 위해선 희생조가 필요하다는 게 빙상연맹과 코치진의 생각이었다. 2011년 대회에서는 박석민(26)과 고태훈(26)이 이승훈의 체력 안배를 위해 ‘총알받이’로 나섰다. 16바퀴를 도는 경기에서 박석민과 고태훈은 중후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레이스를 끌었다. 당시 경기 영상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끌어주느냐에 이승훈의 메달 색이 결정된다”는 해설이 나온다. 이승훈은 두 선수의 도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효과가 입증된 ‘금메달 제조 작전’은 최근까지도 적용됐다. 지난해 2월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마지막 바퀴가 돼서야 후미에 있던 이승훈이 치고 나와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를 차지한다. 결승선에 들어온 이승훈은 김민석의 등을 두드리며 “고마워. 고생했다”라고 말한다. 이후 2017~2018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시즌에서는 정재원이 탱크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1차 대회와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4차 대회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은 매스스타트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헤렌벤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3위로 들어왔고, 솔트레이크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10명 가운데 9위로 들어왔다. 헤렌벤 경기에서 정재원의 스케이팅이 시원치 않자 코치진은 정재원을 향해 “재원이 가. 호흡하라고 호흡”이라며 소리를 지른다. 작전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이승훈은 5바퀴 남긴 시점부터 일찌감치 2~4위권으로 나오는 작전을 편다. ●‘탱크’ 거부하면 국가대표 선발 등에 불이익 탱크를 하기 싫으면 거부하면 되지 않을까. 또 다른 스케이트맘 B씨는 “탱크를 안 하겠다고 하는 순간 찍혀요. 선수는 감히 코치진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요”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후보였던 주형준(27·동두천시청)이 단 한 경기도 나가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B씨는 “한 국제대회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두고 주형준이 이승훈의 탱크가 되는 것을 거부해 전명규 교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이번 팀 추월에 나가지 못한 것도 괘씸죄일거예요”라고 전했다. B씨는 “팀 추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네덜란드가 준결승전에서 떨어졌어요. 노르웨이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네덜란드를 이겼고요. 이미 결승에 진출했던 우리 팀은 지더라도 은메달이 확보된 상황이었잖아요. 준준결승부터 한 번도 쉬지 않은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 중에 특히 정재원의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어요. 대신 주형준을 투입했더라면 금메달을 땄을지도 몰라요. 빙상판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다들 이상하다고 하죠”고 말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김보름(25·강원도청) 밀어주기’ 작전을 거부한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나온다. 삿포로 아시안게임 여자 매스스타트에는 김보름, 박도영(25), 박지우(20·의정부여고) 등 3명이 출전했다. 박도영과 박지우는 김보름 밀어주기에 협조하지 않았다.일본 선수 2명이 치고 나가 2위 그룹과 격차를 거의 한 바퀴 가까이 벌렸는데도 박도영과 박지우는 둘 다 나서지 않았다. 당시 중계영상과 해설을 보면 “저렇게 되면 김보름이 나중에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 간격을 좁혀주려면 누가 따라 붙어야 하는 데 아무도 그 역할을 안 해주고 있다. 빨리 대줘야 한다”며 채근하기도 한다. B씨는 “이 일로 박도영이 연맹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했어요. 그래도 김보름의 탱크는 누군가 해줘야 하니 박지우를 달래 김보름과 함께 훈련시킨 것이라는 말도 있었고요. 박지우가 이번 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에 올라가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엄마들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 C씨는 “이런 식이면 누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요. 아무도 탱크 안 하려고 해요. 그나마 힘 없는 어린 선수한테 ‘다음에는 널 밀어주겠다’는 미끼를 주고 희생양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 스벤 크라머는 동료 위해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는데… A씨는 “일생에 한 번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인데 왜 어린 선수들이 그런 희생을 해야 하나요? 선수마다 전성기는 다 달라요. 몸 상태에 따라 20대 초반에 전성기가 올 수도 있고 이승훈 같은 경우에는 30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탈 수 있는 거예요. 어린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팀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는 건 더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B씨는 “매스스타트는 분명히 개인 종목이예요. 팀플레이가 필요하다면 왜 어린 선수들만 탱크 역할을 해야 하나요? 이승훈은 혼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 있는 선수예요. 후배들을 위해서 16바퀴 중에 2~3바퀴를 앞에서 끌어줄 수 있다고요. 그러면 후배도 같이 메달 딸 수 있는 거잖아요. 이번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처럼요. 어떻게 한 사람을 위해 나머지가 희생하는 전략이 팀을 위한 거라고 할 수 있나요? 금메달은 나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C씨의 아들은 팀 추월에서 활약했던 전직 국가대표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3위 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선수가 감독 추천을 통해 후보 엔트리에 들어왔다. C씨의 아들은 갑자기 올림픽 훈련에서 제외됐다. C씨는 “팀 추월은 3명이 함께 자리를 바꿔가며 한 호흡으로 뛰어야 하는 경기예요. 그만큼 팀 훈련이 중요해요. 그런데 올림픽 직전 사전 준비대회인 월드컵에서 우리 아들 대신 후보 선수를 넣어 연습했더라고요. 국대 선발전을 통해 공식 선발된 선수를 빼고요. 호흡을 맞춰 훈련해 볼 기회조차 없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올림픽에 출전한 C씨의 아들은 메달 획득에 결국 실패했다.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 도마에 선수 부모들은 국가대표 선발을 심의하는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특정 선수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선발 조항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흔했다는 것이다. C씨는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도록 돼 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하면 국가대표 자격을 2년간 유지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어요. 1년 후 국가대표를 미리 뽑아 놓는 꼴이에요. 논란 끝에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국가대표 선발 전 모든 조항을 공개하라고 연맹에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됐어요”라고 지적했다.●특정 선수 위한 특별훈련···상대적 박탈감 불러 훈련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인 노선영(29·콜핑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승훈, 김보름, 정재원이 한체대에서 별도로 특별훈련을 받는 등 차별이 심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C씨는 “2010년만 해도 선수촌을 이탈해 별도 훈련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기량 향상을 위해서 별도로 육상 레슨을 받게 하고 싶었는데 거절당했거든요. 지금 개인훈련 관련 조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 역시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개인 특별훈련을 받지 못한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고 선수 부모들은 전했다. B씨는 “별도 훈련을 받던 이승훈이 선수촌에 복귀하는 걸 다른 선수들이 무척 싫어해요. 이승훈이 오는 순간 기존 훈련은 모두 없던 게 되고 이승훈 맞춤형 훈련이 다시 시작된다는 거예요. 스피드 스케이트는 굉장히 예민한 운동이에요. 운동 루틴에 몸이 길들어 있는데 확 바뀐 훈련 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도 되고 실력이 도리어 깎일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특정 선수를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작전, 이를 따르지 않는 선수를 배제하는 관행 등의 이면에 전명규 교수가 있다고 지목한다.빙상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전명규 교수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B씨는 “그 사람 눈에 들면 모든 것이 해결돼요. 국가대표 선발, 특별 훈련, 금메달, 실업팀, 스폰서까지 풀 패키지로 제공된다는 거예요. ‘전명규 라인’에 일단 들면 아무 걱정이 없는 거죠. 그러려면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전 교수 말을 절대 거역해선 안돼요”라고 말했다. 빙상 실업팀 대부분도 전 교수의 “손아귀”에 있다는 게 선수 부모들의 주장이다. B씨는 “한체대와 빙상 파벌 한 축을 이룬 단국대 계열 코치가 있는 실업팀에 가면 전 교수와 완전 원수지간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체대 안 보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C씨는 “파벌의 문제를 떠나서 비인기 엘리트 종목이 이런 식으로 키워진 게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돼야 해요. 전 교수가 800개의 메달을 만든 제조기라고요? 그 아래 쓰러져간 개인의 희생은요? 누가 기억이나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기자는 현직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2명의 어머니에게 추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우리 아이는 계속 빙상판에서 운동하고 실업팀도 가야 한다. 행여 피해가 갈까 두렵다”, “우리 아이는 2022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 이유였다.B씨는 “그 엄마들도 전 교수와 이승훈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소릴 입에 달고 살던 엄마들이에요. 빙상연맹과 전 교수의 전횡을 고발하면 자기 아이 다칠까 걱정해서 전면에 나서려 하지 않는 거예요. 왜 그렇겠어요? 국가대표 코치진, 실업팀 코치진까지 다 전 교수의 ‘아바타’일 뿐이에요. 폭로해봤자 전 교수가 꽉 잡고 있는 빙상판 권력을 깰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못 나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한국체대·빙상연맹 특별감사 필요” 지적 선수 부모들은 빙상연맹과 한국체대의 개혁을 위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국가대표 선발과 훈련이 특정 개인의 힘으로 좌우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이 모인 단체 메신저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연맹 인사들 다 쳐내고 밥 데용 코치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했던 것처럼 아예 외국인이 개혁의 칼자루를 쥐게 하자는 얘기다. B씨는 “전 교수가 무서워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빙상계에서 ‘#미투’가 일어나려면 정부 당국에서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개별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불러서 일대일로 조사해야 해요. 피해 사례 수집하고 빙상연맹 감사도 해야 하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은 전명규 교수의 반론은 듣고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빙상연맹은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통화를 권유했다. 백 감독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이승훈 밀어주기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기사 클릭: [단독] 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백 감독은 “작전은 감독이 짜는 것이고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일부 선수가 특별훈련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인 종목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감독인 내가 직접 빙상연맹에 요청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일본 도쿄 조총련 건물에 총격…남성 2명 체포

    일본 도쿄 조총련 건물에 총격…남성 2명 체포

    23일 새벽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조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회) 중앙본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NHK가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들 남성 2명은 이날 오전 4시쯤 차량으로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조선총련 중앙본부 인근에 도착, 출입문을 향해 권총을 수 발 쐈다. 총알은 출입문에 맞았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장에서 경계활동을 하던 경시청 기동대원이 이들을 건조물 손괴 혐의로 붙잡아 자세한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NHK는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남성 2명은 우익단체 관계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들이 조선총련 중앙본부 출입문 앞에서 건물을 향해 권총을 수 발 발포했다면서 부상자는 없다고 보도했다. 통신도 경찰을 인용, 현행범으로 체포된 남성 2명이 우익단체 관계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상 10층·지하 2층의 조총련 중앙본부는 북한의 일본 공작거점 및 대사관 역할을 해온 곳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총기 참사 여파로… 방탄 백팩 ‘불티’

    美 총기 참사 여파로… 방탄 백팩 ‘불티’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난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방탄섬유 ‘케블러’로 만들어진 백팩 ‘불릿블로커’(총알막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미 연예매체 TMZ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참사 이튿날에만 평소보다 30% 많은 500개 정도가 팔렸다. 제조사에 따르면 이 백팩은 9㎜ 권총의 탄환을 막을 수 있다. 가격은 제품별로 200~500달러(약 21만~53만원) 선. 한편 워싱턴포스트 등이 참사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6%는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불릿블로커 홈페이지 캡처
  • 플로리다 총격 시 스스로를 방패삼아 20여 명 구한 소년

    플로리다 총격 시 스스로를 방패삼아 20여 명 구한 소년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현지시간으로 14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한 가운데, 자신의 몸을 방패삼아 20명 이상의 친구들을 구한 15세 소년의 모습이 공개됐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에 다니는 안토니 보르헤스(15)는 사건 발생 당시 범인인 니콜라스 크루즈(19)가 총을 난사하자 친구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시도했다. 당시 보르헤스는 이미 다리와 발에 총을 맞은 상태였고, 범인은 보르헤스와 친구들을 뒤따르며 마구잡이로 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이때 보르헤스는 빗발치는 총알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서며 친구들이 몸을 숨길 수 있게 시간을 벌었고, 그 사이 자신은 5발의 총에 맞아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다행히 15살의 용감한 소년은 현장에서 구조돼 목숨을 건졌고, 이후 보르헤스 덕분에 악몽과도 같은 현장에서 살아남은 다른 생존 학생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칭하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보르헤스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내게 전화를 걸어 ‘아빠, 누군가가 등 뒤에서 나를 쐈다’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보르헤스와 함께 피신했던 한 학생은 “범인이 총을 쏘아댈 때 우리는 비어있는 방으로 몸을 숨겼다. 보르헤스는 총알을 막아서면서 우리가 피신한 방의 문을 잠그기 위해 애썼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애썼다.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보르헤스는 곧장 응급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지만 여러 번의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지시간으로 19일 경찰들은 이 소년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용감한 행동을 격려하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네티즌들은 보르헤스를 돕기 위한 기금모금운동을 시작했으며, 3일 만에 전국 각지에서 약 7만 5000달러(한화 약 8020만원)이 모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인근 교회에서 25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가 나온 참극이다. 범인인 니콜라스 크루즈는 교칙위반으로 학교를 퇴학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 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7번 다 졌지만… 빛난 선방쇼

    7번 다 졌지만… 빛난 선방쇼

    머리 “北선수들 돌아가면 울 듯”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남자팀과 여자 ‘단일팀’의 경기는 많이 아쉽다. 지금까지 치러진 7경기에서 전패했다. 세계의 벽은 높았고 깨는 건 더 어려웠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남녀 골리인 맷 달튼(32)과 신소정(28)의 ‘신들린 선방쇼’는 국민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골리는 꽤나 고달픈 자리다. 쏟아지는 소나기 슈팅에, 극한의 통증을 감내하며 온몸을 던진다. 남자 선수들의 슈팅은 최고 시속 150㎞를 웃돈다. 안전 장비를 착용해도 총알과 같은 ‘퍽’을 맞을 때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그런데도 수문장 달튼은 체코전에서 유효슈팅 40개 중 38개를 막아냈다. 세이브율이 95%에 이른다. 스위스전에서는 27개 중 5개를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지난 18일 예선 마지막 상대인 모국이자 최강 캐나다전에서는 49개 중 45개를 막아 91.84%의 놀라운 세이브율을 보였다. 달튼은 3경기 통산 116개 유효슈팅 중 105개를 방어해 90.52%의 세이브율를 기록했다. 백지선 남자 감독은 “달튼은 언제나 우리에게 승리할 기회를 준다”면서 “그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달튼의 선방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신소정도 4경기에서 최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스위스전에서 52개 유효슈팅 중 44개를 낚아 84.62%를 기록했고 스웨덴전에서는 50개 중 42개(84%)를 차단했다. 이어 일본전에서는 43개 중 39개를 건져냈다. 세이브율은 90.70%. 5~8위 순위 결정전인 스위스전에서는 53개 유효슈팅 중 무려 51개를 막아 96.23%라는 믿기지 않는 수치를 찍었다. 4경기 합계 89.39%(198개 중 177개)의 세이브율을 작성했다. 해외 무대를 누비는 몇 안되는 아시아 선수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남자는 20일 패자부활전 성격의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체코, 캐나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스웨덴이 8강에 직행한 가운데 나머지 절반은 단판 플레이오프를 통해 결정된다. 단일팀도 같은 날 스웨덴과 7~8위 결정전을 벌인다. 남자는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고 단일팀은 마지막 경기다. 한편 단일팀을 이끄는 새라 머리 감독은 19일 훈련을 마친 뒤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에도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그들을 계속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 팀(북한) 선수들을 한 팀에 넣어 경기를 같이 뛴 것은 놀라운 경험”이라면서 “난 잘 안 우는 편인데 북한 선수단이 돌아가면 울 것 같다. 친선 경기 등이 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총알보다 더 빠르게…

    총알보다 더 빠르게…

    12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루지 더블 연습경기에서 한국의 박진용, 조정명 조가 14일 더블런 경기 출전을 앞두고 활주하고 있다. 평창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라이프 톡톡] 트럼프 통상압박 철벽 치는 20대 ‘방탄사무관’

    [라이프 톡톡] 트럼프 통상압박 철벽 치는 20대 ‘방탄사무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낙 강경하게 나오고 있지만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나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의 발언이 아니다. 미국의 거센 통상 압박에 맞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치열하게 뛰고 있는 20대 사무관의 말이다. # 수시로 해외출장… 美 수입규제 대응에 분주 주인공인 이우진(29) 산업부 철강화학과 사무관은 미국 등 주요국과의 철강 통상 관련 대응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 규제 조치를 담은 것으로 알려진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대응하고 있다.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규제 여부 결정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1월 철강화학과에 왔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기와 겹친다”면서 “그때부터 철강 분야 수입 규제가 많이 발동돼 업계 관계자들과 수시로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미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이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이고 미국 내에서 수입 규제를 놓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1박 3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떠나는 일도 잦다고 한다. # 협상은 양보 없는 논리공방… 기싸움이 중요 행정고시 56회 국제통상직에 합격해 2014년 산업부에 들어온 이 사무관은 통상협력총괄과와 자유무역협정(FTA)협정상품과를 거쳤다. FTA협정상품과에서는 한·중미 FTA 협상단의 일원으로 첫 협상부터 서명까지 챙겼다. 상품별 관세를 얼마나 깎을지를 정하는 FTA 핵심 업무인 상품양허를 맡았다. 이 사무관은 FTA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논리 싸움을 펼치는 자리여서 상대와의 기싸움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상대국 협상단을 적어도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나고 늦은 시간까지 협상하기 때문에 적이면서도 같이 고생한다는 점에서 동지애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해외출장이 잦다 보니 위험한 돌발 상황도 종종 겪고 있다. 2016년 한·중미 FTA 협상차 에콰도르로 가는 길에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불시착했다. 이 사무관은 “비행기가 파나마에 내렸는데 난민처럼 조식 쿠폰을 받아 밥을 먹기도 했다”며 웃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협상 중 지진이 나서 상대국 협상단과 함께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 철강업 ‘금녀의 벽 ’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 철강업계가 ‘금녀(禁女)의 벽’이 높아 업무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한·일 민관 철강협의회에 참석했는데 통역을 제외하면 양국 정부·업계 관계자 중 유일한 여자였다”면서 “처음에는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할 때 다들 남자이고 저보다 나이도 많아서 어떻게 대할지 고민스러웠지만 차차 적응되더라”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미국 등 주요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사무관은 “협상 전 철저한 준비로 우리가 싸울 총알을 제대로 마련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면서 “국민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평창 완전 정복] 어깨·다리로 지탱하고 조종하라… ‘인간 총알’이여

    [평창 완전 정복] 어깨·다리로 지탱하고 조종하라… ‘인간 총알’이여

    엎드려 타는 종목…남녀 1인승만 ‘썰매+선수 체중’ 중량 엄격 제한 곡선 구간 땐 중력의 4~5배 압박 평창 총 16개 커브…9번 난코스 해발 929m서 출발·길이 1376m 순간 최대 시속 135㎞에 달해동계올림픽 썰매 3종목 중 하나인 스켈레톤은 엎드려서 타는 종목이다. 앉아서 타는 봅슬레이. 누워서 타는 루지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또 2·4인승 경기가 있는 봅슬레이, 1·2인승인 루지와 달리 스켈레톤은 남녀 1인승 개인종목만 진행된다. 스켈레톤은 영어로 뼈대, 해골이란 뜻인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썰매를 잡는 손잡이가 사람의 갈비뼈를 닮았기 때문이다. 이 썰매는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겨울에 짐을 운반하기 위해 쓰던 ‘터보건’(Toboggan·프랑스어로 썰매)에서 유래했다. 크게 몸체인 ‘보디’와 날인 ‘러너’로 구성된다. 보디는 길이 80∼120㎝이며, 폭엔 제한이 없다. 선수가 엎드리는 부분, 즉 판은 유리섬유로 제작된다. 골조를 이루는 강철의 강도에 따라 썰매 특성이 달라진다. 러너도 강철로 제작되며, 칼날 형태인 봅슬레이·루지와 달리 둥근 파이프(지름 1.65㎝) 형태다. 선수 얼굴부터 내려오는 종목 특성상 칼날 형태를 쓰면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썰매는 무거울수록 가속도가 붙어 유리하기 때문에 중량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스켈레톤도 남자의 경우 선수와 썰매 무게를 합쳐 총 115㎏을 넘을 수 없다. 단, 선수 몸무게가 82㎏ 이상이면 전체 중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신 썰매 무게는 33㎏ 이하여야 한다. 몸무게가 가벼운 선수라면 썰매 무게를 늘려 한도인 115㎏을 맞추려 하는데, 이 경우 썰매 무게는 43㎏ 이하로 제한된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썰매 무게를 합쳐 92㎏으로 한도를 뒀으나, 선수 몸무게가 63㎏ 이상이면 괜찮다. 단, 썰매 무게는 29㎏ 이하로 묶는다. 가벼운 선수라도 썰매 무게가 35㎏을 넘어선 안 된다. 스켈레톤은 봅슬레이와 같은 트랙을 쓴다. 경기가 열리는 평창 슬라이딩센터 트랙 길이는 1376.38m다. 캐나다 휘슬러(1450m)와 미국 레이크플래시드(1455m) 등 국제경기가 열리는 주요 트랙에 비해 짧다. 따라서 스타트 구간(45m)에서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중요하다. 평창 트랙 출발점 해발고도는 929m이고, 결승점은 이보다 117m 낮다. 평균 경사도는 9.48%다. 아파트 1개 층 높이가 3m인 걸 감안하면 40층 높이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순간 최대 시속은 135㎞다. 스켈레톤은 봅슬레이와 달리 브레이크나 조정장치가 없고 선수 어깨와 다리로 방향 조정을 한다. 커브 구간에서 속도를 손해 보지 않고 얼마나 빨리 통과하느냐가 승부를 결정한다. 선수는 커브를 통과할 때 4~5배의 중력을 견뎌야 한다. 평창에선 총 16개의 커브가 존재하는데, ‘악마의 코스’로 불리는 9번 커브가 가장 까다로운 구간으로 꼽힌다. 이곳의 회전 각도는 10도 안팎으로 비교적 완만해 썰매의 속도가 시속 100㎞ 안팎으로 떨어진다. 여기를 통과하기 위해 속도를 너무 줄이면 나머지 구간에서 가속을 내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속도를 높이면 벽에 부딪히게 된다. 스켈레톤이 동계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건 1928년 생모리츠에서 열린 제2회 대회다. 이후 위험성 때문에 제외됐다가 1948년 생모리츠대회(5회) 때 복귀했다. 그러나 다시 제외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 54년 만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19회)부터는 정식종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켈레톤은 이틀에 걸쳐 하루 두 차례씩 뛰어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평창에서 남자 경기는 2월 15~16일, 여자 경기는 2월 16~17일 진행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월드피플+] 거지꼴로 사선넘은 17세 난민, 옥스퍼드 입학한 사연

    [월드피플+] 거지꼴로 사선넘은 17세 난민, 옥스퍼드 입학한 사연

    약 3년 전 죽음의 사선을 넘었던 난민 소년이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해 화제에 올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ITV 등 현지언론은 시리아 출신의 난민인 술라이만 위바(20)의 감동적인 인생역전 사연을 전했다. 술라이만이 조국이자 고향인 시리아를 떠난 것은 17세 때인 지난 2015년. 당시 가족과 함께 수도 다마스쿠스에 살았던 술라이만은 엄마와 함께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고향을 떠났다. 터벅터벅 걸어 악전고투 끝에 터키 국경을 넘은 술리아만 모자(母子)는 다시 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넘어 유럽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단체로 지중해를 건너다 간혹 수백 명 씩 수장되는 위험천만한 바로 그 보트였다. 술리아만 모자의 고행기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시 독일 등 잘사는 서구 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해 몰래 냉동트럭을 타고 또다시 국경을 넘은 것이다. 이렇게 도착한 곳이 영국 런던이었다. 도착했을 당시 술라이만이 가진 것이라고는 바지와 티셔츠 한 벌, 엄마는 신발 한짝도 없는 상태였다. 난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이지만 술리아만은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였다. 현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명문 공립학교인 브라이튼 컬리지에 입학한 것. 특히 머리가 좋고 열심히 공부한 그는 4과목에서 A를 받는 우등생으로 거듭나며 옥스퍼드 대학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베일리얼 칼리지에 입학하게 됐다. 술리아만은 "3년 전 거지꼴로 런던 땅을 밟은 내가 장차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면서 "살기위해 고향을 떠났지만 이제는 인생을 바꿀 새로운 기회를 얻게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버지와 다른 두 형제 역시 지난해 영국에 도착해 이제는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살고있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평창 완전 정복] 스키·사격 동시에…총성 한 발이 승부 가른다

    [평창 완전 정복] 스키·사격 동시에…총성 한 발이 승부 가른다

    바이애슬론은 북유럽 신화 속 스키의 신이자 사냥의 신인 ‘울’을 숭배하던 스칸디나비아인의 스키 전통에 뿌리를 뒀다. 울과 울의 부인 ‘스카디’는 신화에서 스키를 탄 채 활과 화살을 들고 사냥을 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근대 들어 스칸디나비아 군인은 활 대신 소총을 쏘며 스키를 타는 기술을 훈련하기 시작했고, 18세기 말 노르웨이와 스웨덴 국경 수비대가 스키와 소총 사격을 결합한 스포츠를 겨룬 게 원형이다.이런 기원을 반영하듯 1924년 1회 샤모니동계올림픽에서는 바이애슬론과 비슷한 ‘밀리터리 패트롤’이란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치러졌다. 이후 1960년 8회 스쿼밸리(미국)대회에서 바이애슬론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바이애슬론은 스키를 타고 일정 거리를 주행하다 사격장에서 사격을 하고 다시 주행하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키의 주행 시간에 사격 결과를 반영해 최종 순위를 가리기 때문에 심폐 지구력과 집중력을 동시에 요하는 경기다. 모든 세부종목에서 1회 사격 때 총 5발을 쏘는데 표적을 명중시키지 못하면 개인 종목은 1발당 추가 벌점 1분을 받고 스프린트·추적·단체출발·계주 종목은 150m 코스를 추가로 돌아야 한다.세부 종목엔 남자의 경우 개인 20㎞, 스프린트 10㎞, 추적 12.5㎞, 매스스타트 15㎞, 계주 4×7.5㎞ 등 다섯 종목, 여자는 개인 15㎞, 스프린트 7.5㎞, 추적 10㎞, 매스스타트 12.5㎞, 계주 4×6㎞ 등 다섯 종목이 있다. 혼성 계주(남자 2×7.5㎞ + 여자 2×6㎞)를 포함하면 평창 땐 바이애슬론에 금메달 11개가 걸렸다. 개인 경기는 30초 또는 1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주행 중 1회당 5발씩 총 4회 사격한다. 사격은 복사(엎드려 쏴), 입사(서서 쏴), 복사, 입사 순서다. 스프린트는 30초에서 1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주행 중 복사, 입사를 진행한다. 추적은 출발 순서를 직전 스프린트나 개인 경기의 결과로 정하는데 보통 스프린트 결과를 준용한다. 직전 경기 1위 선수가 먼저 출발하면 2위 선수가 1위와의 기록 차이만큼 시간을 두고 출발한 뒤 앞 주자를 따라잡는 경기다. 추적도 복사, 복사, 입사, 입사 순으로 시행한다. 매스스타트는 동시에 출발한 약 30명 중 결승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면 우승하는 경기다. 사격은 추적과 같은 방식이다. 계주에선 1명당 2회 사격한다. 평창에서 남자부 ‘울’에 등극할 선수로는 프랑스의 마르탱 푸르카드(30)가 꼽힌다. 2011~12시즌부터 줄곧 국제바이애슬론협회(IBU) 월드컵 랭킹 1위를 기록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땄다. 현재 2017~18 IBU 월드컵에서도 1위를 달린다.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그레이스노트는 평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예상했다. 2017~18 IBU 월드컵에서 푸르카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신예 요하네스 팅네스 보에(25·노르웨이)도 만만치 않다. 주행뿐 아니라 사격 실력도 안정적이라 푸르카드가 작은 실수라도 하면 바로 빈틈을 파고들 태세다. 여자부에서는 여럿이 ‘스카디’ 자리를 두고 다툴 전망이다. 스프린트에 강한 아나스타샤 쿠즈미나(34·슬로바키아)는 소치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최근 IBU 월드컵에서도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카이사 마카라이넨(35·핀란드)은 2010~11, 2013~14 월드컵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2017~18 월드컵에서 다시 1위를 꿰차 평창에서 ‘소치 노메달’을 설욕하려고 벼른다. 지난해 월드컵 랭킹 1위 로라 달마이어(24·독일)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성봉주 박사는 “상향 평준화된 주행 실력과 달리 한 발을 놓쳐 벌칙 코스를 한 번 돌면 20~30초가 소요돼 두 발을 놓치면 순위권에서 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뒤처지다가도 총알 한 발 차이로 유력 선수를 앞지를 수 있다는 게 바이애슬론의 묘미다. 또 “20위권 기록 차이가 1분 안팎이라 20위권 경쟁이 곧 결승전”이라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6·25 참전 당시 참혹함 체험… 전쟁 종식·평화 정착 이뤄야”

    [인터뷰 플러스] “6·25 참전 당시 참혹함 체험… 전쟁 종식·평화 정착 이뤄야”

    “땅의 평화운동으로 전쟁 없는 세계를 이루자.”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는 신천지예수교회는 그동안 ‘성경 중심의 신앙’을 최우선 가치로 평화와 나눔, 봉사를 통한 희망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그렇다 보니 교단 이름도 성경의 ‘새 하늘과 새 땅’을 요약해 ‘신천지’라 했다고 한다. 교회 창립자인 이만희 총회장은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참전한 까닭에 전쟁의 참혹함을 그 누구보다 똑똑히 체험했고, 성경의 ‘하늘에 영광, 땅의 평화’에 따라 평화운동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은 최전방 전투에 나서는 젊은 청년들의 희생을 피할 수 없게 한다. 때문에 청년들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전쟁 종식, 평화 정착’을 이뤄야 한다는 설명이다. “종교 세계 속에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는 이 총회장을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신천지’라는 이름의 유래와 신천지예수교회를 간략히 설명해주십시오. -종교인이 아닌 분들은 이해하기가 어렵겠지만 성경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성경 역사를 보면 한 시대가 부패하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아담이 죄를 지은 후 노아 홍수 사건으로 아담 세계가 끝나고, 노아 세계가 부패하자 아브라함의 자손 모세가 가나안을 정복함으로 끝나고 육적 이스라엘 시대를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왕 솔로몬이 이방 신을 섬기니 예수님께서 육적 이스라엘을 심판하고 영적 이스라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에는 이 영적 이스라엘도 부패가 되어 끝나고 새 나라 새 민족을 창조한다고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를 새 하늘 새 땅, 요약해서 ‘신천지’라고 합니다. 곧 종교 세계를 기준으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이죠. 세상이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종교 세계 속에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 이전 것은 없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거듭나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신천지예수교회의 말씀과 다른 교단의 교리가 차별화되는 핵심을 말씀해주신다면. -자랑을 하게 되면요. 사람들은 이 성경을 모르다 보니 인정을 잘 못 합니다. 한마디로 종교 역사가 6000년입니다. 오늘날 우리 신천지예수교회보다 더 나은 곳은 없고, 6000년 있었던 어떤 교리보다 신천지예수교회 교리가 몇십 배는 더 낫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늘 위에도 하늘 아래도 ‘일곱 인(印)으로 봉한 책은 그 누구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비밀이 기록돼 있어요. 일곱 인으로 봉해왔는데 우리 신천지는 통달합니다. 이렇게 말해도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렇습니다. 또 아무나 온다고 안 받아줍니다. 예수님이 2000년 전 씨 뿌리고 갔는데 (추수한) 열매 데리고 와서 계시록의 이룬 실상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인(印) 맞는다’고 하는 이 말씀으로 새겨주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12지파를 만듭니다. 예수님도 그렇게 했는데 목자로 한다면 14만 4000명입니다. 이것이 끝나자 많은 흰 무리가 모여오게 돼 있어요. 하나님이 약속했으니 한다는 믿음입니다. 새로운 한 시대를 맞이하는 주인공들이죠. 만들어놓으면 종교 세계가 여기서 끝나야 합니다. (신천지는) 성경을 배워서 시험을 칩니다. 시험 쳐서 합격해야 해요. 그래도 급성장합니다. 하늘의 고시인데 엄격하게 해서 시험 치고 점수를 매깁니다. 지구촌에는 이렇게 하는 곳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신앙인이라면) 하나님 보시기에나 자신에게나 완벽하게 걸어 다니는 성경책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 최고의 말씀이겠죠? 신천지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권을 가감 없이 가르치고 있고 특히 요한계시록이 이루어진 실상까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경을 통달하는 것이 가장 큰 자랑입니다. →교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관계자로부터 들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말씀이 좋으니까 오는 것입니다. 성경 전권을 육하원칙에 맞게 가르치는 곳은 신천지예수교회입니다. 말씀 배우려고 많이 오는 것이죠. 특정 신학자의 교리나 철학 등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말씀 그 자체를 가르칩니다. 배워보면 성경이 제대로 보이고 재미있거든요. 참 의미를 알게 되니까요. 이 말씀이 꿀 같이 달다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너무나 확실하거든요. 작년에는 이렇게 공부한 사람들 2만 3000명이 수료를 했습니다. 수료는 수료시험에 합격하고 전도까지 한 사람들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수료를 할 수 없거든요. 교회에서도 성경 시험을 치고 있습니다. 과정이 어려워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성 교회에 대한 입장은요. -우리나라 교회는 장로교가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이 장로교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입니다. 하나님도 성경도 하나인데 해석이 다 다르니까 교파가 나뉩니다. 이 교단 목사님이 저 교단에서는 사역할 수 없습니다. 또 일제강점기 때 일본 신에게 절을 했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 외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종교인이라면 이래선 안 된다는 것이죠. →한국전쟁 참전용사라고 들었습니다. -네. 전쟁 이야기를 하자면 6·25 전쟁이 터졌을 때 보병 최전방 전투병으로 갔습니다. 너무 참혹해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총알이 비 오듯 쏟아지고 전투기, 포탄 소리에 가슴이 울립니다. 젊은 청년들이라 견뎠을 것입니다. 전쟁을 하고 나면 사람이 반 이상 죽어서 없어집니다. 어떤 지역은 한두 사람이 살아남았습니다. 전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학도병들도 많았습니다. 그 어린 학생들이 앞에서 다 죽습니다. 동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부를 원망합니다. 젊은 청년들이 전쟁터에 나갑니다. 권력 가진 사람들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6·25 때 꽃 한번 못 피우고 많은 청년이 죽었습니다. 얼마나 억울합니까?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서러움을 당하고 해방되고 얼마 되지 않아 동족끼리 전쟁을 했습니다. 그때는 아무리 울어도 어쩔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너무나 가슴 아픈 역사죠. →현재는 평화운동도 하고 계시고요. -네. 제가 왜 평화의 일을 하는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 겁니다. 성경에는 ‘평화’ 혹은 ‘화평’이라는 단어가 68곳에서 나옵니다. 하나님의 목적도 평화입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났을 때도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갈 때도 평화를 외치셨고요. 종교인이 평화의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종교로 인해 일어나는 전쟁이 80%입니다. 종교인은 이 세상을 선도해야 하는데 종교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것은 선행이 아니라 악을 행하는 것입니다. 저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의 세계를 후대에 전해주자고 외치고 있고, 이를 위한 다양한 일들을 각국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청년들 여성들도 함께 지지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88세이십니다. 건강비결이 따로 있으신가요. -하나님께서 일 시키시려고 건강하게 하신 것이지… 저로서는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사회에는 종교인도 있지만 종교가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행동은 종교인들도 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없는 분들은 세상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요. 그런데 분명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부패된 종교 세계를 끝내시겠다고 하셨기에 그렇게 될 것입니다. 새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종교가 없는 분들도 하나님을 찾게 될 것입니다. 저는 오히려 종교가 없는 분들과 종교인들을 깨우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뺏긴 범종 찾으러 갔다가… 대신 가져온 중국 종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뺏긴 범종 찾으러 갔다가… 대신 가져온 중국 종

    강화도 전등사(傳燈寺)는 삼랑성(三郞城)이라고도 하는 정족산성(鼎足山城) 안에 있다. 삼랑성은 이름처럼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해발 220m의 정족산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 지냈다는 마니산의 동북쪽 줄기다. 해발 469.4m로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마니산의 정상 언저리에는 단군의 제사터라는 참성단(塹城壇)이 있다.  이런 곳에 자리잡은 강화도 대표 사찰의 역사가 간단할 리 없다. 전등사 홈페이지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 불교 전래 초기에 세워진 이래 현존하는 최고(最古) 도량이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강화도에 머물고 있을 때 전등사 자리에 절을 지었으니 진종사(眞宗寺)라 했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11년인 381년 창건설이 전한다. 고구려의 불교는 372년 전진의 순도(順道)가 불경과 불상을 가져오고, 374년 동진의 아도가 들어와 불법을 전파하면서 시작됐다. 창건설대로라면 대단한 역사를 갖고 있다. 전등사에 가려면 정족산성의 남문이나 동문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 성에는 동·서·남·북쪽에 각각 문이 있는데, 오랫동안 문루가 없었다고 한다. 조선 영조 때인 1739년 강화유수 권교가 남쪽에 문루를 지어 종해루(宗海樓)라 했는데, 세월이 흘러 무너진 것을 1976년 복원했다. 정족산성이 물론 전등사의 담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산성이 사실상 성속(聖俗)의 경계를 확실히 가르고 있기 때문인지 전등사에는 일주문이 없다. 축대 위에 지은 대조루(對潮樓) 아래로 절 마당에 올라서면 곧바로 1621년(광해군 13) 지은 대웅보전이 나타난다.전등사는 명성에 걸맞게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범종을 모신 전각이 둘이나 들어서 있다. 대웅보전에서 바라보아 대조루 오른쪽 것을 종루(鐘樓), 종루에서 마당 건너 극락전 아래 있는 것을 종각(鐘閣)이라 부른다. 극락전은 산내암자인 극락암의 큰법당이다.당초 종루에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철종이 있었으나 2004년 새로 지은 종각으로 옮겼다. 지금 전등사의 예불에 쓰이고 있는 범종은 이때 새로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종루의 새 종은 큰 특징 없는 전통 범종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종각의 철종은 불교나 전통문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의 눈에도 우리 범종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높이 1.64m의 전등사 철종은 중국 송나라시대 것이다. 몸체에는 ‘대송회주수무현 백암산숭명사 소성정축세 병술염3일주 종1과’(大宋懷州修武縣 百巖山崇明寺 紹聖丁丑歲 丙戌念三日鑄 鐘一顆)라 새겨져 있다. 북송 철종(哲宗) 4년인 1097년(고려 숙종 2) 허난성(河南省) 회경부(懷慶府) 수무현(修武縣)의 백암산 숭명사에서 조성한 종이다. 백암산은 지금의 천문산(天門山)으로 추정된다. 송나라시대 범종은 중국에도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조성 시기와 주체를 알 수 있으니 가치는 높다. 전등사가 송나라시대 철종을 갖게 된 경위는 매우 흥미롭다. 고고학회장을 지낸 역사학자 김상기(1901~1977)는 보물 지정 당시 전등사 주지와 지역 인사들을 인터뷰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일제는 무기를 만들고자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금속류를 닥치는 대로 수탈했다. 금속문화재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전등사 범종도 인천 부평의 일본육군조병창(造兵廠)으로 실려갔다.일제가 패망하자 전등사 스님들은 범종을 되찾으려 조병창으로 갔다. 하지만 전등사 종은 이미 간 곳을 알 수 없었고 마당에 나뒹구는 중국 종들을 발견하고는 그 가운데 하나를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당시 조병창 뒤뜰에는 일본군이 중국에서 약탈한 범종을 비롯한 갖가지 금속문화재가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일제는 1939년 부평 산곡동 일대에 소총·탄환·포탄·군도는 물론 전쟁 막판에는 군용차량과 소형 잠수정까지 생산하는 군수품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1941년 완공했다. 일본 오사카에 있던 육군조병창의 산하 공장으로 일본열도 밖에 세워진 유일한 조병창이었다고 한다.광복 이후 인천박물관 초대관장이 된 미술평론가 이경성(1919~2009)도 1946년 3월 당시 김재원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부터 인천 조병창에 중국의 큰 종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부평을 찾는다. 이때 인천박물관은 중국 종 3구와 향로 2점, 관음보살상, 동물형 대포 등을 넘겨받았다. 지금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전시공간에서 볼 수 있는 중국 종 3구가 이것이다. 인천박물관의 중국 종은 각각 금나라, 원나라, 명나라 시대 만들어진 것이다. 금나라(1115~1234) 철종은 높이가 2.58m에 이르니 전등사 철종보다도 훨씬 크다. 그동안 송나라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문에 보이는 충익교위(忠翊校尉)가 금나라 전기에만 있었던 관직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원나라 성종 치세인 대덕 2년(1299) 주조된 범종은 높이가 2.4m다. ‘황제만세 중신천추’(皇帝萬歲 重臣天秋) 같은 명문이 상단에 자리잡고 있다.높이 1.4m의 명나라 종은 부평 조병창에서 수습한 중국 종 가운데 가장 작다. 숭정 11년(1638) 태산행궁(泰山行宮)이 조성한 것이다. 곧 태산행궁이라는 도관(道館), 곧 도교사원에 걸려 있던 종이다. 그러니 불교사찰의 범종(梵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공예실에서 볼 수 있는 명나라시대 청동관음보살좌상은 조형미가 매우 뛰어나다. 높이 70㎝로 윤왕좌(輪王座)를 하고 있다. 인도 신화의 이상적 제왕인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취하는 자세라고 한다. 앉은 자세에서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올려놓은 뒤 왼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다. 공예실 입구에는 역시 조병창에 있던 높이 1m 안팎의 초대형 향로 2점이 전시되어 있다. 전등사 철종과 인천박물관의 중국 종은 모두 중국 허난성 일대에서 주조되거나 사용되던 것이라고 한다. 전쟁이 조금만 더 지속됐어도 한꺼번에 용광로에 들어가 총알이나 대포알이 됐을 것이다. 전등사 옛 종을 비롯한 우리의 많은 금속문화재도 이렇게 사라졌다. 국내의 중국 종은 이 밖에도 국립중앙박물관 철종, 백운사 철종, 백양사 동종 등 4~5구가 더 있다. 이 가운데 높이 90㎝의 백운사 철종은 경남 밀양 영천암에 있다. 명나라 ‘성화(成化) 23년’(1487) 명문이 있다. 영천암의 옛 이름이 백운사였던 듯하다. 이 종 역시 광복 이후 고물상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하니 일제의 금속문화재 수탈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美극초음속기 SR-72?…구글어스에 찍힌 ‘수수께끼 물체’

    美극초음속기 SR-72?…구글어스에 찍힌 ‘수수께끼 물체’

    미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미 공군 및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총알보다 두 배 이상 빠른 마하 6의 극초음속 전략정찰기 ‘SR-72’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한 유튜브 사용자는 미국 플로리다주(州)에 있는 한 공군 기지를 촬영한 구글어스 인공위성 사진에서 SR-72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타일러 글락크너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UFO 조사단체 ‘시큐어팀 10’(SecureTeam 10) 유튜브 계정에 구글어스에서 발견한 해당 이미지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42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인 해당 영상은 록히드마틴이 공개한 SR-72의 개념도와 비슷해 보이는 물체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영상은 최근 록히드마틴의 잭 오베니언 부회장이 미국 항공·우주협회 주관 과학기술 포럼에 참석했을 때 SR-72는 이미 개발됐다고 흘린 뒤여서 관심이 크게 쏠렸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은 영상 속 물체가 SR-72이 아니라 스피드 보트처럼 보인다며 글락크너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SR-72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고속 전략정찰기 SR-71 블랙버드의 후속 모델이다. 과거 소련 상공을 휘젓던 블랙버드는 냉전이 끝나고 국방비 감축으로 지난 1999년 퇴역했지만 인류가 만든 역사상 가장 빠른 비행기(시속 3529㎞)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태아 성별 맞추기 ‘에그 룰렛’ 승자는?

    태아 성별 맞추기 ‘에그 룰렛’ 승자는?

    임신해 출산을 앞 둔 사랑스런 조카를 위해 이모가 마련한 ‘룰렛(Roulette)’ 이벤트. 하지만 룰렛의 도구는 무시무시한 ‘총알’이 아닌 맛있는 ‘달걀’이었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 살고 있는 남편 채드 코인과 그의 아내 브리아가 뱃속 아이 성별을 알기 위해 찾아온 친지가족에 둘러쌓여 선보인 ‘에그 룰렛(Egg Roulett)’ 영상을 지난 10일(현지시각) 외신 케이터스 클립스가 소개했다. 이 행복한 부부는 많은 친지와 가족들이 모인 방 안에서 누군가로부터 파란색과 분홍색이 칠해진 달걀을 건네 받았다. 달걀 12개 중 11개는 삶은 달걀이고 나머지 1개만 생달걀이라는 설명과 함께 6개의 분홍색 달걀은 여자아이, 나머지 6개의 파란색 달걀은 남자아이를 상징한다고 전해들었다. 그리고 1개의 생달걀을 고른 사람이 이 에그 룰렛의 승자가 된다고 말했다. 설명을 마친 부부는 서로 번갈아가면서 한 개씩 달걀을 선택했고 각자의 이마에 쳐서 ‘달걀의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태아의 성별을 궁금해 하고 있는 부부. 딸이 태어나길 바라며 아내가 9번째 분홍색 달걀을 선택하고 이마에 힘차게 부딪혔지만 달걀은 깨지지 않았다. 그녀가 실패하자 주변 가족 친척들의 탄성과 탄식으로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됐다. 이윽고 남편이 10번째 파란색 달걀을 선택한 후 그의 이마에 힘차게 가져갔다. 운좋게도 그가 고른 달걀은 생달걀이었다. 남편의 성공적인 선택으로 태어날 아이의 성별은 ‘남자’로 밝혀 졌다. 두 사람은 감격에 겨워 서로 포옹했으며 방에 있던 친지들은 축복의 함성을 질렀다. 사진·영상=Caters Clip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터키 비판한 독일 프로축구 선수, 운전 중 두 발의 총알 맞아

    터키 비판한 독일 프로축구 선수, 운전 중 두 발의 총알 맞아

    독일계 쿠르드족으로 평소 터키 정부를 앞장서 비난해 온 독일 프로축구 선수가 운전하던 중 두 발의 총알을 맞았다. 주인공은 2013년 분데스리가 SC 파더보른에서 뛰었던 데니스 나키. 그는 7일 밤(현지시간) 독일 서부 뒤렌 근처의 자동차도로를 달리던 중 옆의 자동차로부터 저격을 당했다고 영국 BBC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다행히 그는 다치지도 않았다. 나키는 “곧바로 머리를 숙였고, 두 발의 총알은 오른쪽으로 스쳐 지나갔다”며 “옆 차는 커다란 검정색 차량이었으며 한 발은 유리창을 깼고, 다른 한 발은 타이어를 맞췄다”고 말했다. 독일 경찰은 암살 시도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터키 리그 아메드 SK에서 뛰고 있는 그는 지난해 4월 터키 법원으로부터 분리주의 운동에 앞장서는 “쿠르디스탄 노동자 정당(PKK)를 위해 테러 선동을 일삼는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18개월을 선고받았다. 2016년에는 터키축구연맹(TFF)으로부터 쿠르드족 분쟁과 관련 “이데올로기 선전”을 한다는 이유로 1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당했다.그러나 이번 저격 사건이 터키 정세와 연관돼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며, 터키 당국도 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뒤렌에서 성장한 나키는 정치적인 동기를 갖고 있는 공격이며 배후에 터키 비밀경찰 MIT가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사전에 직접적인 암살 위협을 받지는 않았지만 “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격받는다”고 털어놓았다. 터키군은 2015년 7월 교전 발발 이후 지금도 PKK와 간헐적인 전투를 이어가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미국은 PKK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터키 정부에 반대하는 독일 거주 투르크족과 쿠르드족은 앙카라 연방정부가 국내외에서 쿠르드족을 압살하려 한다고 비난해왔다. 독일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터키인 망명집단이 존재한다. 함부르크에 거주하는 투르크족 극좌 정치인 칸수 오즈데미르는 트위터에 레쳅 타이프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에 대한 독일 비판세력을 위협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적었다.그녀는 “에르도간의 암살단이 모든 적대 인물들이 입을 다물 때까지 임무를 수행할 것이란 점이 두렵다”며 “이렇게 심각하게 위협적인 상황이 더 이상 과소평가돼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가상화폐 선진국도 하는데” VS “경제정책 어떻게 펴나” 규제에 대한 네티즌 반응

    “가상화폐 선진국도 하는데” VS “경제정책 어떻게 펴나” 규제에 대한 네티즌 반응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 열풍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까지 검토한다는 단호한 소식이 알려진 8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가상화폐 거래를 선진국이 허용하는데 규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규제 반대론에서부터 “가상화폐를 아무나 발행하면 경제정책을 어떻게 펼수 있느냐”며 규제 옹호론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일 “가상통화(화폐) 투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급수단으로서 기능을 수행하지 못 한다“면서 “자금세탁, 사기, 유사수신 등 불법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가상통화 취급업소(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해킹 문제나 비이성적인 투기과열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상화폐 거래소가 타깃에 들어갔다. 그는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체계가 사실상 없어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반대론자들의 의견이 많았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해봐라 그게 되는가? 선진국들 하는데로 따라해도 후진국은 면한다.그리고 무능한 정부가 나한테 십원짜리 하나 준 적 없이 매년 어마어마한 세금을 거두어가는 주제에 어디서 감히 내가 하는 가상화폐를 규제하려 들어!! 내돈가지고 한다는데 도박을 하든, 투기를 하던, 사치를 하든, 버리든, 불에 태우든, 자식에게 주던 간에 상관마라.”(zyui*) “지들은 부동산 투기해서 지금 이꼴 만들어 놓고 가상화폐는 규제한다고?”(mad7*) “가상화폐 규제가 먼저가 아니라 기관들이 장난치는 주식시장이나 똑바로 잡아야지, 그건 가만히 두면서 왜 가상화폐는 못잡아 먹어 안달이냐? 주식시장은 수십년간 작전세력이 개미들 지옥으로 보내도 다 그냥 당연한 측면이라고 생각하고, 가상화폐는 젠젠거리는 것들보다 훨씬 혁신적인 기술인데”(biso*)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네. 참말로 이상한 나라야(polo*)”.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 하나 해결 못하면서 전 세계가 사용하고 거래하는 암호화폐는 발전시키지 못할망정 규제하면서 4차 산업 발전 지향은 개뿔(wnsg*)” 등 규제에 반발하기도 했다. 규제 찬성론자들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가상화폐처럼 아무나 다 발행하면 어찌 경제 정책을 펼칠수가 있을까?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가 공히 그러하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이 인정할까? 결국 가상화폐는 규제를 통해서 정부가 직접 가상화폐를 발행하거나 정부가 인정하는 몇몇 가상화폐만 유통시키겠지.”(frie*) “비트코인에 검은 돈 많죠. 실명 거래가 아니니 불법 증여도 가능하고. 큰 세력들이 있을 것임(1imp*)”, “정부가 잘하고 있음. 비트코인으로 범죄조직, 재벌, 정치인들이 돈세탁 어마어마하게 할 듯(alie*)” “증권이 요즘 오르는 이유가 뭔 줄 아냐. 언제가 가상화폐가 규제 당할것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규제 당하면 증시로 올 것 뻔하니까. 그때부터 기관 총알 받이 되는거지”(mcc1)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4차 산업 장애물은 편견”…고위공무원단 홀린 정재승의 ‘알쓸신잔’

    “4차 산업 장애물은 편견”…고위공무원단 홀린 정재승의 ‘알쓸신잔’

    “미국 아마존사는 특정 지역에서 어떤 제품을 누가 얼마나 살지 인공지능으로 분석해요. 그리고 그 제품을 포장해서 미리 그 지역에 배달해 둡니다. 배송 시간이 현저히 줄겠죠. 정확도 95%를 넘지 않으면 바보 같은 짓인데, 실제로 95%가 넘어요. 미국에서 총알배송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결합니까? 택배 아저씨가 총알같이 배송하고 있죠. 우리나라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알쓸신잡’으로 유명세를 탄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달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공무원단 24명을 대상으로 쓴소리를 쏟아 냈다. 이날 강의 주제는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함께할 것인가, 경쟁할 것인가’였지만, 자신이 평소 생각하고 있던 우리나라의 산업 방향과 규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무엇보다 강연 참석자들이 우리나라의 산업과 교육, 문화, 규제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임을 의식한 듯 보였다. 인사혁신처가 마련한 이번 강연은 ‘2017 고위공무원단 전략 포럼’ 프로그램 중 하나로 고위공무원단에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등 최신 트렌드에 대한 소양 증진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인사처가 지난 10월 고위공무원단 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트렌드에 대한 교육 수요(48.9%)가 가장 높았고, 고위공직자로서의 리더십·문화(13.6%), 교양 등 기타(13.6%)가 뒤를 이었다.강의가 진행될수록 분위기는 점차 고조됐다. 정 교수도 일침의 강도를 더욱 높여 갔다.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나 이를 만들어온 공무원들의 편견을 꼬집었다. 사례도 구체적이었다. 미국의 경우 존 매카티 등 과학자 10여명이 미국 정부에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20세기엔 좋은 결과가 없었지만, 21세기에 들어서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성공을 보고 나서야 부랴부랴 투자에 나섰고, 인공지능 연구소를 지으려 해도 300명 모집에 7명밖에 뽑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력이 충분치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늘 그런 식으로 해 왔다”며 “투자를 안 했기 때문에 정작 사람이 필요할 땐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여의 강의가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엔 질문이 쏟아졌다. 질의응답 시간은 10분가량 예정돼 있었지만 30분 넘게 진행됐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일자리, 교육, 기본소득, 인류의 행복과 불행 등 질문의 범위도 넓었다. 첫 번째 질문은 미국에서 드론 택배가 상용화되고 있다는데, 마약이 드론을 통해 배달되더라도 감시할 수 있는지, 감시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지였다. 이에 정 교수는 “드론 택배를 떠올리면서 마약 감시부터 생각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라는 것이다. 어떤 부작용이 있으니 금지하기보단, 새로 가능해지는 부분부터 생각할 것을 권했다. 정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약인지, 마약인지 구분하는 시스템은 충분히 구축할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드론 기술을 만들 때 어떻게 쓰면 이득이 될 건지 먼저 바라보고, 독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어떻게 관리할 거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입시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패러다임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되는 창의성 자체가 학생 간에 비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성적이 높은 사람이 떨어지고, 낮은 사람이 붙는 걸 못 견뎌 하는데, 소위 성적이 낮은 대학에서 떨어진 학생이 그보다 더 성적이 좋은 대학에서 붙는 일이 벌어져야 한다”며 “대학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뽑고, 국가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만 관리하는 것으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이 빼앗을 텐데 사람은 어떻게 소득을 유지하냐는 것이다. 정 교수는 “그런 날을 위해 기본소득제라도 확충하길 바란다”며 “실제로 기본소득을 얼마로 정해야 사람들이 나태에 빠지지 않을지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되고 있으며, 적정한 범위를 찾으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원에 대해선 “페이스북 같은 곳에 데이터를 무상으로 올리는 만큼 데이터세와 로봇세 등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제도를 시도하기 위해선 혁명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의를 들은 한 고위공무원은 “강의를 듣기 전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렴풋한 이미지만 있었는데, 이번 강연을 통해 명확히 개념을 세울 수 있었다”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관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줘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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