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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북한 GP 총격은 9·19 군사합의 위반…의도적 도발 가능성 낮아”(종합)

    군 “북한 GP 총격은 9·19 군사합의 위반…의도적 도발 가능성 낮아”(종합)

    안개 끼어 시정 1㎞ 미만 북한 GP 근무자 교대 시점지형상 북한 GP 우리 GP보다 낮아 도발에 부적절경고사격 10발 2회 실시 후 경고 방송 실시우리 군 인원과 장비 피해 없어북한군이 3일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한국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7시 41분쯤 중부전선 GP에 대해 북측에서 발사된 총탄 수발이 피탄되는(총알에 맞는) 상황이 발생했다. GP 근무자가 수발의 총성을 듣고 주변을 확인한 결과 GP 외벽에서 4발의 탄흔과 탄두 등이 발견됐다. 우리 군의 인원과 장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10여발씩 2회에 걸쳐 경고사격을 한 뒤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했다. 이어 군은 오전 9시 35분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내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북측의 설명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북측이 답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GP 지형과 탄흔 분석 결과 의도적 도발 가능성 낮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 드러낸 뒤 총격이 이뤄진 점에서 일각에서는 의도적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군은 의도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시 안개가 짙게 끼어 시계가 1㎞ 이내로 굉장히 안 좋았다”며 “통상적으로 그 시간대가 북측의 근무 교대 이후 화기 등 장비 점검이 이뤄지는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GP 인근 영농지역이 있는데 영농지역에서 상황 발생 전이나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일상적인 영농활동이 지속해서 식별되고 있다”며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해당 GP는 우리 군보다 낮은 지형에 있어 도발에는 부적절한 GP”라며 “GP가 보유하고 있는 화기로 도발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유효 사거리 내에서 도발하는 것이 도발의 일반적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총알에 맞은 GP의 탄흔을 초기 분석한 결과 유효 사거리 내에서 화기가 발사된 것은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GP 총격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군은 북한의 총격이 일체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군사합의 체결 이후 GP에서 총격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행위 자체는 군사합의 위반이지만,(총격의) 의도성은 추가 확인해야 한다”면서 “남북합의에 따라 철수한 GP의 부대도 아니고, 6·25 유해발굴 지역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이와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총알에 맞았다… 아! 나는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다”

    “총알에 맞았다… 아! 나는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다”

    1980년 작성된 일기장 14편 기증받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일기도 포함 5·18 경험한 평범한 일반인들의 기록 무자비한 국가 폭력의 참상 고스란히#1. “21일 오후 시내에 나갔다. 광주은행 본점(금남로 3가) 앞으로 오니 총성이 나고 있었다. 한 대학생이 마이크를 들고 있다가 왼팔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신기했다. 바로 2~3m 전방에 서 있던 사람이 쓰러졌다. 목에서 피가 난 사람도 있었다. 겁이 났다.” 1980년 당시 광주 서석고 3학년 장식씨가 5·18 첫 집단발포가 이뤄진 5월 21일 오후 전남도청 인근 금남로 상황을 이같이 5월 26일 일기장에 기록했다. 장씨는 시민들과 계엄군이 격렬하게 맞섰던 5월 20일 일기에서도 그날의 저녁 상황을 세세히 기록했다. “밤 7시 30분에 시내로 걸어갔다. 남광주 근처에 오니까 시민들이 학동(동구)파출소를 부수기 시작했다.” 5월 20일은 광주역 인근에서 발포가 이뤄져 처음으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방송국이 불타는 등 시내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때다. 장씨는 일기장에 5월 31일 광주에 있는 탱크·군인·장갑차 위치를 그린 약도와 당시 상황을 알리기 위한 호소문도 적어 놨다. #2. “하나의 총알이 주방 유리창을 뚫고 맞은편 벽에 꽂혔다. …난데없이 등에 뭐가 꽉 박히며 코와 입으로 피가 쏟아져 나왔다.(아침 6시 30분쯤)” 전남대 2학년생인 김윤희씨가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 진압 작전인 ‘상무충정작전’ 때 본인이 입은 총상에 대해 적은 내용 중 일부다. 김씨는 ‘새벽 4시 30분쯤 큰 폭음에 잠이 깼지만 도망을 가지 않고 YWCA에서 밥을 안치는 순간, 총격을 경험하고 총알에 맞기까지 했다’고 썼다. 일기장에는 ‘총알에 맞는 순간, “아! 맞았구나. 하지만 난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적혀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1980년 5·18을 기록한 시민의 일기장 14편을 기증받아 30일 공개했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주소연·조한유·주이택·조한금씨 등이 쓴 일기장도 포함됐다. 당시 동산국민(초등)학교 6학년이던 김현경, 주부 김송덕과 강서옥, 5월 27일 당시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문용동 전도사, 직장인 박연철, 전남대 사범대 4학년이던 이춘례씨 등의 일기장도 기증됐다. 40년 전 시민들의 일기장에는 1980년 5·18의 진실과 무자비한 국가 폭력에 대한 공포가 담겼다. 기록관 측은 “오월 일기는 5·18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당시 평범한 일반인들의 경험을 전달해 주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역사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기증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가짜뉴스를 보며 5·18의 진실을 알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일기장은 오는 13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공개하고, 홈페이지에도 올릴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여기는 호주] “코로나19는 중국 탓”…中 영사관서 채찍질한 남자 논란

    [여기는 호주] “코로나19는 중국 탓”…中 영사관서 채찍질한 남자 논란

    지난달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중국 영사관에서 채찍을 들고 난동을 피운 호주인 남성이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등 현지 언론은 이 난동을 피운 남성이 시드니 북부 디와이에 사는 레이몬드 켈리(55)라고 신분을 공개하고 그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레이몬드 켈리는 시드니 서부 캠퍼다운에 위치한 중국 영사관 앞에서 “코로나19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채찍질을 하는등 난동을 부렸다. 그는 바닥에 채찍질을 하며 “공산주의에게 죽음을, 호주여 깨어나라”고 외쳤고, 영사관 일을 보기 위해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무고한 중국계 시민들을 향해 “중국은 의도적으로 코로나19를 세계에 퍼뜨렸다. 우리는 중국인 500만 명이 중국을 떠나 세계에 그 더러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심지어 자신이 “중국 영사의 머리에 총알을 박을 것”이며 “중국 지도자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서슴없이 퍼부었다.이 남성은 난동 후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해 그냥 집으로 돌려 보내졌다가 동영상이 언론에 보도되고 논란이 생기면서 10일 후에야 기소됐다. 이 남성은 “나는 백혈병에 걸렸던 암환자로 코로나19가 면역체계가 약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죽이는 것에 화가 나서 한 행동”이라면서 “중국이 코로나19 발병과 환자수를 은폐하고 진실을 숨기는 것을 비판한 정치적인 행동이지 동양인을 차별하자는 인종차별주의적 행동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자신은 주변 사람들이 채찍으로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채찍질 했다"면서 "일부러 경비 카메라 앞에 서서 코로나19는 중국정부 당신들의 잘못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싶어 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도가 어떻든 그의 행동은 당시 영사관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었으며, 중국계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로 논란이 되었다.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준 그의 행동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혐의로 기소돼 7월 1일 재판정에 설 예정이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총 맞고도 목숨 구한 캐나다 여성, 알고보니 가슴 보형물 덕

    총 맞고도 목숨 구한 캐나다 여성, 알고보니 가슴 보형물 덕

    가슴 보형물 덕분에 총에 맞고도 목숨을 구한 캐나다 여성의 사연이 논문의 사례로 등장했다. 미국 CNN,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2018년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30대 여성은 길을 걷다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총에 맞았다. 어느 방향에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알아챌 틈도 없이 총에 맞은 이 여성은 왼쪽 가슴과 늑골 부위에서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이내 피가 흐르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여성은 과다출혈로 쓰러져 의식을 잃거나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발로 직접 걸어 병원을 찾았다. 총에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부상이 일반적인 총상보다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여성을 진료한 온타리오의 병원 의료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총상을 입었다는 것을 확인한 직후 수술을 시작했고, 의료진은 여성의 가슴 보형물이 총상을 입고도 목숨을 부지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범인이 쏜 총이 여성의 가슴 보형물과 충돌했고, 보형물 탓에 총알의 방향이 바뀐 뒤 갈비뼈를 부러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총알이 원래의 방향대로 날아갔다면 이 여성은 목숨에 위협을 받을 만큼 위중한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가슴 보형물에 남아있는 흔적과 총상의 흔적 등을 토대로 살펴봤을 때, 총알이 가슴 보형물에 맞아 궤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런 사례는 매우 극소수이지만, 실제로 비슷한 사례에서는 총알이 가슴 보형물과 충돌하면서 속도가 느려졌을 뿐, 궤도가 바뀐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총알은 왼쪽 가슴을 뚫고 오른쪽 갈비뼈를 부러뜨린 뒤 몸을 관통했다. 만약 원래의 방향대로라면 심장과 폐에 직격타를 안겨 환자가 매우 위중한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면서 “환자는 수술을 통해 가슴에서 보형물을 제거하고, 총알이 관통한 부위의 상처를 소독하는 치료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당시 사건 현장 주변에서는 총기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건의 범인 역시 잡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가슴 보형물 덕분에 목숨을 구한 총상 환자의 사례는 지난 15일 영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 세이지 저널(SAGE Journal)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캘리포니아 자택 대피령 속 파티 벌이면 탕탕탕!

    美 캘리포니아 자택 대피령 속 파티 벌이면 탕탕탕!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에서 자택 대피령을 어기고 심야 하우스 파티를 벌이던 6명이 총알 세례를 받고 다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CNN 방송 등이 전했다. 사달은 부활절인 12일(이하 현지시간) 0시가 조금 지났을 때 시작됐다. 컨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발령된 자택 대피령에 따라 사람들은 집에만 머물러 있어야 했지만 파티를 즐기는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0시가 지난 뒤 갑자기 파티를 벌이던 아파트 안에 총알이 빗발쳤다. 나중에 경찰이 현장을 수색하니 자그만치 94개의 탄피가 나왔다. 병원에 실려간 부상자 가운데 성인이 5명인데 여성이 넷, 남성이 한 명, 여자 청소년이 한 명이었다. 다행히 목숨을 잃을 정도의 부상을 입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참석자들은 4명의 남성이 흰색 자동차를 타고 급히 달아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는데 이들이 파티 참석자들인지, 차에 탄 채로 총기를 발사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달 19일부터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필수적이지 않은 어떤 모임도 금지해오다 오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 공표했다. 주민들은 약을 구한다든지, 생필품을 구매한다든지, 가족을 돌보거나 야외운동을 하는 등의 필수적인 이유가 아니면 집을 떠나지 못하게 돼 있다. 현재 40개가 넘는 주에서 필수적이지 않은 집회나 모임이 금지돼 있으며 자택 대피령이 내려진 곳도 미국 전체의 97%에 이른다. 이렇게 엄격한 금지 조처를 취하지 않은 곳은 아칸소, 아이오와, 노스다코타, 네브라스카,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뿐이며 유타의 조처는 이달 말까지만 시행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19 걸린 것 같아’ 총기 살해-극단 선택한 美 50대 커플

    ‘코로나19 걸린 것 같아’ 총기 살해-극단 선택한 美 50대 커플

    미국 일리노이주의 5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총으로 쏴 살해한 뒤 스스로에게 방아쇠를 당겨 숨졌다. 경찰은 커플이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믿은 남자가 이런 끔찍한 짓을 벌였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지만 정작 부검 과정에 검사해보니 둘 다 음성이었다. 시카고 근처 록포트 타운십에 거주하는 패트릭 예세르닉(54)과 셰릴 슈라이퍼(59)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각자의 방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각자 총알은 한 발씩 맞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예세르닉의 시신 옆에서 사냥총 한 정이 발견됐다. 둘의 가족은 예세르닉이 최근 들어 커플이 감염된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경찰에 털어놓았고, 슈라이퍼는 숨쉬기가 곤란하다며 검사를 받은 지 이틀 만에 변을 당했다. 친척들은 그녀가 검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믿고 있다. 예세르닉의 부모는 아들로부터 어떤 소식도 없다며 경찰에 수색을 요청했고, 경찰은 복지 수당으로 연명하던 두 사람의 집을 찾아 결국 주검을 찾게 됐다. 이전에 이들 커플은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도 없었고 경찰과도 거의 접촉이 없었다. 둘이 다투거나 누군가 외부에서 침입해 범행을 저지른 정황도 없었다. 슈라이퍼는 마치 처형 당하듯 머리 뒤쪽에서 날아온 총탄에 스러졌다. 일리노이주에서는 1만 226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307명이 숨졌다.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주이면서 아홉 번째로 감염자가 많다. 미국 국립 가정폭력 핫라인은 성명을 내고 “가정폭력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집에 갇혀 지내거나 가해자와 가까이 지내게 되면서 피해자를 옭아매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고, 영국도 가정폭력으로부터 구조해달라는 핫라인 전화 요청이 25% 급증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펜실베이니아주의 30대 남성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스스로 극단을 선택했다. 10대 청소년들의 코로나19 관련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텍사스주 캐럴턴 경찰은 이날 코로나19를 주변에 퍼트리겠다고 위협한 18세 소녀를 테러 위협 혐의로 공개 수배했다. 이 소녀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주장하면서 월마트를 찾아가 바이러스를 전파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 내 코로나19의 최대 진원지인 뉴욕에서는 15세 소녀 셋이 인종 혐오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소녀들은 중년 여성과 함께 브롱크스의 한 버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유를 대라며 50대 아시아계 여성을 협박하고, 우산으로 머리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달아난 중년 여성도 쫓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중국 영사관에 백인男 난동...”중국이 코로나 퍼뜨렸다!“

    [여기는 호주] 중국 영사관에 백인男 난동...”중국이 코로나 퍼뜨렸다!“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중국 영사관 앞에서 한 백인 남성이 채찍질을 하며 "중국이 코로나19를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며 인종차별적인 난동을 부려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의 보도에 의하면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시드니 서부 캠퍼다운에 위치한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발생했다. 이 남성은 호주를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인 '아쿠브라' 모자를 쓰고 채찍질을 하며 수분동안 난동을 부렸다. 그는 바닥에 채찍질을 하며 "공산주의에게 죽음을, 깨워나라 호주여"라고 외쳤다. 이 남성은 마침 영사관 일을 보기위해 영사관에 대기하고 있던 마스크를 쓴 중국인들을 향해 "중국은 의도적으로 코로나19를 세계에 퍼뜨렸다. 우리는 500만 명이 중국을 떠나 세계에 그 더러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스크를 한 시민들에게 "당신들이 마스크를 쓴 이유를 당신도 알지 않는냐"며 " 내가 가만 안두겠다. 나는 당신들이 코로나를 세계에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을 알고 있다"며 채찍질을 해 공포감을 주었다. 이 남성은 심지어 자신이 "중국 영사에게 총알을 박을 것"이며 "중국 지도자를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없이 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해당 사건 당시 아무런 신고도 받지 못했으며, 현장에 경찰이 출동하지도 않았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이 남성을 체포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중국 영사관 측에서도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태다. 한편 2일 현재 호주의 코로나10 확진자가 5108명을 넘고 사망자도 23명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상승 하면서 동양인에 대한 인종혐오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시드니에서 한 백인 여성이 베트남계 자매에게 "코로나 걸린 동양개"라는 욕설과 함께 얼굴에 침을 뱉어 큰 이슈가 되었다. 해당 백인 여성은 경찰에 검거되었다. 또한 지난 주에는 멜버른 경전철 안에서 한 백인 여성이 마스크를 한 두 동양인 남성에게 "코로나를 퍼뜨린다"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폭언을 하는 모습이 공개되었고, 한국인도 현지인으로 부터 인종차별과 폭행을 당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중소기업 무너지면 회복 어려워… 당장 소비 늘릴 재난수당 필요”

    “중소기업 무너지면 회복 어려워… 당장 소비 늘릴 재난수당 필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자칫 20세기 대공황(1929~1939)을 넘어서는 위기가 찾아온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 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난 25일 ‘코로나19 경제위기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와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홍민석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 겸 산업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파장은 어느 정도일까. 양준석(이하 양) “전망치와 통계가 계속 바뀐다. 근본적인 예측은 코로나19가 잡힐 때까지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나오는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실업률이 20%까지 올라갈 거란 말도 했다.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거의 세계 대공황 수준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철(이하 정) “수요와 공급에서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다. 과거의 위기와 다른 점이다. 실물 부문에서 발생해서 금융으로 이어지는 패닉이다. 가계부채가 문제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기업부채가 문제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신흥국들의 사정이 괜찮아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가 타격을 받았다. 예전보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확대됐다. 공급에서의 충격은 무역 네트워크로 연결돼 전 세계로 확산할 것이다.” 홍민석(이하 홍) “초유의 상황이어서 공포감도 크다.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희망적으로는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것이다. 아니면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 반등하는 것이다. 최악으로는 2~3년 어려움이 지속되는 거다. 첫 번째 전망은 실현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거론하는데. 정 “지금 이어지는 불안은 과거와는 다르게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조금 낫다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대해 우리가 너무 무지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중국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회복된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조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절반 수준이다. 불확실성이 크다.” 홍 “정부는 1분기에는 몰라도 2분기 이후까지 (마이너스 성장에) 동의하진 않는다.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기에 정책적으로 최대한 보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나리오에 따라서는 하반기에 반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론 정부도 최악의 상황을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머릿속에 구상하고 점검하고 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양 “하반기에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모른다. 상반기에만 집중해 보겠다. 우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작은 기업들이 1~2분기 어려움을 버티지 못하고 망한다면 나중에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정 “제조업은 어려운 시기에 조업을 줄이고 나중에 다시 늘리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복구가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보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그에 따른 파급효과도 더욱 클 전망이다. 여기서 비롯되는 공급 충격으로 경기가 위축되면 한계기업들의 부실은 더욱 악화한다. 자금시장 경색과 신용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걸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정 “용어에 논란이 있다. ‘기본소득’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준다는 의미라서 재원 소요가 무척 크고 수혜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 ‘재난수당’ 등의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한시적인 지원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재난수당은 지원 방식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먼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취약계층에게 특정하는 것이다. 만약 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지원한다면 이는 전체 수요를 부양한다는 측면도 있다. 국가 재정건전성과 연결해서 봐야 하고 부처별 사업과 중복될 수도 있으니 조율도 필요하다.” 양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계층을 콕 집어 지원해 줘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사례를 보면 지원금을 줬을 때 최하소득층은 받은 돈을 거의 다 썼다. 그러나 상류층은 저축을 했다. 지금 저축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지원금은 타격을 크게 받은 소상공인과 최하소득층을 중심으로 지급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재정낭비가 심해진다. 하반기에도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부터 총알을 다 써버리면 나중에 꼬인다. 물론 누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구분하는 행정 비용이 아예 없진 않다. 그러나 미국이나 이탈리아와 달리 우리나라는 피해 양상이 대구·경북에 집중됐기에 피해 계층을 파악하기가 다소 쉽다.” 홍 “고려해야 할 부분이 여럿 있다. 중요한 건 들어가는 재원에 비해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다.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때 사람들이 ‘추가로’ 소비를 얼마나 더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말 현금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것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잔고가 늘어날 뿐이다. 현재 상황에 맞는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재난 지원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의미의 기본소득은 아니지만 정부도 그런 개념의 아이템들은 몇 가지 마련한 게 있다. 소비쿠폰, 일자리쿠폰, 특별돌봄쿠폰 등이다.”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양 “현금으로 지급하는 게 좋다. 전통시장 쿠폰 같은 것을 지금 줘봤자 당장 사용하지도 못한다.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쿠폰을 할인된 가격에 팔기도 할 것이다. 현금으로 지급해서 알아서 쓰도록 해야 한다. 전통시장에 대해서는 따로 지원을 하면 된다.” 정 “수혜자 입장에서는 물론 현금으로 지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번 지원에는 분명히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현금에다가 유효기간을 둘 순 없는 노릇이다. 당장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품권 등에 유효기간을 둬서 지급해야 한다. 대신 소비처 제한을 대폭 완화하면 된다. 현금을 쓰는 것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의 11조 7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통과됐다. 추가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양 “필요하지만 어디에 필요한지는 지금은 알 수 없다. 상반기에는 내수에 집중하고 하반기에는 수출에 쏟아야 한다고 예측할 뿐이다. 우리나라 추경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당시 20조원 정도였다. 올해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추경을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다 합쳐서 40조~50조원 규모는 해야 한다.” 정 “추경을 하려면 재원도 조달해야 할 것이다. 기존 예산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이뤄내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는 사업들이 여럿 있다. 앞으로 추경을 할 때는 이런 부분의 조정도 필요하다.” 홍 “아직 정부는 2차 추경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하기는 했다. 당장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밀착 점검을 통해 대책을 만들 것이다. 추경 외에도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기금계획 변경이라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19로부터 가계와 기업을 지키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목표다. 대책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사태의 전개 과정이 너무 불확실하다. 하반기에는 수출 관련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염두에 두면서 대비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뿔소 보호하던 르로이 브루어 매복 공격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뿔소 보호하던 르로이 브루어 매복 공격에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전통 약재로 쓰여 코뿔소의 뿔에 대한 수요가 치솟아 값이 오르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에 걸쳐 있는 크루거 국립공원 일대에서는 밀렵이 성행했다. 그런데 최근 많이 줄어들었다. 지난 2017년 밀렵에 희생된 코뿔소는 1028마리였는데 이듬해 769마리로 줄고 지난해에는 594마리로 크게 줄었다.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밀렵 등 조직범죄를 추적하는 남아공의 엘리트 경찰 조직 ‘호크스’에 소속된 르로이 브루어(49) 소령의 공로가 대단했다. 그런 브루어 소령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기관총을 동원한 매복 공격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남아공 일간 ‘시티즌’에 따르면 그는 오전 6시 30분쯤 모잠비크 넬스프루이트의 라이덴부르그 로드에서 차량 안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320㎞ 정도 떨어진 곳이다. 브루어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는데 유리창을 통해 총알 세 발이 날아왔고 운전석 뒤편 유리창에도 한 발이 관통했다. 물론 그는 즉사했다. 케흘라 싯홀 남아공 국립경찰청장은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브루어 소령은 2016년 호크스 수사 인력 가운데 최고의 인재로 뽑혔다. 같은 해 지역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다른 경찰 간부들이 협조하지 않아 경찰관 둘의 지문을 채취하지 못했지만 기어이 기소해냈다. 그런데 경찰 간부들이 보복해 자신이 체포한 경찰관들과 같은 감방에 동료와 함께 감금되기도 했다. 그는 재판 도중 “누군가 우리를 도우러 올 때까지 벽에다 날짜를 표시하며 기다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다. 2018년에도 전직 경관을 비롯해 코뿔소 밀렵 조직의 우두머리 둘을 체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둘의 보석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원들에게 공격 당하기도 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그는 크루거 국립공원에 암약하는 밀렵 조직들은 물론, 은행에서 인출된 현금을 운반하는 데 경호하는 무장 차량을 판매하는 조직들을 수사하고 있었다. 동료들은 고인을 자연을 사랑한 인물이었으며 고도로 숙련된 수사관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변을 당하기 전까지 밀렵 신디케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찰관들을 수사하던 중이었다. 싯홀 장군은 성명을 통해 “최고의 수사관들이 브루어 살해범들을 옭아맬 때까지 쉬지 말고 수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매복 공격을 저지른 자들을 체포하는 시한으로는 72시간이 주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홍남기 “마스크, 전쟁의 철모 같아…브라질·남아공서 수입검토”

    홍남기 “마스크, 전쟁의 철모 같아…브라질·남아공서 수입검토”

    “품질 낮아 수입 결정 안 이뤄지고 있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에 따른 마스크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수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마스크 부족에 대해 “수입해올 수 있는지, 다각적으로 몇 나라에서 수입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 규격에 안 맞는다거나 품질이 낮아 수입 결정이 안 이뤄지고 있다”면서 “KF80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입으로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우리나라만큼 좋은 퀄리티(품질)로 많이 만드는 나라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마스크 생산 물량의 50%를 정부가 공적 유통망을 통해 장당 1200~1500원으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공적 유통망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스크는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일반 상품이 아니다. 전쟁에 있어서 철모와 같은 것”이라면서 “자기를 지킬 수 있는 총알이고 철모 같은 것이라 공적 유통망을 통해 적정 가격에 공급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소리·빛 잃은 세상서도… 예술은 피어났다

    소리·빛 잃은 세상서도… 예술은 피어났다

    넘실대는 파도 위에 우뚝 선 나무의 잎사귀들이 무성하다. 찻잔 안에 담긴 수많은 꽃들도 제각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채색 동양화 기법으로 그린 그림들은 초현실적이면서 동화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이고 낯선 사물들 간의 조화. 한국화를 전공한 이우주(31)가 추구하는 유토피아의 세계다. 이 작가가 조화로움과 유토피아를 작품 주제로 택하게 된 건 청각장애라는 신체적 환경의 영향이 컸다. 보청기를 빼면 진동 정도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난청인 그는, 비장애인이 경험하지 못하는 ‘들리지 않는 세계’와 ‘들리는 세계’를 분리하지 않고 통합해서 조화로움을 보여 주는 작업에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몇 년 전 일부러 보청기를 빼고 2주간 생활한 적이 있는데 처음엔 불안감이 아주 심했어요. 하지만 좀 지나고 보니 들리지 않아서 불안한 게 아니라 사람은 원래 불안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이 경험에서 들리지 않으니까 한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도 깨달았다고 했다.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세상의 언어가 아니며,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유토피아가 펼쳐진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이선근(33) 작가의 회화 작품들은 톡 쏘는 듯한 강렬한 원색과 다양한 색의 조합이 특징이다. 비 오는 풍경을 그린 ‘레이니 데이’는 화폭의 절반을 초록색으로 칠했다. “어릴 때 밖에서 놀다가 비가 오면 주변 풍경이 한층 초록색으로 보이잖아요. 시력이 안 좋다 보니까 선명함의 강도가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는 왼쪽 눈으로만 세상을 본다. 오른쪽 시력은 선척적으로 약했다. 화가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었다면 상황이 달랐을지 모르지만, 한쪽 눈으로 보는 게 당연했던 그에게 시각장애는 화가의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차이점은 있다. 시감각에 대해 사유를 많이 하고, 추상화를 그려도 형태에 대한 강박이 있다고 한다. 그는 “전장에서 총알을 모으듯 다양한 브랜드의 물감을 수집하는 데 집착하는 성향도 있다”며 웃었다.격렬하게 흔들리거나, 흔적 없이 뭉개진다. 황성원(48)의 흑백사진들은 대체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얼핏 수묵 추상회화 같다. 작품의 제목은 모두 같다. 사물과 내가 조화를 이뤄 하나가 된다는 ‘물아일체’(物我一體). 대학에서 응용회화를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희귀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게 된 그는 극심한 통증으로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사진을 창작 도구로 택했다. 생활반경이 좁아진 탓에 아파트 창으로 보이는 하늘과 집 근처 주변 풍경을 촬영 대상으로 삼았다. 팔의 통증 때문에 카메라를 눈높이까지 들 수 없어 양손에 올려놓은 채 걸으면서 찍었다. 흔들리는 걸음에 따라 렌즈는 의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풍경들을 포착해냈다. “피사체의 형태가 뭉개지고, 해체되지만 본질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마치 통증이 있다가도 없어지고, 감정이 생겼다가도 사라지는 것처럼요. 그런 것들이 일맥상통하게 느껴져 제목을 물아일체로 지었죠.”신체적 한계를 창작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언어를 구축하는 세 작가의 그룹전 ‘감각의 섬’이 서울 강남구 신한갤러리역삼에서 열리고 있다. 이들은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예술인 전문 레지던시 ‘잠실창작스튜디오’의 전·현직 입주작가들이다. 이선근 작가와 이우주 작가는 올해 입주작가이고, 황성원 작가는 2018년 레지던시에서 작업했다. 2010년 설립된 잠실창작스튜디오는 매년 15명 안팎으로 장애예술인을 선발해 작업 공간을 지원한다. 재작년부터 신한은행과 문화예술지원 협약을 맺어 매년 입주작가 전시회도 열고 있다. 심지영 신한갤러리역삼 큐레이터는 “세 작가가 매체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다르지만 환경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예술세계관을 만들어냈다는 공통점이 돋보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4월 27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손흥민 빠지자 맥 못 춘 토트넘

    모리뉴 감독 “총알 없는 빈총으로 싸워” 우려한 대로였다.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 홋스퍼가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RB 라이프치히(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대회 16강 1차전에서 후반 13분 티모 베르너에게 페널티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안방에서 영패를 당한 토트넘은 다음달 11일 원정 2차전에서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2골 차 이상으로 이기지 못하면 8강 진출에 실패한다.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은 루카스 모라, 스테번 베르흐베인, 델리 알리로 공격을 전개했지만 예리함은 전만 같지 못했다. 전반 슈팅 수에서만 3대11로 열세였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부재에 대해 “바르셀로나로 치면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없고 리버풀로 치면 사디오 마네, 로베르토 피르미누, 무함마드 살라흐가 없는 격이었다”면서 “우리는 마치 총알 없는 빈 총을 들고 싸운 것 같았다”고 비유했다. ‘승장’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32세 211일에 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경기 지휘봉을 잡은 역대 최연소 감독이 됐다. 한편 지난 19일 조용히 입국한 손흥민은 20일 서울의 모 병원에 입원, 21일 수술을 받기로 했다. 부상 부위는 3년 전 부러져 수술했던 ‘전완골부 요골’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무한총탄’ ‘흑인공략’... 블룸버그의 경선작전

    ‘무한총탄’ ‘흑인공략’... 블룸버그의 경선작전

    민주당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 참여 안해대신 흑인 다수주, 흑인사회 돌며 열심 유세3월 3일 ‘슈퍼화요일’ 뛰어들어 바람 전략600억불 순자산 중 3억, 흑인 대상 광고에과거 불심검문, 인종차별 발언 아킬레스 건 디트로이트에서 흑인 목사 80여명과 만남, 몽고메리 민주당 흑인 당원들에게 연설, 역사적인 흑인 대학에서 유세, 마틴 루서 킹 목사 교회 견학…. 미국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올 대선 경선의 분수령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피나는 경쟁을 벌이던 지난 2주 동안, 이 싸움에 참여하지 않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한 일들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억만장자 대선후보인 블룸버그는 민주당 경쟁자들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등 백인이 다수인 주에서 경쟁하는 동안 반대로 흑인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수백만 달러 광고를 집행하며 앨라배마, 몽고메리,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차타누가 등 남부 주를 횡단했다. 통신은 블룸버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내고 싶어 하는 흑인 민주당원들의 열망을 이용해 당선 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출마선언을 했지만 2월 경선은 관망하고 대의원의 약 40% 투표가 이뤄지는 오는 3월 3일 ‘슈퍼화요일’부터 뛰어들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또 거의 무한한 ‘총알’을 흑인 사회에 퍼부을 작정이다. 순자산만 약 600억 달러(약 70조 8000억원)인 블룸버그는 3억 달러 이상을 광고에 쏟아부었다. 흑인 라디오 방송국에 광고 물량을 투입하고, 총기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어머니가 등장하는 슈퍼볼 광고를 내보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총기규제, 청년 구직 활동을 벌였다는 것을 광고로 제작해 적극 알려왔다.블룸버그의 지지층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겹친다. 둘다 흑인 유권자의 표심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블룸버그는 최근 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장들과 당내 흑인 하원의원 3명의 지지를 얻었다. 두번의 경선에서 내리막을 걷는 바이든과 대조적이어서 블룸버그 캠프는 나름 고무적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은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당내 급진좌파 후보인 버니 샌더스에게 대적할 결정적인 중도 후보가 없어 중도층 표가 분산됐다는 분석을 얻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분산된 중도표를 모을 대안으로 점점 주목받고 있다. NYT는 대안 부재 상황이 계속되면 당 지도부가 블룸버그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그는 11일 몬머스대학이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15%의 지지율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4%)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같은날 과거 그가 한 인종차별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그는 뉴욕시장 시절인 2015년 2월 5일 애스펀 정책 연구소 행사에서 “살인범의 95%가 비슷한 유형이다. 대체로 15~25세 남성 소수민족이다”며 범죄예방을 위해 “이들의 인상착의를 표준으로 삼아 경찰이 불심검문을 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일자 12일 기자회견에서 “불심검문 강화 정책으로 고통을 초래했다면 사과한다”면서도 “(과거 발언이) 내 삶을 반영하거나, 미국에서 가장 다양성 있는 도시와 기업을 운영한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돌고래들 총 쏴 죽인 범인에 ‘현상금 2만 달러’ 내건 美 당국

    돌고래들 총 쏴 죽인 범인에 ‘현상금 2만 달러’ 내건 美 당국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서 돌고래 두 마리가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된 가운데, 당국이 돌고래들을 죽인 범인에게 현상금을 내걸었다.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어류·동물 보호 협회(FWC)는 지난주 플로리다 네이플에서 머리에 총 또는 작살로 인한 치명상을 입고 죽은 돌고래 사체를 발견했다. 비슷한 기간, 플로리다의 에메랄드코스트 야생 동물 보호소 측도 펜사콜라 해변에서 몸 왼쪽에 총알이 박힌 채 죽은 돌고래 사체를 발견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죽은 돌고래 두 마리는 모두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e)에 속한다. 큰돌고래는 주로 연안에 서식하기 때문에, 어업이나 해상교통, 해양건설, 해양오염 및 인간과의 접촉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는 두 돌고래의 죽음이 인간의 고의적인 행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 관련된 용의자를 신고하거나 체포하는데 도움이 된 사람에게 최대 2만 달러(한화 약 2370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공표했다. NOAA 측은 공식 발표에서 “이러한 사건은 사람들의 제보 없이는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 무언가를 보거나 들은 사람들은 우리에게 알려주길 바란다”고 강력하게 호소했다. NOAA 소속 큰돌고래 전문가인 스테이시 호츠먼 박사는 “사람들이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가 돌고래의 비참한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는 반복적인 행동은 돌고래가 보트와 사람을 보면 먹이를 연상케 하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돌고래에게 함부로 먹이를 주거나 학대하는 행위를 할 경우 징역 1년 또는 벌금 최대 10만 달러(약 1억 1800만 원)에 처해질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군 헬멧만 부러워하던 한국… ‘방탄 선진국’ 꿈 명중

    미군 헬멧만 부러워하던 한국… ‘방탄 선진국’ 꿈 명중

    우리 정부와 군은 2003년 신형 방탄헬멧을 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무게는 미군 헬멧의 70~80% 수준으로 매우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파편탄 방어 성능이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은 너도나도 “미군 헬멧 좀 보라”며 불평을 쏟아냈습니다. 그랬던 한국이 16년 만인 지난해 드디어 ‘방탄 선진국’ 꿈을 이뤘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같은 군사강국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가볍지만 방탄성능 떨어지는 국산 헬멧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전북 전주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참석자들은 효성이 개발한 방탄헬멧과 방산장비도 둘러봤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극일’과 수소차 수소저장용기, 항공기부품, 로봇팔 등 대형 이슈에 묻혀 헬멧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오늘 말씀 드릴 부분은 당시엔 묻힌 이 헬멧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3년 개발된 방탄헬멧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이라는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미군이 1980~1990년대에 사용하던 ‘아라미드’ 재질의 PASGT(육군 개인방호체계) 헬멧보다 가벼웠고 다소 무른 성질이 있어 방탄 효과가 높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진국 헬멧 성능에 턱없이 못 미치는 제품이었습니다. 말로는 “권총탄 방호가 가능하다”고 자랑했지만 검증기준이 없었고 파편탄 방호성능도 미군 헬멧에 비해 훨씬 낮았습니다. 고온, 저온 등 환경실험이 있었지만 미군처럼 까다롭진 않았습니다.방탄헬멧은 매우 복잡한 계산과 실험을 통해 주 기능인 ‘파편 방호 성능’을 검증합니다. 보통 ‘17그레인(gr·무게단위) 파편모의탄(FSP)’이라는 실험용 파편탄으로 ‘방탄한계속도’를 측정합니다. 1그레인은 0.064799g이기 때문에 17그레인은 쉽게 말하면 ‘1.1g’입니다. 무게 1.1g인 작은 파편도 초속 530~620m의 속도로 맞으면 사망 확률이 90%에 이르기 때문에 방탄 기준으로 삼은 겁니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1.1g 파편탄이 관통할 수 있는 방탄한계속도를 ‘초속 670m 이상’으로 맞췄습니다. 그런데 2003년 개발해 현재까지 한국군이 사용하고 있는 방탄헬멧은 ‘초속 610m 이상’으로 성능이 훨씬 낮습니다. 반면 미국과 프랑스의 방탄헬멧 기준은 각각 초속 671m와 680m 이상입니다. 영국은 초속 650m 이상으로 성능이 약간 떨어지지만 한국보다는 높습니다. 대신 한국 방탄헬멧의 무게 기준은 ‘1.15㎏ 이하’로 ‘1.33~1.41㎏ 이하’인 이들 국가의 제품보다 가볍습니다. 무게만 가벼울 뿐 성능은 떨어지는 헬멧을 무려 17년 동안 사용해 왔다는 겁니다. ●헬멧 변형 7.5~18.9㎜로 준수한 성능 확인 이에 소재개발업체인 ‘효성’이 나섰습니다. 회사 연구팀은 2가지 중요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파편탄 방호성능은 선진국 수준인 ‘초속 670m 이상’으로 높이고, 지금은 없는 ‘9㎜ 권총탄’ 방호기능을 새로 갖추기로 했습니다. 효성 연구팀은 폴리에틸렌 대신 무게는 가볍고 열에는 강한 섬유소재 ‘아라미드’를 내세웠습니다. 이른바 ‘총알 막는 섬유’로 불리며 현재 프랑스·덴마크 육군, 유엔 평화유지군이 방탄헬멧에 이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방기술품질원과 효성은 지난해 ‘미국 방탄시험기관’(NTS)에 시제품 성능 검증을 의뢰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NTS는 파편탄과 권총탄 방호기능에다 고온, 저온, 바닷물 등 미군 요구조건과 똑같은 극한의 환경조건을 더했습니다. ▲71도에서 24시간 고온처리 후 30분 내 방탄시험 ▲영하 51도에서 저온처리 후 30분 내 방탄시험 ▲1m 깊이의 바닷물 속에서 3시간 침수시킨 뒤 2시간 내 방탄시험 등이 그것입니다. 실험 결과 모의파편탄의 방탄한계속도는 고온에서 초속 718m, 저온 708m, 바닷물 침수 705m로 선진국 기준인 670m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기본적인 상온 조건에서는 735m나 됐습니다. 파편탄의 무게를 4.1g으로 늘려서 실험해도 선진국 기준을 넘었습니다. 또 9㎜ 권총탄을 맞았을 때 최대 25.4㎜ 이상 변형이 이뤄지지 않도록 선진국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파편탄과 마찬가지로 상온, 고온, 저온, 바닷물 침수 등 4개의 조건에다 정수리, 정면, 뒷면, 왼쪽, 오른쪽 등 5개 방향에서 사격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고온 상태의 정면 발사(23.4㎜)만 기준에 근접했을 뿐 나머지 조건에서는 헬멧 변형 정도가 7.5~18.9㎜로 준수한 성능을 보였습니다. 드디어 우리 헬멧도 미국이 보증하는 권총탄 방호 능력을 갖추게 된 겁니다.●‘하이브리드 헬멧’ 등 다양한 재료 연구 개발업체는 방탄헬멧 형상을 인체공학적으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병사 사진으로 머리 모양 표본을 만들고 이것을 3차원 스캐너를 이용해 3차원으로 역설계하는 첨단 방식을 택했습니다. 군은 계획대로 신형 방탄헬멧 개발을 마무리하면 올해 특수전 부대를 시작으로 전방부대부터 차례로 신제품을 보급할 계획입니다. 다만 정부와 전문가들이 단순히 아라미드 소재만 연구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미군은 현재 과거 사용하던 아라미드 대신 UHMWPE 복합소재인 ‘하이브리드 헬멧’을 사용하고 있어 특정 재질의 방탄헬멧이 더 우위에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닙니다. 다양한 소재를 놓고 어떤 제품이 우리 군에 적합할지 분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기술로 만든 방탄헬멧이 선진국 기준을 크게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과거 미군 헬멧에 대해 찬사를 보내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온갖 자료를 찾아 우리 헬멧의 성능을 깎아내리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선진국 수준의 성능을 갖췄으니까요.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美 항모에 이름’ 흑인 수병 도리스 밀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美 항모에 이름’ 흑인 수병 도리스 밀러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21일(이하 현지시간)은 미국 흑인 민권 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세상에 태어난 날이다. 이날 하와이 진주만에서는 79년 만에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바로 차세대 해군 항공모함에 대통령이나 해군 제독이 아닌 평범한 흑인 수병의 이름을 붙이는 명명식이 열리는 것이다. 조만간 건조에 들어가 7~8년 후 취역할 것으로 예상되는 ‘USS 밀러’ 호(號)에 이름을 제공한 주인공은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당시 취사병인데도 기관총을 잡고 적기를 겨눈 전쟁영웅 도리스 밀러다. 밀러 호는 앞으로 50년 동안 바다를 누비게 된다. 링컨, 루스벨트, 레이건, 트루먼, 아이젠하워, 부시, 포드, 케네디로 이어지는 전직 대통령 이름 뒤에 오롯이 해군 수병 밀러가 당당히 이름을 내민다.1919년 텍사스주 와코에서 태어난 밀러는 네 아들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딸을 임신한줄 알고 지어놓은 이름을 그대로 썼다. 짐 크로 법에 따라 흑인들은 권리를 부정당하고 백인과 함께 한 공간에 머무를 수도 없었다. 남부에선 특히 심했다. 고교를 중퇴한 뒤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자 스무살 때인 1939년 입대했는데 여자 이름 도리스를 갖고서였다. 부대에서는 ‘도리’로 불렸다. 물론 해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적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일, 예를 들어 백인 장교들의 허드렛일을 돕는 공관병으로 일하다 1940년 구축함 웨스트 버지니아호에 배치됐다.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공습 당시 그는 세탁물을 개키다 일본군 어뢰가 웨스트 버지니아 호를 맞혀 배가 가라앉는 순간 다른 수병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다친 선장을 피신시킨 다음 흑인 병사들이 다룰 수 없다고 엄하게 단속하는 50구경 캘리버 기관총을 잡고 수백 대의 일본군 전폭기들에게 총알을 퍼부었다. 그는 나중에 해군 전사에 “어렵지 않았다. 난 그냥 방아쇠를 당겼을 뿐인데 그녀(기관총)이 너무 잘 작동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내 생각에 (일본) 비행기 중 한 대는 잡은 것 같았다. 비행기가 우리랑 너무 가까운 물속에 처박혔다”고 돌아봤다.총알이 다 떨어지자 부상당한 갑판원을 도왔다. 배가 끝내 침몰할 지경에 이르자 생존자들과 함께 배를 포기했다. 이듬해 1월 미 해군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흑인 남성이 포함된 진주만을 구한 영웅들 명단에 발표했는데 두 달 뒤 도리스 밀러란 이름이 확인됐다고 피츠버그 쿠리어가 보도했다. 일본의 기습으로 2300명 이상이 죽고 미국은 곧장 2차 세계대전의 수렁에로 빠져들었다. 곧바로 상원과 하원에서 별도의 법안을 제출해 밀러 같은 흑인 수병도 무공훈장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고 흑인 단체들도 캠페인을 벌여 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물론 다른 인종 그룹에서는 밀러의 인종까지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불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 해 5월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은 논쟁을 그만 두라고 명한 뒤 그에게 해군 십자훈장(3등급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그 뒤 밀러는 연설 투어를 돌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뒤 다시 항공모함 리스콤 베이 호에 승선했지만 1943년 11월 마킨 전투에서 일본 잠수함에 격침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2001년 영화 진주만에 쿠바 구딩 주니어가 밀러 역을 해냈으며 2017년 와코 시는 밀러 동상을 제막하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쿠르드족의 평화 갈망했던 헤브린 칼라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쿠르드족의 평화 갈망했던 헤브린 칼라프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헤브린 칼라프(35)는 시리아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떠오르는 샛별 정치인이었다. 긴 갈색 머리에 보조개가 파인 얼굴의 그녀는 2018년 미래 시리아 당(FSP)을 창당하고 전선이나 다를 바 없는 시리아 북부 라까 일대를 누볐다. 라까는 시리아 반군에 이어 이슬람 국가(IS)가 마지막 수도로 삼아 최후의 항전을 했던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칼라프는 시리아 북부와 터키 국경을 나란히 달리는 M4 고속도로를 달려 라까로 가던 길이었다. 방탄 도요타 SUV의 뒷좌석에 앉아 창 밖으로 9년 내전에 할퀸 고향 마을들의 상흔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터키군의 공격이 끝난 지 사흘 되는 시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미군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안돼 터키군이 마음 놓고 국경을 넘어와 유린한 것이었다. 칼라프는 정치적 회합에 참석하려던 참이었다. 그녀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쿠르드족, 아랍인, 투르크멘족 등 종교와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자고 호소해 분열과 갈등에 익숙한 이 지역에 꼭 필요한 새로운 정치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 지역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관용을 목놓아 호소하기도 했다.칼라프는 터키 국경에서 10㎞ 떨어진 테릭이란 곳에서 살았는데 쿠르드족 자치 지역 ‘로야바(Rojava)’ 가운데 하나였다. 로야바는 다양성, 자치, 여성의 인권을 중시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부는 9년을 끈 내전의 와중에도 영토를 조금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쿠르드족에 자율권을 부여했다. 쿠르드족과 아사드 정부는 불가침 협정을 맺어 안전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IS가 발호하면서 상황은 달라졌고 쿠르드족 전사들은 1만 1000명의 목숨을 희생해 나라의 3분의 1에서 IS 전사들을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찾아온 평화는 미군 철수와 터키군의 공격으로 지난해 10월 초 산산조각 났다. 칼라프는 돌아다니지 말라는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탈 아비아드 마을 근처의 고속도로에서 터키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아흐라 알 샤르퀴야의 매복 공격을 받아 세상을 등졌다. 도요타 SUV에는 총알 자국이 선명했다. 괴한들은 차량을 에워싸고 있었는데 한 괴한이 죽어 누운 기사를 향해 “또 한 마리 달아나던 돼지를 국민군이 박멸했다”고 외쳤다. 이어 얼굴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여인 목소리가 들리는데 나중에 그의 어머니 수아드 무함마드는 딸의 목소리가 틀림 없다고 확인했다.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의 제이슨 모틀락은 지난달 18일 장문의 현지 르포를 통해 어머니 수아드가 “딸의 피가 모든 쿠르드인, 쿠르드족과 아랍인, 기독교도를 단결시키길 바란다. 헤브린은 이걸 위해 혼을 희생했다. 세히드 나미린(순교자는 죽지 않는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그녀의 집 벽에는 두 남자형제, 큰딸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모두 터키에서 쿠르드족의 자치를 위해 싸우다 숨졌다고 했다. 여기에 헤브린까지 더해졌다. 다만 어머니는 헤브린은 “폭력이 먹힌다고 믿지 않았다. 그녀는 총알에도 결코 손을 댄 적이 없다”고 말했다. FSP 사무총장으로서 그녀는 여러 부족 지도자들을 만나 신뢰를 구축하고 분쟁을 해결하며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희생자들을 위한 워크숍을 열고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결혼도 하지 않고 가진 것도 없이 늘 여성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칼라프는 다수의 총격을 받고 다리와 두개골에 골절이 있었으며 처형 전 끌려다닌 듯 엉덩이 쪽에 상처가 많았다. 그녀와 기사, 비서, 그리고 적어도 8명이 M4 고속도로에서 처형 당하듯 희생됐다. 어머니는 그녀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처가 많았고 목과 귀, 손목 등에서 장신구를 빼냈다고 했다. 무함마드는 “그녀는 터키에도, 누구에게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미국은 에르도안(터키 총리)이 이런 짓을 하도록 내버려두느냐”고 절규했다. 아래 동영상은 영국 BBC가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아흐라 알샤르퀴야의 거짓 해명을 조목조목 파헤친 9분 분량의 탐사 보도물로 13일 공개됐다. 평화를 갈구했던 그녀의 안식을 기원할 따름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콤비 플레이 여전한데 아재스러운 ‘나쁜 녀석들: 포에버’

    콤비 플레이 여전한데 아재스러운 ‘나쁜 녀석들: 포에버’

    내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 마이애미 추격전 등 전작 그대로 어설픈 어깃장 ‘민폐 캐릭터’ 전락쿵쾅 대는 힙합 리듬, 호쾌한 경관의 마이애미 해변을 보고 알았다. 이들이 돌아왔다는 것을. 할리우드식 버디캅 무비의 원조, ‘나쁜 녀석들’이다. 15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포에버’는 1995년 시작한 ‘나쁜 녀석들’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전편 ‘나쁜 녀석들 2’(2003)와는 17년의 시차를 두고 돌아왔다. 전작들은 마이애미 강력반의 막가파 형사 콤비 마이크(윌 스미스 분)와 마커스(마틴 로렌스)가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유머, 속도감 넘치는 액션으로 4억 달러(약 4600억원)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윌 스미스는 이 영화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흑인 배우 중 한 명이 됐다. 돌아온 ‘나쁜 녀석들’은 이제 백전 노장이다. 세월이 흘러 흘러 손주를 보게 된 마커스는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직도 피가 끓는 마이크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둘은 은퇴를 걸고 운명의 달리기 시합을 한다. 전보다 훨씬 느려진 속도. 둘이서 아웅다웅하는 와중에 몇 발의 총성이 울리고 앞서던 마이크가 힘없이 쓰러진다. 오토바이를 탄 괴한으로부터 뜻밖의 피습을 당한 것. 천신만고 끝 살아난 마이크는 복수를 다짐하고, 이에 마커스의 은퇴는 ‘자동 보류’다.‘나쁜 녀석들: 포에버’는 메가 히트를 기록한 전작들의 흥행 공식을 그대로 이어간다. 마이애미 도로 한복판에서 쫓고 쫓기는 오토바이 추격전부터 총 한 자루로 헬리콥터를 격추시키는 대규모 전투와 폭파 장면까지 그 흔한 컴퓨터그래픽(CG) 없이 구현했다.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의 콤비 플레이도 여전한데, 변한 건 우리인가. 그 개그가 더이상 재밌지 않다. 날아드는 총알 앞에서도 “폭력을 쓰지 않기로 하나님께 맹세했다”며 몸을 사리는 마커스는 옛날 그 어깃장 그대로이지만, 이제는 ‘민폐 캐릭터’에 가깝다. 전작들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하리라는 믿음이 이들의 너스레를 ‘여유’로 보게 했다면, 지금은 배 나온 아저씨들이 벌이는 앞뒤 없는 육탄전이 영 미덥지 않은 탓이다. 첨단 수사 기법으로 중무장한 신세대 경찰 AMMO팀이 이들을 보는 시선 그대로, 관객의 시선이 된다. 게다가 느닷없이 날아든 러브 라인은 영화에의 몰입을 더욱 방해한다. 아저씨 유머가 ‘아재의 유우머’가 되기까지, 1편부터 25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아주대 의료원장, 이국종 교수에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아주대 의료원장, 이국종 교수에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李 “병원에서 저만 가만히 있으면 조용하다고”인력, 닥터헬기, 병상 문제 겹치면서한국 떠날 고민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李, 병원 떠나 2개월 간 해군 훈련 참가 중중증외상권위자 李, 석해균·오청성 치료병원 “밝힐 입장 없다” 유희석 아주대학교의료원 원장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에게 험악한 욕설을 쏟아붓는 과거 대화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유 원장과 이 교수의 대화라며 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녹음파일에서 유 원장은 이 교수를 향해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라며 욕설이 담긴 막말을 한다. 이어 유 원장은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고 격앙된 어조로 말하자 이 교수는 “아닙니다”라고 당황한 듯 답변한다. 문제가 된 녹음파일은 최근이 아닌 수년 전 외상센터와 병원 내 다른 과와의 협진 문제를 두고 유 원장과 이 교수가 나눈 대화의 일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보도에 따르면 이 교수는 경기도의 지원으로 닥터헬기 운항이 본격화되면서 병원 윗선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출국 전 “보건복지부하고 경기도에서 국정감사까지 하고 그랬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최고 단계까지 보고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 때 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지원되는 신규채용 예산 20억여원을 제대로 쓰지 않아 외상센터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호소했었다. 이 교수는 이어 “헬기도 계속 못 들어오게 했다. 헬기를 새로 사달라고 한 적도 없다. 아무거나 날아다니면 되는데, 그냥 너무하는 것 같다”라면서 “병원에서는 저만 가만히 있으면 조용하다고 하더라. 제가 틀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국은 원래 그렇게 하는 나라가 아닌데…”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우리 스탭들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냥 제가 깨진 것 같아요. 깨진 것 같아요. 정말 깨진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최근에 환자를 병상에 배정하는 일조차 제대로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저희가 작년에도 (외상센터를) 한 달 가동을 못했다”면서 병실이 없어서 그런 것이냐는 질문에 “병실이 저기(본관에) 줄줄이 있는데도 안 줘서”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인력 부족과 닥터헬기 부진, 병상 문제까지 겹치면서 병원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날 것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에 남기 위해 현재 2개월 동안 병원을 떠나 태평양에서 진행되는 해군 훈련에 참가하며 마음을 추스르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를 실은 인터넷 기사에는 1시간도 지나지 않아 2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이 교수를 응원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아주대병원 측은 “이 교수는 해군과 함께 하는 훈련에 참석하고 있어서 현재 한국에 없고 병원 측은 녹음파일과 관련해 밝힐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아덴만의 영웅’인 석해균 선장과 다수의 총알을 맞고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씨 등을 살려낸 중증외상 분야 권위자인 이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중증외상환자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했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제주서 천연기념물 원앙 13마리 산탄총에 떼죽음

    제주서 천연기념물 원앙 13마리 산탄총에 떼죽음

    제주에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13마리가 산탄총에 맞아 떼죽음을 당했다. 12일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11일 서귀포시 강정천 중상류 부근에서 13마리의 원앙 사체가 발견됐다. 또 날개가 부러진 채 다친 원앙 1마리가 구조됐다. 조류협회 제주도지회는 현장에 남은 탄피 1개를 회수했다. 죽은 원앙 중에는 총알에 관통상을 입은 흔적도 있었다. 죽은 원앙 6마리를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부검 의뢰한 결과 원앙 사체에서 산탄총용으로 쓰인 탄알이 발견됐다. 원앙은 죽은 지 2~3일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원앙은 천연기념물로 포획이 불법이며 사체가 발견된 강정천은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수렵 행위를 할 수 없는 곳이다.제주도는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수렵장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조류협회 제주도지회는 누군가 불법 총기를 사용해 원앙을 포획하려고 한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도는 원앙 집단 폐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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