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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맨도 되구, 총잡이도 되구, 열돔 싹 날린 ‘대구’

    슈퍼맨도 되구, 총잡이도 되구, 열돔 싹 날린 ‘대구’

    열돔에 열대야까지, 대한민국의 여름이 시작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한층 힘겨운 여름이 될 듯하다.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며 코로나와 집콕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건 어떨까. 대구에서 즐길 만한 레포츠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권총으로 무더위를 날려 버릴 수도 있고 시원한 물에서, 하늘에서 더위와 맞서는 프로그램도 있다.열돔 탕탕… 블랙위도우 총은 어때, 존 윅처럼 쏠까 이건 진짜다. 시시한 모형 권총도 아니고, 가스로 쏘는 권총도 아니다. 탄피에 장약이 잔뜩 담겼고, 방아쇠를 당기면 장약이 폭발하면서 9㎜짜리 탄두가 발사된다. 이름은 글록.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녀석이다.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탁월하고 조작이 간편하다. 미국 경찰 등 현실 세계는 물론 수많은 영화에서 주요 소품으로 애용된다. 여성들도 곧잘 쓴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 분)가 주로 쓰는 권총이 글록이다. 어떤 자세로 쏠까. 단 한 번의 체험이라도 ‘폼생폼사’는 더없이 중요한 가치다. 대구국제사격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염두에 둔 이가 있다. 영화 ‘존 윅’의 주인공이다. 이전에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근접전의 최고수.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은 마구잡이로 총알을 허비하지 않는다. 여러 발을 쏘더라도 꼭 필요한 곳에만 쏜다. 1편 77명, 2편 128명, 3편 94명 등 시리즈가 3편까지 이어지는 동안 모두 299명의 상대 배우와 엑스트라가 그의 총에 ‘희생’됐다. 권총을 다루는 기계적이고 정밀한 액션, 곁들여진 여러 미적 장치들, 존 윅의 사격은 그야말로 한 편의 정교한 춤사위다. 글록은 그가 보조용으로 사용했던 권총 중 하나다. 사격장 글록의 매거진(탄창)엔 모두 10발의 총알이 들어 있다. 그런데 아뿔싸. 총신에 쇠줄이 매달려 있다. 전후좌우 일정 각도로만 움직일 뿐 자신이 원하는 각도로는 쏠 수 없다. 안전 때문이다. 존 윅처럼 쏠 수는 없지만, 뭐 그래도 상관없다. 진짜 권총으로 실탄을 발사하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 격발 때 팔에 전해지는 진동, 총구에서 번지는 매캐한 화약 냄새는 만족감을 한층 상승시켜 준다. 베레타 기종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1985년에 미군의 제식 권총으로 채택되면서 한껏 주가를 끌어올렸다. 요즘 글록에 밀리는 추세이긴 해도 여전히 실전에서 쓰이는 풍운아 같은 권총이다. 7080세대라면 홍콩 배우 ‘주윤발(저우룬파) 형님’이 영화 ‘영웅본색’에서 썼던 총이라 하면 알기 쉽겠다. 당시엔 ‘주윤발 총’이라고도 불렸다. 매거진엔 역시 실탄이 10발 들어가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틀어박힌 이들이 요즘 모형권총 수집에 열을 올린다는데, 그중 인기 높은 모델이다. 권총 사격 체험료는 1만 6000원이다. 단언컨대 아마 1회 체험이 끝난 뒤 매거진을 바꿔 넣고 싶은 열망이 굴뚝처럼 솟을 것이다. 단체(10명 이상) 할인보다는 복수 매거진 할인 같은 프로그램이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싶은 이유다. 대구사격장의 박종수 소장은 “권총 사격 이용자의 50% 이상이 20~30대”라고 했다. 젊은층일수록 실탄으로 스트레스와 무더위를 날려 버리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클레이 사격장은 아직 보수 중이다. 오는 10월쯤 재개장 예정이다. 대구국제사격장은 국제 규격을 갖춘 실제 경기장이다. 경기 화성, 전북 전주 등 전국의 체험사격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권총, 클레이 등 실제 사격 외에도 비비탄 사격, 스크린 사격, 전투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땡볕을 피해 실내에서 레포츠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더위 훨훨… 세상이 발아래, 오싹 스릴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흥미진진하다. 누구나 ‘언젠가 꼭 한번’ 도전해 보리라며 버킷리스트에 올렸을 레포츠다. 체험이 진행되는 곳은 대니산(戴尼山·408m)이다. 패러글라이딩에 관한 한 ‘이 구역의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다. 원래 한문 이름은 ‘代尼山’이었다.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 김굉필이 이을 대(代)를 떠받들 대(戴)로 고치고 공자의 자인 니(尼) 자와 합쳐 대니산(戴尼山)으로 바꿨다. 체험은 텐덤(2인승)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와 초보자가 한 팀으로 비행한다. 이륙하기까지는 발을 열심히 굴러야 한다. 백조가 물을 박차듯이 말이다. 잔뜩 긴장한 데다 헬멧을 착용하고, 위아래가 붙은 두툼한 조종사 복장을 덧입은 탓에 땀깨나 흘리지만, 이는 잠깐이다. 공자님의 품을 박차고 날아오른 순간, 시원한 바람이 땀을 날린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낙동강, 마루금을 좁힌 비슬산 등이 드라마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입에선 환호성이 연신 터져나온다. 체면 따위는 이미 이륙하는 순간 발아래로 내동댕이쳤다. 패러슈트는 10분 정도 상공을 돌다가 낙동강변에 내린다. 경험자들은 다소 싱겁다고 할 수 있겠으나 초보자에겐 충분히 스릴 넘친다. 하늘에서 머무는 시간은 자신이 낸 돈의 액수와 정확하게 비례한다. 비쌀수록 오래 탄다는 뜻이다. 대니산 아래는 낙동강 레포츠밸리다. 캠핑과 수상 레저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수상레저센터에선 윈드서핑, 딩기요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카약, 패들보트,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등 거의 모든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초보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낭만 줍줍… 달서별빛캠핑장 해넘이·야경 최고 피서 ‘야외 취침’을 즐기는 이들에겐 달서별빛캠핑장이 제격이다. 대구 시내의 앞산 중턱에 조성된 캠핑장이다. 화려한 대구 야경을 굽어보며 캠핑을 즐기는 느낌이 아주 각별하다. 캠핑사이트는 물론 오토캠핑장, 캐러밴 등도 갖췄다. 주변에 볼거리도 많다. 앞산 정상은 이미 풍경 전망대로 소문난 곳이다. 발품 팔아 오를 수도, 케이블카로 오를 수도 있다. 앞산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빼어나다. 캠핑장 맞은편엔 해넘이 전망대가 있다. 앞산 전망대가 시원하고 장쾌하다면, 해넘이 전망대는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캠핑장에서 자박자박 걸어서 오갈 수 있다.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팁 하나. 무심사(無心寺) 강변 산책길은 꼭 걸어 보길 권한다. 강변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걸을 수 있다. 무심사는 이 길 끝에 있는 절집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모시고 있는 주불의 영험함 등을 자랑으로 내세우기 마련인데, 이 절집은 독특하게 ‘천하절경’을 내세웠다. ‘천하절경’까지는 아니지만 절집이 앉은 자리가 독특하긴 하다. 대구 달성과 창녕, 고령 등이 절묘하게 경계를 이룬 곳이다. 강변 바로 옆으로는 바위 절벽이 솟구쳤다. 이런 모양새의 길을 사투리로 ‘개비리길’이라고 부른다. 개비리길은 좁다. 사람과 자전거, 차가 함께 나눠 써야 한다.
  • 미 마약단속국 “아이티 대통령 암살 연루 미국인 우리 정보원이었다”

    미 마약단속국 “아이티 대통령 암살 연루 미국인 우리 정보원이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아이티계 미국인 둘 가운데 한 명이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정보원으로 일한 전력이 있음을 DEA 고위 간부가 인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아이티 경찰은 DEA 등 미국 사법기관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이즈 대통령이 지난 7일 수도 포르토프랭스 근교의 사저에서 11발의 총알을 몸에 맞고 숨진 뒤 아이티 경찰은 콜롬비아인 15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둘을 체포했다. 아이티계 미국인 둘의 신원은 조제프 뱅상(55)과 제임스 솔라주(35)로 알려져 있다. 익명을 전제로 이메일로 위 사실을 인정한 DEA 간부가 둘 중 어느 쪽이 과거 정보원으로 일했는지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간부는 문제의 용의자가 DEA와 접촉을 시도했고, 이 기관은 자수하라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클레멩 노엘 판사는 9일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체포된 두 용의자는 그룹 내 통역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노엘 판사는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된 암살 당일 사저 바깥에서 촬영된 동영상에서 “DEA 작전 중”이라고 외친 인물이 바로 솔라주라고 NYT에 확인해줬던 점에 비추면 솔라주가 옛 정보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 경찰은 또 이날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아이티 국적의 의사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63)을 중요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 역시 암살 모의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사농이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해 아이티 대통령 자리에 오르려 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전했다. 하지만 그의 행적 등을 고려할 때 의문이 적지 않다. 아이티 출신으로 플로리다주에서 20년 넘게 살아 온 그는 유튜브와 지난 2013년 법원 파산신청 서류 등을 통해 자신을 의사 겸 개신교 목사라고 소개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친구는 사농이 모이즈 대통령을 체포하는 작전이라고 생각해 가담했을 것이라면서 암살 의도를 알았다면 절대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그는 미국 국무부와 법무부 대리인이라고 주장한 사람들이 사농을 찾아와 아이티 대통령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는 말을 사농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친구는 사농이 “매우 쉽게 속아 넘어간다. 그는 신이 모든 것을 구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친구는 모이즈 대통령 암살 며칠 전 사농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부 콜롬비아인들을 경호팀으로 대동하고 전용기 편으로 아이티에 들어갔던 사농은 콜롬비아인들이 모두 사라졌다며 “혼자 남았다. 이 사람들 뭘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0∼2010년 사농과 함께 아이티에 교회와 병원 세우는 일을 했다는 미국인 목사 래리 콜드웰도 AP 통신에 사농이 절대로 폭력에 휘말릴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이티 경찰은 전날 사농과 연락한 또 다른 배후 기획자 2명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날 전직 상원의장 등 유력 정치인들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이즈 대통령 경호원들이 이번 사건에 어떻게든 연루돼 있을 가능성도 들여다본다. 콜롬비아 경찰은 모이즈 대통령의 경호 책임자인 디미트리 에랄드가 지난 1∼5월 콜롬비아를 거쳐 에콰도르,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을 다녀갔다며, 그가 콜롬비아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미국 법무부와 정보기관들도 아이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은 물론, 왜 여러 명의 미국인들이 모의와 작전 실행에 가담하게 됐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아이티 대통령 부인 “남편은 한마디도 못한 채 총알에 벌집이…”

    아이티 대통령 부인 “남편은 한마디도 못한 채 총알에 벌집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됐을 때 옆에서 총상을 입은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가 사건 이후 처음으로 육성을 공개했다. 모이즈 여사는 10일(현지시간) 대통령 부인 공식 트위터에 아이티 크레올어로 된 음성 메시지를 올려 “눈 깜짝할 사이에 괴한들이 한밤중 집에 쳐들어와 남편에게 한 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알로 벌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당시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에 열두 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모이즈 여사도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모이즈 여사는 “난 신 덕분에 살았지만, 남편을 잃었다”며 “이 나라가 길을 잃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남편의 피를 헛되이 흘려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난 여러분(아이티 국민)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SNS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또 생전의 남편이 대통령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헌법 개정을 놓고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몸이 낫는대로 남편의 일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모이즈 여사가 이렇게 남편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다짐한 것은 미주 대륙 최빈국인 아이티의 정국 혼란에 더욱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누가 정국을 수습할 총리를 맡을지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상원은 자체적으로 임시 대통령을 지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이티의 국정 책임을 맡고 있다. 조제프는 지난 4월 조제프 주트 총리가 갑자기 사임하자 외교장관에서 임시 총리로 임명됐다. 아이티 정부는 지난 7일 관보 특별호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총리와 내각이 통치한다고 밝혔고, 마티아스 피에르 선거장관도 오는 9월 26일 대통령 및 의원 선거 때까지 조제프 총리가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제프 총리는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암살 이후 정부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티에는 대통령 유고시 대법원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1987년 헌법, 의회가 투표를 통해 임시 대통령을 뽑는 2012년 개정 헌법이 있다. 그런데 2012년 개정 내용이 프랑스어로는 반영됐지만, 또 다른 공용어인 크레올어로는 번역되지 않아 두 헌법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두 헌법을 모두 적용해봐도 후계자를 찾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은 최근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사망해 1987년 헌법을 적용할 수도 없다. 아이티의 정국 혼란 탓에 의회 선거가 제때 치러지지 못해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3분의 2가 임기가 끝난 상태다. 2012년 헌법을 통해 의회가 임시 대통령을 선출할 길도 막혀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의사 출신의 아리엘 앙리가 최고 권력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는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틀 전에 조제프 총리를 대신할 새 총리로 지명됐지만 공식 취임 선서는 하지 못했다. 앙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나라 자신이 아이티를 이끌어야 하고 그에 부합하는 새 정부를 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새 내각은 정파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현재 선거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것이고, 이 위원회가 새로운 선거일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26일인 선거일이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아이티 상원은 9일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할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조제프 총리를 향해 앙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랑베르 의장이 임시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원은 아예 없고 상원 의원 역시 정원 30명 중 10명밖에 남지 않아 임시 대통령 선출이 가능한 정족수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아이티 대통령 사후에 경쟁자 간 권력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 뒤 “암살 직전 지명된 총리가 주도권을 주장하면서 권력투쟁이 태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아이티의 대선과 총선을 예정대로 9월에 치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마약단속이다!”…아이티 대통령 피살, ‘미국소행’ 비치도록 치밀 위장

    “마약단속이다!”…아이티 대통령 피살, ‘미국소행’ 비치도록 치밀 위장

    사저 밖 무장요원들 모습 영상진위 확인은 안 돼… 카리브해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사저에서 암살됐다. 크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고 살해 용의자들에 관해 설명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됐을 당시 사저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 영상과 음성 파일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됐다고 CNN과 마이애미헤럴드 등 미국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범행 현장을 촬영한 영상엔 소총으로 무장한 용의자들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행세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사을 보면 거리에 차량 여러 대가 세워져 있고 그 인근에서 무장한 남성들이 총기를 들고 움직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길 한가운데 사람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누워 있는 모습도 보인다. 영상은 모이즈 대통령 피살 직후 보안요원들이 사저 밖에서 대응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라고 전해졌지만,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은 설명했다. 역시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음성도 함께 보도됐다. 이 음성 파일에서는 누군가가 “DEA(미국 마약단속국) 작전! 모두 물러서라!”고 반복해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DEA 작전!”…‘미국 소행’으로 비치도록 치밀하게 위장 7일 새벽 사저에서 총격을 받은 모이즈 대통령은 숨졌으며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곧바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가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집에 있던 대통령의 딸은 형제 방에 숨어 있었으며, 가사도우미와 직원 한 명은 괴한들에 포박된 상태였다고 아이티의 카를 앙리 데스탱 판사는 현지 신문 르누벨리스트에 전했다.암살범 6명 체포…加대사관 경호원 출신 美시민권자도 포함 아이티 대통령을 암살한 용의자들 중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중 2명은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이티 경찰은 암살 사건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까지 용의자 6명을 체포하고 7명을 사살했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범인 6명이 경찰 손에 있다”며 “실제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붙잡았고 배후 주동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티 경찰은 전날에도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피살 당시 총알 12발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암살 사건 조사에 참여한 카를 앙리 데스탱 판사는 아이티 현지 일간 르누벨리스트에 “대통령의 시신에서 총알 자국 12개를 발견했다”며 “대구경 소총과 그보다 작은 9㎜ 총기의 흔적이 모두 있었다”고 밝혔다. 아직 암살 동기와 목적, 배후 세력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는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특공대가 투입된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범인들은 ‘미국 소행’으로 비치도록 치밀하게 위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DEA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 용병에게 암살된 ‘바나나맨’… 계엄령 아이티, 혼돈 속으로

    용병에게 암살된 ‘바나나맨’… 계엄령 아이티, 혼돈 속으로

    경찰 “훈련된 용병 4명 사살·2명 체포”대통령 시신에서 총알 자국 12개 발견 개헌으로 독재… 기득권·야권 사임 압박前총리, 의회·대법원장 공백 수습 나서새 총리 반발… 9월 총선까지 정국 혼란국제사회 “극악무도한 행위” 일제 규탄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이 살해당했다. 암살범들은 대담하게 7일(현지시간) 새벽 1시쯤 사저를 공격했다. 배후가 누구인지, 이후 어떤 세력이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지 즉답을 못 찾는 수많은 의문 속에서 가뜩이나 안갯속이던 아이티의 정국에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 치밀하게 기획된 암살이었다. 사건을 전후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 주변 영상을 공개한 미국 폭스뉴스는 아이티 공용어인 프랑스어나 크리올어 대신 미국식 영어와 스페인어를 구사한 암살범들이 훈련받은 외국 용병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정문 쪽을 바깥 방향에서 찍어 사저 내부는 확인할 수 없는 영상엔 영어로 “DEA(미국 마약단속국) 작전이다. 모두 물러서”라는 확성기 소리에 이은 30여발의 총성이 잡혔다. 카를 앙리 데스탱 판사는 이날 현지 일간 르누벨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시신에서 12개의 총알 자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총상은 이마와 가슴, 엉덩이, 배 등에서 확인됐다.또 다른 영상에선 5대의 차량이 사저 정문을 빠져나갔는데, 이는 모이즈 대통령과 함께 ?있다 중상을 입은 대통령 부인 마르틴 모이즈(47)가 후송되는 장면으로 보인다. 마르틴은 미국 플로리다로 긴급 이송됐다. 또 현장에서 ‘DEA’가 언급된 데 대해 미 국무부는 “암살범이 DEA 요원이라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해명했다고 CNN이 전했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모이즈 여사가 “영부인이 위험에서 벗어났다”며 “계속 회복을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티 경찰은 현장에서 4명을 사살했지만, 2명은 생포했다고 밝혔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의 브리핑에선 암살범들을 일단 ‘용병’이라고 규정했다. 암살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건 한층 난해한 문제로 보인다. 2017년 2월 집권한 모이즈 대통령의 적이 차고 넘쳐서다. 모이즈 대통령은 집권 이듬해 퇴진 요구 대중시위를 경험한 뒤부터 권위주의적 행보를 걸어왔다. 2019년 예정됐던 총선을 연기했고,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을 추진한 그는 지난 2월 법정 임기가 끝났음에도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모이즈 자신은 권위주의 행보를 국민의 60%가 빈곤층인 아이티의 체질을 바꿀 기득권 개혁 조치라고 설명하며, 올해 9월 총선 및 개헌 국민투표를 강행하던 중이었다. 아이티의 경제적 기득권 세력과 야권 전부에게 대통령 암살을 사주할 동기가 있는 셈이다. 당장 급한 건 오는 9월 투표 전까지 두 달의 권력 공백 기간을 책임질 세력을 찾는 일이다. 아이티에선 상·하원 의원을 3분의1씩 순차적으로 교체하는데, 현재 의원정수의 3분의 1만 채워져 있다. 아이티 대통령 유고 시 권력승계 1위인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은 최근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다. 의회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고, 사법부도 마비된 것이다. 결국 클로드 조제프 총리가 총대를 메고 이날 아이티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는데, 사실 그는 며칠 전 경질된 인물이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5일 총리 교체를 선언하며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아리엘 앙리를 지명했다. 앙리는 “내가 현직 총리”라며 조제프 총리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암살 사건에 경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아이티 정치권에 폭력행위 또는 폭력 선동행위를 삼갈 것을 단호히 촉구한다”고 규탄했다. 한국 외교부는 “단합해 조속히 정치·사회적 안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하며, 대통령 부인의 회복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국제사회 개입 의견도 제시됐지만, 유엔 평화유지군들이 이미 2004~2019년 아이티에 주둔하며 콜레라를 퍼뜨리거나 현지 소녀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저지른 전력이 적발된 바 있어 이들 또한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브넬 모이즈는(1968~2021년)바나나 수출, 자동차 부품사업을 일군 사업가 출신으로 2017년 대통령이 됐다. ‘바나나맨’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부패와의 전쟁에 주력해 온 그는 개혁 과정에서 총선 일정을 무시하는 권위주의적 행태를 보여 반발을 샀다.
  • 강도로부터 총알 11발 맞은 한국인 “살아있는 게 기적”

    강도로부터 총알 11발 맞은 한국인 “살아있는 게 기적”

    지난달 미국 워싱턴주 터퀼라에서 무장강도로부터 총알을 11발 맞고도 목숨을 구했던 한국불고기 전문점 매니저가 3주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재활 치료 중이라고 인터넷 매체 넥스트샤크가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8일 낮 12시쯤 시애틀 한인 뉴스넷의 보도를 접하고 그가 우리 교민인 것을 확인했으며 그의 이름 등 상당히 전반적인 내용과 제목 등을 손질했다.) 토니 서는 불고기 체인점 ‘궁’ 매장 매니저로 일했는데 Q13 폭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앞으로 6개월 정도는 더 휠체어 신세를 져야 하는 상황이다. 죽을 뻔한 위기를 모면하며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통증을 경험한 서씨는 “후회되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며 “내가 가진 것들을 (강도가) 다 가져가게 내놓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총격을 받은 상처들을 드레싱하던 어머니가 어떻게 실신하는지 정확히 봤다며 “어머니가 그러는 모습을 예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게 내 약점“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는데 “시간을 낭비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증오에 갇혀 살고 싶지 않다”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4일 밤 10시가 안됐을 때 터퀼라의 웨스트필드 사우스센터 몰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서씨는 한달 전쯤 이 몰에 총격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매장 문을 닫은 뒤 여자 종업원을 안전하게 귀가시키려고 함께 주차장까지 걸어가 그녀의 차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자신의 차로 향했다. 그가 차 운전석에 앉자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총으로 그의 목을 겨눴다.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총을 손으로 잡았다. 그는 내게 뭐라고 말했지만 기억하지 못한다. 난 그저 총을 내 얼굴에서 치우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여러 발의 총격을 받고 그는 겨우 자동차에서 빠져나왔지만 그 남자는 그의 가슴을 향해 네다섯 발을 더 쏴댔다. 소씨는 “누군가 그런 식으로 총을 쏘는 것은 내가 죽기를 바란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강도 용의자들은 두 남성과 한 여성이었는데 모두 현장을 벗어나 달아났고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았다. 킹카운티 보안관실은 용의자들을 추적했지만 아무런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고 KOMO 뉴스가 전했다. 서씨가 일하는 음식점 대표인 서재호씨가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를 만들어 서씨의 치료비를 모으고 있는데 넥스트샤크의 브라이언 키 기자가 기사를 작성할 때까지 2만 9000 달러(약 3300만원)가 모였다고 전했다.
  • [아하! 우주] 우주는 무한한가? 끝이 있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아하! 우주] 우주는 무한한가? 끝이 있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우주의 끝' 문제는 언제나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주제이다.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Space.com) 1일자에 게재된 미국 리치몬드 대학 잭 싱걸 교수의 칼럼을 가공해 소개한다.  우리 머리 바로 위에는 하늘이 있다. 과학자들이 그것을 대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것은 지구 위로 약 32km 높이까지 뻗어 있다. 대기를 이루며 우리 주위에 떠다니는 것은 분자의 혼합물이다. 아주 작은 공기의 입자들은 우리가 숨을 쉴 때마다 수십억 개의 우리 몸 속으로 흡수된다. 대기층 위로는 우주 공간이 펼쳐져 있다. 대기 성분의 분자가 극히 희박하며, 그 사이에 빈 공간이 많기 때문에 스페이스(Space)라 부른다. 여러분은 혹시 우주여행에 나서 계속 우주 속으로 나아간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과연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나와 같은 과학자들은 비록 우주로 나가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분이 보게 될 많은 것들에 대해 설명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우주공간이 영원히 계속되는지 등과 같은 문제들이다. 행성, 별, 은하우주여행을 시작할 때 우리는 먼저 낯익은 몇 곳을 알아볼 수 있다. 태양계 행성들이 바로그걱이다. 지구는 태양 궤도를 도는 행성 그룹의 일부이다. 궤도를 도는 천체 무리에는 소행성과 혜성도 섞여 있다. 우리의 태양이 실제로는 평범한 별들 중 하나일 뿐이며, 우리에게 엄청 가까이 있는 때문에 다른 별들보다 더 크고 밝게 보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별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란 별인데, 거리가 무려 4.2광년이다.  태양을 출발한 광자, 곧 빛알갱이가 지구에 도착하는 데는 약 8분 걸리지만,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 가는 데는 무려 4.2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지구-태양 간 거리의 거의 30만 배로, 미터법으로 따지면 약 40조km나 되는 어마어마한 거리다. 인류가 지금까지 이룩한 최고의 속도는 명왕성을 탐사한 NASA의 뉴호이즌스 호가 기록한 초속 23km이다. 총알의 속도가 약 초속 1km인 것을 생각하면 뉴호라이즌스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아갔는지 실감할 수 있다. 서울-부산 간 거리 450km도 뉴호라이즌스라면 20초 만에 주파한다. 그러니 이 뉴호이즌스도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 가는 데 무려 5만 년 이상 걸린다. 왕복 10만 년이다.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 데만도 이런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런 별들이 우리은하에만 해도 약 4000억 개가 있다. 별을 집에 비유한다면 은하는 집으로 가득 찬 도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은하 바깥으로 충분히 멀리 나가서 우리은하를 돌아다본다면 4000억 개의 별들이 모두 한데 엉겨붙은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대부분의 별들이 자체 궤도를 도는 행성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 외계행성 중 일부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일 수도 있으며, 따라서 외계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또한 인간 같은 지성체가 존재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칼 세이건의 말마따나 이 광대한 우주에 우리 인류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다른 은하계에 도달하려면 수백만 광년 우주공간을 여행해야 한다. 그 공간의 대부분은 거의 완전히 비어 있는 진공상태이며, 다만 과학자들이 '암흑물질'이라고 부르는, 볼 수도 없고 정체도 모를 분자와 입자들만 있을 뿐이다. 천문학자들은 큰 망원경을 사용하여 수백만 개의 은하계를 관측하면서 우주의 모든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만약 수백만 년에 걸쳐 충분히 오랫동안 볼 수만 있다면, 모든 은하들 사이에 점차 새로운 공간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풍선에 많은 점들을 찍어놓은 다음 그것을 크게 부풀리면 풍선의 점들 사이의 간격이 모두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것을 시각화하려면 이 풍선을 상상해보면 된다. 은하와 은하 사이는 점점 벌어지고 결국 나중에는 우리 시야에 어떤 은하도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주는 끝이 있을까?당신이 원하는 만큼 계속 우주선을 가속해 나아간다면 모든 우주의 은하들을 뒤로 하고 영원히 날아갈 수 있을까? 또는 모든 방향으로 무한한 수의 은하들이 계속 줄지어 나타날까? 그것도 아니라면, 결국 모든 것이 끝나는 지점이 있을까? 끝난다면 어떻게, 무엇으로 끝날까? 이는 과학자들이 아직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질문들이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사방으로, 영원히 은하들을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 우주는 끝도 경계도 없는 무한한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끝이 있다고 일부 과학들은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반론을 펴는 과학자들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우주가 어디선가 끝이 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우리에게 그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전하게도 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우주선이 결국 출발한 그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이 공간을 휘어지게 만들고, 그래서 우주 전체로 볼 때 우주는 그 자체로 완전히 휘어져 들어오는 닫힌 시스템으로 안팎이 따로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개미가 이차원 구면인 지구 표면을 기어간다면 그 개미는 영원히 끝에 도달할 수 없으며, 언젠가는 출발한 그 자리로 되돌아오게 된다. 삼차원 우주공간은 이처럼 휘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우주는 무한하지 않다는 뜻이다.  어쨌든 두 경우 모두 우리는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이제 우주에 끝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끝이란 은하가 사라진 지역이나 우주의 끝을 표시하는 일종의 장벽이 있는 지역을 말하는데, 그런 것은 우주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우주를 가리켜 과학자들은 '우주는 유한하나 경계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이 질문에 대한 답안 작성은 미래 과학자들에게 맡겨진 몫이다.
  • 인간이 버린 탐욕, 우주 쓰레기의 습격

    인간이 버린 탐욕, 우주 쓰레기의 습격

    환경오염으로 지구가 사막화한 2092년, 우주개발기업 UTS는 지구 위 위성궤도에 새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주변엔 인간이 마구잡이로 버린 우주 쓰레기가 가득하다. 이런 쓰레기를 수집하는 우주 청소선의 쟁탈전이 지난해 개봉한 영화 ‘승리호´의 소재다.●영화 ‘승리호’처럼… 지구 궤도 우주물체 90%가 쓰레기 영화적 상상력이라 하기엔, 지금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미국 합동우주사령부 연합우주작전센터에 따르면 인공 우주물체는 모두 4만 8000여개다.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해 사라진 것들을 제외하면 현재 지구 궤도에 2만 3000여개가 남았다. 인공위성 2300여개를 빼면 무려 90%가 ‘우주 쓰레기’란 뜻이다. 최은정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은 ‘우주 쓰레기가 온다´를 통해 민간기업까지 우주 개발에 뛰어드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 쓰레기의 실태를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한다.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저자는, 임무를 종료한 뒤 두절된 중국 우주 정거장 톈궁 1호의 2018년 추락 당시를 정확하게 예측해 주목받기도 했다.●총알보다 8배 빨라… 충돌땐 18㎝ 알루미늄 절반 파괴 1957년 10월 4일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1호 이후 지금까지 발사된 인공위성은 1만 1000여대다. 특히 지난해에만 1200여대, 올해의 경우 1~3월 동안 360여대가 발사됐다. 우주는 넓지만, 인공위성은 아무 곳에나 쏘지 않는다. 고도 200~2000㎞ 저궤도 영역, 고도 3만 5800㎞ 영역에 있는 지구동기궤도에 올린다. 지구동기궤도 가운데 적도평면 궤도경사각이 0도인 ‘명당’ 자리인 정지궤도에는 특히나 빼곡하다. 다 쓴 인공위성을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지구동기궤도 200~300㎞ 위에 있는 이른바 ‘무덤궤도’로 보내거나,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우주 쓰레기가 총알보다 7~8배 정도 빠른 초속 7~8㎞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직경 0.1㎜짜리 우주 쓰레기 파편과 충돌해도 창문에 구멍이 날 정도다. 1㎝ 파편은 충돌 때 18㎝ 두께의 알루미늄을 절반까지 파괴한다.물론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도 빨라지고 있다. 쓰레기 수거를 위한 청소위성도 운영한다. 스위스 민간기업 클리어스페이스SA는 2025년부터 4개의 팔로 쓰레기를 붙잡아 대기권으로 보내는 위성을 가동할 예정이다. ●中 역대급 쓰레기에도 규제 방법 없어 “환경문제 인식을” 저자는 이런 기술과 별도로 각국의 인식 변화, 국제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유엔은 1994년부터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 등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 우주 쓰레기가 타국 영역으로 넘어가면 배상하는 규약도 만들었지만, 사실 강제적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2007년 중국이 위성요격을 시험하겠다며 자국 기상위성 ‘펑윈1C’를 고의로 폭파해 역대 최대의 우주 쓰레기를 만들어 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 인간이 가는 모든 곳에는 쓰레기가 남는다. 우주도 예외는 아니다. 어쩌면 인류가 우주를 향해 나아간 지난 그 시간은 우주에 쓰레기를 뿌려온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우주 쓰레기를 새 환경문제로 인식하자는 저자의 제안을 새겨들을 때다. 개발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환경문제부터 고민하자는 이야기다.
  • 美10세 소년, 스스로 총 발사해 사망…또 어린이 총기사고

    美10세 소년, 스스로 총 발사해 사망…또 어린이 총기사고

    어른들의 부주의한 총기류 보관 등에 따른 어린이 오발 살상 사고가 잇따르는 미국에서 10세 소년이 자기 몸에 총을 쏴 사망하는 일이 다시 발생했다. 2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티오가-니스타운의 한 주택에서 26일(현지시간) 이 집에 사는 10세 소년이 자해 추정 총격으로 사망했다. 소년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지 40여분만에 숨을 거뒀다. 소년은 당시 8세 여동생과 집에 단둘이 있었으며, 오빠가 총에 맞아 쓰러지자 여동생이 이웃집으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캐비닛 안에서 총을 발견한 것으로 추정되며 소년이 어느 순간 자신의 머리에 총알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총이 어떤 경위로 캐비닛 안에 있었고 총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니얼 아웃로 필라델피아 경찰국장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소중한 자녀 중 한 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며 “우리 모두는 총기가 아이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앞서 이틀 전인 24일에도 12세 소년이 자기 몸에 스스로 총을 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소년은 왼쪽 다리에 총상을 입은채 자신의 집 계단에 피를 흘리며 앉아 있었다. 경찰은 “소년이 스스로 총을 쏜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했으나 이것이 의도된 것인지 사고에 의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 [열린세상] 조금만 천천히/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조금만 천천히/박산호 번역가

    “칙칙.” “에취, 에취.” “칙칙.” “에취, 에취.” 다음달이면 한 살이 되는 시바견 해피를 데리고 매일 산책을 나가기 전에 치르는 의례. 밖에만 나가면 우거진 풀숲으로 달려가 코를 박는 해피의 몸에 진드기 방지 스프레이를 뿌리면 세상에서 밥 다음으로 산책을 좋아하는 해피는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 와중에도 그 냄새에 연신 재채기를 한다. 잠시 실랑이 끝에 목줄을 맨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면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해피.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면서 허둥지둥 끌려가는 나. 그렇게 누가 누구를 산책시키는지 모르겠는 산책길에서 이제는 낯이 익은 해피의 친구들과 종종 마주치게 된다. 이름은 모르지만 인형처럼 작고 예쁜 갈색 포메라니언은 항상 목줄도 없이 할아버지 옆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정하게 걷는다. 천천히 걷는 할아버지를 쫄래쫄래 따라가며 풀 냄새도 맡고, 잠시 멈춰서 나비랑 놀기도 하고, 한쪽 다리를 들고 쉬야도 하는 포메라니언을 처음 봤을 때 정말 신기해 한참 바라봤다. 할아버지와 그 강아지는 아주 오랫동안 같이 걸으며 호흡을 맞춰 온 커플처럼 서로가 서로의 속도에 맞춰 평화롭게 산책한다. 천수도 종종 마주치는 산책 동무다. 천수는 블랙탄 시바견인 해피와 달리 갈색 시바견인데 틱이 있어서 쉴 새 없이 몸을 움찔거리느라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주인은 펫 숍에서 어리디어린 천수를 샀다가 몇 달 후 틱이 있는 걸 알았다고 한다. 그때 천수를 숍에 돌려보낼 수도 있었지만, 이미 정이 듬뿍 들어 버린 아이를 차마 보낼 수 없어 그냥 키우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몇 달 동안 본 천수는 해피보다 몸집은 작지만 아주 천천히 크면서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는 듯했다. 주인은 그날그날 천수의 컨디션에 맞춰 조금 걷다가 천수가 힘들어하면 벤치에서 오랫동안 같이 쉬면서 많이 쓰다듬어 주고, 다정한 말을 속삭인다. 그들에게도 둘만의 속도가 있었다. 천수 커플을 보고 있자니 최성연 작가가 쓴 ‘딱 1년만 청소하겠습니다’에 나온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배려할 때 우리는 결코 빨리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길이 막혀 늦는다는 친구에게 `서두르지 말고 조심해서 와’라고 말하고, 걸음마가 서툰 아기에게는 `천천히 가자’라고 말한다. 함께 밥상에 앉은 사람에게 건네는 `천천히 많이 먹어’라는 말에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천천히’는 가장 따뜻한 사랑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해피에게 정신없이 끌려다니다 보면 가끔 엄마가 떠오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엔 엄마 생신이나 어버이날 같은 행사가 있는 날엔 엄마와 같이 식사를 하러 서울에 갔다. 그러던 어느 해 고기가 맛있다는 식당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 보니 엄마는 한없이 천천히 걷고 계셨고, 그런 엄마 옆에서 동생이 보조를 맞춰 걷고 있었다. 엄마랑 같이 살지 않는 나는 몰랐는데 당시 엄마의 고관절이 너무 상해 걷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평생 나보다 빨리 걸었던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며 마음이 한없이 미어지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엄마는 그 후로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고 이제 좋아지셨지만 지금도 엄마와 걸을 때면 항상 엄마의 속도에 맞춰 옆에서 천천히 걷는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로 어서 나가자고 깡충거리는 해피와 산책길을 나설 때면 우리의 속도에 대해 생각한다. 해피는 나와 맞춰야 하고, 나는 해피에게 맞춰야 한다. 세상엔 그 할아버지와 강아지 커플처럼 오랜 세월 시간을 들여 서로 완벽하게 맞춘 커플도 있고, 천수 커플처럼 주인이 천수에게 맞춰야 하는 커플도 있다. 같이 산다는 건 그런 것. 서로의 속도를 알고 배려해서 맞춰 주는 것이다. 허나 강아지 세상만 그럴 뿐 정작 인간 세상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광란의 트럭처럼 미친 듯이 달리는 세상과 자본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깔리는 것이 요즘 풍토처럼 보인다. 300㎏짜리 컨테이너 벽에 깔려 지난 5월에 사망한 청년 노동자 이선호씨가 그러했고, 지난 1년 동안 사망한 8명의 쿠팡 노동자가 그러했다. 우리가, 세상이 조금만 더 느리게 갈 순 없는 걸까.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61세에 떠난 베니그노 아키노와 남중국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61세에 떠난 베니그노 아키노와 남중국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필리핀 대통령을 역임한 베니그노 아키노 3세가 24일 6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한창 일할 나이에 허무하게 스러졌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초에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재임하면서 주요 경제 개혁을 주도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벌였다. 그 뒤 현역 대통령인 로드리고 두테르테에게 권좌를 넘기고 물러난 뒤 조용히 지내왔다. 그는 필리핀의 첫 여성 대통령인 코라손 아키노와 유명 정치인 니노이 아키노 주니어 전 상원의원 사이에서 지난 1960년 2월 8일 태어났다. 아키노 가문은 손꼽히는 대지주 집안이자 정치 명문가로 통한다. 그의 부친은 독재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통치하던 지난 1983년 미국 망명 생활을 접고 마닐라 공항에 돌아오자마자 군인들에 의해 암살됐다. 부친의 사망을 계기로 필리핀 전역에서 시민들의 민주화 운동이 전개됐고 모친은 남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지난 1986년부터 1992년까지 필리핀을 통치했다. 코라손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여러 차례 쿠데타 시도를 이겨냈다. 특히 어린 아키노는 1987년 말라카낭 대통령궁에 잠입한 암살범이 쏜 총알 다섯 발 가운데 한 방을 목에 맞고도 살아남았다. 네 명의 누이들 틈바구니에서 어린 아키노는 늘 조용한 남동생으로 통했다. 결혼하지 않고 평생을 독신으로 보냈다. 명문가 자제들이 다니는 아테네오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나중에 가족이 있는 보스턴으로 건너가 생활하다 귀국해 여러 기업에서 일하다 1988년 의회에 입성, 2007년 상원의원이 됐다. 2009년 모친이 암으로 스러지자 이듬해 대선에 뒤늦게 뛰어들어 당선됐다. 재임 기간 빈곤 퇴치에 주력했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과대하게 표출되자 “날 보고 슈퍼맨과 아인슈타인을 합친 능력을 보여달라는 거냐”고 되물은 일로 유명하다. 취임한 지 몇달 안돼 전직 경관이 마닐라 한복판에서 홍콩 관광객들이 가득 탄 버스를 붙잡고 납치극을 벌이다 8명을 살해하고 자신은 경찰에 사살되는 과정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정부가 이를 잘못 처리했다는 이유로 궁지에 내몰렸다. 하지만 부패와의 싸움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고, 여권을 신장시켰으며, 산아제한, 성역할 교육 등 필리핀 사회를 일정하게 진보의 길로 이끌었다. 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상설재판소(PCA)에 끌고 가 자국에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낸 것으로도 업적을 남겼다. PCA는 지난 2016년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 것을 2019년에 국제법에 근거가 없다고 결정했다. 테오도로 록신 외교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푸른 바다처럼 청렴했다”고 애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양민규 서울시의원 “학교에서 온갖 갑질 견디는 월급제 행정실무사”

    양민규 서울시의원 “학교에서 온갖 갑질 견디는 월급제 행정실무사”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양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4)은 15일에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월급제 행정실무사가 처한 열악한 근무 환경과 갑질로 인한 폐해를 알리고, 이를 위한 조속한 대책 마련을 하라고 요구했다. 양 의원은, 한 월급제 행정실무사는 열 살이나 어린 공무원 계장에게 폭언과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이 행정실무사는 담당하는 업무가 있었지만 행정실 회의에 참석조차 못하게 되었고, 따돌림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매일 혼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다른 월급제 행정실무사의 경우, 세입과 민원업무 등 기존 업무를 하고 있었음에도 새로 온 공무원이 힘들고 어려운 업무라며 급여업무를 떠넘겨 일방적으로 맡아야 했다. 이로 인해 과중한 업무가 누적되며 뇌출혈 증상이 나타나 교육청 전출 요청을 했지만 교육청은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았으며, 조직 구성원은 월급제 행정실무사의 고충을 모른 척 했다. 결국 이 월급제 행정실무사는 그 상태로 3년을 일해야 했고, 결국 앞이 안 보이는 이상 현상을 겪고 나서 생계를 뒤로 하고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어야만 했다. 양 의원은, 행정실무사들이 공무원들을 대신해 감사를 받고 있는 행태를 꼬집으며 “공무원은 감사 시 징계를 받으면 승진에 불이익에 있으니, 감사를 받아도 안위에 문제가 없는 행정실무사가 공무원을 대신해 ‘총알받이’가 되라며 떠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행정실 내에는 정규직 공무원부터 월급제 행정실무사까지 다양한 직업군이 근무하고 있으며, 임용된 방법만 다를 뿐 같은 업무를 하고 있어 차별 없는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발언했다. 양민규 의원은 “차별 없는 세상과 평등한 사회를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아직도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는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서울시교육청이 소수와 약자의 입장에 서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찍소리라도 내면 ‘ㅉ’소리도 못하는 공포 ‘쉿’

    찍소리라도 내면 ‘ㅉ’소리도 못하는 공포 ‘쉿’

    ‘소리 내면 괴물이 공격한다’는 설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16일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에 비해 배경을 좀더 확장하고 액션에 집중했다. ●아빠 잃은 한 가족… 삶 향한 분투기 영화는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 분)의 희생 이후의 이야기다. 괴생명체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과 딸 레건(밀리센트 시먼즈 분),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가족은 갓 태어난 막내를 데리고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괴물의 정체를 아예 처음부터 보여 준다. 평화로운 마을에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한창인데 거대한 운석이 갑자기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 곧바로 정체불명의 괴물이 나타나 인간을 공격한다. 총알도 튕겨 내는 딱딱한 외피의 괴물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습격한다. 오프닝 신에서 괴물의 특징을 보여 주면서, 전편을 보지 않았던 관객도 영화의 고유한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독특한 요소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팝콘을 녹여 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예측불허 줄거리 속에 시각과 청각 효과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오감을 자극했던 영화의 특징은 속편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편과 달리 거리를 비롯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 버려진 기차와 선착장까지 장소를 확대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줄였다. ●고립된 세상… 팬데믹 상황과 닿아 자동차쯤은 마치 종잇장처럼 찢어 버리는 괴물의 공격은 더 생생해졌다. “괴생명체가 점점 똑똑해지는 점에 중점을 뒀다”는 크래신스키 감독의 설명처럼,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하던 괴물은 인간만을 탐지하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다. 더 영리해진 괴물에 성장한 아이들이 전격적으로 맞서는 모습도 부각했다. 속도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괴물과 사투 장면이 여느 할리우드 액션영화 못잖다. 다만 청각 장애가 있는 레건이 괴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라든가 리의 죽음에 얽힌 사연 등은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다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갓난아이가 울 때의 대처법이나 전구색을 이용해 위험을 알리는 방법 등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엿보는 재미가 속편에서는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의 독특한 설정은 여전히 긴장감 넘친다. 영화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괴물이 휩쓸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 전편을 보지 않았든, 혹은 숨죽이며 전편을 봤든, 기꺼이 즐길 수 있을 법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화프리뷰]스케일 키우고, 액션도 키웠다…‘콰이어트 플레이스2’

    [영화프리뷰]스케일 키우고, 액션도 키웠다…‘콰이어트 플레이스2’

    ‘소리 내면 괴물이 공격한다’는 설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16일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에 비해 배경을 좀더 확장하고 액션에 집중했다. 영화는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 분)의 희생 이후의 이야기다. 괴생명체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과 딸 레건(밀리센트 시먼즈 분),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가족은 갓 태어난 막내를 데리고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괴물의 정체를 아예 처음부터 보여 준다. 평화로운 마을에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한창인데 거대한 운석이 갑자기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 곧바로 정체불명의 괴물이 나타나 인간을 공격한다. 총알도 튕겨 내는 딱딱한 외피의 괴물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습격한다. 오프닝 신에서 괴물의 특징을 보여 주면서, 전편을 보지 않았던 관객도 영화의 고유한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독특한 요소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팝콘을 녹여 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예측불허 줄거리 속에 시각과 청각 효과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오감을 자극했던 영화의 특징은 속편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편과 달리 거리를 비롯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 버려진 기차와 선착장까지 장소를 확대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줄였다.자동차쯤은 마치 종잇장처럼 찢어 버리는 괴물의 공격은 더 생생해졌다. “괴생명체가 점점 똑똑해지는 점에 중점을 뒀다”는 크래신스키 감독의 설명처럼,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하던 괴물은 인간만을 탐지하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다. 더 영리해진 괴물에 성장한 아이들이 전격적으로 맞서는 모습도 부각했다. 속도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괴물과 사투 장면이 여느 할리우드 액션영화 못잖다. 다만 청각 장애가 있는 레건이 괴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라든가 리의 죽음에 얽힌 사연 등은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다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갓난아이가 울 때의 대처법이나 집 밖에 내건 전구를 이용해 위험을 알리는 방법 등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엿보는 재미가 속편에서는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의 독특한 설정에 여전히 긴장감이 넘친다. 영화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괴물이 휩쓸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 전편을 보지 않았든, 혹은 숨죽이며 전편을 봤든, 기꺼이 즐길 수 있을 법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손가락욕했다고 총 쏴 여섯 살 소년 숨지게 한 미 20대 둘 검거

    손가락욕했다고 총 쏴 여섯 살 소년 숨지게 한 미 20대 둘 검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고속도로에서 차로 시비를 벌이던 여성과 여섯 살 아들이 탄 자동차에 총격을 가해 소년을 숨지게 한 20대 용의자 둘이 사건 발생 보름 만에 체포됐다. 캘리포니아고속도로순찰대(CHP)는 6일(이하 현지시간) 마커스 앤서니 에리스(24)와 윈 리(23)를 코스타 메사에 있는 그들의 집에서 검거했다고 LA 타임스가 전했다. 마침 희생된 에이든 레오스의 장례식이 거행된 다음날이었다. 두 사람은 100만 달러의 보석 증거금이 책정된 채 구치소에 수감돼 8일 법원에 출두할 예정인데 검찰은 두 사람을 살인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은 원래 5만 달러 현상금을 내걸었으나 지역 정치인들과 카페 주인, 다른 주민들이 요르바 린다에 있는 유치원에 등원하다 참변을 당한 소년을 안타깝게 여겨 어느새 50만 달러로 불어났다. 조앤나 클루넌은 지난달 21일 아침 8시쯤 은색 셰보레 소닉을 운전해 오렌지 카운티의 55번 프리웨이를 달리고 있었다. 뒷좌석 카시트에 아들 에이든이 앉아 있었다. 모자의 자동차는 북쪽으로 향하는 카풀 차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나들목으로 나가기 위해 차선을 바꾸려 하자 에리스와 리가 탄 흰색 폭스바겐 골프 스포츠웨곤이 오른쪽에서 끼어들었고, 양보를 해달라고 손짓을 하는데도 자꾸 막자 조앤나가 손가락 욕을 했다. 그러자 흰색 세단에서 누군가 총을 쐈고 총알은 트렁크 왼쪽을 뚫고 카시트까지 뚫은 뒤 소년의 등을 맞혔다. 소년이 외마디 비명을 지른 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어머니는 갓길에 차를 급히 세웠다.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가던 레예스 발디비아 부부가 조앤나가 울며불며 차 밖으로 나오더니 뒷좌석의 에이든을 끌어낸 뒤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모습을 보고 차를 세웠다. 발디비아가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조앤나는 “차에서 사격을 받았다”고 답했고, 그제야 발디비아 부부는 소년의 몸에 피가 묻어 있음을 알아봤다. 목격자들의 신고를 받아 현장에 출동한 응급요원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뒤 병원으로 옮겼는데 얼마 안 있다가 결국 눈을 감았다. 미군에서 복무했던 발디비아는 어린이가 총에 맞는 일은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이유도 없고 정당화될 수도 없다.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스테 이섬, 웬만해선 그를 막을 수 없다…복수 스토리도 총 액션도

    스테 이섬, 웬만해선 그를 막을 수 없다…복수 스토리도 총 액션도

    할리우드 대표 액션배우 제이슨 스테이섬이 웃음기를 쫙 빼고 연기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메가폰을 잡은 이가 가이 리치 감독이라면 기대가 더 커질 법하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캐시트럭’은 현금 수송 차량을 노린 무장 강도들에 아들을 잃은 H(스테이섬 분)가 범인의 단서를 찾기 위해 회사에 위장 취업해 벌이는 복수극을 그린다. H는 첫 임무부터 백발백중 사격 실력을 자랑하며 단숨에 회사 에이스로 급부상한다. 그러나 그의 정체는 거대 폭력조직 보스였다. 조직원을 동원해 아들을 죽인 범인을 찾아보려 했지만 실패하자 직접 뛰어들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H의 정체를 드러내고, 수송 중인 현금을 탈취한 이들과 조력자의 정체를 서서히 풀어낸다. 사건 진행 과정에서 인물들의 성격을 섬세하게 그렸다. H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선한 이인지 악인인지 알 수 없지만, 차츰차츰 정체가 밝혀진다. 현금 수송 차량을 털기 위한 잘 짜인 계획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군더더기 장면 없이 극에 관한 몰입도를 높인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앞서 리치 감독은 영화 ‘알라딘’(2019)으로 국내 1200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외화 흥행 순위 8위의 기록을 세웠다. 첫 장편 연출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9)에서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셜록 홈즈’(2009) 시리즈 등으로 액션도 탁월한 감독으로 입지를 넓혀 왔다. 리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H를 더욱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담고자 1차 리허설을 한 뒤 배우와 논의하며 디테일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섬은 이전 작품인 ‘분노의 질주: 홉스&쇼’(2019)에서 드웨인 존슨과 콤비로 등장해 허당 매력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는 원제 ‘분노의 남자’(Wrath of Man)에서도 알 수 있듯,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이다. 무표정으로 몇 마디 대사 없이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는다. 몸을 쓰는 액션이 아닌 총기 액션 위주로,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묵직한 느낌을 준다. H의 아들을 죽인 강도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거침없는 총격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무장 강도들이 정신없이 퍼붓는 총알 세례가 시원하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은 긴장감도 막바지에 폭발한다.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지만, 그동안 이야기로 인물의 성격을 쌓아온 덕에 납득하며 몰입할 수 있다. 극 중간에 으르렁거리는 현악기의 배경음악이 긴장감을 한껏 유발한다. 킬링타임용 영화로선 풍부한 즐길 거리를 빠짐없이 갖췄다. 청소년 관람불가. 119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표현의 자유? 남북관계 찬물?… ‘삐라’가 쏘아 올린 논란

    표현의 자유? 남북관계 찬물?… ‘삐라’가 쏘아 올린 논란

    접경지 연천서 농사짓는 박용석씨“당장 생업 지장에 주민들 생명 위협” 이민복 북한동포돕기 대북풍선단장“감옥 같은 北에 외부 소식 전달해야” 2008년 탈북한 회령 출신 김광일씨“남한 TV도 보는데 누가 전단 보겠나”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전단금지법 너무 포괄적으로 제한”냉전 시대에나 있던 ‘삐라 풍선’이 2021년 한반도 상공에 떠올라 때아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30일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경기와 강원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시행 후 첫 위반 사례로,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보란 듯이 공개한 것이다. 이틀 뒤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관계에 찬물 끼얹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했다.그러나 미 의회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첫 위반 사례에 대한 법 적용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접경지역 주민과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 탈북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전단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군사적 긴장이 심해지면 일주일, 열흘씩 논에 못 들어가요. 당장 생업에 지장이 생기는 거예요. 체험 농장을 하는 분들은 예약이 다 취소되고…. 대북전단 때문에 북에서 날아온 총알이 면사무소 옆에 떨어진 적도 있어요. 그땐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경기 연천에서 27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용석(50)씨는 “얼마 전에도 대북전단을 날린다는 얘기를 듣고 동네 사람들이랑 순찰을 했다”면서 “여기 주민들은 나름대로 안보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남북관계가 안 좋아지면 경제적 타격까지 입게 돼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단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박씨가 사는 연천을 비롯해 경기 파주, 강원 철원,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지만, 대북 문제에 대한 정치적 대립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정작 이들의 목소리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2014년 10월 10일 탈북민 단체가 띄운 전단 풍선 때문에 북한이 남측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했을 때 박씨와 주민들은 일주일 넘게 민통선 내에 있는 논에 들어가지 못했다.●냉전시대 전단 풍선, 탈북민단체에서 부활 상대 국가의 체제를 비난하거나 자국 체제를 선전하는 글이나 포스터를 풍선에 실어 보내는 방식은 1950~1960년대 독일과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흔히 쓰이던 심리전 수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군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이 북측 접경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효용성이 줄어들면서 전단도 점차 사라지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탈북민 단체를 중심으로 풍선과 페트병을 활용한 전단 및 물품 살포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살포된 전단은 공개된 것만 118회 1974만장에 이른다. 풍선 및 페트병에는 전단과 함께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USB나 DVD, 성경책, 미국 달러 등을 넣기도 한다. 전단은 주로 세습 독재인 북한 체제를 비판·비난하는 글과 포스터, 기독교 전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에 대한 루머, 심지어는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의 모습까지 합성해 외설적으로 묘사한 것들도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왜 대북전단을 날리는 것일까. “충성밖에 몰랐던 제가 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1990년대 초 탈북한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본부 대북풍선단장은 2005년부터 직접 대형 풍선을 개발해 대북전단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 해 1000개가량의 풍선을 띄워 최근까지 3억장가량의 전단을 북측에 몰래 보냈다고 주장한다. 이 단장은 “전파나 인터넷이 없는 북한은 거대한 감옥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외부 소식이 절실하다”며 “풍선은 북한 당국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북한 땅에 당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돕기 위한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풍향과 풍속을 잘 맞춰 북한에서 눈치 채지 못하게 조용히 날려야 하는데, 박 대표 등 일부 단체들이 이를 공개 살포함으로써 취지와 효과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된 후 전단 풍선 날리기를 멈췄다. 일단 법은 지키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전단 풍선은 기존의 법으로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음에도 정부가 북한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보여주기식 법을 만든 것”이라며 “잘못된 법인 줄 알지만 지키면서 하겠다”고 말했다.●“일부 탈북민, 후원받으려고 전단 살포” 최근 5년간 통일부가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북전단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탈북한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김광일(51)씨는 대북전단의 효과에 대해 “백해무익하다”고 말했다. 그는 “80~90년대 초반쯤엔 전연지대(접경지대) 중심으로 삐라를 수거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남한 TV를 보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 됐는데 누가 삐라를 보고 소식을 접하느냐”며 “내용도 깊이가 없고 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봐도 꿈쩍도 안 한다”고 말했다. 비록 외부 정보나 콘텐츠 유입에 대한 감시가 심하긴 해도 장마당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외부 문물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는 실시간 TV 시청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처럼 실효성이 없는 줄 알면서도 전단을 살포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비즈니스”라고 답했다. 일부 탈북민들은 미국 시민단체 등의 지원을 받아 북한인권 운동가가 되는데, 단체에 대한 후원을 유지하려면 전단 살포와 같은 공개적 활동을 꾸준히 보여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공개한 후원 내역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인권재단(HRF), 미국 북한자유연합 등에서 매년 2만 5000~3만 달러(약 2791만~3350만원)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보고관 등 ‘표현의 자유’ 지적은 부담 그러나 지난 3월 말부터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을 놓고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 보호와 국가 안보라는 중대한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데 부담스런 요인으로 작용한다. 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4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부가 타당한 목적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분명 제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례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면서 “대북전단금지법은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를 제한하고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 주민들이 표현의 자유나 정보 접근의 자유가 매우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단체의 행위가 과격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 당국이 이들을 위협하거나 모욕해선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입법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법을 좀더 구체화하거나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인권 활동가인 전수미 변호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던 상황에서 법이 급하게 제정돼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형사처벌 조항은 구성 요건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 이전에 국가 치안을 위태롭게 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대북전단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신고나 허가제 같은 방식으로 대안을 열어 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김여정 담화에, 美 의회 청문회까지...대북전단이 뭐길래

    北 김여정 담화에, 美 의회 청문회까지...대북전단이 뭐길래

    냉전 시대에나 있던 ‘삐라 풍선’이 2021년 한반도 상공에 떠올라 때아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30일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경기와 강원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시행 후 첫 위반 사례로,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보란 듯이 공개한 것이다. 이틀 뒤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관계에 찬물 끼얹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했다.그러나 미 의회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첫 위반 사례에 대한 법 적용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접경지역 주민과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 탈북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전단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군사적 긴장에 열흘씩 농사도 못 지어요” “군사적 긴장이 심해지면 일주일, 열흘씩 논에 못 들어가요. 당장 생업에 지장이 생기는 거예요. 체험 농장을 하는 분들은 예약이 다 취소되고…. 대북전단 때문에 북에서 날아온 총알이 면사무소 옆에 떨어진 적도 있어요. 그땐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경기 연천에서 27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용석(50)씨는 “얼마 전에도 대북전단을 날린다는 얘기를 듣고 동네 사람들이랑 순찰을 했다”면서 “여기 주민들은 나름대로 안보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남북관계가 안 좋아지면 경제적 타격까지 입게 돼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단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박씨가 사는 연천을 비롯해 경기 파주, 강원 철원,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지만, 대북 문제에 대한 정치적 대립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정작 이들의 목소리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2014년 10월 10일 탈북민 단체가 띄운 전단 풍선 때문에 북한이 남측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했을 때 박씨와 주민들은 일주일 넘게 민통선 내에 있는 논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웃 마을인 중면 면사무소에는 건물 1m 옆에 14.5㎜의 총탄 한 발이 떨어져 주민들이 모두 대피하는 등 불안에 떨어야 했다.지난해 6월 북한이 전단을 빌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박씨는 “웬만한 상황은 면역이 됐는데도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대체 무슨 이득이 있는지는 몰라도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전시대 전단 풍선, 탈북민 단체에서 부활 상대 국가의 체제를 비난하거나 자국 체제를 선전하는 글이나 포스터를 풍선에 실어 보내는 방식은 1950~1960년대 독일과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흔히 쓰이던 심리전 수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군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전단이 북측 접경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효용성이 줄어들면서 전단도 점차 사라지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탈북민 단체를 중심으로 풍선과 페트병을 활용한 전단 및 물품 살포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살포된 전단은 공개된 것만 118회 1974만장에 이른다. 풍선 및 페트병에는 전단과 함께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USB나 DVD, 성경책, 미국 달러 등을 넣기도 한다. 전단은 주로 세습 독재인 북한 체제를 비판·비난하는 글과 포스터, 기독교 전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에 대한 루머, 심지어는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의 모습까지 합성해 외설적으로 묘사한 것들도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뿌려진 풍선이나 페트병의 상당수는 풍향이나 조류가 맞지 않아 산기슭이나 바닷가에서 쓰레기로 발견돼 수거되기도 한다.“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이들은 왜 대북전단을 날리는 것일까. “충성밖에 몰랐던 제가 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1990년대 초 탈북한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본부 대북풍선단장은 2005년부터 직접 대형 풍선을 개발해 대북전단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 해 1000개가량의 풍선을 띄워 최근까지 3억장가량의 전단을 북측에 몰래 보냈다고 주장한다. 이 단장은 “전파나 인터넷이 없는 북한은 거대한 감옥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외부 소식이 절실하다”며 “풍선은 북한 당국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북한 땅에 당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돕기 위한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풍향과 풍속을 잘 맞춰 북한에서 눈치 채지 못하게 조용히 날려야 하는데, 박 대표 등 일부 단체들이 이를 공개 살포함으로써 취지와 효과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그는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된 후 전단 풍선 날리기를 멈췄다. 일단 법은 지키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전단 풍선은 기존의 법으로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음에도 정부가 북한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보여주기식 법을 만든 것”이라며 “잘못된 법인 줄 알지만 지키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함께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남한 드라마 보는 시대 누가 삐라 보나” 최근 5년간 통일부가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북전단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탈북한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김광일(51)씨는 대북전단의 효과에 대해 “백해무익하다”고 말했다. 그는 “80~90년대 초반쯤엔 전연지대(접경지대) 중심으로 삐라를 수거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남한 TV를 보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 됐는데 누가 삐라를 보고 소식을 접하느냐”며 “내용도 깊이가 없고 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봐도 꿈쩍도 안 한다”고 말했다. 비록 외부 정보나 콘텐츠 유입에 대한 감시가 심하긴 해도 장마당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외부 문물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는 실시간 TV 시청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처럼 실효성이 없는 줄 알면서도 전단을 살포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비즈니스”라고 답했다. 북한에서의 기술과 전문성이 통용되지 않는 남한 사회에서 일부 탈북민들은 미국 시민단체 등의 지원을 받아 북한인권 운동가가 되는데, 단체에 대한 후원을 유지하려면 전단 살포와 같은 공개적 활동을 꾸준히 보여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공개한 후원 내역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인권재단(HRF), 미국 북한자유연합 등에서 매년 2만 5000~3만 달러(약 2791만~3350만원)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단금지법 너무 포괄적으로 제한” 그러나 지난 3월 말부터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을 놓고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 보호와 국가 안보라는 중대한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데 부담스런 요인으로 작용한다.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4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부가 타당한 목적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분명 제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례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면서 “대북전단금지법은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를 제한하고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 주민들이 표현의 자유나 정보 접근의 자유가 매우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단체의 행위가 과격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 당국이 이들을 위협하거나 모욕해선 안 된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입법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법을 좀더 구체화하거나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인권 활동가인 전수미 변호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던 상황에서 법이 급하게 제정돼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형사처벌 조항은 구성 요건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법을 어기고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 이전에 국가 치안을 위태롭게 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대북전단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신고나 허가제 같은 방식으로 대안을 열어 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미시시피주 여고생 졸업식 연설 마친 그날 밤 총격에 희생

    미시시피주 여고생 졸업식 연설 마친 그날 밤 총격에 희생

    미국 미시시피주의 여고생이 졸업식 연설을 한 지 몇시간 만에 총격 사고로 세상을 떴다. 최근 범죄가 극성을 부려 많은 우려를 낳은 잭슨 시의 무라 고교 졸업생인 케네디 홉스(18)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졸업식을 마친 뒤 밤 10시 45분쯤 시내 텍사코 주유소에서 세 발의 총알을 맞고 15분 뒤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고인의 삼촌 윌리엄 에드워즈는 페이스북에 홉스의 죽음을 알리며 그녀가 일년 전에 스스로의 힘으로 왁싱 가게를 여는 등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날 네 명의 목격자들의 진술을 듣는 등 경찰은 용의자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4일 전했다. 사건 발생 24시간이 채 안 된 2일 20여명이 잭슨 경찰서 앞에 몰려와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경찰이 마약수사국 같은 연방기관, 미시시피주 범죄수사국 등과 협력해달라고 청원하는 유족들과 함께 했다. 지난해 잭슨 시와 경찰은 한 해 살인사건 발생 건수를 130건 미만으로 막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했으나 이미 이를 넘겨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에드워즈는 시 전역에 고성능 총기가 넘쳐나는데 경찰은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는 데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도 무기를 들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대가는 어떻게 하나”라고 되물었다. 앞의 시위를 벌인 시민들은 젊은이들에게 더 건설적인 일상의 탈출구를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피켓이 들려 있었다. 에드워즈는 젊은이들이 폭력에 물들지 않게 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시가 똘똘 뭉쳐야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우리의 문제를 끄집어 내놓고 서로에게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위해 싸울 것인가?’ 물어야 할 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39년 전 콜로라도주 눈보라 속 구조된 남자, 알고 보니 두 여성 살해범

    39년 전 콜로라도주 눈보라 속 구조된 남자, 알고 보니 두 여성 살해범

    1982년 1월의 어느날 밤, 앨런 리 필립스(70)는 눈보라가 몰아 치는 미국 콜로라도주의 험준한 산악 도로에 갇힌 픽업 트럭 안에서 채로 벌벌 떨고 있는 모습으로 구조됐다. 당시 서른 살이었던 그는 차 헤드라이트를 모르스 부호처럼 컸다켰다 하면서 구조해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마침 이곳 상공을 지나던 비행기 승객이 이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해 무사히 구조됐다. 당시 신문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구조된 직후 바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눈보라를 만났으며 “처음에는 182m 밖에 안되는 스키장까지 걸어갈까 생각했다가 너무 추워 안되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39년 만에 진실이 드러났다. 필립스가 브레켄리지란 산악 마을 근처에서 두 젊은 여성에게 총을 쏴 그들을 숨지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그렇게 위험한 길을 택했을지 모른다고 경찰이 밝혔다. 뒤늦게 DNA 분석을 실시한 결과 그는 아넷 슈니와 바버라 조 오버홀처를 살해하고 폭행, 납치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2월 기소됐다. 파크 카운티 보안관실의 웬디 키플(56)은 “그 고갯길은 겨울철에는 이용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그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방금 저지른 범죄로부터 달아나려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덴버 서쪽 클리어 크릭 카운티에서 반쯤 은퇴한 정비공으로 살고 있던 그는 파크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국선 변호인이 붙여졌는데 일체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필립스가 단순히 조난돼 구조된 것이 아니라 살인범인지 모른다고 먼저 KUSA TV가 이번 주에 보도했다. 이 사건은 오랜 세월 여러 다른 수사기관과 사립탐정들이 규명하려고 매달렸던 사건이다. 서밋 카운티에서 자라나 이 사건 당시 여고생이었던 키플은 30년 이상 이 사건 수사를 해왔다. 그녀는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누가 왜 그랬는지 알아내야 했다”고 말했다. 오버홀처는 당시 스물아홉 살의 일하는 주부로 남편과 함께 알마의 부지에 말목장을 지으려고 열심히 설계를 하고 있었다. 딸을 하나 뒀는데 당시 열한 살이었다. 슈니는 당시 스물한 살 꽃다운 나이로 프리스코에 있는 할리데이 인 객실을 청소하는 일을 했다. 밤에는 바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승무원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같은 달 6일 브레켄리지의 약국에 들러 처방전을 받은 뒤 9㎞ 떨어진 블루 리버의 집에 돌아가려고 히치하이크를 한 것이 비극을 불러왔다. 오버홀처는 몇몇 친구들과 브레켄리지의 바에서 자신의 승진 파티를 즐겼다. 친구들이 태워주겠다고 했으나 그녀는 일찍 떠나 알마로 돌아가기 위해 히치하이크를 했다. 당시 브레켄리지에서는 히치하이크가 드문 일이 아니었다. 부자 스키족들이 승용차를 구입할 감당이 안되는 지역 주민들을 태워주는 일이 흔했다. 그녀는 다음날 아침 후시어 패스 정상 근처 9번 고속도로 길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총알을 두 군데나 맞았다. 플라스틱 줄이 손목에 묶여 있었다. 6개월 뒤 슈니의 시신이 파크 카운티 새크라멘토 크릭에서 얼굴을 땅에 묻은 채로 발견됐다. 그녀는 등에 총상을 입었다.경찰은 오랜 세월 살인범을 찾아 헤맸지만 한 명도 체포하지 못했다. 경찰은 오버홀처의 주검 근처에서 발견된 장갑과 휴지 등 두 군데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들이 동일범 소행임을 가리킨다고 했다. 1998년 수사관들은 알려지지 않은 한 남성의 DNA를 확인했다. 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돌려봤지만 일치하는 DNA가 없었다. 이대로 미궁에 묻히는가 싶었다. 3년 전에 이 사건을 집요하게 수사해온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이 생전의 부친이 모아온 이 사건 관련 신문 기사들을 전직 검사이며 유전정보를 포렌식하는 유나이티드 데이터 코넥트를 공동 창업한 미치 모리세이에게 보냈다. 모리세이는 지난 3월 취재진에게 살해된 두 여성이 “캄캄한 곳에서 총상을 입은 뒤 눈밭에서 얼어 죽은 채로 누워 있는” 주검을 본 뒤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의문의 남성과 한 혈통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 숫자만 1만 2000명이었다. 키플은 이들에게 DNA 샘플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협조했는지, 필립스도 자발적으로 샘플을 제공했는지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 2월 24일 필립스를 몇주째 감시해 온 경차은 클리어 크릭 카운티의 한 정류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필립스가 두 여성을 예전부터 알고 지냈는지, 어떤 살해 동기를 갖고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오버홀처의 남편 제프는 성명을 내고 필립스 검거가 “그 오랜 세월 끝에 이 끔찍한 악몽이 끝나고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슈니의 어머니 에일린 프랭클린(88)은 오래 살아 범인이 체포되는 것을 봐 안심이 된다며 “지상을 떠나기 전에 사건이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거진 40년이 됐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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