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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유시민,전위 혹은 돌출/심재억 사회부 차장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됐습니다. 세간의 시선이나 평가가 엄혹하달 만큼 차갑습니다. 심지어는 한솥밥을 먹는 당에서조차 안 된다고들 팔을 걷어붙이는 형국이니 ‘개혁의 엔진’을 자임하며 전위(前衛)의 ‘총알받이’역을 기꺼이 감당해 온 유 내정자의 심사가 어떨까요. 대통령이 나서 추슬렀지만, 이번 인사를 둘러싼 안팎의 기류는 그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가르친 계기가 됐을 수도 있습니다. 문득, 존 레넌을 생각합니다. 레넌은 음악에 관한 한 천재적 재능을 가져 비틀스의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은 숱한 노래를 직접 만들었다고 알려졌지요. 그러나 레넌은 그룹의 동료들조차 고개를 내저을 만큼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기도 해 결국은 비틀스를 와해시킨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 레넌이 지난 1971년에 발표한 노래 ‘Imagine’에는 이런 가사가 담겨 있습니다.‘당신은 내가 몽상가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난 혼자가 아니에요. 언젠가는 당신도 우리와 하나가 되고 온 세상이 하나가 될 거예요.’이 노랫말에서 읽히는 이미지가 바로 전위의 신념 아닐까요. 참, 이런 비유가 혹여 무단히 유 내정자를 비호하려는 의도로 읽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전위’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가 적인 살풍경한 세상, 그보다 한참은 더 험한 정치판에서 ‘신빠리’ 국회의원이 나서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회에 들어간 뒤 금세 꼬리를 감추고 표변했던 숱한 선량의 행적에 견줘 그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별나고도 유효한 코드임에 틀림없습니다. 보기 나름일까요.‘핏대’와 ‘항변’이 더러는 ‘아름다운 돌출’로 여겨지기도 했던 그를 이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유시민 세대’쯤 되겠지요. 우리 사회의 뚫려야 할 곳이 마저 뚫리지 않아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던 여명기, 그는 텔레비전의 토론프로그램을 이끄는 방송인으로 나서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때 많은 국민들은 ‘돌콩’만한 그가 눈꼬리를 치뜨고 가시같은 독설을 쏟아내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 주저없는 독단이 더러는 답답한 민초의 흉금을 시원하게 씻는 해울(解鬱)의 처방전이기도 했던 시절이었지요. 그때를 기억하는 ‘유시민 세대’는 솔직히 장관, 그것도 도무지 정치적 타산으로 따져 흑자가 보장되지 않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유시민 의원이 내정됐다는 사실이 내심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지부 안에서도 “오면 할 수 없고, 안 오면 좋고”라는, 다분히 체념적인 반응까지 감지됩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답은 크게 달라집니다. 적어도 신념에 뿌리가 있고, 그래서 장차 그 신념의 열매가 어떤 것일지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주로 늙고, 병들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삶을 보듬어야 하는 보건복지 수장의 정치적 행보가 민초들에게 얼마나 면구스럽고, 황망한 일인지를 잘 가늠하리라고 믿어야지요.“이제는 장관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이런 점에서 우려의 지혈제 같은 것입니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유시민은 예각이었습니다. 그 자신 평지돌출한 돌부리였으면서도 마치 석수의 정처럼 모난 무엇에든 주저없이 몸을 던져 간단없이 크고 작은 파열음을 생산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파열음조차 없는 사회의 공허를 상상해 보셨는지요. 그 적막함은 갇힌 곳의 고요이고, 유시민이 떠들어 열어젖힌 곳은 바로 공론의 광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1515년, 당시 중종은 알성시에서 이런 책문을 제시합니다.‘…잘 다스리기를 원한 지 10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기강이 서질 않고, 법도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만일 오늘과 같은 시대에 옛날의 이상적인 사회를 이루려면 먼저 무엇에 힘써야겠는가.’이에 젊은 조광조는 이렇게 답합니다.“하늘이 혼자 돌기만 하고 계절이 따라서 바뀌지 않으면 만물이 자랄 수 없습니다.”그러면서 젊은 개혁가 조광조는 곤순(坤順)을 말합니다. 땅처럼 순응해 백성들과 어울려서 가라는 뜻입니다. 유 내정자에게 보건복지부는 저력과 개혁의지의 또 다른 시험장입니다. 그런 만큼 마치 얼음장을 디디는 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리라 여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이 마흔에 꿈을 접은 레넌이나, 서른일곱에 날개가 꺾인 조광조처럼 그의 이상이 짓밟히지 않아야 한다고 믿기에 하는 말입니다. 심재억 사회부 차장
  •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

    ‘나이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석양빛 붉은 울음을 제 뼛속마다 고이/개켜 넣은 거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악머구리 끓듯 소란스럽지 않게/저만큼 서로 한 뼘씩 거리를 둔 채/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상처의 불꽃들/밤새 안녕하였다는 눈인사를/저 스스로에게 묵묵히 건네며/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미스터L의 회상’중) ‘58년 개띠생’인 시인 이승철(48)이 세번째 시집 ‘당산철교 위에서’(솔)를 발표했다.‘총알 택시안에서의 명상’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의 주된 정서는 인용한 시구에서 드러나듯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40대 후반 중년 남성의 자화상이다. ‘스무살 적 광주, 나 역시 한때 노숙자로 떠돌던 때가 있었다. 얇은 비닐조각을 이불처럼 덮어쓰며 광주학생회관 계단 밑에서 별꽃을 헤아리다가 새벽이슬 속에 문득 잠 깨어나곤 했었다.’(‘종삼에서 운주사 와불을 보다’중) 호남대 행정학과에 다니던 평범한 ‘문청’의 인생 항로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항쟁과 더불어 급격한 굴절을 겪는다. 대학을 중퇴하고,1983년 시 전문 무크 ‘민의’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출판계에 입문했다.나남, 인동, 산하, 황토 등의 출판사에서 5월 시선집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광주민중항쟁증언록’,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집 ‘나의 칼 나의 피’등을 기획했다. 세월의 힘에 떠밀려 어느덧 세속적 삶에 물든 자신을 탓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엄중하다.표제작 ‘당산철교 위에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2만5천 볼트의 전류를 기운차게 뿜어내며/2호선 전동차가 바람을 헤치며 돌진한다./당산철교 밑으로 푸르딩딩한 강물이 떠가고’에서 기억과 현실의 첨예한 대비에 괴로워하던 시인은, 이내 ‘나는 지금 한 마리 낙타로/인생이라는 신기루를/무사히, 잘, 건너가고, 있는가?/옛사랑이 다만 흐릿하게라도 남아있는 한/세상을 사는 존재의 형식을 되묻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추스른다.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김남주, 채광석, 고정희, 기형도 등 요절한 문인들을 기리는 추억도 실려있다. 시인은 “자기를 적나라하게 까발린다는 것, 그럼으로써 자기 영혼에 메스를 가한다는 것, 그리하여 미욱한 이 세상을 향해 일갈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최근 나의 시작 태도”라며 “청춘의 한 시절이 허위단심 떠나갔고, 저만치서 불혹의 아침이더니 이제 나는 인생의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시집 앞머리에 적었다. 시인은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시 전문지 ‘시경’편집위원, 도서출판 화남의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6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지구 온난화 연구 2題] 양서류 3분의1 멸종 위기

    양서류는 현재 세계적으로 3분의1 가까이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1980,90년대 남미에 서식하던 중남미 광대개구리 110여종 가운데 3분의2가 자취를 감췄을 때 키트리드 곰팡이가 퍼뜨리는 피부병 때문에 멸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자들은 개구리들의 멸종에는 이들 곰팡이를 번식하게 만든 지구 온난화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그러나 이 곰팡이들이 기온이 높은 곳보다 낮은 곳에서 더 효율적인 ‘양서류 킬러’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나 온난화 가설 입증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코스타리카 몬테베르데 우림 연구소의 앨런 파운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선명한 피부 빛을 자랑하는 광대개구리가 살기 좋아하는 코스타리카의 열대 삼림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온난화로 인해 산자락에 만들어지는 구름이 빛을 차단, 낮에는 서늘하게 만들고 밤에는 열기를 보전함으로써 키트리드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파운즈 박사는 곰팡이가 총알이라면 온난화 확산과 구름의 이동은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트렌트 가너 박사는 “세계 어디서나 이들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으므로 온난화에 대해 더 진전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작업의 定島 겨울 남이섬

    남이섬의 겨울은 연인들의 천국이다. 살을 에는 바람도, 온몸이 얼어버릴 듯한 추위도 그들을 갈라놓지는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가깝게 만든다. 꼭 잡은 두 손, 빈틈없이 낀 팔짱, 꼭 감은 늑대 목도리를 하고 그들은 차가운 겨울 남이섬을 헤매고 다닌다. 새 인생을 시작하는 연인들이여! 들어갈 때는 따로 떨어져서 가지만 나올 때는 하나가 되어 나오는 곳 남이섬으로 떠나보자. 남이섬 선착장은 유난히 겨울바람이 거세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남이섬으로 가는 배에는 유난히 승객이 많다. 그윽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는 젊은 연인들이 특히 눈에 띈다. 남이섬까지는 배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작업의 천국 남이섬 12월의 남이섬은 겨울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그만이다.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내리니 파란 하늘과 넘실대는 호수, 깨끗한 공기가 먼저 반긴다. 내리자마자 만나는 것은 아름다운 숲길.1㎞정도 이어진 숲길이 보인다. 낙엽도 지고 을씨년스러운 길을 걷는 연인들이 따뜻해 보인다. 손을 꼭 잡고 팔짱을 낀 채 숲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자기야 춥지. 이거 해”하며 목도리를 여자친구의 목에 걸어주는 남자.“바람이 너무 세다. 춥지”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팔을 여자친구에게 감싸는 남자의 행동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그거다.‘작업’을 하고 싶은 남자들은 남이섬으로 가라. 그것도 옷이나 머플러를 잔뜩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많이 춥지.”라며 하나씩 그녀의 목에 감싸주어라. 여자친구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이 일 것이다. 겨울의 황량함을 녹이는 사랑의 밀어. 남이섬의 겨울은 그래서 따뜻하다. 잣나무 숲이 끝나는 곳에 다양한 전시공간과 식당 등이 모여있는 다운타운이 나타난다. 곳곳에 모닥불이 피어있다. 연인들이 불 앞에서 연신 언손을 비벼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산타복장을 한 이들이 등장을 하더니 노래를 시작한다.“I´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 무드넘치는 색소폰 연주와 더불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주는 크리스마스 캐럴부터 올드팝, 가요, 재즈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다. 모닥불에 노래까지, 청춘 남녀들이 사랑을 나누기 위한 모든 조건이 다 갖춰져 있는 셈이다. 저녁이 되자 땅에는 가로등이 하나 둘씩 불을 밝히고 크리스마스 트리와 수백만 개의 작은 전구들이 빛을 내뿜는다. 밤하늘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별들과 휘영청 밝은달이 얼굴을 내밀며 분위기를 잡아준다. 아무리 낯선 사람이라도 옆에 있다면 어깨에 기대고 싶어지는 그런 밤이다. 밤 9시50분에 남이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가 떠난다. # 다양한 이벤트로 해 떨어지는 줄 몰라 남이섬 하면 어린시절 밤을 따던 기억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변화된 이곳을 보고 새삼 놀라게 된다. 정말 많은 상설전시와 기획전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남이섬이다. 1950년대부터 80년대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그때 그 시절 전시관. 낡은 증기기관차 모양의 전시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른들로선 추억이 깃든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어린시절 초등학교 교실. 낡은 책상과 의자에 앉아 풍금 소리에 맞춰 노래를 하는 교실 풍경. 칠판엔 떠든 아이와 화장실 청소 당번 이름이 적혀 있고, 큼지막한 조개탄 난로 위에는 양철 도시락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너 저런 것 모르지. 저게 말이야 최소한 70년대 하늘을 보고 자란 사람들만 간직할 수 있는 기억이야.” 남자친구는 어깨까지 들썩이며 자랑스러워한다. 그 옛날 이발소 풍경, 대장간, 자전거 포, 만화방 등 60∼70년 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옮겨놓아 아주 재밌다. 레종갤러리에서 마련한 사진전인 유영범의 남이섬 풍경전도 꼭 들러보자. 이렇게 아름다운 남이섬이 ‘내 눈에는 안보이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눈 쌓인 풍경 사진은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나오는 출구에 낙엽이나 메모지에 서로의 사랑을 적어놓은 것도 흥미롭다.‘넌 내 거야. 민숙’,‘경민 오빠 내가 찜 했음’. 올겨울엔 남이섬에서 사랑의 언약을 해보시길. 입장 무료. 노래박물관에서 열리는 발명왕 에디슨의 그 때 그 소리 진품체험전에서는 책으로만 보아왔던 에디슨의 발명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실내공간이 따뜻해 진정 연인을 위한다면 입장료 1000원을 아끼지 말자. 축음기, 전구, 영사기 등 에디슨의 위대한 발명품을 직접 느끼고 경험해 볼 수 있다. 전기 선풍기, 커피 포트 등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부지런한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다.‘작업’을 하려면 에디슨에 대해 먼저 공부하고 가라. 그녀 앞에서 좀 아는 체를 한다면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이밖에 유니세프홀에서 열리는 기쁨공식이란 예쁜 카드전도 볼만 하다. 무조건 엽서를 사라. 판매액의 절반을 유니세프에 기증한다니 폼도 잡고 크리스마스에 좋은 일도 하고 그야말로 ‘ 먹고 알 먹고’아닌가. 입장은 무료. 레종갤러리 밖에서 하는 아프리카 풍물전도 볼만 하다. # 그녀와 나만을 위한 닭살 추억만들기 작업의 성공을 위한 마지막 카드는 체험공방이다. 여기서 그녀와 함께 펜던트나 양초, 컵에 서로의 얼굴을 그려 나누어 갖는다면 작업은 게임 오버. 반짝이는 예쁜 구슬과 색색깔의 컬러스톤으로 장식한 펜던트 만들기는 7000원, 완성된 머그잔에 유약으로 여자친구의 얼굴을 예쁘게 그리거나 사랑의 맹세를 할 수 있는 그림그리기는 8000원. 굽는데 40분. 또 양초 만들기는 1만원이다. 문의 (031)581-0321. 자전거를 타는 것은 춥기는 하지만 친밀도를 높이는 데 한몫 한다.2인용 자전거를 타거나 새로 나온 전기 자전거를 타며 닭살 돋는 ‘나 잡아 봐라’를 해도 좋을 듯.2인용 자전거 30분에 6000원, 전기 자전거 30분에 5000원. # 배가 고프다고 도시락이나 먹을거리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이 추운 겨울에 밖에서 도시락을 먹는다면 그건 ‘헤어지잔’소리. 그녀를 위해 마지막 남은 총알을 아낌없이 쏟아붓자. ‘겨울연가’ 제작 발표회 기념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카페 ‘戀家之家(연가지가)’의 ‘옛날 벤또 도시락’은 남녀노소, 특히 연인들이 좋아하는 메뉴. 울퉁불퉁한 양철 사각 도시락통에 밥을 담고, 위에 계란 프라이, 밑에는 김치를 놓고 뚜껑을 덮은 뒤 연탄난로 위에서 데워 먹는다. 먹기 전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도시락을 들어 사정없이 흔드는 게 ‘요리’의 포인트.4000원. 섬 중앙 변화가의 ‘섬향기’에선 닭숯불갈비 맛이 그만이다. 황토 화로에 참숯을 넣은 뒤 그 위에 얹은 그릴에 두툼하게 토막낸 양념 닭갈비를 구워먹는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는 닭갈비가 주위 연못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2인분 기준 1만 6000원. 이밖에 편의점도 있고 불에 구운 가래떡, 핫바 오뎅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값도 그리 비싸지않다. # 섬의 밤은 아름답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섬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도 낭만적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사람들 그림자도 없는 그런 섬을 그녀와 함께 걸으며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해보자. 추워서 떠는지, 무서워서 떠는지 모르는 그녀. 너무나 귀엽지않은가. 섬 동남쪽 강변에 있는 남이섬호텔은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강변과 울창한 숲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겨울연가’ 촬영때 배용준과 최지우가 잠도 자고 휴식도 취했던 호텔이다. 숙박료 5만 5000원. 가족 단위라면 남서쪽 강변에 위치한 콘도형 별장을 추천한다. 탁 트인 호수가 커다란 창문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고 따사로운 햇살이 넘실대는 별장이다. 보통 8인실로 2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 방 2개, 화장실 2개, 주방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TV가 없고 책장에 책이 꽂혀있는 것도 맘에 든다.20만원. 문의 남이섬 관리사무소 서비스센터(031)582-5118. 글 · 사진 남이섬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파랑주의보’로 스크린 데뷔 송혜교

    ‘파랑주의보’로 스크린 데뷔 송혜교

    영화 ‘파랑주의보’(제작 아이필름)의 시사회장을 나서며 기자는 송혜교(23)에 대한 몇가지 편견을 버렸다.‘순풍 산부인과’(TV시트콤)시절의 젖살을 좀체 가셔내지 못할 만년 소녀, 청년과 성년의 중간지점에서 결정적 도약의 뒷심이 달릴 듯한 청춘스타.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22일 개봉하는 전윤수 감독의 청춘멜로 ‘파랑주의보’는 온전히 송혜교의 영화였다. 이루지 못해 가슴 저린 첫사랑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스크린 데뷔작에서 그녀는 교복 입은 여고생이 됐다. 출세작 ‘가을동화’(2000년)의 정서를 재탕하지 않겠냐던 충무로의 입방아를 잠재워버렸다.‘가을동화’의 감수성을 빌려오긴 했으되 영화에는 새로운 송혜교가 보였다. 미성숙의 풋내를 털어 여인의 향기를 피웠고, 첫나들이한 스크린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는 여유가 빛났다. 지난 14일 오전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얼굴부기가 덜 빠진 아침 인터뷰를 여배우들이 싫어하는데…”라는 기자의 인사말을 털털한 웃음으로 받아쳤다.“부어도 그냥 (인터뷰)해요. 나중에 사진 보고서 또 후회하겠지만.” 그런 그녀라서 현장스태프들은 ‘톱스타 티를 내지 않는 스타’라 좋게 말하는 모양이다. #‘송혜교답게’ 스크린 착륙 연예계 데뷔 10년만에야 첫 영화를 찍었다.TV드라마 한편만 띄우면 총알같이 스크린으로 달려나오는 연예계 생리로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가을동화’ 이후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더러 대작도 있었고요. 하지만 제 스스로가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거든요. 어설픈 출발은 안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그런 생각이었어요.” 극중 ‘수은’은 여고 2년생. 같은 반 남자친구(차태현)와 풋풋한 첫사랑을 나누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죽음을 앞두고 최루성 순애보를 엮는 영화를 송혜교는 “안전 카드”라는 솔직한 표현을 썼다.“‘또 저런 모습이야?’라는 소리도 듣겠지만, 첫 영화로 모험하긴 싫었다.”며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가장 송혜교다운 모습으로 시작하고 싶었다.”고 했다. #멋몰라서 즐거웠던 스크린 나들이 ‘파랑주의보’는 즐거운 경험이었다.“카메라 앞에 서면 즐기자는 생각만 했어요. 태현 오빠랑 신나게 놀면서 찍으면 된다, 그렇게 최면을 걸었죠.” 청춘멜로에 있어선 ‘경지’에 오른 차태현을 상대배우로 만난 건 행운이라고 했다.“당대 최고인 여배우와 작업하긴 진짜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딜가나 나를 치켜세우며 이끌어주는 태현 오빠가 정말 고마웠다.”는 요지의 말을 몇번쯤 보탰다. 그녀의 안티팬 중에는 이런 삐딱한 시선이 있을지 모른다.‘가을동화’ 한편으로 한류스타에 등극했으니 인기거품이 적지 않다고.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이 순탄했던 것같다고 에둘러 물었다.“그렇게 비춰질 뿐, 상처받은 적이 많았다.”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순풍 산부인과’에서 ‘가을동화’로 넘어갈 때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시트콤에서 갑자기 정극의 주인공에 캐스팅됐으니 주위에서 얼마나 수군댔겠어요? 두고보자 싶었죠. 근데 마음만큼 쉽진 않더라고요.‘가을동화’ 4,5회분 찍을 때까진 감독님(윤석호 PD)한테서 캐스팅을 바꾸고 싶다는 절망적인 말까지 들었으니까.” “이를 앙다물었고,10회 촬영분에서야 감독한테 ‘됐다. 이제 혜교가 안 보이고 은서(주인공)가 보인다.’는 칭찬을 들었다.”며 “연기생활에서 가장 황홀한 순간이었다.”고 또박또박 되짚었다.“윤 감독님께 첫 영화를 꼭 보여주고 싶어 시사회 초청 문자를 날렸다.”는 그녀에겐 확실히 성숙의 여유가 넘쳐났다. #“이제 연기가 보이네요.” “감정연기를 할 땐 밥도 굶고 코디네이터조차 옆에 못 오게 할 정도로 여전히 예민하다.”면서도 “연기 탄력을 받고 있는 것같다.”는 자신에 찬 말을 했다. 가속이 붙을 때 영화 두세편쯤 연달아 찍겠다는 생각이다. 연기자로서의 오지랖이 부쩍부쩍 넓어지는 걸 스스로도 느낀단다. “‘올인’때까진 촬영장에서 한마디도 못했어요. 뭐가 뭔지 모르고 연기한 거죠.‘햇빛 쏟아지다’‘풀하우스’때 비로소 대본이 제대로 보였고요. 이번 영화에선 시나리오에 제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어요.” 남자친구의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수호야, 수호야…” 이름 부르기를 반복하는 쓸쓸한 장면은 그녀의 아이디어이다. 요즘은 와인 마시는 재미에 푹 빠졌다.“‘가을동화’찍을 때는 술을 입에도 못댔는데, 이젠 와인 맛을 즐길 줄 안다.”는 그녀는 “후속작을 결정하진 못했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일 거란 장담은 할 수 있다.”고 했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씨줄날줄] 수학의 도전/진경호 논설위원

    현상금은 대개 범인 잡는 데 걸린다. 그런데 종종 아주 많은 현상금이 걸리는 대상이 또 있다. 바로 수학문제다. 풀기 어려운 문제에 현상금을 내걸고 수학자들의 자존심과 영예를 겨뤄 왔다. 풀면 현상금을 타지만, 실패하면 목숨을 내놓기도 한다. 수학사의 난제 중 난제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이다.‘x3/4+y3/4=z3/4;n이 3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y,z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문제다. 만만해 보이는 이 문제는 1637년 프랑스의 아마추어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가 제기했다. 취미로 읽던 수학책의 귀퉁이에 자신이 이 정리를 증명했으나 여백이 좁아 옮기지 않겠다고 적어 놓은 것이 수학 역사상 최대 난제가 된 것이다. 이후 당대의 내로라하는 수학자들이 앞다퉈 달려들었으나 끝내 참담한 좌절을 맛보았고, 결국 1908년 독일 사업가 파울 볼프스켈에 의해 현상금까지 내걸렸다.2007년까지 100년 안에 이 문제를 푸는 사람에게 10만마르크를 주기로 한 것이다. 이 문제는 현상금 시효를 13년 남긴 1994년 마침내 40대의 영국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에 의해 풀렸다. 인류 최고의 천재 수학자로 통하는 가우스(1777∼1855년)조차 이솝우화의 신 포도 취급을 한 문제가 357년만에 베일을 벗은 것이다. 버금가는 난제들도 적지 않다.‘힐버트의 기본문제’와 ‘골드바흐의 추측문제’, 그리고 미국의 클레이 수학재단(CMI)이 지난 2000년 각각 1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7대 밀레니엄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7대 문제’의 1번인 ‘P대 NP’를 우리나라의 한 수학자가 풀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학계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P대 NP’를 푸는 데 적용한 S이론이 미국의 수학잡지에 최근 게재돼 채택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과 이미 실패한 해법이라는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혜성 충돌실험은 ‘날아가는 총알을 다른 총으로 쏘아 맞힌 것’에 비유된다. 그만큼 고도의 수학적 계산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우주항공입국의 꿈을 위해 이 땅에서도 세계적 수학자가 배출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빌어 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몽고메리, 2002년 세계기록 9초78 몰수…2년 출전정지

    육상 남자 100m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미국의 ‘원조 총알’ 팀 몽고메리(30)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2년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4일 몽고메리의 스테로이드계 금지약물 복용 사건을 심리한 결과 2년 출전정지와 함께 2001년 3월 이후 세워진 모든 기록을 무효화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CAS는 “몽고메리의 약물 복용을 입증하는 강하고도 뒤집을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못을 박았다. 이로써 지난 2002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세웠던 세계기록 9초78을 비롯, 몽고메리가 작성한 5년 동안의 기록과 따낸 메달, 상금이 모두 무효 처리됐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 단거리 3관왕 매리언 존스(미국)의 남편이기도 한 몽고메리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 판정을 받은 벤 존슨(캐나다) 이후 두 번째로 100m 세계기록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또 올림픽 계주 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티 게인스(미국)도 함께 2년 정지를 받는 등 육상계를 뒤흔든 베이에이리어연구소(BALCO) 약물 스캔들에 연루돼 징계를 받은 선수가 14명으로 늘어나면서 미국 스포츠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한편 현재 100m 세계기록은 아사파 파월(22·자메이카)이 지난 6월 아테네 그랑프리대회에서 세운 9초77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연말 술자리 ‘간’ 챙기는 센스

    광고는 타이밍이다. 이런 원칙이 가장 잘 활용되는 때가 바로 요즘이다.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끊이질 않는다. 샐러리맨들은 늘 알코올에 젖어 있다. 이에 맞춰 숙취 해소와 피로 회복에 좋은 드링크 등의 광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롯데칠성의 모닝세븐 드링크의 인쇄광고가 재미있다. 평면적인 특성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왼쪽에는 재치 발랄한 개그맨 김재동이 양복을 입고 철모를 쓰고 등장했다. 양손으로 모닝세븐을 총처럼 들고 뭔가를 겨냥하며 공격적인 자세로 서 있다. 오른쪽에 헤드라인 같은 메시지.‘오늘 전투의 최대 고비는 22시부터 01시 사이 무사귀환을 부탁한다.’ 오른쪽 밑으로는 모닝세븐 옆의 군번줄 인식표에 ‘저녁 7시, 회식 전에 챙겨두면 야간전투 준비완료!’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이어 광고 하단으로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전해진다. ‘회식 전에도! 회식 후에도! 두 번 챙기는 비즈니스 드링크! 비즈니스 약속있으십니까? 내일 아침이 걱정되시죠? 6가지 성분이 함유되어 회사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비즈니스 드링크, 모닝세븐-이제 당신의 아침은 언제나 굿모닝입니다! 모닝세븐.’ 술모임을 전투에 빗대 건강을 챙기라는 메시지를 유머러스하고 재치있는 김재동을 등장시켜 친근감있게 풀어내고 있다.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압권은 인쇄광고 매체의 평면적 특성을 극복했다는 것. 헤드라인 곳곳에 총알 구멍을 만들어 입체성을 살렸다. 대웅제약의 우루사 인쇄광고. 경쾌한 표정으로 넥타이를 매는 손창민,‘간이 관리되어야 아침이 바뀝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간(肝)이 아침을 좌우한다!’가 메인 카피다. 작은 글씨지만 잠꾸러기 샐러리맨을 향한 일침.‘아침을 보면 그 남자의 미래가 보입니다.’우루사에는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이 들어있음을 강조했다. 이 성분은 인체에서 유익한 작용을 하는 담즙산의 한 종류로 간을 건강하게 유지, 보호, 회복시키는 작용을 하며 인체에 존재하는 성분이므로 축적 등에 대한 우려가 없음을 강조했다. 유한양행의 삐콤씨도 요즘 부쩍 눈에 자주 띄어 타이밍 광고에 편승했다.‘두 배로 열심히 일하는 당신을 위해, 공부하는 아이를 위해, 하루 두 알 삐콤씨를 바칩니다!’아버지와 아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노트북을 켠 채 신문을 들고 전화하는 정신없이 바쁜 아버지 모델 사진 앞에 ‘누구보다 아침 일찍 출근해 열심히 일하는 당신을 위해!’. 그 옆에는 스탠드를 밝히고 책을 쌓아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 모델.‘누구보다 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아침·저녁 하루 두 알을 강조하고 있다.‘삐콤씨에 함유된 비타민B군과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으로서 체내에 축적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술독에 빠진 연말이라도 광고처럼 모두 건강하기를 기대한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팔 소년의 주검 평화 밀알로

    아들의 목숨을 빼앗은 ‘원수’ 이스라엘의 국민들에게 숨진 아들의 장기를 기증한 팔레스타인 부모의 숭고한 ‘사랑’이 폭력과 갈등으로 점철된 양국 관계에 평화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언론들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의 도시 예닌에 살던 팔레스타인 소년 아메드 하티브(12)는 지난 3일(현지시간) 장난감 총을 갖고 놀고 있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의 대원을 추격하던 이스라엘 군인들은 아메드가 진짜 총을 들고 있다고 오인했다. 이스라엘 군은 총을 발사했고, 불행하게도 아메드는 머리에 총알을 맞았다. 치명상을 입은 소년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 있는 람반병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이틀 동안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아메드는 5일 밤 결국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메드의 부모는 슬픔을 이기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소년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아버지 이스마일은 “전세계에 팔레스타인은 평화를 원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6일 아메드의 심장은 5년 동안 심장 이식을 기다려온 동갑내기 이스라엘 소녀 사마 가드반에게 이식됐다.소녀의 아버지 리아드는 AP통신에 “무슨 말로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아메드의 부모가 내 딸을 자신들의 딸로 여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아메드의 폐는 14세 소녀에게, 간은 생후 6개월된 여자 아기와 56세 여성에게, 신장은 5세 소년과 4살 소녀에게 각각 이식돼 모두 6명의 생명을 구했다. 이스라엘 군은 진상 조사를 벌인 뒤 공식 사과했으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마일을 초청했다고 팔레스타인 마안통신은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서정원 “6호요” 설기현 “3호요”

    ‘스나이퍼’ 설기현(26·울버햄턴)과 나이를 잊은 ‘총알’ 서정원(34·SV리트)이 나란히 시즌 3호와 6호골을 터뜨렸다. 설기현은 6일 몰리뉴스타디움에서 열린 05∼06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노르위치와의 경기에서 전반 1분36초 만에 선제 결승골을 작렬시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9일 포드전 이후 2경기 만에 올린 득점으로 팀도 7경기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보며 6승7무5패로 리그 7위에 올라섰다.오른쪽 공격수로 선발출장한 설기현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상대 수비진영 왼쪽에서 마크 케네디의 패스를 받아 20여m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설기현은 전반 37분에도 비오 가네아의 두 번째 골에 디딤돌을 놓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서정원은 이날 빈에서 열린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라피드 빈과의 경기에서 전반 18분 선제골을 뽑았다. 지난달 30일 노르데아 아드미라와의 홈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기록했지만 팀은 2-2로 비겼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0·26재선거 패배후 우리당 홈피 ‘와글와글’

    “도대체 국회의원이라고 한 일이 뭡니까.”“당이 서민을 외면하니 지지자도 당을 떠나는 겁니다.”“말 좀 가려가면서 하세요.” 10·26재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누리마당’에는 당원의 고언이 쏟아지고 있다.‘새 지도부에 바란다’‘우리당 지지도 회복방안’ 코너에 당원의 호된 질책도, 대안도 줄을 잇고 있다. ●“경제가 제일 큰 문제” 55평짜리 식당을 운영한다는 한 기간당원은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는데 부가세는 12배를 더 내고 있다.”면서 “당원인 나도 모순덩어리라고 생각하는데 일반인이라면 열받아서 이 정권을 타도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성토했다. 일반당원 ‘lietz’는 “국민을 괴롭히는 내수 불황과 실업문제, 과열된 과외문제, 무주택 서민의 고충부터 해결하라.”고 읍소했다. ‘또또’는 “이 정부 들어 국민연금과 담뱃값, 술값 등등 해서 안 오른 것이 하나라도 있느냐.”면서 “국민소득은 5000달러 수준인데 정부는 2만달러에 도달한 것 같은 정책을 펴고 있다. 국회의원님들은 돈을 많이 벌어서 아무렇지도 않냐.”고 호통쳤다. ‘chamelen’은 “선거 때는 뒷짐만 지고 있던 양반들이 결과만 놓고 타인을 심판한다는 게 얼마나 꼴불견이냐.”고 질타했다.‘cjk1179’는 “열린우리당은 어떻게 모두가 저만 잘났다고 하느냐.”면서 “아무 말이나 함부로 내뱉을 게 아니라 당원과 심사숙고해 발표하고 입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 기간당원은 ‘더 이상 슬퍼지려 하기 전에’라는 글에서 “청와대가 최선두에서 총알받이로 전전할 때 우리당 의원님들은 대통령 등 뒤에서 뒷짐지고 구경만 하지 않았냐.”며 대통령을 비판한 의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뭐니뭐니 해도 개혁이 최고 기간당원 ‘jjslee’는 “입만 살아 있는 열린우리당이 살 길은 개혁을 이루는 일”이라면서 “이것을 못하면 누가 다음에 찍어주겠냐.”고 반문했다.‘널빤지’는 “국가보안법은 둘째치고,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얼마나 끌었느냐. 질질 끌거나, 어정쩡하게 합의하는 ‘회색’을 누가 지지하겠느냐.”고 따져물었다. 기간당원 ‘껍데기’는 “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면 진보 개혁세력이 다시 결집할 것”이라고 충고했고, 일반당원 ‘큰강’은 “중도보수, 중도개혁 운운하며 지지층을 넓히려는 얄팍한 꼼수는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정동영·김근태 장관이 전면에 나서야”“강금실 전 장관을 영입해 달라.” 등의 주문도 나왔다. ●“노 대통령 고집스러운 이미지만 비쳐” 한편 당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의 부원장인 양형일 의원은 이날 “기타치면서 눈물을 보였던 (대통령의)순수한 이미지는 없고 지금은 고집스러운 이미지로만 비친다.”고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한 뒤 ▲이념공방 ▲청와대의 인사정책 난맥상 ▲당의 독자성 결여 등 10가지 항목으로 지지율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KCC 프로농구] 신기성 ‘넘버 1’

    ‘총알탄사나이’ 신기성(30·KTF·19점 7어시스트 3스틸)이 이상민(33·KCC·2점 3어시스트)과의 포인트가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KTF는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5∼06시즌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신기성의 ‘신기’에 가까운 경기조율과 애런 맥기(26점 14리바운드)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KCC를 80-72로 따돌렸다.2연승을 달린 KTF는 이로써 KCC 동부 SK 삼성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하며 초반 판도를 안개속으로 몰아갔다. 지난달 30일 오리온스전에서 ‘매직핸드’ 김승현(27)을 무득점 6어시스트로 틀어막은 신기성은 이날 ‘컴퓨터가드’ 이상민마저 묶어 ‘넘버1 포인트가드’임을 입증했다. 승부는 신기성의 손끝에서 갈렸다.2쿼터 후반 조성원과 추승균에게 연거푸 외곽포를 두들겨 맞아 KTF는 37-41로 뒤진 채 3쿼터를 맞이했다. 하지만 신기성은 3쿼터 시작과 함께 페니트레이션에 이은 골밑슛과 3점포,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연달아 떠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에이스’의 능력은 위기에서 또 한번 빛났다.4쿼터 3분5초를 남기고 KCC는 찰스 민렌드(23점 16리바운드)의 자유투로 67-69, 턱밑까지 쫓아갔다. 한 번의 실수로도 승부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TG삼보(현 동부)를 챔피언으로 이끈 뒤, 올시즌 KTF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신기성의 ‘쇼타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신기성은 종료 2분42초전 이상민을 앞에 둔 채 환상적인 점프슛으로 KCC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1분22초를 남기고 전광석화같은 킬패스로 맥기의 골밑 득점을 연결시켰고, 곧이어 얻은 자유투 2개마저 깔끔하게 성공시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캥거루슈터’ 조성원(KCC)은 이날 8점을 보태 통산 6001점을 기록, 역대 6번째로 6000득점 고지를 돌파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지성 뛴 맨U, 충격의 참패

    ‘신형엔진’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초롱이’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가 나란히 선발 출격했으나 맨체스터는 충격패를 당했고, 토트넘은 비겼다. 박지성은 30일 새벽 리버사이드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와의 원정경기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두 차례 슈팅을 때렸으나, 골사냥에 실패하며 팀의 1-4 완패를 지켜봐야 했다. 이로써 맨체스터는 5승3무2패(승점 18)로 이날 블랙번에 4-2 승리를 거둔 선두 첼시(승점 31)에 승점 13점차로 벌어져 우승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반 시작과 함께 폭발적인 드리블을 선보인 박지성은 전반 12분 벌칙구역 왼쪽에서 슛을 때렸지만 수비수를 맞혔고 33분에 아크 뒤에서 시도한 땅볼 중거리슛은 위력이 없었다. 맨체스터는 전반 2분 가이즈카 멘디에타에게 중거리포를 허용한 뒤 25분에는 하셀바잉크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또 전반 인저리타임에 페널티킥으로 한 점을 더 잃었고 후반 33분에는 멘디에타가 다시 쐐기골을 넣었다. 박지성과 후반 14분 교체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종료 직전 팀 통산 1000호골을 넣었지만 빛이 바랬다. 이영표는 29일 밤 런던 화이트하트레인 홈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매치에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팀은 1-1로 비겼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영표는 이날 단짝 에드가 다비즈의 결장으로 공격 가담을 줄인 채 수비에만 주력했다. 한편 ‘스나이퍼’ 설기현(26·울버햄프턴)은 29일 밤 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리그 퍼드와의 경기에 후반 33분 교체 투입돼 종료 직전 시즌 2호골을 터뜨리며 팀의 완봉패를 막았다. 지난 8월10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81일만에 골맛을 봤지만 팀은 1-3으로 졌다.‘총알’ 서정원(35·SV리트)도 30일 새벽 노르데아 아드미라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16분 시즌 5호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아·장애인 사랑 50년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아·장애인 사랑 50년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인생은 둥글다고 했던가. 그래서 가운데와 언저리가 있단다. 한번 왔다가 가는 인생, 기왕이면 가운데에서 살아봄이 어떨까. 문득 ‘니나 붓슈만’이란 여인이 생각난다.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의 주인공이다. 말 그대로 생의 한가운데 서서 삶을 두려움 없이 온전히 받아들인다. 파란과 곡절의 인생항로, 우수와 슬픔, 그 어떤 고난도 극복하는 자기 신념이 강한 여성이다. 사회복지법인 ‘홀트아동복지회’의 말리 홀트(70·한국명 許滿理) 이사장. 스물한 살 꽃다운 처녀 때부터 동방의 나라, 낯선 한국땅에서 ‘입양과 장애’라는 두 단어를 어깨에 모질게도 짊어지고 꼭 반세기를 걸어왔다. 어렵고 고달픈 생의 그늘에서도 자신보다 버려진 아이, 온전치 못한 아이들을 더 소중하게 온몸으로 맞이하며 살아온 특별한 인생이다. 말리는 홀트아동복지회의 설립자인 홀트 부부의 딸. 지난 50년을 입양아와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해와 우리나라 입양 역사의 산증인이다. 아버지 해리 홀트(1964년 작고)와 어머니 버서 홀트(2000년 작고)가 떠나간 뒤인 요즘도 24시간 장애인들과 지내며 묵묵히 홀트아동복지회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 해외에 입양된 아이만 해도 9만 5000여명.6·25 전쟁의 폐허 속에 시작됐기에 초창기에는 전쟁고아와 혼혈아가 대다수였으며 최근에는 미혼모 아이들이 많아지는 추세여서 나름대로 한국 사회의 변천사를 반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에 위치한 ‘홀트아동복지타운’을 찾았다. 본관 건물 바로 옆에 ‘말리의 집’이라는 문패가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었더니 5살쯤 돼 보이는 여자 아이 둘이 바닥에 앉아 있다. 한 아이는 불편한 몸 때문인지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며 코를 흘리고 있었고 또 다른 아이는 빵을 먹고 있었다. 잠시 후 외출 나갔던 말리가 들어왔다.“미안해요. 미국에서 친구가 와서 보내느라고 조금 늦었어요.”라고 했다. 인터뷰는 마당의 의자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50주년을 맞는 소감에 대해 “한국도 지난 세월만큼 참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입양아들이)정상적으로 자라 결혼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고 피력했다. 때마침 한국인 아가씨로 보이는 두 명이 지나가면서 영어로 인사한다.“어릴 적 노르웨이와 미국으로 입양 갔는데 한달 전 자원봉사하러 이곳에 왔습니다. 온김에 생부모를 만날 생각도 있습니다. 다 커서 저렇게 찾아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저들은 한국의 말과 문화 등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어합니다.”면서 “옛날의 자신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잘 놀아주고 일년에 4∼5명 정도는 본가족과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고 부연했다. 50년 세월이면 강산이 다섯번 변했다고 하자 “56년 10월3일 서울 여의도 비행장에 내렸을 때 한국은 전쟁으로 폐허가 돼 있었습니다. 곳곳에 총알이 박혀 있는 건물이며 길거리에는 거지들이 정말 많았습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서울시청 마이크로버스로 고아들을 잔뜩 실어오곤 했는데 워낙 못 먹고 며칠씩 씻지를 못해서 그런지 나이 먹은 노인네 모습과 영락없었다고 회고했다. 어떤 경우에는 버스 안에 아직 탯줄도 자르지 않은 핏덩이 영아들이 보자기나 신문지에 싸인 채 발견되기도 했다. 그 중에는 인큐베이터가 없어 전구로 보온을 시키는 등 응급조치로 살려보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죽은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고 아픈 기억을 되새겼다. 61년 부친이 일산 현 위치에 3만 3000여평의 땅을 사서 복지타운을 건립할 때까지 서울 효창동과 녹번동의 임시 수용시설에서 정말 고생도 많이 했단다. 지금은 전국 11개지부를 둘 만큼 시설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고 했더니 “어쩌다 아이가 죽는 것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 때 좋은 환경의 집안에 입양 보내는 것이 중요한데 다른 생각이 있는 사람을 만날 때는 많이 힘들어집니다.”라고 토로했다. 결혼을 안한 이유를 묻자 “신앙심이 있으면 굳이 안해도 됩니다. 고아 장애인들이 있는데 곧 그들의 어머니가 아닙니까.”면서 “꼬마들은 자신에게 할머니 누나 언니 등으로 곧잘 부릅니다.”라며 웃는다. 하루 일과에 대해서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성경책을 놓고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고 했다. 이어 전날의 일을 깨알같이 메모한다. 아침 7시 식사시간에는 어김없이 장애인들의 할머니가 된다.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손 훈련을 꾸준히 시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 자리에서 일어서면 온몸에 잼과 밥풀떼기들이 너덜너덜 붙어 있을 정도. 간단히 샤워한 다음 컴퓨터 앞에 앉아 이메일을 체크한다. 요즘도 미국의 친구들로부터 격려의 메일이 자주 온다.9시에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평상의 일과를 시작한다. 저녁시간에는 아이들에게 줄 잼을 만들고 시간이 나면 한국어를 틈틈이 공부한다. 한국말로 아이들과 대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읽고 쓰기에는 아직도 서툴다. 때문에 영자신문이나 TV를 통해 돌아가는 세상사를 접한다.“한국인들은 정치에 너무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이나 필리핀을 왔다갔다 하지만 한국이 가장 빨리 달라졌습니다. 전쟁으로 아무것도 없었는데….”라고 한국의 발전상에 새삼 놀라워했다. 말리가 한국에 오게 된 연유는 아버지인 해리 홀트의 도와 달라는 부탁도 있었지만 본인 자신도 평소에 불우아동을 돕는 데 관심이 많았다. 잠시 집안 얘기가 나왔다. 어머니 버서 홀트는 원래 간호 교사가 되려고 했으나 농부인 해리 홀트를 만나면서 농부의 아내가 됐다. 그러나 결혼 직후인 29년부터 대공황이 이어지자 오리건주로 이사했다. 해리는 이곳에서 목재사업에 뛰어들어 큰 돈을 벌었다. 그러던 54년 홀트 부부는 우연히 한국전쟁 고아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고아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우선 한국인 고아 8명을 입양하려고 했으나 당시 미 연방법에는 2명 이상 입양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홀트 부부는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의회는 두 달 만에 ‘홀트법안’이라고 이름을 붙인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55년 10월12일 8명의 전쟁 고아를 입양한 것을 시작으로 해리는 한국에서, 버서는 미국에서 입양사업을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최대의 시련은 88년 서울올림픽 때. 정부가 ‘고아 수출국’이라는 비난을 우려해 해외입양 금지령을 내렸던 것. 홀트아동복지회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정부가 슬그머니 금지령을 취소하게 되면서 다시 시작됐다. 일찍부터 부모의 뜻을 이어받은 말리는 그동안 부산 광주 전주 등지의 고아원과 예수병원 등에서 활동했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무의촌 진료에도 앞장서는 등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은 혈통주의가 강해요. 그러다 보니 입양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입양은 불행한 아이나 아이를 원하는 가정을 위해 서로 좋은 일입니다. 낳은 부모나 기르는 부모나 사랑은 다 똑같죠.” 전문 장애인병원을 건립해 장애인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말리는 현재 일산타운에서 주로 입양이 힘든 고아 장애인 270명을 돌보고 있다. 아울러 “한국 땅에는 부모가 묻혔고 또 자신의 청춘을 바친 곳이기에 영원한 고향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말리의 어머니는 오리건주 자택에서 사망했지만 유언에 따라 현재 일산타운내의 남편 묘소 옆에 나란히 묻혔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5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파이어스틸 출생. ▲53년 오리건주 크레스웰고교 졸업 ▲56년 새크래드 하트 간호전문대학 졸업 ▲64년 오리건대학 간호학과 졸업 ▲91년 노스콜로라도 주립대 특수교육학과 졸업(석사) ▲56∼65년 홀트아동복지회, 부산 이사벨영아원, 우정보육원, 미국 오리건 병원, 전주 예수병원 간호자문역 ▲65∼78년 홀트아동복지회 이사 ▲67∼74년 홀트일산원 원장 ▲92∼현재 나사렛대학 재활학과 교수 ▲98∼현재 홀트아동복지회 이사 ▲2000∼현재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 수상경력 국민훈장 석류장(81년), 로버트 피어상(84년) 세계성령봉사상(98년) 적십자 인동장 금장(00년) 일가상(01년) 비추미 여성대상(03년) 등.
  • [씨줄날줄] 김영옥 옹/박홍기 논설위원

    미국 역사상 육군 전투대대를 지휘한 첫 소수인종 장교, 미국·프랑스·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받은 무공훈장 20여개, 한국전쟁에서의 무패신화 창조…. 한국계 미국인 김영옥(86)옹의 이력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전쟁영웅 김영옥’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미국 국적자라는 이유로 한국정부가 그를 외국인 취급을 해 왔기 때문이다. 이민 2세인 그는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침공 이후 초급장교가 부족해지자 사병에서 장교후보생으로 추천됐다. 동양계로는 유일했다. 소위로 임관한 뒤 하와이 출신 일본계 2세로 구성된 제100보병대대의 소대장으로 부임해 유럽 전선으로 배치된 뒤 이탈리아·프랑스 등지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지금도 프랑스 동북부 브뤼에르 지방의 독일군으로부터 해방된 지역에서는 ‘카피텐(대위) 김’이라는 전설적인 인물로 남아 있다. 지난 2월 프랑스 정부는 2차 대전 종전 60년을 맞아 그에게 최고무공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했다. 그는 46년 명예 제대한 뒤 세탁소를 운영하다 ‘부모의 나라’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50년 9월 자원 입대했다. 미 7사단 1대대의 지휘를 맡았던 그는 전투에서 단 한차례도 패배한 적이 없다. 휴전선의 중부전선이 화천 쪽에서 북으로 치솟아 있는 모양도 그의 대대가 진격해 승리한 결과이다. 미국 교민들 사이에서 그가 ‘전쟁 영웅’이자 ‘이민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는 한국전쟁에서 얻은 파편과 총알 때문에 상처투성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해외 동포라는 이유로 그의 무공을 평가하지 않았다. 그의 사회봉사 활동만을 인정,2003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을 뿐이다. 정부는 줄곧 해외동포들의 포용 방침을 밝혀왔다. 하지만 로버트 김 사건에서 보듯 정작 조국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김 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동포의 애국심을 인정하는 게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암 투병을 하는 그는 항상 말한단다.“나는 100% 한국인이며,100% 미국인”이라고. 정부가 최근 그에게 군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서훈키로 결정했다. 동포사회를 껴안는 차원에서도 뒤늦게나마 다행이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누가 고양이한테 못을 쐈나

    누가 고양이한테 못을 쐈나

    서울 가락동의 아파트 일대에서 머리나 등에 못이 박힌 고양이가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일 가락동 시영아파트에 사는 정모(51)씨가 기르던 고양이 허리에 못이 꽂혔다고 8월 말 신고해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7월21일에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다. 이날 머리 앞쪽 한가운데에 길이 약 10㎝가량의 못이 꽂힌 채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구조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지난달 29일에는 같은 프로그램에서 배에 못이 박힌 고양이가 소개되면서 확인된 피해 고양이가 3마리로 늘었다. 3마리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동일인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피해 고양이는 3마리외에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누군가 공사장에서 못을 박는 데 사용되는 타정총을 개조한 뒤 콘크리트 못을 총알 삼아 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물 혐오자나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없어 제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이 잡힐 경우 애완 고양이는 ‘재물손괴’, 야생 고양이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형사처벌하거나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국감 초점] “국방개혁안 안보공백 없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추진중인 국방개혁안은 2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육군내 친일 잔재와 각종 군사 무기와 장비의 부실 운용도 도마에 올랐다. 국방위원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국방개혁안은 군부대와 병사들의 수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돼 있는데 군사장비 등의 전력 증강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축이 이뤄질 경우 전력이 약화될 우려는 없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권경석 의원도 “국방개혁안은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재원확보 방안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육군 전력을 축소해 해·공군과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은 산악 중심의 지형적 특성을 무시한 비현실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육군내 친일 잔재를 문제삼았다. 임 의원은 특히 “육군본부내 명예의 전당 벽에는 모윤숙 시인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가 걸려 있다.”면서 “조선의 젊은이들을 일제의 총알받이로 내몰던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시로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을 찬양한다는 것은 순국선열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계룡대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디바바 자매 달구벌 질주

    “와∼.” 출발 총성이 울리자 스탠드를 메운 4만여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23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여자 5000m경기.지난 8월 헬싱키세계육상선수권대회 5000m와 1만m에서 나란히 금·동메달을 휩쓸며 ‘세계 최강 장거리 자매’로 떠오른 에티오피아의 티루네시(20)-예제가예후(23) 디바바 자매와 ‘한국 여자 중장거리의 희망’ 이은정(24·삼성전자)의 질주는 박진감이 넘쳤다. 초반은 탐색전.400m트랙 12바퀴 반을 도는 경기에서 초반 디바바 자매는 일본 선수들에게 1·2위 자리를 내주고 3위권을 달리다 레이스가 중반을 넘는 6바퀴째부터 가볍게 스퍼트, 선두권을 지켰다. 마지막 바퀴에서 관중들의 함성이 다시 터졌다. 결승선을 200m가량 남기고 디바바 자매는 마치 단거리를 달리듯 엎치락뒤치락 하더니 결국 동생 티루네시가 자신의 최고기록보다 2분 정도 뒤지는 16분30초57초로 언니 에제가예후를 2초가량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4위권을 유지하던 이은정(최고기록 15분42초62) 역시 막판 스퍼트로 에리 사토(19·일본)를 제치고 16분37초97로 3위. 티루네시는 경기가 끝난 뒤 “컨디션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레벨을 맞춰서 뛰다 보니 기록이 약간 늦었던 것 같다.”며 한껏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열린 ‘육상의 꽃’ 남자 100m경기에서는 지난해 아테네올림픽과 올해 세계육상선수권을 휩쓴 ‘총알탄 사나이’ 저스틴 게이틀린(23·미국·최고기록 9초85)이 후반 폭발적인 스퍼트로 10초26을 기록, 레오나드 스캇(25·미국)을 100분의 2초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여자 100m허들에 출전해 기대를 모았던 ‘기록 제조기’ 이연경(24·울산시청)은 자신의 최고기록(13초33)보다 못한 13초62로 올레나 크라소브스카(우크라이나·13초52)에 뒤져 2위에 그쳤고 남자 110m허들의 간판 박태경(25·광주시청·최고기록 13초71)도 13초90의 시즌기록을 세웠지만 19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앨런 존슨(미국)에 0.31초 뒤져 3위를 기록했다.대구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그린, 대구육상 불참

    달구벌에서의 ‘세기의 총알대결’로 관심을 모은 육상 남자 100m 저스틴 게이틀린(23)-모리스 그린(31·이상 미국)의 대결이 무산됐다. 오는 23일 열리는 2005대구국제육상대회 남자 100m에 세계랭킹 1위이자 2005세계선수권 남자 2관왕(100m·200m)을 거머쥔 게이틀린은 예정대로 출전하지만, 시드니올림픽 100m 우승자인 그린(14위)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불참을 통보해 온 것. 그린은 지난 17일 상하이대회 100m에 출전, 질주를 하던 중 80m 지점에서 발목이 접질려 19일 대회조직위에 불참을 정식 통고했다. 그린은 “한국팬이 지난해 보여준 관심에 보답하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자 5000m 세계랭킹 1위인 티루네시 디바바와 언니 에제가예후 디바바(4위·이상 에티오피아)가 나란히 출전해 한국육상의 희망 이은정(삼성전자)과 맞붙는 등 볼거리는 많다. 남자 200m 세계 1위인 타이슨 게이(미국)와 남자 장대높이뛰기 1위인 브래드 워커(미국)가 한국팬에게 첫선을 보이며,2005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m서 1위를 차지한 로린 윌리엄스(미국·3위)도 출전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신한·우리銀 ‘챔프전 맞장’

    지난 겨울리그 ‘꼴찌’ 신한은행과 ‘챔피언’ 우리은행이 2005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다투게 됐다. 신한은행(정규리그 3위)은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름리그 4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최종전에서 ‘수비 스페셜리스트’ 진미정(15점·3점슛 3개)의 3점포와 ‘천재가드’ 전주원(8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힘입어 국민은행(2위)에 56-53,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 현대 농구단을 인수한 신한은행은 이로써 창단 첫 챔프전에 진출, 처녀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전신인 현대를 포함하면 3번째 챔프전행. 승부는 막판 집중력에서 갈렸다.42-43으로 뒤진 채 4쿼터를 맞이한 신한은행은 진미정의 그림 같은 3점포와 최윤아의 날카로운 골밑돌파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민은행도 만만치 않았다. 센터 신정자(17점 9리바운드)가 골밑을 파고 들며 연속4득점을 쓸어담아 또한번 전세를 뒤집은 것. 종료 1분28초를 남겼을 때 국민은행은 51-50, 리드를 지키며 통산 2번째 챔프전행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벤치는 작전타임으로 상대의 상승세를 끊은 뒤 곧이은 공격에서 트라베사 겐트(16점 8리바운드)의 미들슛과 선수진의 재치있는 가로채기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54-51로 달아났다. 국민은행은 파울작전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전주원은 얄미울 만큼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총알낭자’ 김영옥이 23점 5어시스트의 빼어난 활약을 펼친 ‘디펜딩챔프’ 우리은행(1위)이 삼성생명(4위)을 65-46으로 꺾고 챔프전에 선착했다. 우리은행은 통산 5번째 챔프전에 올라 4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반면 겨울리그에서 우리은행에 막혀 5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친 ‘명가’ 삼성생명은 또 한번 고배를 들었다. 우리은행-신한은행의 챔피언결정 1차전은 14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다.임일영 이재훈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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